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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 72

72회 ㅣ 2008-05-26 

MBC 특별기획드라마


   이 산(李祘)

                  제 72 부





     

                           기    획    조 중 현

                           제    작    박 창 식

                           프로듀서    고 병 철  장 병 태

                           극    본    김 이 영

                                       에이 스토리

                           연    출    이 병 훈

                                       김 근 홍

                           조 연 출    이 성 준

                                       최 정 규

 



           제  작        김 종 학     프 로 덕 션



#1. 궐 전경. 낮


녹음이 짙어가는 궐 안 풍경.

평화롭고 한가로운 전경 위로...

궁녀들의 ‘여깁니다, 마마..여기에요’ 하는 

경쾌한 목소리와

낭랑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2. 동. 후원. 낮


후원에 어린 향(문효세자)이 

눈가리개를 하고 술래잡기 놀이를 하고 있

다. 

주변에 궁녀와 내관들이 작은 북이나 소리

가 날만 한 물건을  흔들며 ‘여깁니다, 여기에요, 

마마’하고..

향..팔을 휘저으며 아장아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

모두의 표정 밝고 입가에 웃음들이 가득한

데..

보면, 조금 떨어진 곳...

한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송연과 초

비...

송연..흐뭇한 시선으로 어린 향을 바라보

는데.. 

바로 그때, 다들 어딘가를 보고 멈칫 놀란

다. 

보면, 산이 남내관과 박상궁 등을 이끌고 

온다. 

송연, 놀라고..모두들 산을 향해 예를 갖추

려는데..

산, ‘잠깐, 조용하라’는 듯 손가락을 입에 

대고.

송연, 빙그레 미소를 지으면...

순간 소리가 사라지자 잠시 어리둥절했던 

향...

산, 그런 향을 향해 가만가만 다가가고..

향..이내 산 쪽으로 와서는 덥썩 산을 붙든

다. 

‘잡았다’하는 향.


산 : (짐짓) 아이쿠...이런, 내가 잡혔구나!

향 : (갸우뚱...)


향, 고개를 갸웃하더니 고사리 손으로 눈

가리개를

내려 본다. 보면, 제 앞에 서 있는 아비의 

모습.

향, 놀라 휘둥그레지는데...

향 : (놀란) 아바마마?!

산 : (자애로운 시선) 우리 원자가, 순라잡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

냐?

향 : (또랑또랑, 맑고 씩씩한) 예..! 아바마마....! 

     제가 아바마마를 잡았습니다.

산 : (하하, 웃는다) 그래...원자가 나를 잡았으니

     이제 내가 순라가 되야겠구나! 

     

환하게 웃는 향을 덥석 들어 안아 올리는 

산... 

향, 소리를 내며 웃고...

산, 그런 향을 마냥 흐뭇하고 좋은 얼굴로 

보고. 

송연, 그 모습을 따뜻하게 바라보는데.. 


#3. 궐 누각. 낮


산, 향, 채제공, 보양청 관원(청관복) 두 

어 명과 자리해 있다. 

그 앞에 ‘身體髮膚 受之父母’ 라고 크게 

쓰여진 종이가 놓여있고. 

향 :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산 : 그래,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느냐?

향 : 우리의 몸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란 뜻이옵니다.

  

산 : (흐뭇하다) 그래...아주 잘 했다!  

    독음과 주해 모두 틀림이 없구나! 

향 : 망극하옵니다. 아바마마

채제공 : 천자문을 익히시면서 

  한차례씩 효경의 구절을 독하고 계시온데

  한 번도 잊으시는 법이 없으시옵니다.

       

산, 기특한 시선으로 향을 보는데..

향, 그 사이 붓을 들어 앞에 놓인 종이에 

글을 쓰고 있다. 

산, 놀라 보면...작은 손으로 힘겹게 붓을 

들어 ‘父母’를 적고  있다. 흔들림과 삐침이 심하지

만...

산은 그저 감탄스러운 얼굴이다. 


산 : (채제공에게) 저것 좀 보십시오. 대감!  

    저 나이에 어찌 저런 거침없는 필세가 나온단 말입니까? 

채제공 : (그저 미소)

산 : (향에게)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아는 것이냐?

향 : 아바마마와...어마마마이옵니다! 

산 : (놀랍다, 채제공에게) 어찌 생각하십니까? 대감 

     원자의 총기가 날로 깊어가는 듯하지 않습니까? 

채제공 : 그렇사옵니다. 전하

  꼭 전하께서 원자마마셨던 그 시절을 보는 듯하옵니

산 : 아닙니다. 대감! 

     나는 저 정도까지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저 아이의 총명함이 벌써 나를 뛰어 넘는듯합니다!

다들 : (미소 지으며 보고)

향 : (똘망똘망한 눈빛을 빛내고)

산 : (원자가 적은 종이를 들어보며) 내 이것을 가져가

     규장각의 검서관들한테도 자랑을 해야겠습니다.

채제공 : ...원자마마의 지력이 이토록 출중하시니

        이 또한, 주상전하의 흥복이시옵니다.

산 : 그것이 어디 과인에게 뿐이겠습니까?

     이 나라 조정과 백성의 흥복이기도 하지요.

     이 아이가 누굽니까?

     장차, 세자가 되어 국본의 자리에 오를 원자가 아닙니까? 


보면, 산...마냥 흐뭇하고 뿌듯한 얼굴로 

향을 보고..

향, 그런 제 아비를 똘망 똘망한 눈으로 바

라보는데...

보면,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산의 시선, 애

정이 가득하고.


#4. 혜빈 처소. 낮


혜빈, 자리해 있고...이상궁 안으로 들어온

다.  

이상궁 : 마마...생과방에 이르신 것이 당도했사옵니다

혜빈 : 그래? 어서 들이거라 

이상궁 : 예, 마마


이상궁, ‘들이게’하면 

생과방 나인들이 갖가지 다과가 담긴 상

을 안으로 들인다. 

혜빈, 흐뭇한 얼굴로 보며.... 


혜빈 : 송화다식도 빠지지 않고 챙긴 것이냐?     

      전에 보니 원자가 그것을 제일 좋아하던데...

생과방 나인 : 예, 마마...

혜빈 : 헌데, 원자는 언제쯤 온다 하던가?

  소용의 처소에 다시 한 번 기별을 넣게

이상궁 : 예 마마...그리하겠사옵니다


이상궁, 나가고..혜빈, 조금 들뜬 얼굴이

다. 


#5. 송연처소 앞. 낮


송연이 향과 함께 있다. 그 뒤로 초비와 나

인들 있고. 

송연, 향의 옷가짐을 다시 한 번 매만져 주

는데.


송연 : 그래요? 

       우리 원자께서 아바마마께 글자를 써서 보여드렸단 말입니

까?

향 : 예, 어마마마

     소자한테 참 잘하였다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송연 : (흐뭇하다)다음엔 이 어미한테도 꼭 보여 주십시오.

       우리 원자가 쓴 글을 나도 꼭 보고 싶습니다.

향 : 예...!

송연 : (웃으며 옷매무새를 다듬어주는데)

 

그때, 한쪽에서 효의가 김상궁 등을 이끌

고 온다. 

송연, 향...‘중전마마’하며 효의에게 예를 

갖추고. 


효의 : (송연에게) 내 원자와 함께 걸음을 하려고 이곳에 먼저 들렸

네.. 

다행히 내가 늦지 않은 듯하군...

송연 : 예, 마마... 

효의 : (향에게) 우리 원자가 하루 사이에 더욱 의젓해졌구나

향 : 망극하옵니다. 중전마마.

효의, 미소를 짓는데...그때, 이상궁이 온

다. 

효의에게 예를 갖추고.. 


효의 : 자네가 온 것을 보니 

어마마마께서....또 재촉을 하셨나보군

이상궁 : 예, 마마

  벌써 반점 전부터 다과를 마련해놓고 기다리고 계시

옵니다.

효의 : (송연에게) 어서 가세

       어마마마께선 하루 종일, 원자를 만날 시간만 기다리신다네.

송연 : 예, 마마..

효의 : (미소)


송연, 효의, 원자의 양쪽 손을 각각 잡고 

걸음을 옮긴다. 

그 뒤를 따르는 김상궁, 이상궁, 초비...

모두 흐뭇한 얼굴이고. 

#6. 혜빈 처소 안. 낮


혜빈, 효의, 송연, 향..자리해 있다. 

혜빈, 향을 무릎 위에 앉혀 놓고 흐뭇한 얼

굴로 본다. 

혜빈 : 그래?  

우리 원자가 벌써 붓을 잡는 법을 배웠단 말이냐?

향 : 예, 할마마마

     소손...천자문의 첫 구를 쓰게 되면 제일 먼저 

     할마마마께 올리겠사옵니다

혜빈 : 그게 정말이냐?

      고맙구나!

      앞으로 이 할미는 그 날만 손꼽아 기다릴 것이야.

       (다식을 하나 쥐어주며) 자, 들거라.

       원자가 좋아하는 송화다식이다.

향 : 망극하옵니다, 할마마마.


향, 오물오물 다식을 먹고..혜빈, 흐뭇한 

미소를 짓고.

송연, 효의...따뜻하게 본다. 


혜빈 : 그래..요즘도 주상께서 원자를 손수 가르치고 계신 것인가? 

송연 : 예, 어마마마

       정무로 바쁘신 와중에도 늘 그리하고 계시옵니다. 

효의 : 전하께서 원자의 총기가 날로 더해간다며 

얼마나 대견해 하시는지 모르옵니다

혜빈 : 그렇겠지요 

주상께서도 아비시니 

이리 영민한 원자가 어찌 대견하지 않겠습니까?

송연 : (기쁘다)

혜빈 :  (향에게) 참으로 장합니다. 원자

어찌 이리 총명하고 의젓하십니까? 

향 : 그건, 소손이 이 나라 세자가 될 것이니 

     늘 학문에 힘써야한다고 아바마마께서 말씀하셨기 때문이옵니

다.

효의 :(당혹)

송연 : (그 말에, 순간 당혹하고) 

혜빈 : (역시 멈칫)

향 : (아무것도 모른 채, 똘망똘망한 얼굴로 보는데)

혜빈 : (당혹스럽지만, 미소) 그래? 

주상께서 원자에게....세자가 될 거라 그리 말씀하셨

단 말이냐? 

향 : (천진하게) 예, 할마마마


혜빈, 미소 짓지만...조금 어두운 얼굴이 

되고...

송연, 걱정 어린 표정 인다. 

송연, 무거운 얼굴로 천진하게 다과를 먹

고 있는

어린 향을 바라보는데...


#7. 동. 앞. 낮


송연과 효의가 있다.

멀리, 나인들과 함께 가는 향을 걱정스럽

게 보는 송연.


효의 : 자네, 안색이 안 좋군

       ....혹, 안에서 원자가 한 말 때문인가?

송연 : (..!..) 원자로 삼은 일도 부당하다며

       아직도 중신들의 상소가 끊이지 않고 있는 때이옵니다. 마마

       헌데, 이런 때...세자로 책봉하겠단 의중을 밝히시다니요?

효의 : 원자가 나이가 들어 

       세자로 책봉되는 건 당연한 일이네.

       헌데..어찌 그 일로 공연한 근심을 자처한단 말인가?

송연 : 궐엔 중전마마와 화빈마마께서 계시옵니다.

       얼마든지 후사를 잉태하실 수 있사온데..(하는데)

효의 : (O.L)아닐세! 이 나라의 원자는 저 아이네.

송연 : ...!...

효의 : 궐 안 중신들이 뭐라 한들

       지금 이 나라의 원자는 저 아이고...

       나는, 전하의 유일한 핏줄인 저 아이가

       국본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지당한 일이라 믿네.

송연 : 마마..!

효의 : 자네가 무엇을 걱정하는 지 아네.

       분명 원자로 삼을 때 보다 더 큰 분란이 있겠지.

       허나...이는 반드시 한번은 넘어야 할 산이 아니겠는가?

송연 : ....!!....

효의 : 마음을 약하게 먹지 말게 소용

       누가 뭐라 해도 

 저 아인, 국본의 자리에 오를 자격이 있네.

송연 : ...마마....


효의, 송연을 보며 강하고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송연, 걱정이 어려 오는 얼굴로 

멀리 가는 어린 향을 바라보는데...


#8. 산, 기슭 . 낮 


정약용, 지도를 들고 수원부 관원 하나와 

있다. 

산 아래로 넓게 펼쳐진 평지와 농지를 보

는 정약용..

정약용 : 저 지역의 치수는 어찌 하고 있는가? 

관원 : 예? 

정약용 : 인근에 물길이 될 만한 저수지가 있는 것인가? 

관원 : 저수지는 없지만 큰 강이 있어 가뭄 걱정은 없습니다. 

정약용 : (흠 그렇군) 이보게 저 지역의 지도를 좀 내주게

관원 : 예,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관원, 들고 있던 지도 중에 주섬주섬 찾는

데. 

정약용, 자기가 얼른 찾아서는 지도를 살

핀다.  

   신중한 얼굴로 지세를 가늠하는 눈빛.. 

관원, 의아한 얼굴로 본다. 

그런 정약용을 은밀히 주시하는 듯한 시선

이 느껴지고. 


#9. 수원부. 정약용 처소, 마당. 낮  


정약용, 안으로 들어선다. 

들고 있던 지도를 접어들고 처소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순간 멈칫 멈춰 선다. 

보면, 문이 조금 열려있다. 

정약용, 의혹어린 시선으로 다가가고. 

#10. 동 처소 안(숙위대장 집무실 전용). 낮


정약용, 몽둥이를 손에 쥐고 조심스레 문

을 열고 들어서는데

그때, 안에 앉아 있는 사람 다름 아닌 산이

다. 

남사초, 그 곁에 서 있고. 

서탁 위에 지도, 설계도, 서책, 실험을 위

한 여러 도구들이 흩 어져 있다. 정약용, 놀라 ‘전하’

하고 얼른 예를 갖추고. 

산, 살피고 있던 서책을 덮고 정약용을 보

며 미소 짓는다. 


산 : 왔는가? 헌데, 손에 들고 있는 건 뭔가? 

정약용 : (놀라 몽둥이를 버리고) 예까진 어인 일이시옵니까, 전

하?

산 : (미소)

 

정약용, 사방에 어지럽게 널려진 물건들

을 얼른 한쪽으로 치우                며 얼른 탁자 앞의 의자를 권한

다. 


산 : 이거야 원, 돼지우리가 따로 없구만.

정약용 : (머쓱하게) 이래보여도...다 체계가 있습니다.

산 : 체계? 아니, 이 난장판이 말인가?

정약용 : 예...지금 전하께서 계신 그 부분은

         수원부 일대의 치수에 관한 것이고

         저기 널려진 건, 축성에 관한 계획..         

         저 등불 밑은 설계도, 그리고 저쪽 서탁 근처엔 수원부의

         상업에 관한 것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산 : ...그렇다면 자네 말은 

     내가 하명한 것들이 준비가 다 되어간단 것이로군.

정약용 : 예 그렇습니다. 전하.

산 : 자 그럼.....어디 한번 들어보세.

정약용 : 예 전하! 여기를 보시옵소서.


               정약용 지도를 펼친다

               지도위에 떨어지는 정약용의 목소리

정약용 : (E)이곳이 팔달산 남쪽에 자리한 유천이란 곳입니다.

산     : (E) 그래?

정약용 : (E) 삼면이 트인 평지에 

         도성을 지나 전주, 나주로 이어지는 우로(右路)와 

  안동, 대구로 이어지는 좌로(左路)의 길목에 자리하

고 있어

  위치 또한 최상이옵니다.

  전하께오서 찾으시는 입지로 손색이 없을 듯하옵니

다.

   

                  정약용이 대답을 하면 화면이 수원부 일각으로 바뀌


               

#11. 수원부 일각. 낮 


              산, 정약용, 남사초, 금군별장 금군들이 있다. 


산 : 허면, 현륭원(사도세자의 새로운 능)의 정비는 어찌 되고 있는

가? 

박제가 : (E) 그건 소신들이 말씀드리겠습니다.

산 :               

돌아보면,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이 있

다. 

모두 ‘전하’하고 산에게 예를 갖춘다. 

산, 이들을 밝은 모습으로 보는데. 


#12. 동. 옛 수원부. 낮 


기존 건물에 짐을 옮기는 작업이 한창 중

이다. 

산 일행 그곳에 보고 있다. 곁에 정약용 박

제가 이덕무 유득공

              남사초 금군별장 등이 시립하고....

박제가 : 참배를 위한 진사청(典祀廳 : 제례를 담당하는 관아)을  

  이곳 수원부 관아에 마련하고 있사옵니다. 

산     : 허면 관아의 업무는 지금 어디서 살피고 있는가?

이덕무 : 인근에 큰 서원이 있어 

  우선 그곳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득공 : 허나 그 불편이 커지고 있으니 

  새로운 관아의 건립을 서둘러야 할 듯하옵니다. 

산 : ..........


#13. 다시 정약용의 처소(숙위대장). 낮 


산, 정약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이 있

다. 

정약용, 탁자위에 서책들을 내놓는다. 

정약용 : 전하께서 말씀하신  

  유천 일대의 땅 200반(反:6만평)을 소유한 

  지주들의 명단이옵니다.

산 : (살피고) 알겠네.

    내 돌아가 이 토지를 수용할 방도를 살피도록 하겠네..       

박제가 : 헌데....전하, 그 땅을 모두 수용하실 것이옵니까? 

  관아를 이전하는데 그리 넓은 땅을 사들이시는 

  연유가 무엇이옵니까? 

산 : 관아가 이전되면 

     백성들 또한 따라 이주하게 될 것이니

     이들을 위한 터전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이덕무 : 하오나, 전하

  200반이면 한양 크기에 절반에 해당하옵니다! 

  어찌 이리 큰 규모를 계획을 하시는 것이옵니까? 

산 : 어쩌면 이 정도로도 부족할 수 있네.

다들 : .....!!.....

산 : 나는 이곳에 도성의 남쪽에서 통하는 신작로를 닦고

     이곳 백성들뿐만 아니라

     도성민들 또한 이주시키도록 할 것이네... 

다들 : .....!!!..... 

유득공 : 전하! ....지금 도성민들이라 하셨사옵니까? 

산 : 그렇네

    나는 이곳에

    한양을 대체할 새로운 도읍을 건설할 것이니 말이야.

다들 : .....!!....(놀란다).

정약용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전하

         새로운 도읍이라니요? 

         그리된다면 수 백 년 간 한양을 기반으로 기득권을 유지해

         양반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옵니다.

산 : 그렇겠지

     내 바로, 그들이 누려온 기득권을 빼앗으려고 

     이리하는 것이니까..!

다들 : ....!!...

산 : 허니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저들은 결코 가만있지 않을 것이네.

    허나, 나 또한 물러서진 않을 것이야.

    나는, 이곳 수원에 성을 쌓고 

    이곳을 상업과 농업의 기반을 

    두루 갖춘 새로운 도읍으로 만들 것이네!

    알겠는가?

    이것이 내가 아바마마의 묘소를 수원으로 옮긴 까닭이네.

    나는, 바로 이곳을 거점으로

    이 나라 조선의 개혁을 시작하려는 것이야. 

다들 : ....!!....


#14. 어느 사가 외경. 밤


사병들이 경계를 서고 있고.. 


#15. 사가 방 안. 밤

정순, 최석주 자리해 있고..

민주식이 그 곁에 있다. 


정순 : 그래? 주상이 또 수원으로 암행을 나섰단 말인가?

민주식 : 예. 마마.....이달에만 벌써 세 번째 이옵니다.

정순 : ....!...

최석주 : 얼마 전부턴

         규장각의 검서관들까지 그곳으로 보내

         따로이 일을 맡기고 있다 합니다.

  필시, 주상께서 그곳 수원을 중심으로

         뭔가를 꾸미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정순 : 그래요.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의 숨통을 조이려는 것이겠지요.

       그러게 내 뭐라 했습니까?

       사도세자의 묘소를 옮긴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하지 않았습

니까?

다들 : ....!!...

정순 : (불안하다...눈빛 굳어지고)


#16. 거리 일각. 밤


거세게 말을 달려오는 산과 남사초, 금군

별장 등.. 


#17. 사가 밖 일각. 밤


사병들, 경계를 하고 있다가....하나가 갑

자기 뒤로 몸을 돌리자

어둠 속으로 급히 몸을 숨기는 그림자가 

있다.  

흠칫 뭔가 이상함을 느낀 사병들, 서로 눈

빛을 주고받고..

그중 하나가 급히 안으로 들어간다. 


#18. 동. 방 안. 밤


정순, 최석주, 민주식 자리해 있다.


정순 : 수원에 있는 검서관들의 뒤를 면밀히 살피게.

       그리고 장용위에 숨어둔 우리 사람을 써서...(하는데)

 

밖에서 ‘나으리, 소인입니다’하는 소리 들

리고.

사병이 급히 안으로 들어온다. 


민주식 : 무슨 일이냐? 

사병 : 수상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급히 몸을 피하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민주식 : 뭐?! 

정순

최석주 : .....!!..... 


#19. 동 일각. 밤


사방을 샅샅이 뒤지는 사병들의 움직임. 

#20. 동 마당 . 밤


정순, 긴장한 얼굴로 가리개를 쓰고 가마

에 올라탄다. 

강상궁, 서둘러 덮개를 내리고. 

민주식 : (낮고 다급한) 내가 이른 길로 서둘러 마마를 모시거라! 

사병들 : 예, 나으리... 


교꾼들 가마를 들어 급히 움직이고.

사병들과 강상궁 그 곁을 따른다. 

민주식, 초조한 얼굴. 


#21. 도성 일각. 밤


정순이 탄 가마가 급히 가고...

잠시 후,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서

장보 강석기 오군관과               다른 군관 두명    

             이들 빠르게 그 뒤를 쫓는데... 


#22. 저자거리. 밤

전포마다 불을 밝혀져 있고

오가는 사람으로 북적이는 저자거리. 

정순이 탄 가마가 그곳으로 접어들고 

사병들 거칠게 사람들을 헤치고 빠르게 빠

져나간다.  

저만치 뒤를 쫓는 서장보 일행의 모습이 

보이고. 

사람들로 인해 거리가 벌어진다. 

그때, 멀리 정순이 탄 가마가 어느 주막으

로 들어가는 것이 

보이는데...  

#23. 동. 주막. 밤

대수 마당에 있고... 

강석기, 서장보, 오군관이 뒤편에서 교꾼 

넷을 끌고 나온다. 


대수 : (놀라) 어찌 된 것입니까? 

강석기 : 봉놋방에 이놈들만 남아 있었다.

대수 : (당혹) 예? 

서장보 : 뒷문이 있는 걸 보니 가마는 벌써 빠져나간 듯하다.

  젠장...자넨 이놈들을 포박해서 끌고 가라.

오군관 : 예, 나으리.. 


대수, 강석기, 서장보...안타깝고... 


#24. 정순 처소 앞. 밤 


정순 강상궁 사가복 차림으로 다급히 온

다. 

정순, 불안하고 초조한 얼굴인데...

정순 : 어서 가서 당의를 채비해 놓거라.

강상궁 : 예..마마...


정순, 큰일 날 뻔 했다..겨우 안도의 숨을 

내쉬는데..

그때 등 뒤에서.


산(소리) : 이 밤에, 어딜 다녀오는 길이십니까? 마마.

정순 : (그 말에 흠칫, 놀라 본다)


정순, 놀라 보면...

그 곳에 산이 차가운 눈빛으로 서 있는

데...


정순 : (심장이 멎을 듯 놀란다) 주...주상...!

산 : .......

정순 : ....!!....

산 : ........


#25. 정순처소. 안. 밤


산과 정순이 들어온다.

정순, 긴장한 얼굴로 앉고..

산, 앉으며 그런 정순을 차갑게 응시하고 

있는데...


정순 : 이런 시각에 내 처소까진 어인 걸음이시오? 주상

산 :  그보다 제 물음에 먼저 답을 주시지요. 마마.

     제가 마마의 처소를 찾은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나

     이 시간에 마마께서 궐 밖을 다녀오신 건...

     분명, 이상한 일이 아닙니까?

정순 : ....!!....

산 : .......

정순 : 나는....사가의 외숙께서 환우가 위중해 지셨다 하여 

잠시 걸음을 한 것이오.

내 대전에 기별을 하고 나섰는데 혹 듣지 못한 것이오?

산 : (가만, 그러다가) 마마의 사가는 교동 쪽이 아니십니까?

     헌데, 액정서(궐문을 지키는 아문) 별감의 말론 

     마마께서 정원방 쪽으로 길머리를 잡으셨다 하더군요. 

     그곳은 북촌으로 가는 길일 텐데요?

정순 : ....!!....

산 : (보고)

정순 : (애써 태연히) .....북촌이라면....내 그곳 의원에게 

따로 부탁해둔 약재가 있어 잠시 들른 것입니다.

산 : ....!!....

정순 : 헌데...무엇이오? 주상

       그런 것을 다 묻다니....

       혹 내가 주상께 거짓을 고하고

       다른 사사로운 일로 궐 밖을 나섰다...그리 생각하시는 것이

오..?

산 : (매섭게 보고)

정순 : (긴장한 채 그 시선을 감당하는데) 


#26. 산의 서재 집무실. 밤 


산, 대수, 강석기, 서장보와 있다. 


강석기 : 마마께서 찾으신 곳이 의원인 것은 사실이옵니다. 전하

산 : ...그래? 정말 그렇단 말이냐? 

서장보 : 예, 전하... 

  주막에서 포박한 자들 또한, 

  살펴보니 그 의원 집 종노미들 이었습니다. 

산 : .....!!....

대수 : 하오나, 전하

저희가 지난 몇 달 동안 살핀 바론 

    그곳에 다른 노론 중신들의 걸음이 유난히 잦았습니

다. 

아무리 이름 난 의원이라도 

교동과 종루 일대에 사는 노론 중신들이 

하나 같이 모두 그곳을 찾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옵

니까? 

산 : 그래... 분명 뭔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허니, 좀 더 은밀히 살펴보게

다들 : 예, 전하....

산 : ......... 


산, 의혹이 어려 굳어지는 얼굴인데...


#27. 정순 처소. 낮


정순, 불안하고 노기 어린 얼굴로 있다.

그 앞에 최석주가 있고.


정순 : ..내 뒤를 캐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를 내칠 꼬투리를 잡으려고

       그간, 주상이 내 뒤를 밟고 있었던 것이예요!

최석주 : ...!!...

정순 : 이대로 넋 놓고 있다 당할 순 없습니다.

       민주식한테 일러

       궐에 사람을 들이라 하세요. 

최석주 : 궐에 사람을 들이다니요?

         마마, 그 말씀은......전에 말씀하신 대로

         대전을 범하겠단 말씀이십니까?

정순 : (그렇다..)

최석주 : 하오나 마마, 이는 위험천만한 일이 될 것입니다.

         궐을 지키는 장용위의 경계가 삼엄하니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시고...(하는데)

정순 : (O.L)지켜보라니..! 대체 언제까지 말입니까?

최석주 : ...!!...

정순 : 더 이상, 고양이한테 잡힌 쥐처럼

       주상의 손에 놀아날 순 없습니다.

       허니, 이젠 무슨 수를 써서든

       주상이 손에 쥔 그것을 가져와야 한단 말이에요..!

최석주 : ....!!....

정순 : ........


#28. 혜빈 처소. 앞. 일각. 낮


송연, 초비와 나인들을 온다.

그때 보면 안에서 나오는 화빈..

송연, 그 모습 보고 멈칫, 그러다가.....예

를 갖추는데.


화빈 : 오랜만이로군

송연 : 예..마마...

화빈 : 들어가 보게, 어마마마께서 자넬 기다리시는 듯하니.

송연 : 예....

화빈 : (가면)

송연 : (돌아보는데)

초비 : (좀 안됐다는 듯)

       옹주마마를 홍역으로 잃으신 뒤론

       낯빛이 늘 어두우십니다.

송연 : 그리 귀한 아이를 잃었으니..왜 아니시겠는가?

초비 : (휴..) 어떡하든 다시 회임을 하시려고 애쓰신다던데..

       아, 님을 봐야 뽕을 딴다고 그게 어디 혼자서..(하는데) 

송연 : (당혹해서OL) 이보게!

초비 : (아차, 싶고)

송연 : ......


#29. 혜빈 처소. 낮


문이 열리고 송연이 들어온다..


혜빈 : 어서 오거라..

송연 : 예..어마마마..


(시간경과)


송연과 혜빈이 있다.

송연, 당혹한 얼굴이고 혜빈, 그런 송연을 

착잡한

얼굴로 바라보는데..


혜빈 : (마음이 좋지 않다..어렵게)

       그러니 앞으론 주상께...

       화빈의 처소에 걸음을 자주 하시라 그리 말씀을 올려주게.

       아마도 자네 말이라면 귀담아 들으실 게야.

송연 : (...!!...) 어마..마마

혜빈 : 이런 말을 하는 내 맘도 편치는 않네.

       하지만, 왕실에 대를 이을 왕자를 보는 것이

       시급한 일이 아닌가?

송연 : ....!!...

혜빈 : (착잡하다) 물론, 주상께서 지금 원자를

       세자의 자리에 앉히려 하시는 건 알고 있네.

       허나, 이는 어려운 일이네.

송연 : ...!!...

혜빈 : ...원자가 세자가 되는 것은

      결국...그 아이한테도 힘든 일이 될 걸세.

      생각해보게. 원자의 뒤에 누가 있어

      그 곁을 지켜주겠는가?

      허나 화빈은 다르네.

      화빈의 가문이라면 장차 어좌에 앉을 세자에게

      힘을 실어줄 수가 있어

송연 : ....!!.... 

혜빈 : 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원자가 미워서도 또 자네가 미워서도 아니야

       내 말뜻이 무엇인지....

       자네가 그 진심을 알아줄 수 있겠는가?

송연 : 예...어마마마

       어마마마의 말씀...소첩....잘 알고..있사옵니다.

혜빈 : (안타깝고 미안하고)

송연 : (아픈 마음에 눈물이 어리는데) 


#30. 송연 처소. 낮


송연, 상념에 잠겨 있고..그러다가..

문득 서랍을 열어 작은 화각함을 연다.

보면, 그 안에...일전에 영조가 주었던

가락지가 담겨져 있는데...

송연, 가만...그것을 내려다본다. 

           

              그 위로. 44부 회상...


영조 : 이건, 내 생모인신 숙빈 최씨께서...내게 남기신 것이다.

송연 : ...!...

영조 : 받거라! 내게 소중한 그림을 그려준 고마움의 표시로...

       네게 이걸 ...주고 싶구나

송연 : 아니옵니다. 전하

       이처럼 귀한 것을..어찌 소인에게...(하는데)

영조 : (OL)아니다...니가, 산이의...오랜 동무라 들었다.

송연 : ....!!...

영조 : 일전에, 그 아이가 내게...그리 말하더구나.

송연 : ....!!....

영조 :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니가 큰 도움을 주었다고..

       그리고 이제는 동무...그 이상이라고.. 

송연 :...

영조 : 나로 인해 제 아비를 잃고...

     외롭게 자란 그 아이에게...진실한 벗이 되어주어 고맙다...

     앞으로도...그래주면 좋겠구나......

     니가 가진...그 맑은 심성으로....

     그 아이 곁에서....오랫동안...오랫동안 위로가 되어주거라

송연 : ...전...하.....!

영조 : (따뜻한 미소)


송연, 이내..먹먹한 시선으로 그것을 꺼내 

조심스럽게 닦는다...

그때 밖에서 초비가 ‘양상궁이옵니다’ 하

고 들어온다.


초비 : (들어와 앉아 본다) 마마...주십시오

       소인이 하겠습니다.. 

송연 : 아닐세..내가 하겠네

초비 : (가만 살피다가) 헌데 마마

       그 가락지가 대체 무엇인지요?

       늘 그렇게 정성스럽게 닦으시는 걸 보면

       참으로 귀한 것인 듯합니다.

송연 : 그래...이건, 아주 귀한 분께서 내려주신

       귀한 물건이라네.

초비 : ...??...(뭘까 궁금한데)

송연 : (가만, 그러다가) 자네..나가서 침방나인을 불러오게.

초비 : (보면) 침방나인을요?

송연 : ..그래 내 이 가락지에 실을 엮어 목걸이를 만들어야겠네.

초비 : ....?!....

송연 : ........


#31. 궐 일각. 낮


송연, 실로 목걸이를 만든 옥가락지를

향의 목에 걸어주고 있다.


송연 : 이건, 선대왕마마께서 남겨주신 귀한 유품입니다.

       허니, 절대 잃지 말고 잘 간직하셔야 합니다.

       아시겠습니까... 

향 : 예, 어마마마...


향, 밝게 미소 지으며 제 목에 걸린

반지를 만지작거리는데..송연, 그런 향을 

바라보며...


송연 (소리) ...미천한 이 어미는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원자

            하지만...잊지 마세요 원자

            이 나라의 지존이셨던

            선대왕마마께서..이제 원자와 함께 계십니다.

            이젠 선대왕마마께서

            늘 곁에서 우리 원자에게 힘이 되어 주실 것이에요


송연, 눈시울 붉어져 안타까운 마음으로 

향을 보는데...


#32. 궐. 일각. 밤


고즈넉한 궐 일각..

순라군들이...궐을 오가고...

금군과 장용위의 군사들이 궐 일각의 경게

강화하는 모습들이 비춰지는데...


#33. 동. 일각. 밤


일단의 금군들이 궐 일각을 지나쳐 간다.

잠시 후..보면...

날렵한 솜씨로 궐 담 밑을 소리 없이 이동

하는

             대여섯 명의 복면자객들.

이들, 주변을 경계하며 조심스럽게 궁 일

각을 가는데.

#34. 궐. 일각. 밤


대수, 서장보 강석기가 오고 있다...


강석기 : (대수에게) 오늘 직숙이지?

대수 : 예 

서장보 : 우린 한잔 하러 갈껀데...

대수 : 그러지 말고 일찍 일찍들 좀 들어가십시오.

처자식 생각들은 안하십니까?

서장보 : (흐흐) 부러우면 부럽다. 그래

대수 : 전 궐 내 순찰 돌아야 돼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강석기 : 수고하게.


서장보, 강석기와 함께 가고..

대수, 그 모습 웃으며 보다 급히 서둘러 가

는데..


#35. 장용위. 일각. 밤


대수, 도열한 장용위 병사들과 있다.

보면, 무리 중에 민주식이 심어놓은 병사 

1, 2의 

긴장한 모습 보이고.


대수  :  제1 집무실 교대조..!!

병사3 : (손을 쳐들며) 1초 1번, 조용원...

병사4 : (역시 손 쳐들며) 1초 3번, 윤상인

대수 : 집무실은 물론 궐내 모든 경계 교대조는

교대 시각을 엄수해야 한다. 알겠느냐?

병사들 : 예

대수 : 그럼 다들 수고해라


하고, 대수...일각으로 가면...

시선 교환하는 병사1, 2의 긴장어린 모습.

(71부에 나왔던 위장한 장용위들임)

#36. 궐. 일각. 밤


궐 일각. 병사 3, 4가 가고 있는데..

이때 병사 3, 4..헉..!!하고 신음을 토하

며...

풀썩 쓰러지고 마는데..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병사1, 2의 

모습..

#37. 궐. 다른 일각. 밤


긴박히 움직이는 자객들의 모습이 보이

고...


#38. 산의 원탁집무실 앞. 밤


병사들 경계서고 있는 가운데...시선 교환

하는 병사1 ,2


병사1 : (다른 이들 들으라는 듯) 주변을 살피고 오겠네

병사2 : 그러게..


그러자, 시선 교환하고... 긴밀히 움직이

는 병사1


#39. 산의 원탁집무실. 밤


병사1...주변을 경계하며 급히 집무실 안으

로 들어선다.

서둘러 안을 뒤지기 시작하는데...

             무언가를 급하게 찾는듯 싶다.


#40. 산의 원탁집무실. 앞. 밤

병사들 경계서고 있는 가운데...

이 때, 대수가 나타나고 순간, 긴장하는 병

사2


대수 : (휘 둘러보고)왜 근무병이 하나냐? 다른 한 명은 어디 갔느

냐?

병사2: ..주변을 살피러 갔습니다.

대수 : (무심히) 그래?


대수, 무심히..‘수고들 해’하면서 가려다가

멈칫..!!...멈춰서고..

대수, 돌아서서 병사2를 본다.

병사2 긴장하고, 장검으로 슬며시 손을 가

져가는데...


대수: 넌...지금 집무실 근무가 아니지 않느냐?

병사2: (당황하여)조용원...윤상인과...근무지를 바꿨습니다.

대수: 왜? 누구 맘대로 근무지를 바꿔?

     이놈들이.....내 그렇게 경고를 했는데 지 멋대로야!!

병사2: 송구하옵니다.


             이때 궐 일각에서...누구냐? 웬놈이냐? 이라는 소리가 들

리고 

             대수..놀라는데!!


대수: 너흰...자리를 지켜라!!


             대수가 일각으로 급하게 달려간다.


#41. 산의 원탁 집무실. 밤


병사1, 초조한 얼굴로 계속 집무실 안을 뒤

지고 있는데..

#42. 궁궐 일각. 밤


           대수가 급하게 달려오면...일각에 오군관과 장용위 군사들

           있고...병사 3, 4가 쓰러져 있는데..


대수 : 어찌 된 것이냐?

오군관: 자객이 침입한 거 같습니다.


           대수가 쓰러져 숨져 있는 병사3.4를 보는데..


대수: (다급한)빨리 대전부터..경계하라. 빨리!!


           오군관과 장용위 군사들이 급하게 대전쪽으로 가는데..



#43. 산의 원탁 집무실. 밤


           병사2가 초조한 얼굴로 독서당을 보고 있는데.

           이때 일각에서 나오는 병사1.

           병사2와 시선이 교차하는데..


#44. 궐 일각. 밤


           대수가 궐 일각으로 달려가는데

           이때 도주하는 자객들.

           대수가 자객들과 맞서서 싸우는데

           대수..수적으로 열세지만..출중한 솜씨로

           자객들과 맞서서 싸운다.


#45. 산의 서재 집무실. 밤


산, 상소문을 살피고 있는데...

이 때, ‘전하, 전하’하며 남사초 급히 들고


남사초 : 큰일 났사옵니다. 전하

산 : (의아한) 무슨 일인가?

남사초 :궐내에 자객이 들었다 하옵니다.

산 : (놀라고)..뭐..!!.!


#46. 산의 원탁집무실 앞.


금군별장 있고....

장용위 병사와 금군들이 겹겹이 삼엄한 경

계를 서고 있는데..

이 때, 산이 남사초와 함께 뒤쪽에서 나타

난다.


금군별장: 전하..위험하옵니다.

          대전으로 드시옵소서.

산: 자객이 든 것이 맞느냐?

금군별장: 예..전하.

산:....!!         


              이때 일각에서 대수가 달려온다.


산: 어찌 됐느냐?

대수: 자객은..모두 도주하였습니다. 전하.

산: 원자는?

    원자가 무사한지 빨리 확인하거라!!

대수:예. 전하. 

    

              대수가 일각으로 급하게 달려가고


산:(금군별장에게)당장,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도주한 자객들을 잡아들여라!! 

금군별장:예 전하.


             금군별장과 금군들..일각으로 가는데...

             산의 심란한 얼굴.


#47. 대전. 밤


             산이..착잡한 얼굴로 상념에 잠겨 있는데..

             이때 밖에서..들리는..대수.


대수:(소리)전하..소신이옵니다.

산:들어오너라.


             대수가 들어오고..


산: 원자는 무사하냐?

대수: 예..전하.

    원자마마는 물론...중전마마와 소용마마 처소까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 되었습니다.

산:.. (안도하는데)..

대수: 하온데 전하......이상한 것이 있사옵니다.

산:...?


#48. 도성 일각. 밤

   

          민주식과 장용위 병사1,2가 있는데..


민주식: 어찌됐느냐? 찾았느냐?

병사1: 송구합니다. 영감.

민주식:(분노에 찬 눈빛으로 병사1의 뺨을 후려친다)..

      이런...한심한 놈들!!

      몇 달을 준비한 거사인데...그걸 못 찾는단 말이냐!!

병사1:...

민주식:내 다시 찾을 때까지...도성 안에는...흔적도 남기지 말고

       사라지거라.

병사1,2:예..영감.


            병사1,2가 한쪽으로 급하게 사라지는데.. 


#49. 산의 원탁집무실. 밤


문이 열리고...

산과 대수가 들어서는데..

              집무실을 뒤지느라..어지러운 흔적이 역력한데..

              산이 보고 놀란다.


산: 어찌.....이런 일이....

대수: 누군가 궐내 자객을 들여 시선을 돌리고

      이 곳 집무실을 뒤진듯 합니다.

산:....!!


             산이..잠시 무언가 생각을 하더니

             집무실 일각으로 급하게 가고

             산이 서고 한쪽을 밀면 서고 안쪽에

             금고처럼 생긴 것이 나온다.

             산이..급하게 열어보면 금등이 들어있는데......


대수 : (의아한)그것이 무엇이옵니까?

산 : 이곳 집무실에 잠입한 자들은 필시 이것을 노렸을 것이다.

대수:...?


#50. 대전. 밤


산과 채제공 마주 앉아 있다.


채제공 : (당혹해) 전하, 그것이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하오면...전하와 소신 말고

  금등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이 또 있을 거란 말씀

이십니까?

산 : 그렇습니다. 대감

채제공 : ...!... 대체...누굽니까? 

산:...아마도....대비마마겠지요.

체제공: .........(경악하는데)..예에? 하오면...집무실을 뒤진 것

이...!!

산:..(심란한데)..      


#51. 장용위. 일각. 밤


장용위 군사들 도열해 있고..그 앞에 

             대수가 서 있는데 이때 오군관이 대수 앞으로 와서


오군관: 한대식과 장명우가 보이질 않습니다.

대수:..한대식과 장명우?


             대수..의아한 얼굴위로

             원탁 집무실 앞에서의 장면이 회상된다.


대수:(E)넌...지금 집무실 근무가 아니지 않느냐?

병사2:(E당황하여)조용원...윤상인과...근무지를 바꿨습니다.

대수:(E)왜? 누구 맘대로 근무지를 바꿔!!

     이놈들이..내 그렇게 경고를 했는데...지 멋대로야!!

병사2:(E)송구하옵니다.


             대수 병사2를 떠올리고...얼굴이 굳어지는데


대수: (오군관에게)놈들을 잡아야 된다!!

      빨리 군사를 보내 놈들이 집을 수색하고

      도성 안을 뒤져라!!

오군관: 예!!


             오군관과 장용위 군사들..일각으로 급하게 사라지는데

             대수의 심란한 얼굴.


#52. 궁궐 전경. 낮


               무언가 암울한 분위기의 궁


#53. 정순 처소. 낮


정순과 최석주가 있고..

정순, 무섭도록 서늘한 얼굴로 서안을 ‘쾅’

하고 

내리치는데...최석주...당혹스럽고..


정순 : 궐 안을 발칵 뒤집어 놓고 아무 결과도 없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최석주:....(착잡)..

정순: 내가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무리를 해서라도 거사를 준비

하라 한

      이율 모르시겠습니까?

      주상은 내 손발을 묶고 있는데......

      나는 주상이 내 숨통을 쥐고 있는 것을 얻지 못하고 있으니

      ......어찌 대처를 하란 말입니까?

최석주:..어쩌면 실체가 없는 것을 두고 마마를

       위협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정순:..(고개를 젓으며OL)그럴 리 없어요.

     주상이 그리 당당하게 나올 때는 필시 무언가 있다는 말입니

다.

최석주:....

정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우상과 내가 삽니다.

    아시겠어요?

최석주:....!!


#54. 산의 서재 집무실. 낮  


산, 채제공과 함께 있다. 


채제공 : (놀라) 전하...지금 세자 책봉이라 하셨사옵니까? 

산 : 그렇습니다, 대감

    허니 예조에 일러 책례도감(세자 책봉을 위해 설치되는 임시관

청)을 

    설치토록 하고, 

    청국에 주청사를 보내는 일도 서두르도록 하세요.   

채제공 : ...하오나, 전하....

  아직 원자마마의 보령이 미령하시온데 

  어찌 벌써 책봉을 서두르려 하시옵니까?        

  이는 마마께서 좀 더 장성하신 연후에(하는데) 

산 : (OL) 아니오, 대감 그렇지 않습니다.

채제공 : 전하... 

산 : 나 또한, 대감의 말씀처럼 

    원자가 좀 더 장성한 연후에 이를 시행하려 했습니다.  

    허나, 이번 일을 통해 더 이상 국본에 자리를 

    비울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채제공 : ....!....

산 : 지금 무엇보다 시급한 일은 종사를 굳건히 하는 것입니다. 

     허니, 대감께서도 서둘러 이를 시행토록 하세요..

채제공 : 알겠사옵니다. 전하(예를 갖추고 나가고)

산 : (굳어지고)


#55. 송연의 처소. 낮


송연, 향과 함께 붓을 들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색색의 물감이 앞에 놓여 있고, 

향, 작은 대접에 물감들을 섞어 보며 다른 

색을 만들어 본다. 

빨강과 노랑을 섞어보고는... 


송연 : 이건, 주홍색이라 한다.

붉은 색에 노랑이 더해지면 

그 빛이 옅어지며 노을빛을 닮은 주홍이 되는 것이

지...

향 : (신기한 얼굴이고)


송연, 흐뭇하게 보는데..

그때, 밖에서 ‘마마, 양상궁이옵니다’하는 

소리 들리고 

초비가 급히 안으로 들어온다. 

초비 : 마마...급히 아뢸 말씀이 있사옵니다.

송연 : 무슨 일인가? 

초비 :  전하께오서 예조에.....원자마마의 세자 책봉을 서두르

라는 

하명을 내리셨다 하옵니다

송연 : 뭐? 세자 책봉을? 

초비 : 예, 마마... 

송연 : (당혹하고)

향 : (그저 천진한 얼굴로 보고)


#56. 산의 서재 집무실 앞. 낮 


박상궁과 나인들 시립해 있고.

송연, 초비와 나인들 이끌고 급히 온다. 

송연 : 전하께서 안에 계시는가?

박상궁 : 예, 마마

송연 : 전하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네..  

허니, 어서 고해주게... 

박상궁 : 예, 마마... 

송연 : .........

#57. 동 안. 낮


원탁 의자에 산과 송연이 있다. 


송연 : 전하...원자를 세자에 책봉하시다니요?

       이는 당치 않은 하명이십니다 부디, 거두어주십시오..

산 : 송연아..

송연 : 너무 빠른 일이옵니다.

       원자 이게 겨우 갓 세 돌을 넘겼사옵니다. 전하.

산 : 빠르다니? 그렇지 않다.

     돌아가신 경종대왕께서도 

     원자와 같은 보령에 세자로 책봉되셨어.

송연 :(OL)하오나 전하..(하는데)

산 : 안 된다 하는 까닭이 무엇이냐?

     원자를 세자로 책봉해선 안 된다 하는

     진짜 이유가 뭐야?

송연 : ....!.....

산 : 그건, 니가 도화서 다모였기 때문이냐?

     조정 중신들이 떠들어대듯이

     너 또한 니 스스로, 니가 천하다 그리 여기는 게냐?

     그 때문에 원자에게 자격이 없다 생각하는 게야?

송연 : ...전하.....

산 : (안타깝게 바라보는데)

송연 : (가슴 아프다) ..허나, 사실이 아니옵니까? 전하

       신첩의 신분이 미천한 것은

       변할 수도 감출 수도 없는 명백한 사실이 아닙니까?

산 : ...!!....

송연 : 아직 전하의 춘추가 미령하시고

       궐에는 중전마마도 계시고 화빈마마도 계시옵니다.

       하오니 부디, 이번 일을 거두어주시옵소서.

       부디, 부족한 저로 인해 어린 원자의 가슴에

       상처를 만들지 마시옵소서. 전하

산 : ...송연아...

송연 : (아픈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보는데)

산 : ........


#58. 화빈 처소. 낮 


화빈, 굳은 얼굴로 초조하게 있는데. 

그때, ‘마마 윤창윤 판부사 대감께서 들어

계시옵니다’

하는 소리. 화빈, 멈칫 놀라는데...

안으로 윤창윤이 들어온다. 


윤창윤 : 마마...

화빈 : 아버지 혹 세자 책봉에 대한 얘기를......들으셨습니까?

윤창윤 : 예, 마마

  하여 소신 더는 지켜볼 수만은 없어 이리 걸음을 한 

것이옵니다..

화빈 : 아버지.....! 

윤창윤 : (결연한 얼굴) 

화빈 : ......


#59. 정순 처소. 낮


정순과 최석주가 자리해 있다. 


정순 : 그런니까..화빈 윤씨의 아비인 윤창윤이 

       세자 책봉을 막아 달란 청을 했단 말입니까?

최석주 : 예, 마마... 

정순 : (가만 그러다가) 허면, 우상께서 모두의 뜻을 모아

       윤판관에게 힘을 실어주도록 하세요.  

최석주 : ...!....  

정순 :  이런 때 세자까지 책봉된다면 

주상의 기반이 더욱 굳건해질 것입니다.

그리 되는 것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지요.

더욱이 원자가 국본의 자격이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명분 또한 있는 일이니 중신들은 물론 사림들 모두를 

움직여

       이일에 맞서도록 하세요. 

최석주 : 알겠습니다, 마마....  

정순 : ..........


#60. 도성 일각. 낮 


정약용, 관복(청관복)을 입고 등청하고 있

다. 

그때, 어디선가 요란한 소리가 들리고...

보면...저만치 궐문 앞에 유생들이 몰려 있

다.   

‘告’라고 깃발을 흔들고...꽹과리, 징, 북 등

을 두드리며 

격쟁을 하고 있는 이들. 

‘세자 책봉은 절대 불가하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한쪽에서는 백성들이 모여 벽에 붙은 방

을 보고 있고.. 

정약용, 착잡한 시선으로 이를 바라보다 

궐을 향해

고개를 돌리면...

그 위로...‘세자 책봉을 거두어달라’는 다

른 읍소가

오버랩 되는데...


#61. 궐. 일각. 낮 


대전 합문 밖에 조정 중신들이 모여 읍소

를 하고 있다. 

모두 엎드려 꿇고 ‘세자 책봉의 뜻을 거두

어주시옵소서, 전하!’ ‘부디 통촉하여주시옵소서’ 하

며 한목소리로 외치는데.....

그때 보면...한쪽에서

어린 향이 초비와 나인들을 거느리고 가다

가...

이 모습을 본다. 초비, 당혹스러운데..... 

초비 : (착잡하다) 그만 가시옵소서, 마마. 

소용마마께오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향 : ....... 


              향...뭔지 모르지만 어쩐지 이상하다는 얼굴로 멈춰서 

바라보는 데...


#62. 혜경궁 처소. 낮 


효의, 혜빈과 자리해 있다. 

혜빈, 착잡한 얼굴인데...


혜빈 : (안타깝다)....결국 이리 될 줄 알았습니다.

       소용의 몸에서 왕자를 보았을 때부터....

       언젠간 이런 일로 조정이 분란에 휩싸일 것을

       내 알고 있었어요.

효의 : 그러니, 어마마마께서 나서 주시라 간청 드리는 것이옵니

다.

       왕실의 어른이신 어마마마께서 

       소용에게 힘이 되어주십시오.

       누구보다 원자를 아끼시질 않으십니까?

혜빈 : (안타깝다) 그래요.

       중전의 말대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원자를 아낍니다.

       허나 명분이 없습니다. 중전

       ....무슨 까닭으로 저들이...

       미천한 소용의 몸에서 나온 왕자를 세자로 인정하겠습니까? 

       소용의 태생을...국본의 자리에 올릴 수 없다는 것은

       반박할 여지가 없는 일이에요.

효의 : 어마마마...!

혜빈 : ....어린 원자가

       이 일로 두고두고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을까

       그것이 걱정입니다.

       차라리 옹주였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이런 분란으로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그 아이가 원자가 아니라 옹주였다면....(착잡한 마음....말을 

흐리고)

효의 : ....!....

혜빈 : .........


#63. 송연처소. 낮


송연, 초비와 있다. 보면 송연의 앞으로

는..

그림 준비가 되어있는데...


송연 : 그게 무슨 말인가?

       원자가 그림을 그리러 오지 않겠다 했다니...

초비 : (속상한 얼굴,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송연 : 이보게, 양상궁

초비 : .....송구하옵게도 마마

       아마도..... 철없는 나인들이 떠드는 것을 

       원자마마께서 들으신 듯하옵니다.

송연 : 원자가 궐 안 나인들의 말을 듣다니...

       무엇을 말인가?

초비 : (어떡해야하나 싶고)

송연 : 양상궁...(어서 말을 해라...)


#64. 궐. 일각. 낮


어린 향이 풀 죽은 얼굴로 앉아있다.

보면 나인들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는

데...

그때, 이쪽으로 오던 산..

그런 향을 발견하고 어두워진다.

산, 가만 그러다가..다가서는데. 


산 : 원자가 어딨는지 한참을 찾았구나.

     오늘은 예서 순라 잡기를 하고 있는 것이냐?

향 : (놀라 본다) 아바마마...

산 : (미소 지으며 보는데)


(시간경과)


산, 향의 옆에 앉아있다.


산 : 지금은 어마마마 처소에 가서

     그림을 배울 시간이 아니냐?

     헌데 왜 여기 나와 있는 것이냐?

향 : (말이 없다)

산 : 향아...

향 : ......저.....아바마마 천하다는 것이 무엇이옵니까?

산 : (멈칫, 한다) 

향 : (궁금한 얼굴로 바라보는데)

산 : ...무슨 말이냐?

     왜 갑자기, 그런 것을 묻는 게야?

향 : ...제가 그림 배우기를 좋아하는 게

      그것 때문입니까?

      중신들도...그것 때문에 화가 난 것이구요?

산 : ...!!...

향 : (어린 마음에 속상한 얼굴로 보는데)

산 : (당혹감, 가슴이 무너질 듯 아프지만...누르려 애쓴다)

     ...누가 원자한테 그런 말을 했는진 모르겠지만

     이 아비가 아주 혼을 내줘야겠구나

     틀렸다!

     천하다는 것은 그럴 때 쓰는 말이 아니란다.

향 : (그럼요, 하는 표정으로 보면)

산 : (다정하고 따뜻하게)...자......이 아비가

     원자한테....귀한 것과 천한 것이 무언지 알려주마.

     일전에, 니가 기르던 새가 죽었을 때

     원자는 어찌 했더냐?

향 : 너무 슬퍼서, 제 손으로 땅에 묻어주었습니다..

산 : 또, 일전에 실수로 한 나인이

    원자의 얼굴에 상처를 냈을 땐.......어찌 했더냐?

향 : 저 때문에 벌을 받을까봐 걱정이 돼서......

     누구인지 아무한테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산 : 그래 그랬었지....(하고)

     향아.

     그런 어진 마음을 가진 이는 귀한 사람이란다.

     천한 사람은....

     그런 마음을 갖지 못하고....

     누군가를 약하고 힘이 없다고 하여...

     그것을 손가락질 하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인 게야

향 : ........

산 : 허니 아비의 말대로라면...

     원자는 귀한 사람이냐? 천한 사람이냐?

향 : (씩씩하게) 귀한 사람이옵니다. 아바마마

산 : (미소) 그래, 그렇다

     원자는. 세상 누구보다 귀한 사람이다

     그건 니가...아비의 자식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건 바로 원자가

     어마마마의 고운 마음을 물려받아

     그처럼 어진 마음을 지녔기 때문 인 게야!

     이 아비의 말이 무슨 뜻인지...알겠느냐?

향 :...예, 아바마마

산 : (미소 짓는데)


그때, 보면...멀리 송연, 그런 두 사람의 모

습을

먹먹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송연 : 전..하....

송연의 시선에, 어린 향을 쓰다듬어 주는 

산의 모습..

송연, 다정하고 따뜻한 부자의 모습을 보

며..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65. 혜빈 처소. 낮


혜빈, 이상궁과 있다. 


혜빈 : 뭐? 원자가 지금 밖에 들어있단 말이냐?

이상궁 : 예, 마마... 알현을 청하고 계시온데 어찌 하올까요? 

혜빈 : .....!!..... 

이상궁 : 마마..... 

혜빈 : (마음 안 좋고)


#66. 동 앞. 낮


향, 나인들을 뒤로 하고 있고...

그때 안에서 이상궁이 나온다.

향, 손에 뭔가를 쥔 채 똘망 똘망한 눈빛으

로 보는데..


#67. 동 안. 낮 


혜빈, 이상궁과 있다. 

혜빈, 종이를 펼쳐보면 앞에 서툰 솜씨로..

글자가 쓰여져 있다. 

보면, ‘天地玄黃’ 이라는 천자문의 첫 구인

데...

이걸 보고 놀라는 혜빈.


이상궁 : 천자문의 첫 구를 쓸 줄 알게 되면 

  제일 먼저 마마께 보이기로 하셨다면서 

  이것을 올려달려 하셨사옵니다.

혜빈 : ....!!..... 

 

혜빈, 다시 한 번 종이를 내려다본다.

울컥, 감정이 치받쳐 오는 혜빈


#68. 동 일각. 낮 


향...나인들과 가고 있다.

그때, 안에서 ‘잠시만 기다리거라, 원자’하

는 소리 들리고. 

돌아보면, 혜빈이 처소에서 급히 나오는

데.. 


향 : (놀라서) 할마마마? 

혜빈 : 원자....

향 : ...편찮으시다더니, 괜찮으시옵니까? 할마마마

혜빈 :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 키를 낮춰 눈을 맞추며) 

       그래 이젠 괜찮구나......

       내 원자가 올린 글귀를 보고 나니

       아프던 곳이 씻은 듯이 나았다.

향 :(밝아진다) 정말이시옵니까, 할마마마?


혜빈, 좋아서 밝아지는 향을 보고..

마음이 짠해진다. 

혜빈 : (머리를 쓰다듬으며) 어서 처소로 들거라

내 생과방에 일러 원자가 좋아하는 다식을 들이라 할 

것이니..


혜빈, 향의 손을 붙잡고 몸을 일으키려다

가...

그러다가 문득 멈칫한다. 

보면, 향의 의복 동정 사이로 가락지를 엮

은 목걸이가 

얼핏 비치고.. 


혜빈 : 헌데, 목에 걸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 원자.

향 : (목걸이를 꺼내 내밀며) 이것 말씀이시옵니까?

     이건, 어마마마께서 주신 것이옵니다..

혜빈 : (좀 의아한) 그래...?

       니 어미가 네게, 옥가락지를 걸어주었다고?

향 : 예, 할마마마.

     돌아가신 선대왕마마님께서 남기신 것이라며

     잘 간직해야한다 하셨사옵니다.

혜빈 : (그 말에 멈칫, 한다)

향 : (보는데)

혜빈 : ...잠깐..지금 뭐라 했느냐? 원자

       이것이...선대왕마마께서.....남기신 것이라고?

향 : 예..!

혜빈 : (당혹감, 놀라움 어려) ...원자...

        그것을 잠시 이 할미에게 보여줄 수 있겠느냐?

향 : 예, 할마마마...(하고 풀어서 내민다)


향이 내민 옥가락지를 살피듯 보는 혜빈..

그러다 순간...경악할 듯 놀라는데..! 


#69. 송연 처소. 낮


송연, 착잡한 얼굴로 자리해 있다. 

그때, ‘마마..혜경궁 마마께서 드셨사옵니

다’하는 소리 들리고. 

송연,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면..

혜빈이 급히 안으로 들어온다. 

송연, ‘어마마마’하며 예를 갖추고. 


혜빈 : (자리에 앉고는) 내 긴히 물을 것이 있어 걸음을 했네.. 

송연 : (무엇인가 놀라 보고)

혜빈 : (서탁 위에 옥가락지를 내놓는다)

자네가 이 옥가락지를 원자에게 내어줬다 들었네. 맞

는가? 

송연 : ....!!....예....그렇사옵니다...

혜빈 : (....!!.....) 나는, 이 옥가락지가 무엇인지 알고 있네.

       이건, 선대왕마마께서 평생을 지니고 계신

       모후의 반지이네!

       왕실의 사람이라면......모두 그것을 알고 있지. 

       이것이 선대왕마마께 어떤 의미였는지

       이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모두 알고 있단 말이네.

송연 : ...!!!...

혜빈 : 허니, 말해보게.

       이것을 언제 어디서 선대왕마마께 하사 받은 것인가?

송연 : ...어마마마....

혜빈 : (간절한 얼굴로 보고)

송연 : (놀라고 당혹스러운데)


#70. 궐. 일각. 낮


최석주와 화빈윤씨의 아비를 비롯한 중신

들이

굳은 얼굴로 입궐을 하고 있다.


#71.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과 남사초 채제공이 있다.


남사초 : 전하...편전에 중신들이 모두 들어있사옵니다.

산 : .....

채제공 : 정말 이 일을 밀어붙이실 것이옵니까? 전하.

         세자책봉을 미루어야한다는

         저들의 주장엔 분명 명분이 있사옵니다.

         백성들 또한 그것을 익히 알고 있으니

         여기서 무리하게 책봉을 하려 하신다면......

         이것이 전하께서 추진하시는 다른 일에도 

         누가 될까..그것이 염려되옵니다.

산 : (착잡하다, 갈등이 어리는데)     


그때, 밖에서 ‘전하, 혜경궁 마마 납시옵니

다’ 하는

박상궁의 소리가 들리고.

산, 무슨 일인가..멈칫 보는데..

그때 안으로 다급히 들어오는 혜빈.


산 : 어마마마! 

혜빈 : 주상.....내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산 : ....?!....

혜빈 : (긴박한 얼굴로 보는데) 


#72. 편전. 낮 


산을 비롯한 장태우, 최석주, 채제공 등 조

정 중신들 자리해  있다. 한쪽에 도승지가 서서 

교지를 읽고 있다. 


도승지 : 이렇듯 원자는 그 성정이 어질고... 

  덕망 또한 높아 복록이 끝이 없으니 

  과인은 갑진년 5월 정오일을 기해

  세자 책봉을 위한 책례도감을 설치할 것을 명하며

  원자의 생모인 소용 성씨에게는 정1품 빈의 교지를 

내려 

  의빈으로 봉하도록 할 것이다.

산 : ........


순간, 모든 대신들의 얼굴에 확연한 당혹

감이 번진다.


중신1 : (결연) 전하.

         소신들 결단코 그 뜻을 받들 수 없사옵니다.

산 : (본다)

중신2 : 아직 미령하오신 원자마마를 

  이리 빨리 세자로 책봉하시다니요!

         전하께오서 아직 강건하시온데, 

  어찌 그런 망극하신 하명을 하시옵니까?

  부디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다들, ‘통촉하여주시옵소서’하고 입을 모으

고. 


산 : 그것 참 이상한 일이로군요. 

다들 : (보고)

산 : 완풍군의 세자 책봉을 두고는 

    서둘러야한다 한 목소리를 내던 경들이 아니었소? 

    헌데, 이번엔 너무 빠르다며 반대를 하다니....

    대체 내가 어떤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오? 

다들 : ....!!...

최석주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전하

         소신들, 비단 그 시기만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세자 책봉은 국체가 달린 일이옵니다..

  헌데 원자마마의 모후께선 그 신분이 미천하여 

  왕실의 존숭조차 받지 못하고 계시옵니다.

  헌데 그런 원자마마를 

  어찌, 이 나라 국본으로 세울 수 있단 말이옵니까?  

  이는 결단코 불가한 일이옵니다. 전하

산 : (가만 그러다가) 그래요? 

     허면 우상께서 잠시 시립하도록 하시오.. 

최석주 : (무슨 말인가)

산 : 무얼 하고 있소...잠시 일어나라 하지 않았소?

최석주 : ....!!...


다들 당혹해하고..최석주, 의아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선다.


산 : (도승지에게) 도승지는 내어주라. 


도승지, 최석주에게 다가가 화각함을 내민

다. 

최석주, 좀 당혹스러운 표정...

이내, 화각함을 열어보면 안에 옥가락지

가 들어있다. 

순간...알아보는 눈빛..놀란 얼굴로 산을 

본다. 


산 : 선대왕마마를 모셨으니

     우상께선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계시겠지요?

최석주 : ...전하....이것은...

        생전에 선대왕마마께서 늘 지니고 계셨던 

  모후 숙빈 마마의 유품이 아니옵니까?

산 : 그렇소.

     그것을 알고 있다면

     그 유품이.......이 나라 왕실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또한 잘 알고 있겠지요.

최석주 : ....!!....

산 : 선대왕께서 사가에서 붕어하신 후...

     그간 왕실에선 그것을 안타깝게 잃은 것이라 여기고 있었소.

     허나, 아니었소. 

     선대왕마마께선....

     생전에 그것을 소용 성씨에게 하사하셨고

     이제껏 소용 성씨가...그것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오..!


산의 그 말에 다들 놀란다. 술렁이는데...


산 : ...자! 이런데도

     소용 성씨가 왕실의 존숭을 받지 못했다 할 것이오?

     이런데도 경들이...

     내게 소용 성씨의 신분을 문제 삼아

     이 일이 불가하다 떠들어댈 거냔 말입니다.

다들 : ....!!....

산 : 허니, 더 할 말이 있다면 지금들 해보시오.

     과연 경들 중 누가

     감히 선대왕마마의 유지에 맞서.......

     소용 성씨의 소생을

     세자로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인지......어디 들어보도록 합시다.


다들, 충격과 당혹 속에 어찌할 줄 모르고.

산, 단호하고 위엄 있는 얼굴로 그들을 본

다. 


#73. 송연 처소 앞. 낮


초비, 흥분한 얼굴로 정신없이 뛰어온다. 

보면, 김상궁과 나인들 서 있고. 


김상궁 : 여긴 궐이네...어찌 그리 경망하게 움직이는 것인가? 

초비 : 그럴 일이 있습니다, 마마님

아마 마마님께서도 이 기쁜 소식을 들으시면(하는데)

김상궁 : (OL) 벌써 들었네.

초비 : 예? 

김상궁 : 자네가 물고 온 그 기쁜 소식은 

        지금 중전마마께서 소용마마께 전하고 계신단 말이네.. 


#74. 동 안. 낮 


송연과 효의가 자리해 있다. 


송연 : ....정말 전하께서 그리 하명을 하셨단 말이옵니까?

효의 : 그렇네 전하께서 중신들 앞에서 

원자를 세자로 책봉하고

자넬 빈으로 봉할 것이라는 교지를 내리셨다 하네! 

송연 : ......!!...... 

효의 :  감축하네 의빈

송연 : 마마....! 


송연, 차마 믿기지 않은 표정이고.

효의, 진심으로 기쁜 얼굴로 본다..


#75. 궐 일각. 낮


송연이 급히 온다.

보면 처소의 앞에...산이 향과 함께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향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높이를 맞춰 뭐

이야기가 하고 있는 산의 모습.

송연, 그 모습에 울컥, 눈시울이 붉어지는

데..

산, 그때..그런 송연을 발견하고..


산 : 송연아...

송연 : 전하...!


송연, 저도 모르게 기쁜 눈물이 난다..


산 : 왜 우는 것이냐? 이리 좋은 날....어찌 눈물을 보이는 게야?

송연 : .......

향 : (걱정이 되어) 어마마마 어찌 우십니까?

     아바마마.....어마마마께서 왜 우시는 것이옵니까?

산 : 기뻐서 우시는 것이란다 향아.

     어마마마께선 너무 기뻐서 우시는 게야.

송연 : .....원자...!


하며 송연, 어린 원자를 품에 안고 기쁜 눈

물을 흘리고

산, 그런 두 사람을 보며 눈가가 붉어져 오

는데...


#76. 도화서 마당 . 낮


강두치, 박영문, 이천, 탁지수, 감사용, 미

수, 세모, 네모,               시비, 여진 등 도화서 식구들 모두 자리

해 있다. 


박영문 : (들어서며) 내일은 세자 책봉례가 행해질 것이네.

  다들 내일 그려낼 의궤에 정성을 다하도록 하게..

이천 : 예, 나으리 아무 염려 마십시요....!

전 내일 그릴 의궤에 제 화원 인생 전부를 쏟아 부을 

것입니다.. 

강두치 : 거 사람 넉살 하고는... 

  허면, 어서 마무리들 하도록 하게..

다들 : 예, 나으리... 


박영문, 강두치 가면. 

 

탁지수 : 사람 참...내일 의궤에 화원 인생을 다 걸면 앞으론 어쩌

겠단 건가?

  앞으로 더 중한 날들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데...! 

이천 : 자네 그게 무슨 말인가? 

       더 중한 날이라니...

       아 내일처럼 기쁘고 중한 날이 또 어디 있다고..!

탁지수 :  으이구..생각을 좀 해보게...!

  이제 세자마마의 관례에 성혼에...

  그리고 장차 보위에도 오르실 것인데..

  아 우리가 전부 그걸 의궤에 담아야 할 것 아닌가.

다들 : (고개를 끄덕이고) 

이천 : 그렇구만! 

오늘처럼 기쁜 일이 이제 수도 없이 계속 될테니 

내 그날까지 악착같이 도화서에 남아서 

꼭 내 손으로 그걸 다 의궤에 담아야겠네.. 


이천, 결연하고... 

다들, 자기도 그럴 거라며 한마디씩 한다. 

모두 더없이 흐뭇하고 즐거운 마음인데.. 

#77. 주막. 낮


거리 가득 ‘공짜에요, 공짜’하는 막선과 달

호의 목소리 들린다. 

지난 던 사람들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가

면. 

막선과 달호가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주막 안에 벌써 사람들로 붐비고..

손님1 : 이보슈...거 정말 공짜 맞수?

막선 : 그렇다니까, 그러네....안 그래요? 서방님 

달호 : (손님1의 어깨를 턱 붙잡고) 돈 안 받을 테니까 

걱정 붙들어 매고 들어들 오슈! 

오늘 우리 주막 음식 전부 공짜라니까, 공짜!! 

사람들, 정말인가 싶어 안으로 들어가고.

달호 : 이봐...술 한동이 더 내야 겠는데?

막선 : (싫지 않다) 예에? 그 술이 벌써 다 떨어졌어요?

       세상에..이러다 아주 거덜 나겟네..!

달호 : 사람 참...거덜 좀 나면 어때?

  우리 소용마마께서 빈마마가 되시고,

원자마마께선 세자저하가 되셨는데..!!

막선 : (기분이다) 까짓 거...그래! 오늘 다 말아먹고 맙시다..

당신 주조장가서 술 열 동이만 달라 그래요! 

달호 : 알았어... 내 휭하니 다녀올게...


달호, 신바람 나게 달려가고..

막선, 그 모습을 보고 흐뭇하게 웃고는 

얼른 손님들에게 음식을 낸다. 


#78. 궐 전경. 낮 

             

              평화로운...


#79. 송연 처소 앞. 낮 


대수와 서장보, 강석기가 일각을 지키고 

있다. 

그때 한쪽에서 송연이 새 당의를 차려입

고 

초비와 나인들 이끌고 밖에서 온다. 

대수, 서장보, 강석기, 송연을 향해 예를 

올리고. 


대수 : (감격스럽다) 감축드리옵니다. 마마.

송연 : (고맙다) 

대수 : 이제, 세자저하의 안위는

소신에게 맡겨주시옵소서, 마마..

소신 충심을 다해 세자저하의 안위를 지켜드릴 것이옵

니다.

송연 : 대수야...!


대수, 벅찬 얼굴로 송연을 보고..

송연, 그런 대수의 마음이 더 없이 고맙

다..

초비, 장보, 석기도 두 사람을 흐뭇한 시선

으로 바라보는데.  


#80. 송연 처소 안. 낮


송연, 향과 있다.

향, 나인들의 도움을 받아 대례복으로 갈

아입었다. 

송연 : 잠시 물러가 있거라


나인들, ‘예, 마마’하고 물러나고. 


송연 : 대례복이 불편하거나 힘들지는 않으십니까? 

향 : 괜찮사옵니다. 어마마마

송연 : 이리 가까이 오세요 

향 : (다가가면)

송연 : (향의 손의 붙잡고) 이제 원자께선 

이 나라 국본인 세자가 되실 것입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계십니까?

향 : 예, 어마마마....

     위로는 주상전하를 받들고, 

     아래로는 백성들을 널리 살펴야 하옵니다.. 

송연 : 그렇습니다, 세자..

허면, 왕실의 어른들께는 어찌 대해야 하는 것입니까? 

향 : 날마다 문안하고 수시로 음식을 보살펴  

     예와 효를 다해야 하옵니다... 

송연 :  맞습니다, 세자... 

바르고 공정한 마음으로 만사를 살펴...

오늘의 이 뜻을 마음에 세워 부디 금석처럼 굳게 다지

세요... 

향 : 예, 어마마마...

    소자 명심하겠사옵니다..

송연 : (가만 향의 손을 어루만지다가, 품에 안는다)

이제 이 어미가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세

자...

부디, 강건하게 자라..

주상전하의 뜻을 이어 선정을 베푸시는 임금이 되세

요.

향 : 어마마마.....


송연,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 위로...울려 퍼지는 아악소리.


#81. 대궐 뜰. 낮


혜빈, 효의, 송연, 화빈, 정순을 비롯한 왕

족들 예단 좌우로 자 리해 있고. 

그 아래로 최석주, 장태우, 채제공, 정약

용, 박제가, 이덕무, 유 득공을 비롯한 모든 대소신료

들이 아래의 자리에 앉아 있다. 

한쪽에서 도화서 사람들, 의궤를 그릴 준

비를 하는데. 

그때, ‘주상전하 납시오’하는 소리 들리

고...

아악이 멈추고, 자리해 있던 이들 모두 시

립한다. 

산이 위엄 있는 모습으로 들어와 어좌에 

자리하고,  

대신들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고 다시 자

리에 앉는다.    이내 북소리가 울

리면...군사들이 곳곳에 배치되고. 

두 번째 북소리가 울리면..대신들 모두 시

립하고. 

세 번째 북소리가 울리면...대례복을 입은 

향이 들어선다. 

조금은 긴장어린 얼굴로 그러나 의연하

게..

예단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향의 

모습.  

그런 향을 감격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산

과 송연, 효의, 혜빈. 

향이 예단 위에 올라서 무릎을 꿇고 앉

고... 

도승지가 산에게 죽책문, 교명문, 세자인

을 올린다. 

산, 어좌에서 일어나 교명문을 펼쳐든다. 


산 : 세자는 온 나라를 바로잡는 근본이요,

     이를 정하는 것은 천고에 흔들림 없는 공표가 될 것이다...!  

          하여, 과인은...갑진년 을묘일... 

     합당한 예로써 원자를 국본인 세자로 책봉하고, 

     그 책무를 맡김을...

     만백성과 종묘사직 앞에 고하고자 한다! 


산, 향을 향해 다가가 교명문을 내린다. 

산 : ....부디 만백성을 널리 살피는 성군이 되거라. 세자.... 

향 : (교명문을 들고) ....예.....아바마마.... 

     

향, 교명문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

선다. 

그런 향의 뒤에 산이 굳건히 서고...

북소리가 울리면. 중신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선다. 

도승지 ‘국궁사배’하고 외치고.  

중신들, 향을 향해 네 번 절을 올린다.

이 모습을 혜빈, 효의, 대수 등의 얼굴이 

벅차오르고..  

향과 함께 서서 위용이 넘치는 얼굴로 중

신들을 내려다보는  산...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송

연 또한 감격으로 가슴이 뜨거워 진다. 어느새 눈가

에 눈물이 어리고.. 

보면...그런 산을 바라보는...가장 행복하

고, 기쁜 송연 모습에서  엔딩. 

 


.이산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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