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빙유 6
<제6회> 2002년 8월 13일 (화)
S#1 산타루치아 3층 테라스 / 저녁 (5부에서 연결)
다래 (울컥 울음 터지며) 아저씨... 우리 아빠... 우리 아빠... 중림 회장이,
회장이 시켜서 죽인 거래요...
혁 (올 것이 왔구나... 무너지는 심정으로 보는데)
S#2 동 테라스 입구 / 저녁
엿듣고 있다가, 휘둥그레져서 돌아서는 수경.
수경 (꿀꺽 침을 삼키고) 무슨 소리야 이게.. 그러니까.. 둘이 원수? (기가막힌
실소.. 이게 웬 떡이냐.. 계산적인 미소로 눈망울 굴리는데서)
S#3 산타루치아 3층 테라스 / 저녁
다래 (흐느끼며) 어떻게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있어요? 것두 모르고 회장님
좋은 분이라구.. (분노로)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지옥 끝까지 쫓아갈
거야. 죄 값 받게 할 거야.
혁 (참담한 심정으로 고개 돌리다가 - 여기까지 5부) 누가.. 그래?
다래 관리부에 강윤수 과장님이 봤대요.. 아빠가 이중장부 안 만든다 그러
니까, 회장 심복이라는 사람이 아빠 때리구, 끌구 가서... (더이상 말 잇지 못하고 고개 숙인채 흐르는 눈물 닦아낸다.)
혁 (놀라는 한편.. 무너지는 심정이고..)
S#4 산타루치아 계단 + 1층 / 저녁
생각에 잠겨 계단을 내려오는 수경. 입가에 새액, 저절로 퍼지는 미소.
민 (안주접시 들고 가다 보며) 뭐가 그렇게 좋아?
수경 (얼른 접시 뺏어들고) 몇번 테이블이야?
민 5번.. (왜 저러지.. 이상해서 보는데)
수경 (그 쪽으로 신나서 가고)
계단으로 내려오는 혁과 다래.. 둘다 침울하고.. 민, 무슨 일인가.. 본다.
미미 (혁과 다래 보고는 다가가며) 어, 이선배! 오래간만에 (하는데, 대꾸도
없이 출입구로 가는 혁과 다래. 뻘쭘... 보는데)
수경 (손님 테이블에 안주 놓고는 혁과 다래 옆으로) 벌써 가게? (걱정스
럽게 다래 기색 살피며) 너 어디 아파? 오빠, 다래 왜 그래요?
성욱 (나가는 혁과 다래, 수경 보며) 그렇게 안봤는데.. 이선배, 교통정리가
안되는 사람이네. 양손에 떡 쥐구 저울질하는 것두 아니구 말야.
미미 (그 말이 맞다 싶은, 끄덕이며) 하긴.. 저번엔 수경이, 이번엔 다래..
헷갈리긴 하네..
민 (O.L) (버럭)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그래요!
성욱,미미 (허걱, 놀래서 보는데)
민 (주방쪽으로 성큼성큼 간다.. 한편으론 형에게 화가나고..)
S#5 산타루치아 앞 / 저녁
떠나는 혁의 차. (다래 조수석에 타고)
계단에 서서 멀어져 가는 혁의 차를 보고 있는 수경.
수경 (비죽) 어차피 찢어지게 됐단 말이지.. 프레임바만 입 다물어주면 게임
끝나는 건데...
S#6 다래집 앞 돌담길 / 저녁
혁의 차, 멈춰서고. 내리는 혁과 다래.
혁 아무 생각 말고 그냥 푹자.. 많이 힘들어 보인다.
다래 가요. (돌아서려는데)
혁 강과장 말... 백 프로 믿지는 말아라. 그 사람한테 휘둘리지 말라고..
냉정하고 침착하게 생각해.. 어쩌면.. 니가 알고 있는 거하고, 사실은 다를 수도 있으니까..
다래 (보는데)
혁 나도 알아볼께. 아버지 사건.. 나도 도울께.
다래 (희미한 미소로 보다가..) 아저씨, 나한테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르죠?
혁 (아픈 미소로 보고..)
S#7 다래집 마루 + 다래방 / 저녁
축 처져서 들어서는 다래인데, 방에서 나오는 영란.
영란 저녁은 먹었 (하다가, 다래 얼굴 보고 놀라) 너.. 회사서 혼났어?
다래 (부러 밝게) 혼나긴.. 다들 일 잘한다구 난리야.
영란 (좋아서) 그래? 니 아빠 얘긴 안하디? 그 아빠에 그 딸이라구 안그래?
다래 (생각에) 엄마.. 아빠 말야..
영란 (밝게) 아빠 뭐?
다래 (얘기 안하는게 낫겠다... 방으로 들어가며) 다들 아빠 칭찬 하더라구.
영란 (따라 들어가며) 뭐라 그러면서?
다래 (가방 책상 위에 놓으며, 지친) 엄마 나 피곤해.
영란 (다래 팔 잡고 늘어지며) 기집애, 얘기 좀 해봐. 뭐라 그러는데.
S#8 회장실 / 저녁
창완 (책상에서 투자자와 통화중) 그럼요. 다 태성이 받쳐주시니까 우리
중림이 뻗어가는게 아니겠습니까. (허허허 웃는데)
혁 (회장실 문 벌컥 열고 들어온다. 굳어진 눈빛)
창완 (눈으로는 혁 보며) 착공식때 뵙죠. 예. (끊는데)
혁 (다짜고짜) 회사에 이중장부가 있습니까?
창완 (보다가, 인터폰 누르고) 한조그룹 최사장하고 저녁 약속 잡아 보게.
(여전히 우뚝 서 있는 혁 보며) 그 아이 말이다. 수경이랬나? 집안이 평범한게 아쉽긴 하다만, 눈빛이 살아 있는게, 애는 맘에 들더구나.
혁 진부장.. 이중장부 때문에 압력 받았습니까?
창완 (버럭) 대체 그 일에 그렇게 매달리는 이유가 뭐야? 한번 아니라면
아닌 거지!
혁 (지지 않고 맞서 보며) 저도... 아버지 믿고 싶습니다. 실망시키지
말아주세요.. (목례하고 나가는데)
창완 (가라앉히고) 혁아.
혁 (멈춰선다. 돌아보면)
창완 너하고 난, 애비 자식 이전에, 한 배를 탄 동지야. 이제 중림은 니 거다.
그걸 한시도 잊지 마라.
혁 (보는데서)
S#9 경찰서 앞 / 오전
비장한 각오로 경찰서 건물을 보는 다래.. 안으로 들어간다.
S#10 경찰서 / 오전
형사 (심드렁하게 서류 넘기다가, 번쩍 고개 돌리며) 목격자?
다래 (옆에 앉아, 비장한 눈빛으로 고개 끄덕)
형사 누군데?
다래 (주춤...) 근데 그게 저기... 누군지 밝힐 수는 없구요.
형사 (보다가) 그래도 나한텐 얘길해야지. 수사를 할려면.
다래 (난감) 얘기하지 말랬는데..
형사 (슬쩍) 있지도 않은 목격자를.. 만들어낸 건 아니겠지?
다래 아니예요, 있어요.
형사 밝힐 수도 없으면, 증언도 못해 줄 거고.. 그런 목격자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야.
다래 있다니까요. 분명히 봤대요. 저희 아버지 죽인 사람, 중림회장 밑에
있던 사람이라구요. 중림 회장이 시킨 거라구요.
형사 (혼내는) 이거, 큰일 낼 아가씨네. 중림 회장이 동네 아저씨야? 확실한
증거도 없이 이런 식으로 떠들고 다니면, 아가씨한테도 안좋아, 알어?
다래 (답답하고...)
S#11 기획팀 / 오전
책상의 혁, 컴퓨터 모니터를 심상찮게 본다. 아무래도 이상한..
모니터 - (인사 발령 공문, 퇴사자 명단 중 관리부 과장 강윤수)
혁, 파티션에 붙은 사내 연락망(사내번호와 이메일 주소, 개인 휴대폰 번호가 적힌)을 보며, 강윤수 과장의 휴대폰 번호 확인한다.
휴대폰 누르지만.. 받지 않고..
혁, 이상한 느낌에 휴대폰을 닫는데.. 울리는 휴대폰. 액정 보고, 받는..
혁 어..
S#12 리조텔 옥상 / 오전
민 (혁과 마주 서서, 무섭게 노려보며) 다래야, 수경이야.
혁 (황당한... 보다가) 아침부터 찾아와서, 그게 무슨 소리야.
민 노선정리 확실히 하란 말야. 내가 그랬지, 지켜볼 거라구. 다래든
수경이든, 걔들 형이 갖고 놀 심심풀이 상대 아냐.
혁 (기가막혀 고개 돌리다가, 보며) 니눈엔 내가 그 정도로 밖에 안보이냐?
민 그 정도로 밖에 안보이게 행동하고 있잖아.
혁 (치밀어) 이 자식이. (참고...) 수경인 나한텐 은인이야.
민 은인?
혁 작년 사고때, 물에 빠진 날 구해준 여자.. 수경이었다.
민 (충격으로 보는데)
혁 내가 왜 너한테 이런 설명까지 해야되는지 모르겠지만.. 수경이 걔..
그때 내가 잃어버렸던 프레임바까지 갖고 있었어.
민 (이상한..) 바닷속에서.. 형을 구했다구? 수경이가?
혁 더 이상 이런 쓸데없는 충고, 안해줬음 좋겠다. 다래하고 나사이.. 니가
걱정해줄 만큼 가볍지 않아. (간다.)
민 (당황스러운 한편.. 형과 다래사이가 정말 확실해졌구나.. 씁쓸하기도..)
S#13 산타루치아 주방 / 오후
맥주병들, 냉장고에 넣고 있던 민.. 생각에 잠긴다.
(플래시 백) 2부 S#16, 남자들, 하나, 둘, 셋 물 속에 수경 던지면,
수경, 엄청 허우적대며 나, 나 수영 못해! 하던..
성욱 (고무장갑 끼고 설거지 하다가) 뭐해, 냉장고 문 열어놓구.
민 (다시 맥주병 넣으며) 알면서도 말 안하는 거.. 참 비겁한 일이지?
성욱 뭘? (혹시? 하다가, 휘둥그레) 너 누가 삥땅치는 거 봤냐?
민 (자기 생각에 잠겨) 말 안하고... 그냥 묻어버리고 싶을 땐.. 어떡하지?
성욱 (일그러져서 민에게로 후다닥, 물 뚝뚝 떨어지는 고무장갑 낀 손으로 민
팔 잡으며) 누구야! 누군데!
민 (그 팔 조용히 떨쳐내고는.. 씁쓸히 나간다.)
성욱 (갸웃, 민이 넣다만 맥주병 보며) 미미선배가 또 맥주 훔쳐 먹었나..?
S#14 리조텔 특실 / 오후
양복 차림으로 들어오는 혁(퇴근길). 휴대폰 귀에 댄채..
윤수 (E) 강윤숩니다. 제가 지금 엄-청 바쁘거든요. 메시지 남겨주세요.
끊는 혁.. 답답하고.. 넥타이 늦춘다.
S#15 프롤로그 바닷가 / 늦은 오후
혁(간편한 복장), 해녀복의 다래와 마주쳤던 그 바위틈에 앉아 씁쓸한 마음으로 바다를 본다.. 저만치 보이는 오렌지색 테왁을 맨 해녀.
아줌마 해녀겠거니.. 무심히 시선 돌리는데, 해녀모와 물안경을 벗는
해녀.. 보면 다래다. 혁, 반가워 그쪽으로 간다.
다래 (망시리의 해산물들 보며 뿌듯한데)
혁 (뒤에서) 해녀아가씨, 오늘은 많이 땄나.
다래 (깜짝, 돌아보며) 아저씨?
혁 (장난스럽게) 걸루 나 저녁이나 해주라.
다래 안돼요. 내다 팔아야죠. (망시리 들어보이며 자랑스럽게) 이게 얼만데.
혁 (아차... 다래가 가장이지...) 생활비.. 버는 거야?
다래 직장 구하지 말구, 물질이나 했음 딱 좋겠는데. 이래뵈도 내 실력
알아주거든요. 엄마가 나 물질하는 거 너무 싫어하니까.. 그게 좀 걸려서 그렇지.
혁 (짠해져서) 하루종일... 물속에서 일했어?
다래 (바다 가리키며, 장난스럽게) 저기, 내 아지튼데요, 뭐.. 잠깐만 기다
려요. 나 이거 넘기고 올께요.
혁 (가는 다래를 아프게 본다...)
S#16 바닷가의 모래사장 / 해질 무렵
파도가 드나드는 해변을, 맨발로 나란히 걷는 혁과 다래. (다래, 반바지에 티셔츠 차림. 저만치 모래사장 위, 다래의 테왁과 가방, 둘의 신발, 놓여 있고)
혁 주로 여기서 물질 해?
다래 그런 편이에요.
혁 혹시 작년에 나 못봤어? 사고 당한 거, 바로 여긴데.
다래 (씁쓸히) 그땐.. 고3이었고, 아버지 돌아가실 무렵이기도 해서... 물질할
시간.. 없었어요..
혁 (괜히 얘기 꺼냈다 싶어, 고개 숙이다가.. 다래의 옆모습 본다. 이 아이
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 바다로 가, 물 속에 발 담그다가, 일그러져서,
발을 보며) 어, 여기 뭐 있나봐..
다래 뭔데요? (놀라 가까이 가는데)
혁 (얼른 뒷걸음질 치며 바닷물을 손으로 확 끼얹고)
다래 (물벼락 맞고, 황당해서 보다가, 그랬단 말이지.. 삐진척 돌아선다)
혁 (살피며) 화났어?
다래 (갑자기 휙 돌며 혁을 향해 물 끼얹고)
혁, 지지 않고 반격.. 다래, 비명 지르면서도 또 끼얹고..
노을이 지는 바닷가에서 물장난을 하는 혁과 다래.
둘의 즐거운 모습에서..
S#17 회장실 / 저녁
창완 (창밖 보며) 목격자라... (비서실 인터폰 누르고) 총무팀 진다래 들어
오라고 하게.
박실장 (F) (당황) 저.. 사업설명회때문에 바쁘셔서, 미처 보고를 못 드렸
습니다. 진다래양이 입사를 거부했답니다.
창완 입사를 거부해?
S#18 산타루치아 옥상 / 저녁
민, 착잡히 서 있는데.. 뒤에서 오는 수경.
수경 (살피며) 왜?
민 (시선, 밖으로) 수영을 전혀 못하는 사람이, 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해
줄 수 있을까?
수경 (혁에게 들었구나.. 싶고)
민 관심 끌려고 그랬어? 그래서 하지도 않은 일.. 했다고 한 거야?
수경 (서글픈 눈빛으로)
민 (수경의 눈을 똑바로 보며) 왜 거짓말 했냐구.
수경 (답답해서 민을 보는데)
민 너한텐 별거 아닐지 몰라도.. 그 사고.. 형 인생에서는 중요한 부분이야.
수경 (혹시 다래가 얘기한 건 아니겠지.. 확인하는) 내가 구해줬다는 거..
혁이 오빠한테 들은 거지?
민 (긍정의 의미로 보는데)
수경 (그대로 보다가.. 천천히 말을 뗀다.) 민아.. 나 그렇게 나쁜 애 아냐.
거짓말같은 거 체질에두 안맞구. 나, 고향이 제주도잖아. 수영을 내가 왜 못하겠어. 작년에 그 사고 있구 나서, 물이 무서워졌어. 물 공포증이래.. 것 뿐이야.
민 (놀라는.. 그럴 수도 있겠다... 미안해져서 보는데)
수경 지금 그게 문제가 아냐.. 요즘 다래 때매 마음이 아파서..
민 다래? 다래가 왜?
수경 혁이 오빠가 다른 얘긴 안하디? (한숨 쉬고) 사실... 이건 너하고도
관련된 일이거든.
민 뭔데 그래?
수경 다래.. 너희 아버지.. 원수라고 생각하고 있어.. 다래 아버지 죽이라고
시킨 사람이, 바로 니 아버지라구.. 그래서 너한테도 쌀쌀맞게 굴었을 거야.. 너야 그렇다 치고.. 혁이 오빠 아버지가 바로 니 아버지라는 걸 아는 날엔... 다래한텐 감당하기 힘든 충격일텐데...
민 (놀래서 보기만...)
S#19 다래집 앞 / 밤
차 안 운전석에 앉아 있는 혁. (실내등 켜고)
다래, 집에서 나온다. 손에 들린 일기장.
다래 (조수석에 타며, 장난기) 이거.. 누가 아무한테나 보여주지 말랬는데..
혁 (장난기 없이) 나... 못 믿어?
다래 (여전히 장난기) 적은 가까운데 있다. 몰라요? (그러면서 일기장 넘긴다.
어느 부분을 펼쳐 주며) 여기요.
혁 (받아 본다.)
일기장 내용 -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도 숨이 막힌다. 자신들의 범죄행위에 왜 날 끌어들이는지.. 아닌 건 끝까지 아닌 거다. 날 죽인다 해도..
혁 (굳어져서 보는데)
다래 (가슴 아픈) 아빠가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을지.. 맘 아파서 그거
잘 안봐요, 난.. 자꾸 우는 거.. 아빠도 안 좋아할 거구.. (창 밖 본다.)
혁 (일기장 덮고.. 다래를 본다. 착잡하고..)
S#20 산타루치아 옥상 / 밤
벽에 등 기대고 바닥에 앉은 민..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아닐 거야... 고개 젓고...
S#21 리조텔 로비 / 밤
들어서는 혁인데..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
혁 (액정 보고는 얼른 받으며) 강과장님?
S#22 리조텔 내 나이트 클럽 룸 / 밤
혁, 들어 오는데.. 테이블엔 양주병과 맥주들. 윤수, 이미 취해 있다.
윤수 (얼른 일어나서 반갑게) 어이구, 우리 이 팀장님 오시네.
혁 (앉으며) 계속 전화 드렸는데, 안 받으시대요.
윤수 꺼놓구 있었어요. 울적하고 심난해서.. 아까 보니까 전화 엄청 했든데..
(은근슬쩍) 회사에서 나 찾아요?
혁 갑자기 회사는 왜 그만 두셨죠? 무슨 일이라도..
윤수 (양주 따르며, 심각하게) 모르시는구나.
혁 (긴장해서 보는데)
윤수 우리 톡 까놓고 얘기합시다. 이 팀장님이 중림의 황태자라면, 관리부의
황태자는 바로 저였단 말입니다. 지난 일년동안 내가 이룬 업적이 어디 한두가집니까? 나 사무실서 날밤 샐 때, 우리 마누라.. 허벅지 찔러가면서, 집에서 날샜다 이겁니다. 근데 나한테 (생수병 들고) 이걸 먹여요?
혁 (답답하고..) 진부장 말입니다. 이중장부 때문에 죽은 겁니까? 그때
목격한 거, 자세하게 얘기해주세요.
윤수 모, 목격은 누가 목격을? (진다래가 퍼트리고 다니나 보다 싶고.. 고개
돌리며 아으씨...) 저번에 제가 이 팀장님한테 말씀드린 건 어디까지나 소문을 전한거지.. 난 아무 것도 몰라요. 도대체 어디서 그런 얘길 들으시고..
혁 (이상하다.. 보는데)
윤수 저기.. 제 후임 아직 안 정해졌죠? 중림에서 다시 불러주시면... (눈치
슬쩍) 복직도 생각해보고 있긴 한데...
혁 제가 회장 아들이라서... 얘기 안하시는 겁니까?
윤수 (사실 그렇긴 하지만.. 얼른) 아니죠. 제가 어떻게 감히 회장님 은혜를
배신하고 그런 유언비어를.. (고개 절래절래) 아녜요.
혁 (의심스럽기만 한데..)
윤수 (노래책 페이지 착착 넘기며) 노래나 한곡 부르시죠. 어떤 걸로?
S#23 다래의 몽타주 / 늦은 오전
1. 거리 일각 가판대 - 다래, 구인구직 신문을 보고 있다.
맨 카페 여종업원 뿐이고... 다래, 실망스럽게 신문을 덮는다.
2. 거리 분식점 앞 - 지나다가 알바 구인 광고문을 보는 다래.
반짝해서 다가가는데, 막 주인이 나와 떼어버린다.
한숨... 날은 왜 이렇게 덥고, 햇살은 부신지, 팔로 햇빛 가리는데..
휴대폰 벨 울린다.. 액정 보며 누구지? 여보세요. 받는데서..
S#24 꽃집 / 늦은 오전
꽃들 둘러보는 수경. 장미, 백합, 프리지아 등 보다가...
문득 선인장에 머무는 시선.. 뭔가 떠오르는.. 미소로 선인장을 본다.
S#25 리조텔 로비 / 오후
엘리베이터 앞.. 격앙된 감정 억누르며 서 있는 다래.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다래 탄다. 문 닫히면..
로비로 들어서는 수경. 한 손에는 선인장 들고.. 미소로..
S#26 기획팀 / 오후
노트북 (아이맥) 보며 통화하고 있는 혁. (직원들 퇴근했고, 한두명 정도만). 모니터에 단편 영화 제작 지원 공모 타이틀의 심플한 포스터.
혁 (화난) 바탕색, 블루로 해달랬잖습니까.
그 너머로, 입구에 살짝 모습 드러내는 수경. 귀 세우고 있는..
혁 개인 취향이든 아니든, 책임자는 접니다. 지시대로 해주세요.
S#27 회장실 / 오후
앙 다물고 들어오는 다래.
창완 (책상에서 일어서며, 반갑게) 어서 오게.
다래 (치미는 심정 누르며) 전 왜 부르셨죠?
창완 (살피듯 담담하게 보다가.. 소파로 앉으며) 앉지.
다래 (그제야 소파에 앉는다.. 싸늘한 눈길, 내려깔고..)
창완 입사를 반려했다고.. 회사에서 불편하게 한 거라도 있나.
다래 (O.L) 우리 아버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알아봐 주신댔죠?
창완 그래, 그랬지.
다래 됐습니다. 회장님이 안 알아봐주셔도 돼요. 제가 밝혀낼 거예요.
제 힘으로..
창완 무슨... 소린가?
다래 (격앙된 감정으로 떨리는) 만약... 아버지 죽게 만든 사람이 회장님
이라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요.
창완 (굳어지는데)
다래 진실은 언젠간 밝혀지겠죠. (그대로 돌아 나가버린다.)
창완 (당황스럽고... 보는데)
S#28 리조텔 엘리베이터 안 / 오후
침울하게 서 있던 다래.. 참, 아저씨 회사지, 여기.. 답답한 마음에 혁을
만나고 싶은.. 손목시계보는 다래위에
다래 (E) (가라앉은 소리로) 퇴근 했을래나..
S#29 기획팀 / 오후
직원들, 다 퇴근하고 없고.. 혁, 모니터 보며 답답한 듯 넥타이 늦추는데.. 누군가 파티션을 똑똑 두드리고.. 보면, 수경이다. 어? 보는데..
수경 (선인장 든 손 뒤로 한채) 퇴근 안하세요? 토요일인데..
혁 어... 해야지.. (갑작스런 방문에 당혹스럽고)
수경 (모니터에 뜬 포스터 보고) 그랬군요.. 오빠가 영활 포기했을 거라
생각은 안했지만..
혁 사무실엔 웬일이야?
수경 (뒤에 들고 있던 작은 선인장 화분을 내민다.) 이거.. 겉은 가시투성이
지만, 속은 부드러운 물로 차 있대요.. 촬영 소품 때문에 꽃집 갔다가, 오빠 생각이 나서 샀어요.
혁 .....
수경 (노트북 옆에 놔주며) 전자파 차단에 좋은 건 아시죠?
혁 (고맙기도 하고.. 보는데)
수경 (수줍은 듯 웃다가.. 파티션에 붙은 사내 연락망을 스치듯 본다..)
S#30 기획팀 앞 복도 / 오후
두리번 기획팀을 찾는 다래.. 저만치 보이는 기획팀 부서푯말..
그쪽으로 간다.
S#31 기획팀 / 오후
수경 (모니터 보며) 바탕색, 블루가 더 낫지 않나? 시원해보일 거 같은데.
혁 (의미있게 수경을 보고)
수경 좀 봐도 되죠? (한쪽 팔 혁 의자에 짚은채, 뒤에서 안 듯이 하고 마우스
움직이며) 텍스트만 있는 것보단 비주얼도 들어가는게 좋겠네요.
혁 ? (모니터 보면)
모니터 - 바탕색 블루톤으로 바뀌어 있고, 공모 안내 텍스트 한켠에 그림 자리가 만들어져 있다.
수경 (마우스 움직이며) 여긴, 역대 단편 영화 수상작 스틸컷을 넣는게
좋겠죠? 폭풍같은...
혁 (픽, 미소 짓는데)
그때 사무실로 두리번 들어서는 다래.
바짝 붙어있는 혁과 수경을 보고는 놀라서,
후다닥 돌아 나가려다 쓰레기통 걷어차며 넘어질 뻔..
요란한 소리에 입구 쪽 보는 수경과 혁.
혁 (얼른 일어나 보다, 다래인 거 알고, 달려가) 진다래!
다래 (도망치듯 나가다 붙잡히고.. 당황) 나, 난.. 그냥.. 볼일이 좀 있어서...
수경 (와서) 괜찮아?
S#32 기획팀 앞 복도 / 오후
어색하게 서로 눈치 보며 서 있는 혁과 다래, 수경..
혁 오늘 무슨 날이냐? 둘 다 연락도 없이..
다래 (뾰로퉁해진 감정을 못 숨기고) 얘기하는데.. 방해된 거 아녜요?
혁 (다래가 이상하게 생각했겠다... 난감해서 보는데)
수경 아니야, 얘... 포스터 때문에..
혁 (무마하듯) 셋이서 영화나 볼까? 정리하고 나올테니까, 여기서 기다려.
혁, 사무실로 들어가고..
수경 (다래 기색 살피며) 오해하는 거 아니지?
다래 오해같은 거 할만큼 못 믿지 않아, 우리.
수경 (자신만만하군.. 기가 차지만.. 누르고)
S#33 기획팀 / 오후
혁, 책상 앞에 선채로 노트북 끄는데 휴대폰 벨 울린다.
혁 (받고) 오선배? (사이, 반갑게) 그래요? 고마워요, 선배. 다음에 내가
한 턱 낼께요. (사이, 조금 난감) 지금요?
S#34 기획팀 앞 복도 / 오후
수경 (애원하는 표정) 아직도 나 미워하니?
다래 (보며 한숨...) 걱정마.. 얘기 안할테니까, 나만 보면 애걸하는 표정으로
그러지마.
수경 (안도하며) 미안하다, 다래야.
다래 (아직도 화가 풀리지는 않았다.) 미안하단 소리도 그만 하라니까.
수경 (보다가) 너... 오빠네 가족들에 대해선 좀 아니?
다래 ? (지기 싫어) 알만큼 알어.
수경 오빠 아버지... 뭐하는 분인지도 알어?
다래 그건 왜? 넌... 알어?
수경 (모르는구나... 보다가..) 몰라, 나도.. (슬쩍 미소로 보는데, 혁이 나온다.)
혁 (와서는) 이거 수경이한테 미안해서 어떡하지. 나 다래하고 급히 가볼
데가 있는데.. 영화는 다음에 보자.
수경 (황당, 어이없어 보는데)
다래 (무슨 일이지? 보고)
S#35 혁의 차안 + 도로 / 오후
운전하는 혁.
다래 (조수석에) 어디 가는데요?
혁 (미소로) 가보면 알아. 근데 넌 무슨 일로 온 거였어? 나 보고 싶어
온 거야?
다래 (가라앉은) 중림 회장 만났어요.
혁 (흠칫, 보는데)
다래 절대 용서할 수 없다구.. 그러구 나왔어요.
혁 강과장말.. 그대로 다 믿지 말라니까..
다래 건 그런데... 나도 모르게 흥분해서.. (떨쳐버리듯 창밖 보다가) 우리
어디 가는데요.
혁 (착잡한...)
S#36 기획팀 / 오후
텅빈 사무실. 독기오른 얼굴로 안으로 들어오는 수경.
혁의 자리로 간다. 파티션에 붙은 사내연락망을 보고.. 비죽 냉소..
연락망을 보며, 메모지에 뭔가 적는 수경.
S#37 중문 관광 단지 쇼핑 타운, 또는 탑랜드 정도 / 오후
관광상품 판매점, 입구 문에 붙은 구인공고.
사람 구함 - 제주도 출신, 용모 단정하며, 건강하고 밝은 성격의 여성, 해녀 출신에 탄생별자리가 사자자리이면 더욱 좋음
보고 있는 다래와 혁. 혁은 장난스런 웃음기..
판매점 안의 주인, 다래와 혁을 기다리고 있었던 듯, 안에서 내다보다가.. 혁과 눈 마주치고.. 혁, 다래 몰래, 주인에게 눈 찡긋해보이고는, 검지를 입술에 대며.. 암 말 말라고..
다래 (보며) 딱 나네? (하다가.. 혁이 시킨 거구나.. 기가막혀 웃음기로 보고)
혁 (부러 얼굴 굳히고) 용모 단정한 건 맞나? (위아래 훑는데)
다래 (입술 비죽, 살짝 쏘아보다가..) 여기 데려올려 그런 거예요?
혁 난 알선이고.. 면접 봐야지. 떨어지고 붙는 건, 어디까지나 너 하기
나름이다. (등 툭치며) 잘 해봐.
다래 누가 일자리 구해달랬나? (그러면서도, 매무새 만지고, 흠흠 목소리
가다듬고.. 안으로 들어간다.)
혁 (미소로 보다가.. 아버질 만났다는 다래 얘기 생각나고.. 불안한 심정
으로 고개 숙인다.)
S#38 PC 방 / 오후
수경, 분노로 무섭게 빛나는 눈빛. 모니터 보며 빠르게 자판을 두드린다. 기획팀에서 뭔가 적었던 메모지를 꺼내 보는데... 휴대폰 울리고..
수경 (액정보며 짜증.. 받으며) 네.
형근 (F) (느끼하게) 딸링, 수경이?
수경 (치미는) 바쁘다잖아요. 귀찮게 좀 말아요.
형근 (F) (당황) 조수경, 뭐야 너.
수경 안그래도 서울가면 정리할라 그랬는데, 잘됐네요. 이 참에 끝내요 우리.
탁 닫고는, 휴대폰 밧데리 빼서, 신경질적으로 던지듯 놓고는, 다시 무섭게 모니터를 노려보는 수경.. 메모지에 적힌 메일주소 보며 자판 두드린다. 모니터, 편지 보내기 클릭 되고..
마우스에서 손떼며, 그제야 분이 좀 가라앉는지... 잠시 눈 감았다가...
눈 반짝 뜨며, 생각에.. 비죽 회심의 미소.
S#39 쇼핑타운 / 오후
저만치서 일회용 카메라 사 들고 오는 혁.
다래, 활짝 핀 미소로 판매점 안에서 나온다.
다래 출근하래요.
혁 (의외라는 듯) 그래? 널 뭘 믿고 채용한대?
다래 용모단정! (장난기로 웃다가) 빽으루 취직하는 거 별룬데.
혁 나 빽 없어. (카메라 들어 보이며) 카메라만 있지. 이력서 사진 없지?
(건물 벽 정도로 밀어붙이며) 저기 서봐.
다래 (카메라 보며 어이없어 웃다가, 신경 써준 혁이 고맙고.. 따뜻한 미소로)
고마워요.
혁 (다래 데려다, 건물 벽에 바짝 세우며) 움직이지마.
다래 (기분 좋다. 카메라 들이대고 셔터 누르는 혁 보다가) 아저씨 식구들은
어디 살아요?
혁 (놀래서 멈칫, 카메라 내려지고)
다래 (차려 자세한채) 돌아가신 엄마 말고.. 다른 식구들 얘긴, 한 번도 안 했
잖아요.
혁 (착잡한.. 마음 감추듯 다시 카메라 대고 찍는다. 카메라 내리고는
보다가) 가자, 우리 집. (손 나꿔채 끌고 간다.)
다래 (끌려가며) ?
S#40 목장 마사 앞 / 오후
마사 앞으로 다래를 끌고 오는 혁.
다래 (의아한, 둘러보다가) 아저씨 아버지, 목장 주인이에요?
혁 (픽 웃고는) 인사해라. (말 하나씩 가리키며) 여긴 엄마, 아버지, (질주
가리키며) 나, (그 옆의 말 가리키며) 저긴 동생이다.
다래 (기가 막혀 웃다가) 장난해요, 지금?
혁 (질주 가리키며) 얘 모르겠어?
다래 (갸우뚱 질주 보는데)
혁 얘가 질주야.. 그때, 경마장에서 꼴찌했던 그말..
다래 (아.. 그렇구나.. 보고)
혁 (질주를 끌고 나온다.)
다래 (깜짝 놀라) 미쳤어요?
혁 (갈기 쓰다듬으며) 괜찮아. 얜 나하고 친해.
다래 (주위 살피며) 주인한테 들키면 어쩔라구.
혁 (픽 웃고) 여기 관리 아저씨하고도 친하니까 걱정마.
혁, 말에 올라탄다. 다래에게 손 내밀고, 다래 머뭇... 보는데,
손 잡아 끌어 앞에 태우는 혁.
혁, 다래를 뒤에서 꼭 안듯이..
혁 너.. 나 믿지? 앞으로 어떤 일이 생겨도 믿어 줄거지?
다래 ?? (돌아보는데)
말을 출발시키는 혁.. 천천히 말을 타고 가는 둘에서..
S#41 회장실 / 오후
컴퓨터 모니터. 인터넷 화면, 비서실 앞으로 온 이메일.
보낸 이 - 심판자
제목 - 중림 회장에게 보내는 경고!
내용 - 중림의 기업성은 올바른가?
이중 장부 조작과 무상 주식 증여.
전 관리부장의 의문의 죽음..
이것은 1차 경고다. 앞으로 계속 지켜볼 것이다.
일그러져... 모니터를 보고 있는 창완.
박실장 (옆에 서서) 장난으로 넘기기엔 너무 구체적인 얘기들이라..
창완 (뒷목을 주무르다가... 문득 떠오르는.. 잠시 생각..) 진부장 딸.. 사람하나
붙여서, 뭐하고 다니나 체크해봐. (끝내 고름이 터지는 건가.. 일어서서 창밖을 본다.. 불편한 심기..)
S#42 산타루치아 앞 / 다음날 오전
카페 앞에 선 다래. 어떡하지.. 생각에 망설인다. 결심한 듯 들어가고..
누군가의 시선으로 보이는 그런 다래 모습, 찰칵. 사진으로 찍히는데서.
S#43 산타루치아 / 오전
미미 (황당) 그만둬?
다래, 고개 푹 숙인채 서 있고.. 주위에 황당한 표정으로 삥 둘러선
미미와 민 일행들.
다래 죄송해요...
미미 (버럭) 안돼! 이제와서 그게 무슨 소리야. 진다래, 너 그렇게 무책임한
애였어?
다래 (고개 숙이고)
수경 (왜 그러는지 안다.. 비죽 보다가.. 이내 걱정스럽게) 집에 무슨 일
있니? 우리가 너한테 뭐 불편하게 한 거라두 있어?
다래 어차피 제대로 못 할 거면, 전 빠지는게
민 (O.L) 나랑 얘기좀 하자.
일동 (민에게 시선집중)
S#44 산타루치아 앞 / 오전
마주 선 민과 다래. 심각하고..
다래 (아버지 사건 얘기 다한 뒤다.) 아버지 얘긴... 끝까지 안하고 싶었는데..
민 (창완에 대한 원망을 드러내는 다래 말에 감정 상한) 확실한 것도
아닌데, 우리 아버지 죄인취급 하는 거.. 듣기 불편하다.
다래 나두 좋아서 하는 거 아냐, 이런 얘기.
민 니가 아버지 사랑하는 것처럼, 나도 우리 아버지 사랑해... 우리 아버지,
절대 그럴 분 아니야. 난 확신해.
다래 나도... 아니길 바래.. 하지만, 그 생각만 하면.. 니 얼굴.. 똑바로 볼 수가
없어.
민 (착잡한 심정... 보다가) 어쨌건 영화는 계속 해라. 그럴 린 없겠지만,
만에 하나 그게 사실이라도, 미운 건 나 하나 잖아. 다른 사람들한테까지 피해주지 말고..
심각하게 마주 선 둘의 모습, 찰칵.. 사진으로 찍힌다.
S#45 산타루치아 / 오전
창 밖으로 보이는 다래와 민.
미미와 성욱, 창가에 바짝 붙어 서서 호기심 가득.. 둘을 보고 있고.
그 뒤에 선 수경, 창밖의 다래와 민을 보고는, 비죽 미소 흘리고.. 다른 쪽으로 간다.
성욱 민이 저 자식, 좀만 참지. 영화 끝나구 고백하면 될 걸..
미미 (놀라 보며) 민이가 고백했대?
성욱 보면 몰라요. 아까 진다래 표정 봤죠? 민이가 부담스러워서 영화 더
못하겠어요.. 딱 써 있잖아.
미미 하긴 것두 그렇지.. 진다래는 이선배 좋아하니까..
성욱 (쯧쯧, 혀차고) 동아리 회칙에 넣어야 된다니까. 촬영중 연애금지.
미미 (슬쩍 보며 속삭이는) 야, 그럼 우리도 걸리잖아.
성욱 (화들짝) 우리?
미미 (은근한 미소로)
성욱 (발끈, 오버) 어후, 누, 누가 들음 진짠줄 알겠네. (휙 가버리고..)
미미 (씨익 웃으며) 귀여운 짜식...
S#46 경치좋은 야외 / 오후
촬영 준비중인 민 일행들. (미미와 성욱은 콘티보며 상의하고, 일행남은 조명 전선 살펴보고 있고.. 일행녀는 조명기 점검하고 있다.)
다래와 민, 각자 뚝 떨어져서 앉아 대본 보며 연습하고 있다.
(민은 조명기 근처에 앉아 있고.)
수경, 그런 다래와 민을 보며 의미있는 시선 보내는데..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
수경, 액정 보고는 일행들에게서 멀치감치 떨어지고..
수경 (폴더 열고) 왜. (놀라) 나 있는 델? (버럭) 엄만 왜 아무한테나 말하구
그래? (사이) 아무리 학교 선배라두 그렇지. 절대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랬잖아.... 알았어, 끊어.. (탁 끊고) 누구지? (불안하게 눈망울 굴린다.)
일행녀, 조명기가 바닥에 제대로 고정이 안된다. (평평하지 않은 바닥)
일단 조명기 대충 세워 놓고, 일행남에게로 간다.
민, 대본 보며 연습하는 다래를 본다.. 씁쓸한 눈빛..
일어서는 다래, 대본에 시선둔 채, 조명기 옆을 지나가는데,
순간, 대충 세워뒀던 조명기가 다래 위로 쓰러진다.
어어! 순식간에 몸을 날려 다래를 밀쳐내는 민.
조명기,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민, 다래를 뒤에서 안 듯 감싼채 나동그라진다.
- 누군가에 의해 사진으로 찍혀지는 그 순간의 둘의 모습.
다래 위에 쓰러져 있던 민, 후다닥 옆으로 비키며 일어나는데,
팔꿈치가 쓰라리다. 쓰... 보면, 팔꿈치가 까져 피가 난다.
수경과 일행들, 우루루 몰려와서는, 어떻게 된 거야! 안 다쳤어?
다래, 주섬주섬 일어난다.. 멍하니 민을 보고..
수경 (민 팔꿈치 보며) 어떡해..
민 (다래 보며) 괜찮아?
다래 어...
성욱 (민 팔 잡고, 상처부위 살펴보며) 약국 찾아서 소독이라도 해야겠다.
민 이까짓 거 갖구 뭘. (팔 흔드는데, 아프다.) 아! (다시 쓰...)
미미 야.. 민이 너 은근히 멋지다. 슬라이딩 폼이 완전 보디가드야.
다래 (미안하고... 민을 보는..)
S#47 야외 다른 일각 / 오후
촬영장비들 들고 이동중인 일행들..
다래 (민을 보다가.. 옆으로 따라 붙으며) 고맙다.. (대충 물로만 씻어낸 민의
팔꿈치 보며 미안한..)
민 (피식 웃으며) 몸 바칠만 하네.. 이젠 그런 소리 못 들을줄 알았는데..
다래 (희미하게 웃고)
민 그래.. 너랑 나 사인, 아무 것도 달라진게 없는 거야.. (애써 밝게,
어깨에 안 다친 팔 척 올리며) 가자! (하는데)
다래 (그 손 슬며시 내리며, 일행들 따라 앞서 간다.)
민 (씁쓸하게.. 다래의 뒷모습을 본다.)
S#48 리조텔 특실 + 리조텔 객실 베란다 / 밤
책상 앞에 앉은 혁, 둘둘 말린 포스터를 쫙 편다. 만족스럽게 보는데..
휴대폰 벨소리.
혁 (액정 보고, 받는) 수경이니?
수경 (베란다 테이블에 앉아) 안 주무셨어요?
혁 지금 초벌 포스터 보고 있던 중이야. 니 말, 도움 많이 됐다.
수경 그래요? 도움 됐다니까, 저두 좋네요.
혁 어젠 미안했어. 다래 일자리 때문에
수경 (O.L) (그런 얘기 듣고 싶지도 않은 심정) 어제 못 본 영화, 언제
보여주실 거예요?
혁 어... 언제가.. 좋을까.
수경 내일, 영화박물관 안 가실래요?
혁 (잠시 머뭇) ..... 그럴까?
S#49 다래집 마당 / 밤 (S#49에서 S#51까지는 같은 시각)
평상 위에 수북히 쌓아놓은 종이비행기들..
다래, 그 앞에 앉아 하나씩 날려본다.. 행복한 미소..
S#50 리조텔 객실 베란다 / 밤
휴대폰 닫는 수경. 테이블에서 일어서며, 새액 미소짓고..
S#51 리조텔 특실 / 밤
휴대폰 닫는 혁. 잠시 생각.. 수경의 적극성이 조금은 부담스럽기는 하다.. 생각 떨치고, 서랍 속에서 볼펜 꺼내다가.. 서랍 한구석에 있는 반지케이스를 본다. 케이스 꺼내드는 혁.. 열고, 진주반지를 꺼내본다.. 다래 생각에 착잡한 혁에서 (F.O)
S#52 다래집 마당 / 아침
다래, 신나서, 마당으로 내려선다.
영란 (화초 물 주다가) 웬일이냐? 통 기운이 없더니.
다래 어, 취직됐 (하다가) 아니 저기.. (하늘 가리키며) 날씨가.. 좋아서..
영란 (수상쩍게 보는데)
다래 (부엌쪽으로 가며) 밥 먹어야지.
영란 쟤가 요새 종잡을 수가 없어.. 연애를 해서 그러나..
S#53 다래집 앞 돌담길 / 아침
다래 (출근하듯이 가방 매고 나와서는, 머리 꽁꽁 쥐어 박으며) 으이그..
숨기질 못해요, 숨기질.. (생각에 방긋) 며칠만 더 버티면 백수생활도 끝이니까. (문득 드는 생각, 휴대폰 누르고) 강과장님? 저 진다래예요. 오늘 시간 있으세요? 바쁘다구요? 그럼 내일은.. (윤수, 끊어버렸다.) 강과장님, 과장님! (이미 끊어졌고.. 휴대폰 닫으며, 중얼중얼) 만나야 설득을 하지...
S#54 회장실 / 오전
다래와 민이 함께 나뒹구는 사진. 창완의 손에 쥐어져 있다.
책상 앞에 서서 사진을 보고 있는 창완. 심각하게 굳은 표정.
손에 들린 사진을 거칠게 책상 위에 던져 버린다.
책상 위에는 여러장의 사진들.. ( 산타루치아로 들어가는 다래 민과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 나누는 다래 촬영현장의 다래 등등)
창완 (인터폰 누르고) 박실장, 잠깐 들어오지.. (폰에서 손 떼고, 무섭게) 어린
애가 겁이 없어.
S#55 산타루치아 여자 화장실 / 정오경
거울 보며 화장 고치고 있는 수경. 잔뜩 들뜨고 설레는...
미미 (들어오다가, 수경 본다. 수경 얼굴에 바짝 얼굴 갖다 붙이며) 진짜
예술이다, 예술. 신입생이 뭔 화장술이 그렇게 프로급이냐?
수경 전공이 미술이잖아요...
미미 (그제야 생각에) 너.. (험악해지며) 꽃단장하고 또 샐라 그러는 거지!
수경 (애교있게) 언니...
미미 얘가 지금, 우리가 놀러 왔어? 안돼!
수경 나중에... 나중에 다 얘기할께요.. 한번만, 응?
미미 (어이그.. 이걸.. 애교에 넘어가는 분위기)
S#56 리조텔 레스토랑 / 정오경
식사중인 창완과 민.
창완 내가 안 찾으면 얼굴 보기 힘들다?
민 (씨익 웃으며) 짝사랑이 다 그런 거죠.
창완 ? (보면)
민 부모한테 자식은 평생 짝사랑이라면서요.
창완 진다래라는 아이.. 너희 영화 같이 하는 거냐?
민 (아버지가 왜 묻는지 안다.) 예...
창완 너... 그 아이 좋아하냐?
민 (시선 떨구다가) 그냥.. 친구예요.
창완 영화, 될 수 있는대로 빨리 끝내도록 해라.
민 아버지.
창완 (보면)
민 저.. 언제나 아버지 편인거.. 아시죠?
창완 (살피듯) 갑자기 무슨 소리야.
민 아니요.. 그냥요.. (먹는데)
창완 니 형하고 수경이는, 언제부터 만났다더냐?
민 형... 좋아하는 사람 따로 있어요.. 수경이 아녜요..
창완 그래? 어떤 아인데?
민 때되면.. 형이 얘기 하겠죠.
창완 ? (본다.)
S#57 대형 서점 / 오후
미술파트 서가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 수경. 어느 책 보다가 흐뭇이
닫는.. 모네 화첩이다. 수경, 시계를 보고, 서둘러 카운터로..
S#58 리조텔 지상 주차장 + 혁의 차안 + 리조텔 정문 앞 / 늦은 오후
혁, 주차장에 세워진 차에 올라탄다. 시동 거는 위에..
수경 (E) 박물관 앞에서 기다릴께요.
혁의 차, 정문 앞을 지나가는데, 정문 안으로 들어가는 다래가 보인다.
어? 혁, 차 세우고는 창문 내리며 다래야! 부르지만..
다래, 못 듣고 들어가고.. 무슨 일이지? 이상해서 보는 혁.
S#59 리조텔 로비 + 레스토랑 / 늦은 오후
로비로 급히 들어오는 혁. 휴대폰 꺼내들며 두리번 다래를 찾는데..
저만치 레스토랑 안에 다래가 보인다.
그런데.. 다래의 맞은편에 박실장이 앉아 있다.
박실장, 심각하게 무슨 얘기를 하고 있고..
다래, 격앙된 표정으로 그 얘기를 듣고 있다.
박실장, 일어선다. 얼른 일각에 몸을 숨기는 혁.
혁,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간다... 가슴 아픈데..
박실장,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고, 다시 카페 안을 보는 혁.
고개 숙인 채 앉아 있던 다래. 벌떡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온다.
혁, 안타깝게 다래를 본다.
눈물 훔치며 정문 쪽으로 가는 다래.
혁, 다래 뒤를 따라 간다.. 선뜻 부르지는 못하다가..
혁 (멈춰서고.. 가라 앉은 목소리로) 다래야.
다래 (못 듣고 휘적휘적 가기만)
혁 진다래..
다래 (그제야 돌아보는.. 눈물 그렁한 눈으로) 아저씨...
혁 (가까이 가며, 아프게) 여긴... 무슨 일이야.
다래 (훅 감정 터지고.. 무너지듯 혁의 가슴에 얼굴 묻는다.) 아저씨...
혁 (괴로운 심정으로 다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다, 문득 드는 생각..
여기선 아버지를 만날 수도 있다. 주위 살피며, 일단 다래 손을 잡고
정문을 빠져 나간다.)
S#60 신영 영화 박물관 앞 (남제주 남원) / 늦은 오후
모네 화첩 가슴에 안고, 혁을 기다리는 수경.. 잔뜩 기대에 들뜬..
S#61 공원 벤치 / 늦은 오후
나란히 앉은 혁과 다래.
다래 (울먹) 회장 비서실에서 나온 사람이.. 쓸데없는 소리하고 다니면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할 줄 알라고..
혁 (답답하고, 화나는..)
다래 나... 너무 힘이 없어요, 아저씨.. 중림이라는데.. 너무 큰 덴가봐. 나처럼
힘없는 애한텐 너무 버거운 상댄가봐..
혁 (착잡하게 다래 어깨를 감싸안는다.)
S#62 영화 박물관 앞 / 저녁
지친 수경.. 일각에 앉아 있다. 이상하다? 휴대폰 버튼 누른다.
S#63 공원 벤치 + 영화 박물관 앞 / 저녁
혁, 다래 어깨 감싸안고.. 침울히 있는데.. 울리는 휴대폰.
액정 보고는 그제야 수경과의 약속 생각나고..
혁 (휴대폰에 대고) 수경아, 이거.. 미안해서 어떡하지.. 내가 급한
일이 생기는 바람에, 정말 미안하다..
수경 (영화박물관 앞, 휴대폰에 대고) 혹시... 다래랑 같이 있어요?
혁 어... 박물관은 다음에 가자.. 그래.. (끊으며 다래 살피고) 저번에 그냥
보낸 거, 미안해서..
다래 괜찮으니까, 지금이라두 가요..
혁 이상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지?
다래 수경이, 아저씨한테 고마운 애잖아요.
혁 (보다가) 박실장이 또 다른 말은 안했구?
다래 ? 박실장인진 어떻게 알았어요?
혁 (일순 당황) 거기 다니잖아, 나.
다래 (그렇겠다.. 보고..)
S#64 영화 박물관 앞 / 저녁
앉은 자세 그대로, 고개 숙인 수경.. 분노로 차오르는... 입술 깨물며..
휴대폰이 으스러지게 꽉 쥐고, 바르르 떤다..
S#65 다래집 앞 돌담길 / 밤
혁의 차 앞에 서 있는 다래와 혁.
혁 힘들 땐 전화해.. 길거리에서 울고 다니지 말고.
다래 중요한땐 꼭 안 받으면서 뭘..
혁 (손 잡으며) 아무 것도 도와줄 수가 없어서.. 미안하다...
다래 아저씨가 도울 수 있는 일도 아니잖아요.
일각, 그런 다래와 혁을 지켜보고 있는 수경.
냉기가 흐르는 매서운 눈빛.. 혁, 차에 타서 떠나고..
다래, 손 흔들고 돌아서는데, 다래 앞으로 다가서는 수경.
다래 (소스라치게 놀라) 수경아.
수경 (다정한) 이제 오니?
S#66 다래방 / 밤
들어오는 다래와 수경. 다래, 휴대폰과 가방을 책상위에 놓는다.
슬쩍 휴대폰을 보는 수경... 둘, 어색하게 마주 앉는다.
다래 (왜 왔지?.. 의심의 눈으로 보며) 웬일... 이야?
수경 (답답한 듯 한숨, 씁쓸히) 친구집에 놀러 왔는데, 왜 왔냐고 물어보구..
결국 이렇게 됐구나.. 우리...
다래 (너무했나.. 좀 미안해져 보는데)
수경 나... 이제 혁이 오빠 포기할려구.. (울먹) 니 맘 아프게 하면서 이렇게
까지, 이 지경까지 오고 싶지 않았는데.. 사랑이 뭔지.. 내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 모르겠어..
다래 (마음 아파지는) 수경아...
수경 우리...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순 없을까?
다래 나도 사실 그동안, 속으론 많이 미안했어. 니 맘 여린 거 뻔히 아는데..
수경 다래야.. (다래의 손을 잡는다.. 눈물 그렁한 눈으로 보다가.. 얼른 눈물
훔쳐내며 밝게) 넌 친구 왔는데, 쥬스도 한잔 안주니?
다래 (픽 웃고) 알았어. (일어나는데)
수경 저녁 안 먹었는데.. 밥도 좀 주라.
다래 알았습니다. (웃고는 나간다.)
수경, 얼른 일어나서는, 책상 위에 놓인 다래 휴대폰 집어든다. 열면,
혁과 다정히 찍은 배경사진.. 수경, 차갑게 보며.. 재빨리 버튼을 눌러대기 시작한다.
S#67 혁의 차 안 + 도로 위 / 밤
운전하는 혁.. 괴로운데,
신호등, 청신호에서 적신호로 바뀌고..
횡단 보도로 걸어가는 남자.
혁, 그대로 생각에 빠져 있고..
남자, 질주해 오는 차에 놀라서 돌아본다.
혁, 뒤늦게 남자를 보고 끼익.. 급 브레이크 밟는데서.
S#68 창완 숙소 / 밤
요란하고 길게 울리는 전화 벨..
욕실에서 나와, 수화기 드는 창완. 뭔가 놀란 표정에서.
S#69 혁의 차 안 + 도로 위 / 밤
핸들에 얼굴 묻듯 고개 숙이고 있는 혁.
차창 밖, 삿대질하며 욕을 해대는 남자.
혁의 귀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S#70 창완 숙소 / 밤
뭔가를 보고 진노해 부들부들 떠는 창완.
책상 위 팩스, 뽑혀져 나오고 있는 팩스용지.
창완, 거칠게 뽑아 들면, 혁과 다래의 휴대폰 배경 사진이 출력된..
그 밑에 당신을 용서하지 않겠어!
(팩스, 박실장이 이메일을 확대 복사해서 팩스로 넣은 것임..)
창완 (혁이까지 이용을... 분노로 책상을 내려치며) 발칙한!
벌컥 문을 열고 들어오는 혁에서.
-- 6부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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