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손수건 104
#s 병원복도 자영-(멀리서 걸어오는 상민을 본다) (상민의 모습) 민주-(예민하다) 그이랑 같이 왔어요.. 자영-(애기 안은 할머니에게) 할머니 잠간만 저쪽으로 가요... (할머니 끌고 간다) 외조모-(끌려가며) 왜 무슨 일인데 그래...응...? 민주-(착잡한 기분으로 그 자리에 선체 피해가는 자영 보고 서 있다) 상민-(민주 뒤에서 다가와서) 왜 그러고 서 있어..? 민주-(얼른 감정 떨치며) 당신 기다리느라구요,.. 상민-(애기) 이리 줘... (민주에게서 애기 받아서 안고 간다) 민주-(상민과 함께 간다. 슬쩍 자영이 어디 있나 둘러본다) #s 병원 일각 (애기 안은 외조모와 자영 피해 있고) 외조모-무슨 일이야, ...왜 숨어,... 그 여잔 누구야... 자영-(의연하게) 상민씨 부인이예요... 외조모-아니 자영-상민씨가 들어오는 게 보여서 피한 거예요... 가세요, 할머니... 외조모-살다보면 이런 일이 없으란 법 없지,.. 가자... #s 진찰실 앞 (상민 애기 안고 앉아 있고 민주는 안정이 안되는 기분) 상민-예방접종은 이번에 맞으면 끝인가...? 민주-...(못듣는) 상민-유나 엄마... 민주-으응, 왜요... 상민-우리 유나 예방접종 더 할 게 있냐구... 민주-잘 모르겠어요, 애기 수첩에 보면 있을 꺼예요... #s 큰길 (택씨 잡으려고 서 있는 외조모와 자영) 외조모-상민이가 장가 간 게 올 초였든 거 같은데 그새 어떻게 애기가 있어.. 자영-입양했대요... 외조모-아니 입양을 해...? 자영-네... (택씨 잡는다) #s 굳 네이버 (영준 굳 네이버 교육 프로그렘에 참여하고 있다-현장에서 대사나 내용을 처리해 주세요) #s 굳 네이버 사무실 (선배가 협약서 싸인 할 서류 주면서) 선배-파견 협약서야.... 다시 잘 생각해 보고 싸인해.... 영준-(서류 본다) 선배-전에도 말했지만 내 솔직한 심정은 지금이라도 포기하라구 하고 싶다, 정말 이 일이 내 인생에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힘들어서 못해,... 다시 잘 생각해 보고 나중에 싸인해도 상관없어... 상민-내 인생을 가난한 지구촌을 위해 바치겠단 생각으로 떠나진 않아요... 그렇지만 내 힘이 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게 확실하면 됐어요 선배-그러니까 니가 도움을 주고 싶다면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구 영준-...(만년필 꺼낸다. 잠간 만녀필에 시선 멈추다가 묵묵히 싸인한다) #s 디자인실 (자영 찝찝한 기분을 떨쳐버릴려고 애쓰며 일을 한다) #s 민주방 (민주 소파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생각하다가 핸드폰으로 전화한다) 민주-(냉정하게) 조민주예요... 경황이 없어서 애기를 못봤네요,... 같은 소아과를 다니는 줄 몰랐어요,... 내가 병원을 바꿀께요,.. 또 부딛칠 수도 있으니까 #s 디자인실 자영-그래주심 고맙구요 민주-(휠) 회사 다시 나가세요...? 자영-네,... 민주-(휠) 애긴 건강해요...? 조산을 했었잖아요.... 자영-건강해요,... 민주-(휠) 다행이네요,... #s 민주방 민주-우리 유나도 건강해요,... 자영씨 애기보다 보름쯤 먼저 태어났을 꺼예요,... 지금 이개월이니까,.... 상민씨가 애기를 참 이뻐해요... 애기를 좋아하는 줄 몰랐어요,... 애기한테 빠져서 정신 못차려요,.. #s 디자인실 자영-(착잡함 스친다) 민주-(휠) 자영씨 #s 민주방 민주-우리 평생 비밀에 붙치기로 한 약속 잊지 말아요 #s 디자인실 자영-내가 부탁한다고 그래야겠죠.... #s 민주방 민주-나도 마찬가지예요,.. 우리 유나 아빠가 자기 자식이 있다는 거 알고 흔들리는 거 보고싶지 않아요,..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전 못견딜 것 같아요....(전화 끊어버린다) #s 디자인실 자영-... (입맛이 쓰며 핸드폰 끈다) 주연-무슨 전화를 그렇게 심각하게 하니...? 자영-(일어나며) 나중에 얘기 해,.. 과장님 매장에 내려가요... 과장-행사장 디스플레이 좀 챙겨 봐.... 주연-그렇잖아도 틈만 나면 내려가고 있으니까 잔소리하시지 마세요. 과장-잔소리...? 아니 내가 잔소리하는 사람이야...? 오늘 이상한 소리 다 듣네...? 주연-취소예요,... 말이 잘못 나왔어요... 경진-주연선배 나가서 손들고 서 있어야 되는 거 아니예요...? 과장-손들고 서 있어... 주연-그렇지만 어제도 말씀하셨다구요... 과장-그러니까 잔소리를 했다아- #s 자영 마당 (외조모 애기 안고 돌아온다) 외조모-미령아,.. 미령아... (마루 앞으로 가서) 얘가 낮잠을 자나...? (태영이방 돌아보며) 미령아...(대꾸 없고) 나간거야...?.... #s 안방 (애기 뉘여놓고 외조모 버선 벗으며) 외조모-배고프지...? 의사 선생님이 우유를 묽게 타서 멕이래요,... 인제 탈나지 말어,... 니가 탈이 나면 느이 애미 속 아퍼... #s 퀵 분점 미령-(의자에 앉아 있는 태영에게 부채질 천천히 해 주며) 일다안- 태영-야 좀 시원하게 부쳐, 그게 뭐냐,.. 죽은놈 콧김같다 미령-이다안- (조금 세게) 태영-(감질나며) 빨리 삼단으로 부쳐 봐 미령-삼단 (세게) 태영-아 시원하다 (눈까지 감고) 미령-다시 일다안- 태영-야, 빨리 삼단- 미령-삼다안- (세게 부치다가) 자도옹- (손 멈추고 가만히 있다) 태영-(눈 번쩍 뜨며) 야 자동이 왜 이래... 미령-자동은 니 머리가 자동으로 돌아가는 거야... 태영-내 머리가 자동으로....? 미령-이렇게 (머리를 흔든다) 태영-이렇게...? (자기 머리를 흔들어 보다가) (태영과 미령 웃음 터진다) #s 메네지먼트 회사 실장-선주씨... 이 배역 어렵게 따낸 거 알죠, 선주씨 케리어 정도론 어림없는 배역인데 감독이 조선주의 가능성을 본 거 같으니까 목숨바쳐 할 각오로 해요... 선주-네 실장님...열심히 하겠습니다 실장-... 지금부터 선주씨는 이 씨나리오의 순아예요....순아가 되도록 최선을 다 해야 돼... 선주-네... 실장-준하야... 알았지...? 준하-예 #s 거리 (뒷 트렁크에서 준하 휠체어를 꺼낸다) 선주-(놀라서) 뭐하는 거예요...? 준하-지금부터 순아가 되는 겁니다, 순아가 되려면 제일 먼저 휠체어를 타야 되는 거 몰라요...? 선주-(기가막혀 한숨이 나온다) 준하-뭐해요...? 오아시스에 나오는 그 여배우는 몇 달을 장애인들하고 같이 생활을 했대요,... 그러니까 그런 연기가 나오는 거예요... 타요 선주-지금부터 이래야 돼요...? 준하-그럼 언제부터요.... (선주 할수없이 휠체어에 탄다) 준하-해 봐요,.. 촬영할 때 내내 휠체어를 타야 되는데 익숙해야 할 것 아니예요... 선주-(움직여 본다. 서툴고 힘들다) 아우 힘들어 준하-힘든 걸 알아야 연기를 하죠... #s 약간 경사로 (선주 휘체어를 타고 간다. 경사가 돼서 힘들다) (준하 약간 뒤에서 따라가고 있다) (넘어진다) (준하 이르켜 준다) #s 벤치 (휠체어 옆에 놓고 앉아 있는 선주) 준하-(음료수 사가지고 온다. 병이든 캔이든 따서 선주에게 준다) 선주-(받는다) (선주와 준하 말없이 음료수 마시고 있다) 준하-지난번 내가 한 말 진심이예요,... 선주-(걸린다. 준하 본다) 뭐가요..? 준하-메니저로 한 말이 아니고 남자로 한 말이였다구요... 선주-(짜증) 왜 자꾸 그래요...? 불편하게...? 준하씨가 나랑 같이 일을 하는 건 메니져기 때문이구 난 남자랑 일 안해요... 준하-다른 감정도 있다는 거죠 선주-(오, 엘 기분) 왜 그래요, 정말...? 준하씨가 나한테 다른 감정 있다면 난 같이 일 못해요 준하-일엔 지장 없어요,.. 전혀 선주-(발딱 일어나며) 메니져 바꾸겠어요, (가버린다) 준하-....(얼른 일어나 선주 붙잡으며) 바꿀 때 바꾸더라도 차는 타고 가요,... 선주-(확 뿌리치고 간다) 준하-....(선주 가는 거 보며 서 있다) #s 민주 거실 (오여사 애기 안고 소파에 앉아 애기 얼르고 있다) 민주-(주방에서 우유병 들고 온다) 오여사-우리 유나 맘마 먹자- (민주에게서 우유병 받아 먹인다) 요새도 밤에 자주 깨니...? 민주-좀 나아졌어요,.. 오여사-애기 키울 땐 잠 한번 싫건 자봤으면 그 생각밖엔 없드라, 민주-밤엔 유나 아빠가 일어나서 우유 먹여 줘서 그 정도는 아니예요 오여사-그 사람도 고단하겠다,... 회사 일도 바쁜데 얼마나 피곤하겠어,... 회사는 언제쯤 나갈 꺼야,.. 민주-월요일부터 출근할까 생각중인데 어머니 괜찮겠어요...? 오여사-왜 못믿어워서...? 너보다 애기 못키울까봐 걱정 돼...? 민주-(피식 웃으며) 그럴 리가 없는데두 마음이 안놓일 것 같아요,.. 오여사-우리 유나는 내가 잘 키울테니 걱정말고 나가서 회사 일 해,... 애기는 내가 키울 수 있지만 회사 일은 내가 도와 줄 수가 없잖니,... 민주-유나야 어떡하니...? 하루종일 널 못보면...? 오여사-(웃는다) (효) 집 전화 울린다 민주-(받는다) 여보세요...?...(듣고 웃으며) 지금 유나 아래층에 내려와서 우유 먹이느라 핸드폰 울리는 거 못들었어요 #s 상민 사무실 상민-핸드폰을 안받길레 무슨 일인가 하고 아래층으로 전화 한 거야,... 우유 잘 먹어...? ..안울었어...? . #s 디자인실 자영-(핸드폰) 우유 묽게 먹였어요 할머니..? ..보채진 않았어요...? ..알았어요 할머니 #s 안방 (외조모 애기 기저귀 갈아주느라 미령이가 수화기 외조모 귀에 대주고 있다) 외조모-(미령에게) 됐어,... 미령-끊었어요...? 외조모-응... 끊었어 미령-(수화기 갖다 놓고) 할머니 지민이 엎어 주면 안돼요...? 외조모-아직 고개를 못가눠서 안돼,... 백일쯤 돼야지.... 미령-빨리 업어 주고 싶은데,...업고 동네 돌아다니고 싶어요 할머니,.. 외조모-어이구, 너한테 업혀 내보냈다가 내가 가슴 조려서 어떻게 있으라구,... 미령-포대기 둘러서 업고만 있는데 어때요,... 외조모-아이구 아서라,...까불다가 애기 뒤로 넘아가기라도 하면 큰일난다... 미령-그럼 백일 되면 업어 줘도 돼요...? 외조모-지금도 업을 수는 있지만 너한테 업혀줘도 될려나 그래서 그러지이- 미령-(갑자기 반짝 꾀가 생각났다는 듯) 할머니 제가 인형으로 업는 연습 많이 하면 지민이 업어도 돼요...? 외조모-(어이없어서 웃음나며) 아이구우.. 너 때문에 내가 웃는다...인형은 뭐하러 사, 어렸을 때 소꿉놀이할 때처럼 벼게 업으면 돼지... 미령-맞다... 외조모-맞긴 뭘 맞어... (웃는다) #s 퀵 사무실 앞 (한순 시장 잔뜩 봐서 들고 온다. 퀵 사무실로 간다) #s 퀵 사무실 용식-(한순의 짐 보고 얼른 받으며) 이리 주세요,.. 한순-그기 떡 있다,.. 출출할 때 됐길레 쪼매 사왔다... 용식-(비닐 주머니 안에서 떡 두가지 꺼낸다) 이거요..? 한순-응 그래 용식-잘 먹겠습니다... 상희, 여직원- 잘 먹겠습니다... 용식-사장님.. (포장 뜯어서 준다) 영만-(강아지 안고) 느이들 먹어... 한순-미순이 이리 주이소,... 영만-(주며) 큰일났어,.. 버릇을 잘못 들여서,... 혼자 있으면 온 집을 난장판을 만드니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용식-물건들을 다 치워버려야죠 뭐,... 제 친구집 강아지도 사람만 없으면 신문지까지 다 찢어 놓는데 바닥에 아무것도 안놔두드라구요... 한순-새끼 하나 키운다 생각하머 됩니더,.. 애기는 혼자 놓고 나갈 수 있습니꺼... 미순아 가자 용식-(얼른) 제가 올려다 드릴께요,... 한순-아이고 우리 용식이는 이래 낫낫한데 와 장가를 몬가는지 모르겠다 용식-(웃으며) 가겠죠 뭐... 영만-그래,... 헌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어디 있을 꺼다 한순-빨리 가야제,.. 들어갑니더... 영만-그래 (한순 용식 나간다) 영만-떡 맛있냐...? 상희, 여직원-네... #s 디자인실 (자영 잠간 생각에 잠겨 있다) *(병원에서 멀리 상민이가 걸어오던 모습) (자영 생각 떨친다) #s 영준 사무실 (영준 개인 사물들을 종이상자에 넣는다) #s 손할머니 대문앞 (영준의 차 와서 선다. 영준 내리고 종이상자 꺼내 들고 대문으로 간다) #s 손할머니 거실 (종이상자 들고 들어오는 영준) 손할-그게 뭐냐...? 영준-아 예,.... 제 물건들이요,... 손할-무슨 물건이야... 영준-(마루에 놓며) 할머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손할-지금...? #s 손할머니 방 손할-왜... 무슨 일인데 그래,... 영준-죄송합니다 할머니 손할-얘가 왜 가슴 철렁 내려앉는 소릴 해...? 니가 죄송하다구 그러면 내가 간이 철렁 내려앉어, .... 영준-할머니 손할-할머니 다 달아지겠어,.. 그만 부르고 말을 해. 영준-방글라데시 아시죠... 손할-내 무식해도 그건 안다,... 지질이도 가난하고 살기 어려운 나라 아니야 근데 왜 영준-저 국제 자원봉사자로 방글라데시로 떠납니다 손할-(뻥하며 얼른 해득이 안되는) 자원봉사...? 영준-가난한 나라를 돕는 자원봉사 단체가 있는데 자원을 했습니다... 손할-아니 뭐,.... 내 나라 넘에 나라 할 것 없이 도울 힘이 있어서 도와 주는 건 좋은 일이지,... 며칠이나 가는데,... 영준-.. 삼년입니다.... 손할-(?) 뭐...? 아 아니, 삼년.. 그럼 회사는, 영준-내일 사표를 냅니다.. 손할-(열 오르며) 사표를 내...? 아니 회사에 사표까지 쓰고 거길 간다는 거야...? 영준-예.... 손할-(소리친다) 예 라니,... 인생 작파하고 거기 가서 파묻쳐 살겠다는 거야, 지금...? 영준-뜻이 있는 일이잖아요,.. 허무하게 사는 것 보다 손할-(오, 엘) 이눔아 뜻 있게 사는 게 여긴 없어서 그 험한 델 가...? 회사까지 다 팽개치고...? (발을 구르듯) 이게 무슨 소리야, 이게 무슨 맑은 하늘에 날벼락 치는 소리냐구 영준-(심호홉하며 자신을 추스르며) 이해 해주세요, 할머니.... 정직하게 말하면.... 손할-(오, 엘) 그래 정직하게 말하면 뭐야 영준-도저히 여기 있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괴롭고 힘들어서요, 네...히들어요 할머니 손할-뭐야..? 너 자영이 때문이냐...? 영준-.... 손할-(꽥 소리치는) 그런 거야...? 영준- 여기 있고 싶지가 않습니다,... 거기 가면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한테 힘이 될 수가 있다는 게 그나마 보람이 있을 것 같아 떠나기로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할머니.... 실망시켜드려서요,... 손할-그래 이눔아, 실망이 아니라 절망이다 이눔아.... 여자 때문에 그런 데로 떠나....? 여자 때문에 지금까지 그 어려운 공부한 거,... 회사 다 내팽개쳐...? (쓰러질 것 같은) 영준-할머니... 손할-놔 이눔아... (숨을 몰아쉬는) 영준-(지켜본다) 손할-여자 때문에 지금까지 쌓아 온 걸 다 내팽개쳐....? #s 영준방 (밤) (힘없이 들어오는 영준. 의자에 앉는다, 생각) #s 자영방 (밤) (침대에 애기 눕혀놓고 벽에 기대 생각에 잠겨 있는 자영) 영준-(소리) 지금까지의 내 인생을 포기하고...나를 버린.... 새 인생으로 시작해 볼려고 그래요... 자영씨가 포함되지 않은 새 인생을... #s 영준방 (밤) (생각에 잠겨있는 영준) #s 영준 사무실 (다음날) (영준 사직서 본다, 봉투에 집어 넣는다. 인터폰 누른다) 직원-(휠) 네 이사님 영준-사장님 계신지 알아봐 주세요 직원-(휠) 알겠습니다 #s 손할머니방 (머리에 띠 두르고 누워 있는 손할머니. 안되겠는 듯 일어나 목에 걸고 있는 핸드폰으로 전화 한다) 손할-조사장, 나야.... #s 민주방 민주-안녕하세요 할머니..... 왜 어디 편찮으세요...?... 아니 목소리가 힘이 없으셔서요,... #s 손할머니 방 손할-내가 조사장을 좀 만나야겠는데 내가 회사로 갈테니까 시간을 좀 내 줘... #s 민주방 민주-오시긴요, 제가 찾아 뵈야죠, ... 아니예요, 저 집이예요, 제가 찾아 뵐께요, 할머니.... #s 손할머니 대문앞 (민주의 차 와서 선다. 민주 내려서 대문으로 간다) #s 손할머니 거실 (영미네 차 탁자에 놓는다) 민주-고맙습니다.... 손할-왜 오늘 회사 안나갔어...? 민주-(웃음 띠고) 저 요새 애기 엄마노릇해요,... 손할-애기 엄마라니...? 민주-애기 데려 왔어요,... 딸이요 손할-그랬어...? 아이구 잘 했구먼,...정말 잘 생각했어,... 농사중에 자식 농사가 제일이야,... 그리구 자식은 키우는 재미구,... 잘 키워 봐,..얼마나 귀한 거야,...아이구 잘 했구먼.... 민주-상민씨도 저도 애기한테 이렇게 빠질 줄 몰랐어요... 그래서 요즘 전 집에 있어요, 말하자면 입양 휴가중이예요 손할-어 그런 것도 있긴 있어야겠다,... 애기하고 정들려면... 낳자 마자 데려온 거야...? 민주-생후 일개월 때요 손할-조사장은 참 대단한 데가 있어,.. 민주-(웃으며) 제가 뭐가요,.. 손할-결단력두 있구..... 또 판단력도 있구.... 민주-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할머니 왜 절 보자고 하셨어요... 손할-부탁이 있어서 그랬어 민주-말씀하세요... 손할-.... 민주-어려운.. 부탁도 괜찮아요, 할머니... 손할-그래 어려운 부탁이다,.. 나한테 밖엔 부탁할 사람이 없으니... 민주-(본다) #s 거리 (민주 차 타고 가고 있다- 착잡한 생각에 잠겨서-길게) 민주-(핸드폰 꺼내서 전화한다) 나 민주.... 만날 수 있어요...? #s 운규 거실 운규-(씨나리오 대사 외우고 있다)(읽는) 어린 니 처지가 딱하고 안됐어서 (읽고 나서 외운다) 어린 니 처지가 딱하고 안됐어서...그러는 거야,... 조여사-(힐끔거리며 요리하고 있다) 운규-(대사) 내가 널 안만났다면 모르지만 (까먹고) 모르지만... 모르지만....(할수없이 씨나리오 보고 읽는다) 어른이 갈 곳도 없는 널 모른척 내버려 둘 수가 있겠냐...? 조여사-(한심하다는 듯) 아이고오 저래갖고 무슨 영화배우를 허시는지 모르것네, 아니 그깟짓거 몇마디도 안되는 것을 어째 저러고 버벅기래애...? 운규-... (조여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잠간 시선 간다) 조여사-어려운 말도 아니구만 왜 그러고 못 외냐고,.. 운규-이봐요,... 지금 뭐라고 했어요 조여사-(짜증나는 듯 휙 돌아서서) 아 그까짓 것도 못외냐고요,.. 나는 듣고만 있어도 외것구만 (왼다) 아이고 머리도 참, 그래갖고 먼 영화배우를 허신다냐...? 운규- 댁에서 영화를 아슈...? 조여사-영화는 몰라도 시방 외는 것은 다 알것소,.. (외운다) 어린 니 처지가 딱하고 안됐어서 그러는 거야,.. 내가 널 안만났다면 모르지만 어른이 갈 곳도 없는 널 모른척- 운규-(말 짜르며) 영화는 대사를 잘 외우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감정이 중요한 거예요,.. 모르면 입이나 다물고 있지 잘난척 나서긴.... 조여사-(분하지만 입을 꽉 다물고 돌아서며 일한다) 운규-(다시 왼다. 또 틀린다) 어린 니 처지가 딱해서 조여사-(열불나서 못참겠는 듯 큰소리로) 딱해서가 아니고 딱하고 안됐어서- 운규-아 글쎄 외우는 건 중요하지 않다니까 그러네, 중요한 감정이예요, 감정이 안사는 건 방법이 없지만 외우는 건... 나중에 방법이 다 있어요.. 컨닝 페이퍼라구 (기훈과 나영 들어온다) 기훈-다녀왔습니다....나영이도 왔습니다 나영-안녕하세요... 운규-어, 어서 오너라,.... 요새는 안싸우고 잘 노냐...? 기훈-네... 아주머니 오셨어요...? 조여사-그려,.. 근디 큰애기가 총각집을 맘놓고 드나드네...? 나영-(순간 무안한) 기훈-왜요오, 그러면 안돼요...? 들어가자... (기훈과 나영 들어간다) #s 기훈방 기훈-앉어 나영-(뽀로통) 저 아줌마 왜 그래...? 자기가 오빠 엄마야 ...? 기훈-선생님한테도 얼마나 잔소리를 하시는데,... 운규-(큰소리로 대사) 어린 니 처지가 딱하고 안됐어서 그러는 거야 나영-(운규 대사 시작하자마자 깜짝 놀라며) 왜 저러시는 거야...? 기훈-(웃으며) 대사 외우시는 거야,... 나영-대사...? 기훈-영화배우시라고 그랬잖아 나영-아 참, 그랬지... 맨날 저렇게 큰소리로 하시는 거야...? 기훈-역할이 그런 거면 그렇지 조여사-(갑자기 방문 벌컥 열며) 부부가 아닌 남녀가 한방에 있을 때는 방문을 쪼께 열고 있는 것이여,.. (열어놓고 간다) (기훈과 나영 어이없는 기분으로 푹 웃는다) #s 커피샵 민주-(커피잔 두 손으로 잡고 잠간 시선 찻잔 보다가 들며) 할머니 말씀 듣구 너무 놀랐어,..아직두 놀란체구,... 지금도 정말일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 있지,... 정말이예요...? 정말 방글라데시로 떠나...? 영준-(씁쓸한 미소) 민주-뒷통수를 둔기로 얻어맞은 기분인 거 있죠....상상이 안되는 사건이예요 영준-내가 대학생 때 비아프라를 가고 싶었다면 믿어지니...? 민주-그 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그 땐 젊음과 순순한 열정밖엔 가진 게 없으니까,... 그렇지만 지금 삼십대 남자가 ..그것도 대단한 능력을 가진 남자가 모든 걸 버리고 자원봉사자로 방글라데시로 떠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영준-있잖아, 여기.... 민주-현지언니 때문은 절대로 아닐 꺼구... 자영씨 때문이야...? 영준-...나 때문이라고 해야겠지,... 그 여자를 포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선택한 거니까... 민주-(본다-아픔이 느껴진다) 영준-자포자기 같은 심정으로 약혼도 해 봤고 그 동안 헤어져 있어 봤지만 그게 끝이 아니였어,... 민주-자영씨가 부러워... 한남자의 인생을 바꾸어 버릴만큼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는 게 ... 영준-나 때문에 받은 고통이 얼만데.... 민주-...(보다가) 자영씨 봤어,.. 애기 데리고 병원에 왔드라.... 하마터면 상민씨랑 부딛칠 뻔 했어,.... 영준-(본다) 민주-언제까지 비밀일 수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어감 바꾸며) 영준 오라버니... 이렇게 떠나는 거 옳은 결단이라고 생각해....? 다른 사람은 관두구 영준씨 인생... 그리고 할머니 여생울 생각할 때 정말 옳은 결단일까....? 다시 한번 생각해 봐요.... 영준-할머니한텐 죄송하지만 ...손자없이도 얼마든지 씩씩하게 사실 수 있는 분이야... 사실은 며칠 있으면 떠나는데 그렇게 금방 떠나는 줄 알면 더 충격을 받으실 것 같아 말씀 안드렸어,... 민주-(놀라) 며칠 있으면이라니....? 영준-... 금요일날.... 민주-(기가 막혀서) 뭐...? 영준-... 민주- 다시 생각해 볼 용의는 없는 거야....? 영준-.....모든 정리가 다 끝났어,... 비행기만 타면 돼.... 민주-... 자영씨도 알아....? 영준-음.... 민주-안다구....? #s 디자인실 (자영 일하고 있는데) (효) 핸드폰 울리고 자영-(받는다) 여보세요...? #s 커피숍 (마주앉은 자영과 민주 찻잔 놓여있고) 민주-..내가 쓸데없는 참견인지 모르겠는데.... 자영씨를 한번 만나보고 싶어 왔어요... 자영-(당당하고 자연스럽게) 무슨 일인데요...? 민주-영준씨 떠나는 거 알고 계시다면서요.... 자영-....(본체) 민주-자영씨 때문이라는 거 알면서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으세요...? 자영-(본다) 엔딩 소아과 병원에서 민주와 함께 들어서는 상민을 본 자영은 얼른 다른 곳으로 자리를 피한다. 자영은 민주와 아기를 안고 다정하게 들어가는 상민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본다. 민주는 자영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을 옮기겠다고 말하며 평생 비밀에 붙이기로 한 약속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한편 영준은 국제 자원봉사로 떠나기 위해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착실히 준비해 간다. 영준은 마침내 손할머니에게 국제 자원봉사자로 방글라데시로 떠난다고 말하고 손할머니는 여자 때문에 지금까지 쌓아온 걸 다 내팽개치냐며 화를 낸다. 손할머니에게 영준의 소식을 접한 민주는 자영을 만나 자영씨 때문에 한 남자의 인생이 망가지는 것을 보면서 아무렇지도 않냐고 묻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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