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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성스캔들 8

8부 :: 실은 나... 당신이 참 좋습니다.

방송일: 20070628

동영상 줄거리:

 

S#1 명빈관 앞(전회연결/)

 

 

 

 

여경 위기의 순간마다 대가 없이 달려와 도와준 것도내 앞에 불쑥불쑥

 

나타난 것도그동안 보여준 모습들이 모두 내기를 위해 꾸며낸

 

계산된 행동이었단 말이군요그러니까.

 

완 설명하기 복잡하긴 하지만,

 

여경 됐습니다목적 달성을 하셨으니 이제 더 이상은 볼 일이 없겠네요.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십시오! (무섭게 굳은 표정으로 돌아서는)

 

완 (자신의 말은 들을 생각도 않고 혼자 할 말만 하고 가버리는 여경에게

 

조금 화가 나서 따라가며잠깐 기다려!

 

여경 (그대로 가기만)

 

완 나한테도 말할 기회를 줘야. (될꺼아니야)

 

 

 

 

하면서 여경을 확 잡아 돌리는 순간 완의 표정이 멍해진다.

 

눈가에 눈물이 꽉 들어차있는 여경!

 

 

 

 

여경 (완을 노려보며좋은 말로 할 때 꺼지십시오. (눈물 후두둑 떨어지고)

 

완 (멍해져서 여경의 눈물을 바라보는 표정에서)

 

 

 

 

S#2 명빈관 송주방 ()

 

경대를 보며 외출 준비를 하고 있는 송주그때,

 

 

 

 

영랑 (E) 언니송주언니!

 

송주 무슨 일이야?

 

 

 

 

영랑이 다급하게 뛰어들어온다.

 

 

 

 

영랑 언니큰일 났어요!

 

송주 (들으나마나,라는 느낌으로 단장하며니 눈에 큰일 아닌 것도 있니?

 

영랑 이번엔 진짜 큰 일이예요여경언니랑 완이오라버니가 싸웠단말이예요.

 

송주 그게 뭐사랑싸움이야 앞으로도 숱하게 볼텐데 뭐 대단한 일이라구.

 

영랑 그런 게 아니라니까요여경 언니가 드디어 내기 사실을

 

알아버렸단 말이예요.

 

송주 (그제야 보며) ....!

 

영랑 오라버니한테 다시는 자기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살벌하게 말하니까,

 

오라버니 완전 충격먹고완전 심각했다니까요 둘이.

 

송주 (앞으로 두 사람 쉽지 않겠군)....

 

 

 

 

S#3 해화당 앞 거리 ()

 

눈물 차오르지만 이를 앙 물고 참으며 빠르게 걸어오고 있는 여경.

 

차갑게 굳은 얼굴로흘러내는 눈물을 성가시다는 듯이 손등으로

 

스윽 문질러 버리는 여경인데,

 

 

 

 

완 (E) 조마자씨! (*2부 72씬의)

 

여경 (순간 우뚝 멈춰 서는)

 

완 (E) 씨이!

 

여경 (돌아보는 모습 위로)

 

 

 

 

(F.C) 축구를 하며 천진하게 웃던 완. (5부 22씬의)

 

(F.C) 자전거를 달리며 환하게 웃던 완. (6부 5씬의)

 

 

 

 

사랑 경험이 없는 우리의 여경....

 

처음으로 느껴보는 이별 아픔에 결국 참았던 눈물 다시 차오르지만,

 

절대 울지 않는 여경.

 

 

 

 

S#4 명빈관 앞 ()

 

여경이 떠난 그 자리에 홀로 서있는 완.

 

 

 

 

(F.C) 명빈관여경의 얼굴 앞으로 홱 돌아눕던 완. (2부 29씬의)

 

겁먹은 표정으로 바싹 다가와 있는 완의 얼굴을 바라보던 여경.

 

(F.C) 문맹자들을 위해 대필을 해주던 여경을 바라보던 완. (4부 34씬의)

 

(F.C) 복싱대회에서 우승을 한 완을 와락 안던 여경. (3부 59씬의)

 

 

 

 

진실한 사랑의 경험도여자에게 채인 경험도 없는 우리의 완...

 

처음으로 느껴보는 이별의 아픔에먹먹한 심정으로 서있는 표정에서...

 

 

 

 

타이틀 <경성스캔들> 8

 

 

 

 

S#5 여경의 마루()

 

담담해진 표정으로 들어서는 여경문득 마루에 앉아 빛깔 고운 한복감으로

 

바느질을 하고 있는 최학희를 보고는 멈춰 선다.

 

 

 

 

최학희 (문득 바늘로 머리 기름을 긁다가 발견하고는아이구 깜짝이야.

 

왜 거기 그러구 서 있어.

 

여경 (짐짓 밝게새로 주문 들어온 일이예요?

 

최학희 (웃으며아니이손님 한복 짓구 남은 옷감인데빛깔이 하도 곱길래

 

니 옷이나 한 벌 지어볼까 하구.

 

여경 저 그런 거 필요 없는데.....

 

최학희 (바느질 하며너두 이제 다른 처녀들처럼 좀 꾸미구 다녀한참 이쁠 나이에

 

언제까지 흰 저고리 검정치마만 고집할 거야말은 안했지만 너 그러구

 

다니는 거 항상 맘에 걸렸어.

 

여경 (보며) ....

 

최학희 한 번 가면 다시 안 오는 게 청춘이라잖니이제부턴 너두 멋도 좀

 

내 가면서남들 다 하는 자유연앤지 뭔지 그런 것도 한 번 해보면서,

 

그렇게 살아남들이 널 두구 조마자라고 놀리는 거나 속상해.

 

여경 (어쩔 수 없이 완이 생각에 다시 눈가 붉어지는) ....

 

최학희 (짐짓 딸을 놀리듯 웃으며 흐믓한이제 좋아하는 사람도 생겼겠다,

 

데이트 할 때 이쁘게 꾸미구 나가면 좋잖아안 그래? (하다가 울고 있는

 

딸을 보고는 멈칫놀라서여경아....?

 

여경 (얼른 고개 숙이며 눈물 뚝뚝)

 

최학희 왜 그래어디가 아퍼 또?

 

여경 (고개 숙인 채로 애처롭게 끄덕끄덕)

 

최학희 (덜컹해서어디가어디가 어떻게 아픈데에.

 

여경 (대답 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는 모습 위로)

 

 

 

 

송주 (E) 지금 그대 표정이 어떤 줄 알아?

 

 

 

 

S#6 명빈관 마당 ()

 

마당 파라솔 밑에 가라앉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완이고,

 

그런 완을 바라보며 서있는 송주.

 

 

 

 

송주 머릿속에 지푸라기만 가득 찬 사람 같아 보여.

 

완 (피식)

 

송주 (앞에 와서 앉으며근데 꽤 멋있어내가 왜 이 남자랑 연애라는 걸

 

안했지싶을 만큼 근사해.

 

완 병 주구 사탕주구 가지고 놀아라 아주.

 

송주 술 고프지?

 

완 독심술 연마한다더니달성 했구나 드디어.

 

송주 (일어나며일어나간만에 같이 한 잔 하자.

 

완 (보며 웃는청구서는 지라시로 보내고?

 

송주 천만에순수한 사랑이란 게입는 건지먹는 건지뒤집어쓰는 건지,

 

전혀 몰랐던 그대가 실연당한 기념으로 내가 쏠게.

 

완 (웃고 있지만 아픈) ....

 

 

 

 

S#7 여경의 마루()

 

 

 

 

여경 (눈물 흘리며아버지랑 같은 길을 걷겠다고 결심한 사람이 이런

 

사소한 연애감정 따위에 흔들리다니 너무 부끄러워요 어머니.

 

최학희 그건 부끄러울 일이 아니야사랑의 감정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조국을 위해 일할 수 있겠니.

 

여경 아버지는 안 그러셨잖아요아버지는 대의를 위해서 개인적인 감정은

 

접어두셨잖아요대의를 위해 우리를 버리셨잖아요.

 

최학희 우리를 사랑하지 않아서 떠난 건 아니잖니.

 

여경 차라리 사랑을 주지 않았으면아버지를 그리워할 일두아버지를

 

원망하며 울 일두 없었잖아요.

 

최학희 (딸을 가만히 바라보다가그 사람이 좋아....?

 

여경 (본다)

 

최학희 말해 봐그 사람이 좋아?

 

여경 (눈물 흘리며 끄덕끄덕)

 

최학희 (안쓰럽게 보며그럼 됐잖아뭐가 문제야.

 

여경 (울며그 사람은 아니잖아요내 감정 가지구 장난한 거잖아요.

 

최학희 (속상하지만시작이야 어땠든 간에현재 니 감정이 중요한 거잖니,

 

앞으로가 더 중요한 거잖아.

 

여경 매순간마다 이건 진심일까장난일까의심하면서요?

 

최학희 내가 보기엔 그 청년 장난만으로 그럴 사람은 아닌 거 같아 보이던데.

 

여경 (OL) 일본에 정혼자가 있대요.

 

최학희 (멈칫 본다)

 

여경 여자한테 정주는 법 없대요놀다가 싫증나면 버린대요.

 

나랑은 비교가 안 되게 멋진 여자 친구도 있어요.

 

근데 뭐가 아쉬워서 나 같은 사람이겠어요무엇보다 나랑은 갈 길이

 

다른 사람이잖아요그럼 멈춰야죠하지 말아야죠.

 

최학희 (안타까워서여경아....

 

여경 나는요 어머니그 사람 때문에 흔들리는 나도 싫구나 때문에 힘들어질

 

그 사람도 싫어요그냥 여기서 멈출래요.

 

최학희 (그런 딸을 안쓰러워서 보며) ...

 

 

 

 

S#8 송주의 방()

 

간단한 술상을 차려놓고 앉아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는 완과 송주.

 

말없이 자작해서 술을 마시고 있는 완.

 

 

 

 

송주 (그런 완을 살피듯 보다가 불쑥다음 중떠나는 연인을 붙잡지

 

못한 이유로 알맞은 것은?

 

완 (잔에 맥주 따르려다가 힐끔 보는)

 

송주 일번순진한 아가씨를 내기로 골려먹었다는 사실이 미안해서.

 

이번안 그래도 떼 내려던 참에 잘 됐다 싶어서.

 

삼번인생 편하게 살려면 복잡한 일에 휘말리면 안 되니까.

 

사번멋있어 보일려구. (하고는과연 몇 번?

 

완 오번.

 

송주 오번은 뭔데.

 

완 잡았는데 채일까 봐.

 

송주 (의외여서?

 

완 채이면 아플까봐아파서 다시는 도전 못할까봐.

 

송주 ... (보다가 미소로진심은 모든 시련과 어떠한 연적도 가뿐이

 

이겨낼 수 있는 무기가 된다는 거 몰라?

 

완 (피식 웃으며말 안했던가내 연적은 만만치가 않거든.

 

송주 있었어연적이누군데?

 

완 식민지 조선.

 

송주 (웃고)

 

완 걔를 붙잡으면 같은 길을 걸어야 하는데걔는 절대 나랑 같은 길을

 

걸을 사람이 아니거든각자 서로 선택한 길을 가자그렇게 각자

 

흘러가보자 그랬는데, (웃으며결국은 생각지도 못한 일로 파토가 나네.

 

송주 (슬쩍그대가 변할 생각은 없고?

 

완 날더러 독립투사가 되라는 말이야?

 

송주 엄밀히 말하면 모던걸 만들기 내기는 실패 아니야?

 

그럼 정정당당하게 벌칙을 수행해야지남자답게.

 

완 이거 왜 이래공식적으로는 성공이야니 쌀 열섬도 무사하고.

 

송주 목숨 걸 사랑은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다?

 

완 나를 경멸하는 사람한테 목숨은 걸어 뭐하게.

 

좋은 말로 꺼지라고 할 때꺼져주는 게 덜 다치지 않을까 싶어.

 

송주 (보며) ....

 

 

 

 

S#9 여경의 마당 ()

 

무릎을 감싸 안고 마루에 걸터앉아 달을 바라보고 있는 여경.

 

 

 

 

완 (E) 그렇지그거야 바로한발자국 다가가면 한발자국 뒤로.

 

아주 잘하는데? (763씬의)

 

여경 ....

 

 

 

 

S#10 해화당 앞 ()

 

걸어와 불 꺼진 서점을 바라보며 서는 완.

 

그대로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피식 웃으며....

 

 

 

 

완 뭐하냐 나여경내가 한발자국 뒤로 물러났으니까,

 

니가 한 발자국 앞으로 다가 와야지.....

 

 

 

 

그렇게 바라보며 서있는 완의 모습에서 F.O

 

 

 

 

S#11 VIP()

 

축음기 위에 바늘을 올려놓는 누군가의 손.

 

LP판 위를 긁는 바늘 소리지지직거리는 소음 이어지다가

 

스윙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면음악 감상이라도 하는 듯 여유로운

 

표정으로 즐기듯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강구.

 

여유로운 그 표정이 오히려 다 살벌해보이고.

 

적당한 곳에 서서 그 모습을 뻘쭘이 서서 지켜보고 있는 김순사.

 

 

 

 

강구 김순사.

 

김순사 넵!

 

강구 (피살자가 쓰러져 있던 의자를 가리키며저기 가서 서봐.

 

김순사 ....? (가서 선다)

 

강구 (저격수 입장에서 김순사를 향해 총 쏘는 흉내를 내 보는!

 

김순사 (?하다)

 

 

 

 

다시 총을 쏜 방향과 거리를 가늠하며 걸어보는 강구돌아서다가 멈칫 선다.

 

한쪽 구석에 떨어져 있는 야광시계의 파편을 발견하고는손에 장갑을 끼고

 

집어 드는 강구불빛에 이리저리 비춰보다가

 

 

 

 

강구 이게 뭔 것 같나?

 

김순사 ? (와서 보고는시계 파편 같은데요?

 

강구 .... (의미심장하게 보다가어떤 육감으로!) 불 꺼봐.

 

 

 

 

불을 끄러가는 김순사정전....!

 

그 암흑 속에 빛을 발하며 홀로 반짝이는 야광시계의 파편!

 

 

 

 

강구 (뭔가를 캐치해낸 듯 여유롭게 미소 지으며불 켜.

 

 

 

 

하면 팟들어오는 불빛과 함께 강구 앞에 서있는 수현!

 

 

 

 

강구 ! (흠칫 놀라는데)

 

수현 즐거워 보이는군.

 

강구 (실내를 둘러보며범인이 남기고 간 흔적을 찾는 일이 흥분되지 않습니까?

 

저는 이상하게 현장에만 오면 맥박이 빨라지드라구요.

 

수현 (피식 웃으며자네가 점찍어둔 사냥감은비호세력을 잃게 됐고,

 

자네는원하던 비호세력을 등에 업게 됐으니맥박이 빨라질만도 하겠지.

 

강구 (알면서 짐짓제가 점찍어둔 사냥감이라니요아아... 나여경이 말입니까?

 

선우완이라는 비호세력은 날아갔지만, (짐짓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수현을 보며그 보다 더 한 비호세력이 한 명 남아있질 않습니까.

 

방심할 수는 없죠.

 

수현 (웃는이번엔 나와 나여경 사이를 의심하는 건가?

 

강구 나여경이를 바라보는 나으리의 눈빛이 아무래도 좀 남달라서 말입니다.

 

수현 (여유 있게 어깨 으쓱하며남자가 여자에게 갖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이

 

비호세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그도 틀린 말은 아니군.

 

강구 (표정 천천히....굳어 내리고)

 

수현 (그 표정 읽으며 웃는자네를 보면 말이야애증이라는 감정이 참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될 수 있구나...흥미진진해진단 말이야그 애증의 끝이 과연

 

뭐가 될 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말이지.

 

강구 (표정 완전히 굳어있고)

 

수현 대충 끝냈으면 가지자네의 비호세력에게 성과를 보고하는

 

즐거운 시간이 남아있잖아. (웃으며 돌아서는)

 

 

 

 

S#12 종로서 회의실()

 

책상에 흰 종이 위에 시계 파편이 놓여 있고.

 

수사 회의를 하고 있는 수현강구코우지.

 

 

 

 

강구 오늘 현장에서 발견된 이 시계의 파편은 회중시계 숫자판의

 

일부로 보입니다피해자 주변인들을 상대로 확인해 본 결과

 

피해자의 것이 확실해보입니다.

 

코우지 그런데?

 

강구 현장에서 수집한 증거품 중에 피해자의 회중시계는 보이지 않습니다.

 

수현 누군가 의도적으로 없앴다는 건가?

 

강구 그렇습니다사건 시각 어둠 속에서 암살이 이루어졌다면 표적을 찾기 위해

 

뭔가 표시가 필요했을 겁니다시계는 분명,

 

수현 저격을 위한 표적이었다?

 

강구 그렇습니다.

 

수현 저격수와 시계를 없앤 자는 동일인이 아닐 수도 있겠군.

 

그렇다면 공범자의 수도 늘어나는 거겠군.

 

코우지 당시 상황을 증언해줄 목격자는?

 

강구 피살자와 함께 파티에 참석한 공 남작께서 유일한 목격잡니다.

 

다만 사건 이후어딘가에 잠적 중이라 소재가 파악되지 않습니다.

 

코우지 소재지 파악해서 신병 확보해.

 

강구 알겠습니다.

 

 

 

 

시계의 파편 C.U 되는 위로,

 

 

 

 

근덕 (E) 시계의 존재가 경찰에 알려진 모양이야.

 

 

 

 

S#13 애물단의 아지트 ()

 

사건 뒷수습을 위해 모여있는 송주근덕인호.

 

 

 

 

송주 (멈칫 보며무슨 소리야룸 안에 있던 다른 조직원이 처리하기로

 

했던 거 아냐?

 

근덕 이강구가 파편을 찾아냈나봐파편은 있는데 증거물품에는 없으니,

 

의심을 가질 만하겠지.

 

송주 피해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었던 여경씨가 위험해질 수도 있겠군.

 

인호 ! (순간 보고)

 

송주 그 남작이라는 자는 어떻게 됐어.

 

근덕 아직 잠적 중 인가봐. (흡족한 미소로극도의 공포를 맛본 덕에

 

공황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모양이야행여 자신의 이름도 살생부에

 

오를까 두려워하며 어디선가 발발 떨고 있겠지. (짜릿하고)

 

송주 그 자도 그 자리에서 없앴어야 했어.

 

근덕 (민감하게 보며지금 내가 잘못했다는 소리야?) 이봐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야목격자가 있어야 다른 대상자들도 그 공포감을 생생하게

 

나눠가질 수 있는 거 아니겠어?

 

송주 어쨌든 화근을 남긴 꼴이 됐잖아지금은 잠적해 있다지만 나중에라도

 

그 자가 불리한 증언을 하게 되면나선생은 지금보다 더 위험해져.

 

인호 (조심스럽게....

 

송주 왜 그러니 럭키 보이?

 

인호 차라리 제가 자수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송주 으음으음너까지 위험해질 필요는 없어.

 

인호 애초에 선생님이 의심받기 시작한건 저 때문이잖아요.

 

송주 누나두 그렇고명빈관도 그렇고모두 저 때문에 감시의 대상이

 

된 거잖아요마음이 무거워요차라리 제가 자수를 해서,

 

근덕 일 더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당분간 가만히 있는 게 좋아꼬마.

 

인호 하지만,

 

송주 (친절한아저씨 말 들어너는 당분간 이곳에서 내가 가르쳐준 것들만

 

제대로 훈련해둬언젠간 너도 행동을 개시하게 될 테니까.

 

인호 .... (대답은 하지만혼자 뭔가 생각해보는 눈빛이 되고)

 

송주 어쨌든일이 이렇게 되면 여경씨가 집중적으로 의심받을 가능성이 커.

 

뭔가 대책이 필요해.

 

근덕 안 그래도 수장으로부터 새로운 지령이 내려왔어.

 

송주 새로운 지령? (보는데서)

 

 

 

 

S#14 해화당 ()

 

서점의 유리창을 마른 수건으로 닦고 있는 여경.

 

문득 그 창문 네모틀 안으로 들어서는 수현의 얼굴.

 

여경성가신 한숨 내쉬고는 알아서 문을 활짝 열어주고

 

먼저 들어가서 자리에 앉고는,

 

 

 

 

여경 질문하실 거 있으면 빨리 하시고 나가주세요.

 

수현 미리 예상문제와 예상답안을 준비해두신 모양이죠?

 

여경 (쌀쌀 맞게질문인가요대답해야 해요?

 

수현 그날 피해자 옆에 다가간 이유를 다시 한 번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여경 전에 한 번 그분께서 야학 후원을 해주마고 약속을 하셨는데 그 뒤로

 

아무 말씀이 없으시더군요그 날 만난 김에 다시 한 번 의중을 여쭤보려

 

다가갔을 뿐입니다.

 

수현 약속을 하고 만난건 아니란 말씀이군요그러니까....이를테면 우연?

 

여경 그렇습니다아주 불행한 우연이었지만요.

 

수현 불행하고도 의심스러운 우연이군요.

 

여경 (노려본다)

 

수현 (상관없이 담담하게다가가서 무슨 말을 나눴습니까?

 

여경 시간을 물어봤습니다조용한 곳에 나가 따로 대화를 나누고 싶었는데,

 

너무 늦은 시간이면 곤란하니까요그 분 여자버릇이 좀 안 좋다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수현 그럼 피해자의 회중시계를 보셨겠군요.

 

여경 (표 안 나게 긴장하며그렇습니다.

 

수현 총격 후에 피해자의 시계를 보신 기억이 있습니까?

 

여경 보셔서 아시겠지만 그때 저는 이미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수현 그렇군요...협조 감사드립니다그럼....

 

 

 

 

돌아서는 수현막 문으로 들어서던 근덕과 마주친다.

 

 

근덕 ! (긴장하고)

 

수현 (피식 웃으며이곳은 참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하는군요.

 

추근덕씨가 여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근덕 우리 명빈관 막내 글 선생님이시다 보니까...어쩌다 보니....

 

수현 (알겠다는 듯이아아.....그럼 말씀 나누시죠. (나가고)

 

근덕 (나가는 수현 눈치 살피며 들으라는 듯 여경에게영랑이가 고뿔에 걸려서,

 

오늘 하루는 바깥출입을 못할 것 같아서요 선생님그래도 글공부를

 

쉴 수는 없다고 떼를 쓰는데, (여경에게 눈빛 보내며오늘 공부는

 

명빈관에서 해주시면 안 될까요?

 

여경 (근덕의 눈빛을 읽고제자가 원하는데 가야죠 그럼.

 

(근덕에게 눈빛 읽었다고 고개를 끄덕하고)

 

근덕 (끄덕이며)

 

 

 

 

S#15 해화당 서점 앞 달리는 근덕의 차 안 ()

 

안에서 나오는 근덕과 여경.

 

문가에 기대 서서 책을 읽고 있는 수현을 발견하고는 멈칫한다.

 

상관없이 벽에 등을 기댄 자세 그대로 책을 읽으며 서있는 수현.

 

차문을 열어주는 근덕여경 차에 오르면 운전석에 올라 차를

 

몰고 가는 근덕그제서야 읽던 책을 내리고는 두 사람을 주시하는 수현.

 

운전하는 근덕의 시선과 수현의 시선이 한순간 부딪힌다!

 

 

 

 

근덕 (얼른 시선을 거두며저 자가 나선생님에게 뭘 묻던가요?

 

여경 그날 피해자에게 접근한 이유를 묻길래저번에 말씀해주신대로

 

야학 후원 문제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근덕 나선생님을 감시하는 눈들이 많아졌군요주의하셔야 겠습니다.

 

여경 제 실수 탓에 조직에 까지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근덕 (웃으며아닙니다신입 조직원에게 그런 큰 일을 맡긴 저희들 책임이

 

오히려 더 큽니다.

 

여경 다음에는 절대 실수 없이 하겠습니다.

 

근덕 안 그래도 나선생님에게 새로운 지령이 내려왔습니다.

 

여경 새로운 지령이요....? (긴장된 표정으로 보는 데서)

 

 

 

 

S#16 송주의 방 ()

 

모여 앉아있는 송주여경근덕이고.

 

놀란 표정으로 송주를 바라보고 있는 여경.

 

 

 

 

여경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위장....뭐라구요?

 

송주 위장 연애요전에도 말했죠우리 조직의 최대 전술은 비밀과 위장이라구.

 

여경 (자신 없는근데 저는 연애에는 별로 소질이....

 

송주 (피식 웃으며자신감을 가져요한번 해봤잖아요완이씨랑.

 

여경 ....

 

송주 썩 내키지 않는 표정이네설마완이씨가 아니면 싫은 건가요?

 

여경 (그 대답은 않고연애를.... 전술로 사용하는 이유가 뭐죠?

 

송주 간단해요사랑만큼 든든한 방어막은 없으니까.

 

연애는 조국 해방투쟁의 가장 위대한 혁명전술이니까.

 

여경 ....

 

송주 나도 고관대작들을 상대로 잘 써먹는 전술이예요꽤 유용하니까.

 

이해를 돕기 위해 덧붙여 말하자면이번 지령의 목표는 두 가지예요첫째,

 

근덕 신참 조직원의 안전과 신변 보호를 위해 비호세력을 확보할 것!

 

송주 둘째,

 

근덕 위장 연애의 심화 단계 돌입 시고급 정보를 수집할 것!

 

송주 여경씨는 이번 사건으로 경찰의 감시망을 피할 수 없게 된데다가,

 

행동도 자유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안전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그런 면에서 이번 지령은고급 정보원과 비호세력을 동시에 얻기 위한

 

비장의 전술이라고 할 수 있겠죠.

 

여경 그럼...대상은 누구죠?

 

송주 ....

 

근덕 ....

 

여경 ? (두 사람을 둘레둘레 쳐다보면)

 

송주 (담담하게총독부 보안과의 이수현입니다.

 

여경 ! (경악해서저기다른 사람으로 하면 안될까요?

 

근덕 (단호하게안 됩니다.

 

여경 왜요?

 

근덕 나선생님을 지켜줄 만한 힘이 있기 때문이죠게다가 그 사람은 총독부

 

관리입니다고급 정보의 원천이라 할 수 있죠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나선생이 수집한 정보는 우리 활동에 큰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

 

송주 게다가 그 사람.... 여경씨한테 꽤나 호감을 가지고 있다던데...

 

여경 (기겁하듯예에? (말도 안 된다는 듯이 웃으며설마....그럴 리가요.

 

근덕 어쨌든 이강구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여경 ....

 

송주 (여경의 표정을 살피다가만일...내키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돼요.

 

우린 조직원 모두의 의사를 존중하니까임무를 강요하진 않아요.

 

여경 (잠시 생각해보다가 어느 순간 결심한 듯 고개를 번뜩 들며)

 

아닙니다해보겠습니다아니하겠습니다이번엔 절대로 실수 없이

 

해내고 말겠습니다이제는 절대 개인적인 감정에 흔들리지 않아요.

 

송주 ... (그런 여경을 보며 씁쓸한 미소)

 

 

 

 

S#17 명빈관 마당 ()

 

무거운 표정으로 송주의 방에서 나오는 여경.

 

막 방에서 나와 마당으로 내려서던 완과 마주친다.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어느 순간 시선 외면하며 돌아서는 여경인데,

 

 

 

 

완 (OL) 중요한건 현재의 감정 아니야?

 

여경 (멈칫 선다)

 

완 (보며맞아술자리에서 장난으로 시작된 내기였어.

 

하지만 누구나 처음은 장난처럼 시작해그 장난이 인연이 되고,

 

그 인연이 때론 운명이 되는 거야우리가 운명이 될 지 어떨지는

 

가봐야 아는 거잖아중요한 건 현재의 감정이잖아.

 

여경 ... (천천히 돌아보는)

 

완 정말 니 앞에서 꺼져줬으면 좋겠어 내가?

 

여경 (이미 위장연애를 결의했기에 마음이 아픈) ....

 

완 정말 이대로 꺼져?

 

여경 (차마 대답 못하고)

 

완 지금 나를 놓으면나도 너 안 잡아지금 니가 나를 잡으면,

 

지금 이 순간부터.... 니 남자가 돼줄게.

 

여경 ... (보다가 애써 담담하게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완 ...! (순간 표정 굳는)

 

여경 아니.... 예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동안 숨겨왔던 마음을 이제 그 사람한테 보여볼까 합니다.

 

완 (어이없어 멍한 채로 보며)

 

여경 (피식 웃으며언젠가 연애는 조국 해방 투쟁의 가장 강력한

 

위장전술이라고 하셨죠당신 말이 맞습니다당신이 나를 내기로

 

이용했듯이나도 당신을 혁명전술로 이용했을 뿐입니다.

 

 

 

 

목례를 하고는 돌아서서 가는 여경.

 

충격으로 멍하니 서있는 완....

 

 

 

 

S#18 명빈관 앞 거리 ()

 

약해지려는 마음을 다잡듯 아랫입술을 잘근 씹으며 걸어가는 여경.

 

 

S#19 명빈관 마당 ()

 

여전히 멍한 채로 서있는 완....

 

어느 순간 굳은 표정으로 방을 향해 걸어가던 완.

 

느닷없이 멈칫 서더니,

 

 

 

 

완 그래나 채였다. (표정 살벌해지며경성 최고의 카사노바 선우 완이

 

경성 최고의 촌닭 조마자한테 채였다구. (느닷없이 뒤를 확 돌아보며 버럭)

 

이제 속 시원하냐!!!!

 

 

 

 

S#20 여경의 집 마루()

 

약한 마음을 다잡듯 씩씩하게 안으로 들어서는 여경인데,

 

최학희가 마루에 앉아 완성된 완의 검정 두루마기를 접고 있다.

 

 

 

 

최학희 그 청년한복이 완성된 지 오랜데 찾으러 올 생각을 안 하는구나.

 

여경 (짐짓 밝게별로 필요가 없는 모양이죠 뭐.

 

최학희 그래도 비싼 옷감으로 지은 건데 전해줘야지니가 가서 전해줄래?

 

여경 놔두세요그 사람 그거 필요해서 맞춘 거 아니예요.

 

최학희 (어떻게든 두 사람을 만나게 하려고그래두 어머니 산소에 갈 때

 

입고 간다구 잔뜩 기대하는 눈치였는데 전해줘야지.

 

여경 ....

 

최학희 아참그러고 보니 어딘가 사무실 명함을 놓고 갔던 것 같은데...

 

그게 어딨더라. (문갑 따위 뒤져보다가명함을 찾는데)

 

여경 (애쓰지 말라고그러실 필요 없어요어머니나중에 영랑씨 통해서

 

보내면 돼요둘이 친하거든요. (웃고는 들어가고)

 

최학희 (그런 딸을 보며 무거운 한숨) ....

 

 

 

 

S#21 여경의 방()

 

방으로 들어서는 여경힘겨운 듯 털썩 주저앉는다.

 

잠시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문득 떠오른 듯 저고리 춤에서 편지 한 통을

 

꺼내 열어 보는 여경안에서 영화표 두 장과 편지 한 장이 나온다.

 

심난한 표정으로 영화표를 바라보는 여경그 모습 위로,

 

 

 

 

근덕 (E) 일단 이수현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친해지는 데 주력해주십시오.

 

 

 

 

S#22 송주의 방 (16씬에서 이어지는)

 

 

 

 

근덕 위장연애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추후에 고급 정보 수집을 위한

 

상세 지령이 내려질 것입니다.

 

여경 (결의에 찬 표정으로알겠습니다.

 

근덕 (안주머니에서 편지를 한 통 꺼내 내미는그리고 이거....

 

여경 (받으며) ?

 

근덕 이수현의 신상정보와 행동반경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덧붙여 그에 따른 접근법 및 연애 비법도 첨부했으니지령 수행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전문가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검증된 비법이니

 

틀림없을 겁니다.

 

송주 (피식 웃으며그 전문가가 누군지 알만하군. (에서)

 

 

 

 

S#23 명빈관 마당 ()

 

의자에 앉아있는 완무섭게 굳은 표정으로 낮에 여경이 했던 말을

 

곱씹어보고 있는 중이다마당으로 나오던 근덕완을 발견하고는 움찔하더니,

 

이내 다소곳한 표정으로 완의 옆에 와서 가만히 앉는다.

 

 

 

 

완 (안 보는 채로너 당분간 내 옆에 오지 말랬지 내가.

 

근덕 죄송합니다도련님.

 

완 뭐가.

 

근덕 제가 도련님 연애사전을 좀 갖다가 썼습니다.

 

완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보며무슨 소리야.

 

근덕 자세한 내막은 모르셔도 되고요그저 용서만 해주시면 돼요.

 

완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보는데서)

 

 

 

 

S#24 여경의 방()

 

이불 안에 들어가 근덕에게 건네받은 수현의 신상정보와

 

연애 비법서를 숙지하고 있는 여경.

 

 

 

 

근덕 (E) 위장 연애 비법 하나우연한 만남을 가장하십시오.

 

여경 (결의에 찬 표정되는 데서)

 

 

 

 

S#25 수현의 하숙집 앞 (아침)

 

여경골목 뒤에 숨어 수현의 하숙집 쪽을 바라보고 있다.

 

수현이 출근을 위해 하숙집 문을 열고 나온다.

 

순간 각오와는 달리 반사적으로 흠칫 숨는 여경.

 

약해지려는 마음을 다잡듯 깊은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골목에서 나와

 

수현의 하숙집을 향해 걸어가는 여경몇 발자국을 걷다가 도저히

 

안 되겠는지 그대로 뒤돌아 다시 벽 뒤로 가서 숨는 여경.

 

담담한 표정으로 걸어가다가 골목을 빠져나가면 혼자 피식 웃는 수현.

 

벽 뒤에 숨은 여경을 보고도 모른 척 해준 것이다.

 

 

 

 

S#26 해화당 ()

 

서가 앞에 서서 신중하게 책을 고르고 있는 여경.

 

 

 

 

근덕 (E) 위장 연애 비법 둘공통의 취미를 이용하십시오.

 

 

 

 

결국 여경이 뽑아든 책은 언젠가 완이 읽었던 임화 시인의 시집이다.

 

여경시집을 펼쳐들고 적당한 시를 하나 고른다.

 

 

 

 

여경 (작게 낭송해보는회복될 수 없는 굴욕의 붉은 피가장미 떨기처럼

 

피어나는 곳아아너 하나너 하나 때문에

 

완 (E)(여경의 낭송 위로 겹쳐지는나는 굴욕마저를 사랑한다.

 

 

 

 

순간 천천히 완이 시를 낭송하던 창가를 돌아보는 여경.

 

어쩔 수 없이 완을 떠올리며 우울해지는 표정....

 

 

 

 

S#27 지라시 사무실 앞 ()

 

여경과 마찬가지로 우울한 표정의 완이 사무실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문득 걸음을 멈추는 완사무실 앞에 차 한 대가 서있다.

 

 

 

 

완 ....? (해서 사무실 쪽을 바라보는 위로)

 

 

 

 

사치코 (E) 내 방대한 생애를 한권 분량의 자서전으로 발간하기엔 역부족이야.

 

 

 

 

S#28 지라시 사무실()

 

소파에 거만한 포즈로 앉아 자서전의 컨셉을 제안하는 사치코이고,

 

그 앞에 앉아 메모하고 있는 대필 작가 세기그리고 구석에서

 

벽을 보고(얼굴 갈아치우라고 했기에앉아 있는 탁구와 왕골.

 

 

 

 

사치코 시즌 별로 나눠서 다섯 권 정도의 분량으로 발간하고각권에는 부제목을

 

달아야겠어요마지막 권의 부제는 꼭개필파티의 추억으로 해줘요.

 

탁 (입으로만이런...개필 하는데)

 

사치코 그럼 내 탄생 비화부터 시작해볼까내가 태어난 날은밤새 내린 비가

 

그치고 오색 쌍무지개가 뜬 하늘에서 새하얀 눈이 펄펄 내렸어요.

 

세기 저기... 이건 자서전이지 환타지 소설이 아니거든요밤새 내리던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떴는데 눈이 내렸다는 건 말이...

 

사치코 (싸해져서 보고 있다말이?

 

세기 (흠칫해서 얼른됩니다말이!

 

사치코 (흡족한 듯 미소짓고 다시 우아하게내가 어디까지 했더라?

 

(다시 처음부터 반복 재생내가 태어난 날은...

 

세기 (마치 영혼이라도 파는 듯 몹시 괴로운 표정으로 받아적고 있고)

 

왕골 (슬쩍 돌아보며불쌍한 세기...혼자 총대 매고 고군분투하는구나.

 

탁구 어느 조직에나 가련한 희생양이 존재하기 마련이지덕분에 우린

 

사치코 여사가 갈 때까지 이렇게 얼굴만 가리고 있음 되잖아.

 

왕골 가만그런데 우리가 왜 저 말도 안되는 스토리를 다 듣구 있어야 돼?

 

어차피 대필 작가는 세기잖아차라리 나가자.

 

탁구 듣고 보니 그렇다!

 

 

 

 

키득거리며 조용히 일어나는 두 사람슬그머니 문쪽으로 향하는데

 

 

 

 

사치코 아버지는 가문의 경사라며 대규모 탄생 축하 파티를 열었어요.

 

세기 (펜 끝에 침 찍어서 쓰며파티...그때부터 파티를 좋아하셨군요.

 

사치코 (순간 눈썹 씰룩홱 돌아보며 왕골탁구 보며거기!

 

탁 ! (멈칫얼어붙어서 돌아보는)

 

사치코 (탁구를 보며 찌릿내 이야기가 재미없다는 건가?

 

탁구 하하하아닙니다아주 눈물이 날 만큼 감동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사치코 (왕골을 보며 찌릿아니면 지루한가?

 

왕골 아니 그게 아니고 생리적인 현상 때문에 뒷간에 좀....

 

사치코 (다시 흡족그럼계속하죠파티장에서 모든 이의 주목을 한몸에, (하는데)

 

 

 

 

그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완.

 

사치코더 떠들 기세였는데 완을 보더니 갑자기 입을 딱 다물고

 

 

 

 

사치코 (벌떡 일어나며선우상개필파티장에서 벌였던 쇼아주 잘봤어요.

 

이번에 제대로 실망했어요!(하고 확 나가버리는)

 

지라시 ! (사치코가 갔다완에게 달려들어 부비부비완아!!!

 

탁구 (머리 헝클어뜨리며완이 너 이 자식이 이쁜 자식...

 

왕골 (어깨 두드리며너 진짜 여러 모로 쓸데가 많구나!

 

완 ? (짜증스럽게 보는데서)

 

 

 

 

S#29 깔패디엠 근처 거리 ()

 

하하하하하통쾌하게 웃으며 완과 함께 깔패디엠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탁구세기왕골.

 

 

 

 

탁구 아무리 생각해도 완이 너는 우리 월간 지라시의 종합 선물세트야.

 

어쩜 그렇게 단 한방에 싸이코 여사를 내 보내냐?

 

왕골 누가 아니래냐아우그 여자 말도 안 되는 얘기 듣느라 아주 죽는 줄

 

알았다입만 열었다 하면 자기 자신을 신격화시키는데....(질렸다는 듯)

 

와아잘 하면 조만간 종교 하나 만들겠더라.

 

세기 쓰는 나는 어떻겠어알에서만 안 태어났지지가 무슨 신인줄 알어 신.

 

자서전이 아니라 신화를 쓰고 앉았더라니까.

 

 

 

 

귓등으로 들으며 걷고 있던 완일행들과 함께 테이블로 향하려다가

 

일행들과 테이블로 향하다가 멈칫 표정 굳어 내린다.

 

그 시선에 커피를 마시며 독서를 하고 있는 수현의 모습.

 

 

 

 

수현 (시선을 느끼고 책에서 눈을 떼고 보는)

 

완 (굳은 표정으로 보며딴 데로 가자.

 

왕골 다 와 놓고는 무슨 딴 데로 가아그냥 여기서 마셔.

 

 

 

 

하다가완의 시선을 따라 수현을 발견하는 지라시팀.

 

 

 

 

탁구 (수현을 발견하고는 흠칫 목례하는)

 

(*지라시 사건으로 총독부에서 취조 받을 때 한번 본 적 있음)

 

수현 (고개 까딱하며 받아주는)

 

,세 ? (탁구를 보는)

 

완 (수현의 자리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등을 돌려 앉는)

 

수현 (상관없이 커피를 마시는)

 

 

 

 

S#30 깔패디엠 근처 거리()

 

독서용 책 한권을 품에 안고 깔패디엠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여경.

 

 

 

 

근덕 (E) 위장 연애 비법 셋위장 연애 사전에 중도포기란 말은 없음을

 

명시하십시오.

 

 

 

 

바싹 긴장된 표정이 되는 여경.

 

 

 

 

S#31 깔패디엠 ()

 

커피를 마시고 있는 완과 지라시팀.

 

 

 

 

왕골 (수현 쪽을 보며저 사람그때 사건 현장에 뛰어 들어왔던

 

총독부 사람 맞지완이 너 저 사람이랑 아는 사이였어?

 

완 아니.

 

세기 에이 아는 사이 같던데 뭐얼그날 니가 조마자씨 안구 뛰었을 때,

 

너 저 사람한테 반말하지 않았어총독부 관리한테 그런 시건방진

 

태도를 보였는데도 뒤탈이 없는 거 보면 분명 친구거나,

 

완 (OL) 모른다잖아!

 

세기 아모르면 모르는 거지 왜 승질은 내고 난리야!

 

탁구 근데 참조마자씨 다친데는 이제 좀 괜찮냐?

 

완 (냉담하게내가 그걸 어떻게 알어안 죽었으면 살아있겠지. (하는데)

 

여경 (E) (책을 읽듯이 어색하고 딱딱한아니 이런이런 우연이 있나....

 

 

 

 

커피잔을 들던 손이 멈칫한다어디서 들어본 듯한 익숙한

 

작업멘트와 목소리순간 완 뒤를 확 돌아보면수현에게 작업을

 

걸고 있는 여경의 모습마시던 커피를 일제히 내뿜으며 눈이

 

휘둥그래지는 지라시.

 

 

 

 

세사람 조...조마자다!

 

완 (여경을 보며 표정 굳어지고)

 

수현 (짐짓 담담하게여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여경 네? (역시 뻣뻣하게....아니 저는 까페에 커피를 마시러 왔을 뿐인데,

 

왜 왔냐고 물으시면 커피를 마시러 왔다고 말할 수밖에...

 

수현 나여경씨가 커피를 마시러 까페에 말입니까?

 

여경 (수현의 취조자다운 말투에 원래 성격 나오며왜요뭐가 또

 

의심스러운가요? (노려보고)

 

수현 아닙니다. (책을 챙겨 들고 일어나며그럼 천천히 마시고 가십시오.

 

 

 

 

깔패디엠을 나서는 수현을 살벌하게 노려보며 서있다가,

 

앗차이게 아니지 참얼른 수현을 쫓아가는 여경.

 

 

 

 

완 (그런 여경을 바라보며 표정 험악해지는 위로)

 

여경 (E)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그 동안 숨겨왔던 마음을

 

이제 그 사람한테 보여볼까 합니다.

 

완 (표정 차갑게 굳어 내리는 데서)

 

 

 

 

S#32 깔패디엠 근처 거리 ()

 

손바닥 위로 책을 툭툭 치며 걸어가고 있는 수현인데,

 

달려와 그 앞을 가로막아 서는 여경.

 

 

 

 

수현 저한테 볼 일이 있습니까?

 

여경 (끄덕이고는 말없이 책갈피 속에 껴놓았던 영화표 두장을 꺼내

 

수현의 눈 앞에 V자로 착펼쳐 보이는)

 

수현 (흠칫보면)

 

여경 (하기 싫어 죽겠어서노려보며저랑영화 좀 보러 가시죠.

 

수현 (그 표정을 보고는 웃음 나오며지금 영화를 보러 가자는 겁니까,

 

영화관 가서 한판 뜨자는 겁니까?

 

여경 싫으세요?

 

수현 싫습니다.

 

여경 ! (순간 얼른 꼬랑지 내리며싫으신데요.

 

수현 그 영화 이미 봤거든요그럼. (가고)

 

여경 .... (수현의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푸욱 내쉬는데)

 

완 (굳은 표정으로 다가와 여경의 팔을 확 낚아채서 끌고 가는)

 

여경 ! (놀라서뭐 하는 거예요 지금이 손 못 놔요?

 

수현 (가다가 소리에 돌아보며) ....

 

 

 

 

S#33 깔패디엠 근처 거리 일각 ()

 

굳은 표정으로 여경을 끌고 오는 완.

 

 

완 (적당한 곳에 여경을 확 풀어놓으며저 자식이야저 자식이었어?

 

여경 (시선 돌려 외면하는)

 

완 (팔을 잡아 다시 자기 쪽으로 돌려놓으며조국에 터럭만큼의 도움도

 

안 된다고 경멸하던 룸펜 피해 골라잡은 게겨우 총독부의 개야?

 

여경 내가 뭘 하던 그쪽이랑 상관없잖아요!

 

완 왜 하필 저 자식이야 왜!!!!

 

여경 (OL) 좋으니까요!!

 

완 (띵해져서 보고....?

 

여경 적어도 누구처럼 사람 감정가지고 장난치지는 않으니까요.

 

언제나 진지하니까요적어도 진실은 하니까요누구처럼 신념도 사상도

 

철학도 없이 흔들리며 살진 않으니까요!

 

완 (충격으로 표정 정지되고)

 

여경 (속상한 마음 감추며 매정하게 확 돌아서는데)

 

 

 

 

언제 왔는지두 사람을 바라보며 서있는 수현.

 

 

 

 

수현 (여경에게괜찮으십니까?

 

여경 괜찮습니다. (아픈 표정 들킬까봐 먼저 가버리고)

 

완 ... (정지된 표정 그대로 수현을 바라보고)

 

수현 ... (그런 완을 바라보다가 뒤돌아 가는)

 

완 (보며) .... (*왜 또 이런 인연으로 얽히나 싶은)

 

 

 

 

S#34 깔패디엠 근처 거리()

 

완에게 상처를 준 것이 마음에 걸려 울듯 한 표정으로

 

걸어오고 있는 여경어느 순간 어떤 느낌에 옆을 돌아보면,

 

언제부터인지 여경 옆에 나란히 보조를 맞추며 걸어주고 있는 수현.

 

 

 

 

여경 (보며) ...

 

수현 (걷는 채로생각해보니까 그 영화다시 봐도 괜찮은 영화 같아서요.

 

여경 .... (보다가시선 거두고 걸으며 왜 내가 이런 일을 해야 하나 속상한)

 

수현 .... (걷는 채로 그런 여경을 읽듯이 보며)

 

 

 

 

S#35 지라시 사무실 앞 ()

 

표정이 정지된 얼굴로 천천히 사무실을 향해 걸어오는 완.

 

사무실 앞을 기웃거리고 있는 최학희를 발견하고는 멈춰 선다.

 

노크를 하려다가 잠겨있는 사무실의 문을 확인하고는 맥없이

 

돌아서던 최학희완을 발견하고는 얼른 다가온다.

 

 

 

 

최학희 못 만나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이렇게라도 만나 다행이네.

 

완 여긴 어쩐 일로....

 

최학희 (옷 보따리를 내밀며한복이 완성된 지가 오랜데안 찾으러 와서.

 

완 (받고 웃으며이것 때문에 일부로 오신거예요?

 

최학희 그것두 그렇구.....(뭔가 망설이듯 완을 바라보는)

 

완 (눈치 채고....할 얘기 있으세요?

 

최학희 저기....잠깐 시간 내서 나랑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완 아그럼 조금 이르지만 제가 저녁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

 

최학희 아니그러지 말구 그럼우리 집으로 가요.

 

완 (잠시 당황?

 

최학희 밖에서 사 먹는 음식입에 잘 맞지두 않고....

 

내가 오랜만에 밥 한 끼 지어주구 싶어 그래.

 

완 ...

 

 

 

 

S#36 영화관 앞 ()

 

안에서 나오는 수현과 여경.

 

왠지 웃음기가 도는 얼굴의 수현과 낭패스러운 표정의 여경.

 

 

 

 

여경 (당당죄송합니다내일 푠지 몰랐네요.

 

수현 (웃음기나여경씨가 직접 산 표가 아닌 모양이군요.

 

여경 (퍼뜩하지만당당아닙니다제가 직접 산 표가 맞습니다.

 

얼른 보고 싶은 마음에 들떠서 그만.

 

수현 전혀 들뜬 표정이 아닌데요,

 

여경 ... (도무지 위장연애의 컨셉을 못 잡겠고)

 

수현 뭣 때문에 갑자기 나한테 접근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영화 간판은 보여주셨으니제가 저녁을 사겠습니다.

 

여경 아닙니다어머니께서 기다리셔서 그만 들어가봐야 합니다.

 

수현 그렇습니까그럼 제가 집까지 바래다드리겠습니다.

 

여경 아닙니다그냥 혼자 걸어가면 되는데요.

 

수현 (피식 웃음나여경씨는 오늘 왜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한 겁니까?

 

여경 ...

 

수현 데이트 신청인 줄 알았는데아닙니까?

 

여경 (맞다고 해야 하나아니라고 해야 하나...)

 

수현 원래 남자가 숙녀분을 집까지 바래다주는 게 데이트 코스의 정석입니다.

 

가시죠오늘은 감시 차원이 아니니까 경계 푸세요.

 

여경 .....

 

 

 

 

S#37 해화당 앞()

 

함께 걸어오고 있는 최학희와 완.

 

 

 

 

완 (최학희의 표정을 살피다가....혹시 집에 무슨 안 좋은 일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니시죠?

 

최학희 ? (보면)

 

완 아까부터 표정이 너무 심각하시길래....걱정이 좀 돼서요.

 

최학희 미안해요영문도 모르고 끌려오게 만들었네 내가.

 

안 좋은 일은 아니구주제 넘은 참견일지도 모르지만,

 

우리 딸아이 문제루 내가 청년한테 뭐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완 (순간 긴장하며 보는)

 

최학희 (어렵게 입 떼며저기....

 

 

 

 

하며 뭔가 말하려는 순간수현과 함께 걸어오는 여경을 발견하는 최학희.

 

 

 

 

최학희 (놀라서여경아.

 

완 (수현과 함께 걸어오는 여경을 보며) !

 

여경 (어머니와 함께 있는 완을 보며) !

 

수현 (최학희에게 목례하며안녕하십니까.

 

최학희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당황스러워 딸 아이와 수현을 번갈아 쳐다보며)

 

그때 우리 여경이 병원까지 데려다 주신 분이군요.

 

완 (여경을 보며) ....

 

여경 (완을 보며) .....

 

최학희 그땐 너무 고마웠어요경황이 없어 인사도 제대로 못했네요 내가.

 

수현 인사는 그때 충분히 하셨습니다.

 

최학희 근데 두 사람이 어떻게 같이....

 

수현 아제가 따님을 집까지 배웅해드리는 길이었습니다.

 

(여경에게무사히 도착했으니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럼....(최학희에게 목례하고는 돌아서는데)

 

최학희 저기, (수현 멈칫 서고시간 괜찮으면 저녁 식사 같이 안하겠어요?

 

수현 .... (보는 데서)

 

 

 

 

S#38 여경의 집 마루 (저녁)

 

찻잔을 놓고 앉아있는 완과 수현.

 

 

 

 

완 (마시지도 않는 찻잔을 손에 넣고 찻물을 빙글빙글 돌리며 피식)

 

꼴 참 우습게 됐군꼬여도 너무 더럽게 꼬여.

 

하늘 아래 우리 두 사람 보다 더 한 악연이 있을까?

 

수현 ...

 

완 어머니처럼 다정하고 좋은 분이셔.

 

분위기 깨지 말고 오늘은 조용히 넘어가자.

 

수현 너만 협조한다면 기꺼이.

 

완 ...

 

 

 

 

S#39 여경의 집 주방()

 

저녁상 준비를 하고 있는 최학희와 여경.

 

 

 

 

최학희 (반찬을 그릇에 담으며아무래도 내가 실수를 한 모양이다.

 

여경 (보는)

 

최학희 한복 청년이 아니라병원 청년이었어?

 

여경 (피식 웃으며그럴려구요 이제부터.

 

최학희 (뭔가 사연이 있구나 싶어 보며) ....

 

여경 (상을 차리며 심난하고)

 

 

 

 

S#40 여경의 마루()

 

저녁상을 앞에 놓고 앉아있는 완수현여경최학희.

 

오가는 대화도 없이 수저 깨작거리는 소리만....

 

 

 

 

최학희 (자신 때문에 만들어진 자리라서먹한 분위기 참지 못하고)

 

찬들이 입에 맞는지 모르겠네.

 

,완 (동시에맛있습니다. (잠깐 서로를 바라봤다가 다시 깨작질)

 

최학희 근데....(수현을 보며이런 질문 실례가 될지 모르겠지만,

 

청년은 무슨 일을 해요?

 

여경 (순간 긴장해서 보고)

 

수현 (난감하지만담담하게조선,

 

완 (OL) 공무원입니다.

 

수현 (보고)

 

여경 (완을 보는)

 

최학희 어머두 사람이 서루 아는 사이였어요?

 

수현 어릴 적 친구였습니다.

 

여경 (순간 두 사람을 본다몰랐던 사실이다)

 

최학희 어어.... 그건 몰랐네에어릴 적부터 알고 지냈으면 형제 같은 사이겠어요.

 

수현 (피식불행히도 그렇지 못합니다사연이 좀 있어서.

 

완 (순간 분위기 못 맞추고 고지식하게 구는 수현이 못마땅해서 보고)

 

여경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며 궁금하고)

 

최학희 ....? (두 사람을 살피며사연이라니 무슨....

 

완 아아별거 아닙니다청소년 시절에 이 자식이 내 첫사랑을 뺏어갔거든요.

 

수현 (보며 피식 웃고)

 

완 (얼른 협조하라고수현의 뒷통수를 가볍게 툭 치며사는 동안 다시는

 

보지 말자고 으름장을 놨는데이자식이 기어이 이렇게 얼굴을

 

보여주네요하하하하밥맛 떨어지게.

 

최학희 (친한 친구들끼리의 거친 농담으로 여기고 재밌어서 웃으며저런....

 

완 (수현을 보며하하하하나쁜 자식.

 

여경 (두 사람 보며)

 

 

 

 

S#41 여경의 집 앞()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완과 수현배웅을 나온 최학희와 여경.

 

 

 

 

최학희 다음에 또 놀러와요오랜만에 집이 북적북적한 게 사람 사는 기분이 드네요.

 

완 저녁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수현 정말 몇 년 만에 편안하고 즐거운 저녁식사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최학희 다행이네혼자 하숙한다고 했죠언제든 와요반찬 좀 싸줄게.

 

수현 감사합니다.

 

 

 

 

그럼...하며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가는 두 남자.

 

어머니와 함께 대문 안으로 들어서려다가 가만히...뒤를 돌아 멀어지는

 

완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여경어느 순간 시선을 느낀 완이 뒤를 돌아본다.

 

 

여경 .... (보다가시선 피해 안으로)

 

완 .... (보며)

 

수현 .... (느끼며 걷는)

 

 

 

 

S#42 여경의 집 앞 거리()

 

나란히 걸어 나오는 완과 수현.

 

 

수현 어이선우완.

 

완 내 이름 부르지 마 새끼야.

 

수현 고맙다.

 

완 너한테 고맙다 소리 들을 일 한 적 없는데 나는.

 

수현 어르신한테는 차마 내 입으로 말할 용기가 없었다.

 

완 ....

 

수현 힘들었을텐데 나대신 거짓말 해줘서 고맙다.

 

완 노인네 충격 받아 쓰러질까봐그렇게 되면 불쌍한 내 젊은 청춘

 

노인네 병수발로 마감하게 될까봐날 위해서 한 거짓말이야.

 

너 위해서 한 거 아니야착각하지 마. (앞서 가고)

 

수현 ... (보다가선우완!

 

완 (확 돌아보며내 이름 부르지 말랬지!!!

 

수현 술 한 잔 같이 하자.

 

완 (웃으며너랑 내가 왜.

 

수현 정신을 잃을 만큼 술에 취하면너한테 뭔가를 좀 들켜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완 (어떤 기대감에 보고)

 

수현 (담담하게 보는)

 

완 싫어차라리 옆집 누렁이랑 개소리 하면서 마시는 게 낫겠어. (가고)

 

수현 .... (보다가 돌아서는데)

 

완 .... (아무래도 기대감을 버리지 못하고 확 돌아보며니가 사는 거냐?

 

수현 (피식 웃는데서)

 

 

 

 

S#43 선 술 집()

 

서민적인 선술집에 마주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완과 수현.

 

완이 술을 따라주면 수현 원샷을 한다.

 

 

 

 

완 (확인하듯취했냐?

 

수현 아니기분 나쁠 정도로 멀쩡하다.

 

완 (또 술을 따른다)

 

수현 (또 원샷한다)

 

완 취했지 이제?

 

수현 아니.

 

완 (더는 못 참고 버럭도대체 언제 취해서언제 나한테 들키겠다는 건데!!

 

수현 (이미 취했다피식 웃으며 한 손으로 이마 짚으며시끄러 임마골 울려.

 

완 (거의 오기 수준골이 흔들려좀만 더 마시면 되겠다. (술 따르는데)

 

수현 (한 손으로 이마 받친 자세 그대로가끔은.....

 

완 (멈추고 보는)

 

수현 나도 니가 그리웠다....

 

완 (보며) ....

 

수현 (표정을 알 수 없게 이마의 손을 치우지 않으며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십년 전 그때로 다시 돌려놓고 싶어....

 

완 (뭔가 아픔이 있구나 싶어서 보며) ...

 

수현 (떨치듯 얼굴에서 손을 치우고 몸을 일으키며아아미치겠다술이 안 취해.

 

미치게 취하고 싶은데 죽어도 안 취하네....

 

완 개자식널 믿은 내가 미친놈이지. (하고는 이제부터는 자기가 마시기

 

시작한다)

 

수현 (그런 완을 바라보며 울컥 미안해진다)....

 

 

 

 

S#44 명빈관 마당 ()

 

수현이 엉망으로 취한 완을 부축해서 들어오고 있다.

 

 

 

 

완 (소리치는차송주송주야니 쏘울메이트 왔다아!!!

 

 

 

 

소리를 듣고 근덕이 달려 나온다.

 

수현에게 꾸벅 인사하고는 완을 부축하는 근덕.

 

 

 

 

근덕 어이구도련님 어디서 이렇게 떡이 되도록 마셨어요?

 

완 야차송주!!! 오라버니 왔다니까아!!!

 

송주 시끄러 죽겠네 진짜술 마신게 무슨 벼슬이라고,

 

(하다가 수현을 발견하고 멈칫 선다)

 

수현 (보며) ...

 

근덕 들어가세요 도련님쫌 똑바로 걸어봐요오!

 

(어쩌고 하며 완을 방으로 데리고 가고)

 

 

 

 

마당에 둘만 남게 되는 송주와 수현.

 

 

 

 

S#45 완의 방()

 

술에 취한 완을 바닥에 내려놓는 근덕.

 

이불을 내리는데,

 

 

 

 

완 여경아....

 

근덕 (멈칫 돌아보는)

 

완 여경아.... 나여경.....

 

근덕 (안쓰럽게 보는)

 

 

 

 

S#46 명빈관 마당()

 

송주와 수현.

 

 

 

 

송주 두 사람화해한건가요 이제?

 

수현 술김일뿐입니다.

 

송주 화해를 바란다는 뜻으로 들리네요.

 

수현 좋은 친구였으니까요.

 

송주 그렇게 좋은 친구였던 사람 눈앞에 총을 겨누게 된 소감이 어떠세요?

 

수현 시대의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주 그럼 당신과 나는 어떻게 생각하세요역시 시대의 비극인가요?

 

수현 ....

 

송주 (피식 웃으며오늘은 협박 같은 거 안 하나요단서를 좀 흘려줘야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좀 알아낼 수 있을 거 같은데.

 

술 때문인가오늘은 머리 굴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네요?

 

수현 저에 대해 알아서 뭐에 쓰시게요.

 

송주 적어도 아군인지적군인지는 좀 알아야겠어요.

 

왜 나는 자꾸 당신이 아군으로 느껴지죠?

 

수현 ....

 

송주 당신도대체 정체가 뭐예요?

 

수현 이미 아시지 않습니까.

 

송주 (보면)

 

수현 조선총독부 보안과 이수현.

 

송주 .... (보는데서) (F.O)

 

 

 

 

S#47 종로경찰서 외경()

 

 

 

 

S#48 종로경찰서 복도()

 

경찰서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고 있는 코우지함께 걸어오며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강구.

 

 

 

 

코우지 공 남작은 아직도 종적이 묘연한가?

 

강구 예가족분들께 어떻게든 연락을 취해달라고 요청은 했습니다만 아직...

 

코우지 설마 그 사이에 살해라도 당한 거 아니야?

 

강구 아직까지는 칠필살 예고장이 오기 전에 살인사건이 일어난 전례는 없습니다.

 

김순사 (안에서 달려나와 코우지에게 경례 올려붙이고순사부장님.

 

강구 무슨 일이야?

 

김순사 잠적했던 남작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지금 당장 증언을 하고 싶으니만나자고 하십니다.

 

강구 (눈빛 번뜩이고거기가 어디야!

 

 

 

 

S#49 고급 일식집 앞 ()

 

고관2의 차가 주차되어있고경호원으로 보이는 덩치좋은 남자들이 서있다.

 

그 위로,

 

 

 

 

고관2 (E) 신변 보호는 확실한 거지?

 

 

 

 

S#50 일식집 (/?)

 

코우지강구와 함께 앉아있는 고관2.

 

 

 

 

고관2 (눈빛 불안하게 흔들리며)

 

이 일로 나한테 칠필살이 날아오거나 그러는 건 아니겠지?

 

강구 안심하십시오자택은 물론 사무실과 별장에도

 

경호원들을 배치할 예정입니다.

 

코우지 그 아가씨가 돌아가신 자작님과 야학 후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데,

 

사실입니까?

 

고관야학그런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는데?

 

강구 (눈빛 날카로워지며그럼와서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고관앞 뒷말 하나 없이불쑥 시간을 묻더구만.

 

,코 ! (시선을 교환하고)

 

코우지 그게확실합니까?

 

고관확실하고 말고룸 안에 벽시계가 떡하니 있는데굳이 다가와

 

시간을 묻는 게 이상하잖아저 계집애 돈줄 하나 물려구

 

수작 거는구나싶어 유심히 봤어 내가.

 

 

 

 

마주보는 코우지와 강구의 눈빛 번쩍 빛나고.

 

 

 

 

S#51 해화당()

 

책 정리를 하고 있는 여경인데문이 벌컥 열리며 들이닥치는 순사들.

 

여경멈칫 놀라서 보는데마지막으로 들어서는 남자강구다.

 

 

 

 

강구 (살벌하게당장 연행해!!!

 

 

 

 

순사들 달려들어 우악스럽게 여경을 끌고 나가면여경의 손에서

 

쏟아져 바닥에 뒹구는 책들.

 

 

 

 

송주 (E) 여경씨가 연행돼?

 

 

 

 

S#52 송주의 방()

 

놀란 얼굴로 근덕을 돌아보는 송주.

 

 

 

 

근덕 (가라앉은 표정공 남작이 나선생의 알리바이를 뒤엎는 발언을 했다는군.

 

송주 (이 앙물듯내가 뭐랬어진즉에 화근을 없애야 한다고 했잖아!

 

결국 우려했던 결과가 나오는군.

 

근덕 이봐흥분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야.

 

송주 그래서 여경씨는?

 

근덕 그게.....종로서로 끌려간 것 같은데,

 

송주 대책을 마련해야 될 거 아냐안되면 나라도 나서서

 

근덕 이제 겨우 용의선상에서 벗어났어그것도 아직 완전한 것도 아니고.

 

니가 나서면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어.

 

송주 (부들부들 떨며쥐새끼 같은 놈...한번 봐줬으면 잠잠히 숨어나 지낼 것이지,

 

지깟놈이 우릴 밟으려 들어명을 재촉하는군. (벌떡 일어나 나가면)

 

근덕 이봐송주! (불안해져서 쫓아나가고)

 

 

 

 

S#53 명빈관 마당()

 

살벌한 표정으로 걸어 나오는 송주그 뒤를 쫓아나오는 근덕.

 

파라솔 아래 앉아 모닝커피를 마시고 있던 완.

 

 

 

 

완 근덕이 넌 요즘 부쩍 자주 송주방을 들락거린다?

 

둘이 살림이라도 차렸냐?

 

근덕 도련님은 농담을 해도 무슨 그런....

 

송주 (OL) (완에게여경씨가 종로서로 연행되어 갔어.

 

완 (표정 굳어 내리며언제무슨 일루.

 

송주 무슨 일로 갔겠어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

 

완 ! (하얗게 질리지만 이내총독부 나으리가 있잖아어떻게든 빼내주겠지 뭐.

 

송주 아직도 그렇게 몰라이수현이 빼내줄 수 있는 상황이면거기까지

 

끌려가지도 않았어!!!

 

완 .... (표정 완전히 굳어서벌떡 일어나 나가고)

 

 

 

 

S#54 종로서 복도()

 

여경의 연행 사실을 알고 달려오는 수현인데그 앞을 막아서는 코우지.

 

 

 

 

수현 (멈칫보면)

 

코우지 어디 가는 건가이수현?

 

수현 나여경이 연행되어 왔다는 게 사실입니까.

 

코우지 (피식생각보다 빨리 알고 왔군.

 

수현 이번 수사에서 저를 완전 제외시킬 생각입니까?

 

코우지 그게 무슨 소린가내가 수사를 진행시키는 데 있어 왜 자네의 동의를

 

얻어야만 하지그리고 이미 과장님의 허락이 떨어진 일이야.

 

그러는 자네야말로 왜 그렇게 흥분하지?

 

수현 저에게도 취조할 권한이 있습니다나여경은 어디 있습니까?

 

코우지 미안하지만자넨 권한이 없어이 일은 전적으로 내가 담당하기로

 

했으니까의심스러우면 과장님께 확인해 봐도 좋아.

 

수현 (상관 않고 취조실쪽으로 가려는데)

 

코우지 하극상에 대한 대가가 어떤 것인지는 자네가 더 잘 알고 있겠군.

 

자네가 예전 이강구의 입장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어.

 

수현 (보고)

 

코우지 이쪽은 우리가 맡을테니자넨 공 남작의 신변 보호에나 신경써.

 

 

 

 

S#55 종로서 취조실()

 

전체적으로 어둑한 가운데 여경에게만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조명빛.

 

이미 한 차례 구타당한 듯 입술이 터진 채로 취조실 한가운데

 

의자에 묶여 있는 여경눈이 부신 듯 얼굴을 찡그린다.

 

강구의 모습은 빛 너머에 있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강구 애물단은 어떤 조직이지조직원은 누구누구야?

 

이번 사건의 저격수는 누구지?

 

여경 (외면하며모릅니다.

 

강구 차송주랑 강인호도 같은 조직원이지또 누가 있나선우완도 같은 패거린가?

 

여경 (매섭게 쏘아보는 눈빛무슨 말인지 모르겠다잖아요!

 

강구 말로 해서는 안되겠구만. (여경의 머리채를 확 휘어잡았다가 내친다)

 

여경 (소리를 지르며 의자와 함께 넘어지고)

 

강구 (살기 어린 미소로 다가오며그럼 어디 언제까지 버틸지 두고보자구.

 

이거 쓰릴 있는데너무 쉽게 무너지는 것도 재미없으니까 말이지.

 

여경 (넘어진 채로 떨리는 심정 억누르며)

 

 

 

 

S#56 선우관집 안()

 

책상 앞에서 서류를 정리하며 퇴근 준비를 하는 선우관인데,

 

노크도 없이 문이 벌컥 열리며 완이 달려 들어온다.

 

사력을 다해 뛰어온 듯 허리를 꺾은 채 숨을 헐떡거리는 완이고.

 

 

 

 

선우관 (놀라서요즘 사무실에서 자주 보는구나.

 

완 (하얗게 질린 얼굴 들어서 보며콱 잠긴 목소리로아버지...

 

선우관 (아들의 표정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무슨 일 있냐?

 

완 아버지...도와주세요...부탁드려요...

 

선우관 ... (이런 아들의 모습을 처음 보는 지라)

 

 

 

 

S#57 총독부 외경(아침)

 

 

 

 

S#58 총독부 보안과장실(아침)

 

찻잔을 앞에 두고 소파에 앉아 있는 마모루와 선우관.

 

모처럼 고개를 숙이는 선우관을 향해 난처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마모루.

 

 

 

 

마모루 아드님이 왜 하필 그런 위험한 여자한테 얽혀들었는지 참으로 이해가

 

안가는군요.

 

선우관 우리 아들이 예전에 큰 신세를 진 적이 있는 아가씨라어떻게든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 같은데... 금수도 은혜를 갚는 법인데,

 

사람이 사람의 도리를 다하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닙니까.

 

마모루 말씀은 잘 알겠습니다만...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선우관 그러니까 제가 이렇게 특별히 보안과장님을 찾아온 게 아닙니까.

 

마모루 아정말 곤란합니다아드님 일이라면 댄스홀 출입이나 삼류 잡지 밀수

 

정도의 귀여운 수준이라 사정을 봐드릴 수도 있지만이 일은 사안이 사안인

 

만큼저로서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선우관 사람들 말을 듣자 하니그 아가씨는 우연찮게 옆에 있다가 사건에

 

휘말리게 됐을 뿐살인 자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하던데....

 

마모루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벌써 두 번씩이나 살인사건에 연루가 된 데다가

 

가족력에서부터 평소 야학 활동까지 속속들이 요주의 인물이라서 말입니다.

 

선우관 아직 어린 아가씬데훈방 정도로 어떻게 선처가 안 되겠습니까?

 

마모루 (차갑게죄송합니다아무리 사장님 부탁이라도 들어드릴 순 없습니다.

 

다음엔 다른 일로 만나뵈?으면 합니다그럼 이만 바빠서... (일어서고)

 

선우관 ... (난감하고)

 

 

S#59 종로서 취조실()

 

이미 고문이 한바탕 지나간 상태로 지칠 대로 지쳐서 의자에 널부러져

 

있는 여경그 앞으로 물잔 하나가 들이밀어진다.

 

여경피폐해진 얼굴을 물잔 가까이로 가져가는데,

 

도로 물잔을 거두더니 바닥에 천천히 쏟아버리기 시작하는 강구.

 

 

 

 

강구 (허리를 구부려 여경의 얼굴을 들여다보며마시고 싶나그럼 말해.

 

이 물이 다 바닥나기 전까지 애물단 조직의 계보를 말해.

 

여경 (초점 없던 눈동자에 눈빛 되살아나며모릅니다...

 

강구 모...른다다시 묻는다애물단 조직원들은 누가 있지아는 대로 다 말해!

 

여경 (이 앙물고모릅니다...

 

강구 (살벌해져서아직 갈 길이 한참 멀었구만!

 

 

 

 

여경의 몸 위로 쏟아지는 강구의 발길질몸을 최대한 웅크리는 여경.

 

 

 

 

강구 (광기 어린 발길질아직도 몰라이래도 모르겠어!!!

 

 

 

 

S#60 지라시 사무실()

 

문이 벌컥 열리며 거칠게 들어오는 완.

 

양복 상의를 패대기치듯 던져놓고 소파에 털썩 주저앉는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괴로움에 미칠 것

 

같은 심정인데완의 표정으로 사태를 대충 파악하는 지라시들.

 

완을 안쓰럽게 보며 심각한 표정이 된다.

 

 

 

 

탁구 분위기를 보아하니일이 제대로 안된 모양인데?

 

세기 그러니까 어르신 백이 안 먹혔다는 거지 지금?

 

왕골 그 가녀린 조마자씨가 그 개같은 순사한테 고문을 당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라니... 불쌍한 조마자씨...

 

완 ... (무력감에 얼굴 확 쓸어내리는데)

 

탁구 (벌떡 일어나 완의 앞에 가 앉는다완아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완 (쳐다보면)

 

탁구 보안과장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단 한명바로 보안과장 사모야.

 

그 사람 공처가라서 부인한테는 꼼짝도 못해.

 

세기 탁구형그거 확실한 정보야천하에 무섭기로 소문난 보안과장이

 

부인한테 꽉 잡혀 산다는 게 말이 돼?

 

탁구 말이 돼사치코 여사니까.

 

,왕 ! (생각해 보니까 그렇다그렇지사치코라면 가능하지이!

 

완 ! (뭔가 생각해보는)

 

왕골 그러니까걷는 놈 위에 뛰는 놈뛰는 놈 위에 나는 놈순사 위에

 

보안과장보안과장 위에 사치코!!! 이런 공식이 성립하는 거네?

 

탁구 고로 결론은사치코 여사를 잡는 것만이 살 길이야!

 

완 (두 눈 질끈 감는데서)

 

 

 

 

S#61 선우관 집 거실()

 

현관으로 들어서는 완이고주방에서 걸어나오다가 고깝게 보는 허영화.

 

 

 

 

허영화 오늘은 해가 서쪽에서 떴니아버지도 안 계실 때 집엘 다 들어오구.

 

완 부탁드릴 게 있어서 왔어요.

 

허영화 (깐깐하게나한테 그렇게 해댈 땐 언제구무슨 부탁설마 아버지께

 

드렸던 부탁나한테도 할 생각이라면,

 

완 (무릎을 꿇는다)

 

허영화 ! (놀라서 본다)

 

완 부탁드려요보안과장 사모님을 설득하려면 어머니 힘이 필요합니다.

 

허영화 설마...너 그 여자한테...진심이니?

 

완 ....

 

허영화 ... (진심이구나....어이없어서 허 웃는데)

 

완 한번만 도와주세요부탁드릴게요.

 

허영화 (보며) ....

 

 

 

 

S#62 깔패디엠 ()

 

차를 마시며 어떻게 로비를 펼칠까 생각에 잠겨있는 허영화.

 

차소리에 돌아보면사치코의 차가 와서 멈춘다안에서 내리는 사치코.

 

 

 

 

허영화 어머사모님여기예요 여기.

 

사치코 (감정의 앙금 남아있어 쌀쌀맞게바쁜데 왜 사람을 오라가라 하는 거지?

 

허영화 (애교 살살일단은 자리에 앉으세요 사모님.

 

사치코 (앉는빨리 끝내줬으면 좋겠네요즘 내가 자서전 때문에 좀 바빠서.

 

허영화 아우잘 알죠그래서 제가 미력이나마 도움이 될까하구...준비해봤어요.

 

(하며 커다란 봉투 하나 꺼내 내민다)

 

사치코 (시큰둥하게이게 뭔데. (하며 열어보는이게 뭐야부동산 관련 서류잖아?

 

허영화 어디 좋은데 별장 하나 짓구 편하게 글 쓰시라구요.

 

사치코 ....(서류 보며 흐음 생각해 보는 표정)

 

허영화 ... (긴장으로 살피듯 보는)

 

사치코 (이내 입가에 생기는 흡족한 미소 생기며장소 하나는 잘 잡았군.

 

허영화 (안도감에 환한 미소 생기는 데서)

 

S#63 선우관집 안 ()

 

밤새 까칠해진 얼굴로 전화기를 바라보며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완.

 

문이 열리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확 돌아보면허영화가 서있다.

 

 

 

 

허영화 .... (담담한 표정으로 완을 본다)

 

완 .... (긴장된 표정으로 결과를 기다린다)

 

허영화 너 나한테 하나 빚졌어나중에 어떻게든 돌려받을 테니까 알아둬.

 

완 (순간 얼굴 펴지며 양복 윗도리를 들고 일어나 뛰어 나간다)

 

 

 

 

S#64 종로서 앞 ()

 

여경의 방면 허가소식을 듣고 취조실을 향해 뛰어오고 있는 수현.

 

 

 

 

S#65 종로서 취조실()

 

거듭된 고문에 거의 혼절한 상태로 축 늘어져 있는 여경인데

 

문이 덜컹 열리며 누군가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쓰러져 있는 여경 앞에서 멈춰서는 구둣발.

 

겨우 눈을 뜨는 여경을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들여다보는 강구이고.

 

 

 

 

강구 마지막으로 묻는다너희 조직의 정체와 조직원들의 이름을 말해.

 

여경 (목소리 갈라지고...릅니다....

 

강구 (말이 끝나자마자 표정 살벌해져서여경의 멱살을 확 쥐고 일으켜

 

세워 흔드는말해!! 말하란 말야!!!

 

여경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릅니다... (말끝에 피식 웃는데)

 

강구 (눈 뒤집혀서있는 힘껏 따귀를 올려붙인다)

 

 

 

 

맥없이 쓰러지는 여경인데... 순간 요란한 문소리 들려오고.

 

쓰러진 여경의 시선에 희미하게 취조실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완의

 

모습이 보인다자신도 모르게 설핏 미소 지어지는 여경.

 

강구를 밀쳐내고 여경에게로 달려오는 완.

 

걱정스런 표정으로 여경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완의 얼굴.

 

 

 

 

여경 (완을 보며 미소 지어 보인다어떻게 알구 왔어요....?

 

 

 

 

그러나 여경의 어깨를 안고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실은 수현이다.

 

 

 

 

수현 ... (안타깝게 보며)

 

 

 

 

S#66 종로서 앞 일각()

 

완의 차가 와서 선다적당한 곳에 거칠게 주차하고는 안에서 내리는 완.

 

총독부를 향해 달리다가 이내 우뚝 멈춰 선다.

 

건물 안에서 피투성이가 된 여경을 업고 나오는 수현.

 

저도 모르게 가만히 몸을 숨기는 완.

 

피투성이가 된 여경을 숨어서 지켜 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완.

 

 

 

 

S#67 종로서 앞~거리()

 

여경을 업고 총독부에서 걸어나오는 수현이고.

 

축 늘어져 수현에게 업힌 채로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수현을 완으로

 

착각하고 계속 말을 하는 여경.

 

 

 

 

여경 고맙습니다... 당신이 와줄 줄 알았어요.

 

수현 ...

 

여경 그동안 모질게 굴어서 미안해요... 당신이 좋은 사람이란 건 알지만...

 

그래도...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어요...

 

수현 ...

 

여경 나는 이 길을 가야만 하고...당신과 나는 갈 길이 다르니까요...

 

나 때문에 당신이 위험해지는 건 바라지 않으니까요....

 

수현 ...

 

여경 그런데도...내심 당신이 달려와줄지도 모른다고...기다렸습니다.

 

당신이 싫다고 했던 말.....실은...진심이 아니었습니다...

 

수현 ...

 

여경 필성이 고무신을 타기 위해 땀 흘려 뛰어줬던 당신이 보기 좋았고...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할 때도 즐거웠고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던 아버지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마웠고...

 

수현 ...

 

여경 자전거를 함께 타면서 설?...당신이 영화보러 가자고 해주었을 때...

 

(약간 미소) ...기뻤습니다.

 

수현 ... (완에게 하는 말임을 알겠다)

 

여경 실은 나... 당신이 참 좋습니다.

 

수현 ... (걸어가며마음이 짠해진다)

 

 

 

 

멀지 않은 일각에서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며 서 있는 완.

 

여경이 자신을 향해 한 말을 수현에게 한 말로 오해한 채

 

어느 순간 상처받은 표정으로 돌아서는 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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