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손수건 32
s# 민주거실 상민-세놓지 마시라고 했잖아요 민주-제가 돈 드릴께요 아버님 운규-세를 내놓는 건 내 맘이니까 니네들은 상관할 것 없고 돈을 얼마나 받을까만 얘길 해 봐 상민-(오, 엘 벌떡 일어나며)아버지 맘대로 하세요 .(올라가버린다) 운규-(벌떡 일어나며) 아니 저 자식이..? 민주-(얼른 붙잡으며) 아버님.. 운규-(이층을 향해 큰소리) 야 이 자식아, s# 민주 주방 오여사-(더덕에 고추장 양점 바르다가 깜짝 놀라는 위에) 운규-(큰소리) 어른이 얘기하는데 벌떡 일어나 가버리는 버르장머리는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야,..천하에 빌어먹을 자식 같으니라구,.....너 이 자식 애비가 생전 처음 느이 사는 집에 왔는데 벌떡 일어나서 올라가 ? 민주-(소리-운규 대사 끝나기 전에) 아버님... 고정하세요 아버님.. 운규-(소리) 이런 나쁜 자식 같으니라구,... 가정부-세상에 사돈 댁에 와서 너무 하시네요...? 오여사-(잠자코 듣고 있다) s# 민주 거실 운규- 너 이 자식 애빌 뭘로 보는 거야,... 너 같은 자식 필요 없어, 어디 잘 먹고 잘 살아 봐라...(간다) 민주-(오, 엘) 아버님, 이렇게 가시면 어떡해요, 잠간만 기다리세요,.. 상민씨 내려 올 꺼예요 운규-(나가면서) 필요 없다,.. 오여사-(얼른 나온다. 조심스럽게) 저 사돈 어른,... 이렇게 가시면 이서방도 그렇고 저희도 너무 죄송한데 ... 운규-아닙니다 사부인, 제 마음대로 찾아와서 실례가 많았습니다,.. 민주-(오, 엘) 아버님 운규-(오, 엘)나올 것 없다... 오여사-(오, 엘-절하며) 사돈 어른 제발 저희 입장을 조금만 헤아려 주십쇼, 점심 준비를 하는 중인데 이렇게 가시면.... 운규-(오여사의 간곡함 때문에 잠간 흔들리며) 자식 제대로 못가르쳐 보내 죄송합니다... 오여사-집안에 어른이 있으면서 사돈 어른을 이렇게 가시게 하면 제가 아이들한테 부끄러울 것 같습니다,... 운규-(갑자기 편들며) 그런 말씀 마십쇼,.. 제가 이만큼 참고 조용히 가는 게 누구 때문인데요,.. 다 점잖으신 사부인 때문입니다,... 사부인만 아니였으면 내가 이대로 가나요...? 저 자식을 죽여놓고 가지...? 오여사-부탁드립니다... 조금만 마음을 누그리시고.... 점심 드시고 가세요,.. 처음 오셨는데 이렇게 가시면 다신 사돈 어른 못뵐 것 같습니다 상민-(언제 내려 왔는지) 아버지 (다들 상민이 쪽으로 시선 간다) 상민-잘못했습니다,...제가 잘못했습니다 운규-내 분명히 말 하는데 너 용서 못해,...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더니 여기가 어디냐 느이 처가야,... 처갓집에서 나한테 소리를 지르면서 자리를 박차고 가는 놈을 내가 으떻게 용서를 해,...못해, 안해 이 자식아... 민주-(오, 엘) 아버님, 용서해 주세요, 자식이 잘못한 걸 아버님이 용서해 주시지 않음 어떻게 해요 운규-너도 아까 저 자식이 하는 거 봤잖어 상민-제가 너무 불손했습니다, 그러니까 노여움 푸세요... 운규-(그런 상민 본다) 짜식이 말이야,... 오냐 오냐 하니까... 민주-올라 오세요, 아버님 오여사-사돈 어른, 그렇게 해 주십쇼,... 솜씨는 없지만 점심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드시고 가세요... 민주-그러세요, 아버님 오여사-부탁드립니다 운규-(마지못해) 사부인께서 정중하게 말씀을 하시니 그렇게 하겠습니다 오여사-고맙습니다 민주-들어가세요, 아버님 운규-(소파로 가며) 내가 다시 들어 오는 거 너 때문이 아니야, 사부인 때문이지 상민-(바라보고 있다) s# 경기도 (영준이 운전하는 차에 함께 가고 있는 자영) 영준-농장이라고 하니까 그림같은 과수원이나 그런 거 상상하진 마세요, 그냥 소박한 시골이예요,.. 나한텐 특별한 곳이긴 하지만요 자영- 거기서 자란 건 아니라고 했죠...? 영준-네,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할머니가 방학만 되면 시골로 보내버렸어요, 장사 하시느라 정신이 없으실 때니까 날 제대로 돌보실 수가 없었거든요,... 학교를 갈 땐 어쩔 수가 없지만 방학 때 만이라도 나한테 드는 손을 덜려고 그러셨든 거 같해요,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장사 하시느라 정신이 없으신데 내 밥까지 챙겨 주셔야 되니까 방학만 되면 다음날로 보내버리셨어요... 자영-(웃음 띠고) 보내신게 아니구 보내버리신 거예요...? 영준-(웃으며) 그렇죠 s# 민주 식당 (운규와 민주네 식구들 선주까지 점심 먹고 있다) 운규-(감탄) 정말 맛있습니다, 사부인,... 음식점을 내셔도 손색이 없으시겠습니다... 오여사-입에 맞으신다니 다행입니다 운규- 입에 맞는 정도가 아니구 살살 녹습니다,... (겉저리) 동배추로다 버무린 이 겉저리 정말 일품입니다,... 겉저리를 그냥 잔배추로 하면 이 맛이 안나옵니다,... 꼭 동배추라야지... 아가야, 너 사부인께 배워서 나 이것 좀 해 주라... 민주-네, 해다 드릴께요, 아버님 상민-(조용히 밥 먹으며 운규 노스레 떠는 것 들으며 먹는) 운규-사람이 음식을 이렇게 해 먹고 살아야 하는데 말이야, 쟤 결혼하기 전에는 남자 둘이서 할 줄 아는 게 있습니까...? 아무렇게나 해 먹고 살았죠, 그나마 나혼자 남으니까 더 엉망이 되는 겁니다,... 전에는 아들 놈이라도 먹일려고 엉터리 국이라도 끓였는데 지금은 아무렇게나 먹고 삽니다... 선주-왜요, 백화점에 가면 맛있는 거 많잖아요,... 반찬두 없는 거 없든데,... 갖가지 나물도 다 있든데요...? 운규-사 먹기야 사 먹지이,... 그런데 너무 비싸,...맛두 그렇구 상민-... 오여사-아무래도 그렇겠죠,... 운규-전 그렇습니다,... 여잔 씨... 이 씨가 있어야 한다구요,.. 선주-씨가 뭔데요..? 운규-그것도 세가지 씨... 장가를 갈 때도 그렇구 ..며느리를 볼 때도 그렇구 이 세가지 씨를 봐야 합니다 민주-(조금 웃으며) 그럼 저두 보셨어요, 아버님...? 운규-너야 느이들끼리 알아서 다 결정했는데 내가 봐서 뭘 하냐,...나야 완전히 옵저버였지...? 선주-(오, 엘 웃음) 형부 아버님 너무 재미 있으세요,.. 운규-그거야 알 사람은 다 아는 거지... 민주-그게 뭐냐구요, 아버님 운규-첫째는 솜씨,.... 솜씨가 있으면 음식만 잘 하는 게 아니다 너...? 사부인 제 말이 어떻습니까 상민-(걸린다) 오여사-맞는 말씀입니다... 운규-다 잘 해, 다- 살림이고 뭐고 다,...그 담에 마음씨,... 이건 설명이 필요 없지... 맘뽀가 나쁘면 그거 천하에 못쓰거든,... 선주-세번째는요 운규-맵씨야,...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있다구 여자가 맴씨가 좋으면 볼 맛도 나고 얼마나 좋아,... (아무도 안웃는데 선주 웃는다) 민주-여자가 남자를 볼 땐 뭘 보죠, 아버님...? 운규-남자...? 민주-여자가 결혼 상대나 사윗감을 고를 때요 운규-그건 내가 모르지, 난 남자구, 난 내가 보는 걸 말하는 거니까..(어감 바꾸어) 이런 기준에서 사부인은 훌륭하십니다... 자태도 고으시고... 오늘 뵈니까 마음씨도 좋으시고... 이 음식 보니까 솜씨도 좋으시고... (상민과 민주 좀 아슬아슬한 기분) 오여사-(민망) 아닙니다... 운규-그기다 겸손하기까지 하시니 참.. 금상첨홥니다.. 상민-아버지,... 저흰 다 먹었는데 말씀은 나중에 하시고 진지부터 드세요.. 운규-다들 먹었어...? (얼른 둘러 보고) 그러네...? 빨리 먹어야지... 오여사-괜찮으니까 천천히 드세요... 선주 너 일어나고 싶으면 인사 드리고 먼저 일어나.. 선주-나가야 되거든요,... 운규-그래,... 어서 가.. 나도 다 먹었으니까 걱정 말구,.. 선주-(일어나는) 운규-아니 나혼자 얼마나 떠들었길레 나만 이렇게 늦은 거야...? 오여사-천천히 드세요.... 운규-예... s# 자영 마당 (손할머니 들어 온다. 뒤에 광수 무우 담은 비닐 주머니 들고 작은 아이스크림 상자 들고 들어 온다) 손할-갑장 나 왔수... 외조모-(나온다) 어서 와요,... 광수-안녕하세요, 할머니 외조모-또 뭘 들구 왔어 손할-이번엔 감자가 아니구 무우유,.. 아 우리 에스 손주 팔 아퍼, 빨리 받아요,.. 광수-아니예요, 제가 안에다 들여 놓을께요, 무겁거든요 외조모-아이구 이리 줘,... 그것두 못들까봐... 손할-그래 줘 봐라,.. 그리구 그건 날 주구 (광수 무우 주머니는 외조모 주고 아이스크림 상자는 손할머니에게) 외조모-그건 뭐예요...? 손할-이건 나영이 꺼,.. 야 에스 손주야.. 너 그냥 들어 가거라,.. 영준이한테 전화해서 가는 길에 데릴러 오라면 된다... 광수-기다릴께요 할머니... 손할-(오, 엘) 어서 가, 영준이가 여기 자영이 데려다 주러 올텐데 뭐하러 너까지 기다려,.. 어서 가 광수-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손할-오냐... 광수-(외조모에게) 할머니 안녕히 계십쇼... 외조모-잘 가요,... 손할-(올라가며) 이 맹낭한 꼬맹이는 나갔수...? 외조모-있어요 s# 안방 외조모-(소리) 들어 가세요, 이거 놓구 들어갈테니... 나영-(염치없는 얼굴로 있다가 얼른 일어난다) 손할-(들어 온다) 나영-(고개 숙여 인사한다) 손할-이런 쯧쯧쯧.. 그래 큰돈을 훌렁 날리고 들어 온 기분이 어떻냐,.. 쬐꼬망게 으떻게 그렇게 뱃장이 두둑해,.. 나영-.... 손할-옛다, 아이스 크림이다,... 코빠트리고 앉아 있을 것 겉해 사왔어,.. 나영-(받는다) 고맙습니다... (손할머니 앉고 따라 앉는 나영) 손할-으때,.. 간이 한번 뚝 떨어졌다 붙었지...? 나영-아직 안붙었어요,.. 손할-그래, 아무리 간이 부었어도 등록금을 날렸는데 그새 간이 붙으면 정상이 아니다, 그래도 또 돈 벌 궁리를 할 꺼야...? 나영-네,... 손할-뭘 해서 나영-할머니처럼 장사 해서요,.. 손할-장사는 아무나 해...? 외조모-(들어 온다) 손할-녹는다 어서 먹어... (외조모에게) 영준인 농장에 뭐 볼 게 있다구 자영일 데리구 갔나 몰라,.. 외조모-자영이 말로는 바람 쏘이러 나가자구 그랬대요... s# 냇가 (징검다리 건너 오는 영준과 자영) 영준-여긴 내가 피래미를 잡든 곳이예요,... 광주리를 물속에 담그고 피래미를 몰아가다가 광주리를 퍼올리면 그 안에 피래미가 한두마리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고 그러죠 자영-(웃는다) 영준- 왜요...? 자영-없을 때가 더 많을 것 같아서요 영준-없을 때도 있단 말을 하지 말 걸 그랬나...? (멈추고 물속울 둘여다 보며) 지금도 여기 피래미가 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날씨 풀리면 자영씨랑 와서 잡으면 재미 있을텐데.. 자영-인젠 안살아요...? 영준-... 이사 갔대요,... 더 맑은 물로... 자영-(웃는다) 영준-(징검다리 건너며) 잠간만요 여긴 너무 넓어서 안되겠어요,..(손 내민다) 자영-(얼른 못내민다) 영준-괜찮아요, 손 안달아져요... 자영-(할수없이 영준의 손 잡는다) (영준 자영의 손을 잡고 건네 준다. 다 건너서 손 놓아 준다) 영준-안추워요...? 자영-...네, 괜찮아요... s# 농장 (아저씨들 겨울 일 하고 있다-농촌의 험한 일이면 좋겠음) (자영과 영준 걸어 오고 있다) 영준-(양복 저고리 벗어 자영 준다) 잠간만 들어 주세요.. 자영-(양복 받는다) 영준-아,.. 들고 있는 것 보다 (양복 뺏어서 자영 어깨에 걸쳐 주고 앞섶도 잘 여며 준다)이게 훨씬 낫죠..? (간다) 자영-(영준의 양복을 걸치고 너무나 씩씩하게 일을 하는 영준을 본다) (아저씨들하고 같이 일하는 영준) 자영-.... s# 민주 빌라 앞 (상민의 차 와서 선다, 운동화에 점퍼 차림의 상민 내리고 차문 잠근다) s# 민주방 (민주 화가 나서 소파에 앉아 있다, 운규 때문에 화가 난) 상민-(들어 온다) 민주-모셔다 드렸어요...? 상민-음 (점퍼 벗는다) 민주-당신 아버지.... 난 정말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순수하고 귀여우신 분이라고 생각하기엔 횡포가 너무 심하시고 정말 싫다고 하기엔 악의가 없으신 분이고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어요 상민-(장농에 점퍼 갖다 건다) 민주-(계속해서) 맨날 오셔서 이러시면 어떡해요..? 난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상민-못참으면 어떻게 할 건데,... 민주-우리가 그렇게 세 놓지 말라고 말씀 드렸는데 그건 귓가로도 안들으시고 천만원에 삼십만원을 받을까 오백만원에 사십만원을 받을까 그것 때문에 오신다는 게 말이 돼요...? 상민-우리 사는 거 보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오셨다고 했잖아,.. 민주-우리끼리 사는 거라면 말이 돼요, 그렇지만 사돈 집이잖아요,.. 어떻게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오시냐구요... 상민-(속상해서 화나며) 우리 아버지 그런 분이야,.. 그렇게 인정해 버려, 그러면 편해... 민주-앞으로 얼마나 더 놀래야 되나 겁나요 상민-(언성 올라가며) 돌아가실 때까지야 민주-(뻥해지며 본다) s# 상민 방 기훈-(빈 책상과 옷장 본다) 이런 거 제가 써도 되는 건가요...? 운규-그래 써,... 써도 돼... 침대도 있었는데 침대는 딴 사람 줬어 기훈-저 침대 있으니까 괜찮습니다 운규-학생이라고 했지 기훈-네 운규-몇학년이야...? 기훈-사학년 복학합니다,... 운규-왜 휴학 했는데 군대 갔다 왔어...? 기훈-네 운규-여자 친구 있어...? 기훈-없습니다 운규-그럼 됐구.... 기훈-여자 친구 있으면 안됩니까...? 운규-아니야,... 그럼 전세 조건은 천에 삼십이 아니구 오백에 사십인데 괜찮겠어...? 그리고 월세는 선금이구 기훈-네 상관없습니다 운규-어..? 보기보다 선선하네..? 맘에 들어,... 그럼 계약 할 꺼야...? 기훈-그러겟습니다... 운규-그럼 계약금을 걸어야지...? 기훈-오늘 다 드리고 내일 입주하겠습니다 운규-(신나서) 그래...? 그렇게 해,.. 방 비였겠다 좋지 뭐... 허허허 디게 선선하네...? 기훈- 선생님...전기요금이나 수도요금은 어떻게 계산 할 것인지 미리 얘길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운규-(호탕하게) 적당히 해.. 적당히 기훈-그건 안됩니다... 정확하게 계산을 해야죠 운규-(갑자기 어리둥절) 엉..? s# 거리 (달리는 태영의 오토바이 위에) 선주-(소리) 태영아, 한시간 후면 다 끝날 수 있어...? 나 너랑 가고 싶은 데 있어, 놀이 동산.... 만나... 몇시가 좋겠니... s# 퀵 사무실 앞 (태영 와서 선다. 휴대폰 단축키 누른다) 태영-미령아 나야,...너 뭐해...? s# 놀이동산 안 (태영 모처럼 깨끗한 옷 입고 미령은 속에 태영과 나누어 입었던 커플 티를 입고 함께 선주가 기다리고 있는 커피숍으로 들어 온다) (태영과 미령 선주 찾는다) 미령-저기 있다 선주-(어이없는 기분으로 본다) 태영-오래 기다렸니...? 미령-안녕 선주-어떻게 된 거야...? 난 둘이 나오란 말 안했는데...? 태영-다 친구들이니까 같이 만나면 좋잖아...미령이도 별로 할 일 없는데 미령-너 태영이랑 아무 사이도 아니랬잖아,.. 그런데 왜 둘이 만나...? 선주-아무 사이도 아니면 둘이 만나면 안되는 거니...? 미령-아무 사이도 아니면 셌이 만나도 상관 없잖냐 이거지... (보라는듯 겉옷 벗고 커플 티 차림 되며) 태영아, 너 왜 우리 커플 티 안입었어...? 선주-커플 티...? 태영-왜 내가 그걸 입어어,.. 난 너랑 커플 티 입을 생각 없어,... 미령-(슬쩍 꼬집는다) 태영-내가 왜 너랑 커플 티를 입어어,.. 선주-(기분이 상한다) 태영-(선주에게) 차 마셨냐...? 선주-아니 태영-차 마시자,... 여보세요...? s# 놀이 기구 (두사람씩 타는 자리에 선주가 먼저 탄다, 태영이 뒤따라 타려하자 미령 두 사람 나란히 못타게 태영을 밀쳐버리고 자기가 선주 옆에 탄다. 태영 피식 웃으며 뒤에 혼자 탄다) s# 다른 놀이 기구 (서서히 놀이기구 멈춘다. 사람들 내린다. 선주 어지러워서 간신히 내린다. 미령은 신나게 내리는데) 태영-선주야 괜찮니...? (부축한다) 미령-(멀쩡하다가 그 광경 보고 갑자기 어지러워 한다) 태영아... 나 어지러워... 너무 어지러워... 태영-야 느이들 왜 이래... (양쪽에 붙들고) 야 어디 가서 좀 앉자 s# 햄버거 가게 혹은 태영-선주야 물 마셔 선주-(물 마신다) 태영-뭐 좀 먹으면 좀 나을 꺼다.. 뭐 먹을래... 미령-(선주에게) 너 멀쩡하지...? 선주-음 괜찮아,... 미령-여기 쎌프 써비스다, 우리 나이가 제일 어린 사람이 대표로 가서 가지고 오는 걸로 하자, 셋이 다 갈 필요 없잖아 선주-그럼 태영인 제외네...? 일단 나보다 한살 더 위니까,.. 미령-(신나서) 그럼 선주 니가 가야겠다.. 난 태영이랑 동갑이거든..? 태영-(얼른) 동갑..? 미령-(말 못하게 툭 친다) 그래 동갑 선주-(김 새는) 미령-야 뭐해, 난 치즈버거 하나 콜라 하나.. 태영아 넌...? 태영-(선주에게) 내가 가지고 올께 앉아 있어,. 뭐 먹을래.. 미령-야아, 제일 어린 사람이 하기로 했으면 그렇게 해야지,... 선주-알았어, 언니... 언니 뭐 먹는다구...? 언니 치즈 버거...?(언니란 말을 더 강조해서 크게) 미령-(남들 시선 의식하며) 야아, 너 왜 큰소리로 그래애,... 선주-언니를 언니라고 그러는데 왜 그래...? 미령-그만 해애,.. 우리 친구야, 친구... 우리 다 친구라구,.. 태영아 니가 남자니까 니가 가지고 와,... 태영-누가 먼저 나이 따졌는데,... 선주야 뭐 먹는다구...? 선주-니가 골라 주는 거 먹을께 태영-알았어, (일어나 간다) 미령-넌 니가 먹구 싶은 것도 못고르니...? 선주-넌 왜 사사건건 시비야..? 미령-니가 하는 짓이 웃기잖아... s# 퀵 사무실 영만-(책상앞에 앉아 잡무 정리하며) 용식아 나 들어가도 돼냐...? 용식-들어 가세요,.. 영만-월비들 안낸 기사들 독촉하구 용식-예,.. 영만-(나간다) 용식-안녕히 들어가십쇼 (여직원들도 인사) 영만-어, 그래.. 내일 봐.... 상희-실장님 우리 회식 안해요..? 오늘 하면 안돼요..? 여직원-(오, 엘) 하자아, 해요, 실장니임 상희-우리 회식 언제 했는지 기억도 안나요 용식-좋아.. 그런데 날더러 이차 내라고 하면 난 안가,... 여직원-어으 실장님, 너무 하세요 용식-글쎄 안간다구 상희-안그럴께요,.. 그럼 됐죠...? 용식-알았어, 일곱시까지 끝내... s# 높은 원두막 (다리를 대롱대롱 늘어트리고 걸터앉은 영준과 자영) 영준-(웃으며) 어렸을 땐 이 원두막이 무지 높은 줄 알았어요, 그리고 굉장히 넓구요,.. 그래서 나한텐 여기가 성이였어요, 자영-(웃는다) 영준-여기 있으면 하루종일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가 않았어요,... 그림을 그리다 실증나면 풍댕이나 방아깨비랑 놀고... 또 누워서 각가지 공상을 하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해가 져 있었어요,... 자영-늘 혼자였나 봐요... 영준-그런데두 혼자라는 것이 너무 익숙해서 혼자인 줄도 몰랐든 거 같아요... 자영-... 영준-자영씨... 자영-(돌아본다) 영준-오늘 내 얘기 너무 많이 했죠,.. 자영-(미소) 기억이 히미한 내 친구 얘기 같기도 하구.... 동화책에 나오는 얘기 같기도 하구.. 재미있었어요,... 영준-난 자영씨가 나에 대해 많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나 이런 사람이야,.. 나 이런 사람인데 좋아해 줄 수 있겠어...? 내가 좋아하는만큼 날 좋아해 주면 안될까... 그래서 이렇게 열심히 얘길 한 거예요,.. 자영-(굳으며 영준 본다) 영준-...(식 웃으며) 어떻게 고백을 할까 많이 생각해 봤어요,.. 그런데 웃습드라구요,.. 첫사랑 때처럼 내가 아주 서툴게 느껴졌어요,... 자영-(난감한 기분) 영준-그래서 좀 더 생각을 해 보려고 했는데 ..예상치도 않게 이렇게 나와버렸어요,.. 자영-... 영준-지금 자영씨가 무슨 말을 할지 나 다 알고 있어요.. 그런데 나한테 그 말은 필요 없어요,.. 내가 괜찮은지 아닌지만 생각하면 돼요,.. 그리고 지금 그 대답 안들어도 돼요,... 시간을 줄께요,.. 그러면 나한테도 유리하니까,... 나도 자영씨한테 점수를 딸 수 있는 시간을 그만큼 버는 거니까... 자영-..영준씨... 나 잘못 본 거 같아요, ...그런 거 같아요... 영준-(농담처럼) 날 너무 과소평가 하면 안돼요,... 나 유능한 사람이예요,.. 시력도 좋고 판단력도 뛰어나구요,... 이건 자가 진단이 아니고 병원과 우리 회사 인선 평가 위원회에서 나온 거예요,.. 그래서 스카웃 되서 귀국 한 거구요 자영- 잘 아시잖아요,.. 영준-(본다) 자영-... 영준-(보다가) 다른 사람을 사랑했던 여자를 사랑하면 안된다.. 그런 말 못들었는데요..? 자영-... 영준-아니면 다른 남자한테 배신 당한 여자를 사랑하면 안된다... 그런 말도 못들었구요... 그럼 모든 사람이 첫사랑 외엔 하면 안되는 거죠, 난 내가 사랑하고 싶은 여자인가.. 그거 외엔 어떤 것도 장애가 아닙니다 자영-영준씨... 저에 대해 뭘 알죠...? 얼마나 아세요 영준-한가지만 알면 돼요,.. 나머진 천천히 살아가면서 알아도 상관없어요, 그 한가지는.... 자영씨가 좋은 여자라는 거... 그거 한가지만 알면 돼요,.. 자신이 나쁜 여자라고 생각하세요...? 그래도 상관없어요,.. 내가 보기에 좋은 여자면 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좋은 여자라고 해도 내가 보기에 나쁜 여자면 무슨 소용이 있어요,...자영씬 내 눈에 좋은 여잡니다.. 자영-.... 영준-자영씨한테도 내가 좋은 사람이였으면 좋겠어요,... 자영-... 영준-고백을 하자면 난 작년 가을까지 좋아 했던 여자가 있었습니다,.. 작년 가을에 헤어졌어요,... 자영-... 영준-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쉽게 다른 여자가 보일 줄은 몰랐어요,. 곧 자영씨도 나같은 고백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쉽게 다른 남자가 보일 줄 몰랐다고.... 자영-.... 영준-그만 할께요,... 소년-(멀리서 악쓰듯) 서울 아저씨,.. 아저씨 저녁 잡수세요.. 영준-(웃는다) s# 원두막 (영준이 먼저 내려 온다,... 밑에서 손 내민다. 자영 손을 잡고 사다리 내려 온다) 영준-발 조심 해요,... (자영 영준의 손 잡고 내려 오다가 미끄러지고 영준 재빨리 자영 안는다) 영준-(순간 깜짝 놀라며) 괜찮아요...? (하는데 자영을 안고 있는 자신을 깨달으며 자영 본다) 자영-(안긴체 본다) 영준-(키스하고 싶은 열정을 느끼며 시선 자영의 입술을 본다) 자영-(경직된체) 영준-놓아 줄께요,..(포옹 푼다) 자영-... 영준-가요.. (두사람 나란히 걸어 간다) s# 자영 안방 (고스톱 치는 손할머니와 나영) 손할-(화면 시작과 동시에 화투짝 내려친치며) 너 인제 죽었다, 홍단이다, 홍단- 에그그 이게 뭐야 이게... 나영-(사이없이 두손을 들고 흔들며) 와 살았다-.. 손할-아니 설싸가 뭐야, 설싸가, 홍단인데,... 아이구 빌러먹을 놈에 화투... 나영-앗싸아-(설사한 홍단을 친다) 손할-아니 그게 왜 또 그게 거기 들어가 있어,.. 나영-피 한장 주세요 빨리... 손할-아니 쌀 데가 없어서 거기서 싸...? 나영-피 한장 주시라구요 손할-(오, 엘 소리 꽥) 내가 피한장 떼러 먹을까봐 그래...? 옛다 잘 먹구 잘 살아라,... 나영-고예요, 할머니 손할-뭘 해서 고야,.. 나영-일이삼 났잖아요.. 손할-아니 이거 호박씨 까서 한 입에 털어 넣게 생겼네...? 이 쥐방울만 한 것한테 내가 당하네 그래...? 외조모-(들어온다) 저녁 드십시다,... 손할-지금 밥이 문제가 아니유... 외조모-졌수...? 나영-아무거나 내세요, 할머니 손할-아무 걸 내두 마찬가지네 뭘,... 나영-네, 그러니까 아무거나 내세요 할머니,.. 손할- (속상해서 내며) 엣다 허는 수 없지 뭐,... 나영-(화투 치며) 두점 올랐죠...? 손할-그래서 여섯점이야...? 어이구 피같은 내 돈 육백원이 나가네,..어이구 아까워.. 옛다... 나영-(의기양양) 고맙습니다 외조모-(웃으며) 저녁 먹자구요 손할-나 오늘 여기서 잘테니까 그리 알우... 원금이래두 찾아야 가야지 나 분해서 못가니까 외조모-(웃으며) 그러슈,.. 손할-아니 저게 번번히 날 해 넘기네 그래...? 나영-할머니 혹시 혈압같은 거 없으시죠..? 손할-뭐야...? 외조모-(금방 알아듣고 웃음) s# 자영 주방 (저녁 먹는 외조모, 손할머니, 나영) 손할-얘네들은 몇시에나 올라 올 건지 연락도 없어 왜...? 외조모-이리 들리라고 전화했어요...? 손할-아까 했지... 거기서 저녁 먹구 떠나면 아홉시에나 올래나...? 나영-농장이 커요, 할머니...? 손할-크긴헌데 볼 것두 없어,.. 채소나 붙쳐 먹구 그러니까 외조모-제주도에서 올라오는 감자랑 무우는 뭐에요...? 손할-거기도 그런 거지 뭐,... 나영-할머니 땅 부자예요..? 손할-그래 땅부자다,.. 나영-또 어디에 땅 있어요..? 손할-안가르쳐 줘,.. 나영-왜요..? 손할-니가 달라고 할가봐서,.. 나영-저 안달라고 그래요, 할머니... 저도 나중에 할머니처럼 땅부자가 될 껀데요 뭐.. 손할-뭐..? 나처럼..? 나영-할머니가 하신대로 그대로 저도 할 꺼예요,.. 손할-내가 얼마나 험한 고생을 하며 살았는지 알면 너 그런 소리 못할 껄...? 나영-부자가 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손할-갑장 나영이만 믿구 살우,.. 방귀가 잦으면 뭐 한다구 부자아 부자아 하는 거 보니까 부자가 되긴 될 모양이유.. 외조모-이 부자 할머니 봐라,.. 부자래서 밥을 다섯끼를 먹어 좋은 옷을 입길 해,.. 왜 그렇게 부자가 되고 싶어,..부자 되느라 고생만 신물나게 했대요... 손할-(오, 엘 웃음) 허허허 정말 신물나게 했네 나영-그냥 부자가 좋아요,.. 외조모-마음이 부잔게 더 좋은 거야,...재물이 부자면 없어지기도 하고 뺏기기도 하지만 마음이 부자면 아무도 못가져가니까 없어지지도 않어 손할-허허허 우리 갑장을 이래서 내가 좋아 한다니까 별로 많이 배운 것 같지도 않은데 어쩌면 구구절절 옳은 소릴 하실까... 이봐 자기,.. 자기가 난 너무 맘에 들어... 외조모-어이구 참, 나두 자기가 너무 좋수 (깔깔거리고 둘이서 웃는다) s# 퀵사무실 앞 (밤) (태영의 오토바이 와서 서고) 태영-내려... 미령-(내린다, 헬멧 벗는다. 태영에게 핼멧 준다) 태영-사무실에 갖다 놔... 미령-(본다) 태영-왜 그래,... 미령-너 선주 좋아하지... 태영-왜 쓸데없는 헛소리야..? 미령-말 해 봐,... 태영-너나 선주나 똑같은 친구야,.. 들어 가 (붕 떠나버린다) 미령-(본다) s# 영만 거실 (밤) (한순 탁자앞에 앉아 손거울 보며 얼굴 지우고 있고) 영만-(목욕탕에서 나오며) 여보 더운 물 다 받았어, 빨리 목욕해... 한순-너무 뜨겁게 안받았지예...? 영만-목욕은 따끈하게 해야 피로가 풀리는 거야 한순-(어리광) 뜨거운 거 싫습니더... 영만-걱정 마, 딱 맞어,... 들어 가봐... 한순-들어갔다가 뜨거우면 도로 나옵니더...? 영만-그래,.. 알았어... 한순-그라고 이따 등 밀어 주이소...? 영만-그러엄 미령-(힘없이 들어 온다) 영만-미령 공주 인제 들어 오냐...? 한순-하루종일 어델 다니다 오노... 미령-아빠,... 나 안이뻐..? 영만-뭐...? 미령-나 얼굴 별로야... ? 영만-별로라니, 너처럼 이쁜 애가 어디 있어,.. 한순-와, 누가 별로라카드나... 미령-아니야..(방으로 가는데) 한순-자가 와 저럽니꺼...? 영만-미령아, 누가 뭐라 그랬어...? 미령-아니라니까... s# 교외길 (밤) (달리고 있는 영준의 차-자영 옆자리에 앉아 기분이 무겁다) 자영-영준씨 영준-(돌아본다) 자영-..차 한잔 했으면 좋겠어요.... 엔딩 주말에 민주의 집을 방문한 운규는 오여사가 차려준 점심식사를 맛있게 먹으며 너스레를 떨고 상민과 민주는 그런 운규가 거북하기만 하다. 선주와 만나기로 한 자리에 미령을 데리고 나간 태영은 부득불 친구임을 강조해 선주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젊은 청춘들의 미묘한 사랑의 줄다리기는 놀이공원에서도 계속된다. 영준과 주말농장으로 여행을 떠난 자영은 영준의 어린시절 추억이 담긴 장소로 안내를 받다가 예기치 못한 프로포즈를 받게 되고 원두막에서 내려오다가 넘어지려는 자영을 자연스럽게 안게 된 영준은 열정적인 시선으로 자영의 입술을 바라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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