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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 손수건 54

s# 호텔 앞 (밤)

영준-들어 가,... 잘 자

현지-...같이 올라 가면 안돼...?

영준-(본다, 보다가) 어서 올라 가, ...푹 쉬어

현지-...혼자 올라가기 싫어....

영준-(본다)

현지-....서울이 나한테 얼마나 낯선지 영준씨 이해 못할꺼야... 낯 선 곳에 와서 밤늦게 혼자 호텔방을 들어서는 기분 ..생각해 봤어...?

s# 호텔방 앞 (밤)

(영준과 현지 방앞으로 다가 온다)

현지-(핸드백에서 도어카드 꺼내 준다. 미소 띤 얼굴로)

영준-(받아서 카드 꽂아 방문 열리면 방문 열어 준다)

현지-(방안으로 들어 간다)

(영준 할수없이 카드 빼서 방안으로 들어간다)

s# 호텔방 (밤)

(방안이 어둡고 영준 현관에 있는 카드꽂이에 카드 꽂으면 방안 불켜진다. 조명등으로)

영준-(다른 불 켜 준다)

(환해지는 방안)

영준-갈께

현지-(영준 안는다) 가지 마,...

영준-(거북한 기분으로 현지 본다)

현지-나 보고 싶지 않았어...? .. 그리웠어...(훅 심호홉 하고 쓴 웃음 지으며) 정말 그리웠어...

영준-현지야...

현지-..난 영준씨가 그렇게 귀국을 할 줄은 몰랐어...어리둥절한체로 영준씨 보내버렸어....

영준-(현지의 팔 풀며) 나중에 얘기하자.... 고단할 꺼야

현지-여자 있어...?

영준-(본다)

현지-... 그래...?

영준-음,... 있어... 내일 얘기하자...

현지-(태연한척 하며 본다)

s# 밤거리

(영준 운전하는 차안)

영준-(기분이 착잡하며 오디오 켠다)

(오디오 셋트에서 영준 라디오 켜는 손)

(음) F.M에서 나오는 음악 (영준의 기분이나 분위기하고 전혀 상관없는)

(영준 운전하며 간다)

s# 영준방 (밤)

(음) 이어지며

(영준 옷 벗는-좀 복잡한 생각과 움직임을 같이)

s# 민주 빌라 (다음날)

(전경)

s# 민주 식당

(아침 먹는 민주, 상민, 오여사-분위기가 무겁고 특히 오여사 힘이 없다)

가정부-(거실쪽에서 들어오며) 안먹는다는데요...?

민주-안먹는데요...?

상민-(일어나려고 하며) 내가 가 볼께...

민주-됐어요, 내버려 둬요,...

오여사-그냥 두게,...나중에 먹으라구,

민주-어머니,... 선주 절대로 내보내시면 안돼요,... 마음 약해지지 마세요,

선주 어린애 아니예요,.. 세상이 지 멋대로 지 감정대로 행동해도 되는 게 아니라는 거 알아야 돼요,... 대학까지 나온 지성인이예요,... 이대로 내버려 두면 평생 미숙아처럼 살 애예요...

상민-(내색 안하지만)

오여사-알았어...

(가정부 물컵 들고 온다)

민주-아주머니, 미스터 정 들어 오라구 했어요...?

가정부-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민주-이리 잠간 오라구 해 주세요

(가정부 나가는데)

상민-(기다리지 말고) 나가면서 얘기해도 되잖아...

민주-나중에 또 이런 얘기 하기 싫어요,...

문기-(들어 온다)

민주-미스터 정,... 선주 자동차 키 가지고 있는 거 있어요...?

문기-네..

민주-절대로 선주 주면 안돼요, 알았어요...?

문기-알겠습니다

민주-그리고 혹시 선주가 외출 하는지 미스터 정이 잘 지켜요,... 만약 선주가 나가는 걸 막지 못하면 미스터 정이 책임져요.. 알았어요...?

문기-네...

민주-됐어요, 나가봐요....

문기-(나간다)

민주-어머닐 믿을 수가 없어서 그러는 거예요..어머닌 선주를 통제 못하세요,

선주 내 말도 콧등으로 듣는 애예요...

오여사-그래,... 큰 일 저질렀으니 혼 좀 나야지...

s# 디자인실

경진-자영 선배 점심 먹으러 안가요...?

자영-가야지

경진-주연 선배-

주연-(오, 엘) 왜 안가,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일인데,... 과장님은 오늘 메뉴 뭐예요...?

과장-특별한 거 없어,... 영업팀장이 순두부 먹으러 가자니까 순두지 뭐...

주연-이렇게 화창한 봄날은 메뉴가 좀 달라야 되는 거 아닌가...?

과장-그럼 봄나물이라도 먹어야 되나...?

경진-난 풀은 싫어요,...먼저 나갑니다..(나간다)...

과장-나도 나가..

주연-맛있게 드세요

과장-그래봐야 지가 순두부지 뭐...(나간다)

주연-우리도 뭐 먹자...

자영-(웃음 띠며) 나 먹고 싶은 거 있어...

주연-뭔데...?

자영-자기도 먹을래...?

주연-(건성으로) 그래애,.. 아무거나 먹지 뭐

자영-아무거나 아니야...

s# 벗꽃길

(여의도나 과천이나 적당한 곳 느릿느릿 걸어오는 자영과 주연)

주연-세상에, 이게 꽃길이냐 꿈길이냐.... 왜들 벗꽃구경 벗꽃 구경 하나 했드니 이거였구나....사람들이 개나리 구경하자 진달래 구경가자 그러진 않잖아

자영-(웃는다)

주연-근데 너 먹고 싶은 거 있댔잖아...

자영-지금 먹고 있잖아....

주연-뭐...?

자영-꽃내음.... 와보고 싶드라....

주연-허허.... 얘가 갑자기 웃음나게 하네...? 우리 꽃내음 먹으러 온 거야...?

자영-웃겼어...?

주연-야 그래도 뱃속은 채워야지이-

s# 벤치

(햄버거 들고 먹고 있는 자영과 주연)

자영-오랜만에 먹으니까 맛있다... 난 햄버거 잘 안먹는데...

주연-일은 잘 진행 되고 있니...?

자영-음,..

주연-너 행복하지,... 눈에 보여,...

자영-틀렸어,

주연-행복하지 않다구...?

자영-행복해, 그런데... 영준씨 할머님 때문에 ..괴로워,... 허락 안하시는데 기여히 어기고 떠나야 하는지....

주연-할수없지 어떡해,... 너 아직은 괜찮은데 곧 표시 나, 배불러 가지고 다닐 꺼야...? 영준씨 맥빠지게 머뭇거리지 마,... 영준씨 하자는대로 해

계획은 언제쯤 떠나는 거야...

자영-영준씬 한달 후쯤으로 생각하고 있어

s# 손할머니 거실

영미네-(인터폰 보며) 누구세요...?...

현지-(휠) 정영준씨 댁이죠...?

손할-(화투패 띠고 있고)

영미네-네 그런데요...?

현지-(휠) 미국에서 온 황현지라고 합니다, 할머님을 뵈러 왔는데요...?

영미네-잠간만요,...

손할-(벌써 듣고 돌아보며) 무슨 소리야...?

영미네-(수화기 든체) 젊은 여잔데 미국서 왔다는데요...?

손할-미국...?

s# 손할머니 거실 (시간경과)

현지-(이미 소파에 앉아 환하게 웃으며 고개 조금 숙이며) 처음 뵙겠습니다

황현집니다...

손할-(빤히 들여다 보며) 자네가 우리 영준이 미국에 있을 때 같이 있던 처자란 말이야...?

현지-네 할머니,...

손할-(쌀쌀하게 해야할지 반색을 해야할지 상황판단이 안되며 빤히 본다)

얘기 들었어,... 자네가 웬일이야....? 미국에 있을 사람이....?

현지-그저께 나왔습니다,... 영준씨가 말씀.. 안드렸나봐요,... 어제 영준씨 만났는데..

손할-(더 상황판단이 안되며) 만났어...?

현지-네,... (한쪽에 잘 두었던 꽃과 영양크림 예쁘게 포장해서 -리본 예쁘게- 탁자위에 올려 놓으며) 할머니, 제 선물입니다....(웃으며) 맘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고민 많이 하다 결정한 거거든요,... 녹용같은 게 좋을까 ..아님 영양제가 좋을까 ... 또 옷도 생각해 보고 ..여러가지 생각하다 할머님 이뻐지시라구 영양크림으로 결정했어요... 육십세 이상 노인들이 바르는 영양 크림이거든요,... 할머니 이거 바르시고 예뻐지세요..

손할-(피식 웃음이난다) 널더러 이뻐지라는 소린 또 수십년만에 첨 들어 보네, 그래,...

현지-지금도 고우시지만 더 예뻐지세요...

(영미네 찻잔 가지고 온다)

손할-(현지의 붙침성이 좀 뜻밖이며 웃는다) 이 아가씨가 아주 말을 맛있게 하네..? 영미네, 나더러 이뻐지라구 얼굴에 바르는 크림을 사왔대...

영미네-할머니 좋으신가봐요,.. 오랜만에 웃으시는 게요

손할-차 들어...

현지-아주머니 잘 마시겠습니다...

영미네-녹차예요.. 햇게 돼서 맛이 좋아요

현지- 저 녹차 좋아해요..

영미네-이거 꽃병에 꽂을까요...?

손할-어, 그래...

영미네-아주머니, 아스피린 있으세요...?

손할-아스피린...?

영미네-없는데....

현지-담에 제가 올 때 사 올께요,.. 꽃 꽂을 때 아스피린을 한알 넣으면 꽃이 오래 가거든요

손할-그런거야...?

현지-(영미네에게) 담에 제가 사다드릴께요...

영미네-그러세요... (들고 간다)

손할-것도...

현지-(할머니 보며 웃는다. 살짝 어감 바꾸며) 할머니... 저 뭐 하나 여쭤 봐도 될까요...?

손할-그래...

현지-혹시,...제가 영준씨를 만나고 이렇게 할머님께 인사 드리는게 괜찮은 건지 몰라서 여쭤 볼려구요,...영준씨... 결혼 할 사람 있어요...? 영준씨가 여자가 있다구 그래서요...

손할-(얼른 당황) 아 아니야, 없어... 만나는 애는 있는진 모르지만 결혼할 앤 아니야, 없어..

현지-(미소 잃지않고) 네에-.... 그렇군요

손할-근데 왜 궁금해,... 우리 영준이랑 헤어졌다면서,... 내 얘기 다 들었어,...

결혼식도 안하고 둘이 같은 집에서 지낸다구 그래서 내가 기암을 했었는데...

현지-(미소) 그러셨어요....?

손할-...그래도 뭐 즈이 좋으면 할 수 없지 했는데 느닷없이 귀국을 해선 다 정리하고 들어 왔다드구먼,.... 근데 어쩐 일로 온 거야,... ? 집이 거기라면서....

현지-(웃음 띠고)네,... 영준씨 보고 싶어서 왔어요....

s# 민주 사무실

(회의 탁자에 앉아)

민주-(서류 보든 것 놓며) 스키장 클로즈하고 레포츠 위주의 영업방침은 좋아요,.... 그런데 산악 자전거 코스나 챌린지 어드벤처,... 써바이벌 게임장... 또 인라인 스케이트장 운영이 만족할만큼 활발해요...?

상민-기업 연수, 또 회사 차원의 행사 예약이 많이 들어 오고 있으니까 괜찮을 꺼야,.. 그리고 슬로프에다가 꽃단지처럼 플라워랜드를 만들면 산책길로 좋을 것 같아 그것두 생각 중이구....

민주-그건 좋은 생각인 거 같네요, 휴식 차원의 가족들이 많이 오는데 온가족이 꽃으로 덮인 슬로프를 걸으면 너무 낭만적일 것 같아요...

상민-그리고 실버 타운 부지 문젠데

민주-(무심히 딴 생각을 잠간한듯) 족발 맛있겠다...왜 갑자기 족발 생각이 나지...? 그것두 돼지 족발....

상민-(무시하며) 태안 쪽 부지를 알아 봤더니 50만평 밖에 안돼,....적어도 70만평이 기본인데,.. 그래서 내일 그 옆에 있는 땅이 얼마나 되는지 가서 알아 봐야겠어...

민주-(별로 진지하지 않으며) 또 간다구요...?

상민-한번 더 가봐야겠어,...

민주-설마 한번만 더 가보겟어요...?

상민-태안은 한번만 더 가보고 가 불가를 결정할 생각이야,...

민주-(별 특별한 감정없이) 왜 갑자기 족발이 먹고 싶지....?

상민-나중에 먹으면 되지 뭘....

s# 영준 사무실

(효) 노크소리

영준-(컴퓨터 작업하며) 네

비서-(문앞에 서서) 황현지라는 분이 오셨는데요

영준-(잠간 아연한 기분 스치고) 들어 오시라구 해....

(비서 나가고)

영준-(잠간 착잡함 스치며 일어난다)

현지-(들어 온다) 예약 손님 아니래두 면담이 되네...?

영준-(소파 가르키며) 앉어,...사무실을 어떻게 알았어....?

현지-서울에 이름 있는 컨설팅 회사가 그렇게 많나....? (앉는다)

영준-미안해,... 오늘 내가 좀 바쁜 일이 있어서 길게는 못만나겠는데..?

현지-급한 사건이야...?

영준-음 좀....

현지-차 안줘도 돼,... 할머니 찾아 뵙고 마시고 왔어

영준-(아연) 우리 ..할머니...?

현지-(웃음 띠고) 아무래도 인사를 드리는게 도릴 것 같아 찾아 뵈었어,...

시간두 넉넉하구.... 특별히 할 일이 있는게 아니잖아...

영준-그럴 필요 없는데,... 상관없는데 뭐하러 그랬어,...

현지-영준씨.....

영준-(본다)

현지-내가 왜 한국엘 왔다고 생각 해...?

영준-글쎄...?

현지-... 나 영준씨랑 다시 시작하고 싶어 왔어,...

영준-(본다)

현지-... 이런 결심하는데 시간 꽤 걸렸어....

영준-(일상으로 피식 웃으며 넘기는) 말이 된다고 생각해....?

현지-생각해 봐 줘.....

영준-(편안하게) 현지야...

현지-...나 그렇게 빨리 잊진 않았지...? 영준씨 귀국해 버리구...오래 생각했어

영준-(본체)

s# 수산시장

(민물 장어집에서 운규 장어 사고 있다)

운규-어이 총각, 기운 쎈 놈으로 달어, 내 손주를 가진 우리 며느리가 몸보신 할 꺼니까 기운 없는 놈 빼라구..

총각-다 팔팔해요...

운규- 그게 삼키로야...?

총각-넘어요,... (비닐 주머니에 쏟아 넣는다)

운규-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란 말이 명언이야, 명언,... 내가 말이야, 지난번에는 잉어를 고아 주었는데 이번엔 장어야 장어...

s# 민주 거실

(운규와 오여사)

운규-제가 알아보니까 임신을 한 사람한테 잉어도 좋지만 장어도 그렇게 좋다고 하드군요,... 잉어처럼 푸욱 과서 먹으면 (엄지 손가락 들어 보이며) 이거라지 뭡니까,...

오여사-네...

운규-그런데 사부인 어디...편찮으십니까...?

오여사-..아닙니다....

운규-그럼 봄 타시는 거 아닙니까...? 이거 사부인께도 장어를 좀 사다드려야겠는데요...? 안색이 안좋으십니다

오여사-아닙니다....

(효) 주방에서 가정부 악을 쓰는 비명

(운규가 오여사 놀라서)

운규-아니...?

(두 사람 동시에 일어나 쫓아 간다)

s# 민주 주방

(놀라서 운규와 오여사 달려 들어 오는데)

가정부-(어쩔 줄을 모르며) 어떡해요, 저기...

(부엌 바닥에 장어 두마리 파닥 거린다)

가정부-튀어나갔어요

오여사-(보기도 징그러운)

운규-(얼른 타올 수건 집어서 장어 잡으며) 그러니까 베주머니에다가 쏟아서 들통에다 확 넣어야 되는데 (싱크대로 와서) 어디 있습니까

가정부-(민물장어가 든 망사 주머니 들어 준다)

운규-참, 부엌 바닥을 기여 다녔으니까 한번 씻어야지 (수도를 틀어 행궈서 망사 주머니에 넣는다)

오여사-(어째야할지 난감하지만 한마디) 아줌마 들통에 참기름 넣었어요..?

가정부-(속상해 울것 같은) 네,...

운규-됐습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한손에 장어 주머니 들고 까스위의 들통 뚜겅 연다)

(뜨겁게 달궈진 연기 올라 온다)

운규-(들통에다 장어 확 쏟고 재빨리 뚜겅 꼭 누른다)

(순간 요란한 소리가 나며 오여사와 가정부 기겁하고 놀라고 운규는 들썩거리는 뚜겅을 있는 힘들 다 해 누르는데 역부족일 정도다. 뜨거운 들통 속에서 장어들이 난리를 치는데 운규 사력을 다해 누르고 있다)

s# 자영 안방

(나영 나갈려고 옷 입고 있다)

외조모-(수놓은 것 든 상자 보자기에 싸고 있다) 갯수 맞나 맞춰 보고 영수증 잘 챙겨 오구

나영-할머닌, 제가 한두번 가요...?

외조모-자주 가니까 더 대충 하고 올 수가 있어서 하는 소리야,..

나영-네,.. (컴퓨터 옆에 놓인 포장지에 간단하게 싼 CD 집어 본다. 잠간 생각하다가 가방에 넣고) 주세요...

외조모-(상자 준다)

s# 마당

나영-(마루 내려오며) 다녀오겠습니다,...

외조모-(마루에서) 차 조심하구...

나영-네....(간다)

외조모-(마루 한쪽에 있는 걸레 집어 대충 닦는다)

s# 한복집

(길가에 있는 한복집이 아니고 응접실처럼 꾸며진 유명한 한복집)

(삼십대 후반의 젊은 아줌마와 이십대 처녀가 상자에서 수저집과 사주보와 주머니의 수를 세고 있는 모습이 보이며)

나영-(휴대폰으로 전화 하고 있다) 지배인님 안녕하세요, 너 나영이예요,... 저 ...기훈씨 핸드폰 번호 좀 가르쳐 주세요,... 그럴 일이 좀 있어서요

s# 피자집이나 적당한

(나영 기다리고 앉아 있다)

기훈-(온다. 앉는다) 너 어떻게 남자보고 니가 먼저 만나자고 그러냐...?

나영-내가 언제 남자보고 만나자고 했나...? 오해하지 마세요,.. (가방에서 CD 꺼내 탁자위에 밀어 주며) 지난번에 나 때문에 옷 잃어버린 거 미안해서 샀어요,...

기훈-그 옷이 얼마짜린지 알어...?

나영-몰라요, 그리고 아무튼 곤경에 처한 날 도우려다 잃어버렸으니까 도의적인 책임이 있긴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아저씨가 잃어버린 거지 내가 잃어버렸어요...? 아저씨가 떨어트린 거잖아요,...

기훈-얼마짜린지 아냐구 했지 내가 물어 달랬냐...? 너 왜 예민하게 그래...?

그리고 이 태도는 전혀 도의적인 책임도 없는 사람 같은데 뭘...

나영-(마음에 소리) 정말 싫다, 니가 누리님이라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다 (CD 도로 집으려는데)

기훈-(더 빨리 가져가버린다)

나영-(분통 터지며 똑바로 본다)

기훈-뭐냐..? CD 같은데..

나영-(마음의 소리, 이를 갈며) 어으 아까워

기훈-그래도 이런 생각이라도 했다는게 영 싹아지는 아닌 거 같다....

나영-나 그냥 싹아지로 갈테니까 도로 내놔요,..

기훈-너두 한 성질 하나부다...? 영 싸가지는 아닌 것 같다는데 발끈하는 거 보니까,.... 오늘부터 퇴근할 때 같이 가자,.. 내가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줄께, 어차피 가는 길이구.... 시간만 서로 맞추면 되니까...

나영-도대체 어떤게 기훈씨예요....?

기훈-어떤 거라니...?

나영-(얼른) 아니예요..

기훈-근데 이거 누구 노래야...?

s# 퀵 사무실 앞

(태영이 오토바이 와서 세우고 들어 간다)

s# 퀵 사무실

태영-(들어 온다)

용식-사장님 태영이 들어 왔는데요...?

영만-(쳐다보지도 않고 일만)

용식-사장님,...

영만-됐다,..

태영-(좀 눈치 보이는) 저 사장님,

영만-너 임마, 내가 보통 티꺼운 게 아니야,... (일어나 나간다)

태영-(착잡하다)

용식-너 행방불명 된 것 때문에 아직 화가 안풀리셨나부다...

상희-다른 사람은 그래두 찾지도 않으시면서 태영이 오빠한테만 그러시는 거 같해,..

용식-미령이 때문에 그러시는 거 아니냐... 미령이가 하루종일 너 찾았거든,...

s# 포장마차 (밤)

(태영이 술 마시고 있다. 취했다. 휴대폰 꺼내 들여다 본다, 전화하고 싶다. 주머니에 다시 넣는다.)

태영-(술 마신다)

(태영 다시 휴대폰 꺼낸다. 천천히 단축키 누른다)

(효) 신호 간다

태영-(기다린다)

s# 민주방 (밤)

(상민은 책상앞에서 열심히 자판기 두드리고 있고)

(민주 소파에 앉아 임신과 출산을 읽고 있다)

(효) 어디선가 작게 들리는 휴대폰 소리

민주-(어디서 울리나 잠간 시선 들다가 경대쪽으로 간다. 일어나 경대로 간다. 경대 서랍 연다. 선주 휴대폰 꺼내서 본다)

(화면에 태영이라는 글자 뜬다)

s# 선주방 (밤)

(선주 새우처럼 꾸부리고 누워 있다)

태영-(소리) 선주야.... 선주야.....

s# 민주방 (밤)

(민주 이미 끊어진 휴대폰 보다가 수신자 확인한다)

(태영이 뜬다)

(민주 휴대폰 닫는다. 경대 서랍에 넣는다)

민주-(상민에게 간다)

상민-(여전히 일에 정신없는)

민주-아직 멀었어...?

상민-(건성으로) 피곤하면 먼저 자..

민주-...정말 싫다..누구는 에너지가 넘치는데 누구는 왼종일 잠만 쏟아지고

상민-(일만)

민주-(돌아서려다 무심히 생각나는) 족발....(하다가) 아까부터 왜 족발이 먹고 싶지...? (상민에게 돌아서며) 상민씨...나 족발 먹고 싶어,... 아까 낮에도 먹고 싶었는데 또 생각이 나네...? 상민씨 나 족발 먹고 싶어...

상민-(일 하며) 밤에 무슨 족발,...

민주-아까 낮에도 먹고 싶다고 했잖아요,...

상민-밤에 소화 안돼

민주-(순간 서운한 기분 확 들며) 상민씨,.. 당신 너무 하는 거 아니예요..?

내가 임신하고 첨으로 먹고 싶다고 하는 건데 어떻게 이렇게 무심할 수가 있어요...? 다른 사람들은 자다가도 가서 사다 준대요,... 어쩌면 이러니...?

상민-(그제서야 돌아보며) 당신 화났어...?

민주-너무 하잖아요... 처음인데,...

상민-난 이 시간에 먹으면 더 나쁠 것 같아서 그러는 거야,... 곧 잘 시간에 과일이나 음료도 아니고 족발을 먹으면 뭐가 좋겠어...

민주-(화내며) 먹구 싶다구요,... 다른 여자들은 날마다 별 희안한 게 다 먹고 싶고 남편들은 열심히 사다준다는데 당신은 어떻게 이렇게 무심해요..?

상민-(좀 짜증내며) 그럼 진즉 말하지 왜 이제 그래,... 지금 일이 급한테...

민주-지금 생각이났는데 어떻게 진즉 말을 해요,.. 그리고 낮에도 얘기 했잖아요,...

상민-(조금 누그러지며) 아줌마한테 좀 사오라면 안될까...?

민주-(소리친다) 아줌마가 내 남편이예요...? 필요 없어요, (침대로 가버린다)

(민주 침대에 들어가 앉는데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상민-(잠시 후 다가온다) 알았어, 사 올께... 그 정돈지 몰랐어...

민주-(눈물 닦는다)

상민-울지 마, 사 올께.... (장농에서 잠바 꺼낸다)

s# 손할머니 거실 (밤)

영준-... 현지가 집에까지 올 줄은 몰랐어요,... 그리고 다 지나간 일인데 올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구요,... 그래서 말씀 안드렸어요...

손할-... 너랑 얼마나 사귀든 애야....

영준-할머니....

손할-집이 거기야....?

영준-네,... 오래 전에 이민을 가서 가족이 다 거기 있어요...

손할-그래서 그런지 하는 짓이 여기 처녀허구 달러,... 공부도 너만큼 하고 변호사구 그렇대서 시건방인 줄 알았더니 그렇진 않드라... 괜히 많이 배우고 똑똑한 지지배들 있잖어,...코는 눈섶위에 올라 앉고 턱주가리는

댓발은 치껴 들고 거만스러운 지지배들,.... 그런 줄 알았드니 아니야,... 싹싹하고 붙침성도 있고 밉쌍이 아니였어,.

영준-... 괜찮은 애예요,...

손할-겉보기는 그렇게 이상한 생각을 허는 애 같지가 않았어,...애는 안낳겠다... 결혼도 안하고 평생 친구처럼 살겠다... 그럴 애 같지가 않았어....

느이 그래서 헤어졌다고 했잖어....

영준-...미국서 자라서 좀 생각하는게 달라요,...

손할-그러지 말구 결혼도 하구 애도 낳고 그러구 살자 그러지 그랬어...

영준-... 너무 똑똑하다 그럴까 .. 자기가 강하다 그럴까.... 타협이 안돼서 헤어진 거에요...

손할-겉보기 하곤 다른 모양이구먼.....너 보고 싶어서 왔다든데 생각 고쳐 먹구 결혼하자구 그래라...

영준-할머니

손할-자영이 보단 나을 것 같다....

영준-... 현지한테 저 아무 마음도 남아 있지 않아요, 할머니...

손할-같이 살았던 애잖어,... 결혼할 맘이였구....

영준-전 자영씨랑 결혼합니다...

손할-그렇겐 못한다...

s# 포장마차 (밤)

(태영 술 마시고 있다. 엄청 취했다)

(효) 휴대폰 울린다

태영-(취해서 확인이고 뭐고 받는다) 여보세요...?

s# 미령방 (밤)

미령-(깜짝 놀라며) 태영아 너 목소리 왜 그래...? 태영아, 너 어디 아퍼..?

태영-(휠-완전히 혀 꼬부라진 소리) 내가 아파서 죽으면 너 슬플 것 같니?

미령-야 태영아, 너 왜 그래,... 너 술 취했니...? 어디야, 어딘지 빨리 말 해,...

s# 영만 거실 (밤)

(미령 나갈려고 급하게 자기방 나오는데)

한순-(물 주전자 쟁반 들고 들어가려다 놀라서) 아니 이 시간에 어디 가노, 어디 가...

미령-(급하게 나가며) 태영이가 취해서 말을 제대로 못해

한순-태영이가 취했는데 니가 왜 가

미령-집에 데려다 줘야 될 것 아냐...(나가버린다)

한순-(소리친다) 미령아, 미령아

영만-(급하게 방에서 나오며) 왜 그래...

한순-미령이가 미령이가..

영만-(오, 엘) 미령이가 뭘 어쨋어...

한순-태영이가 취했다꼬 안나갑니꺼...

영만-뭐...? 전화 왔었어...?

한순-누가 압니꺼...

영만-괘씸한 것...

한순-누구 말입니꺼...

영만-우리 딸... 괘씸해..

s# 포장마차 (밤)

(태영 취해 고개 떨구고 있고)

미령-(나타난다. 태영이 꼴보고 깜짝 놀라며) 태영아, 너 왜 이렇게 취했어,..

엉...?

태영-너 왜 나타났어,.. 느이 아버지가 나 만나는 거 싫어 할텐데.. 느이 아버지가 나한테 화 나셨드라...

미령-너 그래서 술 마신 거야...?

태영-(픽 웃는) 그럴 리가 있냐...? 상관없다 난... 나한테 넌 친구지 여자가 아닌데 오바하시는 걸 어떡하냐, 할수없지....

미령-(순간 열 팍 오르는데 이를 악물고) 너 한번만 더 그런 말 하면 너 평생 후회하게 해 줄테니까 너 조심해,... 한번만 더 해, 너 어떻게 되나

태영- 죽일래...? 그래 죽여라.... 나도 살기 괴롭다...

미령-(소리친다) 왜 이러는 건데에,...

(옆사람들 쳐다본다)

미령-(음찔 들어가며 속상해서 얼른 태영의 술잔 집어 마셔버린다)

태영-너 선주 미워하지 마,... 불쌍한 애야...

미령-뭐라구...?

태영-..정말 불쌍한 애야.... 난 선주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미령-나쁜자식...

태영-넌 행복한 애야,... 너라면 공주처럼 떠받드는 아버지 어머니 계시지...

s# 동네 길 (밤)

(미령이 취해서 몸을 못가누는 태영을 붙들고 낑낑대며 걸어 오는)

태영-(제정신이 아닌) 난 선주를 보고 있으면 너무 가엾어서 눈물이 난다..

넌 성격도 명랑하고 긍적적이지... 선주는 아니야...

미령-(태영을 확 놓아버린다)

(미령의 어깨에 손을 걸치고 미령은 태영의 허리를 안고 가다가 태영이 훅 넘어지며 주저 앉는다)

미령-(너무 분해서 노려 본다) 선주는 눈물나게 가엾고 난 아무렇지도 않고... 널 정말 어떻게 죽여야 돼니...? (씩씩거리는데 바로 옆에 여관문이 보인다. 미령 멀거니 여관을 보다가)

(미령 화가 나서 너 한번 혼나봐라 하는 기분으로 모종의 결심을 하며 태영이 일어나킨다)

미령-야,... 일어나... 빨리이,.. 어흐 무거워 죽겠네... 똑바로 좀 서란 말이야

s# 여관방 (밤)

(미령 힘겹게 태영이 부축해서 들어 온다. 이불이 깔려 있고 태영이 이불위에 놓아버린다. 태영 이불위에 짐짝처럼 쓰러진다)

미령-(서서 허리에 두 손 얹고 쓰러진 태영 노려 본다) 넌 내 손안에 있다구 했지...?

s# 여관 (밤)

(새벽 전경)

s# 여관방 (밤-디졸브)

(태영인 쓰러져 자고 있고 한쪽 구석에 앉아 시계를 본다. 시간은 자꾸 가고 안되겠는듯 태영이 보며 어색하게 상의 벗는다. 자신도 어색해서 아무도 안보는데도 몸을 움추린다. 그러다가 안되겠는듯 스커트까지 벗고 속치마 차림으로 혹시라도 태영이랑 살끝이라도 닿을까봐 피하며 앉는다)

태영-(몸을 뒤채더니 일어나 앉는다)

미령-(흠칠 놀라며 손으로 몸을 가린다)

태영-(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 있다)

미령-(살핀다)

태영-(정신을 가다듬으며 무심히 보다가 깜짝 놀랜다) 미령아...

미령-(독하게 입 꼭 다물고 있다)

태영-(? 좀 허둥대는) 어떻게 된 거야... 너 왜 이러구 있어..

미령-(얼른 말이 안나온다)

태영-야아,... 너 뭐야아..

미령-(순간 쏘아붙치듯)왜 이러고 있는지 몰라서 묻니...? 내가 왜 이러구 있는 것 같니... 이 나쁜 자식아

태영-(놀라서) 야.. 미령아...그게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냐구우..

미령-내 입으로 말을 하란 말이야...?

태영-(기가막힌) 야... 설마... 설마

미령-그래 설마가 사람 잡았다,...(우는 척 한다)

태영-(기가막히고 아연하고)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아니야.... 내가 설마 널.... 아니지..? 그럴 리가 없다구,.. 난 생각도 안난단 말이야..

미령-(소리친다) 아무 일 없었는데 내가 이러구 있니...?

태영-(너무 기가막혀 두 손으로 자기 머리카락을 움켜 쥔다)

s# 영만네 대문앞 (새벽)

(맥이 빠져 대문 턱에 우둑허니 앉아 있는 태영과 미령. 태영은 절망적이고 미령은 시무룩한척 앉아 있다)

태영-..미안하다....

미령-책임지면 돼....

태영-....그런데... 난... 솔직히 말해서... 아무 기억도 없다.... 정말이야, 하늘에 맹세코 아무 기억도 없어....내가 어떻게...

미령-(오, 엘 기분) 술취해서 아무 기억도 안나면 아무 일도 없는 게 된단 말이야...?

태영-(고개 푹 꺽어져버린다)

미령-(얼른 태영 눈치 살핀다)

태영-(허탈하게 자포자기) 그래... 책임진다... 결혼하자...

미령-(복수가 되는 것 같은 그래 두고 봐라)

(대문 열리며 한순과 영만 나오다가 기겁)

한순-아이구 엄마야.... 이기 누고...?

(태영과 미령 일어나 고개 숙이고 선다)

영만-아니...? 느이들 어떻게 된 거야, 미령이 너 어젯밤에 나가서 안들어 온 거야...?

미령-...(고개 푹 숙이고 연극)

한순-(미령의 등짝을 때리며) 이기 무슨 꼴이고

태영-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미령-(찔끔하는)

영만-(?) 드릴 말씀...?

s# 영만의 거실

영만-(눈이 뒤집힐듯 화가 나서 태영이를 때리며) 이 나쁜자식 같으니라구.. 뭐가 어째...? 이 짐승같은 놈... 너 이자식 어떻게 우리 미령일...

미령-(영만 붙들고 늘어지며) 아빠아, 왜 때려어.. 아빠아,.. (난리)

엔딩

영준은 서울을

낯설어하는 현지를 위해 호텔 방까지 배웅을 해준다. 현지는 영준을

꼬옥 껴안으며 그 동안 많이 그리웠다고 말하지만 영준은 현지의 팔을

풀어내며 여자가 있다고 말한다. 현지는 손할머니를 찾아가 인사를 하고

손할머니는 싹싹하게 구는 현지를 마음에 들어한다. 영준의 사무실로

찾아간 현지는 여자가 있다는 영준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민주는 사무실에서 족발을 먹고

싶어하는데도 일에만 몰두해 있는 상민에게 너무도 서운한 마음이 든다.

집으로 돌아온 민주는 상민에게 다시 족발 이야기를 꺼내지만 상민은

여전히 일이 먼저다. 민주는 눈물을 글썽이며 상민씨가 사다주는 족발이

먹고 싶다고 말한다. 선주에 대한 그리움으로 괴로운 태영은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고 미령은 그런 태영 때문에 속상하다. 미령은

술에 만취해 자신은 여자 취급도 안하면서 선주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표현하는 태영을 보며 이를 악물고 여관으로 향하는데...


.노란손수건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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