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갈 5
(기범) 빰빠바밤
아, 이 새끼 내가 이거 드디어 잡았네
[형사들의 감탄]
(김 순경) 축하드립니다
- (문 경사) 이게 그놈이야? - (기범) 어
(김 순경) 아니, 송 경위님이 1년 동안 공친 거 1개월 만에 잡았네요?
[문 경사의 웃음] - (기범) 나랑 같냐? - (김 순경) 아, 역시 팀장님
(기범) 절로 앉아
- (기범) 김 순경, 위치로 - (김 순경) 아, 예
넌 오늘 나랑 여기서 밤새운다
(기범) 네 아래위, 범행에 관련된 놈들 거래한 물건들
싹 다 불어야 될 거야, 응?
(미나) 선배, 제가 뭐 도와드릴 일은...
[의미심장한 음악] (기범) 아이, 됐어, 아, 그...
[인공 눈 작동음]
송미나
(미나) 왜 그래요, 선배?
[인공 눈 작동음]
얘는 얼굴이 또 왜 이래?
(범인) [짜증 내며] 부드럽게 합시다, 불면 되잖아
[인공 눈 작동음] 근데 나 아니라니까
몸통은 따로 있다고!
뭐라고?
[인공 눈 작동음] (범인) 몸통이 누구겠어?
얘 지금 뭐라는 거냐?
김 순경
[인공 눈 작동음]
문 경사님
[인공 눈 작동음]
양 형사
[인공 눈 작동음]
[가쁜 숨을 내뱉는다]
[한숨]
[한숨]
아, 뭐지, 이거?
[한숨]
[의료 기기 작동음]
(기범) 과장님, 갑자기 사람 얼굴이 기억이 안 나서
막 당황한 적 없으세요?
[오 과장이 숨을 들이켠다]
(오 과장) 어, 몸이 허할 때 가끔?
씁, 그럼 이게 흔한 일인가?
(오 과장) 특별한 눈을 얻고도 지금 안면 인식 장애를 논하는 건가?
누군지는 너무 잘 인식돼요 과할 정도로
[무거운 음악]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인데
(오 과장) 누가? [기범의 의아한 신음]
꿈에서 옛날 동료들하고 있는데
갑자기 막 수백 가지 정보가 팝업되더니
얼굴을 가려 버려서
(기범) 몇십 분간 그냥 기억이 지워진 상태로 멍하니 있었어요
꿈이라면 끔찍하고 현실이라면 더 끔찍하겠는데?
이 인공 눈이 혹시 기억에 영향을 주기도 하나요?
평소 쌓였던 불쾌한 기억이
안 좋은 꿈을 꾸면서 해소되기도 하지
(오 과장) 뭐, 일시적인 증상이라면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니고
그 기억이 불쾌한 정도가 아니라는 게 문제죠
[장치 작동음]
"신체 수동 제어 활성화 중"
[기범의 놀란 신음]
(기범) 아, 깜짝이야, 진짜
웬일이세요?
회의 시간 다 됐어, 그리고
여기는 너만 오는 곳이 아니잖아
아이, 뭐, 그렇긴 한데
(기범) 아이, 그래도...
아이, 갑시다
이상한 장난을 치고 있어
아이참
[멀어지는 발걸음]
[문이 쓱 열린다]
(광철) 회의 가
갈 거야, 이 자식아
좀만 있다 갈게
[잔잔한 음악]
파편적인 이미지들은 보이는데
연결이 잘 안돼
그거면 충분해
그리고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거니까
넌 걱정하지 말고
(광철) 사연 많은 루갈답게 이제야 나도 할 얘기가 좀 생기네
회복에만 신경 쓰시죠?
내 회복력이야 뭐
충전만 되면 도마뱀 수준이고
[피식 웃는다]
그래, 너 때문에 내가 좀 웃는다
뭐야? 고백 각이네
야, 이 자식아
내 사람 잃는 기분 다신 느끼기 싫다고 이 말이잖아
누나 마음 다 알아
누나의 웃음 윤활제가 될 수 있게
내가 얼른 회복할게
오냐
[살짝 웃는다]
[새들이 지저귄다]
[의미심장한 음악] (여자) 승민아, 뭐 해?
가자, 집에
[여자의 비명]
[떨리는 목소리로] 뭐야?
[여자의 겁에 질린 신음]
[무거운 음악] (근철) 박 의원 사건이야
수장을 잃은 아르고스의 대외용 쇼로 치부하더라도
요 근래의 연이은 사건들은 시사하는 바가 달라
[버튼 조작음]
권력 지형은 재편 중이고 [버튼 조작음]
범죄 양상은 꽤 전시적이고
상당히 우려스럽게 변하고 있다
그때마다 등장하는 한 미친놈
황득구 때문이겠죠?
최예원이 배후일 수도 있어
(근철) 최용 역시 만만치 않은 놈이고
잠깐 밀렸지만 봉만철 그놈도
당하고만 있을 위인은 아니지
자기 구역에서 당한 설민준은 어떻게 된 겁니까?
그 부분에 대한 추가 조사는
강기범이 맡을 거다
혼자 말입니까?
내가 통제할 거야
(근철) 첨단 기술을 장착한 자를 잘 활용해 보자고
우린 광철이가 기억해 낸 증거부터 쫓는다
[문이 쓱 열린다]
- (기범) 광철이는... - (태웅) 광철이가, 어?
(기범) 먼저 하세요
(태웅) 잠을 못 자는 것 같아
(기범) 오죽하겠습니까 안 그래도 마음 약한 놈인데
(태웅) 넌 괜찮고?
(기범) 응?
(태웅) 잠
(기범) 엿듣는 취미가 생기셨네?
(태웅) 들리는 걸 들었을 뿐이야
(기범) 아니, 근데 지금 제 걱정 해 주시는 거 맞죠?
일손 달리니까 몸 관리나 잘해
[멀어지는 발걸음]
[문이 쓱 열린다]
[피식 웃는다]
[어두운 음악]
(예원) 갑작스러운 호출에 응해 주셔서 감사해요
이런 일은
직접 전하는 게 경우에 맞겠다 싶어서
(용) 어제는 문전 박대 하시더만
오늘은 엄청 예의 차리시네
(만철) 허, 식전 댓바람부터 뭔 일로 그러는지 들어나 봅시다
(예원) 어제저녁 [한숨]
설 대표 재즈 바가 좀 시끄러웠다는 건 잘 아실 테고
그 이유를 말씀드리죠
설민준
경찰 스파이로 밝혀졌어요
(만철) [말을 더듬으며] 뭐, 뭐, 뭐라고?
아이, 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는 거여, 지금?
(장 마담) 세상에
(용) 농담도 자리를 봐 가면서 해야지
어디 동네 반상회도 아이고
황득구 부회장이 직접 알아낸 겁니다
증거도 물론 있고요
[만철의 기가 찬 웃음]
(만철) 아따, 타이밍 기가 막혀 불구마잉
아이, 우리 회장님 황천길 가시자마자 발 없는 돈이
느닷없이 사라지질 않나
멀쩡한 깡패 새끼가 하루아침에 공무원이 되질 않나
뭣이여?
그럼 나도 내일이면 산송장 될 수도 있겄네?
그, 증거란 거 믿을 만합디까? [문이 달칵 열린다]
무슨 뜻이죠?
조작된 걸지도 모르잖소 [문이 탁 닫힌다]
(용) 어떤 상놈의 새끼가 우리들 하나씩 제치려고
(득구) 걸어오느라 다 못 들었는데
[용의 한숨]
쌍놈의 새끼가 뭐 어쨌다고? [용의 코웃음]
아이, 그게 아이고
(용) 설민준이 근마가 경찰이라는 게 말이나 돼야 말이지
최 회장님
(득구) 대신 말 좀 해 주시죠
직접 보고 들으신 게 뭔지
[긴장되는 음악]
[한숨]
경찰 서류도 똑똑히 확인했고
본인도 자백했어요
[장 마담의 어이없는 숨소리]
(득구) 우리 회장님이 얼마나 화가 났으면
걔를 그 자리에서 보냈겠어?
[만철의 탄성]
죽였어?
내가 끝을 보지는 못했던 것 같은데
(용) 다 믿을 수 없고
어이, 황득구, 다 좋은데
선은 넘지 마라
(득구) 나랑
설민준 애들이랑 붙을 때 다른 세력이 끼어들었어
달호 밑의 정예들도 다 나가떨어졌고
가까스로 한 놈 생포했는데
그것마저 살려서 빼내 간 놈들이 있어, 누굴까?
(용) 니 말 그거 진짜가?
말끝마다 물음표네?
거슬리게
[살짝 웃는다]
(장 마담) 오빠들, 아이, 우리끼리 왜 이래?
내 눈썰미 보통 아닌 거 알지?
내가 직접 확인해 본 뒤에 다시 모입시다, 응?
(기범) 이따가 다 같이 폐차장 가 볼 거야
심심해도 좀 참아
제가 없는데 '다 같이'가 아니죠
(기범) 왜 또 까칠 모드야?
내 눈으로 직접 봐야 확실한데
강기범 눈으로 현장 상황 공유될 거니까
무리할 필요 없어
보이는 것 이상을 봐야 한다고요
(광철) 제대로 반격 한번 못 하고 당했다고
미션에서 제외시키는 거면 서운해요
(기범) 얘 또 뭐라는 거야? [태웅의 한숨]
(미나) 너 걱정해서 그러는 거야
무리하지 말라고
현장 검증 확실히 해 주세요
사소한 것도 놓치지 말고요
어쭈?
(태웅) 걱정 말고 넌 치료 잘 받아
[무거운 음악] [옅은 한숨]
[피식 웃는다]
[기범이 피식 웃는다]
제 서방님 멋지게 보이게 하려고
참 많이도 준비를 했네
[노크 소리가 들린다] [수첩을 탁 덮는다]
(기범) 예
(태웅) 나갈 준비 다 했어?
(기범) 예, 안 그래도 입을 옷 좀 골라 보고 있었어요
[문이 탁 닫힌다]
국장님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따르겠지만
조장으로서 할 말은 할게
네
조금이라도 위험하다 싶으면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바로 호출해
(태웅) 다들 걱정하니까
네, 걱정 안 하게 할게요
그래
(태웅) 그건 뭐야? 광철이가 말하던 그 수첩인가?
(기범) 아, 예
우리 와이프 수첩인데
형사 때 월급 얼마 안 되니까
해 주고 싶은 리스트 쫙 써 놨더라고요
[잔잔한 음악]
눈 생기고 나서 보니까 꼭 유언 같아서
한번 따라 해 보려고요
아이, 그, 광철이 놈 하도 궁금해하니까
[피식 웃는다]
사실 저도 이거
오랜만에 꺼내 보기 참 힘들었었는데
알려 주려고요, 같은 팀이니까, 이제
가끔 튀는 패션
팀워크에 좋지 않지만
이해하도록 해 볼게
[웃음]
고맙습니다
- 수고 - (기범) 네 [태웅이 기범 어깨를 톡 친다]
[기범이 옷걸이를 달그락거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문이 탁 닫힌다]
[득구의 한숨]
강기범
너나 나나 멈출 생각이 없네?
[피식 웃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득구) 여태 안 가셨어? [문이 탁 닫힌다]
(용) 여가 니 안방이가, 어?
감히 여가 어디라고 니들 연놈이 살림을 차려?
아이, 성가시게, 씨
일에 방해되잖아, 어?
[용의 코웃음]
(득구) 불안해서 미쳐 날뛰고 싶은 건 알겠는데
나한테 이러고도 괜찮겠어?
회장님 집에서 나가
[어두운 음악]
(득구) 내가 나가고 말고가
최 영감 명령으로 되나?
(용) 이 자슥이 뭔 작당을 벌이고 있노?
[만철의 웃음]
(만철) 아야, 우덜이 한번 당해 주니까
다 니 시상 같냐?
[용의 코웃음] 죽 쒀서 개 주는 꼴은 죽어도 몬 봐야
[피식 웃는다]
죽 쑬 깜냥이나 있나 몰라
아가리 놀리는 재주로 연명하는 양반들이
(용) 이게, 이게 진짜 보자 보자 하니까 [문이 달칵 열린다]
씨...
(달호) 형님 [문이 탁 닫힌다]
달호 왔습니다
아이, 형님들은 왜...
- (득구) 야, 민달호 - (달호) 예
앞으로 집 안에 누구 들일 때 보안 검사 확실하게 해
(용) [버럭 하며] 이게 돌았나?
지금 내를 뭘로 보고
내가 한다면 하는 놈인 거 니도 잘 알 끼다
- 말 많네 - (용) 대가리에 숨구멍 나기 싫으면
나 같았으면 벌써 열 발은 쐈겠다 그냥 쏴
(만철) 아, 뭣 해? 확 쏴 불어!
- 달호야? - (달호) 예, 형님
손님들 나가시게 밖으로 뫼셔라
(달호) 아, 형님, 이러지 마시고... [만철의 만류하는 신음]
(용) 오냐, 오늘 어디 끝장을 보재이
(득구) 민달호!
[달호의 다급한 신음] (만철) 어허!
[용의 비명] [총성]
[긴장되는 음악] [만철의 비명]
[만철의 신음] [용의 비명]
[용의 고통스러운 신음]
[만철의 거친 숨소리]
[만철의 신음]
[힘주는 신음] [용이 칼을 쓱 뺀다]
[아파하는 신음]
[거친 숨소리]
[용의 힘겨운 신음]
(용) 봉만철이! 개않나?
[힘겨운 목소리로] 나한테 지금 뭔 짓을 한 거...
아이, 그게...
[만철의 신음] 회장님 댁에 무단 침입도 모자라
(득구) 식구들끼리 총질까지
쿠데타로 봐도 불만 없지?
[분노에 찬 숨소리]
[힘겨운 신음]
[만철의 고통스러운 신음] 벌을 받으려면 일단 살리고 봐야지
- (득구) 뫼셔라 - (달호) 예
니 안 내려놓나!
[만철의 고통스러운 신음] [용의 거친 숨소리]
[만철의 아파하는 신음]
꼴에 죄책감은
[헛웃음 치며] 씨...
(장 마담) 정말 몰랐어, 설민준?
얼굴 반반하고 예의 바른 실무자 타입
[무거운 음악] (예원) 쓸데 많겠다고
언니가 침이 마르게 칭찬했던 딱 그 정도던데요?
[웃음]
많이 컸다, 최예원?
잡혀 먹히게 생겼는데 안 크고 배겨요?
(장 마담) 근데 더 커야겠어
쓸데가 많댔지 곁을 주라고는 안 했거든
그런 적 없어요
(장 마담) 아무튼
아, 근데 생각할수록 괘씸하네
피 묻혀 가며 키워 줬더니
속으로는 정의로운 척 얼마나 위선을 떨었을지
한편으로는 대단하죠
감쪽같이 속였으니
(장 마담) 그래, 근본이 뭐든 우리 속에 꽤 잘 스며들었어
돌아가길 싫을 만큼 돈맛도 봤을 텐데
왜 그랬나 몰라
그걸 눈치챈 황득구는 어떻고요
[헛웃음 치며] 황득구
(장 마담) 그 새끼가 이 모든 화근이야 네 신랑 아작 낸 것도
[의미심장한 음악]
딴 사람들은 다 날 의심하던데
언니만 다르네?
(장 마담) 감, 힘밖에 쓸 줄 모르는
사내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비결이랄까?
널 고른 거 보면 모르겠니?
그 신통한 감이 뭘 했길래?
(장 마담) 겉으로는 여리여리 세상 청순해 보여도
속으로는 아무리 삼켜도 채울 수 없는 욕망이 드글드글
이런 앙상블 드물다, 너?
그래서 고용덕한테 바쳤구나?
바치다니, 얘는 상스럽게
얹은 거지
먹기 쉽게
언니는 나 안 무서워요?
널? 내가?
[장 마담의 어이없는 웃음]
(장 마담) 이번엔 기른 정 때문에 살려 준 거야
설민준이랑 엮여서 소리 소문 없이 죽기 싫으면
행동거지 조심해
[의미심장한 음악]
(기범) 아르고스 쪽에 정보원 하나 둘까 합니다
누구를?
(기범) 뭐, 잔챙이들 가지고 뭐 하겠습니까
신분 노출 없이 바로 다이렉트로 접촉할 시나리오
이미 준비해 놨습니다
[한숨]
설민준도 최예원 장악엔 실패했어
조심해
어떻게 아셨어요?
(근철) 너에 대한 모든 통제권 나한테 있어
네 정보와 네 생각도 당연히
그럼 뭐, 말씀 안 드려도 다 아시니까 시시콜콜 보고는 안 드릴게요
그쪽과 연락은 이걸로 해
추적을 피할 수 있을 거야
[새들이 지저귄다]
[어두운 음악]
[기범의 한숨]
(예원) 문
[기범의 어이없는 웃음]
(기범) 이럴 거면 왜 열어 준 거야
[기범이 차 문을 탁 닫는다]
[긴장되는 음악]
[칼 소리가 챙 난다]
(브래들리) [웃으며] 아이고, 깜짝 놀랐네
(수잔) 좀 조용히 해 줄래요?
네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예원) 눈빛은 그대로인데
방심도 실력 아닌가?
기껏 차려입었더니 옷 다 구겨지겠네
좀 내려와서 얘기합시다
눈은 거짓말 못 해
원하는 게 뭐야?
[기범의 한숨] [헛웃음]
(기범) 말 꺼내기도 전에 칼부터 들이미네
그, 뭐, 무서워서 같이 얘기하겠어요?
담력 테스트 정도는 해 봐야지
오케이, 그럼 나도 뭐 예의 차릴 필요는 없는 것 같고
뭘 해 줄 수 있는지 얘기나 좀 들어 볼까?
[의미심장한 음악]
(기범) 근데 뭐 하는 분이시길래 이렇게 날을 세우고 계신가
그쪽부터 말해 봐요 몸 쓰는 게 예사롭지 않던데
군인? 아니면 운동 쪽?
실력만 좋으면 됐지 뭐, 출신이 중요한가
최근에 좀 예민해서, 그 부분이
그냥 뭐, 용병으로 살아요
(기범) 어디 얽매이는 건 딱 질색이라
딱이네
난 책임질 일 없고 그쪽은 얽매일 일 없고
(기범) 그러니까 뭐 하시는 분이길래...
(예원) 아르고스
새 주인이 된 사람
반갑네, 놀란 표정
이제 관심이 좀 생겨?
진짜라면 당연히?
날 좀 지켜 줬으면 좋겠어
[기범의 헛웃음]
방심도 실력이라더니
날 너무 쉽게 믿는 거 아닌가?
(예원) 처음이야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날 도와준 사람
심지어 위험까지 무릅쓰고 말이야
더 설명하면 구차해지니까 할지 말지만 말해
(기범) [한숨 쉬며] 페이는 건 바이 건이야, 핸드폰
사전 예약은 필수고
고객님은 당신뿐이지만 사생활은 지킵시다, 서로
(예원) 하는 거 봐서
정규직도 생각해 볼게
(기범) 아이, 난 얽매이는 거 딱 질색이라니까
차 세워
[타이어 마찰음]
(예원) 내려
(기범) 여기서?
(예원) 계약금
두 번 이상 안 거니까 폰에서 눈 떼지 말고
(기범) [한숨 쉬며] 상전이 따로 없네
[기범이 안전띠를 달칵 푼다]
[자동차 알림음]
[흥미진진한 음악]
(브래들리) 오케이, 예스, 오케이!
최예원 보통이 아닌데요?
그래서 강기범이 맡았잖아
한번 지켜보자고
보셨죠, 예?
착...
[예원을 흉내 내며] '어때?'
'이제 관심이 좀 생겨?'
[브래들리의 헛기침]
(브래들리) [기범을 흉내 내며] '나 얽매이는 거 딱 질색이라니까'
[브래들리의 탄성]
[중얼거린다]
전 잠시, 아...
전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네
[문이 쓱 열린다] (근철) 잘했는데?
[문이 쓱 닫힌다]
[수잔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한숨]
(브래들리) 정리하자면 최예원이 호출만 하면
아르고스 본진을 제집처럼 드나들 수 있게 됐다, 이거죠
아이, 그럼 기범 선배가 볼일 있다고 한 게
그게 최예원 만나는 거였어요?
예, 그러니까
둘이 구면이라 그런지 아주 협박했다가 달랬다가
(브래들리) 아주 그냥 정신을 쏙 빼 놓던데, 응?
아...
(미나) 근데 이거 우리도 몰랐던 거면은
시크릿 미션 같은데 이렇게 막 떠벌려도 되는 거예요?
아니, 그냥... 알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알고 싶다고 한 적 없고 공사 구분 좀 합시다, 끊어요
[버튼 조작음]
[통화 종료음]
[한숨 쉬며] 나 이번에도 잘못되면 나 독방인데, 진짜, 씨...
아니, 최예원을 혼자서 왜 만나? 위험하게
강기범
좋아해?
아니요
그렇군
[무거운 음악] [개가 왈왈 짖는다]
(인공 눈) 이건 꼭 말씀드리고 싶군요
어? [흥미로운 음악]
(인공 눈) 경미한 자상도 저한테는 위험합니다
얘 또 뭐라는 거야?
(인공 눈) 대화를 원하신 거 아닙니까?
[인공 눈 작동음]
(인공 눈) 대화하기 원하십니까?
황득구에 대한 모든 걸 찾아
[인공 눈 작동음]
(기범) 그러니까 너는 말도 하고 생각도 하고 뭐, 자아가 있는 거야?
(인공 눈) 오늘 아침 10시 5분 57초
이식 외과 전문의의 진단은 흘려들으시는 게 좋습니다
(기범) 누구?
(인공 눈) 앞으로는 평소 부르시는 호칭대로 써 드리죠
꿈과 기억을 연관시킨 오 과장의 해석은 틀렸습니다
그러니까 너를 만든 사람보다 네가 더 낫다?
(인공 눈) 분석 결과를 말씀드릴 뿐입니다
[헛웃음]
(기범) 이놈 봐라
(광철) 형, 기범이 형
[버튼 조작음]
광철아
[무거운 음악] (기범) 나 지금 폐차장 도착했고
내 눈하고 네 기억력으로 퍼즐 한번 맞춰 보자
네, 해 볼게요
내가 봤을 땐 여기다 바로 은폐했을 확률이 높아
(광철) 예전엔 기억을 떠올리는 것 자체도 무서웠는데
지금은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네요
[인공 눈 작동음]
"불일치"
"불일치"
"일치"
어? 저거다
(광철) 근데 다 타 버렸는데요?
그놈들 맨날 하는 짓이잖아
(광철) 괜히 헛걸음시켰네요
아니야, 이쪽은 남아 있어
(기범) 야, 근데 이건 뭐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될지 모르겠네
[시스템 작동음] 조장은 아직이에요?
힘쓰는 건 조장인데
그러니까
[탁탁 소리가 들린다]
[기계 팔 작동음] [기범의 놀란 신음]
[헛웃음]
(기범) 이야, 참 적으로 만나기 껄끄러운 분이시네
[미나의 헛기침]
- (기범) 왔어? - 네
(기범) 둘이 뭔 일 있었어요?
표정이 왜 이래?
(태웅)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든가
- (기범) 왜? - 광철아, 다음은?
(광철) 혹시 안에 뭐, 보이는 거 있어요?
(기범) 조장, 여기 한번만 열어 줄래요?
(태웅) 또 내가?
(기범) 그럼 누가 해요? 빨리요
[태웅의 한숨]
[기계 팔 작동음]
[태웅의 한숨]
[태웅의 놀란 신음]
(태웅) 아이... [긴장되는 음악]
[기범의 한숨]
광철이가 봤던 게 정확했던 거네
(광철) 근데 좀 이해가 안 가는 게
그때 분명히 들었거든요
얼려서 갈아 버리라고
[한숨]
(태웅) 굳이 얼린 시체를 숨기지도 않고 여기서 태웠다는 건
(미나) 우리더러 보라는 거죠
'파 볼 테면 파 봐라'
우리가 다시 검사해서
피해자 찾고 유족 찾고 다시 수사 시작하면
우리 스스로 놈들 아가리 속에 제대로 들어가는 거지
(미나) 손도 안 대고 코 풀겠다?
[다리를 탁 친다]
나쁜 새끼들
(기범) 이런 짓거리를 해 놓고도 낄낄대는 놈들
이번에도 웃을 수 있는지 한번 두고 보자고
[의료 기기 작동음] [원봉의 헛기침]
[어두운 음악] (용) 아이고
내도 모르는 이런 데가 있었다니
(득구) 병원인데 뭘 그리 놀라실까?
말해라, 뭔 작당을 꾸미고 있노?
뭐...
(득구) 사람도 고치고
[용의 헛웃음]
약도 발라 주고
그래도 안 나으면
침도 놔 주고
[침을 탁 쏜다]
[신음]
[용의 비명]
(용) 지, 지금 니 내한테 뭔 짓을...
[용의 괴로운 신음]
따끔하지? [용의 거친 숨소리]
- 나으려면 좀만 참아 - (용) 뭐?
조직은 안중에도 없고
[득구가 침을 탁 쏜다] [용의 비명]
(득구) 제 잇속만 챙기는 거지 근성
비전은 없고 [용의 거친 숨소리]
위에서 시키는 일만 대충 때우는 노예근성
[침을 탁 쏜다] [용의 힘겨운 신음]
넌 암세포야, 최용
도려내야 전부가 살아
[용의 힘겨운 신음]
(용) [떨리는 목소리로] 우, 우리 헹님 제친 것도 니지, 응?
안 봐도 비디오다, 이 배은망덕한 놈
봤어?
(용) 최예원이 그거
니 머리 꼭대기에 있다이
절대로 니 마음대로 안 될걸?
내 마음을 알아?
[용의 비명]
(용) [떨리는 목소리로] 조직 다 먹을라 카는 거
내 모를 줄 아나?
잘 들어
아르고스는 발돋움 판이지 목표 따위가 아니야
[용의 괴로운 신음]
(득구) 진짜 문제는 말이야
나도 이 끝을 모른다는 거야
[고통스러운 신음] [긴장되는 음악]
로비한 정치인 리스트 어디 숨겼어?
그, 그런 거 없다
모를 줄 알았어?
너처럼 겁 많은 새끼가 안 적어 놨을 리 없지
[용의 거친 숨소리]
[득구의 한숨]
(득구) 현 회장이랑은 얘기 다 끝났으니까
넌 찌그러져 있어
[용의 힘겨운 숨소리] 앞으로 2분
[용의 힘겨운 신음]
선택해
대가리 터져서 뒈질지
[득구가 서류철을 툭 던진다]
다 불고 허수아비로 살든지
[버튼 조작음] [의료 기기 작동음]
[용의 비명]
[말을 더듬으며] 잠깐, 잠깐, 다 불 테니까
당장 빼!
[용의 비명]
써, 갈겨 쓰지 말고 정자로
[괴로운 신음]
[떨리는 숨소리]
[용의 겁먹은 숨소리]
[용의 비명] [석션기 작동음]
[용의 신음]
[용의 비명]
[용의 고통스러운 신음]
[힘겨운 신음]
[석션기를 쟁그랑 던진다]
[힘겨운 신음]
무기를 쥐고도 쓸 줄을 몰라요
[득구의 비웃음] [득구가 서류철을 툭 내려놓는다]
(득구) 그쪽도
분발해야지?
(원봉) [말을 더듬으며] 아, 예
[용의 신음]
[피식 웃는다]
아이, 새끼들
(수잔) 피해자는 총 네 명 [버튼 조작음]
온전한 시체는 없고
전부 특정 장기나 신체 일부가 사라진 상태예요
그것도 의료 행위에 의해서요
(광철) 장기 적출 당한 거야
시체를 얼린 건 썩는 냄새를 감추려는 수작이고
(브래들리) 아, 공교롭게도 이 네 명 모두
경찰이에요
[무거운 음악] 최근 1년 사이에 아르고스를 쫓다가 실종된
진짜 경찰
(근철) 대외적으로는 비리 경찰로 알려질 거야
아르고스와 손을 잡았거나
놈들에게 이용당한 후 버려진 경찰이라고
아르고스를 쫓았던 게 아니고요?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근철) 있는 것 없는 것 다 갖다 붙여서 악질 비리 경찰로 만들어 놓지
괴롭히는 거 하나는 진짜 지능적이네
(근철) 냉동 탑차 동선 추적해서
감금 장소로 추정되는 곳 전부 찾아
그리고 수잔은 피해 경찰들 명단이랑 주소, 연락처
정리해서 내 책상에 올려 두고
(수잔) 네
[브래들리의 한숨]
[문이 쓱 열린다] (미나) 근데 한 장소에서 나온 게
다 경찰이라는 거요
[문이 쓱 닫힌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요?
(광철) 경찰을 우습게 아는 거지
(태웅) 이건 메시지야
조롱하는 동시에
우리를 도발하는 거지
[무거운 음악]
(기범) 국장님이 제 누명을 벗겨 주시지 않았던 이유
이제야 좀 알 것 같습니다
(근철) 뭐가?
(기범) 진실은 중요한 게 아니었기 때문인 거잖아요
(근철) 놈들한테는 알려 줘야지
진실은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래야죠
근데 혼자서 참 힘드셨겠어요
(기범) 같이 일하는 사람 구하랴 험지에 사람 심으랴
상하좌우로 압박해 대는 놈들하고 사투 벌이랴
발버둥 쳤을 뿐이야
해야 할 일이 있으니
그 발버둥에 제가 모터 하나 달아 드릴까요?
국장님 믿고 제 삐딱선 잘 절제하면서 충성하겠습니다
난 그 삐딱선 내 식대로 이용해 볼 생각인데?
[피식 웃으며] 그러시든가요
[한숨]
[긴장되는 음악]
(할아버지1) 아, 요거 또 묘수가 나왔네
[할아버지2의 탄성]
(할머니) 뭐야, 장기 두는 사람 어디 갔나?
- (할아버지1) 어, 이건 뭐야? - (할머니) 뭐야?
[할머니의 비명] (할아버지1) 뭐야?
[사람들의 놀란 신음]
[할아버지들의 비명]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양 형사) 야
[안전띠를 달칵 푼다]
[사람들의 비명]
[할머니가 울먹인다] [소란스럽다]
[할아버지들의 놀란 신음]
(할아버지1) 뭐야, 사람 머리인 겨?
[긴박한 음악]
(근철) 어
위에도 보고가 됐나?
네
언론에서도 곧 냄새를 맡을 겁니다
[한숨]
(양 형사) 더 커지기 전에 국장님이 해결해 주시면 더 좋고요
[근철의 한숨] 저, 국장님
기범이는
잘 지내죠?
뭐, 아직까지는
제가 도울 일은 없습니까?
자네 자리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지 않나
[어두운 음악]
[근철의 한숨]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마우스 클릭음]
(광철) 뭐예요, 국장님?
[근철의 한숨]
[광철의 놀란 신음]
(기범) 왜? [광철의 힘겨운 신음]
(광철) 이거 그 사람 아니에요? 재즈 바
[무거운 음악]
(광철) 도대체 뭘 어쨌길래 이렇게까지...
팬들한테 해명 영상을 올렸었어요
공연이 갑자기 중단된 이유에 대해서요
[영상 속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어, 여러분
이재한입니다
어, 지금 여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이게
공연이 갑자기 중단이 됐습니다
어, 근데 이 자세한 상황은 이따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르고스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었는데
어떤 식으로든 아르고스가 연상이 됐다면
가만둘 수 없었겠지
(기범) 진짜 미친놈들이네, 이거?
감정이 앞서면
진실을 볼 수 없어
(브래들리) 아유, 잠깐, 뭔데요?
아, 잘 만들었네 [광철의 한숨]
어? 뭔 소리야?
(브래들리) 아, 이거 밀랍이랑 두개골로 맞춘 다음에
[어두운 음악] 잠깐...
아이, 잠깐만
아, 피부는 진짜 사람 거구나
그래서 그럴싸해 보였네, 이게 가짜예요, 가짜
(근철) 정교한 것으로 봐서 사진 따위를 보고 흉내 낸 수준은 아니야
실제로 납치된 게 분명하다
아직 살아 있다는 뜻이군요
그렇다면 한시라도 빨리 찾아야죠
정말 죽을지도 모르잖아요
- (근철) 수잔 - 네
[수잔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근철) 이건 내가 찾아낸 단서다
폐쇄된 공장이야
양 형사 말에 따르면 저자가 박스를 운반한 남성으로 보인다
이후 행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두 시간 후에 놀이터에 나타나 박스만 놓고 사라졌다
이자의 행적은 경찰이 쫓고 있고
(기범) 그럼 저기가 지금...
그래, 우리가 찾던 곳이고
우리가 척결해야 될 장소다
이재한 씨도 저기로 납치됐을 확률이 높겠네요
(태웅) 구출이 목표입니까 아니면 토벌까지입니까?
(근철) 우리를 우습게 아는 놈들한테
확실하게 보여 줘
우리가 강하다는 걸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그럼 죽여도 됩니까?
공장이 외진 곳에 있다
(근철) 난 보고된 내용만 듣겠다
(태웅) 전부 살려서 오겠습니다
출발해
(기범) 네
[긴장되는 음악]
[문이 쓱 열린다]
[사람들이 거세게 항의한다] 유명 재즈 팀 리더인 이재한 씨의 실종 소식입니다
[소란스럽다] (기자1) 이 씨는 최근 공연과 관련한
해명 동영상을 개인 방송에 올렸는데요
소속사 측에선 그 직후부터 모든 연락이 두절됐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기자2) 즉각 수사에 나선 경찰은
전방위로 수색을 벌이면서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괴담처럼 퍼지고 있는
인간 사냥 루머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수사과장) 유가족들과 같은 마음으로
전면적인 재수사를 시작했습니다
현재까지 수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실종 사건은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특정 범죄 단체와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긴장되는 효과음]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네티즌1) 제대로 된 국민 지킴이를 세워 달라
(네티즌2) 수사, 수사 말로만 하지 말고 범인 좀 잡아
(네티즌3) 학교도 학원도 못 보내요 무슨 일을 당할지 어떻게 알고?
(네티즌4) 경찰은 뭐 하나, 검찰은 뭐 하나?
(네티즌5) 함부로 글 쓰다가 똑같은 꼴 당한다
(네티즌6) 실종 사건 하나 해결 못 하는 수사 담당자들 해임시켜라
(네티즌7) 아르고스라면 나라도 지릴 듯
(네티즌8) 아르고스? 그게 뭐임?
(네티즌9)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다하라
[마우스 클릭음] (네티즌10) 무서워서 밖을 못 나가요
[마우스 클릭음]
(V) 감정에 북받친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네
우리가 원했던 타이밍이 온 것 같습니다
루갈의 존재를 드러내도 좋다는 말씀인가요?
위에선 성과를 원해요
(V)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파격적인 뭔가만 있다면
뭐라도 좋습니다
그 말씀 내 식대로 해석해 적용해 봐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
[긴장되는 음악]
[문이 달그락 열린다]
[글러브 작동음]
[긴박한 음악] [조직원1의 기합]
[조직원1의 비명]
(광철) 뭐야, 이게?
(기범) 저거 사람 아니야?
[어두운 음악]
[태웅의 탄성]
(태웅) 이런 식으로 시체를 은폐했었네
(미나) 이게 다가 아닐지도 몰라요
(광철) 이 자식들, 대체 얼마나 죽인 거야
[기범의 한숨]
[광철이 열쇠를 잘그랑 집어 든다]
좀 더 찾아볼까요?
(기범) 잠깐만, 저기도 냉동 창고가 있지?
[광철이 열쇠를 잘그랑거린다]
[인공 눈 작동음]
(기범) 애초의 건물 도면하고 너무 달라
이 냉동 창고도 새로 지은 거야
(광철) 아이, 그럼 여기다 뭘 짓고
시체를 집어넣고 또 짓고
이런 걸 반복했다고요?
(기범) 필요할 때마다 거의 다시 지었다고 봐야지
(미나) 그럼 이 공장 전체가 통째로 무덤일 수도 있겠네요
(태웅) 지하에 내려가 보자
[자물쇠가 철컥 열린다]
[인공 눈 작동음]
(기범) 어이, 거기, 좋은 말로 할 때 나와라
[문이 탁 닫힌다]
맙소사
[음산한 음악]
- 살아 있어 - (기범) 일단 구급차부터 부를게요
[인공 눈 작동음]
아니, 이거 왜 연결이 안 되지?
[버튼 조작음]
[쉭 소리가 난다]
[긴박한 음악] [문이 철컹 닫힌다]
[자물쇠를 잘그락 잠근다]
[문을 쿵쿵거린다]
이거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죠?
(광철) 우리를 다 얼려 죽이려나 본데요?
[무거운 음악]
(태웅) 시간이 없다, 지체하면 죽어
- (기범) 광철아, 이 벽 한번 쳐 봐 - (광철) 네
[글러브 작동음]
[광철의 힘주는 신음]
보통 벽이 아니에요, 난 어림도 없어
형이라면 몰라도
(태웅) 뚫을 수야 있겠지만 시간이 좀 걸려
그 전에 전부 얼어 죽을 거야
[기범의 한숨]
(기범)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에요
(광철) 뭔데요? 빨리 말해 봐요
(기범) [한숨 쉬며] 근데 이거 좀 너무 가혹한데
가릴 여유 없으니까 빨리 말해요
(기범) 아니, 아니야, 좀, 좀 더 고민해 보자 방법이 있을 거야
(태웅) 말해, 방법 없어
그럼 이거 그냥 의견 차원으로 들어 줘요
(기범) 선택은 나중에 다 듣고 나서 하고
광철이 복구 수술 할 때 전 과정을 다 지켜봤는데
우리 몸에 이식된 부위들은 어떻게 연결하고 조작하느냐에 따라
폭파 장치로 개조할 수 있더라고
[의미심장한 음악]
[심전도계 비프음]
[인공 장기 작동음]
(광철) 좋아, 나 이 안에 인공 장기 여러 개 있어
그중의 하나 떼서 이 문 폭파시키면 되겠네
(기범) 너는 안 돼, 인마
(광철) 왜 안 돼요?
네 건 전부 다 연결돼 있어서 하나만 잘못 건드려도 치명적이야
(기범) 특히나 지금처럼 몸도 성치 않을 때는 더더욱
[옅은 한숨]
남은 건 내 눈하고 조장 팔뿐인데
넌 개조 작업을 해야 하니까 안 될 테고
(기범) 조장
아이, 어차피 내 눈도 두 개니까 그냥 한쪽을...
뽑아
[태웅이 지퍼를 직 내린다] (광철) 형, 미쳤어?
(미나) 조장
방법은 확실하지?
(기범)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몰라요
잘 알겠지만 조장 어깨는 용접이 된 부분이라
[한숨 쉬며] 참을 수 있겠어요?
- (광철) 형, 이성적으로... - 광철이 가만있어
(태웅) 빨리해, 마음 바뀌기 전에
[기범의 한숨]
널 믿는다
한 번에 끝내
[혀를 쯧 찬다]
(기범) 나 그럼 셋 세고 갑니다
하나
둘
둘 반
둘 반의... [기범의 한숨]
아이, 못 해, 못 해 아이, 나 이거 진짜 못 하겠어요
[태웅이 장갑을 퉤 뱉는다]
아픈 건 난데 왜 네가 난리야?
(기범) 아이, 그, 기르던 개 새끼도 발톱 깎을 때 마음이 아픈데
이걸 어떻게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뽑아요, 그러면?
뭐, 개새끼?
(기범) 아니, 그 조장이 개새끼라는 게 아니라
아무튼 그, 좀 고민해 봅시다 방법이 있을 거야, 진짜
[무거운 음악] (태웅) 강기범
살아서 복수하고 싶으면 내 말 똑바로 들어
넌 네가 목표로 삼은 일은 무슨 대가를 치르든
지르고 보는 놈이잖아
알량한 네 양심 필요 없고
나도 엄살 피울 생각 없으니까
당장 뽑아
알겠어?
진짜 괜찮겠어요?
나도 너만큼 절실한 놈이야
(태웅) 내 팔로 안 되면 다음은 네 눈깔이야 [광철의 한숨]
될 때까지 한쪽씩 뽑아 주지
[태웅이 재킷을 탁 놓는다]
[재촉하는 신음]
그럼 진짜 셋만 세고 갑니다
[숨을 후 내뱉는다]
[긴장되는 음악] (기범) 하나
둘
[태웅의 힘겨운 신음] (미나) 조장, 괜찮아요?
[태웅의 아파하는 신음] - (미나) 광철아 - (광철) 어
[태웅의 힘겨운 신음] (광철) 미치겠네
[비명]
형, 괜찮아?
[태웅의 아파하는 신음] [한숨]
[기범의 한숨]
[지지직거린다] [태웅의 괴로운 신음]
[태웅의 비명]
[힘겨운 목소리로] 제대로 안 터지면
[태웅의 신음]
넌 내 손에 죽는다
[인공 눈 작동음] 그럴 일은 없습니다
"팔 제어 메인보드"
"과충전 폭발"
[아파하는 신음]
[기계 팔 작동음]
(기범) 피해 [태웅의 신음]
[기계 팔 작동음] [폭발음]
[어두운 음악]
- (기범) 광철아, 조장 챙겨 - (광철) 네
[소란스럽게 싸운다]
(기범) 미나야, 너 조장 데리고 빨리 나가 여기는 내가 마무리할게
알겠어요, 선배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조직원2의 신음]
[소란스럽게 싸운다]
[무거운 음악]
(기범) 설민준도 여기 버려졌을지 몰라
[인공 눈 작동음]
설민준 관련 보안 자료에서 정기 보고서만 추려 보자
황득구와 연관된 자료만 뽑아
[헛웃음]
심미안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갤러리?
(미나) 조장, 정신 잃으면 안 돼요
[차분한 음악] 조금만 참아요
[태웅의 힘겨운 신음]
[태웅의 힘겨운 신음]
어, 견딜 만해
[자동차 엔진 가속음]
[의료 기기 작동음]
(태웅) 오 과장님, 저보다
저 친구 먼저...
(오 과장) 자네 상태도 심각해
또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오 과장)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어 보자
- (오 과장) 브래들리 - (브래들리) 예
- (근철) 강기범은? - (수잔) 아직 복귀 안 했습니다
(수잔) 현장에서 피해 규모를 좀 더 조사 중인 것 같아요
- 스트리밍 연결해 - (수잔) 네
[시스템 작동음] (수잔) 어?
[의미심장한 음악] 연결이 안 되는데요?
(근철) 무슨 소리야? 연결이 안 된다니?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며] 뭔가 중간에서 우리 추적을 따돌리고 있어요
(수잔) 이럴 리가 없는데...
계속 시도해 봐
오류라면 고쳐질 거고
의도적이라면 반드시 패턴이 있을 거야, 알아내
[어두운 음악]
[옅은 헛기침]
[문이 달칵 열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긴장되는 음악]
[한숨]
'웰컴 투 마이 월드'
(득구) 강기범
[무거운 음악]
(기범) 참 고상하게도 산다
살인마 주제에
우리 와인 한잔할까?
내가 아주 아끼는 와인이 있는데 [기범의 코웃음]
(득구) 아, 참
지금 일하는 중인가, 근무?
(기범) 누가 시간 정해 놓고 너 같은 나쁜 놈들 잡아넣냐?
보이는 족족 잡아넣지
가까스로 동사될 위기를 모면해서 그런지
꽤 업되고 자신만만한 모양이네?
실력이 형편없더라고
(기범) 씁, 그래서 이 엉아가 직접 온 거 아니야
하도 날 찾길래
네가 안 오면
[숨을 씁 들이켠다]
이번엔 직접 찾아가 볼까 했는데 수고를 덜어 줘서 고마워
원하는 게 뭐냐?
뭘 위해서 이딴 짓거리를 하는 거야?
내가 하는 일이야
(득구) 너희들이 늘 찾아 주고
의미도 부여해 주고
이것저것 분석도 해 주잖아
물론 다 개소리지만
근데 방금 그 질문은 꽤 마음에 들었어
모른다고 인정하는 태도도 좋았고
진짜 나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진심이 느껴졌달까
[입소리를 쩝 낸다]
잘됐다, 야, 응?
내가 지금 좀 프리한 타임인데
그래서 인내심이 좀 있거든?
지껄여 봐, 뭐든
[살짝 웃는다]
(미나) 국장님
기범 선배 위치가 파악 안 된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
[한숨 쉬며] 아직 파악 중이야
[광철의 걱정스러운 숨소리]
(광철) 혼자 두고 오는 게 아니었어
다른 함정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미나) 명령하시면 기범 선배 찾아오겠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인공 지능의 속삭임이 시작된 것 같다
속삭임이라니요?
강기범의 폭주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뜻이야
(광철) 폭주라면 위험한 거잖아요
우리가 막아야 할 거고
(근철) 아니, 잘만 활용한다면
목적지에 빨리 갈 수도 있지
(미나) 설령 폭주한다고 해도
기범 선배가 원하는 건 하나밖에 없을 겁니다
자기가
(득구) 본인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너같이 재수 없는 새끼 보면 그냥 한 대 두드려 패 주고
(기범) 이게 뭐, 어려워?
나는 원하는 게 아주 심플해
마음에 들어
아직까지는
믿기 힘들겠지만
난 사실 보통 사람처럼 살고 싶었어
[피식 웃는다]
(득구) 학교도 다니고 친구도 사귀고 취직도 하고
뭐, 따분해도 인생이 그렇지, 뭐
근데
처음 살인을 하고 나니
다른 세상이 열리더라고
절대!
되돌아갈 수 없는
돌이킬 수 없는
쾌감이랄까
이야, 너는 미쳤다는 말을 참 어렵게 하는 재주가 있다?
[무거운 음악]
사회가 용인해 줘서 그렇지
너 역시 경찰일 때
폭력과 파괴에 길들여졌을 거야
(득구) 얼마나 좋았으면은
죽었다가 살아나서도 또 그 짓을 하겠어
난 아직 못 끝낸 일이 있거든?
너도 그중 하나고
[피식 웃는다]
이거 봐 우린 서로에게 의미가 된다니까
(득구) 내가 있기에 넌 스스로 정의라 여기고
네 행동을 정당화시키고 있어
안 그래, 강기범?
뭐, 책 읽는 깡패 새끼냐?
(기범) 근데 황득구
네가 모르는 게 있어
넌 그냥 쓰레기야
의미? 정당화?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하고 있네
아마 살인마 새끼들 중에 혓바닥이 네가 제일 길걸?
[득구가 입소리를 쩝 낸다]
품위가 좀 개판인 게 아쉽긴 하지만
넌 훌륭한 페이스메이커가 될 거야
(득구) 끝까지 쫓아와 봐
난 너만 믿고 좀 더 자유로워질 생각이니까
그래, 내가 빵에다 책 많이 넣어 드릴 테니까
그 망상의 바다에서 오래오래 사세요
여기까지 온 기념으로
내가 선물 하나 주지 아주 마음에 들 거야
[다가오는 발걸음]
[의미심장한 음악]
설민준...
(득구) 인사 나눠
과거엔 네 선배였지만
지금은 널 죽일
내 아우
- (영상 속 남자1) 살려 주세요 - (영상 속 남자2) 살려 주세요
(영상 속 남자1) 살려 주세요
[오열하며] 살려 주세요, 제발!
(영상 속 남자2) 살려 주세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 (영상 속 남자1) 살려 주세요 - (영상 속 남자2) 다시는 안 그럴게요
- (영상 속 남자2) 제발 살려 주세요 - (영상 속 남자1) 살려 주세요, 제발!
(영상 속 남자2) 제발 좀... 제발 살려 주세요
[영상에서 음성이 계속 흘러나온다] (득구) 지금 가면 쟤들은 살릴 수 있어
내가 주소를 알려 줄 거거든 여기서 멀지도 않아
근데 못 살리면
고위층 자제분들이라 꽤나 시끄러울 거야
[시스템 작동음]
[영상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득구) 아니, 이게 어려워?
원하는 걸 하면 되잖아 등신 새끼도 아니고
여기서 나를 잡아가든가, 아니면
생면부지인 저 사람들을 살리든가
어느 쪽이야?
뭐, 나는 둘 다 할 건데?
[기범의 신음]
[한숨]
[어두운 음악]
비켜요, 다치게 하기 싫으니까
[기범의 신음]
즐길 시간이 많지가 않아
너에게도, 나에게도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한숨]
[감성적인 음악]
(기범) 애초에 살려 줄 생각이 없었던 거야
피해자든 구하러 간 우리든
우리만 당할 순 없지
(득구) 왜 해야 하는지 알 필요 없어
귀에만 들어가게 만들어
(기범) 당신을 두려워하게 만들 사건이 필요하다?
(예원) 황득구는 그다음이야
(기범) 저수지라
(득구) 뭘 봤고 어떻게 찾은 건지부터 들어 볼까?
(기범) 뿌리까지 뽑아서 완전히 박살 내 버리는 게
진짜 복수 아닐까요?
넌 곱게 죽을 자격이 없어
.루갈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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