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라이프 9
9 회 ㅣ 2005-04-04
2005년 4월 4일 (월) / 제 9 회
S#1 학교 음악실(전회연결.N)
마지막 소절까지 연주를 마친 세진.
그런 세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승완.
자신이 생각해도 만족할 만한 연주였는지, 씨익 웃고는
승완쪽을 돌아보며,
세진 어때? 죽였지?
승완 .... (보는 채로)
세진 ....? (이상해서) 왜 그래?
승완 ....세진아.
세진 어?
승완 ....(부르긴 했는데, 어쩐지 입이 떨어지질 않고)
세진 ....? 왜 그래? 불렀으면 말을 해야지.
승완 우리....
세진 우리. (말 하라고)
승완 우리....(바라보며) 정말 연애 할까?
세진 ....! (보고)
승완 ... (장난기 없이 세진을 바라보고)
세진 ... (어떤 설레임,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승완을 바라보
는 표정에서)
그 위로 삐이익~ 어디선가 들려오는 호각소리(E) .
S#2 학교 운동장(N)
승완과 세진,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헐레벌떡 도망가고
있고.
뒤에서는 호각 소리와 함께 경비원이 허리춤을 챙기며
쫓아오고 있다.
경비 거기 서! 이 야밤에 대체 어떤 연놈들이 신성한 학교에
서 연애질이여...
내 이래서 화장실도 못 간다니깐....
승완 (달리며) 야! 수위 아저씨한테 미리 말해놨다며?
세진 (역시 달리며) 말은 무슨...수위 아저씨랑 내가 언제부
터 안면 텄다구.
승완 뭐어? 야! 너는 무슨 애가 그렇게 대책이 없냐?
세진 아, 재미있잖아~!
경비 아, 거기 서라니깐! (속도 높여 바짝 쫓아오고)
승완 (헉! 놀라서 얼른 세진 손 잡고) 야, 빨리빨리!
세진 어? 어... (얼떨결에 승완에게 손목 잡힌 채로 도망가
는)
S#3 거리 일각(N)
서로 손 잡고 헉헉거리며 달려오는 승완과 세진. 더 이
상 쫓아오지 않는 걸
확인하고는 그제야 한숨 돌리고 서로 마주보는데, 동시
에 쿡, 웃음이 터진다.
승완 (웃으며) 덕분에 간만에 재밌었다.
세진 그렇지? 신선한 경험이었지? (하고 웃다가, 서서히 웃
음 걷히며 경직되는)
두 사람, 도망쳐온 끝이라 그때까지도 여전히 서로 손
꼭 잡은 채고,
그 사실 의식하고는 당황해서 얼른 손을 놓는 두 사람.
괜히 어색해하며, 딴청 피는 두 사람이고.
승완 (정면만 보며) 가...가자.
세진 (역시 정면만) 어...그래.
승완 ... (걷고)
세진 ... (걷는다)
승완 (슬쩍 보고)
세진 (슬쩍 본다)
그러다 눈 마주치차 어색하게 허허허허, 웃어버리고.
이내 시선 피하며 큼큼, 헛기침하며 걷는 두 사람인데...
세진 (다시 슬쩍 보는) 근데...왜 갑자기 그런 소릴 했어?
승완 (당황) 어? ...뭐,뭐가?
세진 아까 음악실에서... 여,연애...뭐라 그러지 않았어?
승완 내가 언제...?
세진 (약간 실망) 아...아니야?
승완 (민망하고 쑥쓰러워) 그,글쎄... 내가 그랬나? (얼버무
리는)
세진 ... (혼잣말로) 니가 그럼 그렇지...
승완 ... (시선 피한 채로)
세진 (말없이 걷다가, 퉁명) 야, 춥다. 빨리 집에 가(자, 하려
는데)
승완 (외면한 채, 가만히 손을 잡는)
세진 ! (움찔...하지만 그대로 걷고)
승완 ... (걸으며, 묘한 기분, 긴장되고)
세진 ... (역시 기분 묘하고, 떨리고)
그렇게 말없이 손 잡고 걸어가는 두 사람.
S#4 신혼집 앞(N)
그렇게 손을 잡고 집앞까지 온 두 사람인데
손 잡고 있으나 뻣뻣하게 팔 뻗은 채로, 잡고 있는 손 무
지 신경 쓰이고.
너무 긴장했는지 손에 땀 나고, 쥐도 나고...팔도 저리
고...
세진 저...저기... 이제 열쇠를 꺼내야 되거든?
승완 어?
세진 (잡은 손에 슬쩍 시선 주며, 어색하게 웃고)
승완 어...어....그렇지 참... (얼른 손 놓고)
세진 (호주머니와 가방 부산하게 뒤지며) 아, 열쇠가 어딨더
라...
승완 ... (큼큼, 괜히 하늘만)
S#5 신혼집 거실(N)
어색하게 함께 들어서는 승완, 세진,
승완 (후레쉬를 꺼내 불 켜며 괜히) 시,신비는 자나?
세진 신비는 아버님댁에 있잖아....
승완 아, 아참. 그렇지? 그럼 오늘은 이 집에...우,우리 둘만
있는거네?
세진 (당황) 그,그러네에...
승완 (어색) 그,그렇구나...
세진 (어색해서 들어가려면)
승완 (진지하게) ...세진아!
세진 (멈칫) 어? (긴장해서...돌아보면)
승완 (후레쉬를 얼굴에 비추며, 귀신처럼) 흐흐흐흑~ 무섭
지이~
세진 ! (재미없지만) 하..하....하....무섭다....엄청 무섭네
에.....흐 (억지로 웃어주고)
승완 (머쓱해서) 내, 내일은 꼭 신비 데려오자....
세진 어? 어어...그, 그러자.... 잘자!
승완 잘자!
세진 그래, 너두...
어색하게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이고....
S#6 승완의 방(N)
들어오자마자 문 얼른 닫고는 안도의 한숨 내쉬는 승완.
승완 (저린 팔 굽혔다 폈다 하며) 어우, 팔에 쥐나는 줄 알았
네.... 손에 땀 고인
거 봐. (바지에 땀 닦고) 괘,괜히 말을 꺼내가지고...
S#7 세진의 방(N)
역시 들어오자마자 문 얼른 닫고는 긴장 풀리는 세진.
세진 (역시 경련이 일어난 팔 주무르고) 어색해서 죽는 줄 알
았네... (손가락
우두둑 꺾으며) 아우, 손 저려. 예,예고도 없이 쟤는 참...
S#8 도현의 집(N)
캔맥주 마시며 채영의 말을 생각해보고 있는 도현.
왠지 마음이 복잡해지며 답답한 도현인데...
그때 현관문 열리며 술이 취해서 들어오는 창명.
창명 (취해서 주정하는) 정일진...나쁜 기집애...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도현 (표정 수습하고, 돌아보며) 왜 이렇게 늦었냐? 간만에
회포를 풀어보자더니
의리 없이 너 혼자 풀고 왔냐?
창명 회포는 무슨 빌어먹을... (크흐흑, 엎어지며)
도현 무슨 일 있었냐?
창명 사랑이 원래 그런 거냐? 그렇게 쉽게 움직이는 거냐
구...
도현 ...
창명 도현아, 나 오늘 실연당했다! 이제 다시는 바라보는 사
랑 같은 건 안할거다.
잊어달라면 잊어주겠다구! 내가 못할 거 같아! (오버하
며 괴로워한다)
도현 ...
창명 (그러다 테이블 위에 놓인 빈 와인잔 2개 보고는) 채영
이 왔다 갔었냐?
도현 ... (대답 없이, 점퍼 집어들고 현관으로)
창명 어디가 임마?
도현 바람 쐬러...
성가신 창명이를 피하듯, 답답한 마음을 달래듯 나가는
도현.
S#9 신혼집 앞(N)
밖으로 나온 도현이고.
양 손 주머니 꽂고 서서 하늘을 바라보며 심호흡하는
데...
문득 불꺼진 신혼집 쪽을 바라보는 도현의 모습 위로
채영 (E) 승완이가 세진이랑 끝나면 너 한테두 나쁠 거 없잖
아.
도현 ... (외면하듯이 돌아서는데)
채영 (E) 둔한 척 하는 거니, 아님 알면서두 부정하는 거니?
도현 (멈칫 서는) ... (다시 한번 돌아보며)
S#10 신혼집 거실(N)
컴컴한 집 안. 조용조용 세진의 방문으로 점점 다가가고
있는 승완의 모습.
왠지 긴장된 표정인데, 방문 앞까지 와서 조심스럽게 손
을 뻗는 순간
벌컥 문이 열리며 나오는 세진. 흠칫, 놀라 벽에 붙어버
리는 세진이고.
긴장음 깔리며
승완 (장난기 없는 얼굴로, 점점 세진에게로 다가오는)
세진 (긴장, 벽쪽으로 더욱 붙으며) 너, 왜...왜 이래?
승완 내 방이 너무 추워서... (세진의 목 언저리로 손 뻗는)
세진 (더더욱 긴장해서 움츠러들며) 왜,왜...이래? 내,내 방
도 추워.
승완 그래서 보일러 켤려구.
긴장음 뚝 끊기며, 무심하게 세진의 목 부근 바로 옆에
있는 보일러
조절기를 누르는 승완이고.
세진 ... (김샜다. 민망+무안)
승완 어? 왜 안켜지지?
세진 ...전기 끊겨서 보일러 안 돌아가잖아.
승완 아 참, 그걸 깜빡했네. (두 팔 감싸고 떨며) 봄인데 왜
이렇게 으슬으슬 춥냐?
세진 (역시 추워서 몸 움츠리며) 그러게... 꽃샘추윈가?
승완 니 방에 혹시 전기담요 있냐?
세진 그것도 전기가 있어야 되잖아.
승완 참, 그렇지... 그럼 난로는?
세진 그것도 전기가 필요하잖아.
승완 아, 뭐야? 그럼 얼어죽으란 소리야!
S#11 동 거실(N)
집 안 한가득 촛불을 켜놓았다. (*예쁘고 분위기 있게 꾸
몄으면),
그 앞에 나란히 앉아 촛불에 손을 쬐며 앉아있는 승완과
세진.
오리털 이불 하나로 둘이 함께 뒤집어 쓰고 있다.
세진 가스비보다 전기세를 먼저 막을 걸 그랬다.
승완 그럼 밥을 못 먹잖아.
세진 그건 그러네....(웃는다)
승완 ... (문득 세진을 돌아본다)
세진 ... (촛불에 손을 쬐며)
승완 ... (촛불에 일렁이는 세진의 옆모습을 가만...히 바라보
며)
세진 ...? (시선 느끼고 돌아보면)
승완 ... (얼른 시선 돌리며) 피곤하면 자. 촛불은 내가 지키
구 있다가, 끌게.
세진 연애....말이야.
승완 ....! (멈칫 표정)
세진 언제부터 생각하구 있었어?
승완 ... (조금 어색하고 쑥스럽다) 글쎄. 우리 계약기간이 오
년이었잖아.
그럼 이제 계약기간이 일 년 밖에 안 남았다는 얘긴데...
세진 .... (바라보는 표정)
승완 그 전에 연애라도 한번 해봐야 재계약을 하건, 해지를
하건 할 거 같아서...
세진 ...(시선 돌리며) 그러네. 벌써, 이제 일년 밖에 안 남았
네....
승완 ...
세진 (좀 웃으며) 그래도 나는 좀 기뻤다? 나는, 니 마음 속
에 내가 들어갈 자리가
전혀 없는 줄 알았거든. 이미, 다른 사람한테 마음을 줘
서, 나한테 줄 마음은
남아있지 않을 줄 알았어.
승완 ... (분위기와 따뜻함에 나른해지며 눈이 서서히 감기려
고 하는)
세진 옛날에 니가 싱가폴에서 나, 경비행기 태워줬을 때처
럼, 따뜻했어.
달빛 속에서 내가 이뻐 보였다구 했을 때처럼...설렜어.
승완 ... (스르르 눈이 감긴다)
세진 처음으루...행복했어. 자주자주 노래 불러줄껄 그런 생
각두,(했어)
하려는데, 어깨위로 승완의 어깨에 툭, 떨어진다.
세진...움찔 긴장한다. 가만...히 승완을 돌아보는 세진
의 표정
위로, 잔잔하게 moon river가 깔린다.
세진 .... (바라보는 표정 위로)
승완 (F.C) )우리....정말 연애 할까?
세진 ... (자신의 어깨에 기댄 승완의 머리위에 머리 가만
히...
올려놓고는 눈을 감는다)
서로의 어깨에, 머리에 기댄 채 잠이 든 두 사람의 모습
위로.
(F.C) 피아노를 치며 문리버를 부르던 세진의 모습.
그 모습 끌리듯 바라보던 승완의 표정...
승완 .... (잠든 채로 꿈꾸는듯 가만히 입가에 미소가 생긴
다) (F.O)
S#12 신혼집 전경(D)(F.I.)
S#13 신혼집 거실(D)
마치 싱가폴의 그날 밤처럼, 등을 맞댄 채 함께 잠들어
있는 승완과 세진.
뒤척이며 돌아눕다가 어느 순간 어떤 느낌에 번뜩 눈을
뜨는 두 사람!
설마...! 동시에 이불 속을 확인해보고, 휴우...안심하는
두 사람이고.
이불을 슬쩍 제끼고 슬그머니 빠져나가다가, 동시에 화
들짝 놀라는
승완 자,잘 잤어? (돌아보며, 어색하게 웃고)
세진 어... 너,너는? (돌아보며, 애매하게 웃고)
승완 (어색함 감추려) 야, 밥 먹자 밥! 가스는 들어오지?
세진 (빤히 보다가) 쌀이 없는데...?
문 쾅쾅 두드리는 소리(E)
S#14 창명과 도현의 집 앞(D)
창명 집 대문을 두드리는 승완.
승완 소창명! 소창명! (엇박자 리듬 타며) 아, 밥 좀 줘! 아,
밥 좀 줘!
아, 밥 좀 달라! (하며 숟가락으로 문 두드리는데)
순간 벌컥 문 열리며 나오는 사람 앞에 짠! 각설이처럼
밥통을 내미는
승완인데, 나오는 사람 도현이다!
승완 ! (당황)
도현 짜식 성질 한번 급하기는... 문을 아예 부숴라 부숴!
승완 (멍해서 보다가)
도현 오랜만이다, 한승완. (승완이 안고 있는 밥통 한번 보고
는 피식 웃고)
보기 좋은데?
승완 ... (쪽팔리고) 한국에는... 언제 오신 겁니까?
도현 야, 밥은 줄 수 있는데 혹시 죽 끓일 줄 아냐? (안쪽 가
리키며) 안에
환자가 있어서 말야.
S#15 신혼집 주방(D)
가스쿠커 앞에서 죽 끓이고 있는 세진이고, 그 옆에서 조
리법을 배우는 도현.
세진 처음엔 센 불로 들들 볶다가 나중엔 약한 불로 넘지 않
게 계속 저어주는 게
포인트예요.
도현 아... 그렇구나.
세진 근데 창명씨는 많이 아파요?
도현 그냥 술병이죠 뭐. 근데 언제까지 그렇게 젓고 있어야
돼요?
세진 (죽 계속 저어주며) 환자한테 먹일 거니까 그만큼 정성
이 필요하죠.
도현 (끄덕끄덕하고, 메모장에 받아적으며) 그만 좀 쳐다봐
라. (하면)
뒤편에 앉아 마늘을 까며, 그런 두 사람 노려보고 있는
승완이고.
승완 아, 선배님 쳐다보는 거 아니니까 신경쓰지 마십시오.
도현 됐다. 어차피 사회인이 됐는데, 그냥 말 트자.
승완 그래두 한때는 선배였는데 어떻게 말을 까,냐? (바로
반말 까는)
도현 (허, 웃고)
세진 (승완 한번 흘겨봤다가) 집에 안계시길래, 오신 줄 몰랐
어요.
도현 그동안은 회사일 때문에 딴 데 가 있었거든요.
세진 그렇구나... 근데 그 사이에 분위기가 좀 변한 거 같네
요.
도현 변하다니, 어디가요?
세진 글쎄...뭐랄까... 딱히 꼬집어서 말은 못하겠는데, 왠지
더 럭셔리해졌구,
분위기 있어졌달까?
승완 (눈꼴 시어서, 궁시렁거리는) 럭셔리? 분위기? 놀고들
있네...
도현 그거 칭찬이에요? 아부예요?
세진 당근 칭찬이죠. (흐, 웃고 덧붙이듯) ...아부도 맞구요.
너무 속 보였나?
승완 (더 이상 못 참고 벌떡 일어나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드
는) 야야, 웃고 즐기는
사이에 죽 끓어 넘친다!
세진 엄맛! 어떡해... (화들짝 놀라 얼른 불 줄이며)
승완 (혀 쯔쯔, 차며) 거 봐라...(도현을 보며) 그거 모르지?
세진이 얘가 아침마다
태워먹은 냄비만 열트럭이 넘는다는 거.
세진 (째려보고)
승완 (두 사람 떼어내며) 야, 비켜봐. 너도 알다시피 죽 끓이
는 건 내 장기 아니냐.
(간 보고) 야, 간이 싱겁잖아. 이래갖구 환자 입맛 돌겠
냐?
세진 아. 됐어.
승완 되긴 뭐가 돼?
세진 내가 마저 한다니깐 글쎄.
도현 ... (아웅다웅 실랑이 벌이는 세진과 승완을 미소로 바
라보는데)
승완 아, 내가 하께에!
세진 그럴래? (앞치마 풀어서 주고, 도현에게) 죽은 승완이
가 끓인다고 하니까...
우린 나가서 차나 한잔 하죠. (나가는)
도현 (피식 웃고는) 그럴까요? (같이 나가고)
승완 (어? 이게 아닌데...째려보다가 열 받아서 죽에 소금 팍
팍 치는)
S#16 신혼집 앞 파라솔(D)
도현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세진.
도현 세진씨도 이제 말 놔요. 나나 승완이나 세진씨나 다 동
갑인데요 뭐.
세진 그래두 신랑 선밴데...어떻게 말을 놔도....될까?
도현 (웃고는) 나도 놓을 건데 뭐.
세진 그럼 그러지 뭐. (하다가 웃으며) 근데 되게 어색하다.
나중에 술이라두 한 잔 하면서 천천히 놓을께요.
그때 신혼집에서 죽이 담긴 쟁반을 들고 나오는 승완.
(앞치마도 했으면)
도현 왜요. 그래두 우리가 만난지가 꽤 되는데....(헤아려보
듯이) 싱가폴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지가 벌써 몇 년째냐...
신경 안 쓰는 척, 죽 쟁반 들고 창명의 집 쪽으로 향하려
던 승완,
그 말에 싱가폴 엘.리.베.이.터? 걸음 멈추고.
세진 아우, 그 얘기는 제발 하지 마세요.
도현 왜요. 또 있잖아요. 약국 앞에서 그 빨간 가발!
세진 (두 손 합장하듯이 해서 코 앞에 갖다대며) 그때 일도
잊어주세요 제발.
도현 (웃고)
승완 (어쩐지 기분 상해서 보다가, 창명의 집 쪽으로 간다)
S#17 창명, 도현의 집(D)
중환자처럼 누워서 승완이 떠주는 죽을 받아 먹는 창명.
그러나 승완의 신경은 온통 집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가 있고.
창명 (힘없이 죽 받아먹고) 죽 끓여온 건 고마운데, 좀 짜다
죽이...
승완 (성질 나서 죽 푹푹 떠서 갖다대며) 아, 잔말 말구 먹어.
창명 야, 뜨거우니까 좀 식혀서 넣어줘.
승완 으유, 진짜... (죽 떠서 식힐려고 후~ 부는 입모양 하는
데)
순간 화기애애한 웃음소리 들려오자 귀 더욱 쫑긋하며
신경쓰는데
그 바람에 들고 있던 숟가락 무의식적으로 그냥 창명 입
에 쑤셔넣고
창명 앗, 뜨거! (비명지르고) 얌마, 입천장 다 까지는 줄 알았
어!
승완 (반응 없이 가만히 바깥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가) 왜 이
렇게
조용해? (흠칫! 긴장된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 나가고)
S#18 신혼집 앞 파라솔(D)
도현 근데 신비가 안보이네요? 많이 컸겠다.
세진 지금, 할아버지 댁에 가 있어요.
도현 누구 닮았어요?
세진 (아이 얘기에 금새 미소 생기며) 엉뚱한 건 날 닮았구,
똘망똘망한 건
자길 닮았대요 승완이가. 인정하긴 싫지만 승완이를 닮
긴 닮았어요.
그건 쬐끔 인정해요.
도현 .... (행복하구나... 바라보다가) 순 엄살이었네...그때
결혼식장에서 내 손 잡고
도망가달라고 했던 건.
세진 아우, 진짜 기억 잘한다? 난 다 잊어버렸는데.
도현 ... (보다가 좀 웃으며) 이제 내가 도움을 청해야겠는데
요?
세진 무슨 도움이요?
도현 (장난처럼 한 손 내밀어 세진 흉내 내며) 이 재미없는
일상에서 내 손 좀
잡고 도망가 주세요.
세진 (피시시 웃는데)
세진을 향해 뻗어있는 도현의 손을 척! 잡아채는 승완.
승완 (좀 굳은 표정으로) 창명이가 찾으니까 가보지 그만?
S#19 신혼집 거실(D)-대사 수정됐음
문 벌컥 열고 들어오는 승완. 곧바로 따라들어오는 세진
이고.
세진 야, 너 진짜 왜 그래?
승완 (심드렁하게) 뭐가?
세진 어쩜 그렇게 무례할 수가 있냐구!
승완 (심사가 꼬인다) 뭐? 무례? 누가, 누구한테?
세진 누구긴 누구야! 도현씨 말끝마다 딴지 걸면서 이죽거리
는 게, 아주 가관
이던데 뭘?
승완 도현씨이? 언제부터 씨자 붙이면서 그렇게 살가운 사이
가 됐어들?
세진 너, 혹시 채영이 때문에 그래?
승완 (어이없다는 듯이) 뭐?
세진 이제 다 지나간 옛날 일 갖구, 언제까지 그럴 거야 도대
체?
승완 너야말로 그렇게 눈웃음이 헤픈 앤 줄 몰랐다 나는.
그런 바람둥이 자식한테 꼬리칠 생각이 드냐 너는?
세진 (어이없고) 뭐어?
승완 (세진 흉내내서 두 손 합장하듯 모으며) 그때 일도 잊어
주세요 제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애써 잊어야 될 사연이 그렇
게 많어?
세진 너보다 능력 있고 멋진 남자를 보니까 질투 나디? 아님
열등감 느껴지디?
니가 그렇게 쪼잔하게 구니까 채영이가 그쪽을 선택하
지!
승완 뭐어?
세진 남자가 좀 그렇게 듬직하고 쿨한 맛이 있어야지, 언제
까지 애처럼 그럴 거야?
넌 애 아빠가 돼서도 아직 신비만도 못하잖아.
승완 뭐야! (열받아서 거실 한구석에 쑤셔박아놨던 원서 찾
아서 내밀고) 자!
세진 (집어서 보며) 이게 뭐야? (했다가 보면, 키즈베어 원서
고! 놀라서)
승완 탁아시설도 잘 돼 있고, 기혼자한테 많이 유리한 회사
란다!
세진 너, 이거 어디서 났어? 안그래두 나 여기 지원하려구 그
랬는데...
승완 채영이가 주더라! 너 취직 못하고 있는 거, 안됐다고!
너 자존심 상할까봐
내가 말 안하려고 했는데, 어차피 니가 더 구길 자존심이
나 있냐!
세진 (굳고) 너...채영이 만났었어?
승완 그래, 만났다 어쩔래! 내가 걔한테 준 상처 생각하면,
나 걔 앞에서 무릎 꿇고
수천번을 빌어도 모자라. 근데 얘 하는 행동을 봐라. 얼
마나 마음 씀씀이가
크냐? 쿨하다는 건 이런 걸 두고 말하는 거야...알어!
세진 (열받고, 울컥해서 버럭) 야, 한승완!
승완 (버럭) 아, 귀청 터지겠네! (하는데)
순간 울리는 전화벨(E).
세진 (씩씩거리며 노려보다가 일단 가서 전화받고) 여보세
요!
(했다가, 언제 화가 났었냐는 듯 금새 부드럽게 풀어지
며) 신비야...
승완 (확 돌아보며, 역시 눈빛 순해져서) 신비?
S#20 한범수의 집(D)
뭔가 영어가 적혀 있는 종이(내용은 보여주지 말고) 한
장 들고 전화하고
있는 신비.
신비 신비 오늘 큰엄마한테 영어 배웠다? (소근거리듯) 내
가 엄마아빠 줄 선물
만들었는데, 나중에 보여줄게.
S#21 신혼집 거실+한범수의 집(D)
신비와 전화통화하느라 이미 전의를 상실한 두 사람.
현재 전화기를 점거한 세진 옆에 승완 역시 착 달라붙어
있고
세진 선물? 그게 뭔데? 나중 말구 지금 가르쳐주면 안될까?
신비 지금은 비밀~
세진 그럼 나중에 엄마한테 꼭 보여줘야 돼. 약속~
승완 (전화기에 머리 들이밀며) 아빠한테도~ 알았지?
신비 어. 아빠두. (아무도 보는 사람 없는데, 새끼 손가락 들
어보이며) 약속~
세진 (저리 비키라며 밀어내고) 엄마가 꼭 신비 찾아올 거니
까, 신비 할아버지
말씀 잘 듣구, 밥 잘 먹구...
신비 네!
세진 쌍둥이 동생들이랑두 싸우지 말구, 엄마 보고 싶다고
떼쓰구 울면 안돼...
알지?
신비 (잠시 대답 없이 시무룩했다가) 보고 싶다...
세진 (눈물 그렁해서) 엄마도 신비 많이많이 보고 싶다. 잘
있어, 신비야...
신비 응...
승완 아 이리 쫌 줘봐... (기어이 전화기 뺏어서) 신비야... 신
비야... (보면, 이미
끊어졌고) 뭐야... 끊어졌잖아.
세진 (울먹울먹해지며) 보고 싶다...한신비....
승완 (역시 울먹해지며) 보고 싶다...한신비...
그러다 문득 동병상련의 기분으로 마주보는 두 사람인데
S#22 한범수의 집 앞(N)
나무 사이에서 쑤욱 올라오는 세진의 얼굴, 뒤이어 솟아
오르는 승완의 얼굴.
세진 (보고 싶어서 울먹해지며) 신비야.... (하는데)
그 소리를 듣기라도 한 양, 창문이 열리며 귀여운 신비
의 얼굴이 나타나고!
승완,세진 (낮은 목소리로) 앗! 신비야! 신비야!!!
두리번두리번하다가 두 사람을 돌아보는 신비. 서로를
발견한 세 사람.
신비, 승완과 세진을 향해 아이러뷰~! 사랑해~! 작게 소
리치며 난리가 났고.
신비 앞에서 마치 길거리 공연이라도 하듯 뿡뿡이 체조,
박수홍 춤을 추기도
하는 승완과 세진이고. 소리죽여 큭큭 웃는 신비고.
그렇게 마치 연인의 창 아래에서 사랑의 세레나데라도
부르듯 귀엽게 감정을
소통하는 세 가족의 모습인데.
S#23 한범수의 집 내 쌍둥이 방(N)
쌍둥이들은 이미 뒤엉겨서 잠들어 있고.
한범수 (문 빼꼼이 열며) 신비 자냐?
그 소리에 창가에 붙어 있다가 후다닥, 침대로 들어가 자
는 척 하는 신비.
신비 (이불 덮어쓰고) 네... 자요.
한범수 (들어와서 보고, 웃고는) 창문 열어놓으면 감기 걸린
다. (창문 닫아주고,
이불 걷어차고 자는 쌍둥이들 이불 덮어주고 나가면)
신비 (다시 눈 반짝 뜨고)
S#24 한범수의 집 앞(N)
닫힌 창문 보며 실망감에 시무룩해진 승완과 세진.
허탈하게 뒤돌아서는데 그때, 그들 앞으로 날아오는 종
이비행기!
놀라서 돌아보면, 신비가 창가에서 귀엽게 손을 흔들고
있고.
두 사람, 종이비행기를 펴서 보면,
(인써트) 종이비행기 속의 내용. 삐뚤삐뚤한 글씨로 씌어
진 영어로,
Family= Father and mother, I love you!!!!
신비 (E) 패밀리란, 파더 앤 마더, 아이 러뷰~
감격한 승완과 세진, 창가쪽을 바라보면
귀엽게 씨익 웃고 있는 신비. 손 흔들어주고는 곧 창문
안으로 사라진다.
세진 ...신비야... (눈물 그렁해서 빈 창가 바라보는)
승완 ... (역시 찡해서 보다가) ... (문득 세진을 가만히 바라
보는 시선)
세진 (E) 그래, 결심했어!!!!
S#25 신혼집 거실(N)
세진 (채영이 준 입사원서를 손에 꼭 쥐고) 나, 이 회사에 입
사, 할 거야!
승완 아...아니 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는데...아깐 내가 좀 흥
분해서...
세진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까, 채영이한테 고맙더라구. 실
은 그날 지원하는
회사마다 문전박대 당하는 내 신세가 쪽팔려서, 채영이
한테 이 회사 다닌다구
뻥쳤거든... 근데 다 알면서 원서도 챙겨주구. 니 말대루
진짜 쿨하네 걔.
승완 ...
세진 이왕 이렇게 된 거 진짜 입사해서 현실루 만들어버리
면, 거짓말두 정말이
되는 거잖아.
승완 그래두, 딴 회사도 많은데 자존심 다쳐가며 이 회사를
고집할 필요는...
세진 내가 바보였어. 이렇게 취직이 절실한 마당에 그깟 자
존심이 무슨 소용이야?
지금으로선 하루라도 빨리 취직해서 신비를 찾아오는
게 급선무야.
승완 ...
세진 나, 신비를 위해서라도 꼭! 여기 합격하고 말 거야! (투
지를 불태우는)
승완 ... (보다가) 그래, 니 생각이 정 그렇다면, 나도 힘 닿
는 데까지 도울게.
아자!
(M) 밝은 음악 깔리며
S#26 신혼집(N)
면접 예상문제 뽑아주는 승완이고
승완 (진지하게) 너는 결혼을 했기 때문에, 십중팔구 육아와
회사프로젝트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이 나올 거야.
세진 음... (끄덕끄덕)
승완이 면접관이 되고, 세진이 지원자가 되어 질의 응답
연습이 가는...
(두 사람의 모습, 재밌고 활기차게!)
승완 정세진씨는 결혼을 하셨는데, 육아와 회사 프로젝트
중 선택하라면 어떤 것을
선택하겠습니까?
세진 (인상 팍 쓰고 전투적으로) 그야 당근 육아죠!
승완 아니지 아니지... 인상 좀 풀고, 어깨 힘 빼고, 입술은
가볍게 미소...
(점프)
승완 (입모양만) 육아와 회사 프로젝트 중 어떤 것을....?
세진 (오버해서 방실방실 웃으며) 아무래도 아이를 선택하
는 게 보편적인 엄마들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데요,
승완 너 지금 어디 맞선 보러 나왔냐? 왜 그렇게 몸을 배배
꼬냐?
세진 아, 어깨 힘 빼라며!
(점프)
승완 (입모양만) 육아와 회사 프로젝트 중...?
세진 (또랑또랑하게) 저는 육아와 회사일, 어느 것이 더 중요
하냐는 질문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 더 슬픕니다. 그런 문제로 갈등하는 데 힘
과 노력을 낭비하느니,
국가 차원에서 탁아시설과 사회보장시설을 강화해서,
좀 더 효율적으로
노동력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승완 (끄덕끄덕) 좋아. 여기서 한번 시니컬하게 웃어.
세진 시니컬하게?
승완 이른바 화,룡,점,정! 으로 마무리한다. (시범적으로 씨
니컬하게 웃음짓는)
세진 (비식 웃어보이며) 이렇게?
승완 그게 시니컬한 거냐? 맞장 뜨자는 거지!
승완, 제대로 못하는 세진을 혼내기도 하고.
거울 앞에 나란히 서서 스마일~~!스마일~! 웃는 연습
도 해보고.
모델처럼 당당하게 걷는 연습도 해보고.
그러다가 마침내 굳!! 외치며 투 썸즈 업! 하는 두사람!
S#27 한범수의 집 외경(D)
S#28 한범수의 주방(D)
한범수네 가족의 아침식사 시간.
번갈아가며 쌍둥이 밥 위에 맛있는 반찬 놓아주는 승필
과 현주.
승필 (생선뼈 발라주며, 흐뭇하게) 그래, 산이 강이... 생선
두 먹어야지...
현주 (물잔 챙겨주며) 강이 물도 좀 마시고.... 꼭꼭 씹어 먹
어.
신비 (그 모습 숟가락 빨며 보고 있고)
한범수 (신비 마음 알아채고, 승필과 현주에게 눈치주는데)
푸욱----! 긴 한숨 소리.
가족들 ? (신비 쪽을 보면)
신비 (귀엽게 한숨 푸욱....한숨 내쉬며) 보구 싶다. 정세
진....
윤태희 뭐? 정세진?
가족들 !!! (신비를 보는)
한범수 (당황해서) 시...신비야. 엄마를 그렇게 부르는 게 아니
지....
신비 왜요오....? 우리 아빠는 맨날 정세진이라구 부르는데
요?
한범수 ! (고개 틀고, 험악한 표정으로 입 모양으로만, 내 이눔
의 자식을 그냥)
신비 (다시 한번 귀엽게 푸욱....한숨 내쉬며) 보구 싶다. 한
승완....
가족들 ...(더 말해 무엇하리...)
S#29 한범수의 집 내 쌍둥이 방(D)
아기 방처럼 꾸며져 있고. 입에 체온계를 물고, 이마에
핫팩을 붙이고
침대에 누워있는 신비. (실은 꾀병이다!)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한범수와 윤태희.
윤태희 신비야, 많이 아파?
신비 아파요.... 할머니, 나 잠자고 싶어.
윤태희 그래그래...얼른 자. 할머니가 안깨울게. (토닥토닥 해
주고)
한범수 (보며, 안쓰럽고...)
윤태희, 한범수와 함께 나가고 나면,
신비 .... (자는 체 하면서 슬쩍 실눈을 뜨고 보는)
S#30 한범수의 거실(D)
출근하는 한범수를 배웅하는 윤태희. 거실 소파에 앉아
서 신문을 보는 승필.
한범수 (나가며) 신비 아픈 거 승완이네한테는 말하지 말어.
괜히 욕만 먹지.
윤태희 그러게, 그냥 당신이 좀 굽히고 들어갔음 될걸, 이게
뭐예요.
애를 지 부모랑 억지루 떼어놓구 생이별을 하게 만드니
까 병난 거잖우.
한범수 내가 생각도 없이 그런 줄 알아? 걔네도 지금 한가한
처지가 아니잖아.
승완이놈은 비행교육원 들어가서 힘들고, 세진이도 취
직 준비하느라
정신 없는데, 신비까지 신경쓸 겨를이 있겠냐구.
윤태희 그럼 걔네들 생각해서 대신 맡아주는 거란 말이유?
한범수 더불어 녀석들 정신머리도 좀 바로잡고! 암튼, 일단
내 말대로 해.
윤태희 알았어요. 다녀오시구랴...
한범수 (나가고)
윤태희 큰일났네... 오늘 꼭 나가봐야 되는데, 신비가 아프니
데려갈 수두 없구,
그냥 두구 갈 수두 없고...
승필 너무 걱정 마세요. 그거 꾀병이에요...
윤태희 꾀병?
승필 제가 소아과 의산데 보면 모르겠어요? 엄마아빠 보고
싶으니까
괜히 저러는 거예요.
윤태희 뭐? (화난 거 아니고 어이 없어서) 고거 참 조막만한
것이 맹랑하네...
승필 어차피 제가 오늘 오프구, 신비는 제가 볼테니까 어머
닌 볼일 보고 오세요.
윤태희 그래, 너두 새벽에 수술 있어서 피곤할 텐데, 그럼 쉬
어.
S#31 한범수의 집 내 쌍둥이 방(D)-수정씬
승필과 함께 동물 도감을 보고 있는 신비이고.
피곤하고 졸려죽겠지만 함께 읽어주고 있는 승필.
승필 기러기는 다리가 오리보다 앞으로 나와 있어 더 빨리...
(읽다가 꾸벅 졸고)
신비 (잠 깨라고) 큰아빠!
승필 으...응? (꿈뻑 깨고) 어...그래... 다음엔 뭐가 있나?
(귀찮아서 아예 왕창
뒷장으로 넘겨버리고) 음... 황새... 황새목 황새과의 조
류로...천연기념물
제199호, 몸길이 약 112cm
신비 (황새란 말에 귀 쫑긋해서 사진을 보다가, 쿵! 충격받
는) ...!
신비 (마음속 소리.E) 나랑...하나도 안 닮았다!
신비 큰아빠, 할아버지가 황새가 신비 엄마라고 했는데, 왜
신비랑은 하나도 안
닮았어요?
승필 그야 황새는 새니까 사람인 신비랑은 안 닮았지.
신비 (여전히 미심쩍은 얼굴로) 그럼 뱁새는 신비랑 닮았어
요?
승필 뱁새도 마찬가질 걸.
신비 그럼 황새는 어디 살아요?
승필 글쎄다... 왜? 어디 사는지 알고 싶어?
신비 네. (옆에 있던 크레파스랑 스케치북 내밀며) 가르쳐주
세요.
승필 (쩝, 입맛 다시다가, 대충 허접한 약도를 그려주는) 그
럼 황새네 집
지도를 그려줄게... (실은 승완네 신혼집 가는 길이다)
요 앞길로 쭉 내려가면
마을 버스 정류장이 나오거든. 거기서 1번 마을 버스를
타고... (어쩌고
하면서 슥슥 지도 그리는)(* 집그림 위에는 황새네 집 적
혀 있고, 약도에
1번 마을 버스, 다섯 구역 뒤, 무슨무슨 정류장 따위의 표
시도 해주고,
허접하지만 알아는 볼 정도로)
신비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가) 여기 가면 황새 만날 수 있어
요?
승필 (크레파스 놓고, 건성으로 대답해주며) 아마도...그렇겠
지?
신비 (골똘히 생각하는)
승필 (길게 하품하고) 큰아빠가 너무 졸려서 그러는데, 한숨
자고나서 책 읽어줄게.
신비도, (눕히며) 여기 누워서 코...자자.
신비 (내키지 않지만 억지로 눕고)
자장자장.....누워 있는 신비를 먼저 재우고 있는 승필이
고...
그러나 너무나 졸린 승필.... 자꾸만 눈이 감기고.
(점프)
상황 바뀌어, 자장자장....누워 있는 승필을 재우고 있는
신비....
잠들어 있는 승필을 확인하고는 조그만 보따리 하나 들
고 나와 살살 밖으로
나가는 신비.
S#31-1 거리 일각(D)-추가씬
긴 막대기(장난감 응용해도 좋고)에 보따리 하나 달랑 매
달아 봇짐처럼
어깨에 맨 신비, 먼 하늘을 응시하고 있다. 한손에는 승
필이 그려준 약도를
들고 지나가던 행인에게 길을 묻는다.
신비 (약도 보여주며) 여기는 어떻게 가야 돼요?
행인 (약도 보고) 여기가 어딘데?
신비 (해맑게 웃으며) 엄마 있는 곳이요.
만나는 사람마다 길을 물어보는 신비고, 그때마다 길을
가르쳐주거나
버스 태워주는 행인들 몽타주의 느낌으로 가도 좋고.
S#32 신혼집 거실(D)
스커트 정장차림으로 후다닥 방에서 나오는 세진이고.
역시, 비행교육원 제복을 입고 넥타이를 매면서 방에서
나오는 승완.
바쁜 분위기로.
세진 (바쁜 와중에도 딴에는 신경 썼다) 야, 어때? 좀 촌스럽
지?
승완 아니.
세진 (좋아서 표정 밝아지며) 괜찮아 그럼?
승완 쫌이 아니라 많이 촌스럽지. 넌 뭘 입어두 아동복이 되
는구나.
세진 ....(의기소침해지다가 앗! 시계 보며) 어떡해 어떡해!
오늘 면접
두 군데나 뛰어야 되는데!!! (후다닥 현관으로 뛰어나가
고)
승완 야야, 그렇다고 운동화를 신으면 어떡해!
세진 (맞다!) 엄마! (다시 하이힐 꺼내 신고)
S#33 신혼집 앞(D)
후다닥 뛰어나오는 세진인데.
찌릉찌릉 소리가 들려 돌아보면, 낡은 자전거를 끌고 오
는 승완.
세진 어, 그 자전거는 웬 거야?
승완 창명이꺼 잠시 빌렸다! (엄지 손가락으로 뒷좌석 가리
키며) 야, 타!
세진 (피식 웃고) 폼 잡기는... (뒤에 올라타고)
승완 (막 출발하려다가 옆에 세워져 있는 도현의 차에 시선
이 가고. 괜히, 발로
타이어 한번 뻥 까면)
세진 (승완의 뒷통수를 때리며) 야, 왜 남의 차를 걷어차냐?
승완 아, 짜식이 주차 위반했잖아! (심통 부리는)
세진 (밉지 않게 흘기며) 쓸데없는 짓 말구, 빨리 가기나 해.
승완 그럼, 출바알~!
세진을 뒤에 태우고 신나게 출발하는 승완의 자전거!
S#34 거리(D)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승완과 세진.
그렇게 달려가는 두 사람의 청량한 모습.
세진 ... (승완의 허리춤을 잡은 채 왠지 설레는)
승완 ... (왠지 뿌듯하고 으쓱해지는) 야, 꼭 잡어!
세진 (감정 숨기고) 야, 이 속도로 제때 도착이나 하겠냐?
승완 니가 무거우니까 그렇지! 살 좀 빼라!
세진 뭐어? (뒤통수 철푸덕 때리고)
승완 아얏! (뒤통수 감싸안으며)
그 바람에 어어~ 하며 중심을 잃고 S자로 비틀거리며 가
는 자전거,
겨우 중심잡고 다시 달려가는 데서
S#35 다른 기업 회사 앞(D)
달려와서 끽~ 서는 승완의 자전거. 세진, 허겁지겁 내리
다가
자전거 바퀴나 나사에 스타킹이 끼어 올이 나간다. 그 사
실도 모르고
인사도 하는둥 마는둥 다급하게 계단을 뛰어올라가는 세
진인데.
승완 (스타킹 올 나간 걸 봤다) 어? 야 야! 정세진!
승완의 부름에도 못 듣고 로비로 뛰어들어가는 세진이
고.
S#35-1 회사 면접대기실(D)
겨우 면접 장소 찾아서 와서 휴- 안도하며 앉는 세진인
데,
의자에 앉자마자 올 나간 스타킹이 눈에 띈다.
세진 (이런... 벌떡 일어나는데)
저만치 면접 대기실 밖에서 손짓하는 승완이 보이고.
S#35-2 회사 일각(D)
여러 가지 종류의 스타킹을 색깔별로 마치 부채꼴로 펼
쳐 내미는 승완이고.
승완 어떤 걸루 사야 될지 몰라서 그냥 종류별로 다 샀다. 필
요없는 건 니가
알아서 환불해라. 여기 지하 구내 매점이다.
세진 (약간 감격) 야, 한승완...
승완 이거 산다구 쪽팔려 죽는 줄 알았어 나. (면접 대기실
쪽 살피다) 야, 얼른
들어가! 면접 시작하기 전에 정신통일 해야지!
세진 너두 빨리 가. 학교 늦겠다!
승완 (웃으며) 알았어... 면접 잘해! 파이팅! (하고 급하게 돌
아서서 가는)
세진 ... (승완 가는 뒷모습을 왠지 짠해져서 보는)
S#35-3 회사 앞(D)
나와서 자전거 세워둔 곳으로 오는 승완, 괜히 건물쪽을
한번 더 뒤돌아보며
나름 뿌듯하고 들뜨기도 하고...
승완 (큰 소리로) 아자! 정세진 파이팅!
그러고는 쳐다보는 사람들 시선에 챙피해서 얼른 자전
거 몰고 가는 승완에서
S#36 키즈베어 면접장(D)
테이블과 의자 세팅하며 면접을 준비하고 있는 직원들.
들어오는 채영, 직원 중 한명에게 다가가고,
채영 수고하십니다. 저는 새로 부임한 마케팅 팀장 이채영인
데요.
직원 아, 네에... 근데 무슨 일로?
채영 혹시 이번에 마케팅부를 지원한 사람들의 명단을 좀
볼 수 있을까요?
업무상 좀 필요해서 그러는데요...
직원 잠시만 기다리세요... (명단 찾아서 주는)
입사 지원자들의 명단을 훑어보다가, 그 중에서 세진의
이름을 발견하고
야릇한 미소를 짓는 채영.
채영 (명단 돌려주며, 비즈니스 스마일) 고맙습니다. 수고하
세요. (나가는 데서)
S#37 도현의 오피스텔 + 키즈베어 일각(D)
침대에 잠들어 있는 도현인데, 울리는 전화벨(E).
도현 (액정 확인하면, 이채영 이름 뜨고. 전화받으며) 무슨
일이야?
채영 이 시간까지 잤어?
도현 어제 밤 늦게까지 숙제했거든.
채영 장은조 사장님이 내준 숙제?
도현 뭐 그렇지.
채영 오늘 면접 있다는 사실 알지?
도현 그런가? 관심이 없어서...
채영 느이 큰형으로부터 꼭 면접 참관하라는 명령이 있었다
던데? 안 나오면 피곤한
일이 생길 텐데...
도현 지루한 자리는 딱 질색이야.
채영 지루할지, 흥미진진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잖아.
도현 무슨 소리야?
채영 널 위해 아주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는데, 그 역사적인
순간을 놓치면
아깝잖아.
도현 선...물? 너, 꼭대기형 사주 받았냐? 갑자기 왜 은근 압
력이야?
채영 일단 회사 나와. (의미심장한 미소) 아주 재밌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도현 ... (의도를 모르겠고)
S#38 도현의 오피스텔 앞+신혼집 앞(D)
출근 차림으로 나오는 도현, 봇짐을 매고 신혼집으로 걸
어올라가는
신비를 발견하고 고개 갸웃하며 보는데...
신혼집 앞까지 온 신비, 문을 빤히 올려다 보다가
신비 황새집이 우리집이잖아. (문득 승완과 세진이 그립고)
엄마...아빠...
반가움에 달려가 문고리 철컥철컥 돌려보는데, 잠겨 있
는 걸 확인하고
신비 거짓말... (울먹하더니, 느닷없이 온몸을 날려 철푸덕!
문에 달라붙는다)
도현 !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이다!)
신비 (그 상태 그대로 절망스럽게 쭈우욱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앉으며)
거짓말! 거짓말! (울부짖는다)
도현 (딱 보니까 누구 딸인지 알겠다. 피식 미소 지어지고)
문 앞에 앉아 있는 신비 앞으로 와 서는 도현이고.
도현 너, 혹시 이 집 사니?
신비 ? (빤히 쳐다봤다가, 끄덕끄덕)
도현 그럼...아빠 이름이?
신비 뱁새요.
도현 뱁새? (귀엽다. 쿡 웃고) 그럼 엄마 이름은?
신비 황새요.
도현 (허, 웃어버리는 데서)
면접관 (E) 정세진씨!!
S#39 다른 기업 면접 대기실(D)
대기해서 앉아 있던 세진, 네! 대답하며 일어서고, 면접
실 쪽으로 향하다가,
아차! 핸드폰을 끄고.
S#40 항대 강의실(D)
승완, 자리에 앉아 전공서적 넘기고 있는데.
옆에 앉은 창명, 심각한 표정으로 문자메세지를 날리고
있는,
창명 메시지 (E) 일진씨... 도저히 그때 일이...용서가 안돼요... 우
리, 그냥 헤어져요.
(까지 썼다가 고개 저으며 지워버리고)
창명 메시지 (E) 일진씨... 모든 걸 용서할 테니까 돌아와요... 사
랑은...돌아오는 거래요.
(또 아니아니... 지워버리고)
창명 메시지 (E) 일진씨... 내가 잘못했어요. 한번만 용서해줘요.
제바알....
처음과는 달리 점점 비굴해져가는 메시지, 썼다가 지워
버리기를 반복하며
너무나 괴로워하는 창명이고.
그런 창명을 보다가, 슬쩍 자신도 핸드폰을 꺼내드는 승
완.
세진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내려 문자를 치는,
승완 메시지 (E) 세진아, 실은 오늘 너 이뻤... (까지 쳤다가 망설
이는, 지워버리고)
승완 메시지 (E) 내가 항상 옆에서 응원하고 있다는 거 알지? 파
이팅! (또 지워버리고
다시 치는)
승완 메시지 (E) 정세진, 너 오늘 최고였어. 분명히 넌 잘 해낼...
(까지 쳤는데)
교수가 들어와, 핸드폰에 고개 박고 있는 창명과 승완을
확 째려본다.
승완 ... (잠깐 시선 들었다가 교수와 눈 마주치자, 흐... 웃으
며 핸드폰 내리고)
결국 응원 메시지 못 보내고 핸드폰을 꺼버리는 승완에
서.
멘트 (F) 고객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소리샘으로 연결....
S#41 신혼집 문 앞(D)
파라솔 앞에 함께 앉아 있는 도현과 신비고.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멘트 듣고는 그냥 핸드폰 폴더
를 접는 신비.
도현 왜? 엄마랑 아빠 둘 다 전화 안 받아?
신비 (끄덕끄덕) 고맙습니다. (핸드폰 돌려주는)
도현 할아버지 집 전화번호는 몰라?
신비 ...알아요.
도현 그럼 거기 전화해 보자. 몇 번이지? (전화 걸 준비하며)
신비 엄마가, 모르는 사람한테는 전화번호 가르쳐주지 말랬
어요.
도현 아저씨 모르는 사람 아니구, 신비 아빠엄마의 친구야.
난 애기 때 신비두
기억하는데, 신비는 아저씨 기억 안나?
신비 (도리도리) 기억 안나요.
도현 음....어떻게 증명하지 그럼? 아! 신비 아빠는 파일럿이
될꺼지?
신비 어? 어떻게 알아요.
도현 아저씨두, 파일럿이 될 뻔했었거든. (주머니 뒤적이더
니, 집 열쇠가
달린 비행기모양 열쇠고리를 꺼내 보여주며) 이것봐, 비
행기두 있지?
신비 어? 우리 아빠꺼랑 똑같은 거다!
도현 학교에서 기념품으로 나눠준 거야. 아빠랑 아저씬 같
은 학교를 다녔거든
신비 아아.
도현 어때? 이제 아저씨 믿을 수 있지? 그럼 할아버지 집 전
화번호 가르쳐줄래?
신비 ... (보기만)
도현 ...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왜. 아직도 아저씨 못 믿겠
어?
신비 할아버지네 가기 싫어요. 쌍둥이도 싫고, 엄마아빠도
못 만나게 해요.
그냥 여기서 기다렸다가 한승완이랑 정세진 만나고 갈래
요.
도현 (난감하게 바라보는 데서)
S#42 키즈베어 로비(D)
신비의 손을 잡고 출근한 도현이고, 지나가던 직원들 도
현에게 인사하면
어색하고 난감한 표정으로 목례하는 도현.
‘어머, 민도현 실장 유부남이었어?’ ‘애도 있었어?’
따위의 말들 뒤에서 수군거리는 직원들이고.
도현 .... (큼큼, 난감한데)
신비 아저씨, 우리 어디 가요?
도현 신비 이모한테.
신비 우리 이모가 여깄는지 어떻게 알아요?
도현 신비 이모 남자친구랑 아저씨랑두 친구거든. (하는데)
채영 (E) 민도현.
도현 ? (보면)
채영 (손에 서류 따위 하나 들고, 도현 쪽으로 걸어오며, 웃
는) 말 잘 듣네?
(손목시계 보며) 쫌 늦었지만. (하다가 신비를 보며) 누
구....야?
신비 (채영의 시선, 경계하듯 얼른 도현의 뒤로 숨고)
도현 (웃으며) 괜찮아 신비야. 이 언니두 신비 엄마랑 아빠
친구야.
채영 (놀라서) 신비....? 그럼....
도현 맞아, (웃으며) 승완이랑 세진씨 딸이자, 민도현의 여자
친구 한신비.
(뒤에 숨은 신비를 보며 웃어주며) 그치?
신비 (좋아서 귀엽게 끄덕이고는) 아저씨랑 신비 결혼할꺼
야. 그치?
도현 어우, 영광이지 그럼. (귀여워서 웃는데)
채영 어떻게, 된거야. 애 엄마 아빠는 어딜가구 니가.
도현 얘기하자면 긴데, 신비 이모한테 데려다주려던 길이야.
채영 ... (신비 바라보며) 아빠를 참 많이 닮았네?
신비 (기분 좋아서 해맑게 씨익 웃고) 정세진도 닮았어요.
채영 ....(보다가, 신비 앞에 키 맞춰서 보며) 언니는 이채영
이야.
다음에 보면 아는 체 하기다? (손 내밀고)
신비 (귀엽게 씨익 웃으며 악수하고)
채영 간다. 면접 진행 맡았거든. (뒤돌아가며, 어쩐지 기분
묘해지고)
도현 ... (그런 채영을 보며)
S#44 의상실(D)
일진에게 사과의 선물로 줄 옷을 고르고 있는 창명이고,
창명을 따라온 승완, 심드렁하게 주위를 둘러보고...
창명 (이 옷 저 옷 들어 보며) 야, 승완아... 이게 낫냐 저게
낫냐? 어떤 게
더 어울릴까? (심각하게 고민 들어가고)
승완 야, 대충 좀 해라. 기집애처럼 고르기는...이런다구 뭐
가 달라지냐?
창명 (연애의 달인인 양) 무슨 소리...여자들은 선물공세에
약한 법이거든.
승완 ... (관심 없는 척 듣고 있다)
창명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일단 투자를 해라!
승완 (자신도 모르게 슬쩍 옷을 골라보게 되는)
진열된 옷 중 하나를 집어들며 ‘이 옷을 세진이 입으면
어떨까?’
상상해보는 승완인데
S#45 승완의 상상(D)
(‘프리티 우먼’ 정도의 경쾌한 음악 흐르는 가운데 세진
의 깜찍발랄 패션쇼)
짜잔~ 피팅룸에서 방금 승완이 고른 옷을 입고 나오는
세진.
어떠냐는 듯 승완을 보면, 팔짱을 끼고 찬찬히 보다가 고
개 젓는 승완이고.
다시 피팅룸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다른 옷을 입고 있는
세진이고.
그렇게 거듭되는 세진의 변신! 그에 따라 제각각의 반응
보이는 승완.
마침내 엄지 손가락 들어보이며 만족스럽게 미소짓는 승
완에서
S#46 의상실(D)
입가에 함박미소 머금은 채,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승완.
점원 (E) 애인한테 선물하시게요?
승완 (퍼뜩 꿈에서 깨) ...예? (손에 쥔 옷 들고 호기롭게)
아, 이거 얼마에요?
점원 30% 디씨된 가격으로 57만원인데요.
승완 ! (눈 휘둥그래져서. 너무 비싸다) 디,디자인에 비해 싸,
싸네요.
(슬쩍 놓고 내려놓는) ....
창명 (불쑥 끼어드는) 왜, 제수씨 사줄려구?
승완 (뒷머리 긁으며) 아니 뭐...꼭 그렇다는 건 아니고.
창명 (음흉하게 웃으며) 이자식 이거이거. 한동안 집안에 촛
불 켜고 분위기
잡더니, 만리장성을 쌓았구만. (속삭이듯) 조만간, 신비
동생이 탄생하는 거냐?
승완 (째리며 뒷통수 팍! 치면서) 죽을래?
점원 (끼어들며) 어머, 결혼하셨구나아? 그럼 부인 사이즈
가 어떻게...?
승완 사이즈를 모르겠네요. 사이즈 알아서 나중에...
창명 (O.L) (전화기 내밀며) 전화로 물어봐.
승완 (째려보고)
창명 ? (보다가, 앗차! 엄청 큰소리로) 아참 너, 돈이 없구나!
승완 (째려보며, 이 악문 소리로) 그냥, 니 옷이나 사고 나가
지?
창명 야, 이 옷 어떠냐?
승완 (보지도 않고) 살 능력은 되시고?
창명 (준비해온 스카프를 하나 꺼내서 옷에 대보고는) 음, 어
울리겠다. (하고는)
나가자... (스카프 도로 집어넣고 나가며) 감사합니다.
벙쪄서 바라보는 승완과 점원이고.
S#47 거리(D)-장소변경
걸어오고 있는 승완과 창명.
승완 아우, 쪽팔려. 안 살꺼면 주물럭거리지나 말지, 자식.
창명 내가 일진씨를 위해 산 스카프가 이 세상 모오든 옷에
잘 어울리나
확인해봐야지.
하다가, 엇! 악세서리 가판대를 발견하고는 쪼로로 달려
가는.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따라가는 승완이고, 역시 아까의
그 스카프
꺼내들고는, 머리핀에 색상 맞춰보는.
승완 자식, 남대문에서 스카프 하나 사와가지고 드럽게 번잡
하게 구네 진짜.
창명 내가 일진씨를 위해 산 스카프가 이 세상 모오든 악세
서리에 어울리나
확인,
승완 아우 알았어 그래 됐어.
하는데, 예쁜 반지 하나에 시선이 가는.
어찌 보면 유아틱하고 촌스러운 꽃반지.
승완 ....(미소 생기며 꺼내드는데)
창명 그건 뭐에 쓸려구?
승완 어? (쑥스러워서) 어어....신비나 하나 사줄까 하고. (반
지 보며, 저도 모르게
미소 생기며) 야, 이거 손가락에 끼구 피아노 치면 예쁠
것 같지 않냐?
창명 (승완이 집어든 반지 뺏어서 들여다보다가) 신비가 이
렇게 큰 반지를 어떻게
끼냐? 엄지발가락에도 크겠다.
승완 내놔 임마. (뺏고는 바라보며 미소 짓는데) ....
창명 (눈 가느스름해져서) 너, 솔직히 말해봐. 제수씨 사주려
는 거지?
승완 (흠칫!) 아, 아니라니까! (슬그머니 내려놓는데)
창명 (웃으며) 여자들이 보석을 좋아하는 건, 진짜일 때 뿐이
야.
가짜 사줘봤자, 피곤해진다 너.
승완 (슬쩍) 뭐가 어떻게 피곤해지는데...?
창명 괜히 능력 없고 치사한 놈으로 보일 뿐 아니라, 사랑마
저도 모조품이
아닌가...의심하구 든다니까.
승완 ....
S#48 면접대기실(D)
면접표를 가슴에 붙이며 뛰어오고 있는 세진.
시계 확인해보고는 안 늦었다, 안심하며 대기의자에 앉
는 세진인데.
채영 (E) 오늘도 매장조사 하러 나왔어?
세진 ! (돌아보고 당황) ...채,채영아, 니가 여긴 왜...!
채영 음...나두 여기 볼일이 있거든.
세진 너두 여기 면접 보러 왔어? (거짓말한 전적 때문에 쭈
뼛거리며) 참...
원서는...고마웠다.
채영 뭐 별거 아니야. 사실 난...니가 정말 올 줄은 몰랐거
든.
세진 ?
채영 너두 최소한의 자존심이 있는데...내 밑에서 일하긴 좀
그렇잖아. 안그래?
세진 그게 무슨 소리... (설마...하다가 채영의 목에 걸린 사
원 목걸이를 발견.
키즈베어 마케팅 팀장 이채영? 확인하고, 놀라서) 너,
이 회사 다녀?
채영 어머, 내가 말 안했던가?
세진 !
채영 앞으로 자주 볼지두 모르겠다. 하긴...니가 반드시 붙는
다는 보장은 없지 참.
세진 ... (비참함+모멸감)
채영 어쨌든 면접 잘 봐. (픽 웃고는 가다 말고) 근데 그런 옷
은 어디서 파니?
세진 뭐?
채영 날도 날인데, 신경 좀 쓰지... 그리구 옷이랑 스타킹 색
깔이 너무 안 어울린다.
세진 (발끈, 자랑하듯 스타킹 꺼내 보여주며) 염려마. 승완이
가 이만큼 사줘서
종류는 많거든. 니가 하나 골라줄래?
채영 (기막히고) 유치해서 진짜... (가고)
세진 누가 할 소릴.... (궁시렁대고는, 색깔 보며) 이쁘기만
하네 뭐. (하다가 승완의
말 떠오르고)
승완 (E) 쫌이 아니라 많이 촌스럽지...
세진 ... (정말 그런가, 싶고)
S#48-1 패밀리 레스토랑(D)
샐러드 바에서 샐러드를 담고 있는 일진과 민이고.
민 (어딘가를 노려보며) 저 자식은 또 누구예요?
일진 넌 알 거 없어. 어린 것은 좀 빠져라. (하며 어딘가 뜨거
운 시선 보내고)
일진의 시선 향하는 곳을 보면, 도현과 신비가 테이블에
앉아 햄버거를
먹고 있다. 도현을 본 일진, 민에 대한 태도 180도로 변
해 있고.
샐러드를 거의 산처럼 접시에 푹푹! 담고 있는 일진.
신비 (손을 올려 하트 모양으로 하며) 알러뷰~
도현 (눈 크게 뜨고, 귀여워서) 그건 엄마가 가르쳐줬어?
신비 할아버지 집 가서 돈 얻어 와야 된다구 아빠가 시켰어
요.
도현 (하하하, 소리내어 웃고) 역시 한승완답다. 그래서?
신비 (눈 찡긋하면서) 이러면.. 알러뷰~ (코 만지면서 ) 이러
면... 노래~
(뒷통수 긁으며) 이러면... 할아버지한테 안겨야 돼요.
이거, 우리 세 밤 자면서 연습했는데...
도현 (그런 신비 귀여워서 웃음이 절로 나오는데)
그때 산처럼 쌓인 샐러드를 들고 위태위태하게 걸어오
고 있는 일진이고.
신비 와아...써커스다 써커스! (좋아라 박수치고)
일진 (도현에게 샐러드 접시 내밀며) 제 마음을 담아 넉넉하
게 담아봤어요.
도현 (부담스럽고) 아 네에....(받으려는데)
일진 (샐러드 그릇을 건네다가 도현의 손이 닿자 화들짝 놀
라며) 어머!
도현의 바지 위로 샐러드그릇을 엎는 일진! (절대! 의도
한 바는 아니다!)
일진 (당황해서) 어머, 괜찮으세요? (냅킨 따위로 닦아주느
라 난리법썩이고)
도현 (당황해서) 아,아니, 괜찮습니다. 그냥 놔두세요.
일진 아니 그래두 제가 닦아드려야... (하는데, 울리는 도현
의 핸드폰)
도현 (전화 받고) 네...알겠습니다. 바루 면접실루 가죠. 네.
(끊는다)
일진 어머, 오늘 면접보세요? 죄송해서 어떡해요. (도현의
옷 벗기려하며)
일단 벗으세요. 제가 얼른 빨아서 오븐에다 말려드릴께
요.
도현 돼,됐습니다. (겨우 일진이 밀쳐내고는 일어나며) 신비
야, 그럼 이모랑 있어?
신비 아저씨 어디 가?
도현 응. 일하러 가야 돼. 다음에 또 보자?
신비 (울먹이며) 나두 아저씨 따라 갈래. 나두 갈래에에.
일진 어머 신비야, 그럼 안 돼. 넌 여기 이모랑 있어.
신비 아아앙. (울음 터뜨리고)
일진 신비 자꾸 그럼, 이모한테 혼난다? (해놓고는 난감해하
는 도현에게)
얼른 가세요.
도현 ... (가다가, 신비의 울음소리에 마음 약해져서 다시 한
번 돌아보는)
S#48-2 패밀리 레스토랑 앞(D)
도현 ... (마음이 안 좋아서 걸어오고 있는데)
민 (E) 저기요!
도현 ? (돌아보면)
민 (양복바지와 와이셔츠 한 벌 척! 내밀며) 일진 누나가 갖
다 주랍니다.
(무뚝뚝하게) 면접 꼭 합격하시래요.
도현 (펼쳐서 보면, 아르바이트 유니폼이고)
S#49 면접실(D)
장은조를 비롯해 민도일, 면접관1.2 등이 면접관으로 앉
아 있고.
들어와서 자리에 앉는 세진과 후보1,2.
세진 수험번호 ***번 정세진입니다. (꾸벅 인사하며 앉고)
그때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문 열리며
아르바이트 유니폼 차림으로 들어서는 도현.
도현 (면접관들 향해 늦어서 죄송하다는 의미의 목례 짧게)
세진 (무심히 쳐다봤다가) !
도현 (역시 무심히 돌아봤다가) !
도일 (장은조 들으라는 듯, 비식) 골고루 한다 진짜. 반항하
는 방법도
여러 가지네.
장은조 ... (보고)
놀란 눈으로 서로 바라보고 있는 도현과 세진에서.
S#49-1 패밀리 레스토랑(D)
울고 있는 신비를 달래는 일진이고.
신비 아저씨랑 놀고 싶단 말야... (울고)
일진 신비야... 아저씨는 지금 바빠서 안돼.
신비 앙, 그럼 엄마한테 갈래!
일진 아휴, 진짜... 니네 엄마도 면접 가서 바뻐. 어머, 그러
구 보니까 도현씨랑
같이 보겠네...
민이 (들어오면)
일진 어, 민아...옷은 주고 왔지? 도현씨 기분 많이 나빠하지
않든?
민이 (시무룩해서) 누나, 기분은 제가 더 나빠요! (가버리고)
일진 아 진짜...쟤까지 왜 저래... (하고 돌아본 순간, 신비가
보이지 않는다)
시,신비야... 신비야...? (놀라 두리번거리는 데서)
일진(E) 신비야, 신비야~
S#49-2 패밀리 레스토랑 밖(D)
두리번거리며 뛰어나오는 일진
일진 신비야, 신비야! (여기저기 눈으로 찾는데 한쪽 모퉁이
로
신비의 머리끝이 쏙 보였다가 사라지고, 부지런히 따라
간다)
신비 엄마~ (울면서 어디론가 가는 신비)
일진 신비야~ (한숨 놓으며 따라가 안아주고)
신비 이모, 나 엄마한테 갈래! 엄마한테 데려다줘!
일진 (안타까워서 보는)
S# 49-3 면접 대기실이나 그 앞 복도쯤?(D)
두리번거리며 신비를 데리고 들어오는 일진,
사원증 걸고 나오는 직원 붙잡으며
일진 저기요, 면접 보는 데가 어디에요?
직원 저긴데요? (가리키는 쪽 보면, ‘면접장’ 표지가 붙은 방
이 보인다)
일진 끝나려면 아직 멀었나요?
직원 글쎄, 그런 것 같네요, 지원자가 워낙 많아서...
일진 아아...예...(꾸벅 인사하고)
신비 이모, 엄마 어딨어?
일진 쉿! 조용히 해! 엄마 저 안에 있으니까, 이제 금방 나올
거야!
여기 잠깐만 앉아 있어. 근데 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
신비 (면접장 쪽을 보고)
S#49-4 면접실(D)
세진이 한창 열띤 면접 중이다.
도일 우리 회사는 아이들을 위한 회사입니다.
내 아이를 남에게 맡기고 나와 다른 아이들을 위해 일한
다는 것 자체가
모순일 수 있는데 정세진씨 생각은 어때요?
세진 이곳에 오는 모든 아이들을 내 아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것은 모순이라고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를 키워낸 저의 경험
을 120% 회사에
쏟아낸다면 틀림없이 이 회사가 꼭 필요로 하는.....
그때, 문이 빼꼼이 열리며 고개를 쏙 들이미는 신비.
신비 (도현을 먼저 발견했다! 반가워서 조그맣게 아저씨...
손 흔든다)
도현 ! (신비를 보고, 약간 당황스런 미소 지어보이는데)
장은조 ? (그런 도현과 신비의 시선 교환을 봤다)
신비 (그런 다음, 세진을 보고) 엄마다!
일동 (놀라 돌아보고)
세진 ! (놀라서 확 돌아보고) 신비야!
신비 (막상 세진을 보자 감정이 북받쳐) 엄마아...! (울먹이
면서 달려와 안기고)
세진 (정신이 없고) 신비 니가 여긴 어떻게 왔어?
일진 (뒤늦게 달려들어와) 어머, 죄송합니다. 제가 잠깐 한눈
을 판 사이에...
(신비 잡아끌며) 나가자, 신비야. 얼르은!
신비 (서럽게 울며) 싫어, 나 엄마랑 같이 있을래! 엄마랑 있
을 거야!
세진 (난감하고) 신비야...
도현 (안타깝게 보고)
장은조 (황당하지만 흥미롭게 보고)
면접관들 (당혹)
도일 (어이없다는 듯)
S#50 면접실 앞(D)
일단 신비를 데리고 나온 세진과 일진이고.
직원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에요?
세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일진 (민망해서) 미안해, 신비가 하도 널 찾길래...
신비 엄마... (많이 그리웠던 엄마 품이라 떨어지려 하지 않
고)
세진 (신비를 안아주며) 신비야! 엄마가 미안해. 미안한데...
근데 지금 엄마가 꼭
할 일이 있어. 이제 거의 다 끝났으니깐, 딱 5분만 기다려
줘, 응?
신비 (눈물 그렁그렁한 채 끄덕이고) 딱 5분만...?
세진 응... 딱 5분만... 언니, 미안하지만 잠시만 부탁할게.
일진 알았어...
신비 (잘 갔다 오라고 손 흔드는)
세진 (신비 한번 더 짠하게 보고 들어가며)
S#51 면접실 안(D)-인물 변경(세진 포함)
다시 들어오는 세진, 꾸벅 고개 숙이고.
세진 죄송합니다! 허락하신다면, 면접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만.
도일 한번 기회를 포기한 사람이 굳이 돌아올 이유가 있나
요? 정세진씨는 가서
아이나 많이 사랑해주세요.
세진 (입술을 깨물며) 나갈 때 나가더라도 마지막으로 저도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도일 정세진씨는 이미 기회를 잃었습니다.
도현 들어나 보죠. 돈 드는 일도 아닌데...(도일과 맞부딪치
는 시선 팽팽하고)
장은조 말씀해보세요.
도일 (못마땅하고)
세진 앞으로 어떤 경우가 닥친다 해도 제게는 제 아이가 최
우선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심리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시는 면접관
님께서 어떻게 이
회사를 운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도현 ... (보는)
세진 아이를 위한다는 모토를 내건 이 회사마저 그런 엄마
의 마음을 외면한다면,
제쪽에서 사양합니다.
장은조 ... (보는)
세진 엄마들이 육아로 고민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회사에
쏟아부을 수 있는
제도적인 문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수많은 여성들이
저같은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저에게도 과실은 있지만, 육
아를 무조건 여자만의
일로 치부해 버리는 이 사회에도, 저는 공동의 책임을
묻고 싶습니다.
도일 정세진씨!
세진 네?
도일 (같잖다는 듯) 국회로 가 보시죠, 그게 빠르겠는데....?
세진 (주눅들지 않고) 안그래도 그래볼 생각입니다. 다음엔
국회에서 만나죠.
여태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하고 나가
고)
도일 허... (기가 막히고)
장은조 (티 안나게 의미심장한 미소짓는)
도현 (손으로 얼굴 가리고, 몰래 쿡, 웃는 데서)
승완 (E) (놀라서) 너 방금 뭐라 그랬냐?
S#51-1 분식점(D)
승완과 창명. 함께 칼국수 먹고 있다.
창명 제수씨 오늘 키즈베어 면접 본다며?
승완 그런데!
창명 아, 내가 미리 알았으면 도현이한테 전화라도 한통 넣
어놨잖냐?
승완 그게 무슨 소리냐고, 세진이가 면접 보는데 왜 도현이
한테
전화를 넣어?
창명 너 몰랐냐? 도현네 집안이 키즈베어 사주잖아!
승완 뭐? (멍해지는)
창명 도현이 걔 유학도 그래서 갔다 온 거야, 경영수업 받으
려구...
지금 직책이 마케팅 실장이던데?
승완 ...그게 사실이야?
창명 얌마, 한집에 사는 식구다, 그걸 모를까,
며칠 전에 내가 걔 사무실에 축하 화분도 하나 갖다놨잖
아.
승완 ! (이런 씨... 벌떡 일어나 나가고)
창명 야, 어디가! (내가 뭘 또 잘못했나 갸우뚱)
S#51-2 패밀리 레스토랑(D)
세진 (전화 통화중) 아주버님, 많이 놀라셨죠? 죄송해요!
신비 제가 잘 데리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네네...(끊
고)
신비 (눈치만 보고)
세진 (조금 엄하게) 한신비! 너 그렇게 니 마음대로 나갔다
가 길 잃어버리면
어떡할 거야? 어? 엄마 아빠 다시는 못 만날 수도 있는
데...
신비 앙~ (울음 터뜨리고)
세진 너, 엄마 아빠 다시는 못 만나도 좋아?
신비 아아니... 엄마 잘못했어요! 앙~
세진 (속상해서 안아주며) 다시는 혼자 밖에 나가면 안돼, 알
았지?
신비 (끄덕인다)
세진, 둘러보면 식사 중이던 주변 사람들 모두 신비와 세
진에게
시선 집중 되어있고... 세진, 민망해서 신비 데리고 나간
다.
S#52 패밀리 레스토랑 앞(D)-장소 변경
신비 손잡고 나오는 세진,
신비, 언제 울었냐는 듯 신나서 뛰어 나오는데
아르바이트 유니폼을 돌려주려고 오던 도현과 마주친
다.
신비 어? 아저씨다! (달려가 안기고)
도현 (안아주고) 어어~ 용감무쌍한 아가씨!
세진 ? 신비야, 너 이 아저씨 알아?
신비 응, 알아. 결혼두 할 꺼야!
세진 뭐? (어이없어 웃고)
도현 사실은 신비... 제가 여기루 데리고 왔어요! 집 앞에 혼
자 있길래...
세진 아아.... 그랬군요....
도현 (웃으며) 아까는....진짜 감동적인 면접이었어요!
세진 (민망해서 웃고) 아후 놀리지 마세요! 쥐구멍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팍 숨어버리고 싶으니까요
도현 왜요? 그 말발이면 비행기 테러범도 감동시키겠던데...
세진 (에휴...한숨) 근데 그게 면접관이니까 문제죠...
도현 (피식 웃고는 따뜻한 시선으로) 잘 했어요!
세진 다들 놀라셨죠? 황당하구...
도현 뭐, 매우 드문 경우니까 신선한 충격이었겠죠?
세진 (피식 웃는데)
신비 (뭔가 보더니, 탄성!) 곰이다 곰!
세진,도현 ? (돌아보면)
어느새 저만치 테디베어 곰인형을 쫒아가는 신비이고.
세진 신비야, 이제 집에 가야지이! (붙잡으면)
신비 (손가락 입에 물고 울먹울먹) 곰이랑...놀구 싶은데...
세진 (난감하게 보면)
도현 (세진을 보는 데서)
S#53 면접실 앞(D)
승완, 면접장소라고 씌어진 방 안을 기웃거리고 있다.
반쯤 열린 문을 통해 안을 보면 텅 비어있고
채영 (E) 승완아, 여기서 뭐해?
승완 (놀라 돌아보면) 어? 어어....채영아...
채영 나 찾아온 것 같지는 않구....세진이 찾아왔니? 면접은
아까 다 끝났는데...
승완 어....근데 넌 여기 웬일이야? (하다가, 사원증 보고 놀
라서) 그럼...너두?
채영 이왕 온 김에 차나 한 잔 하구 갈래?
승완 어떻게 된 거야?
채영 뭐가?
승완 너 이 회사 다닌단 말 없었잖아.
채영 (웃으며) 야, 안 다닌다고 한 적도 없잖아?
승완 (보다가) ...너, 잠깐 나랑 이야기 좀 하자.
승완 (E) 이유가 뭐야?
S#54 키즈베어 내 까페(D)
승완과 채영 차를 앞에 놓고 마주앉아있다.
채영 이유라니?
승완 니 직장에 세진이를 추천한 이유가 뭐냐구. 다시 얼굴
보는 것만두 껄끄러운
사일 텐데.....
채영 단순한 호의였을 뿐이야.
승완 정말, 정말 그게 다야?
채영 (커피 한 모금 마시고) 음... 그게 다가 아니면 뭘 거 같
애?
승완 ...뭐?
채영 그래, 솔직하게 말할게. 실은 그 원서... 내가 준 거 아
니야.
승완 니가 준 게 아니면?
채영 (잠시 뜸들이다가) 그 원서... 실은 도현이가 준 거야.
승완 (표정 굳으며) 뭐? 민도현 그 자식이 왜?
채영 몰랐니?
승완 ...모르다니 뭘?
채영 (보며) 도현이가...세진이를 좋아하거든.
승완 ! (놀라는 데서)
S# 54-1 몽타쥬
베어캐슬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도현과 신비, 그리고 세
진.
(도현과 신비가 함께 놀고, 세진은 주로 바라보며 즐거워
하는 정도로,
취사선택해서 너무 길지 않게 예쁜 그림으로 찍어주세
요)
@ 꼬마들을 위한 이벤트 하는 테디베어 곰과 악수도 하
고, 즐거워하는 신비.
@ 테디베어 박물관을 돌아보는 세 사람
도현, 곰 모자를 쓰고 신비에게 아웅~ 하면, 신비 까악
~ 도망가고
@ 볼풀장에서 아이들과 볼풀놀이를 하는 신비. 아이들
여럿 합세해서 신비를
공격하자, 풀장 밖에 “어른들은 들어가지 마세요” 푯
말 있음에도 불구,
‘공주를 구하라~’ 양복 상의 벗어던지는 도현, 넥타이
풀고 팔 걷어
부치며 풀장으로 합류, 신비와 함께 싸워 승리한다.
@ 인형박물관을 돌아다니는 세 사람.
코스프레 체험관에서 각자 캐릭터 복장을 입고나와 사
진 찍는데서
@ 플레이 캐슬에서 자동차를 타는 세 사람
신비, 빵빵 핸들을 돌리며 신나고.
S#55 키즈베어 건물 앞(D)
인형을 하나씩 손에 들고 나란히 나오는 세진과 신비, 도
현인데
반대쪽에서 핸드폰을 누르며 걸어오는 승완
승완 (핸드폰 귀에 댄 채로, 왠지 초조해서) 왜 이렇게 안 받
는 거야...
(하다가 멈칫 서고)
저만치서 마치 가족처럼 다정하게 걸어오는 세 사람.
세진 (신비를 보며 웃고)
도현 (그런 세진을 보며 웃고)
신비 (두 사람 사이에서 즐겁고)
멍하니 핸드폰을 내리는 승완이고.
승완 ... (그 모습 바라보며 굳는, 묘한 감정 느끼는 데서)
(9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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