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77
77회 ㅣ 2008-06-16
MBC 특별기획드라마
이 산(李祘)
제 77 부(마지막 회)
기 획 조 중 현
제 작 박 창 식
프로듀서 고 병 철 장 병 태
극 본 김 이 영
에이 스토리
연 출 이 병 훈
김 근 홍
조 연 출 이 성 준
최 정 규
제 작 김 종 학 프 로 덕 션
#1. 도성 전경. 낮
화면 밝아지면 활기 찬 도성의 풍경이 보
인다.
그 위로...자막.
자막 : 경신년. 정조 24년
#2. 궐 전경. 낮
싱그러운 녹음이 햇살에 반짝이는 궐 안
의 한가로운 풍경.
궁인들과 관원들이 분주히 오가는 모습이
비춰지고.
보면, 그 가운데...몇몇의 나인들이 밥상보
를 덮은 작은 상을
들고 가는 모습이 보이는데...
#3. 동. 일각. 낮
남사초가 동궁전 내관에게 얘기를 듣고 있
다.
남사초 : (걱정이다) 그래서, 세자저하께서
또 수라를 물리셨단 말인가?
동궁전 내관 : 예...오늘도 백성들이 먹는 밥과 찬을
올리라는 하명을 내리셨습니다.
남사초 : (허허...참...그런 표정)
동궁전 내관 : 이러다, 저하께서 옥체라도
상하시면 어찌 하옵니까?
남사초 : .........
남사초, 걱정이 어린다. 가만..동궁전 쪽으
로 시선을 트는데..
#4. 동궁 전(송연처소 전용). 낮
세자(11살. 훗날 순조)와 정약용(적관복)
이 자리해 있다.
그 앞에 보리밥에 간장, 나물 두 어 가지
놓인 상이 놓여있다.
몇 술 뜬 상태..
그 곁으로는 서책들이 잔뜩 쌓여 있다.
정약용 : 저하...벌써 사흘째이옵니다.
이제 그만 수라를 들이시옵소서.
세자 : (휴...) 그리 할 순 없습니다.
내 아직, 아바마마께서 하문하신 문제에 대한
답을 찾질 못했습니다.
정약용 :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이번에 내리신 하문은 무엇이신지요?
세자 :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건, 제 힘으로 알아내야한다 하셨습니다.
정약용 : ...!...
세자 : (휴...귀엽게 풀 죽은 표정이 되고)
#5. 동 앞. 낮
궁인과 내관들이 자리해 있고..
안에서 정약용이 나온다...
그때, 저만치 박제가, 유득공, 이덕무(모
두 적관복) 온다.
정약용, 예를 갖춘다.
정약용 : 시강원에 드시는 것입니까?
박제가 : 그렇네.
헌데 세자저하께선 어찌하고 계신가?
정약용 : 아직 하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 수심이 깊으십니다.
이덕무 : 벌써 며칠 째 침소에도 아니 드신다 하던데...
거참 큰일이로군.
유덕무 : 참 그러고 보면
주상전하만큼 엄한 훈육관도 없으실 것이네
그 말에 다들 미소 지으며, ‘맞다’ 수긍을
하고..
#6. 대전. 낮
산이 자리에 앉아 안경을 쓴 채 서안을 살
피고 있다.
보면, 깊어진 눈..희끗한 머리...
산의 모습에 세월의 흔적이 비춰지고...
산 신중한 얼굴로 이내 붓을 들어 낙점을
하는데...
그때, 박상궁의 ‘세자 저하 입시옵니다’하
는 소리 들린다.
그 소리에 고개를 드는 산..
산 : 들라하게.
안경을 벗어 내려놓는 산...그때, 세자가
들어온다..
조금 긴장한 얼굴로 예를 갖추고 자리에
앉는다..
산, 가만 세자를 바라본다.
산 : (자애롭게)...어서 오거라. 그래, 답을 찾았느냐?
세자 : (좀 자신 없다).....예....
산 : 허면, 말해 보거라.
성군이 되기 위해.....
임금이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이냐?
세자 : (조심스럽다) ...그것은......백성의 마음을....
잘 살피는 것이옵니다.
산 : 백성의 마음을 살핀다?
그래...허면, 백성의 마음은 무엇이냐?
세자 : (조금 망설이다) 그건.....근심 없이 편안히 사는 것이 아니
옵니까?
산 : 좋다. 그러자면 어찌해야하느냐?
세자 : (멈칫) 예...?
산 : 네 백성들이 근심 없이 살게 하자면....
임금이 해야 할 가장 첫째의 일이 무엇이겠냔 말이다?
세자 : 그리하자면...학문을 열심히 닦아...(하는데)
산 : 틀렸다...
세자 : (...!!...) 그렇다면....세금을 줄이고...수탈이 없도록...(하는
데)
산 : (OL)그것도 틀렸다.
네가 말한 것 모두 임금이 해야 할 일이긴 하지만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세자 : ....!!...
산 : (자애롭게) 허니 다시 생각해 보거라.
너무 빨리 찾겠다 욕심내지 말거라.
천천히...신중을 다해 살핀 후에
그 답을 알겠거든 다시 오거라! 알겠느냐?
세자 : (풀이 죽는다) 예..아바마마...
산 : .........(미소 어려 보고)
#7. 궐 누각. 낮
누각에 자리해 있는 세자..
그 곁으로 내관과 궁인들이 시립해 있다.
세자의 곁에 수많은 서책들과 상소문이 쌓
여있고...
세자, 하나하나 꼼꼼히 서책을 넘기며 살
피고 있다.
그때, 한쪽에서 산이 남사초와 궁인들 이
끌고 오고..
먼발치에서 그런 세자의 모습을 보는 산
의 얼굴..
그 위로.
세자시절 영조의 하문에 답을 찾기 위해
밤새 고심하던 모습 들이 스친다.
산의 입가에 가만 미소가 어리고..
그런 산을 보는 남사초...
남사초 : 세자저하께도 이번만큼은
벅차 하시는 것 같사옵니다, 전하.
산 : 허나, 분명 세자는 그 답을 알아낼 것이네.
(하고) 이만 가세.
오늘 해야 할 일이 아주 많네.
산, 밝은 얼굴로 걸음을 옮기고..
남사초와 궁인들 그 뒤를 따른다.
#8. 저자 일각. 낮
전포들이 들어 서 있는 저자 거리.
미복을 한 산, 남사초이 함께 온다..
그 곁으로 변복한 장용영 군관들이 경계
를 하는 모습 보이고.
그런데 전포들은 모두 문을 열었는데,
거리는 한산하기만 하다.
산 : (의아하다) 오늘은 장이 서는 날이 아닌가?
헌데, 어찌 이리 저자가 한산한 것인가?
남사초 : 송구하오나, 소신도 잘 모르겠사옵니다.
산, 당혹스러운 표정인데...
#9. 동. 미전. 낮
산, 남사초..미전 안으로 들어선다.
주인, ‘어서 오십시요’하고 맞고..
산 : 쌀하고 콩을 좀 사려고 하는데
요즘은 한 섬에 얼마씩이나 하오?
주인 : 돈으로 하실 거유? 아니면 현물로 하실 거유?
산 : (멈칫, 의아하다) ...돈으로 하겠소..
주인 : 그럼...쌀은 한 섬에 석냥, 콩은 한 냥만 주시오.
남사초 : .....!....
산 : (좀, 당혹스러운 얼굴) 석냥이라니?
쌀은 한 섬에 닷 냥을 하지 않았소.
대체 왜 그리 값이 떨어진 것이오?
주인 : (휴...) 그걸 몰라 물으시오?
아, 그거야 도성에 돈이 씨가 말라서 그런 거지...
산 : ...뭐요?
주인 : 아 돈이 부족해서
한 냥이 두 냥, 세 냥 값어치가 되지 않았소?
허니 이리 값을 내려서라도 물건을 파는 것이지...
남사초 : ......!.....
산 : .....!!.....
#10. 저자 일각. 낮
산, 한산한 저자를 걱정이 어려 보고 있다
그때, 남사초가 급히 온다.
산 : 어찌 된 것인지 알아보았는가?
남사초 : 예, 전하... 지금 도성에 돈이 유통되지 않는
심각한 전황(錢荒:돈이 유통되지 않아 귀해지는 것.
물가가 하락하 고 경기가 침체된다)이 생긴 듯하옵니
다.
산 : (놀라) 뭐? 전황?
남사초 : 예, 전하....
산 : .....!!.....
#11.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정약용과 있다.
산 : 그게 무슨 말인가?
지금 호조에 새로 돈을 주조할 여력이 없다니?
정약용 : 그것이 엽전주조에 쓰이는 구리는 대부분
왜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근자에 그 값이 폭등해 어려움이 큰 듯하옵니다.
산 : ....!....
정약용 : 더욱이 이런데도 양반과 일부 상인들이
돈을 집안에 쌓아두고 있어 전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사옵
니다.
산 : (고심이 어린다) 전황으로 돈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니......
그것을 자신들의 창고에 쌓아두어 재산을 불리려는 것이겠지.
정약용 : 그렇사옵니다.
게다가 이를 악용해 고리채마저 심해져....
백성들이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사옵니다. 전하.
산 : 서둘러 해결책을 찾아야겠네.
오늘 저자를 둘러보니
도성의 경기가 이미 바닥을 친 상태였어..
정약용 : ....!!....
산 : ........
#12. 규장각 집무실. 낮
정약용, 박제가, 유득공, 이덕무 등 관원
들 자리해 있고.
산이 있다.
산 : (자리에 앉으며) 다른 지역의 상황은 어떠한가?
유득공 : 경기 일대와 삼남 지방에도 그 문제가 확산되고 있습니
다.
산 : (....!!....) 당장 전황을 해결할 대책이 필요하네..
주조 외엔 달리 방도가 없는 것인가?
이덕무 : 우선 급한 데로 은의 통용을 증가 시킬 수 있습니다.
산 : 허나 은은 백성들에게까지 두루 쓰일 수 없네.
보다 실용적인 방안이 있어야 해.
박제가 : (결심어린 얼굴) 하오면, 전하...
청국에서 청전(淸錢: 청나라 화폐)을 들여오면 어떻겠습니
까?
산 : 청전?
박제가 : 예. 지금 청국에선 새로운 화폐가 주조되어.......
이전 화폐인 건륭통보가 남아돌고 있사옵니다..
허니, 그 청전을 싸게 들여와 당분간 사용하게 함이 어떻겠
습니까?
정약용 : (좀, 반대다) 하지만......시중에 두 가지 화폐가 통용되면
혼란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박제가 : (OL)물론, 처음엔 그럴 것이네.
허나 체계가 잡힌다면 곧 안정이 될 것이야.
산 : 청전을 들여오면
새로 화폐를 주조하는 것 보다 얼마나 비용이 절감되겠는가?
박제가 : 몇 갑절은 이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산 : (...!!...) 허면, 그리하도록 하지.
호조의 경비가 바닥 나
당분간 새로 화폐를 주조하는 건 무리네.
허니, 가능한 청전을 모두 확보해
이를 시중에 유통시키는 방안을 마련하게. 알겠는가?
다들 : 예...전하....
산 : .......
#13. 달호의 집. 외경..
제법 규모가 있는 기와집의 풍경.
그 위로....
막선(소리) : (버럭) 어딜 도망가! 냉큼 이리 안와?!
천수(소리) : 잘못 했어요, 어머니...
#14. 동. 마당. 낮
양반 행색의 막선이 천수(10살 안팎)의 귓
불을 쥐고 끌고 온 다. 막선, 잔뜩 화가 난 얼굴이
다..
천수, 끌려가며 ‘다신 안 그럴께요’하며 비
는데.
그때, 안에서 달호가 급히 뛰어나온다.
달호 : 왜 그래? 무슨 일인데 큰 소리야?
막선 : 글쎄, 이 녀석이 또 서당을 빼먹고 놀이패랑 어울리잖아
요..
달호 : 뭐? 놀이패?
막선 : (천수를 보며) 너 아주 오늘 요절 날 줄 알아!
막선, 천수의 엉덩이를 철썩 때리는데..
천수, 엉덩이를 부여잡고 죽는다고 펄쩍펄
쩍 뛰며
‘으아아..어머니 아파요...’하며 마당이 떠
나가게 소리를 치며
엄살을 피운다. 마당의 종복들 그런 두 사
람을 보고..
막선 : (당황) 아니, 그렇게 세게 때리지도 않았구만.
달호 : (종복들 보며) 거 좀 웬간히 해....아랫것들도 보는데..
천수 : (엉엉 울고)
막선 : (하는 수 없다) 조용히 못해! 얼른 가서 글공부나 해...
천수, 울음을 뚝 그치더니 얼른 ‘예, 어머
니’하고 후다닥 간다.
막선 : (가슴을 퍽퍽 치며) 어휴....속 터져 진짜
양자라고 들인 자식 놈이 저렇게 골칫덩이니......
내가 저놈을 얼마나 금이야 옥이야 키웠는데..!
달호 : 너무 그러지 마...
대수는 꼴통 중에 상 꼴통이었는데도
지금은 떡 하니 장용영 대장까지 됐잖아!
막선 : (그거다 싶다) 저기, 이럴 게 아니라...
조카한테 보내서 좀 봐달라고 합시다..
저 놈도 조카를 보면 뭔 생각이 들 거 아니에요..
달호 : 대수한테....?
#15. 대수의 집. 방안(사가 방 오른쪽). 낮
번듯한 양반집 사랑채..
대수, 양반 복색을 하고 자리해 있다.
그 앞에 천수 앉아 있다. 동몽선습을 펼쳐
놓고 읽는데..
천수 : (버벅 댄다) 맹자 왈, 부자유친하며...군신...군신..
대수 : 군신유의...
천수 : (얼른) 맞다..군신유의하며, 부...부..유...(하다가, 別을 짚
으며..머쓱하게)
이건 어찌 읽어야 합니까?
대수 : (정말 입이 떡 벌어진다, 놀랍다) 설마, 다를 별자를...모르
느냐?
천수 : (민망하다) 송구합니다, 영감.
대수 : (허...기가 막히고)
천수 : (죽고 싶다..휴..머리를 조아리는데)
대수 :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난다) 아니다...
내 널 보니...지난 날 나를 가르쳐주던 분이 생각나는
구나!
천수 : 누구십니까?
대수 : 홍국영 영감이시다.
그 어른이 아니셨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게야.
천수 : .........
대수 : (자세를 다시 잡고) 자, 너를 보니 나도 오기가 생기는 구나!
처음부터 다시 해보자..
천수 : (자신 없다, 휴...) ...저는 안 될 거 같습니다. 영감
아무리 외도 눈 한번 깜박하면 잊어버리니(하는데)
대수 : (OL) 아니, 할 수 있다.
난 너보다 훨씬 심했으니 말이다.
천수 : (무슨 말이냐) 예에?
대수 : ...실은......내가 너만 할 땐 꼴통 소리를 아주 귀에 달고 살
았다.
천수 : (말도 안 된다) 에이...괜한 말씀 마십시오.
그런데 어떻게 장용영 대장이 되셨습니까?
대수 : (가만, 그러다가) ...나한텐......평생 섬기고 싶은 주군과,
지켜야할 여인이 있었기 때문이지
해서......그걸 할 수 있는 사내가 되고자 애를 쓴 것이
야.
천수 : (무슨 뜻인가..좀 갸우뚱한 얼굴)
대수 : (담담한 미소)
#16. 장용영. 훈련장. 낮
장용영 군관들이 도열해 있다.
이들 앞에는 대수가 위엄을 갖춘 얼굴로
있고...
그때, ‘주상전하 납시오’하는 소리 들리고.
산이 와 어좌에 앉는다.
한쪽에 자리한 기수들 중 장용영 기를 든
자가 기를 위로
치켜들면. 모두, ‘장용!!’하고 절도 있게 예
를 표하고...
이를 바라보는 산의 시선..
대수, 이내 탑전으로 올라가 무릎을 꿇는
다.
대수 : (서책을 올린다) 장용위 대장 박대수,
전하께 새로 완성된 훈련서를 올리옵니다!
산 : 받들라..!
관원이 나아가 서책을 받아 산에게 올린
다.
산 : 이것이 완성된 훈련서인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 인가?
대수 : 예, 전하.
하여 이 자리에서 시무(示武:무예 시범을 보이는 것)를
펼쳐 보이겠사옵니다.
산 : (자리에서 일어난다)
대수 : (단 아래로 내려간다)
산 : 시무를 시작하라!
장용영 군관들, ‘장용!’하는 외침과 함께 산
을 향해 예를 올린 다. 우렁찬 군관들의 목소리
가 대전을 울리고...
이를 바라보는 산의 위엄 있는 시선.
자리한 기수들이 일제히 깃발을 하늘 높
이 위로 치켜드는데.
#17. 동. 훈련장 다른 마당. 낮
무관 두 명이 나와 권법을 펼친다.
한 사람은 백동수다.
무기 없이 맨손으로 공격해 들어가는 이
들.
발동작보다는 빠르고 현란한 손동작을 이
용해 상대를 제압 하는 모습이 보는 이들의 감탄
을 자아낸다.
이를 뿌듯한 얼굴로 바라보는 대수, 석기,
장보(장보 석기는 참관 중임)의 시선.
뒤 이어, 말을 탄 무관들이 마상편곤을 펼
친다.
말 위에서 편곤을 휘둘러 바닥에 세워진
편추(짚으로 만든 인 형)를 정확히 내리친다.
이어서 마상재 또한 펼쳐진다. 말을 달린
채 커다란 짚단을 뛰 어 넘고, 말 위에서 뒤로 눕
고, 옆으로 몸을 숨기는 등 놀라운 기예를 선보이
고.. 이들의 무예가 좌중을 압도한다.
보면, 이들의 모습을 산...만족스러운 눈빛
으로 보는데...
#18. 장용영 집무실(숙위대장 집무실). 낮
산, 대수, 백동수가 있다.
무예서를 넘겨보는 산..각 동작을 그린 그
림과 함께 훈련법이 상세히 적혀 있다. 흡족한 얼
굴로 이들을 보며.
산 : 다들 수고했네.
내 그간 군영마다 훈련 방식이 달라 염려하였는데
이제야 비로소 통일된 체계가 마련된 듯하네.
(하고 동수에게) 이번 무예서 편찬엔...
자네 공이 가장 크다 들었네..
백동수 : 망극하옵니다.
사도세자 저하께서 만드신 ‘무예신보(武藝新譜)’에
소신이 아는 것을 조금 덧붙였을 뿐이옵니다.
산 : 지나친 겸양이네...(하고)
모두의 노고가 없었다면
이리 빨리 무예서가 편찬되지 못했을 것이네.
보원각에 이 일에 참여한 자들을 위해
진연을 열었으니 다들 가서 즐기도록 하게.
다들 : 망극하옵니다, 전하..
산 : ........
#19. 동. 일각. 낮
아래에 남사초와 박상궁 일행이 시립해 있
고.
안에서 산, 대수가 나온다.
산, 계단을 내려오는데.
순간 두통을 느끼는지 이마를 짚으며 난
간 쪽으로 기댄다.
대수, 놀라 ‘전하’하고 남사초, 박상궁도 놀
라 다가온다.
대수 : (부축하며) 전하...괜찮으시옵니까?
산 : .........
남사초 : 당장 어의를 부르겠사옵니다(하는데)
산 : (OL) 그리 할 것 없네...발을 헛디딘 것뿐이야!
대수 :(OL) 하오나 전하..(하는데)
산 : (괜찮아 진 듯. OL) 난 괜찮으니 걱정 말거라..
이리 된 것이 한두 해 일도 아니지 않느냐?
다들 : ....!!....
산 : (괜찮다..안심시키려는 듯 미소 지으며 보고) 이만 가세
남사초와 대수, 서로...불안이 어린 채 바
라본다.
#20. 궐 도화서 마당. 낮
마당 가득 진연이 펼쳐지고 있다.
장용영 무관들과 이천, 감사용, 미수, 세
모, 시비, 네모,
여진 등 도화서 사람들까지 모두 자리해
흥겹게
먹고 마시고 있다. 이천만 도포 차림이다.
그러다가 이천..자리에서 일어난다.
이천 : (화원, 다모들에게)
자자....다들 무예서 작업에 참여하느라 수고가 많았으
니
오늘은 맘껏 즐기도록 하게.
다들 : 예, 나으리....
이천 : 특히...다모들의 공이 아주 컸다.
이젠 화원 못지않게 도화서에 큰 힘이 되고 있어.
세모 : 감사합니다, 나으리
미수 : 역시 나으리가 우리 다모들의 노고를 제일 알아주시네요!
네모 : 맞아요! 나으리가 최고십니다.
시비: 나으리! 도화서 근무는 영영 안하실거예요?
이천 : 으응 흐흐..해야지...
다모들 : 와 웃는다.
이천, 도화서 사람들 어깨를 두드려 주며
공을 치하하는데.
그때, 뒤에서 ‘자네 예서 뭘 하는가?’하는
소리 들리고.
돌아보면...탁지수가 서 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별제 나으리’ 하며
예를 갖춘다.
보면, 탁지수 근엄하게 거드름 피우며 다
가오는데.
그 뒤로 은퇴하여 원로가 되어있는 박영문과 강두치가
갓 도포차림으로 웃으며 뒤따른다. 모두들 인사하고..
여진 : (밝게, 탁지수에게) 오셨어요? 탁별제 나으리! 늦으셨네요
탁지수 : (미소 지어보이며) 그래.
(하고 이천을 향해 도끼눈) 누가 보면 자네가 도화서 별젠
줄 알겠 구만! 화원 교습소 차린다고 때려 치고 나간 사람이
여긴 왜 온 겐가?
자넨 모처럼 오신 두 분 별제 나으리도 안 뵈는가?
이천 : (얼른 박영문과 강두치에게 인사한다) 아이구! 나으리들 오
셨습니까?
박영문: 오랜만이네 이화사!
강두치 : 자넨 여전하구만
이천 :(얼른 탁지수에게)
이보게 탁별제! ...나도 이번 작업에 깊이 참여하였네!
탁지수 : (잔치상을 보고는) 알고 있네 헌데 웬만큼 먹은 거 같은
데
자넨 이제 그만 나가보게 도화서 사람도 아닌 처지에...
이천 : (기분 나쁘다) 이 사람이....!! 일손 부족하다고
교습소 찾아와서 징징댈 땐 언제고(하는데) 자네가 정
녕...
탁지수 : (OL)어허, 말을 삼가게! 난 별제네, 별제!
이천 : (콧방귀) 흥, 그깟 별제?!
돈은 내가 더 잘 버네...!
탁지수와 이천..서로 그렇게 으르렁 거리
고...
#21. 수랏간. 낮
수랏간 상궁과 나인들이 오가며 식재들을
나르고 있다.
한쪽에 갖가지 종류의 과일들이 있다.
이를 보는 초비, 김상궁..그 곁에 수라간
홍상궁 있고.
초비 : (과일을 보며) 이것들이 의빈마마의
묘제(능에서 올리는 제사)에 올릴 과일 들인가?
홍상궁 : 예, 마마님...
나주와 문경에서 진상된 것으로 마련해두었습니다..
초비 : 의빈 마마께서 특히 이 배를 좋아하셨네.
허니 잘 챙기도록 하게..
홍상궁 : 예, 마마님...
김상궁 : (과일을 살피던 중 살짝 상처가 난 과일을 찾아낸다)
이보게, 이게 뭔가? 어찌 이런 것이 여기 들어 있는
겐가?
홍상궁 : (흠칫 놀라고) 송구합니다, 마마님...
초비 : (과일을 가져와 보고는 발끈)
내 그리 성심을 다해 살피라 일렀거늘, 대체 뭘 한 겐
가?
김상궁 : (말리며) 진정하게, 양상궁
(위엄 있게) 제수는 무엇보다 정결이 중하네..
다시 한 번 살피도록 하게.
홍상궁 : 예, 마마님...
홍상궁, 얼른 다시 살피고...
이를 지켜보는 초비와 김상궁.
초비 : 가만 보면 마마님은 수랏간 체질이신 것 같습니다.
어찌 그런 걸 찾아내셨습니까?
김상궁 : 내가 원래 눈썰미가 좀 있네...그리고 아마 전생에 수라간
에서 일했 었나봐! 꼭 내가 있던 곳 같이 낮 익어!
(하고) 자네도 수랏간 나인들 부리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더군.
자네두 여기 있었던 사람 같네...
초비 : (호호, 웃는다)호호.. 그렇습니까? 마마님!!
김상궁 : ...........
#22. 혜빈 처소 앞. 낮
효의가 나인들 이끌고 온다.
어느덧 세월감이 묻어 있는 효의의 모습.
처소 앞에 있던 이상궁, 예를 갖춘다.
효의 : 어마마마를 뵈러 왔네... 고해주게...
이상궁 : 예, 마마.
이상궁, 안을 향해 ‘마마 중전마마 드셨사
옵니다’하고.
효의, 가만 처소를 바라본다.
#23. 동. 처소 안. 낮
혜빈, 효의 자리해 있다.
어느새 머리끝이 희끗희끗해진 혜빈...
혜빈 : 그래...묘제 준비는 모두 마친 것입니까?
효의 : 예, 어마마마...
내일 진시에 효창원으로 떠난다 들었사옵니다.
혜빈 : 주상께서도 납신다 하시지요?
효의 : 예...
혜빈 : (조금 근심이 어린다) 요즘 들어 주상께서 앓고 계신 지병
이....
심해졌다 들었습니다.
옥체를 살피셔야 할텐데...내 그것이 걱정이에요.
효의 : ....!!....
혜빈 : (걱정이 어리고)
효의 : (역시 근심이 어리는데)
#24. 효창원. 낮
전묘를 위한 제상이 마련되어 있고...
제관이 향로에 향을 피워 올린다.
가만 허공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
그 앞으로 산이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대
수가 있다.
그 뒤로, 남사초를 비롯한 장용영 군관들
이 있는 모습 보이고.
대수...쓸쓸한 눈빛으로 보고...
산, 향의 연기를 바라보는데 먹먹한 얼굴이다.
#25. 무덤가 일각. 낮
보면, 근처 언덕에...산과 대수가 오고 있
다.
걸으며 이야기 하는 두 사람...
산 : 대수야! 송연이한테 무슨 애길 했느냐?
대수 : (보면)
산 : (미소) 오늘 따라 쉬 걸음을 돌리지 못하더구나!
긴한 얘기라도 있었느냐?
대수 : (가만 그러다가)
전하께서 옥체를 보존하시게 해 달라 말씀드렸습니다.
산 : (보고)
대수 : 저희가 아무리 청을 드려도
늘 건강은 뒷전으로 하시니....제발 좀....쉬시게 도와
주시라구요.
산 : (하하, 웃는다) 그래? 그럼 큰일이구나!
오늘 밤 꿈엔 송연이가 내게 잔소리를 해대겠어.
대수 : (미소 짓는데)
어느새 언덕 끝에 선 두 사람..
보면...언덕 아래로...도성의 전경이 보여
지는데....
대수, 조금 놀란 눈빛인데..
산 : ....송연이를 보러 올 때면
나는 꼭......이 언덕을 오르곤 한다.
여기에 서면......
저 아래로 도성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지.
대수 : ....!!...
산 : ...어떠냐? 대수야
이리 보니....도성의 모습이 참으로 장관이지 않느냐?
대수 : 예 전하....그렇사옵니다.
산 : (가만, 그러다가)...나는 저들한테.......좋은 임금이 되고 싶다
대수야.
이 땅에서 땀을 흘리며 열심히 살아내는 저들이......
걱정도 근심도 없이 좋은 것을 누리며
그렇게 살도록 해주고 싶어.
대수 : 전하....전하께선 이미 그런 임금이시옵니다.
이제껏 이 나라에......이보다 더한 태평성대는 없었사옵니다.
산 : 아니...아직도 멀었다 대수야.
내겐 아직도......하고 싶은 일이,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이 남아있어.
대수 : ...!!.....
산, 깊은 눈으로...도성을 내려다본다.
산의 눈빛이...희망과 기대..그리고 결연함
으로 빛나는데...
그런 산을 먹먹히 바라보는 대수....
#26. 거리 일각. 낮
산의 행렬이...가고 있다.
그때, 어디선가 울리듯 들려오는 요란한
함성소리..와 소란.
산, 멈칫...하고. 대수등도 멈춰 서는데..
산 : 이게, 무슨 소리냐?
대수 : (역시 당혹해서, 보고)
산 : ....!!.....
#27. 동. 일각. 낮
대수와 오군관 등 몇몇 무관이...어느 부근
으로
말을 달려온다. 보면....멀리...
저 앞....백여 명의 백성들이 소요를 일으
키고 있고..
포도청의 포졸들이 이것을 막아서고 있는
데....
백성들 ‘청전을 거두어주시오...’ 우리도 살아야겠소‘
이런 말들을 절박하게 내뱉으며 맞서고 있
다..!
이를 보고 놀라는 대수 등.
#28. 동. 일각(앞씬 #26의 산이 있던 곳). 낮
산에게 전달되어지는 이야기.
산 : 뭐어? 흥인문 앞에서 백성들의 소란이 일어났다고?
남사초 : ....!!....
대수 : 예, 전하...그렇사옵니다.
산 : ...!!....
대수 : 알아보니...저자의 상인들이
모두 몰려나와 청전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며......
이를 거두어달라는 항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산 : (당혹스럽다)....저들이 청전을 거두어 달라 한다고?
대수 : 예...전하...!
산 : ....!!!....
#29. 궐 일각. 낮
정약용이 두 개의 나무함을 들고 다급한
얼굴로 가고 있다.
#30. 산의 서재 집무실. 낮
산, 정약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등이 있
다.
정약용, 산의 앞으로 청전이 담긴 나무함
두 개를
내어 보이는데...
정약용 : 이것이 이번에 들여온 청전이고....
그리고 이것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가짜청전이옵니다.
산 : ....!!...
산, 함에 있는 동전들을 살펴본다. 그런
데..구분하기가 어렵다.
당혹스러운데...
산 : ...육안으론 구분하기가 어렵군!
정약용 : 그렇사옵니다!
청전은 문양이 단순하고 그 원료를 구하기도 쉬워.......
주조판을 만들기가 수월합니다.
하여, 지금 도성에
이처럼 청전의 위폐가 넘쳐나고 있는 것이옵니다.
산 : ...!!!...
박제가 :(곤혹스럽다) 백성들이 소요를 일으킨 것이 바로 그 때문
이옵니다.
위폐가 판을 치고 있어
청전으로는 거래를 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산 : (...!!...) 그래서, 지금 상황은 어떤가?
이덕무: 전황을 해결하기 위해 청전을 들여왔지만......
상인들이 이를 사용하길 거부하고 있어
전황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이현과 칠패의 시장에선
철시(시장문을 닫는 것)를 하는 전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득공 : 우선은, 위폐를 모두 회수하고....
이것을 주조해 유통시키는 자들을
잡아들이는 것이 시급할 듯하옵니다. 전하
산 : ....!!.....
#31. 궐 일각. 낮
말을 달려 나가는 서장보와 겸사복의 무관
들.
#32. 창고. 낮
가짜 화폐를 주조하고 있는 창고 안.
사람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그때 안으로 누군가가 급히 뛰어 들어오
며...
사람1 : 큰일났습니다..! 군사들이 들이닥쳤습니다.
사람2 : 뭐어...?
다들 : (놀라는데)
사람2 : 화폐와 주조판을 챙겨라..어서...!!
이들, 다급하게 움직이는데...
#33. 동. 일각. 낮
창고 앞에서...내금위 무관들과 사람들 간
에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강석기, 날렵한 솜씨로
이들을 제압하는데..
그때 강석기의 시선에 멀리 도주하고 있
는 자들이 보인다.
강석기 : (다급히) 잔당들이 도주한다. 어서 쫓아라..!!
#34. 동 다른 일각. 낮
앞씬의 사람들, 주조판과 화폐가 든 자루
를 지고
도주를 하고 있다. 그때 이들의 앞으로 날
아오는 화살.
놀란 이들, 멈춰서면...서장보와 겸사복의
무관들이
이들을 에워싸는데...
서장보 : 뒤지고 싶지 않으면 순순히 투항해라!
이들 : ...!!..(당혹감 어리는데)
서장보 : 뭣하는냐? 어서 놈들을 포박해라!
무관들 : 예...!
무관들, 도주하던 자들을 포박하는데..
그때 한쪽에서 달려오는 석기와 다른 내금
위무관들.
#35. 산의 서재 집무실. 밤
산, 심각한 얼굴로 서안을 살펴보고 있다.
보면, 산의 얼굴...낯빛이 좋지 않다...
산, 잠시 통증을 느끼는 듯..이마를 짚어보
는데..
곁을 지키는 남사초, 그 모습에 걱정이 어
린다.
남사초 : 전하. 오늘은 이만 침소에 드시지요.
벌써 나흘 째 서너 시각도 잠을 이루지 못하셨습니다.
산 : (서안에 눈을 떼지 않은 채) 위폐가 지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는
서안들이네.....이건 오늘 안으로 다 살펴야 하네.
남사초 : (OL)하오나 전하..(하는데)
산 : (OL) 걱정 말게. 내 할 만하니 이리하는 것이야.
남사초 : (....어찌하면 좋은가, 걱정이 어리고...)
#36. 동. 밖. 낮
남사초 박상궁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사초 : 아무래도 신열이 있으신 듯하니, 어의를 들라하게.
박상궁 : 예에 영감! 당장 어의를 들라 하겠습니다.
그러고 있는데...한쪽에서 정약용이 급히
온다.
정약용 : 상선 영감!
남사초 : (보면)
정약용 : 전하를 뵈러 왔습니다. 고해 주십시요.
남사초 : (....!!....) 급한 일인가?
정약용 : (잠깐, 그러다가)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이번에 잡아들인 자들에 대해, 전하께 보고드릴 것
이 있습니다...
남사초 : (흠..) 허면......다음에 다시 오면 안 되겠는가?
정약용 : ...?!....
남사초 : (간절한 마음이다) 며칠 째 전하께서 너무 무리를 하고 계
시네.
허니 괜찮다면......오늘은 이만 쉬게 해드리고 싶어 그러네.
정약용 : ....!!!.....
#37. 산의 서재 집무실. 밤
산, 안경을 쓴 채 서안을 살펴보고 있다.
뭔가 찾아보려는 듯 한쪽에 둔 서책을 가
져와 보는데.
산의 시선으로 보면..서책의 글씨들이 뿌
옇게 흐려진다.
산, 당혹감에 안경을 벗고 눈을 꼭꼭 눌러
보는데..
더없이 지친 얼굴...피곤에 힘겨운 모습이
다..
허나 다시 안경을 쓰고, 집중해서 서책을
살피는 산...
#38. 규장각 집무실. 낮
산, 정약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등과 있
다.
산..당혹스러운 얼굴로 본다.
산 : 뭐어? 아직도 시전과 칠패의 상인들이
철시를 거두지 않고 있다고?
이덕무 : 그렇사옵니다, 전하.
대대적인 위폐 단속이 이뤄지고 있는데도
상인들이 쉽사리 청전을 믿지 못하고 있사옵니다.
산 : ....!!....
정약용 : 문제는 저들의 마음입니다, 전하
이미 청전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탓에,
이를 되돌리기 어려운 것입니다.
산 : (굳어지고) 허나, 이대로라면 도성 상권이 마비될 수 있네.
이는 나라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는 일이야!!
정약용 : 하오니 전하......
지금이라도 청전 유통을 중단하는 것이
어떻겠사옵니까?
산 : ......!!!......
박제가 : (당혹) 자네 그게 무슨 말인가? 청전 유통을 중단하다니!
전하, 이는 안 될 말이옵니다.
이미 청전을 들여오는데 막대한 돈이 들어갔사옵니
다.
또한 곧 청국에서 다음 물량이 들어올 것인데,
이는 어찌한단 말입니까?
정약용 : (착잡하다)
유득공 : 더욱이 지금은 청전 말곤
전황을 해결할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여기서 중단한다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사옵니다..
이덕무 : 허나, 움직이지 않는 상인들을 어찌하는가?
조정이 강제한다 해도
저들은 쉽게 청전을 쓰려하지 않을 것이네.
산 : ....!!!....
산, 굳은 표정, 갈등이 어리고..
진퇴양난이다. 모두의 얼굴에도...답답함
이 어리는데.
산 : (결심 어리는)... 내가 직접 봐야겠네!
다들 : ....!!.....
산 : 내가 직접 시전과 칠 패의 상인들을 만나
저들의 실정을 살펴봐야겠네..!
다들 : ....!!!....
#39. 저자일각. 낮
거래가 드문 한산한 저자..
그때 어디선가 요란한 소리 들리고
보면, 어느 점포 앞에서...사내1, 사내2를
끌고 나오고..
사내1, 전낭의 돈을 확 바닥에 쏟아버리
고..
사내1 : 이 자식이, 어디 위폐를 들고 와서 사기를 쳐?
당장 안 꺼져?
사내2 : 위폐라니..! 이건 진폐요..!
포청에서 다 확인을 마친 것이란 말이요..!
사내1 : (멱살을 확 잡으며) 웃기지 마...그 말을 어떻게 믿어?
너 지난번에도 위폐 들고 왔었잖아..!
이내 이들의 싸움이 커지고..
사람들 분분한 얼굴로 웅성이며 지켜본
다..
보면, 한쪽에 미행을 나와 있는 산...
사람들의 얼굴에 서린 불안을 느끼며...
마음에 착잡함이 어리는데....
#40. 궐. 창고. 낮 (청전 보관되어 있는 곳)
창고 가득 돈궤가 놓여 있다..
열려 있는 돈궤들 속에 청전이 가득 들어
있고.
이를 어두운 얼굴로 바라보는 산.. 그 곁
에 남사초 있다.
그 위로. 청전의 유통을 놓고 분분하던 규
장각 관원들의 모습 이 스친다.
박제가(소리) 이미 청전을 들여오는데 막대한 돈이 들어갔사옵니
다.
또한 곧 청국에서 다음 물량이 들어올 것인데,
이는 어찌한단 말이옵니까?
산, 갈등이 어린다..그 위로 다시..
상인들(소리) : 저희 백성들은 불안하옵니다.
피땀을 흘려 번 돈이......혹 위폐면 어찌하는가?
모두가 매일...그런 불안을 떨치기가 어려워서 잠이 안
옵니다.
대체 어찌해야 하는 것인가..
산의 얼굴에 극심한 갈등이 어린다..
그러다가 산....이내 결심을 굳힌 듯한 얼
굴로..
산 : 남내관....지금 당장 편전회의를 소집하게.
남사초 : (...!!...) 예..전하...
산, 굳은 얼굴로 가만 청전들을 바라보는
데.
#41. 편전. 낮
박제가와 유득공 이덕무 정약용을 비롯...
여려 중신들이 모두 모여 있다.
이덕무 : (당혹) 전하....하오시면
지금, 청전 유통령을 거두시겠단 것이옵니까?.
산 : 그렇네...
다들 : ....!!....
다들, 놀란다. 술렁이는데...
산 : 이번 결정에 대해....
경들이 무엇을 염려할지 잘 알고 있소.
청전을 모두 회수하면,
조정은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것이고,
당장 전황을 해결할 방도 또한 막막해질 것이오.
다들 : .....!!....
산 : 허나 그렇다 해도......나는 이것이 최선이라 생각하오.
저자엔, 상인들의 생계가 달려 있소.
헌데 그런 저들에게 어찌 믿을 수 없는 돈을 쓰라 하겠소?
다들 : ....!!!....
#42. 저자 일각. 낮
관원들이 서탁을 놓고 자리해 있고..
그 앞에 상인들이 쭉 줄을 늘어서 있다.
상인들이 내민 돈 통에서 청전의 수량을
센 후
이를 기록한 후 도장을 찍어서 증서를 내
준다.
그리고 아래 바닥에 놓인 큰 궤에 청전을
쓸어낸다.
관원들의 곁에 놓은 돈궤마다 회수된 청전
이 쌓여가고.
보면 조금 떨어진 곳...암행을 나온 산이...
박제가 약용 덕무 득공등과 있다.
박제가 : (착잡하다) 송구하옵니다, 전하.
미욱한 소신으로 인해 전하와 조정에 큰 누를 끼쳤사
옵니다.
산 : 아니, 이건 자네의 잘못이 아니네.
청전을 들여오며
위폐의 가능성을 짐작하지 못한 것은...
조정의 실수였고, 또한 나의 실수였네.
다들 : ....!!....
산 : (결연한) 허나,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네.
당장 모두 머리를 맞대고...
전황을 타개할 방법을 새로 찾아야 할 것이야.
다들 : ...!!...
산 : (짐짓) 그러니...모두들 각오해야 할 걸세.
방도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내가 잠도 재우지 않을 것이니 말이야. 알겠는가...? .
다들 : (밝아진다)...예..전하....
산 : .......(미소 어려 보고)
산, 이내 시선을 틀어 저자를 본다.
산의 얼굴에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가
어리는데..
#43.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정약용과 뭔가를 펼쳐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산 : 구리를 대신할 광물을 찾아보겠다고...?
정약용 : 예, 그렇습니다 전하..!
화페를 주조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은...
그 원료가 되는 구리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입니다.
산 : 하지만, 구리를 빼고 주전을 한다면...
동전이 쉽게 물러져
오히려 무용지물이 될 것이네.
구리만큼 강한 강도를 가진 광물이...과연 있겠는가?
#44. 대장간. 일각.
한쪽에서 야장들이 쇠를 단련하기 위해 시
뻘겋게 달궈진 쇠를 망치로 두드리고 있다.
그 곁에서 화력을 놓이기 위해 풀무질을
하는 이들의 모습.
그 위로 쇳물이 있고..
정약용, 그 일각에서 사내 하나와 있다.
풀무질 하던 이들 쇳물에 한쪽에 놓여 있
는 검은 광물을
더 짚어 넣는다.
정약용 : 저들이 지금 넣는 것이 무엇인가?
사내 : 강도를 높이기 위해 자철석을 더 집어넣는 것입니다.
정약용 : 자철석?
정약용, 고심 어린 얼굴...이내 단단하게
단련되는
쇠의 모습을 본다.
#45. 산의 원탁 집무실. 낮
산, 박제가와 있다.
산 : (놀라) 자네를 왜국에 특사로 보내달라고?
박제가 : 지난 정술년에 구리의 거래를 풀기 위해
왜국에 특사를 파견한 기록이 있습니다.
지금 정승지가 자철석으로
구리를 대신할 방도를 구하고 있지만.
이는 시한이 걸릴 것입니다.
허니, 정승지가 그 방도를 찾는 동안.
소신은 왜국으로 가 구리를 들여올 방도를 찾겠습니다.
산 : ....!!....
박제가 : 전하! 미욱한 소신이
실조를 돌이킬 수 있도록 부디 이를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산 : ....!!....
#46. 주전소(숙위대장 집무실) 밤
산과 정약용이 있고..
그 뒤로는 분주히 움직이는 관원들이 있
다.
산과 정약용. 서탁 위에 서책과 상평통보,
철전들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그림.
정약용,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하고 뭔
가를 찾으러 가면
이내 산....조금 현기증을 느끼는 지 머리
를 감싸쥐는데....
#47. 궐. 일각. 낮
어의와 의관, 내의녀들이...탕약을 들고 오
고 있다.
#48. 대전 앞. 낮
어의, 남사초 박상궁 등과 있다.
어의 : (당혹스럽다) 예에? 전하께서 아니 계신다구요..?
남사초 : 그렇네...어젯밤 주전소로 납시어
아직 환궁을 하질 않으셨네.
어의 : (...!!....) 최근 들어 병증이 위중해지고 계시옵니다.
이리 무리를 하시면 아니 된다 하질 않았습니까?
남사초 : (휴.....) ........
어의 : (큰일이다...) 이러다간 정말 큰일이 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을 보내 속히 환궁하셔야한단
말씀을 전해주십시오!
남사초 : 알겠네. 내 그리하겠네.
#49. 주전소. 밖. 낮
대수와 오군관을 비롯한 장용영의 무관들
이
주전소 밖을 경계하고 있다.
#50. 동. 주전소(숙위대장 집무실) 낮
산, 정약용과 있다. 산...보면 힘겨운 모습
이 있는데....
정약용 : (서탁 위로 작은 돈궤를 내려놓으며)
여기.......이것이 구리대신 자철석을 사용한 동전입니다. 전
하.
산 : ....!!...
산, 돈궤에서...시범적으로 주조한 동전을
꺼내본다.
정약용 : (낯빛을 살피며) 하온데...용안이 어두우십니다. 전하
이만 환궁을 하시는 것이..(하는데)
산 : (OL)아니네. 괜찮네. (하고) 이걸, 상평통보와 비교를 해야
할 것 같네.
정약용 : 예, 소신이 가서 가져오겠습니다.
산 : ....!!.....
정약용, 서둘러 나가고...
홀로 남는 산...굳은 얼굴로 다른 동전들
을 꺼내본다.
그때....순간...흐릿해져 오는 시야...!
#51. 동. 앞. 낮
대수가 한족에서 무관들에게 뭔가를 지시
하고
걸어온다. 보면, 멀리 내관 하나가 오군관
과 이야기를
하는 것이 보이는데...
대수 : (와서) 무슨 일인가?
오군관 : 속히 전하를 모시고 환궁하라는 전갈이옵니다..
대수 : ...그..래...?
대수, 표정.
#52. 동. 일각. 낮
대수, 한쪽으로 와서 안을 향해..
대수 : 전하, 소신이옵니다.
그러나 안에서는 아무 기척이 없다.
대수 : 전하...이제 그만 환궁하실 시각이 되었사옵니다.
그러나 역시..아무 기척이 없고..
대수, 의아한데..그때..한쪽에서 오던 정약
용.
정약용 : 무슨 일이오?
대수 : (돌아본다) ..어찌 여기 계시오? 전하와 함께 계시질 않으셨
소?
정약용 : 전하께선 안에 계시오, 난...상평통보를 가지러...
하는데...순간, 굳어지는 대수의 얼굴.
대수, 엄습해 오는 불길한 불안을 느끼며
안을 보는데..!
#53. 동. 안(숙위대장 집무실). 낮
대수와 정약용이 급히 안으로 들어선다.
그러다가 순간...경악하는 대수.
보면, 산이 바닥 한 쪽에 쓰러진 채 의식
을 잃고
있는데....
대수 : (...!!!...) 전하....!!!
정약용 : 전하....!!!....
대수, 산을 일으켜 세운다.
혼절한 산의 모습에...대수, 충격 어려 어
찌 할 줄을 모르는데.
대수 : 전하...정신을 차리시옵소서....전하...전하....!!!
산을 바라보는 대수와 정약용의 경악한 얼
굴.
그리고...혼절한 산의 모습..!
#54. 궐. 일각. 낮
김상궁이 사색이 되어 다급하게 간다.
#55. 효의처소. 낮
효의와 김상궁이 있다. 그 앞으로는 초비
도 있는데.
효의, 경악하고 충격을 받은 얼굴이다.
효의 : .....그....그게 무슨 말인가?
전하께서 의식을 잃으셨다니?
효의, 충격으로 어쩔 줄 모르는 얼굴..!
#56. 궐. 일각. 낮
혜빈이 사색이 된 얼굴로 이상궁 등과 오
고 있다.
그때 한쪽에서 나인들을 이끌고 다급히 오
던 효의.
효의 : 어마마마...!
혜빈 : 중전....!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주상께서, 주상께서 위중하시다니요?
혜빈, 두려움과 충격에 질려 어쩔 줄을 모
르는데....
#57. 침전. 낮
산이 의식을 잃고 있다. 이마엔 땀이 가득
하고....
어의, 사색이 된 굳은 얼굴로 그런 산을 진
맥하고 있다.
곁에선 남사초가 두려움에 가득한 얼굴로
어쩔 줄을 모르고 있는데.....
위중해 보이는 산의 얼굴.
#58. 궐 일각. 낮
대수가 초조한 얼굴로 군관들에게 뭔가 지
시를
하고 있는데..석기와 장보가 사색이 되어
달려온다.
강석기 : 이보게!
대수 : (돌아본다) 영감....!!
서장보 : 이게 무슨 말이냐? 대수야
전하께서 대체 어찌되셨다는 게야?
대수 : 모든 것이 제 불찰입니다.
이것이 전부 다 제 잘못입니다..(흐려지고)
석기 :...
장보 : ....
#59. 혜빈 처소. 밤
혜빈 효의 어의와 있다.
혜빈과 효의, 충격으로 망연해지는 얼굴들
인데....
.
혜빈 : ...주상께서 소생하실 수 없을 지도 모른다니?
자네 지금 그게 무슨 말인가?
어의 : (고개를 떨구고)
효의 : 이보게...! 어서 말을 해보게...!!
어의 : 지금 전하의 옥체엔..종환(腫患:종기)이 깊숙이 퍼져있사옵
니다..
더욱이 마독(麻毒:옷에 쓸려 상처가 악화된 것)까지
더해져.....온 몸에 신열이 끓고 혼절까지 이르게 되신 것입니
다.
혜빈 :
효의 : 그래서 무엇인가?
전하께서 나으실 방도가 있는 지 그걸 묻지 않는가?
어의 : 여지고와 웅담고를 쓰고 있으나.....
신열이 워낙 높아 쾌차하실지 여부를 알 수 없사옵니
다.
불충한 소신을 죽여주시옵소서. 마마
혜빈 :...
효의 : ....!!!...
혜빈 : (순간...아찔해져 오는 듯 머리를 감싸쥐고)
이상궁 : 마마....!!
효의 : ....!!!....(멍해져오고)
#60 침전 밖. 밤
시립하고 있는 상궁나인들
#61. 침전. 밤
산이 의식을 잃은 채 사경을 헤매고 있고..
그 곁에 효의가 눈물이 그렁한 채...산의
손을
잡고 있다.
그런 효의의 위로...
어의(소리) 가감 소요산을 써볼 것이옵니다.....
#62. (회상) 효의처소. 낮
효의가 어의와 있다.
어의 : ...이는 전하께서 전부터 고집하셨던 처방이오나
의관들의 반대로 시료되지 않았던 것이옵니다.
효의 : 어째서인가?
어의 : 그것은.....그 탕약이 종환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열을 다스리는 약재이기 때문입니다.
효의 : ....!!...
어의 : 허나, 지금으로썬
전하의 신열이 너무 높아.......
종환을 다스리는 약을 끊고
오직 가감소요산만을 처방해 볼 것이옵니다.
허니, 그러데도 만약 사흘 안에 신열이 다스려지지 않는다면
더는 어떤 방도도 없을 것이옵니다 마마.
효의 : ....!!....
#63. 침전. 밤
산을 바라보는 효의, 눈물이 맺힌다.
그러나 울지 않으려 애쓰고...
효의 : 알고 계시옵니까?
사흘입니다. 전하.
그때까진....그때까진.....눈을 뜨셔야 합니다.
산 : ........
효의...모습....
#64. 동 침전 밖. 밤
김상궁과 초비 눈이 빨개져서 울고 있는
데..
안에서 효의가 망연한 얼굴로 나온다.
효의 : ...울지들 말게.
김상궁 : 마마...
효의 : 전하께선 일어나실 것이네.
그러니 눈물들을 보여선 아니 될 것이야.
김상궁:...
초비 : ...!!...
효의 : .......(간절한 얼굴로 처소를 돌아보고)
#65. 효창원. 낮
송연의 무덤 앞...
대수가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대수 : 아직은 안 됩니다.
지금은 안 됩니다 마마.
전하께서 이리 가실 순 없습니다.
소신 전하를 이리 보내드릴 순 없습니다.
그러니....그러니 제발 마마께서 전하를 지켜주십시오.
제발 마마께서 전하를 살려주십시오.
대수, 송연의 무덤가에서...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간절하게 기원하는데......
보면, 고개를 떨구고 흐느끼는 대수....
그리고.....오래도록 비춰지는...송연의 무
덤...
#66. 궐. 침전 . 낮
산, 의식을 잃은 채 가뿐숨을 몰아쉬고 있
다.
곁에서 그런 산을 시료하는 의관들.
#67. 산사 법당 안. 낮
혜빈, 눈물이 어린 채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을 하고 있다.
혜빈(소리) 주상을 지켜주십시오.
제발....제발 주상을 지켜주십시오.
혜빈, 눈물이 어린 채..간절한 마음으로 불
상을 보고...
#68. 궐. 규장각 집무실. 낮
정약용과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을 비롯
한...
이들 모여있다. 이들의 얼굴에도 불안과
초조함이 깃들어
있다. 정약용....앉지도 못한 채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고.....
#69. 궐. 정순의 처소(초라한). 낮
정순, 회한이 어린 표정으로 있다. 앞에 강
상궁이 있고..
보면, 그런 정순의 앞으로..영조의 어진이
놓여져 있는데...
정순 :....주상의 일을 알고 계십니까? 전하.
정순, 건조한 눈빛...짙은 회한이 베이는
표정..
정순 : ...참, 이상한 일입니다.
그토록 미워하고 원망하던 주상인데....
기쁘지가 않습니다.
내 어쩐지...가슴이 후련하도록 기쁘지가 않아요.
정순....표정...어리고.....
#70. 궐. 일각. 낮
장용영들이 경계를 서고 있고...
대수가 간절한 얼굴로....대전을 응시하고
있다.
대수 : (제발) 전...하.....
대수의 눈가로 눈물이 맺혀온다.
#71. 궐 전경. 밤
무겁고 깊은 어둠에 가라앉은 궐의 풍경..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적막한 고요가...
궐 안을 온통 감싸고 있다.
#72. 침전 앞. 밤
어의가 초조한 얼굴로 남사초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면, 멀리...이들을 비추는...
카메라의 불안한 시선.
#73. 동. 침전. 밤
아무도 없는 방..산이 홀로 누워있다.
산, 신음을 내뱉으며...힘겨워하는 모습인
데...
그때, 대전의 방문이 조심스럽게 천천히
열린다.
그리고...누군가의 버선발이 그 안으로 들
어서는데..
카메라..따라 올라가면 당의 차림의 여인.
그러나 얼굴은 보이지 않고...
여인이 든 소반 위에 탕약만 올려진 것이
보이는데.
보면, 소반 위에 올려진..검은 탕약이 비춰지고....
#74. 동. 침전 밖. 밤
침전 밖...
분주히 오가는 내관들..
뭔가를 지시하는 어의의 모습..
그리고 걱정하는 남사초...침전을 돌아보
는데..
#75. 동. 침전. 밤
산, 신음을 하고 있다.
보면, 그 옆으로 당의 차림의 여인이...
소반을 놓고 앉는다....보면...그 여인, 바
로 송연인데..!!
아파하는 산을 바라보는 송연...
눈빛에...아픈 눈물이 가득 맺혀있다.
송연 : ....전....하.....
산 : .......
송연 : (떨리는 손을 들어...산의 뺨을 가만 만져본다)
.....어찌 이리 야위셨습니까?
어찌 이리도 많이 상하셨습니까? 전하
산 : ........
송연 : ....일어나실 것입니다.
전하께선...꼭, 다시 일어나실 것입니다.
그러니...조금만....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전하
그렁한 송연의 눈...이내 눈물이 떨어지
고...
그 눈물이 산의 볼에 툭..하고 떨어진다.
보면 산...얕은 신음을 내고....
그와 함께...눈꺼플이 희미하게 떨려오는
데....
산, 흐려져 가는 의식을 부여잡으려 애쓰
며...
힘겹게...눈을 뜨려 한다.
그런 산의 시야에..흐릿하게 들어오는 송
연의 모습...
산 : .....소...송연...아.....
송연 : (눈물 가득한 채, 미소 지으며 바라본다) ...전..하....
산 : (떨리는 손을 들어 송연의 손을 부여잡는다) 너냐.....
거기 있는 것이...정말....너 인 것이냐? 송...연...아!!
송연 : (그 손을 부여잡으며) 예...전하.....신첩이옵니다.
신첩, 여기 있사옵니다.
산 : ....!!.....
송연 : 힘을 내십시오. 전하.
이겨내실 수 있으십니다.
...전하께선 견뎌 내실 수 있으십니다.
아직 못 다한 일이 남지 않으셨사옵니까?
아직 전하껜......이곳에서 하셔야 일이......있지 않사옵니까?
산 : (눈물이 흐르고) ..송..연..아.....
송연 : (눈물 어린 채 미소 짓는데)
#76. 동. 침전 앞. 밤
효의가 대전 앞으로 온다.
남사초 : 마마..
효의 : ...전하께선...아직 차도가 없으신가?
남사초 : (참담하다) ...예 그러하옵니다.
효의 : ...!!....
그때, 안에서..‘전하, 전하' 하는 소리가 들
린다.
멈칫 돌아보는 남사초와 효의...!!
두 사람의 얼굴에 엄습하는 불안..!!
#77. 동. 안. 밤
효의와 남사초가 안으로 뛰어 들어온다.
효의 : 무슨 일인가?
보면, 의관들..산에게 모여있다.
어의 : 전하께서 깨어나셨습니다. 마마!
의식이 돌아오셨습니다!!
효의 :...
남사초 : ....!!!....
효의, 산에게 간다.
효의 : 전하.....!!
산 : (희미하게 눈을 떠 본다)
효의 : 전하! 신첩이옵니다.....신첩을 알아보시겠사옵니까?
산 : ...중...전....
효의 : 전하....!!!!
#78. 궐. 일각. 밤
대수가 정신없이 달려온다.
#79. 침전 앞. 밤
대수, 달려오면..대전 앞으로 분주히 오가
는
내관과 의녀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 앞에 남사초, 화색이 도는 얼굴로 뭔가
를 지시하고 있는데
그 모습에..울컥, 눈물이 솟는 대수.
대수 : 전하....!!
#80. 동. 침전. 밤
산이...겨우 의식을 차린 채...몸을 기대어
탕약을 마시고 내려놓으면. (의녀의 부축
을 받아)
의녀가 탕약그릇을 들고 나간다.
의녀가 나가면...산...힘겹게 손을 뻗어...
함에 든...
송연의 풍잠을 꺼내본다. 눈물이 맺혀오
는 산...
산 : ...아직은.....아니었더냐?
아직은 내가.....살아......할 일이 있었던 것이더냐?
산, 가만....눈물이 어려오고.....
산의 그 모습...오래도록 비춰지는데.....
#81. 궐. 전경. 낮
잔뜩 흐린 날씨의 궐 안이다
#82. 침전 앞. 낮
남사초, 대수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수 : (당혹감 어린 채) 지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전하께서 완전히 쾌차하신 게 아니라니요?
남사초 : ......
대수 : 영감...!
남사초 : 병세가 워낙 위중하시어
오래 견디시진 못할 것이라 하더구나!
그리 깨어나신 것이 기적이었다고 말이야
대수 : ....!!!....(충격이 어리는데)
남사초 : (눈물이 어려) 하지만.....나는, 전하를 믿는다 대수야!!
누구보다 강인한 의지를 지니셨으니......
그리 쉽게 병마에 꺽이지 않으실 게야!!
대수 : .....!!!.....
대수, 눈물이 어려 침전을 바라보는데....
#83. 침전 안. 낮
산이 앉아있다.(용포 아닌 소복 인 채)
산, 병색이 완연한 창백한 얼굴. 하지만..
힘겹게 기댄 채
서안을 살피고 있는데....
그때 밖에서....‘전하, 장용영 대장 입시옵
니다’ 하는 소리.
산, 가만 보면....대수가 안으로 들어온다.
대수....산을 보고 눈물이 어린다.
산, 그런 대수를 향해 미소 지어보이는
데....
산 : 어.서오거라!!
대수 : .....!!!.....
대수, 걸어와 앉는다. 산, 가만...그런 대수
를 바라보는데...
대수 : ...어찌....서안을 살피고 계십니까? 전하
산 : 괜찮다....내 항상 말하지 않았느냐?
할 만 하니....그리 하는 것이라고.....
대수 : .....!!......전..하....
제발 이리 간청 드리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전하의 옥체이옵니다.
허니, 부디......정무는 잊으시고 전하의 옥체를 살피시옵소
서.
산 : (가만, 그러다가) ...내 병이 쉬이 낫지 않을 거란 말을 들은 게
로구나
대수 : .....!!!.....
산 : ....대수야! 알겠느냐?
내 그렇기 때문에......이러는 것이다.
쉬이 나을 수 없다는 걸,
내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기에 이러는 게야!
대수 : (....!!!....) ....전..하....!
산 : ....(눈물 어린, 미소로 보고)
대수 : .....
산 : ....세자를 부탁한다. 대수야.
대수 : ....!!....
산 : 아직 나이 어린 세자이니....
내가 죽은 뒤 보위에 오르게 되면
어려운 일이 많을 것이다.
대수 : ....!!....
산 : 그러니 그때가 언제이든,
세자가 세상에 홀로 남게 되거든....
내 곁에서 그래주었듯........
그 아이 곁에도 꼭....니가 있어다오.
대수 : ....!!....예 전하 그리하겠사옵니다.
소신, 반드시 그리하겠사옵니다.
산 : .......
대수 : ......
산 : (미소가 어린다) ....
평생...내 벗이 되어 주어 고맙다!! 대수야.
대수 : ...!!...
산 : ....내...일생.....
너 같은 동무를 두었던 행복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야.
대수 : ...전...하....
산 : ........
대수 : (눈물을 떨구고)
산 : (환하게 미소 지어 보이는데)
#84. 동. 밖. 낮
대수, 나온다. 눈물이 어리는 대수...
그러나 참지 않으려 애쓰고....
#85. 대전. 낮
산, 망연한 얼굴로 창밖을 응시하고 있
다...
그때, 안으로 서안들을 들고 오는 남사초..
산, 천천히 시선을 돌려 그런 남사초를 본
다.
남사초 : 말씀하신 승정원의 상소문들이옵니다.
산 : .....(보고)
남사초 : (걱정이 어려) 전하....(하는데)
산 : 걱정 말게...내, 무리하지 않을 것이니...
남사초 : ....!!....
남사초, 정성을 다해 예를 표한다.
그리고...조심스럽게 물러나...문을 닫는
데...
이내, 대전 안에 홀로 남겨지는 산.
산, ....조심스럽게 안경을 들어 끼고....
서안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이내...뿌옇게 흐려지는 눈.....!
산, 동요하지 않는다. 가만...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는 산. 그러자....다시...서안이 보
인다...!
산, 얼굴이 밝아진다.....
산, 하아,,하아...힘겹게 조금 가뿐 숨을 몰
아쉬며...
떨리는 손으로 붓을 들어...서안에 수결을
하고...
이내, 그 붓을...놓는다.
서안을 바라보며 붉어져 오는 눈.....그곳
에 차오르는 눈물...
산, 다시 다른 서안을 펼쳐든다.
그리고....자신의 마지막 기력을 다해...
한자 한자..그것을 살펴내려 가는 산의 모
습...
힘겨운 고통의 와중에도...
그렇게 마지막 순간까지...혼신의 힘을 다
하는 산...
서안을 읽어내려 가는 산의 입가로...보일
듯 말 듯한 미소가 희미하게 번져온다.
보면...그런 산의 모습에서....카메라...점
점 멀어지고....
이내 화면이....까맣게....어두워진다.
#86. 궐 일각. 낮
화면이 다시 천천히 밝아져오면...
평화로운 궐 전경이 펼쳐지고....
일상과 다를 바 없는...궐 안의 풍경이 비
춰진다.
#87. 대전. 낮
대전이 비춰진다. 앞에는 내관과 나인들
이 서 있다.
그 위로..
내관(소리) 전하...장용영 대장 입시옵니다.
#88. 동. 안. 낮
문이 열리고, 대수가 천천히 안으로 들어
선다.
대수, 예를 표한다. 그리고..
대수 : ....찾아계시옵니까? 전하
하고 보면, 자리에...세자(순조) 가 앉아있
다.
세자 : 어서 오게.
대수 : 예....전..하...
세자 : 이리 앉게
대수, 자리로 와 앉으면.
순조...그런 대수를 바라본다...그리고 순
조를 바라보는
대수의 먹먹한 시선이 오래도록 비춰지
고...
#89. 궐. 일각. 낮
세자와 대수가 소요하고 있다.
세자 : (가만, 그러다가) 자네가.....돌아가신 아바마마의
어릴 적 동무라 들었네....
대수 : (...!!...) ....예 전하....그렇사옵니다...
세자 : 언제...처음 뵈었는가?
대수 : (먹먹해진다)...제 나이가...열 한 살 때였사옵니다.
선대왕마마께서 세손저하이실 때
이곳 시민당에서....
전하를 처음 뵈었었지요...
세자 : ....지금, 내 나이와 같은 때였군.
대수 : (...!!...) 예. 전하....
세자 : (가만, 그러다가) 생전에 아바마마께...자네의 이야길 자주
들었네.
아바마마께선 자넬.....
마음으로 의지하는 가장, 소중한 벗이라 하셨어
대수 : ....!!....
세자 : (어린 마음에 어리는...두려움) .....나는.....두렵네....
대수 : ....!!.....
세자 :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무얼 할 수 있을지........
내가....아마마마의 선정을 이어갈 수 있을지 말이야...
대수 : 전하......!
세자 : ........
대수 : 부디 심려치 마시옵소서....
전하의 곁에...늘 소신이 있겠사옵니다.
소신, 죽는 날까지 목숨을 다해....
전하를 지켜드릴 것이오니.....
아무것도...어떤 것도 두려워 마시고.....
전하께오선...이 나라의 임금으로
부디, 어진 정사를...펼치시옵소서.
세자 : ....!!....
대수 : ..........
대수, 결연한 눈빛 빛내며....눈시울이 붉
어지고....
#90. 건릉. 낮
정조의 무덤이 있는 건릉의 전경...
보면, 누군가의 손이 무덤 앞으로....매화
꽃이 만발한 꽃가지를
놓고 있다. 보면, 그 사람..대수다.
대수, 정조의 무덤을 먹먹히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져 있는데..하지만 대수...밝
게 미소 짓는다..
대수 : ...전..하....
어찌 지내고 계시옵니까?
....그곳에서...마마는....만나셨사옵니까?
미소 짓는 대수....눈가가 붉어진다. 그런
대수의 위로...
산 : (E)어떠냐? 대수야!
이리 보니 도성의 모습이 참으로 장관이지 않느냐?
#91. (회상) 효창원 일각. 낮 (#25에 이어지는)
대수와 산이 있다.
대수 : 예 전하...그렇사옵니다.
산 : (가만, 그러다가)...나는 저들한테....좋은 임금이 되고 싶다 대
수야.
이 땅에서 땀을 흘리며 열심히 살아내는 저들이...
걱정도 근심도 없이 좋은 것을 누리며....
그렇게 살도록 해주고 싶어....
대수 : 전하....전하께선 이미 백성들에게 그런 임금이시옵니다.
이제껏 이 나라에.....이보다 더한 태평성대는 없었사옵니다.
산 : 아니...아직도 멀었다 대수야.
내겐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이 남아있어.
대수 : ....!!....
산 : 저들이 흘리는 땀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수탈도 착취도 없는 세상을 주고.....
배고픔도 차별도 억압도 없는 세상을 살게 할 것이다.
그렇게 내 백성에게.....
나는....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가장 귀하고...가장 좋은 것만을 누리게 할 것이야.
대수 : ....!!.....
산, 깊은 눈으로...도성을 내려다본다.
산의 눈빛이...희망과 기대..그리고 결연함
으로 빛나는데...
그런 산을 먹먹히 바라보는 대수....
그 위로......
대수 (소리) 알고 계십니까? 전하
저는 지금도, 그날 그 순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사옵니
다.
도성을 내려다보는 산의 눈빛.....그 위
로....
대수(소리) 그것은 분명, 벅찬 희망이었습니다.
눈부신 태양아래......그 보다 더 눈부셨던
전하의 눈빛에는....
이 나라 조선의 가장 아름다운 꿈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산, 대수를 보며 환하게 미소 짓는다....
대수, 그 얼굴을 보며...벅찬 감동으로 시
선을 돌려...
멀리 펼쳐진 도성을 내려다보면....
#92. 일각. 낮
오버랩 되며....앞 씬과 같은 곳....
그곳에 현재의 대수가 서 있다.
대수(소리) 이제 그 꿈을....저희들이 꾸겠습니다. 전하.
이제 그 꿈은...전하의 백성들이 지켜낼 것
입니다.
대수, 결연함 어리는 얼굴로 멀리 비춰지
는..
화성을 바라본다.
그 위로 산의 여러 모습들이 스쳐지나가
며.....
대수(소리) 그러니, 끝난 것이 아닙니다.
멈춘 것이 아닙니다....
언젠가 전하의 그 꿈이....
다시 이 세상을 움직일 것이니.....
언젠가 이 나라, 전하의 백성들은....
그들이 꿈꾸는....그런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결연한 대수의 시선으로...멀리 펼쳐지는
도성의 풍경...
희망과 생명이 꿈틀대는....
도성의 그 풍경이 오래도록 비춰진다. 그
리고....
멀리 불어오는 바람이..잔잔하게 풀섶을
꽃들을 흔들고....
이내....싱그러운 나뭇잎들을 찰랑찰랑 흔
들어댄다.....
#93. 건릉. 낮
평화로운 정적이 깃든 텅 빈 정조의 무덤
가...
그 위로 같은 바람이 불어와 무덤가에 놓
여진
매화꽃을 아름답게 날린다.
#94. 일각. 낮
흩날리는 매화꽃이 오버랩되며...
궐 일각, 아름다운 후원으로 날려 온다.
보면, 그 꽃잎이 눈처럼 흩날리는 곳에...
어린 산과 어린 송연, 그리고 어린 대수
가....
술래잡기를 하며, 놀고 있다.
눈을 가린 어린 산이 두 사람을 잡으려 하
고...
두 아이, 꺄르르...웃으며 그런 산을 피해
다니는데...
어린 산이, 드디어 어린 송연을 잡는다.
깜짝 놀라는 어린 송연..
‘잡았다’ 하며 눈가리개를 푸는 어린 산.
보면 다음 컷, 그 앞에는 성인 송연이 수줍
은 듯..
그러나 환하게 미소 짓고 있고....
다시 보면, 그 앞에 활짝 웃고 있는 사람,
성인 산인데...!
산, 미소 지으며 가만 송연의 손을 잡고 이끈다...
두 사람, 더 없이 평화롭고 따뜻한 미소를
띤 채...
천천히 후원을 걸어가고.....
보면,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아름다
운 후원...
점점 멀어지는 두 사람의 모습...
그 모습이...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오
버랩되며...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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