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손수건 48
s# 까페 (자영 까페 들어 온다. 손할머니 앉아 있는 테이블로 간다) 자영-안녕하셨어요 할머니... 손할-그래... 앉거라... 자영-(앉는다) 손할-너 본지도 한참 됐다, 그렇지...? 자영-네.... 손할-얼굴은 괜찮구나....우리 차 시키자....바쁜 사람 오래 붙들고 앉아 얘기할 수도 없을텐데... 이봐요 자영-.... (종업원 온다) 손할-난 따끈한 레몬차를 마실래는데 넌 뭐 할래... 자영-저도 레몬차 마실께요... 손할-그거 줘요... (종업원 간다) 손할-... 자영아 자영-...네 할머니 손할-내가 너 괜찮아 하는 건 알지....? 자영-....네 손할-... 지금까지 쭉 젊은 애가 너만하기 힘들다 그러구 봤어,... 영준이가 널 좋아 하는 거 알고는 마음으로 그랬다.. 사귀던 놈 잃어버린 게 약이 될 수도 있지 꼭 흠만 되는 건 아니다....그랬어 자영-.... 손할-그게 민주 신랑이라는 걸 알았을 땐 .. 심정이 착잡하기도 허고 언짢기도 했다만 그것도 어느 놈이면 무슨 상관이냐...그러구 넘겼다....그랬는데... 이번엔 그럴 수가 없구나 자영-부끄럽고...죄송하게 생각해요, 할머니... 손할-영준이가 나한테 너랑 결혼하겠다구 아예 통고를 했다... 자영- 할머니 걱정 마세요,.. 저 영준씨랑 결혼 안해요,... 제가 어떻게 그래요,... 저 안해요. 할머니... 손할-(본다) 자영-영준씨도 시간이 지나면 포기할 꺼에요,.. 결혼 혼자 하는 거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할머니가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손할-영준이가 목을 메는데도 안할 꺼야...? 자영-네,... 손할-끝까지 물러나지 않으면.... 자영-... 그러진 않겠죠,... 다시 좋은 사람 만날 수도 있을테구요.... 손할-....넌.... 우리 영준이... 좋아하지 않니.... ? 자영-(본다-눈에 물기가 고인다) 손할-니가 침착하고 냉정해서 물어 보는 거야 자영-....좋아해요,....저한텐 과분할 정도로 좋은 사람이구... 좋아해요, 할머니.. (종업원 레몬차 갖다 놓는다) 손할-자영아.... 자영-(고개 든다) 손할-왜 안지웠니... 자영-...... 손할-느이 할머니 말로는 니가 차마 못지우겠다고 그런다는데 목숨을 죽일 수가 없어서 그런 거야....? 자영-(진심으로) 그게 이상한가요, 할머니....? 손할-다들 안그러니까,.... 다들 아무 생각없이 지우니까,... 자영-... 저 많이 생각했어요, 할머니.. 손할-그야 그랬겠지.... 이게 어떤 일인데.. 자영-... 제가 만든 일이예요, 제가 책임져야 할 일이구요,... 애기를 없애고 살면 행복하고 애기를 잘 키우면서 살면 불행할 꺼란 생각 안들어요,... 누구든 불행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사는 거잖아요,... 저한테... 작은 생명을 주었는데 .. 전 그래요 할머니,.. 행복이나 불행보다 생명이 더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손할- ... 널 뭐라고 그럴 수는 없다,.... 틀린 생각이 아니니까.... 그렇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렇다.... 남에 자식을 받아 드릴 수가 없어.... 이게 못 배우고 욕심많은 늙은이 생각이래도 할 수가 없어.... 자영-저 할머니 이해 해요,.... 걱정마세요... 저 영준씨랑 결혼 안해요.... 손할-(본다) 자영-..... 손할-지울 생각은 정말 없는 거냐....? s# 영준 사무실 영준-(휴대폰에 전화 한다) (효) 휴대폰 가는 소리 영준-(계속 안받는) s# 디자인실 (효) 자영의 책상위에서 울리고 있는 휴대폰 주연-경진아 자영이 핸드폰 좀 받아 줘라.... 경진-음성 멧세지 남기겠죠 눠 s# 영준 사무실 영준-(사무실 번호로) (효) 전화벨 주연-(휠) 디자인실 서주연입니다 영준-안녕하세요, 주연씨..... 정영준입니다.... s# 디자인실 주연-어머 안녕하세요...? 지금 자영씨 휴대폰에 전화 하셨어요...?... 그러셨구나, 자영씨가 휴대폰을 놓고 나갔는데 계속 울려서요, 지금 자영이 없어요... 할머니 전화 받고 나가든데요...? s# 영준 사무실 영준-(?) 할머니요...?..... 알겠습니다,... (수화기 천천히 내려 놓는다. 곰곰히 생각한다) s# 자영 회사 앞 (자영 무거운 기분으로 걸어 온다) 영준-(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내린다) 자영-(편안하게) 영준씨... 영준-(본다) 자영-언제 왔어요...? 영준-(조용히 본다) s# 디자인실 (효) 전화벨 울린다 주연-(받는다) 디자인실입니다,.... 왜 이렇게 안들어 와...? ..아니 뭐 급한 일 같은 건 없어,.. 없지만 왜 이렇게 사무실을 오래 비우는 건데...? ...참 그리고 정영준씨 전화 왔엇어... s# 강가 혹은 자영-(영준의 휴대폰으로) 알았어,... 금방 들어 갈께,... 음... (휴대폰 끄고 영준 준다) 영준-(받는다) 마음 상하지 않았어요...?... 자영-아뇨.... 당연히 하실 수 있는 말씀이예요,.. 우리 할머니래두 똑같으셨을 꺼예요,... 영준-마음 상하지 말아요 자영-영준씨랑 결혼 안한다구 말씀드렸어요,... 만나는 것도 되도록 자주 만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어요.... 영준-어떻게 내가 기대했던 대답하고 그렇게 달라요...? 자영-..... 그러고 싶어요,... 영준-안돼요, ... 자영-.... 영준-... 나한테 다 맡겨요,... 다 맡겨버려요....우리 문제는 내가 알아서 해요... 자영-난 할머니한테 약속드린대로 영준씨 만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돼요... 그리고 정영준씨 아내가 아닌 윤자영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되구요.... 영준-(자영이를 잡아 자기를 보게 한다) 자영-(본다) 영준-...사람은 누구나 반쪽이에요,...결혼은 반쪽과 반쪽이 만나는 것이지 어느 한쪽이 어느 한쪽에 포함되는 게 아니예요,... 정영준이 한테 윤자영이가 포함 되는 게 아니라는 뜻이예요....내 옆에서 윤자영으로 살게 해 줄께요.... 자영-....(본다) 영준-..날 못믿어요...? 못 믿겠어요...? 자영-(영준을 보는데 눈물 고인다) 영준-(본다) 자영-....왜 날 좋아해요....그러지 않으면 이런 일 없잖아요... 아무 일 없을 것 아니예요 영준- 영준-(서서히 자영을 폭 끌어 안는다) 나한테 왜 윤자영이를 좋아 하냐고 물어 보면 나도 몰라요,...왜 자영씨가 좋아졌는지 나도 모르니까... s# 상민 사무실 상민-(수화기 들며) 네 한실장-(휠) 아버님이십니다... 상민-(버튼 바꾸어) 예, 아버지 운규-(휠) 느이 처 잉어 잘 먹든....? 상민-(입맛 쓴) 네,... 운규-(휠) 아침 저녁으로 먹었어....? 상민-네.... 운규-(휠) 아침 저녁 두번만 먹지 말고 보온 병에 담아 가지고 와서 낮에 한번 더 먹으라구 그래라,... 그러면 더 좋다... 상민-알겠습니다.. 운규-(휠) 야 상민아,... 애기가 잘 먹으면 내 아주 잉어는 쭈욱 댈테니까 걱정 마라,... 할아버지가 그것두 못하겠냐...? 상민-아버지, 됐어요, 아무리 맛있는 것도 똑같은 걸 계속 먹으면 실증 나잖아요,... 그러니까 그만하세요,... 아버지 저 회의가 있어서 들어가봐야 됩니다... 운규-(휠) 오냐, 알았다.... 애기더러 낮에 보온병에 담아 와서 한번 더 먹는 거 꼭 잊지말라구 그래라, 엉...? 상민-알겠습니다. 민주-(들어온다. 피곤하고 기분 별로다) 상민-예, 아버지.... 끊습니다 (수화기 놓는다) 민주-아버님이세요...? 상민-음,... 민주-왜 전화하셧어요...? 상민-당신 잉어 잘 먹냐구.... 잘 먹는다구 그랬어.. 민주-잉어 말만 들어도 토할려구 그래요,... 생각도 하기 싫어요,...상민씨, 아버님 재혼 문제 좀 심각하게 한번 생각 해 보면 어때요...? 그러면 아무래도 우리한테 관심이 좀 적어질 것 같은데.... 아버님도 재미있게 사시면 좋잖아요... 상민-아버지가 아들 며느리한테 관심이 너무 많아 귀찮아서 재혼을 시키자는 거야...? 민주-그게 아버님께 나쁜 일이예요...? 아버님 혼자 너무 오래 사셨어요,... 아직 환갑 전이신데 좋은 분 만나 오손도손 사시게 해 드리는 게 자식 도리 아니예요...? 상민-재혼 하고 싶지 않다고 하셨잖아... 민주-당신, 아버지 재혼하시는 거 싫어요...? 어머니 자리를 다른 여자가 찾이 하는 게 싫은 그런 기분 있는 거예요...? 상민-아버지 일은 아버지가 알아서 하시게 해,... 민주-알았어요,.. 그렇게 하죠, 그렇게 하는데 아버님이 조금만 더 신경 쓰이게 하시면 나 소리 지를 것 같아요... 상민- (본다) 민주-나 점점 예민해 진단 말이에요... 상민씨 잉어 얘긴 다시 꺼내지 말아요.. (나간다) s# 민주 사무실 (민주 책상앞에 앉아 있다, 등 깊이 기대고 피곤하다) s# 민주 거실 (오여사 소파에 앉아 퀼트 하고 있다) (선주 외출 준비하고 나온다) 선주-(시큰둥하다) 나가요 오여사-선주야 선주-(본다) 오여사-얼굴이 왜 그러니,... 좀 웃어 봐,... 넌 웃는 얼굴이 더 이뻐... 선주-.... 오여사-노군 만나러 가면서 왜 그런 얼굴이야.... 선주-춤이라도 춰...? (간다) 오여사-..... s# 민주 빌라 앞 (태영 길 건너에서 빌라 쳐다보고 있다가 포기 하며 핼멧 쓰려는데) (선주 나온다) 태영-(바라보고 있다) (선주 차에 탄다. 출발 한다) (태영 핼멧 쓴다. 서서히 선주의 차를 따라간다) s# 까페 (선주와 노정현) 선주-(차 마신다) 정현-... 부모님께서 자꾸 선주씨를 보시자고 하시는데 어떡하죠...? 선주-... 그렇게 해요... 정현-언제가 좋겠어요...? 선주-.... 아무때나요,... 난 상관 없어요.... 정현-알았어요... 선주-..... 정현-... 왜 재미 없어요...? 선주-..네... 정현-그럼 자리를 옮길까요....? 선주-(일어난다. 창밖에 시선 멈춘다) (태영 바라보고 있었는듯 오토바이 타고 사라진다) 선주-(마음이 아련해 진다) s# 퀵 써비스 앞 (태영의 오토바이 와서 선다) s# 퀵 사무실 (들어오는 태영 의자로 가서 앉는다) 용식-태영아 너 바로 나갈래 점심 먹고 나갈래,... 태영-아무렇게나.... 용식-점심 먹고 나가라... 태영-알았어... 용식-너 왜 그래...? 무슨 기분 나쁜 일 있냐...? 태영-아니야 s# 영만방 (미령 벽에 붙은 영만과 한순의 희한한 달력을 보고 있다) 미령-정말 희한한 달력이다... 한순-희한할 것도 많다,... 머시 그리 히한하노... 미령-별은 엄마 아빠 안마 해 주는 날... 하트는 아빠가 엄마 해 주는 날... 그리고 이건 뭐야.... 영만-니가 우리 스케쥴은 알아서 뭐해,... 몰라도 돼.... 한순-그래 몰라도 된다.... 미령-이러고 싶냐...? 무슨 비밀 기호처럼...? 한순-잔소리 말고 빨리 언제쯤 데꼬 오랑가 말을 하라는데 와 달력만 보고 있나... 두남이 언제 인사 올끼야 미령-몰라 나두 모르겠다구... 영만-빨리 빨리 양쪽 부모 만나 보고 그담에 양가 인사하고 그리고 오월에 식 올려,... 미령-왜 그래애,... 아직 서로 확실하게 결혼 하자 그런 말 아직 안했단 말이야,... 영만-한 거나 마찬가지야,... 그 녀석 보니까 맘 정했어... 미령-아니야아,... 첨엔 그런 거 같드니 지금은 아니란 말이야,... 한순-아니, 미령이 아부지,... 혹시 맘이 변한 것 아닙니꺼..? 요새 미령이가 안나가는 것 같든데.... 영만-아니야, 이삼일 안올 수도 있지 뭘 그래,.. 미령아, 두남이 언제 만나기로 했어... 미령-어, 저... 전화 한다고 했는데 아직 안왔어... 한순-또 먼 사달이 난 거 아이제..? 미령-그그럼 아니지이,... 나중에 두남씨 오면 언제가 좋은지 물어 보고 가르쳐 줄께.... (슬슬 나가며) 나 나간다...? s# 영만 마루 (미령 방에서 얼른 빠져 나와 가슴 쓸어내린다. 현관으로 간다) s# 퀵사무실 앞 (태영과 용식 나온다) 미령-(소리-비명처럼 좋아서) 윤태영 (태영과 용식 소리나는 쪽 보는데) 미령-(신나서 쫓아 오며) 태영아,...그렇잖아도 용식이 오빠한테 너 언제 들어 오는지 물어 볼려구 나왔는데 어쩌면 널 딱 만나냐...? 근데 둘이 어디 가..? 용식-점심 먹으러... 미령-(오, 엘)나두 갈래,... 뭐 먹을 껀데...? 태영아 뭐 먹어, 엉..? 태영-형 뭐 먹어...? 용식-미령이 너 먹고 싶은 거 먹자, 미령아 뭐 먹고 싶어..? 미령-(오, 엘) 오빠가 쏠 꺼야...? 용식-그래, 오빠가 쏜다... 미령-짜장면하구 탕수육... 태영-(오, 엘 기분) 야, 짜장면이면 됐지 무슨 탕수육,.. 누구 바가지 씨울 일 있냐...? 미령-(오, 엘) 넌 가만히 있어어, 용식이 오빠 사 줄 꺼지...? 맨날 나 맛있는 거 사준다고 했잖아,.. 응? 오빠 용식-알았어,.. 가자.. (간다) 미령-(태영이 팔짱 끼며) 오빠 고마워,.. 태영-야, 이거 놔... 미령-(오, 엘) 싫어어, 내 덕에 탕수육 먹으니까 팔 한짝은 나 줘두 돼..이짝 팔은 오늘 내꺼다.... 태영-(짜증나며 뿌리치려는데) 미령-(더 꽉 잡으며) 야, 못놔.. 절대로 못 놔 (세사람 가면서 재미있게) s# 민주 거실 (오여사 퀼트 하고 있고 가정부 커피잔 들고 와서 놓는다) 가정부-눈 안아프세요...? 오여사-괜찮아요... 가정부-재봉틀로 박아서 해도 쪼각쪼각이 돼서 힘들텐데 어떻게 손으로 다 하실래나 걱정 돼요... 오여사-커다란 침대 씨트도 다들 해요... (효) 초인종 소리 가정부-(얼른 인터폰으로 가고) 오여사-(커피 마신다) 가정부-(놀라서) 사모님 시어른이 오셨어요... 오여사-(너무 뜻밖인) 아니... 사돈 어른이요...? 가정부-예.... 오여사-웬일이시지...? (바느질감 놓고 일어나 현관으로 나가는데) 운규-(들어온다) 사부인 안녕하셨습니까... 오여사-예,.. 어쩐 일로 ... 운규-허허허 놀라셨군요.. 저 보온병 있으시죠 거기다 잉어약 좀 빨리 담아 주십쇼,... 아까 애들한테 전화를 했다가 낮에도 한번 더 먹는 게 좋을 것 같아 제가 이렇게 왔습니다,... 며느리를 위해 제가 써비스를 할려구요... 오여사-그런 일이시면 전화를 주셔도 되는데 그러면 저희 기사가 갖다 줘도 되는데요.... 아니 좀 들어 오세요... 운규-예 잠간 들어가긴 해야겠습니다,... 보온병에 담아야 하니까 (소파로 오며) 빨리 좀 담아 주십쇼 오여사-아닙니다,... 저 저희가 기사 편에 보내겠습니다... 운규-물론 그래도 되죠, 그렇지만 제가 이렇게 온 까닭은 시아버지에 정성과 사랑을 내 며느리한테 느끼게 해 주고 싶은 뜻이 있습니다... 단지 약만이 아니구요... 오여사-네에,... 아줌마 빨리 보온병에 담아 주세요 가정부-(간다) 운규-애기가 잉어를 잘 먹어 준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젊은 애가 돼서 입에 안맞는다... 비리다 그러면 큰일인데 말입니다 오여사-(난처한) 네.... 운규-제가 다른 건 몰라도 잉어는 떨어지지않게 댈 작정입니다.... 오여사-..아닙니다,...사돈 어른 염려하시지 않도록 저희가 신경을 쓰겠습니다, 운규- 그런 말씀 마십쇼,... 그건 저에 즐거움을 뺏는 것입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시아버지가 며느리 보약을 날라 주는게 말입니다.... 오여사-..... s# 민주 사무실 (민주 서류 보고 있고) (효) 전화벨 민주-(수화기 들고) 네 한실장-(휠) 사모님이십니다 민주-(버튼 누르고) 네 어머니.... (기가 질리며) 아버님이요...? 아니 아까 상민씨한테 전화 하셨다더니 금방 집으로 가셨단 말이예요..? (듣다가 화를 팍 내며) 왜 보내셨어요오, 어떻게든 못가시게 하시지,... s# 민주 거실 오여사-(전화) 왜 안그랬겠니,... 기사편에 보내겠다고 해도 당신이 가시겠다는데,... 그러니까 마음에 준비를 하고 있으라구 전화 했어... S# 민주 사무실 민주-알았어요, (전화 끊는다. 짜증이 나서 미칠 것 같은 심정이다) s# 상민 사무실 (민주 핸드백 들고 들어온다) 상민-(본다) 당신 어디 가...? 민주-아버님이 날 미치게 하실 작정이신가봐요,... 집에 오셔서 보온병에 잉어약을 담아 가지고 지금 출발하셨대요 상민-(얼굴이 찡그려지며) 집엘 가셨어..? 민주-시아버님의 사랑이 날 질식 시켜 죽일려나 봐요, 나 피난가요,.. 상민씨가 알아서 처리해요... (나간다) 상민-.... s# 거리 (민주의 차 안- 차창을 보고 있는 민주) 기사-사장님... 민주-(차창을 본체) 아무데나 가요.... s# 디자인실 (회의탁자에 앉아 자영과 주연) 주연-잘 나왔네,.. 근데 구프 화공이 좀 껄끄럽다 봐 봐,.. 십반 접시도 자기가 원한 색상하고 좀 다르고 자영-몇개는 재작업 들어가야겠어 과장-(오며) 어때, 맘에 들게 나왔어...? 본사 과장이 전화 왔는데 몇 개는 에러가 좀 있을 꺼라고 그러더라구,... 자영씨가 머그 드로잉을 두개 주문 했다며...? 확인해 봐... 자영-(머그잔 들여다 보며) 예,.. 제대로 나왔어요 과장-재수정 할 거는...? 주연-몇개가 색상 톤이 조금 다른 게 있어요,... 경진-(책상쪽에서) 자영 선배 전화요... 자영-(상관 안하며) 화공이 균일하지 않은 것도 있구요... s# 까페 (자영과 민주) 자영-....어떻게 오셨어요...? 민주-부탁이 있어서 왔어요,... 오늘 친구 좀 해 줘요... 자영-(본다) 민주-자영씨,... 왜 나한테 별로 친절하지 않아요...? 난 자영씨한테 호의적인데 자영씬 왜 나한테 호감이 없는지 모르겟어요,... 자영-(조금 미소) 민주-내가 다른 사람한테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성격인 건 사실인가 봐요,... 자영-저 때문일 꺼예요,... 금방 친해지는 성격이 못돼서요 민주-(미소) 난 내가 아무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친해져도 괜찮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교만인가요....? 자영-아니예요, 이의 없어요,... 민주-사실은 오늘 같은 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 건 나한테 문제가 있는지 몰라요,... 아무 하고도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는 증거니까... 사실은 영준씨를 불러낼까 생각하다가 자영씨 생각이 났어요,... 남자보다는 여자끼리 만나고 싶었나봐요... 자영-오늘 같은 날.... 이 무슨 뜻이에요...? 민주-회사에서 도망쳐 나왔어요,... 자영-도망을요...? 민주-시아버님을 피해서요,... 자영-(본다) 민주-결혼이라는 게 생각보다 복잡하고 미묘한 거드라구요,... 자영-시아버님이... 싫으세요..? 민주-나하구 너무 안맞으시는 분이에요,... 자영씨... 나랑 안놀아 줄래요...? 난 지금 신선한 친구가 필요해요.... 자영-제가 신선한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s# 민주 사무실 운규-(보온병 탁자위에 올려 놓고 앉아 있다) 여비서-(차잔 들고 들어 온다) 운규-사장님은 출타하셨고 이사님은 아직도 회의중이신가...? 여비서-끝나셨습니다.. 곧 오실겁니다 운규-알았어요,.. 고마워요.. (여비서 나가고) 운규- (차마신다) 상민-(성질난체 들어 온다) 운규-야 이거 어떡허냐...? 꼭 맥여야 헐텐데 얘가 나갔으니...? 상민-아버지, 왜 쓸데없는 일을 하세요,... 아버지가 일부러 이렇게 오시지 않아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데 뭐하러 이러세요, 무엇 때문에요 운규-너 왜 성질내고 그래,... 내가 손수 내 며느리한테 갖다 주는게 뭐가 잘못 됐냐...? 상민- 아버지가 여러 사람 피곤하게 하시는 거 모르시겠어요...? 제발 우리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 이러시지 마세요,... 아버지가 이러시면 민주한테도 부담이 되고 장모님도 신경 쓰이실 것 아니예요... 그러니까 저희가 알아서 할테니까 상관하시지 마세요, 이거 이따가 민주 오면 줄테니까 여기 두고 가세요 운규- 아니 무슨 부담이 돼,.. 시아버지 사랑받으니 기분이 좋아야지,... 약이라는 건 약보다 정성이란 말도 있다,... 내가 정성껏 이렇게 갖다 주면 더 약효가 있어야지 부담이 무슨 부담이야... 상민-민주 입장에선 어렵고 부담 느낀다구요 운규-어디 애기한테 전화 좀 해 봐라,.. 내가 얘길 해야겠다,..그러면 안되지.. 상민-유관단체 회의가 있어서 통화 안됩니다... 운규-...며느리가 높은 사람이다 보니까 이런 일도 있네,....내가 꼭 먹는 걸 봤으면 좋겠는데.... 아무튼 알았다... 이거 자알 뒀다가 이따 꼭 메겨라 엉..? (일어난다) 상민-네,... 운규-(나가면서) 상민아,...온김에 니 방 구경도 해야지....니 방은 어디냐 s# 안방 (나영 체팅하고 있다) 나영-(자판 두드리며) 이제 곧 도살장으로 출발할 시간입니다. 오늘도 도살 당하지 않고 씩씩하게 싸우고 살아 오겠습니다. 기대하세요 s# 기훈방 기훈-(자판 두드리며) 미미님의 승리를 기원하는 뜻으로 음악을 보내드리죠 오페라 아이다 중에서 개선 행진곡 s# 안방 (음) 컴퓨터에서 흘러나오는 아이다 중에서 개선 행진곡 나영-(웃는다. 웃으며 일어나 음악 들으며 옷 갈아 입는다) 외조모-(들어 온다) 나가는 거야...? 나영-네,... 외조모-거기 말고 다른 데 할 데 없어...? 아침에 나가서 저녁 때 들어 오는 데, 밤에 너무 늦게 끝나잖어 나영-고난과 역경을 이겨내야 성공하는 거예요, 할머니... 마르고 평평한 땅만 골라 다니면 나중에 자갈밭을 만났을 때 쓰러진다구요... 전 지금 경험을 많이 쌓아야 돼요... 외조모-(웃으며) 우리 나영이 나중에 뭐가 될려나 어디 보자... 나영-부우자요, 외조모-그래,... 열심히 어디 해 봐.... 나영-할머니, 저 일 하는 데 적군이 하나 있거든요..? 오늘도 적군을 무찔러 이겨야 되니까요 (할머니랑 손 겹쳐 놓고) 하나 둘 셋하면 화이팅 그렇게 하는 거예요...? 외조모-운동선수들 하는 것 처럼 말이야...? 나영-네,... 하나 둘 셋- 화이팅 외조모-(같이) 화이팅... (사이없이 다음씬으로) s# 팬츄리실 (나영 도마위에 오렌지를 놓고) 나영-드디어 나도 매운 양파가 아닌 새콤달콤한 오렌지 세상으로 들어 왔다 이거야... (오렌지를 반으로 자르고 반쪽을 고르게 삼등분으로 자른다) 나뎡-(디조트 접시에 놓는다) 기훈-(쟁반 들고 들어 오다가 힐끗 본다) 야 다시 양파 까고 싶어..? 나영-(본다) 기훈-오렌지 삼등분 하는 건 초등학생들도 해,... 후식을 준비할 때 포인트는 오랜지 밑을 떠 주는 거야 (밑을 떠낸 오렌지 들이대며) 이거 안보여? 나영-(입 삐죽) 기훈-저번에 시범을 보여 줬는데도 안하는 건 둘 중에 하나야,... 니가 돌대가리거나 나한테 반항하거나,... 나영-그냥 삼등분 하면 됐지,.. 꼭 떠야 돼요...? 기훈-꼭 떠야 돼,... 손님이 먹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 나영-안 떠도 얼마든지 먹겠구만,... 기훈-잔소리 말고 떠,...다 뜨라구 나영-(오, 엘) 알았어요, 뜬다구요, 떠...뜨면 되잖아요 지배인-(들어오다가) 야 느이들 왜 칼을 들고 싸워,... 엉...? 나영-(그제서야 칼을 의식하며) 아니예요.... 지배인-조심해.... 기훈-조심해라 엉...? (나간다) 나영-(오렌지 집어서) 오렌지 널 확 떠버리고 말겠다... s# 교외 강가 (자영과 민주) 민주-나오니까 좋네요...? 물소리도 다르구... 나무잎두 다르구... 자영-... 민주-자영씨 우리 여기 좀 앉아요... (두 사람 앉는다-벤치도 좋고) 민주-영준씨한테 자영씨 얘기 조금 들었어요.... 할머니랑 삼남매가 살구...어머닌 돌아가신지 얼마 안됐구..... 자영씨 할머니랑 영준씨 할머니랑 친구로 지낸다구..... 자영-네,... 아버진 어렸을 때 돌아가셨구 남동생 여동생 그래요.... 민주-아직 결혼하고 싶은 남자를 못만났다구 했는데 정말이에요...? 사랑했던 사람 없어요...? 자영-(잠간 사이) 있었어요... 그런데 다른 여자랑 결혼해버렸어요,...(쓴 웃음) 민주-어머나....왜요...? 자영-더 좋은 여잘 만났대요,... 나보다 훨씬 조건이 좋은 여자를- 민주-자영씨가 어때서요...? 자영씨가 뭐가 부족해서요 자영-세상이 알만한 재력이나 힘이 있는 집 딸이 아니잖아요,... 민주-그런 것 때문에 자영씰 버렸단 말이예요...? 자영-아닐지도 모르죠,... 내 피해의식인지도.... 민주-...아직 미움이 있어요...? 자영-(쓴 미소) 민주-... 없진 않군요... 자영-...복수하고 싶단 생각을 한 적은 있어요 민주-뭐하는 사람이예요....? 자영-... 이 얘긴 그만 하고 싶군요,... 지나간 얘기예요,... 민주-궁금해요 자영-나중에 생각이 바뀌면 가르쳐 줄께요... 민주-.. 좋아요,... 우리 저녁까지 먹고 갈래요...? s# 상민 사무실 상민-(전화 건다) (효) 전화기가 꺼져 있어... 상민-(다시 핸드폰 건다) (효) 신호 가는 소리 박기사-(휠) 여보세요...? 상민-박기사, 사장님 어디 계세요 박기사-(휠) 교외로 드라이브 가신다고 하셨습니다,... 상민-사장님 혼자 말이예요...? 박기사-(휠) 동남자기에 윤자영씨랑 같이 가시는 것 같았습니다 상민-(긴장) 틀림없어요...? 박기사-(휠) 네 출발 하시는 거 봤습니다 상민-알았어요, (수화기 놓는다. 심각해진다. 골돌히 생각하다가 다시 전화 건다) (효) 전화기가 꺼져 있어.... 상민-(수화기 놓는다) s# 손할머니 집 (석양) (영준의 차 와서 선다) 영준-(차안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서서히 휴대폰 건다) 자영씨 나예요,.. ... 집으로 들어가려다가 전화 하는 거예요,... 차예요,... 차에 앉아 전화 하는 거예요,.... 날 사랑한단 말... 듣고 싶어요.... s# 교외 레스트랑 (석양) (민주 잠간 자리 비우고 자영 혼자) 자영-... 이미 했는데요...? .... 잊어버렸어요...? 영준-(휠) 아뇨 자영씨 나랑 결혼하기 힘들면 안해도 돼요.... 기다릴 수 있단 말 할려고 전화 했어요,... 자영-.... 민주-(온다) 영준-(휠) 그러니까 마음 편안하게 가져요,... 자영-알았어요,... 민주-(본다) s# 손할머니 집 (석양) (영준 차에서 내린다, 대문으로 간다) s# 교외 레스트랑 민주-혹시.... 영준씨 아니예요...? 자영-.. 네, 영준씨예요.... 민주-자영씨.... 영준씨처럼 좋은 남자를 받아드리지 않고 힘들게 하는 거... 난 좀 이해가 안되는데.... 혹시.... 전에 사랑하든 사람 때문 아니에요...? 아직 잊지 못했던가..... 자영-아니에요,... 민주-그런데 왜 그래요....? 완벽한 남자라서.... 자영씨한테 과분하다.. 그런 말은 말이 안돼요... 자영-나두...영준씨같은 남자 놓지고 싶지 않아요,.. (효) 자영 휴대폰 울린다 자영-(잠간만요) 여보세요...? 상민-(휠) 나야,... 자영-(순간 민주 얼굴 본다) 엔딩 자영의 회사 근처로 찾아간 손할머니는 영준이 결혼을 통고했다며 왜 아이를 안지웠냐 묻고, 자영은 영준이를 좋아하지만 살아있는 작은 생명을 지울 수는 없다고 말한다. 선주와 정현이 만나는 것을 목격한 태영은 자신의 감정을 접으려고 애쓰고 선주 역시 아련해지며 태영의 사라지는 오토바이를 한없이 바라만 본다. 잉어 때문에 예민해져 있는 민주에게 설상가상으로 운규는 보온병을 들고 사무실로 찾아오고, 오여사에게 미리 소식을 접한 민주는 미칠 것 같은 마음으로 자리를 피한다. 민주는 자영을 찾아가 친구 좀 해달라고 부탁하며 결혼과 운규에 대해 복잡한 심정을 토로한다. 민주와 함께 교외강가로 드라이브 나온 자영은 상민에게 전화를 받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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