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빙유 2
<제2회> 2002년 7월 30일 (화)
S#1 리조텔 야외 수영장(밤, 1부 엔딩씬 연결)
다래 (이상한 느낌에 풀가로 다가가며) 누구 있어요?
어둠이 깔린 풀 안엔 아무도 없다.
다래, 고개 갸웃하며 돌아서는 순간, 물 위로 치솟는 혁.
하늘을 향해 누워 있는 혁. 귓가로 눈물이 흘러내린다.
다래, 느낌에 다시 돌아보면, 전조등이 풀을 비추며, 풀 가운데 옷 입은 채 죽은 듯 떠있는 남자. 놀란 다래 위로, 심장 박동 소리..
플래시 백> 1부 S# 6의 바닷속,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고 가라앉는 혁.
풀로 뛰어가는 다래. (심장 박동 소리 점점 커지고)
영란 (E) 다래야. 니 아버지가, 바다에서..
플래시 백> 1부 S# 10의, 흰천이 거둬지면, 죽은 아버지의 모습에 경악하며 울던 다래..
풀로 뛰어드는 다래. 능숙하게 물살을 헤치며 다가가서 얼른 혁의 목을
감싸안는데, 결에 눈을 뜨는 혁.
다래, 그제야 혁인 걸 알고 놀라, 입을 딱 벌리는데..
그런 다래의 머리를 잡더니, 그 입에 키스해 버리는 혁. (여기까지 1부)
놀라, 얼어붙은 듯 경직돼 있던 다래,
버둥거리다가 혁을 확 밀치고 품에서 빠져나간다.
황급히 풀을 빠져나오는 다래. 사다리 오르다 신발 한짝이 벗겨지고.
다래, 정신 없이 도망치듯 오다가 눈물이 핑 돈다. 우뚝 멈춰서는
다래 (그제야 정신이 든) 어떻게.. 어떻게... (홱 뒤돌고)
분한 마음에 돌진하듯 혁에게로 가는 다래.
막 사다리를 타고 풀을 빠져 나오는 혁에게로 가서,
뺨을 확 날리려는데, 순간적으로 그 팔을 잡는
혁 (착 가라앉은 목소리, 타는 듯한 눈) 오늘 밤.. 같이 있어 줄래..?
다래 (기가 찬, 잡힌 손을 빼려 안간힘을 쓰지만, 혁의 힘이 너무 강하다. 그 제야 왼손이 생각나고, 왼손으로 혁의 뺨을 날려버리는)
혁 (다래의 손을 풀어 준다..)
다래 나쁜 놈..! (그대로 수영장을 나가고)
혁 (씁쓸해 고개 돌리고)
S#2 리조텔 마당 일각 (밤)
물에 젖은 채, 정신이 나가 휘적휘적 오던 다래.
그제야 한쪽 발이 허전한 걸 느끼고.. 내려다보면, 신발 한 짝이 없다..!
S#3 리조텔 야외 수영장 (밤)
풀 위에 둥둥 떠 있는 신발 한 짝을 주워 드는 손. (혁)
S#4 돌담길 + 집 앞 (밤)
앙다물고 걸어오는 다래. 문득 손가락으로 입술 만져보다.. 욱 치민다.
손등으로 박박 입술 문지르고 마당 들어서는데서..
S#5 다래 집 마당 (다음 날 아침)
야트막한 돌담 너머로 보이는 바다. 잔잔한 파도가 출렁인다.
수건으로 머리 묶은 채, 수돗가에 앉아 칫솔질하고 있는
다래 (문득 어젯밤 일이 떠올라, 멈칫한다. 거품 남아 부정확한 발음으로)
미쳐, 미쳐.. (거품 퉤 뱉고) 날건달! 아니, 날강도! (헹굼물 마시는데)
영란 (텃밭에서 깻잎 정도 따들고 와, 안으로 들어가려다 쪽마루 밑에 놓인 다래의 신발 한짝을 보고, 두리번) 신발 한짝이 어디 갔나?
다래 (놀라, 물을 삼켜버린다. 캑캑대고)
영란 ! (달려와 등 두드리며) 왜 그래? 괜찮어?
다래 어어.. (슬쩍 영란 눈치 살피고, 세수한다.)
대야에 담긴 물 담아올리는 손에서.
S#6 농장 혁의 숙소 화장실 + 현관 입구 (아침)
손으로 얼굴에 물 끼얹는 혁.
목에 수건 걸치고, 세면대에서 어푸어푸 뺨을 문지르다가 멈칫하는..
다래에게 맞은 오른뺨을 문질러본다. 입가에 쓴 미소가 맴도는...
혁, 수건으로 얼굴 닦으며 나오다, 현관 앞 자기 신발 옆에 놓인 다래의 신발 한짝을 본다. 집어 보면, 낡은 데다 뒤축이 다 닳은...
S#7 카페 산타루치아 안 (오후)
신나는 음악 꽝꽝 울리지만, 손님은 서너 명.. 축 처진 민과 일행들.
수경 (걱정스럽게) 어떡해, 이제? (슬쩍 민 의식) 다래.. 정말 안되나 봐.
성욱 총체적 난국이구만. 주인공 날아가, 강도 들어, 파리 날려.
미미 (담배 꺼내 물며) 현지 캐스팅 자체가 원캉 무리였는기라.
민 (화난 듯) 자기가 무슨 특급 배우야! 그렇게 사정했으면 얼굴이라도 비 춰얄 거 아냐?
모두 (놀라, 민을 보고)
S#8 거리 (오후)
퇴근길의 다래, 입 꼭 다물고 안 된다고 손사래하고..
뒷걸음질하며 그 앞 막아서는 민, 제발! 사정한다.
민 할 거지? 할 거지? (하는데)
다래 (어이없어 웃다가, 버스 오는 거 보고) 담에 봐! 안녕! (뛰어간다.)
민 (팔짝) 야! 진다래!
다래 (버스에 오르다) 오늘 나, 데이트 약속 있어!
S#9 버스 안 + 도로 위 (오후)
다래, 버스 손잡이에 의지해 시달리다가, 눈 땡그래진다.
차창 너머로, 옆 차선에 바짝 붙어 달리는 택시 한 대. 민이 창 밖으로 고개 쑥 내밀고 진다래! 손수건까지 흔들며 부르고 있다. 택시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차창에 쿵 머리를 박고. 못 말린다는 듯 웃는 다래.
S#10 다래 집 마당 (밤)
평상 위, 연기를 날리며 타들어 가는 모기향. 멀리서 들리는 파도 소리.
동네 꼬마 서너 명(1부의)과 나란히 평상에 누워 하늘 보고 있는 다래. 하늘 가득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 다래, 잘 봐. 하며, 손가락으로 하늘 위에 그림을 그리면, 별들 사수자리가 된다. 허리 아래는 말이고, 허리 위는 활 쏘는 남자의 모습 위에 박힌 별들.
다래 이제 보이지? 저게 사수자리야. 탄생 별자리가 사수자리인 사람은 거칠 고, 속박 당하기도 싫어하지만, 일단 목적이 정해지면 앞만 보고 달려간 대.. 야생마처럼.
꼬마1 대장, 속박이 뭐야?
다래 어? (잠시 당황) 얽어매면서, 어... 꼼짝 못하게... (말이 잘 안되는, 에라
모르겠다.) 너무 많이 알려구 하지마, 다쳐.
민 (돌담 밖에서 지켜보고 있다, 쿡 웃는)
다래 암튼, 사수자린 바로 이 (가슴 턱 치며) 사자자리의 천생 연분이지.
민 (E) 대장! 질문 있슴다!
다래일동 (놀라서 일어나고)
민 (돌담위로 고개 내밀고) 전 양자린데, 양자리랑은 안 어울리나요?
다래 (피식 웃고, 능청) 글쎄요.. 사자자리한테 잡혀 먹히지 않을까요?
꼬마들 (키득키득 웃고)
민 (쩝.. 들어오며) 얘들아, 너희 대장, 영화 배우하면 어떻겠냐?
꼬마들 영화 배우? (서로 보며, 잠시 멍하더니)
그럼, 난 보디가드! 나는 매니저! 아냐, 내가 할래! 서로 난리다.
어이없는 다래.
S#11 동 집 앞 (밤)
쪽지 정도 보며 다래 집 찾아오는 혁. 손에 쇼핑백 들려 있다.
시끌벅적한 소리에 보면, 아우성치는 꼬마들 속에서 즐거운 다래.
혁, 잠시 미소가 스치고.. 가까이 다가서는데, 그래, 니가 해, 니가.
꼬마들 진정시키는 민이 보인다!
S#12 동 마당 (밤)
이야아아...! 돌진하는 다래. 민의 등 위에 올라탄다. 말뚝박기하는..
윽..! 푹 꺾이며 괴로워하는 민. 아이들 이미 셋이나 올라타 있는.
민 난 사수자리도 아닌데, 왜 계속 나만 말이냐..
다래 출연료라고 생각해.
민 출연료? (벌떡 일어나고, 그 바람에 우루루 떨어지는 다래와 꼬마들,
엉덩방아 찧은 다래를 버럭 안으며) 고맙다, 고마워!
꼬마1 (안고 있는 둘 보며 눈을 빛내는) 아저씨, 우리 대장 애인이예요?
다래 뭐어? (민 확 밀어 내고)
민 하하. 짜식.. (아직 앉아 있는 다래, 살포시, 느끼하게 안으며) 애인끼린 이렇게 안는 거지.
다래 어으으으.. (확 밀치고, 일어나며) 출연료 이걸로 끝나는 거 아냐.
민 에? 알잖어. 카페해서 그 돈으루 영화 찍는 거.. 가난한 동아리야.
다래 나중에 후반 작업할 때, 나두 참여시켜 줘.
민 ?! (주춤, 얼른 뒤돌아 계산해 보는) 비행기표에, 체류비에다.. (하다, 흠 흠) 까짓 거 어렵겠어? 편집실로 당장 초청이다!
다래 좋아! 잘해 보자! (악수 건네면)
민 (그 손 콱 잡는데)
다래 (손 빼내며 손가락으로 다시 원위치 가리킨다. 말 자세 취하라는)
민 (으윽) 또?
다래 출연료.
민 (아으참.. 다시 벽이나 기둥 같은 데 허리 숙이고 머리 박는)
다래일동 (키득키득 자기들끼리 장난기 가득한 웃음 주고받고)
혁 (담 밖의/씁쓸히 돌아선다)
S#13 농장 혁의 숙소 앞 (밤)
막 와서, 입구 계단에 앉는 혁. 쇼핑 봉투 대충 던져놓는다.
봉투 밖으로 삐져나오는 신발... 새 신발이다! (산뜻한 샌들 정도)
뒤로 손깎지 끼고, 계단 위에 누워버리는 혁. 밤 하늘 보며 쓴 미소..
S#14 다래 방 (다음 날 아침)
여기저기 바닥에 널려진 옷들.. 분주히 양말 신는 다래. 늦었다.
책상 위에 있던 가방을 나꿔채다, 컴퓨터 위의 모형 비행기를 쳐서 떨어뜨리고.. 날개가 부러진 모형 비행기.
다래, 어떡해.. 시계 보더니, 책상에 비행기 올려놓고 서둘러 나간다.
S#15 몽타주 (오전)
1. 해안 도로 - 저만치 바다를 끼고, 도로를 질주하는 승합차. 창 밖으로 팔 흔들며 환호하는 일행들.. 챙 넓은 모자를 쓴 수경, 바싹 민 옆에 붙어 앉아 다정히 구는데, 바람에 벌러덩 날아가는 모자. 민, 잽싸게 잡아 주고... 멋졌어! 엄지손가락 치켜 세워 주는 수경과 다래.
2. 바닷가 - 일각에 승합차 대어 있고. 다래, 여기저기 가리키며 설명하면, 미미, 손 프레임 만들어 보기도 하고, 소형 디지털 카메라로 현장 담아 두는 민. 민, 다래에게로 가 어딘가 가리키며 묻고, 끄덕이며 답하는 다래. 예민하게 보는 수경.
S#16 폭포 (오전)
민, 미미, 성욱..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고, 일행들과 조금 떨어져 있는 다래와 수경.
다래 (수경 팔짱 끼며) 너, 영화 동아리란 얘기 듣구, 깜짝 놀랬어. 우린 통하 는 데가 있나 봐, 진짜.
수경 (마음 감추고, 웃으며) 그렇지? 중학교 땐 같은 미술반이었으니.. (뼈있 는) 물론, 미술 선생님은 나보다 널 이뻐했지만.
다래 얘는..
수경 (웃으며) 넌 항상 인기가 많았잖아.
다래 (농조) 내가 좀 그랬지? (웃는데)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살금살금 둘 뒤로 다가오는 민, 성욱, 회원남.
수경 (E) (차가운 미소) 다신 어리버리하게 뺏기는 일 없을 거야, 절대루.
보쌈하듯 수경의 어깨와 다리 휘어잡고, 물가로 달려가는 셋.
수경, 아악!! 발악 같은 비명..
미미 (손바닥 비비며 기원) 산신령님! 싱싱한 처녀로 골라 바칩니다.
우리 영화, 부디 대상 묵게 해주이소.
남자들, 하나, 둘, 셋! 하며, 물 속에 수경을 확 던져버린다.
수경 (엄청 허우적대며) 나, 나 수영 못 해!!
민 (달려들어가 일으키며) 괜찮아, 얕은 데야.
수경 (얼른 민에게 기대 일어서면, 허벅지까지 밖에 오지 않는..)
모두 (낄낄 웃는데)
다래 (수경에게 가서) 놀랬지? (일행에게) 너무 했어요..
수경 (나오며, 눈물 그렁그렁)
성욱, 미미 (우리가 너무 심했나..?)
민 미안해, 수경아. (머리나 옷 만져 주며) 화 난 거 아니지?
수경 (얼른 표정 관리) 아니, 렌즈때문에. (닦고)
민 (장난스레, 수경 안으며) 고맙다! 살아 돌아와 줘서.
수경 (기분좋고, 살짝 흘기며) 우리 영화.. 상 타면 내 덕이다?
미미 하모하모. 그란데.. 니 처녀 맞제? 아님 산신령님이 노할낀데?
수경 언니!! (흘기는)
모두 (즐겁게 웃고)
S#17 부둣가 시장 앞 (오후)
시장에서 나오는 일행. 해산물 좌판 앞 지나간다.. 좌판 벌인 영란.
수경 (다른 옷 갈아입은, 삐죽거리며 혼자말) 아무리 시장이래두.. 옷두 옷두.
미미 (해산물 보며) 카.. 귀여분 것들.. 그냥 초장에 콱 찍어 한잔 쫙!
(가방에서 소주병 꺼내며) 실탄도 장착됐구마.
성욱 (질겁) 자폭용 폭탄이구만. 뭔 낮술예요!
영란 학생들! 해삼 한 접시 먹구 가요? 멍게두 있어!
성욱 (얼른) 아니에요! (저쪽으로 일행들 밀치려는데)
영란 싸게 해줄게..! (오라고 손짓)
다래 (봤다) 엄마..?
영란 (화들짝) 다래야? (하다, 민과 일행 보고 멈칫하는데)
수경 (반색) 엄마셔? (얼른 가서, 상냥히) 안녕하세요? 다래 친구에요. (안쓰런 듯) 날도 더운데... (고생하시네. 민 의식하고) 저거, 우리가 다 사드릴까?
S#18 버스 정류장 앞 (오후)
다래 (화가 나, 짐 넣은 고무 대야 들고 앞장서고)
영란 (다래 눈치 보며 쫓아오는) 그냥 날도 너무 좋구 답답해서.. 소일삼아 서 말야..
다래 (우뚝 서서) 또 쓰러지고 싶어? 의사 선생님 말 잊었어? (글썽)
영란 (찔끔) 나 땜에 창피했지? 아유, (눈치 보며) 오늘 첨 나온 건데.. 하필
여기서 만나니...
다래 (얼른 물기 훔치고) 지금 그게 중요해? 기다려요. 말하고 올게.
영란 얘! (하다, 고무대야 뺐고) 나 먼저 갈게. 넌, 일 다 보구와. 어? (얼른 버스에 올라탄다.)
다래 엄마! (쫓아가는데)
영란 (밀어내듯 쫓아내고는 들어가며) 아저씨! 빨리 갑시다! (문 닫히고)
S#19 출발하는 버스 안 (오후)
창 밖, 멀어지는 다래에게 얼른 가보라고 손짓하는
영란 (푹 한숨..) 너한테 면목이 없다 내가.. (물기 닦는데, 통증이 온다. 가슴
부여잡으며 숨 내쉬고)
S#20 버스 정류장 (오후)
다래, 침울히 서 있다, 안 되겠다 싶어 돌아서는데, 그 앞에 서 있는 민.
다래 아무래도 나..
민 (OL) 더 열심히 해야겠지?
다래 아니, 엄마 때문에..
민 (OL) 엄마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지. 그럼.
다래 (뻥해서 보는데)
민 (맘 안다는 듯 보며 씨익 웃고.. 오빠처럼 어깨 두드려 준다)
다래 .....
S#21 농장, 감귤 하우스 안 (오후)
비료를 치고 있는 혁.
매니저 (장부보며) 병맥주하고 음료수 각각 열다섯 상자, 골뱅이와 대구포는
혁 (말 자르며) 알았습니다. 가보세요.
매니저 (장부 디밀며) 훑어라도 보시죠.
혁 (흘끔 보면)
매니저 (찔끔) 흠흠.. 그럼.. (가려는데)
혁 아, 애들한테 쓸데없는 얘기 안했죠?
매니저 (등진 채, 입만 구시렁구시렁)
S#22 농장 입구 (오후)
승합차에서 내리는 다래와 민, 수경 일행.
수경 (농장 쪽 의미 있게 둘러보는데)
다래 (혁이 있는 농장이다.. 슬며시 뒤로 빠지며) 난 그만 갈께.
민 얘가 얘가. (다래 어깨 잡고는 끌고 가고)
매니저 (안쪽에서 나오는, 치밀어) 새파란 자식이 꼭 여기까지 오게 한단 말야.
혁 (E) 김 대리님!
매니저 (헉, 돌아보면)
혁 (삽 들고, 뒤에서 오는) 냉장고 안에 재료 썩어나는 거, 알고 계시죠?
매니저 (굳어지는, 만만하게 봤는데 긴장) 흠흠.
그 때, 혁과 매니저 앞으로 오는 민 일행.
수경 카페 매니저님이잖아? 웬일이시지?
민, 혁 (잠시 긴장)
매니저 (상황 파악, 얼른 혁에게) 그럼, 낼 늦지 않게 배달해! 이씨!
혁 (비죽, 어이없는 웃음기)
일행 (가는 매니저에게 목례 정도 간단한 인사하는데)
수경 (흙 묻은 삽, 농꾼 같은 혁의 모습에 슬쩍 경멸하듯 찌푸리는)
혁 (다래 보면) !
다래 ! (흠칫 시선 피하는)
혁 (피식 웃고, 민에게) 웬일이냐?
민 (어린애 같은 미소) 우리 밥좀 주라, 형.
혁 여기가 식당이냐? 왜 여서 밥을 찾어?
민 없어? 알았어 그럼. (뒤에 감춰든 도시락 바로 내밀며) 짜잔!
혁 (허..)
미미 (정중히 인사) 진작 인사 드렸을낀데. 폭풍 잘 봤습니다.
다래 ?!
혁 (말하지 말랬더니.. 민에게로 향하는 차가운 시선. 안으로 가버린다)
민 (따라가며) 형!
성욱 (구시렁) 무슨 대감독이야? 단편 영화 몇개 갖구.
다래 (놀라, 수경에게) 영화 감독..이야? (하는데, 수경, 관심없다는 표정)
미미 대학 영화패선 전설적 인물 아이가. (안타깝다는 듯 보고)
다래 (혁의 뒷모습 보며, 혹시..? 갸웃거리는)
S#23 혁의 숙소 앞 (오후)
민 (따라 붙으며) 에이.. 왜 그래, 화난 거야?
혁 귀찮게 하지 말랬지.
민 귀찮게 하구 싶어 그런다.
혁 ?
민 종일 입 닫구 살면, 입에서 군내 날까 봐. 사람들하구 얘기도 좀 하구..
혁 (자르는) 알아서들 먹고 가라.
민 (너무 하네.. 풀죽은) 감독.. 것만 알어. 우리 형젠 건 몰라.. (간다.)
혁 (신경 쓰인다.. 보고)
S#24 다래 방 (오후)
방바닥, 급히 나가느라 늘어진 옷가지..
영란 이럴 줄 알았어.. (청소 도구 내려놓고, 옷가지부터 집어드는데)
책상 위에 날개가 부러진 모형 비행기 보인다.
S#25 다락방 (오후)
영란 (두리번) 어디 있을 텐데..?
경영학 책들 쌓여진 맨 밑의 상자 꺼내려고 하다, 우루루 쏟아지는 책들.. 먼지에 손사래하고, 상자 열면 본드, 비행기 부품, 설명문 같은 것들 들어 있다.
영란 (뭉클한) 이거 아까워 어떻게 갔수...
영란, 흩어진 책들 다시 쌓으려는데, 그 속에 겉 케이스에서 반쯤 빠져 나온 일기장.. 뭔가 싶어 빼서 넘겨보다 휘둥그레진다.
(Insert) 2001년 6월 3일. 다래 녀석이 1등을 했단다. 오래간만에 외식을 했다. 아직도 소녀 같은 아내는 다래가 1등한 것보다 외식하는 게 더 좋은가 보다. 등등..
영란, 그렁해져서 물기 훔치며 페이지 넘기다가, 어느 장에서 흠칫한다.
휘둥그레지는 눈.. 급격하게 빨라지는 심장 박동 소리.
일기장 떨어뜨리고, 헉... 심장을 틀어쥐는 영란.
S#26 농장 혁의 숙소 앞 (오후)
다래, 숙소 안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그 뒤로 오는 혁.
두리번 살피고 있는 다래 보며 피식 웃고...
혁 (E) 나 찾어?
다래 (화들짝! 돌아보고) 흠흠.. 나한테 뭐, 할 말 없어요?
혁 무슨 말?
다래 (욱 치밀어)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줬더니, 보따리 내노랜다구, 무릎 꿇 구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어쩜 이렇게 뻔뻔할까, 사람이?
혁 (수돗가로 가며) 처음이었나?
다래 뭐가요?
혁 키스. 처음이었나 봐. (물 틀고, 손 씻는)
다래 누, 누가 첨이래요!
혁 그럼.. 키스할 때마다 이런 식으로 사과 받아 내나?
다래 이 아저씨가 증말..! (하며, 확 튀어나가는데)
(E) 짜악... 옷 찢어지는 소리.
땡그래서 보면, 옆에 있던 나무 기둥의 못 같은 것에 셔츠가 걸렸다.
다래, 얼른 옷 떼내는데, 가슴 부분이 가로로 쫙 찢어져 브래지어가 다 보이는! 옴마나... 가슴 내려다보다가, 혁 쪽으로 고개 돌리면, 그대로 재밌다는 듯 싱글거리며 보고 있는 혁.
다래 (어맛! 얼른 두 팔로 가리며 어쩔줄 모르는) 아으... 난 몰라...
혁 (다래 앞으로 오며) 볼수록 덜렁이구만.
다래 (놀라, 흠칫 뒷걸음질하는)
혁 (빨랫줄에 걸려 있던 셔츠-눈에 확 띄는 색- 걷어 던져 준다.) 입어.
다래 (받긴 했지만 찜찜한) 실 바늘 없어요?
혁 (시선 가슴 쪽에) 그러긴 너무 애매한 부분 아냐? 안에 들어가 입어.
다래 (팍 일그러진) 어으.. (숙소 보며, 망설이는데)
혁 내가 갈아입혀 줘?
다래 (기막히지만) 내가 미쳐.. (할 수 없이 방으로 들어가고)
혁 (귀여워 미소로 보다가) ! (현관 입구에 둔 쇼핑백 본다.. 어떡할까..)
S#27 혁의 숙소 (오후)
들어오는 다래, 호기심에 둘러보려는데, 대번에 침대 위에 널린 팬티가 보인다. 기겁하며 얼른 고개 돌리고, 빨리 입고 나가야지.. 서둘러 옷을 벗는.. 그 뒤로, 촬영용 조명기처럼 생긴 보조등에 매달린 프레임 바..
S#28 혁의 숙소 앞 (오후)
수경 (두리번 오며) 대체 어디야? 화장실이.
무심코 숙소 옆을 지나다, 뭘 봤는지 땡그래서 선다.
살금살금 방 쪽으로 가면, 조금 열린 커튼 너머로 보이는,
셔츠를 입고 있는 다래!! 침대 위엔 널려진 남자 팬티까지..
입이 딱 벌어지는 수경. 설마.. 하듯 조심스레 모퉁이 돌아서면,
입구 계단에 앉아 담배를 피고 있는 혁.
수경 (경멸스럽게 몸서리치며) 어쩜.. (휙 지나가고)
혁 (담배 피다, 무심히 수경을 본다.)
S#29 농장 마당 (오후)
평상, 민과 성욱, 도시락 다 먹고 치우는데,
미미 (평상에 누운, 배 두드리며) 빙글빙글 도는 기... 여가 무릉도원이다.
성욱 (미미 발밑의 소주병 꺼내며) 좀 비켜 봐요.. (쓰레기 봉지에 집어넣는) 으이씨.. 누군 신선 놀음에, 누군 맨날 종살이구..
미미 뭐라카노? 억울하면 니도 누라! (쫙 벌린 한쪽 팔뚝 탁탁 치는)
성욱 (헥, 혀 빼물고)
민 또 부부쌈이구만. (웃는)
수경 (오며, 민과 일행 보고 언뜻 회심의 미소.. 이내 충격받은 표정으로 평상 에 앉으며, 혼자말) 아냐.. 아닐 거야..
미미 (옆의) 와 그라노? 화장실 간다더니, 못 볼 거라도 봤나?
수경 네? 아, 아니에요. (회피하는데)
민 ?.. 조수경, 이상하다?
수경 (민 보더니, 당황스런 듯 시선 돌리며) 아니라니까. 왜들 그래요.
미미 (벌떡 일어나앉으며, 버럭) 참말로! 뭔데 그카노?
수경 (난처한 듯 민과 성욱 의식하고, 미미에게만 귀속말 속닥속닥)
미미 (점점 눈이 커지며 입이 딱 벌어진다.)
성욱 성차별 하나? (얼른 둘 사이에 귀 갖다대는데)
수경 (얼른 떨어지며, 곤혹스런듯) 말하지 말아요? (애들한테)
미미 (입맛 다시며) 가시나.. 내보다 능력 좋네?
민 누가요?
미미 누군? 진다래..
수경 언니! (입 막는)
민 (두리번) 그러고 보니 다래가 안 보이네?
S#30 혁의 숙소 (오후)
찢어진 셔츠 들고 방에서 나가는 다래(혁의 셔츠 입은).
문 닫히는 반동으로 흔들리는 방안의 프레임 바.
S#31 혁의 숙소 앞 (오후)
혁 (쇼핑백 보는.. 줄까 말까.. 갈등하는데)
다래 (나오는, 혁을 보고) 근데 야밤에 남의 수영장엔 왜 뛰어들었대요?
혁 (뒤로 감춘다.) 취미야. 쟁반꺾기보단 낫잖아.
다래 (기막혀) 흔티 흔한 게 바단대, 남의 수영장엔 뭐하러 뛰어드나 몰라. (하며, 가는데)
혁 잠깐만. (휙 쇼핑백 내민다.) 신발 좀 사 신어라. 냄새 엄청 나드라. (손 에 봉투 쥐어주고 가버리고)
다래 (허.. 기막혀 보다가 팩 돌아선다. 찢어진 셔츠, 그 안에 집어넣고)
S#32 농장 마당 (오후)
평상의 일행들에게 오는 다래(혁의 셔츠). 그 뒤로 따라오는 혁.
민, 미미, 성욱 일행, 일제히 시선 둘에게 꽂힌다. (다 들은)
다래, 의아해 수경 보면, 난 몰라.. 난처한 듯 고개 돌리는 수경.
미미 (담배 연기 날리며) 누군 좋겠데이.
다래 (시선 옷에 꽂힌 거 알고) 아니 이건.. 이 아저씨 땜에 옷이 찢어져서..
모두 (진짠가 봐? 일제히 혁에게 시선.. 다시 다래에게로)
다래 그, 그게 아니고, (당황. 이걸 어떻게 설명하나..) 이 아저씨가 어제 키스
모두 키스?
다래 (흡, 입 막았다가) 그, 그게.. 하우 참..
수경 (슬쩍 회심의 미소 짓는데)
혁 옷이 못에 걸려 찢어졌길래 빌려준 거야. 뭘 그런 눈으로 보구들 그래?
대낮에 둘이 에로 비디오라도 찍었을 줄 알았나? (가버리고)
다래 (더 당황스럽고)
수경 (민에게 슬쩍) 둘이 잘 어울리지 않니?
민 (생각으로 보고)
S#33 농장 앞 (오후)
나오고 있는 민과 다래(쇼핑백 든) 일행들.
미미 (다래한테 민망) 흠흠. 다래는.. 집이 어디고?
다래 (괜히 민망) 저 아래서 버스 타면 돼요.
민 (미미에게) 바래다 주고 가죠?
수경 (본다. 긴장)
다래 (오버하며) 됐어. 홈그라운드에서 뭘. 우리 집 꽤 멀어.
민 (외려 당황) 집 말구..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준다구)
다래 어? (헛기침, 괜히 머리 쓸어 올리고)
미미 민이 니가 냉큼 데불다 주고 와라. 주인공끼리 호흡도 맞차 보고.
민 (수경 의식하는데)
수경 (얼른 따라붙으며) 나도 같이..
미미 (OL. 수경 어깨에 팔 척 걸며) 니는 내캉 호흡 맞차야 된다. 스텝 회의.
수경 (일그러져, 끌려가며 돌아보고)
S#34 운치 있는 길 (오후)
나란히 걷는 다래(쇼핑백)와 민.
민 (눈치 살피며) 형한테 너 연기 지도 좀 부탁할라 그랬는데.
다래 형?
민 어.. 농장에 혁이 형..
다래 (이름이 혁이? 오버하는) 아우 싫어 야.. 차라리 안 하구 말지.
민 왜에? 둘이 잘 어울리던데..
다래 (화들짝) 사람을 엇다갖다 대? 나, 보기보다 눈 높아?
민 (피식) 그래두 그 형, 대학 다닐 때 인기 짱이었어.
다래 !
민 (다래가 대학 못 간 거 생각.. 말 돌리는) 그 형, 사람들한테 막 대하 는 거 같긴 해도, 알고 보면 따뜻한 구석두 많어.
다래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 저러고 있으니.. 그 부모님, 속 많이 썩겠다.
민 (의미 있게 피식 웃고, 눈썹 움직이며) 솔직히 말해. 나한테 연기 지도 받는 게 더 좋지? (어깨에 턱 팔 두르는)
다래 뭐어?
민 (웃고, 손 내밀며) 휴대폰 줘봐.
다래 왜에? (휴대폰 건네면)
민 (다래 휴대폰으로 어딘가에 전화 건다.. 울리는 벨소리)
다래 (어?)
민 (주머니에서 자기 휴대폰 꺼낸다. 휴대폰 화면에 뜬 다래 번호 저장시키 고, 다래 휴대폰 돌려주며) 이제 한 식군데, 휴대폰 번호 정돈 알아야지.
다래 (웃고)
S#35 다래 집 마당 (오후)
다래 (들어오며) 다녀왔습니다! (조용...) 어디 가셨나? (쇼핑백에서 찢어진 셔 츠와 신발 한 짝 꺼내는데, 뭐가 더 있다. 의아해 꺼내보면 새 신발!)
혁 (E) 신발 좀 사 신어라.. 냄새 엄청 나드라.
다래 희한한 인간이네, 정말. (마당에 휙 던지며) 병 주고 약 주고. (안으로 들어가려다, 슬그머니 돌아본다. 다시 주워들어, 슬쩍 신어 보는.. 이리 저리 맵시 보며) 보는 눈은 있네. (가지런히 벗어, 신발장에 넣어 놓는)
S#36 다래 방 (오후)
다래, 들어오는데, 시선에 들어오는 형광등 줄에 매달린 프레임 바..
플래시 백> 1부 씬 6의, 바닷속에 의식 잃고 있던 혁의 목에 걸린 프레임 바.
다래 그 아저씨가? (영화 감독...) 설마... (프레임 바 톡 치면)
흔들리는 프레임 바에서.
S#37 농장 혁의 숙소 (오후)
흔들리는 혁의 프레임 바.
보조등에 걸린 프레임 바를 툭툭 건드리고 있는 혁.
S#38 영란 방 (초저녁)
다래 (들어오며) 이상하네..? 어디 가셨지? (돌아서는데, 문 열린 다락방에서 불빛이 새나온다.)
S#39 다락방 (초저녁)
다래 (올라오다, 쓰러져 있는 영란 발견하고) 엄마! 정신 차려! (흔들면)
영란 어... (부시시 눈 뜨고) 왔니..?
다래 괜찮어? 괜찮은 거야?
영란 (앉으며, 걱정할까 봐) 어.. 피곤해서 깜빡 잠 들었나 봐.
다래 (글썽) 것봐, 절대 무리하면 안된다니까.
영란 (손사래하며) 됐어, 이 정도론 안 죽어, 니 엄마. (방바닥에 있던 일기장
내밀며) 니 아버지.. 일기장이다. (마지막 보던 장을 펼쳐 내미는)
다래 (놀라는) 아버지 일기장..? (얼른 받아서보면)
(Insert) 2001년 7월 22일.
부쩍 숨통을 조여 오는 인간들.. 이젠 출근하는 것조차 두렵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도 숨이 막힌다. 자신들의 범죄 행위에 왜 날 끌어들이는지... 아닌 건 끝까지 아닌 거다. 날 죽인다 해도...
영란 니 아버지.. 그냥 죽은 게 아냐. 분명, 무슨 일이 있었어.
다래 !! (충격으로 굳어진)
윤수 (E) 일은 무슨 일?
S#40 리조텔 커피숍 (다음 날 오후)
윤수 (시치미) 아무 일도 없었어.
다래 오랫동안 같이 근무하셨으니까, 강 과장님은 잘 아실 거 아니에요. 저희 아버지 돌아가시기 직전에 회사에서 무슨 일이..
윤수 난 몰라, 암것두! (했다, 너무 오버다 싶어, 목소리 가다듬고) 경찰에서
도 조사할 만큼 했나 보던데, 갑자기 왜.. (시계 보며) 벌써 점심 시간 끝났네? (일어서며) 도움이 못돼서 미안해. 잘 가게. (도망치듯 나가는)
다래 (석연찮은 눈길로 보고)
S#41 리조텔 비상구 계단 (오후)
윤수 (초조한.. 담배 꺼내물며) 나참. 이제 와서 뭘 어쩌겠단 거야? (하다 떨어 뜨린다. 주워서 후 불고 다시 물며) 그런다고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올 것도 아니고 (불 붙이다가) 읍, 퉤! (필터에 불붙인) 에이! (확 던진다.)
S#42 리조텔 앞 (오후)
다래 (무거운 발걸음 옮기는데)
직원1 (E) 강과장만 살판났지. 진부장님 자리 꿰차고. (1부에서)
다래 (영 석연찮은데, 누군가 어깨를 툭 친다. 화들짝 돌아보면)
혁 뭘 그렇게 매번 깜짝깜짝이야.
다래 (칫...) 여기서 아르바이트라두 해요? 자주 오네..?
혁 그러는 넌?
다래 알 거 없어요. 참, 그 신발은 뭐예요? 사람 갖구 노는 것두 아니구.
혁 (딴소리) 남의 옷은 그냥 삼킬 건가?
다래 (허..) 벙거지 같은 걸 내가 왜 삼켜요? 따라와요. 선과장에 있으니까.
혁 (싱글싱글 웃으며 다래 코앞에 얼굴 바짝 붙이고) 영화 출연한다며?
다래 (헉! 바짝 얼어서) 왜, 왜 이래요? (얼굴 뒤로 빼는데)
혁 (다래 뺨을 손으로 살짝 민다. 옆 얼굴 보며) 배우가 그렇게 없나?
다래 (으으윽, 일그러지는데)
혁 (뒷머리 들어올려 목선 보며) 목선은 그런 대로 봐줄 만하네.
다래 (손 확 밀쳐 내며) 이 아저씨가.. 나 영화 찍는데 보태준 거 있어요? 그 래두 난, 잠잘 시간 아껴가며 하는 거라구요. (아래 위 훑어보며) 젊은 사람이 인생에 목표가 있어야지.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 왜 이러구..
혁 (쓴웃음, 자르듯 가 버린다.)
다래 (쫓아가며) 내 말 아직 안 끝났어요.
혁 (쓴 웃음 계속) 그만해라.
다래 (고소한, 부러 더) 아저씨 이러구 사는 거 부모님도 아세요? 내가 엄마 면 당장 회초리 찜질에..
혁 (멈춰선다. 눈빛 매서운)
다래 (흠칫) ?
혁 미안하군. 그럴 엄마가 없어서. (가버리고)
다래 (실수했나?) 셔츠, 안 받아갈 거에요? (해도, 그냥 가자) 좀 심했나?
S#43 카페 산타루치아 (저녁)
분위기 무르익어 가는 가운데, 라이브 가수가 열창을 하고 있다.
미미, 눈을 지그시 감고 온몸으로 리듬 타고 있고, 어이없어 보는 성욱.
그때 카페 안으로 들어서는 창완.
민 (주방 쪽에서 나오다, 반색) 아버지! (달려가고)
창완 (흐뭇한 미소, 어깨 두드려 주며) 고생 많지?
수경 (아버지? 얼른 매무새 고치고 쪼르르 가서) 안녕하세요? 민이 친구 수 경이에요. 도움 많이 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창완 (미소로 보며) 참한 학생이네.
수경 (다소곳이, 고개 숙이고)
S#44 동 3층 테라스, 테이블 (저녁)
민 언제, 낚시 한번 가야죠?
창완 그래, 한번 시간 내야지. 형은 가끔 들르냐?
민 네. 뭐, 그냥..
창완 녀석, 어떻게 사는지... 너라도 자주 들여다봐라.
민 그러고 있어요.
수경 (저쪽-출입구 쪽-에서, 회심의 미소로 보고 있는)
S#45 농장 혁의 숙소 (저녁)
벽에 걸린 어머니의 그림 앞에 서 있는
혁 엄마.. 나 참 한심하지?.. (그리움으로 박정숙 사인을 더듬으며, 애틋하게 보는데서)
S#46 영란 방 (저녁)
영란, 다래 부의 사진들과 결혼 반지, 편지 등을 꺼내 보고 있다.
다래 (들어서는) !! (마음 아파) 엄마아.
영란 (봉투 하나 보며) 태성 회장님이 니 아빨 많이 아끼셨나 봐.
다래 회장님? (건네 받으면, (주)태성레저개발, 대표이사 이창완 인쇄된 봉투)
영란 누가 그러는데, 회장이 친필 조문 보내기가 쉽지 않다더라, 얘. (생각에)
우리... 회장님한테 한번 부탁해 볼까?
다래 뭘?
영란 니 아빠... 진짜 사고 맞는지.. 한번 알아봐 달라구.
다래 엄만.. 회장이 경찰이야?
영란 그래두.. 니 아빨 그렇게 아꼈으면..
다래 (봉투 의미 깊게 보는..) !
S#47 리조텔 로비 (오후)
경비 말귈 못 알아듣네? 회장님, 방금 나가셨다니까!
다래 (거짓말이라고 생각) 아이, 아저씨! 네?
경비 계신다 해도 아가씬 못 만나, 알았어? 어서 가요. (가라고 손짓)
다래 (실망으로) ...
S#48 리조트 내 골프장 근처 (오후)
민의 팔짱을 끼고 오는 수경.
민 (넓게 잔디가 펼쳐진 경치 좋은 곳 앞에 서며) 아아.. 여기..?
수경 괜히 헌팅한다구 고생할 필요 있어? 리조트 안에두 이렇게 좋은 데가
많은데. (하다, 어머) 여긴 니가 더 잘 알겠다.
민 (웃고) 여기두 괜찮지 뭐.
수경 (두 팔 하늘 향해 벌리고 빙글빙글 돌며) 너무 좋다.. (그 위에)
수경 (E) 두고 봐. 이 모든 게 다, 내 께 될 거니까!
민 (미소로 바라보는데)
윤수 (일각에서 바지 걷어붙이고, 맨발로 잔디 밟기하고 있다가) 거기, 이민
학생 아냐?
민, 수경 ?? (돌아보면)
윤수 맞구나? (얼른 구두-프롤로그의 범인처럼 앞이 뾰족한 구두!-꿰고 오며) 방학이라고 내려왔나 봐? (악수라도 하려고 손 내미는데, 양말짝 들려진. 킁 냄새 맡고) 냄새가 좀 나네.
민 (웃고) 여전하시네요, 강 과장님은. 요즘은 안 바쁘세요?
윤수 아냐아. (얼른 양말 꿰며) 점심 시간이라 잠깐 광합성 나왔어. 내가 얼 마나 바쁜지, 잘 알잖아? (친한 척)
수경 (뭐야 이 사람? 지저분해서 찌푸리는데)
윤수 (생색) 난 왜 그렇게 바쁜지 몰라. 1년 내내 눈코뜰새가 없어요. (짐짓) 요즘은 증여세 처리 땜에 더 바쁜 거 알지? 회장님이 이번에 주식 반을 뚝 짤라서 형 앞으로 옮겼잖아. 슬슬 후계 구돌 마련할 때도 됐지 뭐.
수경 !! (무슨 소리야 이게?)
민 (수경 의식, 난처해서) 저기..
윤수 걱정 마. 자기 껀 그대루야. 형한테 대면 새발의 피 (실수했다 싶고) 회 사엔 언제쯤 들어온데? 행색이 완전 막일꾼이던데. 요즘 농장에서...
민 (당황, 얼른 막는) 안 바쁘세요? 들어가 보셔야죠?
수경 (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일그러진다.)
S#49 리조트 일각 으슥한 곳 (오후)
담배 피며, 휴대폰 통화하고 있는
수경 (표정 일그러진 채, 목소리만 사근히) 오빠 다녔던 태성.. 후계자가
누구랬죠?
형근 (F) (쿵짝대는 트로트) 야 새꺄, 소리 좀 줄여! (하고) 건 왜?
수경 같이 연수 온 친구가 자기 애인이 태성 후계자라잖아요. 근데 오빠가
전에 말한 거랑 다르더라구요. 나이도 훨씬 많구..
형근 (F) 사기꾼한테 속았구만. 걘 아직 핏댕이야. 1학년.
수경 (으이구.. 하면서도 부드럽게) 혹시, 형인지두 모르죠.
형근 (F) 본마누라 아들? 야야. 걘 내논 자식야. 영환지 뭔지 한다고 깝치다 가 사고나 치고..
수경 영화요? (하다, 띵.. 하며 생각나는 혁! 벌린 입 못 다물고)
형근 (F) 이 오빠가 우리 수경이 보구자파 애간장이 녹는다. 일본놈들 찝적대 면 바로 전화 때려! 현해탄이 문제냐! 한방에 날아간다!
수경 (말 끝나기도 전에) 교수님이 불러요. 끊어요.
형근 (F) 굿빠이, 딸링.. (쪽 소리)
수경 (휴대폰 귀에서 확 떼며 진저리.. 신경질적으로 닫고) 아악! (분에 못이 겨 머리 확 헝클어트렸다가, 쓰레기통 후려차고.. 그러다 문득 드는 생 각에, 눈을 굴리는 데서)
S#50 농장 안, 입구 쪽 (저물녘)
감귤 두 개로 던져받기 하며 오고 있는 혁.
입구 쪽. 다래(퇴근길), 가방에 쇼핑백 들고 온다.
다래 (갑자기 어딘가 향해) 미안해요.. 어젠, 제가 좀 심했죠? 사실, 그렇게 말 할려고 한 건 아니구요.. (혼자 버벅대며 연습하는데)
혁 (오다가 본다.) ! (얼른 다래 뒤로 가서) 여기서 뭐해?
다래 엄마야.. (화들짝 놀란다.)
혁 (피식) 사과하러 왔어?
다래 (당황) 사, 사과는 무슨 (얼른 쇼핑백 주며) 자요. 아저씨 옷. 이제, 됐죠?
혁 (싱긋 웃고는, 다래 손목 나꿔채며) 가자.
다래 (땡그래져서) 어딜요?
혁 (그대로 끌고 가며) 사과하려면 확실하게 해.
다래 어마마... (끌려가는)
S#51 트럭 안(해안 도로 위) (저물녘)
다래 (화난) 어디 가는 거예요?
혁 (운전대 한 손으로 잡고 운전만..)
다래 차 세워요, 빨랑! 안 그럼, 확 내려 버려요! (손잡이 잡으면)
혁 (흘끔 보고, 끼익.. 차를 세운다.)
다래 (흠칫 놀라) 아니 꼭.. (하는데)
혁 (당장 차문 열듯 불쑥 상체 디밀더니, 안전 벨트 끈, 확 잡아 당겨
주며) 벨트 매라.
다래 (무안, 헛기침하는 위로, 요란한 말발굽 소리와 함성 소리)
S#52 경마장 관람대 (저녁)
혁 (일어서서, 손까지 흔들어가며 신나게 응원하는) 달려! 질주야! 힘 내!
다래 (황당한 듯, 뻥해서 혁을 쳐다보고)
환하게 밝혀진 조명 속에 야간 경주가 한창이다.
우우 일어나서, 배팅한 말을 응원하는 사람들...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혁. 평소와 달리 빛나는 눈빛에 활기차 보이는..
그런 혁의 모습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눈으로 보는 다래.
결승점으로 들어오는 경주마와 기수들.
혁 (주저앉으며) 어우.. 저 놈은 어떻게 맨날 꼴찌냐.
다래 (황당) 맨날 꼴찌? 알면서 걸었어요?
혁 어? (말돌리듯, 벌떡 일어나며) 가자.
다래 이 아저씨가 증말! (따라하는) 가자! 똥개 훈련시켜요? 내가 가자면
가구, 오자면 오는 앤가.
혁 (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잡고 끌고 나가고)
다래 (우이씨.. 또 끌려가고)
S#53 경마장 로비 (저녁)
다래 (끌려나오다, 확 뿌리치며) 놔 봐요. (두리번) 화장실 좀.. 갔다오게..
혁 (픽 웃고, 다래 사라지면 담배 꺼내 물며 걸어가는데)
창완 (귀빈과 함께 나오다가 혁을 본다.. 양해 구하고 오는) 금연인 것도
모르냐?
혁 ! (담배 집어넣는데)
창완 회사 잠시 나올 시간은 없고, 경마장 올 시간은 있더냐.
혁 (비죽) 무위도식하는 놈도 즐길 건 즐겨야죠.
창완 (답답한... 보다가) 네 말은 또 꼴찌더구나. 말이나 주인이나 언제 정신
차릴런지.
다래,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저만치 누군가와 얘기하고 있는 혁.
사람들에 가려 잘 안보이는 창완, 돌아서가는 뒷모습만 보인다.
S#54 경마장 앞 놀이 공원 (저녁)
혁 (말없이 걷기만, 어두운 표정이고)
다래 (혁 따르며, 기색 살피다가) 맑았다, 흐렸다. 오락가락 어지러 죽겠네.
혁 난 말야. 다시 태어나면.. 경주마가 되고 싶어. 걸리적거리는 거 다 잊 고, 아무 생각 없이 결승점만 향해 달리는 거야. 무조건...
다래 이 아저씨, 철들라면 멀었네. 땡볕에 힘들게 번 돈, 이런 데나 날리구. 경마는 무슨 경마예요!
혁 (마권 주며) 얼만지나 보구 얘기해.
다래 ? (보면, 100 * 10 = 1000원짜리.. 쩝..)
혁 고맙다. 따라와 줘서.
다래 (놀란) 그런 말도 할 줄 알아요?
혁 (픽 웃는)
다래 (그래도 기분은 좋다..) 휴대폰 좀 줘 봐요.
혁 왜?
다래 (손 내밀며) 얼른요. (혁, 휴대폰 꺼내 주면.. 혁의 휴대폰으로 전화
건다. 벨소리 울리면, 자기 휴대폰 꺼내 화면에 뜬 혁 번호 저장시킨다.)
혁 뭐 해?
다래 (혁 휴대폰 주며) 내 번혼 거기 입력돼 있어요. (자기가 하고도 우스워, 고개 돌려 웃는데)
혁 (기막힌) 이거 아주 선수네. 누가 휴대폰 번호 교환하재?
다래 아저씨만 맘대로 해요? 나두 내 맘대로 한 거 뿐예요.
혁 (장난기) 나 좋아하지 마라. 다친다.
다래 참.. 그래두 오며가며 만난 사이에, 휴대폰 번호 정돈 알고 지낼라 그랬 더니.. 확 지워버릴까 부다..
혁 기억하기 쉽게 0번으로 저장해라.
다래 꿈 깨세요.
S#55 트럭 안 (도로 위) (밤)
다래 (흘깃흘깃, 운전하는 혁 얼굴 유심히 보다가) 아저씨, 영화 감독이었
다면서요?
혁 .......
다래 혹시 작년에 여기서 영화 촬영 했었어요?
혁 (보는.. 민이한테 들었구나 싶고..)
다래 그 때 사고 당하지 않았어요? 바다에서 촬영하다가..
혁 (O.L 단호한) 아니, 그런 일 없어.
다래 (아니구나.. 실망하는데, 휴대폰 울리는.. 꺼내들고) 여보세요?.. 민이니?
혁 ! (본다)
다래 긴급 회의? 지금? (혁을 보는데)
혁 (시선 돌리며 운전만)
다래 아니, 하나도 안바뻐. 갈께. (끊고, 택시기사에게 하듯) 아저씨, 카페요.
혁 (허.. 실소) 운전대 잡은 사람은 나야. 누구 맘대로 간다는 거지?
S#56 트럭 안 + 카페 산타루치아 앞 (밤)
다래 (트럭에서 내린다. 왠지 미안한) 경마.. 잘 봤어요. 셔츠도 고마웠구..
혁 (뒤에 차오는 거 보고) 문 닫아라.
다래 (뻘쭘.. 문 닫으면 출발해서 가버리는 혁의 차) 잘 가라, 한마디 하면
어때서. (주머니에서 마권 꺼내 보는.. 씨익 웃고, 가방에서 수첩 꺼내 소중하게 끼워 넣는다.)
S#57 카페 산타루치아 (밤)
다래, 들어오는데 카페는 파장 분위기고, 민 일행은 나갈 준비하는..
민 (반갑게) 어서 와. 오늘의 주인공.
다래 ? (둘러보며) 회의 안 해?
미미 진다래 신고식 뿌라스, 헌팅 쫑파티 뿌라스, 카페 활성화 뿌
성욱 프라스는 무슨.. 마이너스! 예산에 없던 공금 지출!
미미 (못마땅해) 쫌새이... 암튼! 등등 뿌라스.. 나이트 단합 대회다.
다래 (난색) 그런 데, 한번두 안 가봤는데..
민 어? 배신 때리기 없기야.
수경 (내내 딴생각하고 있다가) 난 그냥 들어가 쉴게. 몸이 안 좋아서.
민 너까지 왜 그래? 너 없이 무슨 재미로 나이틀 가냐?
미미 니, 이민 껌딱지 조수경 맞나? 야가.. 큰병 들렸나? (이마 짚어보고)
수경 언닌.. 누가 들음 내가 민이랑 사귀는 줄 알겠네. (또박또박 나가는)
일동 ?? (의아해서 수경 쪽 보는데)
민 (무안해서 농담) 나 지금 채인 거지? (흑.. 다래 어깨에 기대는)
다래 (웃으면서도 나이트 가기 싫어 난감.. 그 위로 요란한 음악소리)
S#58 리조텔 나이트 클럽 홀 (밤)
신나서 춤추는 민, 미미, 성욱과 일행들.. (각자 개성 살려 코믹하게)
민, 박수만 치는 다래를 슬쩍 안으로 밀어버린다. 모두, 환호하고.
당황스런 다래, 잠깐 짧게 제스처해 보이고 도망치듯 테이블로 간다.
민, 그런 다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배신이야, 배신! 쫑크 주는데.
S#59 나이트 클럽 룸쪽 복도 (밤)
다래(가방 맨), 화장실이 어디야? 두리번거리는데, 막 들어서는 창완과 귀빈, 수행원들. 여기가 아닌가? 고개 돌리던 다래, 창완과 부딪힌다.
다래 죄송합니다! 괜찮으세.. (하는데, 가로막는 어깨)
창완 (어깨에게 비키라 손짓하고) 학생은 괜찮나?
다래 (정중히 인사) 죄송합니다. 제가 앞을 못 봤어요.
창완 (잠시 보다, 수행원 안내 받으며 룸으로 들어간다.)
다래 (높은 분인가 보네? 보는데)
웨이터1 (창완 일행 보며) 회장님께서 어인 행차시래?
다래 (룸 보며.. !) 회장님?!!
S#60 몽타주 (밤)
- 창완이 있는 룸으로 들어가려는 다래. 어깨가 막아서고, 다래, 회장님께 드릴 말씀이 하는데, 벌레 뛀궈내듯 다래를 밀쳐내는 어깨.
- 룸 앞으로 다시 오는 다래. 이번에는 새액 웃어보이며 문 열고 들어가려고.. 어깨, 일그러지며 다래를 복도에서 홀로 끌어낸다.
- 다시 룸앞의 다래. 이번에는 애원하는 표정으로 들어가려는데, 진짜 화난 어깨, 다래 뒷목덜미 달랑 집어, 들고 나간다.
- 나이트 클럽 밖에 버려지는 다래. 비장한 표정으로 다시 들어가고.
- 룸앞, 씩씩대며 오는 다래 보며, 완전히 열 받은 어깨의 표정에서.
S#61 창고방 (밤)
문 열리고, 어두운 방안에 패대기쳐지는 다래.
와락 문 앞으로 달려들지만, 밖에서 문 잠궈버리는 어깨.
다래 (문 두드리며) 이봐요! 여보세요! (반응없고.. 어떡해.. 갑자기 밀려오는 는 두려움.. 공포...) 이것 봐요! 내보내 줘요! (문 두드리는데)
S#62 농장 혁의 숙소 (밤)
문이 열리면, 대본(바다의 연인)과 주스 상자 들고, 말간 얼굴로 서 있는 수경. (상의, 순수한 느낌의 흰색 블라우스 정도)
휘둥그레 보는 혁.
S#63 창고방 (밤)
문 두드리다 지친 다래. 두려움에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휴대폰 꺼낸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버튼 누르고.
S#64 나이트 클럽 홀 (밤)
요란한 음악 속에, 테이블 위에서 반짝반짝 빛을 발하고 있는 민의 휴대폰. 일행과 함께 춤추고 있던 민. 다래를 찾듯 테이블 쪽 보지만 아무도 없고.. 의아한 민.
S#65 농장 혁의 숙소 (밤)
혁, 대본 든 채 책상 앞에 비스듬히 섰고, 어색하게 바닥에 앉은 수경.
수경 (주스캔 만지며) 우리 영화.. 색감을 어떻게 가는 게 좋을까요? 블루톤 이 좋을지, 브라운이 좋을지...
혁 (비스듬히 돌린 채) 그런 건 감독하고 상의해야지.
수경 (시선 떨구며) 영화패 들어와, 젤 첨 본 작품이 폭풍이었어요.
혁 (돌아보면)
수경 갑자기 찾아와서 놀라셨죠?.. 오빠가 폭풍 감독이라는 거 알고, 저도 모 르게 그만... 폭풍... 보는 내내 가슴이 아팠거든요. 저 사람, 상처가 있구 나.. 얼굴도 모르면서 맘대로 단정했죠. 나랑.. 닮은 사람이라고.
혁 !! (돌아서며) 늦었다. 그만 가봐.
수경 (혁의 등 보며 확 치밀지만.. 누르는데, 한쪽에 개켜진 그 셔츠가 보인다! 비죽 계산적인 미소.. 주스캔을 들어 가슴에 콸콸 쏟아붓고는, 당황스럽 게) 어머, 어떡해...!
혁 (돌아보고, 어!)
S#66 창고방 (밤)
다래, 눈물 닦아내며 다시 문을 두드려 본다. 쾅쾅쾅쾅, 아무도 없어요? 그러나 반응 없고.. 훌쩍이며 휴대폰 0번을 누른다.
액정 화면에 뜨는 날건달.. 신호음 울리고.
S#67 농장 혁의 숙소 (밤)
혁은 없고... 혁의 모 그림과, 조명등에 걸린 프레임바를 찬찬히 살펴보는 수경.. 야심의 미소로 젖은 블라우스 몸에 더 착 붙도록 잡아당기는데, 책상 위에서 울리는 혁의 휴대폰. 얼른 열어 보는 수경.
액정 화면 진다래..
일그러지는 수경, 얼른 휴대폰 전원 꺼버리는데, 걸레 들고 들어오는 혁.
수경 (얼른 물러나 서며) 옷이 많이 젖었는데.. (셔츠 집어들며) 이거 좀 입어 도 될까요?
S#68 농장 혁의 숙소, 현관 앞 (밤)
수경 (혁의 그 셔츠 입은) 오빠 작품.. 곧 다시 보게 되겠죠?
혁 (들어가려고, 돌아선다.)
수경 (이렇게 갈 순 없다. 계단에 발을 헛딛은 척 휘청) 아!
혁 (재빨리 뒤에서 잡으며) 괜찮아?
수경 (발목 만지며) 아아..! (삔 것처럼)
S#69 창고방 (밤)
눈물 범벅이 다래의 눈에, 창문이 보인다.
책상이나 의자 정도 딛고 창문 열어보려 하지만 열리지 않고, 굳건히 버티고 있는 쇠창살까지.
그 때, 창 밖으로 보이는 민 일행. (반지하 방이라, 지상의 사람들이 정면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누구인지는 알 수 있다.)
다래 (창문 두드리며) 민아! 언니! 성욱아!
S#70 리조텔 앞 일각 (밤)
그 창문 앞을 지나고 있는 민과 일행들. 왁자한 분위기.
미미, 한번씩 몸을 풀어 줘야 된다카이. 성욱, 어련하시겠어요.
그들 뒤로, 절박한 심정으로 창문 두드리고 있는 다래..
민, 다래가 맘에 걸려 입구쪽 돌아본다.
성욱 (앞서가다, 보고) 먼저 갔다니까. 첨부터 오기 싫어했잖아.
민 (그런가? 실망스레 가려는데, 휴대폰 울리는) 먼저 가. (하고 받는데)
다래 (F) (떨리는) 나 갇혔어, 민아.. 발 밑에 창문..!
민, 땡그래서 돌아보면, 창문가에 붙어 있는 다래.
민, 놀라 휴대폰 닫고 가까이 가보지만, 쇠창살 막혀 있다.
S#71 나이트 클럽 카운터 (밤)
웨이터1에게 열쇠 뭉치 잡아채듯 받고 달려가는 민.
안주 접시 들고 가던 웨이터2와 부딪혀 접시 깨지고..
S#72 창고방 앞 (밤)
민 (열쇠 뭉치 들고 달려온다. 다급히 문을 열면)
다래 (기진맥진해 문 앞에 서 있다) 민아.. (눈물이 주루룩 흐른다.)
S#73 리조텔 앞 + 트럭 안 (밤)
민 (다래 부축해서 나오며) 무슨 일이야, 대체?
다래 (그제야 다시 떠오르는.. 회장님! 안으로 들어갈 듯 돌아서다가,
휘청하고)
민 다래야! (부축해 안는데)
그 앞으로 들어오는 혁의 트럭.
운전석, 혁의 시선에 민의 품에 안긴 다래가 보인다. 굳어지는데,
수경 민이랑 다래네? (얼른 혁의 눈치 살피고, 잘됐다.. 창문 내리고) 다래야!
다래, 트럭 안의 혁을 보고 흠칫, 민에게서 떨어지고,
민도 형과 수경을 보고 저도 모르게 조금 떨어지는데,
트럭에서 내리는 수경. (발목 불편한 시늉) 야릇한 미소로 다래를 보는..
다래, 수경에게 입혀진 혁의 셔츠를 휘둥그레 보는데서.
-- 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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