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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 손수건 38

s# 엄마 산소

(자유롭게 자영과 나영은 돋자리 깔고 편안하게 앉아 있고 태영은 무덤을 돌며 살피고 있고)

나영-언니 우리 노래 부르자

자영-무슨 노래...?

나영-엄마가 우리 어렸을 때 가르쳐 준 거,...

자영-엄마가 가르쳐 준 거 뭐...? 많잖아...

나영-(노래 한다) 날 저무는 하늘에 별이 삼형제 반짝반짝 정답게 비추이더니..

자영-(같이) 웬일인지 별 하나 보이지 않고 남은 별만 둘이서 눈물 흘리네

s# 주차장

(효) 자영과 나영이가 흥얼거리듯 이절 부르는 것

(영준 차 안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s# 엄마 산소

(떠날 준비)

나영-(서서 묘지에 손흔들며) 엄마 안녕... 사랑해...

태영-(물끄럼히 보고 있다)

자영-(마음의 소리) 엄마,... 우리 믿지...? 어려운 일도 있지만.. 우리 이겨낼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 사랑해..

s# 묘지 길

(걸어 내려오는 삼남매)

s# 주차장

(걸어오는 삼남매)

영준-자영씨...

자영-(본다)

나영-그 아저씨다,... 갑장할머니이- 그치 언니..

태영-(본체)

(영준이 쪽으로 걸어가며)

태영-어떻게 온 거야...?

자영-나도 몰라

(다가간다)

영준-(나영 태영에게) 안녕,...

나영-안녕하세요,..

영준-남자끼린 악수하고

태영-(악수)

영준-(자영에게) 놀랐죠

자영-네,.. 여긴 웬일이에요...?

영준-내가 자영씨의 일일구라는 거 또 잊어 먹었어요...? 차가 필요할 것 같아 왔어요,...

자영-(어이없는 웃음)

나영-(사이 없이) 어머, 아저씨가 우리 언니 일일구라구요...?

영준-어, 왜... 이상해...?

나영-아뇨오, 언닌 너무 좋겠다, 아저씨처럼 멋진 일일구가 있어서, 무슨 일이든지 달려 올 거 아니에요

영준-물론이지,...

나영-나두 아저씨 같은 일일구 있으면 너무 좋겠다...

자영-정말 우리 때문에 온 거예요...?

영준-물론이죠,.. 이 공원묘지엔 아는 분이 안계세요,..

s# 교외길

(영준의 차-자영이 앞에 타고 뒤에 태영과 나영)

영준-할머니가 옥인동엘 가신다고 해서 모시고 갔어요, 오늘 광수가 쉬는 날이라서요,...

나영-그럼 갑장 할머니 우리집에 계세요...?

영준-어,...

태영-너 고스톱 칠려구 그러지,

나영-(웃으며) 어...

영준-너 조심해..? 우리 할머니 화투 경력 수십년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방심은 금물이니까 조심해,

태영-할머니가 봐 주시는 건 줄도 모르고 지금 까불고 있는 거예요,..

나영-(오, 엘-펄쩍 뛰며) 봐 주는 거 아냐,..

태영-착각하지 마, 넌 할머니 손바닥에서 노는 거야

나영-(오, 엘) 어우 미치겠네, 아니야아...

(뒤에서 태영과 나영은 투닥거리고)

영준-피곤해요...?

자영-아뇨,..

영준-(뒤에 대고) 태영이 나영이,... 우리 영화 볼까....?

나영-(튕겨져 나오듯 손 번쩍 들며) 찬성...

영준-태영인-

태영-좋아요...

영준-자영씬 다수결 원칙에 따라 우리 의견을 따를 수 밖에 없어요

자영-(웃으며) 나두 좋아요...

s# 자영 안방

(두 할머니 각자 작은 접시에 연시 하나씩 놓고 작은 수저로 떠 먹으면서)

손할-자영이가 무슨 얘기 안합디까...?

외조모-(휴지 집어서 손할머니 입 주변 닦아 준다) 뭔 얘기요...?

손할-즈 할머니한텐 아무 얘기도 안했나 보네,... 우리 영준이가 자영이한테 좋아한다구 했대요,...

외조모-(멍하니 본다) 조 좋아 한다니....?

손할-인석이 자영이가 좋아졌대요..

외조모-...(할 말이 없는)

손할-우리 영준이 말로는 자영이가 딱지를 놨다는데 혹시 갑장한텐 무슨 말을 했나 싶어 물어 보는 거유,...

외조모-못들었어요,... 영준이가 우리 자영이 일.. 몰라요...?

손할-알어, 다 알어...

외조모-그게 누구라는 것도 알구요...?

손할-난 얘길 안했는데 지가 어디서 알았습디다,...알았드라구, 만나기도 하구

외조모-그래도 괜찮대요...?

손할-상관없대요,...

외조모-(잦아드는 한숨) 가슴이 내려앉네요,.. 어째야 돼요..?

손할-내가 물어 보고 싶수,.. 어떻게 해야 돼...

외조모-너무 뜻밖이네요,... 우리 자영이한테 잘 하는 건 알지만 그런 마음인줄은 몰랐어요,... 우리 자영이 그렇게 된 거.. 흠이라면 흠인데..

손할-저는 뭐 여자 안사겼어...? 솔직히 말하면 내 마음이 갈팡질팡이유,...

크게 생각하면 요새 연애 안하구 결혼하는 애가 몇이나 된다구.. 그런 마음이구... 또 욕심으로 말하면 그래두 (했다가 강하게) 아이구 아니야,... 내가 모르는 사람이랑 싫건 연애한 건 넘어가구 내가 아는 건 안되구 그건 말이 안돼... 그런 건 얘기하지 말자구요,..

외조모-.....

손할-(그런 외조모 걸리며) 아, 왜 그래요,.. 우리 영준이도 사귀든 년 있었다니까, 사내는 되구 기집앤 안돼...? 우리 영준이가 왜 똑똑한 줄 알우..? 저는 자영이 과거가 중요한 게 아니구 앞으로가 중요하답디다,... 코 빠트릴 것 없어,... 즈이들이 알아서 하라면 돼요

외조모-우리 자영이가 싫다고 할 꺼예요,... 그러니까 갑장 마음 안써도 돼요

손할-이 할망구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마음 안써도 된다니 내가 맘속으로 자영이가 마땅치 않을 거라... 그 얘기유....?

외조모-나래두 그래요,... 다른 녀석이랑 사귄 게 좋을 리가 있어요..? 없는 것만은 못한 일이지요

손할-이봐 자기,... 자기는 집에서 바느질 하구 살림 살구 그렇게 조용히 평생을 늙어서 그렇게 고지식한지 몰라두 나 세상풍파 집체 같은 파도 안 겪은 게 없는 사람이유,...내가 가만히 앉아서 재산 모은 사람인 줄 알우...? 그렇게 살면서 이 나이에 얻은 게 다 별게 아니라는 거 그겁디다,... 다 그까짓 거야,... 나 자영이 못마땅한 거 없으니 오해하지 말우,... 우리 영준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하는 기집앨 만났으면 난 그것뻬끼 바라는 거 없어,... (어감 바꾸어) 이봐요, 자기,... 우리도 좀 젊었으면 시집 한번 더 가는 건데 말이야,...

외조모-(어쩔수없이 웃음이 난다) 난 싫우

손할-왜...? 죽은 영감 못잊어서...?

외조모-뭐하러 또 인연을 만들어요,... 조용히 살지

손할-난 자기보다 정열적인가봐,.. 사람이 태어나서 찐-하게 사랑 한번 못해 본 게 억울 해,...

외조모-(웃으며) 누가 들을까 무섭네,...

손할-내가 마이크 대곤 못할까봐....?

외조모-(웃는다) 아이구 참...

손할-(갑자기 한숨) 그 놈에 사랑이 뭔지.... 자영이가 차도 없이 즈 엄마 산소 갔다니까 이 녀석 나 내려놓고 달아 빼는 거 봐,.. 만나긴 했을래나 모르겠네....

외조모-(착잡한 심정)

s# TGI나 베니건스

(잡다하게 시켜놓고 콜라랑 먹고 있는 영준과 자영 삼남매)

영준-영화 재미있었어...?

나영-(오, 엘) 네, 진짜진짜 재미있었어요,...

영준-태영이 영화 자주 보니...?

태영-아뇨, 오랜만에 봤어요...

영준-(자영에게) 우리도 영화 같이 본 거 첨이죠...?

자영-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태영아, 이거 좀 거들어 줄래...? (음식)

태영-(자기 접시 들어 자영쪽으로 내민다)

자영-(자기 음식 덜어 준다)

영준-다 주지 말아요, 다 주면 자영씨 뭐 먹어요..

(자영 태영 웃는다)

(화기애애하고 자연스럽 분위기로 만드세요)

(효) 태영의 휴대폰

태영-(휴대폰 꺼내 본다. 얼른 다시 주머니에 넣는다)

영준-왜 안받어...?

태영-괜찮아요...

나영-미령이 언니 아냐...?

자영-받어

태영-(일어나 나가며 받는다) 왜,...

영준-미령이가 누구예요..?

자영-친구예요,...

나영-동네 친구요

s# 같은 장소 복도

태영-(휴대폰) 니가 자꾸 누구랑 있냐구 따지면 나 더 말하기 싫어, 뭐야 왜 전화 했어....

미령-(휠) 빨리 누구랑 있는지 말 해, 어디 있냐구...

태영-정말 귀찮아 못살겠다,... 우리 누나랑 나영이랑 엄마 산소에 갔다가 같이 영화보고 지금 밥 먹는다 됐냐...?

s# 영만 거실

미령-(애석한) 야아,.. 나랑 가지, 나두 데려가지이,... 그랬으면 나두 같이 영화보고 밥먹고 했을 것 아냐,... 태영아, 어디야 ? 지금 갈께...엉..?

태영-(휠) 잔소리 말고 집에 가만히 있어,... 아무도 너 환영 안해....

미령-(오, 엘) 아니야, 내가 자영언니하테 얘기 할께, 언니 바꿔 줘, 빨리 바꿔 봐...

s# 같은 장소 복도

태영-주책 좀 그만 떨어라 엉...? 니가 뭔데 여길 와,... 낄 데 안낄 데 나서지 말고 얌전히 있어, 끊는다 (휴대폰 끊는다)

s# 영만 거실

미령-(소리친다) 태영아, 윤태영... (휴대폰 끄며 속상해서) 너 정말 왜 이러니,... 너랑 나랑은 천생연분으로 태어난 사람인데 넌 왜 그렇게 뭘 몰라,... 내가 니 반쪽으로 태어난 애란 말이야...이 바보야

(한순과 영만 들어 오다가 놀란다)

한순-미령아, 먼 일이고..? 어이...?

영만-왜 그래...

미령-아니야, 아무것두....

영만-너 뭐라고 큰 소리 안쳤어...?

미령-아유 됐어어,.. 혼자 심심해서 그냥 해 본거야,...아빠, 나 주책이야...?

영만- 뭐...? 아니... 주책...?

미령-어,... 거짓말 하지 말고 진짜루 말 해 봐,.. 나 주책이야...?

한순-(오, 엘) 이기 무슨 소리고

영만-(오, 엘) 뭐야...?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미령아, 절대로 아니야, 절대로 아니고 말고...넌 이 세상에 둘도 없는 귀염둥이야....귀염둥이, 귀염둥이 알지....?

미령-아빠 딸이니까 괜히 그러는 거지...?

영만-내 딸이래서가 아니구 정말 귀여워,... 여보 안그래...?

한순-말이라고 합니꺼,... 니, 와 그런 소리를 하는긴데,...

미령-나 정말 귀엽지...?

한순-하머

영만-(동시에) 그러엄,...

미령-(더 큰 소리로) 정말이지...?

s# 민주거실

(TV 모니터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선주 TV 보고 있고-발레나 아이스 덴스)

(외출에서 돌아오는 민주와 상민-상민은 옷 포장 들고)

선주-(별로 상관 안한다)

민주-사람이 들어 오는데 쳐다도 안보니....?

선주-(시선 주지도 않고) 봤어....

오여사-(주방에서 나오며) 그렇잖아두 저녁을 어떡할래나 전화 해 볼려고 했는데 들어 오는구나,...

민주-저녁은 냉면이나 국수를 조금만 먹었으면 좋겠어요,.. 점심을 늦게 먹었어요,..

오여사-그래...? 냉면을 할까....?

상민-국수가 좋겠는데요...?

오여사-그래,... 사돈 어른한테두 들려오구...?

민주-아니예요, 그냥 들어 왔어요,... 다음 일요일쯤 갈려구요

오여사-잠간 들렸다 오지 그랬니,... 기다리실지도 모르는데,...

민주-상민씨가 전화 드려요,... 다음 일요일날 간다구

상민-알았어,...

s# 민주방

(상민 수화기 들고 있다)

(효) 전화 신호 가고 있다

(효) 나운규 선생을 존경하는 이 운규 올씨다

상민-(수화기 놓며) 안계셔...

민주-갔드래두 헛걸음이였네,... 엔써링 안해놓셨어요...?

상민-돼 있어...

민주-멧세지 남겨 놓지 왜 끊어요,...

상민-나중에 다시 하지 뭐,... (옷 벗는다)

민주-(수화기 든다. 다이알 돌린다)

(효) 신호 간다

(효) 나운규 선생을 존경하는 이운규 올씨다, 용건을 말씀 해 주시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민주-아버님 저예요,... 아버님 뵈러 갈려고 했드니 안계시네요...? 별 일 없으시죠,... 아버님 저희가 다음 일요일날 찾아 뵐께요.. 안녕히 계세요..

(수화기 놓는다)

상민-(피식 웃는다)

민주-이왕이면 아버님 기분 좋으시라고 하는 거예요,... 훨씬 기분이 나으실 것 아니예요,... 선의에 거짓말이라는 것도 있어요,.. (일어나 상민의 허리를 안고 가슴에 얼굴을 대고) 역시 시집은 피곤한 거구나... 조민주가 이런 거짓말도 하구

상민-(웃음 띠고) 그러게....

s# 자영 주방 (밤)

(설거질하는 자영과 식탁에 행주질 하는 외조모)

외조모-자영아....

자영-(밝다) 네 할머니...

외조모-영준이가 싫어서 마다 한 거 아니지...?

자영-....

외조모-영준이가 갑장한테 다 얘길 해서 나도 들었다,.. 어쩔 작정이야,... 영준인 니가 홀몸이 아닌 것 까진 모르구 그러는데,...

자영-.. 영준씨가 마음을 돌려주면 좋구요.....

외조모-그렇지 않으면...

자영-... 얘기 해야겠죠....얘기 할려구요

외조모- 없앨 생각은 없어...?

자영-할머니...만약... 그렇게 하드래두....영준씨한테 얘기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저를 생각하는 영준씨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요,...

외조모-그래... 그게 옳기는 하다만....

자영-저 그런 거 숨기고 영준씨 만날 생각 추호도 없어요.. 제가 알아서할께요,...

외조모-아마도 니가 홀몸이 아니라는 거 알면서는 받아드리지 못할 께다,

지금은 그냥.... 어떤 놈하고 좋아 했던 것만 생각하니까 그렇지...

그것까지는 못받아 드릴 꺼야

자영-괜찮아요, 할머니.... 그럼 어때요,.. 당연한 건데요, 영준씨가 절 받아 준다고 해도 저 싫어요, 할머니...

외조모- (착잡한 심정

F.O

s# 영준 사무실 (다음날)

(영준 경쾌하게 사무실 출근한다. 가방 놓는다)

비서-(뒤따라 들어와서) 오늘 스케쥴 책상위에 있습니다

영준-알았어요,.. 십분 후에 전화 연결하세요

비서-알겠습니다 (나간다)

영준-(전화 건다) 윤자영씨,... 지금부터 국기에 대하여 경례를 하겟습니다,..

s# 디자인실

자영-(휴대폰) 네...?

영준-(휠) 역시 무슨 소린지 못알아 들으시는군요,... 우리 학교 다닐 때 아침에 조회하죠,.. 조회 때마다 우리 국기에 대하여 경례 했잖아요,..생각나요...?.

자영-네

영준-(휠) 오늘부터 아침마다 국기에 대하여 경례 대신 자영씨한테 전화하는

걸로 시작하기로 했어요

자영-(어이없는 웃음)

주연-얘 아침부터 전화 받는 자세가 이상하다...?

자영-귀찮은 건 아니지만.... (듣고 있다)

배달-(꽃다발 들고) 윤자영씨 계십니까...?

경진-지금 통화중이세요 왜요...?

배달-꽃배달입니다... (책상에 놓고 간다)

경진-(꽃들고 자영에게로 온다) 자영 선배 꽃이 왔네요...?

자영-(시선 가는)

주연-(오, 엘 궁금증 발동) 누가 보낸거야...?

자영-(휴대폰에 대고) 잠간만요

주연-내가 봐 줄께... (카드 본다) 어머, 정영준씨야

자영-(휴대폰에 대고) 꽃 보내셨어요...?

영준-(휠) 배달 됐어요...?

자영-네 ...

주연-(자영에게) 지금 영준씨랑 통화 하는 거야...?

자영-(고개 끄덕이며) 웬 꽃이에요...?

주연-경진아 CD 아저씨 노래 있지 그것 좀 틀어...

경진-알았어요...

(사이없이 다음 씬으로)

s# 영준 사무실

(음) 전화기로 들리는

영준-어..? 귀에 익은 음악이 나오네...? 거기 아군이 있는 거 같은데 밥 산다고 전해 줘요.... 자영씨 우리 비서한테 십분후에 업무 시작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전화 끊어야겠어요,.. 끊어요 (수화기 놓고 책상위의 스케쥴 표 본다)

s# 디자인실

(자영 꽃다발 든체 서 있고 직원들 자연스럽게 한마디씩)

과장-정말 백마 탄 왕잔가보네....? 영화 같은 데서만 꽃이 사무실로 배달 되는 줄 알았더니 실제 상황도 있네...

경진-아직 이십대 중반인 나한테도 안오는 꽃이 어떻게 자영 선배한테 배달이 되냐...?

자영-(웃으며) 나두 지금 당혹스러워,... 처음 받아 보는 거래서,...

주연-작전을 바꿨나부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과장-자영씨한테 누가 구애하는 거야...?

주연-네,.

자영-주연씨....

주연-그럼 아니니..? 그것두 대단한 남자한테래요

s# 까페

(차 마시는 자영과 과장)

과장-그렇게까지 다 아는 사람인데 왜.... 더 바랄게 없는 거 같은데...

자영-... 그래서 더 자격지심 같은 게 있나봐요,... 얼마든지 더 좋은 조건을 가진 상대를 만날 수 있는 사람이라서...

과장-그건 주관적인 건데 자영씨가 생각하는 좋은 조건하고 그 사람이 생각하는 좋은 조건이 다를 수도 있는 거지....

과장-혹시...아직...

자영-(강하게 고개 저으며) 아니예요,...

과장-(본다)

자영-다 잊었어요,...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아요,.. 아무것두....

과장-...

자영-정말이예요...

과장-됐어... 혹시나 해서...

자영-....

s# 민주 사무실

(한실장 서 있고 민주 마지막 서류 결재하고 서류철 준다)

민주-스키연맹에 전화해서 스케쥴이 조정 됐는지 알아 보세요

한실장-알겠습니다 (나가는데)

(효) 인터폰

민주-(받는다) 네...

여비서- (휠) 아버님이신데요...?

민주-받을께요,...여보세요...?

운규-(휠) 나다

민주-녜, 아버님.... 저희 멧세지 남긴 거 들으셨어요...?

s# 상민 거실

운규-(식사중이다) 내가 늦은 아침을 먹다가 하도 밥맛이 없어서 먹다 말고 전화를 한다,... 봄이 돼서 그런지 왜 이렇게 입맛이 없냐,....전에 느이 집에 가서 먹던 동배추 겉저리 널더러 좀 배워서 해 달라고 했지.... 배웠냐...?

s# 민주 사무실

민주-아버님, 밥맛이 없으면 지금 나오시겠어요...? 나오셔서 점심 드세요, 아버님 입맛에 맞는 거 사 드릴께요 입맛이 없으실 땐 집에서 드시는 것 보다 나와서 드시는게 나으실 꺼예요

운규-(휠) 너 안배웠어....?

민주-아버님, 제가 안배워도 어머니더러 좀 해 달라고 하면 되니까 염려 마시구요 차 보낼테니 나오셔서 드세요

s# 상민 거실

운규-귀찮다, 됐다... 넌 그거 좀 배워 해 달래니까...

s# 민주 사무실

민주-걱정 마세요, 아버님... 해다 드린다구요

상민-(들어오며 본다)

민주-어머니한테 말씀 드려서 해다 드릴께요, 그러니까 오늘은 나와서 드세요

운규-(휠) 됐다, 끊자

민주-(기가막혀 수화기 놓며 화가 치밀며 벌떡 일어나 씩씩거린다)

상민-왜 그래

민주-(성질나며) 도대체 아버님은 왜 이러시는 이해가 안돼, 한두살 먹은 어린아이도 아니고 어떻게 입맛 없으시다고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한테 전화해서 반찬투정을 하시냐구요.. 사드린다고 나오시라고 해도 싫다고 하시면서 날더러 왜 겉저리 만드는 거 안배웠냐구 야단하시는게 말이 돼요..?.... 정말 이해 할 수가 없어

상민-됐어, 잊어버려,...

민주-원래 그러세요...?

상민-아니야,... 그러지 않으셨는데 며느리한테 투정 부리시는 거 같해,..

민주-(수화기 들고 다이알 누른다)

상민-아버지한테 하는 거야...?

민주-어머니... 지금 겉저리 하구요 밑반찬 좀 해 주세요,...아버님께 갖다 드릴 꺼니까 좀 넉넉히 하세요 나중에 기사 보낼께요

s# 민주 거실

오여사-오늘...? .. 알았다, 서둘러야겟구나... 그래 알았어... (수화기 놓고 주방으로 가며) 아줌마....

s# 민주 주방

오여사-(들어오며) 아줌마,.. 밑반찬 할 게 뭐가 있어요...?

가정부-벵어포도 있고... 멸치도 있고....

오여사-북어는

가정부-있어요....

오여사-북어 물에 불리구요 벵어포 양념 좀 해 놓세요,... 얼른 시장 갔다 올께요

가정부-손님 오세요...?

오여사-아니예요, (나간다)

s# 마지막 만났던 곳

선주-미안해 나오라고 해서...

태영-....

선주-인제 너 이해해,... 니 누나란 말 안했을 땐 그냥 사는 수준의 차이 때문으로만 생각햇어, 그래서 매달렷던 거야,... 그런 것 때문이라면 너무 말이 안되는 거 같았어.... 그런데 느이 누나라면 나 포기해,...포기 할께

태영-....

선주-나 좀 쳐다 봐 줄 수 없니...? (보며 기다린다)

태영-(본다)

선주-(조용한 미소) 태영아... 나한테 선물 하나만 해 주라....해 줄 수 있어?

태영-(고개 끄덕)

선주-오늘 열두시 땡 할 때까지만 나랑 같이 있어 줘,... 우리 열두시 정각에 헤어지자... 해 줄 수 있어...?

태영-(가슴 아픈 것 누르며) 음,...

선주-우리 지금부터 어디 가자.... 어디든...

태영-(본다)

선주-(휴대폰 꺼낸다) 지금부터 휴대폰도 끄자

태영-(휴대폰 꺼내 끈다)

s# 퀴 사무실

용식-(수화기 대고 있다가) 이자식은 어떻게 된 거야...? 아니 핸드폰을 끄면 오더를 어떻게 받어...

영만-누구 말이야

용식-태영이요

영만-아주 꺼져 있어...?

용식-네,...

s# 경춘가도

(선주의 차에 태영과 함께 타고 달린다)

s# 영만 대문

(미령 나온다)

나영-언니 (달려 온다) 언니 어디 가...?

미령-심심해서 느이집 갈려구 그랬는데..?

나영-(봉투 미령 손바닥에 딱 때리듯 놓아 주며)

미령-이게 뭐야...?

나영-(의시대며) 첫번째 수입 팔만원

미령-(뛸듯이 좋아하며) 뭐 첫번째 수입...? 너 정말 돈을 벌었단 말이야?

나영-당연히 벌었지,.. 이렇게 몇번만 하면 언니 본전 금방 찾는 거야...

미령(신나서 어쩔줄 모르며) 와 내가 돈을 벌다니,.. 야 기분이다 내가 쏜다 맛있는 거 사 줄께

나명-정말...?

미령-그래애. 니 덕에 돈을 벌었는데 당연히 한턱 내야지이,

나영-언니 내두 돼, 왜냐하면 내가 또 벌어 줄테니까

미령-맞아, 어디 갈래

나영-어디 갈까,.. (갑자기 생각난듯) 언니 갈 데 있어,...

미령-어디...?

s# 중국집

주인-어서 오세요

나영-(당당하게) 안녕하세요...? (으시대며 들어간다)

미령-너 못알아 보나봐,...

나영-언니 꼭 요리 시켜야 돼...?

미령-알았어,..

(여 종업원 엽차 따라준다)

미령-저기 쟤 그 때 개다 맞지 (기훈)

나영-어,.. 나 구박하든 애 맞어

기훈-(메뉴 가지고 온다) 주문하시겠습니까...?

나영-저 모르시겠어요...?

기훈-(본다)

나영-지갑 잃어버려서 여기서 혼났던 사람이요

기훈-그러네...? 인제 아르바이트 할 필요 없죠, 사람 구하고 있는데

미령-여보세요, 우리 요리 먹으러 온 거예요

나영-(오, 엘) 가만있어 봐, 언니...(기훈에게) 아르바이트생 구해요..?

기훈-주문 하시고 생각 있으면 사장님께 얘기해요,...

미령-뭐 시켜...?

나영-(빠르게) 탕수육, (그 때 시켰던 거 두가지)

기훈-(주문서에 적으며 메뉴 얘기)

미령-맞아요,...

나영-잠간만요

기훈-(돌아본다)

나영-지금 얘기해도 돼요...?

기훈-뭘요

나영-아르바이트요

기훈-돼요,..(간다)

미령-너 정말 할꺼야...?

나영-어, 아침엔 커플 티 팔고 낮엔 여기서 아르바이트 해서 증권에 날린 돈 빨리 만들 꺼야... 언니 잠간만 있어...? (사장에게 간다)

미령-(보고 있다)

s# 경춘가도

(강을 끼고 달리는 선주의 차-선주와 태영)

s# 민주 주방

(제대로 된 찬합에 한쪽은 쇠고기를 다져서 만든 떡갈비, 한쪽은 쇠고기와 당근 야채를 꽂이 꿴 산적, 다른 찬합에는 벵어포와 북어찜 그리고 프라스틱 통에 겉저리 무침 정갈하게 담아져 있고)

가정부-(무선 전화기 오여사 갖다 준다)

오여사-(민주에게 전화 한다) 여기 집인데 사장님 좀 바꿔 줘요

s# 민주 사무실

민주-여보세요...?

오여사-(휠) 나다,... 반찬 다 해 놨으니까 박기사 보내라구,..

민주-어떡하죠...? 오늘 갈 수가 없겠는데.... 모임이 있는 걸 깜빡 했어요,.. 있잖아요, 정기사한테 좀 보내 주세요,...

s# 민주 주방

오여사-(찜찜) 어떡하니이...? 어떻게 기사한테 보내애- 니가 가는 길에 잠간 들리면 안돼....?

s# 민주 사무실

민주-그럴 시간이 없어요,... 그냥 기사편에 보내세요,..그렇게 하세요, 어머니,.. 저 바빠서 끊을께요, (수화기 놓고 인터폰 누른다)

한실장-(휠)네 사장님

민주-잠간 들어 오세요

s# 민주 주방

(찬합 두개 깨끗한 보자기에 싸고 플라스틱 통 따로 하나 싸놓고)

오여사-어떡하지...? 기사편에 덜렁 들려 보내면 실레가 될텐데... 선주라도 있었으면 선주 편에라도 보내지....

가정부-내일 보내면 맛이 없을텐데

오여사-밑반찬이야 괜찮지만 떡갈비랑 산적은 아무래도 맛이 없지...

가정부-어떻게 해요....?

오여사-이럴 줄 알았으면 내일 하면 될텐데.... 아줌마 안되겠어요... 내가 갖다 드리고 와야겠어... 정기사 불러서 차에 실으라고 해요..

s# 상민 연립 현관

(효) 안에서 운동 중계 소리 크게 들리고

(오여사 찬합과 플라스틱통 보자기에 싼 것 들고 현관에 붙은 홋수 확인한다)

오여사-(초인종 누른다. 기다리는데 대답 없자 다시 누른다)

운규-(안에서) 누구세요...?

오여사-....

s# 상민 거실

(효) 운동 중계 시끄럽고

운규-(현관 열며) 누구세요...? (기겁하며) 아이구 사부인이 어떻게... 아니 어떻게...

오여사-(들어오며) 실례합니다...

운규-아이구 예 예... 자잠간만... (얼른 가서 TV 끄고 온다) 아니 무슨 일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잠간 들어 오시지요

오여사-아닙니다,.. 저 이것만 좀 전해 드리고 가겠습니다...

운규-이게....?

오여사-우리 민주가 아버님이 입맛이 없으시다구 반찬을 좀 해 달라고 해서

솜씬 없지만 좀 해 왔습니다,... 민주가 올려고 했는데 회사에 갑자기 일이 생겨서 대신 제가 왔습니다...

운규-에이 이 주책이 괜한 소릴 해서 사부인만 힘들게 했군요,... 죄송합니다

오여사-아닙니다 제가 더 면목이 없습니다...

운규-그러시지 마시고 누추하지만 잠간만 들어 오십쇼...

오여사-아닙니다... 맛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녁에 드시라고 서둘러 왔습니다. 그럼 전...

운규-아니 이렇게 가시면 제가 너무 송구스러워서...

오여사-안녕히 계세요.

운규-아니 저 사부인...

오여사-(나간다)

운규-(안되겟는듯 반찬통 놓고 잠바 찾아 걸치며 나간다)

s# 상민 연립 앞

(뛰어 나오는 운규 오여사가 탄 차 이미 떠나고 있다)

운규-(어절 줄 모르며 보고 있다)

s# 상민 거실

(운규 들어와서 반찬통 탁자에 놓고 열어 본다)

(먹음직한 반찬)

운규-(허겁지겁 손으로 집어 먹는다) 야- 역시 예술이다.. 예술..

s# 호수 (밤)

(막막한 기분으로 호수를 보며 앉아 있는 태영과 선주)

s# 밤 거리

(쓸쓸한 기분으로 걸어 오는 자영)

s# 회상

(영준이가 자영에게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스칠사진 몇가지-손잡았다든가 안았다든가)

s# 자영방 (밤)

(여전히 골돌한 생각에 잠긴체 자영 옷 벗고 있다)

외조모-(소리) 자영아

자영-(얼른 정신 들며) 네 할머니

외조모-(들어 온다) 이리 앉아 봐...

자영-(앉는다)

외조모-오늘 마지막으로 물으마,... 뱃속에 애.... 어떻게 할 작정인지 얘길 해 봐....

자영-(본다)

엔딩

일요일 엄마

산소를 찾은 자영과 태영과 나영은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영준과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손할머니에게서 영준이 자영에게 마음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외조모는 자영에게 홀몸이 아니라는 걸 알면

받아들이지 못할거라고 말하면서 착잡해한다. 운규는 민주에게 전화를

걸어 입맛이 없다며 민주집에서 먹던 동배추 겉저리를 해달라고 말하고

민주는 그런 운규 때문에 짜증이 난다. 영준은 사무실에 출근하자마자

자영에게 전화를 하고 꽃을 배달하며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하고 자영은

심란해한다. 태영을 이해하기로 결심한 선주는 태영을 만나

포기하겠다고 말하며 마지막으로 12시까지만 함께 있자고

제안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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