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75
75회 ㅣ 2008-06-03
#1. 축성 현장(문경). 낮
화성의 성벽 공사가 한창이다..
이 역시 활기차고 분주한 모습들이다.
보면, 인부들 돌을 옮겨 어딘가로 가는데..
어디선가 ‘아닐세, 그리 하면 안 되네’하는
소리가 들린다.
보면, 한쪽에 거중기가 세워져 있고,
녹로(물레바퀴) 곁에 인부들과 정약용이
있다.
거중기 아래 매달린 돌이 담긴 큰 통이 조
금 올라가 있는데...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정약용 : (인부에게) 자네가 너무 급히 당겨 이리 기울어지지 않았
나?
잠시 비켜보게
인부 : 예?
정약용 : (옆 인부에게) 돌려보게.
(하고, 저쪽이 돌리자 같이 녹로를 한마디 돌리며)
이렇게 여인네들이 물레를 돌리듯 일정한 힘으로
한마디씩 녹로를 당겨야 안전하네.....알겠는가?
하면서 정약용, 인부들과 함께 열심히 녹
로를 돌리면..
돌이 위로 쑥쑥 올라간다.
정약용, 뿌듯한 표정으로 거중기를 바라본
다.
보면 한쪽에서 그런 정약용을 보는 박제
가 이덕무 유득공등.
박제가 : 저 사람이 또, 저기서 힘을 쓰고 있군.
이덕무 : 약골인줄 알았더니 제법 기운을 쓰는 모양이군.
유득공 : 기운은 무슨.....
힘이야 정 검서관이 아니라 거중기가 쓰고 있는 거지.
이들, 즐거운 얼굴로 보고...
#2. 행궁 집무실( 규장각 제조 집무실). 낮
산, 남사초 있고. 채제공이 서안을 내민
다.
채제공 : 오늘 올라온 축성 보고서이옵니다. 전하
산 : (살펴본다) 성벽 공사의 진척이 눈에 띄게 빨라졌군요.
채제공 : 그렇사옵니다. 전하.
검서관 정약용이 만든 거중기가 큰 도움이 되었다 하
옵니다.
산 : (흐뭇하다)
남사초 : 더욱이 거중기로 인해
4만 냥이나 절약되었다 하니
정 검서관의 공이 참으로 크옵니다. 전하.
산 : 알고 있네.
하여 정 검서관을 승정원 승지(정3품)에 임명하려 하네.
채제공 : (좀 놀라고) 승지라 하셨사옵니까? 전하
산 : 그 뿐이 아닙니다.
4600보에 달하는 축성 공사가
30개월 만에 끝날 수 있었던 것은
참여한 모든 이들의 노고가 더해진 것입니다.
하여, 이들에 대한 승차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미 교지를 내렸고.
그 고신(임명장)은 이번 원행에서..내려질 것입니다.
남사초 : (그렇구나..고개를 끄덕이고)
채제공 : (그렇구나..)
산 : 헌데, 원행 준비는 어찌 되어 가고 있습니까?
채제공 : 각조의 관원들이 모여
지금 계획서를 마련하고 있사옵니다.
산 : 어마마마의 생신 진연에 맞추어
이곳에서 회갑연을 열 것입니다.
허니, 원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십시오.
채제공 : 명심하겠사옵니다. 전하.
산 : ..........
산, 지도 속의 화성을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3. 궐. 장용영 집무실 앞. 낮
오군관을 비롯한 장용영 군관들이
뭔가 분분한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
다.
그때, 대수, 석기, 장보가 온다.
오군관, 얼른 다가와 예를 갖춘다.
오군관 : 전하께서 환궁하셨습니까?
대수 : 그렇네..
(주변을 살피며) 헌데,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
오군관 : (난감하다) ...그....그것이....
서장보 : 답답하게 뜸들이긴...
혹시 우리 없는 동안 궐에 일이라도 생긴 거냐?
오군관 : (얼른) 아닙니다, 나으리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강석기 : 허면, 대체 무슨 일인가? 어서 말해보게..
오군관 : (난처하다)
다들 : (무슨 일인가 보고)
#4. 궐 일각. 낮
서장보,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성큼성큼 걸
어온다.
그러다 정말 기막히다는 듯 허, 하고 헛웃
음을 짓는데..
그때 ‘이보게, 장보’하면서 강석기와 대수
가 온다.
대수 : 이리 가시면 어찌합니까?
서장보 : .......
강석기 : 그래...이번 승차는 뭔가 잘못된 듯하니......
병조에 들러 다시 한 번 알아보세
대수 : 맞습니다 이제껏 늘 셋이 함께였던 저흽니다.
나으리만 누락된 것은 분명 착오일테니....(하는데)
서장보 : (OL) 착오라니?
전하께서 직접 공과에 따라 정하신 승차란 말 못 들
었냐?
대수, 석기 : (난감)
서장보 : 대수와 자네만 총관(종2품)으로 승차를 한 걸 보면
전하께서 그동안 난.......녹만 축내고 있다 생각하신게지.
대수 : (당혹스럽다) 나으리...
서장보 : (마음 잔뜩 상해서) 나으리라뇨? 그렇게 부르지 마십쇼.
영감
이제 원행에서 고신을 받으면...
두 분께선 영감들이 되시는 겁니다.
대수 : ...!!
석기 : ...!!...
석기 : 이보게 장보! 자네 정말 왜 이러나?(하며 잡는데)
서장보 : (O.L확 뿌리치며) 하실 말씀 없으시면
그럼, 전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대수 : 나으리...!
하는데, 서장보....뒤도 돌아보지 않고 간
다..
대수 :..
강석기:....
툴툴거리며 가는 서장보...
서장보 : 젠장...뼈 빠지게 충성했다가 결국 팽 당하는 꼴이라니...
...그때 한쪽에서 오군관이 와서.
오군관 : 저, 나으리. 군사훈련 시간입니다. 모두 기다리고 있는
데..(하는데)
서장보 : 너희들끼리 해라.
오군관 : 예...?
서장보 : (꽥)안 들려? 너희끼리 하라니까..!
오군관 :....움찔
#5. 주막. 앞. 낮
대수와 석기가 다급한 얼굴로 오고 있다.
보면 주막 안에서 술주정 같은 소란이 들
리고...
막선이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서 있는데..
대수 : 숙모..!
막선 : (반색이 되어) 아이구, 얼른 와..
저 양반 좀 어떻게 좀 해봐..어...?
대수, 석기 : ...!!....
#6. 주막 방(달호방) 안. 낮
서장보가 술에 잔뜩 취해 패악을 부리며
행패를 부리고 있고
달호가 그걸 말리고 있다.
서장보 : 술 더 가져와! 안 들려? 술 더 가져오라니까..
달호 : 아이구..나리, 정말 왜 이러십니까?
난봉질도 정도가 있지..이게 몇날 며칠 째냐구요?
서장보 : (멱살 잡으며) 뭐어..? 난봉질...?
허..그래.....이제, 너까지 날 우습게 보는 거냐?
니 조카도 하는 승차하는데 나만 미끄러졌다고
니 눈에도 내가 우스워?
하는데, 그때 대수와 석기가 뛰어들어오
며..
대수 : 나으리!
강석기 : 이보게 서중군!
서장보 : (흘끗, 본다) 허이구...이게 누구십니까?
우리 영감들 아닙니까?
대수, 석기 : ....!!....
대수 : (잡으며) 이러지 말고 가십시오! 나으리.
서장보 : (거칠게 뿌리치며) 놔 이자식아!
대수 : (그 결에 밀쳐지는데)
강석기 : (....!!....) 자네 정말 왜 이러는가?
그깟 승차에서 좀 밀려났다고 언제까지
이렇게 못나게 굴게야?
서장보 : 그깟 승차...? 그래 말 잘했네.
내가 그깟 승차에 밀려나 이러는 줄 아나?
왜 나만 못되는가?
자네도 대수도 하는 승차를 왜 나만 안 된다는 게야?
전하께서 이러시면 안 되는 거네.
목숨을 바쳐 충성한 이 서장보한테...
전하께서 이러시면 안 되는 거라구우...!!!
하며 서장보, 옆의 상을 확 쓸어 뒤엎어 버
린다.
석기 : (울컥해 나서려고 하면) 이보게..!
대수 : (잡는다, 착잡해서) 그냥 두십쇼.
강석기 : 대수야....
대수 : ..........
보면, 대수 안타깝게 보는 가운데..
서장보 아무거나 되는 데로 집어 던지고..
#7. 동. 밖. 낮
막선 밖에서 어떡해, 발을 동동 구르고
달호도 걱정 되 죽겠고...
사람들 웅성거리며 지켜보고 있는데....
보면, 한쪽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어떤
시선.
방갓을 쓴 변복과 변장을 한 민주식이다(얼굴에
점과 흉터)..
#8.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이 대수와 있다.
산 : 그러니까 니 말은 뭐냐?
서중관을...너 대신 총관의 자리에 앉혀 달라 그것이냐?
대수 : 예....총관의 자리가 둘 밖에 없어
그리하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그러니 저 대신 나으릴..(하는
데)
산 : (O.L)아니, 그건 그럴 수 없다.
대수 : 전하..(하는데)
산 : (조금 엄하게) 그건, 임금인 내가 정할 일이다.
니가 하겠다 말겠다 할 일이 아니야.
대수 : (멈칫) ...소...송구하옵니다 전하.
산 : 서중관을 탈락시킨 건......근무성적이 나쁘고
인화력에 문제가 있어서다.
허니 그 이야긴 더 이상 언급하지 말거라.
대수:...
산 : 또 서중군한테 가서 전하거라.
그믐까지도 복귀를 하지 않으면 장용영을 떠나야할 것이라고
말이야.
대수 : (당혹) ...전하...!
산 : (조금 냉정한 눈빛인데)
#9. 동 밖. 낮
강석기 기다리는데 대수가 나온다.
강석기 : 뭐라 하시던가?
대수 : 소용없습니다. 나으리
강석기 : ...!!...
대수: 이 일로 전하께서도 서중군 나리께 크게 실망을
하신 듯합니다.
오히려 복귀하질 않으면
장용영을 나가라고 그리 전하라 하셨습니다.
강석기 : 뭐어...?
대수 : (휴...걱정이 어리는데)
#10. 산 일각. 밤
짙은 어둠이 깔린 산 속에 사내들의 기합
소리가 들리고.
보면, 넓은 터에 작은 안가가 마련되어 있
고.
횃불 몇 개만 밝혀 놓은 채
수 십 명의 사병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두 편으로 나뉘어 공격을 주고받는 이들..
그런데 한쪽은 모두 눈을 가리고 있다.
눈가리개를 하지 않은 쪽이 거세게 공격
해 들어가면..
눈을 가린 자들은 단지 소리만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감지하며 이를 막아내
고, 제압까지 한다.
그 앞에서 서늘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민주
식의 모습.
그때, 한쪽에서 사내1이 온다.
사내1 : 모두, 도착하셨습니다.
민주식 : (보는 표정)
#11. 동. 어느 촌가 방 (달호방). 밤
최석주, 민주식, 수어사와 총융사가 있다.
최석주 : 훈련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인가?
민주식 : 예, 대감.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치고 하명만을 기다리고 있습니
다..
수어사 : 하지만 주상을 보위하는 장용영은
최정예의 부대요.
그런 저들한테 맞서......이 거사를 성공시킬 수 있겠소?
민주식 : (냉소) 의심이 많으시군요.
제가 분명 모든 준비를 마쳤다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수어사 : ...
총융사 : ...!!...(얼굴이 좀 굳어지는데)
최석주 : (나선다) 이쪽의 일은 크게 염려들 마시오.
그리고......수어청과 총융청의 군사들이
그날 저들의 뒤를 살펴 줄텐데 뭐가 문제가 되겠소?
아니 그렇소?
최석주, 걱정 말라는 듯..이들을 바라보는
표정..
#12. 산. 일각. 밤
강석기가 초조한 얼굴로 있는데..한쪽에
서 오군관과
다른 군관 하나가 급히 온다.
강석기 : 어찌 되었느냐?
오군관 : 놓쳤습니다.
강석기 : 뭐어..? 놓치다니....!
그럼, 수어사와 총융사가 어디로 향했는지
알아내지 못했단 말이냐?
오군관 : 송구합니다 나으리.
강석기 : (젠장, 낭패감이 어리는데)
#13. 산의 서재 집무실. 밤
산, 대수 석기와 있다. 한쪽에는 대수가 있
고.
강석기 : 송구합니다 전하.
저들이 중간에 준비해둔 말에 오르는 바람에
뒤를 밟을 수가 없었다 합니다.
산 : (흠....낭패감 어리고)
대수 : 저들이 봉화산으로 향했다면, 거기 어딘가에
그들의 사병집단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니, 봉화산을 샅샅이 뒤져 근거지를........(하는데)
산 : (O.L) 아니, 근거지가 어딘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산을 뒤지게 되면...
저들이 그 움직임을 눈치 채고 도주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이 허사가 돼.
대수 :...
석기 : ....!!...
산 : 내 말했다시피...
저들이 사가에서 모였다는 것만으론 잡아들일 수 없다.
또 우리한텐, 그들에게 사병집단이 있다는 물증도 없어.
그러니 기다려야한다.
그것이 설사 위험한 도박이 될 지라도
저들이 스스로 그 실체를 드러낼 때 까지 기다려야 해.
대수 : ....!!
석기 : ....!!....
산 : 장용영은 내주에 있을 원행 준비로 분주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책임을 나누는 것이 좋겠다.
따로 군사들을 차출해...그들한테 미행을 전담시키도록 해라.
대수 : 예, 전하..! 그리하겠사옵니다.
산 : ...........
대수와 석기, 예를 갖추고 나가면...
남사초 : 전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이대로 계속 저들을 주시하고만 계실 것이옵니까?
산 : ......
남사초 : 만약 저들이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그 역시, 사활을 걸고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쉽게 꼬리를 밟힐 자들이 아닙니다.
산 : 그래, 자네 말이 맞네.
그러니.....스스로 그 꼬리를 드러내도록 해야겠지.
남사초 : 예...? (무슨 말인가)
산 : (생각이 어리고)기다려 보게.....
남사초 :????
#14. 다른 주막 일각. 낮
장보, 오늘도 술이 떡이 되서 주막에서 혼
자 술을 마시고 있 다. 서장보는 신분을 알 수 없
게 군관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있을 것. 보면, 옆
자리의 사내 몇이 술을 마시고 있는데...
남자1 : 자네들 들었나..? 수원에...
백성들이 그렇게 전하에 대한 칭송이 자자하다면서?
남자2 : 왜 아니겠나? 먹고 살 땅을 내주지, 아 수탈을 막아주지...
그게...다 어진 임금을 만난 흉복이 아니겠나...
하는데, 그때..서장보..
서장보 : 흉복 같은 소리하고들 있네..
어진 임금...? 우라질...
패주 연산에 비길 폭군을 어진 임금이라구?
장보의 모습에 당황하는 사람들.
남자1 : 거, 듣자하니 말씀이 심하시네. 금상전하를 폭군이라니..
아무리 술이 취해도 그렇지...(하는데)
서장보 : (오냐 잘 걸렸다) 심해? 야 임마.
내가 내 입 갖고 떠드는데 니가 뭐라고 참견이야..
하며 서장보, 주먹을 날리려는데 너무 취
해 휘청거린다.
순간, 화난 남자들..그런 장보를 이놈아 취
할라면 곱게
취해..하면서 발로 밟는데..
그때, 그만들 하시오. 하는 소리.
보면, 민주식이 호위 사내와 서 있는데...
팔을 가리고 맞던 서장보..피투성이가 되
고..
민주식 그런 서장보에게 다가가 부축해 일으킨다
서장보 : 이거 놔! 노란말이야!
민주식 : 상처가 심합니다.
치료를 받아야겠습니다.
하면서 품에서 봉지를 꺼내 가루를
서장보의 상처에 발라준다
장보, 얼떨떨한 얼굴로 보는데..
서장보 : 누구요?
민주식 :..
서장보 : 누구냐니까?
나 같은 놈을 돌보는 당신은?
민주식 : 당신만큼이나 억울하게 팽 당하고 버림받은 인간이요
서장보 : 뭐요?
민주식 : (품에서 환약을 한 알 꺼내주며)
자 드시오! 상처가 아무는데 효험이 있을 겁니다.
서장보 : .....
#15. 궐. 일각. 낮
한적한 후원 같은 곳. 산이 굳은 표정으로
상념에
잠겨 있는데..그때 한쪽에서 오던 정순.
그런 산을 보고....
정순 : 성심이 어지러운가 봅니다. 주상.
산 : (멈칫, 돌아본다)
정순 : (다가오고)
산 : .....!!.....
정순 : 낯빛이 안 좋아 보입니다.
게다가 이런 곳에 다 나와 계시니 말이에요.
산 : ...!!...
정순 : ......
산 : 아니요. 제 마음이 복잡할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그저, 날이 좋아 볕을 즐기고자 그런 것뿐입니다.
정순 : 그래요...? 그렇다면, 다행이구요.
이제 곧, 화성으로 원행을 떠나실텐데
혹, 주상께 문제라도 생긴다면 큰일이 아니겠습니까?
산 : ....!!...
정순 : ...부디, 옥체를 잘 살피세요 주상.
주상께서 성심을 다해 준비한 일인데...
아무 탈 없이...그 일이 마무리 되는 것을 보셔야지요.
산 : (...!!...) 예, 그래야지요 마마.
반드시 그리될 것이니...심려치 마십시오.
정순 : (여유로운 미소) 그래요, 그럼 난 이만 가보겠습니다.
산 : ........
정순, 강상궁 등을 이끌고 가면..
산, 그런 정순을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는
데..
#16. 장용영 일각. 낮
서장보가 한쪽에서 장용영 병사 십 수 명
을 모아놓고 있다.
서장보 : 오늘은 화성에서 시행될 야조(야간 군사훈련)를 점검하겠
다.
실수가 있어선 안 되니 정신 바짝 차려라. 알겠냐?
다들 : 예, 나으리.
하는데, 그때 한쪽에서 오군관이 ‘나으리’
하며 급히 온다.
서장보 : (돌아보면) 뭐야?
오군관 : 저...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서장보 : 뭔데.
오군관 : 그게...오늘부터 나으께선 원행과 관련된 일은
그만두시고, 다른 일을 맡으시란 하명이 내려졌습니다.
서장보 : (멈칫) 다른 일이라니?
오군관 : (무관들 의식하고, 귀에다 대고 뭐라 말을 하면)
서장보 : (확, 굳어진다) 그러니까....
지금 나더러 이 중요한 원행에선 빠지고
그놈들 꽁무니나 쫓으라 그 말이냐?
오군관 : 그게 완전히 빠지란 말씀이 아니라 군사훈련에서만...(하
는데)
서장보 : (버럭!) 그게 그 말 아니야 이 자식아..!!
누구야, 누가 감히 나한테 그런 시덥잖은 일이라 하라는 거
냐?
대장영감이시냐? 아니면 강중군이야?
오군관 : (난처하다) ...전하....십니다...
서장보 : (멈칫) 뭐어?
오군관 : .......
서장보 : (허, 기가 막히다) 어떻게 나한테...이러실 수가...
내가....그동안 전하를...어찌 모셨는데...어떻게....
보면, 무관들 무슨 일인가 술렁이고..
장보, 그런 이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와락,
모욕감이 느껴진다.
장보....굳은 표정으로 손에 들고 있는 병
장기를 움켜쥐는데.
#17. 어느 사가 외경. 밤
어두운 밤. 안가의 외경이 비춰지고...
#18. 동. 마당. 밤
마당으로 최석주와 민주식, 그리고 그 옆
으로 변복을 한
사병 둘이 있다.
민주식 : 대감..!!
최석주 : 총융청의 군사 이 백과 수어청의 군사 삼백이 준비될 것
이네.
민주식 : (자신 있다) 그만하면 충분합니다.
어차피 저들이야 망이나 보는 거지요.
결국 거사는 제가 거느린 애들이 치러낼 것입니다.
최석주 : 너무 자만하지 말게. 상대는 장용영이야.
민주식 : (미소 어리며 삿갓을 쓰며) 심려마십쇼 대감.
#19. 동. 대문 밖. 밤
문이 열리고...안에서 최석주와 민주식..
그리고 사병 둘이 나온다.
보면, 한쪽에서 은밀히 살피는 오군관의
시선.
오군관, 놀란다.
오군관 : (장보에게) 나왔습니다.
서장보 :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오군관 : 나으리..!
서장보 : (그제야 보고, 정신 차린 듯) 너랑 너는 우상대감을 쫓아
라.
예, 하고...숨어 있던 두 명의 군관이 움직
이는
최석주가 간 쪽으로 가면...(최석주가 사
병 하나와 가고)
서장보, 멀리 민주식이 사병과 서서 이야
기하는 것을 본다.
서장보 : 근데, 저 방갓 쓴 놈은 뭐야?
서장보, 조금 이상하다는 얼굴로
주변을 살피다가 이내 걸음을 옮기는 민주
식을 바라보는데.
#20. 거리 일각. 밤
민주식과 변복한 사병 하나가 가고 있다.
그러다가...문득 멈춰서는 사병. 민주식,
그런 사병을 느끼고.
민주식 : 뭐냐?
사내1 : 미행입니다, 영감.
민주식 : (멈칫) 뭐어?
사내1 : 계속 움직이십시요.
민주식 : ....!!...
사내1 : (걸으며) 두 놈입니다.
제가 유인할테니, 영감께선 몸을 피하십시오.
민주식 : ....!!....
#21. 다른 거리 일각. 밤
서장보와 오군관이 거리를 두고 은밀히 뒤
를 쫓는다.
그때, 저 앞...골목을 돌며 획, 사라지는
두 사람.
서장보 : 젠장 들켰다.
오군관 : ...!...
서장보 : 넌 저리로 가라. 난 뒤로 돌아가 삿갓 쓴 놈을 잡을테니.
오군관 : 예...?
서장보 : 놈들은 갈라졌을 거다.
그놈을 빼돌리려고 유인할거라고..!!
#22. 다른 일각. 밤
민주식이 화급히 간다. 뒤를 살피며 뛰듯
이 가는 민주식.
#23. 다른 거리 . 밤
오군관이 급히 온다. 그러나 골목...
어디에도 흔적은 보이지 않고, 오군관, 낭
패감 어린다.
#24. 다른 거리일각. 밤
민주식, 다급히 간다. 그때...민주식의 앞
으로
나타나는 서장보. 민주식, 멈칫 놀라는데.
서장보 : 어딜 그리 바삐 가시나?
민주식 : ....!!....
민주식, 순간 칼을 뽑아든다. 그러나, 그보
다
훨씬 빨리 칼을 뽑아드는 서장보. 민주식
의 칼을 쳐
날려버리고 주먹으로 쳐 민주식을 제압해
벽으로 밀어붙이는 데.
서장보 : 자...그럼, 뉘신지 어디 낯짝이나 좀 볼까?
하고 서장보, 민주식의 삿갓을 벗긴다. 순
간, 놀라는 서장보.
서장보 : 다....당신은...
민주식 : ....!!...
서장보 : (허, 놀랍다)
민주식 : 죽여라!
서장보 : ....!!....
바로 그때...멀리서 오군관이 ‘나으리, 나
으리’ 하는
소리가 들린다. 서장보, 놀라고. 민주식도
놀라는 표정.
민주식 : (끝장이다) 뭘 하느냐?
어서 날 죽이라니까..!!
서장보 : (뭔가 심한 갈등이 어리는 표정)
그 위로 다시 ‘나으리, 나으리’ 하는 오군관
의 소리.
서장보, 뭔가가 치밀어 오르는 듯..하다가
서장보 : (잡은 손에 힘을 풀며) ....가시오!
민주식 : (멈칫) 뭐어..?!
서장보 : (버럭, 울분에 차) 안 들려..?! 어서 꺼지라고 이 자식아!!
민주식 : ...!!...
서장보 : (입술을 깨물고) 가란 말이야!
민주식 :...
민주식 주춤 주춤 뒷걸음으로...
#25. 거리 일각. 밤
오군관이 한쪽으로 급히 온다. 그때, 골목
쪽에서
나오는 서장보.
오군관 : 나으리...!
서장보 : (당혹한 채, 시선 외면하며) ..어, 어찌 되었냐?
오군관 : ....놓쳤습니다. 나으리께선요?
서장보 : (망설이다가)...나도...놓쳤다.
젠장....오늘 일은, 보고하지마라. 다른 놈들한테도 그렇게
전해.
오군관 : 예..? 하지만..(하는데)
서장보 : (O.l) 내가 알아서 처리할테니 그렇게 해!
미행이 실패했다는 거 보고해서 좋을 거 있어?!
오군관 : ....!!...
서장보 : (시선 외면하고) 가자....
서장보, 급히 걸음 돌려 가면..오군관, 어
쩔 수 없다 쫓아가고.
#26. 밤 거리 . 밤
민주식이 급히 온다. 기다리고 있던 사병
이 맞는다.
사내1 : 영감...! 어찌 되신 것입니까?
다른 한 놈이 영감을 쫓은 듯한데...(하는데)
민주식 : .......따돌렸다..
사내1 : 예...?
민주식이 돌아본다.
무엇인가....그 자가 왜 나를....민주식...그
런 표정..!
#27. 정순 처소. 낮
정순, 최석주와 있다. 정순, 경악하는 얼
굴.
정순 : 뭐라구요? 지금 그게 정말입니까? 우상
최석주 : 예, 마마.
아마도, 주상이 그동안 우리 쪽 움직임을
비밀리에 주시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들의 덜미를 잡을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
마..!
정순 : ....!!!....
최석주 : ........
정순 : (침착하자...) 그 일로 민주식이 군관 하나를
장용영에서 찾아냈다는 데 그게 사실입니까?
최석주 : 아직 확실치는 않은 모양입니다만...허나..
정순 : ....!!....
최석주 : 잘만하면 장용영에서...힘을 보태줄 자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순 : 아니요, 그리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최석주 : (멈칫, 보면)
정순 : 그 자에 대해 좀 더 알아보세요.
이 일의 내막이 무엇인지...그걸 알아야겠습니다.
최석주 : 예....알겠습니다.
그리고 마마...일이 이리 되었으니...
저희의 계획을..조금 바꿔야하지 않겠습니까?
정순 : 계획을 바꾸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최석주 : 주상이 우리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언가를 알아냈을 지도 모른단 말씀입니다.
정순 : ....!!.....
최석주 : ...이번 거사엔 모두의 사활이 달려있습니다.
결단코 실패해선 아니 되는 일이지요.
정순 : ....!!...
최석주 : 그러니.....주상이 우리의 계획을 눈치 채고 있다면
오히려 먼저 주상의 허를 찔러야할 것입니다.
정순 : 허를 찌르다니...어떻게 말입니까?
최석주 : .........
정순 : .......
#28. 장용영. 일각. 낮
대수, 석기, 오군관 있다.
석기 : 병조에서 원행에 대한 기별이 왔네
내일 진시 돈화문에서 어가가 오른다 하네.
대수 :.....
오군관 : ....!!.....
석기 : 허니, 경계를 맡은 병사들은
그에 앞서 움직여야 할 것이네.
대수 : 예, 나으리
이미 모든 계획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모두 긴장어린 눈빛인데,
그때, ‘주상전하 납시오’하는 소리 들리고.
보면, 산이 남사초와 궁인들 이끌고 온다.
다들, 놀라 ‘전하’하며 얼른 예를 갖춘다.
#29. 궐 장용영 집무실(숙위대장 집무실). 낮
산, 대수와 석기..오군관과 함께 있다.
서탁 위에 원행길의 지도가 펼쳐져 있다.
지도에 24곳의 거점이 표시되어 있고
그 위로 표식이 놓여 있다.
대수 : 화성까지 이르는 원행 중 지나게 되는
24곳의 주요 길목입니다.
이곳에 장용영의 각 초를 배치하여
어가의 호위에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산 : (흠..고개를 끄덕이고) 화성에서 치러질 야조훈련은?
강석기 : 그 또한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산 : 이번 원행에서 치러질 야조는
장용영의 위용을 드러낼 절호의 기회네
허니, 한 치에 소홀함도 없도록 하게...
다들 : 예, 전하.
산 : 헌데. 어제 미행에 대한 보고가 올라오지 않았던데..
...어찌 된 것인가?
오군관 : (멈칫...당혹하고)
대수 : 그것이.......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하옵니다.
산 : 그래?
능행차가 내일로 다가왔는데도...
저들이 아무런 움직임도 없단 말인가?
석기 :...(알 수 없다는 얼굴)
대수 :... (역시 알 수 없다는 얼굴인데)
강석기 : 화성은 최고의 정예부대인 장용영이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니, 감히 흉계는 생각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산 : 글쎄....(하다가, 문득) 헌데, 서군관이 보이질 않는군...
대수 : 몸이 좋지 않다며 유시에 퇴궐했사옵니다...
산 : ....그래....? 아프다니..어디가 말인가?
#30. 주막 마당. 낮
장보, 어두운 얼굴로 홀로 앉아 술을 마시
고 있다.
술이 떨어지자 주모에게 ‘여기, 술 한병
더 내오게’하는데.
그때...그런 장보의 앞에 서는 사내
장보, 고개를 들고 사내를 본다 의아한.
#31. 동. 주막 방(달호 방). 낮
장보가 앞의 사내가 열어주는 방안으로 들
어서면
민주식 있다.
민주식 : 어서 오시오
서장보 : ...!!....
민주식 : (보면)
서장보 : (앉는다, 그리고는) 대단한 배짱이시군요.
나를 찾다니!
내가 발고라도 하면 어쩔 셈이요?
민주식 : (하하, 웃는다) 목숨을 걸고 이러는 것이오.
서 중군을 만나려고 말이오.
서장보 : ...!!....
민주식 : (술병을 들며) 자, 한잔 받으시오.
서장보 : 됐소. 용건이나 말하시오.
민주식 : (....!....내려놓고) 듣자하니, 승차에서 물을 먹었더군요.
서군관보다 못한 자들이 총관이 되었는데 말이오.
서장보 : (멈칫....!!..)
민주식 : 난, 서군관의 심정이 어떤지 알고 있소.
나도....같은 꼴을 당했었으니까...
평생을 충견이 되어 섬겼는데....
결국엔 내쳐지는 그 더러운 기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요..
민주식 : ...!...
서장보 : 내 입이 걱정되는 거라면 이럴 거 없소.
난, 당신이 무슨 짓을 하든, 관심이 없으니......
민주식 : 관심을 가져달라고 이러는 것이오.
서장보 : (멈칫, 무슨 말인가)
민주식 : ...........
#32. 궐 전경. 새벽
아직 여명이 밝기 전 사위가 어두운 새벽
녘.
궁인과 관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33. 효의처소. 낮
효의가 몸단장을 하고 있고 그 앞에 김상
궁이 있다.
그때 밖에서 ‘마마 양상궁이옵니다’ 하는
소리가 들린다.
효의 : 들게..
초비가 안으로 들어오면...
초비 : 지금 전하께서 능행을 떠날 차비를 모두 마치셨다 하옵니
다.
효의 : 그래?
김상궁 : 마마...인사를 올리시려면 서두르셔야겠습니다.
효의 : 알겠네.....
하고 효의, 화각함을 열어 장신구를 꺼내
려다..
문득 그 안에 놓여진 옥가락지를 본다.
효의....마음이 싸해져 오는데..
김상궁 : 마마! 왜 그러시옵니까?
효의 : 아닐세....그냥 이 가락지를 보니 의빈이 생각나서 말이야.
김상궁:....
초비 : ...!!...
효의 : 그 사람이 살아...오늘 함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그 말에 초비, 금새 눈시울이 빨개지고..
효의, 먹먹한 얼굴로 가락지를 보는데..
#34. 대전. 낮
산, 송연이 주었던 풍잠을 꺼내들고 있다.
가만, 그것을 아픈 눈으로 바라보는 산.
그 위로...
산 (마음의 소리) 나와 함께 가자 송연아.
내 너에게도 그곳을 꼭, 보여주고 싶구나.
산, 풍잠을 꼭 쥔다....애틋한 표정이 되
고...
#35. 궐 일각. 낮
장용영의 무관들이 위풍당당하게 도열해
있다.
그 앞에 대수, 강석기가 선다.
대수 : 이번 원행은 화성을 오가며
8일을 소요하는 장엄한 행렬이 될 것이다!
하여 만백성 앞에
주상 전하의 선정과 왕실의 위엄을 드러내고는
막중한 걸음이 될 것이니, 너희들 모두 한 치의 흐트러
짐도
없어야 할 것이다.
허니, 어가의 호위에 만전을 기하고,
전하께서 도성으로 다시 환궁하는 그 순간까지
목숨을 다해 주상전하를 보위해야 할 것이다...알겠느
냐?
다들 : (우렁차게) 예, 나으리...!!
강석기 : 원행의 길목을 지킬 각 초의 배치를 하달하겠다!
1초는 돈화문 밖, 2초는 종루, 3초는 숭례문,
4초는 석우, 5초는 만천, 6초는 노량...
강석기의 명이 계속 내려지고..
이들을 바라보는 대수의 결연한 시선.
#36. 궐 문 앞. 낮
궐문이 열리고 말을 탄 군관들이 빠르게
내 달린다....
그 위로. 웅장한 북소리가 울린다.
#37. 궐 일각. 낮
수백 개의 의장과 깃발이 일제히 위로 올
려진다.
하늘을 뒤덮는 현란한 깃발의 위용...
그 뒤로 원행을 떠날 행렬이 도열해 있다.
채제공, 최석주, 장태우, 정약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등
조정 중신이 도열해있고...
보면, 가마와 말의 곁을 경계하고 있는 대
수와 장용영 군관들. 그때...한쪽에서 산과 혜빈이
나온다.
혜빈, 먼저 가마에 오르면...
이어 산이 준비된 말위에 오른다...
그와 동시에, 다시 한 번 용고 소리가 사위
를 울리면..
동시에 취타부대들의 취주악이 울려 퍼지
고..
행렬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38. 도성 일각. 낮
갑마(甲馬)를 앞세운 별기대를 필두로 어
가 행렬.
신기, 영기, 인기 등 각종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백 여 명이 넘는 마병과 보군이 든 총포와
창검이
햇빛에 눈부시게 빛난다.
그 뒤로 말을 탄 중신들의 모습과 혜빈의
가마가 보이고...
그 뒤로 말을 탄, 산의 모습이 보인다.
말 위의 산의 모습은 위풍당당하고 준엄하
다.
장엄하고 화려한 어가 행렬을 화폭에 담
기 위해
한쪽에 빠르게 의궤를 그리고 있는 화원
과 다모들의 모습도 보인다. (이곳은 탁지수와 여
진 미수 등)
연도에 가득 찬 백성들...신비감과 경외감
가득한 눈으로
행렬을 지켜보고...그 무리 가운데 막선의
모습 보인다.
막선 : (놀란 얼굴, 옆의 여자에게) 세상에...어가 행렬을
수태 봤지만 이렇게 엄청난 건 또 첨이네..
여자 : 그러게 말야.
이 사람들이 다 가는 걸 보면 화성이 크긴 큰 가봐...
막선 : 큰 정도가 아니래.
우리 서방님 말씀이 한양 못지않게 대단하게 지어 놨
대드라구...
다들 : (그러냐며 놀란 얼굴이고)
막선 : (달호를 찾으며) 근데, 우리 서방님은 대체 어디 계신거야?
막선, 달호를 찾으려 앞으로 좀 나서는데..
순간, 예리한 시선으로 경계를 서고 있던
장용영 군관 막선을 막아선다. 막선, 흠칫 놀라 물
러서고.
#39. 정순 처소. 낮
정순이 굳은 표정으로 있다.
정순 : 주상의 어가가 원행 길에 올랐느냐?
강상궁 : 예, 마마.
정순 : ............
정순, 표정 없이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긴
다.
#40. 도성 어귀. 낮
미리 구경나와 있는 백성들 있고.
이들 사이에 강석기를 필두로 한 장용영
군관들이 보인다.
강석기 한쪽을 주시하고 있는데.
그때, 멀리서 붉은 기가 들어 올려 지고.
강석기, 손짓하면 한쪽에서 붉은 기를 들
고 있던 군관이
높이 기를 올린다.
이에....강석기, ‘모두 위치해라’하고 하명
을 내리면,
군관들 총포를 앞세우고 자리에 선다.
긴장 어린 얼굴로 경계를 강화하는 이
들..
저만치 취라 소리와 함께 어가의 선두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 하는데...
#41. 도성 다른 장소. 낮
사람들 운집해 구경하는 가운데..
그곳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민주식과 일당
몇.
민주식 삿갓을 벗고 보면...
저 앞...군관에게 무언가 지시하던 서장보
가 있다.
그러다 서장보 문득 보면...
자신을 보고 있는 민주식의 시선.
서장보, 순간...어떤 당혹감을 느끼는데...
그때 저 멀리서 붉은 기가 올려지는 것 보
인다.
오군관 : (장보에게) 나으리..!
서장보 : 어...?
서장보, 그제야 깃발이 올려진 것을 보고
앞씬의 강석기처럼 ‘모두 위치하라’ 하명하
면
이편의 군관들 총포를 앞세우고 자리에 서
고...
다시 그 편으로 행렬이 진입한다.
그리고 보면, 이쪽에서도 그림을 그리고
있는 도화서 사람들.
(이곳은 이천과 세모 시비 네모 등)
이들, 빠른 붓놀림으로 행렬의 위용을 그
려내기 시작한다.
행렬...그 위로..화원들의 그림이 오버랩되
고....
#42. 몽타쥬.
--화폭 위로...어가를 호위하는 군관들,
징과 북, 나팔, 태평소를 든 취라부대,
회갑연 진연을 위해 어가에 오른 아름다
운 여령(女伶:궁중 행 사에 참석하는 기생)들의 모습
이 차례로 담기고...
--포구에 다다르는 어가행렬..
포구 입구의 홍살문을 보며 감격이 어리
는 산의 모습..
말을 탄 산...배다리로 진입한다..(앞에 조
금만 보여 지게)
-- 그 위로..행렬이 배다리를 건너는 그림
이 오버랩 되고....
--화성행차의 행렬이 가는 지도 위로...
사이사이...그곳을 지나쳐가는 행렬들의
모습이 비추며..
그 위로..둥둥둥...북소리가 들리고.
#43. 수원화성. 낮
웅장한 화성이 위용을 드러낸다.
수원의 도민들과 화성을 지키는 장용위의
군사들이
모두 도열한 가운데....
한편으론 채제공 장태우등의 중신들..경기
감영 관원들
또 한편으로 정약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
공 등의
규장각 중신들이 도열해 있는 가운데...
‘주상전하 납시오’하는 소리가 들린다.
대수, 석기 장보를 비롯한 장용영 군관들
이 들어서고.
금빛 찬란한 갑옷을 입은 산이 말을 타고
들어온다.
모두 일제히 ‘전하’하고 예를 갖추고.
가만 이를 바라보는 산...
그리고, 그런 산을 향해..운집해 있던 수원
의 관민들..
모두 머리를 조아리며....
‘전하....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하는
데.....!
산, 그런 이들을 보며 가슴이 벅차오른다.
산, 고개를 들어 보면...
앞에 세워진 건물에 자신이 직접 쓴 ‘화성
(華城)’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깊은 시선, 벅찬 느
낌으로 그 현판을
응시하는 산....!
그리고...모두의 얼굴에도 감격이 어린다.
드디어....화성으로 입성을 한 것이다...!!
#44 화성 전경. 낮
아름답고 우아한 화성의 모습...
#45. 동. 임시 수랏간. 낮
수랏간 상궁과 나인들이 분주히 오가며
식재와 그릇을 옮기고, 갖자지 음식들이
마련되고 있다.
임금의 수라와...일행들의 음식이 준비되
는...
수랏간은 정신이 없다.
#46. 동. 일각. 낮
식사를 분주히 나르는 나인과 사령들의 모
습이 비춰지고
#47. 동. 임시 도화서(소화실) 낮
이천, 탁지수, 미수, 세모, 시비, 네모, 여
진이 있다.
원행 길에 그린 의궤를 분주히 정리하고
있다.
그때, 박영문과 강두치가 급히 들어온다.
박영문 : 오늘 의궤 정리는 끝났는가?
이 천 : 예, 거의 다 마무리 되갑니다.
강두치 : 한 장도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니 특별히 신경 쓰게
이 천 : 예, 나으리....
박영문 : 내일 있을 현륭원 전배와
야조 훈련의 의궤 준비는 어찌 되었는가?
탁지수 : 현륭원 전배는 감사용이 맡을 것이고,
야조 훈련은 저와 이화사가 맡을 것이옵니다.
박영문 : (흠) 야조훈련은 화폭에 담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네.
다들 각별히 주의하도록 하게.
다들 : 예, 나으리....
박영문, 강두치, 의궤를 살피는데..
그때 안으로 수랏간 나인이 들어온다.
나인 : 낫것상이 준비되었으니 모두 나오십시오...
다들 얼굴에 화색이 돈다.
이천 : 밥이다..! 드디어 밥이로구나...!! (한 줄기 연기처럼 뛰어나
가고)
탁지수 : (혀 끌끌) 체통을 아주 밥을 말아 먹었구만....
다모들 : (깔깔대고 웃는다)
#48. 화성. 전경. 밤
곳곳에 횃불이 밝혀진 채, 군관들이 경계
를 서고 있는
행궁의 모습. 어둠 속...삼엄한 긴장이 느
껴지고.
#49. 주막의 봉놋방 (달호 방 전용) 밤
민주식과 사내1 최석주가 있다. 민주식 당
황한 얼굴이다.
민주식 : 그게 지금 무슨 말씀이십니까?
계획을 바꿔야한다니요?
최석주 : 내일 밤 야조에서 총융청과 수어청의 경계지역이 변경됐
네.
저들이 자네들한테 길을 터주기 어렵게 됐단 말이네..!
민주식 : ....!!....그럼,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거사를 포기하잔...(하는데)
최석주 : (OL)아니, 그건 아니네.
민주식 : ....!....
최석주 : (뭔가 현륭원과 용주사의 지도를 내어 보여준다)
민주식 : (본다...)
최석주 : 내일 주상은 현륭원을 참배하고...이 길로 해서 신시에 용
주사로 향 할 것이네
바로 이때가 주상이 잠시 장용영 주력 군사들과 떨어져
소수의 금군들과 승려들만 남을 때네!
그리고 그 때 용주사 외곽을 호위하는 총융정과 수어청의
군사들 이 자네들에게 길을 내어줄 것이야.
민주식 : .....!!!....
최석주 : 그때, 주상을 치게. 정확히 반점 사이네.
이때를 놓치면 만사 물거품이네.
반점 후에는 현륭원과 용주사 입구 쪽의 장용영 군사들이
다시 주 상과 만나게 되니 말이야!
민주식 : ...
그리고 자네가 거사를 치룰 때
이곳의 중신들은 몸을 숨길 것이네.
허니, 우리의 호위를 위해...
훈련을 했던 군사들 반은 남겨놓게. 알겠는가?
민주식 : (종이를 보며...입술을 깨물고)
#50. 행궁. 산의 처소(사가 방 왼쪽). 밤
산, 안경을 끼고...서안들을 살펴보고 있
다.
신중한 모습인데...
남사초 : 전하, 이만 침소에 드시지요
원행에 오르신 후 하루도 쉬시질 못 하셨사옵니다.
산 : 연도에서 올라온 백성들의 상언(호소문)이
이리 쌓여있는데 내 어찌 쉴 수 있겠는가?
나는 괜찮으니 염려 말게...
남사초 : (걱정이 어리는데) 전하...
그때, ‘전하, 박상궁이옵니다’하는 소리 들
리고.
박상궁 들어온다.
산 : 무슨 일인가?
박상궁 : 전하....지금 밖에 영상대감께서 들어
전하께 알현을 청하고 계시옵니다.
산 : (놀라) 이 시간에 말인가?
산, 의아한 듯 보고...
(시간경과)
산과 장태우가 있다.
산 : 그러니까, 영상의 말씀은 무엇입니까?
내가 화성을 지어
노론들을 압박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처사란 것입니까?
장태우 : 그렇습니다.
지난 수 백 년 간 양반은 한양에 뿌리를 두었습니다.
헌데 이제와 화성을 건설하신 것은.......
그 양반들의 기반을 뿌리 채 흔들겠다는 것이 아니십니
까?
산 : (가만, 그러다가) 헌데....이상하군요.
그리 말씀하시는 영상의 얼굴이 편해보이질 않아요.
무엇입니까?
그것은 지금 영상의 마음속엔......차마 뱉지 못한
다른 말이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까?
장태우 : (멈칫...) 전하...그것이 무슨....(하는데)
산 : (O.L) 영상은 비록 노론이긴 하나 곧은 신념을 가진 신료입니
다.
그것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지요.
그러니 영상은 알고 있습니다.
과인이 틀린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요.
장태우 : ....!!....
산 : 그렇습니다.
나는 지금, 양반들의 뿌리를 흔들려하고 있습니다.
허나, 그것이 다가 아닙니다.
나는, 그간 양반들의 수탈에 신음해왔던
백성들을 살리겠다는 것이에요.
장태우 : ....전...하....
산 : 나는, 이곳 화성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것입니다.
이 나라가 살자면 농업과 상업이 살아야하고
농업과 상업이 살자면 그 일에 피땀을 바치는.....
백성들의 삶이 안정돼야 합니다.
나는..... 이곳의 백성들이 부당한 수탈 없이 신명나게 일하게
할 것이고.....
그동안 도성에 편중되었던 인사를 개혁하여
재야에 묻혀있던 인재들을 찾아낼 것이에요.
이곳엔 붕당도 없고, 혼탁한 정치싸움도 없을 것이며
오직 백성을 섬기는 임금과
청렴한 신료를 믿고 따르는 백성들이 있을 것이니.........
그 시작은 화성에서부터 언젠간 조선을 뒤덮을 것이고......
그렇게 나는 이 나라 조선을......청국보다 더 강한 대국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장태우 : ....!!....
산 :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그러기에 내 지금.....이 어려운 길을 함께 해 달라
영상에게 부탁을 하고 있는 것이에요.
장태우 : ....!!....
산 : 그러니.......내 임금으로써 영상에게 다시 묻겠습니다.
.....과인의 이런 생각이 틀린 것입니까?
장태우 : (눈빛, 흔들리고)
산 : (그런 장태우를 깊은 눈으로 바라보는데)
#51. 현륭원. 낮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단아하고 정성껏 조
성된 능의 모습.
전배를 위한 제상이 마련되어 있고...
그 앞으로 산과 혜빈이 있다.
혜빈, 만감이 교차하는 듯..
먹먹한 시선에...눈물이 고여오고 있는
데...
혜빈 : (눈물 가득한 얼굴) 고맙습니다, 주상.
내 이 날을 보자고 그 긴 시간을 살아낸 듯합니다
산 : 어마마마....
혜빈 : 원통하게 묻혀 있던 선세자저하의 한을
이리 풀어주셨으니
이제 죽어도 아무 여한이 없습니다. 주상
산 : ....!!....
혜빈 : .....자...어서 전배를 올리세요! 주상
산 : 예...어마마마....
산, 앞으로 나서 전배를 올린다.
절을 마친 산....보면, 눈시울이 붉어져 있
다.
산(마음의 소리) 아바마마 소자이옵니다.
산이옵니다.
이것을 지켜보고 계시옵니까?
소자가 만들고 있는 새로운 조선을.....지금 보고 계시
옵니까?
#52. 산 일각. 낮
십 수 명의 자객들이 (민주식은 없음) 산길
을 은밀하 고도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
다.
#53. 동. 일각. 낮
산 일각. 어딘가로 은밀히 몸을 숨기는 이
들.
사내1 : 모두 몸을 낮춰라..
그 말에 긴장한 채...눈빛을 빛내는 이들.
사내1 : 시각이 얼마나 되었느냐?
사내2 : 미시를 조금 넘겼을 것입니다..
사내1, 그 말에 앞을 주시한다.
보면 저 멀리....사찰이 보이고....
#54. 수원 행궁 일각. 낮
서장보가 불안한 얼굴로 행궁을 빠져 나온
다.
#55. 거리 일각. 낮
서장보가 오는데..그때 등 뒤에서.
민주식 : 여기요.
서장보 : ....!!.....
민주식 : (다가와) 역시 와줬군요...
서장보 : (시선 피하며) 왜 보자고 했소?
민주식 : 한 가지 확인을 해줘야 할 게 있소.
서장보 : 확인이요?
민주식 : 오늘 현륭원과 용주사 외곽을 지키는 총융청과 수어청 병
력의 경계 지역이 바뀌었다 들었소. 사실이오?
서장보 : (멈칫, 당혹해한다)...
민주식 : (보면)
서장보 : (조금 망설이다가) 그..그렇소. 헌데...그걸 어찌 알았소?
민주식 : (대답 안하고) 알았소. 그럼 됐소.
서장보 : (뭔가..싶은데) 잠깐....뭘 어쩌려고....(하는데)
민주식 : (대답 대신 )내 당신의 도움을 잊지 않겠소.
서장보 : ....!!....
#56. 거리 일각. 낮
산의 행렬이 움직이고 있다.
큰 행렬은 아닌 말 위에 탄, 산과 남사초..
그 주변을 호위하는 대수 석기 등의 장용
영 무관 등이다.
#57. 산길 일각. 낮
민주식의 사내 패거리들이 10여명 몰려 있
는 곳.
이들 긴장한 채 주시하는데...
저 멀리...진입해오는 산의 행렬이 눈에 들
어온다.
그때...
민주식 : 드디어 납시셨군.
다들 : ....!!....
민주식 : 모두...준비해라.
민주식, 산을 보며 눈빛을 빛내고.
#58. 사찰 마당. 낮
산이 사찰로 들어오고, 일단의 승려들이
산을 맞는다.
산에게 합장을 하고....
#59. 동. 밖. 낮
사찰 밖. 대수를 비롯한 강석기와 장용영
군사들이 있다.
대수 : (오군관에게) 경계를 서고 있는 장용영 병사들에게...
주변을 철저히 살피라 전해라.
오군관 : 예, 나으리.
오군관, 가면 대수 좀 긴장 어려 보고.
#60. 산길 일각. 낮
민주식의 패거리들이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61. 동. 사찰 안 방(사가 방 오른쪽). 낮
산이 승려들과 있다.
산 : 이곳 용주사가 현륭원의 원찰(願刹: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비는
법당)
로....노고가 많다는 걸 알고 있소.
승려1 : 망극하옵니다 전하....
산 : (미소 어려 보고)
#62. 사찰 뒤편. 낮
자객들 사찰 뒤편의 담벼락으로 접근한다.
사내 : 주위를 살펴라! 총융청과 수어청의 군사들이 보이느냐?
사내2 : 안 보입니다. 약속대로 길을 내주고 피한 게 틀림없습니다.
사내1 : 가자
이들 날렵하게 담을 타 넘고.
#63. 동. 마당 입구. 낮
자객들이 사찰 내의 입구로 진입한다.
그런데...순간 멈칫하는 사내1
사내1 : 잠깐..!!
이들, 보면...사찰 입구로 통하는 길에 경
계병이 하나도 없이
내시 몇 명과 별감 하나가 보일뿐이다.
사내1. 장용영 군사들이 보이는냐?
사내2 : 안 보입니다.
짐작대로 현륭원 쪽과 용주사 후문 쪽에 배치된 게 틀림없습
니다.
사내1. 그렇다면 지금 저기에는 소수의 금군이
어가를 호위하고 있을 것이다.
사내2 : 맞습니다.... 동편 문이 비어있을 거라 했습니다!
사내1 : (주위를 돌아보고) 가자! 문 뒷쪽에 어가가 있다.
자객들 일제히 칼을 빼들고
몸을 날려 사찰 입구로 짓쳐 들어간다.
#64. 동 마당
사내1. : 어어...이게.....이게...!!!
사내2. : 아니.... 이럴 수가!! ???
임금이 있어야할 자리에 몇 명의 내시들과 궁인들만 보
일뿐
주상은 보이지 않는다.
사내1 : (멈칫)
사내2 : (당황 하는데)
그 때 등 뒤에서...‘웬놈들이냐’ 하는 소
리..!!
이들 멈칫 놀라 보면...
그 앞에 강석기를 비롯한 장용영 무관들
이 서슬 퍼렇게
서 있다. 이들, 당혹한 자객들 모두 칼을
치켜드는데....
다시 반대편에서 달려드는 대수와 장용영
들..!!
포위되는 자객들, 이들...당혹감...!
사내1 : .....쳐라...!!
하는 소리와 함께 싸움이 시작된다.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65. 동. 방안(사가방 오른쪽). 낮
산과 승려들, 밖에서 들리는 소란에 놀라
고 있다.
산 : (남사초에게) 무슨 일인가?
하는데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대수가.
대수 : 전하...!! 몸을 피하시옵소서..!! 자객입니다..!!
산 : .....!!!....
#66. 산 일각. 낮
민주식 초조하게 사내 한 사람과 있다.
그때, 한쪽에서 누군가 급히 달려온다.
사내3 : 영감.....! 큰일 났습니다..
민주식 : ....!!...
사내3 : 거사가 실패했습니다. 어서 여길 피하십시오..!!
민주식 : ....!!!....
#67. 동. 일각. 낮
민주식 산길을 정신없이 허둥지둥 도망친
다.
나머지 사내들도 뒤를 연신 살피며 도주하
는데...
그때....쾅! 하는 굉음과 함께 조총 소리가
들린다..!
민주식...멈칫...하는데.
보면, 저 앞으로 대수와 장용영들이 모습
을 드러낸다.
이들...민주식 등을 향해 조총을 겨누고 있
는데...!
당혹스런 민주식,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보면...
그 뒤로 달려와 역시 조총을 겨누는
강석기와 장용영 군사들
민주식....헉......! 놀란다. 사내들도 당황
해 어쩔 줄 모르는데..
대수 : ....살고 싶으면, 그만 두는것이 좋을 것이다.
민주식 : ....!!....
민주식, 온 몸의 피가 빠져나가듯 허탈해
진다.
그대로 칼을 떨구면...
강석기 : 놈들을 포박하라...!!
군관들, 다가와 민주식을 포박한다.
그 모습을 매섭게 지켜보는 대수의 시선.
#68. 사찰 다른 마당 . 낮
장용영들 도열한 가운데 산이 굳은 표정으
로 나오면...
그런 산의 앞으로 잡혀온 민주식과 사내
1.2 들..이 꿇려진다.
민주식, 참담한 심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산, 그런 민주식을 노기 어려 바라보는
데...
산 : 자넬 이렇게 다시 보게 되는군
민주식 : ....!!!.....
산 : 자네가 이렇게 내 목에 칼을 겨누어주길........
내가 얼마나 오래 참고 기다렸는지 모르네.
민주식 : .....!!!....
산, 동정 없는 차가운 눈빛으로 보다가...
산 : (대수에게) 역적을 현장에서 체포했으니
행궁으로 가 공모자들을 잡아들여라!
대수 : 예..전하...!!
산 : ........
#69. 행궁 일각. 낮
행궁으로 달려 들어오는 대수와 강석기 그
리고 장용영 군사들.
군사들 앞에서 소리친다
대수 : 자 우리는 우상 최석주와 호판 오대철을 잡으러 간다.
한 무리들 예..하고 가면..
강석기 : 우리는 형판 정태수와 형조참판 한정희을 잡는다.
군사들, 예..하며 강석기를 뛰쳐 간다..
#70. 행궁 일각(어느 처소 야외). 낮
신료들의 처소로 들이닥치는 강석기와 장
용영 군사들,
그러나...없다...! 이들 당혹.
#71. 동. 다른 일각(어느 처소 야외). 낮
역시 또 다른 처소로 들이닥치는 장용영.
그리고 뒤따라 들어오는 대수..
그런데...없다. 대수. 당혹감이 어리는데..
오군관 : 나으리..? (어떻게 된 거냐)
대수 : ....!!......
#72. 동. 산의 처소(혜빈 처소,규모 작게). 낮
산과 대수, 석기가 있다.
산 : 뭐어...? 저들이 도주를 한 것 같다고?
대수 : 예, 전하
거사를 치르기 전 모두 행궁을 떠난 것 같습니다.
산 : (..!!!...) 지금 당장 저들을 잡아들여라.
알겠느냐? 당장 군사를 풀어 저들 모두를 생포해야 할 것이야.
대수 : ...
석기 : 예..전하...!
대수, 석기 급히 나가면...산, 얼굴에 노기
가 어려오고...
#73. 화성 성안 길. 낮
거세게 말을 달려가는 장용영들..
연도의 백성들, 무슨 일인가...보는 표정들
이고.
#74. 성문 앞. 낮
길목이 차단되고 있다.
대수 : 말이 없으니, 아직 이곳을 빠져나가진 못했을 것이다.
안동과 나주, 전주로 가는 길목도 모두 차단하고
수원부 일대를 샅샅이 뒤져라. 알겠느냐?
다들 : 예, 나으리...!!
대수, 긴장감이 어리는 표정으로...
길목을 차단하는 군사들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데....
#75. 행궁. 산의 처소(혜빈 처소, 규모 작게) 밤
산이 굳은 얼굴로 앉아있다. 그 옆에는 채
제공이 있는데..
그때 밖에서 ‘전하, 박중군 입시옵니다’ 하
는 소리.
산, 보면...안으로 대수가 들어온다.
산 : 어찌 되었느냐?
대수 : 길목을 모두 차단하고 수원부 일대를 샅샅이 뒤지고 있습니
다.
분명, 아직 빠져나가지 못했을 것이니....
오늘 안으론 모두 잡아들 일 수 있을 것입니다.
산 : ....!!...
대수 : 송구합니다 전하.
저들의 경계를 더욱 철저히 했어야 했는데...
산 : 아니다...저들을 살피는 건 나도 미처 생각지 못한 일이야...
대수 : ....!....
산 : (굳어지는데)
채제공 : 전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정황이 이와 같으니 오늘 밤의 야조는 미루는 것이
어떠하시겠사옵니까?
산 : 아니요, 그럴 수 없습니다.
야조는, 이번 능행에 가장 중요한 행삽니다.
백성들과 모두에게 장용영의 위엄을 드러내는
막중한 일이니....그것은 예정대로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채제공 :...
대수 : ...!!....
산 : (대수에게) 저들을 찾는 일은 장용영 군사 일부와
경기감영에 맡기고...
장용영은 유시에 예정된 야조를 차질 없이 준비하도록 하거라.
알겠느냐?
대수 : 예, 전하...
산 : .......
#76. 동 일각. 밤-(익위사 훈련장에서 녹화. 75회 세트분)
장보와 대수, 석기가 있다.
대수와 석기, 기막힌 얼굴로 장보를 보고
있는데..
대수 : 그러니까, 그 모든 게....전하께서 내리신 밀명이셨단 말입
니까?
서장보 : 그래.
저들이 뭔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장용영 무관한테도 손을 뻗쳐올 거라며
나더러, 놈들을 한번 유인해보라고 하셨다.
대수, 석기 : ....!!....
서장보 : 나야 설마하면서 명을 받든 건데...
민주식 같은 월척이 낚일지 어찌 알았겠냐? (하하, 웃는데)
대수, 석기 : ....!!!...
석기 : 이 사람아..! 그런 일이었다면 진작 귀뜸을 해줄 일이지..
대수랑 내가 자네 걱정을 얼마나 했는줄 아는가?!
서장보 : (하하, 웃으며) 만약 그랬다면..그놈이 눈치를 챘을 걸세.
전부를 속아 넘겼으니 민주식이도 걸려든 거라고.
대수, 석기 : (기막힌 듯 웃는데)
석기 : (대수한테) 어쨌든...놈들이 우리가 예상했던 용주사를
겨냥해 다행이었다...안 그러냐..?
대수 : 예...그렇긴 한데..저는 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습니다.
서장보 : 마음에 걸리다니, 뭐가.
대수 : 저들이 너무 쉽게 잡힌 게 아닌가 해서요.
거사를 계획했다면 철저히 준비를 했을 텐데..
서장보 : (대수롭지 않게) 나 원, 놈들을 잡아도 걱정이냐..?
아, 지깟것들이 뛰어봐야 부처님 손바닥이니까 그렇지...!
자자...가자고.
야조 준비하면서, 그놈과 뭔 일이 있었는지..다 말해줄테니.
하면서 장보, 석기를 이끌고..대수, 조금
불안함
어리지만...그래, 다 된거다..하는 느낌.
이내 저들을 따라가는데...그런 모습 위로.
둥둥둥.....웅장한 용고 소리가 사위를 울
린다.
#77. 서장대 앞. 밤
횃불이 환하게 밝혀진 서장대.
서장대 위에 갑옷을 입은 장태우, 채제공,
정약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이 시립해 있고..
그 아래로 두 편으로 나뉘어 장용영 무관
들과
가왜군(거짓 왜병)차림의 다른 무관들이
도열해 있다.
이들 앞에 서 있는 대수, 석기, 수어청, 총
융청의 대표무관.
이들, 손에 각각 청룡기, 주작기, 백호기,
현무기를 들고 있다. 그때, ‘주상
전하 납시오’하는 소리 들리고.
금빛 갑옷을 입은 산이 들어선다.
금군별장 : 정위...!!
무관들 모두 자세를 갖추고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춘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산... 이내, 앞으로 다
가간다.
산 : 야조를...시행하라!
동시에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면...
대수가 청룡기를 들어올리고, 즉각 동쪽
성벽에서 대포를 쏜 다. 다음 석기가 주작기를 올
리면..남문에서,
수어청 무관이 백호기를 올리면..서문에
서,
총융청 무관이 현무기를 올리면 북문에서
대포를 쏜다.
차례대로 빠르게 응포하는 이들의 일사불
란한 모습.
마지막으로 다시 용고가 울리면
함성과 함께 무관들이 각자의 위치로 흩어
지는데.
#78. 어느 사가 앞. 외경. 밤
누군가 급히 오더니 주변을 살피고 이내
안으로 들어간다.
#79. 동. 방안(사가 방 왼쪽). 밤
중신1, 2를 비롯한 도망친 이들이 초조한
얼굴로
모여 있다. 그때 안으로 들어서는 최석주.
중신1 : 어떻게 됐습니까?
최석주 : 이제 야조가 시작됐소.
다들 : ....!!...
최석주 : 이제 한 시각이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오.
민주식을 미끼로 내주었으니
주상은 이제 경계를 늦출 것이고....
그때 준비된 우리 병력이...
예정대로 주상을 칠 것이요.
다들 : ....!!!....
최석주 : (비장함이 어리고)
#80. 화성 일각. 밤
장용영 무관들의 야조(야간 군사훈련)가
시행되고 있는
서장대의 모습.
백병전을 마친 이들이 물러나고 있다.
한쪽에서 자리한 이천, 탁지수, 다모들..
미수 : 박별제 나으리께서 야조가 어둠 속에서 행해지니
힘들 거라고 하셨는데
오늘 보니 그런 것 같지도 않아요, 나으리..
이천 : 그게 무슨 말이냐?
미수 : 이렇게 사방에 횃불을 밝혀놓으니 대낮처럼 밝잖아요..
탁지수 : 그건 너희들이 야조를 끝까지 못 봐서 그러는 게다..
곧 사방에 모든 불을 끄는 등화관제가 있을 것이니,
그때 어둡다고 무서워나 말거라.
여진 : 예? 사방에 불을 다 꺼요?
이천 : 그래...잠깐 동안 그리 한 후
성벽에 다시 오색 쌍등을 켜는 게 바로 등화관제다.
적군이 침입하는 걸 대비하는 게지.
다모들 ‘완전히 깜깜해지면 무서워서 어떻
하냐며’ 겁내고.
#81. 산 일각. 밤
멀리 총포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산길로 수 십명의 사병들이 재빨리 움직이
고 있다.
#82. 동. 일각. 밤
성벽에 거대한 사다리들이 놓여진다.
그 아래로 십 여 명의 가 왜병들의 모습 보
이고.
그때. 성벽 위에서 이를 살피는 대수..
성벽 위의 포구 사이로 총구가 내밀어지
고.
요란한 총소리와 함께 불을 뿜는 총구들!
폭음만 날뿐 총탄은 날아가지 않는다.
또 다른 총구가 일제히 내밀어진다.
불을 뿜는 후선의 총구들!
그때. 성벽 아래의 수어청 무관.
요란한 꽹과리 소리와 함께 몸을 숨기고
있던 가 왜병 수십이
함성과 함께 깃발을 흔들며 성벽을 향해
달려 나온다.
이를 지켜보던 강석기.
북소리와 함께 그 측면에서 달려 나온 장
용영 군관들이 이들 을 막아선다. 목검을 휘두르지
만, 실전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 한 공방전이 펼쳐
진다.
서장대 위에서 이를 바라보는 산의 시
선..!!
#83. 화성 일각. 밤
서장보, 오군관과 있다.
서장보 : 어찌되었느냐.
오군관 : 반점 전에 성벽 앞에서 백병전이 시작됐습니다.
서장보 : 그럼, 곧 마지막이구나. 성벽의 소등을 준비해라..
오군관 : 예, 나으리...
서장보 : ......
오군관 : 근데 일제히 횃불이 꺼졌다가 쌍등이 다시 밝혀지면
그 장관이 정말 볼 만 하겠죠?
서장보 : ....!!
오군관 :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면...
이 화성전체가
서장보 : 그렇겠지, 암흑 천지니깐.
근데, 너는 왜 아직도 안 갔냐?
오군관 : 예?
서장보 : 쓸데없는 소리 말고 동문 쪽 경계나 정금해
오군관 : 동문이요? 거긴 총융청과 수어청에서 경계를 서고 있는
데요?
서장보 : 그래?
오군관 : 오늘 낮 현륭원과 용주사의 경계를 바꾸면서
그것도 조정되지 않았습니까?
서장보 : 아~ 그래 그렇지.
가만있자.... (뭔가 이상하다!!)
#84. 동. 서장대. 밤
장용영 무관들의 야조(야간 군사훈련)가
시행되고 있는
서장대의 모습.
백병전을 마친 이들이 물러나고 있다.
#85. 동. 일각. 밤
장보가 급히 온다. 그런 장보의 위로...
민주식 : 한 가지 자네가 확인을 해줘야 할 게 있네.
서장보 : 확인이요?
민주식 : 오늘 현륭원과 용주사의
총융청과 수어청 병사 경계지역이
바뀌었다 들었네. 사실인가?
서장보, 다급하다.
서장보 : 젠장...그거였어....! 그 거였다구..
#86. 동 일각. 밤(#3과 동일)
강석기가 정신없이 뛰어간다. 절박하고,
다급한 얼굴이다.
#87. 동. 일각. 밤(#4의 변형)
대수가 수십의 장용영 병사들과 함께 있
다.
대수 : 이제, 야조(야간 군사훈련)의 마지막이 남았다.
불이 모두 꺼지면 위험할 수 있으니..
다들 각별히 조심해라. 알겠느냐?
무관들 : 예...!!
대수 : 자 그럼 제 1초는 성곽으로 이동하고...
하는데..그때 강석기가 ‘박중군 박중군’ 하
며 다급하게
뛰어온다. 대수, 무슨 일인가 보면.
강석기 : ...큰일났다..아무래도, 문제가 생긴 것 같다.
대수 :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강석기 : 속았다...우리가, 속았던 거야!
대수 : 속았다니요? 나으리...대체 뭘...(하는데)
강석기 : (O.L)저들이 노린 것은 용주사가 아니었다.
그건 우리의 주위를 돌리려는 속임수였어.
저들은, 우리가 안도하는 틈을 타
바로 야조의 등화관제를 노린 것이야..!
대수 : (경악) 예에...?
강석기 : 저들의 음모는 지금부터다!
허니 당장 등화관제를 멈춰야 한다!
대수 : ......!!!....
경악하는 대수. 떨리는 얼굴로 보는 강석
기
#88. 동. 서장대. 밤 (#5와 동일)
산이 앉아있고 그 옆, 앞으로 남사초, 채재
공, 장태우, 정약용 을 비롯한 이들이 있다.
그리고, 수백의 장용영 병사들이 도열해
있는데....
채제공 : 야조의 마지막 훈련을 시작하겠습니다. 전하.
산 : 그리하시오.
채제공, 아래의 군관을 향해 눈짓을 하면.
군관 ‘횃불을, 모두 꺼라..’ 소리치고.
그 소리와 함께 둥둥둥, 북소리가 울리면..
#89. 동. 성곽. 밤
북소리와 함께 성곽 위, 환하게 밝혀진 횃
불들이 일제히
촥촥촥, 꺼지는 장면.
#90. 동. 서장대. 밤.
동시에, 서장대 곳곳에 밝혀진 횃불도 촥
촥촥 꺼진다.
이윽고.....완전한 어둠에 잠기는 서장대..!
#91. 동. 일각. 밤
어둠 속의 자객들.
그 말에 일제히 날렵하게 진입하는 자객
들..!
#92. 동. 서장대. 밤 (#8과 동일)
어둠 속에 잠긴 서장대.
그 속에 산의 두 눈이 빛나고 있다.
바로 그때, 어디선가 군사들이 움직이는
소리.
어둠 속, 화면 가득 빛나는 산의 눈빛에서
엔딩.
.이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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