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손수건 62
s# 자영 마당 (밤)
(외조모와 자영의 행복한 웃음 소리가 들린다)
s# 안방 (밤)
(외조모가 여러가지 색갈의 비단 쪼각들을(10쎈치 정도 아직 제대로 깔끔하게 짜르진 않은) 바둑판처럼 깔고 있고)
외조모-(웃으며) 그렇게 좋아...?
자영-(활작 웃으며) 너무 이뻐요 할머니....
외조모-(비단 쪼각 남은 것 주며) 자 해 봐...
자영-(비단쪼각 줄 맞춰 놓는다) 어쩜 이렇게 빛갈이 고와요 할머니...? 정말 너무 이쁘다...
외조모- 그게 우리 옷빛깔이야,...
자영-이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외조모- 그걸 다 이어서 이불을 만들 꺼야,...
자영-(웃으며) 이렇게 쪼꼬맣게요...?
외조모-그건 이불 겉감이니까 (손으로 이불 넓이만큼 가르키며) 솜을 놓고 호청을 씨우면 이만큼 돼...
자영-너무 앙증스러울 것 같아요,...
외조모-때때 이불이야...
자영-그러네요...? 우리 어려서 때때옷
처럼요...
외조모-애기 이불하고 벼게는 할미가 만들어 주마...
자영- 네,..(행복한 웃음)
s# 자영방 (밤)
(자영 행복한 얼굴로 휴대폰 하고 있다-책상에 약간 엎드린 자세라든가 자연스러운 자세)
자영-.. 음(생각)... 오랜만에 저녁을 하구.. 그렇잖아도 할머니가 쇠고기 전골 한다니까 그러셨어요 영준이 좀 오라고 하지 그랬냐구요...
s# 영준 방 (밤)
영준-(감동) 와 정말 그러셨어요...? ... 그리구요
s# 자영방 (밤)
자영- 할머니랑 저녁 먹구... 설거질 하구....(쑥스러워 조금 웃는)
s# 영준방 (밤)
영준-그리구요
s# 자영방 (밤)
자영-(쑥스러우면서 행복한 웃음) 할머니가 애기 이불 만드실 꺼 구경하구요... 때때 이불이래요...
s# 영준방 (밤)
영준-나 뭐하고 있었나 물어 봐요.... (보고 있던 책
덮어 뚜겅 다시 보며) 임신과 출산이란 책을 읽고 있어요.... 지금 어디 읽는지
가르쳐 줄께요
s# 자영방 (밤)
자영-(너무 어이없는 그러나 행복한) 영준씨....
영준-(휠) 읽어 줘요....?
자영-(행복하고 어처구니 없는 웃음만)
s# 민주 방 (밤)
(조명등만 켜져 있고 상민은 소파에 누워 있다)
(민주는 침대에 누워 있다)
s# 민주 식당 (아침)
(출근할 차림으로 아침 먹는 상민과 민주, 오여사, 선주)
민주-(의외로 밝다) 어머니 저희방 커텐 좀 바꿔 주세요,... 봄인데 너무 무거워
보여요...
오여사-그래 알았다...
민주-... 상민씨
상민-(본다)
민주-오늘 선주 차 좀 처리 해 주세요,... 오늘 출고할 수
있는 걸루요
선주-(본다)
민주- 너 어떤 차 갖고 싶어...?
오여사-아무거나 사 주면 돼지 뭘 물어
상민-이왕이면 처제가 타고 싶은 게 좋죠,.. 말 해,...
선주-형부가 알아서 해 주세요....
s# 씨에라 건물앞
(민주의 차 와서 선다. 민주와 상민 내린다)
s# 비서실
(여비서 커피잔 하나 우유컵 하나 쟁반에 받쳐들고 사장실로 간다)
s# 민주 사무실
(회의 탁자에 앉아 있다. 여비서 들어 와서 놓는다)
민주-(우유컵 집어 주며) 앞으로는 나 우유 필요 없어요, 나두 커피 줘...
여비서-(쟁반에 받아 들고 나간다)
상민-(차 마신다)
민주-회의는 몇시예요...?
상민-두시....
민주-이 방에 들어 온 게 며칠만이 아니구 몇달만인 거 같아요... 상민씨 내 생일 이번 토요일인 거 알아요...?
상민-알고 있어
민주-우리 스키장에서 파티 하면 어때요...?
상민-당신이 그러고 싶으면 그렇게 해
s# 상민 사무실
(상민 들어 온다. 컴퓨터 켠다)
s# 민주 사무실
(민주 책상앞에 앉아 자영과 상민의 옛날 사진 보고 있다)
(자영과 상민의 사진들)
(민주의 차분한 얼굴)
s# 미령 거실
(통닭, 피자, 햄버거 놓여 있고)
한순-(속상해서 악쓴다) 이 문디 가스나야 통닭냄새도 안나나..? 니 좋아하는 피자 냄새도 안나나 말이다,.. 니 참말로 굶어 죽을끼가... (안되겠는듯 음식을 미령이
방 앞으로 가지고 가서 놓는다) 냄새 나제...? 꼬신 냄새 나나
안나나, 이래도 안묵을래...? 이래도..? 시방 니 뱃속에서
구라파 전쟁이 났을낀데 언제까지 버티나 두고 볼끼다
영만-(들어오다가 본다, 한심하다)
한순-(속상해서 소리친다) 냄새 안나나 이 가스나야...
영만-(다가가서 음식 접시 들고 탁자로)
한순-갖고 가머 우얍니꺼, 이 가스나 끄꼬 나와야지예...
영만-(나머지도 가서 탁자로 갖다 놓는다)
한순-미령 아부지이
s# 미령방
(기운이 없어 맥을 못추리는 미령)
미령-태영아 내가 널 통닭하고 바꾸면 안돼지, 그치.... 사랑은 목숨하고 바꿀
수 있어야 진실한 사랑이라는데 내가 이것도 못참으면 널 사랑하는 게 아니지 그치... 어으 미치겠다... (신경질 나며) 진짜
내 엄마 맞아...? 계모 아냐...?
영만-(큰소리) 오늘부터 나도 굶을테니까 그런 줄 알어...
미령-(깜짝 놀라 쫓아 나가며) 아빠...
s# 영만 거실
한순-미령 아부지 미령 아부지....
미령-(순간 탁자위에 있는 음식에 눈이 번쩍 한다) 아니야, 안돼...
한순-와 느그아부지까지 내 속을 썩이노,.. 와...
미령-나랑 아빠랑 굶어 죽을테니까 엄마 혼자 잘 사세요...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s# 퀵 사무실
(영만 들어 온다. 기사 대기실에서 짜장면 먹고 있는 태영을 본다)
영만-(들어가서 태영의 등짝을 갈기며) 이 자식아 넌 지금 짜장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 우리 미령이는 이틀째
꼬박 굶고 있는데...?나쁜 자식 같으니라구....
태영-...
영만-너 솔직히 말 해 봐,... 아직도 우리 미령이
그저 그런 거야..? 그래서 이렇게 찬밥 취급하는 거야...?
태영-아닙니다...
(사무실에 있는 용식 어안이 벙벙한체 듣고 있고)
영만-(훅 심난한 한숨 쉬며 사무실로 간다)
(용식 영만을 본다)
태영-(짜짱면이고 뭐고 휴대폰 꺼내 건다)
(효) 신호 간다
미령-(휠) 태영아...나 쓸어질 것 같해...
태영-쓰러지면 너만 손해니까 빨리 먹어.... 제발 속 좀
썩이지 말고 먹으란 말이야, 먹어 너 때문에 내가 야단 맞잖아.... 누군 누구야, 사장님한테지...
s# 미령방
미령-안돼애,... 우리 엄마가 졌다
그러구 손 들어야 된단 말이야,..
한순-(오, 엘로 쫓아 들어 와 미령이 때리며 통곡) 오냐,.. 느그 엄마 손 들었다 손 들었어,.... 느그 아부지하고 합세 해서 느그 엄마 손들게 해서 좋겠다...
미령-(비명 아야.. 아야 소란을 떨면서 나중에) 만세... 만세... 태영아 우리 엄마 손들었대,... 만세
한순-니 태영이한테 시집 가서 어디 고생한 바가지로 해 보그라...
미령-(급하게) 태영아 내가 밥 먹고 나중에 전화하께...?
한순-(울음)
s# 퀵 사무실
태영-(영만에게 간다) 사장님 ... 사모님이 지금 손
드셨답니다...
영만-뭐야...?
태영-.... 미령이가 그러는데요..?
영만-(일어나 나간다)
용식-(태영이 끌고 나간다)
s# 퀵 사무실 앞
용식-너 끝까지 오리발 내밀래...? 미령이 단식투쟁하고 너하고 상관이 있는 거지...
태영-(훅 심호홉)
용식-말 해 봐...
태영-형.... 나...
용식-빨리 말 해
태영-... 나 장가 가야
할지도 모르겠수...
용식-...뭐....?
s# 영만 거실
(미령은 신나서 음식 먹고 있고)
한순-(원망하며) 지는요 미령 아부지가 굶는다는 바람에 손들었심더, 남편 굶기고 자식 굶기고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끝까지 해보겠습니꺼,...
아이고마 다 싫습니더
영만-잘 했어,...저 좋다는데 이 난리를 칠 필요가 뭐가 있어...
미령-(오, 엘) 아빠 최고
영민-시끄러 임마,... 난 느이 엄마
편이야,..
미령-아빠 내 편 아니라구..요...?
영민-그래, 니 편 아니야,...
한순-(애기처럼 울음 터진다)
미령-엄마 왜 울어..? 아빠가 엄마 편이라는데 왜 그래애,..
한순-분해서 운다 우짤래,...
영만-나도 울고 싶어,.. 그러니까 당신도 참어..
미령-왜 나만 왕따 시키고 그래애...요
s# 손할머니 거실
현지-(영어로) 무슨 일이 있으면 지금 불러 준 전화번호로 연락 하면 돼요,..
.... (웃으며) 물론 매일 매일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씬디 나중에 봐요... 안녕.. (끊는다)
손할-(현지 전화 끝나기 전에 나와 소파에 앉는다) 회사에다 했어...?
현지-네,.. 휴가니까 상관 없지만 혹시 몰라서 연락처를 알려 줬어요...
손할-몇년만에 왔다면서 설악산도 가고 제주도두 가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니냐...?
현지-(웃으며) 혼자 재미 없잖아요,...
손할-그럼 나랑 갈래...?
현지-그럼 너무 좋죠,... 그렇잖아도 영준씨가 불편해
하는 거 같아서 며칠 여행을 할까 그런 생각도 했어요,...
손할-글쎄 신경 쓸 거 없대두,....
현지-.. (넌즈시) 할머니....
손할-왜
현지- ..저 궁금한 게 있어요
손할-뭔데..?
현지-영준씨 결혼... 왜 반대하시는지 궁금해요,... 민주 얘기론 좋은
여자라구 하든데요....
손할-.....(얼른 말을 못한다)
현지-.. 할머니가 반대하실 땐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실 것 같아서요
손할-애는 괜찮아,... 그런데 맘에 안드는
점이 있어...
현지-어떤 점이 그렇게 맘에 안드세요....?
손할-골 아프니까 그 얘긴 관두자....
s# 디자인실
자영-주연씨 우리 마음 형태(도면으로 된 형태 이름 중의 하나) 어딨어..?
주연-어제 경진이가 가져 간 거 같은데...?
경진-(도면 주며) 여기 있어요...
자영-(받아서 도면을 보며 컴퓨터에 있는 디자인을 살핀다)
(효) 자영 휴대폰
자영-(받는다, 모르는 번호) 윤자영입니다
광수-(휠) 안녕하세요,.. 저 광숩니다....
자영-(얼른 생각 안나다가) 아 네,.. 안녕하세요...
광수-(휠) 여기 회사 앞입니다. 할머님이 좀 모시고 오라고 하셔서요
자영-저를요....?
s# 커피샵
(손할머니와 자영 앉아 있고 찻잔 놓여 있다)
손할-... 할머닌 잘 계시냐...?
자영-(너무 우울하지 말고) 네....
손할-건강허시구...?
자영-네....
손할-....
자영-(조금 주늑 들려는 기분)
손할-... 널 만나는 거
이게 마지막이다... 내가 느이 절대로 허락 못한다구 했드니 영준이가 허락 안받아도 그냥 떠나겠다드라....
자영-....
손할-그래서 내가 호적 파가라구 했다....
자영-(좀 놀란 시선)
손할-내가 이 말 하러 왔다,... 하나밖에 없는 손주를
호적에서 파는 한이 있어도 허락 못한다....
자영-.....
손할-느이들 끼리 가든 말든 맘대로 해.. 즈이 할미 보다 니 뱃속에 있는 애가 더 중요하면 그래야지.....
자영-할머니,....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계시는
줄 .... 몰랐어요,....
손할-호적을 파는 한이 있어도 허락 안할 줄 몰랐단 말이냐...?
자영-....
손할-절대로 허락 못한다....
자영-... 저희... 안가겠습니다, 할머니.... 영준씨가 말씀 드린
거 잊어버리세요 처음부터 할머님이 허락 안하시면 안가기로 마음 먹고 있었어요
손할-안가...?
자영-네,.... 할머니가 허락 안하시면
안가겠습니다....
손할-그럼 애기는... 느이 애기 땜에 떠나려고 했던 거 아니야,... 아무도 모르는 데서
낳아 올려구....
자영-....
손할-그건 어떡할 꺼야
자영-... 또 길이 있겠죠,....
약속드릴께요,... 허락 안하시면 저
안떠나요,.. 그러니까.... 영준씨 호적에서 파신다는
말씀... 하지 말아 주세요,... 약속드려요 할머니....
s# 고수부지
영준-(화가 난) 왜 그런 약속을 했어요, 왜.... 왜 안간다구 그랬어요,
난 간다구 했는데... 난 할머니가 허락 안해 주셔도 가요
자영-(괴롭고 답답한 심호홉)
영준-좋아요, 할머니한텐 그렇게 말씀드렸지만 가면 돼요,..
자영-우리 기다려요...
영준-물론 기다려요, 앞으로 한달 기다리자구요,.. 그래도 허락 안하시면 그냥 떠나요... (안되겠는듯 자영을 붙잡고)
알았어요..?
자영-(영준 가슴에 이마를 대며 속상해서 울 거 같은) 어떻게 가요,...난 못가겠어요...
영준-(안는다) 엄마는 강한 거래요,.. 가야 돼요...
지영-(얼굴 들어 영준 본다) 영준씨 할머니랑 의절시키면서요...?... 할머니한테 하나밖에 없는
혈육을 날더러 뺏어서 달아나라는 거예요....? 못해요,... 그건 못해요
영준-이렇게 마음이 약해 가지고 어떻게 해요,...
자영-영준씨한테도 할머닌 하나 밖에 없는 분이세요,... 그런 분을 버리겠다구요...?
...영준씨한테 그러라구 못해요, 난 못해요..
영준-(자영의 등을 어루만져 주며 괴롭다)
자영-영준씨 ..우리 기다려요... 네...? 기다려요
영준-(그런 자영 안쓰럽게 본다)
s# 씨에라 회의실
민주-회원 친선 골프대회 시상품은 뭐죠...?
임원1-작년 수준으로 준비 했습니다. 골프 클럽 한셋드도 같구요... 사장님은 저희 VIP 회원 중에 제일
고령이신 분들과 한조로 짰습니다
민주-좋아요,.. (서류 들치며)아, 기획 이사님 스키 하우스 증축건에 대해 설명을 좀 해 주세요
상민-그게 아직..해당 관청에서 인허가가 안난 걸고 알고 있습니다
민주-그냥 손놓고 기다리시는 건가요...?
상민-(뭔지 변명을 할까 하는데)
민주-실무자를 독촉하든지.. 윗선에서 발로 뛰든지 해결을 해야 하는 거 아니예요...? 이래가지고 씨즌 안에
공사를 끝내겠어요...?
상민-(씁쓸) 알겠습니다.. 곧 해결하겠습니다
(다른 임원들 좀 의아한)
s# 민주 사무실
(이미 상민이 민주에게 따지고 있는-민주는 책상앞에 앉아 있고)
상민-왜 안건도 아닌 얘기를 거기서 꺼내는 거야,.. 나중에 나한테 따로 물어 보면 되잖아... 다른 임원들 앞에서 내 얼굴이 뭐가 돼,.. 내 입장은 생각도 안해...?
민주-(대수롭지않게) 난 그냥 미결사항이라 물어 본 것 뿐인데 그렇게 기분 나빴어요...?
상민-물어 보기만 했어...? 발로 뛰든지 그래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말을 왜해,... 거기다 씨즌안에 공사를
끝내겠냐는 말까지 해야 돼...? 그리고 허가 문제는
이미 저 쪽으로 넘어간 일이야,... 자체적으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우리가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라구...
민주-어머,... 정말 기분이 나빴나봐요...?
(웃음 띠고) 당신이 유능하니까 그 기간을 좀 당겨보라는 뜻이였어요,... 아무튼 당신이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요,... 기분 풀어요... 네...?
상민-(훅 신음 내뱉으며) 내가 다시 군청에 들어 가 볼께..(나가려는데)
민주-상민씨
상민-(돌아본다)
민주-(상냥하게) 선주 어떻게 됐어요..
상민-인ㄴ수하러 갔을 꺼야. (나간다)
민주-(다시 웃음이 없는 얼굴이 되며 휴대폰에서 전화 번호 찾는다. 통화 누른다) 조민주예요,... 우리 남편이 누구를
만나는지 연락 주세요,... 그 현장에서 전화
주세요...
s# 민주 빌라
(문기가 운전하는 선주의 새 차 빌라 앞에 선다)
s# 민주 거실
선주-(방에서 급하게 나오며 문기에게) 차 왔어요...?
문기-네... (자동차 키 내민다)
오여사-(나오며) 그새 나왔어...?
선주-어,..
문기-(절한다)
선주-나가요 문기씨....
(문기와 선주 나간다)
s# 민주 빌라 앞
(선주와 문기 층계 내려 오는데)
(영업용 택씨가 와서 선다)
(선주 신경 안쓰고 자기 차를 여기 저기 구경하는데)
운규-(스치로플 통 들고) 사돈 처녀 아냐...?
선주-(그제서야 보고 좀 의외인) 안녕하세요...?
운규-어, 그래... 새 차네...? 새로 뽑은 거야...?
선주-네,...
운규-조오켔다,... 사부인 계신가...?
선주-네,
운규-(손까지 들어 보이며) 알았어.. (층계로 간다)
선주-(난감한 기분으로 운규 보고 서 있다)
s# 민주 거실
운규-(현관에 서서 절하며) 안녕하셨습니까 사부인
오여사-(어쩔 줄 모르며) 어서 오십쇼 사돈 어른....
운규-제가 오늘은 아주 특별한 것을 가지고 왔습니다...
오여사-어서 안으로...
운규-예.... (소파로 가며 대사) 지난 번 장어 때문에 하두 소란을 피워서 이번엔 아예 제가 요리를 할 작정으로 왔습니다... 이게요
오여사-우선 좀 앉으시지요...
운규-예 예,... 이게 자랍니다...
오여사-저 사돈 어른....
운규-예 말씀 하십쇼....
오여사-(차마 입이 안떨어지는)
운규-(?) 왜... 그러십니까...? 애기가 장어를 안먹든가요....?
오여사-.....
운규-사부인...
오여사-저..... 애기가....
운규-예 말씀 허십쇼...
오여사-.... 잘못됐습니다....
운규-잘못되다뇨...? ...(갸웃)
오여사-....잃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운규-(멍하고 얼떨떨한체)
오여사-면목이 없습니다....
운규-...유 유산이 됐단 말씀입니까....?
오여사-..예....
운규-... 유 유산이 돼요...?
오여사-....죄송합니다
운규-아니...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말도 안돼죠, 이거는,... 아니 잉어에다... 장어에다.... 어떻게 그렇게 됩니까....
유산이라뇨...
오여사-...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운규-(허풍으로도 안되며 실감이 오는 실망으로 말을 못한다)
오여사-....
운규-..정말... 입니까...
오여사-예....
운규-... 어제... 그랬습니까...?
오여사-며칠 됐습니다.... 민주 오늘 처음
출근했습니다,...
운규-(눈물이 난다)
오여사-죄송해서 말씀을 아직 못드린 것 같습니다...
운규-아니 어쩌다가 그렇게 됐습니까,.. 왜요....
오여사-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그렇게 됐나봐요...
s# 민주 빌라 동네
(운규 스치로플 통 들고 눈물을 흘리며 허적허적 걸어오고 있다)
s# 상민 사무실
(상민 열심히 컴퓨터 두드리고 있고)
민주-(들어 온다) 아버님이 다녀가셨대요...
상민-(멈칫 놀라 민주 본다)
민주-자라를 가지고 오셨드래요,..
상민-(괴롭다. 훅 한숨)
민주-어머니가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렇게 됐다고 말씀 드렸나 봐요...
어머닌 내가 왜 별장엘 갔는지 왜 술이 취했는지 모르시니까...
우리가 좀 심하게 싸웠나부다 정도로 생각하셨을 꺼예요
상민-...
민주-사실은 아버님께도 약간에 책임은 있으세요
상민-무슨 소리야
민주-아버님이 계속 그 여자를 만나셨다는 거... 그리고 내가 그 여자가 어떤 여잔지 가르쳐 달라고 찾아 갔을 때도 입을 꼭 다무시고 말씀 안하셨던 거 ... 그런 게 다
원인이 된 거니까요
상민-당신 다 잊기로 해놓고 왜 또 그 얘길 하는 거야
민주-아버님이 유산이 된 것 때문에 우셨다니까 하는 얘기예요....
상민-우셨다구...?
(효) 민주 휴대폰 울린다
민주-그러셨대요,...(주머니나 주머니가 없으면
손에 들고 있다가 받는다) 여보세요...? ....어 언니.... 잘 지내고 있어...? 미안해요, 연락두 못하구... 지금....?
s# 고급 커피샵
(민주와 현지 차 주문하고 있다, 종업원 서서 적고)
현지-불루 마운틴...
민주-난 모카 커피
(종업원 간다)
현지-임신해서 커피 안마시다구 하지 않았어...?
민주-(쓴 미소) 인제 괜찮아요....
현지-괜찮다니....? 물론 미국에선 임산부들
커피 마시는 사람 많지만...
민주-...(웃음으로 넘기며) 어떻게
지냈어요...? 영준씬 찾을 기미가
보여요..?
현지-... 같이 미국을 간대.. 육개월에서 일년 계획으루,
민주-같이라니... 영준씨랑 자영씨가요...?
현지-음...
민주-결혼도 안하고 같이요....?
현지-가는 이유는 각자 회사 일인데 같이 맞췄나봐...
민주-(잠간 자기 계획하고 차질 스치고)
현지-그 여자 좀 만나고 싶은데 가르쳐 연락처 가르쳐 줄 수 있겠어...?
민주-자영씨를요...? 왜요...?
현지-영준씨가 할머니한테 결혼 허락 받고 떠날려고 열심히 애원을 하는데 할머님이 허락을 안하셔.... 영준씨 너무 힘들어,...
의절하신단 말씀까지 하셨어,...
민주-뜻밖이네요...? 할머님을 뵌지가 너무
오래 되서 난 몰랐어요...할머님이 그렇게까지 반대를 하세요....?
현지-민주도 모르고 있구나....?
민주-난 아무 문제가 없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 함께 외국으로 나가는 것두 몰랐구요,... 그런데 자영씨 만나서
어쩔려구요..
현지-그 여자가 현실을 알 필요가 있을 것 같해서....
민주-... 잠간만 기다리세요,.. 제가 자리를 한번 만들려고 그러는데 그 때 만나요... 제가 파티를 한번 할려구 그래요
현지-아니야, 둘이만 만나야 돼
민주-그 때 만나서 약속을 하면 되잖아요 ....며칠만 기다리세요....
s# 중국집
(아직 손님을 받지않는 시간)
(나영 배가 아픈듯 배를 만지며 화장실 쪽으로 간다)
s# 화장실 앞
(나영 화장실 문을 열려는데 전화벨 울린다. 나영 잠간 망서리는데 아무도 전화 안받는다. 할수없이 전화 받으러 간다)
s# 중국집
(효) 계속 전화벨 울리고
나영-(화장실이 급한체 전화 받는다) 안녕하세요 외래향입니다.. 네, 오늘 저녁 일곱시 룸으로....여덟분이요...? 어떤 분 성함으로
예약할까요, 성함 말씀해 주세요,
s# 팬츄리실
기훈-(적당히 정리 하고 나간다)
s# 중국집
(기훈 나오는데)
나영-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수화기 놓는다)
기훈-(나영 쌀쌀맞게 무시친다)
나영-(우선 급해서 화장실로 간다)
(효) 전화벨 울린다
기훈-(가서 전화 받는다) 안녕하십니까, 외래향입니다.. ..네 일곱시 여섯분이요..?
알겠습니다
(사이없이 다음 씬으로)
s# 팬츄리실
(기훈과 나영 나란히 서 있고 지배인이 기훈의 쪼인트를 까며 기훈 아파서 인상을 쓴다)
기훈-(인상)
나영-(어쩔 줄 모르는)
지배인-이것들이 대체 정신을 어디다 팔고 있는 거야, 엉..? 룸 하나에 두 팀을 예약을 받아 놓으면 어떡해,..
기훈-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한 겁니다,.. 나영씨가 아까 얘길 했는데 제가 깜빡하고..
나영-(놀라 입이 떡 벌어지고)
지배인-한번만 이런 일 있으면 그 땐 진짜 나올 생각 하지 마,.. 알았어..?
기훈-네
지배인-(나영에게) 넌
나영-네..
지배인-(확 나가고)
기훈-(절룩이며 나가는데)
나영-이봐요,..
기훈-(돌아본다)
나영-(화내며) 차라리 나한테 화를 내요,.. 왜 대신 뒤집어 쓰고 사람 불편하게 만들어요,..
기훈-착각하지 마, 왜 내가 대신 뒤집어 쓴 줄 아냐..? 너같은 싸가지랑 같이 엮어서 야단맞는 것도 싫어서 그런 거다... 알았냐 (나간다)
나영-미치겠네 증말...? 어으 좁쌀.. 언제까지
저럴꺼야...?
s# 민주 거실
(민주 혼자 들어 온다)
오여사-이서방은...
민주-아버님한테 갔어요,...
오여사-아니 넌 같이 안가구 이서방만 갔어...?
민주-.. 네
오여사-같이 가야지 왜 이서방만 보냈어,... 너두 가야지
민주-무슨 말씀하실지 다 아는데 너무 괴로울 것 같아 안갔어요,..
오여사-그래도 가야지 어떻게 안가니,.... 얼마나 서운해 하시는지
민망해서 눈을 못들었다 내가,... 외롭게 사셔서 그런지
손주가 태어날 게 낙이셨나봐...
민주-그러니 그 실망을 제가 어떻게 들어요,.. 나도 힘들어요.
오여사-그래도 갔어야지
민주-아버님 실망, 아버님 마음 아프신 거 저보다 더 해요...? 아버님이 뭐라고 말씀하시면
...저보다 아버님이 더 하시냐구 그럴 것 같아 안갔어요,... 그러는 것 보단
안가는 게 낫잖아요,...
오여사-...
s# 운규 거실 (밤)
(술이 많이 취한 운규 계속 술 마시고 있다)
운규-(넉두리) 내가 오랜만에 사람 사는 것 같었다,... 손주녀석이 태어난다는 게 날 그렇게 희열을 느끼게 해 줄 수가 없었어... 애인 만나는 날 기다리는 것처럼 내 손가락을 꼽으며 참 사는 맛 났다...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야.... 잃어버렸다니이- ..
상민-아버지.... 다시 가지면 되잖아요,...
아이 다시 갖겠습니다,...
운규-... 새애기는 그렇게 조심성이
없대니....? 내가 얼마나 지극정성을
다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만들어.... 새애기 잉어랑.. 장어랑
먹긴 먹은 거냐...?
상민-네,...
운규-그런데 왜 이렇게 돼.... 너 벌 받은
거 아니냐...?... 너 이 자식
남에 가슴에 대못 박드니... (운다)
상민-아버지....
운규-... 인제 무슨 재미로
사냐...? 엉...? 무슨 재미로 살어.... 태어날 손주 튼튼하라구 보약 짓는 재미로 살았는데 ..인제 무슨 재미로 살어... 아무 낙도 없는 세상을 어떻게 살어....
상민-다시 손주를 보시면 되잖아요,... 저희가 다시 아이를
갖으면 되는데 왜 그러세요,...
운규-... 당연히 다시 갖어야지....
그렇지만 이 놈은 잃어버린 거 잖어... 이놈은-
s# 운규방 (밤)
(취한 운규 벼게 베어 주고 이불 덮어주는 상민)
s# 영준 거실 (밤)
(효) 인터 폰 울린다
현지-(방에서 나오며- 주방에서 나오는 영미네에게) 영준씰 꺼예요, 제가 받을께요...(인터폰 들고 화면 본다)
(화면에 아무도 없다)
현지-(이상하듯) 누구세요
(옆에서 화면으로 나타나는 영준 많이 취해 얼굴을 숙인)
현지-(재빨리 수화기 놓고 현관으로 뛰어 나간다)
s# 손할머니 대문앞 (밤)
(대문을 한손으로 짚고 서 있는 영준)
(현지 대문 열고 나온다)
현지-영준씨... (영준 잡는다 영준
쓰러지듯 현지에게 몸 싣는다)
엔딩
미령은 통닭과
피자와 햄버거의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단식투쟁 이틀째 만에 한순의
허락을 얻어낸다. 미령은 뛸 듯이 기뻐하지만 태영은 왠지 씁쓸하기만
하다. 민주는 회의석상 임원들 앞에서 상민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사무실로 돌아온 상민은 민주에게 불같이 화를 내지만 민주는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상냥하게 대응한다. 운규는 민주에게 줄 보약으로 자라를
들고 오여사를 방문하고 오여사는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으로
유산됐다고 말하는데... 손할머니는 자영을 만나 하나뿐인 손자를
호적에서 파는 하는 있더라도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 못하겠다고 말하고
자영은 손할머니가 허락하시지 않으면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영준은 그런 약속을 한 자영에게 화가 나고 자영은 영준씨랑 할머니를
의절시키면서까지 떠날 수 없다며 기다리자고 말한다. 속이 상해 만취한
채 들어서던 영준은 현관문을 열어주는 현지에게 쓰러지듯 몸을
싣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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