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퀸 21
씬1. 정우 집 해주 방 (낮) (전 회 이어서) 달순 해주야. 너 이 집 나가라. 해주 (놀라서 보는) 엄마. 무슨 소리야? 달순 말 못 알아들어? 이 집 나가라고 이것아! 해주 내가 왜 나가? 가족이 여기 있는데! 달순 너 우리 가족 아니야. 해주 엄마까지 왜 이래 진짜! 아부지가 보시면 뭐라고 하시 겠어? 달순 그 아버지도 니 아버지 아니야. 해주 뭐? 달순 (사진 보며) 천홍철...저 인간도 니 아버지 아니라고! 해주 (멍하니 보는데) 무슨 소리야 그게? 달순 니 아버지는 윤학수라는 사람이라더라. 해주 (놀라는) 달순 그리고 네 친 엄마는...이금희...천지조선 사모님 그 여 자야. 눈물 글썽해보는 달순, 눈이 휘둥그레져 바라보는 해 주. 해주 엄마... 지금 뭐라는 거야? 정신이 어떻게 됐어? 달순 지난번에 거제에 그 여자가 찾아 왔을 때, 너 어렸을 때 사진을 들고 왔 더라. 니 아버지가 너 처음 안고 왔을 때 입고 왔던 노란색 옷도 가져 왔어. 해주 (멍하니 보면) 달순 그때 아니라고 펄쩍 뛴 건, 니가 그 여자 따라 가버리 면 우리 식구 먹고 살 길이 깜깜해서 그랬어. 해주 엄마... 달순 나도 그때까진 니 아버지만은 진짜 친아버진 줄 알았 다. 사정이 어떻게 돼서 그 사모님 아이를 안고 왔는지 모르 겠지만, 너 그렇게 이뻐한 양반 이 친아버지가 아닐 줄은 몰랐 다. 근데 윤검사님 방에 너 어릴 때 얼굴 하고 똑같은 사진 이 있더라. 물어 보니까 윤검사님 돌아가신 형님이 이 금희 그 여자 전 남편이었다더라. 해주 말도 안 돼. 그만 해, 엄마... 달순 니가 삼촌 삼촌 하는 윤검사가 진짜 니 삼촌이라고 이 것아! 너는 우리 집하고 아무 인연이 없는 애라고! 해주 그만 하라니까! 벌떡 일어나 나가는 해주. 보고 따라 일어나는 달순. 씬2. 동 마당 (낮) 나오는 해주. 하지만 아무 데도 가지 못하고 멍한 얼굴 로 서성대는데, 따라 나오는 달순. 달순 너 충격 받은 거 알어. 하지만 내 말 사실이야. 해주 (고개 저으며)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달순 거짓말 아니라니까? 못 믿겠거든 가서 니 친 엄마 만 나 확인해 봐. 해주 싫어! 내가 왜 그래야 되는데! 달순 말 귀 못 알아들어? 너 우리하고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야! 남 이 왜 우리 집에 있어? 니 집에 가야지! 해주 엄마... 달순 엄마라고 부를 것도 없어! 니 친엄마가 너 애타게 찾 고 있으니까 그리로 가라고! 해주 (울며) 엄마... 달순 너 상태 하는 말 못 들었냐? 너 동생 아니라잖아? 이것 아! 나 하나만으 로도 그런데, 니 아버지까지 아닌 거 알면 너 잡아먹게 생겼어! 그러 니까 얼른 가! 해주 핏줄이 뭐가 중요한데! 살아온 세월이 중요하지! 달순 그 세월 나도 이제 징글징글하다. 너 등골 빼 먹는 것 도 지겹고 끔찍해! (밀어내며) 어여 가라니까! 해주 엄마... 달순 나 더 이상 못 된 년 만들지 말고 가라고! 나만 아니었 으면 너 창희 그 놈하고 헤어지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 대 궐 같은 집에서 공주처럼 살 거 아냐? 내가 인두겁을 덮어썼으 면 몰라! 더 이상은 니 꼴 못 보겠으니까, 제발 가라고! 하고 평상에 주저앉아 우는 달순. 글썽해 멍하니 보는 해주. 씬3. 강산 오피스텔 안 (낮) 비망록을 굳은 얼굴로 읽고 있는 강산. 책장이 넘어가 는 모습 위에.. 인서트1) 철판공장 일각 (흑백) 용접하고 있는 강산모, 경미. 어느 순간, 용접모 벗고 환히 웃는다. 일각 에서 보고 있는 강산부, 강운. 두 사람 철 판 뒤로 숨어들며 포옹한다. 그 모습에.. 강운 (NA) 채경미... 그녀를 만난 것이 내 인생의 가장 찬란 한 날이었네., 복 잡한 도식과 미래에 대한 막막함, 가업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려 있던 나 에게 그녀는 자유와 생기를 불 어 넣어줬네. 배 만드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모르던 나에 게, 그녀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 인지 를 알려줬지. (인서트2) 밤바다 선착장 (흑백) 짐꾸러미 들고 배에 오르는 강운과 경미 모습 위에... 강운 (NA) 하지만 그녀와의 사랑은 또한 가장 참혹한 날을 향한 전조였네. 그녀를 만나는 것을 안 아버지는 경미를 납치해 죽이려고까지 했고, 나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일본 행 밀항선을 탔지. 깜깜한 바다에서 한 가 지 다짐한 것은, 대학캠퍼스에서 자네와 약속한 것을 이루려는 소망이었 네. 지 금 조국을 떠나지만, 결코 버리지는 않겠노라고. (인서트3) 야외 공원 일각 (흑백) 아이를 안고 와 벤치에 앉는 강운과 경미. 아이 들여다 보며 행복한 미소 머금는다. 그 모습 위에.. 강운 (NA) 가을에 아이가 태어났어. 나는 아이에게 산이라 는 이름을 지어 주 고 일본에 귀화신청을 했네. 아이가 태어 난 가을과 아이 이름을 따서, 가을산이라는 의미의 아키야 마가 내 이름일세. 내일부터 나는 이 아이의 미래를 위해 바다 로 가네. 학수 자네가 주장한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서 말 이야. (인서트4) 바닷가 일각 (흑백) 경미를 걷어차는 검은 양복들. 쓰러지다가 울며 쫓아 가는 그녀를 양복들 이 다시 쓰러뜨린다. 그 앞에 대평이 강보 에 싸인 아이를 안고 간다. 그 모습에... 강산 (NA) 내가 바다에 있을 동안, 아버지가 일본까지 쫓아 와 산이를 빼앗아 갔네. 아내에게 말 못할 폭언과 폭력이 이 루어졌지. 나는 무능한 사람이 야. 바다에서 아무 것도 찾지 못하고, 내 아내와 아들마저 지키지 못했 어. 살고 싶은 마 음이 없네. (인서트5) 바닷가 일각 (흑백) 노을이 지는 바다. 멍한 얼굴의 경미를 강운이 안고 바 다 바라본다. 그 모습에.. 강운 (NA) 그 후로 아내는 실어증에 걸렸지. 정신도 온전치 가 않아. 이런 아 내를 두고 나는 또 바다로 가네. 이번 탐사 에서도 실패하면, 나는 이 세 상을 버릴 걸세. 꿈도 사랑도 다 무너진 지금... 나는 살아갈 이유가 없 어. 내가 혹시 이 세상에 없다면, 언제고 자네가 이 책을 내 아들 산이 한테 전해 주게. 읽던 것 멈추고 고개 드는 강산. 그 눈이 분노와 슬픔 으로 젖어 있다. 씬4. 강산 공장 일각 (낮) 대평, 직원들 작업하는 모습 보고 있는데, 달려오는 강 산의 오토바이. 대 평 앞에 급정거하고 내리는 강산. 분노한 얼굴로 대평 노려본다. 대평 왔나? 야, 그 상탠가 명탠가 하는 그놈아... 오늘 무단 결근했다. 우예 된 기고? 강산 (노려보며) 왜 말하지 않았어요? 대평 (멈칫 보고) 일마가? 와 그라노? 강산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때문에 돌아가신 거, 왜 말 하지 않았냐구요! 멈칫 굳어져 보는 대평. 노려보는 강산. 씬5. 바닷가 일각 (낮) 파도가 밀려온다. 바다 보며 서 있는 대평. 그를 보고 선 강산. 대평 그거를 우째 알았노? 강산 제 질문에나 대답하세요! 할아버지 때문에 돌아가신 거 맞죠? 그래서 저 한테 부모님 이야기 꽁꽁 숨기신 거였어 요? 대평 그래. 다 알았으면 됐네. 더 할 이바구가 뭐꼬? 강산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가 있었어요? 아버지 어머니 그렇게 만들어 놓 고,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았어요? 왜 절 어머니한테서 뺏아 왔냐구 요! 대평 내한테 하나 뿐인 희망을 니 에미라는 여자가 뺏아 가 서 그랬다! 와? 강산 (보는) 대평 니 에비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아나? 이놈아야! 니보다 백배 천배는 더 똑똑한 놈이었다! 천재도 그런 천재가 없 었던 기라! 니 에미만 만나지 않았어도, 지금 장도현이보다 훨씬 더 큰 조선소를 하고 있었을 끼다! 그런 놈이 천애고 아 용접공 가스나를 만나가지고, 에비도 모자라 나라까 지 버 린 기라! 강산 할아버지가 보듬어 안고 갔으면 그런 일 없었을 거잖 아요! 대평 니는 모른다. 이놈아야. 사업이라 카는기 머리만 있으 면 되는 줄 아나? 세상이 지금 같았는 줄 아나? 내가 와 장도 현이한테 꺼꾸러졌겠노? 힘이 없고 배경이 없어서 그랬다! 니 아부지 정도면 그런 집안 여자 천지삐까 리로 만날 수 있었 단 말이다! 강산 그래서 처음에 저보고 인화하고 결혼하라고 하셨어요? 대평 (말 못하고 보면) 강산 결국 할아버지도 장도현씨하고 똑 같았던 사람이었네 요. 아니, 훨씬 더 모질고 무서운 사람이었네요. 대평 그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나도 이놈아야... 평생을 그 때문에 괴로버 했다. 니가 자석을 잃은 게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고 큰 한인 줄 아나? 강산 ... 이제 할아버지 얼굴 볼 자신이 없어요. 대평 산아... 강산 제가 어릴 때부터 얼마나 부모님 그리워했는지 아세 요? 남들 다 있는 부모님, 운동회 때나 학예회 때도 오지 않 는 부모님... 얼마나 궁금했는 지 아세요? 그래도 할아버지 가슴 아파할까봐 물어보지도 않았어요! 그 런데 어떻게! 대평 (말 못하고 보면) 강산 할아버지는요. 자식만 잃어버린 게 아니라, 오늘부터 손자도 잃어버린 거예요. 아셨어요? (하고 돌아서 가면) 대평 산아! 그대로 걸어가 일각에 세워진 오토바이에 오르는 강 산. 오토바이 타고 가 버린다. 말 못하고 글썽해 보는 대평. 씬6. 해안도로 (낮) 오토바이 타고 가는 강산. 입술 깨물고 속도 높이면, 굉음을 울리며 오 토바이 지나가고, 멀리 바닷가에 해주가 홍철이 뿌려진 곳에 서 있다. 씬7. 동 바닷가 (낮) 홍철이 뿌려진 곳에 서 있는 해주. 그 얼굴에.. (플래시백) 5부 씬1. 해주 집 앞 해주 지 오래 전부터 알았당께요. 사람들이 지가 생긴 것도 엄니하고 다르다 고 혔고요, 엄니가 지만 미워 하잖어라. 상 태오빠하고 영주한텐 안 그러 는디... 홍철 아, 아니라는디 워째 그려! 해주 (울며 보면) 홍철 생긴 걸로 거시기하면 나도 너하고 별로 안 닮았잖여? 글면 너가 아부지 딸도 아니다냐? 그러고 싶어야? 해주 (고개 저으며) 아녀라. 홍철 (앉으며 어깨 잡으며) 해주야. 넘들이 뭐라고 혀도, 하 늘이 무너져도야, 니는 아버지 딸이랑께. 아부지 딸이면 엄니 딸인 것이 여. 알겄어야? (현재) 눈물 글썽해 바다 보는 해주. 해주 아부지... 사실 아니지라? 아부지 딸도 아닌디, 지한테 그렇게 잘 해 주 실리는 없잖여라? 어떻게 아부지가 지 아 부지가 아닐 수 있어라? 지는 학자도 싫고, 부자도 싫소. 아 부지만 지 아부지면 된당께요. 말 좀 해 보 셔라. 아부지... 아 부지가 지 아부지 맞지라? 대답 없는 파도를 눈물 글썽해 바라보는 해주 얼굴에 서. 씬8. 도현 집 정원 (낮) - 18 회 생략씬. 인화, 바다를 바라보며 쓸쓸하게 앉아 있다. 금희, 먼 발치에서 바라보다 가 다가와 인화 옆에 앉는다. 인화, 꿈쩍 않고 바다만 바라보는데... 금희, 그런 인화 마음 이해하는 듯 어깨를 감싸 안고 다독인다. 인화 (보고는) 엄만 첫사랑이 누구야? 금희 아빠지. 인화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던데 어떻게 이뤄진 거야? 금희 글쎄... 아빠가 노력을 많이 해서 그런가 보다... 인화 나도 희망을 가져도 되나? 난 산이 오빠 아니면 그 누 구도 싫은데... 지금은 산이 오빠 나한테 눈길도 안 준단 말이야. 금희 (안쓰럽게 보며) 그래서 인연이 아닌 거 같다고 했잖 아? 인화 그래도... 좋아한 세월이 너무 억울하잖아? 나 정말 죽 고 싶어. 금희 (보다가 머리 만지며) 그런 소리 마. 너보다 힘든 사랑 한 사람들 얼마 나 많은데? 그런 사람들 다 죽게? 살다보 면... 첫사랑보다 더 좋은 사람 을 만나기도 해. 인화 치... 엄마도 아빠 말고는 아무도 없었으면서 그런 말 하는 건 반칙이야. 금희 엄마도 다른 사람 있었어. 인화 (휙 보고) 뭐야? 다른 사람이 있었다고? 금희 (미소 띠며 고개 끄덕이는) 인화 아빠보다 그 사람이 더 나았어? 아니지. 나았다면 다 시 아빠를 만났을 리 없잖아. 금희 (인화 머리 넘겨주며) 인화야... 첫사랑은 세월 지나면 다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는 거야. 지금 아파도 나중에 보 면 아픈 것도 아니야. 니가 가 슴앓이한 것만큼 큰다고 생각 해. 다른 사랑이 찾아오면 그게 유치할 수 도 있고.... 인화 어쨌든 엄마는 첫사랑이랑 결혼한 거잖아? 그럼 나한 테 이런 말 할 자격 없지! 짜증나! 정말! 금희, 더 말 못하고 인화 손 꼭 잡아주며 시선은 멀리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데.. 씬9. 동 대문 앞 (낮) 일각에서 금희와 인화를 물끄러미 보고 있는 해주. 발 길 돌려 걸어간다. 씬10. 해안도로 일각 (낮) 걸어오는 해주. 그 얼굴에.. (플래시백) 6회 씬31. 어선 안. 홍철 해주야. 잊지 말어라잉. 가족은 피를 나눠서 가족이 아 니고야... 아픔도 설움도 배고픔도 나눈께 가족이여. 긍께 아부지뿐만 아니라, 엄니도 니 오빠도 동생도 가족이다이. 알 겄냐? (현재) 걸어오다가 결심한 얼굴로 숨 몰아쉬고 당차게 가는 해주. 씬11. 정우 집 마당 (낮) 넋 놓고 평상에 앉아 있는 달순, 해주 대문을 들어서 다 달순을 아프게 바라본다. 달순, 눈가 그렁하다가 해주 발 견하고 눈물을 얼른 닦아낸다. 달순 (퉁명스레) 왜 다시 온 거야? 짐 챙기러 왔어? 해주 (옅은 한숨) 엄마... 달순 이 기지배가 왜 계속 엄마래! 니 친 엄마 만나는 본 거 야? 해주 나하고 얘기 좀 해. 씬12. 정우집 해주방 (낮) 해주, 달순 마주보고 앉아 있다. 해주 그냥 멀리서 보기만 했어. 달순 니 엄마 찾아가라는데 왜 이러는데? 너 여기 있어 봤 자 고생밖에 더 해? 그 부잣집에 들어가면 니 팔자가 바뀐다 고 이것아! 해주 나...아버지 뿌려진 바닷가에도 갔었어. 달순 진짜 이것이! 니 아버지 아니라니까! 해주 (속상해서 달순 보고) 엄마는 알잖아. 피 한 방울 안 섞 인 나를 아버지 가 어떻게 키웠었는지. 그건 엄마도 잘 알 잖아! 달순 (말 못하고) 해주 12년을 그렇게 큰 사랑으로 날 키우셨는데...어떻게 나 보고 그걸 부정하 라고 해? 달순 니 친 엄마가 널 얼마나 애타게 찾아다녔는지 알아? 이 것아? 해주 알아. 내 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도 알고... 나를 낳아주신 그 분 들께 감사드려. 하지만 내가 27년을 울고 웃고 아팠던 이곳이 내가 있어 야 할 곳이야. 여기가 바로 내 가 족이 있는 곳이라고. 아무리 가족들이 나를 부정해도...내 가족이라고. 달순 (속상해서 보는) 해주 그러니까...정우 삼촌한텐 절대로 말하지 마. 달순 (놀라서 해주 보면) 해주 지금도 삼촌이고 이렇게 같은 집에 살고 있잖아. 난 절 대로 여기서 바뀔 생각 없어. 달순 이놈의 기집애가? 나 큰 맘 먹고 이러는 거 안 보여? 가라는데 속상하게 왜 이래! 해주 엄마... 정말 나 그렇게 보내고 싶어? 달순 (갑자기 울컥해서 눈물 흘릴까봐 고개 돌리며) 그럼 내 가 한 말을 허투 루 들었냐? 해주 (달순 손 꼭 잡고) 자꾸 이렇게 내 등 떠다 밀지마. 엄 마만이라도 내 편 이 돼줘야 하잖아. 12년간 아버지가 주신 사랑만큼, 27년간 엄마하고 산 세월도 소중해! 그러니까 엄 마.. 나 밀어내지 마. 달순 (해주 때리며) 이것아! 니가 이러니까...지지리 고생만 하는 거야. 이 못 난 것아! 하는데 달순 끌어안는 해주. 안겨서 우는 달순. 그런 달순을 글썽해서 다독이는 해주. 씬13. 도현 집무실 (낮) 앉아 있는 도현과 창희, 최비서. 창희 구속영장 청구 시한이 체포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 이기 때문에, 그 안에 윤정우를 이 사건에서 손 떼게 만들 어야 합니다. 도현 그러니까 그 방법이 뭐냔 말이야! 창희 지난 번 협력업체 사장들을 이용하는 게 좋겠습니다. 도현 (멈칫 최비서 쳐다보았다가) 어떻게? 창희 회장님을 잡기 위해 거짓진술을 강요했고, 그들의 약 점을 이용해 자금까 지 뜯어낸 것으로 몰아가야 합니다. 지금 일문이를 체포한 것도 같은 맥 락이구요. 최비서 그럼 윤검사의 계좌번호를 알아야 할 텐데요? 창희 내가 알고 있어요. (도현 보며) 이미 협력업체 사장들 은 접촉을 해 두었 습니다. 그 사람들한테 댓가를 조금만 주 시면 충분히 협력할 겁니다. 그 사람들 약점도 제가 쥐고 있으니까요. 당근과 채찍을 같이 쓰는 거 죠. 도현 그 정도로 윤정우를 쳐낼 수 있을까? 창희 마지막엔 제가 나서야 할 겁니다. 도현 (보면) 창희 윤정우의 비위사실을 알고, 검찰 생활에 회의를 느껴 사표를 냈다고 진 정할 겁니다. 대신에 회장님은 중앙의 윗 선에 손을 좀 써 주십시오. 고개 끄덕이는 도현. 굳은 얼굴로 보는 창희. 씬14. 검찰청 조사실 (낮) 책상 꽝! 내려치는 정우. 앞에 앉아 움찔하는 일문. 책 상 위에 서류가 쌓 여 있고, 정우 옆에 수사관이 서 있다. 정우 이거 봐! 장일문! 증거가 이렇게 있는데 계속 부인할 거야! 일문 (주눅 들어) 글쎄.. 전 모르는 일이라니까요? 변호사 올 때까지 아무 말 도 안 할 겁니다. 정우 (미소 띠며) 그래? 좋아. 인도네시아 유전 건은 그럼 이 쯤해 두지. (다른 서류 들며) 201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 계 좌 한번 볼까? (서류 들이 밀며) 기억나지? 니가 개인적으로 착복 한 돈이야. 일문, 서류 보고 고개 돌려버리는데, 일순 옆의 수사관 이 전화번호부 책 을 들고 일문의 머리를 후려갈긴다. 놀라 보는 일문. 일문 뭐 하는 짓이야! 이게! 수사관 뭐 하는 짓인지 몰라? (하고 다시 전화번호부로 후려 갈기면) 일문 왜... 왜 이러세요? 정말? 당신들 인권 침해로 고소할 거야! 수사관 야! 내가 왜 이걸로 때리는 지 알아? 상처가 안 남거 든? (다시 때리며) 고소해 봐! 해 보라고! 너 검찰에 왔다가 자살한 재벌들 몇인지 알아? 너 같은 피라미는 깜도 안 돼! 자식아! (하고 또 때리면) 일문 (겁에 질려 보는데) 정우 이거 왜 이래? 옛날도 아니고... 그만 해! (하고 일문 보며) 사용처도 알 아 봤어. 선물 거래에 투자해서 손해 본 것 만 해도 500억이고, 마카오에 서 도박도 했더군. 너 이거 니 아버지도 아시나? 일문 (침 꿀꺽 삼키고 보면) 정우 최근에 박창희가 경영기획본부장 됐다지? 내가 장도 현 회장 조금 알아서 하는 말인데, 너 이 사실 장회장이 알면, 후계자 자리는 꿈도 안 꾸는 게 좋아. 요즘 재벌들도 실형 맞는 거 알지? 너도 감옥에서 한 3년은 썩 을 거야. 물론 협 조를 좀 하면 이야기가 달라지고. 일문 저한테 뭘... 원하십니까? 정우 장일문. 넌 사실 억울하잖아? 회사를 위해 할만큼 했는 데.... 내가 알고 싶은 건 너희 아버지 일이야. 너 장회장이 있는 한, 절대로 총수자리에 못 올라. 무슨 말인지 니가 제 일 잘 알지? 굳어지는 일문. 미소 머금고 보는 정우 얼굴에서. 씬15. 정우집 마당 (낮) 들어오는 영주와 진주. 해주가 방에서 나오다가 본다. 진주, 해주 보고 웃지만 영주, 쭈뼛거리 며 서 있다. 해주 영주 너 그 명품 백하고 시계 어디서 났는지 빨리 말 해! 영주 먼 상관이야? 진짜 언니도 아니면서... 하는데, 사정없이 등짝 때리는 해주. 영주 아! 왜 이래! 해주 (다시 때리며) 누가 니 언니 아니래! 누가! 진주 맞아! 아빠가 같은데 언니 진짜 큰언니한테 왜 그래? 영주 씨...(퉁 부어서 해주 보는데) 해주 난 여전히 아버지 딸이고 니들 언니 맞아. 영주 넌 내 가 업어서 키웠고 진주는 내가 내 손으로 받았어. 그런데 누 가 나보고 니네 언니가 아니 래! 영주 (시무룩, 고개 푹 숙이는데) 해주 (영주 보며) 너 빨리 말 못해! 그 백하고 시계 어디서 났냐고! 영주 언니 회사 본부장 있잖아. 그 사람이 줬어. 해주 뭐? (기막힌) 니가 그 사람한테 그걸 왜 받아? 영주 좋다고 주는데 어떡해. 해주 너 그 사람이 어떤 인간인지나 알고 그런 걸 넙쭉넙쭉 받아! 너 도대체 뭐가 될려고 그래! 영주 나도 받을려고 한 거 아니야. 맨날 전화하고 막 쫓아다 닌단 말야. 해주 (멈칫 굳어졌다가 화난 얼굴로) 너 언니 말 똑바로 들 어! 다시는 그 인 간 만나지 마! 알았어? 영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알았어. 해주 오빠는? 진주 전화해 봤는데...집에 들어오기 싫대. 해주 (속상한) 밥도 안 먹고 돈도 없이 나가서 어쩌려고 그 래 진짜. 씬16. 구멍가게 앞 (낮) 츄리닝 차림에 슬리퍼를 신은 상태. 츄리닝 주머니를 털어보면 먼지하나 없고, 이때 배에서 “꼬르르” 소리 들린다. 구멍가게 앞 오락기계 두 개 놓여 있고, 초등학교 1학년 쯤 으로 보이는 남자아이 둘이 게임하고 있 다. 상태 그쪽으 로 기웃거리며 다가가는데...남자1, 게임에서 지고 남자2 에게 과자를 봉지채 건넨다. 상태, 과자 보고 침 삼키고 오락 구경한다. 상태 야야..니가 그랑께 지는겨! 남자1 (보고) 뭐에요? 상태 야! 이 형이 맞짱을 떠줄탱께. 형아가 이기믄 그 남은 과자는 형아한테 주는 거. 어뗘? 남아1 (못미더운 듯) 할 줄은 아세요? 남아2 (상태를 위 아래 훑으면서) 야 상태보면 모르겠냐? 상태 (남아2 째려보다가 남아1에게) 그것이 말이다. 포장은 이래도 속은 알창 께 함 믿어보드라고! 남자1 (고개 갸우뚱 하는데서) (점프) 남자2와 오락하는 상태. 혼신의 힘을 다 하지만 남자2 에게 지고 만다. 남자1 뭐야? 아저씨! 괜히 돈만 잡아 먹었잖아요? 상태 야! 한 판만 더 해 보믄 안 되겄냐? 남자1 됐어요! (남자 2 보며) 야! 가자. 이상한 아저씨야, 진 짜... 상태 야, 글면 고거 남은 과자라도 조까 주면 안 되겄어야? 나가 나름 열심히 했응께... 남자2 노숙잔가 봐. 가자. 아이들 가 버리면 처량한 얼굴 되는 상태. 한숨 쉬고 핸드폰 꺼내 본다. 전화번호부 검색하다가 울상 되는 상태. 상태 천상태... 인생 헛살았구마이. 어째 식구들 빼고 연락 할 사람이 없다냐? 씬17. 바닷가 일각 (낮) 오토바이 일각에 세워져 있고, 바다 보고 있는 강산. 굳은 얼굴로 생각 하는데, E 핸드폰 벨이 울린다. 핸드폰 확 인 해 보면, ‘ 꼴통’ 이라고 떠 있다. 씬18. 찐빵 가게 앞 (낮)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 보며 침 삼키고 있는 상태. 옆에 쌓여 있는 만 두 보고, 안의 주인 눈치 보며 손 슬그머 니 내미는데... 강산 (E) 도둑이야. 화들짝 놀라 돌아보는 상태. 강산이 싱글거리며 서 있 다. 상태 으메! 간 떨어질 뻔 했구마이! 아, 워째 인자사 온다 냐! 배고파 죽는 줄 줄 알았당께! 강산 그러니까 뭐 잘한 게 있다고 집을 뛰쳐나와? 상태 야, 나 시방 말할 기운도 없응께, 만원만 줘 봐야. 강산 니 입에 들어갈 음식 값은 니 손으로 벌어야지! 너 평 생 니 동생 등 쳐 먹고 살았잖아! 상태 (멈칫 보면) 강산 내가 모르는 줄 알았냐, 임마? 너 대학 보내느라고, 해 주는 정작 학교도 못 다니고 니 뒷바라지 해 줬는데, 그걸 동 생 아니라고 해주 가슴에 못 박아? 너 양심이 있는 놈이야? 상태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아니... 그땐 거시기 나가 상 태가 안 좋아 가 지고.. 강산 그렇게 상태 안 좋은 놈을 그래도 오빠라고 신신당부 해서 회사에 취직 시켜줬더니..쯧쯧 상태 (발끈해) 말은 바로 허더라고! 느그 할배가 나를 월매 나 부려먹는지 아 는겨? 죽도 록 고생만 시키고...(휙~ 강산 째려보며 손 내밀고) 니 할밴 께! 니가 일당 쳐 주더라고. 나 가 일주일 일했승께! 강산 너를 부리는 건 할아버지니까 할아버지한테 받아야지! 상태 야야...(급 비굴) 천 원 한 장이라도 주믄 안 되겄냐? 이러다가 길바닥에 서 굶어죽게 생겼써야. 강산 돈 없음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덩가! 상태 (씨..땅바닥에 양반자리하고 앉아서) 사내 대장부가 가 오가 있재! 나 집 에 안 들어 간당께! 강산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고) 한 달만 어떻게 버티면 자재 관리 담당자로 쓰 려고 했더니...쯧쯧..넌 역시 안 되겠다. 상태 (눈이 번쩍 뜨이고, 벌떡 일어나) 머시라고라? 자재관 리? 참말이당가? 강산 (상태 위 아래로 훑으며) 니 하는 꼬라지 보니까 글러 먹었네. 그 땡보직 은 이제 영원히 날아 간 거지.(주변 살피더 니 찌그러진 빈깡통 하나 주 어서 주면서) 구걸을 하더라 도. 거지의 품격을 좀 갖춰라 임마! (하고 동 전 하나 넣어주 고) 잘 해보드라고~잉. (하고 돌아서면) 상태 야! 산아! 강산아! (하고 쫓아가는 데서) 씬19. 정우집 마당 (저녁) 문을 빼꼼히 열고 고개만 쑤욱 내밀고 주변을 살피는 상태. 뒤쪽에서 진 주가 나타난다. 진주 오빠 뭐하는 거야? 상태, 화들짝 놀라 보고는 조용히 하라고 입에 손가락 가져다대며 들어 온다. 진주, 쳐다보는데... 상태 (작은 소리로) 해주 아직 안 들어 왔다냐? 해주 (E) 나를 워째 찾는디? 상태, 움찔해 보면 상태 뒤쪽에 해주가 서 있다. 상태 어.. 있었구마이. 해주 어디 갔다 이제 오는디? 밥은 먹은겨? 상태 (말 못하고 눈치 보는 데서) 씬20. 동 마루 (저녁) 밥상 위에 돼지고기 머리 누른 것과 포기김치, 밥 한 그릇이 놓여 있다. 미친 듯이 먹고 있는 상태. 그 앞에서 김 치 찢어주는 해주. 상태 워메... 이것은.. 나가 젤로 좋아하는 건디... 해주 누가 몰라? 큰 맘 먹고 고기 사서 삶아 놨더니...영주 랑 진주가 다 먹고 이것 밖에 안 남았어. 이것도 뭐 오빠 팔자 지! 뭐한다고 밥은 굶고 돌아 다녀! 상태 (울컥해 밥 가득 입에 물고 해주 보면) 해주 왜? 맛없어? 상태 (말없이 씹는데) 해주 정말 많이 힘들면 거기 그만 둬. 오빠 말대로 적성에 안 맞는 일을 어떻 게 계속 해? 상태 아, 아니여! 계속 한당께! (하는데 입에서 밥알이 다 튕 겨 나오고) 해주 으씨...드럽게! 상태 (울먹이며) 나가...나가 니한티 해준 것도 없는디.. 해주 (상태 등짝을 사정없이 때리며) 뭘 잘 했다고 밥을 뱉 어싸! 배가 부른겨! 상태 (등짝 아파 죽겠지만 흘린 밥알 주어먹으며) 먹잖야. 한 톨도 안 남기고 먹을팅께 걱정은 옆집에 매껴두드라고! 상태, 떨어진 밥알 하나하나 다 집어 먹고 허겁지겁 고 기 먹는데, 그 모습 보며 웃다가 애잔하게 보는 해주 얼굴에서 씬21. 도현집 안방 (밤) 도현, 퇴근해 웃옷 벗는데, 들어오는 금희. 금희 일문이 어떻게 됐어요? 도현 (넥타이 풀며) 걱정 마. 곧 풀려날 거야. 금희 곧이 언제냐구요? 대체... 일문이 입맛도 까다롭고 잠 자리 불편하면 잠도 제대로 못 자는 앤데... 마냥 거기다 두면 어떡하냐구요. 도현 (아무 말 못하고) 금희 아무도 나한테 어떻게 된 건지 얘기도 안 해주고... 나 회사일은 관여 안 하려고 했는데... 도대체 일문이가 무슨 죄 로 끌려간 거냐구요? 봉희 기 집애까지 저 난린 거 보면 보 통일 아닌 거 맞죠? 도현 별 잘 못 아니야. 사업하다 보면 흔히들 저지르는 실수 일 뿐이야. 금희 그런데... 왜 정우 삼촌이 직접 와 잡아갔는데요? 도현 당신도 그 친구가 나한테 감정 있는 거 잘 알잖아. (이 악물고) 그 놈 목표는 결국 나겠지. 금희 당신이라구요? 왜요? 도현 옛날 당신하고 내 일 때문에 그러는 거 같아. 그 녀석 이 알고 있는 게 분명해. 금희, 말 못하고 얼굴 굳어지는데 이 악무는 도현. 씬22. 검찰청 조사실 (밤) 배석자 없이 자료 놓고 마주 앉아 있는 정우와 일문. 정우 그거 확실해? 일문 (겁에 질린 얼굴로) 예.. 정우 나한테 그 자료 줄 수 있어? 증거 자료 말이야. 일문 (보고 말 못하는데) 정우 이봐. 권력은 나누는 게 아니지. 기업도 마찬가지야. 총수는 오직 한 명! 장회장도 은퇴하고 쉴 때가 됐잖아? 일문, 뭐라고 대답하려는데 들어오는 수사관. 창희가 따라 들어온다. 정우 (보고) 뭐야? 외부인이 들어오면 어떡하나? 창희 (나서며) 외부인이 아닙니다. 장일문 의뢰인의 공식적 인 변호인입니다. 정우 자네가? 창희 예. 제 의뢰인 잠시 접견할 수 있죠? 정우 인정 할 수 없어. 자네는 사건 관계자 중 한 사람이야. 접견 불허하겠네. 창희 윤정우 검사님, 저는 형사소송법 제 34조에 의거, 정당 한 피의자 접견 교통권을 요청하는 겁니다. 정우 죄증인멸의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접견권 제한 할 수 있어. 창희 이미 대법원 판결과 대검 지침에도, 피의자가 변호인 을 공범으로 간주한 다 하더라도, 입증자료가 없는 한 접견을 막을 수 없다고 나와 있습니 다. 저하고 형사소송법 논쟁 을 해 보시겠습니까? 정우 (잠시 노려보다가) 1시간 주겠네. 창희 두 시간은 필요합니다. 어차피 밤샘조사 하실 거 아닙 니까? 정우, 다시 노려보다가 수사관과 함께 나간다. 나가고 나면 일문에게 다 가가는 창희. 일문 왜 니가 왔어? 회사 쟁쟁한 변호사들 냅두고! 창희 입 닥치고 내 말 똑똑히 들어! 너 지금부터 검사가 뭐 라고 질문하던, 내 허락 없이 단 한 마디도 하지 마! 알았어? 일문 야... 무서워서 죽을 뻔 했단 말야. 저 자식들이 이 전 화번호부로 막 때 리고... 저놈들 다 고소해! 창희 소용없어. 나도 해 본 일이니까. 그보다, 너 무슨 얘기 꺼낸 거 없지? 일문 (멈칫 보면) 창희 뭐 있어? 일문 아, 아니야. 날 뭘로 보냐? 창희 그럼 됐어. 하루만 버티면 돼. 불안한 얼굴로 보는 일문, 생각하는 창희 얼굴에서. 씬23. 차장 검사실 (밤) 들어오며 책상 걷어차는 정우. 따라 들어오는 수사관 쳐다본다. 정우 바보같이! 조금만 더 시간을 끌었으면 중요한 진술을 끌어낼 수 있었잖 아! 수사관 죄송합니다. 정우 (한숨 쉬고) 어쩔 수 없지. 일단 구속 시키고 난 다음 에 방법을 강구해 야지. 구속 영장 내일까지 나오는데 문제 없겠지? 수사관 지금까지 혐의로도 충분합니다. 정우 (끄덕이고) 나가 봐. 수사관 나가면, 잠시 생각하다가 핸드폰 꺼내 단축번 호 누르는 정우. 정우 (밝아지며) 어. 해주야. 삼촌이다. 부탁 좀 할 게 있는 데... 내 방에서 와 이셔츠 몇 벌만 좀 가져다줄래? 며칠 집에 못 들어갈 거 같아서 그래. 씬24. 정우 방 (밤) 들어와 불 켜는 해주. 옷장 안에서 와이셔츠 꺼내 나가 려다가 멈칫 멈춘 다.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사진 보는 해주. 금희와 학수, 유진, 정우가 찍 은 사진이다. 사진 속 학수와 금희, 그리고 자신을 만져 보는 해주. 씬25. 차장 검사실 (밤) 정우에게 와이셔츠 내미는 해주. 받아 놓는 정우. 정우 고맙다. 너도 바쁠 텐데... 해주 아니에요... 근데, 무슨 일 땜에 집에도 못 들어오시고? 정우 그게... 아, 너 어차피 회사 가면 알겠구나. 장일문이 를 구속하려고 그래. 해주 (놀라) 장본부장을요? 왜요? 정우 짐작 안 가? 연구비 횡령 때문이야. 해주 그럼 그 때 산이오빠가 말한 거 때문에.... 정우 꼭 그런 건 아니고, 개인비리도 있어. 넌 신경 쓰지 마 라. 들어 가. 해주 예... (하고 돌아서려다가) 저기, 삼촌! 정우 (보면) 해주 형님은 어떤 분이셨어요? 정우 우리 형 말이냐? 갑자기 그건 왜? 해주 아니.. 지난번에 산이 오빠하고 같이 만났을 때, 그 분 이 살해당했다고 들은 거 같아서... 정우 (어두워지며) 그래. 그랬어. 해주 왜요? 정우 그걸 아직도 몰라. 나도 왜 그렇게 되셨는지 가슴에 멍 이 들 정도로 궁 금해. 해주 삼촌처럼 좋은 분이셨던 거 맞죠? 정우 그럼. 나보단 훨씬 훌륭한 분이셨지. 자상하고 배려 깊 고, 큰 뜻을 가진 분이었어. 해주 죽었다는 제 또래 아이, 많이 사랑하셨어요? 정우 유진이 말이냐? 말로 다 할 수 없을 지경이었지. 돌아 가시는 순간에, 그 아이가 눈에 밟혀 어떻게 가셨는지 몰라. 해주 (뭉클해 보는데) 정우 (보고) 근데, 갑자기 그건 왜 궁금해? 해주 (멈칫) 아, 아니에요... 몸 조심해요, 삼촌... 저 삼촌 만 나서 너무 좋아요. 정우 (미소 띠며) 그건 내가 할 소리지. 조심해서 들어가. 해주 (같이 미소 짓는데서) 씬26. 오피스텔 안 (밤) 비망록 중간 부분 펼쳐 놓고 읽고 있는 강산. 비망록 에 복잡한 수식과 설계의 낙서가 가득 차 있다. 그 위에... 강운 (NA) 요즘 내 고민은 시추선일세. 조선강국이라는 이 곳 일본에도, 바다 밑 석유를 탐사하는 배만 있을 뿐이지, 시 추할 수 있는 배는 없네. 저 아득한 바다 밑의 석유를 탐사 부터 시추까지 다 해낼 수 있는 배는 없을 까.. 그런 배가 있 다면 전 세계 바다를 누비며, 우리 아이들이 먹고 살 거리 를 확보할 수 있을 텐데 말이야. 읽는 것 멈추고 고개 드는 강산. 강산 누가... 왜 이걸 보냈을까? (비망록 들어보며) 아버 지... 씬27. 정우 방 (밤) 들어오는 해주. 손에 홍철의 사진틀이 들려 있다. 책 상 위에 있는 학수 사진 들어 같이 보는 해주. 해주 (혼짓말) 지는 행복하구만이라, 아부지.. 이렇게 좋은 아부지가 둘씩이나 있응께요. 그걸로도 충분혀라. (미소 머금 는 얼굴에서 F.O) 씬28. 조선소 전경 (낮- F.I) 씬29. 도현 집무실 (낮) 들어오는 해주. 도현 앞에 와 고개 숙인다. 해주 부르셨습니까? 도현 라이언 강이 우리 하청업체 프로펠러 공장을 인수했던 데, 그 사실을 알 고 있냐? 해주 (멈칫 보고) 네. 가본 적 있습니다. 도현 그 친구 거기서 뭘 만들려고 하는 거야? 해주 프로펠러 공장이니 당연히 프로펠러를... 도현 어떤 프로펠러 말이야? 해주 (말하지 못하고) 도현 라이언 강이 니 상사인 건 나도 알아. 하지만 나도 니 상사 아니냐? 니 가 우리 회사 소속이지 노블사 소속은 아 니잖아. 해주 (머뭇거리다가) 라이언 강도... 아지무스 트러스터를 개발하려고 합니다. 도현 그래? 역시 그랬군. 해주 (보면) 도현 (의미심장한 미소 띠우며) 알았어. 라이언 강 도와서 열심히 일 해봐. 해주 (표정 밝아지는) 네? 그 쪽 일 도와도 되겠습니까? 도현 그럼... 잘 만들어 봐. 혹시 알아? 내가 그 쪽에서 개발 한 트러스터가 좋 으면 구입할 수도 있잖아. 그리 되면 서로 좋은 일이지. 해주 ... 도현 앞으로 너는 그 일에 집중해라. 회사 일은 빼 줄 테니 까. 해주 감사합니다! 해주, 고개 숙이고 나가면, 도현, 생각하다 인터폰을 누른다. 도현 최비서. 강산이 프로펠러 공장 말이야. 그쪽에서 원하 는 게 뭐든 은밀하 게 지원해 줘. 표 나지 않게 말이야. (인 터폰 끊고 생각하는 얼굴에서) 씬30. 도현집 앞 (낮) 집사가 열심히 인화 차를 세차하고 있다. 손걸레로 닦 기 시작하는 집사. 그 옆에서 뒷짐 지며 인화 차 구석구석 살피며 코치 중 인 기출. 기출 아..그쪽만 그렇게 주구장창 닦고 있을 거야? 여기도... 여기 말이야. 집사 네네..(기출이 가리키는 부분 손 걸레질 하는데) 기출, 영 맘에 들지 않는 지 인상 찌푸리다가 도현 집 에서 인화 나오는 것을 보고는 집사 손에서 손걸레 빼앗는 다. 기출, 손걸레질 하면서 발 로 집사를 가라고 툭툭 찬다. 인화, 다가오다가 기출이 자신의 차를 닦 고 있 는 것 보고는 인상 찌푸리는데.. 기출 (인화 보고, 반색하며) 어디 가나보지? 인화 (퉁명스럽게) 왜 아저씨가 제 차를 닦으세요? 기출 뭐...정성이지. 이게 손 걸레질을 해야 광도 나고 보기 도 그럴싸한 법이 거든. (차에 입김 호호 불고 다시 닦는) 인화 (못 마땅한, 운전석으로 가려는데) 기출 (쪼르르 뒤 따라가며) 일문이 많이 걱정되지? 인화 (멈칫 서는데) 기출 알고 있냐? 우리 창희가 일문이 변호 맡은 거? 인화 (돌아보는) 그래서요? 기출 우리 창희 알지 않냐? 학창시절부터 사법연수원시절까 지 한 번도 1등을 놓쳐 본 적이 없는 녀석이야. 인화 (뭐하려는 수작인가 싶어 뚫어져라 보는데) 기출 웬만한 변호사보다 훨씬 낫다는 뜻이지. 인화 네에~그러세요? 기출 니 오빠가 어떤 일을 했건 간에 우리 창희만 믿어라. 창희가 어떻게 해 서든 니 오빠 빼내 올 테니까. 인화 (아니꼬운 듯) 아주 장하시겠어요. 그런 아드님 두셔 서! (돌아서며 혼자 말로) 별꼴이야. 진짜! 인화, 차에 올라타고 출발하면, 기출, 뻐기듯 가슴 들 이밀며 멀어져가는 인화차 바라보는데서. 씬31. 차장 검사실 (낮) 서로 노려보는 정우와 창희. 정우 너! 이런 식으로 계속 진술 방해할 거야? 창희 피의자가 묵비권 행사하는 건 당연한 권립니다. 그리 고 지금 제 의뢰인 건강이 좋지 않으니까, 의료 진찰 받게 해 주십시오. 정우 젊은 놈이 하루 밤 세웠다고 진찰? 너 이렇게 지연시킨 다고 내가 구속영 장 발부 못 받을 거 같아? 지금 양검사가 법원에 갔으니까, 괜한 헛수고 하지 마! 하는데 문 열고 들어오는 감찰반원 두 명. 정우 (보고) 뭐야? 감찰1 윤정우 차장검사님이시죠? 대검 특별 감찰반에서 나왔 습니다. 정우 감찰반? 감찰1 비위사실에 관한 주요제보가 들어와서 협조 좀 해 주 셔야겠습니다. 정우 비위? 무슨 말도 안 돼는 소리야! 감찰1 가시죠. 정우, 얼굴 굳어졌다가 뭔가 생각난 듯 창희 쳐다본 다. 무표정한 얼굴의 창희. 씬32. 도현집무실 (낮) 환한 얼굴로 창희 쳐다보는 도현. 도현 (어깨 잡으며) 잘 했어! 아주 잘 했어! 오랜만에 아주 속이 뻥 뚫리는 구 만! 하하! 창희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후임이 누구일지도 모 르고, 윤정우가 이 일로 옷을 벗을 정도는 아닐 겁니다. 검 찰, 웬만하면 함부로 옷 안 벗깁 니다. 도현 그래도 괜찮아! 일단 일문이는 빼낼 수가 있잖아? 뒷일 은 내가 알아서 하마! 수고했어! (창희 어깨 두드려 주면) 창희 (무표정한 얼굴에서) 씬33. 요트 위 (낮) 쓸쓸하게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강산, 인화 그 뒷모 습을 바라보다가 그 옆으로 다가온다. 인화 (삐딱하게) 요즘 해주랑 잘 되가? 강산 (한 번 돌아보더니 다시 바다 보는) 인화 박창희랑 헤어졌으니까 이제 대 놓고 만나는 거 같던 데? 나쁜 기집애! 강산 해주 상처 많은 애야. 욕하지 마. 인화 오빤 내 상처는 안 보여? 강산 (돌아보며) 니가 상상할 수도 없는 상처를 가진 사람들 이 이 세상에 얼 마나 많은지 넌 몰라. 하루 이틀 앓고 나 면 낫는 그런 상처하고는 비교 도 안 될 만큼...평 생 가슴에 그 상처를 묻고 되새기며 살아야 하는 사람 들도 있어. 인화 (울컥) 그래 나 그딴 거 몰라! 그게 오빠를 사랑할 자격 이 못되는 거야? 강산 그건 자격의 문제가 아니야. 넌 그냥 내 동생 같다고 했잖아? 난 니가 좀 더 편안 길, 안전한 길로 가길 바라는 거야. 인화 (눈물 글썽이며) 누가 그런 길 따위 가고 싶대? 난... 난...오빠라면 어디든 상관 없댔잖아. 강산 인화야. 인화 (눈물 참으며 보는) 강산 난....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긴 세월 그냥 해주 옆 에 있어주고 싶어. 상처투성이인 해주가 치유 받고 예전처럼 밝게 웃게 될..그 날까지 그냥 이대로 곁에서 지켜주고 싶다. 인화 (강산 붙들며) 오빠...나 흔들릴지도 몰라. 제발 나 잡 아주면 안 돼? 나... 정말 평생 오빠만 사랑하고 싶단 말야. 오 빠 말고 다른 사람 내 맘에 두 기 싫어! 강산 (한숨 내쉬는) 인화 (강산 품에 고개 묻고 울면서) 나도 사랑받고 싶단 말 이야. 사랑하는 사 람한테 사랑받고 싶다고... (하고 울면) 강산, 인화 어깨 잡으려다가 그냥 멈추는 데서. 씬34. 인화 사무실 앞 (낮) 울어서 부은 얼굴로 차에 앉아 있는 인화, 주차하러 들 어가는데 넋 놓고 있다 후진을 해서 뒷 차를 그대로 들이박 는다. 짜증난 인화, 차에서 내 리는데, 꽃무늬 남방을 입은 건달이 뒷 차에서 나오면서 뒷목잡고 있다. 꽃남방 아...(목 좌우로 꺾어 소리내고) 아놔...(하고 인화 꼬 나보며) 아줌마! 이 시간에 집구석에서 밥이나 할 것이지 왜 싸돌아 다녀?! 인화 뭐? 아줌마? 아저씨 나처럼 이쁘고 젊은 아줌마 본 적 있어? (위아래 훑 어보고) 이번 기회로 한 몫 뜯어 보려나 본 데? 아저씨 저 그렇게 만만한 애 아니거든요! 꽃남방 아니, 이게 사고 쳐 놓고 어디서 큰 소리야? 하고 손 드는데, 그 팔 붙잡는 손. 꽃남방, 돌아보면 창 희가 서 있다. 꽃남방 뭐야! 너? 창희 폭행죄가 접촉사고보다 형량이 쎈 건 아시죠? 인화 (쳐다보는데) 꽃남방 이 자식이! 엊다대고! 하고 다른 주먹 날리는데, 그 팔 잡아 꺾는 창희. 비명 지르는 꽃남방. 창희 이 정도 몸놀림이면 다친 데는 없으신 것 같고..차 수 리비만 해결하면 되겠네요. 꽃남방 너..이거 안 놔? 너...죽었어! (하면서 힘쓰려는데) 창희 계속 이렇게 장시간 있으면 골절 될 수가 있는데.. 꽃남방 아씨..그래. 수리비만 해결해! 이거 좀 놓으라구요! 창희, 꽃남방 팔 풀어주면 꽃남방 팔 만지며 창희 노려 본다. 창희, 지갑 을 펼쳐 명함 내미는데, 명함 받아본 꽃남 방 얼굴 굳는다. ‘울산지검 특 수부 검사 박창희“라고 쓰여 있다. 꽃남방 거.. 검사? 창희 수리비는 그 전화로 청구하세요. 꽃남방 (놀라며) 돼..됐습니다. 저 멀쩡해요. (자신의 차, 찌그 러진 부분 가리키 며) 저거 원래 저런 거예요. 그냥 가던 길 가세요! 꽃남방, 자신의 차에 올라타더니 바로 출발한다. 인 화, 창희 눈여겨보다 가 창희가 뒤돌아보면 새침하게 시선 돌린 다. 창희 괜찮아? 인화 여기까지 무슨 바람이야? 창희 일문이 오늘 저녁에 나올 거야. 일 있더라도 집에 일 찍 들어와라. 인화 (입 삐죽대며, 혼잣말로) 내가 일찍 들어가던 말던. 창희 그동안 바빠서 사무실 오픈했는데도 못 왔네. (하고 바 닥에 놓아준 쇼핑 팩 들어 인화에게 건넨다) 인화 (흘끔 보며) 뭔데? 창희, 그대로 손 내민 채로 서 있다. 인화, 시큰둥하게 선물 받으면 창 희 인화 쳐다보지도 않고 그대로 걸어가더 니 차에 올라타서 출발한다. 보는 인화 얼굴에서. 씬35. 아웃도어 매장 (낮) 인화, 매장에 들어서더니 그대로 선물을 쓰레기통에 쳐 넣는다. 옷을 보 고 있는 손님에게 다가가 옷 설명을 해주 고, 점원에게 물품을 가져오게 한다. 카운터쪽으로 걸어가다 가, 쓰레기 통 다시 보는 인화. 선물 꺼내 풀어 보면, 오르골 뮤직박스다. 뚜껑 열어보면 피겨스케이팅 여자아이 가 음악에 따라 빙빙 돌아간다. 붙어 있는 포스트 잇 보 는 인화. 뜯어보면... 창희 (E) 그때가 가장 예뼜어. 내 가슴에 박혀서 잊혀지지 않을 만큼... 인화, 그대로 보다가 오르골을 자신의 책상에 올려놓 는다. 인화 이쁜 건 알아 가지고... (새침한 얼굴에서) 씬36. 조선소 일각 (낮) 일각에 오토바이 세워 놓고 서서 건조되고 있는 드릴 십 바라보고 있는 강산. 문득 고개 돌리 다가 발견한다. 좀 떨어진 곳에서 해주가 역시 드 릴 십을 보고 있다. 강산 야! 땜쟁이? 해주 (멈칫 보고) 어? 오빠! 강산 너 여기서 뭐 해? 해주 드릴 십 보고 있었는데... 오빠는? 강산 나도 그랬어. 해주 왜? 드릴 십에 무슨 문제 생겼어? 강산 야... 너 운명 같은 거 믿냐? 해주 무슨 소리야? 강산 난 그런 거 안 믿었는데, 있는 거 같아. 드릴 십 저걸 내가 만들어야 하 는 이유. 운명... 해주 이상하네. 나도 저걸 만들고 싶단 생각을 했는데... 강산 너도? 왜? 해주 우리 아버지... 배와 석유... 그 아버지들 꿈 때문에... 강산 아버지들? 해주 (멈칫 보고) 참! 오빠 기쁜 소식 있어! 오빠 할아버지 가 자재 다 구하셨 대! 강산 (심드렁하게) 그래? 해주 뭐야? 안 기뻐? 이제 우리 본격적으로 아지무스 트러 스터 모형 만들 수 있다니까? 강산 그래. 만들어야지. 저 드릴 십을 만들려면 거기서부터 시작해야지. 해주 정말 드릴 십 만들 생각이야? 그럼 조선소가 있어야 하 잖아? 강산 있어야지. (드릴 십 보며) 저걸 만들고 싶었던 사람의 피가 나한테 흐르 고 있으니까. 해주 (멈칫 보는데) 강산 (쳐다보며) 야! 가자! 해주 어딜? 강산 임마, 아지무스 트러스트 모형 만들어야지! 해주 알았어... (하고 오토바이로 가면) 씬37. 야외 일각 (낮) 희망에 부푼 느낌으로 오토바이 타고 가는 강산과 해 주. 씬38. 프로펠러 공장 (몽타주) - 주물틀에 용탕 들이붓는 것을 지켜보고 서 있는 해주 와 강산. - 주조된 몇 개의 프로펠러 모형을 살펴보며 가져가는 해주와 강산. - 해주, 자신의 손으로 직접 프로펠러를 밀링하는 모 습... - 밀링작업대에 올려져 있는 프로펠러 모형을 지켜보 는 강산. 씬39. 도현집 주방 (낮) 메이드들과 함께 음식 만드느라 분주한 금희. 옆에서 인화도 돕고 있다. 냉장고 전경보이고, 금희가 문 열고 아래 냉동 칸에 김치 넣고 문 닫은 후 온도를 맞춘다. 이 때 ‘오빠’ 하는 인화 목소리 들린다. 얼른 거실 쪽 보는 금희. 씬40. 동 거실 (낮) 도현과 일문, 창희와 기출 들어와 있고, 어느새 거실 로 나와 있는 인 화. 금희 뛰어나와 일문의 두 손 꼭 잡는 다. 금희 (눈물 글썽이며) 일문아... 고생 많았지? (손으로 얼굴 쓰다듬으며) 어디 아픈 데는 없고? 일문 (어색한 표정인데..) 금희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도현 내가 뭐랬어?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잖아. 창희가 일 문이 나오도록 힘 좀 썼어... 금희 (창희 향해) 고맙다. 창희야. 니가 많이 애써줬구나. 말없이 미소 짓는 창희. 인화, 그런 창희 보는 데서. 씬41. 정우집 마당 (저녁) 들어오는 해주. 멈칫 본다. 정우가 평상을 손 보고 있 다. 해주 어머! 삼촌? 정우 (보고) 이제 퇴근하냐? 해주 어떻게 된 거에요? 며칠 집에 못 오신다더니... 정우 일이 잘 안 됐다. 앞으로 너 자주 보겠구나. 해주 무슨 얘기에요? 정우 나 정직 맞을 거 같다. 해주 예? 정우 (일어나며) 해주야. 해주 (보면) 정우 너 박창희하고 헤어진 거 잘 했다. 그 녀석 아주 나쁜 놈이야. 너나 나 나 사람 보는 눈이 없었구나. 해주 (굳어진 얼굴로 보는 데서) 씬42. 해안도로 (밤) 오토바이 몰고 가는 해주. 씬43. 도현집 정원 (밤) 가든파티 모습. 화려하게 차려진 식탁 보이고, 도현 상 석에 앉아 있고 금희와 일문, 인화 앉아 있다. 맞은편에는 기출과 창희 나란히 앉아 있 다. 뒤에 메이드들과 집사 서 있는 모습 보이고 도현이 와인 잔 든다. 도현 오늘 일문이가 무사히 집에 돌아온 걸 축하하며... 다 들 함께 건배하자 고... 자, 건배! 모두 각자 앞에 놓인 잔 들어 건배한다. 와인 한 모급 마시면서 힐끗 창 희 보는 인화. 무표정한 창희. 금희 창희야, 정말 고맙다. 너한테 고마운 맘... 말로는 다 표현 못 하겠구나. 창희 (미소 머금고 목례하는) 도현 박기출이 아들 하나는 정말 잘 뒀어. (기출 보며) 안 그 래? 기출 (약간 으스대며) 창희가 제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일 하나는 정말 깔끔 하고 똑 부러지게 잘 처리하죠. 하하하. 그 렇지 일문아? 일문 (탐탁지 않지만) 네. 금희 (음식 접시 일문이 쪽으로 당기며) 니가 좋아하는 걸 로 만들어 봤어. 많 이 먹어. 일문아... 일문 됐어요. 천천히 먹을게요. 도현 너 왜 그리 시무룩해? 그 놈의 검찰청에 한 번 갔다 왔 다고 사내자식이 주눅 든 거냐? 일문 아니예요. 그런 거... 도현 이 녀석아. 그럼 좀 웃어봐. 이렇게 식구들이 함께 모 여 식사하니 얼마 나 좋냐? 일문 (억지로 미소 보이는데) 금희 박집사님도 많이 드세요. 그간 서로 일도 많고 해서 이 렇게 모여 식사하 는 거... 참 오랜만이네요. 기출 그럼... 저도 건배 한 번 제안해도 될까요? 일동 (기출 보는데) 기출 (일어나) 인화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는데... 제가 가 보지도 못했네요. 인화의 사업 번창을 위해 건배 한 번 하는 건 어떨까요? 기출, 들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어설프게 와인 잔 들 다가 떨어뜨려 와인이 얼굴에 튀고 우스꽝스런 모습이 된 다. 서 있던 집사 와서 냅킨으 로 기출 닦아주고 자리 정리하 는데... 도현 자네 벌써 취했나? 왜 그렇게 흥분 해? 누가 보면 자 네 아들이 풀려난 줄 알겠어. 도현 껄껄 웃고, 기출도 과장되게 따라 웃으면 금희와 인화도 웃는다. 일문은 어이없는 미소 짓고, 창희는 냉소 머금는다. 즐겁게 웃는 사람들 의 웃음소리 퍼져나가고.. 씬44. 대문 앞 (밤) 일각에 서서 사람들 지켜보고 있는 해주. 그 눈에 마 냥 행복해 보이는 금희 모습과 인화에게 잔 부딪치는 창희 모습이 들어온다. 보다가 돌아 서는 해주 모습에서. 씬45. 울산 공항 (낮) 선글라스 끼고 게이트를 나서는 봉희, 선글라스 내리 고 놀란 눈의 봉희, 그 앞에 시계 보며 전자 보드판을 확인하 고 있는 정우가 보인다. 반색하 며 기뻐하던 봉희, 달려가려다가 주춤한다. 갑자기 앞 에 걸어가는 남자 팔짱을 끼는 봉희, 남자, 놀라서 보는데.. 봉희 (속삭이며) 쳐다보지 말고 그냥 쭈욱 가. 공항남 (봉희에게 끌려가며) 왜....왜 이러세요. 봉희 넌 대사 치지 마. 그냥 옆에 붙어 있기만 하면 돼! (하 는데) 정우 (발견하고) 야... 이봉희! 봉희야! 봉희 (남자에게) 야... 그렇게 빨리 걷지 말라고. 정우 (다가오며) 봉희야. 봉희 (서며 무심한 듯) 뭐요? 정우 뭐긴. 너 데리러 왔지.(하며 공항 남 쳐다보는데) 누 구? 봉희 (선글라스 살짝 내리며) 그러는 그 쪽은 누구시더라? 정우 뭐? 공항남 (두 사람 눈치 보더니 그대로 빠른 걸음으로 도망치는 데) 봉희 (아차 싶다가 큰 소리로) 자기야~ 회사 도착하면 연락 해~! (하고 정우보 고) 도대체 누구세요? 정우, 의아하게 봉희 보는데, 팽하니 앞서 걸어가는 봉 희. 씬46. 울산 공항 주차장 (낮) 캐리어 끌고 택시 타는 곳에 서는 봉희, 그 옆에 다가 와 서는 정우. 정우 가자. 차 가져 왔어. 봉희 안보이세요? 제가 어디 서 있는지? 저 택시타고 갈 거 라구요! 정우 임마, 짐도 있는데 그냥 차 타고 가. 봉희 엄청 한가하신 분이신가 부다. 여자 꽁무니나 쫓아다 니시고. 흥. 정우 (피식) 그러게. 앞으로 할 일이 없을 것 같다. 봉희 (슬쩍 보는) 정우 나 정직 먹었거든. 봉희 (놀라며) 뭐? 뭐! 택시 (E, 빵빵거리며) 안 탈거요? 봉희 (버럭) 아 놀래라! 저 기사 왔거든요~ 안타요! (옆으 로 비켜서는데) 정우 (빤히 보다가 웃는) 봉희 왜? 왜왜? 아니 지금 정직 먹었다는 소리하고서 웃는 게 정상이야? 정우 이제야 이봉희 답다! 봉희 뭐? (다시 새침한 표정으로 목소리 깔고) 뭐...사람 이...그럴 수도 있지.. (하다가 다시 표정 확 바뀌고) 아씨... 이 거 진짜 못해 먹겠다. 그냥 내 컨셉대로 가야지 원~ 속 터져 서! (정우 보고) 야! 윤정우! 도대체 뭔 짓 을 했길래 무결점 윤정우가 정직을 먹냐고? 정우 (그저 웃는) 봉희 (슬쩍 귀에 대고) 혹시 여자 문제는 아니지? 정우 (봉희 툭 치며) 짜식! 봉희 아하하하..그러니까 그건 아니겠지. (하다가 급 정색) 그러니까 뭐냐고 임마! 그게 아니면 나는 용서가 다 된다니 까! 정우 (봉희 캐리어 대신 끌며) 가자. 차 주차장에 있어. (하 고 앞서 가면) 봉희 (걱정스런 얼굴로 정우 뒷모습 보는데서) 씬47. 천지조선 해양사업부 (낮) 문 열고 들어오는 해주. 그대로 창희본부장실로 가는 데, 민경 (보고) 뭐야? 천해주씨! 인사 할 줄도 몰라요? 해주 (대꾸 않고 가면) 양대리 뭐야? 저거? 간땡이가 부었네? 씬48. 동 창희 본부장실 (낮) 창희 자리에 앉아 서류 보고 있는데, 노크도 없이 벌 컥 문 열고 들어오 는 해주. 보는 창희. 해주 사실이야? 창희 (보는) 해주 증거조작하고, 정우 삼촌 모함했다는 거...사실이냐 고! 창희 지금 뭐하는 겁니까? (서류로 시선 돌리며) 여기 회 사에요. 공사 구분 좀 합시다. 해주 왜? 사람들 들을까봐 부끄러워? 그렇게 부끄 러운 짓이면 왜 했어? 정우 삼촌한테 왜 그랬냐고! 창희 (벌떡 일어나며) 나와! 창희, 앞장 서 사무실 나가고 해주 그 뒤를 따른다. 씬49. 천지조선 복도 (낮) 창희 앞서가고 그 뒤를 따르는 해주. 마침 회사 안으 로 쇼핑백 들고 들 어오는 인화. 함께 가는 창희와 해주를 보 고 몰래 뒤따라간다. 씬50. 동 회사 계단 (낮) 해주와 창희 계단에 내려가고, 뒤이어 들어와 계단 위 에서 보는 인화. 창희 (돌아보며) 천해주씨... 당신 천지조선 사람 아니고 검 찰청 소속이야? 자 기 회사 상 사가 풀려났으면 기뻐해도 모 자랄 판국에... 나를 비난해? 해주 오빠가 모함하는 바람에 정우 삼촌 한 달 정직 받았다 고! 아무리 오빠가 천지 사람이라고 해도 이건 아니잖아! 정 우 삼촌은... 얼마 전까지만 해 도 오빠하고 한 솥밥 먹으며 같이 지냈던 사람이야!. 창희 니가 상관할 바 아냐. 해주 나 다 알아. 장일문 본부장이 회사 돈 빼 돌린 거 맞잖 아! 내가 협력업 체 돌아다니면서 직접 다 확인해 봤고, 연 구비 빼돌렸다는 것도 알아! 창희 (노려보는데) 해주 지금 당장 검찰청 가! 가서 다시 진술 번복해! 진실 을 말하고 정우 삼촌 누명 벗기라고! 창희 천해주씨,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당신 따위 가 뭔데, 나한테 이 래라 저래라야? 해주 (기막힌) 뭐라고? 오빠...정말 이런 사람이었어? 오빠 아버지가 나한테 모진 소리하셔도... 오빠는 그런 사람 아 닐 줄 알았는데... 죄짓고도 양심 의 가책 하나 안 느끼는 아저 씨랑 오빠... 전혀 다를 게 없어. 똑같아! 창희, 고개 돌리다가 일각에 있는 인화 발견한다. 멈 칫 뒤로 몸 숨기 는 인화. 창희 다시 해주 보며 그대로 해주 의 뺨을 후려갈긴다. 고개가 돌아갔다가 놀라 창희 보는 해 주. 문 뒤에 숨었던 인화도 눈이 휘둥그 레져 본다. 창희 천해주씨! 당신 오늘부터 해고야! 싸늘하게 보는 창희. 충격으로 얼어붙어 창희 보는 해 주. 그 얼굴에.. (21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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