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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가_돌아왔다 7

 

 

 

 

공주가 돌아왔다

 

 

 

- 7 부 -

 

 

 

 

 

 

 

 

 

 

 

 

 

 

 

 

 

 

 

 

 

 

고기집 앞 ()

 

군청 관계자들 찬우공심과 인사 나눈 뒤 차를 타고 떠난다.

뒤 이어 찬우의 차 입구에 서자

찬우 (차 뒷문 열고 공심에게제 차로 가시죠.

공심 (방긋 웃고이사장님. (차에 오른다)

도경 (찬우를 보면)

찬우 (외면하고 차에 올라 차문을 쾅 닫는다)

 

찬우의 차 출발하는 거 우두커니 서서 보는 도경.

찬우의 차에 앉아 행복한 미소 짓는 공심과 결의에 찬 표정으로 앞만 보는

찬우와 혼자 남겨진 채 떠나는 차를 안타깝게 보며 그대로 서 있는 도경.

달리는 버스 안 ()

 

앞쪽에 앉아있는 도경.

도경 뒷좌석에 앉은 주리와 잉꼬버스 옆을 지나가는 찬우차 보고 속닥인다.

주리 (밝게단장님 아주 신났네 신났어~!

잉꼬 (창문에 손을 댄 채 안타깝게넘어 가시면 안돼요이사장님~!

도경창밖으로 지나가는 찬우의 차 안에서 화기애애하게 웃는 공심과 찬우

의 모습을 멍하니 보는데.

 

**호텔 전경()

 

호텔 복도 ()

 

벨맨이 짐가방 끌고 앞서 걸어오고 뒤따라 걸어오는 찬우와 공심.

그리고 조금 거리를 두고 뒤따라 걸어오는 도경.

 

찬우 (공심에게있다가 제 방에서 한잔 더 하실래요?

공심 (좋아라어머그럴까요?

찬우 (뒤의 도경을 보고차비서님도?

도경 예? (어찌할까 싶어 공심 보면)

공심 (도경에게 찌릿 눈짓 준다)

도경 (얼른 알아채고전 사양할래요피곤해서 좀 쉬어야겠네요.

찬우 그러세요그럼. (공심에게마샤도 피곤하실 텐데 쉬세요.

공심 네?... 아 네.

 

벨맨 룸 문을 열면 찬우 들어가고 맞은 편 룸에 공심과 도경들어간다.

 

호텔룸 안 ()

 

도경들어서자마자 피곤해서 침대 위에 그대로 눕는다.

 

공심 에이좋다말았네.

도경 난 분명히 니 눈치 보고 거절한 거다.

공심 (입 삐죽하고 도경에게사우나 안 갈래?

도경 (눈 감은 채로아니대충 씻고 잘 거야.

공심 그래키 가져갈 테니까 먼저 자.

도경 그럴게.

공심 잘 자라! (나간다)

도경 . (잘 자란 말에 신기하다는 혼잣말찬우랑 잘 되니까 천사표가 됐

. (욕실로 들어간다)

(시간경과)

욕실에서 샤워하고 가운 차림으로 나와서 테이블 위의 생수 마시려다 내려

놓는 도경,

 

도경 시원하지 않네. (미니냉장고 문 열려는데 락 걸려있고룸 전화기로 프

론트에 전화 건다여기 냉장고 문이 안 열려요.... (사이) ... 단체 숙박이라 전체가 다 냉장고 사용이 안 된다구요? (실망해서그럼 혹시 얼음이라도... 아네.. 복도 끝요알았어요. (끊는다복도 끝이면 이쪽이 야반대쪽이야?

도경호텔 방 문 열어보면 거의 복도 끝 쪽에 가까운 방이라 얼음 든 냉장

고 있는 곳이 바로 근처에 보인다.

 

도경 (반가운바로 코앞에 있네.

 

다시 들어가 냉장고 위에 놓여진 얼음통 들고

복도에 누가 있나 없나 확인하고 없자 가운 입은 채로 후다닥 뛰어간다.

 

호텔 복도 ()

 

냉동고실에 든 얼음 꺼내 하나 얼른 입에 넣고 재빨리 얼음 통에 담는 도경.

후다닥 룸으로 이동하는데... 룸 문이 자동으로 잠긴다.

 

도경 아참룸 키~!

 

키 없는 거 알고 화들짝 놀라는데 찬우방 문 열리고 찬우 나온다.

얼른 비상계단으로 후다닥 몸을 숨기는데

찬우도경의 뒷모습 보고 고개 갸우뚱하는.

 

비상계단 ()

 

맨발에 가운 차림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선 도경.

 

도경 내가 미쳐... 호텔 룸 닫으면 자동으로 잠긴다는 걸 왜 미처 생각 못했

을까하긴 호텔 가본지가 십 수 년이 됐으니... 어떡하니이 차림으

로 프론트까지 가서 마스터키 달랠 수도 없구... 공심이 늦게 올 텐데..

일단 찬우 방에 가서 기다려? (고개 흔들며아니지이 꼴로 그건 절

대 아니지... (하며 얼음을 아그작 아그작 씹어 먹는데)

찬우(E) 차비서님거기서 뭐하시나?

도경 (보면 찬우다!!! 돌아서서 양손으로 몸을 가리는)

 

찬우 호텔 룸 안 ()

 

편안한 차림의 찬우한 손에 얼음통 든 채로 문 열고 들어오면

가운 하나 달랑 걸친 도경얼음통을 손에 들고 따라 들어온다.

트윈 베드가 놓여있던 공심의 객실과는 달리 거실과 룸이 분리된 구조의

스위트룸이다.

찬우무표정하게 테이블로 가서 앉고,

도경앉지도 못하고 몸을 배배 꼬고 서 있는데...

 

찬우 (피식 웃고왜 그러고 섰어요?

도경 저기 있잖아혹시 긴 티셔츠랑 긴 바지 같은 거 여분 없을까?

찬우 없는데.

도경 그럼 가운 하나만 더 줄래?

 

찬우벽장에 비치된 가운을 꺼내 건네자

도경받아서 허벅지 아래로 칭칭 감고는 테이블 앞에 앉는다.

가운 윗부분도 가슴 안보이게 엇갈려 잘 여미고 속살 보일까봐 나름 완전

무장하는데...

 

찬우 아그작 아그작 소리가 나길래 난 또 쥐새끼가 사과 갉아먹는 줄 알았

하하하...

도경 뭐?

찬우 진작에 내 방으로 오시지아하내가 무슨 짓이라도 할까 봐서?

도경 야얼른 프론트에 전화해서 마스터키로 문 좀 열어달라고 해.

찬우 직접 하시지.

도경 벨 맨이 문 열러 올 텐데 이 꼴로 내가 어떻게 나가니?

찬우 그럼 마샤 올 때까지 기다리든지.

도경 야그러다 오해라도 받게 되면 어쩌려구...

찬우 무슨 오해우리가 무슨 오해받을 사이라도 되나?

도경 너정말 이러는 거 아니지. (단호하게나 너 선생이었어.

찬우 내 애인이기도 했던 거 같은데... (은근한 눈길로 도경의 위아래를 보는)

도경 (두 손으로 가슴팍을 가리며그런 눈으로 보지 마나 애 셋 딸린

아줌마야!

찬우 하하하... 애 셋 딸린 아줌마라 그런지 우리 예나랑은 확실히 격 차이

가 확 나네요.

도경 무무슨 격?

찬우 모오..

도경 모오 (뭐어)?

찬우 오~! (몸매)

도경 야너 정말? (옛날의 찬우 대하듯 머리 콩 한대 쥐어박는다)

찬우 아야!

도경 너 얼른 전화 안 해?

찬우 (룸 전화기 들고프론트죠?

 

호텔 복도 ()

 

공심 걸어온다.

공심 무슨 사우나가 이렇게 빨리 끝나? (키로 룸 문을 열려는데)

주희(E) 선배~!

 

돌아보면 주희가 와인을 가슴에 안고 걸어오고 있다.

 

주희 (와인병 흔들며선배쏘베느똥브~

공심 됐어피곤해서 쉴려던 참이야.

주희 하여튼 이러니 되는 일이 없지어서 이거 들고 옆방으로 직행 하셔.

공심 (그제서야 알아채고?

주희 절호의 찬스를 놓쳐선 안되징~

공심 (그럴까싶은)

주희 (와인을 공심에게 안기며선배행운을 빌게. (손 흔들며 간다)

공심 땡큐~ (의미심장한 미소로 와인을 보는데)

 

호텔 공심 룸 ()

와인 들고 룸 안으로 들어서는 공심.

공심 (둘러보고 도경 모습 안보이자피곤하다더니 단원들이랑 노래방 갔나?

 

화장대 앞에 선 공심콧노래 흥얼거리며 향수 몸에 칙칙 뿌린다.

 

공심 (기대 되는찬우씨와 단둘이 와인 파티라... (팔등 부비며살 떨

~

 

찬우 룸 안 ()

 

도경 혹시 이 방에 누구 찾아올 사람 없니?

찬우 없는데누가 감히 이사장님 주무시는 방에 전화도 안 넣고 들이닥치

겠어요?

도경 그러네. (안도하고다행이다.

찬우 누난 내가 남자로 안보여요?

도경 응.

찬우 그럼 뭘로 보이는데?

도경 이사장님으로 보였다가 개구쟁이 남동생으로 보였다가 그렇지 뭐.

찬우 그렇구나남자로 안보이는 구나.

도경 찬우야앞으로 우리... 누나 동생으로... 정말 친 오누이 같은 그런 사이

로 지낼 순 없을까?

찬우 글쎄요그러려면 과거의 앙금부터 풀려야할 텐데...

도경 (뜨끔 하는데... 정말...

찬우 (쿨하게에잇기분이다.

도경 (보면)

찬우 나 오늘 태어나서 세 번째로 여자한테 반했거든요.

도경 마샤?

찬우 (고개 끄덕하며 도경이 약 좀 오르라고아까 인터뷰 하는 내내 마샤

랑 누나랑 번갈아봤는데... 역시 마샤가 더 매력적이더라구요.

도경 (떨뜨름하게 보는)

찬우 누나가 나 배신한 거 용서할게요누나를 앞에 두고서도 내 마음이 흔

들렸는데... 나 떠나자마자 다른 사람 좋아한 누나 맘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네.

도경 (그 말에 마음이 아픈)

찬우 왜요내가 이제 다른 여자 좋아한다니까 서운해요?

도경 아니야난 진심으로 너랑 공심이... 잘 됐음 좋겠어.

찬우 그래요사랑이 일생에 세 번 찾아온다던데 이게 만약 그 세 번 째

사랑이라면 이번엔 놓치지 않을 거예요.

 

(E) 띵동벨 울리고

 

도경 마스터 키 갖고 왔나보다. (엷게 웃으며고마웠어.

찬우 잘가요누나. (도경을 배웅하며 문 앞으로 다가가는데)

공심(E) 찬우씨저 마샤예요...

 

순간 도경과 찬우서로 마주보며 식겁하는.

도경안절부절 못하며 갈피를 못 잡는데

 

도경 (낮게나 이 방에 없는 거야절대루!

 

다급히 방으로 뛰어 들어가 문을 닫는다.

(E) 다시 벨소리 울리고.

찬우그제야 문 열고 공심을 맞는데...

 

공심 (리본 단 와인병 들고 배시시 웃으며괜찮으시면 한잔 할까해서...

찬우 좋죠어서 들어와요마샤~

 

공심와인을 가슴에 안고 찬우 따라 들어와 도경이 몸을 숨긴 방 쪽에 등을

보인 채로 소파에 찬우와 마주 앉는다.

공심 (와인병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실례가 된 건 아닌지...

찬우 (미소 지으며그럴 리가요. (와인잔 두 개 들고 와 세팅하며 방안의

도경 들으라고 큰 소리로이 밤이 새도록 아주 코가 삐뚤어지게 한번

마셔볼까요?

공심 네이 밤이 새도록요호호호~

 

호텔 방 안 ()

 

방문 고리 잡고 서서 안절부절 못하는 도경.

 

도경 뭐이 밤이 새도록찬우 쟤가 아주 나를 고문을 시키려고 작정을 한

모양이네.

 

조심조심 문을 열고 거실을 살피는데

 

호텔 거실 ()

 

찬우방문이 빼꼼 열리고 도경이 모습을 살짝 드러내자 장난기 가득한 미소

를 지어보이는데

도경한손으로 나가라는 시늉하며 입모양으로 보내보내를 반복한다.

찬우도경 쪽을 빤히 보자

공심뭔가 싶어 휙 뒤돌아보는데

얼른 안으로 몸을 숨기는 도경.

 

찬우 (씩 웃고는 공심에게마샤우리 나가서 한잔 할까요?

공심 예?

찬우 마샤랑 호숫가에 앉아서 마시고 싶은데...

공심 좋긴 하지만 단원들이 보면...

찬우 남들 눈 신경 쓰고 연애를 어떻게 합니까?

공심 (연애라는 말에 헉해서 찬우를 보는데)

찬우 (공심에게 윙크 날리며안그래요?

공심 (황송해서 뭐에 홀린 듯그래요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찬우일어서 도경을 찍 째려보고는 와인잔 두 개 들고 나가는데

와인을 가슴에 품은 공심찬우를 따라 나간다.

 

도경객실 입구 문 닫히는 소리 듣고 조심스레 방에서 나와 두 사람이 나간

것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푹 주저앉는다.

호텔 앞 호숫가 ()

 

공심과 찬우호숫가에 나란히 앉아 와인을 마시고 있다.

 

찬우 (침묵 끝에 입 열고아까 비 오기 시작했을 때 앞이 캄캄하더라구요.

공연 반대하던 이사들 얼굴이 막 떠오르는 거 있죠?

공심 (생긋 웃고저두요찬우씨~

찬우 우리 공연 성공기념 건배 다시 한번 할까요?

공심 (미소 지으며 잔 드는데)

찬우 (건배하며우리앞으로도 잘해봅시다~

공심 (건배하며정말 잘해 봐요우리~

 

두 사람서로를 깊은 시선으로 보며 와인 마신다.

 

호텔 룸 안 ()

 

도경창가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호숫가에 앉아 데이트 중인 공심과 찬우가 보인다.

다정하게 앉아서 와인 마시는 두 사람 모습에 은근히 약이 오르는 도경.

 

도경 쟤네 그림 너무 안 나온다딱 이모랑 조카 같네. (두 사람을 주시하는

)

 

(E) 휴대폰 벨소리

도경꿈에서 깨듯 얼른 정신 차리고 전화 받는.

 

도경 여보세요. (사이선웅아. (사이엄마그럼 밥도 먹고 일도 다 했 우리 아들은 뭐하고 있었어? (사이어유그랬어요잘했네.

(사이엄마 내일 일찍 갈게. (사이그래그래이 꼭 닦고 자고일기 쓰는 거 잊지 말고. (사이사랑해아들!

 

도경전화 끊고는 기분 좋은 미소 짓고는 창밖을 다시 내다보는데.

도경 그래추억은 추억일 뿐이지 뭐.

도경주저 없이 창문 커튼을 닫는다.

(시간경과) - (아침)

다시 커튼이 확 여는 손공심이다.

햇살이 방안으로 쏟아지고 공심한껏 달뜬 표정으로 콧노래까지 흥얼댄다.

 

공심 차도경일어나해가 중천에 떴어.

도경 (이불 뒤집어 쓴 채... 조금만 더 자고.

공심 (이불 확 젖히며얘는 지금 시간이 몇 신데간밤에 실컷 자놓고

왜 이렇게 맥을 못 추려.

도경 (이불 끌어 덮으며자긴 뭘 자밤새 니 그 키득거리는 소리에 귀신

나오는 줄 알았다뭐가 그렇게 좋은지...

공심 찬우씨랑 나... 사귀기로 했다!

도경 (약간 놀란 기색으로정말?

공심 응내 인생의 마지막 종착역이 되어주겠대호호호~

도경 (떫은정거장이 아니구?

공심 (버럭!

도경 (씩 웃고농담이지제발 잘해서 국수 먹여줘라알았지?

공심 그래내가 잘해서 꼭 그 남자 내 남자로 만들고 말꺼야! (각오 다지는)

고속도로 위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오성발레단 버스.

 

버스 안

 

도경앞쪽 복도쪽 자리에 앉았고

그 옆 자리에 앉은 공심피곤함에 곯아떨어져 잠들어 있다.

공심의 고개가 창문에 부딪히려는 찰나,

도경얼른 제 손으로 머리 받혀주고는 공심의 고개를 자신의 어깨 위에

놓아주며

도경 (마음의 소리사랑이 얼마나 고팠으면 이렇게 좋을까찬우나한테

과거의 추억일 뿐이야잘해봐라장공심!

(공심 보며 씁쓸하게 웃는)

 

문화의 전당

 

공연 스탭들을 비롯한 관계자들 바지런히 짐을 챙겨 각자 흩어지는 분위기다.

막 버스에서 내린 도경과 공심도 각자 짐을 꾸려 해산할 준비를 마치는데.

 

도경 수고하셨어요단장님~ (인사하고 가려는데)

공심 차비서내일 오전 회의에 브리핑할 자료 좀 챙겨놓고 가지.

도경 ?

공심 수고스럽겠지만 자료 준비 좀 해줘.

도경 나 속옷도 못 갈아입었는데...

공심 (다정하게차비서고생한 김에 오늘 하루만 더 고생해?

도경 (떨뜨름단장님~

도경집 주방

 

밥 먹다 말고 전화 받는 봉선그 앞에서 아침 식사중인 봉희.

 

봉선 야공심이 그 기집애 진짜 독하네지는 쉬러 가고 산더미 같은 일을

너한테 시키냐?... 알았어끊어.

봉희 왜오늘 안 쉰대?

봉선 내일 회의한다고 쁘리삥인지 뭔 삥인지 한다고 자료 준비해 노라나 봐.

봉희 (걱정스런우리 선남엄마 그러다 쓰러지는 거 아냐?

봉선 그러게 말이다속옷도 못갈아 입었다던데... (눈 반짝하며봉희야

이참에 점수 좀 따라?

 

문화의 전당 앞

웅장한 건물을 감탄하며 쳐다보는 봉희.

 

봉희 (자랑스럽게 올려다보며여기가 우리 집사람이 일하는 데란 말이지!

 

로비데스크 앞

 

종이백 들고 들어가려는 봉희입구에서 경비아저씨와 실랑이 중이다.

 

봉희 나 잡상인 아니라니까 그러네나 여기 발레단장실 비서 차도경 남편 이라니깐요차비서 몰라요?

경비1 글쎄놓고 가시라니깐요차비서님이 두고 가시라잖아요~

봉희 그러니까내가 아저씨들을 어떻게 믿고 이걸 놓고 가냐고요놓고 가 길~내가 몇 번을 말해요아주 중요하고 비밀스런 것이 들었다고오~

경비2 금은보화라도 들어있나, (궁금하긴 한뭐가 들었는데 그래요? (

핑백 안 보려는데)

봉희 (경계하는 눈으로 종이백 가슴에 팍 끌어안으며내가 직접 전해줘야

된다니까요나 차비서 남편이라니깐!

 

찬우수행원들과 데스크 앞을 지나치다가 차비서 남편이라는 말에 걸음 멈

추고 봉희를 유심히 본다.

경비들 찬우에게 깍듯한 인사하고.

봉희이틈을 노려 다시 들어가려고 시도하는데 경비2에게 제지당한다.

경비1, 다시 인터폰으로 도경에게 전화하는데.

 

경비차비서님좀 내려오셔야겠는데요.

 

찬우수행원들과 밖으로 나간다.

 

복도

씩씩대며 단장실에서 나오는 도경.

 

도경 (열 받은이 인간이 증말!!

 

로비

 

봉희 (반갑게여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도경에게 종이백 들고 흔들어 보이는 봉희.

도경미치겠다경비아저씨들에게 미안하다 연신 고개 숙이는 도경.

 

도경 (쪽 팔린 듯 얼른 봉희의 팔 질질 끌고 나가며따라와~

 

문화의 전당 일각

 

봉희 (도경에게 종이백 내밀며환하게속옷 가져왔어당신이 좋아하는 땡

땡이루~

도경 (종이백 밀치며 버럭누가 가져다달랬어?

(주위 의식하며 작게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고 난리야?

봉희 당신 찝찝할까봐 그러지, (찬합 내밀며짜잔도시락도 싸왔다?

당신이랑 같이 먹으려고 2인분 싸왔지롱~

도경 (열 확 받은내가 당신이랑 왜 밥을 같이 먹어~

봉희 이왕 싸왔으니까 내 성의를 봐서라도 먹자당신 좋아하는 굴비도 구워 왔다니까~

도경 (빠른 호흡으로 가슴에 손을 대고 화를 억누르며내가 이 판국에 댁이 랑 굴비 뜯어먹게 생겼어요뜯어먹던 말려먹던 아저씨나 맛있게 드세 요!! (훽 돌아서 간다)

봉희 (혼잣말이런데서 보니까 은근히 멋있어 보이네?

(주먹 꽉 쥐고 흔들어 보이며여보파이팅~~

 

그 모습 수행원들과 일각을 돌아보던 찬우가 보고는 냉소를 흘린다.

 

일각 벤치

봉희혼자서 도시락 까먹고 있다.

 

봉희 (굴비 손으로 뜯어먹으며혼자 먹으려니 원~ (하다가아참수철이

회사가 이 근처였지디저트는 거기서!

 

도심 빌딩가

 

봉희 (핸드폰 걸고어이친구잘 지내지? (표정 바뀌고회의? (소리 팍

죽여알았네. (얼른 끊고 전화기 보며 뿌듯하게짜식잘하고 있구만.

(다른 번호로 전화 건다진땡이날세뻥희! (표정 싹 변하고)

미국이야얌마끊어. (후딱 끊고아니 어떻게 로밍했다는 신호

도 안주고 그냥 연결이 되냐? (전화기 보며 부럽게 보며짜식많이

컸구만코 찔찔 흘리던 게 미국 출장도 다 가구... (하다가 한숨 푹 내

쉬고에휴... 다들 지 밥벌이 하느라 열심히들 사네. (멍하니 주변 둘

러보면 고층 건물들 들어오고어떻게 저 많은 건물 중에 내 책상 하

나 들어갈 자리가 없냐... (휴대폰 물끄러미 보며상기자식 같았음 바

로 콜이었을 텐데... 대체 이 자식은 어딨는 거야...

 

회의실

 

도경아무도 없는 빈 회의실에 테이블 마다 자료 올려다놓는데.

찬우들어와서 도경 보고 빙긋 웃는다.

도경찬우 들어온 거 모르고 무거운 자료 들고 이동하다 떨어뜨리는데

찬우 (다가가 집어주며아줌마조금씩 들고 다녀허리 뿌러지겠네.

 

도경허걱 놀라 주위 둘러보면 사람들 들어오기 시작하고

 

도경 (작은 소리로회사에선 아는 척 하지 말랬지?

찬우 (자료 들고 쫓아가면서아줌마나 나한테 반말 쓰지 마셔여기선 내가 대장이거든.

도경 (주위 눈치 보며좀 조용히 말해.

 

마침 들어오는 공심도경을 도와 자료 돌리는 찬우의 모습 멀리서 보고

 

공심 (환하게 웃으며 마음의 소리어쩜 저렇게 자상도 하실까아랫사람 도와줄지도 아시고....

(시간경과)

브리핑하는 공심.

 

공심 이번 오지 공연 최고의 성과는 발레가 대중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

는데 일조를 한 것이라 사료됩니다저를 믿고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

록 도와주신 여러분들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빙긋 웃는데)

찬우 이번 오지공연을 성공해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우리 발레단의 위상을

높여주신 마샤 단장님께 박수 부탁합니다.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 박수치는데

공심찬우 보며 환하게 미소 짓는다.

 

복도

 

회의 끝내고 삼삼오오 복도로 나오는 사람들.

그 중 찬우와 공심도 섞여 있다.

공심찬우 뒤를 따라가며 쭈빗 거리다가

 

공심 이사장님!

찬우 (뒤돌아보는)...

공심 (조심스럽게.... 점심 같이 하실래요?

찬우 점심요? (생각하다)...이걸 어쩌나선약이 있는데...

공심 (실망한 듯그래요할 수 없죠.... 그럼 이만...

 

고개 꾸뻑하고 내가 미쳤어” 하는 표정으로 걸어가는데

 

찬우(E) 저녁식사로 하죠!

 

공심표정 확 밝아지며 뒤돌 보면

생글생글 웃고 있는 찬우.

 

단장실

 

도경자리에 앉아 전화 받는 중이다.

 

도경 네장선생님.... 단장님 오시면 말씀 드릴게요.

 

공심문 열고 기분 좋게 들어온다.

 

도경 장 선생님이 급한 일이 생겨서 아카데미 수업에 좀 늦는다는데 어쩌지?

아카데미 애들이라 지들끼리만 두면 산만할 텐데...

공심 니가 장선생 올 때까지 스트레칭 좀 시키고 있음 되겠네.

도경 내가?

공심 그럼 수고! (나간다)

도경 넵단장님! (기대에 찬 표정이다)

 

무용실

 

아이들수업 전이라 웅성거리고 있는데 연습복 차림의 도경들어선다.

도경상기된 표정으로 아이들을 둘러보며

 

도경 자여러분주목!

 

아이들 도경에게 집중하고,

선남뭔일 인가 싶어 도경을 보는데

 

도경 장선생님께서 좀 늦게 오실 꺼예요다들 스트레칭으로 몸 풀고

기본 동작 연습 시작하도록 해요.

찬영 (선남이 보고선남아니네 엄마 완전 멋지시다.

선남 (우쭐해서우리 엄마 무용전공 하셨잖아.

도경 (손바닥 탁탁 치며각자 자기 위치로~

 

도경의 구령에 맞추어 스트레칭 시작하는 아카데미 원생들.

선남도경 보고 엄지손가락 치켜 보이고...

도경이도 지나가다가 선남이 궁둥이 한번 툭 치고 걸어간다.

 

단장실

 

도경싱글벙글 웃으며 들어서는데

공심자리에 앉자마자 립스틱 여러개 꺼내 보며

 

공심 장선생 왔어?

도경 응.

공심 있다 저녁 같이 먹자고 했는데 무슨 색으로 바르지?

도경 (다가가 핑크빛 골라주며이거 어때?

공심 촌스럽게 웬 핑크?

도경 한번 발라봐남자들은 청순한 거 좋아한다?

공심 (솔깃해그래? (입술에 바르고 입술끼리 부빈다)

 

떨떠름하게 공심을 보는 도경.

 

도경 (마음의 소리핑크빛 소화하긴 좀 노화되긴 했다그래두 어쩌냐?

찬우가 좋아하는 립스틱 색깔인 걸.

공심 프랑스 식당 예약해놔.

도경 프랑스 식당 보단 특별한 곳에서 식사하는 건 어떨까?

공심 특별한 곳?

도경 디너쇼 같은 데가 좋지 않을까공연도 보고 식사도 하고... 꿩도 먹고

알도 먹고... 일석이조잖아?

공심 너 꼭 남자들 작업하는 거 공부한 사람 같다.

도경 그럼오늘 데이트는 내가 시키는대로 해봐그 사람 맘 꽉 잡게 플랜

짜줄 테니까!

공심 그러든지~ (책상에 놓인 향수 뿌리려는데)

도경 잠깐!

공심 (보면)

도경 (자기 자리로 가서 서랍에서 향수 가지고 온다남자를 유혹하는데 향

수만한 게 있겠어?

공심 (손목에 뿌려 냄새 맡으며좋아끝까지 믿어 보겠어. (여기 저기 뿌

린다)

도경 참군수님이 한우 세트랑 자연산 전복 챙겨주셨는데 그거 차에 갖다

놓을까?

공심 됐어가져가서 애들이나 먹여.

도경 (눈 휘둥그레정말?

공심 빽!

도경 (방긋 웃으며 핸드백 공손하게 내미는데)

 

핸드백 받아서 메고 도도한 자태로 걸어나가는 공심.

 

도경 장콩심파이팅!

공심 (콩심이란 말에 찌릿 째려보면)

도경 (아차 싶어 입 가리고실수! (귀엽게 몸짓하며파이팅 파이팅~!

꼭 잘 돼서 한턱 쏴!

공심 (찌릿 보고 나간다)

 

건물 앞

 

찬우 차 세워져 있고그 앞에서 찬우 서 있다.

공심살짝 어색한 모습으로 걸어 나오자

 

찬우 (공심 보고 멈칫)....

공심 왜요좀 이상해요?

찬우 (미소 지으며아뇨너무 귀여워요마샤~

공심 호호호... 나이가 몇인데 귀엽다니... (완전 좋아서 살 떨리는 표정)

찬우 (공심 몸에 가까이 대고 숨 들어마시며... 향기 좋은데요.

공심 향수를 바꿨는데... 괜찮아요?

찬우 아주 숨이 콱 막힐 것 같은데요.

공심 어머머... 찬우씨 표현도 참...

찬우 자~가시죠? (차문 열어주면)

공심 (우아하게 올라탄다)

 

찬우운전석에 올라 차 출발한다.

일각 기둥 뒤에 서서 양손에 한우와 전복 세트 들고 그 광경 보고 있던 도

찬우의 차 떠나자 모습을 드러내는데

 

도경 (애틋한 심정으로 찬우 차 가는 거 보며찬우야나와의 지난 추억은

이제 그만 지우고 그 곳에서 새로운 사람과 좋은 추억을 만들어봐~!

(찬우의 차 사라지자 표정 싹 바꾸고나한텐 꽃보다 한우다! (양손에

세트 하나씩 들고 씩씩하게 간다)

 

음악 레스토랑

 

벽면에 가득 찬 LP판이 보이고 고전스러운 분위기의 레스토랑이다.

작은 무대 위에서 클래식 기타 연주가 흐르고 있다.

그 앞에 커다란 테이블이 하나 놓여있고 마주 앉아 식사중인 공심과 찬우.

이태리식 메뉴(파스타와 피자과일와인 등 코스 요리 느낌)로 식사중이다.

공심 30년 전통을 가진 레스토랑인데 손님을 하루에 한 테이블만 받는데요.

어때요이 집 분위기?

찬우 (야릇한 미소좋은데요공연도 보고 식사도 하고꿩도 먹고 알도

먹고...

공심 (배시시 웃으며어머차비서랑 똑 같은 말씀을 하시네.

찬우 (움찔해서 보면)

공심 차비서가 여기 예약해주면서 그랬거든요꿩도 먹고 알도 먹고 일석

이조라구...

찬우 그랬구나분위기 참 좋은데요. (시선 무대 위로 돌리는데)

공심 (찬우의 시선을 따라가 공연에 집중한 채 마음의 소리사랑하는 연인

만을 위한 특별공연이라... 도경이 기집애 은근히 센스 있네.

 

사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커다란 카메라를 가지고 다가온다.

 

사장 다정하게 식사하시는 모습 찍어드릴까요?

공심 예사진도 찍어줘요?

사장 네손님들의 행복한 모습을 사진에 담아 장식해두는 것이 저희 가게

오랜 전통입니다.

공심 (어찌할까 싶어 찬우를 보면)

찬우 (흔쾌히찍죠!

 

찬우공심 쪽으로 몸을 조금 기울인 자세로 카메라를 본다.

공심도 찬우에게 몸을 기울이고 카메라를 향해 행복한 미소를 짓는데

행복에 찬 공심의 표정과는 사뭇 달리 카메라를 응시한 찬우의 눈동자

초점이 흐려지는데...

 

음악 레스토랑 (회상씬)

 

위와 똑같은 장소다.

무대 위에서 가수가 통기타를 치며 감미로운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는 도경(23)과 찬우(18)

도경공연에 눈을을 감고 감상중이다.

찬우는 그런 도경을 바라보며 뿌듯하게 미소 못 떼며 눈 짓는데.

 

찬우 (피자 도경의 접시에 올려주며다행이다마음에 드나보네.

도경 (감동에 벅차당연히 맘에 들지... 근데 학생이 이런 델 어떻게 알구...

찬우 (빙긋 웃는)

도경 여기 비싸지 않아?

찬우 무지 비싸죠하루에 한 테이블 밖에 손님을 안받잖아요?

도경 (걱정스런너 돈 어디서 났어너 설마 부모님 지갑에 손 댄 거 아냐?

찬우 (태연히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그럼 안되나?

도경 (흥분해서너 미쳤어?

찬우 (미소 지으며용돈 모아서 온 거니까 걱정마세요.

도경 (의심의 눈초리정말이야?

찬우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손 흔들며사장님~!

도경 (낮게왜 불러?

사장 (다가와서 공손하게손님!

찬우 우리도 사진 찍어줘요.

사장 네손님. (사진기 들고 오는데)

도경 됐어... 난 싫어.

사장 저희 집은 기념사진 찍는 거 까지가 풀코스랍니다.

찬우 저기 봐요저 사람들 다 찍었네.

 

한쪽 벽에 연인들의 사진들이 쭉 붙여져 있다.

도경 난 됐으니까 너 혼자 찍어.

찬우 그런 게 어딨어요이 담에 와서 보면 이런 게 다 추억이 될 텐데...

(도경 옆에 바짝 붙어 서서얼른 찍어주세요.

사장 자찍습니다하나 둘 셋!

 

도경카메라 보는데 도경의 볼에 기습 뽀뽀하는 찬우.

장난꾸러기 같은 찬우의 옆 얼굴과 놀라는 도경의 표정에서 찰칵!

 

사장(E) 사진 보러 꼭 오세요!

 

음악 레스토랑 (현실)

 

공심 (방긋그럴께요.

 

사진 다 찍고 사장이 자리를 뜨자

정신 추스리고 시선을 다시 무대 위로 옮기는 찬우.

그런 찬우를 의식하며 공연을 보는 공심.

테이블 위에 놓인 찬우의 손에 조금씩 다가가는 공심의 손.

찬우의 손끝에 닿자 움찔하고 멈추는데

찬우그런 공심을 본다.

공심모르는 척 공연에 집중하는데

공심의 손을 꼬옥 잡는 찬우.

공심어찌할 바를 몰라 무대에 시선 둔 채 볼이 발개지는데...

 

봉선(E) 이게 웬 한우야?

 

도경집

 

아이들, TV 보고 있고

도경의 들고 온 한우 받아들고 좋아라하는 봉선.

 

도경 (냉장고에서 물 꺼내 마시며... 이번에 오지공연 갔던 곳 군수님이

주시더라.

봉선 이 귀한 걸 비서한테까지 챙겨줘?

도경 아냐공심이 꺼야애들 먹이라고 주더라구.

봉선 (고기 보며와 마블링 좀 봐라입에서 살살 녹겠다. (침 꿀꺽)

도경 (같이 보며고기 좋네오랜 만에 우리 식구들 목에 기름칠 좀 하자.

봉선 (눈치 보며봉희도 부르면 안될까통 못 먹어선지 삐쩍 말랐든데...

도경 (한심하게 보는데)

봉선 애들 보기도 그렇구... 이 귀한 한우를 우리끼리만 먹으려니 원...

도경 (속상하지만 안됐는난 피곤해서 한숨 잘테니까 부르던지 말든지 알아

서 해. (방으로 들어간다)

봉선 그래애들 잘 챙겨먹일 테니까 한숨 푹 자으휴저 마음 여린 것!

(씩 웃고 밖으로 나간다)

 

옥탑방

 

식탁 앞에 앉아 신문 보고 있는 세뇨르 박.

봉희화장실에서 나오며

 

봉희 저녁 뭘루 해 먹을까요?

세뇨르 그걸 왜 나한테 묻소입주 도우미가 알아서 해야지.

봉희 (눈치 보며반찬거리가 별룬데...족발에 소주나 한잔 딱하면 좋겠구

~

세뇨르 (못 들은 척 대답 없는)....

봉희 (실망해서간단하게 라면이나 끓여 먹읍시다.

세뇨르 알아서 하시오.

봉희 (투덜거리며 라면 물 올려놓으려고 준비하며요새 영몸이 허하네.

라면만 먹어서 그런가이래서 집 나오면 개고생이라나 봐.

세뇨르 (기분 나빠 쓱 보는)

 

(E) 문자 메세지 알림음

봉희핸드폰 들어 보면 봉희야잠깐 나와 봐’ 발신자 보면 누나다.

 

봉희 누나가 무슨 일이지? (밖으로 나간다)

세뇨르 (신문 확 접고다른 날은 문 벌컥 열고 잘만 들어오더니 웬 문자?

(코 벌름거리며뭔가 냄새가 나는데?

 

문 앞에 가서 귀 기울이는 세뇨르박.

 

옥상

 

봉희 (눈 휘둥그레뭐 한우?

봉선 (조용히 해우리 식구 먹을 것도 없으니까 그 인간 모르게 살짝

빠져 나와라.

봉희 (입 함박 만해 작게알았어.

옥탑방

 

얼른 식탁으로 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신문 집어서 보는 세뇨르박.

잠시 후 들어 봉희문 열고 들어온다.

 

봉희 (배 만지며 앓는 소리로아 속 쓰려왜 갑자기 속이 쓰리지?

세뇨르 (신문 넘기며멀쩡하던 배가 왜 쓰리오?

봉희 사실 아까부터 살살 아팠소속 쓰려서 오늘 저녁은 진짜 못 먹겠네.

세뇨르 한 끼도 못 굶는 분이 웬일이요?

봉희 한 끼 굶는다고 죽기야 하겠소나 약국에 좀 갔다 올테니까

라면 끓여서 먼저 저녁식사 하시오얼른 다녀올게아 배야~!

(나가는)

세뇨르 (신문 내려놓고저 의리도 없는 사람들을 봤나먹여 줘재워 줘~

춤까지 가르쳐 주는데 나만 쏙 빼 놓다니? (괘씸하다)

 

도경집

 

큰 상 펴놓고 식구들모여앉아 고기 구워가며 파티를 벌렸다.

봉선이 전기구이 팬에 고기 올려서 굽고 있고 도경만 없다.

 

봉희 (고기 집어먹으며이야 한우라서 그런지 입에서 살살 녹네아주~

선녀 (허겁지겁 집어 먹으며고모이거 정말 우리 소고기야?

봉선 응천천히 먹어많으니까...

선웅 근데 엄마는 왜 안드셔?

봉선 피곤해서 쉬신대잖아.

봉희 선웅아엄마 깨워서 드시고 주무시라 그럴까?

선남 제가 모셔올께요. (일어서려는데)

봉선 (말리며아서라니 엄마 일어나면 아빤 바로 아웃이야.

선남 (봉희를 보면)

봉희 오지공연 다녀온 후로 제대로 못쉬었을 텐데 엄마한텐 잠이 보약이겠

얘들아얼른 먹자. (고기 집어서 맛있게 먹는데)

 

그때 현관문 빼꼼 열고 들어오는 세뇨르 박.

 

세뇨르 (입맛 다시며고기 파티하시나 봐요.

봉희 (허걱 놀라서!

봉선 (하필이면 이때 싶어 싫은이 시간에 어쩐 일로...

세뇨르 (상추쌈 든 바구니 내밀며제가 심은 상춘데 좀 드셔보시라구...

봉선 상추 많은데....

세뇨르 이건 유기농이라 일반 상추와는 질적인 차가 아주 큽니다.

봉선 네주시니 잘 먹죠.

세뇨르 (안가고 어정쩡하게 서서 봉희를 본다여기가 약국인가?

봉희 통증이 싹 가라앉아서... (눈치 알아채고저녁 같이 드세요.

세뇨르 (봉선 눈치 보며폐가 되지나 않을까 싶어서...

봉선 (못마땅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는데)

봉희 제가 신세지고 사는데 이정도가 무슨 폐를 끼치는 거라구... 고기 많으

니까 어서 들어오세요.

세뇨르 (우두커니 서서 봉선을 보면)

봉선 (떫뜨름하게오신 김에 드시고 가세요.

세뇨르 (기다렸다는 듯아이고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들어와서 넙죽 봉

선 맞은편에 앉는다)

봉선 (얄미워서 입 삐죽)

세뇨르 (한우 한 점 집어먹고이거 한우 아닌가이 비싼 게 다 어디서...

봉희 선물로 들어온 거래요.

세뇨르 어쩐지 한우라 그런지 다른 때랑은 냄새부터 다르더라구요.

봉선 (기가차서그럼 고기 냄새 맡고 오신 거예요?

세뇨르 (아차 싶은뭐 그런 건 아니고...

 

봉선못마땅한 표정으로 덜 익은 고기 뒤집으려는데 세뇨르박이 낼름 집어

먹는다.

봉선 (언짢아그거 안 익은 건데...

세뇨르 (눈치 없이 꼭꼭 씹어 먹으며소고기는 미디움으로 먹어야 제 맛입니

.

 

그러면서 불판 위의 익지도 않은 고기들을 빠른 속도로 집어서 소금장에

찍어 먹는다.

 

봉선 (신경질적으로다 익혀서 드시라구요매너없게 증말!

세뇨르박 덜 익혀야 맛있습니다. (고기를 집으려는데)

 

봉선의 젓가락이 세뇨르박이 집으려던 고기를 동시에 집는다.

서로 안뺏기려 힘을 주며 신경전을 벌이는데

 

봉희 누나먹는 거 갖구 왜 그래?

봉선 뭐어? (봉희 째려보는데)

세뇨르 (그 순간 얼른 집어먹는다)

봉선 (어이상실)

봉희 아참 전복도 있댔지누나그거 좀 꺼내 와.

봉선 (열 받아뒀다가 전복죽 해먹을 거야그 귀한 걸 왜 구워먹어?

세뇨르 맞습니다전복은 굽는 거 보다는 회 쳐서 먹는 게 최고죠.

봉희 누나몇 개만 가져와회 쳐서 먹게얼른.

봉선 (기도 안차는)

봉희 (세뇨르박의 소주잔에 술 채우며저랑 소주 한잔 하시죠.

세뇨르 좋죠소주 안주에 전복 회야말로 금상첨화 아니겠습니까?

 

봉희와 세뇨르박소주잔 부딪치고 기분 좋게 쭉 들이킨다.

뜨악해서 서로 마주 보는 도경과 봉선.

 

공심집 앞 ()

 

찬우의 차공심의 집 앞에 선다.

찬우먼저 내려 조수석 열어주면 공심 내리는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발 삐끗넘어질 뻔 한다.

찬우얼른 공심을 부축하고찬우 품에 거의 안기다시피한 공심.

 

찬우 괜찮아요?

공심 (얼굴 벌개져서 수줍어 어쩔 줄 모르는.

찬우 (빙긋 웃으며잘 들어가요. (맞은 편 빌라로 들어간다)

 

공심아쉽게 서서 보다가 찬우가 잡았던 손(35)을 볼에 대고

흡족한 표정으로 미소 지으며 싹 돌아선다.

옥상 ()

 

봉희와 세뇨르평상 위에 만원권 지폐 2장 올려놓고 줄넘기 내기 중이다.

땀 뻘뻘 흘리며 줄 넘는 봉희와 세뇨르둘 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세뇨르 이제 쫌 그만하시지?

봉희 그쪽이야말로 그만 하시죠무리하시다 골로 가는 수가 있습니다.

세뇨르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쓸데없는 데 목숨 거는 스타일이구만?

봉희 매사 목숨 걸고 열심히 하자가 우리집 가훈입니다상태도 안 좋아보이는데 줄 그만 놓으시죠?

세뇨르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지구력 하난 자신 있거든어릴 적 내 별명이 칠곡리 빤스 고무줄이었소.

봉희 전 신사동 타이어였습니다.

 

봉희와 세뇨르 서로 기싸움 하며 힘들게 줄넘기 하는데

평상 위에 놓아 둔 봉희의 휴대폰 울린다무시하고 계속 줄넘기하는 봉희.

세뇨르 전화 받으시죠급한 전활지도 모르는데.

봉희 급하면 다시 하겠죠.

세뇨르 저도 뭐 아쉬울 거 없습니다.

 

끊겼다가 계속해서 다시 울리는 봉희의 전화벨.

봉희 (줄넘기 넘으며 누구 전화인지 평상 위에 놓인 전화기 보다가 그만 줄넘

기 꼬이자타임!!!

세뇨르 (마저 그만두며타임이라뇨제 사전에 타임이란 없습니다.

봉희 (핸드폰 얼른 받고 흥분하며) ....상기가 양평에알았어! (휴대폰 끊고내 이 자식을 그냥!!

세뇨르 게임은 게임이니 제가 이긴 겁니다. (돈 집으려는데)

봉희 (얼른 이만원 집어들고 계단을 내려가며비상사태 발생이라 다녀와서

얘기 하리다.

세뇨르 여보시오이건 명백한 반칙이오반칙~!

 

도경집 거실 ()

설거지 마치고 깨끗이 빤 행주 짜서 널고 있는 도경.

봉선빨래 개면서 TV 보는데 봉희 문 열고 들어온다.

 

봉희 누나헉헉...

봉선 (낮게도경이 깼어.

봉희 나 돈 좀 줘헉헉...

봉선 (도경 눈치 보며돈은 왜?

봉희 상기 있는데 알아냈어당장 잡으러 가야할 거 같아.

봉선 그래그 자식 어디로 튀었대?

도경 (앞치마 풀며 거실로 나오며상기가 튀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봉희와 봉선허걱 놀라는

봉희 여여보.... 그게...(봉선 보고 애타게누나!

봉선 (일각에 놓인 지갑에서 얼른 카드 빼 봉희에게 던져 주며빨리 가

무슨 일 있어도 그 돈 다시 찾아야 돼.

도경 그 돈이라니? (!) 나봉희 너 또 사고 쳤어?

봉희 (카드 낚아채고에이씨....(밖으로 도망치는)

도경 (생각하다봉선이 원룸 뺀 돈 상기가 들고 튄 거야?

봉선 도...도경아실은 그게...

도경 (한심해니 돈 니가 쓰는 거 내가 뭐라 그럴 입장은 아니지만 너두 참

깝깝한 인생이다언제까지 나봉희한테 죄다 퍼붓고 살래?

봉선 (시무룩) ....

도경 저 인간 성공하는 거 이제 글렀으니까 니 앞길이나 생각하고 살라고 몇 번을 말했냐?

봉선 (시무룩해 눈물 글썽이며피한방울 안 섞인 너는 이혼하면 그만이지만 그 놈의 핏줄이 뭔지....도경아! (자기 가슴 치며난 봉희가 늘 여기 얹 혀 있다근데 어떻게 내 앞길만 생각하겠니....

도경 (짠해서 보는)

 

골목 ()

한손에 카드한손에 현금 이 만원 쥔 채로 죽어라 뛰는 봉희.

 

봉희 (숨차서 걸으며헉헉... 집사람까지 알게 됐으니 큰일이네. (결심하고)

좋아그 돈 찾기 전엔 다시는 집에 안 들어온다. (다시 뛰는)

 

문화의 전당 전경 (다음날)

 

단장실

 

자리에 앉아서 일하고 있는 도경.

밝은 표정의 공심이 들어선다.

 

공심 (산뜻하게좋은 아침!

도경 (조심스레어제 그 레스토랑 어땠어?

공심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너무 좋았지내 손을 꼭 잡고 연주 듣는 거

있지?

도경 (떨떠름해잘 됐네...

공심 (향수도 압권이었는데 그거 어디 꺼야프랑스제?

도경 아냐국산이야.

공심 그 향수 좀 사다 줘.

도경 알았어왕창 사다줄게.

공심 (빙긋 웃는역시 차도경 눈치 하난 끝내줘.

도경 정규직 올려 줄 거지?

공심 그러지 뭐.

도경 (얼굴 환해지며정말고마워 공심아.

공심 당연하지친군데...그 정돈 신경 써 줘야지.

도경 이 은혜 정말 안 잊을게.

공심 근데 너 내 밑에서 일하는 게 그렇게 좋아?

도경 그럼정규직 되면 보너스가 얼만데... (으쓱해서나도 이제 워킹맘 되

는 거잖아.

공심 워킹맘?

도경 제 힘으로 벌어서 가족들 먹여 살릴 수 있는 여자가 대한민국에 얼마

나 되겠어나도 이제 그 영광스런 대열에 끼는 거지.

공심 (고개 끄덕이다가아참 (차 키 주며장선생한테 세차 좀 해 오라고

시킬래?

도경 에이~! 외제찬데 아무데나 맡겨서 되겠어내가 할게그런 고급차는

손세차로 해야지.

공심 그래 주면 나야 고맙지.

도경 (차키 흔들며갔다 올게. (신나서 나가는)

공심 (흐뭇하게 보며저렇게 좋을까?

 

직원 주차장

도경걸레로 공심 차 외부를 닦고 있다.

 

도경 첫사랑은 무슨공심이 덕에 내 인생이 쫙쫙 펴게 생겼는데 (걸레로

박박 밀어서 문지르며찬우한테 팍팍 밀어주지 뭐.

 

도경룰루랄라 신나서 양동이에 걸레 넣고 흔들어 짜서는 다시 차 닦는데

예나의 차가 공심차 바로 옆자리에 들어선다.

예나파킹하다가 근처에 놓인 구정물 담은 양동이가 도경에게 엎질러진다.

도경 (인상 쓰며어머뭐야? (예나차 보며이거 왕싸가지 차 아냐?

 

예나차 세우고 유리 창문 열어 보며

 

예나 아줌마여기서 세차를 하면 어떡해요? (차 뒤에 놓인 양동이 가리키며저 양동이 좀 얼른 치워요.

도경 (어이없어이거 보세요아가씨! (다른 주차 공간 가리키며빈자리가

저렇게 많은데 왜 하필 여기다 주차하는 거예요?

예나 여기가 건물하고 제일 가깝잖아요.

도경 그럼 똑바로 주차를 하든가주차도 못하면서 차는 왜 몰고 다녀요?

(양동이 들고 가는데)

예나 (열 받아어머머머...기가 막혀! (차문 열고 내리며아줌마어디서 일 해요?

도경 (열 받아 뒤돌아궁금해단장실 비서다?

예나 비서? (픽 웃으며내가 누군지 알기나 하고 이러는 거예요?

도경 니가 누군진 모르겠고, (나직이조용히 들어가라. (걸레 보여주며얼굴 세차해 버리기 전에...(뒤돌아 가는)

예나 (허걱 놀라 얼굴 손으로 감싸며뭐 저런 깡패 같은 여자가 다 있어?

이사장실

찬우책상에 앉아서 일하고 있는데

씩씩거리며 문 열고 예나들어온다.

예나 오빠단장실에 비서 있지그 여자 당장 짤라 버려.

찬우 왜? (일어서는)

예나 나보고 더러운 걸레로 얼굴에 세차해 주겠대지가 조폭이야 뭐야.

찬우 (큭큭 웃으며그 여자 진짜 무서워나도 함부로 못 짜른다니

까 (소파에 앉는)

예나 (소파에 앉으며진짜 조폭 아줌마야?

찬우 아마 그럴지두....

예나 단장이나 비서나 하나두 마음에 안 들어정말.

찬우 (웃는)

예나 그나저나 어떡할 거야우리 아빠 삼정그룹하고 기어코 사돈 맺으실

모양인데 오빠가 나 좀 구해주면 안돼?

찬우 야나 마음에 둔 여자 있다 그랬지?

예나 누구?

찬우 글쎄비밀이다.

예나 첫사랑 만났다더니... 잘 되가나 보지?

찬우 (빙긋 웃으며그럴지도 모르지.

예나 에이재미없다오빠가 다른 여자랑 사랑에 빠졌단 말 들으니 매력이

뚝 떨어지는데...

찬우 뭐이 녀석이?

예나 예난 조용히 사라져 줄테니 잘해보라구.

찬우 그래사고 치지 말고 제발 좀 조용히 살어라.

예나 갈게. (입 삐죽하고 나간다)

찬우 (예나 가는 거 보고 빙긋 웃는)

 

복도

 

자신감에 찬 표정의 공심엉덩이 씰룩이며 복도를 지나가는데

저 쪽에서 예나가 걸어오는 거 보고 인상이 구겨진다.

 

예나 (다가가그동안 즐거웠어요. (악수 청하는)

공심 (얼떨결에 악수하며 보는?

예나 나 이제 여기 안와요.

공심 (속으로 좋으면서 티 안내려 애쓰며어머왜요?

예나 울 오빠 여자 생겼대요.

공심 어머그래요? (안스럽게예나씨 어떡해요(미소 지으며 마음의 소리)

그게 바로 나란다호호호~

예나 뭘 어떡해요오빠 바람났으니까 시간 좀 주려구요.

공심 (씩 웃고 마음의 소리) 얘가 뭘 몰라도 넘 모르네그건 바람이 아니라 로맨스란다(터져나오는 웃음 참느라 힘들다)

예나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속삭이듯 낮게울 오빠 만난 여자가 첫사랑인

데 무지 이쁘대요.

공심 (이건 또 뭔 소리?)

예나 (얄밉게그니깐 아줌마꿈 깨요. (손 흔들며빠이~ (가는데)

공심 (뭐 저딴게 다있나 싶은)

 

단장실

 

자리에 앉아 일하고 있는 도경.

공심갸우뚱하며 들어온다.

 

도경 (안색살피며무슨 일 있어?

공심 왕싸가지가 앞으로 여기 안온댄다.

도경 그럼 이사장님한테서 완전히 떨어져나간 거야?

공심 그런 거 같애.

도경 어머정말 잘 됐다.

공심 그러긴 한데 찬우씨가 첫사랑을 만났다면서 나보고 꿈 깨라는데?

도경 (움찔하다가에이... 첫사랑은 무슨괜히 너 견제해서 한 말이겠지.

공심 그래도 기분이 영 찜찜하네. (하는데)

 

(E) 공심의 핸드폰벨소리.

 

공심 (받으며네 이사장님?.... (도경 보며저녁 스케쥴 괜찮은데...

(기분 좋아그럼 있다 뵐께요.

도경 (보는)

공심 (끊고이따 일 끝나고 영화 보러 가잰다자동차 극장으로...

도경 것 봐첫사랑이랑 만났으면 너한테 자동차 극장엔 왜 가자 그러겠어?

공심 (입 함박만 해그러겠지?

산 길

꼬불꼬불 산길을 지친 모습으로 걸어가는 봉희.

 

봉희 상기 이 자식은 어쩌다 이 산골까지 들어온 거야하긴 피해 다니는 놈 이 갈 데가 어딨겠냐?

송대근집

송대근골프채 들어 각도 잡고 있고.

상기그 옆에서 스마일 유지하며 뭐든 할 준비태세다.

잠시 후송대근 힘껏 스윙 날리면 공 멀리 날아가고.

 

상기 (기다렸다는 듯 환호하며선생님나이스 샷!

송대근 (흡족한가서 물 좀 가져오게.

상기 (납작 엎드리며. (쏜살 같이 안으로 들어가는)

 

이때인기척 들리고 어느새 들어 온 봉희주변 두리번거리며

상기 찾는 눈치다.

송대근누군가 싶어 봉희를 보면

 

봉희 (송대근와 눈 마주치자 놀란선생님? (얼른 달려가는데

진돗개 짖자 화들짝 놀라 자빠질 뻔하고)

송대근 쯧쯧.

봉희 (깍듯이 인사하는이렇게 뵙게 되서 영광입니다평소 선생님의

음악 세계를 동경해 왔습니다. (잔뜩 들뜬선생님께서 한소절 한소 절 내뱉는 그 심금을 울리는 멜로디는 정말이지,

송대근 (말 길다 싶어 헛기침 하며알았으니 그만하고뉘신가?

봉희 아제 소개가 늦었습니다저는 강변가요제 출신 작곡가 나봉희라고

합니다.

송대근 근데어쩐 일이신가내 집엔.

봉희 아친구 좀 찾으러...

송대근 친구?

봉희 네제 친구가 여기 있다는 정보를 듣고

 

봉희말 채 끝나기도 전에 상기물 잔 들고 신나서 나오다가

봉희와 맞닥트린다.

 

봉희 상기이 자식! (회심의 미소너 딱 걸렸어.

상기 (물잔 던져버리고 줄행랑치며선생님물은 다음에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봉희 야자식아거기 안서너 잡히면 죽는다!!!

 

상기도망가고.

봉희사력을 다해 뒤쫓는.

송대근벌어진 상황에 어리둥절해서 보고만 있다.

 

용문사 산길 (몽타주)

 

가파른 산길을 낑낑 거리며 올라가는 상기.

잡으러 쫓아가는 봉희.

구름다리를 건너는 상기.

봉희구름다리 쫓아오자 마구 흔드는 상기.

무서워서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려 매달리는 봉희.

그러다 상기 도망치자 구름다리 건너서 쫓아간다.

계곡을 따라서 도망가는 상기.

쫓아가는 봉희그러다 미끄러져 계곡물에 빠질 뻔 하고...

 

은행나무 앞

상기땀범벅이 되어 헉헉 거리며 뛰어오는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 상태로 악착같이 쫓아오는 봉희.

 

상기 (뒤돌아보며... 끈질긴 새끼헉헉...

봉희 야너 거기 안서헉헉... 그 돈이 어떤 돈인데...헉헉...

 

천년 묵은 은행나무를 사이에 두고 뺑글뺑글 돌아서 도망가는 상기.

잡으려고 은행나무 주위를 따라서 도는 봉희.

봉희꽤 써서 반대로 잡으러 가는데

마주치자 허걱해서 또 반대로 도망치는 상기.

몇 번 잡힐 듯 잡힐 듯 반복하다가

결국 지쳐서 쓰러지는 상기.

봉희쓰러진 상기 보고 옆에 쓰러진다.

 

봉희 (숨 턱에 차서헉헉...비겁하게 헉헉...왜 도망가냐?

상기 (숨차헉헉...잡으러 오니까 헉헉...도망갔다헉헉...그런 넌 왜 잡으러

왔냐?

봉희 니가 도망가니까 쫓아온 거지헉헉...

상기 친구... 우리가 왜 이런 신세가 되었나헉헉...

봉희 그러게... 친구... 헉헉...

개울가

 

소주에 감자전 안주로 놓고 소주 마시는 봉희와 상기.

 

봉희 그럼 한 푼도 없단 말야?

상기 (끄덕 끄덕미안하다나도 홍보 매니저한테 사기 당했단 말야.

봉희 (앞이 캄캄해너 그 돈이 어떤 돈인 줄 알지?

상기 알지그래서 내가 이 산골까지 들어와 개처럼 남의 발 핥고 있잖냐.

봉희 ???

상기 마지막으로 살 길은 너를 끌어올리는 거밖에 없을 거 같아서 곡 하나

달라고 송선생님한테 빌고 있다임마.

봉희 (솔깃해그래서 곡 주시겠대?

상기 (고개 가로 저으며아니 꿈쩍도 안하셔.

봉희 (실망해송대근 선생님 곡 받기가 하늘에 별따긴데...나 같은 무명한테 곡을 주시겠어?

상기 내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송대근 선생 곡 받아 낼테니까 넌 아무 걱정 하지 말고 집에 가서 기다리고 있어.

봉희 (감동해친구야고맙다. (꼭 끌어안는)

상기 (봉희에게 안긴 채고맙긴...

 

단장실 ()

책상에 앉아 야근하는 도경옆에 자료용 책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도경 (종이에 적힌 빼곡한 글 보며이 많은 걸 내가 어떻게 다 해?...야겠냐

마는... 해야지해내야하고 말구... (씩씩하게 자료 뒤적인다)

 

자동차극장 ()

 

찬우의 승용차 앞좌석에 나란히 앉아서 영화 보는 찬우와 공심.

팝콘과 음료수 마시며 영화 감상 중이다.

공심 (찬우 옆얼굴 보며 마음의 소리설마 이게 꿈은 아니겠지. (자기 살 꼬 집으며 기쁜 표정으로아프다아퍼... (소리 내어흐흐흐...

찬우 (보면서재밌어요?

공심 (웃음 참으며~무 재밌네요.

 

찬우미소 짓다가 옆에 놓인 팝콘 잡으려는데

마침 팝콘 집으려는 공심 손과 딱 마주치는데...

미소 짓는 찬우에게 생긋 웃어보이고는 팝콘을 집어 먹던 공심의 표정이

서서히 바뀌며

공심 (마음의 소리에라이주책맞은 방광아왜 하필 이럴 때 신호를 보내

는 거야(엉덩이를 약간 움직여 보는데)

찬우 마샤어디 불편해요?

공심 그게 아니라...

찬우 (자연스럽게 자신의 팔을 공심의 어깨에 올리며괜찮아요?

공심 네... (배시시 웃는데)

찬우 오늘따라 너무 매력적이네.

공심 (으흐흐... 오금이 저리다그와 함께 쉬를 참으며 몸을 앞으로 숙인다)

(마음의 소리고지가 머지 않았어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는 거야.

(쉬를 참으려 진땀까지 흘리는데)

찬우 잠깐만요마샤~ (공심의 눈을 응시한 채 서서히 다가가는데)

공심 (마음의 소리어머머이 사람 나한테 지금 키스하려나봐(눈을 감는

데 침 꼴깍 넘어가고) (마음의 소리쫌만 참자쫌만...

찬우 (얼굴에 묻은 팝콘 가루 떼내는 순간)

공심 (도저히 못참겠다눈 번쩍 뜨고죄송해요터질 거 같아요.

찬우 (황당해서 보는?

공심 화장실...

 

공심얼른 차 문 열고 쉬를 참으려 이상한 포즈로 재빨리 가는데

 

찬우 (실소 터져 나온다하하하... 역시 매력 있단 말이야!

 

자동차 극장 앞 ()

 

오만상을 다 쓰고 빠른 걸음으로 화장실 쪽으로 뛰어가는 공심.

한마디로 죽을 맛이다.

단장실 ()

 

자료정리 다하고 불 끄고 짐 챙겨나가는 도경.

 

달리는 찬우 차안

찬우운전 중이고 공심 조수석에 앉았다.

 

찬우 속은 좀 괜찮아요?

공심 네... 낮에 음료수를 많이 마셨더니...

찬우 (씩 웃고난 또 배탈 난 줄 알았네우리 어디 가서 한 잔 할래요?

공심 (좋아서그럴까요?

 

(E) 울리는 공심의 핸드폰 벨소리.

 

공심 (받으며응 차비서...!!

찬우 (신경 쓰이는)

공심 그래수고했어조심해서 들어가. (끊는)

찬우 (조심스레차비서님이 대학 동기라셨죠?

공심 아.

찬우 그분은 왜 발레를 그만 두셨어요?

공심 졸업공연 날공연 안하고 남자친구 만나러 가는 바람에...

찬우 (놀라서그럼공연을 포기하고 공항에 갔었단 말인가요?

공심 네그 바람에 교수님한테 찍히고... 걔가 졸업공연에서 주인공 역이었

거든요.

찬우 (충격이다어떻게 그런 일이...

공심 그러니 사람 팔자 한 순간이라잖아요?

찬우 (멍한) ...

공심 (화재 돌리고요 근처에 괜찮은 빠 아는데...

찬우 술은 담에 하죠제가 좀 피곤하네요.

공심 (아쉽지만그래요그럼.

 

문화의 전당 ()

도경퇴근하려고 걸어 나오는데

찬우차 들어오는 거 보인다.

도경얼른 몸을 돌리는데 바로 옆을 지나가는 찬우의 차.

 

찬우 차안 주차장 ()

 

공심 (안전벨트 풀며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찬우 저두요.

공심 그럼 내일 뵈요.

찬우 그래요조심해서 들어가요.

공심 네.

 

차에서 내려서 자기 차에 오르는 공심.

찬우공심이 차에 올라 출발할 때까지 지켜본다.

공심창문 내려 손 흔들고차 출발 시킨다.

 

공심 차 안 ()

 

운전하는 공심.

 

공심 그냥 차 두고 같이 들어가자 그럴 걸 그랬나아니지너무 의도적으로

접근하면 부담감 느낄지도 몰라.

 

걸어가는 도경 발견하고

 

공심 도경이네태워줘? (아니지 싶은피곤한테 뭘...

 

그냥 속도 내어 도경이 옆을 스쳐 지나간다.

문화의 전당 ()

 

공심차 지나가는 거 보는 도경.

 

도경 기집애버스정류장까지만 좀 태워 주지.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찬우의 차 와서 선다.

 

찬우 (차문 열며타요.

도경 (보며 쌀쌀맞게됐어.

찬우 타라니까!

 

찬우 차 안 ()

 

굳은 표정으로 운전하는 찬우,

조수석에 앉은 도경찬우의 눈치를 보는데

 

도경 (조심스레왜 그래공심이랑 무슨 일 있었어?

찬우 (대답 않는)

 

(시간 경과)

 

도경 찬우야... 다 왔는데 조 앞에 좀 세워줄래?

찬우 (차 세운다)

도경 고마워낼 보자.

찬우 (굳은 채어디 가서 얘기 좀 하죠!

도경 (난감한 표정으로 보는)

 

골목 ()

터덜터덜 걸어오는 봉희.

 

봉희 돈 한 푼 못 찾아왔는데 쪽팔려서 집엘 어떻게 들어가지일단 누나 불

러내서 상황 설명부터 해야겠지? (한숨 푹 내쉰다)

 

놀이터 ()

마주 선 찬우와 도경.

 

찬우 그날 공항에 왔었다면서요?

도경 (놀라어떻게 그걸...

찬우 그랬다면 그랬다고 말하지 왜 말 안했어요?

도경 이제와서 얘기하면 뭐하겠니다 지난 일인데...

찬우 그런 줄도 모르고 누나만 원망했는데...

도경 (엷게 미소 지으며나 이제 너한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거지?

찬우 (끄덕끄덕)

 

놀이터로 걸어오던 봉희도경과 찬우를 발견하고

 

봉희 저거 선남 엄마 아냐근데 저 남잔 누구야? (유심히 보는데)

 

(인터 컷) - 과거대학 공연장 앞에서 꽃바구니 건네주며 도경에게 전해달

라 부탁하던 슬픈 표정의 어린 찬우(18).

 

봉희순간 번쩍 하는데.

 

도경 우리 이제 화해하는 거야. (손 내민다)

찬우 (악수하다 도경 확 끌어안는다)

도경 (놀라 밀어내는데)

찬우 (도경 보며고마워요그때 공항에 와줘서...

 

일각에서 보던 봉희분노에 찬 표정으로 야이 자식아~” 하며

찬우에게 달려든다.

도경놀란 표정으로 봉희를 보고

봉희도경이 지켜보는 가운데 찬우의 아구창을 있는 힘껏 날리는데서 엔딩.



.공주가 돌아왔다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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