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 3
S#1 혜림이네 방앗간 외경. (저녁 무렵)
주욱 늘어서 있는 리무진 차량. 혜림의 집 앞에 서 있는 백성민.
그 뒤에 비서실장이 박민구의 낡은 쌕을 들고 서 있다.
그 뒤로 수많은 취재진들이 카메라를 들이대고 서 있다.
혜림(E) 누구세요.
비서실장 청와대에서 왔습니다. 문 좀 열어 주시죠. 서혜림씨!
S#2 방앗간 집 마루. (저녁 무렵)
혜림 모, 콩 고르고 있었고...
동하는 한쪽에서 미니 축구공 가지고 뛰어 다니고 있다.
혜림 (콩 고르다 말고 인터폰 받은 듯. 들고 놀라서)
혜림모 왜 그려? 누군데?
혜림 .... 청와대에서…… 왔대요.
혜림모 청와대? 왜 왔대? 누가 보고 싶어 한다고! 낯도 두껍네 그 사람들?
혜림 엄마...
S#3 혜림이네 방앗간 앞 (저녁 무렵)
혜림모(E) 당장 돌아가라 그래. 멀쩡한 내 딸 과부 만들어놓고. 왜 또 왔데..
인터폰으로 흘러나오는 혜림모의 목소리, 백성민 다 듣고 있다.
백성민 (굳은 얼굴로 아무 말 못하고) ...
비서실장 (보다 못해서) 서혜림씨. 전해 드릴게 있어서 대통령님께서 직접
오셨습니다. 잠시 문 좀 열어 주십시오.
백성민 ……
문 앞에 서서 기다리는 백성민. 잠시 후, 덜컹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S#4 방앗간 집 마당. (저녁 무렵)
백성민, 비서실장 마당 안으로 들어서면, 혜림 마당에 내려와 서 있다.
담 밖에서는 사다리를 놓고 사진을 찍어대며 취재 경쟁하는 기자들의 모습들.
혜림 (먹먹한 눈으로 대통령 보다가 살짝 인사하면)
백성민 (인사한다)
S#5 방앗간 집 거실 (저녁 무렵)
백성민 방석 위에 앉아 있고 그 옆에 비서실장이 앉아 있다.
혜림, 미동도 없이 앞만 바라보고 있다.
가운데 놓여 있는 다과상과 쥬스잔. 아무도 손대지 않은 상태다.
백성민, 비서실장을 보면 비서실장, 박민구의 쌕을 건넨다.
백성민, 혜림에게 쌕을 건넨다.
대통령 아무래도 이걸 직접 전해드려야 할 것 같아서 왔습니다.
혜림 이건....?
혜림, 조심스럽게 떨리는 손으로 가방을 열면
다이어리, 조그만 시집, 너덜거리는 아프간 지도 등이 나온다.
혜림, 다이어리에 끼어 있는 월드컵 때 찍은 가족사진을 보고 두 눈을 질끈 감는다
붉은 악마 티셔츠, 악마 뿔 머리띠, 볼에는 태극스티커를 한 혜림이네 가족사진.
혜림, 메모들을 몇 장 넘기다 보면 가장 최근의 것이 나온다.
“조국은 우릴 버리지 않을 거다. 우릴 구하러 올 거다.”란 박민구의 글씨가
나온다.
혜림, 그 글씨를 보고 울컥 치밀지만 떨리는 입술을 깨물며 냉정을 유지한다.
혜림 (애써 웃으며) 이 사람, 글씨 잘 쓰죠? 군대선 차트병이였대요.
백성민 ....
혜림 ...좀 구해주시지 그랬어요...살려왔으면 좋았잖아요.
백성민 죄송합니다. 면목이 없습니다.
혜림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듯한데)
동하, 뛰어와서 가족 사진을 주워 들고...
동하 와~아빠다. 대~한~민~국~ (응원박수 치며) 짝짝짝짝짝!!!
혜림 (동하의 등장에 눈물 삼키는) ...
백성민 (맘이 아프다. 동하를 무릎에 앉히며) 이야~ 정말 잘 하네..
어디서 배웠어?
동하 아빠가요, 우리 아빠 응원 디게 잘해요~! 대~한~민~국~
혜림, 먹먹한 얼굴로 동하를 바라보고..
응원 박수치는 동하의 천진한 모습을 바라보는 백성민의 눈빛.
혜림모 동하야. 할머니랑 저리 가서 놀자. (동하 데리고 나가면)
백성민 아이가 아빠를 많이 닮았네요. 아주 씩씩해요.
혜림 사실...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무능한 정부 아닌가 하구요.
백성민 ...!
혜림 하지만 우리가 약소국이다 보니, 힘드셨다는 것도 알거 같습니다.
백성민 ...
혜림 우리가 강한 나라가 되면, 이런 일이 안 일어나겠죠?
그런 나라 만들어주세요. 다신 저처럼 이런 일로 고통 받는
사람이 없게요.
백성민 서혜림씨 말, 마음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혜림 (눈물 나는 거 꾹 참고) 오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조화도 제가 못쓰게 만들고 ...
그땐 제가 제 정신이 아니었나 봐요. 죄송해요. (살짝 웃는다)
백성민 서혜림씨, 꿋꿋한 모습이 고맙고 감사합니다.
힘내시고, 열심히 살아주세요.
혜림 ……(말없이 목례만 하는)
S#6 방앗간집 앞 길가 + 리무진 안 (N)
많은 주민들이 보는 가운데 차를 타고 리무진, 떠나고 있다.
리무진 행렬 떠나고, 그 모습도 펑펑 후레쉬 터지며 취재하는 기자들..
비서실장 걱정했던 것 보다 잘 이겨내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대통령 힘없는 나라라! 정치하는 사람들 정신 차려야 되겠어.
서혜림씨 예의를 갖췄지만 정치 똑바로 하라고 꾸짖고 있었잖아?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더군.(꼬르륵 소리 나고)
비서실장 ..시장하신가봅니다. 요즘 들어 통 못 드시더니..
대통령 (멋쩍게) 서혜림씨 만나고 나니 가슴을 짓누르던 돌덩이가 치워진 것 같네.. 어디 가서 요기라도 좀 하고 갈까?
S#7 곰탕집 홀 (N)
손님 없고 파장 분위기다. 직원들 청소하고, 하봉도, 조그만 아이스박스에 장조림 몇 병 넣으며 전화중이다.
하봉도 (전화 중) ...어..어..꼭 똥개루다가.. 그깟 개고기루 장조림해서
갖다 바쳐 봤자, 지깟 놈이 검찰총장밖에 더 되 긋는가…(하는데)
비서실장 실례합니다. 지금 곰탕 좀 됩니까?
하봉도 지금 끝났는디유.. (하는데 뒤에 서 있는 백성민 보고 숨 넘어갈
듯 놀라서) 가, 각, 각하....
백성민 (미소 지으며) 곰탕 한 그릇 먹을 수 있겠습니까?
하봉도 (놀라서 벌어진 입 다물어지지 않은채) 돼...돼...돼쥬....안 되 도 되게 해야쥬. (소매로 식탁의자를 마구 닦아준다)
S#8 혜림의 집 안 (N)
손 등으로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 혜림, 설거지 하고 있다.
그릇을 빡빡 힘주어 닦다가 물로 계속계속 씻어낸다.
혜림모 사람 죽었는데 와서 미안 하다구 하면 뭐해? 앞날이 창창한 거,
혼자 애 키우면서 살 거 생각하면 억장이 미어지는데...
(훌쩍거리며 걸레질)
혜림 ………
혜림모 너는 속도 좋다~ 속도 좋아~ 꽃 보내준 거 못쓰게 만들어서
미안하다구?
혜림 (말없이 설거지만)
S#9 곰탕집 (N)
수육과 곰탕, 깍두기, 파 담긴 그릇이 펼쳐져 있고...
백성민, 뚝배기에 담긴 곰탕국물을 마시고 내린다.
대통령 커어...시원하다. 이렇게 구수하고 담백한 곰탕은 또 첨입니다..
제 잔 받으시죠. (하봉도 에게 막걸리 한잔 따라준다)
하봉도 (받는 손이 달달 떨린다)...
비서실장 입에 맞으셨나봅니다. 한 그릇을 다 비우시다니,
대통령 정말 맛있게 먹었어. 어떻게 먹었는지 기억도 안나는데..하하..
비법이라도 있는 겁니까?
하봉도 음식은 뭐니 뭐니해도 재료구먼유. 전 이문은 들해두 꼭 한우로만
쓰구유, 쇠 이빨 까정 죄다 뽑아유 잡냄새 들어 갈까봐서유.
깍두기는 지가 곰소 까정 가서 사다가 5년 동안 간수 뺀 소금으로
절이구유, 새우젓은 육젓 사다가 3년을 폭 삭혀서 모양두 읎이
흐믈흐믈 해지는 것을 쓰는구먼유.
대통령 아...그래서 맛이 이렇게 좋군요.
하봉도 각하, 물소로 만든 곰탕 못 잡숴 보셨쥬?
대통령 물소요?
하봉도 제가 월남전 갔을 때 사단장이 오셨드랬는데... 하이고, 맛도..
맛도.. 그렇게 없는 소는 첨 봤슈. 지가 다 곰 솥에 들어
가구 싶더라니까요...그때 쇠고기는 한우구나~ 알았쥬...
대통령 (웃고) 하하.. 그렇죠. 역시 우리께 최고지요.
S#10 곰탕집 앞 길가 (N)
굉음 내며 달려오는 오토바이...끽 서더니 내려서 핼맷 벗는 남자, 하태성이다.
태성, 주변이 이상해서 두리번거리며 안으로 들어가려하면 경호원이 막아선다.
S#11 곰탕집안 (N)
하봉도, 문 밖에서 경호원들의 제지를 받고 있는 하태성을 봤다.
하봉도 (벌떡 일어서며 큰소리로) 하검사. (문 앞에 가서 경호원들을
향해) 괜찮아유. (데리고 온다) 각하! 제 아들 하태성 검삽니다.
하태성 (놀라서) 대... 통령님....
하봉도 좀 떨어진 남송 지청서 근무 하는데, 오늘 잠깐 들렸네유...
(태성 보고) 각하가 배가 고프셔서 우리 집에 들리셨어야...
하태성 (고개 숙여) 남송 지청 하태성 검삽니다.
백성민 곰탕이 얼마나 맛있던지 자릴 못뜨고 있었네. 하검사도 합석하지.
하태성 아.. 아닙니다.
하봉도 이눔아 국부께서 앉으라는데 (잡아 앉히는데)
백성민 (태성에게 막걸리 한잔 따라준다.)
하봉도 각하, 야가유, 해송 남송 국회의원 있잖유. 김태봉이라고~ 장고
끝에 기소해 버렸슈. 여당 국회의원 자리 하나 날라 갔쥬 뭐.
지송해유.
백성민 .... 하검사 보기엔 어떨 거 같나...?
하태성 판단은 사법부에서 하겠지만 덩어리가 작지 않습니다.
백성민 ....!
하태성 근데 여긴 어쩐 일로...?
백성민 업무 보고 받으러 왔다가... 서혜림 아나운서 집에 잠시 들렸었지.
남편 유품도 전해 줄 겸.
하태성 ......
백성민 맘이 많이 놓였네. 서혜림씨가 꿋꿋하게 이겨내는 거 같아서...
다시는 이런 일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하는데 어깨가
무겁더구만...
하봉도 (눈물 그렁그렁해서) 각하.. 너무 마음 쓰지 마십시오.
각하의 우국충정의 끓는 마음은 그 사람들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백성민 감사합니다.
비서실장 (시계 보며) 대통령님 출발할 시간입니다.
백성민 그래? (일어나며 태성의 어깨 툭 쳐 준다) 소신껏 밀고나가게.
그게 이 나라 검찰이 할 일 아닌가!
하태성 (일어나서 절도 있게 인사)...
S#12 방앗간 혜림의 방 (N)
곤하게 자고 있는 동하 볼에 뽀뽀 하는 혜림, 그러다 동하 손에 쥐어진 가족 사진
(유품에서 나온) 발견한다. 혜림, 조심스럽게 사진 빼서, 남편 얼굴 들여다보며
혜림 .... 우리 동하, 잘 키울게... 당신 닮아 멋지게.
천국에서 지켜봐줘! 대~한~ 민~국! (웃는 끝에 눈에 눈물 고인다)
S#13 곰탕집 내실 (N)
바지만 파자마 위에는 메리야스 차림의 태성, 하봉도, 나란히 누웠다.
태성 아부지, 오늘 기분 좋드라? (흉내) 어이!~ 하검사
하봉도 그럼~ 각하 앞에서 내 새끼가 검사유~ 하는데!
태성 아부지, 고생 많았지...? 나 같은 개 뼉다귀 혼자 키우느라.
하봉도 이눔시키...내 이마의 주름살은 다 니 탓이여! 이 쉐키야.
태성 그래도 여자가 키우면 ...좀 낫지 않을까?
하봉도 낫겠지...그래도 아들이여봐라...아버지 없는 그늘이 클 것이다.
태성 ...
하봉도 흐흐흐...한뚝배기를 뚝딱 다 드시고...내가 곰탕으로 애국할
줄 누가 알았냐...흐흐흐
태성 (혜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F.O)
S#14 지청 로비 + 복도 (D)
혜림, 들어서면 사람들, 삼삼오오 모여서 로비에 설치된 TV에서 나오는
뉴스를 보고 있다. 혜림의 집에 대통령이 방문했다는 뉴스다.
(아래 기자의 대사는 그냥 배경, 흘러가는 정도로)
기자 대통령은 남해도 업무보고를 받은 후 예정에 없이 아프간에서
피랍돼 살해된 고 박민구기자의 집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 유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한때 유가족인 서혜림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아 대통령이 문전박대 당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하기도
했었지만 (어쩌고 저쩌고)
사람1 저 여자야.. 서혜림.
사람2 서혜림씨~ 파이팅.. 힘내세요.. 실물이 더 예뻐요
혜림 네에~~ (도망치듯 간다)
S#15 청소원 휴게실 (탈의실) (D)
혜림 문 열고 안으로 들어온다.
혜림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김은숙 혜림씨, 대통령 왔다가셨다매. 어때? 실제로 보니깐?
혜림 (자기 락커룸에서 옷 꺼내며) TV랑 똑같으시던데요....
김은숙, 혜림 옆에서 옷 갈아입는 중이다.
메리야스 차림으로 얼굴이며 살아 들어난 곳은 온통 모기에 자국, 반점 투성이다.
혜림이 옷 갈아입다가 그 모습 보고 놀란다.
혜림 (놀라서) 아주머니~ 왜 그래요, 수두 앓아요?
김은숙 (간지러워서 탁탁 치며) 수두는? 모기 물린 자국이지.
혜림 모기요? 세상에 많이도 물렸다~~
김은숙 (옷 입으며) 대통령, 온 김에 우리 동네나 한번 들려주지..
당최 모기 때문에 못 살것어... 지옥이 따로 읎어.
혜림 (아줌마 살펴보며) 모기장 없으세요? 모기향이라도 피우고...
김은숙 안 한 짓이 있게? 말 해봤자 입만 아파. (밖으로 나간다)
혜림 얼마나 많길래..(믿기지 않아서 갸웃. 앞치마 찾아서 묶고 나간다)
S#16 지청 복도 (D)
태성, 가방 들고 들어서다 대걸레질 하는 혜림 본다.
다가가 자판기 옆에서 동전 넣고 커피 뽑으며
태성 아줌마 요즘 잘 나가~ 대통령까지 찾아오고.
혜림 (힐끔 째려보다가 다시 일한다)
태성 좀 빡빡 안 돼? 그게 뭐야.
혜림 (태성 째려보다가 그 쪽 향해 대걸레질 마구마구 하는데)
태성 에헤이.. (대걸레 피해 팔짝 뛰며) 하라는 청소는 안하고
컬링 하고 있네. 올림픽 가? 금메달 따게?
혜림 그래, 갈 거다 내 폼 죽이지? (더 들이밀며 닦는데, 잘 안닦인다)
어우. 이건 왜 또 안 지워져. (더 빡빡 닦는데 쉽지 않다)
태성 (보다가) 수고해, 아줌마! (방에 들어가는)
혜림 쟨 검사가 돼서도 변한 게 없냐.. (후우.. 얼룩 보더니)
넌 아무래도 락스로 지워야겠다. (화장실 가는데)
혜림, 사라지면, 태성, 빼곰 문 열어서 확인하고 입에 종이컵 문채 나온다.
태성, 혜림이 두고 간 대걸레로 얼룩 지우기 시작한다.
태성 (종이컵 내려놓고) 이거 누가 쏟은 거야? 이씨.. (벅벅 닦는)
S#17 지청 마당 (D)
혜림, 쓰레기 봉지 들고 나와 쓰레기 수거장소에 모아놓는데
담 밖 길가를 따라 피켓 들고 행진하는 시위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시위대(E) 김태봉의원 구속이 웬 말이야, 구속을 취소하라. 취소하라
시위대(E) 지역의 참된 일꾼, 표적수사 웬 말이냐, 웬 말이냐
시위대(E) 정치공작 그만해라. 해송남송 절딴 난다 절딴 난다
혜림, 정문 쪽 보면 30명 정도 시위대가 정문을 막고 서서 구호를 외쳐댄다.
길태는 메가폰을 들고 떠든다. 혜림, 호기심에 농성하는 쪽으로 가는데.
S#18 승용차 안. (D)
차안에는 이동원, 박인수의 ‘향수’가 흘러나오고 있다.
공지청장, 박인수(성악가)의 부분을 바리톤 흉내내며 진지하게 따라 부르고 있다.
공지청장 (성악가 톤으로)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 히-(삑사리 나자
멈칫하던 표정 바꿔 립싱크로 절정을 향해 간다) 전설 바닥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 사철 발 벗은 아내가 ~
지청장, 여유롭게 핸들을 돌려 지청 정문으로 들어가다 화들짝 놀란다.
공지청장 저, 저거 뭐야?
S#19 지청 밖 도로 (D)
지청장의 승용차 정문 통과하려 하는데 시위대 때문에 진입이 어렵다.
지청장, 빵빵 클락션 울리지만 시위대 꿈적 않고 구호 외친다.
공지청장 (창문을 열고) 당신들 뭐야? 검찰청 앞에서 뭐하는 거야? 안 비켜?
이길태 당신네가 우리 김태봉 의원 구속 시켰잖여..당장 석방해..
지청장 (열 받아서) 아니 이 사람들이 검찰을 뭘로 보고...
(하는데, 저 멀리 혜림이 기웃거리고 있는 걸 본다)
길태 청렴결백한 김태봉 의원 석방하라..석방하라..
지청장 이 사람들이! (호기롭게 차에서 내려 삿대질) 받아먹은 게 있으니
구속 시켰지. 신성한 지청 앞에서 뭐하는 짓들이야? 당신들 김태봉
이랑 다 한 패 아냐? 당신들 다 구속돼봐야 정신 차리겠어?
호식 뭐 구속?
공지청장 그래, 구속. 싹다 집어 넣..(얼굴로 퍽 진흙 날아와 깨져 흐른다)
혜림 (그 모습 보고 깜짝 놀라는데)
공지청장, 당황해서 서둘러 차 안으로 도망가 문을 잠근다.
어디선가 퍽 ~ 날아오는 진흙들, 퍽퍽퍽! 차에 산산이 부딪혀 깨진다.
지청장, 몸을 핸들 아래로 쑤셔 넣고 아고고 하는데...
혜림 (달려가서 농민들 막으며) 잠시만요. 이러시면 안돼요.
(사람들에게 밀려나다가 저쪽 바닥에 떨어진 메가폰 본다)
S#20 지청장 차안 (D)
공지청장 (시위대의 서슬에 놀라 핸드폰 들고 112 누른다)
거기 경찰이죠. 여기 남송지청인데 나 지청장이야. 지금 당장 경찰
보내.. (소리 올라가고) 몇 명이 문제야? 있는 대로 다 보내, 다.
E 앵애앵...(매가폰의 싸이렌 소리)
공지청장 (통화하다 밖을 쳐다본다)
S#21 지청 밖 도로 (D)
시위대 사람들, 누군가 해서 보면, 메가폰 잡고 서 있는 혜림의 모습 보인다.
어떤 대학생 한 명이 시위장면이며 혜림이 메가폰 들고 나서는 모습을 핸드폰 동영상으로 찍는다.
혜림 (메가폰 입에 대고, 용기를 낸다) 여러분 이러면 안 됩니다.
멈추세요. 진정하세요.
상두 어? 서혜림이다. (사람들 수군수군 거린다)
공지청장 (차 안에서 혜림 본다) 아. 혜림씨...
혜림 (메가폰 놓고 사람들 앞으로 나서서) 여러분 폭력은 안 됩니다.
대화로 해결해요.
호식 당신이 뭘 안 다구 나서! 상관없는 사람은 빠져.
혜림 아무리 뜻이 좋다 해도 폭력을 쓰면 정당성을 잃고 맙니다.
상두 우리라고 좋아서 이런 줄 알어? 김태봉 의원이 우리 동네 다리도
놔주고, 복합개발단지도 세운다고 했는데...다 꽝 됐잖어.
혜림 (듣고 있다가) 여러분에게 정치인은 자기 집 앞마당만 지켜주는
사람입니까?
호식 뭐? (눈 부릅뜨며)
혜림 내 앞마당만 지켜주면 그 사람이 다른 집에 들어가 도둑질해도
상관없다는 거에요? 그게 옳다고 생각하세요?
농민들 ...
혜림 국회의원이 내 개인의 만족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잖아요.
사람들 손에 들고 있던 진흙, 피켓을 내리고 서로 눈치를 본다. 소강상태다.
차안의 지청장, 핸드폰 손에 쥔 채 후우... 하는 한숨 내쉰다.
혜림 사람들 한명 한명을 바라보며 진정하라는 눈빛을 보낸다.
순간 조용해진 시위 현장. 이때, 지청 안에서 달려 나오는 태성.
태성 (혜림이 보호하며) 당신들 뭐야? 당신들 김태봉이 사주 받고 온
거 아니야? 김태봉이랑 같은 깜빵에 다 쳐넣어 줄까? 어....
호식 깜빵?
상두 저,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호식 그래 이 자식아! 나도 쳐넣어봐라.
태성에게 진흙 던지고 태성과 붙어서 밀고 당기고 몸싸움한다.
혜림 (싸움 말리며) 이러지 마세요...이러면 안 된다구요.
혜림, 몸싸움 말리다가 거세게 뿌리치는 상두의 손에 그만 중심을 잃고 쓰러진다.
혜림 아! (아프다)
태성 아줌마!
태성, 시위대 뚫고 쏟아지는 주먹에 자기 몸으로 혜림을 감싸 보호한다.
그때 경찰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경광등 요란한 경찰차 몇 대가
지청 앞에 멈추면서 아수라장이 된다.
S#22 이배호 당대표실 (D)
차강철, 이배호, 유명선 차 마시고 있다.
차강철 (읽던 신문을 툭 던지며) 어르신도! 그깟 유품이 뭔 대수라고....
마당 안에서 마주보고 있는 대통령과 서혜림 사진과 기사다
유명선 맘이 유하신 분이시잖나...
차강철 하기야 그 덕에 대통령 되셨지요! 암 환자인 부인을 지극정성
병간호한 순애보로 경선 때 압승, 대선에서 대한민국 여성표
싹쓸이! 그것만 아니였으면 대표님이 지금 청와대에 계시는 건데.
이배호 큼..
차강철 (눈치 보는데 마침 핸드폰 울려 받으면)...네. 차강철입니다.
뭐? 이거 참! 거기 예의주시하고 무슨 일 생기면 전화해. (끊고)
유명선 무슨 일인가?
차강철 김태봉 지지자들이 지청에 쳐들어가 한바탕 난리굿을 친
모양입니다. 지청장이랑 검사도 봉변을 당했다는데요.
이배호 뭐?
유명선 어허, 지청 난동은 너무 했지요. 꼭 그런 방법만 있는 건 아닌데.
차강철 쥐 죽은 듯이 납작 엎드려있어도 뭐할 판에 왜 이렇게 분란을
일으키는지.
이배호 미꾸라지 한 마리 때문에 논둑이 터질 수도 있어.
더 일이 커지지 않도록 차 의원이 알아서 조치해.
차강철 네. 알겠습니다. (나간다)
이배호 (생각에 잠겨서 톡톡톡 탁자를 친다) 보궐선거라~~~
혜림(E) (고통스럽게) 아~~
S#23 병원 응급실 (D)
의사, 혜림의 발목에 약 바르고 붕대로 감는데
커튼 뒤에서 걱정돼서 왔다 갔다 하는 태성, 얼굴에 드레싱을 했다.
태성 (의사 옆에서) 전신 엑스레이 찍어 봐야지 않겠습니까?
폭도들한테 집단 린치를 당했다니까요.
의사 (라텍스 장갑 벗으며 가볍게 웃고) 그럴 필요는 없구요..
다리 접질린 거, 물리치료 해주고 약 먹으면 될 거 같습니다.
처방전 받아가시구요. (나간다)
태성 (혜림에게) 미안하다. 괜히 나 때문에...
혜림 이게 왜 너 때문이야?
태성 (성질내며) 아 그래, 김태봉이 때문에. 거기가 어디라고 나서,
겁도 없이?...(속상하고) 처방전 받아올게. (가면)
보호자1 서혜림 아나운서 맞죠? 어쩌다 다치셨어요?
혜림 예..그럴 일이 좀 있었어요... (물 먹으러 가는데)
보호자2 (조용히) 누구야 저 남잔? 남편 죽고 그새 새로 생겼나?
아냐 전부터 있었나?
보호자1 (조용히) 얼굴은 이쁜데 팔자가 세게 생겼다...
혜림 (얼굴이 굳는다).... (그들을 보면)
보호자1 (언제 그랬냐는 듯 가식적) 서혜림씨.. 힘내세요...
혜림 (짜증나는 얼굴이다)
태성 (처방전 들고 오다) 왜 그래? 어?
혜림 아냐. 나가자...
보호자2 (조용히) 맞잖아. 남자 생긴 거... 새 남자지?
태성 (다 들었다) 이봐요, 어이? 생겨? 뭐가 생겨?
혜림 (태성을 말리며) 그만 둬. (태성을 끌어 댕긴다)
태성 왜 말도 못하게 해? (끌려 나간다. 혜림이 더 안됐고 짠하다).....
S#24 병원 앞 길가 택시 정류장 (D)
혜림, 태성, 아무 말 없이 나온다. 혜림, 붕대 맨 다리를 절뚝인다.
태성, 부축해주려고 하면, 혜림, 괜찮다는 듯 밀어낸다.
태성 다들 색안경만 끼고 사나 ...증말...
혜림 (자조적으로) 대한민국에서...혼자 된 여자로 산다는 게
너무 힘들다. 아무나 쉽게 보고, 쉽게 말하고...
태성 아줌마답지 않게 왜 그래?
혜림 자기한테 이익만 된다면 뇌물 받아먹는 정치인이라도 괜찮다는
국민들도 짜증나고... 우르르 몰려와서 악다구니 쓰는 국민들도
안타깝고...정치라는 게 이런 건가 환멸도 들고....
태성 이 아줌마가 점점?
혜림 우리 동하, 잘 키우려면 돈도 벌어야하는데... 얼굴까지 잔뜩
알려져서 것도 힘들어. 후우. 대한민국서 산다는 게 정말 힘들다.
태성 ....
혜림, 길가에 놓인 벼룩시장 꺼내 아랫단에 실린 이민설명회 광고를 본다.
혜림 (씩 웃으며) 여기나 가볼까?
태성 이민 가서 뭐 할라구? 청소? 여기서도 못 하믄서 무슨~
(길에서 손 흔든다) 택시~
혜림 (이민 광고에 다시 눈길이 가는데)
S#25 민우당 전경 (D)
이배호, 강현석을 비롯한 당직자들 당사에 “민우당 보궐선거 대책 위원회”간판 걸고 박수친다..기자들 취재하고...
S#26 민우당 회의실 (D)
전면에 “공천심사소위원회”플래카드 걸려있고..
이배호를 중심으로 후보자 프로필을 살피는데, 현석, 후보자 면면에 인상을 쓴다.
차강철 신성호 아시아 정치연구소장이 미진시를 희망하는데요?
강현석 콜택시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배임수재로 걸렸었죠?
이배호 ...
강현석 징역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아직 피선거권이 없습니다.
<점프>
유명환 강동5구에 홍유석 명진학원 재단이사장은 어떨까요?
강현석 명진대학교.. 학내분규중이지 않습니까? 재단비리 때문에..
이배호 ...
<점프>
차강철 이 사람도 싫다, 저 사람도 싫다. 도대체 누굴 뽑겠다는 겁니까?
강현석 좀 더 도덕적이고 능력 있는 인물을 찾아봐야죠!~
차강철 아 글쎄..그런 인물이 미쳤다고 1년짜리 보궐선거에 나오냐고?
1년 기다렸다 4년짜리 총선에 나오지!
<점프>
도무지 진전이 없자.. 모두들 이배호의 눈치만 살피는데.
강현석 (작정했다)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민우당은 지금 개혁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대대적인 개혁이요. (이배호 본다)
이배호 ......(강현석을 본다)
차강철 강의원! 의석 있고 개혁 있는 거지, 국회의원 다 떨어지고 나서
무슨 힘으로 개혁을 한단 말입니까? 이건 애들 소꼽장난도 아니고.
강현석 (강하게) 애들 소꿉장난보다도 못한 상황 아닙니까, 이게..
차강철 뭐요? 말이면 단 줄 아나..
이배호 ...(작심했다) 이번 보궐선거.... 강현석 의원이 한번 맡아보지
강현석 ...
차강철 대표님!
이배호 개혁과 선거의 승리! 강의원이라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겠지. 누구보다도 의지와 열정이 있으니 말이야. 안 그런가?
유명선 (이배호 의중을 알겠다는 듯이 고개 끄덕이며 박수를 딱딱딱 친다) 용단이십니다, 대표님!
젊고 개혁적인 강의원이라면 참신하고 능력있는 후보자들을...
이배호 (O.L)끝내지...(현석의 어깨를 툭 쳐주고 나간다)
차강철 대표님. (이해 안간 듯 따라 나간다)
유명선 (천천히 일어나면서 강현석에게) 축하 하네 강의원!
잘 해봐... (하고 나간다)
남은 소장의원들, 강현석한테 다가온다.
천의원 잘 됐어. 강의원, 당을 개혁할 절호의 기회야!
고의원 쓰레기같은 놈들 말고 제대로 된 인사들을 공천 한번 해보자구.
강현석 ...!
S#27 당 대표실 (D)
이배호, 묵묵이 창가를 보고 있다. 손아귀에서 우두둑 호두알 굴린다.
S#28 산호그룹 전경 (D)
S#29 산호그룹 회장실 안 (D)
김명환, 창밖을 내다보고 있고, 강현석은 그 뒤에 서 있다.
김명환 .......이배호가 자네한테 보궐선거 총책임을 맡겼다.
그 늙은이 속셈이 뭐라고 생각하나?
현석 희생양을 잡은 거죠. 패배하면 뒤집어씌울..
이기면 모두 자기 공으로 하고요.
김명환 자네 생각은 어때?
현석 위험이 없는 곳에 먹을 게 있겠습니까?
언젠가 한번은 부딪혀야 될 일이었습니다.
김명환 난 생각이 다르네.
현석 ?
김명환 (나가며) 따라오게.
S#30 지청 휴게실 (D)
혜림, 절뚝이며 걸어 들어오면 김은숙, 하소연하고 있다.
혜림, 뭐지 하고 가서 보면...
청소1 괜찮아? 다쳤다며?
혜림 예...근데 이 아주머니는 왜?
청소1 경찰에 잡혀갔잖여! 이 집 아저씨.
혜림 (놀라서) 예?
청소1 아침나절에.. 지청 앞서 난동피우다.. (눈짓)
혜림 (거기 안에 계셨구나)...!
김은숙 아이고, 이를 어짜면 좋아. 며칠 있으면 딸내미 결혼식인디,
신부 혼자 입장하게 생겼으니 사돈이 우릴 워치게 보겠냐고...
검사가 어떤 양반들인디, 거기다 진흙 던지고 몸싸움을
벌였으니 히우.. 워쩌면 좋아...
혜림 (혼잣말처럼) 그러게 폭력은 아니라구 했는데....
김은숙 우리가 김태봉이 좋아서 그런 게 아녀. 죄다 모기 때문이여.
혜림 (의아) 모기요?
청소1 이 집 동네 가봐.... 빈집으로 꽉 찼어~ 한 여름에도 옷을
두겹씩 껴입고 일혀.. 사람 살 곳이 아녀.
혜림 (말 듣고 너무 안됐다).세상에...어떡해요..?
공지청장 (E, 꽥) 모두 구속시켜버려~
S#31 지청장실 (D)
태성, 열중 쉬엇 자세로 듣고 있다.
공지청장 오데 감히 검찰을 우습게 보고.. 어디 와서 행패고 행패가!
(태성 확 째려보며) 이기 다 니 때문이 아이가..
태성 왜 접니까? 지청장님?
공지청장 내가 정치하는 놈들, 글마가 글마라고, 걍 넘기라캤제? 봐라,
이기 정치다. 이기 민주주의라 카는기다. 진흙 뒤집어 써보니
알긋나? 와 구속을 때려서 분란을 만드노? 와?
태성 그야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으니까...
공지청장 폭도들이 검찰을 핫바지 저고리로 본 것도 다 니 때문이야.
니도 봤제? 우리 혜림씨까지 나뭇가지 꺾이듯 쓰러지는 거!
태성 (우리 혜림씨? 황당하지만) 저도 맞았습니다. 보여드릴까요?
공지청장 검사가 품위 떨어지그로 호빠 잠입이나 해싸니까 안 글나,
이 시키야!
태성 아! 대체 언제적 얘기를 꺼내시는 겁니까?
공지청장 (버럭, 본심 들어난다) 그놈의 민주주의 땜에 내 차가 뽀사졌다 고 이시키야. 내 차가!~ 니, 다 구속 안 때리마 니 죽고
내 죽는다. 어이!
태성 저도 맞은 거 억울해서라도 때릴 겁니다. 구속!
S#32 지청 하태성 검사실 밖 (D)
혜림, 문을 살짝 열고 안을 들여다보며 기웃 거린다.
S#33 지청 하태성 검사실 (D)
빽빽이 들어앉은 데모대들. 하태성, 사무관이 각각 나누어 앉아 조서를 쓰고 있다.
하태성 진흙도 준비해 오셨잖아요? 근데도 우발적이라구요?
상두 이것 좀 봐유! (하며 팔뚝, 목, 다리 다 보여준다. 온통 벌레로
물린 자국이다) 모기 때문에 살수가 없어유...간척지 웅덩이에
모기가 장난 아니게 살아유. 아주 사람이 살 수 없는 지경인데
그 땅에다 김태봉 의원이 공장이며 복합단지를 들여 준다니,
얼마나 고마워요. 근데 딸랑 김태봉을 구속시켰으니 풀어달란
거였지 딴 건 읎었슈!
하태성 그렇다고 지청장님 차를 파괴하고 검사한테 폭력을 휘둘러요? 법이 폼으로 있는 줄 아십니까?
호식 (묵묵이 듣고 있다가) 더 따질 거 없이 우릴 그냥 죽여줘유.
태성 예?
호식 지유, 서른 마리 넘게 키우던 소, 절반이 죽구유.
남은 눔들도 유산만 해대서 사료 값도 못 건지구 다 망했슈..
다 모기 땜에유...밤낮없이 모기가 뜯어대는 통에 소가 스트레스 받아서 살 수가 없는 지경이유.
태성 (보면)
호식 지유, 나이 오십에 장가가서. 겨우 자식 봤수. 근디 갸가 모기한테
하도 뜯겨서 잠도 못자고 비실비실해유. 애 잠도 못자고 울어대는
거 본적 있슈? 가슴이 찢어져유. 찢어져... 짐승이고 사람이고
모조리 다 죽게 생겼는디..조사고 뭐고 다 때려 치고 그냥
사형시켜줘유. 사형!
상두 이 사람 왜 이려? 말어!
호식 고향 지키고 산 게 죄여? 살아보겠다고 소 키운 게 죄여?
(점점 고조) 우리나라 여자들 농사짓는 놈들 인간으로 안 보니께
늘그막에 베트남 마누라 얻은 것도 죄여?
우리는 애도 키우지 말라는 거여? 에이 이 드런 놈의 세상!
호식, 갑자기 책상에 자기 머리를 쾅쾅 짓찧고 집기를 집어던지며 발광한다.
태성, 수사관등 사람들이 달려들어 김호식를 말리고.
태성 경찰 불러! 경찰!~이 양반이! 뭐 하는거야, 지금!
호식 나 죽여달라구~ 사형시켜줘유! 죽여줘유! (발버둥)
경찰 두 명, 들어와 재갈을 물리고 김호식를 양쪽에서 잡고 데리고 간다.
태성 (다시 자리에 앉으며) 이 양반들 진짜 황당하네?
모기는 모기약으로 잡아야지, 검찰이 모기약 파는 데야?
검사가 모기냐구요?
농민들 (고개 푹 숙이고 한숨 내쉬는데)....
태성 가만! 이 사람... (고개 숙인 길태한테 고개 들이대며)
이 양반 김태봉 의원, 운전기사 아냐? 전에 참고인 조사 왔었던...
송계장 어...? 진짜 그런데요?
태성 (알겠다는 듯) 모기는 핑계고 김태봉이 배후조정한 거구만!
(다들 가리키며) 순 거짓말만 하고!..이 사람들 안 되겠어!
상두 (이길태 보며 당황) 아니예요. 우린 이 사람 몰라유.
태성 계장님! 이 양반들 모조리 구속영장 때려요! (휙 나가버리는)
S#34 지청 복도 (D)
태성을 쫓아가는 혜림.
혜림 하태성! 너..이럼 안돼. 제대로 알아보지도 무조건 구속이라니!
태성 (딱 제자리에 서더니) 아줌마! 지금 검사한테 수사 지휘하는 거야?
혜림 그 분들도 사정이 있었다잖아! 좀 더 사정을 들어봐 줘야지?
태성 뭘 더 들어? 뭘? 아줌마도 다쳤잖아!
혜림 ……
태성 비리 국회의원이어도 좋다, 나만 잘살면 된다!는 사람들이야, 저 사람들. 검사한테 폭력까지 휘두르면서!
혜림 법에도 눈물이 있다잖아! 저 사람들 사정 좀 알아주면 안 돼?
태성 나 서울서 그 말 수태 듣다 왔거등! 나 나가봐야해! 비켜!
혜림 하태성!
태성 (가면)
혜림 (태성 등 뒤에다 대고) 좋아! 내가 알아볼게!
니가 귀 닫고 뭘 못 듣는지..뭘 잘못 하는지 내가 알아 보겠다구!
태성 맘대로! 단, 아줌만 지금 사회봉사명령중이라는 거 잊지마!
불성실하게 할 경우, 시간 배로 늘어날 거야.(간다)
혜림 ...!
S#35 헬기 안 (D)
김명환, 강현석 헬기 타고 있다.
김명환 (아래를 보며) 기장, 매립지 상공을 한 바퀴 선회하게!
기장 예, 회장님.
김명환 매립지의 규모가 보이나?
현석 (아래 보며) 엄청나군요.
김명환 200만평이네.
현석 ……
김명환 이 땅, 남해도에서 우리 산호그룹 LCD 공장 유치하겠다고 매달렸는 데 그 중재인이 구속된 김태봉이야.
현석 (놀라고)
김명환 김태봉이야 이배호 꼬붕이니까 짤려도 상관없지만.. 야당에
의석이 넘어가면 골치 아파. 환경 평가니 뭐니 들고 나올 게
뻔 하거든. 이번 선거, 반드시 이겨야 해!
현석 …!…
S#36 건물옥상 (D)
헬기에서 김명환, 강현석 내린다.
김명환 ... 빙 둘러 말할 거 없이, 그 자리. 도로 당에 반납하게!
강현석 (놀라서 보면)
김명환 자네가 먹을 떡이 아니야.
강현석 아버님....
김명환 절대 호락호락 할 이배호가 아냐! 공천권이 얼마나 큰 권력인데
이제 겨우 재선인 자네한테 그걸 넘기겠냔 말이야?
웅덩이, 암초, 죄다 파놓고 있을 인물이라구!
강현석 웅덩이, 암초, 뛰어 넘으면 그만입니다.
김명환 (현석 보며) 오기도 적당히 부려! 내 충고 들어!
강현석 걱정해주시는 건 감사합니다만 이번 일은 제 뜻대로 하고 싶습니 다. 죄송합니다. 약속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가버린다)
김명환 .... (어이없다는 듯)
S#37 김철규 건설 회사 안 (D)
문 박차고 거칠게 들어오는 태성
철규, 종이 컵에 소주를 따라 들이 키고 프라이드 치킨 씹고 있었다.
철규 뭐야? 볼 일 있거든 영장 갖고 쳐들어오던가.
울 아부지 구속시킨 것도 모자라서 왜? 나 까지 잡아가게?!
태성 (귀 후비며) 자식, 겁 많은 건 여전해..? 그러다 오줌 지리겠다?
철규 이.. 이 쉐키가.
태성 (제멋대로 부어 마시고) 요 며칠새 지청으로 데모대가 쳐들어 왔는 데...그 중에 니네 아부지 운전 기사가 있더라구! 이길태라구..
(순식간 에 철규 멱살 잡고) 법이 우스워? 검사한테 장난질을 쳐?
철규 (당황해) 내..내가 그런 거 아냐
태성 너 아니면 니네 아버지겠네? 구속 중 시위배후조정 혐의로 니 아부 지 빵에서 영원히 썩게 해주까, 엉?
철규 씨바..억울해서 그랬다! 우리 아부지만 구속된 게 너무 억울해서!
태성 (흔들며) 그러게 누가 돈 받아먹으래? 누가 억지로 먹였어?
철규 그 돈 우리 아부지 혼자 먹었냐? 몸통은 따로 있다구, 새끼야!
태성 뭐? 너 다시 말해봐! 몸통이 누군데?
철규 (그제사 당황하는데)
태성 누구랑 노나드셨냐고오~ 새캬! 말 안해?
S#38 구치소 안 접견실 (N)
차강철, 김태봉 마주 앉아 얘기중이다.
김태봉 정말 억울합니다. 아무리 정치 후원금이었다고 해도 뇌물이었다고
만 하고....그게 저 혼자 먹은 겁니까? 당에다 좋은 일 하자고
한 건데... 꼭 법정에서해서 이 억울함 밝히고 말겁니다.
차강철 이쯤에서.. 그만 하시죠?
김태봉 네?
차강철 의원생활 하다 보면 이런 일 수두룩 합니다. 그럴 때마다 시시콜콜
밝히겠다고 법정에 서면...굴비 엮듯 죄다 엮여서 당은 쑥대밭되고
맙니다. 같은 편으로 증언해주겠다는 사람도 돌아서질 않나...
생각지도 않은 말들이 줄줄 나오게 됩니다. 그러다 정치 생명 끝난
사람 여럿 있었죠. 정필구의원, 하유재의원, 심근우의원...
또 누가 있더라...?
김태봉 .... (겁난다)
차강철 남해도가 워낙 민우당 텃밭 아닙니까... 당 눈 밖에 나셔서
좋을 거 없다는 건 잘 아실 테고...다음 번을 노리시는 게
명예회복도 되고 여러모로 좋을 듯 합니다...
김태봉 그럼 저더러...?
차강철 당을 등에 엎지 않고서야... 정치, 힘들지 않겠습니까? (웃는다)
김태봉 ...(무슨 말인지 알겠다)....
S#39 방앗간 혜림 방안 (N)
동하, 곤하게 자고 있고...혜림, 전기 모기채 들고 이리 저리 다니며 잡으려
애쓴다. 몸에 땀난다. 손으로 부채질.
혜림 (힘 빠진다) 후우.. 모기 한 마리 때문에 이 고생인데...
그 분들은...어떻게 산다는 거야?
S#40 헤리티지 룸안 (N)
룸안의 시계 9시 20분을 넘었다.
강현석, 천의원, 고의원, 룸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 현석, 다시 시계 본다.
현석 좀 늦으시네요?
천의원 이상하다. 약속에 늦는 분이 아닌데....? 전화를 다시 한번 해봐야
겠네요. (휴대 전화 건다)...아, 유총장님?
S# 41 고급 한정식 집 (N)
유총장, 한 손으로 휴대전화를 가리며 전화중이다.
유총장 아이고...송의원님. 이거 미안해서 어떡합니까..?
제가 중요한 선약이 있었서 깜박했지 뭡니까..
아...내일도 제가 바빠서요...낼 모레부터 세계 대학 총장회의가
있어서 외국 출장을 갑니다. 예. 갔다 와서 제가
연락드리겠습니다. (끊고는 맞은편을 향해 난감하다는듯 웃으면)
이배호 (맞은편에 이배호 앉아있다. 묵묵이 술을 마신다)
S#42 헤리티지 룸안 (N)
천의원 분명히 약속시간까지 그쪽에서 잡은 건데...뭐가 있나...?
강현석 (잠시 생각하다가) 내일 만나기로 했던 후보들 누구누구죠?
고의원 이태곤 변호사와 강한섭 국제아동협력회 총장님이십니다.
강현석 약속 잡은 후보들 단속 단단히 합시다. 시간 다시 한 번
확인하시구요.
천&고의원 네.
강현석 ......
S#43 농촌 전경 (D)
S#44 농촌 여기 저기 (D)
여기저기 왱왱~!하는 모기소리. 하늘이 까맣게 떼를 지어 다니는 모기들.
비옷입고 일하고 있다.
경운기 몰고 가는 아저씨도 양파자루 뒤집어쓰고 양파자루 장갑도 꼈다.
놀라는 혜림의 얼굴
김은숙 봤지? 사람이고 소도 살 수가 없당게... 못 살 것다고 떠난 사람도
수태고, 이제 이 동네서 소 키우는 집도 읎어 ...
온 천지가 빈집, 빈 외양간이여...모기 동네, 귀신동네여!
혜림 (카메라로 사진 찍는데 모기 때문에 팔 찰싹 때린다)
김은숙 아유. 안되겠어. 이런 복장으로는..
S#45 간척된 땅 (D)
양파망, 몸빼 바지에 비옷까지 완전무장한 혜림, 사진 찍고 있다.
S#46 동네 어귀 (D)
만삭의 하이옌, 창백한 얼굴로 아이를 안고 달래보는데
아이는 늘어져서 정신이 없다.
품에 안긴 아이가 사지를 쭉 늘어뜨린 채 축 처진다.
하이옌이 어쩔 줄 몰라하며 아기 안고 울고 있다.
혜림, 지나가다가 하이옌 보고 걸음 멈춰 다가가는데.
혜림 아기가 많이 아파요?
하이옌 (많이 어눌하다) 캄기래요...많이 아파요.
우리 아기 많이 아파요.... 도와주세요!
혜림, 아이 이마를 짚는다. 뜨겁다. 놀라는 혜림.
혜림 열이 너무 심한데...? 애가 왜 이래? 애! 애! (애를 흔들지만
아이는 팔을 늘어뜨리고 눈 흰자를 드러낸다)
안되겠어요. 병원가요. 그냥 감기 같지 않다구요!
(혜림, 아이를 안고 뛰기 시작한다)
김은숙 혜림씨? 어디가? 혜림씨?
혜림, 아이안고 뛰면 하이옌, 청소아줌마1, 같이 뛴다.
논둑길을 애 안고 달리는 세 사람의 모습.
S#47 몽타쥬 (D)
호텔커피숍.
현석, 후보1 만나는데 후보가 손사래치며 거부한다.
현석, 설득을 한다. 후보1, 도망치듯이 자리 뜨면
현석, 이름 부르며 몇 걸음 쫓아가다가 포기한다.
저택 앞
현석, 대문 앞에서 휴대전화로 전화중이다.
현석 허갑범 교수님. 오늘 댁에서 만나기로 하셨잖습니까?
허갑범 아...미안합니다. 제가 건강검진이었다는 걸 까먹었지 뭡니까?
다음 기회에 만납시다. 그럼 끊습니다. (하며 전화를 끊는다)
현석이 서있는 곳에서 카메라, 저택의 담 넘어가면 허갑범, 마당에서 조그만
전지 가위들고 분재를 손보고 있다.
난감한 현석의 표정.
S#48 다시 의원회관 강현석의 방 (D)
강현석, 천의원, 얘기중이다.
천의원 어쩜 한결같이 입 맞 춘듯이 약속을 펑크 낼 수가 있습니까?
이태곤 변호사는 아예 연락이 안 됩니다. 연락이...
강현석 ....(고민한다)
그때 고의원, 들어온다.
고의원 윤의원님요? 잘 만나셨습니까?
천의원 (고개 가로 젓는다)
고의원 아무래도 낌새가 이상합니다. 이건 무슨 사단이 벌어진 겁니다.
강현석 마병원장은요?
천의원 그쪽은 걱정 없습니다. .
강현석 맘이 안 놓이는데요. 다시 연락해 봅시다.
천의원 (핸드폰으로 건다) 마원장님~ 저 송의원입니다. 내일 약속,
잊지 않으셨죠?
마원장 (E) 아...그게요 송의원, 내일 동경에서 신장학회가 있는 걸
깜박했습니다. 갔다 와서 만납시다.
천의원 네? 갔다 오셔서요? (강현석 보면)
강현석 .... (전화를 달라고 해서 건네받는다)
강현석 저 강현석의원입니다. 제가 지금이라도 해송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고&천의원 (놀라고)....
마원장 (E) 그러지 마십시오. 저 약속이 밀려있어서 만나드릴 시간이
없습니다.
캐디들 (E ) 나이스샷!
강현석 아닙니다. 좀 있다 찾아 봽겠습니다. (하며 끊는다)
천의원 지금 해송으로 간다구요...?
강현석 뜻있는 곳에 길이 없겠습니까? 저 내려갈 테니 마원장,
행방 수소문 좀 계속 해주세요. 아무래도 골프장 같긴 합니다만...
(하며 일어서서 나간다)
고의원 강의원이 홍길동도 아니고, 어떻게 해송까지 바로 가? 지금?
S#49 의원회관 복도 (D)
강현석, 휴대 전화 건다.
강현석 (통화하며) 아버님! 급해서 전화드렸습니다.
저 헬기 한번 더 빌려 주십시요!
S#50 건물 옥상 (D)
헬기, 프로펠러 힘차게 돌아가고 있고...
강현석, 헬기 부조종사의 도움으로 헬기에 오른다. 부조종사도 오르고...
이륙하는 헬기, 하늘로 날아간다.
S#51 병원 응급실 (D)
축 처진 아이를 맥박재고, 청진하는 의사, 당혹스러워 한다.
의사1 아니 왜 이제 왔어요? 애가 이지경이 됐을 때까지 뭐 한 거예요?
여기 이 아이 중환자실로 당장 올려!
간호사들, 레지던트, 달려들어 아이를 이동침대에 태워서 다다다~ 달려간다.
하이옌, 놀라서 어? 어? 하는데
의사도 침대간 곳을 따라 뛰려 하는데 혜림, 하이옌, 김은숙 같이 뛰며
혜림 저기 선생님. 얘 사는 동네에 모기가 아주 많거든요?
혹시 모기 때문에 생긴 병 아닐까요?
의사 모기요? 그런 말 없었는데!
혜림 보시면 알잖아요. 말을 잘 못해서 그래요. 애는 어떤 거예요? 네?
의사 많이 위험해요. 맥박도 호흡도 거의 없어요!
하이옌 (울며 뛰다가) 지호야! 지호야~! 지호야~~~ (그러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팔다리에 경련이 시작되는데)
혜림 (넘어가는 하이옌을 잡고) 지호 엄마! 지호엄마! 선생님! 선생님!
뛰어가던 의사가 뛰어 나온다. 하이옌을 살피는데...
S#52 중환자실 앞 (D)
혜림 (놀라) 혼수상태요?
의사 심한 임신중독증입니다. 현재 혈압이 220을 넘고 신부전이
심합니다. 보호자 어딨습니까?
혜림 애 아빤, 연락 안돼요? 아주머니?
김은숙 우리 집 아저씨랑 같이 들어갔잖아...젤 심하게 지청장 차 깼는데.
혜림 네?
그때 간호사, 나온다.
간호사 (다급하게) 선생님. 지호요, 브이텍이예요.
의사 뭐? 미치겠네! (놀라서 뛰어 들어간다)
간호사 (뛰어가려하면)
혜림 저... 브이텍이 뭐예요?
간호사 심장이...멈췄다 뛰었다 한다구요. 지금 제세동기 써야햘 텐데
보호자가 싸인해 주셔야 해요! 폐렴도 심해서 트라키오스토미,
목에 구멍 뚫고 인공호흡기도 넣어야한다구요. 보호자 싸인 없으면
못해요! 빨리 모시고 오세요.
혜림 (미치겠다. 유리창문 너머를 보면)
S#53 중환자실안 (D)
지호가슴에 대고 제세동기(전기 충격기) 하는 의료진들...
간호사 차지됐습니다.
의사 모두 비켜! (침대에서 모두 떨어진다) 셧!
지호, 침대 위를 털썩 올라갔다 푹 떨어지고...
의사 (안되겠다) 높여! 150줄.
간호사 (기계 작동시키더니) 차지됐습니다.
의사 비켜! 셧!
다시 지호, 붕 떴다 떨어지고....
그 모습, 중환자실 밖 창문으로 지켜보는 안타까운 혜림, 김은숙
혜림, 휙 몸을 돌려 어딘가로 뛰는데...
S#54 공지청장실 (D)
공지청장 앞에 소환장 내민 태성, 열중 쉬엇 자세로 서 있다.
공지청장 (부드럽게) 니 지금 뭐라켔노?
태성 이배호 의원을 참고인으로 소환 하겠습니다. 허락해주십시오.
공지청장 (애써 부드럽게) 이배호? 민우당 당대표 말이가?
태성 네..
공지청장 (버럭 소리 지르며) 이 쉐키야! 이배호가 니 친구가?
니가 오라 카면 오고 가라 카면 가는 사람인줄 아나?
태성 (지지않고 꿋꿋하게) 제가 조사해 본 바로는 김태봉이 착복한 돈의 상당액이 이배호 의원에게 흘러갔다고 합니다.
공지청장 (비아냥) 갔다꼬 합니다? 이눔의 시키야. 그게 검사가 할 말이가? 으잉? (소환장 찢으며) 고마 치아라.
태성 (버럭) 지청장님!
공지청장 (소리 올라간다) 난다긴다하는 대검 중수부도 이배호 소환할 라카모 쌩쇼를 해야 할낀데, 확실한 증거도 하나 없이
소환을 하겠다꼬? 니 목이 대체 몇 개고? 으잉?
태성 (열받아서) 좋습니다. 이배호가 연루 되었다는 증거 확실히 찾아서
지청장님 눈앞에 보여 드릴 테니 그 때는 딴 말 하시면
안됩니다. (훽 돌아 나가는데)
공지청장 저, 저 눔의 시키가.. 아이쿠... 내는 조용히 살고 싶은데..
저 눔이 온 후로 우째 하루도 조용한 날이 읎노.... (한숨)
S#55 지청 앞 (D)
헐레벌떡 택시에서 내리는 혜림.
이때, 반대편에서 오토바이 탄 태성 엇갈리듯 지나친다.
지청 마당으로 뛰어 들어오는 혜림.
보면, 시위 농민들 포승줄에 묶여 버스 안으로 올라가는 중이다.
송계장, 씁쓸한 얼굴로 농민들 압송돼가는 모습 지켜보는데
혜림 (달려와) 송 계장님! 어떻게 된 거에요? 벌써 구속영장
떨어진 거에요?
송계장 (착찹하다) 네. 그렇게 됐네요.
혜림 안 돼요! (농민들 쪽으로 달려가면서 버스 안을 향해)
여기.. 지호 아버지가 누구세요? 지호아빠?
호식 (버스 안으로 올라가려다 말고) 진데유.... 지가 김지호 애빈데유?
혜림 (호식이 붙잡고) 지호가 많이 아파요... 부인두요....
호식 (놀라서) 네에?
혜림 (송계장에게) 계장님. 이 분 아내랑 아이가 중환자실에 있어요.
지금 보호자 싸인 필요한데.....
호식 (놀라서) 중환자실이유? 왜요? 왜?
혜림 송계장님. 어떻게 안 될까요?
송계장 (난감하고)....
호식 (이성 잃고) 지가 가야 되것구먼유... 지 좀 풀어 주세유...
도망 안가고 꼭 돌아 올 테니께...(점점 감정 고조 돼서)
나 좀 보내줘유... 내 새끼, 마누라 죽어 간다잖아유.
아이 씨... 이거 안 풀어? 이러다 마누라랑 우리 애 죽으면
니들이 다 책임 질꺼야...풀어줘~ 풀어달란 말여!
호식, 몸부림치면 경찰들 다가와 거칠게 붙잡는다.
버스 안, 포승줄의 농민들 창문을 두드리고 난동을 부린다.
"사람이 죽는다잖아! 늬들은 눈물도 없냐? 자식도 없냐?"
"검찰이면 다야? 사람 죽여 놓이면 늬들 다 콩밥 먹일겨!"
경찰들, 진압하려고 애쓰고...버스가 들썩이기까지 하는데...
혜림 (애원조로) 송계장님, 부탁드려요. 제가 책임 질게요, 제가.
송계장 (난감한 얼굴로, 경찰들에게) 잠깐만요. (핸드폰으로 태성에게
전화한다) 하검사님 저 송계장입니다. 김호식씨 애랑 부인이
아프다는데 몇 시간만이라도 좀 선처 부탁드리면...
태성 (화면 나누면서 태성 나온다. 오토바이에서 내려 헬맷 벗으며)
구속영장이 무슨 학교 조퇴증인 줄 알아요? 당장 구속 안 시키면
송계장도 같이 들어갈 줄 알아요!
혜림 (옆에서 듣다가 송계장 핸드폰을 뺏어) 하태성! 두 목숨이 생사를
왔다갔다 한다구! 보호자 싸인만 하게 몇 시간도 안 돼?
태성 대한민국 범법자 중에 사정없는 놈 하나도 없어! 그거 다 봐 주단
대한민국, 무법천지, 절단 나! (툭 끊는다)
혜림 (버럭) 하 태성! 하태성!~
송계장 (어쩔 수 없다는 듯 경찰에게 차에 태우라고 손짓) 혜림씨 도움
못 돼서 미안해요.
호식 놔~! 놔라구! 우리 애랑 마누라, 다 죽어 간다잖아! (몸부림을
치지만 경찰들에게 끌려가 태워진다)
버스 안, 농민들의 항의가 거세다.
강하게 저항하는 호식, 경찰에 의해 버스 안에 태워진다.
혜림, 눈에서 분노의 불이 난다.
호송버스, 부르릉 시동 걸고 슬슬 움직이는데
버스 안은 농민들이 창문을 두드리고 소리 지르며 발광을 한다.
혜림, 마구 달려가 버스를 양팔 벌려 막고 선다.
혜림 (분노의 눈빛, 불태우며) 못 가!
S#56 리조트 로비 (D)
세진, 지수, 리조트 건물 안을 돌아다니며 디카로 사진 찍고 메모 하는데
지수 지금 나온 리모델링 안은 지중해 풍으로 가잔 거예요.
저도 아주 맘에 들어요.
세진 확실히 둘러보니 로비엔 확실히 우리 아빠 그림이 걸리면 좋을 거
같아요. 아빠가 저라도 허락 안하실지도 모르니까.... 인상파처럼
색채들이 강한 그림들은 어떨까요? 지중해와 인상파...아주 잘
어울릴 거 같은데요.
지수 아...그림이 그려져요. 에베랄드빛 바다와 쏟아지는 강렬한
햇빛...파도소리, 여유, 낭만, 휴식...너무 멋지겠다!
정말 좋은데요?
그때 막 현관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는 현석.
지수 (현석을 보고) 어...여보?
현석 (지수, 세진을 보고 순간 언다)......
세진 (역시 현석을 보고 언다) ....
지수 바쁘다고 못 온다고 했잖아요.
현석 어...급히 만날 사람이 있어서 헬기로 왔어. 골프장 클럽 하우스
에 가봐야 해.
지수 전에 한 번 뵀죠? 이 세진 관장님..
세진 (가볍게 목례한다)
현석 이 사람, 잘 도와주십시오. 시간이 있으면 좋은데 지금 제가
급해서...담에 또 봽죠. (인사하고 뛰어 간다)
가는 현석의 등을 보는 세진, 지수.
지수 (웃으며) 저 사람, 하루를 24시간이 아니라 42시간으로 사는
사람이예요.
세진 (씁쓸히 미소 짓는데)
어느 쪽에선가 큰 소리가 난다. 세진, 지수, 소리 나는 쪽 보면
태성과 일식당 지배인이 얘기하고 있다.
태성 김태봉 의원이 뇌물 건넬 때 여기 식당을 자주 이용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예약자 명단 좀 보여주시죠?
지배인 저는 손님들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책임이 있습니다.
태성 그래요? 그럼 압수수색 영장 갖구 올까요?
지배인 (놀라) 영장이요?
세진 ...어, 저 사람..?
지수 아는 분이예요?
세진 예..좀...! (태성 쪽을 보며 지수와 함께 발걸음 옮긴다)
S#57 미소리 일각 웅덩이 (D)
지친 모습, 땀으로 흠뻑 젖은 혜림이 뛰어와 웅덩이 앞에 선다.
왱~~ 귓가를 때리는 모기떼들의 소리, 습격들.
혜림, 눈물 젖은 눈으로 빈 페트병을 들고 서있다. 눈물, 손등으로 닦아내고
혜림 (신발 벗고 저벅저벅 웅덩이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하태성, 니가 얼마나 썩어빠진 검산지 보여주겠어!
S#58 클럽하우스 밖 카트 주차장 (D)
태성 (툴툴거리며 나온다)어떻게 된 게 국회의원이 여기 저기 안 엮인 데가 없어! 이러니 정치판이 모조리 썩었단 소리 듣지!
세진 엄청난 폭언이네? 정치판을 싸잡아 욕하다니..!
태성 (뒤돌아보고, 세진보고) 어..너..빗속의 싸가지?
세진 시골 검사 주제에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이죠?
지금 여기 누가 와있는 줄도 모르고.
태성 ... 누가 와 있는데?
S#59 산호 골프클럽 (D)
카트 몰고 지그재그로 질주하는 태성.
세진 (비명)으아악! 왜 이래. 똑바로 운전 못해요?
태성이 모는 카트 얕은 나무를 연속적으로 스치고, 나뭇가지들 튕겨서 세진의 얼굴을 치고 지나간다.
세진 악..내 얼굴~! 앗 따거~! 운전 좀 잘해 봐. 사고 나겠어!
태성 사고는 그쪽 전문이고. 조용히 하고 이배호 어딨을지 안내나 해!
S#60 골프장 홀 근방 (D)
탕-, 골프공 치는 소리 경쾌하게 울린다.
이배호의 벙커샷 끝나면 나이스!! 하며 서로 박수 치는 차강철, 마원장, 유총장!
차강철 이야.. 환상적인 벙크샷입니다, 대표님!
유총장 대단하십니다!
마원장 이 대표님 앞에선 벙커도 무용지물입니다!
이배호 (웃으며) 팀이 좋아서 그런가 오늘 잘 되네요? 하하..
차강철 자, 그럼 이동하시죠?
캐디가 채 받아 들고 다음 홀로 걸어가는데
이들 앞으로 현석이 걸어온다.
현석, 보고 놀라는 마원장, 유총장, 차강철..이배호만 표정이 변하지 않는다.
현석 (감 잡겠다) 마원장님은 수술을 필드에서 하시나 보죠?
유총장님은 남아공에 가셨다더니..?
유총장 허..그게 말입니다. 강의원님..(하며 이배호를 보면)
현석 ..대표님! 두 후보 설득해주시러 여기까지 내려오셨군요?
이배호 (태연히)자네 좀 도울까하고 말이나 보태려 왔는데...두 분들 의사가 워낙 확고해서 말이야... 보궐선거는 싫다는군.
도움이 못돼서 미안하네.
마원장 (유총장 눈짓하며) 러프에 빠졌나? 공이 어디 샜지?(서둘러 가고)
유총장 마원장님! 그 쪽이 아니고 저쪽 러픕니다!(도망치듯 사라진다)
차강철 강의원, 불원천리 멀다 않고 후보 설득하러 다니느라 수고가 많네.
대표님, 탁월한 선택이셨습니다. 왜 강의원한테 보궐선거 대책위원 장을 맡기셨는지 이제야 알 거 같습니다...하하하..
강현석 ...!
이배호 수고하게! (한번 웃어주고 지나간다)
차강철 강의원! 계속 수고해줘요! (현석의 어깨를 툭툭치고 나가는데)
강현석 (두 주먹 불끈 쥔다)...!!
S#61 골프장 필드 (D)
이배호 차강철 기분 좋게 걸어가며..
차강철 대표님, 근데.... 이렇게 후보들을 다 차단해버리시면
이번 보궐선거, 다 망하는 거 아닙니까?
그럼, 대표님 리더쉽에도 흠이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이배호 7석 정돈 잃어도 돼.
차강철 (놀라서) 예...?
이배호 어차피 대통령 중간평간데.. 중간평가 실패로 결론 내줘야지? 대통령이 힘이 빠져야 내 힘이 더 세질 거 아닌가!
차강철 ...!
이배호 지난 대선 땐 내가 운이 없었지만.. 운도 만들어가는 게 정치야!
차강철 ...!
이때 두 사람을 부딪칠 듯 끽 멈추는 카트. 태성과 세진 내린다.
태성, 카트에서 내려 이배호와 차강철을 대뜸 막아서며...
태성 안녕하십니까! 의원님들! 남송지청 하태성 검사라고 합니다!
(내려서 다가온다)
차강철 ...하태성 검사...? 자네가 여긴 무슨 일로..?
(하다가 세진보고) 이 관장은 여기 어쩐일로...
세진 여기 클럽하우스에 그림 교체때문에
태성 (OL 다짜고짜) 두 의원님께... 김태봉 의원님 일로 지청까지
임의동행 부탁드리러 왔습니다.
사람들, 태성의 돌발 발언에 모두 놀란다. 이배호는 간보듯 태성을 본다.
차강철 임의동행....? 하태성... 혹시 자네 김태봉 의원을 기소한..
그 꼴…(통) 검사???
태성 국회의원이 무슨 감자두 아니고 캐면 캘수록 큰 감자 작은 감자
줄줄이 나오는데 감당이 안돼서요.
차강철 (버럭) 이 사람이 지금 누구 앞에서 감자래?
태성 감자를 ..들먹여서 죄송합니다만..
(이배호에게) 국사를 돌보시느라 바쁘시겠지만,
저희 지청까지 좀 가주시죠? 건강한 나라를 위해서요!
이배호 (무표정한 얼굴로 태성을 쳐다보면)...
태성 (지지 않고) 아! 물론 임.의.입니다.
가고 싶지 않으면 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이죠.
그래도 모르잖아요?.. 혹시 가주실 수도 있으니까..
세진 (호기심으로 이배호와 태성 번갈아 바라본다)
이배호 (태성 무시하고 한, 두발자국 움직이다가)
하태성이라고 했나?... 패기가 참으로 기특하구만~!
태성 (보면)...!
이배호 (툭툭 어깨 두들기며) 수고하게..! (하고 가버린다)
차강철 감히 어르신을 능멸해..? 하검사, 옷 언제 벗게 될지 궁금하구만.
(씩씩대며 이배호를 쫒아 뛰어간다)
차강철, 이배호에게 뛰어가느라 못 듣고, 세진과 태성만 덩그라니 남았다.
세진 천하에 이배호한테 임의동행? (기가 막혀) 당신 무식한 거야? 용감한 거야?
태성 (이배호 노려보며)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
세진 기가 막혀 증말!
태성 (고함 지른다) 나 옷 벗기기 전에 당신들 옷 내가 먼저 벗긴다!
두고 봐, 이 줄줄이 감자들아!
S#62 리조트 현관 앞 (D)
태성, 세진과 툴툴 거리며 나오고, 그때 현석, 지친 얼굴로 안에서 나온다.
현석, 세진, 태성, 세 사람 마주친다.
현석은 세진을 봤다가 태성을 보고...
세진은 태성을 봤다가 현석을 보고...
태성은 현석을 봤다가 세진을 보고...
그때 정적을 깨고 트럭 한 대가 전속력으로 달려온다.
끽하고 급정거하며 멈추는 트럭.
모두의 시선이 그리로 쏠린다.
보조석 문이 덜컥 열리고 뛰어 내리는 혜림
혜림, 얼굴부터 발끝까지 진흙 범벅에다 옷도 엉망이다.
손에 쥔 페트병 안에는 꼬물꼬물 장구벌레가 가득하다.
혜림 하태성검사! (분노에 찬 눈빛으로 다가온다!)
하태성 뭐야, 아줌마..?
혜림 (태성의 뺨을 사정없이 갈긴다) 나쁜 자식!
태성 (뺨 감싸고 놀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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