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 8
아이, 깜짝이야, 얼굴 왜 이래?
내일 방송국에서 온다며 관리해야지
너 출세했다 벌써 TV에 다 나오고
그러니까
내가 TV에 나오는데
왜 당신들께서 팩을 하고 있을까요?
[정권의 옅은 웃음] [철왕이 피식한다]
(준) 너도 이거 빨리해, 응?
요즘 HD로다가 다 찍으면
모공이 한 땀, 한 땀 다 나온대 더럽겠지?
자
아무튼 내일 다들 좀 쿨하게 있는 거 알지?
또 창피하게 하지 좀 말고, 제발
우후, 걱정하지 마라
도대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구석에 조용히 처박혀 있을 테니까 응?
콕
(피디) 자, 이제 촬영 들어갈게요
웹툰 작가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
다큐멘터리니까
뭐, 그냥 평소랑 똑같이 하시면 됩니다
'평소랑 똑같이'?
[익살스러운 효과음] [석이 코를 드르렁 곤다]
- 안 돼! - 평소대로 하면 안 돼!
(석) 뭐, 그냥 평소대로 만화 그리면 되죠?
네, 그렇죠
그럼, 갈게요
잠, 잠시, 잠시만요
하이... 큐!
[철왕의 옅은 신음]
[철왕이 드르렁 코를 곤다]
아이고, 뭐야, 뭐야, 왜 이래? [익살스러운 음악]
- (정권) 아이고 - (철왕) 아이고, 깜짝이야
아이, 거 되게 재미, 재미없네 어휴, 씨
야, 난 약속 있어서 먼저 나가 볼게
아이고, 같이 가, 같이 가요
[피디의 한숨]
저기 작가님, 원래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그림만 그리세요?
아무래도 그렇죠
아니, 다른 작가님들이랑 다르시네요
다른 작가들은 어떤데요?
이것저것 많이 하시더라고요
나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사람들도 만나고
외제 차 타는 분들도 있고
그분들 찍은 거는 쓸 그림이 되게 많거든요
[어색하게 웃으며] 아... 그런 거?
저도 해요, 다른 작가들이 하는 거 저도 다 하죠
그럼, 그럼 지금부터 보여 주시나요?
뭐, 그렇죠
친구야, 대화 즐거웠다
[말을 더듬으며] 정말 오래전부터 자, 약속, 약속 잡아 놓은 예정된 만남이었는데
정말 즐거웠어 [어색한 웃음]
[어색한 웃음]
나, 나도 그렇다
그럼 우리 이만 일어날까?
아...
(피디) 오케이, 컷
[작은 소리로] 야, 급하게 와 줘서 진짜 고맙다 차는?
너희 집 주차장에 넣어 놨어
[부욱이 피식한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해야 되냐?
아 몰라, 다른 작가들도 다 외제 차 있대
- (부욱) 간다 - (석) 응, 고맙다
(피디) 작가님, 저희 준비 다 됐는데 나가실까요?
네, 그러시죠
아, 그런데 나가면 또 사람들이 막 알아보고 그럴 텐데
아이, 나도 모르겠다
[웃으며] 나가시죠
이 녀석이 바로 제 애마
조나단이에요
[자동차 리모컨 작동음]
[익살스러운 음악]
워낙 똑같은 차들이 많아서 [당황한 웃음]
이 정도 찾는 척하고
이제 나가 볼까?
[차 문고리를 달칵 당긴다]
저기요, 아저씨, 뒤에 찬데 차 좀 빼 주세요
아, 예
씨...
(아저씨) [짜증 내며] 아, 빨리 차 빼요!
저, 잠깐 도와, 잠깐만 도와줘...
아, 뭘 도와줘!
제가 손목이 안 좋아서, 조금만...
[힘주는 신음]
평소에 이렇게 혼자 동네 산책하는 걸 좋아해요
오, 쉿!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어요
평소 동네 아이들과 어울리는 게 제 삶의 큰 기쁨이죠
[석의 환호]
패스, 패스, 패스!
[석의 환호]
[아이1의 아파하는 신음]
[아이2의 아파하는 신음] [조석의 환호]
(아이 엄마) 아니, 다 큰 어른이 왜 애들 노는 데
끼어들고 난리야, 난리가!
그게 아니라 슛을 했는데 쟤가 하필 거기 서 있어서
(아이 엄마) 그러니까, 애당초 왜 아저씨가 슛을 하냐고, 왜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혼자 하는 시간이 소중하죠
에스프레소 한 잔과 함께
[조심스럽게] 아저씨...
조석 아니에요?
어?
맞아, 나 조석
거봐, 맞잖아!
너희 '마음의 소리' 보는구나 사인 해 줄까?
아니요, 별로...
[웃으며] 녀석, 부끄러워하기는
그런 거 얘기해도 괜찮아 사인 해 줄게
[문 종소리가 울린다]
어, 저기 봐!
와! 이광수다!
[익살스러운 음악] 최고 인기 웹툰 노블레스 작가 이광수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여자) 완전 잘생기셨어요
아이, 감사합니다
사인 마저 받고 가야지
괜찮아요
- 내가 안 괜찮아 - 됐어요, 공책 아저씨 가져요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피디) 오, 작가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광수) 예, 안녕하세요
- 지금 다큐멘터리 촬영 중인데 - 예, 예
혹시 조석 작가님 아세요?
누구요?
아니요, 웹툰 작가예요?
모르겠는데
[피디의 웃음]
[석의 힘주는 신음] 수고 많으셨습니다
어휴, 작가님께서 수고 많으셨죠
- 감사합니다 - 예
- 들어가세요 - 수고하세요
[어색하게 웃으며] 아니, 예, 됐어요, 수고하세요
(석) 예
[문이 여닫힌다]
와! 죽는 줄 알았네
[짜증 내며] 잠깐이라더니 졸라 길게 하루 종일
그렇게 할 일이 없어 보이나
다시는 이런 거 하나 봐라 이 새끼들...
소금 어디 있어
[휴대전화 진동음]
- 여보세요? - (피디) 네, 작가님
저희가 카메라 하나를 두고 왔더라고요
내일 아침에 일찍 찾으러 가도 될까요?
카메라요? 네, 그러세요
비싼 장비니까 잘 좀 부탁드릴게요
예
카메라?
[박진감 있는 음악]
(석) 아이, 비싼 장비라니까 함부로 건들지도 못하겠고
그나저나 옷도 안 가져왔는데
가만, 카메라 사각지대로만 다니면
좋아, 잘 피해 가면 안 찍힌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야, 방송국 놈들 갔냐?
그 자식들 아주 남의 집을 그냥 깽판을 치는구먼
그러니까, 그 피디 발 냄새 때문에 그냥 내 코가, 그냥
- 아, 이 새끼들이 - 쉿, 쉿
- (정권) 왜? - 아이, 빨리 좀...
그 방송국 놈들이 카메라를 놓고 갔어
그래서 그 카메라가 저기 있는데
우리가 하는 거, 하는 말 다 찍힐 거니까
다들 평소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해
(정권) 응
(철왕) 응
[부드러운 음악]
(정권) [교양있게] 저녁 먹어야지, 다들 나와요
[문이 덜컹 열린다] [석의 헛기침]
석아, 아버지는?
[근엄하게] 나도 나와요
둘 다 뭐 입은 거...
늘 그냥, 평소대로 입었다
늘 입던 건데 왜? 앉아요
[철왕의 헛기침] [정권의 품위 있는 웃음]
앉읍시다, 어휴
어휴
[철왕의 옅은 한숨]
오늘 저녁이 엄청나네
어휴, 새삼스럽게 얘는? 매일 매끼 먹던 건데
자, 우리 아들 뭘 먹을까?
아...
[익살스러운 음악] 아이, 잘 먹네, 우리 아들
하늘이 주신 선물, 우리 집 보물
[정권의 웃음]
[철왕의 웃음]
아니, 이게 뭐야?
연신내에서 제일 맛있다는 그 '조치킨' 아니야! 어?
당신이 언제 이런 걸 다 시켰어요?
[인자한 웃음]
(철왕) 신선한 재료와 양념
매일 깨끗한 새로운 기름으로 튀긴다더니 역시 치킨은
♪ 조치킨 ♪ [정권의 인자한 웃음]
전화번호는
02-254-8282
[정권의 인자한 웃음]
다녀왔어요
[문이 쾅 닫힌다] [다급하게] 형, 일로 와
방송국 사람들이 카메라 놓고 갔거든
오...
앞에서 이상한 짓 하지 마
응
안녕하세요, 방송 관계자 여러분 저는 조준이라고 합니다
제 직업은 석이 형, 회사원 인터넷 방송 BJ도
제가 가진 끼가 굉장히 많은데요
관계자 여러분 보시고 언제든 불러 주시면
최고의 방송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막 기뻐하는 연기하고
울분을 토하는 연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강슬기다 [폭소] [익살스러운 음악]
[울분을 토한다]
1인 2역 연기입니다
[격분하며]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있어?
[겁에 질린 목소리로] 아니에요, 난 그런 적이 없어
이 자식아, 이 자식이...
아이, 참... 아, 아, 아
안 돼, 안 돼, 안 돼
♪ 엄마 엄마 엉덩이가 뜨거워 ♪
[초인종]
- 어휴, 작가님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
- 카메라 가지러 왔습니다 - 예, 들어오세요
여기 있습니다
(피디) 어휴
[카메라 조작음]
작가님, 저는 촬영 있어서 빨리 가 볼게요, 수고하세요
[문이 탁 닫힌다]
[익살스러운 음악]
글쎄요, 정확하게 꿈을 키우기 시작한 거는 2살?
[휴대전화 진동음] 저는 뭐, 잘 기억이...
아 제가 좀 부모님께서...
[휴대전화 진동음]
어, 아, 석이가 차 빌려 달라고 그래 가지고
알았어, 아이 인터뷰해야 돼, 나도, 어
[땡 하는 효과음]
지금 TV 틀라니까, TV
그, 우리 아들 나와요, 우리 아들 응, 우리 아들 [웃음]
아, 그리고 나도 좀 나오고 그러겠지 뭐, 어 [웃음]
나도 회사 사람들한테 다 말했어
온 지구촌이 우리 가족을 보고 있다고 [웃음]
아휴, 지구촌은 무슨 앞으로 수도 없이 볼 거잖아 [정권과 준의 웃음]
(정권) 한다, 조용, 조용, 조용, 조용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성우) 신예 웹툰 작가 조석 씨는 불우한 가정 환경 속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의 불행한 결혼 생활
[짜증 내며] 내가 좋아하는 게 하나도 없잖아 저기
그래서 안... [음 소거 효과음]
- 먹긴 뭘 먹어, 내가! - 목구멍이... [음 소거 효과음]
[음 소거 효과음]
- (TV 속 철왕) 내가 이렇게... - 아니...
[음 소거 효과음]
- (TV 속 철왕) 아휴! - 이게...
[철왕의 한숨]
(성우) 정신 지체를 가진 형
[TV 속 준의 폭소]
[TV 속 준이 울분을 토한다]
나를 배신했다는 거 아니야
난, 나는 당신을 배신 한 적이 없다고
죽여 버릴 거야! [씩씩대는 숨소리]
어, 어, 어 아이, 이거 놔요, 아이
- ♪ 엉덩이가 뜨거워 ♪ - 와우
(성우) 삶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었던 조석 씨
결국 본인마저 이상 징후들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직업에 대한 회의
와! 죽는 줄 알았네 다시는 이런 거 하나 봐라
소금 어디 있어
(성우) 폭력적인 성향
[TV 속 석의 환호]
[아이1의 아파하는 신음]
(성우) 그리고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행동들
이제 이들에게
우리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때입니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휴대전화 벨 소리]
[철왕의 헛기침]
[평온한 효과음]
[철왕의 한숨]
- 저, 차장님 - 어
- 저번 출장 때도 여기 묵으셨죠? - 어
여기 어디 맛있는 데 있어요?
[웃으며] 아이고 내가 유명한 식당 알고 있잖아
- 거기로 가자고 - 아, 네 [차장의 웃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 조준 씨, 중국어 좀 해? - 아니요
[살짝 웃는다]
아, 제가 원래 주특기가 영어여 가지고
그, 제가 중국에서 영어를 할 일도 없고
제가 토익이 900인데 이게 중국에서 써먹을 데도 없고 [웃음]
아, 그래? 나도 그런데
[차장의 웃음]
900, 기본이지
아이, 하필이면 출장이 중국이야 그래
에, 뭐 그러니까요
어, 그러면 보디랭귀지라도 해 보, 해 보죠
어, 어이
헤이
[헛기침]
꼬, 꼬끼오!
[닭 흉내를 낸다]
꼬끼오!
꼬끼오, 꼬끼오, 꼬끼오
꼬끼오!
[옅은 신음]
게, 게, 게
'너희들이 게 맛을 알아'?
게, 게, 야... 참
[영어] 손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저희 식당 방문이 처음이십니까?
그렇다면 저희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인
샤오롱바오를 추천해 드립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고급 코스로는 불도장과 송로버섯 요리를 추천해 드립니다
[한국어] 조, 조준 씨 먼저 주문해 지금 또 답장 안 하면, 이런...
[울먹이며] 저희 어머니가요, 여기 오셨으면
엄마, 엄마 거기는 몇 시야? 한국은?
헬로, 예, 땡큐 땡큐, 오, 예
왓...
이 개망신, 어떻게 영어를 한마디도 못 하냐, 참 [안내 방송 알림음]
[옅은 숨을 내뱉는다]
[안내 음성] [중국어] 알립니다
곧 소방 훈련이 시작됩니다
투숙객분들은 당황하지 마시고 객실에서 침착하게 대기...
[한국어] 뭐라고 하는 거야?
전혀 못 알아듣겠는데요?
[영어] 알립니다 곧 소방 훈련이 시작됩니다
[한국어] 아이, 뭐 영어라고 알아듣나?
[영어] 투숙객분들은 객실에서 침착하게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차장과 준의 멋쩍은 웃음]
곧 소방 훈련이 시작됩니다
[한국어] 뭐? '파이어'? 파, 파, '파이어' [의미심장한 음악]
맞죠? '파이어'
[차장의 당황하는 신음]
그러면 불났다는 거잖아, 그러면
아이, 거봐요
잘못 알아들은 줄 알았잖아요 나 영어 잘한다니까, 진짜
저기 뛰어내려
[준의 당황하는 신음]
[준이 다급하게 만류한다]
- 일단 우리 여기서 나가죠 - 잠깐, 잠깐
침착해, 일단 연기를 막을 물건이 필요해
[다급하게 숨을 내쉬며] 아이씨
내가 TV에서 브래지어 가지고 방독면 만드는 것 봤는데
그런 게 여기 있을 리가 없잖아 멍청아
[지퍼를 직 연다]
[심호흡]
(차장) 내가 이럴 때를 대비해서 갖고 온 게 있긴 한데
[준의 놀라는 숨소리]
[준의 당황하는 신음]
걱정하지 마
내 것도 있어
[흐뭇해 한다]
아, 오늘은 왠지 레이스랄까?
해 [박진감 있는 음악]
[준과 차장의 떨리는 숨소리]
(준) 살아서 나가죠
[차장의 힘주는 신음]
- (준) 불이야! - (차장) 불이야, 불
(준) 여러분, 불났어요
여러분, 여러분, 불났어요! 얼른 나오세요!
- 진짜 불났어요? - 네
어쩐지 방송에서 '파이어', '파이어' 하더라니
(준) 여러분, 이럴 때일수록 굉장히 침착하셔야 됩니다
지금 주시는 것 입에다가 잘 대시고
저를 따라오시면 살 수가 있어요
어서, 자... [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
(사람들) 불이야, 불이야!
아잉, 아, 대체 어떤 이벤트길래?
진짜 상상도 못 할 이벤트를 준비했으니까
절대, 절대 보면 안 돼
- (차장) 불이야 - (준) 불이야
자, 어서요
(차장) [놀라며] 여기까지 불이 번졌어
(준) 자, 우리 모두 힘을 모읍시다
- 오늘 어디까지 갈까? 미국? - 아이, 남극 세종 기지
[문이 덜컹 열린다] [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
(신랑) 당신들 뭐야?
큰일 날 뻔했어요
아, 이 손 놔
아니, 지금 얼마나 중대한 순간인데
- 안심하십시오! - 아, 이 손 놔!
[신랑의 아파하는 신음]
(신부) 자기야! 대체 뭐야?
준비 많이 했나 봐?
(중년녀) 나오세요 [신부의 웃음]
[문이 탁 닫힌다]
[웃으며] 이거 나도 있는데
[알몸남이 흥얼거린다]
[준의 다급한 신음]
(준) 불났어요! 당장 나와요
[박진감 있는 음악] 뭐? 불?
불났어요!
자, 여러분 우리 모두 힘을 냅시다
따라오세요
저러고 어떡하려고 그래? 자, 가시죠!
(신부) 자기야, 어디까지 갈 거야?
[다급하게] 불이... [신음이 흘러나온다]
[여주인공이 흥얼거린다]
[놀라는 신음]
[중국어] 누구세요?
[한국어] 저기 밖에 불이 나 가지고요
[중국어] 나가요!
[한국어] 아, 그... 파이어, 파이어
- 앗, 뜨거워 - [중국어] 불?
[중국어] - 불이 났어요? - 불?
- 불이 났어요? - 불이 났어요?
- 정말요? - 정말요?
- 불이 났어요? - 불이 났어요?
도망가요! 불이 났어요!
불이 났어요
[한국어] 아니, 이분은 중국 여배우?
[여주인공과 준의 거친 숨소리]
[여주인공의 당황하는 신음]
[여주인공의 다급한 숨소리]
[여주인공의 신음]
- (차장) 일단 고, 고, 고 - (준) 가요
[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
[영어] 소방 훈련 때문에 이렇게 시끄러운 건가?
[한국어] - (차장) 불이야 - (준) 파이어!
[여주인공의 다급한 목소리]
- 헤이! - (차장) 왜, 왜, 왜?
[영어] 오해예요, 불난 게 아니라 소방 훈련이에요!
유, 파이어
[한국어] 아이, 진짜 유! 바비큐 될 뻔, 바비큐
- (차장) 앗 뜨거워 - (준) 앗 뜨거워, 앗 뜨거워
오케이?
[영어] 이 사람들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젠장
[한국어] 우리, 우리 때문에 탈출, 탈출, 오케이?
- 레츠 고! - (준) 레츠 고, 레츠 고!
[고통스러운 신음] [방귀를 뿡 뀐다]
[힘겨운 숨소리]
아, 냄새 [엘리베이터 도착음]
[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
[준의 거친 숨소리]
[사람들의 힘겨운 숨소리]
[준이 코를 킁킁거린다] [준의 놀라는 신음]
아니, 이건 유독 가스?
[익살스러운 음악] [사람들의 놀라는 신음] 여러분
지금 여기에 유독 가스가 퍼지고 있어요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신음]
토할 것 같아
[엘리베이터 도착음]
[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
(준) [다급하게] 차장님!
차장님, 괜찮아요?
[다급한 숨소리]
뭐해요? 빨리 내려요
계단으로 어느 세월에 다 탈출합니까?
난 이거 타고 갈 거예요
안 돼, 안 돼, 안 돼!
[슬픈 음악] 안 돼
[흐느끼며] 엘리베이터는 위험하단 말이에요
[준이 흐느낀다]
(차장) 어서 계단으로 가야 돼 모두가 위험하다고
중국은 참 대단하고
- 놀라운 분들이 많죠, 어머니? - (관광객들) 그러네
사진 마음껏 찍으세요 [가이드가 살짝 웃는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관광객의 놀라는 숨소리] 어머, 뭔데? [놀라는 숨소리]
[중국어] 누구세요?
[준의 놀라는 신음]
[한국어] 아, 위층도...
여러분, 위층도 전부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모두 다 내려가세요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차장님, 먼저 가세요
저는 위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다 구하고 가겠습니다
너, 미쳤어? 정신 차려 그러다가 너까지 죽어
형! [익살스러운 음악]
위에 사람들도 소중한 생명이라고
동생, 우릴 믿고 여기까지 따라온 이 사람들을 봐
그냥 가야 돼
이미 처참한 불바다가 돼 있을 거야
[미국인의 힘주는 신음]
[영어] 헤이, 나는 방으로 돌아가겠다! 너희들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
[한국어] 고백? 키, 킬링?
당신이 희생하겠다고요?
[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
[절규하며] 노!
[영어] 말리지 마, 난 갈 거야! 짜증 나
[사람들이 다급하게 만류한다]
[한국어] 여러분, 그의 희생을 잊지 맙시다
자, 우리 끝까지 내려갑시다, 자
[준의 놀라는 신음]
[거친 숨을 내쉬며] 위아래가 다 막혔네, 어떻게 하지?
동생, 난 여기까지인 것 같아
형! 약해지면 안 돼, 응?
여러분, 여러분들을 모두 지켜 드리고 싶었지만, 죄송합니다
[사람들이 흐느낀다]
하지만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로비까지 계단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나눕시다
[슬픈 음악] [사람들의 울음]
[휴대전화 진동음] 어?
여보세요?
(준) 석아
웬일이야, 무슨 일 있어?
[다급하게]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부모님을 부탁한다
뭔 소리야?
[흐느끼며] 형이 그동안 미안해
형 용서해라
뭐 잘못 먹었냐?
(준) 우리 석이
형 없으면 형제도 없고 친구도 없고
여자도 없는데 어떡하냐
내가 한 번도 말한 적 없는데
- 사랑한다 - 아휴, 븅신, 끊어, 쯧 [준이 흐느낀다]
[휴대전화를 탁 던진다]
아이씨
[슬픈 음악] 저는 이제 됐습니다
[훌쩍인다]
[흐느낀다]
자, 여러분 살아서 갑시다!
(남자) '갑시다' [중년남의 환호]
[사람들의 함성]
[사람들의 함성]
[사람들의 함성]
[사람들의 함성]
"KBN 뉴스 네트워크"
[중국어]
[한국어] 저기요, 제가 진짜요 제가 불난 줄 알았다니까요, 예?
[중국어] 저 사람 미쳤어요
저 미친 사람이 자기가 우릴 구하는 영웅이라고 생각해요
전 너무 겁이 났어요
저 사람 완전 미쳤어요
[한국어] 파이어, 파이어 하니까 불난 줄 알았다고요
아니, 외국인도 알아들었다니까 아이, 진짜...
[익살스러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전화를 안 받는데 다른 가족 없어요?
아, 공일공...
[휴대전화 진동음]
여보세요?
예, 저는 중국 수사관 링자오밍인데요
여, 아들 되시는 조준 씨가 사고를 크게 치셔 가지고
지금 당장 중국으로 오셔야겠는데요
야, 이 보이스 피싱 썅... [음 소거 효과음]
(정권) 아줌마라고 만만하냐?
너, 한 번만 더 전화하면 혓바닥 확 뽑아 버린다, 이... [음 소거 효과음]
쯧 [휴대전화를 툭 던진다]
어머, 어머, 이 아주마이 참
다른 가족 없어요?
[헛기침]
어... 공일공...
아이고, 심심해 이거 뭐 재미있는 일 없나?
[휴대전화 진동음] [헛기침]
아, 여보세요
예, 저는 중국 수사관 링자오밍인데요
여, 아들 되시는 조준 씨가 사고를 크게 치셔 가지고
지금 당장 중국으로 오셔야겠는데요
[불길한 음악] 내래 지금 중국으로 오라 했네?
내 고향인지 어떻게 알았네?
조준이라는 놈을 처리하면 되갔네?
내래 갈 때 연장을 뭘 챙겨 가면 되갔네?
이야, 간만에 연장 만질 생각 하니까
염통이 쫄깃쫄깃하다야, 응?
[웃음]
[휴대전화 조작음]
자식들이
진짜 가족 맞아요?
가족이 아닌 것 같은데
이 사람 이상해요, 당장 연행해요
아니, 저...
공일공...
한 번만, 한 번만 아니, 저 잠깐만요
공, 공일공!
[밝은 음악] ♪ 호흡 한번 깊게 ♪
♪ 들이마시고 나도 모르게 ♪
♪ 벌써 내일을 생각해 ♪
.마음의 소리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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