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남녀의 사랑법 6
동거인?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래도 동거인
같이 살아, 은오랑
언제부터 알았냐고?
유치원 동창, 그때부터 베프야
[옅은 웃음] 나도
아, 집은 따로 있고 여긴 월세 주고 작업실로 써
오해를 했다고?
왜?
아니, 내가 말했잖아 여자랑 안 잔 지 2년이 넘었다고
아니, 내가 이게 자랑이 아닌데 왜 자꾸 떠들고 있지?
[사람들이 시끌시끌하다]
(운영자)
[자전거 바퀴 마찰음]
내가 만나는 여자의 남사친?
아, 나 그거 이해 못 해
이거 이해할 수 있는 남자는 없을걸?
만약에 이해하는 남자가 있다?
[웃음] 그거 거짓말이야
여자도 마찬가지야
[숨을 들이켜며] 내가 만나는 남자 옆에
여사친이 있다는 게 어떤 의미냐면
언제든지 라이벌로 변할 수 있는 존재가
상시 대기하고 있는 느낌?
(선영) 내 남친은 믿어도 걔 여사친은 못 믿지
'남친'…
아, 친구인 척하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건지 어떻게 알아?
어, 나 그런 놈 알아
십몇 년을 노리다 낚아채더라고
[숨을 들이켜며]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아
(린이) 아
경준이랑 나?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다]
(경준) 놀이터 철거를 반대합니다!
주민들을 위한 자연 친화 쉼터 확충도 모자랄 판에
철거가 웬 말입니까!
이 아름다운 나무며 이 화단을 없애고
건물을 올린다는 게 웬 말입니까!
우리 동네의 아이들을 위해 우리들을 위해
우리의 쉼터는 우리가 지킵시다!
지킵시다, 지킵시다!
(경준) 성수동의 주민 쉼터 철거를 반대한다!
(린이) 반대한다, 반대한다!
하나뿐인 놀이터에 건물이 웬 말이냐!
- (린이) 웬 말이냐, 웬 말이냐! - (아이들) 웬 말이냐, 웬 말이냐!
(경준) 성수동의 주민 쉼터 철거를 반대한다!
- (린이) 반대한다, 반대한다! - (아이들) 반대한다, 반대한다!
(린이) 이 동네 살아?
(경준) 아니, 나 분당 살아
(린이) 분당?
근데 왜 우리 동네 일로 시위를 해?
여기 내가 좋아하는 놀이터거든 자주 와
분당에서 여기까지?
환경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린이) 어, 나도인데
아니, 저런 공원을 밀고 건물을 올린다는 게 너무하잖아
너 나 기억 안 나?
(경준) 초등학교 2학년 때 우리 짝꿍이었는데
나 최경준, 너 서린이
바로 전학 가서 기억 못 하나 보다
[린이의 옅은 웃음]
[밝은 음악]
[경준의 옅은 웃음]
(경준) 성수동의 주민 쉼터 철거를 반대한다!
(린이) 반대한다, 반대한다!
하나뿐인 놀이터에 건물이 웬 말이냐!
(린이) 웬 말이냐, 웬 말이냐!
[카메라 셔터 효과음]
(린이) 여기, 여기
(린이) 나랑 생각이 그렇게 딱 맞는 애는 처음 봐서
너무 기분이 좋았어
근데 더 신기한 게 뭔 줄 알아?
(린이) 자꾸 마주치는 거야, 자꾸자꾸
[사람들이 시끌시끌하다]
(린이) 안녕하세요, 편하게 구경하세요
(학생1) 아, 이거 뭐, 죄다 헌 옷이잖아, 이거
- (학생1) 너 이런 거 입냐? - (학생2) 아, 누가 입어 [학생1의 웃음]
[린이의 한숨]
(린이) 새 옷 좋지
근데 멀쩡한 옷 버리면 자원 낭비에 환경도 오염되잖아
바자회 취지도 모르고 사지도 않을 거면
딴 데 가서 놀래?
[학생1의 코웃음]
(학생2) 그냥 여기서 시간 낭비 하지 말고 우리랑 같이 놀래요?
[헛웃음]
얘들아
나 고등학생이야
[학생들의 웃음]
(경준) 이 색깔 얼마야?
이야, 이거 괜찮네
여기 있는 거 내가 다 살게 기부도 할 겸
[흥미로운 음악] (린이) 어…
이거 다 여자 옷들인데
알아, 엄마 선물하려고
(경준) 아유, 물건 볼 줄 모르는 애들은 좀 가라, 가라
훠이, 중딩들아
어? 이거 되게 예쁘다
뭐지? 장식품인가? 이렇게
그거 수세미야
집에 설거지 밀렸는데 이걸로 하면
예쁘게 잘 닦이겠다
이렇게, 동그랗게… [웃음]
나 여기서 재수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
내 친구가 이 학원 다녀서 이거 전해 주려고 딱 왔는데
(경준) 네가 이상하게 저기서 딱 튀어나오더라?
그래서 주는 거야
(린이) 네 친구는?
친구?
친구는 벌써 집에 갔대
[호응하는 신음]
- 고마워 - (경준) 내일 수능 잘 봐
(린이) [한숨 쉬며] 어, 잘 먹고 착 붙을게
응, 착 붙어
- (경준) 파이팅 - (린이) 파이팅
[옅은 웃음]
근데 더 웃긴 건
나 소개팅할 때마다 경준이한테 문자 보냈잖아
'나 소개팅하는데 이 남자 좀 어떤지 봐 줄래?'
이러고
[경준이 입바람을 하 내뱉는다]
[흥미진진한 음악]
(경준) 어유, 날씨가 진짜 별로다 별로야, 아휴
[린이의 웃음]
- 조심히 가세요, 네 - (남자1) 네, 들어가세요 [자동차 경적]
(남자2) 그림 좋아하세요?
(린이) 네, 좋아해요
(남자2) 저는 잘 몰라 가지고…
[남자2의 웃음] [린이의 호응하는 신음]
좋네, 오늘 전시 되게 좋네
(경준) 응
저 그림은 누구 작품이야?
(남자2) 저, 식사하러 가실까요?
네
(남자2) 아, 예, 그러면…
[자전거 벨이 딸랑 울린다]
(린이) 급한 일이 생겨서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린이의 탄성]
소개팅보다 무슨 첩보 작전처럼
경준이랑 그랬던 게 더 재밌었어
그래서 경준이 군대 가고 나서는
소개팅도 그만뒀던 거 같아
재미없으니까
(린이) 아
경준이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 때도
우리 할머니 병간호했다?
그랬었어
[문이 스르륵 닫힌다]
(린이) 경준
(경준) [작은 소리로] 어
막 잠드셨어, 시험 잘 봤어?
어휴, 몰라, F만 안 나왔으면 좋겠어
(린이) 근데 너 휴가를 이렇게 써도 돼?
(경준) 괜찮아, 나와도 별로 할 게 없어
어, 여기 앉아
(린이) 응
저 만만둥이, 만고에 도움이 안 돼
여긴 왜 왔대?
(경준) 글이 안 써진대, 집에선
(건) 안 돼
죄송합니다
[옅은 신음]
(린이) 주문하신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남자3) 저기
전화번호 좀 주시면 안 돼요?
저 그동안 계속 온 거 아시죠?
(경준) 오늘은 안 됩니다
[밝은 음악] [린이의 놀라는 신음]
충성, 병장 최경준 전역을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린이) 너 제대했어?
(경준) 예, 그렇습니다
[웃음]
(린이) 전역했으니 이제 뭐 할 거야?
(경준) 할 거야 많지
학교도 마쳐야 되고 취직 준비도 해야 되고
근데 제일 중요한 건
좋아하는 애한테 고백하는 거야
나 엄청 오랫동안 좋아하는 여자애 있었거든
(린이) 응? 진짜?
왜 말 안 했어?
누군데? 뭐 하는 여잔데?
(경준) 그러니까 이젠 네가 좀 아이디어를 줘 봐
[린이의 한숨]
(린이) 아, 글쎄
나는 이벤트 그런 건 좀 별로인 거 같고
그냥 '나 너 좋아하는데 사귈래?'
이런 거 담백하지 않아?
(경준) 그렇지, 넌 담백한 거 좋아하지
(린이) [한숨 쉬며] 모르겠다, 다른 애는 어떤지
나 너 좋아하는데 우리 사귈래?
(린이) 야, 방금 그 톤 좋다
(경준) 나 엄청 오랫동안 너 좋아했어
어유! 로맨틱하다
(린이) 걔가 네 맘 받아 줬음 좋겠다
(경준)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고민을 해 봤는데
잠시만
이거 하나씩 나눠 키우자
응, 재밌겠다, 같은 화분 키우면
(경준) 린이야, 이제 우리
연애할래?
[감미로운 음악]
(린이) 어?
연애하자
(경준) 하자
(린이) 뭐야!
진심이야?
[린이의 웃음]
[함께 웃는다]
(린이) 서 봐 봐
[경준의 쑥스러운 신음] [린이의 웃음]
[경준의 쑥스러운 신음] [린이의 웃음]
[탄성]
이거 봐, 엄청 잘 컸지?
[마우스 조작음]
십몇 년을 기다리다가 낚아챈 놈?
내가 바로 그놈이야
(경준) 어떻게 그게 다 우연일 수 있겠어?
걔가 인터넷을 얼마나 뒤졌는지 알아?
(재원) 린이 찾으려고
아니, 근데 그쯤 되면 내 마음을 눈치챌 법도 한데
린이는 전혀 모르더라고
(재원) 사랑이 뭐라고 말이야, 어? 20년씩이나, 어휴
그래서 마음고생 많이 했지
뭐…
예뻐서 참을 만했고
(린이) 아, 진짜
[쑥스러운 신음]
아니, 사랑이 말이야, 어?
[옅은 헛기침]
(재원) 쿨해야지, 어?
(경준) 아, 지랄, 누가 할 소리를 하냐?
아, 겨우 두 달 연애해 놓고 인생 망가진 놈이
[옅은 헛기침]
[깊은 한숨]
[서랍이 탁 닫힌다]
[재원의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재원) 아, 예, 사장님
아니, 딴게 아니라
어떤 여자가 필름을 잔뜩 들고 와서 인화해 갔는데
(사진사) 아니, 박 팀장 사진이었어
(재원) 네?
[은오가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새가 지저귄다]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건) 네?
마케팅 에이전시 O3요? ['O3' 하는 효과음]
[어이없는 웃음] 아닙니다
(은오) 야! [수화기를 달칵 내려놓는다]
[흥미진진한 음악] [은오의 거친 숨소리]
만만둥이 [건의 당황한 신음]
너 이게 도대체 몇 번째야?
(건) 실수야, 실수
실수? [기가 찬 숨소리]
[은오의 힘주는 신음]
(은오) 나도 이번에 실수 한번 해 보자
[건의 다급한 신음]
(건)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 (은오) 이리 와 - 잠깐, 잠깐, 잠깐
(건) 진정해 [은오의 한숨]
자, 내, 내 얘기 들어, 어?
[거친 숨소리]
중요한 전화가 아니야, 아닐 거야
아니, '아닐 거야'?
[은오의 한숨]
아니겠냐, 이 개자식아?
[은오의 성난 신음] [건의 아파하는 신음]
(은오) 야, 너 일로 와
- (건) 아, 머리, 머리… - 명함에…
- 전화가 왔다는 건 내가 보낸! - (건) 머리, 머리, 머리 말고…
[은오가 연신 화낸다] (건) 아, 아, 아파!
[전화벨이 울린다]
아까, 아까, 아까 아까 그, 그 전화, 그 전화다
받아, 받아 [은오의 짜증 섞인 숨소리]
[은오의 거친 숨소리] [건의 아파하는 신음]
(은오) 네, 마케팅 에이전시 O3입니다
[건의 힘겨운 숨소리]
짜장면요?
야, 초딩, 너 전화번호 똑바로 확인… [신호음이 뚜뚜 울린다]
끊냐?
[은오의 헛웃음]
사람이 말을 하고 있는데 [건의 웃음]
초딩이 전화를 막 끊는다, 그렇지?
[웃음]
[건이 문을 탁 잠근다]
(은오) [문을 쾅쾅 두드리며] 야
문 열어
- 쟤가 원래 안 저랬거든? - (은오) 건아, 안 때릴게, 문 열어 [문손잡이가 철컥거린다]
(은오) [문을 쾅쾅 두드리며] 문 열어!
[흥미로운 음악] [건이 서랍을 스르륵 연다]
[서랍을 스르륵 닫는다] (건) 이거 봐
애가 순해 보이잖아
진짜 그랬거든
근데 1년 전에 갑자기 몇 달 사라지더니 애가 이상해져… [창문이 달칵 열린다]
[은오의 힘주는 신음]
느려
(은오) 하, 너 오늘 죽었어
[은오의 아파하는 신음]
[창문을 달칵 잠근다]
끝났어
잘했어, 강건
[한숨 쉬며] 다 끝났어
[찰그랑 소리가 들린다] [잠금장치가 탁 풀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가쁜 숨소리] [흥미진진한 음악]
여기 우리 집인 거 잊었어?
[웃음]
[건의 다급한 탄성] [은오의 힘주는 신음]
(은오) 이게? 야
야, 어! [건의 아파하는 신음]
[익살스러운 효과음] [건의 다급한 신음]
[은오의 힘주는 신음]
(건) 미안, 미안, 미안, 미안, 미안, 미안 미안, 미안,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은오의 힘주는 신음] [건이 연신 사과한다]
[한숨]
[다가오는 발걸음]
- (경준) 백수야, 자냐? - (린이) 백수야, 자냐?
- (경준) 일어나라! - (린이) 일어나라!
아니, 왜 이제 와 [경준의 웃음]
(건) 내가 너희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니?
(린이) 왜, 또 은오랑 싸웠냐?
(건) 하, 힘들어
누가 쟤 일 좀 갖다줘라
야, 경준아 너희 회사에 이은오 줄 일 없냐?
그러니까 애를 왜 건드리냐?
(건) 내가 그랬겠냐? 내가 그랬겠어? [문이 탁 열린다]
(은오) 왔어?
뭐 해, 안 들어오고?
야, 내가 오늘 다 발라 버릴 테니까
너희 둘이 편먹지 마라
- (경준) 어떻게 알았지? - (린이) 플랜 B로 가자
(경준) 알았어
우와
(건) 쟤 또 석류 먹네?
(건)
[은오가 중얼거린다]
[건이 입소리를 쉭쉭 낸다]
(경준) 자, 한 사람당 12,500원씩 [린이가 호응한다]
(은오) 좋았어, 5만 원 오늘 그 돈 다 내 거다
(건) 어유, 저 눈 봐, 저, 저 눈, 눈, 눈!
너 도박으로 용돈 버냐?
시끄러워, 이기면 되잖아
- (건) 알았어 - (은오) 자, 한 판당 100원
(은오) 게임 끝나면 바로
우리 사이에 외상은 없습니다 다들 아시죠?
(린이) 네
[건의 기합]
[경준과 린이의 기합]
[건과 경준의 기합]
(은오) 시작한다, 다들 귀 잡아 [경준이 숨을 후 내뱉는다]
(경준) 오른손은 카드
[벨이 댕 울린다] 벨은 왼손이야
- (은오) 손 바뀌면 바로 아웃이다 - (건) 뭔 오프닝이 이렇게 길어
(린이) 안 내면 진 거, 가위바위보!
예스!
[흥미진진한 음악] 나부터, 한다?
[벨이 댕 울린다]
[경준의 아쉬워하는 신음] (은오) 5개
- (은오) 자, 내놔, 내놔 - (린이) 맞네
(은오) 줄 거 주고 빨리합시다, 밤이 짧아요
(린이) 괜찮아, 처음이니까 [경준의 한숨]
[은오가 흥얼거린다]
"첫 번째 게임"
"은오 승"
[벨이 댕 울린다]
(건) 왜? [소란스럽다]
(은오) 어, 어, 미안 [건의 짜증 섞인 신음]
[린이의 웃음] 바보야?
(경준) 탁, 아, 아니구나
[린이와 경준의 탄성]
[벨이 댕 울린다] [린이와 경준의 탄식]
[은오의 웃음]
[은오가 환호한다]
[벨이 댕 울린다] [저마다 아쉬워한다]
(은오) 내놔, 내놔
[벨이 댕 울린다]
[건의 한숨]
- (경준) 린이야 - (린이) 게임이잖아 [건이 피식한다]
- 사랑해 - (린이) 응
(건) 살펴 가세요
[은오의 한숨]
- (건) 아, 빨리빨리, 빨리 - (린이) 알았어, 알았어
"탈락"
[벨이 댕 울린다] [건의 탄성]
(건) 자두 다섯 개, 이번 판 다 내 거!
왜, 왜, 왜, 자두 다섯 개, 왜
- (경준) 뭐 하니? - (은오) 어휴 [은오가 혀를 쯧쯧 찬다]
[발을 동동 구른다]
(경준) 칩 없고 카드만 있으니까
- (경준) 강건 아웃 - (은오) 강건 아웃
(린이) 걱정 마, 건아
내가 오늘 꼭 은오 이겨 줄게
[린이의 한숨]
(린이) 이 100원을 밑천으로
내가 저걸 다 빼앗아 버리겠어
경준아, 힘!
(경준) 사랑의 힘으로 저 도박 악귀를 물리쳐 줘
[경준과 린이의 애교 섞인 신음] [건이 환호한다]
(건) 어, 나 100원 있었네, 한 번 더…
(경준) 어허, 네 이놈, 빨리 제자리에 갖다 놔
(린이) 자, 이제
내가 다 털어 버릴게
(경준) 어, 꼭 털어 버리자
꼭 털어 버려
얼마든지
(은오) 시작한다
[긴장되는 음악]
[벨이 댕 울린다]
[은오의 아쉬운 탄성]
[린이의 기분 좋은 탄성] (경준) 너무 잘했어
(은오) 자, 빨리빨리
간다
[벨이 댕 울린다]
- (린이) 아, 어떡해 - (경준) 내 새끼, 너무 잘했어, 어유
- 아, 손아, 너 진짜 왜 그러니? - (건) 뭐 하세요?
[벨이 댕 울린다]
[벨이 댕 울린다]
[은오의 놀라는 신음] [벨이 댕 울린다]
[린이의 탄성] (은오) 아, 진짜 왜 그러지, 오늘?
(건) 얘 돈 어떻게 땄니, 이거?
[익살스러운 효과음] [소란스럽다]
[벨이 연신 댕댕 울린다]
[힘겨운 숨소리]
(은오) 몰빵?
(린이) 콜
[은오의 한숨] 가자
[은오가 숨을 후 내뱉는다]
- (은오) 시작한다 - (린이) 응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벨이 댕 울린다]
[경준과 건이 환호한다]
(경준) ♪ 너와 나 ♪ [은오의 한숨]
(경준과 건) ♪ 지금 여기에 ♪
♪ 두 손을 마주 잡고 ♪
(은오) 동작 그만
게임 아직 안 끝났다
[긴장되는 음악]
너 방금 오른손으로 벨 쳤어
벨은 왼손으로 쳐야지
[은오가 피식 웃는다]
손 바뀌면 바로 아웃
[린이의 허탈한 신음]
[은오의 웃음]
[극적인 음악]
[은오가 환호한다] (경준) 괜찮아, 괜찮아
[은오가 칩을 정리한다]
- (경준) 잘 버텼어 - (은오) 하지만 좋은 승부였다
치열했다, 우리
[은오의 웃음] (경준) 괜찮아, 잘했어, 잘했어
[자동차 경적]
[자동차 경적]
(녹음 속 은오) 카메라는 내가 가질게
아니야
내가 훔쳤어
처음부터 훔칠 생각이었어
[휴대전화 조작음]
카메라를 아직 가지고 있는 거 보면
이걸 팔려고 훔친 건 아닌 거 같고
내가 박 팀장 얼굴 알아보니까 급하게 계산 치르고 나가더라고
그리고 이거
한 장을 흘리고 나갔어
아씨
아, 이해가 안 되네
아, 사진은 그렇게 다 찾아갈 거면서 왜 이렇게 메시지를…
(은오) 다들 12,500원씩 내놔
- 500원 있어? - (경준) 줘 봐
야, 나 카카오페이로 보냈다
[경준의 한숨]
(경준) 아휴
도박범으로 신고해 버릴까 보다, 진짜
(건) 여보세요, 경찰서죠?
여기 큰일 났어요 빨리 좀 와 주세요, 형사님
도와주세요, 부탁드릴게요, 진짜 [은오가 풉 웃는다]
(은오) 내가 박재원이랑 헤어진 두 번째 이유
(은오) 쟤네들 때문이야
쟤들은 몰라
내가 박재원의 윤선아라는 거
[휴대전화 진동음]
(린이) 응? 재원이 오빠다
어, 형, 왜?
응, 나 린이 동네지
사진관엔 왜?
(경준) 나 지금 안 되는데
- 카드 게임 중인데 - (린이) 오라 그래, 오라고
(건) 오시라 해, 다섯 명 판 다시 돌리게
(경준) 형, 근처면 올래?
(재원) 아, 그래? 그럼 나 갈까?
- (경준) 그러면 주소 불러 줄게 - 어
- (경준) 은오야, 와도 되지? - (은오) 어?
(건) 오, 드디어 말로만 듣던 박재원 씨를 뵙는 건가?
[내비게이션 알림음]
[내비게이션 안내 음성] 200m 전방에 목적지가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알림음]
[내비게이션 안내 음성]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안내를 종료합니다
여기 어디인데…
[뛰어오는 발걸음]
[탁 부딪는 소리가 들린다] [타이어 마찰음]
유, 윤선아?
[가쁜 숨소리]
[은오의 당황한 신음]
[은오의 당황한 신음] (재원) 야, 윤선아
야, 윤선아 [차 문이 탁 닫힌다]
야, 윤선아!
[재원의 가쁜 숨소리]
[은오의 가쁜 숨소리]
[멀리서 개가 짖는다]
(재원) 야, 윤선아!
[재원의 가쁜 숨소리]
뭐야, 어디 갔어
[재원의 가쁜 숨소리]
윤선아 맞는데
내가 분명히 봤는데
[멀어지는 발걸음]
[휴대전화 벨 소리]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은오의 놀란 숨소리] [애잔한 음악]
(재원) 어, 경준아
아니, 나 지금 너희 근처까지 다 왔는데
내가 여기서 윤선아…
아, 아니다, 나 지금 못 갈 거 같아
어, 일이 좀 생겼어
어
[재원의 한숨]
[멀어지는 발걸음]
[한숨]
(은오) 내가 왜 카메라를 훔쳤겠어
[한숨]
(은오) 서울에 올라와서 양양에서 만난 박재원이
경준이 사촌 형 박재원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야
[한숨 쉬며] 내 사진들이 잔뜩 든 그 카메라들을
도저히 돌려줄 수가 없었어
[한숨]
[재원의 술 취한 신음]
[재원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힘겨운 숨소리]
[한숨]
(재원) [술 취한 말투로] 아…
나 윤선아 찾아야겠어, 내 카메라도
내가
내가, 씨, 걔는 잊어도 내 카메라들은 못 잊어
그게 나한테 어떤 카메라들인데, 씨
[잔을 탁 내려놓는다]
[힘겨운 숨소리]
[한숨]
[재원의 술 취한 신음]
[재원의 거친 숨소리]
(재원) 도둑 잡아라, 도둑, 도둑
카메라 도둑
제가 카메라 도둑
제 카메라 도둑
이름은 윤선아
[책상을 탁탁 치며] 이 나쁜 카메라 도둑을
신고합니다
[한숨]
[경쾌한 음악] (린이) 왔어?
(선영) 세상 좁지, 생각보다 좁아
우린 서로 얼굴을 잘 모르지만 한 번쯤은 스쳐 지나갔을걸?
뭐, 어쩌면 어느 골목?
뭐, 어느 술집에서 같이 술을 마셨을지도 몰라
아
아니면 앞으로 어디선가 만날지도 모르고
[경쾌한 음악이 연주된다] [가수가 노래한다]
"O3 : 잘 지냈어?"
"O3 : 알겠어요"
"Lin : 뭐예요?"
"O3 : 저쪽에서요"
"Jun : 드세요"
"Lin : 고마워요"
"Gun : 우와"
"Gun : 같이 출래요?"
"Sun : 좋았어"
"Gun : 죽고 싶냐? Won : 아니"
"Won : 좋은 시간 보내 Gun : 좋아"
"Won : 저기요"
"Jun : 나 알아?"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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