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가_돌아왔다 16
한강변 (밤)
봉희와 상기, 한강변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았다.
봉희, 퉁퉁 부어오른 볼 움켜잡고 아픈 기색 역력한데.
상기 (봉희 힐끔 보고 툭 던지듯) 아프냐?
봉희 (역시 툭 내뱉는) 아프다.
상기 (걱정스럽게 보며) 도경이도 참... 어떻게 그 분위기에 주먹으로 얼굴을
날리냐?
봉희 (피식 웃고)
상기 (기막힌) 자식, 넌 이 상황에 웃음이 나오냐?
봉희 상기야, 너 그거 아냐?
상기 뭐?
봉희 얻어터졌는데 왜 이렇게 내 속이 후련하냐?
상기 (그 맘 이해한다는 듯 흐뭇하게 보는) 원래 아픔만큼 성숙해지는 게 인
생이얌마. (봉희 이마 손바닥으로 탁 때리는)
봉희 (바로 이마에 손 대고) 아얏!
문화의 전당 전경 (다음날 아침)
회의실
공심과 찬우를 비롯한 임원들 회의 중이고.
공심, 숙취에 괴로운 듯 맥 못 추리고 안색 좋지 않다.
공심 현재 추진 중인 새 프로젝트에 필요한 강사 인원은 총 여섯 명입니다.
(머리 지끈해서 인상 쓰는데)
찬우 (그런 공심을 보고 어디 아픈가 싶은)
임원1 그럼 필요한 인원들은 계약직으로 채용하게 되겠군요.
공심 아뇨. 발레 대중화를 위한 장기적인 플랜인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
줄 강사들이 필요한 상황이라... (또 다시 통증 오자 잠시 멈추고 머리를
꾹꾹 눌렀다가 다시 집중해서)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임원들 (호응하며 고개 끄덕이고)
공심, 여전히 괴로운 표정이면
찬우, 어디 안 좋나 싶어 걱정스럽게 본다.
복도
회의 마친 공심과 찬우, 임원진들과 나오고.
공심, 찬우와 임원들에게 가벼운 목례하고 먼저 앞서 가는데
찬우, 공심을 불러 세운다.
찬우 마샤?
공심 (걷다 돌아보면)
찬우 (곁으로 다가가) 어디 아파요? 안색이 안 좋네.
공심 아뇨. 어제 모임이 좀 있어서...
찬우 (이제야 상황 알겠다 싶은) 아, 술 냄새.
공심 (살짝 당황스런)
찬우 (씩 웃고) 갑시다. 해장국 쏠게요. (앞서 걸어가는)
공심 (뒤따르는데)
찬우 (앞서 걸으며 장난스럽게) 한강에 물고기들 또 다 죽었겠네.
공심 (피식 웃고 뒤따라가는)
콩나물 국밥집
공심, 해장국 뚝배기 채 들고 국물 쭉 들이키면
맞은편에 앉은 찬우, 그저 빤히 그런 공심을 보고 있다.
공심, 속이 좀 풀리는지 흡족한 미소 짓더니 찬우 보고,
공심 그거 안 드실 거면 제가 먹을까요?
찬우 (해장국 공심 쪽으로 쓱 밀어주는)
공심 (싱긋 웃더니 바로 또 달게 해장국 먹는)
찬우 (의외다 싶은 표정으로) 마샤한테 이런 모습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공심 (전혀 개의치 않고) 뭐, 우리가 무슨 애인 사이도 아니고. (미소) 내숭
떨 거 없잖아요.
찬우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는) 네. 많~이 드세요. (잠시 생각하다 화제 돌
려) 저희 아버지한테 미국 프로젝트건 제의 받으셨다면서요?
공심 네.
찬우 결정하셨어요?
공심 (그제야 먹던 거 멈추고) 그 일은 제가 맡을 일이 아닌 거 같더라구요.
찬우 (보는)
공심 그리고 실은 얼마 전에 다른 제의를 받았었어요.
찬우 (보면)
공심 프랑스 발레학교에서 책임교수로 와 달라고...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하려구요. (환하게 웃는)
커피전문점
도경, 한쪽 테이블에 앉아 숙취에 괴로운 표정으로 연거푸 물만 마신다.
그 옆에서 대걸레질 하던 봉선, 여간 신경 쓰이는지 한 마디 거드는데.
봉선 무슨 금붕어도 아니고. 그만 홀짝거리고 가서 제대로 속 좀 풀고 와.
아님, 내가 해장국이라도 사올까?
도경 (기진맥진) 아냐. 성가시게 뭐 하러 그래. (다시 물 마시는) 어후, 이젠
물에서도 술 맛이 다 나네. 죽겠다.
봉선 그러게 적당히 마셨어야지.
도경 (참기 힘든지 일어서며) 도저히 안 되겠다. 나 속 좀 풀고 올게.
커피전문점 앞
봉희, 커피전문점 안 동태 살피며 두리번거리는데
마침 안에서 나오던 도경과 눈 딱 마주친다.
봉희, 얼른 딴청부리면 쭈뼛거리자
도경, 그런 봉희를 부러 모른 척 외면하고 훌쩍 앞서 걸어간다.
봉희, 얼른 걸음 재촉해 뒤따라가고.
도경 (걷다가 갑자기 홱 돌아보는)
봉희 (움찔하며 딱 멈춰 서는데)
도경 (냉랭한) 밥은?
봉희 (주눅 들어) 아직.
도경 따라와. (다시 홱 돌아서 가는)
봉희 (그제야 씩 웃고 뒤따라가는)
곰탕집 안
곰탕 앞에 놓고 마주앉은 도경과 봉희.
봉희, 한쪽 볼이 발갛다.
외면하고 말없이 곰탕을 먹는 도경.
봉희 (툭 던지듯) 이사장이랑 무슨 일 있어?
도경 아니... 일은 무슨 일?
봉희 며칠 전에 날 찾아왔더라구.
도경 (곰탕 먹다가 보면)
봉희 당신한테 잘해주라고 부탁하더라.
도경 (마음이 아픈)
봉희 (피식 웃으며) 당신 위하는 마음이 아주 펄펄 끓더구만.
도경 (묵묵히 곰탕 먹는데)
봉희 (도경 안보고 곰탕 떠먹으며) 근데 당신 그거 알어?
도경 (보면)
봉희 펄펄 끓어서 넘쳐봤자 그 국물에 데어서... 남는 건 상처뿐이라는 거.
도경 (이 인간 왜 이러나 싶은)
봉희 (도경 보며) 당신한테 내 사랑은... (곰탕 한 국자 떠서) 이 곰탕 같은
사랑이야. 그 놈은 펄펄 끓고 있지만... (진지하게) 난 쫄고 쫄아서... 당
신한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진국만 남았다구...
도경 (어이없다는 듯 멍하니 보는)
단장실
공심과 선남,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선남 프랑스요?
공심 응. 원래 선남이가 가기로 했던 거잖아.
선남 그래도 이미 제 자리에 다른 학생이 충원됐는데 어떻게...
공심 자리가 하나 더 났어.
선남 (놀라서) 네?
공심 어때? 도전해 볼 거지?
선남 (당차게 고개 끄덕이고) 네. 열심히 할께요. 단장님!
커피전문점
도경, 카운터 쪽에서 선남과 통화중이다.
도경 (환하게 미소 지으며) 너무 잘됐다. 선남아. 우리 아들 정말 축하해.
... (사이)... 당연히 좋지. ... (사이) ... 그래. 이따 보자. 아들. (전화
끊는)
봉선 (뭔가 싶어 다가오면)
도경 우리 선남이 프랑스 가게 됐대.
봉선 정말?
도경 (감격해서) 응!
봉선 (역시 함박웃음) 정말 잘됐다. 공심이가 우리 선남이 살렸네. 살렸어.
도경 그러게. 나 공심이한테 다녀올게.
단장실
도경과 공심,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도경 정말 고마워. 공심아.
공심 고맙긴. 동문회날 약속 지켰을 뿐이야.
도경 으유, 기집애. 끝까지 멋있는 척은. 암튼 내가 이 은혜 살면서 평생 갚
을게.
공심 니 아들 보내고 나서 안 섭섭하겠어?
도경 섭섭하긴... 니 아들이다 생각하고 잘 좀 챙겨줘. 부탁할게. 공심아...
공심 (미소) 그래. 신경 팍팍 쓸게. 아참, 그리고 (신청서 내밀며) 이거 한 번
지원해 볼래?
도경 (신청서 보며 다소 놀라) 강사 지원서라니?
공심 일반인들 상대로 취미발레 강좌 프로그램 있는데 거기 한번 지원해봐.
도경 내가 이런 걸 어떻게 해.
공심 왜 못해? 전에 아카데미 학생들 가르쳤잖아.
도경 그거야, 장선생님 대신해서 잠깐 해본 거고... 자신 없어, 얘...
공심 차도경, 내가 볼 땐 너, 충분히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도경 (의외다) 내가?
공심 그럼.
도경 에이, 나 못해. (웃는)
기획사 전경 (다른 날)
기획사 사무실
봉희, 상기, 세뇨르, 실장에게 행사비 담은 봉투를 받고 있다.
세 사람, 좋아죽는...
실장 (치하하는)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봉희 고맙습니다, 실장님.
실장 회사에서 보너스까지 넣었답니다.
상기 보너스요? (슬쩍 봉투 입구 열어보곤 입 찢어지는데)
실장 (웃으며) 첫 앨범에 이만큼 행사 들어오기 힘든데...
상기 이게 다 리더싱어 덕분 아니겠습니까?
봉희 (실실 웃고)
세뇨르 근데 실장님 복면 컨셉은 언제까지...?
실장 좀 식상하단 의견들이 있긴 한데... 글쎄...
상기 까짓 거 벗고 합시다. (봉희와 세뇨르 보고) 자신 있지?
봉/세 그럼!
실장 (난감한) ...
(E) 브라보!
포장마차
세뇨르 행사비도 받았는데 좀 좋은 데로 가지. 이게 뭡니까? 분위기 없게.
상기 그러게, 연예인 체면에 여긴 좀 그렇다.
봉희 (나무라는) 이 자식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벌 때 바짝 모아야 될꺼 아니야.
세뇨르 (좀 의외라는 얼굴로 쳐다보는데)
상기 (이 자식 정신 좀 차렸는데 싶은) 어쭈, 나봉희! 그래, 좋다!! 이제 복면 벗고 나가면 얼굴 알려져서 이런데 오고 싶어도 못 올 텐데 이 서민적인 분위기를 실컷 즐기자구!! 기분이다. 1차는 내가 쏜다!!
세뇨르 이제까지 한 말 중에 가장 맘에 드는 말씀이십니다!
세 사람, 기분 좋게 건배하고 마시는데.
봉희, 봉투 든 바지 호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흐뭇하게 웃는다.
거리 (밤)
기분 좋게 취해 포장마차에서 나오는 세 사람.
상기 (기분 업 되서) 2차 콜?
세뇨르 오늘 따라 제 맘에 쏙 드는 말씀만 하십니다~
어느새 세뇨르와 상기, 어깨동무하고 앞서가고.
뒤따라가던 봉희, 두 사람 눈치 보며 슬그머니 두 사람과 다른 쪽으로
방향 트는데.
카페 (밤)
봉희, 앉아있는데 찬우가 들어온다.
찬우 (맞은편에 앉으며) 무슨 일입니까?
봉희 (봉투를 찬우 앞에 내민다)
찬우 (봉투 보면)
봉희 우리 집 값이요.
찬우 (봉희를 보면)
봉희 차액은 앞으로 차차 갚겠습니다.
찬우 뭐, 그러시든지.
봉희 이제 우리 도경이 공짜로 그 집에서 사는 거 아닙니다.
그럼 이만... (일어서 걸어 나간다)
찬우 (봉희 뒷모습 보고 웃는)
커피전문점 (밤)
장사 마친 상황이다.
밀대걸레 들고 청소하는 도경.
공심(e) 일반인들 상대로 취미발레 강좌 프로그램 있는데 거기 한번 지원해봐.
도경, 눈빛 반짝하고는
밀대걸레 잡고 앞으로 밀며
도경 샤세, 샤세, 트위트 트위트 포인... 빠드부레... (빙그르 도는)
커피전문점 앞 (밤)
찬우, 봉희에게 받은 돈 봉투 쥔 채, 유리창 너머
도경이 춤추는 거 보고 섰다.
한참을 도경 모습 응시하더니 손에 쥔 봉투 다시 한 번 보고는
엷게 웃고 돌아선다.
아파트 앞 (밤)
아이들 간식거리 잔뜩 양손에 들고 걸어오는 봉희.
뿌듯한 표정으로 간식거리 든 봉투를 보며 미소 짓는다.
아파트 안 (밤)
통닭이며 피자며 음료수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거리를 소파 테이블에 펼쳐
놓고 둘러앉아 먹는 봉희와 식구들.
봉희 (선남 흐뭇하게 보며) 우리 선남이 유학가게 됐단 말 듣고 아빠가 어찌
나 기쁘던지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
선남 (좋아서 웃고)
봉선 선남이 여권부터 만들어야 된대.
봉희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마, 누나.
봉선 (문득 도경 생각에) 도경이도 엄청 좋아하던데 이런 날 같이 있음 얼마
나 좋아?
순간, 신나서 간식 먹던 아이들 분위기 숙연해지고
봉선 (아차 싶은) 있다가 고모가 가볼 꺼니까 걱정 마. 얘들아!
봉희 (마음 무거운)
도경집 골목 (밤)
봉선, 들 뜬 얼굴로 간식거리 양 손에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봉선(E) 도경아~
도경집 거실 (밤)
봉선, 문 열고 들어서는데 아무 기척 없다.
봉선 (둘러보며) 가게 일 아직 안 끝났나보네? (싸들고 온 음식 내려놓다 식탁 위 먹다만 라면 그릇 보인다. 짠하다...) 기집애, 밥이라도 제대로 챙겨 먹지. 왜 라면을 먹어... (양 손 걷고 라면 그릇 등 치우는)
도경집 마당 (밤)
세뇨르, 문 열고 들어서는데 봉선, 음식물 쓰레기 들고 나온다.
세뇨르 (취기에 기분 좋다. 반갑게) 아, 고모님!
봉선 오랜만이네요, 박선생님. 오늘 뭐 기분 좋은 일 있으신가 봐요?
세뇨르 그럼요, 인생은 즐거운 것 아닙니까? (호탕하게 소리 내어 웃으며) 저희, 오늘 행사비 받았습니다!!
봉선 (기뻐하며) 어머, 정말요? 우리 봉희도 받았겠네. 박선생님, 축하드려요.
세뇨르 고맙습니다. (주머니에서 봉투 꺼내 돈 내주며) 밀린 월셉니다. 선남 엄마께 전해주세요.
봉선 (좋아서) 네. (들어가려는데)
세뇨르 저기,
봉선 (뒤돌아) 네?
세뇨르 시간 있으시면 이 밤, 이 기쁨을 같이 나누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기쁨은 나눌수록 배가 된다는데.
봉선 (새침하게) 뭐, 그러죠. 안주 좀 챙겨서 올라갈 테니까 먼저 올라가 계세
요.
세뇨르 (좋아서) 와인으로 세팅해 놓겠습니다!!
옥상 (밤)
평상에 와인 여러 병과 안주거리 잔뜩 차려 있고.
봉선, 세뇨르 잔에 와인 따라주는.
봉선 이거는요?
세뇨르 (한 모금 입에 머금은 채 치아 사이로 공기 빨아들이는 행동 계속 하며)
이건 마치 스페인 어느 투우장에서 그 수많은 소를 피해 빨간 치마를 휘날리며 탱고를 추는 여인이랄까...
봉선 (감동의) 어머, 어떻게 그런 표현을... (다른 와인 따라주며) 이건요?
세뇨르 (또 다시 와인 한 모금 입에 머금은 채 치아 사이로 공기 빨아들이는 행동 계속 하며) 으음~ 마치 시베리아 벌판 한복판에서 귤을 까다가 십장생을 본 느낌?
봉선 (감탄해 마지않는) 박선생님, 너무 시적이시다.
세뇨르 (멋적게 웃으며) 과찬이십니다.. 하하하...
도경집 거실 (밤)
문 열고 들어선 도경.
곧바로 선남 방 문을 열고 들어간다.
선남방 (밤)
선남의 방을 짠한 눈길로 둘러보는데
책상 아래에 있던 박스 하나가 눈에 들어오자
꺼내보면 작은 싸이즈의 토슈즈 나온다.
토슈즈 마치 선남을 쓰다듬듯 애정 어린 손길로 만지는데
그 위로 어린 선남의 목소리가 들린다. (선웅이 목소리로 대처해도 됨)
어린선남(e) 엄마, 나 이담에 커서 세계에서 가장 멋진 발레리노가 될 꺼예요!
애틋한 눈길로 토슈즈 보는 도경.
도경 그래. 선남아. 넌 꼭 해 낼꺼야. 그럼... 누구 새낀데...
도경의 흐뭇한 미소 위로 짠한 눈물이 글썽인다.
옥상 (밤)
빈 와인 잔 평상에 뒹굴고.
거하게 취한 봉선과 세뇨르... 서로 쳐다보며 웃고 난리다.
봉선 박선생님이 이렇게 유쾌하신 분인 줄 몰랐어요.
세뇨르 저도 고모님이랑 이렇게 잘 통할 줄 몰랐습니다.
봉선 박선생님 같은 분을 여자들이 왜 가만히 두는지 모르겠네요.
세뇨르 고모님처럼 매력있는 분을 왜 몰라보는지 남자들의 무지에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봉선 어머, 박선생님두...
세뇨르 우리 같은 사람을 왜 몰라주는지... 참, 서글픈 현실 아닙니까?
봉선 그러게요. 짚신도 짝이 있다던데 내 짚신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대체.
세뇨르 뭐, 심심하면 까짓 거 같이 삽시다. (헤벌쭉 웃으며) 술이 취해서 그런가? 고모님 얼굴이 송혜교로 보이네? 아니다, 김태희?
봉선 (수줍은 듯 양 손으로 뺨 감싸며) 너무 많이 마셨나보네. 그럼 전 이만...
세뇨르 (취기 가득해서 웃으며) 좋은 꿈 꾸십시오~ (픽 평상에 쓰러지는데)
봉선 (신발 신으며) 박선생님두요~
봉선, 술 취해서 비틀거리며 평상 주위를 한 바퀴 돌다가 신발을 하나씩 벗더니 방문 여는 행동하고 침대 위로 올라가듯 평상 위로 올라가 세뇨르가 누운 반대 자세로 눕는다.
봉선 (세뇨르의 다리를 끌어안으며) 곰돌아~
세뇨르 (봉선의 다리 끌어안고는 몸 위에 발 척 올리며) 내 죽부인~
봉선과 세뇨르, 서로의 다리를 꽉 끌어안는데.
아파트 전경 (다음날 아침)
봉희(e) 얘들아, 밥 먹자!
봉희 아파트 주방
앞치마 두르고 계란프라이 부쳐서 접시에 담아 식탁에 옮기는 봉희.
밑반찬들 냉장고에서 꺼내 식탁 위에 올려놓고
가스레인지 위에서 끓고 있는 김치찌개 식탁 위로 옮기다 앗 뜨거 하며
손 귀 잡고...
분주하게 아침상 준비하는 봉희.
봉희 애들 아침 챙겨 먹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네... 누난 왜 이렇게 안 오
는 거야?
하는데 선남과 선웅이 와서 식탁에 앉으며
선남 이거 아빠가 차린 거예요? (앉는다)
봉희 (흐뭇하게 미소 짓고) 그러엄! 얼른 앉어.
선웅 (입 삐죽) 내가 먹을 건 계란 밖에 없네.
봉희 계란이 몸에 얼마나 좋은데? 아빠가 밥 퍼 줄게.
봉희, 밥 퍼려고 밥통 여는데 완전 죽밥이다.
봉희, 공기밥 애들 앞에 놓으면
선웅 밥이 왜 이래?
봉희 소화 잘되라고 물을 많이 넣었더니 아주 질게 잘 됐어요.
선남, 그 말 듣고 웃는.
봉희 (선녀 방 향해) 나선녀, 밥 안 먹어?
선녀, 읽던 교재 들고 와서 식탁에 앉는다.
봉희 (자리에 앉아 숟가락 들고) 자, 먹자!
선남,선웅 잘 먹겠습니다! (숟가락으로 밥 떠서 넣는데)
봉희 (흐뭇한 미소로 아이들 밥 먹는 거 보는데)
교재를 읽으며 건성으로 밥 먹는 선녀.
봉희 (나무라듯) 나 선녀, 밥 먹으면서 딴 짓 할래?
선녀 (교재에 시선 둔 채) 오늘 학원에서 시험 본단 말야.
봉희 그래도 신성한 식사자리에서 이건 매너가 아니지.
선녀 잔소리 하시는 건 엄마랑 똑 같네. (교재를 옆에 내려놓는다)
선남, 찌개 한입 먹고는 영 맛이 없는 표정이다.
봉희 (표정 살피며) 왜? 간이 안 맞아?
선남 (아무렇지 않은 척) 아니예요. (숟가락 놓으며) 아빠, 저 그만 나가봐야겠
어요. (일어서며) 참, 나 여권 잊으면 안돼요.
봉희 걱정 마. 오늘 서류 다 준비할 꺼야.
선남 (인사하고) 다녀오겠습니다.
봉희 그래. 잘 다녀와.
선남, 후다닥 나가고
선녀 (찌개 먹더니 숟가락 놓고) 아빠, 나두! (일어선다)
봉희 안 돼. 넌 마저 먹구가.
선녀 일찍 가서 시험 준비해야 한단 말야... (후다닥 나가는)
봉희 (선녀가 두고 간 교재 들고 뒤따라 나가며) 야, 책 가져가야지.
신발 신고 나가는 선녀에게 얼른 책 건네주며
봉희 자나 깨나 늑대조심 알지?
선녀 (교재 받아들고) 오케이! 다녀올게. 아빠! (현관문 열고 나가는 선녀)
봉희, 흐뭇하게 웃고 돌아서는데
선웅, 책가방 들고 서 나오는 중이다.
선웅 아빠, 내 신발주머니는?
봉희 신발주머니? (돌아보면)
선웅 고모가 빨아놨댔는데...
봉희 아하... (베란다로 뛰어가 들고 나와 선웅에게 주고)
선웅 (인사하는)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봉희 그래. 우리 막둥이... (선웅의 엉덩이 톡톡 쳐준다)
봉희, 마치 도경이 아이들 학교 보내듯 하는 모습이다.
선웅까지 현관문 열고 나가고 나면
봉희 (그제야 다 끝냈다는 듯 안도의 한숨 내쉬는데) 휴... 애들 학교 보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네... 도경이는 매일 마다 이걸 어떻게 했데... (하며
소파에 드러눕는)
옥상
봉선과 세뇨르, 거꾸로 누운 채 서로의 다리 끌어안고 자고 있다.
봉선, 한기 때문에 더욱 세뇨르의 다리를 품에 꼭 끌어안고...
세뇨르 또한, 더욱 봉선의 다리 끌어안으며
서로의 발 냄새에 취해있는데.
세뇨르 (잠결에 킁킁대며) 어디서 계란 삶나?
봉선 (잠결에 ‘계란’ 소리에) 도경아, 난 반숙...
이상한 느낌에 번쩍 눈 뜨는 세뇨르와 봉선.
상대방의 발 확인하고 고개 들어 서로 놀라 쳐다보다 악! 비명소리와 함께 서로를 발 밀쳐내며 둘 평상에서 떨어지는데.
아파트 앞
민망한 표정으로 걸어가는 봉선.
봉선 아유... 내가 미쳤지. 미쳤지... 앞으로 박선생님 얼굴을 어떻게 봐?
(하다가) 뭐 사고 친 것도 아닌데 못 볼 게 뭐 있겠어? 그건 그렇고
우리 봉희가 행사비를 받았다 이거지? (생각만 해도 흐뭇한)
봉희 아파트
봉선, 현관문 열고 들어오면 봉희 소파에 자고 있다.
씩 웃고 봉희에게 가서 손가락으로 비비꼬며 봉희 옆구리를 찌른다.
봉희, 잠결에 파리 치듯 봉선 손을 툭 치고 돌아누워 그대로 자는데...
봉선 (애교 부리며) 봉희야. 일어나봐... 날이 훤 했어...
봉희 (그제서야 부스스 눈 뜨며) ... 몇 신데?
봉선 열시...
봉희 누나... 한 시간만 더... (다시 돌려 눕는데)
봉선 (버럭) 야, 나봉희!!
봉희 (벌떡 일어나 봉선을 보면)
봉선 (두 손을 모아서 오므렸다 벌렸다하며 귀여운 표정을 짓는다)
봉희 아씨, 누나는... (그 사이에 주먹을 넣었다 뺐다하며) 보리.. 보리..
쌀! (얼른 빼는데)
봉선 (손 치우고) 야!
봉희 (짜증 섞인) 뭐어?
봉선 그거 말고 (다시 두 손 모아 오므렸다 벌렸다하며 노래 부르듯) 봉투
봉투 열렸네!
봉희 아씨, 난 또... (호주머니에서 만원짜리 몇 장 꺼내 준다)
봉선 시원하게 못 꺼내?
봉희 내가 무슨 돈이 있다구...
봉선 너... 행사비 결제 받았다며?
봉희 (허걱 놀라서 보고) 누나가 그걸 어떻게... (뒤로 물러서는데)
봉선 당장 못 내놔?
봉희 어, 없어...
봉선 뭐? 그 많은 돈을 다 엊다 썼는데?
봉희 (말 못하고 고개만 절레절레)
봉선 (딴 데 썼구나 싶은) 야... 나봉희! 이놈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손바닥 들고 때릴 듯 달려드는데)
봉희, 테이블 위에 있던 자켓 들고 걸음아 나 살려라 하며 밖으로 나간다.
봉선 야, 나봉희! 돈 당장 안 가져와? 내가 못살아 증말! (하는데)
이때, 상기 부스스 하게 방에서 나오며
상기 왜 이렇게 시끄러? (하는데)
봉선 (찍 째려보며) 내 놔!
상기 (기세에 눌려 단번에) 어...!
주머니에서 봉투 꺼내 봉선의 손바닥에 올려준다.
봉선, 봉투 벌려서 수표들 보고 놀란 표정 짓고는 다시 열불 나는데...
봉선 내 이 자식을 그냥!!! (부르르 떠는)
상기 (얼른 방으로 쏙 들어간다)
아파트 앞
아파트에서 걸어 나오는 봉희.
봉희 아씨, 나만 또 나쁜 놈 됐네... 누나한테 사실대로 말해야 하나? (고민하
는)
주민센터 앞
걸어오는 봉희.
봉희 필요한 서류가 주민등록등본이랑 가족관계증명서랬지?
주민센터 안으로 들어간다.
주민센터 안
직원으로부터 가족관계증명서를 받아든 봉희.
가만히 보는데 도경의 이름이 기재되어있다.
봉희 (고개 갸우뚱) 이상하네... 왜 아직 남아있지?
직원 (봉희 보며) 뭐가 잘못됐나요?
봉희 제가 집사람이랑 이혼한지 일 년이 넘었는데 아직 가족으로 되있네요.
직원 그럴 리가요. 아... 혹시 판결 받고 두 분 다 이혼 신고 안하신 거 아니예
요?
봉희 예? 집사람이 신고했을 텐데...
직원 판결 받고 3개월 내로 신고 안하면 이혼판결이 취소가 되거든요. 그런 경
우가 간혹 있긴 하던데...
봉희 (그 말에 혹시나 싶은) 이거 어디서 확인하면 되나요?
구청
구청 직원 앞에 선 봉희.
직원 (봉희 보며) 예. 신고된 거 맞네요. 차도경씨가 이혼판결 받고 보름 후에
신고하셨는데요.
봉희 (실망해서) 아, 예. 그렇죠? (힘없이 돌아서는데)
직원 저기요...
봉희 (돌아서다말고 멈춰서는)
구청 앞 계단
충격 받은 표정으로 걸어 나오는 봉희, 그 위로
직원(e) 이혼판결 받고 보름 후에 철회 신청하셨네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는 봉희.
봉희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차도경...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도경아...
그간 도경을 오해한 것에 대한 후회와 반성으로 주저앉아 눈물 콧물 흘리는
봉희.
커피전문점 앞 (밤)
뒷정리하는 도경, 선남이 생각에 심란한 표정이다.
도경 우리 선남이 며칠 후면 떠나보낼 생각하니 일이 영 손에 안 잡히네...
그때 선남이 들어온다.
선남 엄마...!
도경 (애틋하게) 선남아!
(시간경과)
도경이 만든 빵과 우유를 앞에 놓고 대화 나누는 모자.
선남 (빵 먹으며) 엄마한테 잘못했던 거만 떠올라서 미안해 혼났어요.
도경 아니야. 엄마가 너한테 더 미안하지.
선남 (도경 보며) 나 정말 잘해서 멋진 엄마 아들 될께요. 엄마 나 믿죠?
도경 그래.. 우리 선남이 엄마가 믿구말구... (선남의 손을 꼭 잡아준다)
봉희 아파트 놀이터 (밤)
아이들 없는 한적한 놀이터...
봉희, 봉선과 나란히 벤치에 앉았다.
봉선 너나 나나 도경이한테 죄인이다. 첫사랑 만나서 흔들리까봐 지 가정 지
켜보겠다고 철회신고 한 애를 그렇게 몰아세웠으니...
봉희 (한숨 푹 내쉬는데)
봉선 이제 도경이 얼굴을 어떻게 보냐?
봉희 (미안해 죽겠다) ...
봉선 제발 말로만 그러지 말고 뭔가를 보여주란 말야.
봉희 ... 그래서 행사비도 이사장한테 준 거랬잖아.
봉선 그래. 그건 잘한 거야.
봉희 ....
봉선 봉희야... 도경이 위해서라도 너 꼭 성공해야 돼.
봉희 (고개 끄덕이는)
문화의 전당 전경 (다른 날)
연습실
발레단원들과 이별인사 나누는 공심.
공심 중앙에 서 있고 한명씩 나와 인사하는...
진섭, 그 옆에 숙연한 분위기로 서 있다.
주리, 공심에게 포옹하고 가면
하늘 단장님 너무 아쉬워요.
공심 (말없이 하늘을 포옹해주고)
잉꼬 단장님은 제 우상이셨어요. 꼭 행복하셔야 해요.
공심 (미소 지으며 안아준다)
옆에서 지켜보던 진섭, 콧등이 시큰거려 손등으로 훔치고...
단원들 앞에서 마지막 멘트를 날린다.
공심 (진지하게)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분과의 소중한 만남 잊지못할 꺼예요.
힘들었지만 뿌듯했던 오지공연의 감동을 가슴에 새기고 여러분들 모두가
발레를 통해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진정한 예술가가 되기를 빌께요.
공심, 고개 숙여 단원들에게 마지막 인사하면
진섭과 단원들 공심에게 박수 치는데...
고개 들고 애정 어린 눈길로 단원들을 보는 공심.
(e) 비행기 이륙음
하늘 위
시원하게 날아가는 비행기 모습.
문화의 전당 전경 - 자막 : 한달 후
면접실 앞 복도
<오성문화의 전당 문화센터 공채채용 면접실> 이라는 표지판
면접실 앞에 붙여져 있고
꽤 많은 응시자들과 복도에서 대기 중인 도경.
깔끔한 정장 차림이다.
응시자들 대부분이 20대 중후반의 젊은 여자들이다.
간혹 남자 응시자도 보이고...
도경 (응시자들을 둘러보며) 연령제한도 없는데 왜 죄다 애들만 온 거야?
그렇다고 기 죽으면 나선남 엄마 아니지. 이런 기회가 내 인생에 몇
번이나 오겠어?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차도경! 되든 안되는 나중에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거야. (하는데)
관계자 (호명하는) 김지영씨, 오선미씨, 윤나래씨, 차도경씨!
도경 (호명받자 호흡 한번 고르고 응시자들과 면접실로 들어간다)
문화의 전당 면접실
중앙에 찬우 앉아있고 그 옆에 임원들이 앉아 면접 보는 중이다.
그 앞에 젊은 여자 서너명과 면접 보는 도경.
애써 자신감에 찬 표정을 지어 보이는데...
임원1 (지원 서류 보고는 도경에게) 낼 모레 마흔이라... 그 나이에 지원을
하다니 배짱 한번 좋습니다.
임원2 (그 말에 피식 웃는데)
도경 (무안해서 표정 살짝 일그러지는데)
찬우 (나서서) 차도경씨! 취미발레 강좌를 지원하셨는데 우리가 차도경씨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뭔지 한번 말씀해 보시죠.
도경 (순간 당황한 표정 짓고는 다부지게) 취미발레 강좌는 다른 강좌와 달
리 수강생들의 나이제한이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다
양한 연령대를 소화할 수 있는 저에게 강사 자리를 맡겨주신다면 수강
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최고의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찬우와 임원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문화의 전당 일각
걸어가는 도경.
도경 (자신이 없는) 젊고 쟁쟁한 지원자들 두고 뭐가 아쉬워서 아줌말
뽑아주겠어? 나이만 좀 젊었어도... 에휴... (아쉬운 표정으로 걸어간다)
커피전문점
도경, 테이블 닦는 중인데 봉선이 들어온다.
뭔가 평소와는 다른 듯한 분위기로 죄지은 사람처럼 들어오는 봉선.
도경 왔어? 좀 늦었네.
봉선 어... (카운터로 가려는데)
울리는 봉선의 전화기 (e)
봉선, 핸드폰 화면 보면 영상통화가 왔다는 표시 뜬다.
봉선 (고개 갸우뚱) 모르는 번혼데 웬 영상통화?
도경 그래? 누군지 확인해봐. (다가가는데)
봉선, 통화버튼 누르고 보면 화면에 세뇨르박의 얼굴이 뜬다.
세뇨르 봉주르 세뇨리따!
순간, 허걱 놀라서 전원 확 꺼버리는 봉선.
도경 누군데 그래?
봉선 어, 그게... 장난전화야.
다시 전화벨 울리고(e)
봉선 나 잠깐 나갔다올게. (얼른 밖으로 나간다)
봉선, 나가고 엇갈려 들어서는 찬우.
찬우의 가슴에 꽃다발이 안겨져 있다.
도경 (보면)
찬우 (꽃다발 도경에게 안기며) 우리 회사에 공채채용 된 거 축하해. 누나!
도경 (믿어지지 않는) 내가 어떻게...
찬우 임원들 만장일치로 합격한 거야. 면접 볼 때 누나 보니까 정말 대단하던
데?
도경 (꽃다발 안고 좋아서) 너무 좋다. 정말...
찬우 (빙긋 웃으며) 나두...
도경 이제 다시 이사장님이라 불러야겠네?
찬우 (그저 씁쓸하게 웃는)
방송국 분장실
공연을 앞두고 분장실에서 메이크업 받는 봉희.
상기, 세뇨르는 메이크업 다 받고 앉아서 거울보고 있다.
세뇨르 (거울 보며) 팩을 좀 쎈 걸로 할 걸 그랬나봅니다. 화장이 잘 안먹는 거
같은데...
상기 무슨 말씀을... 아주 인물이 훤한 게... 어찌 럭셔리한 분위기도 느껴지
데... 나야말로 보톡스라도 한방 맞을 걸 그랬나 싶습니다.
세뇨르 (상기 보며) 훈훈한 정이 느껴지는 정겨운 마스크에 이물질을 넣다니...
절대 안되지요.
상기 (흡족하게 웃으면)
세뇨르 (거울 속 상기보고 씩 웃는) 이제보니 아주 훈남이십니다!
봉희 (두 사람 보고 킥킥대고 웃는데)
상기 (봉희 보며) 인물이야 우리 셋 중에 봉희가 젤 낫긴 하죠!
세뇨르 그럼요. 달리 리드싱어겠습니까? 비주얼이 제대로 받춰주니 리드싱언
거죠! (봉희 보며) 안그렇습니까?
봉희 (뻐기듯) 뭐, 내가 좀 생겼단 소린 듣긴 했죠.
봉희 메이크업 해주던 분장사 어이없다는 표정인데
아랑곳 않고 서로에게 귀엽게 눈짓하며 자뻑하는 세 사람.
아파트 거실 (다른 날)
봉선, 음악채널 틀어놓고 아이들과 텔레비전 앞에 앉아있다.
집중해서 화면을 보는 봉선과 아이들...
화면에 나오던 가수들의 모습 위로 자막이 쭉 올라가는데...
선웅 (실망해서) 뭐야? 끝난 거야?
선녀 에이, 친구들한테 보라고 문자 엄청 돌렸는데...
봉선 (이상한) 이상하네... 분명 7번이라 했는데...
봉선, 전화기 들고 봉희에게 전화 건다.
봉선 (통화하는) 그래. 봉희야. ... (사이)... (실망해서) 뭐어?
... 그래. 너무 늦지 마. (끊는데)
선녀와 선웅의 시선, 봉선에게 집중되고
봉선 (힘없이) 편집에서 짤렸댄다.
선녀와 선웅... 에이... 하며 실망하는.
봉선의 표정도 영 불편한 기색이다.
기획사 (다음날)
마치 죄라도 지은 듯 미안한 표정으로 긴 소파에 나란히 앉은 봉희, 상기,
세뇨르박...
세 사람 앞에 실장이 인터넷 기사 스크랩 한 거 툭 던지듯 내려놓는다.
눈 휘둥그레져서 보는 세 사람.
기사에 “신비주의 컨셉 벗은 마이너스 통장의 폭탄 무대” 뜨고...
세뇨르 얼굴에 깡통 맞는 사진이다.
실장 어디 이 사진 뿐인 줄 아십니까? 복면 컨셉에 호응하던 팬들이 안티로
돌아서 악성 댓글을 올리는 바람에 그나마 잡혀있던 행사들도 줄줄이 캔
슬되고... 자신 있다더니 이게 뭡니까?
세뇨르 다시 쓰는 걸로 하면 어떠할지...
실장 버스 지나가고 손 들면 뭐합니까? 앨범은 영 반응이 없고 그나마 행사빨
로 수지를 맞추던 찬데 행사도 끊어질 판이니...
상기 그럼 어떻게?
실장 뭘 어떻게 해요? 그 비주얼로는 재기불가능인데...
세뇨르 그럼 보톡스라도?
실장 내참... 이 시간부터 팀 해쳅니다. 마이너스 통장 전격 해체요!
봉희 안됩니다. 실장님... 앞으로는 시키는 대로만 할께요. 해체는 절대 안됩
니다.
실장 이사진 회의에서 결정된 터라 어쩔 수 없어요. 당장 숙소부터 정리해 주
세요!
봉희 (그 말에 무너지는)
기획사 건물 앞
터덜터덜 나오는 봉희와 상기, 세뇨르...
봉희, 한없이 아쉬운 눈길로 기획사를 올려다보는데
상기 이 정도 나오면 끝났단 얘기야. 가자. 봉희야!
고개 푹 숙이고 힘없이 걸어가는 세 사람.
옥상 (밤)
평상에 앉아 소주 마시며 열변을 토하는 상기와 세뇨르...
봉희는 수심 가득한 얼굴로 소주만 들이키고 있다.
세뇨르 공중파에서 한번 안 먹힌 걸로 팀 해체라니... 이거야말로 기획사의 횡포
아니겠습니까?
상기 홍보 효과가 뭐니뭐니해도 공중파가 가장 쎈데 첫무대를 망쳤으니 기획
사 입장에선 더 이상 투자할 가치가 없다고 볼 수도 있죠.
세뇨르 아니, 한때 몸 담았던 분야라고 지금 기획사 편드는 겁니까?
상기 그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는 거죠.
세뇨르 애들 데리고 있는 거 알면서 숙소를 당장 빼라니... 에라이.. 피도 눈물도
없는 것들...
하는데 봉희, 일어난다.
상기 어디 가려구?
봉희 도경이 왔나보러... 애들 문제 의논 해야지.
상기 한 번의 실수로 그간 쌓아올렸던 나봉희 스타일 완전히 구겨지는 구만.
봉희, 계단 내려가는데
도경집 거실 (밤)
도경, 욕실에서 막 나오는데
봉희가 현관문 앞에 서서 흠흠... 소리를 낸다.
도경 어쩐 일이야?
봉희 상의할 게 좀 있어서...
도경 (보는)
(시간경과)
거실 탁자 앞에 마주앉은 도경과 봉희.
봉희 꼭 성공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었는데...
도경 (안됐다)
봉희 미안해... 당신한테 또 짐을 주게 됐네.
도경 내일 당장 애들 데려와.
봉희 당신한테 정말 면목이 없다.
도경 숙소 비우면 당신은 어디서 지낼 껀데?
봉희 박선생님이 당분간 같이 지내재.
도경 (씁쓸한 눈길로 보는)
도경집 마당 (다른 날)
선녀, 선웅 서둘러 나오는데
도경(e) 선녀야! 핸드폰 가져가야지. 선웅아! 신발주머니!
아참... 하며 얼른 다시 들어가는 선녀와 선웅.
도경집 거실
도경, 다시 들어온 선녀와 선웅에게 핸드폰과 신발주머니 쥐어주면
아이들 서둘러 나가고...
흐뭇하게 뒷모습 보고 선 도경.
봉선 이제야 내가 좀 살 것 같다. 아침마다 애들 땜에 전쟁이야 전쟁!
도경 (빙긋 웃으며) 적막한 거 보다 훨씬 좋네 뭐.
봉선 너도 얼른 준비해야지. 첫 출근이잖아...
도경 응. (설레는 눈빛이다)
문화의 전당 일각
한껏 차려입은 세련된 차림의 도경,
새 출발을 다지듯 힘차게 걸어간다.
이사장실
그 모습 창가에 서서 보는 찬우.
찬우 (마음의 소리) 씩씩해보여서 좋다. 누나!
자리로 가서 박스에 자신의 짐들을 챙겨 넣는다.
커피전문점 (밤)
마감하는 분위기.
봉선, 혼자서 밀대걸레로 바닥 닦고 있다.
봉선 (하던 일 멈추고) 에휴... 내일이면 끝인데 청소는 무슨 청소야...
(밀대걸레 툭 던지고) 아니 카페 인수했단 사람은 온다더니 왜 이렇게
안와?
하는데 세뇨르 들어온다.
세뇨르 수고가 많으시네요.
봉선 (수줍은 듯 몸 배배 꼬며) 아니, 이 시간에 어쩐 일로...
세뇨르 아까 전화 드렸잖습니까? 여기 온다구...
봉선 (놀란) 그럼 박선생님이...?
세뇨르 (미소 짓는데) 시골에서 땅 판 돈이 좀 생겨서...
봉선 어머, 땅부자셨어요?
세뇨르 (씩 웃는) 하하하... 쪼금...
봉선 (홀딱 반한) 어머, 박선생님!
세뇨르 (순간 그윽하게 봉선 보며) 우리 손잡고 한 번 잘해봅시다.
봉선 (수줍게 손을 쓱 내미는데)
세뇨르 (봉선 손을 꽉 잡는다)
손 잡은 채로 봉선을 서서히 당기는 세뇨르.
봉선, 수줍게 끌려가 안기려던 찰나,
봉희(e) 누나!
두 사람 보면 입구에 봉희와 상기가 서 있고
순간, 놀란 세뇨르 봉선의 얼굴에 대고 크게 소리친다.
세뇨르 빵 좀 달라니까요!
봉선 (놀라서) 예! 손님!
후다닥 주방으로 가는데
상기 (세뇨르에게 와서) 시간 없다더니 여긴 어쩐 일로...
세뇨르 빵집에 빵 사러 왔지 뭐 하러 왔겠습니까?
상기 (봉희에게) 봉희야. 언제부터 여기가 빵집이었나?
봉희 (눈치 채고 씩 웃는)
(시간경과)
빵 듬뿍 담긴 접시 앞에 놓고 앉은 네 사람.
상기와 봉희, 말도 안하고 맛있게 먹는데...
봉선 어떻게 살 꺼야?
봉희 (말없이 빵만 먹는)
상기 낼부터 오디션 보러 다녀야지.
세뇨르 오디션요? 전 빠질랍니다.
봉희 (그 말에 욱해서) 어떻게 여기서 멈춥니까? 이렇게 포기할 순 없잖아
요?
세뇨르 (놀라서 보는)
몽타쥬
- 오디션장.
봉희, 상기, 세뇨르 기획사 관계자들 앞에서 무대의상 입고 열과 성을 다해 ‘내 인생의 네비게이션’ 안무와 노래하는데,
관계자들 고개 절레절레 흔드는.
- 다른 기획사 사무실.
노래도 부르기 전에 관계자들에게 쫓겨나는 세 사람.
- 또 다른 기획사 복도.
관계자의 바짓가랑이 잡고 늘어지며 부탁하는 세 사람.
결국 발길질로 차이고.
포장마차
봉희, 상기, 세뇨르 술 먹고 있다.
봉희 (한숨 푹 쉬며) 이제 정말 어떡하냐?
상기 (한숨 푹) 그러게 말이다.
세뇨르 (한숨 푹) 이쯤에서 다른 일 알아보는 게 어떠실지...
그 말에 상기 찍 째려보고
세뇨르, 상기 시선 피하며 모른 척 하다가
셋, 동시에 한숨 푹 쉬는데...
상기 그렇다고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잖아. 안 받아주면 우리가 직접 제작하지 뭐. 제작 경험도 있겠다, 뭐가 문제야!!
봉희 (한심한) 임마, 너 돈 있냐?
상기 (자신 있게) 아니. 일단 지난번 행사비 받은 거 봉선이한테 다시 빌려달라고 부탁하고 (세뇨르에게 조심스레) 저기 박선생님 행사비 받은 거 있죠?
세뇨르 (딱 잡아떼고) 없습니다.
상기 치사하게 정말, 팀이 위기에 빠졌는데 혼자만 잘 먹고 잘 살면 됩니까?
거, 그러지말고 투자 좀 하시죠. 잘 만되면 그깟 거 열배가 문젭니까?
세뇨르 정말 다 썼다니까요.
상기와 세뇨르 실랑이하는데,
개성있게 생긴 청년 넷(트로트킹) 들어와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는다.
멤버들 지들끼리 뭐라 떠들다가 멤버중 하나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세뇨르를 보더니 벌떡 일어난다.
멤버1 ‘마이너스 통장’ 이닷!!
멤버들, 봉희 상기 세뇨르 앞에 일제히 무릎 꿇는.
봉희 (당황하는) 뭐, 뭡니까?
멤버들 (감격에 가득 차) 여기서 뵙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멤버들, 봉희 상기 세뇨르와 일일이 악수하는데.
얼떨결에 악수하는 봉희, 상기, 세뇨르.
멤버1 선배님들은 저희의 우상입니다. 저희 오디션 한번만 봐주세요.
세뇨르 (놀라서) 아니 우리한테 오디션이라니...
멤버들 제발요...
상기 그래. 니들도 그 비주얼에 용쓴다. 까짓 거 해봐라.
상기, 씨디 꺼내 포장마차 아줌마 라디오카세트에 꽂자
‘내 인생의 네비게이션’ 노래 시작 한다.
춤과 노래, 그 실력이 예사롭지 않은데.
봉희와 세뇨르, 포장마차 손님들 넋을 잃고 바라보고
지켜보던 상기 눈 반짝하는데...
문화의 전당 전경 (다른 날)
강의실 앞
찬우, 비서와 복도를 지나가다 멈춰 선다.
찬우의 시선 따라가면 유리창 너머 강의실 안에서 레슨중인 도경 보이고.
보면 도경, 수강생들에게 일일이 자세 교정해주며 열성으로 레슨 중이다.
그 모습 한참을 지켜보는 찬우, 어느새 입가에 미소 번지고.
레슨하던 도경, 무심코 시선 돌리다 그런 찬우와 눈 마주친다.
두 사람, 서로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는.
문화의 전당 건물 입구
건물에서 나와 대기중인 차로 걸어가는 찬우.
도경이 있는 강의실 쪽을 한번 보고는 차에 오른다.
찬우의 차 서서히 문화의 전당을 빠져나가는...
강의실 앞 복도
도경, 수업 마치고 강의실에서 나오는데
진섭이 지나가다 도경에게 인사한다.
진섭 수업 어때요?
도경 (미소 지으며) 좋은데요.
진섭 (머뭇거리다가) 이사장님 못 보셨겠네?
도경 그게 무슨... (진섭을 보는)
공항 출국장
찬우, 출국수속 준비 중이다.
못내 아쉬움 남는지 몇 번을 돌아보고 씁쓸한 미소 짓더니
다시 출국장으로 들어서려는데
도경(E) 찬우야!
찬우, 돌아보면 멀리서 도경이 달려오는 거 보이자 그제서야
얼굴 가득 화색 돈다.
도경 (찬우 곁에 다가와) 오늘은 안 늦었다. 그치?
찬우 (엷게 웃고 부러 장난치는) 아, 오늘도 엇갈렸으면 진짜 섭섭할 뻔 했네.
도경 (밉지 않게 흘기는)
찬우 (미소) 건강하게 잘 지내요, 누나...
도경 너도.
찬우 그리고 약속한 거 안 잊었죠? 어떤 일이 있어도 씩씩하게. 알죠?
도경 (피식 웃고) 그래. 얼굴 봤으니깐 이제 그만 들어가. 늦겠다.
찬우 (아쉬움 숨기고 끝까지 미소) 갈게... 누나... (돌아서는데)
도경 찬우야.
찬우, 돌아보면
도경, 환하게 웃으며 다가가 마지막으로 따뜻하게 찬우를 안아준다.
도경 너도 어떤 일이 있어도 항상 그렇게 웃는 거다. 알았지?
찬우 (말없이 미소만)
찬우, 마지막까지 환한 미소 보이며 돌아서 출국장 안으로 들어가고...
도경, 역시 마지막까지 환한 미소로 배웅하는 그 위로,
도경(E) 아줌마 차도경도 누군가의 기억 속엔 여전히 공주로 살 수 있게 해줘서
행복했어. 잘 가. 찬우야...
커피전문점 전경 - 자막 : 1년 후
커피전문점 안
앞치마 두르고 일하는 세뇨르박과 봉선.
손님 나가자 걸레 들고 빈 테이블 치우러 가는 봉선.
세뇨르 (얼른 가서 봉선의 걸레를 빼앗고) 무리하지 말래두요...
봉선 (감동어린 표정으로 세뇨르 보는)
세뇨르 아니 왜 그런 눈빛으로...?
봉선 너무 멋지세요. 박선생님!
세뇨르 지금 저 꼬시는 겁니까?
봉선 박선생님이 먼저 꼬셨잖아요...
세뇨르 아니 제가 언제... (봉선의 걸레를 다시 뺏고) 이런 허드렛일은 내가 할
테니 카운터에서 편하게 계산이나 하십시오.
봉선 박선생님이 사장님인데 이러면 안 되죠. (다시 걸레 뺏는)
세뇨르 에이, 제가 한 대두요.
서로 치우겠다고 토닥거리는 모습이 마치 신혼부부 같은...
학원 교실
수업 전의 분위기다.
여러 명의 아이들이 선녀 앞에 몰려들어
아이1 정말 그 곡이 니네 아빠가 작곡했단 말야?
선녀 (자랑스럽게) 그럼!
아이2 그럼 니네 아빠 트로트킹이랑 친한 사이겠네?
선녀 응. 그 기획사 사장님이 우리 아빠 친구셔.
아이3 선녀야. 싸인 좀 받아줄 수 있어? 부탁할게. 응?
선녀 뭐, 그 정도야. (뿌듯한)
선녀, 행복한 표정이다.
문화의 전당 복도
강의 마치고 나와 수강생들과 눈인사 나누며 걸어가는 도경.
그때, 진섭이 뛰어온다.
진섭 차선생님... 선남이 기사 나왔네요! (신문 건네주는)
도경 그래요? (반갑게 보는데)
공심과 선남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클로즈업.
“오성발레아카데미 출신의 발레리노 나선남.
프랑스 유학 1년 만에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에서 주연으로 발탁”
기사 보며 환하게 웃는 도경.
진섭 한턱 쏘시죠!
도경 다음에요. 오늘 저녁에 중요한 선약이 있어서요.
카페 안
봉희와 마주앉은 도경.
도경 작곡상 받은 거 축하해.
봉희 고마워... (빙긋 미소 짓고) 좋아보이네.
도경 (미소 짓는)
봉희 있잖아... 도경아...
도경 (보면)
봉희 만약에... 만약에 있잖아...
도경 뭐?
봉희 (용기 얻고 반지 든 케이스 꺼내 주며) 이번엔 받아주면 안될까?
도경 (반지 케이스 보는데)
봉희 (진지하게) 남은 인생... 나 정말 당신이랑 같이 살고 싶어.
도경 (케이스 열어보고) 예쁘네. 근데 나 안 받을래.
봉희 (실망하는)
도경 (보면)
봉희 (자책하는) 내 욕심이 너무 과한 거지... 그래... 당신 잘사는 거 지켜보
는 걸로 만족할게.
도경 (선물 든 봉투 주며) 이거 내가 주는 선물이야.
봉희 (뭔가 싶어 꺼내보면 커플링이다)
도경 아무리 예뻐도 짝 없는 반진 이젠 싫다.
봉희 (그제서야 알아듣고 눈물 글썽해서) 도경아!!!
야외 결혼식장 - 다른 날
가족 친지들만 모인 조촐한 결혼식.
식구들과 상기, 세뇨르, 진섭의 모습 보인다.
상기 (단상에 서서) 남들은 한 번도 어렵다는 결혼식을, 그것도 같은 상대랑
두 번씩이나 하게 된 대한민국 최고의 작곡가인 나봉희씨와 대한민국
최고의 발레강사인 차도경씨의 결혼식을 시작하겠습니다. (호령하며)
신랑 신부 입장!
신랑신부 차림의 두 사람이 걸어 나온다.
선녀와 선웅이 꽃가루 뿌리고...
단상 앞에 서서 다정한 눈길로 서로를 보는 봉희와 도경.
(시간경과)
네비게이션 전주 흐르고...
트로트킹 나와서 ‘네비게이션’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신랑인 봉희 상기의 마이크 잡고 노래 부른다.
도경을 향해 애절하게 구애하듯 부르는 봉희와
봉희의 공연을 보며 행복하게 미소 짓는 도경의 모습 보여주며 엔딩.
.공주가 돌아왔다↲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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