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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퀸 32

씬1. 	달리는 최비서 차 안 + 도현 집무실 (낮)

	기사가 운전하고 있고, 최비서 앞자리에, 해주가 뒤에

타고 있다. 일순 	E 울리는 전화벨. 번호 보고 얼굴 찌푸려

지는 해주.

해주	(차갑게) 여보세요?

	이하, 도현 집무실의 도현과 컷트백으로...

창희	해주야! 너 아무 말 말고 내 말 들어! 예, 아니오로만

대답해!

해주	(얼굴 굳어지면)

창희	너 옆에 혹시 최비서 있어?

해주	(멈칫 하고) 예...

창희	지금 공항 가는 길이지?

해주	예...

창희	잘 들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도망쳐! 너 지금 위험

해!

	해주, 얼굴 굳어지는데 앞좌석의 최비서가 돌아본다.

최비서	누굽니까?

해주	(멈칫 보고) 예...집이에요... (전화 끊으면)

	다시 앞을 보는 최비서. 최비서 바라보는 해주 얼굴에

서.

씬2. 	창고 안 (낮)

	쓰러져 있는 강산, 꿈틀거리더니 뒷목을 잡고 일어난

다. 주변을 둘러보	는 강산. 일어나 주머니 뒤져본다.

강산	핸드폰이...

	하다가 없는 것 의식하고 문 앞으로 다가간다. 문을 밀

지만 잠겨 있다. 	문 두드리는 강산.

강산	이봐요! 누구 없어요! 어떤 놈이야! 누구 없어!

	하다가 한숨 쉬고 물러나는 강산. 주변 둘러본다. 천정

은 까마득하고, 주	변엔 해골표 그려진 박스들이 쌓여 있고,

한 쪽엔 비료포대들이 있다. 	다가가 박스 하나 뜯어보는 강

산. 안에서 화학약품 병 하나 꺼내 들어 	본다. 라벨 읽어보

는 강산.

강산	포타시움 니트레이트? (POTASSIUM NITRATE) 질산

칼륨... 화학약품 	창곤가?  (하고 다른 상자들 열어보는 모

습에서)

씬3. 	도현 집무실 (낮)

	전화기 들고 실내를 서성대는 창희. 안 되겠는지 일각

에 걸쳐 놓은 양복 	걸치고 나가려는데, 들어오는 도현. 멈칫

보는 창희.

도현	어디 가나?

창희	예... 해양사업부에 좀... 드릴 때문에...

도현	그 일은 나중에 하고 나하고 같이 좀 가지.

창희	어딜 말입니까?

도현	석유공사의 중요한 사람을 만나기로 했어.

창희	지금... 꼭 가야 합니까?

도현	이 사람아. 중요한 일이라니까? 왜 그래?

창희	아, 아닙니다.  (굳은 얼굴로 도현 따라 나가는 데서)

씬4. 	창고 안 (낮)

	강산, 여러 종류의 화학약품 병들과 타다만 숯을 모아

놓고 생각에 잠겨 	있다.

강산	연료, 산소공급, 연료촉진제만 있으면 돼. 연료는..

(숯 들어 병 하나에 	넣고) 목탄이 있고, 산소 공급은 질산칼륨

에 이뇨제... (병들 두 개 목탄	이 든 병에 쏟아 붓고) 문제는

황이네. 황... 황이 있어야 하는데...

	화학약품 상자들 다시 뒤지다가 멈칫 하는 강산, 일각

에 쌓여진 비료포	대 바라본다.

강산	맞아. 황이 가장 많이 쓰이는 게 비료!

	비료 한 포대를 찢어 비료를 병에 담는 강산. 윗도리

점퍼를 찢어 안에 	솜을 꺼내 병을 틀어막는다.

씬5. 	달리는 도현 차 안 (낮)

	기사가 운전하고 있고, 도현이 뒷자리에, 창희가 기사

옆 좌석에 타고 	있다. 도현, 살그머니 의식하고 핸드폰 꺼

내는 창희. 문자 찍는다. 클로	즈 업 되면... ‘ 산아. 지금 어

디 있어?’

씬6. 	창고 안 (낮)

	강산, 라이터로 병 위 솜에 불을 붙이고 문을 향해 던

진다. 그대로 바	닥에 엎드린 강산, 그 뒤로 폭발음 울리면

서 문이 떨어져 나간다. 자리	에서 일어나는 강산.

	

씬7. 	창고 밖 (낮)

	부서진 창고 문을 열고 나오는 강산.

강산	이 자식... 강가이버를 뭘로 보고? 누군지 잡히기만 해

봐.

	아픈 듯 뒷머리 만지며 강산. 핸드폰 문자 음이 들린

다. 멈칫하고 두리번거리는 강산.  일각에 버려진 핸드폰 발견하

고 주워 든다. 폴더 열고 메시지 확인하면...

창희	(E) 산아. 지금 어디 있어? 이 문자 보는 즉시 공항으

로 가. 해주가 	위험해.

	안색 변하는 강산. 잠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차 쪽으

로 달려가는 데서.

씬8. 	울산 공항 안 (밤)

	가방 들고 들어오는 최비서와 해주. 사내1(전화 창고

안의)을 포함한 양	복 네 명이 다가와 최비서에게 인사한다.

침 삼키는 해주.

최비서	티켓팅 다 했어?

사내1	예...

최비서	(해주 보며) 들어가죠.

해주	저기, 이 분들이 다 같이 가나요?

최비서	예. 왜요? 다들 남자 분들이라서 부담스러워요?

해주	아뇨...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잠깐만 좀 맡아주세

요... (최비서에게 가방 	맡기고 가면)

최비서	(가는 모습 보다가 사내1에게) 따라가 봐.

사내1	(따라 가는 데서)

씬9. 	화장실 앞 (밤)

	걸어오는 해주. 청경을 찾는 듯 두리번거리다가 뒤따

라오는 사내1 의식	한다. 모퉁이 돌면서 마구 뛰는 해주. 놀

라 보는 사내1.

사내1	거기 서! (따라 뛰는 데서)

씬10. 	공항 밖 (밤)

	뛰어 나오는 해주. 택시 찾아 두리번거리지만 보이지

않는다. 지나는 사	람 붙잡는 해주.

해주	저기요! 경찰! 청경 좀 불러 주세요!

	하다가 뒤따라 나오는 최비서와 양복들 발견하는 해

주. 그대로 도로 가	로 질러 달려간다. 차량들이 끽! 서고 그

뒤를 쫓아가는 최비서와 사내	들..

씬11. 	공항 주차장 일각 (밤)

	달려오는 해주. 어느 차량 뒤에 납작 엎드린다. 그 뒤

로 달려오는 최비	서와 부하들.. 해주가 엎드린 차량 부근에

서 멈춘다. 해주 시선에 일동의 	구둣발들만 보인다.

최비서	이 근처에 있어! 꼭 찾아 내!

사내1	근데 어떡하죠? 이렇게 되면 비행기 태우는 건 물 건너

갔습니다.

최비서	어쩔 수 없지. 찾아내서 다른 데라도 끌고 가야 돼. 회

장님한텐 필리핀 	비행기 탔다고 하면 되잖아?

	침 삼키는 해주. 살금살금 기어가 옆의 큰 차량 밑으

로 기어 들어간다.

씬12. 	달리는 강산 차안 (밤)

	시속 160 키로,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강산의 차. 이어

폰 끼고 핸드폰 	누르는 강산. 신호가 간다.

씬13. 	주차장 일각 (밤)

	해주, 덤프트럭 아래 숨어 있는데, E 핸드폰 벨이 울린

다. 근처 일각에	서 주변 살피다가 멈추는 최비서. 해주 당

황해 핸드폰 꺼내 본다.

해주	(작게) 산이 오빠?

강산	(F) 너 거기 어디야!

해주	(작게) 여기 공항 주차장이야. 오빠 나... (하는데)

최비서	야! 여기 있어 빨리와!!

	화들짝 놀라 핸드폰 끊는 해주. 트럭 밑에서 빠져 나

와 달려간다.

씬14.  	동 일각 (밤)

	해주, 도망쳐 달려가는데 앞에서 나타나는 부하 둘. 부

하 둘, 덤벼들면, 	해주 그들과 싸움 벌인다. 해주, 그들을 때

려눕히는데... 뒤에 나타나는 	최비서와 사내1과 부하. 사내

1 나서려는데 제지하는 최비서. 해주 앞으	로 나온다.

최비서	다치고 싶지 않으면 얌전히 가.

해주	또 장회장이 이러라고 시켰다냐?

	최비서, 대꾸 않는데 덤벼들어 발차기 하는 해주. 몇

번 합을 주고 받다	가 최비서에게 맞고 쓰러지는 해주. 다시

덤벼들지만, 발차기에 맞고 	꼬꾸라진다. 그런 해주를 양쪽

에서 잡아 일으키는 부하들. 다가오는 최	비서.

최비서	거 봐. 다친다고 했잖아?

해주	당신 얼굴 똑똑히 봤응께. 나중에 다치는 게 누군지

한 번 보더라고.

	최비서, 냉소 머금더니 해주의 배를 후려갈긴다. 고통

스러워하며 몸 	숙이는 해주.

씬15. 	동 일각 (밤)

	최비서, 앞장 서 오고 뒤에 양복들, 해주를 앞에 오는

데, 일순 앞에 헤트	라이트 밝히고 달려오는 강산의 자동차.

일동 앞에 끽! 멈춰서고, 강산이 	뛰어 내린다.

강산	해주야!

해주	산이 오빠!

	해주, 멈칫 보는데... 강산 앞으로 다가가 주먹 휘두르

는 사내1. 강산, 그	를 때려눕히는데, 최비서가 나선다. 두 사

람 싸움 벌어지고, 사이 해주가 	자신을 붙든 부하의 손을 물어

뜯고, 그 옆 부하를 머리로 들이 받는다. 	다시 싸움 벌이는

일동. 싸우는 와중에 강산에게 맞아 넘어지는 최비서	의 주

머니에서 핸드폰이 떨어진다. 다시 일어나 싸우는 최비서. 시간이

	가며 강산이 최비서의 발에 맞아 쓰러지고, 해주도 중

과부적으로 몰려 	두 사람 같이 무너진다. 최비서, 다가와 강

산을 걷어차려는데, 경찰의 호	각 소리가 들린다. 일동 놀라

보면, 공항 청경들이 달려온다.

청경1	거기 뭐 하는 거야!

	당황한 얼굴 되는 최비서. 부하들과 함께 도망친다. 다

가오는 청경들...

청경1	괜찮습니까?

	강산, 고통 참으며 해주를 잡아 일으킨다.

강산	해주야 괜찮아?

	해주, 쓰러지면서 강산을 안는다. 그런 해주를 꼭 안아

주는 강산 모습에서.

강산	괜찮아. 괜찮아. 병원 안 가 봐도 괜찮겠어?

씬16. 	도현 집무실 (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도현. 앞에 최비서가 서 있다.

도현	그래서! 놓쳤단 말이야!

최비서	예...

도현	이런 멍청한 놈! 눈치를 채고 도망치려 하면 그냥 냅뒀

어야지! 그걸 왜 	쫓아가! 니 임무는 필리핀까지 걔를 보내

는 거지, 납치가 아니잖아!

최비서	죄송합니다.

도현	너 당장 잠수 해!

최비서	(보면)

도현	윤정우 귀에 들어가는 거 시간 문제잖아? 니 얼굴까지

걔가 봤다면서?

최비서	잡히더라도 회장님께 누가 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도현	그건 니 생각이고! 당장 몸을 숨기란 말야!

최비서	알겠습니다.

도현	이런 빌어먹을!

	하고 주먹으로 책상 내려치는데, 창희가 들어온다. 멈

칫 보는 도현.

창희	(힐끗 최비서 보고 약간 안심한 기색 되며) 무슨... 일

있습니까?

도현	아니야. 그 양반들하고 마무리 잘 했어?

창희	예..

도현	그럼 들어가 봐. 신혼인데 인화 기다릴 거 아냐?

창희	예.. (하고 다시 최비서 바라보는 데서)

씬17. 	차장 검사실 (밤)

	분노한 얼굴로 앞에 있는 해주와 강산 보는 정우. 그

옆에 수사관이 서 	있다.

정우	최비서 그 자가 확실해?

해주	예. 천지조선에서 장회장 옆에 있는 걸 몇 번 본적이

있어요.

정우	(책상 위에서 최욱진 사진(31회 씬44) 보여주며) 이 놈

이지?

해주	(사진 보고) 예. 맞아요.

정우	(이 악무는데..)

강산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해주를 필리핀으로 유인하려고

했던 거 같습니다. 	그곳에선 한국인 사업가들 청부살인도 빈

번히 일어나니까요. 그렇지 않	다면 저를 그 창고에 가둬 놨

을 리가 없습니다.

정우	장도현... 이제 막 나가는구나.

강산	제 생각엔 장도현이 해주가 유진인 것을 눈치 챈 거 같

습니다.

정우	(멈칫 보고) 뭐라고?

강산	생각해 보십시오. 드릴 때문에 납치까지 시도한다는

건 너무 무모한 짓	이잖아요?

해주	(걱정스럽게) 장회장이 알고 있다면, 엄마도 위험할지

모르잖아요?

정우	(생각하는데)

강산	참... 현장에서 그자가 떨어뜨린 핸드폰을 주웠습니

다.

	하고 주머니에서 최비서의 핸드폰 건네주는 강산. 정

우, 건네받아 핸드	폰의 자기 번호 확인하는 정우. 확인해 보

고 안색 변한다.

정우	이 봐. 이 수사관... 이 번호 지난번 그 대포폰 번호 맞

지?

수사관	(받아 보고) 예. 틀림없습니다.

정우	최욱진 이놈... 드디어 꼬리가 밟혔구나. (하고 이 악무

는데)

	사이, 걱정스럽게 서로 쳐다보는 해주와 강산.

씬18. 	도현 집무실 (밤)

	문 박차고 들어오는 정우와 수사관. 도현이 앉아 있다

가 쳐다본다.

도현	이 시간에 어쩐 일이야?

정우	최비서, 최욱진이 어디 있습니까?

도현	글쎄... 퇴근했겠지. 왜 그러나?

정우	(수사관에게) 집에 사람 보냈다 그랬지?

수사관	예. 그쪽엔 없답니다.

정우	(도현 보며) 회장님... 솔직하시죠. 최욱진이 어디로 빼

돌렸습니까?

도현	이 사람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빼돌리다

니? 나 회사 나오지	도 않는 사람이야.

정우	그런 분이 지금 이 시간엔 왜 여기 있습니까?

도현	무료해서 나와 봤어. 자네도 은퇴해 봐. 전에 있던 직

장 안 가고 싶은	지... 근데, 정말 왜 그러나?

정우	(대꾸 않고 노려보는 얼굴에서)

씬19. 	기출집 거실 (밤)

	창희, 거실에 들어서면, 인화가 주방을 몰래 엿보고 있

다.

창희	거기서 뭐해?

인화	(화들짝 놀라더니 까치발로 창희에게 다가와 작은 소

리로) 아버님이 이	상하셔.

창희	무슨 소리야?

인화	오빠도 알잖아. 요새 힘도 없으시고 식사도 잘 못하시

고 맨날 넋 나간 	듯이 앉아만 계시던 거. 한숨만 팍팍 쉬시

고.

창희	(슬쩍 주방 쪽 보는데)

씬20. 	동 주방 (밤)

	술잔을 앞에 두고 혼자 앉아 있는 기출, 한숨 쉬고는

술을 연거푸 들이	킨다. 창희, 바라보다가 다가간다. 그 뒤

에 인화가 빼꼼히 내다보는데..

창희	아버지 무슨 일 있으세요?

기출	(멈칫 보고) 아..아니다.

창희	아니다라고만 하지 마시고 말씀을 하세요. 요즘 이상

하잖아요?

인화	(눈치 보며) 아버님~! 혹시 저에게 뭐 섭섭한 거 있으

세요?

기출	(과도하게 두 손을 흔들며) 아니다. 섭섭할 게 뭐가 있

냐? 술이 과했나 	보네. 가서 자야겠다. (하고 일어나 나가

면)

인화	오빠. 아버님 진짜 이상해진 거 맞지? 아무래도 우리

들 보면서 부쩍 쓸	쓸해지신 거 같아. 여자분이라도 소개시켜

드릴까?

창희	지금까지 혼자 사셨는데 뭘.

인화	그러니까.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냥 보낸 세월이 안타

깝고 그럴 수 있잖	아. 더 늙기 전에 좋은 사람 만나고 싶단

생각도 들 수 있고.

창희	됐어. 그런 건 아닌 거 같아. (하고 돌아서 나가려는데)

인화	어? 오빠~! (앞을 막고) 밥..아니..(코맹맹이 소리로)

자기야~! 식사는 	했어요?

창희	먹었어. (나가버리는)

인화	(뚱해서) 너무 약했나? (하고 따라 나가는)

씬21. 	동 창희방 (밤)

	창희, 잠옷차림으로 침대에 등을 받치고 파일을 보고

있다. 예쁜 잠옷으	로 갈아입은 인화가 문을 열고 들어와 치

마를 들어 올리고 다리를 쑤욱 	드러낸다.

인화	(다리에 바디로션을 바르며) 날씨가 추워지니까 피부

가 땡기는 거 있지.

	인화, 창희가 눈길도 주지 않자, 가운을 벗고 슬립차림

으로 창희 옆에 	눕는다. 끈을 손으로 살며시 내리며 슬쩍

창희보지만 전혀 반응 없다.

	다리로 슬쩍 창희의 발 건드려도 꿈쩍 안 한다.

인화	(퉁 부어서) 그거 재밌어?

창희	(눈길도 안 주고) 일을 재미로 해?

인화	(벌떡 일어나 앉으며) 잡은 물고기 먹이 안 주겠다는

심보야 지금?

창희	(보고) 무슨 소리야?

인화	난 하루 종일 오빠 생각만 하는데, 어떻게 오빤 집에

들어와서도 내 얼	굴 한 번 제대로 안 봐?

창희	지금 회사 사정 안 좋은 거 알잖아.

인화	(창희 손에 들린 파일 휙 던지며) 난 그 딴거 몰라. 회

사 망하면 내가 	먹여 살리면 될 거 아냐?

창희	너 지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인화	(울먹이며) 아버님도 그렇고 오빠도 그렇고 이 집에서

난 투명인간이잖	아! 됐어! (벌떡 일어나 문 열고 옷가지 챙

기는) 나 엄마한테 갈 거야.

창희	(한숨 쉬고 일어나 잡으며) 인화야.

인화	말리지 마! 나 갈 갈 거야!

	하고 옷 집어넣는데, 붙잡아 돌려 세우는 창희.

창희	미안해. 내가 잘못 했어.

인화	몰라 몰라. 이렇게 외로울지 알았음 결혼 안했어!

창희	업무가 너무 많아서 그런 거야. 내가 얼마나 너하고 함

께 하고 싶었는	데...

인화	(울면서 창희 마구 때리며) 미워 죽겠어!

창희	(손으로 인화 눈물 닦아주며) 미안해. 내 생각만 했어.

	창희, 우는 인화 안아주면서 다독거리는데서.

씬22. 	차장검사실 (밤)

	찻잔 드는 금희. 여전히 손이 떨린다. 그 모습 보는 해

주와 정우, 강산.

금희	그러니까, 그 사람이 해주가 제 친딸이라는 걸 눈치챘

다는 얘기에요?

정우	그럴 가능성이 많아요. 그렇지 않으면 굳이 산이하고

바꿔치기해서 필리	핀까지 보낼 이유가 없으니까요.

금희	그럼....또 다시 유진이를 죽이려고 했다는 거에요?

정우	그것까진 몰라도, 외국으로 빼돌릴 생각이었던 건 확

실합니다. 두 사람	이 만나지 못하게 하려구요.

금희	(바르르 떠는데)

해주	(금희 손 꽉 잡고) 엄마.. 괜찮아요?

금희	(해주 얼굴 만지며, 눈가 그렁해서) 어디 다치지는 않

았어?

해주	전 괜찮아요. 엄마...그 사람이 알았다면 엄마가 위험

해 질 수 있어요. 이	제 그만 그 집에서 나오세요.

금희	(보다가 입술 깨물며) 그건 내가 알아서 하마.

해주	엄마...

금희	이제부터 절대로 너 혼자 다녀서는 안 된다. (정우보

고) 우리 유진이 잘 	좀 지켜줘요. (강산에게) 항상 우리 해주

곁에 있어줄 수 있지?

강산	그건 걱정 마세요. 해주가 저 싫다고 밀어내도 절대

안 떨어질테니까요.

	금희와 해주, 안타깝게 서로 마주보는데서.

씬23. 	해주 집 앞 골목 (밤)

	시무룩한 표정으로 힘없이 걸어오는 해주, 그 뒤를 따

라오는 강산

해주	엄마가 너무 걱정돼. (돌아보며) 정말 괜찮으실까?

강산	나는 니가 정말 걱정됐었어.

해주	(강산 보면)

강산	어떻게 차를 타고 공항까지 갔는지 기억이 안나. 조금

만 늦게 도착했다	면 널 영원히 잃게 되었을 텐데...(해주 손

을 꼭 잡고) 그 생각만 하면 	아직도 숨이 막힐 것 같아.

해주	그래도 오빠가 날 구해냈잖아.

강산	부모님을 잃고 할아버지도 잃었어...나한테 이젠 너밖

에 없는데 너마저 	잃을 순 없었어. 내가 살아야 할 이유는

너 하나 뿐이야.

해주	오빠...

	해주, 강산 아프게 보는데 다가오는 강산. 해주의 어깨

를 잡는다. 마주 	보는 두 사람. 강산, 천천히 해주의 얼굴

로 얼굴 가까이 가면, 눈 감는 	해주. 두 사람 키스하려는데...

상태	(E) 거서 뭐한다냐?

	화들짝 놀라 떨어지는 두 사람. 상태가 쓰레기 봉지 들

고 서 있다. 강산, 	당황해 해주 눈을 벌린다.

강산	왜? 눈에 뭐가 들어갔는데 그래? (후후~하고 불면)

해주	(놀래서 강산 밀치며) 괜찮다는데. 왜 이래. (하고 들

어가고)

상태	(어리둥절해하며) 워째...눈에 뭐 들어 간 겨?

강산	(이 악물며 상태 보며) 아니 내가 집에 들어 갈겨! (하

고 들어가는)

상태	(쓰레기봉투 들고 가며) 난 쓰레기 버리러 나갈겨! (하

고 가는데서)

씬24. 	동 마당 (밤)

	마당에 들어서는 강산, 해주 방 앞에서 기웃댄다.

강산	(작은 소리로) 해주야. (두리번거리다가 다시) 해주

야. 해주야.

달순	(E) 남의 딸은 왜 그렇게 불러?

	강산, 멈칫 돌아보면 뒤에 달순이 서 있다.

강산	어머니... 오늘은 포장마차 안 나가셨나봐요?

달순	왜? 내가 두 눈 부릅뜨고 있으니까 무서워? 아님 아쉬

워?

강산	네? 고르기가 참 애매한데요.

달순	내가 누누이 말했지만 잘 들어 강산총각! 우리 해주 문

지방을 넘어설라	믄 거 몇 조짜리 배도 필요 없어. (손가락

펴들고) 다섯장 정도는 있어	야지. 그래야 우리 해주 배부

르고 등 따뜻하게는 살 거 아냐.

강산	다섯장? 아하하하..네. 다섯장. (웃으면서 안으로 들어

가면서 궁시렁) 도	대체 동그라미가 몇 개가 붙어야 하는 거

야.

달순	(자기 손 보고) 너무 적은가?

씬25. 	동 해주방 (밤)

	문 앞에 서 있는 해주, 손을 가슴에 대 보고, 옅게 숨

을 몰아쉬며 들뜬 	표정에서. F.O

씬26. 	도현집 전경 (F.I- 낮)

씬27. 	도현집 거실 (낮)

	금희, 칼로 장미 줄기부분을 쳐내고 있다. 일문, 들어

오다가 금희 발견하	고는 그 앞에 선다.

일문	(싸늘하게) 당신이 내 카드 정지시켰어요?

금희	(무표정하게) 니 아버지가 그랬겠지.

일문	당신이 우리 아버지를 조종했겠지! 당신 목적이 뭐야?

거짓말까지 하면	서 나에게 이러는 이유가 뭐냔 말이야?

금희	뭘 거 같아? 니 스스로에게 물어봐.

일문	(피식) 당신 혹시 유진이라는 그 기지배 때문이야?

금희	(싸하게 보면)

일문	잃어버렸다던 당신 딸 찾아다가 나랑 인화 대신 들여

앉힐 생각인가본데? 	그런 희망 따윈 버리는 게 나을 거야. 절

대 아버지한테 안 통할테니까.

금희	그게 무슨 소리야?

일문	아버지 다 알고 있어!

금희	(굳어지며) 뭘 알고 있는데?

일문	당신이 유진이라는 딸 찾아다니는 거!

금희	(아무렇지 않게) 그게 어쨌다는 거야? 다 알아도 상관

없어.

일문	(기 막혀서) 유진이가 해주라는 것까지 다 안다고!

금희	뭐?

일문	(의기양양하게) 그래. 당신이 유전자검사까지 해봤던

그 거지같은 기지	배 천해주가 당신이 그렇게 찾던 유진이라

고!

금희	(놀라는 척) 무... 무슨 소리야?

일문	내가 어떻게 그걸 알았을까? 하하하 (놀리듯) 유전자

조작이라는 거.  	상상도 못했겠지? 아버지는 기뻐하시던

데?

금희	(바르르 떠는데) 내가... 그걸 믿을 거 같아?

일문	안 믿으면 어쩔건데? 아버지 다 알고 있는데도 당신

딸 찾을 마음 같은 	거 하나도 없어. 오히려 당신이 그 딸 찾아

낼 까봐 노심초사 하시던데...	과연 당신 뜻대로 되겠어?

금희	(장미 꽃다발로 일문 내리치며) 꺼져! 당장 이 집에서

나가!

일문	(팔로 막으며) 나 이 집 아들이야 내가 왜 나가!

금희	(더욱 세차게 내리치며) 당장 사라지란 말이야!

	일문, 장미 가시가 얼굴을 긁혀 피가 나자, 금희를 노

려보는데 새파랗게 	질려 노려보는 금희. 그 독기에 질리는 듯

일문, 돌아서 홱 나가 버리면,

	바들바들 떨다가 주저앉는 금희. 이내, 눈빛 차가워지

면서 밖을 바라보	는 눈빛에서.

	

씬28. 	기출집 거실 (낮)

	도현 눈치 보며 벌벌 떨고 있는 기출,

도현	어제 별 일 없었어?

기출	예... 출타도 안하시고 계속 집에만 계셨어요.

도현	내가 일이 있어서 늦게 들어왔는데 자넨 어디 갔었어?

자네 방 불 꺼져	있던데?

기출	그..그게...

도현	(눈 가늘게 뜨며) 너 혹시 술 먹고 뻗은 거야? (손가락

으로 기출 머리 	툭툭 치며) 이 인간아...사태를 이 지경으

로 만들어 놓고 술이 목구멍으	로 넘어가던? 목숨이 아깝지

않은가 보군. 술 처먹을 정신도 있고.

	하는데, 금희, 기출집 현관문을 벌컥 열고 들어선다.

도현	(멈칫) 당신이 웬일이야?

	금희. 다가와 그대로 도현의 뺨을 후려갈긴다. 놀라 보

는 도현과 기출.

도현	여보?

금희	당신! 해주가 내 딸 인거 알고 있었다면서요?

기출	(놀라는 표정 숨기고)

도현	무... 무슨 소리야? 뜬금없이!

금희	시치미 떼지 마! 일문이가 와서 다 얘기해 줬으니까!

	놀라 서로 쳐다보는 도현과 기출..

도현	여보!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금희	유전자 조작한 것부터 당신에게 다 말한 사실까지, 다

얘기 했다고! 당	신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그 아

이 살아 있는 거 알면서 어떻	게 이럴 수가 있어!

도현	아니야. 당신 뭔가 오해한 거야! 일문이는 나한테 그

런 말한 적 없어! 말	했다면 내가 당신 딸을 데려오지 않을 이

유가 없잖아!

금희	그럼 박집사님이 한 번 변명해 보시죠? 왜 우리 유진

이 죽었다고 거짓말 	했어요!

기출	(당황해) 그....그게 사모님..

금희	(울며) 당신들이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나 똑똑히

기억할거야! 절대 	용서 안 해! 하늘이 무너져도 용서 못 해!

	금희, 울며 뛰쳐나가면, 도현 멍하니 보다가, 그 뒤를

따라 나가고, 기출	도 따라 나간다.

씬29. 	도현집 안방 (낮)

	금희, 가방에 옷가지를 넣고 있다. 도현, 안방으로 들

어와 금희를 말리는	데 금희 세차게 도현의 손을 뿌리친다.

도현	(금희 양 어깨를 잡으며) 제발 내 말 좀 들어! 뭔가 오

해가 있다니까!

금희	내 몸에 손 대지마! 치가 떨리니까! (세차게 도현 밀치

며) 이렇게 당신하	고 마주 보고 있는 것도 끔찍해!

도현	어떻게 일문이 말만 듣고 이래? 내 얘기도 들어봐야잖

아!

금희	(가방 챙겨들고) 27년 동안 충분히 당신 이야기 들어줬

어! 그게 거짓말	이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을 뿐이야!

	금희, 가방 들고 나가면, 도현, 이를 악물고 쫓아나간

다.

씬30. 	도현집 거실 (낮)

	금희 나가려고 하면 도현이 그 앞을 막는다. 기출 어정

쩡하게 서서 어찌	할 바를 모르는데..

도현	여보... 이러지 마!

금희	비켜! 나 지금 유진이 만나러 갈 거야!

도현	제발 흥분부터 하지 말고, 침착하라고!

금희	내가 흥분했으면 당신 죽였을 거야! 그러니까 비키라

고!

도현	당신...우리가 함께 한 시간들을 다 버리겠다는 거야?

금희	그 시간을 위해 당신이 내 딸을 버렸잖아!

도현	(놀라는) 금희야...

	하는데, 금희, 도현을 밀치고 나가 버린다. 도현, 입술

깨물고 주먹 움켜	쥐는데...

기출	저기...제가 가서 사모님을 모시..

	하는데 기출 턱을 후려갈기는 도현. 나가떨어지는 기

출.

도현	니가 벌인 일이니까 니가 책임져!

기출	(바들바들 떨며) 회..장님.

도현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어떤 변명을 해서라도! 이

집에 다시 데려다 	놔! 그걸 못하면 니가 한 그 거짓말의 대가

를 치르게 될 거야!

	도현, 싸늘하게 안방으로 들어가면, 바닥에 쓰러진 기

출, 바들바들 떠는	데서 F.O.

씬31. 	도현 집무실 (낮)

	굳은 얼굴로 창희 앞에 서 있는 김비서.

김비서	지금 날더러 배신하라는 겁니까?

창희	배신이 아니라 생존이죠.

김비서	(얼굴 굳어 보면)

창희	내가 당신 뒷조사 좀 해봤는데... 지금 아내와 별거중

이더군요. 그거 다 	돈 때문 아닙니까?

김비서	(말 못 하고 보면)

	하고 봉투 하나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는 창희. 굳은

얼굴로 봉투와 창	희 번갈아 보는 김비서.

씬32. 	해주공장 전경 (F.I- 아침)

씬33. 	해주 사무실

	컴퓨터 화면에 떠 있는 드릴비트 도면. 김비서가 마우

스를 움직이면서 	“전송”을 	누른다. 전송 완료되는데, 해

주와 강산,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	다. 황급히 창 닫고 일어나는

김비서.

해주	일찍 나오셨네요?

김비서	예. 예... 저기,  필리핀 간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해주	취소 됐어요.

강산	(자기 책상 컴퓨터를 보며) 근데 무슨 문제 있어요?

김비서	아, 아닙니다. 메일을 좀 확인했습니다. 그럼 전 현장

에 가보겠습니다.

	김비서 목례하고 나가면, 해주와 강산 소파에 앉는다.

해주	근데... 오빠한테 문자 보낸 사람도 창희 오빠였어?

강산	그래...

해주	나한테도 위험하다고 알려 줬는데... 어떻게 위험하다

는 걸 알았을까?

강산	....

해주	혹시 우리한테 알려줘서 창희오빠도 위험한 거 아냐?

강산	너... 그 친구 만나고 싶은 거야?

해주	아니, 그게 아니라... 걱정 돼서...

강산	(조금 서운한) 그럼 만나 봐.

해주	오빠는... 같이 안 갈 거야?

강산	(대꾸 않는 얼굴에서)

씬34. 	해양사업부 (낮)

	창희를 비롯한 해양사업부 직원들이 모여 있다. 창희,

민경이 내미는 프	린트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민경	일차적으로 도면 자료들이 넘어온 상태입니다.

창희	(돌려주며) 똑같이 만들어 낼 수 있겠어요?

민경	그건 가능합니다만...그들 역시 성공했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창희	그들이 성공 못했다면 뭔가 문제가 있겠죠. 그들이 찾

아내지 못하는 문	제점을 우리가 먼저 찾아내서 보완한다면

성공은 우리 몫이 되지 않겠어	요?

	민경, 끄덕이는데....해양사업부 내 전화벨 울리면, 양

대리가 받는다.

양대리	네 기술개발팀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전화 끊고) 회

장님. 비서실에서 	연락이 왔는데 손님이 와 계신답니다.

씬35. 	도현집무실 (낮)

	창희, 들어오면 해주와 강산이 뒤 따라 들어온다.

창희	(등 돌린 채로) 무슨 일이야?

강산	니가 나한테 문자 보냈잖아. 해주 위험하다고. 왜 그

런 거야?

창희	(그대로 등 돌린 채로)

강산	그 놈 어딨어? 최비서라는 인간!

창희	(돌아보며) 몰라. 뭐가 문제야?

강산	위험하다고 했으면 이유가 있을 거 아니냐고!  해주 납

치하려 해 놓고 	나보고 가라고 했던 이유가 뭐냔 말이야!

창희	구해줬으면 그냥 고맙다고 하면 될 일 아닌가?

강산	너 같은 자식이 순수하게 구해주려 했을 리 없어.  너

	이 자식! 뭘 숨	기고 있는 거야? (하고 다가가

는데)

해주	(붙잡으며) 오빠 그만 해! 왜 이래?

강산	(해주보고) 너 지금도 잘 모르겠어? 이 자식 무슨 꿍꿍

이가 있다고!

해주	그래. 뭔가 사정이 있겠지. 말하지 않겠다는데 다그쳐

서 뭐해?

강산	(보고 말 못하는데)

해주	(창희 보며) 위험 알려줘서 고마워. 오빠는 괜찮아?

창희	(무시하고 강산 보며) 그 다이아몬드는 어떻게 구할 건

데?

강산	(싸늘하게) 이젠 너희들 협력 따윈 필요 없어! 니가 했

던 제안은 받아들	이지 않는 걸로 한다! (해주 손잡고) 가자!

	강산, 해주 손잡고 나가면, 창희 그들 바라보는 모습에

서.

씬36. 	복도 (낮)

	문을 나서자마자 강산, 해주 손 놓고 앞서 걸어간다.

해주, 마음 안 좋	게 따라가는데

해주	어떻게 하려고 그래? 다이아몬드는 필요하잖아.

강산	(욱해서 돌아보며) 너는 그 자식을 왜 그렇게 이해해주

는데?

해주	뭐?

강산	너 그자식이 얼마나 나쁜 짓을 해 온지 몰라?

해주	처음부터 나쁜 사람은 아니야...

강산	너 벌써 잊었어?  너를 해고시키고 나한테서 공장 빼앗

아간 녀석이 누군	지! 저 친군 원하는 거 다 얻었어! 회장 자

리에서 거만하게 눈에 안 보	여! 저 자식이 모든 일의 배후

란 말이야!

해주	(말 못하고 보면)

강산	다신 내 앞에서 그런 눈빛으로 박창희 쳐다 보지마!

(하고 돌아서면)

해주	오빠!

강산	(멈칫 서서 한숨 쉬고) 일하러 안 갈 거야?

씬37. 	도현집 거실 (낮)

	어찌할 바를 몰라 왔다갔다 하는 도현, 두 주먹을 불

끈 쥐었다가 좌절하	듯 소파에 털썩 주저앉는다. 인화, 달려 들

어온다.

인화	아빠. 엄마 집 나갔다는 거 사실이에요?

도현	(꿈쩍도 하지 않고)

인화	사실이냐구요? 집사아저씨가 그러던데?

도현	(한숨 내쉬는)

인화	설마 두 분 싸우신 거예요? 아니...엄마 아빠가 싸울 일

이 어딨어요?

도현	싸우긴...그냥...엄마가 마음이 허전하다시길래 여행

다녀오라고 한거지.

인화	근데 왜 전화기는 꺼 놓고...이모도 모르던데?

도현	(힘없이 일어나 안방 쪽으로 걸어가며) 곧 돌아오실거

다.

인화	(쓸쓸한 도현 뒷모습 보는데서)

씬38. 	호텔 커피숍 (낮)

	걸어오다가 보는 금희. 그 시선에 초조하게 앉아 있는

기출 보인다. 싸	늘하게 보고 다가가는 금희. 기출, 보고는

벌떡 일어난다.

기출	사, 사모님...

금희	왜 왔어요? 그 사람이 보냈어요?

기출	좀 앉으세요...

금희	(보다가 앉으며)

기출	사모님... 정말 오해하신 겁니다...

금희	오해? 어떤 게 오해란 거죠?

기출	정말입니다. 유진이를 바다에서 잃어버렸는데...배 타

던 놈이라 천홍철 	그놈이 어디선가 그 아일 건져낸 거 같아

요... 회장님이나 저는 정말 죽	은 줄 알았습니다.

금희	그럼... 해주엄마가 해주 임신 했을 때 붕어빵 사다준

이야기는 어떻게 	된 거예요?

기출	(당황해) 아..그건.....해주 바로 위 오빠 임신했을 때

랑 헷갈렸나 봅니다.

금희	3년 차이가 나는 아이들이에요. 어떻게 헷갈릴 수가 있

죠? 변명을 하려	거든 좀 더 그럴듯하게 하셨어야죠!

기출	사모님...제가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사모님께 거

짓말을 하겠어요.

금희	그게 제가 궁금한 점이에요. 왜 저한테 거짓말 하셨어

요?

기출	거짓말한 게 아니라니까요. 사모님. 회장님이 사모님

을 얼마나 아끼시는	지 아시지 않습니까? 인화가 이 사실을 알

고 얼마나 다칠지 생각하신다	면 제발 들어가세요.

금희	대단하시네요. 박집사님. 인화 생각은 그렇게 하시는

분이 제 딸 유진이	는 그렇게 	내다 버려지던가요?

기출	정말 오해라니까요.

금희	(자리에서 일어나며) 돌아가세요! 그리고 그 사람에게

똑똑히 전하세요.

	그 사람과 함께 한 모든 순간을 후회한다고. (하고 돌

아서 가는)

	기출, 일어나 잡으려다가 털썩 주저앉는데서.

씬39. 	차장 검사실 (밤)

	정우, 자료 보고 있는데, 문 열고 들어오는 수사관.

수사관	차장님! 싱가폴의 김종보씨하고 접촉이 돼서 지금 전

화연결 했습니다.

정우	그래? (황급히 수화기 들고) 김종보씨. 울산지검 윤정

우 검삽니다.

요원	(F) 김종봅니다.

정우	당신들 가족 걱정되지 않아요? 이 상태로라면 당신 죽

을 때까지 가족 얼	굴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요원	(F) 나한테 원하는 게 뭡니까?

정우	강대평회장을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알려주면

됩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모든 것을 불문에 붙이고 가족들

과 함께 무사히 한국을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겠습니다.

요원	(F) 정말입니까?

정우	내 이름을 걸고 약속할 수 있습니다.

요원	(F) 생각해 보겠습니다. 다시 연락드리죠.

	전화 끊긴다. 수화기 보고는 내려놓는 정우.

정우	그래, 희망이 보여. (수사관 보며) 김종보 가족들을 예

의주시해!

수사관	알겠습니다.

	수사관, 인사하고 나가는데 봉희가 들어온다.

봉희	야! 윤정우! 얘기 좀 해!

정우	또 뭔 얘긴데?

봉희	할 얘기 있다고, 짜샤! 일 끝났으면 따라 나와!

씬40. 	술집 일각 (밤)

	술안주를 앞에 두고 소주 마시는 봉희와 정우.

봉희	그리고 윤정우. 너 잘 들어! 언니랑 이야기 해 봤는데

너 오해하는 거야. 	장도현 그 인간이 언니 배신하고 바람 펴

서 애까지 낳았었대. 언니 결혼	하고 나서도 계속 찾아와서 잘

못 했다고 빌었다더라.

정우	(그저 소주 마시는)

봉희	정만 많아가지고 그런 놈한테 또 다시 홀라당 넘어간

언니가 불쌍하지. 	게다가 너한테 그런 오해까지 받고...이제

좀 풀어라.

정우	오해라고? (한숨 쉬며) 그래. 오해라고 치자. (하고 소

주 따르면)

봉희	그럼 우리 안 될 거 없잖아?

정우	(봉희 잔에 술 채워주는)

봉희	쳇...먹고 죽어라? 이런 모드 같은데? (원샷 하는데) 누

가 죽나보자고!

	(점프)

	많이 취한 봉희, 정우, 묵묵히 술잔에 술 따라 마신다.

봉희	(풀린 눈으로) 야. 우리 탁 까놓고 말해보자. 너 진짜

나 안 좋아하냐?

정우	(술잔 들이키는)

봉희	(양 손으로 턱 고이고) 그래. 바라는 내가 나쁜 년이

지. 그럼 아~암..

	(하고 탁자에 머리 기대고 정우 보는데)

정우	나도 고등학교 이후로 너만 좋아했어. (술잔에 술 따르

고) 형수 문제도 	있고...형 잃고 유진이까지 잃게 된 후부

터...가족을 이룬다는 게 두려웠	어. (술잔 들이키고) 그렇다고

잡을 용기도 없고, 떠나보낼 용기조차도 	없었는데...고작

용기를 낸다는 게..너를 그렇게 밀어내는 거였어. 봉희	야. 나

도 너 좋아해.

	하고 보는데, 잠들어 있는 봉희. 코까지 골고 있다. 어

이없어 보는 정우.

씬41. 	해주집 마당 (밤)

	봉희 등에 업고 들어서는 정우, 나오던 달순이 보고 놀

란다.

달순	어떻게 된 거예요? 왜 이렇게..(하다가 냄새 맡고) 술

에 떡이 됐네.

정우	안방에다 좀 눕혀야 겠어요.

달순	안방은 무슨...(웃으며) 검사양반네 방에 눕혀요.

정우	아주머니.

달순	아니 뭐 어때? (봉희 힐끗 보고) 침대 아닌데서 자는

거 넘 불편해 하더	라고. 아 막말로 둘 사이 모르는 것도 아닌

데...

정우	(그냥 무시하고 마루로 들어가 버린다.)

달순	봉희 처자 저거 진짜 취한 거야? 아님 기술 들어간 거

야? 내가 좀 바싹 	밀어 붙였어야 했나? (안방 들어가는 정

우 바라보는데서)

씬42. 	동 안방 (밤)

	이불 위에 봉희 눕히고 이불 여며주는 정우, 한참을 바

라보다가 봉희 잠꼬대 소리에 다시 봉희에게 눈길 준다.

봉희	정우야...정우..야... 이 나쁜 놈아...

	정우, 흘러내린 봉희 머리카락을 올려주면서 애처롭

게 바라보는데서.

씬43. 	해주집 마당 (밤)

	달순과 진주 있고, 달순이 포장마차 준비해 나가려는

중이다.

달순	(큰 소리로) 상태야! 너 포장마차 안 나갈거야! 자꾸 꾸

물거리면 낼 아침	밥 없다!

상태	(어기적거리며 나와) 엄니! 딴 건 몰라도 밥 갖고 이러

는 거 치사하지 	않소! 내가 집지키는 개도 아니고...

달순	(상태 머리 한 대 치며) 말 잘했네. 개는 밥값이라도 하

지.

상태	그라믄 옆집 개 델꼬 장사할라요?

	달순, 욱해서 상태 한 대 치려는데, 이때 금희 양손에

선물 주렁주렁 들	고 들어온다. 놀라 보는 금희와 상태, 진

주.

금희	안녕하셨어요?

달순	(달갑지 않은) 여긴 또 웬일이에요? 동생 만나러 오셨

어요?

금희	(선물 보이며) 변변치 않지만... 이것 좀.

상태	(얼른 선물 받아들며) 아이구, 이기 변변치 않어라? 푸

짐하구마이...

금희	해주 어머니...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달순	뭔데요?

	달순, 궁금해 하는 상태와 진주 한 번 쳐다보고는

달순	(해주방 가리키며) 저리 들어가요. 뭔 얘긴지 모르겠지

만...

	달순과 금희 해주 방으로 들어간다.

씬44. 	동 해주방 (밤)

	금희가 해주 책상에 놓인 홍철의 사진 본다. 그 옆에

달순 있다.

금희	예전에 뵌 기억이 나네요. 몇 번 안 되지만... 우리 유

진이 지극히 아끼	셨던 걸로 기억해요.

달순	그 양반이 해주라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친

자식 이상이었죠. 	근데 할 얘기란 게 뭐예요?

금희	(머뭇거리다가) 부탁드릴 게 있어서요.

달순	뭔 부탁인데요?

금희	제가 유진이랑 하룻밤... 자고 싶어서요. 밖에서 자자

고 해도 애가 싫	다고 해서... 여기서 하룻밤 함께 지내

면... 안 될까요?

달순	(놀라) 여기서요?

금희	가족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으면... 제가 봉희 보

러 왔다가 여기서 	자는 걸로 하고... 새벽 일찍 갈게요. 부탁

드려요.

달순	(탐탁지 않지만) 그러시던지요.

금희	(달순 손 덥석 잡으며) 고마워요. 우리 유진이 이렇게

잘 키워주신 것도 	고맙고요..... 정말 고마워요.

달순	(무안한 듯 금희 손 슬그머니 빼며) 뭐, 아시겠지만...

해주 내가 어렸을 	때 구박도 하고 고생도 많이 시켰어요. 지

가 알아서 큰 거예요. 고마울 	거 하나 없네요.

금희	아니예요. 전 정말 해주 어머니한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달순	(복잡한 심경으로 보는 데서)

씬45. 	동 마당 (밤)

	해주 들어오는데, 달순이 해주 방에서 나온다가 해주

와 마주친다.

달순	해주야

해주	엄마... 포장마차 안 나갔어?

달순	사모님 오셨어.

	해주 멈칫 보는데, 방 문 열리고 금희 나온다.

금희	유진아.. 왔구나.

해주	... 오셨어요?

금희	산이는 어쩌고 너 혼자야? 이 저녁에...

해주	산이 오빠는 볼 일 있다고 어디 갔어요.

금희	들어가 얘기 좀 하자.

	해주, 순간적으로 달순 보고는 금희와 함께 방에 들어

간다. 달순, 방 문 	닫히자 얕은 한숨 쉬고 돌아선다.

씬46. 	카페 일각 (밤)

	마리오와 함께 있는 강산.

강산	(영어) 마리오, 다행히 한국에 계셨군요.

마리오	(영어) 천지조선에 있는 우리 드릴십 문제로 한국에 다

시 왔네.

강산	(영어) 노블사가 지금도 천지조선 드릴에 투자하고 있

죠?

마리오	(영어) 그렇네만.

강산	(영어) 천지조선 쪽에서... 확실하게 기술개발에 성공

한다는 보장이 있습	니까?

마리오	(영어) 투자라는 게 완벽한 확신을 가지고 하기란 힘들

지. 그쪽에서 제	시한 조건이 우리 노블사에 유리해서 선택

한 것뿐일세.

강산	(영어) 그럼 우리 쪽에도 분산투자 해보시는 건 어떤가

요? 하나에 투자	하는 것보다 둘이면... 위험도 줄고 성공

가능성도 커지니까요.

마리오	(영어) 현재로서 자넨 그럴 능력이 없지 않은가?

강산	(영어, 자신 있게) 이번에 공장 하나 인수했습니다. 드

릴비트 개발도 진	행 중에 있고요.

마리오	(영어)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하는 거 보니 관심이 좀 가

는군. 자네가 원	하는 게 뭔가?

강산	(영어) 지금 저희한테 꼭 필요한 게 있습니다. 공업용

다이아몬드입니다.

	보는 마리오. 진지하게 마주 보는 강산.

씬47. 	도현집 서재 (밤)

	도현이 있는데 기출이 쭈뼛거리며 들어온다.

도현	어떻게 됐어?

기출	그, 그게... 사모님이 완강하십니다. 집에 들어오지 않

겠다고...

	하는데 후려갈기는 도현. 쓰러지는 기출.

도현	이게 다 니 놈 때문이야! 니가 유진이를 살려주고 그

뱃놈한테 맡기는 	바람에... 일이 다 뒤틀려 버렸어! 어떡할

거야! 어떡할 거냐고!

기출	(꿇어앉으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도현	죄송하다는 소리는 아무짝에도 쓸 모 없어! 버러지 같

은 놈! 내가 널 사	람 대접 해주고 내 머리 꼭대기에서 노는

거 아니꼬워도 봐줬더니... 니	가 일을 쳐! 어떻게 할 거냐고!

기출	죄송합니다...

도현	그 소리 듣기 싫다고 했잖아!

	하고 걷어차는 도현. 비명 지르며 쓰러지는 기출.

씬48. 	동 거실 (밤)

	서재 문 앞에서 충격 받은 얼굴로 서 있는 창희. 서류

를 꽉 쥔 채 문	을 열지도 못하고 서 있는데, 안에서 소리

가 새 나온다.

도현	(E) 너 같은 것들은 죽어야 해! 잘 해주면 더 기세등등

해서 일만 치고 	돌아다니잖아! 기생충 같은 놈! 평생을 나

한	테 빌붙어 살았으면 내가 	하란 대로 했어야

지! 왜 니 맘대로 해!

	뒤이어 들리는 기출의 비명소리. 창희 문고리에 손 가

다가 멈춘다. 핏발 	선 그 눈동자에서.

씬49. 	해주방 (밤)

	금희와 해주, 한 이불 속에 함께 마주보고 누워 있다.

서로 애틋한 모습.

금희	(해주 머리 쓰다듬으며) 초등학교 입학식 때는 어땠

니?

해주	생각이 잘 안 나요... 운동장에 줄 서서 교장선생님 말

씀들었던 기억밖	에... 아, 맞다. 아버지가 입학식 끝나고 자

장면 사주셨는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이었어요.

금희	난... 너 입학하는 것도 못 보고... 인화 입학식 때 고

운 원피스 사주면서 	니 생각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울먹이

는) 어렸을 때 내가 사준 옷 팔	았다고 너한테 모진 소리까지

했었는데...

해주	그땐 내가 엄마 딸 인거 몰랐잖아요.

금희	피는 통한다는데... 내 배 아파 낳은 자식도 몰라보고

가슴을 후벼파는 	모진 말들을 너무 많이 했어. (눈물 흐르

는) 그것도 모자라 손찌검까지...

해주	엄마, 나 다 잊었어요. 새삼스럽게 그 얘긴 왜 해요.

금희	유진아... 평생 가슴이 퍼렇게 멍든 죄인으로 살테니...

그 죗값 조금이	라도 치르게 엄마랑 나가서... 같이 살자.

니가 못 다한 공부도 시켜줄게.

해주	(머뭇거리다가) 그건 안 돼요. 엄마...

금희	왜?

해주	지난번에 엄마랑 아버지 무덤 다녀오긴 했어도... 아

직 윤학수 박사님이 	아버지란 게 실감 나질 않아요... 죄송해

요. 전 절 길러주신 아버지의 큰 	사랑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

리고... 지금의 엄마도... 식구들 모두 제겐 	가족이에요. 가족

을 떠나 살 수 없어요.

금희	(우는) 유진아...

해주	엄마... 절 좀 이해해 주세요. 저 사실 엄마 만나 너무

기뻐요.

씬50. 	동 마당 (밤)

	달순이 해주 방 앞에서 해주와 금희 얘기 듣고 서 있

다.

해주	(E) 첨엔 엄마 만나는 게 두려웠어요. 믿기지도 않았고

요. 엄마가 내 친	엄마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요. 근데 지금

은 너무 좋아요.

금희	(E) 나도...널 만나... 얼마나 기쁜지 몰라. (흐느끼며)

죽은 줄 알았던 니	가 내 품에 이렇게 있다니....

해주	(E) 엄마... 저 떠나지 않아요. 같이 살지 못해도... 엄

마 곁에 영원히 있	을 거예요.

금희	(E, 흐느끼는) 그래... 내 딸...

	달순, 금희와 해주의 흐느끼는 소리 들으며, 입 틀어막

고 소리죽여 운다.

씬51. 	기출집 거실 (밤)

	절뚝거리며 들어오는 기출. 멈칫 본다. 소파에 앉아 있

던 창희가 일어난	다.

기출	(놀라) 어... 언제 왔냐?

창희	어떻게 된 거예요?

기출	(당황해) 아, 아니 그게... 계단에서 굴렀다.

창희	다 들었어요. 아버지가 서재에서 장회장에게 당하는

소리 들었다구요!

기출	(놀라 어쩔 줄 모르고)

창희	유진이가 누구예요? 아버지가 그 아이랑 무슨 상관이

길래 이렇게 협박당	하고... 맞아야 하는 건데요!

기출	(눈물 맺히는) 너, 정말... 다 들은 거냐?

창희	바른 대로 말씀하세요! 뭐가 어떻게 된 거예요!

기출	(허물어지듯 주저앉는) 창희야, 우리 복수하자! 나도

이대론 못 살겠다.

창희	(창희 기출 붙잡고) 복수던 뭐던 사실을 알아야 할 거

아니예요!

기출	이게 바로 유진이란 그 아이 때문에 생긴 일이다.

창희	(보면)

기출	(떨리는) 유진이가 바로 해주야....

창희	(놀라는) 뭐라구요?

기출	그 당시에 장회장이 해주를 나 더러 죽이라고 했지

만...(울며) 차마 죽일 수가 없었어. 그래서 천홍철에게 맡긴 건

데... 그게 탄로나게 생겨서 내가 그만 그 사람을... 그리고 장회장

이... 해주 친아버지 윤학수도 살해했어...

	부들부들 떨며 우는 기출을 보며, 충격에 휩싸이는 창

희. 그 얼굴에 F.0.

씬52. 	해주 사무실 (낮)

	환한 얼굴로 간산 보는 해주. 뻐기듯 서 있는 강산.

해주	정말이야? 진짜야?

강산	내가 뭐랬냐... 다이아몬드 구해 온다고 했잖아.

해주	오빠 진짜 멋지다. 오늘은 다이아몬드 보다 더 빛나 보

여!

강산	이야, 니가 이런 립서비스도 할 줄 아냐? 이거 장족의

발전인 걸?

해주	으이구, 이 정도로 감동받으면 어떡해.

강산	그럼 더한 감동도 가능하단 얘기네?

해주	(보면)

강산	너 말이야... 그 골목길에서 우리 하다만 거 (입술 한

번 내밀어보고) 기	억나지?

해주	(당황해) 뭐야?

강산	(얼굴 들이밀며) 그거 한 번 다시 하면 안 될까? 그럼

나 아까보다 더 	감동받은 거 같은데...

해주	(손으로 강산 입술 한 대 치고) 지금 사무실에서 뭣 하

는 짓이래? 이쁘	다 이쁘다 하니 신났지?

강산	(사무실 둘러보며) 하긴.. 여긴 무드 잡기 좀 그렇다.

또 누가 나타나 분	위기 확 깰 수도 있고... 어디 조용한 곳에

가서...

해주	(주먹 불끈 쥐고) 아직도 정신 덜 차렸당가? (손을 치

켜드는데)

강산	(맞을까봐 눈 질끈 감는데)

	해주, 재빨리 강산 입에 쪽 입 맞추고 뛰쳐나간다. 놀

라 눈 뜨는 강산.

강산	야, 이거 뭐야! 와인 마시는 거야? 같이 가~ (하고 쫓

아가는 데서)

씬53. 	차장 검사실 (낮)

	벌떡 일어나는 정우. 정우 앞에 수사관 서 있다.

정우	뭐? 찾았다구!!

수사관	네. 지금 최욱진이 친구네 집에 숨어 있는 거 발견했답

니다. 형사들이 	잠복 중에 있습니다.

정우	(웃옷 얼른 걸치며) 내가 직접 가겠네. 준비해!

씬54. 	어느 집 앞 (낮)

	골목 귀퉁이에서 형사 둘 몰래 잠복하고 있고, 그 옆

에 있는 정우와 수	사관.

정우	확실한 건가?

형사	네. 확실합니다. 저 집 입니다.

	하는데, 최비서 주위 두리번거리며 나온다. 보는 정우.

정우	(나서며) 야! 최욱진!

	정우보자 쏜살같이 달아나는 최비서.

씬55. 	골목 일각 (낮)

	최비서 골목 이리저리 달리고 그 뒤를 쫓는 정우와 수

사관. 맞은편 골목	에서 형사 둘 나타난다. 뒤에서는 정우와

수사관이 점점 다가오고... 최	비서 앞뒤를 번갈아 보다가 결

국 형사들에게 덤빈다. 격투 시작되고, 정	우가 와서 돌려차

기 하면, 최비서 나가떨어진다. 정우, 최비서 엎어 뜨리	고 제

압한 후 팔 뒤로 해 수갑 채운다.

정우	최욱진! 널 납치 미수 및 살인혐의로 체포한다!

	분에 못 이겨 버둥대는 최비서. 그런 최비서를 차갑게

쳐다보는 정우.

씬56. 	해주 공장 작업실 (낮)

	해주가 작업복 차림으로 안전모와 고글을 착용하고 열

심히 드릴을 깎고 	있다. 누군가 뒤에서 어깨 톡톡 치는데, 돌

아보면 강산이다. 작업 중단하	고 강산 보는 해주.

강산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손님 왔다. 사무실 들어가 봐.

해주	손님?

씬57. 	동 사무실 (낮)

	해주 들어오면 기출이 서 있다. 놀라는 해주.

해주	(싸늘하게) 웬일이세요?

기출	해주야...

해주	(싸늘하게) 저 아저씨 얼굴 보고 싶지 않거든요. 가세

요...

기출	너... 너한테 할 말이 있다.

해주	예전에... 저한테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기억 못하세

요? 더 이상 아저	씨한테 들을 말 없어요. (하고 돌아서 나가

려는데)

기출	해주야... 내, 내가 잘못했다.

	해주, 멈칫 돌아보면 무릎 꿇는 기출.

기출	유진아.... 내가 잘못했다.

해주	(굳어져 보면)

기출	내가 널 이렇게 만들었어... (울며) 내.가... 니 아버지

천홍철을 죽였어...

	울며 보는 기출. 놀라 보는 해주 얼굴에서.

	(32회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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