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갈 12
[새들이 지저귄다] (기범) 경찰은 뭐래요?
멀쩡히 내보낸 봉만철이 갑자기 시체가 돼서 돌아왔는데
적당히 뭉개겠지 최예원도 그걸 원하고
봉만철 사이즈가 만만치가 않을 텐데 그게 적당히 뭉개질까요?
아침에 청장이 죽었나 봐
경찰청장요?
여론도 안 좋은데 경찰의 수장이 독살에
그것도 깡패 두목이랑 한날에 죽었다
떠벌리기에 좋은 그림은 아닌 것 같아
[한숨]
대체 누가 우리 편인 거야
우리 편이 필요해?
우리면 충분한 거 아니야?
[헛웃음]
애들은요?
[흥미진진한 음악]
보자
[카메라 셔터음]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카메라 셔터음]
[광철의 탄성]
(광철) 거봐, 진작 입으라니까
야, 근데 이렇게까지 꼭 해야 되냐?
그 뻣뻣한 조장도 입고 나갔잖아
아, 팀워크를 위해 좀 맞춥시다
알았어
(기범) 설민준한테 도움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최면 걸린 것처럼 말도 안 하고 상태가 좀 이상했으니까
(태웅) 언더커버가 되기로 한 순간부터 결심도 남달랐을 거고
황득구도 속였을 정도면, 뭐
끝까지 버티면서 마지막 한 방을 노렸다?
[탄성]
외로웠겠네
넌 아니지?
예?
아이, 나는 뭐, 혼자가 아닌데
[태웅의 옅은 웃음] (기범) 아니, 근데
최예원은 어떻게 된 거예요?
[의미심장한 음악] (태웅) 널 찾는 전화가 왔었어
미나가 받았고
(기범) 뭐, 안 받으면 될 걸 왜 받았대?
(태웅) 예민해진 거지, 화도 나고
이 사태의 원인 제공자 중 하나니까
(기범) 하, 둘이 살벌했겠네
나름 잘 대처했어
최예원 자체를 위협이라기보다는 전략 자산으로 본 거지
송미나 많이 컸네, 그런 생각도 하고
근데 최예원이 그렇게 만만한 상대는 아니에요
경찰청장이랑 협상도 하는데
우리가 가진 힘도 봤으니
또 접촉해 올 거야
조장이 얘기한 것처럼 최용이 만약에 돌아섰다면은
손 내밀 데는 황득구 아니면 우리밖에 없어요
(기범) 만약에 황득구를 선택했으면
우리가 타깃이 될 거고
'우리'라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기범) 응?
어?
[기범이 피식 웃는다]
(광철) 어
(기범) 봐 봐, 이거, 내 눈이 정확하다니까요
사이즈, 색상 그냥 뭐, 딱이잖아, 그렇죠?
형, 나 죽이지?
(광철) 깔별로 싹 맞추고 싶다니까
또 오버한다, 또
나는 블루 계열도 잘 받을 거 같아
기회가 되면 또 부탁해, 형
잠깐만, 근데 기회라고 하면은 뭐, 나 혼자 또 죽으러 가라고?
(광철) 잘 살아 올 거면서 앓는 소리는
(기범) 아니, 다들 잘 입어 주니까 고맙긴 한데
오늘 이거, 근데 너무 좀 튀는 거 아니에요, 우리?
안 될 것도 없지
이왕 들춰질 거라면
방식도 시기도 우리가 정한다
국장님도 허락하셨어요
[문이 탁 닫힌다] [따뜻한 음악]
[옅은 웃음]
(근철) 충분히 기준이 마음은 알겠는데
이 아저씨는 허락할 수가 없구나
- 왜요? - (근철) 위험해
기준이 부모님도 누나도 그때 많이 무서워했잖아
그런 아픔을 또 겪게 만들 순 없어
나쁜 사람 아니죠?
응?
저랑 눈 마주친 아저씨요
(희원) [울먹이며] 기준아
[희원이 흐느낀다]
(기준) 아빠가 그랬어요
거짓말이 제일 나쁘다고
(기준) 지금 입 다물면
저 거짓말쟁이 되는 거예요
[한숨]
(근철) 영상 하나 보낼 테니 보면서 얘기하자
[휴대전화 진동음]
어?
(미나) 뭔데?
(영상 속 기준) 저는 유연 초등학교 5학년 3반 권기준이라고 합니다
같이 봐
[타이어 마찰음]
(광철) 얘
그, 우리가 구한 변호사, 스트리머
[의미심장한 음악]
아, 그때 그...
맞아, 그 사람 아들이야
우리를 괴롭힌 아저씨들은
피가 얼룩덜룩한 가면을 썼었는데
(영상 속 기준) 검은 마스크 낀 형들이 구해 줬어요
우리를 기억하나 본데?
(미나) 그렇네
근데 이거 공개하실 생각은 아니시죠?
(근철) 너희들을 알리고 싶어 해
SNS에 올리겠다는 걸 이번엔 간신히 막았는데
기회가 되면 계속 찍어서 언젠간 올릴 생각인 모양이야
너희들 생각이 어떤가 궁금해서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요?
목숨 걸고 용기 낸 아이도 있는데
우리만 숨어서 되겠어?
(광철) '우리의 존재를 드러내자'
뭐, 설마 이런 건 아니지?
못 할 거 있나
국장님만 허락하신다면
[한숨]
(광철) 우리가 헛산 건 아닌가 봐
기준이 같은 든든한 지원군도 나오고
난 진심 울컥했다니까
아, 늘 지워지기만 했잖아
야
치고 빠지는 게 우리 운명인데 뭐 울컥이냐?
(미나) 하여튼 새끼, 오버는
아이, 누나, 최소한의 증빙이라도 남겨 놔야 된다고요
(광철) 나중에 산재라도 받게
뭐, 그것도 아니면 진짜 움짤이라도 하나 남겨 주든가
착, 착, 착
[날카로운 효과음] 눈빛
[흥미진진한 음악] 뭐, 이런
아, 뭐가 됐든 싸움의 양상이 바뀐 건 맞아요
(미나) 황득구도 대놓고 그러는데 우리만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요
이제 열 배로 갚아 줄 일만 남았네
(기범) 그럼 뭐, 대충 판은 짜진 것 같고
의상도 준비가 됐고
뭐부터 할까요?
[고민하는 신음]
다들 액션은 좀 되잖아, 그렇지?
[음산한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민준의 힘겨운 신음]
(득구) 어, 어, 놀라실 필요 없어 자업자득인 상황이니까
내가 궁금한 건 너희들 생각이야
죽일까?
살릴까?
어르신부터 말해 봐
(원봉) 아이, 그, 그게 저...
죽이시죠
오...
죽여라? 이유는?
고통이라도 줄여 주는 게 인간 된 도리 아닙니까?
싫다면?
쓸모가 없잖습니까
(원봉) 저 상태로는 재활용도 안 됩니다 그냥 버리시죠
아유, 우리 구 원장
방송도 잘 빼 줬고 연구하느라 고생도 많았어요
[원봉의 멋쩍은 신음]
(원봉) 감사합니다
(득구) 근데 앞으로
뭘 더 해 줄 수 있을까?
(원봉) 네?
(득구) 기술도 달려
늙은이라 체력도 달려
[긴장되는 음악]
[원봉의 당황한 신음]
(원봉) 자, 잘할 수 있습니다, 살려만...
[총성] [원봉의 비명]
[총성]
(득구) 쓸모없으면 버리라며? 멍청한 놈
처음에 내가 말했지?
자업자득이라고
네가 살려 냈으니까
이번에도 네가 살려 내
설민준 머리에 손만 안 댔어도 고통 없이 펑 갔을 텐데
인간 된 도리 운운한 게
누구였더라?
[노크 소리가 들린다]
[버튼 조작음] (기범) 어, 어
아이, 뭐 해요?
(브래들리) [한숨 쉬며] 이참에 뭐, 스트리머로 데뷔하게요?
야, 할 거면 제대로 해야지
(브래들리) 아니, 티저 나간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본편을 찍어요
쇠뿔도 단김에 빼라잖냐
입질 왔을 때 확 당겨야지
[숨을 씁 들이켠다]
근데 이건 밀당 수준이 아니라 완전 커밍아웃 분위기인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폭로에는 폭로 [버튼 조작음]
싹 다 까발릴 거야
쯧, 그래요, 뭐, 이왕 하는 거
(브래들리) [한숨 쉬며] 그래, 뭐, 제가 뭐, 도와드려요?
아니, 아니야, 나가 있어
네
(브래들리) 파이팅
[문이 탁 닫힌다] [무거운 음악]
(기범) 전 살인범이 아닙니다
전 제 아내를 죽이지도 않았고 제 눈을 자해한 적도 없습니다
알려진 거하고 다른 얘기라 믿기 힘드시겠지만
이해가 되는 상황이라고 해서 전부 다 진실은 아니죠
제가 죽은 사람처럼 살아야 했던 이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전
아르고스가 날조한 제 인생을 바로잡고 싶습니다
뭐, 비난을 하셔도 좋고 안 믿으셔도 좋습니다
근데 팩트는 아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칼 소리가 챙 난다]
뭐 하는 거야?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광철) 안 돼!
[스파크가 탁탁 튄다] [남자1의 비명]
(기범) 증거도 없이 묻힌 수많은 미제 사건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십니까?
[사람들의 비명]
(기범) 또 소중한 사람을 잃을 건가요?
(남자2) 대답해 대답하라고, 이 살인마 새끼야!
(기범) 또 바보처럼 희생양이 될 겁니까?
이런 인간 같지도 않은 새끼들을 그냥 지켜만 보고 계실 거예요?
(기범) 지금부터 전
제 아내를 죽인 살인범 하나가 아니라
이 사회의 암 덩어리 같은 이 쓰레기들을 전부 다
깨부술 겁니다
누구 말이 맞는지는 직접 보고 판단하시죠
[인공 눈 작동음] [총성]
[총을 철커덕 장전한다] (기범) 마지막으로 황득구
[헛웃음 치며] 어떡하냐
너 이제 좋은 날 다 갔다
[경찰서가 분주하다] (형사1) 유연 경찰서 강력 3팀입니다
(형사2) 예, 모핀 사채 회사에서 돈을 빌렸는데
아르고스요?
[형사들이 저마다 통화한다]
한 달 전 남편이 사라졌다고요? 네, 네
(형사3) 다 아르고스 탓이란다
도둑이 들어도 아르고스 딸이 늦게 들어와도 아르고스
세금 오른 것도 아르고스
[양 형사의 코웃음]
이제야 세상이 좀 제대로 돌아가네
[형사3과 양 형사의 웃음]
(기범) 버스 납치하면 되냐, 안 되냐?
독성 가스로 사람들 괴롭히면 되냐, 안 되냐?
[문이 쓱 열린다]
(태웅) 광철이 뭐 하냐?
[탄성] 광철아
[광철이 피식 웃는다]
[문이 쓱 닫힌다] (기범) 야
(광철) 아, 우리 별명 생긴 거 알아?
뭔 소리야?
'아르고스 헌터'
헌터는 또 뭐냐?
(광철) 댓글이 이래
'아무리 봐도 나쁜 놈들인데 경찰도 손을 못 대요'
'청일 삼거리 포차 근처인데 와서 좀 잡아 주세요'
청일 삼거리?
(광철) 어
[의미심장한 음악]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 (남자3)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 (남자4) 아, 살려 주세요
[사람들의 겁에 질린 신음] [쿵 소리가 난다]
[사람들의 놀란 신음]
[각목이 댕그랑 떨어진다]
[사람들의 놀란 신음] [조직원1의 신음]
[기계 팔 작동음]
[사람들의 놀란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소란스럽게 싸운다]
[사람들의 놀란 신음]
[CCTV 작동음]
"카메라"
[영상에서 소리가 흘러나온다]
"아르고스 헌터 대 아르고스"
(네티즌1) 아, 이거 실화입니까?
(네티즌2) 사람이 때리면 원래 저렇게 날아가나요?
(네티즌3) 영화 촬영이네, 딱 보면 모르겠냐?
(네티즌4) 아르고스 놈들 꼴도 보기 싫었는데 속이 다 시원하다
(네티즌5) 우리 학교 앞에 밤만 되면 난동 부리는 놈들 있어요
(네티즌6) 얼마면 되겠니, 헌터님들?
(네티즌7) 댓글이 왜 죄다 제보 글이냐
(네티즌8) 진짜 와 줄 줄 누가 알아?
(네티즌9) 나 카메라 들고 두 시간째 기다림
(네티즌10) 포차에서 한잔하면서 아르고스 헌터님들 기다릴
크루 모집 중 [게임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광철) 이거 우리가 찍은 게 아닌데?
야, 그래도 이제라도 우리 편이 생기니까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 편이라
(미나) 와, 이거 댓글이 몇 개야?
우리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네
(광철) 근데 형
착
이 포즈 어디서 따온 거야?
죽이는데?
내가?
[광철의 감탄]
자, 이번엔 내 차례죠?
어디로 갈까요? [흥미진진한 음악]
[인공 눈 작동음]
(기범) 하이, 액션
[소란스럽게 싸운다]
[인공 눈 작동음]
"녹화 중"
(네티즌11) 누님 오셨다, 모셔라
(네티즌12) 아무리 봐도 주작인데, 크크
(네티즌13) 현피 뜨러 왔다가 개작살 [조직원2의 신음]
(네티즌14) 드릴 건 없고 '구독', '좋아요' 드립니다
(네티즌15) 사랑합니다
(기범) 복명복창한다
'잘못했습니다'
(조직원들) [힘없는 목소리로] 잘못했습니다
(기범) 크게!
'잘못했습니다'!
(조직원들) 잘못했습니다!
[드론 컨트롤러 작동음] (기범) 자, 쓰레기는 트렁크로 발 맞춰 가!
왼발, 왼발, 왼발, 왼발 [프로펠러 소리가 난다]
(뉴스 속 앵커) 요즘 인터넷에 화제가 되고 있는 영상이 있습니다
범죄 현장에 홍길동처럼 나타나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영상인데요
(뉴스 속 앵커) 재미있는 사실은 영상에서 제압당한 범죄자들이
현장에서 인접한 경찰서로
모두 인계되고 있다는 겁니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자신들이 하는 일을 다른 테러와는 차별화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경찰의 당황한 신음]
(기범) 트렁크
[휴대전화 진동음] 아, 저...
(뉴스 속 앵커) 한 네티즌은 이 영상들을 이렇게 평했습니다
'아르고스 타도를 위한'
'검은 마스크 히어로들의 대국민 초대장'
(근철) V가 죽었습니다
독살된 경찰청장과 죽은 V
둘 다 황득구와 접촉한 사실이 있습니다
(간부) 나랏일이 다 그래
난 뭐
고용덕이랑 일면식도 없는 줄 알아?
요구르트 성분 분석 결과
아르고스에서 유통되는 마약과 기본 성분이 동일했고
죽은 V 현장 근처에 황득구가 있었던 것도 확인됐습니다
황득구가 이랬다 이거야?
V가 죽기 직전
루갈 서버에 손을 댄 흔적도 발견됐고요
[한숨]
"사망"
[간부의 한숨]
여기서 잘라
[무거운 음악] 네?
(간부) 언론이 침 질질 흘리는 거 간신히 막고 있어
일 커지기 전에 적당히 몇 명 넘겨주고
끝내
국민들은 말이야
피를 봐야 끝나
당신 실력이면 루갈은
다시 만들 수 있잖아, 안 그래?
(근철) 그 영상을 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한숨]
비밀 연구, 불법 실험
그건 단순히 누른 '좋아요'가 아닙니다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낸
누군가를 향한 국민들의 지지이자 응원이죠
프레임은 이렇게 바뀔 겁니다
루갈은 국민을 위한 경찰의 눈물겨운 희생이자
국가의 절박한 결단이라고
[타이어 마찰음] [기어 조작음]
(광철) 이건 하루에 두 번, 식후에
- 이제 연락 못 하는 거예요? - (광철) 응?
아플 수도 있잖아요
많이 아프면 약을 세 번까지는...
어떻게 사는지 궁금할 수도 있고
(광철) 나 SNS에서 유명해요 찾으면 금방 알걸요
오빠 말고 내가 어떻게 사는지요
아...
착하고 예쁘게 살겠죠
나 안 착한데?
[함께 웃는다]
나 속은 건가
인생 2회 차라 생각하고 착하게 살려고요
안 잊을게요
[잔잔한 음악]
[차 문이 탁 닫힌다]
[광철이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 인사 안 해? - (광철) 했어
한 번 더 하면 계속하고 싶을 거 같아
출발해, 형
진짜 간다?
[자동차 시동음]
[무거운 효과음] [장치 작동음]
[어두운 음악] [GPS 작동음]
[GPS 작동음]
저기가 서식지였어
[새들이 지저귄다]
[장 마담이 찻잔을 탁 든다]
[장 마담이 차를 호로록 마신다]
못 보던 애들이네요?
[한숨]
사설 애들 좀 썼어
(장 마담) 최용이 파죽지세로 조직 애들 규합 중이야
내부에 믿을 놈이 있어야지
(예원) 이해해요
언니가 없어져서 걱정했었는데
다행이야
[한숨 쉬며] 아직도 안 믿겨, 봉만철이 죽었다는 게
(장 마담) 그것도 '형, 형'거리던 최용 손에
(예원) 봉만철이 언니 죽이려고 한 거 기억 안 나?
알아
근데 쏘지는 못했을 거야
[어이없는 웃음] (장 마담) 함께한 세월이 얼마인데
(예원) 분위기 깨서 미안한데, 언니
감상에 젖을 시간 없어
시체는 어떻게 했어?
총상 때문에 문제가 될 텐데
사고사로 될 거예요
(예원) 안 돼도 그렇게 만들 거야
오케이
봉만철 사업은 내가 이어받을게
(장 마담) 내가 맡는 게 너 힘도 실어 주고 좋지
난 좀 생각이 다른데
[의미심장한 음악]
어떻게?
(예원) 오늘 같은 일이 왜 생겼다고 생각해?
힘을 나눠 줘서 그래
균형이 유지될 땐 몰라도
하나만 삐끗해도 전부가 무너져
그래서 나, 언니
내가 다 먹으려고
- 최예원 - (예원) 조급할 필요 없어
내 게 언니 거니까 결국 다 가지게 될 거야
(예원) 그러려면 황득구로 최용부터 날려야지
뭐, 그 반대가 돼도 좋고
경고하는데
황득구랑은 절대 안 돼
음...
[쓸쓸한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간부)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근철) 정보원들이 전부 당한 걸까?
설민준
여기가 마지막인데
[수첩을 탁 덮는다]
[종이 딸랑 울린다] [게임 소리가 흘러나온다]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무거운 음악]
[게임 소리가 흘러나온다]
[게임기 버튼을 연신 두드린다]
(민준) 늘 여기서 보자셔서 제가 게임이 늘었네요
(근철) 아직 멀었어?
대대적인 색출이 있었어요
다행이다
살아 있어서
(근철) 어떻게 피한 거야?
피했다고는 안 했습니다
(민준) 하나만 물을게요
국장님을
믿어도 되겠습니까?
자네가 경찰로 복귀할 때까지
난 멈출 생각이 없어
이게 내 대답이야
그런 날이 올까요?
(민준) 동전만 넣으면 새판이 시작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게임 같지 않더군요
그렇다고 아르고스로 죽진 않을 겁니다
난
경찰이니까
그래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민준) 보지 마세요
용서하세요
[소란스럽게 싸운다]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조직원3의 기합]
[조직원4의 짜증 섞인 신음]
[소란스럽게 싸운다]
[총성]
[한숨]
[사이렌이 울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긴장되는 음악]
[무거운 효과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서류철을 툭 던진다]
[득구의 한숨]
선량한 한 시민이 경찰의 보호를 받으려고 하는데
(양 형사) 뭐?
아르고스 헌터라고 우리를 좀 괴롭혀야지
[양 형사의 헛웃음]
이 사람이 지금 장난하나
나도 그쪽하고 농담할 기분 아니야
강기범 불러
공짜로 해 달라는 거 아니야
몇 개 자수해 줄 테니까 어때?
[득구가 발을 탁 구른다]
손해 볼 거 없잖아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기범) 어이, 돌팔이
너는 하루 종일 우리 이렇게 훔쳐보고 있냐? 소름 돋게
[헛기침하며] 아이, 뭐, 관리 차원에서, 예
(태웅) 다른 멤버 좀 신경 좀 써 그, 뭐야, '좋아요'?
나한테만 몰리잖아
좋아하시는 거 같은데
아이씨 [브래들리의 웃음]
[휴대전화 진동음] 뭐야?
(브래들리) 와, 또 왔네, 이거
(태웅) '황득구 위치를 알려 주세요' [의미심장한 음악]
'저도 쌓인 게 많아서요'?
이거 누군데?
아, 요 며칠 이런 게 좀 자주 와요
왜, 뭐가?
(브래들리) 아, 그게 댓글로 제가 좀 아는 척을 해 놔서
욕하는 놈들 욕도 좀 쓰고 했더니, 응
이게 뭐, 어디서 보내는지 추적해 봤을 거 아니야?
네, 씁, 근데 죄다 건설 현장이 뜨더라고요
건설 현장?
최용?
[헛웃음]
이 새끼 자기 조직에서도 쫓기나 보네
(기범) 야, 이거 아주 바람직하다, 야
그냥 네가 아는 정보 있으면 대충 몇 개 던져 줘
(태웅) 좋은 전략 같다
상황에 몰리게 만들면 우리한테는 기회니까
(기범) 너는 맨날 이런 거만 보지 말고 일 좀 해, 일 좀
[휴대전화 진동음] 일하는 꼬락서니를 못 봤어
- 어 - (양 형사) 기범아
(양 형사) 지금 여기 황득구 와 있다
[무거운 음악] 황득구?
지켜 달란다, 너한테서
제 발로 거길 찾아왔단 말이야?
(양 형사) 뭔 수작인지 모르겠고 몇 가지 죄목도 자수했어
알고만 있어, 올 필요는 없어
국장님께 보고 전에 너한테 먼저 알린 거야
아니야, 지금 간다 그 새끼 딱 잡아 놔
[통화 종료음]
(기범) 경찰서에 제 발로 찾아왔대요 우리한테서 자기를 보호해 달라고
- 그 말을 믿어? - (기범) 아니요
그렇다면 부른다고 갈 필요 있어?
조직 내 싸움을 잠시 피하려는 걸지도 몰라
몇 가지 죄목까지 자수를 했대요
(기범) 무슨 개수작인지 모르겠지만
(태웅) 잊지 마
그런 놈일수록 법의 심판을 받아야 돼
반드시
[한숨]
그럼 같이 가시죠
필요하다면
(달호) 형님이 좋아하실 만한 걸 찾아봤습니다
[잔을 탁 놓으며] 치워
(달호) 아, 너무 닮아서요
죽은 강기범 마누라랑
[의미심장한 음악]
(득구) 죽은 여자가
다시 살아나기라도 했단 말이야?
아니면
얘도 한패야?
저희가 마약 팔 때 쓰는 다크 웹이라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달호) 거기서 야동도 팔고 하는데
이 얼굴이 눈에 확 띄는 겁니다
이 새끼가 하라는 장사는 안 하고
(달호) 아, 이것도 일입니다, 헹님
팔릴지 안 팔릴지 제가 봐야...
(득구) 됐고, 계속해 봐
[달호의 힘주는 신음]
(달호) 잘 보시면 진짜 똑같습니다
[무거운 음악]
- 확실해? - (달호) 예?
살아 있는 것까지 확인했냐고
아니요, 아직 인터넷에서만...
[한숨]
강기범 일이라면 내가 직접 나서 줘야지
[득구가 시원한 숨을 내뱉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양 형사) [책상을 똑똑 두드리며] 김 순경, 잠깐 나와 봐
[문소리가 들린다]
(기범) 너 나 부르려고 자수까지 했다며? [어두운 음악]
미친놈
국가 전복 시도가 뭐, 작은 죄인 줄 아냐?
맞아, 변호사 사도 쉽지 않을 거야
못해도 20년은 거뜬할걸
(득구) 근데 강기범
왜 네가 찾는 사람들은
늘 내 주변에 있을까?
뭔 개소리야?
민달호, 설민준
(득구) 그리고
김여진
마지막 그 이름은 네 더러운 입에 담지 마라
보호 요청을 했다던데 유치장엔 왜 갇힌 거죠?
기범이가 덤빌 수도 있다고 가둬 달라더군요
[어이없는 웃음]
범죄 혐의에 대해서 자수까지 해 가면서?
(양 형사) 네
안에 들어가고 싶은데
[숨을 들이켠다]
경찰한테 법을 어기라고 할 수는 없고
[양 형사가 열쇠를 잘그랑거린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양 형사의 한숨]
(태웅) 양 형사님은 법을 끝까지 준수하신 겁니다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힘을 아껴서
더 귀한 곳에 쓰셔야죠
저런 놈들한테 써야죠
고맙습니다
[문이 탁 닫힌다]
[태웅이 열쇠를 잘그랑거린다]
[자물쇠를 달칵 연다]
[철문이 달칵 열린다]
(태웅) CCTV는 꺼 놨다
(기범) 쫄지는 말고
딱 죽기 직전까지만 때리고 검찰에 넘길 거니까
넌 내 털끝 하나 못 건드려
(기범) 그리고 네 사형 집행 날 탁 내가 가 가지고 널 죽여 줄 거야
어때, 죽여주지?
지키지도 못할 약속까지
(득구) 그 전에 네 머리가 먼저 돌아 버릴걸?
어떻게 알았냐?
난 지금 너무 좋아서 돌아 버릴 거 같거든
[흥미진진한 음악] [득구의 신음]
[작은 목소리로] 김여진 살아 있어
[무거운 음악] 너 지금 뭐라 그랬어?
다시 한번 말해 줘?
김여진, 네 마누라
아직 살아 있다고
(득구) 내가 어디 있는지 안다고
[긴장되는 효과음]
[침울한 음악]
[득구가 피식 웃는다]
[손뼉 치며] 마누라 찾으러 안 가고 여기서 뭐 하니?
놈한테 놀아나지 마라
한태웅
(득구) 너도 잘 알지
누나 잃고 외팔이가 된 배신자
껍데기만 바뀐다고 사람이 바뀌어?
송충이가 솔잎 먹고 살아야지 어디서 영웅 행세는
[기계 팔 작동음]
[힘겨운 숨소리]
[득구의 힘주는 신음]
[득구의 거친 숨소리]
[인공 눈 작동음] (인공 눈) 다크 웹 포르노 사이트에서
유사한 사진들이 발견됩니다
"검색 중"
- 찾아 - (득구) 찾아야지, 암!
(득구) [손뼉 치며] 찾아야지!
"미리 보기"
확인해
"자료 발견"
[매혹적인 음악이 흘러나온다]
[인공 눈 작동음]
[힘겨운 신음]
괜찮아? 무슨 일이야?
(득구) 보통 눈깔이 아니라더니
어이, 강기범!
내 말이 맞지?
네가 봤어?
네가 시체까지 확인했냐고!
뭐야, 최예원이랑 눈이라도 맞았어?
마누라를 보고도 감흥이 없어!
개소리하지 마, 이 미친 새끼야!
(태웅) 휘둘리지 마, 강기범!
[거친 숨소리]
[인공 눈 작동음]
[힘겨운 숨소리]
빨리 찾는 게 좋을 거야
이번에도 팔리면 그땐 영영 끝이거든
(태웅) 입 닥쳐
무슨 짓을 해도 넌
이번에 살아서 못 나가
강기범 생각은 다를걸?
(태웅) 뭐?
(득구) 어이, 강기범, 현실을 직시해
뭐라도 건지려면
날 여기서 풀어 줘야 할 거야 네 손으로 직접
[득구의 거친 숨소리]
[한숨]
[득구의 웃음] (태웅) 강기범
[무거운 음악] 강기범!
'마이 도그, 고, 고'! [문이 달칵 열린다]
"방향 표시"
[타이어 마찰음]
"락"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사장) 딱 보니까
처음이네?
이쪽으로
[의미심장한 효과음]
안 가르쳐 줘도 잘 아네
천천히 골라 봐
[인공 눈 작동음]
"일치"
[어두운 음악]
"제시"
이 사람 어디 있냐?
제시?
어디 있냐고
걔는 좀 특별한데?
(사장) 따라와
[미나의 힘겨운 숨소리]
[힘겨운 신음]
어, 무슨 일이야?
충격받은 일이 생긴 것 같은데 무슨 일이에요?
[힘겨운 숨소리]
연동 칩의 진동이 너무 세요
황득구가 김여진이 살아 있다고 했어
무슨 말도 안 되는...
선배가 그 말을 믿은 건 아니죠?
인공 눈으로 확인하고 여기까지 온 거 같아
(미나) 거기 어딘데요?
일단 비밀로 해, 기범이 찾아 데려갈게
알겠어요, 조장, 연락 주세요
[통화 종료음]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기계 팔 작동음]
[조직원들의 신음]
(태웅) 막지 마라, 사람만 찾고 간다
(조직원5) 뭐야?
[소란스럽게 싸운다] [사람들의 비명]
[조직원들의 비명]
[조직원6의 괴로운 신음]
(조직원6) 태웅이 형님
(태웅) 야, 너...
살아 계셨군요
여기는 네 구역이 아닐 텐데
한태웅 없는 저희야
동네북이죠
(조직원6) 저 빼고 다른 애들은 다른 길 찾았습니다
가끔씩 모여서 형님 얘기도 하고 그랬는데
안내 좀 해라
그게...
여기가 좀 위험합니다
[기계 팔 작동음]
누가 위험할까?
[의미심장한 음악]
[버튼 조작음]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무거운 효과음]
[음산한 음악] [사장이 피식 웃는다]
[거친 숨소리]
[사장의 웃음]
당장 데려와
보기보다 거치네
[칼 소리가 챙 난다]
근데 그러다 뒈지는...
[긴장되는 음악] [사장의 비명]
[사장의 힘주는 신음]
[사장의 비명]
[웃음]
(사장) 죽여, 어차피 너나 나나 여기까지 왔으면 인생 쫑 난 거여
뭐 해, 죽여!
[사장의 괴로운 신음]
"락"
[인공 눈 작동음]
(인공 눈) 이곳은 딥페이크 포르노 영상을 제작, 유통하는 곳입니다
딥페이크가 뭐야?
(인공 눈) 딥페이크란 특정 인물의 얼굴 및 신체 등을
인공 지능 기술을 이용해 합성한 가짜 영상물입니다
[사장의 기합]
[사장의 신음]
[사장이 콜록거린다]
(사장) 진짜를 보고 싶어?
그럼 득구 형님한테 빌어!
[사장의 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사장의 거친 숨소리]
사실대로 말해라
이 건물 안에 있는 새끼들 싹 다 죽여 버리기 전에
[기범의 힘주는 신음]
[기범의 분노에 찬 신음]
[기범의 거친 숨소리] 여기는 없어
[불안한 숨소리]
(광철) 무슨 일 있어? 왔다 갔다 불안하게
그게...
아니야, 지금 말 못 해 주겠다
조장? 아니면 기범이 형?
연락 올 거니까 일단 기다리자
(광철) 기다리라면 기다려야지
그래서 연락은 누가 해?
기범이 형? 아니면 조장?
광철아
[침울한 음악] 아이...
[사이렌이 울린다]
(기범) 생각해 보니까
여진이 마지막을 본 적이 없어
[어두운 음악]
[문이 탁 닫힌다]
(기범) 내가 마지막으로 본 건 죽어 가던 게 다고
(기범) [힘겨운 목소리로] 여진아
(기범) 장례식에도 못 가 봤으니까
(기범) [울먹이며] 여진아...
(태웅) 살아 있다고 믿는 거야?
죽었다고 믿었다는 거죠
국장님께 말씀드리자
아직은 부담 드리기 싫어요
그럼?
황득구가 제대로 짚은 게 뭐냐면요
여진이 사망에 관한 건 난 들은 거밖에 없다는 거예요
황득구가
진실을 말했을까?
그래서 직접 부딪쳐 보려고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놓친 게 뭔지
그럼
민달호가 필요하겠네
국장님 몰래 알아본다고?
(태웅) 당분간은
우리끼리는 비밀 없으니까 말해 주는 거야
걱정 마, 지킬게
뭐, 내가 해 줄 건 없어?
지금은 조용히 지켜봐 주는 게 도와주는 거야
(광철) 아, 근데 형
살아 있는 게 좋은 거 맞아?
[쓸쓸한 음악]
(태웅) 글쎄
해프닝으로 안 끝나면 이거 대형 사고잖아
[한숨]
기범이 형이 상처받을 거 생각하면
[한숨]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
상처받는 건
우리도 마찬가지야
그렇긴 하지
(득구) 근데 강기범
왜 네가 찾는 사람들은
늘 내 주변에 있을까?
네가 봤어?
네가 시체까지 확인했냐고!
[긴장되는 음악]
[인공 눈 작동음]
(인공 눈) 사망 사실을 뒤집을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기범) 역시 서류상으로는 빈틈이 없어
다른 접근이 필요해
[변기 물이 솨 내려간다] [휴대전화 벨 소리]
[어두운 음악] 어, 나야
빵에 있을 때 빵이 그렇게 당기더라고
형님 좋아하실 만한 걸로 잘 골라 놔
[통화 종료음]
[긴장되는 효과음]
[달호의 신음]
[무거운 음악] [가쁜 숨소리]
가, 강기범?
(달호) 야, 한태웅
넌 분명히 뒈졌는데
[달호의 어이없는 신음]
너희들 죽은 척하는 게 취미냐?
오늘 주제는 그게 아니야
뭐?
민달호
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에 진실만을 대답한다
(달호) 아, 뭔 소리야?
김여진
네가 죽였어, 안 죽였어?
아, 다 봐 놓고 뭘 물어?
아...
다는 아니지?
그냥 죽여, 시간 없어
[기범이 총을 철커덕 장전한다] [달호의 다급한 신음]
(달호) 잠깐만, 잠깐, 잠깐, 야, 야, 잠깐만!
[달호의 힘겨운 신음]
[달호의 겁먹은 신음]
왜?
당한 대로 돌려주려고
(기범) 내가 마지막으로 본 게 너여서 참 기분이 더러웠거든
네 마지막도 나인 게 맞는 거잖아 그렇지?
내가 안 죽였어
안 속는다
아, 진짜 아니야
난 아니야!
(기범) 그럼 네 옆에 있던 그 새끼들이냐? [의미심장한 음악]
(달호) 걔들도 아니야
거기 너희들밖에 없었는데 뭔 개소리야
있었어, 한 놈 더 있었어
[달호의 떨리는 숨소리] - 뭐? - (달호) 아, 우리가 들어가기 전에
다른 놈이 있었어
(달호) 야, 너 뭐야?
[문이 탁 닫힌다] (범인) 여자는 처리했고
남자는 죽이지 말고 눈만 뽑으랍니다
뭐? 아, 왜?
(범인) 그래야 덮어씌우기 좋다고
알았어
[문이 끼익 열린다]
그 새끼 누구야? 이름 대
(달호) 아, 복면 쓴 놈을 내가 무슨 수로 알아?
누가 보냈는지는 알 거 아니야, 이 새끼야
아, 득구 형님이겠지
우리를 보낸 것도 형님이니까
결국 황득구
또 도돌이표다?
[문이 탁 닫힌다]
[경찰서가 분주하다]
(광철) 누나
여기
오랜만이에요, 선배
들어가자
[미나가 책상을 톡톡 두드린다]
(미나) 선배
여진 언니 사건 당일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이 양 선배 맞죠?
(양 형사) 응
마침 그 근처에 있었거든
뭐, 기범 선배 만나기로 했던 거예요?
그건 아니고
기범이 녀석이 징계위에서 당하고 속이 많이 상했었거든
밤에 가서 술이나 한잔 사 줘야지 싶어서
혹시 그날 현장에서 이상한 점 발견한 건 없었어요?
이상한 점이라니?
수사 기록을 보면
[의미심장한 음악] 현관문이 그냥 열려 있었다고 적혀 있거든요
(미나) 근데 민달호가 무슨 수로 그거를 그냥 열었을까요?
확실히 하고 가자
(양 형사) 공식적으로 민달호는 무혐의야
현장에 없었다는 알리바이도 확실하고
그건 사실이 아니라는 거 선배도 알잖아요
(미나) 집 안에 들어가려면
문을 부수거나 망가트린 흔적이 반드시 있어야 돼요
근데 기록상엔
전혀 없어요
그 부분이 기범이가 가해자로 몰린 정황 증거 중 하나야
그럼 제삼자가 개입했을 가능성은요?
(미나) 기범 선배는 말고 뭐, 다른 지인이라든가 아니면...
[양 형사의 헛웃음]
(양 형사) 뭐야, 황득구가 아니라 이거 물어보러 온 거야?
저 지금 진지하게 물어보는 거예요
[무거운 음악]
말로만 듣던 셀프 감금남이 저기 있네
[철창을 덜컹거린다]
(광철) 법이 참 좋아요
날 앞에 두고도 깡패 새끼한테 안정감도 주고
뭐야, 이건?
[헛웃음]
(득구) 넌
이제야 보네?
존재감이 부족해서인가? 이광철
[피식 웃는다]
업데이트가 늦으시네
(광철) 그쪽 밑의 애들 나한테 다 털렸는데
인터넷은 손절했나 봐요?
너희들을 힘들게 찾아다닐 필요 없었어
(득구) 어차피 내가 있는 곳으로 다 모여드는 건데
(광철) 자충수란 말 알죠?
잔머리 굴리다 자기가 털리는 건데
[코웃음]
꼭 누구 얘기 같네
[발을 탁탁 구른다]
[머리를 쿵 박는다]
누가 같은 팀 아니랄까 봐
(득구) 건방지게 개소리하는 버릇은 똑같네
[철창을 쾅 치며] 꺼져!
좋은 시간 보내세요
[힘겨운 숨소리]
[다리를 탁 잡으며] 아휴, 보통 인간은 아니네
한기가 가득해
쫄지 마, 이광철, 씨
어휴, 씨
[사이렌이 울린다] (광철) 기록 보니까
아르고스 놈들 진짜 꼼꼼하더라
동료들은 죽고 징계까지 받아서 열 잔뜩 받는데
집에서 와이프가 바가지를 긁네
그러다 부부 싸움이 격해져서 우발적으로 살인
정신 차리고 저지른 일을 차마 볼 수 없어서 두 눈을
빌드 업 보면 형이 꼼짝없이 당할 만해
물어볼 거 다 물어봤고 확인할 것도 다 확인했는데
(미나) 아이씨, 뭐가 이렇게 찝찝하냐
(광철) 건물 CCTV도 다 지워져서 진술밖엔 확인할 길이 없어
(미나) 야
너 근데 왜 이렇게 빨리 걸어?
누나가 양 형사님 만날 때 황득구 봤어
황득구?
그때 황득구 직접 볼 때 어떤 기분이었어?
글쎄
그때는 죽기 살기로 싸워서 정신이 없어 가지고
서늘하다?
[어두운 음악] 누구든 거슬리면
물어뜯어 죽일 거 같지 않아?
(광철) 인육 먹는 살인마, 뭐, 이런
하, 정신 무장 제대로 안 하면
기세에 눌려 정신 줄부터 놓겠더라
그러니까 기범 선배가 정말 대단한 거야
(미나) 얼마 전에 재즈 스튜디오
인공 눈 오류 나서 앞도 제대로 안 보이는데
복원될 때까지 오로지 기 싸움만으로 버틴 거잖아
난 뇌파 훈련이나 하련다
정신력이나 키우게
훈련한다고 가능할까?
노력해 봐야지
[피식 웃는다]
가자
(광철) 으아, 치가 떨린다, 치가 떨려
[한숨]
내 눈 찌른 칼이랑 여진이 몸에 난 자상들 비교해 봐
[인공 눈 작동음]
"분석"
(인공 눈) 여러 자상 중 한 가지 자상의 크기가 다릅니다
나로 몰아가려고 몇 번 더 찔렀을 텐데 왜 그것만 다르지?
(인공 눈) 현장 증거 중에선 동일한 상처를 낼 만한 증거는 없습니다
집 주변 CCTV 영상은 확보 가능해?
(인공 눈) 보관 기간이 지나서 폐기됐을 겁니다
야, 내가 널 달고 다니는 이유가 정답을 몰라서겠냐?
방법을 찾으라고, 이씨
(태웅) 황득구가 너한테 집착하는 이유
뭐라고 생각해?
결국 개소리인데
제가 자기 페이스메이커가 될 거라나 뭐라나 그러더라고요
[코웃음]
(태웅) 네가 날뛸수록 자극이 되는 건 맞네
결국 다 나 때문인가
여기서 멈추는 것도 방법이야
우리 싸움의 판도가 그 자식한테 좌지우지되는 거
옳지 않아
맞는 말이에요
근데 한 가지만 더 찾아보고요
그때도 안 되면 진짜로 정면 돌파 하려고요
그냥 황득구랑 단판을 내
(태웅) 답을 얻으려면 직접 면상에 대고 물어봐야지
[의미심장한 음악]
(기범) 민달호가 그러더라 자기가 안 죽였다고
너 아니었으면 애먼 놈 골로 갈 뻔했어
진실을 마주한 기분이 어때?
[사진이 툭 떨어진다]
[득구가 사진을 탁 튕긴다]
(기범) 기억 안 나? 네가 보냈잖아, 여진이 죽이라고
내가?
(기범) 이렇게 쉽게 들통날 거짓말을 왜 했을까?
네가 죽인 걸 몰라주니까 서운했어?
아니면 잡혀도 절대 처벌받지 않을 거란
뭐, 자신감이야?
[득구의 한숨] [사진을 툭 놓는다]
이런 생각은 안 해 봤어?
민달호는 왜 CCTV에 안 찍혔을까?
네가 조작했으니까
정답
내가 숨기면
넌 죽었다 깨어나도 못 찾아
네가 찾았다면 숨길 이유가 없는 거지, 왜?
내가 안 했으니까
말 삥삥 돌리는 거 보니까 너 맞네
모두가 놓친 걸 알아냈으니
칭찬은 해 줘야지
[영상에서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득구가 휴대전화를 툭 놓는다]
(영상 속 여진) [흐느끼며] 기범 씨만 살려 주세요
[긴장되는 효과음] 제발 기범 씨만 살려 주세요
제가 이렇게 빌게요, 제발 살려 주세요 [쓸쓸한 음악]
제발 부탁드려요
우리 기범 씨만 살려 주세요
제발요, 제발요
기범 씨만 살려 주세요, 부탁드려요
제가 이렇게 빌게요
[영상 속 여진이 흐느낀다] (득구) 맛보기는 여기까지
너 그거 진짜 여진이라고?
내가 개수작 부리지 말라 그랬지?
[한숨]
믿고 안 믿고는 네 자유야
근데 자유엔
대가가 따르지
[힘겨운 신음]
너 그거 다시 켜 봐
자
선택해
또 소중한 사람을 죽일 셈이야?
[긴장되는 음악]
[득구의 신난 탄성]
[기범의 분노에 찬 신음] [기범이 철창을 쾅쾅 내려친다]
[소화기가 댕그랑 떨어진다]
[기범의 떨리는 숨소리]
어디 있냐?
진짜면 말해, 여진이 어디 있어?
하, 하, 하
말 못 하지?
네가 다 꾸며 낸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거야?
아니라면 말하라고, 이 새끼야!
여진이 어디 있어?
지금까지 네가 믿고 있던 모든 게
다 무너져 내릴 거야
(득구) 이제
너도 내가 될 수 있어
너 똑바로 말 안 하면
진짜로 찢어 버린다
[감성적인 음악]
(득구) 우리가 아직도 다르다고 생각해?
(태웅) 문제는 황득구가 기범일 망가트리고 있다는 거야
(기범) 여진이 어디 있어? [타이어 마찰음]
(득구) 원하는 걸 얻으려면 나처럼 했었어야지
(기범) 너 뭐 하는 거야, 이 새끼야
(득구) 넌 이제 절대 못 돌아가
이 순간만 기다렸다고
네 아내를 죽인 게 아직도 나라고 생각해?
(기범) 내가 진짜로 복수해야 될 사람은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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