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 9
아차, 석아
오늘 시골에서 사촌 동생들 올라오는 거 알지? 쌍둥이
'사촌'?
'쌍둥이'? 아...
[익살스러운 음악] 야, 너희들 누가 그러라고 했어?
- (석) 맞다, 쌍둥이 사촌들 - 너희는 내 말만 들으면 돼
- 축지법? - (석) 목에 있는 큰 점
하나 빼고는 정말 똑같이 생겼는데 성격은 서로 완전 달랐다
한 녀석은 활달한 동네 개구쟁이여서 [종국1의 아파하는 신음]
트러블을 일으키거나 동네 아이들을 잘 골렸고 [종국1의 울음]
나머지 한 녀석은 바로 그 잘 울던 동네 애였다
어땠든 둘 다 내가 되게 예뻐해서
- 잘 데리고 놀았었다 - 잘했어
형, 어때? 내 작품이야
- 순간 이동 - (준) 야, 그만하라고
그러다가 진짜 복수한다, 쟤네가
아휴, 쟤네가 무슨 힘이 있다고 그래
조그만 녀석들이 엄청 귀여웠었는데 [문이 덜컹 열린다]
- (종욱) 예, 반갑습니다 - (종국) 반갑습니다
목소리는 여전히 여리여리하네
- (종욱) 형 - (종국) 형
[쿵 하는 효과음]
[웅장한 음악] 오랜만이야, 형
한순간도 형을 잊어 본 적이 없어, 형
좀... 많이 컸구나
우리 예전처럼 재미있게 놀아 보자
[익살스러운 음악]
[거친 숨소리]
(종욱) 잡히기만 해! 잡히기만...
어디 갔어
(종국) [다급하게] 석이 형, 석이 형, 석이 형...
(종욱) 잘 좀 찾자, 좀, 어?
잡히면 내가 가만 안 둬, 어?
(종욱) 이야, 이렇게 재미있는 게임을...
(종국) 석이 형, 석이 형 [종욱의 기합]
[석의 비명]
(종국) 어, 어, 석이 형, 석이 형
석이 형! 형, 포기해요, 괜찮아?
[거친 숨소리]
석이 형
항복해
아주 잡혀, 뒈져, 아주!
항복이라고!
[종욱의 기합]
어, 종욱아
[종국과 석의 당황하는 신음]
종국아, 잠깐만
[거친 숨을 내쉬며] 이리 와 형, 이리 와!
[석의 비명] [종욱의 힘주는 신음]
종욱아, 잠깐만
[석의 비명]
종욱아! [종욱의 환호]
[종욱의 웃음]
어휴!
이야, 오랜만에 형이랑 이거 하니까 진짜 너무 재미있다
[종욱의 웃음]
기분은 왠지 지난 일요일에도 한 것 같은데?
근데 너희는 어떻게 하루 온종일 이것만 하냐
당연한 거 아니야? 우리가 뭐 서울에 형밖에 더 있어?
뭐 친구가 있어, 여자가 있어?
안 그러냐?
'여자'?
[발랄한 음악] 오케이, 어, 내일
자, 이 형이 내일 너희 소개팅 잡아 줬어
각각 한 명씩 1인 1팅 [종욱의 감탄]
이야, 우리 석이 형 절라 멋있다
[웃으며] 이야!
(종국) 고마워, 형 [종욱의 감탄]
야, 서울 여자야
(종국) '서울 여자'?
어휴, 한 번도 안 만나 봤는데 아이, 어떡해
뭐?
야, 지금 와서 안 된다고 그러면 어떡해
[버럭하며] 아, 한 명만 되는 게 더 곤란해
애들이 둘인데 한 명만 소개팅 시켜 주냐, 씨
아, 이거 파투나면 나 죽어!
뛰다 죽든가, 맞아 죽든가
아, 몰라, 씨!
아이씨
(석) 가만, 여자는 한 명인데
녀석들은 쌍둥이니까
[부드러운 음악]
(석) 자, 그러니까 만약을 위해 내가 근처에서
중간중간 연락해서 코치를 해 줄게
걱정하지 말고 잘해 봐
우아, 그것 때문에 일부러 같이 나와 주고
형, 최고다 [석이 피식 한다]
고마워, 형
아휴, 고맙긴
응? 형이 중간중간 연락을 왜 해?
아휴, 그딴 거 필요 없어
아이, 제발 좀 그러지 말고
너 서울 여자 만나본 적 없잖아
서울 여자 완전 달라
씁
그래?
오케이, 뭐, 그럼 해보든가
[씩씩대는 숨소리]
(종국) 아휴, 안녕하세요?
- 아... - 저 혹시 예림 씨?
- 아, 네, 안녕하세요 - 아이, 안녕하세요, 네
예, 아휴 아이, 앉으세요, 앉으세요, 예
아휴, 너무 예쁘세요
[멋쩍게 웃으며] 감사합니다
(예림) 아, 말씀 많이 들었어요 [종국의 수줍은 웃음]
- (웨이터) 맛있게 드십시오 - (종국) 예
[휴대전화 진동음]
[익살스러운 음악] 아, 저, 죄송한데요 저 화장실 좀 잠깐만 다녀올게요
아니, 마침 식사도 나왔는데...
아이, 금방이면 돼요 저기 먼저 드시고 계세요
네
(예림) 큰 거구나
- 예림 씨? - 네?
아휴, 혼자 겁나 썰고 계시네요
[종욱의 웃음]
[멋쩍게 웃으며] 너무 오래 걸리시길래
아이, 그게 꽉 막혀 가지고
겨우 빠져나왔다니까요
[당황하며] 아, 아이, 그렇게 자세히는 말씀 안 하셔도...
아이, 지금도 꽉 막혀 있어요
오늘 하루 종일 그럴 것 같던데
이따 내가 나가서 직접 보여 드릴게요
[익살스러운 음악]
그래, 그래, 아주 잘 되고 있네
- 오케이, 들어가 봐 - 어
(종욱) 아휴, 이거...
음...
[휴대전화 진동음]
[깊은 한숨]
하필 지금
[살짝 웃는다]
나 잠깐만
어휴, 저, 아, 정말 죄송해요 빨리 온다는 게 좀 걸렸네요
- 엄청 빨리 오셨는데요? - 네?
[종국과 예림의 멋쩍은 웃음]
[멋쩍게 웃으며] 이 집 맛있네요 제가 고기를 진짜 좋아하거든요
(종국) 아이, 그렇다고 내 것까지 묻지도 않고
서울 여자라서 그런가?
하우스 와인 드리겠습니다
아이, 저는 괜찮습니다
- (웨이터) 아... - 예
- 술 안 하세요? - 어휴, 저는 술을 입에도 못 대요
그러시구나
그러니까 잘 되고 되고 있다는 거지?
[짜증 내며] 아이씨, 그렇다니까
아, 무슨 시어머니처럼 캐물어
아휴, 나 간다
♪ 한 남자가 있어 ♪
♪ 널 너무 사랑한 ♪
아이, 제가 어릴 때부터
하도 모기 목소리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 가지고 [예림의 웃음]
아, 진짜 모기 같아요 [종국과 예림의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아이, 죄송한데 잠시만요
- 제가 중요한 일이 있어서 - (예림) 네
[휴대전화 벨 소리]
어, 야! 사람 괜찮네
어, 자상하고 매너 있고
아, 나 술 안 먹는 남자 좋아하잖아
어, 알았어... [종욱이 성난 숨을 내쉰다]
어휴, 성질 나서 죽겠네, 진짜 아휴
[익살스러운 음악] [와인을 벌컥벌컥 마신다]
아휴!
여기, 여기!
아, 나 일을 하는 거야, 마는 거야?
돈들 처받아 놓고, 저
- 여기요, 여기! - (예림) 뭐지, 이거?
반전 있는 남자가 콘셉트인가?
-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 (종욱) 아휴
아휴! 열 받아
(종국) 되게 잘 되고 있으니까 형 이제 집에 가도 될 것 같아
[웃으며] 응? 아, 아니야 나는 계속 여기...
아니, 진짜 괜찮아
아니, 나한테 이미 다 넘어온 것 같다니까
[멋쩍은 웃음]
아니, 잠깐, 잠깐, 잠깐만
잠...
아이씨
[버럭 하며] 왜 또, 왜! 왜!
[한숨 쉬며] 나 미쳐 죽겠네, 정말
아이고, 아유, 저, 죄송해요 제가 자꾸 왔다 갔다 해서
(예림) 이 인간 정말 왔다 갔다 하고 있어
[익살스러운 효과음]
(종국) 아, 나 고기 한 입도 못 먹었는데
아, 서울 여자는 다 이런가, 씨
고기를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멋쩍게 웃으며] 네
식사 다 하셨는데 일어날까요?
- 그러죠 - 예
아, 저, 가방 주세요 제가 들어 드릴게요
아, 아니, 괜찮...
[종국의 힘주는 신음] [종국이 살짝 웃는다]
[웃음]
자, 가시죠 [예림이 살짝 웃는다]
[종국이 살짝 웃는다]
알았지? 문제없으니까 더 부르지 마
또 부르면 뒈져!
어, 알, 알, 알았어
[분을 삭이는 한숨]
형이라고 귀여워해 줬더니만
[석의 비명]
아이, 형! 진짜 아파 [종욱의 한숨]
[종욱의 한숨]
- 잠깐만 여기 계세요 - 네
[휴대전화 조작음]
어? 여기 나와 있네요?
(예림) 어? [익살스러운 음악]
네, 이동하자고...
가방은요?
네? '가방'요?
[종욱의 웃음]
아니, 제가 뭐 들고 다니는 거 엄청 싫어해서
- 집에 두고 왔는데 - 네? 집이 어디이신데요?
태백요
아니, 어떻게 태백을 왔다 갔다...
버스 타죠
[웃으며] 나야 뭐 면허도 없고 차도 없으니까
씁, 뭐 두고 온 거 없나?
[입 모양으로] 뭐야?
예림 씨!
어?
아니, 이게 갑자기 어디서...
아니, 저 뒤에 골목에서 가져왔어요
(예림) 도둑이다
내 가방에 차에 모든 게 맞아떨어져
근데, 지금 이거 운전하실 거예요?
그럼요
(예림) [놀라며] 무면허에 음주운전까지?
(종국) 아이고
아니, 저, 제가 화장실이 좀 급해 가지고
금방 갔다 올게요, 알았죠?
(예림) 지금이다, 지금이 도망칠 기회
(종욱) 이야... 이거 [예림의 비명]
이야, 이거 원래 남자가 운전해야 되는 건데
아유, 예림 씨가 하셔야겠네요 바로 가시죠
[박진감 있는 음악] [종욱의 웃음]
(예림) [당황하며] 어, 어?
(종욱) 레츠 고!
올라이트!
뭐야? 내 차! 내 차!
도둑년! 도둑년이다!
도둑년!
[웃음] (석) 잘 해결됐어
[종욱이 옅은 숨을 내뱉는다] (예림) 왜 나한테 운전을...
이러다 공범으로 몰리면 어쩌지?
그런데 어디로 가는 거예요?
(예림) 경찰서로 가고 싶기는 한데
어, 어디로 가면 되는데요?
글쎄 뭐 사람 없이 한적하고 공기 좋은
뭐, 그런 데?
(예림) 그런 데는 야산?
[울먹이며] 아휴, 나를 묻으려고?
[경찰차 사이렌] (종욱) 씁
엥? 웬 경찰차?
우리 따라오는 건가?
- 어? - 아유
- 세울까요? - 세워 봐요
- 뭐, 뭐라고 그러나 들어나 보게 - 네
(예림) 이제 살 수 있어
(종욱) 아이, 참! 뭐야, 아, 정말
아, 참 나, 아으!
[종국이 다급하게 경찰을 부른다]
(종국) 어?
- 이 여자입니다 - (경찰) 이 여자 맞아요?
(종국) 차 도둑, 어?
아주, 내 고기 훔쳐 먹을 때부터 내가 알아봤어, 아주 그냥, 어?
- 네? - (경찰) 잠깐 내려요
뭐야? 네가 여기 왜...
[익살스러운 음악] 뭐야, 너, 여기 왜 있어?
어?
뭐야? 쌍둥이였어?
상판대기 치워, 보기 싫으니까
네 얼굴이 더 보기 싫어
네 얼굴보다 훨씬 낫거든?
- 아유, 진짜 - 아유, 요거!
- 하하, 나 정말, 아유 - (종국) 아이고, 확!
[종욱과 종국의 승강이]
으아!
괜찮아, 자연스러웠어
[맹수 울음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엄마 나갔다가 올게
- 밥 차려놓았으니까 챙겨 먹어 - 네
[정권의 한숨] [밝은 음악]
♪ 오늘 뭐 해, 너 어디야 ♪
♪ 난 지금 좀 맛이 살짝 간 것 같아 ♪
♪ 넌 나의 쿨 사이다 ♪
♪ 아무것도 묻지 말고 ♪
♪ 오늘 나와 함께 ♪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난다]
♪ 기분 좋은 일탈 기분 좋은 하루 ♪
♪ 근심 걱정에서 벗어나 ♪
♪ 말이라도 좋아 거짓말은 노 노 ♪
♪ 지금이 딱 좋아 ♪
♪ 난 지금이 난 지금이 ♪
♪ 우린 지금이 ♪
♪ 지금이 딱 좋아 ♪
(애봉) 석아!
어휴, 큰일 날 뻔했네, 진짜
애봉...
[익살스러운 음악]
(석) 애봉아!
[힘없는 목소리로] 넌...
죽, 죽었어
(석) 애봉아, 화가 많이 났니?
날 때릴 거니?
(석) 어? 때릴 거지?
애봉아!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많이 불편하지? 미안
괜찮아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뭐
혼자서 밥도 못 먹고 아무것도 못 할 텐데
가만히 있어, 내가 다 해줄게
아니야, 집에 가도 돼
자, 아... [살짝 웃는다]
[석과 애봉이 살짝 웃는다]
(석) 아유, 잘 먹네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난다]
(애봉) 아, 찬 걸 너무 먹었나? 아, 배야
응
나 손 좀 씻고 올게
손을 씻는다고?
[익살스러운 효과음]
[익살스러운 음악] 아, 발 씻는다고
아니
아니, 잠깐
- 야 - 아이, 어떻게 혼자 씻어
난 할 수 있어
야, 손 안 대고 발 씻는 사람이 어디 있냐?
그러니까 잠깐만 닫아 봐, 좀
[휙휙 하는 효과음]
[휙휙 하는 효과음]
여기 있네
젓가락질도 하겠다
[석의 한숨]
저기, 석아 그런데 너 집에 안 가도 돼?
너 마감 안 할 거야?
[웃음]
나 마감 왕 조석이야
아, 야!
너 마감만 하면 돼? 끝까지 재미를 위해 노력... [배가 꾸르륵거린다]
노력해야 될 거 아니야
네가 그러고도 웹툰 작가야?
너 그건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애봉이 너 어떻게...
[떨리는 숨소리]
내 걱정까지 해 주고
고맙다
(애봉) 아, 이 븅신, 진짜 [배가 꾸르륵거린다]
야, 안 되겠어, 나, 화장실!
[고통스러운 신음]
[애봉의 신음]
애봉아, 왜 그래?
애봉...
[익살스러운 음악]
애봉아
[문을 쿵쿵 두드리며] (석) 애봉아, 닦을 수 있어?
닦을 수가 있냐고, 가능해?
그게, 그게 안 될걸?
애봉아, 창피한 게 아니야 애봉아!
닦았냐고
저 새끼 일부러 저러는 거야, 저거
[변기 물이 쏴 내려간다]
괜찮아
살면서 한 번쯤은 못 닦을 수 있어
(애봉) 우리 집 비데 있거든?
아, 제발 좀 가, 나 좀 쉬게
- 벌써? 배 안 고파? 밥... - 이게 누굴 돼지로 아나, 이씨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 배 안 고파, 빨리 가, 좀
알았어, 갈게
[도어록 작동음]
[한숨을 내쉬며] 이제 살겠다
에이, 저 눈치 없는 놈, 저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다 비웠더니 배고프네
[익살스러운 음악]
맛있다
애봉아, 나 아무래도 걱정돼서...
배 많이 고팠구나
야!
아, 무슨 남자가 이렇게 눈치가 없어!
너 내가 가라고 했지
너 솔직히 말해봐 너 내가 우스워?
내가 우습냐고!
양념 때문에 조금 우습긴 해 [살짝 웃는다]
씨...
씨!
[석의 아파하는 신음]
난 진짜 몰랐지
미안
우리 나가서 데이트할까?
싫어, 이 꼴로 어떻게 나가? 화장도 못 하는데
왜? 안 해도 너무 예쁜데
[코웃음]
아, 하여튼 싫어 나 화장 안 하면 안 나가
내가 해 줄게
(애봉) 한 듯 안 한 듯하게 투명 메이크업 알지?
[차분한 음악]
야, 너 처음 하는 것 맞아? 잘한다
나 그림 그리는 사람이잖아
(석) 나는 만화가다
다 됐다
(석) 나는
개그 만화가다
나 거울 좀 보여줘
에이, 예쁜데 거울을 뭘 봐 [석의 헛기침]
밖에 쌀쌀하니까 이거 입자
(애봉) 안 보여
(석) 가자
[놀란 숨을 들이켜며] 너 들었어? 이 동네에 미친년 있대
진짜? 에이 설마...
[놀란 숨소리]
야, 들었어? 이 동네에 미친년 있대
(석) 미안, 너야, 그 미친년
응, 조심해야겠다
그런데, 오늘 왜 사람들이 자꾸 쳐다보지?
나 이거 팔이 안 보여서 이상해?
[어색하게 웃으며] 아니야
나 목말라
뭐라도 마실까?
- 얼른 가서 사올게 - 그래, 빨리 갔다 와
(석) 응
[석의 뛰어가는 발걸음]
[아이의 울음] (애봉) 어? 꼬마야, 괜찮아?
어떡해, 일어나
어, 괜찮아?
아, 어떡해, 미안해 누나가 손을 다쳐서
일어나 봐, 응? 일어나 봐
[아이의 울음] [익살스러운 음악]
[아이 엄마의 당황하는 숨소리]
[씩씩대며] 뭐야!
야! 야, 이 미친년아!
당장 그만 못 둬? 빨리 일어나
이거 완전 싸이코 아니야
어디 애를 발로 그냥, 확 그냥! 씨
우리 애기 나오니까 너무 좋지?
엄마도 너무 좋다
괜찮아? 안 다쳤어?
[의미심장한 음악]
- (미친 여자) 미친년이다 - (애봉) 미친년이다
[행인들이 웅성거린다]
(행인1) 한 판 붙겠는데?
- (행인2) 진짜 대박 - (행인1) 한판 붙는 것 같아
(행인1) 야, 저거 누가 이길 것 같아?
- (행인3) 미친년이 두 명인가 봐 - (행인2) 그러니까
(행인4) 웬일이야 미친년이 한 명이 아니었어
[행인들이 웅성거린다] - 여기 무슨 미친년 소굴인가? - 이 동네 왜 이래, 진짜?
(행인4) 아, 무서워
[미친 여자의 어색한 웃음]
괜찮으세요?
- 먼저 가세요 - 아, 예 [함께 웃는다]
- 감사합니다 - 예, 죄송합니다, 아, 죄송합니다
- (행인2) 아, 너무 무섭다 - (행인4) 저 미친년 친구인가 봐
[행인들이 웅성거린다] (행인3) 더 있는 거 아니야?
(행인4) 야, 둘이 맞짱 뜨는 건가 봐
- 애봉아 - 야, 대박, 나 미친년 봤어
- 저기, 저기, 저기 - 어, 나도 봤어
대박, 완전 무서워
- 집에 가자, 무서워 - 어
나도
(애봉) [큰 소리로] 이 미친놈아!
이거 뭐야
[격분하며] 너 진짜 뒈지고 싶냐?
나 어떡할 거야, 이 미친놈아!
미안
- 됐고, 당장 지워 - 어
그런데 어떻게 지우는 거야?
[짜증 내며] 뒈질래, 진짜?
거기 클렌징 워터 있지?
그거 솜에 적셔서 눈 위에 올려
- '클렌징 워터'? - 아, 거기 흰색 뚜껑!
- 빨리 갖고 와 - 아...
[의미심장한 효과음] - 아, 좀 빨리 갖고 오라고 - 어
아, 아, 아!
[비명을 지르며] 야, 뭐야, 이거 야, 이거 뭐야, 죽을래?
[울부짖으며] 아, 아파
아, 조석 진짜, 씨, 죽여 버릴까 [도어록 작동음]
(애봉 모) 애봉아
너 팔은 좀 괜찮아?
[애봉 모의 놀라는 숨소리]
아니, 또 눈은 또 왜 이래?
이 옷 꼴 좀 봐
아이고, 내가 못 살아, 정말
[한숨 쉬며] 아이고, 속상해서 진짜
아이고...
[휴대전화 진동음] - 아이고... - 어?
엄마 나 이거, 이 문자 좀 읽어 줘
[애봉 모의 깊은 한숨]
[휴대전화를 달그락 든다]
'정말 미안해, 눈 많이 아파?'
- '괜찮아? 유유' - 치
그래, 뭐,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니까 내가 봐준다
- 엄마 - (애봉 모) 응
나 문자 좀 대신 좀 보내 주면 안 돼?
나 이런 거 잘 못 하는데
천천히 치면 돼, 자, 쳐 봐
괜찮아, 넌 작업 하니? 아니면 게임 하니?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뭐지? 화가 아직 안 풀린 건가?
- 어, 문자 왔다 - 읽어 줘
닭대가리가 뭘 궁금해해
[익살스러운 음악] 이게 미쳤나 진짜, 죽었어
엄마, 이렇게 보내 줘
만나자는 건 화해의 의미?
오케이
- 어? 또 왔어 - 읽어 봐
돼지 같은 게 눈 가리고 쇼하고 '있어, 지금?'
나 통화 버튼 좀 눌러 줘
- 엄마, 귀 막아 - (애봉 모) 귀?
[휴대전화 진동음]
[펜을 탁 내려놓는다]
어, 애봉아 안 그래도 지금 너 그리고 있...
(애봉) 야, 이 [음 소거 효과음]
아주 거지같이 생긴 게 문자도 아주 자기같이 그냥
거지같이 쳐 보내네
네 척추 반으로 접어 가지고
아주 [음 소거 효과음]
1미터로 접어 만들어 버린다
어? 너 딱 1미터 되겠네 좋냐, 좋아? 이 [음 소거 효과음]
아주 그냥 옥수수 다 털어 가지고 [음 소거 효과음]
날려 버린다 아주, 네가 요즘 덜 맞았지, 어?
대답 안 하냐? 응?
[통화 종료음]
끊어?
이게 미쳤나 봐
- 엄마 이거 다시 눌러 봐 봐 - 또?
[휴대전화 진동음]
[극적인 음악]
아휴, 저거, 딸년이 아니라 상전이야, 상전
아줌마, 조심하세요
쟤 우리 동네 미친년이에요
아, 벌! [비명]
[비명] [익살스러운 음악]
맞네, 미친년
아가, 저런 거 보는 거 아니야
(애봉) [짜증 내며] 아...
[밝은 음악] ♪ In the mirror mirror ♪
♪ 거울 속의 내 모습 ♪
♪ 너를 닮은 나, 나 ♪
♪In the mirror Mirror♪
♪ 내 시선까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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