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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퀸 23

씬1. 	도현 집 거실 (낮)

달순	(떨리는) 내가... 내가 거짓말을 했어요.

금희	무슨?

	이때, 기출 거실로 들어서고..

달순	(눈 질끈 감았다가) 우리 해주... 사모님 딸 맞아요.

금희	예?

기출	이 아줌마가? 지금 무슨 얘기하는 거야!

달순	우리 해주가 당신 딸, 그 유진이란 아이라구요!

	놀라 보는 금희. 기겁하는 기출. 글썽한 달순.

금희	해주 어머니... 무슨 말씀 하시는 거예요?

달순	말귀 못 알아들어요? 그 때 들고온 노란색 옷, 해주 아

빠가... 해주 데려	왔을 때 입고 있던 옷 맞다구요!

금희	(놀라) 네?!

기출	이 여편네가 미쳤나? 이제 와 무슨 헛소리야! 그 옷 막

내 입히려고 	얻어온 거랬잖아!

달순	사진도, 사진도 비슷해요... 세월 흘러서, 내가 우리 해

주 사진 한 장 못 	찍어줬어도, 나 그 아이 얼굴 잊어버릴 만

큼 바보 아니라구요!

금희	(어렵게) 해주 어머니... 해주... 유진이 아니예요.

	달순과 기출, 놀라 뭔 소린가 보고

달순	이건 또 뭔 소리래? 그 때 나한테 보여준 노란 옷하고

사진 줘 봐요. 내	가 똑똑히 기억한다고요!

금희	사진하고 옷... 다 태웠어요. 이젠 없어요...

달순	(놀라) 예?

금희	제가 해주 왔을 때 검사를 해 봤는데요... 해주 제 친딸

이 아니예요.

기출	(놀라 보고)

달순	그게 무슨 소리예요?

금희	유전자 검사까지 해봤다구요... 해주 제 딸 아니예요...

달순	(멍하니) 유전자 검사?

기출	(달순 잡아끌며) 나가요! 나가라구요!

달순	(기출 손 뿌리치며) 이거 놔!

기출	해주가 창희하고 결혼 엎어지니까 이러나 본데... 저번

에 여기 쳐들어와 	난리 친 것도 모자라 이젠 해주가 사모님

딸이라고 거짓말까지 해? 도	대체 목적이 뭐야? 돈이야?

	기가 막혀 보는 달순 얼굴에서.

씬2. 	도현 집 앞 (낮)

	멍한 얼굴로 나오는 달순. 집 쪽 돌아본다.

달순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검사까지 했는데... 아니

라니? 귀신에 홀린 	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 조화야? (생각하

다가 걸어가는 모습에서)

씬3. 	도현 집 거실 (낮)

	앉아 있는 금희. 그 앞에서 금희 눈치 보는 기출.

기출	저 여자가 원래 질이 좋지 않았어요... 사모님도 몇 번

겪어봐서 아시죠? 	무식하고 욕심도 많고... 거짓말도 밥 먹듯

이 하는 여자에요. 틀림없이 	창희 때문에 복수하려고 그런

거나, 돈 뜯어내려고 거짓말 한 겁니다.

금희	(대꾸 않고 한숨 쉬는데)

기출	(눈치 보며) 근데 정말 유전자 검사까지 한 겁니까?

금희	녜... 확실히 아니래요. (하다가) 근데, 검사 결과가 잘

못 된 건 아니겠	죠?

기출	(멈칫 보며) 아, 참! 사모님! 제가 몇 번이나 말씀드리

지 않았습니까? 그 	여편네 해주 그 아이 배고 만삭일 때 제가

봤다구요! 입덧하다가 붕어빵 	먹고 싶대서 제가 그 집에 갔

을 때, 붕어빵 사준 일도 있다니까요?

금희	그래요. 제가 너무 과민했었나 봐요... (한숨 쉬고 일어

나 안방으로 들어	가면)

기출	유전자 검사까지 했는데 아니라고? 어떻게 된 거지?

	(의아한 얼굴에서)

씬4. 	프로펠러 공장 (낮)

	모형 프로펠러 캡에 용접을 하고 있는 해주.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다시 	용접을 한다. 그 뒤로 강산이 나타나, 해주

를 바라보고 선다. 그 모습에..

강산	(E) 아버진...도대체 엄마 어디가 그렇게 좋았던 거예

요? 모든 것을 걸 	만큼, 모든 것을 버릴 만큼 말이에요.

	(플래시 백) 21부 씬3 인서트1)철판공장 일각(흑백)

	용접하고 있는 강산모, 경미, 어느 순간, 용접모 벗고

환히 웃는다.

	강운이 경미를 바라보는 모습과 강산이 해주를 바라보

는 모습이 오버랩	되는데, 해주 용접모를 벗고 땀을 닦으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보인다.

강산	(다가가며) 프로펠러에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지금?

해주	(돌아보며 환하게 웃으며 프로펠러를 내민다)

강산	(슬쩍 보고는) 이렇게 아무데나 땜질해도 되는 거야?

해주	(캡 부분을 가리키며) 표면에 부식이나 마모되는 걸 줄

여보려고. 이렇게 	살짝 덮어씌우듯 오버레이 용접을 해보면

뭔가 달라질까 해서.

강산	좀 더 강해지긴 하겠지만 무거워지는 거 아냐?

해주	물론 용접으로 살을 채워 넣었으니까. 하지만 무거운

물체가 더 빨리 떨	어지는 것처럼 이것도 무거워지면서 추진

력이 생기지 않겠어?

강산	이론과 실제의 갭이 느껴지는데?

해주	물론 성공할지는 미지수지만...그래도 한 번의 성공이

어떻게 일어날지는 	모르는 일이잖아.

	해주, 환하게 웃다가 다시 용접모 쓰고 용접하기 시작

하는데, 그런 해주	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강산의 모습에서

씬5. 	해양사업부 창희 본부장실 (낮)

	창희, 들어오는데 따라 들어오는 일문.

일문	야, 어떡하냐? 천해주 그 기집애 다시 오면, 나야 별 상

관 없다만...매일 	보는 넌 인생 조금 괴롭겠다?

창희	용건이 뭐야?

일문	강산이 만든다는 아지무스 트러스트 말야. 그 문젠 나

한테 맡겨.

창희	어쩌려고?

일문	아지무스 트러스터 나 때문에 못 만들게 됐으니까, 내

가 알아서 빼 온다	고. 넌 나서지 마. 이런 일은 내 전문이야.

창희	그래. 알아서 해 봐.

일문	(생각하는 얼굴에서)

씬6. 조선 해양 연구소 (낮)

	수조에서 돌아가는 프로펠러, 그것을 지켜보고 서 있

는 강산과 해주.

	

	(점프)

	테이블 위에 부서진 프로펠러를 보고 표정이 좋지 않

은 두 사람.

강산	(프린트 된 분석자료 보고) 그전보다 조금 더 버티긴

했는데...

해주	더 해 볼 거야.

강산	(보면)

해주	그때보다 8초를 더 견뎠어.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나아

지다보면 언젠가	는 성공할 수 있을 거 아냐.

강산	그렇게 무식하게 한다고 될 일이 아니야 임마!

해주	천 번이고 만 번이고 만들어 낼 거라고.

강산	야! 넌 내가 장도현이만큼 재벌인줄 아냐?

해주	무슨 소리야?

강산	프로펠러 공장 인수할 때 대출도 아직 못 갚았어. 그리

고 이 프로펠러 	모형 만드는데 들어가는 재료비가 얼만

줄 알아? 연구소 빌리는 비용도 	만만찮고...

해주	(걱정스럽게 보며) 그렇게...힘든 거야?

강산	그래, 임마... 이 나이에 벌써 허리가 휜다. (허리 붙잡

고) 에고...

해주	미안... 몰랐어. 내 생각만 했네.

강산	그래도 어쩔 거야. (해주보고) 니가 만들겠다는데! 해

봐. 할 수 있을 때 	까지는 해보는 수밖에!

해주	(걱정스럽게 강산 보는데)

강산	가, 밥이나 먹자.

씬7. 	뼈다귀 해장국 집 (낮)

	강산, 앞자리 비어 있고, 김치를 	가위로 가지런히

자르는 강산. 아줌마	가 뼈다귀 해장국 두 개를 가져다 준다. 강

산, 해주 자리의 해장국에서 	뼈다귀를 꺼내 살을 정성스럽

게 발라 뚝배기에 넣어주는데, 손 씻고 오	는 듯 다가오는 해

주.

강산	먹기 불편할 텐데..(하면서 뚝배기 건네려는데)

해주	(뼈다귀 하나를 꺼내서 뜯기 시작한다.)

	강산, 헉.. 해서 쳐다보는데, 뼈다귀 물고 김치통에서

김치 꺼내 손으로 	찢는 해주. 강산, 멍하니 보는데...

해주	왜? 원래 포기 김치는 이렇게 찢어 먹어야 맛있어.

	해주, 열심히 뼈다귀 살 발라먹는 걸 어이없게 쳐다보

는 강산. 해주가 	손가락까지 빨려고 하는데...

강산	(기겁을 하며) 으씨..드럽게! (물수건 건네며) 이걸로

닦아.

해주	피...이거 한꺼번에 돌려서 빠는 거라 그다지 위생적이

지도 않아.

강산	그래도 그렇게 병균 득실대는 손을 쪽쪽 빠는 것보다

는 나아!

해주	손 씻고 왔다고!

강산	(멈칫 보다가) 그럼 내 손도 어떻게 안 될까? (하고 손

가락 내미는데)

해주	(숟가락으로 머리 콩! 때리고) 이것처럼 뼈만 남고 싶

어?

강산	(머리 만지고) 무서워 죽겠네. 뭔 여자가 이래?

	피식 웃고 해장국 맛있게 먹는 해주. 강산도 먹는데..

씬8. 	동 정우 방 (저녁)

	들어오는 달순. 서가에 놓여있는 사진틀 집어들고 나

가려는데, 해주 들	어온다.

해주	엄마... 여기서 뭐해?

달순	(멈칫 보고 말 못하는데)

해주	그거 내놔 봐.

달순	왜... 왜?

해주	(사진 뺏어 보고는) 이거 들고 어디 가려고?

달순	(시선 피하는 모습에서)

씬9. 	동 해주 방 (저녁)

	앉으며 달순 쳐다보는 해주.

해주	그 집엘 갔다고? 왜?

달순	니 친엄마한테 너 돌려주려고 갔다.

해주	(기가 막혀 보고는) 그래서? 설마... 내 이야기 했어?

달순	그래. 했다.

해주	엄마...

달순	했는데, 그 여편네가 미쳤는지 이제 와선 또 니가 자

기 딸 아니라더라. 	무슨 유전자 검사까지 했는데 아니라고...

해주	정말이야? 그럼 엄마가 착각한 거 아니야?

달순	내가 아무리 널 안 낳았어도 (사진틀 들이밀며) 이 사

진에 너도 기억 못	할까봐? 내가 이 사진 들고 가서 확인시켜

줄 거다!

해주	엄마! 정말 왜 그래! 그 쪽에서 아니라고 그럼 다 끝난

거지, 그거 확인 	시켜서 뭐 할려고!

달순	니가 안 간다고 뻗대니까, 내가 보낼려 그런다, 이것

아!

해주	(기가 막혀 보면)

달순	너는 분하지도 않냐? 창희 그놈이 너 그렇게 가고 싶어

하던 직장까지 그	만 두게 했는데 억울하지도 않아? 내가 너

그 집에 보내서 그 집구석에 	빌붙어 사는 그 인간들 코 납

작하게 해 줄 거다!

해주	엄마.. 나 그 회사 말고도 일할 데 있어. 지금도 일하

고 있고... 식구들 	먹여 살리는 거 걱정 안 하게 할 테니까,

제발 그런 생각 하지 마.

달순	왜 식구들 먹여 살리는 걸 너한테 맡기냐고! 이것아!

너 이 집구석 있	어봤자, 니 인생 손금 보듯 뻔 해! 영주, 진

주 저것들 대학 보내고 시집 	보내고 할 때까지 너 주구장

창 등골 파 먹혀야 되고, 상태 저놈은 지 손	자 생길 때까지

철 안 들 놈이야! 막말로 니가 부잣집 가서 떵떵거리고 	살아

야, 내가 급할 때 손이라도 벌릴 거 아냐!

해주	(버럭) 제발 좀 그러지 말라고! 엄마!

달순	(보면)

해주	내가 그 집에 가면 나 행복할 거 같아? 그 천지조선 사

모님도 자식을 두 	사람이나 키우고 있어! 그 틈에서 내가 돈

만 있다고 좋을 거 같아? 엄마 	말처럼 그 집에서 창희 오빠

얼굴 매일 보면 내 마음이 어떨 거 같은데! 	잊으려고 이렇게

발버둥치는데! 나 지옥으로 몰아넣을 일 있어?

달순	해주야...

해주	엄마 이러면 나 버리는 거야. 나 누구한테 두 번 다시

버림받는 거 싫	단 말야!

달순	이것아, 버리는 게 아니고...

해주	버리는 게 아니면 뭔데! 27년을 살아 놓고 딴 집에 가

라는 게 버리는 거	지! 엄마 이러면 나도 도망쳐 버릴 거야!

거제 가서 나 혼자 살 거라고! 	왜 내 마음을 이렇게 몰라?

(하고 울면)

달순	미안하다.. 미안해. 해주야.... 나는 니가 너무 불쌍해

서...

해주	엄마가 나 버리는 게 더 불쌍하다고! 이럴 거면 아버

지 돌아가시고 나 	버리지 왜 키웠어!

달순	미안하다...

	해주 끌어안는 달순. 안겨서 같이 우는 해주와 달순.

씬10. 	도현집 거실 (밤)

	유전자 검사서 봉투 들고 있는 금희.

	생각하다가 유전자 검사서 탁자 위에 놓고, 핸드폰 꺼

내 전화번호	부 검색하다가 번호 누른다.

금희	안녕하세요?.... 김 박사님... 이금희에요... 뭐 좀 여쭤

보려고 전화 드렷	어요... 혹시 유전자 검사가 잘못 나올 수

도 있나요?... 아뇨. 다른 사람 	일로 제가 어디 의뢰를 한 게

있는데...

	하는데 문 열리는 소리가 난다. 멈칫 보는 금희. 일문

이 들어온다.

금희	아, 아니에요. 나중에 다시 전화 드릴게요. (황급히 전

화 끊고) 이제 오	니?

	일문, 대꾸 않고 가려다가 탁자위에 놓인 유전자 검사

서 발견한다. 금희, 	의식하고 재빨리 검사서 거두는데... 이층

으로 올라가려던 일문. 문득 발	걸음 멈추고 돌아본다.

일문	(부드럽게) 어머니...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금희	(멈칫 보고) 그, 그래...

씬11. 	도현집 주방 (밤)

	주스 잔 놓고 마주 앉아 있는 금희와 일문.

금희	무슨... 이야긴데 그러니?

일문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서요.

금희	(보면)

일문	그 동안 어머니한테 못할 짓을 너무 많이 한 거 같아

요. 어머니 말씀대	로 힘들게 저하고 인화 키워주신 분인

데... 이번에 검찰청 잡혀 갔다 와	서 그거 알았어요. 저 위하는

분은 그래도 어머니 밖에 없다구요...

금희	일문아...

일문	근데, 제가 어머니한테 정말 화가 났던 건요... 어머니

가 유진이라는 잃	어버린 딸을 찾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어

요.

금희	너... 지난번에도 물어보려 했는데, 그거 어떻게 알았

니?

일문	어머니하고 이모가 얘기하는 거 우연히 들었어요...

금희	그랬구나..

일문	제 입장에선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구요. 아버진 툭 하

면 회사나 집에서	나 저 못난 놈이라고 폭행하는데... 어머니

까지... (하고 말 못하고 글썽	이면)

금희	(손 잡으며) 일문아. 미안하다. 엄마가 그것도 모르고..

일문	그리고 어쨌든 저 낳아주신 어머니, 어머니 때문에 돌

아가셨잖아요?

금희	그건 일문아, 예전에... 내가 아이 잃어버리고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어.

일문	(보면)

금희	그 때 날 살리고 병원에서 간호한 사람이 니 아버지

야. 그때만 해도 네 	엄마가 그렇게 아픈 줄 몰랐다. 알았으면

내 옆에 있지 못하게 했을 거	야. 그 아이 죽고 나 정말 살

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일문	변명 안 하셔도 돼요. 어쨌거나 제 어머닌 죽었고, 어

머닌 여전히 죽었	다는 그 아이 찾아 다니잖아요! (하고 벌

떡 일어나면)

금희	(같이 일어나며) 일문아. 그게 아냐!

일문	저는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아버지한테 인정

못 받는 자식이니	까요. 하지만 인화가 알면 어떡할려고 그

러세요? 저도 정말 어머니한테	는 아들로 인정받고 싶다구

요...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는지 아세요?

	금희, 글썽해 보다가 일문을 끌어안는다.

금희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내가 내 생각만 했구나. 앞으

로 그럴 일 없을 	거야. 미안하다. 일문아...

일문	(안긴 채 싸늘해지며 미소 짓는 얼굴에서)

씬12. 	차장 검사실 (밤)

	들어오는 정우. 수사관이 앉아 있다가 일어난다.

정우	무슨 일이야? 나 여기 출근 금진데...

수사관	죄송합니다. 다른 업무 때문에 바빠서.... (하고 서류

한 장 주면)

정우	뭐야?

수사관	그 대포폰 말입니다. 지난 1년간 어디서 사용했는지,

기지국마다 조	회를 해봤습니다.

정우	(서류 보다가 고개 들며) 천지조선?

수사관	예. 천지조선에서 세 차례 사용한 흔적이 있습니다. 지

역이 넓어서 천지	조선 어디인지, 누가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요.

정우	(굳은 얼굴로 생각하는데서)

씬13. 	일식집 일실 (밤)

	마주 앉아 있는 도현과 창희.

도현	자, 한 잔 들어. 그 동안 정신없어서 술도 한 잔 못했잖

아? (하고 건배하	면)

창희	(깍듯하게 잔 들고 마시고는) 여쭤 볼 게 있습니다.

도현	(잔 내려놓으며) 말해 봐.

창희	강산이 개발하려는 아지무스 트러스터 말입니다. 제

가 업무파악이 늦긴 	하지만... 그게 설혹 개발된다고 하더라

도, 제대로 생산해서 드릴십에 장	착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

되지 않습니까? 꼭 개발한다는 보장도 없구	요. 근데 왜 굳이

그걸 손에 넣으려고 하시는지?

도현	그럴 이유가 있어.

창희	(보면)

도현	이건 너만 알아 둬라. 실은 석유공사하고 지금 이야기

중인데, 국산 시	추장비를 개발하는 업체한테 국내 대륙붕

시추권을 주는 문제가 논의되	고 있어.

창희	그럼 이번 드릴 십에 장착하려는 게 아니군요?

도현	그래. 훨씬 더 먼 곳을 내다보는 거야. (술 따르고는)

너, 천해주라는 그 	아이를 다시 들이는 게 마음에 걸려서 그

러냐?

창희	(멈칫 보고) 아닙니다.

도현	부정할 필요 없어. 나도 예전에 실수로, 너무 외로워

서 내가 사랑한 여	자한테 상처를 주고 헤어진 적이 있었어.

오랫동안 괴로웠지. 물론  	다시 되찾았지만 말이야. 너

도 그 아이 보는 게 힘들지?

창희	그렇지 않습니다. 어차피 저하고는 불가능한 사이 아

닙니까? 마음 접었	습니다.

도현	그렇다면 다행이고.... (술 한 잔 마시고) 창희야.

창희	예. 회장님..

도현	내가 왜 너 옆에 데리고 있으려는지 아냐?

창희	(보면)

도현	일문이 말이야. 그 녀석이 많이 모자라. 너도 알겠지

만 도무지 회사를 	이끌고 나갈 자질이 못 돼. 내가 바라는

건 니가 그놈을 잘 보필해 주는 	거야. 니가 1인자만 노리지 않

는다면, 너나 니 아버지가 고생한 거 다 	보상해 줄 수 있

단 말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냐?

창희	예.

도현	다시 말하지만, 1인자는 안 돼. 니가 그럴 기미가 보이

면 내가 용서하지 	않아.

창희	명심하겠습니다.

도현	(미소 떠올리며) 그래. 한 잔 더 하거라.

	술 따라주는 도현. 미소 띠며 받는 창희.

씬14. 	일식집 앞 (밤)

	약간 취한 도현, 창희의 어깨에 팔을 걸고 나온다. 차

앞에서 최비서가 	문 열어주면, 창희 보는 도현.

도현	(만족스런) 됐어.

창희	먼저 들어가십시오,

도현	알았어.

	도현, 차에 올라타면, 창희, 깊이 몸 숙였다가, 떠나가

는 차 보고는 싸한 	표정으로 돌아서는데서.

씬15. 	술집 바 일각 (밤)

	인화와 창희가 키스했던 바이다. 그 일각에서 술 따르

는 창희. 그 	모습	에..

	(플래시 백1) 12부 씬41 반구대 암각화 앞

	창희 옆에 붙어 얼굴을 맞대고 쌍안경의 한쪽을 보는

해주.

	뺨이 맞닿자 떨어지며 해주 보는 창희. 순간, 해주 뺨

에 쪽 입 맞춘다.

	(플래시 백2) 21회 씬53 천지조선 옥상

	해주의 뺨을 후려갈기는 창희. 고개 돌아갔다가 놀라

창희 보는 해주.

	(현재)

	창희, 괴로운 듯 술잔을 들이키고 테이블 위에 세차게

내려놓는다. 다시 	술 따르는데, 친구들과 웃으며 바 안으로

들어서던 인화, 창희 발견한다.

인화	야! 너 가.

친구1	왜? 한 잔 더 먹자며?

인화	그럴 생각 없어졌으니까 가라고. (눈 부라리며) 빨리

들 안 가?

	친구들, 황당한 얼굴로 나가면, 표정 고치고 걸어와 창

희 옆자리에 앉는 	인화. 멈칫 보는 창희.

인화	왜 이렇게 혼자 있어?

창희	(말없이 쓸쓸하게 미소 짓는데)

인화	왜 혼자 여기 있는지 묻잖아!

창희	(술잔 만지작거리며 쓸쓸하게 웃는) 너랑 나랑 인연이

여기서 시작 됐잖	아. (술잔 들이키는)

인화	(새침하게) 치...난 아직도 그때 생각만 하면 열 받거

든!

창희	(말없이 물끄러미 보고)

인화	(당황해서) 왜..왜? 뭐? 왜 그렇게 쳐다보는데?

창희	(술잔에 술 따르며) 나한텐 좋은 추억이 너에겐 그저

화나는 기억 일 	뿐이라니까...좀 씁쓸하네. (술잔 들이키려

는데)

인화	(창희 술잔 빼앗으며) 아니 누가 뭐래? 뭐..그땐 그랬

다고.... 근데 왜 기	분이 안 좋아 보여? 무슨 일 있어?

창희	너 때문이야.

인화	내가 뭘 어쨌다고?

창희	마음에 니가 가득 차 버렸는데...난 여전히 집사 아들

이고 넌 여전히 너	무 높은 곳에 있으니까.

인화	(멈칫 보면)

창희	니 집에서 이런 나를 알아 봐. 누가 환영해 줄까? 니 말

처럼 집이나 회	사에서 쫓겨나지 않으면 다행이지. (씁쓸

히 웃으며) 하긴 태생이 문제가 	아니지. 한 여자를 15년이나

만난 사람을 어느 부모가 인정하겠어?

인화	아..진짜! 그게 뭐 대수야! 나도 더 오랜 시간 딴 사람

좋아했는데 뭘!

창희	(말없이 술 마시는데)

인화	(창희 눈치 보다가) 근데... 물어볼 게 있는데....해주

랑 어디까지 갔어?

창희	(말없이 다시 술 따르면)

인화	갈 데까지 갔구나? 흥!

	화난 듯 탁자 치고 일어나 가는 인화. 창희 술마저 마

시고 쫓아가 잡는	다.

인화	이거 놔! 갑자기 꼴 뵈기 싫어졌어!

	하는데, 인화 허리를 끌어당겨 키스를 하는 창희. 인

화, 벗어나려고 바동	거리다가 힘이 빠지는데...

창희	(떨어지며) 어디까지 간 게 뭐가 중요해? 이제부터 너

하고 내가 어디	까지 갈 것인가가 중요한 거 아냐?

	창희, 인화를 지긋하게 바라보면, 인화, 어쩔 줄 몰라

시선 내리는데서.

씬16. 	정우 집 주방 (밤)

	장어 굽고 있는 봉희, 달순이 들어온다.

달순	(냄새 맡으며) 이게 뭔 냄새야? (힐끗 넘겨다보며) 웬

장어래?

봉희	(장어 위에 양념장 발라가며) 정우 몸 보신 좀 시킬려

구요.

달순	쯧쯧....밀땅은 애저녁에 때려쳤구만?

봉희	아...제 캐릭터랑 안 맞아요 그거! 그냥 초지일관 밀어

부칠려구요.

달순	(봉희 등짝 때리며) 아 빨랑 뒤집어 다 타네!

봉희	(장어 뒤집는 손 덜덜 떨리는, 겨우 뒤집지만 부서지

고 마는 장어) 아씨 	이렇게 약해빠진 장어로 기력이 회복되긴

하는 거야!

달순	(옆 페트병 발견하고는 들어보는) 이건 또 뭐야?

봉희	(화들짝 놀라서 페트병 빼앗고) 보...복분자에요!

달순	(의심스럽게 봉희 쳐다보는)

봉희	아..니 그러니까 뭐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라...

달순	(씨익) 장어에 복분자까지 먹일 거면서 다른 뜻이 없으

면 되겠어?

봉희	(난감해하며 어색하게 웃는데) 진짜 딴 뜻 없는데...

달순	(킁킁 냄새 맡고) 근데 이건 또 뭔 냄새야? 무슨 탄 내

같은데?

봉희	(냄새 맡아보더니 뜨악하는 표정으로 주방에서 뛰쳐나

가는)

씬17. 	정우 방 (밤)

	와이셔츠 위에 놓여있는 다리미. 봉희 얼른 다리미를

들어 올리면 하얀 	와이셔츠 위에 까맣게 타 들어간 다리미

자국. 울상이 된 봉희. 달순, 들	어와 혀를 차는데...

정우	(E) 야! 이봉희!

봉희	(화들짝 놀라서 와이셔츠 뒤로 감추는)

정우	(들어와 세탁물 담아둔 세탁바스켓에서 스웨터를 꺼내

더니) 야 너 이거 	뭐야?

봉희	(방긋 웃으며) 빨래하는 김에 걸려 있는 옷들 몇 개 더

빨았어! 왜?

정우	야 임마! 이건 손세탁해야 하는 거란 말이야! (뜨악해

서 러닝셔츠 들어 	보는데 얼룩덜룩 물이 들었다. 봉희 보는

데)

봉희	어? 그거 원래 색이 그래?

달순	쯧쯧쯧...색깔 옷이랑 흰옷은 구분해서 빨았어야지.

(혀 차며 나가고)

봉희	(민망한) 아...그..그런 거야? 그래! 나 집안 일 좀 서툴

다 뭐!

정우	(이를 악물며) 이게 좀 이냐?

봉희	그래도...니 몸 보신 시킬려고 새벽시장가서 장어까

지...(하다가) 아차!

	봉희, 방에서 뛰쳐나가면 정우, 와이셔츠에 스웨터, 러

닝셔츠까지 기가 	막혀서 쳐다보다가 바스켓에서 자신의 팬

티 발견하고 허겁지겁 들어서 	가슴에 숨긴다.

정우	(울상이 되어) 야 이봉희! 너 담부터 남의 물건에 손대

기만 해!

씬18. 	정우 집 주방 (밤)

	봉희, 뒤 돌아보며 궁시렁 대며 주방으로 들어온다.

봉희	야! 치사하게시리! 그렇다고 내가 안 할 거 같냐?

	하고 후라이팬을 보면 장어가 하나도 없다. 내려다보

면 상태, 주방에 쪼	그리고 앉아 장어를 먹고 있다. 상태 등짝

을 사정없이 때리는 봉희

상태	워매...이게 뭔 날벼락이다요!

봉희	(접시 빼앗으며) 야 이 자식아! 누가 먹으래!

상태	있응께 먹었지라!

봉희	먹기 전에 누구 건지 물어봤어야지!

상태	누구거라고 이름이라도 붙여 놓덩가요! (하면서 잔에

따라놓은 복분자 	마시는데)

봉희	(복분자 페트병 확인하고는 상태 허벅지를 발로 차며)

머 이런 날강도 	같은 자식이 다 있어?

상태	아...같은 지붕아래 살면서 요거 하나가꼬 워째 쪼잔시

럽게 이런다요!

	봉희, 열 받아서 상태 팬다. 상태, 손으로 막는데 봉희

보다 한 박자 늦	어서 계속 맞는다.

봉희	(계속 때리며) 다 뱉어 이 자식아! 뱉으라고!

상태	(그 순간에도 봉희가 든 접시 위 장어 하나 더 집어서

입에 넣고)

봉희	이 자식이 진짜! (상태 팔 비틀어서 그대로 바닥에 던

지는) 너 좋으라고 	새벽잠 못자고 이 고생한 줄 알아? 확... 이

걸 그냥!(한 대 더 치려다가 	복분자 페트병 들고 나가버리

는)

상태	(벌떡 일어나 몸 상태 확인하며) 약발 서듯 음식 발이

서분당가? 허벌라	게 떨어졌는디 덜 아픈것이...(옆에 놓인

잔을 들어 남은 한 방울까지 입	에 털어 넣으며) 내 몸은 나가

챙겨야지 누가 챙겨줄 것이여!

씬19. 	요트 안 (밤)

	설계하는 강산. 문득 생각난 듯 서랍에서 해주 머리띠

를 꺼내 본다. 그 	모습에...

	(플래시 백) 씬7 뼈 해장국집.

	뼈다귀 열심히 발라 먹던 해주 모습

	(현재)

	머리띠 보며 중얼거리는 강산.

강산	나 병인거 맞지? 어떻게 그런 것까지 예뻐 보일 수가

있냐? (머리띠 보	며) 너도 동의하지? 솔직히 그건 여자가

보여줘야 할 최선의 모습은 아	니잖아? (한숨 쉬고 밖으로 나

가는 모습에서)

씬20. 	해주방 (밤)

	트러스터 실험 결과 보고서를 펜으로 일일이 확인하

는 해주. E. 전화벨. 	확인해 보면 ‘ 뻥쟁이’ 떠 있다.

해주	이 밤에 웬 일이야?

	

씬21. 	요트 위 + 해주 방 (밤)

	강산, 요트 위에서 좀 추운 듯 전화하고 있다.

강산	뭐하냐?

해주	뭐하긴 일하지.

강산	방구석에서 또 일이냐? 여긴 바람도 시원하고 말이지

~ 놀러 올 생각 없	냐?

해주	오빠!

강산	어?

해주	이빨 떨리는 소리 다 들리거든? 왜 전화 한 건데?

강산	(급당황해서 옷 바짝 땡겨 입으며) 진짜야. 요트 위에

서 보니까 하늘에 	별도 많이 떴고 달도 이쁘네.

해주	(한심하다는 듯이) 저녁에 비 온다고 하던데 별이 많

이 떴다고?

강산	(버럭) 야 임마. 내가 많이 떴다면 뜬 거지 뭔 말이 그

렇게 많아?

해주	용건이 뭐야?

강산	아니...바람도 좋고 (추워서 몸 웅크리고) 날씨도 좋을

것 같으니까 (울상	으로 하늘을 한 번 보고) 우리 소풍이나

한 번 더 갈까?

해주	(피식 웃으며) 그림 그려진다. 비 맞고 덜덜 떨면서 김

밥 먹는 모습!

강산	아씨...낼만 날이냐?

해주	뭐 정~ 그렇게 놀러 가고 싶다면 가지 뭐!

강산	(급방긋) 진짜? 너 약속한 거다? 아씨..이거 녹음 기능

있나? 낙장 불입!	절대 말 바꾸면 안 돼! 알았지?

해주	그럼 오빠도 내 옆에 딱~ 붙어서 함께 하는 거다! 뭐

든?

강산	당연하지! (해맑게 웃으며) 어디 갈 건데? 뭐 할 건데?

나는 무조건 콜!

해주	놀이동산!

강산	놀이동산?

해주	응. 가서 바이킹도 탈거고 롤러코스터도 탈거고...

강산	(굳어서) 자..잠깐만. (울상이 돼서) 야...솔직히 인간

적으로 그건 아니지 	않냐? 너 내가 높은 데 못 올라가는 거 뻔

히 알면서...

해주	올라갔다 내려갔다 무한반복 하다보면 두려움도 사라

지지 않겠어? 아 좋	다! 이번 소풍은 고소공포 극한 도전기!

강산	너 꼭 그런 식으로 날 보내고 싶냐?

해주	으이그...그러니까 할 말 없음 헛소리 하지 말고 끊어!

(끊으려는데)

강산	야야!! 잠깐만! 나 진짜 할 이야기 있단 말이야!

해주	뭔데?

강산	너... 고스톱 칠 줄 아냐? 현장 사람들하고 어울리려면

그걸 좀 배워야겠	는데...

해주	전화 끊는다! (끊는)

	강산, 끊겨버린 전화를 어이없게 바라보다가 한 손에

든 머리띠를 본다.

강산	야 임마. 니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 한 거야. 한 마디

라도 더 해주면 	덧 나냐?

	하고 일어나 바다 바라보면 주변이 어둠으로 가득하

다.

강산	아... 진짜...아무도 없구나. (쓸쓸한 강산 뒷모습에서

F.O)

씬22. 	조선소 전경 (F.I- 아침)

도현	(E) 이게 무슨 소리야!

씬23. 	도현 집무실 (낮)

	컴퓨터 화면에 유전폭발 사진 (* 멕시콘 만 석유시추

선 화재 참조) 떠 	있고, 도현이 굳은 얼굴로 앞의 최비서 바

라본다.

최비서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경, 인도네시아 유전 시추선에

불길이 붙은 후 잇	따른 폭발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도현	이게 일문이가 투자한 유전 맞아?

최비서	예. 아직 인명피해나 구체적인 손실액에 대해선 알려

진 바 없다고 합니	다.

도현	(얼굴 굳어지는 데서)

씬24. 	해양 사업본부 (낮)

	여기저기서 전화가 울리고 있고, 직원들이 전화통 붙

잡고 있다. 문 박차	고 들어오는 도현과 최비서. 직원들 보고

일어난다.

도현	장일문...장팀장 어딨어?

민경	잠시 일 보러 나가신 것 같습니다.

도현	(양대리 앞에 파일을 던지면서) 그거 중단시키라는데

왜 안 시켰어?

양대리	(말 못하고 벌벌 떠는데)

창희	(본부장실에서 나오며) 회장님... 현지 대사관에서 통

화를 원합니다.

도현	(보면)

창희	피해 규모가 예상 외로 큰 거 같습니다. 인명 피해도

확인 됐구요.

	하는데, 문 벌컥 열고 들어오는 봉희.

봉희	형부! 뉴스 듣고 왔어요! 어떻게 된 거에요?

도현	너는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뭐 했어!

봉희	아니 왜 나보고 그래요? 나는 첨부터 인도네시아 유전

안 된다고 주장했	던 사람이라구요! 형부도 알잖아요!

도현	(민경 보며) 일문이놈 데려오란 말이야!

씬25. 	강산 공장 일각 (낮)

	걸어오는 일문. 그 시선에 상태가 무거운 파이프 들고

가다가 힘든지 주	저 앉아 쉬는 모습이 보인다. 미소 띠고 다

가가는 일문.

일문	야! 천상태!

상태	(멈칫 돌아보고) 음마? 너 일문이 아니다냐?

일문	(다가가 주변 두리번거리는데)

상태	너가 여기 워쩐 일이다냐?

씬26. 	중국 음식점 (낮)

	중국 요리들 테이블 위에 가득하다. 눈이 휘둥그레지

는 상태, 정신없이 	먹어대는데, 일문, 상태 한심하게 쳐다보

고 있다.

일문	그게 강산 공장이라며?

상태	(먹으며 고개만 끄덕이는)

일문	결국 강산 빽으로 취직까지 한 거네?

상태	니 눈으로 보고도 그러는 겨? 그 썩을 놈이 나를 거기

에 짱 박아 놓고

	개고생시키는 거 모르겄냐?

일문	거기서 강산이 프로펠러 만든다며?

상태	그려? 그건 모르겄는디 내 일하고는 상관이 없응께.

(탕수육 먹으며) 고	기가 솔찬히 쫄깃하구마이. 요로코롬 얻어

묵어도 될랑가 모르겄네

일문	상태야. 우리 친구지?

상태	그럼! 이렇게 친구를 대접할 줄 아는 너야 말로 진정

한 친구랑께! (궁	시렁대는) 그 썩을 놈의 강산이 자식은 웬

수여 웬수!

일문	거기서 만드는 프로펠러가 언제 완성되는지 좀 알 수

있을까?

상태	(멈칫 보고) 그것은 뭣땀시 묻는다냐?

	말없이 주머니에서 봉투 하나 꺼내 내미는 일문.

상태	요것이 뭐다냐?

일문	(대꾸 없이 젓가락으로 음식 집어 먹으면)

상태	(봉투 들여다보면 백만원짜리 다섯장 정도, 헉 놀라서

보는데)

일문	너 내 말 잘 들으면 나중에 그 돈의 세배를 줄 수가 있

어.

상태	세.. 세배? (침 꿀꺽 삼키고) 뭐, 뭔 일인디 그런다냐?

일문	그건 나중에 얘기 해 줄 거고, 어때? 할 거야? 말 거야?

상태	(봉투 다시 쳐다보고 일문 얼굴 보는데서)

씬27. 	도현집무실 (낮)

	굳은 얼굴의 도현 앞에서 보고하는 창희. 옆에 최비서

도 있다.

창희	현재까지 보고된 바라보는 사망 2명에 실종 3명인 것

같습니다. 다행히 	2010년 멕시코만에서 있었던 딥 	워터

호라이즌호 폭발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면한 거 같습니다.

봉희	그 정도였으면 회사 완전히 문 닫는 거지. 매장된 원유

가 얼마 없었던 	것이 천만 다행이었네. 인도네시아 앞 바

다를 기름범벅으로 만들었을 테	니까.

최비서	시추선은 영국 베타사 것을 빌려 쓴 것이라, 큰 문제

는 없지만, 저희 쪽	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이라 책임을 면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도현	피해 액수 산정할 수 있겠나?

창희	지금은 원인조차 알 수 없어서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저희 회사가 참여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벌써 주가가 폭

락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회사의 신인도 하락입니다. 석

유공사에서도 문의가 빗발치듯 오고 있습	니다.

도현	처음부터 참여하지 말았어야 했어. 하지 말라고 그렇

게 얘길 했는데...

	책상 내려치며 부르르 떠는 도현의 얼굴에서.

씬28. 	강산 요트 안 (낮)

	노트북으로 유조선 폭발 기사 읽고 있는 해주와 강산.

폭발 사진과 함	께, ‘ 인도네시아 시추선 폭발’ ‘ 천지 조선

해양 시추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 환경오염 오염 우려’

‘ 외교통상부에서도 사태파악 중’ 등의 기	사가 떠 있다.

해주	이거 어떻게 되는 거야?

강산	글쎄... 천지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네.

해주	회사 들어가 봐야 하는 거 아냐?

강산	나는 우리 드릴 십만 이상 없으면 돼. 내가 회사 해양

사업까지 관여할 	순 없지.

해주	그래도 파트너인 회사잖아?

강산	임마, 너 잘라낸 회사다. 거기 도면이나 봐.

해주	(일각에 있는 도면 펼쳐 보고는) 뭐야? 이거 저번 도면

과 다른데?

강산	(의자에 앉으며)  네가 여러 가지 시도해 보는 것처럼

나도 다양한 변화	를 줘보려고.

해주	아...(하면서 도면 다시 보면)

강산	네 손재주를 못 믿는 게 아니라 설계에 결함이 있는 건

지 모르잖아. 아	니면 설계에서 좀 더 획기적인 걸 찾아낼

수도 있고.

해주	프로펠러 캡 뒤쪽에 변화를 준거야?

강산	(설계대를 보다가) 지난번 도면을 어디다 뒀지?

	해주, 다른 테이블 쪽 보다가 놓여 있는 비망록 발견한

다. 들어보는 해	주.

강산	(보고는) 뭘 봐? 지난번에 다 봤잖아?

해주	(안쓰럽게 강산 보고는) 부모님 기일은 알아? 여기 쓰

여 있진 않던데?

강산	알아. 이봉희 팀장한테서 들었어.

해주	언젠데?

강산	8월 11일... 내년부턴 제사 지내야지.

해주	8월 11일? 그럼 하루 차이네?

강산	누구랑?

해주	윤학수 박사님 하고 말이야...

강산	(멈칫 보고는)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해주	그게... 정우 삼촌한테서 들었어.

강산	(일순 뭔가 생각하고 얼굴 굳어지는데)

해주	왜 그래?

강산	잠깐만! 나 좀 나갔다 올게! (하고 옷 챙겨 들고 황급

히 나가면)

해주	어딜? 산이 오빠! (의아한 듯 보는데 핸드폰 벨 울리

고 받아서) 여보세	요? (멈칫하고)예! 안녕하세요? 회장님...

씬29. 	도현집 앞 (낮)

	집 앞에 와 서는 강산의 오토바이. 강산, 오토바이에

서 내려 집에 들어	가려고 하면 집사 나온다.

집사	누구십니까?

강산	사모님 좀 뵈러 왔습니다. 강산이라고 하면... 아실 겁

니다.

씬30. 	동 거실 (낮)

	찻잔을 앞에 두고 앉은 강산과 금희.

금희	여긴 웬일로... 우리 인화 일도 있고 해서 너 다시 못

볼 줄 알았는데...

강산	지난번에 오피스텔 오셨을 때... 제 아버지 아신다고

하셨죠?

금희	그래. 근데 자세히는 몰라... 몇 번 식사한 것밖에는...

강산	윤학수 박사님이 전 남편이셨다고 들었는데...

금희	(멈칫 보면)

강산	혹시 윤학수 박사님이... 비망록이라고 적힌 노트 갖

고 계신 거 본 적 있	으신가요? 우리 아버지가 윤학수 박사님

께 드린 걸로 아는데...

금희	글쎄...	

강산	윤학수 박사님 유품정리하실 때라도... 혹시 못 보셨나

요?

금희	그 분 유품정리는 그때 내가 하도 정신이 없어서... 회

장님이 해줬어. 	근데 그건 왜?

강산	(대답 않고 얼굴 굳어지는 데서)

씬31. 	도현 집무실 (낮)

	들어와 도현에게 인사하는 해주.

해주	부르셨습니까? 회장님..

도현	그래. 어서 와라.

해주	인도네시아 유전에 사고 생겼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괜찮은 건가요?

도현	니가 염려할 상황은 아닌 거 같구나. 그보다 너 회사

에 다시 복귀	해.

해주	(멈칫 보고) 그건... 박창희 본부장님이...

도현	그 문제는 박본부장이 실수한 거 같다. 인재를 몰라보

고 말이야... 아무	래도 너랑 	있는 게 껄끄러워 그런 모양인

데... 부서를 옮겨줄까?

해주	아닙니다. 제가 이 회사에 지원한 건... 바로 기술개발

팀에 들어오고 싶	어서였습니다.

도현	기술개발팀엔... 왜?

해주	드릴십을 만드는데 참여하고 싶어섭니다...

도현	그래... 너 어렸을 때도 드릴십에 관심이 있다고 했지?

알았다.. 내가 박	본부장한테 지시해 뒀으니까, 가서 일 봐.

해주	(허리 숙여 인사하며) 감사합니다. 회장님.

도현	(미소 띠고 보는 데서)

씬32. 	해양사업부 (낮)

	해주, 들어오는데, 전화가 계속 울리고 있고, 분주한

직원들... 민경과 양	대리도 전화기 잡고 있다.

민경	글쎄, 그건 저희 기술 개발팀 말고 홍보부에 물어보라

니까요!

양대리	저희 회사가 단독으로 시추한 게 아닙니다. 인도네시

아 석유공사가 주축	이 되고, 저희는 기술만 투자한 것 뿐입니

다.

민경	(전화 끊고 해주 보고) 뭐야?

해주	(밝게) 안녕하셨어요? 잘 지내셨죠?

민경	지금 잘 지내는 것 처럼 보여요?

	해주, 멈칫 보고 말 못하는데 본부장실에서 나오는 창

희. 해주와 시선 	마주친다.

해주	회장님 지시로... 업무복귀 명 받았습니다.

창희	나도 들었어요. 근데 여기선 천해주씨가 할 일이 없

네. 당분간 라이언 	강 일이나 열심히 해요. (하고 나가면)

해주	(바라보는 데서)

씬33. 	도현 집무실 (낮)

	도현 앞에 서 있는 최비서.

도현	아... 이러다간 회사가 위험해 질지도 몰라.

최비서	(보면)

도현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놈이 만든 아지무스 트러스터

꼭 빼 내와야 해. 	시추권만 따낼 수 있으면 모든 손실을 메

꿀 수가 있어! 그 놈은 해 낼 	수 있을 거야!

씬34. 	야외 일각 (낮)

	화난 얼굴로 해주 바라보는 강산.

강산	그래서? 다시 복귀를 하겠단 말이야?

해주	그래.

강산	임마! 넌 자존심도 없어? 널 버린 회사가 뭐 이쁘다고

다시 들어가? 이	럴 땐 와달라고 해도 됐습니다 하는 거야!

해주	왜 이렇게 화를 내? 지금 회사 어려울 때잖아?

강산	그 회사 어려운 거랑, 너랑 무슨 상관이야? 네가 시추

선 사고난 거 책임	질 거야?

해주	(말 못하고 보면)

강산	그냥 나하고 일해! 너 충분히 일감주고 부려먹을게. 월

급도 빵빵하게 주	면 되잖아.

해주	오빠 회사도 어렵다면서?

강산	그래도 너 월급 못 줄 정도는 아냐!

해주	오빠... 나 천지조선에 들어오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

을 했는지 몰라.

강산	너 박창희 밑에서 또 일하고 싶어? 그 자식이 너 자른

건데... 그 놈 밑	에 다시 들어가고 싶냐고!

해주	창희 오빠 땜에 회사 안 다니는 게... 더 말이 안 돼. 오

빠 나더러 뭐랬	어? 약해빠져서 세상 어떻게 사냐고 했잖

아. 나 강해질거야. 내가 만들	려는 프로펠러처럼 강해지고

싶다고!

강산	그 프로펠러 나하고 만들 거잖아! 너 그놈의 회사 다

시 들어가서 구박 	받고, 왕따 당하는 거 더는 못 봐! 그만

둬! 그냥 나하고 일 해!

해주	애처럼 왜 이래? 천지조선 다녀도 오빠 하고 일할 수

있잖아. 억지부리	지 좀 마!

강산	여러 가지 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라도 똑바로 하라고!

	하고 화난 얼굴로 돌아서 가 버리는 강산. 말 못하고

보는 해주.

씬35. 	해주집 마루 (저녁)

	밥상 위에 갖은 쌈과 반찬들이 놓여 있고, 진주, 영주,

달순, 젓가락 들	고 기다리는데, 상태가 큰 접시 두 개를 들

고 주방에서 나온다. 상 위에 	올려놓으면 구운 삼겹살이다.

상태	(가위로 삼겹살 자르며) 오늘은 나가 풀 써비스로다가

모실랑께 들드라	고요~!

달순	근데 무슨 바람이 들어 삼겹살을 다 사웠어?

진주	(수상하게 상태 보며) 오빠가 돈이 어디서 났는데? 아

직 월급 날 아니잖	아?

상태	(멈칫 보고) 고것이...2주 동안 뼈 빠지게 부려묵더니

강산 할배가 특별 	보너스라고 줬당께.

영주	진짜 일을 하긴 하는 거야?

상태	아..나가 말이다. 그 짝에서는 없으면 안 되는 아주 중

요한 인물이 되어	부러써야! 내 손을 거치지 않으면 일이 끝

나질 않는당께.

달순	(뭔가 기준좋은) 그래! 이제 드디어 천상태 앞날에 서

광이 비치나부다.

상태	나가 앞으로 우리집은 책임 질팅께. 영주 너도 등록금

걱정말고 니가 원	하는 대학에 붙기나 하드라고.

영주	(입 삐죽대고, 혼잣말) 대학은 무슨. 치...

상태	글고 엄니도 포장마차 당장 때려치드라고요.

달순	뭐야?

상태	날도 추워지는디 멋헌다고 칼바람 맞자싸면서 일한다

요. 나가 엄니 버는 	돈에 두 배정도는 매달 갖다 줄팅께 포장

마차 내 놓드라고요.

달순	애가 왜 이래? 너 설마 강산이가 말한 높은 자리에 가

게 된 거야?

상태	(버럭) 강산이 고자식 이름은 꺼내지도 말드랑께요!

쳇...당장 해주도 일 	그만두게 혀야쓰거써라! 고자식이 해주 옆

에 달라 붙어있는것도 꼴배기 	싫고라... 암튼 많이 먹어야~

잉 (하면서 삼겹살 진주 밥에 얹어주면)

진주	그래도 산이오빠는 소고기 사다줬는데..

상태	요 가스나 말하는 거 봐야. 오빠가 피땀 흘려 사왔으

면 고마워혀야지 그	게 몬 말이다냐?

진주	(입 삐죽, 혼잣말) 호랑이 없는데선 여우가 왕이라더

니. 치...

상태	머시라고 혔냐 시방 니?

진주	잘 먹겠습니다 오빠! (치..하고 먹는)

	상태, 거들먹거리면서 고기를 각각 밥 위에 올려주며

뿌듯해하는데서

씬36. 	기출 집 거실 (밤)

	작은 밥상 위, 대접에 밥 말아 먹고 있는 기출, 달랑 김

치 하나다. TV보	면서 히죽히죽 웃고 있는데 문이 열리며

인화가 들어온다.

기출	(놀라 일어나며) 아니, 인화야? 어쩐 일이야? 창희 아

직 안 왔는데.

인화	(밥상 내려다보며) 왜 여기서 혼자 드세요? 엄마가 집

에 와서 저녁 식사	하라고 하셨잖아요.

기출	창희도 없는데 뭘...괜찮아 먹을만 해.

인화	그래도 혼자 드셔도 제대로 챙겨 드셔야죠.

기출	(뭐지? 좀 당황하는)

인화	(홍삼액 박스를 건네며) 이거 아침마다 챙겨 드세요.

기출	이... 이걸 날 주는 거냐?

인화	(쇼핑백하나 건네며) 손으로 뜨고 싶긴 했는데 워낙 손

으로 하는데 익숙	치 않아서.. 날도 쌀쌀해지는데 아저씨 입

으라고 샀어요.

기출	(쇼핑백 받으며 놀라는데)

인화	그럼 식사마저 하세요. (하고 나가면)

	기출, 쇼핑백 열어보면 겨울 스웨터다. 좋아라하며 자

신의 몸에 대보는 	기출.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는 얼굴에서.

씬37. 	도현집 거실 (밤)

	피곤한 얼굴로 들어오는 도현. 금희가 맞이한다.

도현	일문이 아직 안 들어왔어?

금희	녜... 회사에 같이 있었던 거 아니에요?

도현	(한숨 쉬며 소파에 앉는데)

금희	(앞에 앉으며) 저기... 당신, 예전에 학수씨 유품 정리

했죠?

도현	(멈칫 보고) 그랬지. 그건 왜?

금희	그때 혹시 비망록이라고 쓰인 노트... 본 적 있어요?

도현	(흠칫 놀라지만 내색하지 않는) 아니... 그건 갑자기

왜 묻는데?

금희	오늘 낮에 산이가 왔다갔어요.

도현	(놀라 보면)

금희	그 비망록인가 하는 걸 자기 아버지가 학수씨에게 줬

다는데... 찾고 있나 	봐요. 걔도 지 부모님에 대해 궁금한 게 많

은 모양이던데...

	도현, 얼굴 굳어지는데, 일문이 거실로 들어선다.

금희	(반색하며 일어서는) 왔니? 저녁은?

도현	(벌떡 일어나) 너, 이리 와!

일문	(놀라 도현보고)

금희	당신 왜 또 그래요?

도현	(무시하고) 따라 와!

	일문, 불안한 얼굴로 도현 따라가고 금희 바라보는데

서,.

씬38. 	동 서재 (밤)

	도현, 일문 멱살 잡고 들어와 내동댕이 친다.

일문	아... 아버지?

도현	전화기도 꺼놓고 어딜 싸다니다 이제 나타나는 거야!

일문	왜... 또 그러시는데요?

도현	넌 인터넷도 TV도 안 봐? 인도네시아 시추현장 폭발사

고 아직도 몰라!

일문	(놀라) 네?

도현	일은 니가 저질러 놓고... 지금 너만 몰랐다는 거야!

일문	그, 그게... 저는 그만두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그쪽

에서 중단 안 하고...

	도현, 일문의 뺨 세게 내리쳐서 휘청이는 일문. 금희

가 뒤이어 들어오다	가 놀란다.

금희	이게 무슨 짓이에요! (일문 잡으며) 괜찮니? 일문아!

도현	당신은 빠져. 이 녀석 아직 정신을 덜 차렸어! 니가 지

금 무슨 일을 저	지른 건지 알기나 해?

	도현이 일문 다시 때리려고 달려들면 일문을 막아서

는 금희.

금희	말로 해요! 아무리 잘못해도 그렇지... 당신 자식이잖

아요! 다 큰 애한테 	왜 폭력을 휘둘러요!

도현	지금 당신이 끼어들 때 아냐! 이놈이 무슨 일을 벌였는

지 알아?

금희	회사일로 이러는 거라면 알고 싶지 않아요. 나한테 그

런 건 하나도 안 	중요해. 자식보다 중요한 회사 일 같은 거

난 모른다구요!

도현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씩씩대는)

금희	당신, 일문이한테... (무섭게 쏘아보며) 다시 한 번 손

대면 내가 당신하고 	안 살아요! 알았어요?

	도현, 멈칫 보고 금희 노려보는 얼굴에서.

씬39. 	커피숍 일각 (밤)

	마주 앉아 있는 강산과 정우.

정우	무슨 일로 보자고 했나?

강산	한 가지 확인할 게 있어서요. 윤학수 박사께서 돌아가

신 게 86년 8월 	12일이 맞습니까?

정우	그렇네만...

강산	제 아버지는 그 전날 돌아가셨더군요. 똑같이 일본에

서요.

정우	(멈칫 보면)

강산	한 사람은 교통사고로, 한 사람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돌아가셨습니다. 두 분의 공통점은 7

광구에 석유가 묻혀 있다고 믿	었던 사람들입니다. 또 하나

의 공통점은 장도현씨가 두 사람을 알고 있	었다는 것이고요.

정우	자네,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거야?

강산	장도현씨는 지금도 7광구에 관심이 지대한 사람입니

다. 이 모든 게 우연	일까요?

정우	두 사람 죽음에 장도현이 관련이 있단 얘긴가?

강산	비약일까요?

정우	지난 번에 얘기했잖나? 자네 부친 경우는 모르겠지만,

우리 형님 죽음에	는 목격자가 많아. 장도현이 우리 형님을

구하러 왔다는 증인이 많아. 	우리 형수님이 그랬고, 박창

희 아버지 박기출씨가 그랬고, 안기부 요원	들도 많았어. 박기

출씨는 그 괴한들한테 총까지 맞은 사람이야.

강산	혹시 형님 분 부검해 보셨습니까?

정우	그럴 상황은 아니었어. 안기부에서 장례를 알아서 치

러 줬으니까.

강산	그게 더 이상하지 않습니까?

정우	도대체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강산, 가방에서 비망록을 꺼내 정우게 건네준다. 보는

정우.

강산	저희 아버지가 윤학수 박사님께 보낸 겁니다. 검사님

은 보실 권리가 있	으시네요.

정우	(굳은 얼굴로 비망록 받는 데서)

씬40. 	강산 공장 (밤)

	강산, 공장에 들어서는데 대평이 홀로 소주마시고 있

는 발견한다. 아프	게 보다가 그냥 모르는 척 지나치는데. 대

평, 지나치는 강산 한 번 보고

대평	어데 가노? (소주잔 들이키고)

강산	(멈칫 서서) 트러스터 만드는데 가보려고요. 해주 안

에 있죠?

	(하고 그냥 가려는데)

대평	그거, 잘 되고는 있나?

강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돌아보고) 할아버지?

대평	내 할애빈거는 안 잊었나 보네?

강산	저랑 내일 얘기 좀 해요. 오늘은 바빠서요.

	강산, 그대로 가면, 대평, 아프게 강산 뒷모습 보는데

서.

씬41. 	프로펠러 공장 (밤)

	해주, 새 설계도면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알루미늄을

앞에 놓고 깍고 있	다. 강산, 뒤에 나타나 해주를 보고는 건들

거리며 다가와 테이블을 손으	로 만지작거린다. 해주, 강산

온 거 눈치 채고도 계속 일하는데..

해주	(슬쩍 보고) 왜? 무슨 할 얘기 있어? 왜 안 가고 그렇

게 서 있는데?

강산	여기 내 공장이거든?

해주	진짜 유치해서....(하면서 계속 깎아내고)

강산	(슬쩍 보다가) 뭐야. 내가 설계한 거랑 다르잖아.

해주	다르지 않거든. 조금 변형시킨 거 뿐 이야!

강산	(뚱해서 가려다가 다시 돌아보고) 근데 너 왜 나한테

화 내냐?

해주	(쳐다도 안 보고 깎아 내는) 먼저 화 낸 게 누군데 그

래?

강산	와..성낸 놈이 방귀 뀐다고..

해주	(어이없어 웃으며) 방귀 뀐 놈이 성낸다 아냐?

강산	(멀리 쳐다보며) 내 입장이 그래서 하는 말이잖아! (발

로 바닥 툭툭 차	며) 내가 먼저 화를 냈으니까.

해주	(어이없어서 웃는데)

강산	내일 나랑 같이 드릴십 건조 상황이나 점검하러 가.

해주	천지조선 가지 말라면서?

강산	니가 언제 내 말 들었냐? 꼴통아!

	머리 꽝 때리고 돌아서는 강산. 머리 만지며 째려보다

가 웃는 해주 얼굴	에서.

씬42. 	도현 집 앞 (밤)

	일각에 서서 무서운 얼굴로 불 켜진 도현 집 노려보는

정우. 몸 돌려 어	둠 속으로 걸어간다.

씬43. 	조선소 일각 (낮)

	드릴십 쪽으로 걸어가는 해주와 강산.

씬44. 	드릴십 머드 펌프룸 안 (낮)

	드릴십 내부의 머드 펌프룸을 둘러보고 있는 해주와

강산. (만약 촬영이 	힘들면 다른 배 안의 전기케이블 있는 곳

에서)

강산	(뿌듯한) 유압파이프도 사양서 대로 잘 교체된 거 같

고, 이젠 정말 아지	무스 트러스터만 장착하면 완성되겠네.

	해주, 한 손에는 사양서로 보이는 서류 들고 있고, 강

산의 말은 들리지 	않는 듯 전기 케이블을 이리저리 보며 고

개 갸우뚱 하고 있다.

강산	왜 그래? 전기케이블 튼튼하게 잘 깔려있구만. 뭐 문

제 있어?

해주	이상해.

강산	뭐가?

해주	이거 봐.

	해주가 가리키는 전기케이블 표면에??XLTE??라고 쓰

여 있다. 강산도 	보는데..

해주	드릴십 머드 펌프룸에는 머드가 묻어도 부식되지 않

는 NEK606을 써야 	하는데... 이걸 쓰게 되면 전기 케이블이

부식될 수 있어. (서류 다시 보	며) 사양서에도 분명 머드 펌

프룸에는 NEK606을 쓰라고 되어 있는데...

강산	(피식 웃으며) 짜식...제법이네! 이거 전기 케이블은

다 비슷해보여서 대	부분 잘 모르는데

해주	뭐야? 알고 있었어?

강산	그럼 내가 짱군줄 아냐?

해주	알고 있으면서 왜 말 안했어?

강산	한 달만 더 버틸려고 했더니 똑똑한 제자 덕에 산통

다 깨졌네. 에고...	안되겠다. 너 때문에 가서 한 판 해야지!

(하고 돌아서면)

해주	(의아해 보는데서)

씬45. 	도현집무실 (낮)

	노크도 없이 문 열고 들어오는 강산, 도현 앞에 사양

서 던지듯 놓는다. 	강산 웃음기 없는 차가운 표정이다.

강산	(싸늘하게) 장일문 본부장, 아니 장팀장 생각보다 대담

하네요.

도현	또 무슨 일인가?

강산	도대체 회사 돈을 얼마나 횡령한 겁니까?

도현	무슨 일인지... 설명을 좀 제대로 해 봐.

강산	또 사양서대로 안 하고... 드릴십 머드 펌프룸에 깔면

안 되는 전기케이	블을 버젓이 깔아놨더군요.

도현	(벌떡 일어나며) 뭐라구? 그게 정말인가?

강산	인도네시아 유전 폭발도 모자라 이젠 드릴십 사고도

한 번 치시려는 겁	니까? 그 안에 몇 명이 타는 줄 아세요?

자그마치 200명이에요! 	전기

	케이블이 머드에 부식돼 배에 불이라도 나야 정신들

차리실 겁니까?

도현	(기막혀 아무 말 못 하고)

강산	그거 몽땅 다 뜯고 교체 하십시오! 100만 미터나 되는

전기케이블 	다시 다 깔려면 또 3개월 늦춰지겠네요. 자

제비에 다시 패널티 3개월이	면 300억 손실 더 보시겠습니

다. 회장님.

	하고 문 꽝! 닫고 나가버리는 강산. 어이없어 주저앉

는 도현.

씬46. 	해양사업부 (낮)

	문 박차고 들어오는 도현. 직원들 일어나 인사하고, 창

희가 막 본부장실	에서 나오는데, 팀장 자리에 앉아 있는 일

문 보는 도현.

도현	너! 이놈의 자식!

	일각의 의자 들어 일문 내리 찍으려는 도현. 창희가 ‘

회장님!’ 하며 제	지한다. 그 바람에 빗나가는 의자. 직원들

모두 놀라 보는데...

창희	(도현 말리며) 왜 그러십니까, 회장님!

도현	너 이 놈! 인도네시아 시추선폭발도 모자라, 니가 드릴

십까지 망치려 들	어! 나가 죽어! 이놈아!

일문	(무서워 덜덜 떠는) 아버지...

도현	아버지? 그 소리가 지금 나와! 회사를 어디까지 말아먹

을 거야. 대체!

	도현, 분이 풀리지 않아 다시 일문에게 달려들려고 하

면 창희가 또 잡고 	말린다. 이를 틈타 달아나는 일문.

도현	너 이리 안 와! 어딜 도망가! 이리 와!

	그런 도현을 뒤에서 안는 창희. 숨 몰아쉬며 씩씩대는

도현.

씬47. 	국립묘지 일각 (낮)

	학수의 묘비 앞 제단에 음식과 비망록 올려놓고, 절하

는 정우. 뒤에 관	리인과 인부들이 서 있다.

정우	형님... 용서하세요. 정말로 그 의문이 사실이라면, 혼

백이라도 일어나 말 	좀 해 주세요.

	일어나 젖은 눈으로 보다가 관리인 쳐다보는 정우.

정우	시작하죠.

관리인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습니까? 이장이 아니면 곤란한

데...

정우	부탁합니다. 반드시 알아봐야 할 일이 있어서 그럽니

다.

	하고 인부들에게 눈짓하면 곡괭이와 삽 든 인부들 나

선다.

	(점프)

	파헤쳐진 묘지. 정우가 삭은 관을 장갑 낀 손으로 밀어

젖히면 안에 유골	이 나온다. 유골의 가슴 부분과 배 부분을

살펴보는 정우. 녹슨 총알 두 	개를 들어 살펴본다. 젖은 눈

으로 보는 얼굴에서.

씬48. 	창희 본부장실 (낮)

	문 벌컥 열고 들어오는 인화. 얼굴이 상기되어 있다.

인화	천해주... 다시 여기 다닌다며?

창희	(멈칫 보는데)

인화	오빠가 잘랐잖아? 그거 쇼였니? 왜 다시 불러들이는

데!

창희	내 뜻이 아니라... 회장님 지시야.

인화	해주랑 이렇게 보는 거... 오빤 괜찮아?

창희	일은 일이야. 불편해도 어쩌겠어...

인화	일어 나.

창희	(보면)

인화	나랑 아빠한테 가서 말씀드리자. 내가 말하는 건 아빠

대부분 들어주신	단 말야.

창희	인화야...

인화	뭐해! 빨랑 일어나지 않고! 그럼 나 혼자라도 가?

	창희, 난감한 듯 화난 인화 올려다보는 데서.

씬49. 	동 복도 (낮)

	앞장 서 가는 인화. 창희, 따라 와 인화 손목 잡아끌어

돌려 세운다.

창희	이건 회사일이야. 니가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 아니라

고.

인화	오빠가 못 하니까 내가 처리하겠단 거잖아. 도와주겠

다는데... 왜 말려!

창희	진정하고 내 말 들어!

인화	뭐야? 아직 해주한테 미련 있어?

창희	그런 게 아니라...

	이때, 창희 뒤에서 걸어오는 해주 보이고, 인화, 해주

보곤 갑자기 창희 	와락 안고 키스한다. 놀란 해주 걸음 멈추

고, 그런 해주 보며 계속 키스	하는 인화. 해주 충격 받은 얼

굴로 보는데...마침 해주 뒤에서 걸어오던 	강산, 인화와 창

희 키스하는 거 보고 역시 놀라 멈춘다. 그들 네 사람의 	모습

에서...

	(23회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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