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손수건 106
#s 김포쪽 길 (달리는 택씨에 탄 영준 말없이 앉아 있다) 영준-기사님 핸드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기사-그러세요 (준다) 영준-감사합니다 (핸드폰 건다) (효) 전화기가 꺼져있어 영준-(끊고 다시 번호 누른다) 윤자영씨 부탁합니다... #s 디자인실 경진-윤자영씨 오늘 안나오셨는데요..? 몸이 편찮으셔서 결근하셨어요...(듣고) 서주연씨요...? 잠간만 기다리세요... 주연선배, 자영선배를 찾다가 결근이랬드니 주연선배 있냐구 그러네요...? 주연-(전화 받는다) 서주연입니다,... #s 택씨 안 영준-정영준입니다,...자영씨가 아파요...? 주연-(휠) 네....술병났나봐요... 오늘 떠나시죠, 몇시 비행기예요...? 영준-많이 아픕니까....? 주연-(휠) 마음이 더 아프겠죠 뭐...술병이야 뻔한 거구... (사이없이 택시 달리는 전경으로 화면 바뀌고) #s 자영 마당 (이미 마당에 서 있는 영준) (자영 마루에서 영준을 보며 마루 내려온다) 자영-(본다) 영준-(본다) 자영-작별인사 ...어제 했잖아요,... 뭐하러 여기까지... 영준-술병났어요....? 자영-.... 영준-자영씨가 한 말...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나도 자영씨가 같은 서울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되고.... 살아갈 의미가 된다는 거... 보여 주고 싶어요,... 보여 줄께요 자영-(뜻밖인) 영준-거기 그렇게 있어만 줘요... 자영-....(본체) 영준-(본다) 긴 F.O #s 쿠치나 (가게 이름) (4년후-자영과 주연이가 공동 투자를 해서 만든 그릇가게-자영과 주연 그리고 경진이가 만든 그릇과 다른 작가의 작품도 위탁으로 판매한다. 아주 세련된 그릇과 엔틱같은 분위기의 작품성 있는 그릇 뿐만 아니라 주방에서 쓰는 스푼이나 화병, 양념통 등등 다양하다. 좁은 공간이지만 진열장 뒤에 잠간씩 누울 수 있는 소파가 있고 가게 한쪽에 손님들이 차를 마실 수 있는 라운드 테이블에 공간이 좁으면 등받이 없는 의자) 자영-(삼십대 초반의 애기엄마-커피잔 셋드를 열심히 에어캡으로 싸고 있고 있는데 마음이 바쁘다) 경진-(같이 에어캡으로 싸며) 이번엔 색감이 잘나왔죠 주연-(에어켑 뭉치에서 싸기 좋게 짤라주며) 그래...제대로 나왔어, 자영이 너 바쁘면 그냥 가, 우리가 할게...(머리를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자영-우체국엔 누가 가, 발 달린 내가 가야지 주연-난 왜 하필 오늘 차가 고장나냐...? 경진-(오, 엘 기분) 노처녀 시집가는 날 등창 난 거죠 뭐, 근데 여긴 왜 그렇게 독촉을 해요...? 아침에 주문했다 그러면 오후부터 독촉이라니까요..? 자영-주인이 성질이 급하잖아... 주연-얘 지민이 재롱잔치 다 끝나겠다...어떡하니...? 경진-지원병이 갔으니까 괜찮습니다, 아무 문제 없어요 자영-그래도 엄마가 봐야 하잖아.... 주연=그래애- #s 어린이 집 (구경하는 학부형들 사이에서 영준이가 누군가 열심히 사진 찍어 주고 있다-지민이다. 무대위에서 유치원 가기 전의 5세 미만의 아이들 재롱잔치 하고 있다) (지민이가 다른 아이가 뒤로 돌아서 있는 걸 똑바로 세워 놓는다) (영준과 학부형들 다 웃는다) #s 어린이 집 앞 (자영의 소형 자동차 와서 급하게 선다. 자영 내린다) (이미 끝나서 나오는 아이들과 학부형들-영준도 지민이 손잡고 떠들며 나오고 있다) 지민-(잽싸게 엄마보고 소리친다) 엄마... 자영-(손흔든다) 지민-(뛰어온다) (지민이 뛰어와서 덤블링 선수처럼 엄마한테 튀어올라 두 다리로 엄마 허리 감으며 안는다-익숙하게 할 것-날마다 하는 겁니다) 자영-잘 했어...? 지민-(장난스럽게 웃으며 고개 끄덕) 자영-정말...? 지민-(큰소리로) 넷- 영준-지민이가 제일 잘했어요,... 자영-(지민 내려놓며) 교통한테 걸려서 딱지 떼느라구 오분 더 늦었어요 영준-얼마짜리 떼었어요 자영-아유, 억울 해,.. 육만원이요.. 영준-신호위반 했어요...? 자영-마음이 바쁜데 어떡해요,... #s 피자집 (피자 먹는 세사람-지민이가 자영의 옆에 앉아 피자 놓고 커다란 컵의 사이다 마시고 있다. 지민은 혼자 알아서 먹고 어른들은 자기네끼리 얘기) 자영-공방이 옆에 같이 있으면 물론 편리하고 좋은 거 다 알지만 지금 우리 처지에 감히 그런 생각 못해요,... 이년 후쯤이면 모르죠,... (웃으며) 우리 쿠치나 매출이 지금보다 50퍼센트쯤 오르면 가능해요, 영준-세를 얻을 능력도 안돼요...? 자영-(웃으며) 물론 안돼죠,... 영준-그럼 지금 장사를 잘 못하고 있다는 얘기군,... 자영-잘하고 있대요,.. 오픈하고 일년쯤 버티면 잘 버티는 거라구 했다는데 이년째 잘 하고 있잖아요,... 영준-옆에다가 공방 하나도 못늘이면서 잘 하고 있는 거라구 그런다-... 자영-요즘같은 불경기에 버티는 것도 장한 거래요,... 영준-어떻게든 옆에다 공방을 차리도록 해 봐요,.. 남에 공방 빌려 쓰면서 그것도 이천까지 오고 가는 거 너무 소모예요... 자영-알았어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 볼께요... 지민-엄마,... 오줌 마려워요 영준-어 그래,... 아저씨랑 가자... (영준 지민이 데리고 간다) 자영-(멀어가는 영준과 지민 바라본다) #s 화장실 (영준과 지민 나란히 서서 소변보고 있다) 지민-아저씨 놀이터에서 까치집 지을 때 있잖아요 영준-응 지민-다 짓고 나서 거기다 오줌을 누면요 다 무너져요,.. 영준-(웃으며) 그래...? 그렇구나,.... 다 눴어...? 지민-네, 아까요 영준-그런데 왜 그러고 있어 지민-아저씨처럼 오래 눌라구요 영준-(웃음) #s 피자집 (영준과 지민이 자영이가 기다리고 있는 테이블로 온다) 지민-(자영에게 손 보여주며) 손 씻었어요,.. 자영-그랬어...? (영준도 지민도 자리에 앉는다) #s 한정식집 (삼청각 같은) (민주의 차 와서 선다. 뒷자리에서 상민 내리고 유나 손잡아서 내려준다. 공주처럼 예쁜 원피스에 양말, 구두 손에 든 핸드백까지 대단해 보이는 유나 뒤따라 민주 내린다) (뒤따라 온 차에서는 오여사와 선주 내린다) (온 식구 종업원 안내 받아 들어간다) (효) 선주의 핸드폰 울리고 선주-(오여사에게) 먼저 들어가세요, 엄마... (핸드폰 받는다) 네 준하씨,...창덕궁 네시잖아요,...세시에 출발하면 분장할 시간 있을 거 같아요,... 여기 알죠...? 알았어요 (핸드폰 끄고) (선주 건물로 간다) #s 한식방 (병풍에서부터 고급으로 보이는 방에 신랑인 운규와 신부인 조여사 앉아있고 식구들. 기훈, 영화 관계자 몇사람 뿐인 조촐한 회식자리다) 운규-(술잔 들고) 저 우리 식구들...그리고 나랑 영화판에서 젊은 세월 함께 보낸 친구들 와 줘서 고맙습니다,... 둘이서 그냥 살아버려도 그만인데 그래도 오늘부터 부부다.. 그런 게 있어야 할 것 같아 밥이나 같이 먹자고 불렀습니다,... 차린 것도 많으니까 많이들 들어 주십쇼....고맙습니다 친구들-축하합니다, 부럽다... 등등 운규-(좋아서) 고마워... (하객들 축하주 마신다) (발치에 앉아 있던 악사들 연주 시작한다-가야금을 위시해서) (음식도 나오기 시작한다-이미 기본 음식 놓여 있고) 선주-(조심스럽게 들어와서 앉는다) 오여사-무슨 전화야...? 선주-드라마 오늘 촬영 있거든,... 밥만 먹고 나가야 돼요... (종업원 상민에게 와서 운규에게 술 따르라고 이른다) (상민과 민주 가서 운규와 조여사에게 술 따른다) 운규-고맙다... 조여사-고맙네.... (뒤따라 친구들도 일어나 가서 축하주 따라 준다) (술 따라 준 사람 가자) 조여사-(자기 잔 들며 슬쩍) 여그다 따러요, 나중에 일어나도 못해서 신혼여행도 못가것구만,.. 운규-걱정 말어요,..짱짱하니까 조여사-(비웃듯) 고것은 나랑 첨 만났을 때 야그고 요샌 금방 가쁠등만 머시 짱짱햐,... 운규-허허허허 (사람들 쳐다본다) 민주-(상민에게) 좋으신가봐요 상민-(피식웃으며) 당연히 좋으셔야지... 운규-(큰소리로) 유나야 할아버지한테 와... 오여사-일어나... (보낸다) (유나 운규에게 간다) 운규-할아버지한테 뽀뽀해야지 유나-(뽀뽀한다) 운규-할머니한테도 유나-(조여사에게 뽀뽀) 조여사-이리 안거,... (유나 운규와 조여사 사이에 앉는다) (상민과 민주 그런 모습 보고있다) #s 후렌차이즈 앞 (기훈 급하게 뛰어서 들어간다) #s 동 안 (나영 앉아서 빨대로 쥬스 마시고 있다) 기훈-(뛰어 들어와 앉으며) 휴- 재보지 않아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초속 ( )미터로 뛰어 온 거 같다 (나영의 물 마신다) 무슨 결혼식에서 노래들을 부르냐...? 노래방 기계를 갖다 놓고 댄스파티가 아니라 노래파티를 하는 거야... 나영-노래 파티에 김기훈이가 빠지면 말이 안돼지... 기훈-놔 주질 않는데 어떡하니,... 몇곡 부르고 튄 거다, 이게 ... 안그랬으면 오늘 해지기 전에 못왔지, 계속 앙콜이 터지는데 나영-그냥 계속 앙콜받지 그랬어,... 기훈-넌 어떡허고,... 나영-핸드폰 하면 되잖아,... 기훈-(고개 흔들며 생각만 해도 무섭다는) 에이,.. 안되지, 또 밤새도록 울어대는 꼴을 보라구...? 그건 못하지... 나영-인제 확실하게 버릇 고쳤네...? 약속 해놓고 전화해서 어머니가 위독하다느니 선배가 사고를 쳤다느니 .. 그런 거짓말 하는 버릇... 기훈-그런셈이지.... 나영-결혼식 잘 했어...? 기훈-(웃으며) 디게 싱겁드라.... 그냥 식구들 불러다 밥먹는 거 .. 그거였어... 다른 게 있다면 신혼여행을 가시는 것만 다르구... 나영-신혼여행도 가...? 기훈-어,... (웃으며) 노인네들이 결혼식은 간단하게 하면서 신혼여행은 가드라...? 설악산으로 가신대... 나영-나 아르바이트 구했어... 기훈-백화점 ..? 나영-아니 ? 기훈-작년에 했던 텔레마케터 인지 뭔지 그거...? 나영-웨딩드레스 샵 기훈-거기서 뭘 하는데 나영-피팅 모델도 하구... 웨딩 드레스를 예식장에 갖다 주고 찾아오고 그런 일.. 기훈-피팅 모델은 뭔데 나영-손님들이 드레스를 결정하려면 입어 봐야 되잖아... 기훈-응 나영-돈 많은 집 사모님이나 공주님들은 귀찮은 걸 싫어 하나봐. 그래서 피팅 모델이 대신 입고 보여 주는 거야 기훈-지금까지 기웃거리든 아르바이트 중에서는 제일 낫다.... 야, (비웃듯) 삼수씩이나 하지 않았으면 알바가 아니라 취직 시험 보러 다녔을 것 아니냐.. 나영-지금 위로하는 거야, 약 올리는 거야...? 기훈-화내는 거다 나영-오빠가 왜 화를 내...? 기훈-니가 재수만 했으면 내년 봄에 장가를 갈 수 있었는데 삼수를 하는 바람에 일년을 더 기다리게 됐잖냐 나영-누구 맘대로 나랑 결혼을 해...? 너무 오버한다 오빠,... 나 결혼 아직 생각해 본 적 없단 말이야 기훈-야 나도 조크였어,... #s 자영 마당 (한순 보약 지은 포장 들고 들어온다) 한순-계십니꺼... 미령-(안방에서 나오며) 엄마.... 한순-할므이 계시나... 미령-어,.. 웬일이야...? 한순-(슬적) 니 보약 한재 지어왔다... 미령-왜..? 외조모-(소리) 들어 와요... 한순-아예... #s 안방 (외조모 바느질 소품 다 치워주세요) 한순-하이고 지가 면목이 음써서 소화가 다 안됩니더,.. 와 얼라가 안생기는고.... 외조모-(말 막으며) 왜 안생겨요, 인제 생기지,... 얘들이 지금 설흔입니까 마흔입니까... 그런 걱정 하지도 말아요,.. 인제 들어서요 한순-삼년이 넘었다 아입니꺼, 태영이가 외아들만 아니머 걱정이 덜 되겠는데 ..그래서 보약 한재 지 왔습니더,... 어른 지시는데 젊은것이 보약을 묵는기 쪼메 그렇기는 하지만도 할므이가 봐 주시소 외조모-아니 보약을 먹어야 하면 우리가 지어 먹여야지 왜 사부인이 지어와요,...우린 걱정을 안하니까 그런 거지 아 꼭 보약을 먹어야 한다면 왜 안먹이겠어요 한순-그냥 아무 말씀 마시고 봐 주시소.... 우리도 빨리 외손주를 보고싶어 그랍니더 외조모- 사부인이 아니라 내가 면목이 없네요,.... 하나밖에 없는 손주 며느리 보약 한재도 안먹여서요.... 한순-아이고 그런 말씀 마시소고마,... 얼라 재촉 안하시는 것만도 얼마나 고마운데요,... 미령이 니 열심히 묵그라잉...? 외조모-아무렴 열심히 먹어야지,... 친정 엄마가 정성껏 지어 오셨는데... 한순-알았나 미령-네,... #s 퀵 사무실 앞 (부산하게 걸어오는 한순 퀵 사무실로 들어간다) #s 퀵 사무실 안 한순-(들어오며) 갖다 줬습니더,... 영만-감정 상하지 않게 ... 실례 안되게... 잘 말씀드렸어...? 한순-죽을 죄를 지은 것맹키 했심더,.... 문디 가스나, 처녀도 다 아를 낳등만은.... 영만-거 왜 쓸데없는 소리는 해.. 한순-답답해서 안그래요,... 아이고 우리 미순이 혼자 얼마나 난리를 치는고 모리것다... 갑니더 영만-어, 올라 가,....용식아,... (기사 이름-벽에 있는) ( ) 하고 ( ) 월비 안냈는데 어떻게 된 거냐.... 용식-( )씨는 몸이 안좋다고 며칠 안나왔구요 ( )씨는 다른 퀵으로 간 거 같습니다... 영만-전화 안해 봤어...? 용식-자꾸 전화를 따드라구요,... 사장님..우리도 인제 선불제를 하죠.... 영만-됐어... #s 고궁 (선주 사극 찍고 있다. 희빈 차림의 선주 무수리의 뺨을 후려갈긴다) 감독-(소리) 캇 (준하 지켜보고 있고) (선주에게 분장사 화장을 고쳐주고 있고) #s 퀵 분점 (분위기 좀 바뀌어 있고 병구가 조수로 일하고 있다. 컴퓨터도 두 대가 되고) 태영-(이어폰으로 전화 받고 손으로는 컴퓨터 치며) 상호가 어떻게 되세요 (자판 두드리고) 이삼십분요,.... 알겠습니다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오더 쪽지에 쓰고) 병구야 니가 가야겠다,.. 지금 기사 갈 사람이 없어,.. 병구-(오더 쪽지 받아 보며) 방배동이예요...? 태영-어, 대오 사층 박시형 법무사 사무실.... 둔천동 만오천원 병구-(핼맷 들고 나가며) 다녀오겠습니다 (효) 전화벨 울린다 태영-효자퀵 일호점입니다 미령-(휠) 자기야,.. 태영-왜 심심하냐...? 미령-(휠) 그게 아니구 우리 엄마가 애기 빨리 가지라구 보약 지어 왔어.. 태영-(웃는다) 보약...? 야 여기다 보약까지 먹으면 기운이 넘쳐서 어떡하냐...? 미령-(휠) 니꺼 말구 내꺼야아... 태영-뭐 니 꺼야...? 왜 니가 몸이 허약해서 애기가 안생긴다는 거야...? 미령-(휠) 그런가봐,... 태영-하이구 두 번만 허약 했다간 공처럼 굴러다니겠다... #s 마루 미령-(전화-갑자기 꽥 소리) 야 윤태영,... 너 지금 뭐라그랬어... 외조모-(나오며) 아니 태영-(휠-외조모 상관없이 하하하 웃으며) 왜 약올르냐...? 외조모-미령아... 미령-(눈물이 날 정도로 분해서 악썼는데 놀라 얼른 전화 끊는다) 네 할머니 외조모-인젠 태양아니,... 야-니... 그런 말 쓰지 말라구 했지...? 미령-할머니 엄마가 보약 지어 왔다구 그랬드니요 절더러 두 번만 허약했다간 공처럼 굴러다니겠대요,... 그런 말 듣고 화가 안나요...? 외조모-나쁜 녀석 같으니라구,....아니 멀쩡한 애더러 왜 그런 소릴 해 미령-할머니, 그런 말 할 때는 저 야- 태영아 그럴래요. 그래도 돼죠...? 외조모-그래두 그러지 말어,.. 애들이나 그러는 거야... 미령-그럼 그런 소리 듣고 가만히 있으라구요...? 외조모-할미가 야단 쳐 줄테니 걱정 말어... 미령-나쁜 자식 외조모-(가려다가 돌아본다) 뭐야...? 미령-아 아니예요.... 지민-(쫓아 들어오며) 할머니.... 외조모-아이구 내 강아지 인제 왔어...? 영준-(같이 들어온다) 저 왔습니다... 미령-오셨어요...? 영준-예... 외조모-(지민이 붙들어 안으며) 아니 어떻게 자네가 데리고 와,... 영준-지민이 엄마가 바빠서 제가 데려다 주겠다고 했습니다 외조모-재롱잔치에 못간 거야...? 영준-아니요,... 끝날쯤 왔습니다... 같이 점심 먹고 자영씬 가게로 가고 우린 만화 영화 보고 그러고 온겁니다.... 외조모-하루종일 애보기 했구먼,.... 애썼어,... 영준-(웃는다) 애는요, 저도 같이 노는 건데요 외조모-회사 바쁜 사람을 그렇게 불러대서 어떡해... 영준-회사는 바쁘지만 사장은 좀 덜 바쁘거든요,...가보겠습니다... 외조모-그래, 어서 가 봐... 지민-아저씨 안녕히 가세요... 영준-안녕.... 미령-안녕히 가세요 영준-예... 지민아, 아저씨 보고 싶으면 전화 해..? 지민-네... 영준-(웃으며 간다) 미령-지민아,.. 아저씨가 그렇게 좋아...? 지민-당연하죠... 미령-뭐..? 당연하죠...? 외조모-(어이가 없어 웃으며) 허허 어디서 한마디 배웠나부다... #s 쿠치나 (주연은 장부 정리하고 서 있고 경진과 자영은 잡일 하고 있고) 주연-우리 맨날 예술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장사한 거 같다... 자영-오늘만 같으면 공방 하나 마련할 수 있겠는데... 경진-그것도 이 옆에다가요... 자영-그러게... 바로 요 옆 가게에다... (효) 문소리 나며 과장-(들어온다) 주연-어서 오세요 부장님... 자영-어서 오세요 경진-난 오늘 오실 줄 알았어요 과장-어떻게 알어...? 경진-며칠 뜸하셧잖아요.... 과장-뜸한 동안 여기가 얼마나 오고 싶었는지 알어....? 주연-(웃으며) 아이구 다 알아요.. (다같이 웃는) #s 고향 정도의 식당 (간단한 요리 놓고) 과장-차 있는 사람은 한잔만 마셔, 내가 다 마실테니까... 경진-(손들며) 차 없는 사람 여기 있어요 주연-(손들며) 여기도 있어요,... 자영-다들 좋겠다.... 경진-차 버리고 가면 돼요,... 과장-주연씨는 왜 차가 없어 주연-딱 알맞게 고장이 났죠,... 과장님 오시는 날인 줄 알구... (웃으며 기분좋게 마신다) 과장-자기들 이렇게 시작한 거 너무 잘했어,... 월급쟁이 해 봐야 뭐해... 정말 잘했어.... 나중에 나도 좀 끼여 달라구... 주연-그 땐 지하 상가 말구 강남에다 크게 차리면 되겠다,...동남자기를 이끌던 멤버들인데 지하 상가는 말이 안돼지... 경진-지하 상가의 쿠치나를 동남로 만들면 되잖아요 과장-맞다,... 바로 그거다...건배 (다같이 큰소리로 건배) #s 민주 방 (밤) (상민 포도주 마시고 있다) 민주-(들어온다) 상민-유나 자...? 민주-재우라구 그랬어요... 상민-당신 잔 여기 있어.. 민주-(앉는다. 마시든 포도주 잔 마신다) 당신 기분 왜 그래요...? 아버님 때문에 그래요...? 상민-진즉 누구를 만나셨으면 좋았을 껄... 혼자 너무 오래 계셨다 그런 생각도 들고.... 가난한 단역배우 아내로 사시면서 고생만 하시다 일찍 가신 어머니 생각도 나고 그래,.... 민주-.. 전 아버님이 그 아주머니랑 결혼하시겠다고 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상민-음식 솜씨도 있으시고 당신 살림처럼 잘 해 주시니까 정이 드셨나봐,.. 민주-결혼할 생각이 있으신 줄 알았으면 결혼 정보회사 같은 데 등록해서 아버님하고 맞으시는 분을 찾을 수도 있었는데 두분이 그런 사이가 될 줄 누가 알았어야지.... 상민-잘됐는지도 몰라,... 나이도 있으신데 새로 만나서 서로 안맞아 시끄러운 것보다,... 서로 익숙할만큼 익숙한 사이고.... 민주-(피식 웃으며) 좀 웃으운 생각은 들지만 잘 됐어요,... 두분이서 재미있게 사시면 됐죠 뭐... 당신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상민-어머니가 됐는데 어머니라고 부르지 않음 뭐라고 불러(포도주 마신다) 유나-(예쁜 잠옷을 입고 눈을 부비며 들어온다) 민주-(좀 놀라며) 유나야 왜 안자고 올라와... 유나-(상민의 가슴에 안기며) 아빠... 상민-(웃으며) 아빠가 재워 줘...? 유나-(눈감은체 고개 끄덕) (상민은 유나 안아주고 민주 본다) #s 씨에라 파크 (전경) #s 민주 사무실 (회의탁자에 앉은 민주, 상민, 경리 이사) 상민-실버타운 분양실적이 저조해서 자금 압박은 어쩔 수가 없을 것 같은데 공사비 지급은 지켜야 할 것 아니예요 경리-예,... 아무래도 자금준비를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민주-어느 정도 부족할 것 같아요 경리-삼십억 정도.... 상민-..... #s 레스트랑 (밤) (저녁 먹는 세사람) 민주-지금 불경기에다 계절적으로도 제일 나쁜 때예요,... 시월쯤 되면 분양이 좀 활발해지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장담은 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할머니한테 도움을 좀 받을려고 그래요... 상민-많이는 아니고 한 삼십억 정도요.... 영준-할머니 자금 사정이 어떤진 잘 몰라요,... 그렇지만 설마 거절하시겠어요...? 민주 니가 부탁하는데.... 민주-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상민-그리고 실버 산업이 가장 미래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경기만 좋아지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겁니다... 영준-경기를 낙관할 수 없다는 게 문제죠... #s 거리 (민주의 차 안) 상민-..정영준씨는 결혼 안하나...? 민주-할머니가 허락을 안하시니까 할 수가 없겠죠... 인젠 허락을 해 주실 때도 된 것 같은데 안하시나봐요 상민- .... 민주-그리고 자영씨가 지금처럼 지내고 싶어 한 대요,... 친구처럼... 상민-.... 민주-... #s 손할머니 거실 (낮) 손할-(방에서 나오며) 영미네... 영미네-(나오며) 네, 할머니... 손할-민주 내외가 온다니까 차 좀 준비 해... 영미네-예.... 손할-(소파로 가서 앉는다. 현상한 사진과 필름이 들어 있는 현상소 봉투 집어 본다) 이건 뭐야... 영미네-아 참... 광수가 영준씨..아니 사장님 방에 갖다 놓라고 했는데 거기다 놨네... 손할-무슨 사진이야... (사진 꺼내 본다) (열댓장 되는 재롱잔치의 지민이, 영준과 지민, 마치 한가족처럼 셋이 찍은 사진, 그리고 자영과 지민 둘이 찍은 사진) 손할-(속이 뒤집어질 것 같은 착잡한, 한숨) 영미네-(옆에서 기웃하고 보다가) 어머나... (효) 초인종 소리 (영미네는 대문 열러 가고) 손할-(허둥거리며 다시 사진을 봉투에 넣는다. 땅에다 떨어트린다, 다시 집어서 다른 곳에 둔다) (민주와 상민 들어온다) 민주-저희 왔어요, 할머니 손할-어서 와.... 상민-안녕하세요 손할-어서 와요,.. 이리 앉아요 (민주와 상민 와서 앉는다) 상민-(앉으면서 밑에 떨어진 사진을 집는다. 무심히 본다) (한가족처럼 찍은 자영과 영준 가운데 지민) 손할-(당황) 아니 그게 왜 거기가 떨어졌어....? (뺏으려는) 상민-(묘한기분 되며 얼른 내민다) 민주-뭔데요...? (상민의 손에서 뺏어 본다) (세사람 사진) 민주-(경직되며 본다) 엔딩 자영은 어제 마신 술 때문에 출근을 못하고 집에 머문다. 이때, 영준이 집으로 들어서고 자영은 작별인사 하러 온 줄 안다. 하지만 영준은 자영씨가 같은 서울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살아갈 의미가 된다면 떠나지 않겠다고 말한다. 4년후, 자영은 주연과 공통 투자로 ‘쿠치나’라는 그릇가게를 열고 활기차게 일한다. 어린이집에서 영준은 자영이 대신 지민의 재롱잔치에 참석하고 자영은 나중에 합류한다. 피자를 먹는 세 사람의 모습은 마치 다정한 부부와 자식처럼 느껴진다. 민주와 상민은 실버산업 투자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지고 손할머니에게 도움을 청하러 방문한다. 손할머니는 영준과 자영과 지민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보다가 상민과 민주의 방문에 너무 놀라서 바닥에 떨어트린다. 상민은 손할머니에게 사진을 주워 건네주다가 다정하게 찍은 영준과 자영과 지민의 사진을 보고 멈칫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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