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74
74회 ㅣ 2008-06-02
MBC 특별기획드라마
이 산(李祘)
제 74 부
기 획 조 중 현
제 작 박 창 식
프로듀서 고 병 철 장 병 태
극 본 김 이 영
에이 스토리
연 출 이 병 훈
김 근 홍
조 연 출 이 성 준
최 정 규
제 작 김 종 학 프 로 덕 션
#1. 사찰 전경. 낮
산 속에 자리한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
고요한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멀리서 목탁 소리와 풍경 소리가 들려온
다.
#2. 법당. 안. 낮
단상 위의 향로에서 향이 조용히 피어오르
고..
그 아래 효의가 마음을 다해 불공을 드리
고 있다.
문 밖으로는 김상궁이 서 있고...
보면, 송글송글 이마에 땀이 맺혀 있지만,
한 배 한 배 정성을 담아 절을 하는 효의
의 모습.
#3. 사찰. 마당. 낮
혜빈, 주지 스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합장
을 하고 돌아선다.
곁에 있던 이상궁..다가와 선다.
혜빈 : 중전은 아직도 불공을 드리고 있는 것이냐?
이상궁 : 예, 마마
상궁의 말이 불공을 마치시려면
두 시각은 더 있어야 한다 하옵니다.
어찌 하올까요? 마마
먼저 환궁할 채비를(하는데)....
혜빈 : (OL)아니다.
내 중전과 함께 돌아가는 것이 좋을 듯하구나..
혜빈, 가만 법당 쪽을 돌아보면..
멀리 불공을 드리는 효의의 모습이 보이
고.
이상궁 : (법당을 보며) 벌써 한 달 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의빈마마의 쾌유를 기원하며 삼천 배를 올리고 계시
니
중전마마의 정성이 참으로 대단하시옵니다.
혜빈 : .......(짠한 얼굴로 바라보고)
#4. 동. 법당 안. 낮
효의, 정성을 다해 절을 올리고 있다.
보면 간절한 마음에..어느새 눈가가 촉촉
이 젖어들고
있는 효의.
효의, 진심어린 마음으로 대웅전 안의 불
상을 바라보며..
효의(마음의 소리) 기원 하옵니다.
....이렇게........두 손 모아......간절히 기원 하옵니
다.
의빈을 지켜주십시오.
그 사람을....부디 지켜주십시오.
효의, 절실한 얼굴로 그렇게 정성을 다
해...
절을 올리고...
#5. 송연의 처소 마당. 밤
산이 박상궁 등 수하를 거느리고 온다.
보면, 초비가 산에게 다가와 예를 표하는데..
초비 : 전 하
산 : 의빈은 어찌하고 있느냐?
초비 : 내내 통증으로 힘겨워 하시다가
방금 전...겨우 침수에 드셨사옵니다.
산 : ....!....
#6. 동. 처소 안. 밤
문이 열리고 핏기 없는 표정의 송연이..겨
우
잠이 들어있다.
산, 눈시울 붉어진 채 그런 송연을 보다
가...
가만...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쓸어
넘기고...송연의 손을. ..잡아 쥔다. 산...간절하고 절
박한 마음에..눈물이 맺혀오는데..
산 : ..송연..아...
산....눈물 어린 채..두렵고도 절박한 심정
으로 송연을 보고..
#7. 궐 일각. 낮
산이 남사초 등을 대동하고 다급한 얼굴
로 가고 있다.
#8. 내의원 일각. 낮
한쪽에선 탕약이 다려지고...
내의원 의관들과 의녀들, 분주히 움직이
는 모습들이
보여진다.
보면 한쪽에서 어의와 중갓을 쓴 의원 하
나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오는 산...이들, 산을 보고
급히 예를 갖추는데..
어의 : 전하..
산 : 정읍에서 왔다는 의원이 이 자인가?
어의 : 예 그렇사옵니다. 전하
의원 : (조아리면)
산 : (....!!....) 그래...의빈의 맥은 살펴보았는가?
어떤가? 나을 방도를 찾을 수 있겠는가?
의원 :
한 호흡 하고..
산, 간절함, 기대감 어린 얼굴로 바라보고...
#9. 궐 다른 일각. 낮
욱이가 오군관과 함께 일각으로 오고 있
다.
사색이 되어, 다급히 오고 있는 욱의 모습.
그때 한쪽에서 오던 대수. 그런 욱을 발견
하고..
욱도 대수를 보는데...
욱 : 나으리..!
대수 : (힘겨운 표정, 겨우..미소 지어 보이며) 왔느냐?
욱 : ...!...(흔들리는 눈빛)
대수 : 가자! 마마께서 기다리고 계신다.
#10. 송연처소. 낮
송연, 소복 차림..핏기 없는 얼굴이다. 초
비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에 앉는데...
그때 보면, 안으로 욱이가 들어선다.
욱, 병색이 완연해진..초췌한 송연의 모습
에 가슴이 무너질 듯 충격을 받는 얼굴인데....
송연 : 욱..아
욱 : ...마..마...
송연 : (힘겨운 와중에도, 미소 지어 보이고)
욱 : ....!!....
송연 : (초비에게) 됐으니...자넨, 이만 물러가보게
초비 : 또 통증이 느껴지시면 바로 소인을 찾으셔야하옵니다 마마
송연 : 알겠네....그리 할테니 걱정 말게
초비 : (걱정 어려 보고, 나가면)
송연 :...왜 그리 서있는 것이냐?
어서 앉거라.
욱 : (눈물 어린 채 자리에 앉고)
송연 : (가슴 아프게 보다가)...내가 참...나쁜 사람이로구나.
내가 너한테도...공연한 상심만 안겨 준 게야.
욱 : 이것이....어찌된 것이옵니까? 마마
어찌 마마께....이처럼 망극한 일이.....
송연 : 욱..아...
욱 : (고개 떨 군 채, 어깨를 들썩이는데)
송연 : (가슴 아프지만, 밝게) 바보같이....
어찌 울음부터 보이느냐?
난 괜찮다 그러니......울지 말거라 욱아.
욱 : 마..마...
송연 : (미소를 잃지 않고 바라보고)
#11.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홀로 참담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그런 산의 위로...
의원(소리) 아마도....어려울 듯하옵니다. 전하
#12(회상) 내의원 일각. 낮
산, 어의와 사가의 의원과 있다.
산 : ...어려울 것......같다니?
내 분명 자네가 정읍에서 장결병에 걸린 병자를 치유했다 들었
네!
의원 : ......
산 : 이보게...!
의원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소신이 처방을 쓰기엔...이미 의빈마마의 환후가
너무 깊사옵니다 전하.
산 : (...!!....) ..그래서, 무엇인가?
자네도.....못하겠다는 것인가?
다른 의원들처럼 자네도....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야?
의원 ;...
산 : 이보게!
의원 : (꿇으며)소인을 죽여주시옵소서 전하.
산 : ...!!...
#13.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참담함..그리고 가슴 아픈 절망감이 어
린다.
어찌하면 좋은가...고통스럽게 눈을 감는
데...
그러다가 산, 갈등이 어리는 얼굴로 한쪽
에 놓여진
어떤 서책을 든다. 보면 의서인 듯한 서
책...
사람의 해부도 같은 것들이 그려져 있
고...
산, 그것을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그때, 남사초가 ‘전하, 남내관이옵니다’
하는 소리. 산..착잡한 시선을 들면...남사
초, 안으로 들어와서.
남사초 : 전하 의빈마마의 아우가 들어있사옵니다.
산 : ...!...
산, 보면...안으로 욱이가 들어선다.
욱 : (예를 표하고) 전하
산 : ...왔...는가?
산, 흔들리는 눈빛. 가슴 아픈 표정을 욱
을 바라보는데...
(시간경과)
산과 욱이가 있다. 욱이는 서 있고...
산 : .....의빈은, 만나보았는가?
욱 : 예...전하..
산 : 하루가 다르게.......용태가 나빠지고 있네
그런데도......
이 나라의 의원들은
더 이상.......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하더군.
욱 : ...!!...
산 : (고통이 어리는 표정, 입술을 깨문다)
하지만...난...
이대로 의빈을 잃을 순 없네.
절대로.....절대로 그럴 수는 없어.
욱 : ....!!....
산 : 조선의 의원들이 못하겠다면....
다른 곳의 의원이라도 불러올 것이네
그게 누구든.......의빈을 살릴 수만 있다면....
그들을 데려올 작정이야.
욱 : ...전..하...
산 : ...실은 그 때문에.......
자네를 따로 보자 청한 것이네.
자네라면....그들에 대해 아는 것이 있을테니까 말이야.
욱 : (멈칫....) ...그들...이라니요? 전하.
...그것이...무슨 말씀이시온지요?
산 : .......
산, 굳은 표정..대답 없이 자신이 보던 의
서를
내려다보는데....
#14. 규장각. 외경. 밤
조용한...
#15. 규장각 제조집무실. 밤
산과 정약용 남사초 채제공 그리고 대수
가 있다.
이들 모두 산의 이야기를 듣고 당혹한 얼
굴들인데...
남사초 : (당혹..!!)....전하...
지금, 서양의 의술을 쓰시겠다 하셨사옵니까?
산 : 그렇네.
지금 청국엔, 서양의 의술이 전파되어있다 들었네.
그리고 내 확인해 보았더니....
천주학을 전파하기 위해 청국에 들어온 자들 중에...
분명, 의술을 익힌 의관들이 있다 하더군.
다들 : ....!!....
이들, 산의 말에 당혹해한다...
그러나 산..결연한 얼굴로 이들을 보는
데....
채제공 : (당혹스럽다)...서양의 의술이라면
소신도 조금 들은 바가 있사옵니다. 전하
하오나 그 치유라는 것이......
칼을 몸에 대어 살을 찢고 장기를 도려내는 등.....
차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참담한 것들이라 들었사옵니다.
산 : 저들의 치유 방도가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허나 그들은 분명 그 방법으로
반위나 장결병 같은 위중한 병을 치유하고 있습니다. 대감!
다들 : ...!!!....
정약용 : 그것은 소신도 들은 바가 있사옵니다. 전하.
능시(자막: 얼음)를 쓰거나, 혼절하는 약재를 써
병자의 고통을 감한 뒤......
병이 번진 장기를 도려내
그 뿌리를 잘라내는 것이 저들의 의술이라구요.
산 : (OL) 그렇네.
물론 이는.......분명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네.
허나, 얼마 전 청국을 다녀온 역관 장충석은
그곳에서 서양의 의관이...
그와 같은 치료로 위중한 장결병 병자를 낫게 하는 것을
보았다 했어!
다들 : ....!!....
남사초 : 하, 하오나 전하...
설령 그것이 사실이라 한들...
의빈 마마께오선 왕실의 후궁마마이시옵니다.
마마의 몸에 칼을 댄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왕실과 조정 중신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 옵니다(하
는데)
산 : (OL) 상관없네.
다들 : ....!!...
산 : 어떤 방도로든 의빈을 살릴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것도 난 상관치 않을 것이야.
다들 : ...!!...
산 : ......
산...결연한 표정이 어리고...
보면 대수..조금 두려운...걱정이 어린 얼
굴로 산을 바라보는 데...
#16. 산의 서재 집무실. 밤
산과 대수가 있다.
산 : 니가...청국으로 가 주겠느냐?
대수 : ....!!...
산 : (깊은 눈으로 바라보는데)
대수 : (걱정이 된다)......정말...그리하실 작정이십니까? 전하
소신.....의술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은 없사옵니다.
하지만 칼로 몸을 찢고 장기를 도려내다니.......
그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 아니옵니까?
산 : 두려운 게로구나.....
대수 : (멈칫) ....!.....
산 : 그래.....
사실은 나도 그렇다 대수야.
나도 이리하는 것이....두려워
대수 : (당혹)...전하...?
산 : 하지만 그보다......
나는 이렇게 하루하루가 가는 것이 더 두렵다.
이대로 내일이면 송연이를 잃을까.......
난 지금 그것이 더 두려워.
대수 : ....!!.....
산 : ....이것이 어쩌면...
송연이한테 남은 유일한 희망일 지도 모른다..
그러니...니가 가주겠느냐..대수야....
니가 가서....그들을....데려와 주겠느냐?
대수 : ...전...하.....!
산 : (깊은 눈, 간절함 어려 바라보고)
#17. 동. 앞. 밤
대수가 굳은 표정..결연한 얼굴로 나온다.
그런 대수의 위로....
산(소리) 이것이 어쩌면...
송연이 한테 남은 유일한 희망일 지도 모른다.
그러니.......니가 가주겠느냐? 대수야.
니가 가서.......그들을 데려와 주겠느냐?
눈시울 붉어지는 대수, 표정에...결심이 어
리는데.
#18. 도화서 일각. 낮
이천이 정신없이 뛰어간다.
#19. 동. 대화실. 낮
탁지수를 비롯한 감사용 미수 시비 세모네
모 연지 등 다모들 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는데..
이천이 들어온다...
탁지수 : 이보게...! 그래, 알아보았는가..?
이천 : 아무래도...자네 말이 사실인 것 같네..!
내 달호를 통해 알아보니...
정말, 전하께서 박중군 나으릴 보내 서양의관을 데려오신다
하네.
다들 : ...!!...
이천 : 그치만, 이건...전하께서 은밀히 추진하시는 일이라니...
모두, 비밀을 지켜야 할 게다...알겠냐?
미수 : 그럼, 어떻게 되는 거에요 나으리.
청국에서 의관들이 오면, 마마께서 소생하실 수 있는 거에요?
이천 : ...그거야 장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일전에..청국에 다녀온 역관도...
그곳에서 다 죽을 지경이 된 장결병 병자가 낫는 것을
봤다고 하더라..!
세모 ; 어머머.. 그게 사실이구나!
연지, 시비 네모 : 정말.. 정말이구나...
탁지수 : (아...!!) ...제발...그리만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양놈들이 아니라 왜놈들이 오더라도....
우리 마마께서 사실 수만 있다면....
이천 : (OL)자자! 모두들 희망을 가져보세.
우리 마마께서 이리 허망히 가실 리가 없지 않는가?
분명....기적이....생길게야...!
감사용: 그래 그렇네 좋은 일이 생길걸세...
다들 : .그래요 그래.....!!!..
제발..그리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들
#20. 송연의 처소. 낮
송연, 초비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송연 : ....뭐어? 그래서...전하께서 청국으로 박중군을 보내신다
고?
초비 : 예, 마마...!
이 때, 밖에서 ‘마마, 박중군께서 뵙기를
청하옵니다’
하는 나인의 소리 들리고..
송연..당혹한 얼굴로 시선 던지는데.....
#21. 장용위 앞. 일각. 낮
말이 준비되어 있고..한쪽에선 군관들이
분주히 오가며
그 말에 짐을 싣는다. 보면, 한쪽에는
달호 강석기
서장보가 있는데...
서장보 : ...하지만...칼로 몸을 째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
중신들이 난리를 치는 거야 둘째치더라도.......
만약 그러다...마마께서 잘못되시기라도 하면 어쩔려구?
강석기 : 허나, 내 듣자하니 서양의 의술이
그리 허황된 것만은 아니라 하네.
더욱이 우리 의관들이 모두 손을 놓은 마당이니.......
어쩌면 그것이......마지막 방도일 수도 있지 않은가?
달호 : (OL)그건.....강중군 나으리의 말씀이 맞습니다.
그게 만약 방법이 될 수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우리 마마는.......우리 마마는 살려야
합니다.
다들 : (걱정 어린)
#22. 송연의 처소. 낮
송연과 대수가 있다.
대수, 결연한 얼굴이고..송연, 착잡한 얼굴
로 보고 있는데...
대수 :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마마..
소신, 쉬지 않고 달려가 저들을 데려올 것이니..(하는데)
송연 : (O.L) 아니 그러지마 대수야!
대수 : (멈칫)
송연 : 부탁이야.......가지마!! 전하껜 내가 말씀드릴테니..(하는데)
대수 : (O.L. 그게 무슨 말이냐) 마마!
송연 : 부질없는 짓이야......소용없는 일이라구....
난 이미 늦었어 대수야.
대수 : 늦었다니요? 그것이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마마!
송연 : (OL)이러지마 대수야.
너도 알고 있잖아?
전하께.......더 이상 부질없는 희망을 드리고 싶지 않아.
대수 : ...마..마...!
송연 : 모르겠니? 힘 겨우실 거야.....
그렇게 또 다시 희망을 품게 되는 것이.......
전하께 더 힘든 일이 될 수도 있다구..
그러니 차라리.....하루라도 더 빨리 포기하는 것이 전하께
더..(하는데)
대수 : (O.L)포기라니요!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마마
송연 : 대수야..
대수 : 전하께 마마가 어떤 분인지.....잊으셨습니까?
전하께서 하루하루를.......어떤 마음으로 버티고 계신지......
정말 모르시옵니까?
송연 : .....!!....
대수 : 마마를 살리실 거란 일념으로...
그 마음 하나로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계십니다.
.....저는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것이 전하를 버티시게 한다는 걸요.
그것마저 잃게 된다면....
한순간도 숨조차 쉬기 힘들 것이라는 걸요.
송연 : ....!!....
대수 : 그런데 어찌 마마께선.......스스로를 포기한다 하십니까?
어찌 마마께선
그것을 부질없는 짓이라 하십니까?
송연 : ..대수야!
대수 : 소신....목숨을 걸고 죽을힘을 다해 달려갈 것입니다.
하루도, 한시각도 쉬지 않고 달려가......
반드시 마마를 치유할 의관을 데려올 것입니다!
그러니 기다려 주십시오. 마마
그때까지 제발.....조금만 더 힘을 내 버텨주십시오.
송연 : ....!!....
대수 : (눈물 어려 보고)
송연 : .......
#24. 궐문 일각. 낮
궐문이 열리고...대수와 군관들이 가열
게 말을 달려 나간다.
#25. 거리 다른 일각. 낮
정신없이 말을 달려가는...대수의 결연한
모습...그 위로...
산(소리) 시간이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달 그믐까진 돌아와야 할 것이다.
.....부탁한다 대수야!
#26. 송연의 처소. 낮
송연, 망연한 얼굴로 앉아있다. 그런 송연
의 위로...
대수(소리) 전하께선, 마마를 살리실 거란 일념으로...
그 마음 하나로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계십니다...
대수(소리) : ....저는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것이 전하를 버티시게 한다는 걸요...
그것마저 잃게 된다면....
한순간도 숨조차 쉬기 힘들 것이라는 걸요.
송연 : ....!!....
대수(소리) : 그런데 어찌 마마께선......스스로를 포기한다 하십니
까?
어찌 마마께선
그것을 부질없는 짓이라 하십니까?
송연, 몸의 통증보다 더욱 저리게..가슴이
저며 온다.
송연 : ....전...하.....
눈을 감는 송연의 눈가로..아픈 눈물이 한줄기 흘러내
리고..
#27. 대전. 밤
산, 떨리는 마음으로 앉아있다.
두 손을 모아...간절한 마음으로 그렇게 앉
아있는 산...
그런 산의 모습이 아련하게 비춰지고...
#28. 역참 일각. 밤
대수와 군관들이 말을 달려와 멈춰 선다.
대수, 황급히 내리면...
역참의 사령들이 급히 새로운 말을 가져온
다.
대수, 기다릴 것도 없이..다시 그 말 위에
올라타는데..
오군관 : 나으리 벌써 이틀을 쉬지 않고 달리셨습니다.
조금이라도 눈을 붙이셔야..(하는데)
대수 : (O.L) 지체할 시각이 없다.
난 먼저 의주로 갈 것이니...그곳 역참에서 보자. 알겠
느냐?
오군관 : 예에 나으리...!
하는데, 대수, 더 듣지도 않고 말머리를 돌
려
그대로 달려가고....
#29. 거리일각. 새벽
멀리...어스름하게 동이 터오는 하늘...
드넓은 평원 위로..
쉼 없이 말을 달려가고 있는 대수의 모습
이 비춰지는데...
#30. 궐 일각. 낮
초비가 급히 가고 있다.
#31. 송연의 처소 앞. 낮
초비, 처소 앞으로 급히 오면..나인들이 예
를 갖춰 맞는다.
나인 : 마마님...
초비 : 대체, 그게 무슨 말이냐?
마마께서 당의를 내오라 하셨다니...!
초비, 놀라고 당혹한 얼굴이 되는데...
#32. 동. 처소. 낮
당의를 입은 송연, 자리에 앉아..
옷고름을 매고 있는데..힘겹지만...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때 안으로 화급히 들어오는 초비.
그런 송연을 보고 경악한 얼굴이 된다.
초비 : 마마...! 이게 .무슨 일이시옵니까?
어찌 누워계시지 않고 거동을 하려 하십니까?
송연 : 괜찮네
그럴 만하여 일어난 것이니.....소란 피울 것 없어.
초비 : 하오나 마마...(하는데)
송연 : (O.L) 내 일부러 그런 것이네.
그리 누워만 있다 보면....다신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아 말이
야.
초비 : ....!!......
송연 :그래서 이런 것이니 그냥 눈감아주게.
내 무슨 일이 있어도...자릴 털고 일어나야하지 않겠는가?
초비 : 마..마...?!
송연 : 그렇잖아도 자넬 부르려 했는데 마침 잘되었네.
내 긴히 필요한 것이 있으니
잠시 도화서에 다녀와 주게 양상궁..
초비 : 도화서를요? 마마!!
송연 : (그렇다는 듯..끄덕이며 보고)
#33. 산의 서재 집무실. 낮
산, 남사초와 있다. 산, 놀라 자리에서 벌
떡 일어선다.
산 : 대체 그게 무슨 말인가?
의빈이 처소 밖으로 거동을 했다니...!!
안정을 취해야 할 사람이 움직이도록 내버려두다니...
대체 처소의 나인들과 의관들을....
뭘 하고 있었단 게야?
남사초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의빈마마의 뜻이 워낙 완고하셔서...
저들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하옵니다. 전하
산 : ....!!....
남사초 : 그리고
의빈마마께오서
전하께..... 부용정으로 납시어달란 말씀을 전하라 하셨다
하옵니다.
산 : 뭐어.....?!
산, 대체 무슨 일인가..놀라고 걱정이 되
는 얼굴이 되고.
#34. 궐 부용정 누각. 낮
궐 안의 누각 일각. 초비를 비롯한 송연 처
소의 나인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종이와 붓, 안료
들을 한쪽에 챙겨놓고
있다. 보면 송연...그런 이들의 모습을 지
켜보고 있는데..
그때, 한쪽에서 급히 오던 산...
그런 송연의 모습을 발견하고..
산 : 송연아..!!
송연 : (멈칫, 돌아본다) ...전..하...
산 : 어찌된 것이냐?
어찌 처소에 누워있지 않고 바깥 걸음을 한 것이야?
송연 : ....전하....
산 : .....!!.....
산, 종이와 안료들을 보며..당혹해하고...
송연, 그런 산을..괜찮다는 듯 담담히..바
라보는데...
#35. 동. 전경. 낮
초비와 남사초를 비롯한 내관 나인들..물
러나 있는
모습이 보이고...
#36. 동. 누각. 낮
산과 송연이 누각에 있다.
산 : (당혹스럽다)
...내 어진을 그리겠다니....그게, 무슨 말이냐? 송연아
송연 : (미소 띤 채 담담하게)이것이 제 오랜 꿈이었습니다. 전하
전하의 모습을......매년 제 손으로 그려드리는 것이요.
그렇게 세월이 흐를수록 깊어져 가는 전하의 용안을...
제 마음에 담듯
화폭에도 담고 싶었습니다.
산 : ....!!....
송연 : ...그러니 비록......왕실의 법도에 어긋나는 일임은 알지만
부디 윤허해주십시오 전하.
산 : 하지만 이건....당치 않은 일이다 송연아
네 어찌 그토록 쇠약해진 몸으로 붓을 들겠다 하느냐?
내 어진을 그리는 것이라면...
몸을 회복한 후에 해도...(하는데)
송연 : (O.L)전하! 신첩 이것을, 신첩의 희망으로 삼겠습니다. 전
하.
산 : (멈칫, 한다..)
송연 : (밝고 의지어린 모습으로)전하께서
신첩이 치유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계시듯.......
신첩도....그리될 수 있단 희망을 품겠습니다.
산 : ....!!...
송연 : ...그리 하겠습니다. 전하.
포기하지......않겠습니다.
매일매일....전하의 용안을 그리며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렇게 쓰러지지 않고....살아내겠습니다 전하.
산 : ...송..연아....
송연 : (간절한)그러니......
신첩을 위해 전하께서도.......한가지만 약조를 해주십시오.
산 : ....!!....
송연 : (결연하고 의지어린)....만약 어떠한 일이 닥치더라도.......
이겨내실 거라...견뎌내실 거라 말씀해주십시오.
신첩이 전하를 생각하며 이 순간을 포기하지 않았듯이.......
전하께서도......
전하의 곁에 남겨진 신첩의 마음을 생각하며
꼭 그리해주실 거라.......약조해주십시오 전하.
산 : (...!!...) ...송연아..!
송연 : 그것뿐입니다.
신첩이 바라는 것은.....오직 그것뿐입니다 전하.
그러니 전하....
부디 신첩에게......그리해주실 거라 약조해 주십시오.
산 : ....!!....
송연 : (간절함 어려 바라보는데)
산 : (눈물이 맺혀 떨려온다) ....그래....그리하마.
송연 : ....!!...
산 : 이겨내겠다...견뎌내겠다
내 반드시 그럴 것이라......너에게 약조하마.
송연 : 전하....!
산 : ........
산, 눈물이 가득 고여..송연을 바라본다.
그러다가...그런 송연을 가만히..품에 안
는 산..
산의 눈에서...눈물이 흐르고...
그런 산의 품에 안긴 송연도...눈물을 흘리
는데....
그 위로....(몽타쥬)
정성스럽게 화폭에 담겨지는 산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보면.....송연, 안료를 묻혀...
힘겨운 와중에도..한 획 한 획..정성을 다
해 산을 그려나가고.
그리고, 눈물 고인 채...그런 송연을 바라
보는 산..
이 순간이...영원할 수 있을까...
이 순간이...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두 사람...그렇게 화폭을 사이에 놓고...
서로를...애틋한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그 위로...두 사람, 어린 시절, 처음 만났
던 순간이 회상되고...
#37. 송연의 처소. 밤
그림을 그리고 있는 송연의 모습...
그 위로...다시...스쳐가는 두 사람의 지난
기억들...
송연, 평생의 가장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
듯...
입가로는 아련한 미소가 번져오고....
#38. 동. 밖 마당. 밤
산, 늦도록 불빛이 새어나오는 송연의 처
소 밖에서..
아련한 표정으로 서 있다..그런 산의 위로
떠오르는...두 사람의 추억....
#39. 송연의 처소 안. 밤
송연, 힘겨움을 느낀다....잠시 붓을 놓
고...
한쪽에 놓여진 함에서.....산이 주었던 술
띠를 꺼내본다..
송연, 입가로.....흐릿한 미소가 번진다..
송연, 그것을 한손에 꼭 쥐고....
다시 붓을 들어...산의 초상을 그려가기 시
작하는데....
#40. 궐. 일각. 낮
석기와 장보를 비롯한 장용위의 군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보면 한쪽에서 김상궁이 그 모습을 걱정과 긴장이
어려 바라보고 있고....
#41. 효의 처소. 낮
효의가 초조한 얼굴로 있는데, 그때 밖에
서
김상궁이 ‘마마, 김상궁이옵니다’ 한다.
효의 : 들게.
김상궁, 급히 안으로 들어오면..
효의 : 그래, 어찌들 하고 있던가?
김상궁 : 지금 장용위의 군사들이.....
도성 밖 박중군이 오는 길목으로 떠날 차비를 하고 있었습
니다.
그곳에서......박중군과 서양의 의관을
호위해 올 것이라 합니다. 마마
효의 : 그믐이 내일이네.
그때까지 당도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던가?
김상궁 : 그것까진...소인도 알지 못하겠사옵니다. 마마.
하온데......서양의 의관이 들어온다 한들
마마를 치료할 수 있겠사옵니까?
분명 왕실과 조정에서 가만있지....(하는데)
효의 : (OL)그것은.....나중에 생각할 일이네.
정말 만에 하나라도 이것이 방도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을 해봐야한다는 전하의 뜻이 옳다고 믿네.
지금 중요한 것은 의빈의 목숨이 아닌가?
#42. 송연 처소. 낮
송연, 병색이 완연한 파리한 모습이다..
어의와 의관들, 긴장 어린 얼굴로 송연의
몸에 시침을 하고..
이내, 그것을 빼고 있는데...
초비, 송연이 몸을 일으킬 수 있도록 부축
해주고...
어의 : 마마...좀 어떠하시옵니까?
송연 : (힘들지만, 애써) 괜찮...네...견딜만...하네....
하는데..그때 밖에서 ‘중전마마 납시옵니
다’
하는 소리가 들리고 안으로 효의가 들어선
다.
송연 : 마마...
효의 : (어이에게) 용태는 어떤가?
의관 : (걱정이다) 맥이...많이 약해지셨습니다.
효의 : ...!!....
송연 : 저는, 괜찮습니다 마마...심려하지 마십시오..
효의 : 의빈....
송연 : (괜찮다..웃어 보이는데)
효의 : (손을 잡으며) 이제 곧, 청국에서 박중군이 당도할 것이네.
그러니, 조금만 더 기운을 내주게.
송연 : .....!!....
효의 : 자넨 전하의 동무만이 아니네.
이젠 내 벗이기도 하네.
그러니 나를 생각해서라도 힘을 내주게 의빈.
송연 : (...!!...감격) 마마.
효의 : (눈물 어려 보고)
#43. 궐. 일각. 낮
산, 석기와 장보...그리고 군관들이 있는
가운데...
산, 이들에게 긴박하게 명을 내린다.
산 : 자네들은, 박중군이 도성에 이르는 즉시
파발을 보내 궐에 이 사실을 알리고...
그 경계를 맡아 그들을 무사히 궐로 호위해야할 것이네.
강석기 :예에
서장보 : 예, 전하.
산 : .......
#44. 주막. 낮
옷을 갈아입은 달호가 짚신을 신고 있고
그 옆으로 막선이
초조한 얼굴로 있다.
막선 : 그래서, 당신도 거길 따라나서겠다구요?
달호 : 그래......맘이 불안하고 초조해서
도저히 안 되겠어.
나도 도성 밖으로 가서 대술 기다리려구.
막선 : ...아니 그게 며칠이나 걸릴 줄 알고..
궐에 얘긴 한 거야..? 그러다 쫓겨나면..(하는데)
달호 : (O.L) 아 지금, 마마께서 오늘 내일 하시는데
쫓겨나는 게 문제야?!
달호, 긴장 어린 얼굴로 봇짐을 둘러매고
일어서고...
#45. 도성 일각. 낮
강석기와 서장보..그리고 장용위의 군사들
이
달려 나가고...그 뒤를 봇짐을 둘러맨 달호
가..
종종 걸음 쳐 뛰 듯이 쫓아가고 있다.
달호의 표정...절박하고....
#46.역참 일각. 밤
서장보, 군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면...
군관들, 예..하고 움직이고...
그때 한쪽에서...강석기가 온다.
강석기 : 아직, 이곳을 지나치진 않았다 하네..
서장보 : (휴..초조하다) 이제 반점만 지나면 그믐이네.
제발 대수가 아무 일 없이 돌아와야 할텐데...
강석기 : 올 것이네.
그믐까지 돌아 오겠다 했으니......
박중군은 분명 죽는 한이 있어도 그리할 것이야.
서장보 : ....!!....
#47. 대전. 밤
산, 밤이 늦도록 초조한 얼굴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48. 역참 일각. 새벽
동이 터오고 있다.
#49. 산길 일각. 새벽
달호가 산 중턱 언덕에서,,멀리 아래를 내
려다보며..
초조해하고 있다.
달호 : .....대수야....빨리 좀 와라...제발...제발 빨리 와라....
달호, 긴장되 발을 동동 구른다. 그러다...
순간
멈칫...하는 달호. 뭔가를 발견한 듯...눈
이 동그레지는데...!!
#50. 역참 일각. 새벽
석기와 장보를 비롯한 모두들..초조한 얼
굴로 있다.
장보는, 한쪽에서 군관들에게 아직, 보이
지 않느냐..
이런 말을 하고 있는데..그때, 한쪽에서 달
호가 소리치며 달려 온다.
달호 : 옵니다..! 옵니다 나으리..!!
대수가...오고 있습니다 나으리...!!!
다들 : .....!!!.....
#51. 동. 일각. 새벽
석기와 장보, 달호 등 역참 밖으로 뛰쳐나
온다.
보면 저 멀리 말을 탄 대수가...이곳을 향
해 오는데...
서장보 : 대수네..! 저기, 대수가 오네..!
강석기 : (역시 밝아진다)
서장보 : 잠깐...근데 뭔가...어찌 혼자 오는 게야...?
달호 : 예에...?!
보면 대수...말을 달려와 멈추고는 이들의
앞으로 내려선다.
대수, 퀭한 눈에 상한 얼굴이 몹시 힘든 여
정이었음을
느끼게 해주는데...
대수 : 나으리...삼촌..
다들 : ....!!....
강석기 : 근데, 어찌된 것이냐? 어찌 너 혼자 온 것이야?
달호 : 의관은 이놈아...결국, 못 찾은 거야?
대수 : 아니야 삼촌 아닙니다 나으리들.
의관은 오군관과 함께 곧 당도할 것입니다.
같이 오려고 했는데.....너무 무리한 여정이라 힘겨워 하길
래.....
그리하게 했습니다.
전, 우선 사실을 알려야할 거 같아 먼저 출발했구요.
다들 : ....!!....
서장보 : 그럼, 의관을 데려왔단 말이냐?
대수 : 예 그 자가 바로 얼마 전...장결병을 치유했다고 합니다.
아마 진시면, 이곳에 당도할 것입니다..
다들 : ....!!....
강석기 : (옆의 군관에게) 어서 궐에 파발을 보내
전하께 이 사실을 전하거라.
늦어도 미시까진......우리가 궐에 당도할 것이라고 말이야.
군관 : 예...나으리...!
군관, 다급히 한쪽으로 가면...
서장보 : 애썼다 대수야..정말 애썼다..
대수 : 근데...마마는요? 나으리....아직무사하신거죠?
대수, 간절한 얼굴로 보고...
#52. 송연의 처소. 낮
비어있는 송연의 처소...
#53. 궐. 일각. 낮
나인들 누각 아래 있고...
송연, 힘겨운 얼굴..그러나 의지어린 모습
으로...산의 어진을
완성하고 있다. 보면, 그 옆으로 산의 술띠
가 놓여져 있는데...
그때...
초비 : 마마..안색이 너무 안 좋으십니다. 이만 안으로 드시지요.
송연 : 아니네. 이제 조그만 더 하면 완성할 수 있네....
초비 : (휴..걱정이 어리고)
송연 : (힘겹지만....최선을 다하려 애쓰는데)
그때 어디선가...세찬 바람이 불어온다.
그리고..그 바람이 술띠를 날려....하늘로
띄우는데....
송연, 멈칫...놀란다.
보면...순간...천천히....망연한 시선으
로....그것을 바라보는 송연.
#54.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초조한 얼굴로 서성인다.
산 : (남사초에게) 시간이 얼마나 되었는가?
남사초 : 사시이옵니다 전하...
산 : (불안하다) 역참으로 전령을 보내보게. 어찌 되었는가?(하는
데)
그때, 밖에서 ‘전하, 박상궁이옵니다’ 하는
소리.
산, 멈칫 보면, 안으로 급히 들어오는 박상
궁.
박상궁 : (건네며) 전하 의정부 역참에서 파발이 당도했사옵니다!
산 : (..!!!...) 어서 다오!!
박상궁 : (건네면)
산 : (급히 받아 펼쳐본다, 이내...점점 밝아지는 산의 얼굴)
#55. 송연의 처소 마당. 낮
산이 남사초등과 함께 처소 쪽으로 급히
오며..
산 : (밝다) 내의원의 손도 필요 할테니.
어서 이를 알리고 준비를 하라 하게.
남사초 : 예..전하..(하고 급히 가고)
산, 다급한 마음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56. 궐 일각. 낮
초비를 비롯한 나인들이...부용정 일각에
서..
뭔가를 찾는 듯..허리를 굽힌 채 살피고 있
다.
그때 한 나인, 초비한테로...
나인 :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습니다.
초비 : ...뭐어...?!
(어떡하지...) 귀한 것이라 반드시 찾아야한다 하셨는데...
초비, 큰일이라는 얼굴로 조금 떨어진 곳..
누각을
올려다본다. 그러다..멈칫, 하는 초비.
송연이.....보이질 않는 것이다...!
초비 : ...마마께서 어디 계시느냐?
나인 : 예...?!
초비 : 어찌된 것이냐? 마마께서 안 보이시질 않느냐?
그 말에 다들 사색이 되는데..그때, 산이
나인들과 함께
이쪽으로 온다. 이들, 산을 보고 놀라 예
를 갖추는데..
산 : 의빈이 이곳에 있다 들었다.
초비 : ...전...하...
산 : ....?!....(무슨 일인가...의아한 얼굴로 보는데)
#57. 궐. 일각. 낮
궐 안의 작은 숲....누각 근처. 누군가의 걸
음이 그곳으로
향하고 있다. 보면, 힘겨운 얼굴로 가뿐숨
을 몰아쉬며...
땅 아래를 조심스럽게 살피며 술띠를 찾
는 송연.
그때, 송연의 시선에..저 앞에...떨어진 술
띠가 보인다. 송연, 밝아진다...
다가가...그것올 들어 손에 쥐는데...
바로 그 순간...휘청...하며 흔들리는 송
연..
땅이 흔들리고...하늘이 움직인다.
모든 상이 흐릿하게 보여 지며...송연, 그
대로 의식을
잃을 것만 같은데...그때...! 그 위로...!
산(소리) 송연아...!!!
하는 산의 절박한 소리가 울리고
송연, 천천히 돌아본다.....그리고 나지막
히...‘전하...’하고
읊조리는데...
#58. 동. 일각. 낮
산이 정신없이 누각 주변을 헤맨다.
곁에선 초비등이 ‘마마, 마마’ 하면서 부르
고...
산 : 송연아...! 송연아....!
산, 엄습해오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두렵
고 떨려온다.
#59. 동. 일각. 낮
산이 송연을 부르며, 다급히 한쪽을 온다.
조금 떨어져
초비와 나인들도 있을 것.
그때...보면 저쪽에 송연이..손에 술띠를
꼭 쥔 채
힘겨운 얼굴로 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산 : 송연아....!!
송연 : (겨우 서 있는 것이다) ...전...하...
산 : (안도하며, 다가오는) ....대체....대체 어찌 된 것이냐?
그 몸으로 어딜 갔던 게야?
송연 : (술띠를 들어보이며) ....이것을...찾으러.....
하는데..순간, 송연의 몸이 풀썩 꺾이면
서..
산에게로 쓰러진다..!! 놀라는 산..!!
산 : ...송연아...!!!
초비 : 마마....!!!
송연 : .......
산 : (하얗게 질려온다) 송연아...왜 이러느냐? 송연아...
송연 : ...전...하....
산 : 송연아...!! 송연아...!!
(옆의 나인에게, 떨려오는 목소리) .....무얼....하고 있는 것이
냐?
어서...어서....의관을 불러오거라.
그 말에 초비와 나인들...사색이 되어 한쪽
을 가면..
산 : 송연아..정신을 차리거라!!
내 말이 들리느냐?
대수가 왔다...대수가 청국에서...의관을 데려왔어..!
송연 : (꺼져가는 흐릿한 의식인 채) ...그렇...습니까?
산 : 그래...! 그러니, 조금만 더 힘을 내거라.
이제 곧 저들이 당도할 것이니...
제발...제발 조그만 더...(하는데)
송연 : (눈물이 흐른다) ....송구합니다...전하.....
신첩....이대로 먼저.....
향이의 곁으로......가야할 것 같습니다.
산 : ....!!!....
송연 : ........
산 : 아....안 된다...그게 무슨 말이냐?
가다니...!! 니가 나를 두고 어딜 간단 것이냐?
안 된다 송연아....이렇게 갈 순 없다.
너 없인....살 수 없다.
나는....니가 없인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송연, 눈물 어린 채 떨려오는 손으로..산
의 뺨을 만진다.
송연의 손끝으로..뜨거운 산의 눈물이 만
져지는데...
송연 : 울지...마세요 전하.
제발....신첩으로 인해...아파하지 마세요...
산 : 송연아아...!!
송연 : ...약조를....
신첩과 했던 약조를....잊지....마세요. 전하.
신첩...전하의 곁에....
평생을....품어왔던 신첩의 마음을......두고 가겠습니다...
그러니.....이겨내시겠단 말씀....
...견뎌내실 거란...약조를....부디.....부디.....
하던 송연, 결국...이내..손을 떨구며..산
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순간...망연해지는 산의 눈동
자.
산 : 송연아....
송연 : ......
산 : ....!!....
산, 믿을 수 없다..이럴 수는 없다.
산...온몸이 떨려온다...떨리는 손으로...송
연의 뺨을 만지는 산.
산 : ....송....연아.....
송연 : ......
산, 송연의 숨이 끊겼음을 절감한다.
이제 어떠한 것으로도...그녀를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 산....떨리는 손으로....송연을 품
에 안는다.
그리고...눈을 감는 산.....
산, 터져 나오려는 오열을 삼키며...어깨
를 들썩인다.
그대로 심장이 녹아내릴 것 같은..고통.
산, 그렇게 송연을 안고..차마, 울음 소리
도 내지 못한 채...
온몸을 떤다. 그러다가....이내...송연
아...!! 절규하며...
가슴 아픈 오열을 쏟아내는데....
그렇게 송연을 품에 안은 채...고통스런 오
열을 토해내는 산의
모습....
#60. 궐. 일각. 낮
대수, 멍한 얼굴...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
로 남사초와 있다.
대수 : ......그게.......
그게...무슨 말씀이십니까? 상선 영감
마마께서......돌아....가셨다니요?
남사초 : (참혹하다)
대수 : ....!!...나으리.....?
남사초 : (뭐라 말을 해야 하는가) 대수..야....
대수 : (고개를 젓는다. 믿을 수가 없다)
...아니요....그럴 리가...없습니다...그럴 리가...없어요....
남사초 : ........
대수 : 의관을 데려왔습니다....
.......청국에서....마마를 살릴 의관을 데려왔다구요.
이제...궐에 다 왔는데......
이제...미시면.....당도할텐데.....
근데....돌아가시다니요?
......마마께서.....돌아가셨다니요?
남사초 : ....대수야....그만, 진정하거라..(하는데)
대수 : (잡으며) 아니요...아닙니다...나으리...
마마께선....기다리신다 하셨습니다.
제가 올 때까지...기다려준다 하셨다구요!!
그러니...그렇게 가셨을 리가 없습니다.
마마께선....마마께선......
하면서 대수, 치밀어 오르는 슬픔을 이기
지 못하고..
그대로 남사초를 부여잡으며 무릎을 꿇고
오열하는데....
#61. 궐 일각. 낮
효의가 멍한 얼굴로 다급히 오고 있다.
보면, 저 앞 송연의 처소..
초비를 비롯한 나인들이 처소 앞에서 오열
을 하고 있는데
순간...그 모습을 보며 충격이 어리는 효
의.
효의 : 의빈........
김상궁 : ...마마...
효의, 믿을 수가 없다...어떻게...어떻게 이
럴 수가...
효의, 가슴이 조여 오는 듯한 아픔...
커다란 두 눈에서...순간..뚝뚝...눈물이 떨
어지고...
효의, 터져 나오는 울음을 막으려고...입
을 막은 채...
그렇게...안타깝게 오열을 하고....
#62. 혜빈 처소. 낮
헤빈이 이상궁과 있다.
혜빈, 가슴 아프게 눈을 감으면..눈가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이상궁 : (눈물 어려) 마마....
혜빈 : 그리 고운 사람이....이리 허망히 가다니....
이상궁 : ........
혜빈 : ...내가...더 아껴줬어야 했네....
이토록....후회할 줄 알았다면....
내 생전에 그 사람을...더...아껴줬어야 했어...
이상궁 : 마마....
혜빈 : .......
#63. 도화서. 마당 . 낮
도화서의 사람들도, 모두 나와 눈물을 흘
리고 있다.
마마...마마...하면서 송연을 부르며 오열
하는 이들.
이천 탁지수 감사용 미수 세모 네모 시비 연지 등 등..
....보면, 박영문, 강두치도 눈시울 붉어진 채..이
들의 모습을
안타깝게 보고 있고.....
#64. 송연의 처소. 앞. 밤
초비를 비롯한 송연 처소의 나인들...울고
있는 처소 앞...
보면, 멀리 떨어진 곳....
대수가...멍한 얼굴로 눈시울 붉어진 채 있
는데...
대수, 눈물 어린..고통스런 얼굴로 처소를
바라다보며..
대수 (마음의 소리) ....멀리서 뵙는 것만으로도....족했습니다.
......그저.....그저...
전하의 곁에서 평생 행복하시기만을 바랬습니다.
헌데....어찌....이리 하실 수가 있습니까?
이제 저한텐......어찌 살라 하실 것입니까?
마마께서 아니 계신 세상에서....
이제 제가......어찌 살아야 하는 것입니까?
대수, 눈물이 떨어지고...
#65. 송연의 처소. 밤
송연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
보면 산...망연한 시선으로 그 곁을 지키
고 있는데...
그때,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서는 남사
초.
남사초 : 전하...이제 그만...가셔야 하옵니다...
산 : ........
남사초 : 전하...
산 : 조금만.....더 기다려 달라 하게...
내 아직...이 사람한테...할 말이 남아있어....
남사초 : ....!!....
남사초, 숙연한 얼굴로....물러간다.
이윽고..홀로 남는 산....
산, 마치 잠이 든 것처럼..곱게 눈을 감고
있는
송연을 바라보는데...그런 모습 위로...송
연의 다정하고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송연(소리) 울지 마세요 전하..
제발....신첩으로 인해......아파하지 마세요...
산, 눈을 감는다. 마음을 다 잡으려 애쓴
다.
그리고 한 편에 놓여진 술띠를 짚어들어..
본다.
그리고는....이내 그것을...송연의 팔에...
묶어주는 산...
송연을 바라보는 산...
입가로 번지는..가슴 아픈 미소..그리고 흐
려져 오는 눈동자.
산 : ....알고 있느냐?
내 어린 시절......니 손에 이 술띠를 묶어주었을 때
내 마음을......함께 묶었었다는 걸 말이다.
산.......모습.....
산 : .....그러니....가져가거라.
니 마음을.....내 곁에 두고 간다 했으니....
내 마음은.....
.....이렇게....니가 가져가거라 송연아.
산, 눈물로 앞이 흐려진다.
산 : 이제...향이를 만났느냐?
그곳에서....우리의 아이를....만났느냐? 송연아.
.....잊지 말거라....
니 눈 속에 내 모습을 담아갔으니......
.....나를 잊지 말고...꼭...기억해야한다.
그리고....기다려다오....
내 이렇게.....내 마음을 먼저 보낼 것이니...
내...너와 향이를 다시 만날 때까지.....
그곳에서 꼭...나를...기다려다오 송연아.
산, 울지 않으려 애쓴다.....눈물을 참으
며....
술띠가 메어진 송연의 손을 잡고....
그렇게 송연의 마지막을 지키는 산....
그런 산과 송연의 위로...두 사람..행복했
던 시간들...
향이와 함께 했던 짧은 기억들이 스쳐 지
나가고....
애틋하고 안타까운 산의 모습....
애달픈 그 모습이...오래도록 비춰지다
가.....
카메라....서서히 암전된다...
#66. 수원부 전경. 낮
화면 서서히 밝아지면.....수원부의 전경
이 펼쳐진다.
#67. 수원부 일각. 낮
정약용이 뭔가를 찾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
리며 한쪽에서 온다.
그러다가 행인 한 사람을 붙잡고..
정약용 : 저기 이 근동에 물레를 타는 집이 있다 하던데...
혹시 아시오?
행인, 의아한 얼굴로 보다가
이내 한쪽을 가리키며 ‘저쪽으로 가보십시
요’하고 가고.
정약용, ‘고맙소’ 하며 얼른 그쪽으로 걸음
을 옮긴다.
#68. 동 일각. 낮
정약용, 어느 집으로 들어서며 ‘계시오, 계
시오’하는데
아무 대답이 없다.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 보면..
마루 위에 다양한 모양의 물레들이 놓여있
는 것이 보인다.
정약용, ‘여기가 맞구나’하며 얼른 다가가
신기한 눈으로 물레들을 하나하나 살피는
데.
그때, ‘뉘시오’하는 소리 들린다.
정약용, 흠칫 보면 놀란 여자들이 대 여
섯 명이 서 있다.
정약용...얼른 자리에서 일어나고.
정약용 : (예의바르게) 주인도 없는 집에 함부로 들어와 죄송하오..
난 규장각 검서관 정약용이라 하오.
이 물레에 대해 몇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왔
소.
여자들, 의아한 얼굴로 보는데.
#69. 동. 다른 마루위 . 낮
여자들이 물레를 돌려 실을 감고 있다..
큰 물레바퀴가 돌면 괴 머리 판의 가락이
돌아
수월하게 실이 감기는 모습 보이고.
정약용, 여자1 옆에 앉아 그 모습을 유심
히 살피며...
정약용 : 그러니까 이 물레바퀴가 돌아가면
저 가락이 함께 움직이면서 실이 타진단 것이오?
여자1 : 예....여기 물레 줄이 연결돼 있어 쉽게 그리 됩니다.
정약용 : (자기 생각에 빠져) 일정하게 힘을 가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안전한 방도로군
여자1 : (무슨 일인가 싶어 보고)
정약용 : 저기 혹시 무례가 안 된다면
내가 이걸 직접 해봐도 되겠소?
여자1 : 예? 나으리께서요....?
정약용, 진지한 얼굴로 자리에 앉아서
물레를 돌려보기 시작하고.
여자들 그 모습을 보며..당혹한 채..뭔가
싶은데...
#70. 수원부. 정약용의 처소 마당. 낮
정약용, 앞에서 돌려보던 물레를 들고 들
어서는데
마당에 초조한 얼굴로 서 있던 서리..
정약용을 보고 얼른 다가온다.
서리 : 어딜 갔다 이제 오시는 것입니까, 나으리?
정약용 : 왜 그러는가?
서리 : 급히 성역소(화성 축성을 담당하는 임시 관아)로
가셔야 할 듯합니다.
지금 전하께서 미시부터 나으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정약용 : 뭐? (하다가) 맞다....오늘 미시에 보고가 있었지!!
정약용, 낭패감 어린 얼굴로 황급히 물레
를 넘기고.
정신없이 바깥으로 뛰쳐나가는데.
#71. 성역소 마당. 낮
남사초 등이 있고...정약용, 숨을 헐떡이
며 온다..
남사초 : 어찌 이제야 오는가?
정약용 : 송구합니다, 영감.
전하께선 안에 계시옵니까?
남사초 : 그렇네... 어서 들어가 보게..
정약용 : 예, 영감....
정약용, 숨을 고르고 문 쪽으로 다가가고.
#72. 성역소 안(숙위대장 집무실). 낮
문이 열리고...정약용, 조심스럽게 들어선
다.
그때, ‘어딜 갔다 이제 오는가?’하는 산의
목소리 들리고
정약용, 멈칫 놀라 고개를 들어 보면..
맨 윗자리에 앉은 산이...가만 고개를 들
어 정약용을 본다.
손에 서책을 든 산, 안경을 쓰고 있는데...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이 주변에 앉아 있
다.
정약용, 얼른 ‘전하’하고 예를 갖춘다.
산 : (담담하게) 자네한테만 기별이 늦은 것은 아닐테고
어딜 다녀온 것인가?
정약용 : 송구하옵니다, 전하.
급히 살필 것이 있어 인근 마을에 걸음을 했사옵니
다.
산 : 어서 앉도록 하게.
다른 검서관들의 보고는 모두 끝났으니
지금은 자네 차롈세.
정약용 : (그 말에 멈칫, 이런....빈손이다..! 낭패감 어리는데)
산 : 정 검서관?
정약용 : (난감하다) 송구하옵니다, 전하.
제가 급히 오느라...보고서를 처소에 두고 왔사옵니
다...
산 : 뭐?
정약용 : 지금 급히 가서 가져오겠사옵니다. 전하(하는데)
산 : (OL) 그럴 것 없네..
정약용 : 예?
산 : 자네가 살 핀 것은
축성 현장에 가서 직접 보면서 듣도록 하지
(안경을 벗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정약용 : .....!!.....
산 : (미소 짓고)
#73. 축성 현장. 낮
축성 공사가 마무리 되어 가는 현장.
20척이 넘는 웅장한 성벽과 그 위로 지어
진 다포식의 화려한 건물들 이 보이고. 그 중앙에
자리한 벽돌로 지어진 홍예문의 정교한 모습이 위
용을 더한다.
인부와 장인들이 벽돌과 석재, 흙 등을 옮
기고 쌓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산, 정약용, 남사초가 성벽 위를 걸으며 공
사가 한창이 모습을 직접 살피고 있다. 그 뒤로 대
수, 석기, 장보가 경계를 한다.
산 : 축성에 동원되는 장인과 인부들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어찌 되고 있는가?
정약용 : 석수, 목수, 와벽장과 같은 장인들은
4전 2푼씩 지급 하고 있고.
모군을 한 인부들은 2전 5푼씩을 지급하고 있사옵니
다..
산 : (고개를 끄덕이고)
정약용 : 나라의 공사에 부역(나라 일에 백성들을 강제 동원되는
것)을
동원했던 전과는 달리
이렇게 백성들을 임금을 주고 고용하니
공사가 훨씬 빠르고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사옵니다.
전하.
산 : 그래....부역이 오랜 법례라 해도, 그릇된 것이 있다면
마땅히 바로 잡아야지..
백성들이 생계를 버리고 나라의 일에 참여하는데
어찌 저들을 공으로 부릴 수 있겠는가?
산, 걸음을 옮기며 다른 쪽의 공사 진행을
살피고..
일행 그 뒤를 따른다.
그때....이들이 지난 자리에 구석에서 돌
을 쪼던 석공 하나가 보이고..석공, 고개를 들어가는 가는 산을
보는데 눈빛이 서늘 하다...
#74. 동. 일각. 낮
산, 정약용, 남사초, 대수, 석기, 장보가가
성벽에서 내려오고.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기다리고 있다.
산 : 헌데 유독 성벽 공사의 진척이 늦어지는 듯한데
어찌 된 일인가?
박제가 : 성벽이 높아질수록
돌을 더 위로 운반해야 하니
다른 공사에 비해 시일이 걸리는 것이옵니다. 전하.
산 : (흠..) 허나 그 문제라면
내 일전에 정 검서관에게 기기도설(기계에 관한 명나라 서책)
을 내려
방도를 강구하라 했네..
(정약용 보며) 어찌 된 것인가? 아직 방도를 찾지 못한 것인가?
정약용 : (조심스럽다) 그것이 조금 문제가 있사옵니다.
산 : ....!!....
#75. 정약용 처소. 마당. 낮
산, 정약용, 남사초이 오면..
7척이 넘는 거중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좌우에 녹로(물레처럼 생긴 바퀴)가 아
직 달려 있지 않습니 다)
그 주변에 공구와 목재들이 널려 있고.
정약용, 설계도를 들고 있다.
산을 비롯한 이들 모두 놀란다.
정약용 : 기기도설에 나와 있는 활차(도르래)를 이용한 것이옵니
다.
활차에 이리 줄을 엮으면 당기면
적은 힘으로 무거운 물체를 끌어 올릴 수 있는 것이
지요..
산 : 헌데 이제껏 보던 것과는 다르군...
활차라면 우물에 메어둔 것처럼 고정 시키는 것이 아닌가?
(아래쪽의 활차를 만져보며) 어찌 이리 움직이도록 만든 것인
가?
정약용 : 그건, 움직이는 활차가..
고정되어 있는 것 보다
절반의 힘으로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허니 이 기구를 사용한다면
40근 정도의 힘으로 2만5천근의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사옵니다.
산 : (놀랍다) 그게 정말인가?
정약용 : (좀 뿌듯하다) 예, 전하.
하여 소신......들 거에 무거울 중자를 써 ‘거중기’라
는
이름도 지어두었사옵니다.
- 자막 /거중기
산 : (의아한) 헌데 문제라는 건 대체 뭔가?
자네 말대로라면 이 거중기야말로 성벽 공사에
큰 효용이 있는 기구가 아닌가?
정약용 : (순간 멈칫, 난감하다) 그것이.......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아직.....안전...하지가 않사옵니다.
산 : 뭐?
정약용 : (난감하다)
#79. 동 성역소 안( 숙위대장 전용). 낮
산, 심각한 얼굴로 설계도를 살피고...정약
용, 그 곁에 있다.
산 : 이 기구를 활용하자면,
(설계도상의 고정도르레(소거) 옆으로 나온 줄을 짚으며)
반드시 이 줄을 양쪽에서 같은 힘으로 당겨야겠군...
그렇지 않으면 중심을 잡지 못해 떨어질 수밖에 없겠어..
정약용 : 그렇사옵니다, 전하
산 : (흠..고심어린)
정약용 : 허나 우선은 시간이 없으니
(중간 중간 매듭이 잡힌 밧줄을 내밀며)
이리 밧줄에 매듭을 지어 일정한 간격으로
당기도록 하는 것은 어떠시옵니까?(하는데)
산 : (OL) 그건 안 될 말이네..
그러다 줄을 놓치게 되면 어찌할 것인가?
그리되면 무고한 이들이 큰 변고를 당할 수도 있네.
정약용 : .....!....
산 : 이건 백성들의 목숨이 달린 일이네.
설사 시간이 더 지체되더라도
반드시 이를 보완할 방도를 찾아야해.
정약용 : 송구하옵니다, 전하.
소신....조급한 마음에...그것을 미처 생각지 못했사
옵니다.
산 : (따뜻하게OL) 아닐세.
자넬 책망하려 한 게 아니니 그리 말할 것 없네.
정약용 : ...전하...
산 : (가만 그러다가) 자 그럼......앞으로 닷새를 더 주겠네.
어떤가? 그때까진 방도를 찾을 수 있겠는가?
정약용 : ...예, 전하. 소신, 성심을 다해보겠사옵니다.
산 : .......
#77. 동 일각. 낮
민주식이 앞의 석공에게 뭔가를 전해 듣는
다.
민주식 : 알겠다...넌 계속 그곳을 잘 살피고 있거라.
석공 : 예, 나으리...(하고 가고)
민주식 : (차가운 눈빛)
#78. 궐. 정순 처소 앞. 낮
강상궁과 나인들 시립해 있다.
#79. 동. 처소 . 낮
정순과 최석주가 있다.
정순 : 수원부의 축성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니....
그렇다면 이제......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주상의 칼이 우리의 목을 향해 오겠군
요.
최석주 : (조바심난다) 어찌하실 것입니까? 마마..
상황이 이리 돌아가는데도
정녕, 보고만 계실 것이옵니까?
정순 : (굳은 표정, 말이 없고)
최석주 : 장용위가 장용영으로 개편되면서
주상께선 오군영을 무력화시키셨습니다.
그로 인해....수어청과 총융청의 반발이 크다 들었습니다.
마마.
정순 : 그래서요?
최석주 : 수어사와 총융사를 만나보십시오 마마.
주상께 반감을 갖고 있는 저들이...
분명 마마와 저희에게 힘을 보탤 것입니다..
정순 : ...!!....
최석주 : ..........
#80. 궐. 일각. 낮
산, 남사초, 대수, 장보, 석기를 이끌고 오
고 있다..
산 : 지금 당장 궐에 전갈을 해서
조정 중신들을 모두 입궐토록 하게.
남사초 : 예, 전하....
#81.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대수와 있다.
산 : 이제 곧, 저들이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허니, 내가 이른 것을 철저히 살피도록 하거라.
대수 : 예, 전하..
대수, 예를 표하고 나가면....
산, 굳은 얼굴로 본다.
보면 그 앞으로....화성(華城)이라 쓰여
진...
커다란 현판이 보이는데....
#82. 편전. 낮
산, 굳은 얼굴로 어좌에 앉아 있고..
그 아래로 장태우, 최석주, 채제공을 비롯
한
중신들 자리해 있다.
다들 경악한 얼굴로 산을 바라본다.
장태우 : ...전하...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수원부를 승격시키고....
그곳에 조정의 관원들을 충당할 거라 하셨사옵니까?
산 : 그렇소.
과인은 오늘로 수원부를 유수부로 승격 시키고
그곳에 축성하고 있는 성곽을
화성(華城)이라 명할 것이오.
허니 경들은 그리 알고 수원으로 분산될
조정의 관아를 선별하고
이에 대한 제도 마련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시오!
다들 : ....!!....
최석주 : (OL)전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이는 천부당만부당한 하명이시옵니다...!
산 : (보면)
최석주 : 수원은...도성과 떨어진 향촌에 불과한 곳이옵니다.
헌데 도성민을 이주시키고 성곽을 건설하는 걸로도
모자라......이젠 조정의 관청을 옮기신다니요?
그리되면......이제껏 이 나라의 중심이였던
한양이 흔들리게 되옵니다.
산 : 그래요 한양이 흔들릴 수도 있겠지요.
왜....그리하면 안 되는 일입니까? 우상.
최석주 : ....!!!....
다들 : .......
산 : 수원은....한양과 함께
이 나라의 새로운 중심이 될 것입니다.
나는 그것이...
이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도 분명 득이 되는 일이라 믿고 있어
요.
헌데....그것이 안 된다는 까닭이 무엇입니까?
그건 경을 비롯한 이 자리의 중신들 모두가......
이곳 한양에 막대한 토지를 갖고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까?
최석주 : 저...전하....!!
다들 : (술렁거리는데)
산 : 나는.....화성의 축성이 끝나는 대로
도성민들을 이주시킬 것이며
그곳에서 저들에게 일굴 땅과 살 집을 마련해 줄 것이오..
또한, 화성으로 원행을 떠나
그곳에서 혜경궁 마마의 회갑연과
돌아가신 아바마마의 사갑연을 치루도록 할 것이오.
다들 : .....!!....
산 : 그리고 또 한 가지......분명히 할 것이 있소.
산더미 같은 상소를 쌓아올리고...
합문 밖에서 떠들어 댄다 해도...
내 이런 뜻은 변하지 않을 것이오. 다들 아시겠소?
다들 : ....!!!....
산 : .........
#83. 궐. 일각. 낮
최석주를 비로한 중신들....사색이 된 얼굴
로
웅성거리고 있다.
중신1 : 이건 결국......수원으로 도읍을 옮기겠다는 것입니다.
중신2 : 그리되면...우린 어찌되는 것입니까?
수 백 년 간 이곳 한양에서
지탱해온 우리들더러......모든 것을 내어놓으라는 것이 아닙
니까?
최석주 : ....!!....
#84. 정순 처소. 낮
정순,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그 앞으로
는
강상궁이 있는데...
강상궁 : (서찰을 건네며) 우상께서 전하라 하신 서찰입니다 마
마...
정순 : (그것을 보지 않고)
강상궁 : 마마...
정순 : (굳어진다..생각이 어리는)
어쩌면 이것이....생사를 건.....마지막 싸움이 되겠구나.
강상궁 : ....!!...
정순 : (결심 어리는) 우상께 전하거라!
수어사와 총융사를 만나겠다고 말이다.
#85. 몽타쥬.
-도성 일각.
정순의 사병들이 말을 타고 어디론가 급
히 달려 가고.
-수어사의 집.
청지기가 급히 전갈을 수어사에게 전한다.
펼쳐보는 수어사...굳어지는데.
-안가.
초헌에서 내리는 총융사의 모습...
가른 가마와 초헌들 또한 속속 도착한다.
#86. 어느 양반 사가 방. 밤
긴 방에 최석주, 민주식을 비롯한 노론 중
신들과
수어사와 총융사까지 모두 자리해 있다.
그리고 그 중앙에 굳은 얼굴로 앉아 있는
정순.
최석주 : 이제....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는.....
여러분들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다들 : (긴장이 어리는데)
최석주 : (붓을 들어 앞에 놓인 종이에 이름을 써 넣는다)
주상께서 우리의 목숨을 내어 놓으라 하신다면......
우리도 주상께.....같은 것을 바랄 수밖에 없겠지요.
다들 : ...!!....
최석주, 종이를 옆으로 옮기면....연이어...
사람들...그 연파장에 제 이름들을 써 내려
가고..
정순, 굳은 얼굴로 그런 이들을 바라보는
데....
#87. 사가 밖. 밤
사병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 안가 일각..
보면, 어딘가에서 이편을 주시하는 듯한...
은밀한 시선이 느껴지고....
#88. 효창원 외경. 낮
산의 어가가 내려져 있고...
금군별장과 관원들, 궁인들 한쪽에 기다리
고 있다.
자막: 효창원 (문효세자와 의빈성씨의 무
덤이 있는 곳)
#89. 효창원. 낮
고즈넉하고 무덤가에 산이 홀로 서 있다.
남사초, 대수, 장보, 석기...저만치 물러서
있다.
산, 무덤을 천천히 손으로 쓸어내린다.
그 위로.
송연 (소리) 만약...어떠한 일이 닥치더라도
이겨내실 거라.....견뎌내실 거라.....말씀해주십시오.
신첩이 전하를 생각하며 이 순간을 포기하지 않았듯
이......
전하께서도....
전하의 곁에 남겨진....신첩의 마음을 생각하며.....
꼭...그리해주실 거라....약조해주십시오 전하.
산 (마음의 소리) ......그래...나는 그 약조를 잊지 않고 있다.
이겨낼 것이다 송연아!!
내 어좌에 앉아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 나라의 임금으로....
내 모든 것을...다할 것이다.
산, 애틋한...그러나 의지어린 눈빛으로 보
며..
#90. 궐 일각. 낮
산, 누각 위에 굳은 얼굴로 서 있다.
그때, 남사초가 온다.
남사초 : 전하..박중군이 와 있사옵니다.
산, 돌아보면...대수가 ‘전하’하고 예를 갖
춘다.
산,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는 시선.
#91.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과 대수가 있다.
산 : ....그래?
대수 : 예 그렇습니다 전하.
그리고 그 자리엔 우상대감과 노론 중신들은 물론..
총융사 이석정과 수어사 노대철이
함께 자리하였습니다.
산 : ..........
대수 : 어찌 할까요? 전하
이것을 기화로 저들을 모두...(하는데)
산 : (OLl) 아니...
아직은 때가 아니다.
대수 : ....!!....
산 : 궐 밖에서 회합을 가졌다는 것만으론
저들을 단죄할 수가 없다.
그러니 우리는.....조금 더...기다려야 할 것이야.
대수 : ....!!....
산 : ...모든 것은....그곳에서 이뤄질 것이다 대수야.
저들은 분명......
화성에서 나를 노릴 것이니.....
나는 화성에서.......
그런 그들을.....기꺼이......기다려 줄 것이다.
대수 : ....!!....
산 : ..........
산, 굳은 표정...단호함으로 결연히 빛나는
데....
그런 산의 모습에서...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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