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라이프8
8 회 ㅣ 2005-03-29
2005년 3월 29일 (화) / 제 8 회
S#1 신혼집 앞 길(전회 연결/D)
에이프런 두르고, 머리 수건을 예쁘게 묶은 세진.
세진 (눈으로 신비를 찾으며) 신비야. 신비야아----!
마당 한가운데에 세워져있는 텐트에 시선이 멈추는 세
진.
흐음...알겠다는 듯 웃으며, 이쁘게 노려보고는 텐트 앞
으로 가서
찌익---! 텐트의 지퍼를 내리는,
세진 (귀여운 협박) 한신비씨. 안 나오면 쳐들어갑니다아?
순간 벌여진 텐트 지퍼 사이로 쏘옥-- 얼굴을 내미는 신
비!
신비 (똘망똘망한 얼굴로 씨익 웃는 위로)
신비 (Na) 내 이름은 한신비. 다섯 살입니다.
S#2 신혼집 주방(D)
세진, 신비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오며,
세진 (승완의 방문을 향해) 한승완. 한승완----! 너 얼른 안
일어날래?
하면, 승완의 방문 벌컥 열리고 나오는 승완!
잠에서 덜 깬 얼굴, 부스스한 머리, 배를 득득 긁으며 나
오는.
신비 (N) 우리 아빠입니다. 엄마 말로는 좀 철이 없대요.
세진 빨랑 씻구, 신비 옷 좀 입혀 줘. 바뻐죽겠단 말이야. (하
며 바쁘게
주방으로 아웃되고)
온 몸으로 기지개 켜며 늘어지게 하품하다가 TV화면에
서 나오는 뿡뿡이 노래
듣고는 눈 반짝 떠지는 승완.
승완 (신나서) 신비야. 뿡뿡이 한다. 뿡뿡이!
순간 후다닥 TV 앞으로 가는 승완과 신비.
신나서 뿡뿡이 노래에 맞춰 율동하는 두사람.
신비 (율동하며 해맑게 깔깔깔 웃으며 아빠를 쳐다보고)
승완 (율동하며 신비만큼이나 해맑게 깔깔깔 웃는)
세진 (이씨...주방에서 고개 팍 내밀며) 한승완!! 너 정말 말
안 들을래?!!!!
S#3 승완의 방(D)
커다란 전신거울 앞에 나란히 서있는 승완과 신비.
승완은 비행교육원 유니폼을, 신비는 유치원복을 입고
서서
쌍둥이처럼 똑같이 옷매무새를 다듬는 모습 위로,
신비 (N) 작년까지 아빠는 군인 아저씨였는데, 지금은 비행
기 타는 학교에 다녀요.
신비,승완 (마주보고 귀엽게 씨익 웃고)
S#4 신혼집 주방(D)
양 손에 포크와 수저 들고는 식탁에 마주 앉아있는 신비
와 승완이고.
가스 쿠커 앞에서 베이컨을 굽고, 계란 후라이를 하고 있
는 세진.
신비 (N) 우리 엄마입니다.
요리하는 중간 중간 교양국어, 시사 상식 등의 책을 보느
라 정신없고.
냉장고문을 열다가도, 요약 정리되어 붙어있는 포스트
잍을 중얼중얼
외우는 세진의 모습 위로,
신비 (Na) 원래 외교관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할아버지가
갑자기 원조를
끊는 바람에 얼른 취직을 해야 된대요.
세진 (새까맣게 타버린 베이컨을 보고는) 엄마! (소리치고)
아우, 어떻게 해.
승완 (일어나며) 또 태웠냐?
세진 (얼른 옷 냄새, 머리 냄새 맡아보며) 어우 씨, 오늘 면접
보러 가야 되는데,
냄새 배면 안 되는데....
샤워 다시하면 되잖아...그러니까 오늘 하루만 니가 아침
담당하라니까아.
그런 게 어딨어, 가사와 육아는 반반씩 부담하기루 했잖
아! 어쩌고 싸우는
승완과 세진이고.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는 신비
의 모습 위로,
신비 (N)흐음...오늘도 역시 유치원에 지각할꺼 같습니다.
(에서)
S#5 거리(D)
승완,신비,세진의 순서로 나란히 서서 헥헥! 손잡고 뛰듯
이 걷고 있는.
(*비행교육원 제복차림의 승완, 유치원복차림의 신비,
정장차림의 세진)
세진 니가 신비 유치원까지 좀 데려다 줘. 알았지?
승완 (세진에게) 내가 왜에. 너 땜에 유치원차 놓친 거잖아.
세진 나 면접시간에 늦는단 말이야!
승완 그러게 왜 갑자기 취직을 하겠다고 난리 부르스야.
세진 그럼, 아버님이 원조도 끊은 마당에 돈을 누가 버냐? 니
가 벌래?
승완 (할말 없으니까 괜히) 신비야. 얼른 뛰자. 핫둘핫둘(하
나둘 하나둘)!
신비 아빠, 원조가 뭐야?
승완 어? (당황) 어어...끊기면 안 좋은 거야.
신비 근데 왜 끊겼어?
승완 !! (또 당황) 어?
세진 (끄응) 니 아빠가 시도 때도 없이 실버벨을 울렸거든.
승완 ! (세진을 확 노려보고)
신비 실버벨이 뭐야?
세진 (끄응) 울리면 안 좋은 거야.
신비 울리면 왜 안 좋은데?
승완 (세진 노려보는 채로) 아빠가 파일럿이 되는 데 막대한
지장이 있거든.
신비 파일럿이 뭔데?
승완 파일럿은 비행기를 운전하는 사람인데, 굉장히! 대단
히! 몹시! 멋있는
사람이야.
신비 아아. (끄덕끄덕)
승완 (뿌듯뿌듯)
세진 (한심한심)
S#6 유치원 앞(D)
텅빈 유치원 앞으로 헥헥 뛰어오고 있는 승완과 신비.
이미 수업 시작했는지, 안에서는 원아들의 노래 소리가
들리고 있고.
문 앞에 서 있다가 신비를 맞이하는 미모의 유치원교사!
승완 (앗! 미인이다. 정중하게 꾸벅 인사하며) 늦어서 죄송합
니다.
신비 (신나서 선생님에게) 우리 아빠예요. 우리 아빠!
선생님 (받아주며) 와아, 신비는 좋겠네. 멋진 아빠가 유치원
두 데려다주구.
승완 (흐믓함을 애써 숨기며) 저 그럼 수고하십시오....
정중하게 꾸벅 인사하고 돌아서는 승완의 모습 뒤로,
함께 안으로 향하며 이야기 나누는 선생님과 신비의 모
습.
선생님 신비 아빠는 뭐하시는 분이예요?
승완 ! (걷는 채로 눈만 뒤쪽으로 향하며 신경 쓰는)(E)(마음
의 소리)
파일럿! 어서 말해 신비야, 아빠는 비행기를 운전하는 멋
진
파일럿이라고!
신비 (골똘히 생각하더니..) 음..... 운전하세요.
승완 !! (가다가 허걱! 무릎 꺾이며 비틀)
(M) 경쾌한 음악 시작되며,
S#7 비행교육원(D)
활기찬 비행교육원의 풍경 스케치.
매끈한 자태와 위용을 자랑하며 서있는 비행기들!
제복을 입고 보무도 당당하게 비행 교육원 쪽을 향해 걸
어가고
있는 교육생들! 그 무리들 속에 보이는 우리의 승완!
S#8 대기업 건물 로비(D)
정장을 입은 남,녀 입사지원자들이 들어온다.
그 무리 속에, 씩씩하게 회전문을 열고 들어서는 우리의
세진!
결의에 찬 모습으로 가슴팍에 면접표를 팍! 붙이고는 면
접장소를 향해
걸어가는 세진!!
S#9 비교원 강의실(D)
교수의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진지한 눈빛으로
경청하고 있는
제복차림의 교육원생들!
교수 비행교육원 시험을 무사 통과한 것을 축하한다.
하늘을 난다는 것은 대단히 멋지고, 낭만적이고, 명예로
운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조종사로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수많은 사람
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의무감과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지 않는 겸손함, 그리고
자기 관리다.
앞으로의 비교원 생활이 그리 녹록치 않을 거란 사실만
알아두도록!
교수의 말이 진행되는 동안, 눈빛 반짝이며 집중하고 있
는 승완의 표정과
바싹 긴장되어있는 창명의 모습 등이 화면에 잡히고.
교수 참, 여기 유부남이 한 명 있다고 들었다. 누군가?
학생들, 키득키득 웃으며 승완을 보고.
에이 씨....쪽팔려서 쭈뼛쭈뼛 손을 드는 승완.
교수 (매섭게) 자네, 이름이 뭔가?
승완 (긴장!) 하, 한승완입니다.
교수 선배들 중에도 결혼과 학업을 동시에 병행한 사람들이
몇 있었다.
그들 중 대 다수가 자기 관리에 실패! 결국 체력이 뒷받
침 안돼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 못한 걸로 안다.
승완 (침 꿀꺽 삼키고)
교수 자네는 특히 성적과 자기관리에 신경 써야 될꺼야.
주,독,야,경! 낮에 공부하고! 밤에 밭 일구고, 씨뿌리고!
학생들 (소리 죽여 키득거리고)
승완 (고개 숙이며 쪽팔리고)
교수 체력안배 잘하길 바란다. 이상! (나가고)
학생들 (율동 곁들여가며 노래) 아빠~ 힘내세요! 신비가 있잖
아요~
승완 (책 한 권 들고 노래 부르는 창명과 동기들을 패며) 죽
을래? 죽을래?
S#10 교정일각(D)
수업을 마친 교육원생들 우루루 몰려나오고.
그 무리 속에 입이 한자는 나와 툴툴대며 걸어오고 있는
승완이고,
‘유부남이란 원래 그런거야’ 낄낄대며 위로해주는 창명인
데,
과대표 (무리들 앞으로 튀어나오며) 야야, 지금부터 선착순 다
섯명!
과팅 신청받겠으!!!
동기1 어디랑 하는데?
과대표 미대생들인데, 미모가 완전 S.E.S. 수준이랜다!
승완 !!!! (순간 번뜩! 회가 동하고)
뭐야아? 순간 눈이 험악해지며 나! 나! 손을 번쩍번쩍 들
며
무지막지하게 과대표에게 몰려드는 교육원생들!
승완 (자꾸만 과대표 쪽으로 향하려는 자신의 다리는 부여잡
으며)(E)
한승완. 왜 이러냐, 가정을 지켜야지. (괴로운데)
과대표 (신청자들 수첩에 적고 있다가) 아참, 우리 과의 정수
기를 잊을 뻔했네.
(부르는) 어이, 한승완!
승완 (반짝) 어? 왜?
과대표 (용용, 약올리듯) 아빠, 힘내세요~ 신비가 있잖아요~
승완 (이씨....) 너 이 새끼 일루 와.
과대표 (꺄하하하하 까마귀 같은 웃음소리를 내며 신청자들
과 우루루 도망가고)
승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데)
창명 (어깨를 툭툭 쳐주며) 힘내 임마.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은 있다잖냐.
(하며 메모지 한 장을 척 내미는)
승완 뭐야 이게? (탁! 잡아채서 보며) 페닌슐라 레스토랑,
오후 두시?
창명 유아교육학과 일학년. 전지현 같은 긴 생머리에, 일메
타 칠십이 넘는
늘씬한 키! 엉아가 바뻐서 그러는데, 니가 대신 나가라.
승완 (구미가 당기지만) 이, 이거 왜 이래! 나한텐 지켜야 할
가정과 신비가 있어!
창명 짜식, 유부남이 이런 재미라두 있어야 숨통이 트이짐
마....!
(슬쩍) 제수씨한테 비밀루 할께에....
승완 아무리 그래도....
창명 야, 그러지 말구 엉아 사정 좀 봐주라. 2주 전에 약속한
건데,
펑크내면 주선한 선배한테 죽어. 딱~ 한번만...응?
승완 (난처하다는 듯) 아 새끼... 진작에 말하지 그럼. (머리
만지며) 야, 오늘
스타일 괜찮냐? (에서)
S#11 대기업 면접 대기실(D)
대기하고 있는 이 땅의 사십만 예비 청년실업자들이고.
그 속에 다리를 긴장된 표정으로 앉아있는 세진인데,
세진 앞을 지나가는 유니폼 차림의 여사원 두어명,
여사원1 글쎄...사전 통고도 없이 출산휴가 갔다 오니까. 보직
이 바뀌었다잖아.
여사원2 어머, 그 선배 정말 잘나가지 않았어? 일도 잘하구.
여사원1 애 때문에 좀 힘들었나 보드라구.
여사원2 암튼 여잔 결혼하고 애 낳으면, 어디서나 찬밥 신세라
니깐.
세진 .... (들으며 착잡해지고)
마음 가다듬으려 일어나는 세진.
S#12 대기업 건물 화장실(D)
손 씻고, 거울을 보며 매무새 가다듬는 세진.
긴장된 표정 풀듯 깊게 심호흡을 하고는, 거울을 향해 인
사말을
연습해보는.
세진 안녕하십니까! 정세진입니다.
S#13 까페 화장실(D)
역시 거울 보며 매무새 가다듬는 승완.
승완 안녕하세요? 차세대 파일럿 한승완입니다. (하며 씨익
웃다가 갑자기 놀라는)
세상에!! (바싹 거울에 달라붙으며) 누가 널 유부남으로
보겠냐?
너무너무 잘생겼다 한승완...(오바한다)
S#14 까페(D)
위풍당당하게 까페로 들어서는 승완.
지배인 (다가와) 찾으시는 분 성함이....
승완 네? 아니, 됐는데....
지배인 말씀하세요! (이름 받아 적을 준비를 하고)
승완 아후, 뭐, 이러실 것까진.....(얼른) 안선미요!
지배인 (안내판에 이름 적고)
(E) 딸랑딸랑딸랑~
지배인, 호텔처럼 이름적힌 안내판 들고 걸어간다.
승완, 뻘줌하면서도 은근히 기대에 찬 얼굴로 지배인의
뒤를
졸졸 따라가는데....
앞쪽에 웬만한 장정보다도 덩치가 좋은 떡대 우람한 여
자의 등이 보인다.
딸랑이 소리 듣고 번쩍 손을 치켜드는 떡대녀,
손에 낀 알반지가 번뜩이고 허걱, 놀라 벽에 붙어버리는
승완.
승완을 향해 일어나서 다소곳이 꾸벅 인사하는 미팅녀
의 뒷모습.
전지현처럼 길고 고운 생머리는 하나로 가지런히 묶었
다.
승완 !!! (벽에 붙은 채로 공포스러운 표정으로 미팅녀를 보
는데서)
S#15 대기업 면접장(D)
세진을 포함한 3인 정도의 면접자, 나란히 앉아서 면접중
이고.
세진 (유창한 영어로 막 자기 소개를 끝냈다)
면접관 (고개 끄덕이며 흐믓하게 보고 있다가) 자기 소개서에
는 졸업 후에
외무고시를 준비했다고 되 있는데, 중도에 포기하고 우
리 회사를 지원한
이유가 뭡니까?
세진 (야무지게) 무역업무 역시 외교관의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
입니다. 제가 이 회사 무역부에서 일하게 된다면 외국기
업들과 만나서,
면접관 (O.L)(자기소개서 보고있다가 멈칫) 근데, 결혼을...하
셨네요?
세진 네? 아 네....(당당하게) 3년 전에 결혼했고, 딸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면접관 아 예에... 그렇군요. (세진 서류 덮고, 다른 면접자 쪽
으로 시선 돌리며)
김은경씨? 김은경씨는 이번 독도분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진 .... (표정)
S#16 도현, 창명의 집 앞(D)
화난 표정으로 쾅쾅쾅! 문을 두드리고 있는 승완.
창명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누구세,
하다가 헉! 승완을 보고는 얼른 문을 닫으려는 창명!
순간 닫히려는 문을 잽싸게 두 손으로 잡아낸 승완!
이이이....문을 둘러싸고 기싸움을 펼치는 승완과 창명!
승완 뭐? 일메타 칠십이 넘는 늘씬한 키?
창명 아,아,안넘디?
승완 안 넘디? 너무 넘어서 무서워 뒈지는 줄 알았다 새끼야!
창명 너 전지현같은 긴 생머리 좋아한댔잖아....아니
디?
승완 아니디? 나는 스티븐 시걸이 나온줄 알았다 새끼야!
창명 아, 아니, 나는 니가 유부남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길
래 정말 예쁜 앤 알고,
승완 예쁜 앤줄 알았다는 새끼가 왜 집에 숨어 있어? 오늘 바
쁜 일 있다며!!!
창명 그...그건, 승완아.
승완 나와. 안 나와!!!
창명 (끙끙 문 잡고 버티기)
승완 어, 뻐팅긴다 이거지. 죽었어! (본격적으로 잡아당기
기)
창명 (끄응! 힘줬다가 갑자기 힘 빼기)
승완 엄마!! (확 뒤로 나자빠지기) 야!!!!
창명 (나름 화나서 버럭) 아 솔직히, 니 눈에 차는 여자가 세
상에 어딨냐,
이채영이 빼고!!
승완 (순간 정지되고)
창명 (헉! 실수! 얼른 입을 막고는, 후다닥 문 안으로 들어가
기)
승완 .... (채영....그리운 이름...어두워진 표정 위로)
(E) 비행기 착륙음
S#17 인써트(D)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는 비행기
S#18 채영의 오피스텔(D)
오랫동안 집을 비운 듯 가구에 흰 천이 덮여있는 방 안.
문이 열리고 클레임 텍이 붙은 여행 가방을 끌고 들어오
는 채영.
당당하고 세련되게 변신한 모습!!!
채영 (가방 적당한 곳에 세워놓고 핸드폰 꺼내 단축키 누르
는)
S#19 도현의 사무실 + 채영의 오피스텔(D)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사무실 안.
사무용품이 담긴 종이박스가 여기저기 놓여있고.
정리되지 않은 물품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책상 위에
서 울리는 핸드폰.
책상 밑에서 컴퓨터 전선 연결하고 있다가 핸드폰 소리
에 일어서는 남자,
럭셔리하게 변신한 도현!!!
도현 (핸드폰 받으며) 여보세요?
채영 나야.
도현 ....(표정 가다듬고) 언제 귀국했니?
채영 내가 묻구 싶은 말이야. 편지 한 장 달랑 써놓구 먼저
입국하는 거,
실례 아니야?
도현 (박스에서 짐 꺼내며)너랑 더 길게 싸우구 싶지 않았
어. 오늘 귀국했니?
채영 회사니 지금? 회사면 내가 지금 글루 가구.
도현 아냐. (박스 안 에서 나오는 명패) 정리할게 많아. 낼
회사에서 보자.
끊고는, 아직 비닐포장도 뜯지 않은 명패를 보는 도현.
명패에 새겨진 ‘기획실장 민도현’ 이라는 직함을 낯설게
바라보고.
S#20 채영의 오피스텔(D)
가구를 덮고 있는 흰 천을 걷어내고 있는 채영.
화장대 위를 덮고 있던 천을 걷어내는 순간,
바닥에 떨어지는 사진 액자 하나!
액자 속에서 환하게 웃고는 있는 승완과 채영의 모
습!
채영 ....(액자 주워들고는 사진 속 승완을 가만...히 바라보
며) 한승완...
사랑 없는 결혼두, 행복하니...? (에서)
S#21 신혼집 거실(N)
앉은뱅이 원탁 테이블 앞에 고개 푹 숙이고 앉아있는 승
완과 세진.
테이블 위에는 가계부와 만 원 짜리 몇 장과 동전들, 각
종 공과금 고지서들....
신비는 TV 보고 있고.
세진 이게 이번 달 남은 생활비 전부야....
승완 (E)(나오느니 한숨뿐) 오늘, 스티븐 시걸한테 커피만
안 샀어도....
세진 (E)(역시 한숨) 면접 보러 다닌답시고 의상비랑 교통비
만 안 썼어도.....
에슈슈슈---한숨 더욱 깊어지며, 고개 푸욱 숙이는 승완
과 세진.
승완 돈도 없고....
세진 취직도 안 되고....
승,세 (동시에 터지며) 앞날이 캄캄하다 진짜!!!!
하는 순간, 퍽! 나가버리는 전기!
암흑 속에서.
신비 (E) 캭~ (무서워서 소리 지르고)
승완 (E) (당황) 뭐, 뭐야 이거. 너 전기세 안 냈어?
세진 (E) (울듯이) 밀린 가스비부터 막았지이.
승완 (E) 아우, 미치겠네 진짜아!
신비 (E) 엄마, 무서워. 아빠아.아빠아.
승완 (E) 어어 괜찮아 신비야.
찰칵! 라이타불 켜지며, 둥실 떠오르는 승완의 얼굴!
찰칵! 라이타불 켜지며, 둥실 떠오르는 세진의 얼굴!
아빠 품에 포옥 안겨있는 신비, 신기한듯 불빛을 바라보
고.
승완 이거 봐. 한 개두 안 무섭지?
신비 텔레비전은 안 나오잖아. 텔레비전두 켜 줘.
세진 어? 그...그게....(퍼뜩 떠올리며) 코,콘써트 놀이 하자
신비야. 콘써트놀이.
신비 콘써트 놀이?
세진 어! 콘써트 놀이! (라이타불 껐다켰다하며) 신비짱! 신
비짱!
(하며, 승완에게 얼른 너도 하라며 눈짓)
승완 !! (울고 싶은 표정으로 라이타불 껐다켰다하며) 신비
짱! 신비짱!
신비 (와아! 신나서 깜빡이는 불빛을 바라보고)와, 불꽃이
다. 불꽃이다!!
승완 (신비를 연호하며, 라이타불 깜빡이며, 좌우로 몸을 흔
들며) 아우,
이게 뭐야 진짜아. (하다가 라이타불에 손 대며) 앗 뜨
거!!
세진 (퍼뜩 놀라 라이타불 꺼지며) 괜찮아?
어둠속에서,
승완 (E) 괜찮긴 쥐뿔이 괜찮냐?!! 더는 못 참아아아----!
(소리치는데서)
S#22 한범수의 집 앞(다른 날/D)
결의에 찬 모습으로 한범수의 집을 바라보며 서있는 승
완,세진,신비.
승완 (긴장감으로 침을 꿀꺽 삼키며) 준비물, 준비됐지?
세진 (긴장감으로 깊게 고개 끄덕이며) 어! (손에 든 보따리
들어보이고)
승완 신비, 이쁜 짓!
신비 (훈련된 듯 자동으로, 머리 위에 손 올려 하트모양 만들
며) 할아버지,
사랑해요. 알라뷰~
승완 됐다. 들어가자. (결의에 차서 벨을 누르면)
한범수 (E)(인터폰) 누구세요?
순간, 얼른 신비를 번쩍 들어 올려 인터폰 모니터 앞으
로 앞세우며,
승,세 (해맑게 초롱초롱 웃으며) 저희 왔어요 아버지이이~
S#23 한범수네 거실(D)
테이블 위에 차와 과일이 놓고 모여 앉아있는 한범수네
가족들.
쌍둥이들과 신비는 한 옆에서 장난감 가지고 놀고 있고.
세진 (주방에서 접시 들고 나오며) 아버님 좋아하는 도토리
묵을 좀 쒀봤어요!
현주 어머, 동서가 직접?
세진 네...(배시시)
현주 ...(뭔가 수상하고)
승완 아우, 아버지 제 집사람이요, (집사람이란 말 해놓고 닭
살 돋아서
양 팔뚝을 득득 긁으며) 을마나, 아부지 건강을 생각하는
지 몰라요.
며칠 전부터 뭘 만들까 고민고민 하더라구요!
세진 아후, 여보오, 왜 그래요~ (하며 역시 닭살 돋아 팔뚝
을 긁고)
한범수 ....(어째 수상하고)
윤태희 그래요, 당신 좋아하는 건데, 드셔보시구랴!
한범수 (한 젓가락 집어 먹고 맛이 괜찮다) 맛있네. 맛있다 아
가.
세진 (너무나 좋아라하며) 마니마니 드세요 아버지.
승필 (승완에게) 근데, 니들 요즘은 안 싸우냐?
승완 아후, 우리가 어린앤가, 싸우긴. 쫌 있으면 우리두 학부
형 되는데!
세진 그럼요, 그리구 저희는 옛날에 평생 싸울 걸 다 써버려
서
이젠 싸울 것도 없어요! 그치 여보오...
승,세 그러엄! (마주보고 흐으....웃으며, 역시 팔뚝 긁고)
식구들 ....(수상하다! 수상하다! 수상하다!)
승필 (알만하다는 듯이) 그래서, 생활비 달라고 온 거냐?
승,세 (말도 안 된다는 듯, 손 휘휘 저으며) 아우, 생활비는 무
슨...
(하다가 한범수의 양 다리에 매달리며 울듯이) 눼에!!!!
(하는데)
신비 (E) 아아앙~
놀라 돌아보는 가족들, 쌍둥이들과 엉켜서 싸우는 신비,
얼른 달려가서 쌍둥이에게서 신비를 떼어 놓는 현주와
승필.
현주 어머, 신비야. 누나가 동생들을 때리면 어떡하니이.
신비 아니예요. 재네가 먼저 나 때렸어요!
강 니가 우리 말을 안 들었잖아!
산 니가 우리 말을 안 들었잖아! (*형이 하는 말 그대로 따
라한다)
현주 알았어. 알았으니까, 이제부터 니들 따로 떨어져서 각
자 자유롭게
혼자들 놀아! 알았어?
강 자유가 뭔데 엄마?
산 자유가 뭔데 엄마? (하는 순간)
신비 셋째, 서로에게 터치 하지 않는다!
승, 세 !!!!!(커어억, 입 막고)
윤태희 뭐? 뭐라구? 셋째, 서로에게 터치하지 않는다?
신비 네! (끄덕이고)
윤태희 가만있어봐, 가만있어봐, 그럼 첫째, 둘째는 뭐냐 신비
야?
승완 (당황) 시,시,신비야? 이제 집에 가야지? (신비의 손
확 낚아채고)
세진 (사색이 되어) 모두들 안녕히 계세요. (얼른 뒤 따르는
데)
한범수 당장 거기 서!!!
승,세 !!!!(헉! 그 자리에 굳어서 서고)
한범수 (다가와 신비 잡으며 친절하게) 신비야, 할아버지가 첫
째랑, 둘째도
궁금한데...말 안 해줄래?
신비 할아버진 그것도 몰라요? 첫째! 5년 뒤에 음음...(기억
안 났다가) 이혼한다!
한범수 !!! (승완, 세진 확 노려보고)
신비 둘째, 아이가 ....양육권을 가진다.
윤태희 어이구,어이구.(이마 잡고 뒤로 넘어가고)
신비 (신나서) 또 있어요! 여섯째! 반드시 각방을 쓴다!
승,세 (수습 불능 상태! 차라리 울고 싶다!)
S#24 한범수의 안방(D)
무릎 꿇고 앉아있는 승완과 세진이고.
머리 끝까지 화나서 두 사람을 혼내고 있는 한범수.
한범수 결혼이 장난이냐? 결혼이 장난이야!!!!
승완,세진 (고개 푸욱 숙인 채) ....
한범수 결혼은 두 사람의 약속일 뿐 아니라, 두 집안 간의 약
속이고 결합이야!
니들 멋대로, 편의에 따라 했다가 접었다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이야, 이 자식들아!!! 이것들이 부모를 어떻게 보구, 니
들이 한 짓이
뭔줄 알아? 사기야 사기!
승완,세진 (고개 더 푸욱) .....
한범수 세진이 너!! 내가 그래도 너는 생각이 제대루 박힌 아
인줄 알았었는데,
착각이었냐? 아니면, 그새 이 자식한테 감염됐냐?
세진 죄송합니다 아버님....잘못했습니다.
한범수 아버님이라니? 나는 너 같은 며느리 둔 적 없다? 장난
결혼에 웬 며느리?
세진 (고개 푸욱 숙이고) ...
승완 아우, 아빠, (이제 그만하세요)
한범수 (O.L) 아빠라구 부르지마 이자식아! 너는 진작에 내놨
어 내가!
승완 ....
한범수 괘씸한 것들! 생활비를 타내려구 연극을 해? 아니 내
가 왜 니들 생활비를
대 줘야 하냐? 아들도 아니고, 며느리도 아닌 애들한테?
승완 (급해져서) 아,아빠. 신비가 있잖아 신비가. 신비를 생
각해 아빠.
한범수 (O.L) 신비는, 내 손녀딸이니까 양육비 대준다 하지
만! 니들은 앞으로
일원 한푼두 없을줄 알아. 알았어?!!!! (소리치는데서)
S#25 거리(저녁)
한범수에게 쫒겨나서 걸어오고 있는 승완,세진,신비....
전쟁통에 피난이라도 가는 양, 침울하게 가라앉아있는
불쌍한 표정들 위로,
(M) 우우우우우우~ (모래시계 음악이 구슬프게 깔리며)
승완과 세진 앞으로 휘이이잉~ 싸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승완과 세진의 얼굴 위로 을씨년스럽게 신문지가 날아든
다.
승완과 세진의 마음이 춥고....배고프고....비참하다.....
승완 우리...이제 어떡하냐?
세진 어떡하긴...빨리 취직을 해야지.
승완 (눈치 보며 슬쩍) 저기 있잖아. 마지막 보루가 하나 있
긴 한데...
세진 마지막 보루? (보면)
승완 장모님한테 한번만 부탁해보면,
세진 (O.L) 벼룩에 간을 내 먹어라!
승완 방법이 없잖아 방법이. 오늘 당장 레포트도 써야하는
데, 컴퓨터도 못 켜고,
너 취직시험 공부는 어떡할꺼야?
세진 ....(심난하고)
승완 막말루 기백만원을 꿔달라는 것도 아니고, 일단 급한대
루 공과금만 막구,
다음 달에 갚으면 되잖아....
세진 .... (심난한 표정으로 생각해보는 위로)
표재경 (E) 내가 돈이 어딨어!!
S#26 표재경의 가게(N)
영업 끝난 가게를 정리 중인 표재경과 일진.
일진 (테이블 위에 의자 올리며) 아, 가게 하면서 모아 논 쌈
지돈이라두
있을꺼 아니야.
표재경 (테이블 위를 닦고 있다가) 없어. 그딴 거 있지두 않지
만, 설사 있어두
넌 못줘.
일진 아, 취직하라며? 나두 내 적성 찾아서 일 좀 해보겠다는
데 왜 그걸 못해줘.
표재경 그럼 취직을 해야지, 왜 날더러 또 돈을 대래? 대학 졸
업장은 얻다 써먹구?
세진, 슬쩍 가게 안으로 들어서다가 두 사람 이야기를 듣
고 입구에 멈춰서고.
일진 투자를 해야 결과물이 나올 거 아니야아.
표재경 그래서 하겠다는 게 뭐? 스튜어디스?
일진 창명씨랑 같이 하늘을 누벼야, (하다가) 아, 한번 사는
인생, 적성에 맞는
일을하구 죽어야 될꺼 아니야.
표재경 때마다, 사시사철 바뀌는 니년 적성 맞춰줬다간 내 등
골 다 빠져.
개코같은 소리 하지 말구, 낼부터 신문이라두 돌려. 열심
히 하면 그게
천직이구, 적성이야!
일진 (화나서) 아우 진짜, 엄마는 내가 뭣 좀 해보겠다면 왜
무조건 딴지부터
걸어? 세진이한텐 안 그러잖아! 애 낳구 사고쳐서 결혼
할 때두 그냥저냥
좋게 넘어가 놓구선!
표재경 그러니까 보란 듯이 잘살잖아 지금!
세진 ....! (뜨끔하고)
표재경 (연결) 세진이가 너처럼 성형하게 돈 달라 그러디? 때
되면 옷 사달라
그러디? 결혼해서 지금까지 어디 한번 아쉬운 소리 해본
적 있어!!!
일진 아우, 다 관둬! 엄마랑은 딕셔너리가 안 돼!
테이블 위에 올리려던 의자 확 내팽개치고 나가려다가,
문가에 서있는
세진을 보고는 놀라서,
일진 너 언제 왔냐?
표재경 ? (보고)
세진 영어를 쓰려면 제대루 써. 딕셔너리가 아니라 디스커션
이다.
엄마랑은 사전이 안 되냐? 그 짧은 영어루 스튜어디스는
무슨.
표재경 내 말이! (해놓고) 근데, 세진이 니가 이 시간에 웬일이
냐?
세진 (퍼뜩) 어? 어어....(머리 긁적이며) 내가 여길 왜 왔드
라....?
일진 (어이없어서) 너, 벌써 알프하이디냐?
세진 (짜증나서) 알프하이디가 아니라, 알츠하이머!
표재경 (세진 잡아 끌어 앉히며) 어쨌든 세진이 너 마침 잘 왔
다. 너, 전에 일했던
레스토랑 있지? 거기 일진이 자리 하나만 알아봐라.
일진 (싫어서) 엄마아.
표재경 거기 매니저가 세진이 널 무척 신임했다며. 매니저한
테 부탁해서 언니
자리 하나만 만들어봐. 응?
세진 ....그...그게.... 한번 부탁은 해볼께요....
일진 아우 난, 쟁반 돌리는 일은 하기 싫다니까!!
표재경 써커스단이냐? 쟁반을 돌리게!!
세진 .... (본론은 꺼내지도 못하고 미치겠는 데서)
S#27 키즈베어 건물 앞(D)
달려와서 멈춰서는 채영의 차.
채영 (내려서, 주차맨에게 차키를 넘기고는 건물 안으로 향
하는
당당한 커리어우먼의 모습!)
S#28 도현의 사무실(D)
제법 정리가 된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는 채영.
여비서 한명이 책상 위를 걸레질 하고 있다가 돌아보는.
채영 민도현 이사님, 어디 가셨나요?
비서 사장님 만나 뵈러 가셨는데요.
S#29 장은조의 사무실(D)
함께 차를 마시고 있는 장은조와 도현.
장은조 (마시던 찻잔 내려놓으며) 시차는 적응 됐니?
도현 귀국한지 이틀이나 됐는데요 벌써. (적응했다는 뜻)
장은조 귀국하자마자, 호텔에서 숙식하면서 업무 인수 받구
있다구?
도현 네.
장은조 대충 흐름은 파악됐니?
도현 키즈베어는 어린이들을 위한 플래그십 스토어이며, 국
내에선 유일하다고
들었습니다.
장은조 (웃으며) 개론만 외웠구나.
도현 (좀 웃으며) 천천히 배워나가겠습니다.
장은조 채영이를....마케팅 팀장으루 추천했다구?
도현 네...똑똑하고 야무진 친굽니다. 사심 없이 능력을 보
고 추천했습니다.
장은조 (떠보듯 넌지시) 친구...?
도현 채영이랑 저, (했다가, 말 바꾸며) 이팀장이랑 저, 남자
여자 아닙니다.
동료이자 친굽니다. 사장님이 염려하시는 일, 생기지 않
습니다.
장은조 참 알 수가 없구나. 결혼이라도 할 것처럼 도망치듯 떠
나더니...
도현 .... (좀 웃고)
장은조 ... (읽듯이 보는데서)
S#30 장은조 사무실 앞 복도(D)
사장실에서 나오는 도현.
꼭대기 (E) 통 한번 크구나.
도현 (보면)
꼭대기 (서류 들고, 사장실 쪽으로 걸어오며) 오사케집 딸을
회사루 끌어들여?
채영 (막 복도 끝을 돌아나오다가 멈칫! 서는)
꼭대기 이젠 아예 대놓구 놀겠다는 거냐? 회사 전체를 니 놀이
터로 삼을
생각이야?
채영 .... (숨어서 들으며 표정 싸늘해지고)
도현 (피식) 큰형 혼자 놀기엔 너무 크잖아요 회사가.
형 혼자 꿀꺽 하기에두 덩치가 너무 크고,...제가 도와드
릴까 해서요.
꼭대기 (표정 굳으며) 건방진 자식. (가고)
도현 (피식 웃으며 가려는데)
꼭대기 (가는 채로) 이번엔 버림 받기 전에 니가 버려라.
도현 (멈칫 서고)
꼭대기 두 번씩이나 버림받는 거, 너무 비참하잖아 안 그래?
(짐짓 들으라는 듯
혼잣말로 비식) 하긴, 절 낳은 엄마한테 버림받는 거보다
야 덜 쓰리겠지만.
도현 ...!! (정지된 채로 표정 굳고)
꼭대기 (혼자 비식 웃으며 사장실로 아웃)
도현 (분노로 떨리는 심정 누르며 천천히....발걸음을 떼는
데)
채영 (E) 연민이 아니라, 동질감이었구나.
도현 (보는)
채영 (벽에 기대 서 있다가, 등 떼고 보며) 니가 나한테 갖고
있던 감정 말이야.
유학기간 내내 연민인줄 알구 있었어. 그래서 너랑 징그
럽게 싸웠던건데...
(피식 웃으며) 니가, 내 동지였는지는 몰랐는데?
도현 ....(보는데서)
S#31 일식집(D)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채영과 도현.
채영 (불쑥) 니네 엄마두 우리 엄마처럼 현지처였니?
도현 ....! (멈칫 봤다가, 시선 외면하며) 아니.
채영 (먹는 채로 무심히) 아니면, 나처럼 양다리 걸쳤니?
도현 (먹으며) 아니.
채영 니네 엄마두 울 엄마처럼, 지 자식은 내 팽겨쳐두구, 자
길 버린 남자 찾아
현해탄을 넘었니?
도현 (보며) ...
채영 (보며) 그럼, 나랑 니네 엄마가 어디가 닮았니?
도현 (짐짓 가볍게) 자식 버리구, 다른 남자한테 가버린 거.
자식에 대한 사랑은 없구, 남자에 대한 미련만 있는 거.
마음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라는 거.
채영 ...(보다가) 내 뒷조사까지 다 해보구, 니네 큰형 진짜
대단하다.
도현 대단하지. 그 야망과 욕심을 무슨 수루 당하겠냐.
채영 (불쑥) 너두 줄 잘 서라.
도현 무슨 소리야?
채영 회사에서 니네 큰어머니, 그러니까 장은조 사장님, 이
빨 빠진 호랑이야.
다들 니네 큰 형 쪽으루 줄섰어. 결국 니네 꼭대기형이
회사의 실세가 될꺼야.
도현 관심 없어.
채영 나는, 있어 관심.
도현 (웃으며) 우리 꼭대기 형이랑 합세해서 회사를 뺏어보
겠다는 소리야?
채영 (어깨 으쓱하며 농담처럼) 뭐, 가능하다면.
도현 (웃으며) 호랑이 새끼를 키웠구나 내가.
채영 너랑 나 같은 사람이 상처 안 받구, 무시 안 받구 살아
남는 방법이
뭔지 알아?
도현 (마시며 건성으로) 뭔데 그게.
채영 무조건 강해지는 거야.
도현 (보고)
채영 그래서 나는 이제부터 좀 달라질 생각이야.
도현 어떻게?
채영 다신 버림 받지 않을꺼야. 버림받을 꺼라면 내가 먼저
버릴꺼야.
내껄 뺏기지두 않을꺼야. 이미 뺏겼다면,(사이) 다시 뺏
어올꺼야.
도현 왜 그래, 남몰래 발톱 세우구 있는 사람처럼.
채영 (피식) 발톱, 진작에 세웠지.
도현 .... (연민으로 보는)
채영 (생긋 웃으며) 염려 마. 지금 내가 뺏고 싶은 건, 회사
가 아니니까. (에서)
S#32 키즈베어 건물 내 패밀리 레스토랑(D)
(*예전에 세진과 승완이 아르바이트 하던 곳)
뻗대고 있는 일진을 잡아 끌고 들어오는 세진.
일진 나는 쟁반 나르는 일은 하기 싫다니까아!
세진 이제 와서 이러면 어떡해에, 매니저님한테 말 다 해놨
는데에!
일진 아 글쎄 나는,
민 (O.L) (E) 일진....누나....!
일,세 ? (보면)
에이프런을 두른 알바생 복장으로 다가오는 꽃미남 남학
생!
옛날에 일진이 사귀던 고삼짜리 그 남학생이다!!
일진 (떨리는 목소리로) 미,민아...!
세진 미...민이? (하다가 퍼뜩) 커플교복입구 스티커 사진 찍
었던, 고삼짜리?!!!
일진 (시선은 홀린 듯 꽃미남에게 둔 채, 세진의 입 사정없
이 틀어막으며)
민이 니가 여긴 어떻게....?
민 누나랑 헤어진 후, 그리움을 견디지 못해 바루 입대했다
가, 얼마 전에
제대하구, 여기서 아르바이트 하구 있었어요.
일진 (감격으로 울 것만 같다) 민아. 아주 훌륭하게 잘 자라
주었구나.
민 저 이제 대학생 됐어요 누나. (진지한 표정으로 박지윤
의 ‘성인식’
손동작 잠깐 보여주며) 난 이제 더 이상 소년이 아니예
요.
세진 (두 사람 같잖다는 듯이 보고 있다가) 저기, 매니저님
지금 어디 계세,
일진 (또 다시 세진의 입 사정없이 틀어막으며, 역시 시선은
여전히 꽃미남에게
둔 채) 내가 만나보고 갈테니까, (세진 밀어내며) 넌 가.
가!
세진 (밀쳐지는 채로, 기막혀서) 아르바이트 하긴 할꺼야?
일진 하지 그럼! (세진 확 밀어내고, 문까지 닫아버리고는)
민아.....
S#33 패밀리 레스토랑 앞(D)
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레스토랑 쪽을 보다가
웃어버리고는 걷기 시작하는 세진.
문득 건물 벽에 붙은 ‘신입사원 모집’ 광고를 보고는
눈이 커지는! 후다닥 가방에서 수첩과 볼펜 꺼내들고
벽보 쪽으로 달려가 메모 시작한다!
그런 세진의 뒷모습 뒤로, 함께 걸어 들어오는 채영와 도
현!
도현 온 김에 마케팅부 직원들 만나 인사하구 갈래?
채영 아니, 매장 좀 먼저 돌아보구. 여기서 헤어지자.
도현 그래 그럼. 내일 다시 보자.
사무실 쪽을 향해 걸음 옮기는 도현.
세진의 뒤를 스쳐지나가고!
채영 (도현이 가는 모습 지켜보고 있다가 매장 쪽으로 걸음
옮기려다가
멈칫, 걸음 멈추고 세진을 쪽을 확! 돌아보는) 정....세
진?
세진 (메모 끝내고, 볼펜 뚜껑닫고 있다가 돌아보고는) !!!
이....채영?
채영 (이런 우연이...! 재밌다는 표정으로 다가오며) 오랜만
이다?
(척! 손 내밀며) 삼년만이지 우리?
세진 어....(하며 악수하려 손 내밀다가 바닥에 수첩 떨어뜨
리는)
수첩 줏으려 동시에 몸을 숙이는 두 사람.
바닥에 펼쳐진 채 떨어진 세진의 수첩 위에는, 신입사원
모집 메모와,
그 동안 떨어진 회사이름에 좍좍 붉은 밑줄 그어져있는.
세진 (쪽팔려서 얼른 수첩 주워들고 뒤로 감추며) 어,어,언
제 귀국했어?
채영 (대충 현재 처지 알겠다, 피식 가진 자의 여유 있는 미
소 지으며)
얼마 전에. 근데 니가 여긴 웬일이야?
세진 어어...내,내가 (손가락으로 윗층 가리키며) 여기 이 회
사에 다니거든.
매,매장 조사 나왔어.
채영 (재밌다) 어어....그래? (웃고는) 그럼 계속 해. (강조)
매.장.조.사.(가고)
세진 .... (채영의 세련되고 자신만만한 모습, 초라한 자신과
비교되는,
웬지 모를 박탈감과 비참함에 보며 서있는데)
채영 (가다말고) 아! (돌아보며) 승완인, 잘 있니? (에서)
S#34 신혼집 욕실(D)
세탁기는 세탁기대로 돌아가고, 콧노래 흥얼거리며 손빨
래를 하는 승완.
고무장갑을 끼고 빨래판에 빨래를 벅벅 문지르고 있다.
비누 거품을 튕겨 얼굴이나 머리 여기저기에 묻히기도
하는데.
거실에서 울리는 핸드폰 소리(E).
정신없이 뛰어나가는 승완, 빨래비누를 밟고 미끄러져
사정없이 엉덩방아를
찧고. 으으~ 신음 소리 내뱉으며 엉거주춤 일어나는 승
완이고.
S#35 신혼집 거실+키즈베어 일각(D)
승완 (아픈 허리에 손 올리고 절뚝거리며 나오며, 아줌마처
럼) 끄응...아이고
내 팔짜야. (핸드폰 액정화면 보면 모르는 번호) 누구
야? (폴더 열고
받으며) 네, 차세대 파일럿 한승완입니,
채영 (F) 오랜만이다?
승완 ...! (멈칫 굳으며) 채....영이....?
채영 (밝고 활기 찬) 잘 지냈어?
승완 ....언제 귀국했어?
채영 며칠 전에. 뭐하고 있던 중이었어?
승완 어? (퍼뜩 자신의 몰골을 보며, 초라해지는) 레,레포트
쓰구 있는 중이었어.
채영 지금, 잠깐 좀 만날 수 있을까?
승완 ...! (쿵! 내려 앉는)
채영 친구가 귀국했는데, 얼굴 한번 안 보여줄래?
승완 미안하다 채영아. 너랑 나....이제, 안 만나는 게,
채영 (깔깔 웃으며) 너 진짜 재밌다. 겁먹지 마. 나, 너 안 잡
아 먹어.
그냥 친구한테 귀국인사하려는 거야. 것도 안 돼?
승완 .... (어쩔 수 없는 그리움에 가슴이 먹먹해지는데)
채영 (허물없이 밝게) 너어, 자꾸 이런 식으로 어색하게 나오
면,
내가 그 쪽으로 쳐들어간다!
승완 (순간 당황!해서) 아, 아니야 채영아. 내, 내가 나갈께!
(에서)
S#36 신혼집 승완의 방(D)
침대 위에, 이 옷 저 옷을 꺼내놓고 외출복을 고르고 있
는 승완.
마음은 급하고, 맘에 드는 옷은 없고, 미치겠는. (*들뜬
표정은 짓지
말 것! 들 뜬 표정보다는 잔뜩 긴장된 표정으로!)
대충 제일 근사한 옷을 골라들고는 껴입는 승완에서.
S#37 까페(D)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채영, 손에 서류봉투 하나를 들
고
보며, 머릿 속으로 뭔가 계획을 짜고 있는 듯한 표정이
다.
봉투 위에는 ‘키즈베어 입사 원서’라는 글자가 적혀있다.
채영, 문득 재밌겠다는 듯이 피식 웃는데,
승완 (E) 채영아....
채영 ? (한 쪽으로 서류 치우며 돌아본다) (*서류 감출 필요
없음) 어, 왔어?(밝게)
승완 ... (자리에 앉는다)
채영 ... (승완을 보며 예쁘게 생긋 웃어준다)
S#38 오락실(D)
오락용 사격총으로 우다다다다, 총을 쏴대고 있는 세진.
비참한 떨쳐내버리듯 눈에서 레어저광선을 쏘며 오락에
몰두하고 있는 세진의 모습 위로,
(F.C) 33씬에서의 세련되고 자신만만하던 채영의 모습!!
세진 .....(E)(우울하게) 나도, 결혼만 일찍 안했으면, 성공
할 수 있었다 뭐.
울컥, 비참함과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지려는 순간,
세진 (과격하게) 죽어! 죽어어어어----!! (총을 쏴대는 위로)
채영 (E)나 오늘 와이프 만났다?
S#39 까페(D)
승완 ....! (음료 마시다가, 놀란 표정으로 정지된 채 채영을
바라보고)
채영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놀라지 마. 우연히 만난 거니
까.
근데, 일찍 결혼을 해서 그런가? 걔두 이제 은근히 아줌
마 분위기 나드라?
승완 아줌마는 무슨.....(억지로 웃으려는데)
채영 너두 아저씨 다 됐구.
승완 .... (어쩐지 위축되고, 부끄럽고)
채영 (반응 재밌다는 듯이 살피고는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아참, 이거!
(하며 서류봉투 내미는)
승완 (받으며) 이게...뭐야?
채영 취직 땜에 곤란한 눈치던데, 니 와이프한테 도움이 될
까 해서.
승완 (봉투에서 입사 지원 원서 꺼내 바라보며) ....
채영 여기, 꽤 괜찮은 회사라드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회사라서, 육아 경험도
살릴 수 있구, 또 탁아시설도 잘 되어 있어서 기혼자한
텐 여러 모로
유리할 꺼야. (*자기가 이 회사 마케팅 팀장이라는 사실
은 절대! 숨길 것)
승완 ....(보다가, 원서 도로 집어넣고, 봉투 내밀며) 고맙긴
한데 니 도움 받았다는
거 세진이가 알면,
채영 (O.L) 신비, 지금 한창 엄마 사랑이 필요한 나이잖아.
승완 (본다)
채영 (너무 안쓰럽고 걱정된다는 듯이) 그나마 엄마가 일한
다구 떼놓구 다니면,
좀 안됐잖니.(슬쩍, 언중유골) 안 그래두 사랑 없이 태어
난 아인데,
키우는 동안이라두 니들이 줄 수 있는 사랑, 아낌없이 줘
야지. 안 그래?
승완 .... (살짝 마음이 동요되고)
채영 ... (그런 승완의 표정을 흥미롭게 관찰하는데)
울리는 승완의 핸드폰.
승완 미안, 잠깐만. (해놓고 받으며) 여보세요? (했다가 놀라
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며) 예, 선생님!
채영 ? (보는데서)
S#40 유치원 앞(D)
허겁지겁 뛰어오는 승완!
맞은편에서 역시 헐레벌떡 뛰어오는 세진을 보고 놀라
서 멈춰 선다!
승완 (헉헉!) 너두 선생님 연락 받구 온 거냐?
세진 (헉헉!) 너두?
승완,세진 (유치원 쪽을 돌아보며 헉헉!) 무슨 일이지? (에서)
S#41 유치원 상담실 정도의(D)
찻잔 놓고 앉아있는 승완,세진과 유치원 선생님이고.
선생님 저기....별 일은 아닌데요...(난처한 표정으로) 신비
가....
승,세 (바짝 긴장해서) 신비가 왜요?
선생님 저기...이런 말씀 드리기 정말 뭣하지만... 그러니까 그
게...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고는) 사실은 오늘 수업시간
에,
S#42 유치원-회상(D)
수업 중인 교실 안. (어린이 성교육 시간 정도의?)
칠판 위에는 ‘나는 어떻게 태어났을까?’라는 제목이 적혀
있고.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선생님을 바라보고 있는 원아들 속
에,
신비와, 강이 산이의 모습이 보인다.
(*쌍둥이 형제는 리틀 세바스찬 컨셉으로 옷을 입은!)
선생님 자, 우리 새싹반 친구들은 어떻게 태어났을까요?
(손 번쩍 들며, 발표 유도) 누가 한번 말해볼까?
원아들 저요! 저요! (서로 말하려고 왁자하게 손을 들고)
선생님이 지목하면, 차례대로 일어나 발표하는 원아들.
아이1 양배추밭에서 태어났어요!
아이2 음음....천사가 데려다줬어요!
한강 (의기 양양 벌떡 일어나 잘난체) 엄마 아빠의 사랑으로
태어났어요!
한산 (역시 형 따라 일어나며) 엄마 아빠의 사랑으로 태어났
어요!
선생님 어머, 그렇구나아! (혼자 조용히 앉아있는 신비를 발
견!) 우리 신비는,
어떻게 태어났을까아?
신비 (손가락 입에 물고 눈만 말똥말똥) 음....음....
말 못하는데, 순간 또 잘난체하는 쌍둥이들!
한강 (손가락질하며) 넌 불장난으로 태어났대!
한산 (손가락질하며) 넌 불장난으로 태어났대!
선생님 ! (허걱!!! 놀라고)
S#43 유치원 상담실 정도의(D)
승완,세진 (허걱!!! 손으로 입을 막으며 놀라고)
선생님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물론 그것도 충분히
충격적이었지만,
그게 다가 아니예요....
S#44 유치원 뒷마당-회상(D)
자유 시간. 자유롭게 놀이기구 이용하며 놀고있는 원아
들인데,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종이 한 장 펼쳐놓고 돋보기
로 햇빛을 모아
불을 내고 있는 신비!
선생님 (아이들 안전지도 해주고 있다가 신비를 발견하고
는) ?
(다가와서) 우리 신비는 뭐하는 거예요?
신비 (천진한 얼굴로) 불장난으로 아기 만들어요.
선생님 (허걱!!!) 시,신비야. 불장난은 위험한 거예요.
신비 어어? 아니예요! 우리 집은 전기불이 안 들어와서요, 응
응....엄마 아빠가
맨 날 밤에 불장난해요.
S#45 유치원 상담실(D)
승,세 !! (헉! 다섯 손가락을 모두 입에 물고는, 쪽팔려서 홱
고개 돌리고)
선생님 두 분의 사랑을 비난할 생각은 없는데요. 다만...아이
들 교육상, 그런 말은
가정에서부터 좀, 삼가해주시는 게...
승완 (쪽팔려서 고개도 못 든 채로) 죄...죄송합니다....
세진 (역시 쪽팔려서 고개도 못 들고) 저기 그럼 우리 신비
는 지금 어디에.....
선생님 두 분한테 연락이 잘 안 되길래... 할아버님한테 연락
을 드렸더니,
승,세 !!! (헉! 퍼뜩 고개 들며) 드렸더니요?
선생님 할아버님이 데려가셨어요.
승,세 !!!!!!!!!!!!!! (쿵!!! 하늘이 무.너.져.내.린.다!)
한범수 (E) 당장 나가!!!
S#46 한범수의 거실(D)
윤태희와 한범수에 의해 안방에서 쫒겨나고 있는 승완
과 세진이고.
한 쪽 구석에서는 승필 부부가, 쌍둥이 형제의 노래를 들
으며
행복하게 하하하하! 웃고 있다.
한범수 나가! 니들한테 내 손녀딸 못 맡긴다.
세진 아버지! 어머니?
승완 아빠. 엄마?
윤태희 아 시끄러!!! 아우, 망신망신, 집안에 개 망신! 니들은
부모 자격 없어.
애가 보고 배울 만한 구석이 있어야지 도대체가!
신비 (안방에서 빼꼼이 문을 열고 내다보며) ....
윤태희 (얼른 신비를 방안으로 들여보내며) 신비야? 들어가
자.
한범수 긴말 필요 없고, 나가! 니들 철딱서니 그거 고치기 전
에는, 신비 볼 생각
하지도 마! (쾅! 문 닫고 들어가고)
승완 (안방 문에 매달려서) 아, 아빠. 아빠!
한범수 (E) 신비 찾아가려거든, 지대루 된 인생계획을 세워서
와!
세진 (역시 매달려서) 아버지! 어머니!
승필가족 (행복하게) 하하하하하하!
승,세 .... (이씨....얄미워서 승필 가족을 노려보는데서)
S#47 도현,창명의 집 앞 + 신혼집 앞(D)
창명 (‘축! 성공!’이라는 리본이 달린 작은 화분 하나를 들고
집에서 나오는데)
완전히 침울해진 표정으로 고개 푸욱 숙이고 걸어오고
있는 승완과 세진.
창명 (발견하고는) 어? 니들 소식 들었냐?
승,세 ... (맥없이 보는)
창명 니네 이웃이 엄청 성공했다는 얘기? (혼자 감탄해서)
와, 민도현 그 자식
능력 있대? 어쨌든 오늘 니네 집에서 다 함께 파티를,
하고 보면, 승완과 세진 벌써 들어가고 없다!
(*승완과 세진은, 민도현 어쩌구 하는 부분은 듣지 못한
걸로)
창명 .... (뻘쭘하고)
S#48 도현의 사무실(D)
제법 비즈니스맨스러운 모습으로 책상에 앉아 서류를 넘
기고
있는 도현인데, 문 벌컥 열리며 리본 묶어진 화분 들고
들어서는 창명!
창명 컨그래츌레이션! 민도현 실장! 귀국 겸 화려한 데뷔를
축하한다!
도현 (자리에서 일어나며 반색) 왔냐?
창명 (명패 보며) 차식, 명패 한번 부티나네. (화분을 척! 내
밀며) 받아라!
도현 (받으며) 고맙, (하다가 화분 이러저리 살펴보더니) 근
데 이거 어디서
많이 본거 같다?
창명 (찔끔) 어...어디서?
도현 (째리며) 우리 집 베란다에서.
창명 아우 짜식, 재활용이 곧 애국이구 그런거얌 마! (하는
데)
채영 (문 열고 들어서며) 퇴근 안 해?
창명 (놀라서) 어? 채영아!
채영 (역시 놀라서) 창명아.
창명 너 뭐야, 언제 들어왔어? 뭘 먹었길래 이렇게 이뻐진거
야 도대체!
채영 (웃으며) 여전하구나? (손 내밀며) 반갑다?
창명 (악수하며) 잘됐다 야. 오늘 우리 집에서 뭉치자. 간만
에 회포를 풀어야지!
도,채 (웃는데서)
S#49 키즈베어 일각(D)
떠들썩하게 이야기 나누며 걸어오고 있는 창명, 채영, 도
현.
창명 암튼 니들 나한테 감사해야 한다.
채영 뭘.
창명 내가 승완이 결혼식 때 두 사람 인사시켜줘서 만난 거
잖아.
도,채 ...(피식 웃고)
창명 그 인연으루 같이 유학두 갔다 오고,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료이자, 연인이 됐는데, 머리 검은 짐승이면 은혜를 알
아야지!
도현 연인은 무슨... (웃고는) 그나저나 너는 일진씨랑 잘 되
가냐?
창명 말밥이지! 나 때문에 일진씨 요즘 안중근의사가 다 됐
다.
도현 그게 무슨 소리야?
창명 날 하루라도 안 보면 입에 가시가 돋는대. 우하하하하
하!!!!
도,채 (어이없어서 허허 웃고)
창명 (우하하하 웃다가, 멈칫! 어느 한곳에 시선 멈추며) !!!!
저만치 레스토랑 안에서 남학생과 다정한 밀어를 나누
고 있는 일진의 모습!!!
창명 (험악한 표정으로) 이런 씨이!! 얘들아. 니들 먼저 집에
가 있어라.
내 곧 합류하마! (씩씩대며 레스토랑 쪽으로)
도,채 ????? (보는데서)
S#50 패밀리 레스토랑(D)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함께 핸드폰을 보고 있는 일진과
민.
일진 (민의 핸드폰에 붙어있는 예의 그 커플교복 스티커 사
진을 보며)
어머....이 사진을 아직두 갖고 있었어?
민 그럼요.....내 맘 속에서 누나를 떼 내버리는 거 같아, 차
마 떼낼 수가
없었어요.
일진 (울컥해서) 민아....
민 (울컥해서) 누나....
창명 (E) 일진씨!!!
일진 ! (헉! 놀라서 돌아보면)
창명 (험악한 표정으로 씩씩대며 걸어오는)
일진 차,창명씨!
민 누,누구예요 누나?
창명 (민을 노려보는 채로, 일진을 확 낚아채서는 데리고 나
가는)
S#51 레스토랑 앞(D)
거칠게 일진의 손을 잡고 끌고 나오는 창명!
(*이하, <형수님은 열아홉> 패러디 한판 갑니다!)
일진 창명씨, 왜 그래?
창명 (거칠게 손을 확 풀어놓고는) 내가 왜 이러는지 정말 몰
라?
일진 몰라. 모르겠어 나는!
창명 (일진의 어깨를 툭툭 밀치며) 너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가 있니 응?
나 혼자 좋아하니까 내가 만만해 보여? 한심해 보여? 우
스워보여 내가?!!
일진 이러지 마! 그냥 옛날 첫사랑일 뿐이야!
창명 (쿵!충격) 첫사랑....! (분노!) 이래서 니가 싫다는 거
야. 싫증나구 멀미
난다는 거야! 다른 남자를 만나려거든, 제발 어디 안보이
는 데 쳐박혀서
혼자 만나! 알았어?
확 뒤돌아서서 가는 창명인데, 그 머리로 일진의 운동화
가 팍! 날아온다.
창명 (표정 험악해져서 확 돌아본다)
일진 도대체 너는 왜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냐?
(M) 잔잔하게 <절반의 사랑>이 깔린다.
일진 그럼 내가 승완일 찾으러 항공대에 갔을 때, 아는 척 하
지 말았어야지.
세진이 함 팔러 왔을 때, 웃어주질 말았어야지! 그래야
내가 싫어졌다는
말에 상처를 안 받지!
창명 ...(본다)
일진 ...(손등으로 눈물 닦아내고는, 깽깽이 발로 다가와, 창
명 앞에 떨어져있는
운동화에 발 집어넣는다)
창명 ...(그대로 무릎 구부리고 앉아, 일진의 운동화 끈을 묶
어준다)
일진 ...! (놀라서 본다)
창명 ...(끈 묶어주는 채로, 고개 숙인 채로) 너, 바보냐? (일
어나서 바로 코 앞에
서있는 일진을 보며) 나, 너... 안 싫어해.
일진 (보며 감동 받는다) ....!
S#52 키즈베어 건물 내 주차장(저녁)
함께 도현의 차로 향하고 있는 두 사람.
채영 환영파티, 집에서 해두 괜찮겠어?
도현 ? (보며) 무슨 뜻이야.
채영 (불쑥) 귀국 후에 계속 호텔에서 지냈다며.
도현 (뜬금없다) 붙잡혀서 업무 인수 받았어.
채영 정말 그 이유가 다야?
도현 (리모콘으로 차문 열다가) 무슨 말이 하구 싶은 거야
또.
채영 아니. 집 놔두구 호텔을 전전하는 이유가, 따루 있는
거 같아서.
(차에 올라타고)
도현 .... (보며)
S#53 신혼집 거실(N)
앉은뱅이 원탁 테이블에 고개 푸욱 숙이고 마주 앉아있
는 승완과 세진.
테이블 위에는 촛불(전기가 끊겼으므로)과 아직 마시지
않은 맥주캔이
열 댓개 놓여있고. 이번엔 정말로...우울하고, 챙피하고,
죽고 싶은 심정인
두 사람.
승완 결혼만 하면 다 해결되는 건 줄 알았는데....
세진 해결되는 건 하나도 없고.....
승완 책임져야 될 일들만 더 쌓여가고....
세진 (울컥 눈물 고이며) 나랑 동갑내기들은 성공가도를 달
리구 있는데....
승완 (역시 힘들고, 지치고 울컥해져서) 청춘의 특권을 누리
긴 커녕, 포기해야
될 것만 잔뜩이구....
세진 내 인생두 책임 못 지는 인간이....
승완 아이 인생까지 책임져야 하구....
세진 (눈물 닦아내며) 한창 사랑 받구 커야 될 신비는,
승완 (역시 찔끔 눈물 닦아내며) 상처만 잔뜩 받구....
이이이이....어린애들처럼 찔찔 짜며 눈물 닦아내는 두
사람.
서로 어깨 두들겨 가며, 울어가며, 위로해주고.
S#54 신혼집 앞(N)
술과 안주거리가 담긴 쇼핑 봉투를 들고 함께 걸어오고
있는 도현과 채영.
승완과 세진의 신혼집 앞을 지나게 된다.
도현 (안보는 채로 걸으며) ...
채영 (그런 도현 보며) 그렇게 까지 외면할 필요 없잖아.
집 놔두구 호텔 전전하는 이유, 따루 없다며.
도현 (신경 거슬려서) 너 아까부터 왜 그래 도대체.
채영 니 감정에 솔직해지란 얘기야.
도현 이채영.
채영 (꺼릴 것 없이 신혼집 쪽을 보며) 촛불까지 켜고 분위
기 좋은데 아주?
(피식 웃고는 먼저 가고)
도현 ... (보다가, 신혼집쪽을 보면)
신혼집 유리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
촛불을 켜놓고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는 승완과 세진의
모습.
도현 ... (보며)
S#55 신혼집 거실(N)
빈 맥주 캔이 몇 개 나뒹굴고 있고, 싱가폴에서의 그날
밤처럼
취해서 완전히 의기투합되어있는 승완과 세진.
승완 야, 솔직히 우리는 국가발전에 이바지하구 있는 거야
지금!
요즘 출산율 저하, 결혼인구 감소, 엄청 심각하잖아!
세진 거럼 거럼. 이렇게 아이를 안 낳다가는 금새 고령화 사
회가
되고 만다니까!
승완 내 말이!!! 청년실업률이 40만에 육박하는 이때에, 젊
은 청춘들이
감당해야 할 노인인구가 엄청나게 되는 거지!
세진 그럼 바닥 난 국민연금은 누가 책임질 꺼야?
승완 내 말이! 이렇게 나가다간, 노동 인구가 모자라, 지구
는 식량난에 봉착하구
만다니까!
세진 그 틈을 노려 우주인들의 습격을 받는 거지!
승완 (오바하며) 와아, 듣고 보니 우린 범우주적인 일을 하
고 있구나아.
세진 야, 마셔 마셔!!!
위하여!!! 건배하고는 꿀꺽꿀꺽 마시는 두 사람.
호기롭게 크으....입을 닦는 두 사람....다시 허탈해진다.
승완 (허탈하게 비식) 야, 우리는 뭐 이렇게 인생이 뒤죽박죽
이냐?
세진 (역시 허탈해져서) 흐흐흐....그러게... 우리는 남들 연
애할 때,
애 낳고 결혼도 다 해버렸는데...이제부터는 뭘 하냐?
승완 안 했던 연애나 할까?
세진 연애? 흐흐흐....좋다. 하지 뭐.
승완 그럼....뭐부터 할까?
세진 음.....(생각해보다가 반짝!) 불장난의 오명부터 벗자!
승완 불장난의...오명? (에서)
신비 (E) 아아아앙----울음 소리.
S#56 한범수의 안방(N)
이불 위에 지도를 그려놓은 신비, 앙앙 울고 있고.
잠옷차림의 한범수, 이불 걷어내며 ‘괜찮아,괜찮아’신비
를
달래고 있다. 울음소리 듣고 구경온 쌍둥이들, 구경하고
있다가,
강 (이불 위를 가리키며) 오줌싸개!
산 (이불 위를 가리키며) 오줌싸개!
신비 (울음 소리 더 커지고)
강 낮에 불장난을 하니까 오줌을 싸지!
산 낮에 불장난을 하니까 오줌을 싸지!
신비 (울음소리 더 커지며 서럽게) 엄마아---! 아빠아---!
한범수 (쌍둥이들에게) 이 녀석들, 그만 두지 못해? (하고는)
나가자 신비야.
뽀송뽀송한 옷으루 갈아 입구, 할아버지랑 놀이터 가서
그네 타구 노올자?
S#57 놀이터(N)
신비 무릎에 앉힌 채 그네를 타며 신비를 달래주고 있는
한범수이고.
한범수 그러니까, 신비 니가 태어난 날은, 오늘처럼 하늘에 별
이 많은 밤이었어요.
신비 (하늘 한번 보고는) 할아버지, 별 안 보이는데...
한범수 (큼큼, 헛기침하다가) 말이 그렇다는 거야. 밤에는 원
래 별이 뜨는 거거든.
암튼 지간에,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밤에, 저 멀리서 허
연 광채가 쏟아지더니,
(손동작까지 하며) 커다란 날개를 펄럭펄럭거리면서 예
쁜 황새 한 마리가
날아왔어.
신비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진지하게 듣고 있다)
한범수 그 황새가 물고 온 바구니 안에, 바로 신비 니가 들어
있었던 거야!
그러니까, 한마디로 너는 황새가 물어다 줬다는 얘기지.
신비 황새요?
한범수 그래... 황새... 그러니까 이제부터 불장난 어쩌고 하면
서 놀리는 놈들이
있으면, 나는 황새가 물어다줬다! 당당하게 말해. 알았
지?
신비 그럼 신비 엄마가 황새야?
한범수 ! (살짝 당황했지만) 뭐,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구나.
허허...
신비 그럼 신비 아빠는 누구야?
한범수 아,아빠? (헉! 그거까지 물어볼지는 몰랐다) 아...아빠
는...배...배...뱁새란다.
신비 으응....(귀엽게 고개 끄덕이는데서)
S#58 신혼집 거실(N)
각자의 어린 시절 앨범을 바꿔보고 있는 승완과 세진.
세진 (승완의 어릴적 사진을 보며) 와아. 너 어릴 때 완전 뱁
새눈이었구나?
승완 이게 진짜. 햇빛아래서 웃으니까 그런 거지! (세진이 보
고 있는 자신의
앨범 속 사진을 톡톡치며) 이 어린 놈의 다리를 봐라, 완
전 황새다리 아니냐.
세진 (입으로만 황새는 무슨...쫑알쫑알 거리며 다시 사진보
고)
승완 야, 근데 앨범 보는 게, 불장난의 오명을 벗는 거랑
무슨 상관이 있는 거냐 도대체?
세진 우린 서로에 대해서 너무 모르잖아.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승완 (말 받아서) 원나잇스탠드의 혐의를 벗는다?
세진 (꼬집으며) 단어 좀 골라가면서 써라. 응?
승완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뭐얼. (투덜대고는, 다시 사진 보
며)
근데, 가만 보니까 신비가 눈은 널 닮은 거 같다.
세진 진짜?
승완 어. 니가 딴 건 몰라두 눈은 쬐끔, 이쁘거든.
세진 (내심 좋아서) 쬐...끔?
승완 (사진 보는 채로) 어. 쬐끔. 아주 쬐끔.
세진 (얄미워서 째려보고는, 다시 사진 보다가) 코는, 널 닮
은거 같다.
승완 진짜?
세진 (사진 보는 채로) 어, 니가 딴건 몰라두 코는 쬐끔, 아
주 쬐끔 괜찮거든.
승완 (괜히 기분 좋아져서 혼자 코 만져보는데)
세진 역시, 신비는 우리 둘을 황금비율로 잘 섞어놨어!
승완 그럼! 신이 내린 걸작이지! (하다가, 세진의 어린 시절
사진 한 장을 보고는)
어? 너 어렸을 때 피아노 배웠었어?
세진 그럼. 거의 신동수준이었지.
승완 허이구, 말로는 무슨 말을 못해.
세진 거짓말이라는 거야 지금?
승완 아니라는 거야 지금?
세진 (억울해서) 아 나 참, 억울해서 진짜. (앨범 탁! 덮고 벌
떡 일어나며) 야,
너 따라 나와! (나가고)
승완 (허! 웃으며 따라나는데서)
S#59 학교 밖(N)
(*장소섭외 안되면 삭제하세요)
주변을 살피다가 세진이 등을 밟고 넘어갈 수 있도록 등
을 대주는 승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밟고 올라가는 세진.
아악! 터져 나오는 비명을 얼른 손으로 막아내는 승완.
S#60 학교 음악실(N)
(*장소섭외 상황에 따라 시츄에이션이 변경될 수도 있
음)
밖에서 새어들어오는 가로등불빛과 달빛이 전부인 어두
운 음악실 안.
낮은 포복 자세로 살살 음악실 안으로 기어들어오는 승
완과 세진.
피아노 쪽으로 다가가는 두 사람.
세진 (소리죽여 피아노 뚜껑을 열고)
승완 (주변 살피며 작게) 야,근데 여기 이렇게 몰래 들어와
두 되냐?
세진 (역시 작게) 어. 내가 아까 수위아저씨한테 잘 말해 놨
어.
승완 (작게) 근데, 왜 우리가 도둑놈처럼 작게 말해야 되냐?
세진 (작게) 재밌잖아.
승완 (순간 세진의 꿀밤을 때리며) 쯧! 죽을래? 쫄았잖아!
낄낄 웃고는 건반 앞에 앉는 세진.
양손을 깍지껴서 앞으로 쭈욱! 뻗었다가, 양 손 탈탈탈
털어내며
목 좌우로 흔들어 준비운동 하는.
승완 준비운동 한번 요란하다. (하며 세진의 옆에 앉는)
세진 너 오늘 운 좋은 줄 알아라. 모차르트가 살아온듯한 느
낌을 받을꺼야.
하고는 양손 공중 위로 높이 올리는 세진, 심호흡과 함
께 장엄하게 건반
위에 양손 올려놓더니, 손가락 두 개로 젓가락 행진곡을
연주한다.
허, 웃어버리는 승완, 이내 합세해서 반주 맞춰준다.
젓가락 행진곡을 연주하며 낄낄 웃는 승완과 세진.
S#61 도현의 오피스텔(N)
도현 (캔 맥주 마시다가 정지된 채로 기막혀서) 너 방금 뭐
라 그랬어?
채영 다 들었으면서 뭘 또 물어. 뺏어보겠다구 했어.
도현 뭘.
채영 승완이.
도현 (허! 웃으며) 너 미쳤냐?
채영 말했잖아. 앞으루 내껄 뺏기진 않겠다구.
이미 뺏겼다면,(사이) 다시 뺏어올꺼라구.
도현 (어이 없어서) 그래서, 결혼한 사람을 뺏어보겠다구?
채영 어짜피 한번 사는 인생, 사랑하는 사람이랑 살다 가야
되는 거 아니야?
어긋난 짝짓기에 승완이두, 나두, 너두, 세진이두 불행하
다면, 내가 총대를
매구 정리를 좀 해볼 생각이야.
도현 이채영! (소리치는데서)
S#62 학교 음악실(N)
이제 막, 고양이 왈츠까지 모든 레파토리를 끝낸 승완과
세진.
연주 끝내고는 재밌어서 깔깔깔 웃는 두사람인데.
세진 자, 이제 손가락 운동도 다 끝났으니까, 본격적인 연주
를 시작해볼까?
승완 야, 아직도 못다한 레파토리가 남아있냐? 웬만하면 끝
내고 집에,
하는 순간, 시작되는 세진의 연주....!
장난으로 쳐대던 젓가락행진곡과는 다른, 제법 수준 높
은 연주다!
승완 ....! (제법인 걸? 보는데)
전주 끝나고 나면, 세진 반주에 맞춰 팝송을 부른다.
맑은 목소리. 처음 보는 세진의 새로운 모습에 어쩐지
기분 묘해지는 승완이고. 모르는 채 노래만 부르는 세진.
승완 .... (그런 세진을 끌리듯 바라보며 표정)
S#63 도현의 오피스텔(N)
도현 (기막히다는 표정으로 채영을 바라보고 있고)
채영 (당당하게) 밖에 나가 공부하면서, 생각을 좀 바꿨어.
바깥세상은 참, 사랑에 대해 굉장히 관대하드라?
트럭 운전사랑 결혼한 여교수두 있구, 열세살 아래 학생
이랑 결혼한
아줌마두 있구,
도현 (차라리 웃어버리며) 미쳤구나 너.
채영 왜 그래? 승완이가 세진이랑 끝나면 너 한테두 나쁠
거 없잖아.
도현 (민감해져서 보며) 무슨 소리야?
채영 둔한 척 하는 거니, 아님 알면서두 부정하는 거니?
도현 쓸데없는 짓 하지 마, 내가 가만 안 둬.
채영 (재밌다는 듯이 떠보듯) 넌 가만 있으라구 그러니까.
내가 총대 매구 정리해주겠다니까?
도현 내가 가만 안둔다구! (정색하며 화내는데서)
S#64 학교 음악실(N)
마지막 소절까지 연주를 마친 세진.
그런 세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승완.
자신이 생각해도 만족할 만한 연주였는지, 씨익 웃고는
승완쪽을 돌아보며,
세진 어때? 죽였지?
승완 .... (보는 채로)
세진 ....? (이상해서) 왜 그래?
승완 ....세진아.
세진 어?
승완 ....(부르긴 했는데, 어쩐지 입이 떨어지질 않고)
세진 ....? 왜 그래? 불렀으면 말을 해야지.
승완 우리....
세진 우리. (말 하라고)
승완 우리....(바라보며) 정말 연애 할까?
세진 ....! (보고)
승완 ... (장난기 없이 세진을 바라보고)
세진 ... (어떤 설레임,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승완을 바라보
는 표정에서)
(원더풀 라이프 8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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