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 7
1. 민우당 당사내 리셉션장 (D)
얼음조각 속에 <민우당 보궐선거 승리 축하> 글귀가 보인다.
조배호가 축사중이고...환한 표정의 민우당 중진들, 강태산,
유명선, 오재봉...고,천의원..
그리고 혜림을 비롯한 5명의 보궐선거 당선자들 모습이 보인다.
조배호 우리 민우당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뒀습니다.
민우당의 승리는 클린정치의 승립니다. 국민들께서 클린정치에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내년 총선 승리와 차기
정권 재창출을 위해 뼈를 깍는 각오로 최선을 다합시다.
(잔을 들며) 대한민국 클린정치를 위하여!
혜림과 참석자일동이 밝은 표정으로 '클린 정치를 위하여!'를 외치는데...
강태산만 싸늘한 표정이다.
조배호, 당선자들에게 다가와 한명 한명 악수를 하며 격려한다.
조배호 (혜림과 악수하며) 서의원, 축하해요. 남송, 해송지역 막판까지
피말리는 접전이었지? 열두표 차이였나?
혜림 (미소) 열 한표 찹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강의원님이 많이 도와주셨고요.
조배호 (강태산 힐끗 보며)..정치에선 운도 실력이지. 선거때 고생 했던게 의정활동에 크게 도움 될거요. 안그런가 강의원?
강태산 네, 서혜림의원은 장차 민우당의 큰 재목이 될겁니다. 대표님.
조배호 암, 그래야지,강의원이 정치생명을 걸고 영입했으니 말이야,허허허
하도야(E) 조배호 대표님!
조배호 (돌아보고 하도야를 보고 얼굴 굳는)...!
하도야 (조배호에게 와서 정중하게 인사하며) 남송지청 하도야검삽니다. 저, 잘 아시죠~?
조배호 자네, 여긴 무슨 일로..?
하도야 (서류봉투 내밀며) 이거 받으세요.
오재봉 (낚아채며) 이게 뭔데?
하도야 피의자 소환장입니다. (오재봉에게 뺏어 조배호 주며)
오의원님 말고 조대표님겁니다.
조배호 (일그러지는)...뭐, 소환장?
하도야 지난번엔 아무런 법적 구속력없는 피내사자 진술 조사였구요,
이번건 제대로 된 물증을 보고 법원이 오케이한 피의자 소환장
되겠습니다, 대표님!
조배호일동 (놀라 보는)....!
하도야 회기 중엔 출두 안하셔도 됩니다만, 혹시 모르잖아요, 내일 당장이
라도 출두해주실지? (히죽) 대한 민국 클린정치를 위해서!
조배호 (싸늘하게 굳는)...!
하도야 선거 승리 축하합니다, 대표님~ (인사하고 건들거리며 나간다)
조배호 (그 비아냥에 더 일그러지고)....!
혜림이 하도야 뒤를 따라 나가고..강태산이 지켜본다.
2. 민우당사 로비 (D)
하도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는데..혜림이 급하게 쫓아온다.
혜림 하검사, 잠깐만~ 지금 무슨 짓이야? 심하잖아,하필 오늘 같은 날.
하도야 오늘이 무슨 날인데? 민우당 선거 승리 축하일이 국정 공휴일
지정됐어? 아줌마, 벌써부터 당지도부 똘마니 노릇하는거야?
혜림 뭐어?
하도야 아줌마, 소중한 내 한표 허투루 쓸 생각마. 유권자 한사람으로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거니까!
강태산 (혜림 뒤에서 오며) 하검사, 말이 지나치군.
하도야 (피식) 강의원님, 내가 세상에서 젤루 짜증나는 부류가 누군지
아세요?
하도야 검사시절엔 소신수사, 검찰독립 부르짖다가 정계입문해선 친정에
다 로비하고 외압넣는 부류들입니다. 조심하세요, 저 검찰 선배
라고 봐주는거 없습니다~(히죽 웃고는 휘파람 불며 가버린다)
혜림 어휴~쟤, 증말..(강태산 보며)..강의원님, 기분 나뻐 마세요.
하검사 말투가 좀 그래요..
강태산 (여유있는 표정) 검사라면 저만한 배짱과 줏대는 있어야죠.
그보다 예전부터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두 사람 무슨 관곈가요?
혜림 (당황) 네에..?무슨 관계라뇨..?고향 선후밴데요..무슨 뜻으로...?
강태산 (미소)..그냥 물어봤습니다. 특별한 관계처럼 보여서요.
들어가시죠. (돌아서 간다)
혜림 .....?
3. 민우당 대표실 (D)
조배호, 소환장 앞에 놓고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고, 오재봉이 흥분한다.
오재봉 그 자식, 일부러 개망신 주려고 찾아온겁니다! 법무부장관께
말해서 당장 옷 벗기시죠!
조배호 (찡그리며 오재봉을 보는)..쯧~ 그런다고 옷이 벗겨져?
유명선 대표님,뭔가 냄새가 납니다. 일개 평검사가 집권당 당수를
소환하는게 가능한 일입니까? 윗선에서 소환장을 허락했다면
결정적인 증거라도 나왔다는 말인데...?
오재봉 증거 할아비가 나와도 그렇죠, 어디서 감히 대표님한테! 어휴,
꼴통 자식!
강태산 공명심에 들뜬 검사 단독행동일수 있습니다. 회피하는것 보단
당당히 대처하시는게...
조배호 (OL 휙- 노려보며) 나보고 시골 지청에 소환되는 개망신을
당하란말인가?! 검사놈 뒤를 캐 봐! 이번 소환장의 정치권 배후가
누군지! 청와대 라인에서 손을 썼다면 당차원에서 철저히 대처 해!
4. 혜림 오피스텔 인서트(D)
국회가 저 멀리 보이는 한강변 오피스텔.
5. 혜림 오피스텔 안 (D)
침대와 붙박이 장, 싱크대등이 겸비된 원룸형 오피스텔.
방안 가득히 택배로 부친듯한 박스와 짐가방등등이 어지러져 있다.
혜림 (창밖 한강쪽 내다 보며) 참,전망 좋다~ 가슴이 확 뚫리는거 같네~
혜림, 박민구와 찍은 가족사진을 들고 본다.
혜림 (밝은 표정으로 다짐하듯)
나, 당신 기대 어긋나지 않게 정말 열심히 할게!
7. 해리티지 클럽 바 (N)
강태산, 술잔을 놓고 생각에 잠겨 있다.
강태산 (혼잣말)...조배호한테 소환장이 발부됐다...소환장이..?
세진 (강태산 옆으로 다가오며)...강의원님 잠깐 시간 좀 내주실래요?
강태산 (보며) 아, 네..앉으세요. 세진씨.
세진 (옆에 앉아 작은 선물함 건네며)...보궐선거 승리 축하선물이에요.
강태산 (함을 열어보면 럭셔리한 넥타이 핀이다)....!
세진 (강태산 넥타이 핀을 빼고 대신 자신이 산 핀을 꽂아준다)
잘 어울리시네요.
강태산 (미소로 보는)...고마워요..
세진 강의원님이 발로 뛰셔서 이룬 보궐선거 승리의 성과를
조배호대표가 가로챘다고 들었어요, 이모한테.
강태산 ...그래요..?
세진 저도 앞으로 강의원님이 추진하시는 정치개혁에 도움이 되고싶어요
강태산 (미소) 말씀만이라도 고맙군요.
세진 해리티지 클럽 갤러리에서 거래되는 그림들이 정치권과 모종의
연계가 있는건 강의원님도 알고 계시죠?
강태산 ....!
세진 지난번 갤러리로 하도야검사가 찾아왔어요.
강태산 (흠짓 보는)....하검사가요?
세진 김태봉의원이 조배호대표한테 그림 보낸 배송장, 하검사한테
넘겨줬어요.
강태산 ('아하! 그래서 소환장을 가져 왔구나!')..그랬어요?
세진 ...김태봉의원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조대표에게 보냈던
거래자료들을 찾을수 있을거에요. 이모 모르게요.
강태산 ....!
8. 국회가 보이는 길 (D)
혜림, 국회쪽으로 급하게 걸어가는데...차 한 대가 앞쪽에 멈춰선다.
강태산 (차에서 내리며) 서혜림 의원님!
혜림 (보고) 강의원님~
강태산 (미소) 첫등원인데 국회까지 에스코트 해드리겠습니다. 타시죠.
혜림 (의아) 국회가 길건너면 코 닿는 곳인데..차를 타고 가요?
강태산 (농조) 첫날이니까 길 잃어버리지 않게 제가 모셔야죠.
9. 국회 앞 길 + 강태산의 차 안 (D)
강태산의 차가 국회앞으로 온다.
혜림, 긴장된 표정으로 조수석에 앉아서 차장밖으로 보면...시위대들의 모습이 보인다. 샌드위치맨처럼 대자보를 둘러맨 사람과 머릿띠를 묶은 사람들등등속에서
<우리 남편 억울한 죽음을 풀어주세죠> 피켓을 들고 아이를 등에 업고 시위중인
허름한 시골아줌마가 보인다.
혜림, 자신이 예전 시위하던 모습이 떠오르는 듯 시골아줌마에게 눈길을 떼지 못한다. 혜림을 태운 강태산의 차가 경비대의 경례를 받으며 국회안으로 들어간다.
11. 혜림 의원실 (D)
한쪽 벽에 혜림이 환하게 웃는 선거포스터용 사진이 걸려있다.
혜림과 강태산 들어오면 왕중기를 비롯한 5-6명의 남녀 보좌관들이 인사를 한다.
혜림 (왕중기 보고 반가운) 어머, 왕팀장님!
왕중기 오늘부터 서의원님 의정활동을 보좌하게됐습니다. 강의원님
특별지시로!
혜림 그래요? 잘됐네요~
왕중기 의원님을 도와줄 보좌진들과 인턴직원들입니다.
혜림 모두 반갑습니다. 서혜림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참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네요. 정말,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어요.
강태산, 왕중기에게 작은함을 받아 열어보면..국회의원 뱃지다.
강태산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징표입니다.
혜림 (금뱃지를 살펴보며)..이거 진짜 금이에요?
왕중기 (웃음) 도금입니다. 분실하면 국회사무처에서 19500원 내고
재구입하면 됩니다. 옷핀 형을 원하시면 25000원이고요.
강태산 (혜림의 옷깃에 뱃지를 달아준다) 서혜림의원님, 대한민국
국민의 대표가 되신걸 축하합니다.
왕중기일동 (박수를 쳐준다) 축하드립니다.
혜림 (환하게 웃는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혜림의 옷깃에서 반짝 빛나는 금뱃지....
14. 곰탕집 (D)
하도야, 공성조앞에 곰탕과 풍성한 수육접시가 놓여있다.
공성조 ...족보책 사돈의 팔촌까지 다 뒤져도 내가 젤로 머리 좋고,
젤로 출세한 사람인기라. 내를 끌어줄 놈은 없고, 검사된기 뭐
대단하다꼬, 빽읍고 돈읍는 고향 친지들 청탁해대는데...안들어줄
순 없고 아주 미치깃는기라..그럭저럭 미운털 안백히고 이까지
온기라.
하도야 언제 들어도 눈물겨운 레파토리의 오늘 요점은 뭡니까?
공성조 언론에선 정치표적 수사라고 떠들어대제, 위에선 정치권 배후를
캐묻는다고 난리도 아니다. 휴우~ 내가 니 땜에 명대로 못살긋다.
하도야 (우걱 우걱 먹으며) 이미 빼든 칼입니다. 지청장님이나 저나
더 이상 좌천될 곳도 없습니다.
공성조 (손 덥썩 잡으며) 하검사, 사나이답게 확~ 덮어뿌면 안되겠나,
으잉? 내 좀 편히 살게 해도~
하도야 증거 은폐, 형법 제 155조 1항 위법인거 아시죠?
공성조 하검사, 증말 안되겠나?
하도야 증말, 증말 안됩니다. 아줌마도 맨주먹하나로 국회의원 당선
먹었습니다. 하고자 맘만 먹으면 아무리 불가능해보여도 해낼수
있습니다. 만원빵~내기 할까요?
공성조 일마야, 니는 옷벗어도 곰탕집 물려받아 먹고 살믄되지만 내 딸,
딸,딸들은 우짜라고~
하도야 믿으시라니까요, 서울 영전시켜드린다니까~ 수육 더 드세요.
공성조 (한숨 푹~)..암만해두 내가 눈에 뭐가 씌였던기라. 소환장 결제를
와 해갖꼬 이 난리 부르스를 치는지 모르겠다. 이를 우짜믄 좋노~
15. 국회 본회의장 (D)
혜림을 비롯한 보궐선거 당선자 7명이 의장단상 아래서서 왼손에 선서문을 들고
오른손을 든채 국회의장의 선창에 따라 선서문을 낭독하고 있다.
의석의 국회의원들도 전원기립하고 있고....
혜림 (결연한) 선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16. 국회 민우당 소회의실 (D)
오재봉 앞에 혜림을 비롯한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다섯명의 의원이 앉아있다.
오재봉 (거드름) 모두들 국회엔 첫등원이니까, 내가 선배로서 여러분께
민우당의원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혜림 (수첩과 필기도구까지 꺼내놓고 진지하게 듣는다)
오재봉 첫째 원칙, 철저한 상명하복! 당지도부가 명령하면 무조건 따른다!
초선의원들에게 재선의원은 큰형님, 왕언니입니다. 삼선은 부모님 과 동렬, 사선의원은 임금님, 대표님은 하느님과 동격이십니다.
아시겠습니까~
혜림 잠깐만요...여기가 군댄가요? 우리도 당당히 투표로 선출된
사람들인데 계급을 따져요?
오재봉 서혜림의원, 상명하복은 일사분란한 국정운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원칙이니까, 토 달지 마시고~ 다음 두번째...
혜림 (OL) 잠깐만요, 지역주민들 뜻과 당지도부 명령이 어긋나면
어떻게 하죠?
오재봉 (짜증) 이봐요, 서의원, 정치 1년하고 말겁니까? 내년 총선에
민우당 공천받아 출마하려면 시키는대로 해요. 괜히 꼬치꼬치
따지지 말고. 알겠습니까, 서의원님~
혜림 .....
17. 혜림 의원실 (D)
혜림, 자리에 앉으며 불만스럽게 혼잣말을 한다.
혜림 ...국회가 군대야 뭐야? 국회의원이 초등학생도 아니고...어휴 참~
왕중기와 보좌관들이 엄청난 양의 대기법률안을 이동식수레에 실어 밀고 들어온다.
혜림 (놀라 보며) 이게 다 뭐에요, 왕보좌관님?
왕중기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법안들입니다.
혜림 (살펴보며) 세상에나..이렇게 많아요? 이걸 언제 다 읽어보지?
왕중기 (미소) 하나도 읽어보실 필요가 없습니다, 의원님.
혜림 ...예?
왕중기 당론이 결정되면 당지도부 지시가 내려올겁니다. 지시대로
찬성표를 던지던가, 반대표결을 하시면 됩니다.
혜림 (묘한 충격)...지금 나더러...거수기 노릇을 하란 말인가요?
왕보좌관님?
왕중기 (미소) 다른 의원님들도 그렇게 하고 계십니다.
혜림 .....!
(점프) 혜림, 책상위에 가득 법률안을 쌓아놓고 꼼꼼히 읽는데...
...후두둑 창문밖으로 떨어지는 빗방울.
혜림 (무심하게 창문쪽을 보며 다시 법률안을 보다가 번쩍 뭔가
생각났는지 비오는 창문쪽을 돌아 본다)....!
18. 의원 회관 앞 (D)
후두둑 쏟아지는 빗줄기...혜림, 우산을 들고 의원회관 밖으로 급하게 나온다.
혜림, 급하게 어딘가로 달리기 시작한다. 더욱 거세지는 빗줄기.
19. 국회 앞 일각 (D)
비가 더욱 쏟아진다. 혜림, 온몸이 젖은 채 밖으로 급하게 나와 주변을 둘러 본다.
쏟아지는 빗줄기에 우왕좌왕 해산하는 국회 앞 시위대들.
혜림, 두리번 거리는데...저쪽에 아기를 업은 시골 아줌마가 비에 흠뻑 젖은채
서있다. 혜림의 시선위로 시골아줌마와 자신이 빗속에서 시위하던 모습이 교차
된다. 혜림, 급하게 아줌마 쪽으로 달려가 쟈켓을 벗어 아기에게 덮어주고 우산을 펼친다.
혜림 (우산을 씌워주며) 아주머니, 벌써 다 젖었네요~ 어쩌면 좋아요?
아줌마 (눈물 젖은)...의원님, 제 억울한 사정 좀 들어주셔유~
혜림 일단 비부터 피하자구요. 아기, 감기 들겠어요.
혜림, 아줌마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자신은 비를 맞으며 정문 안으로 데리고 간다.
20. 오재봉 의원실 (D)
오재봉, 책상위에 구둣발을 올려놓은채 전화통화중이다.
오재봉 공지청장님, 괜히 확실한 증거없이 소환한거면 우리도 가만있진
않을겁니다. 알겠습니다. 내려가죠, 남송지청! (전화 끊는데)
혜림이 똑똑- 노크를 하면서 들어온다. 물기만 대충 닦은 차림새로.
혜림 오의원님~ 마침 계셨네요?
오재봉 서혜림 의원...(보다가) 꼴이 그게 뭡니까, 품위 없게시리.
혜림 (미소)..비를 좀 맞아서요. 오의원님 지역구가 봉성이시죠?
오재봉 ..봉성 맞는데..그건 왜 물어요?
혜림 잘됐네요. (돌아보며) 들어오세요.
(시골아줌마가 혜림뒤로 들어온다)
오재봉 .....?!
혜림 이 아주머니 오의원님 지역구 봉성 분이세요...사정 들어보니까, 정말 딱하시더라구요. 남편 분이 취업하러 서울 와서 노숙하다,
정신병원에 끌려가서 폭행당해 돌아가셨대요.. 오의원님이 남편
분 억울한 사연을 철저히 조사해서 대책을 마련해 주세요..
오재봉 (웃으며)..아, 그러십니까? (아주머니에게) 잠시 나가서 기다리시
죠, 서의원과 할말이 있어서요.
아주머니 예...(밖으로 나간다)
오재봉 (문 닫고 얼굴 싹 변하며) 서의원,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저 아줌마 왜 데려왔어요!
혜림 (놀라) 네? 오의원님 지역구 분이라서...
오재봉 (OL) 국회가 민원 처리장입니까?! 억울하면 검찰에 고소하던가!
혜림 고소해봐도 안되니까, 국회앞에서 시위하는거잖아요!
오재봉 국회앞에서 시위하는 민원인들 모두 나라탓만 하는 사람들이요.
감기만 들어도 부실한 의료정책탓, 하수도가 막혀도 권위적인
공무원 기강해이탓, 키우던 개가 죽어도 나라탓을 할겁니다.
일일이 민원인들 사안에 대처했다간 국회업무 마비될겁니다.
법으로 안되는 일은 국회의원도 어쩔수 없는 겁니다!
혜림 오의원님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요! 국회의원이 억울한 국민의
사연을 외면하다뇨! 이러고도 오의원님이 국민의 대표에요?
국민은 선거때 표만 찍어주는 사람인가요?
오재봉 서의원, 말조심하쇼! 저 아줌마 사연 내가 벌써 몇번이고 조사하고 검토한 일입니다.남편이 당한 일, 법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어요!
혜림 ...정말이에요?
오재봉 ...서의원, 아직 한참 배워야겠구먼. 안그래도 대표님 소환일루
신경쓸 거 많은 판에! 돌아가요~
21. 의원회관 로비 (D)
혜림, 시골아줌마를 배웅하고 있다.
혜림 죄송합니다..제가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해 볼게요.
시골아줌마 지는 의원님이 지 사연 들어주신건만두 고맙구먼유(인사하고 간다)
혜림 (그 모습을 쨘하게 보는데 전화벨)...네..강의원님..산호그룹 회장 님이요?
23. 해리티지 클럽 룸안 (N)
혜림이 강태산과 함께 김명환을 만나고 있다.
혜림 ..지난번 방송 클로징 멘트는 죄송했습니다.
김명환 허허, 서의원이 우리 그룹이 손해 본 1000억 이상 벌게해주겠죠.
우리 산호그룹도 남송간척지에 엘시디 공장유치 적극 추진할테니, 많이 도와주세요. 서혜림의원.
혜림 엘시디 공장 유치는 적극 협조하겠습니다...하지만 무차별
개발보단 친환경 개발이 필요합니다.
강태산 그 문젠 회장님이 합리적으로 조율해주실겁니다.
지수 (들어오며) 아빠, 손님 오셨다면서요?
김명환 인사드려라. 이번 남송 해송에서 당선되신 서혜림 의원이다.
지수 반가워요. 김지수에요.
혜림 (일어서서) 서혜림입니다.
지수 남편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서의원님 영입에 공을 많이 들였다 구요. 이사람, 여자 마음 돌리려고 그렇게 몰입한거 처음봤어요.
강태산 (굳는) 당신 농담도 지나치면 무례란거 몰라?
혜림 (상황수습하듯 미소) 괜찮습니다.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지수 봐요, 혜림씬 이해하잖아요? 너무 여유가 없어요. 당신은.
강태산 ....!
김명환 너도 앉아라.
지수 난 남자들 정치얘긴 관심없어요. 선약도 있고요. (혜림 보며) 서의 원님, 언제 필드나가서 라운딩 같이해요. 우리 여자들끼리만.
혜림 ...제가 아직 골프를 못배워서요..
지수 그래요? 골프 못 치면 정치하는데 곤란이 많다던데...?
나중에 한번 따로 봐요. 그럼 먼저 실례합니다. (나간다)
김명환 허허, 항상 뭐가 저리 바쁜지...
강태산 (굳은 표정)....
혜림 (강태산의 표정을 힐끗 보는)...
25. 남송 어느 싸우나 실 (D)
40대의 동백파 오야붕 이동백이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채 앉아있고...
양 옆에 덩치 두명이 오야붕을 경호하듯 선채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누군가 구둣발에 정장차림으로 싸우나실로 들어선다. 하도야다.
덩치들, 하도야를 힐끗 보면 머리에 물바가지를 뒤집어 쓰고 손에 신문지로 둘둘 말은 칼자루를 들고 있다.
덩치들, 놀라 오야봉을 보호하기 위해 하도야에게 달려드는데..
하도야, 슬쩍 피하며 한놈의 쪼인트를 까고 물바가지로 머리통을 퍽- 치고...
달려드는 또 한놈의 팔을 꺽어 휘릭~ 돌려 공중으로 한바퀴 돌려 쿵- 넘어뜨린다.
오야붕 이동백이 얼굴 가린 수건을 치우고 하도야를 노려보는데...
하도야 (히죽 웃으며) 작업하러 온거 아니니까 안심하쇼~ (목에 걸린 신분
증을 보여주며) 남송지청 하도야 검삽니다. (옆에 걸터 앉으며)
동백파 오야붕 이동백씨죠?
이동백 (하도야 손에 들린 칼을 긴장하여 보는)....
하도야 (칼 보여주며) 아~이거? 연장이 아니라 증거품입니다. 두달 전
누가 마래터널에서 검사한테 연장질 했다는 소문 들었죠? 그 현장
에서 수거한 증거품입니다.
이동백 ..그럼 그때 검사가...?
(일어난 덩치들을 손짓으로 물러서라고 신호한다)
하도야 딩동댕~ 혹시 주변 식구들 중에 이런 연장 쓰는 전문가들 정보
좀 얻으려고요~ 대한민국 검사 연장질한 간이 배밖으로 나온 범인
검거에 협조 좀 부탁합시다.
이동백 검사님, 내가 코 풀 사람으로 보이쇼?
하도야 이동백씨가 운영하는 용역업체, 소문이 안좋더라구요.
(덩치들 턱짓하며) 저런
비계덩어리들 앞세워 건설현장사람들 협박해서 이권 챙긴다고~
이동백 그거 다 유언비업니다.
하도야 유언비언지 아닌지 한번 수사 해볼까요?
이동백 (굳는)...!
하도야 나, (복부상처 가르키며) 여기 칼질 당한 상처가 쑤셔서 밤에
잠도 못자거든요~(이동백 어깨동무하며)어떤 놈 짓인지 알아봐요.
특히 정치권하고 연줄 닿는 쪽으로!
26. 남송 지청장실 (D)
공성조와 오재봉이 소파에 앉아있다.
오재봉 대표님께서 회기가 끝나자마자 출두하시겠답니다.
공성조 (정중한)...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재봉 그런데 이 먼데까지 바쁜 사람을 부른 이유가 뭡니까?
공성조 (서류를 내밀며) 바로 이것때문입니다, 오의원님.
오재봉 (공간배치도가 그려진 서류 보며) 이게 뭔데요?
공성조 아무래도 조사가 밤을 넘길것 같습니다. 천하의 조대표님을 모시게
됨에 있어서 조금의 실례도 있어서는 안된다. 그런 맘으루다가,
(손가락으로 서류 짚으며) 휴식공간은 이 정도면 어떨까 싶고요.
싱글침대를 하나 준비하긴 했는데 대표님이
워낙 키가 훤칠하셔서 불편하시진 않으실런지...
오재봉 뭐, 좁긴 하겠지만, 그럭저럭...
공성조 식사는 어떻게 하실랍니까? 이 동넨 곰탕과 추어탕이 유명한데...
오재봉 (OL) 됐습니다! 나, 원 별 쓰잘데기 없는 일루다 불러서...
식사는 알아서 챙길테니까
휴식시간이나 제대로 지켜주세요! (일어서서 나간다)
공성조 (서류들고 따라갈듯이) 비데는 필요없으시겠습니까? 쓰다가
안쓰면 엄청 찝찝하다던데..
27. 남송 어느 도로+ 오재봉 차 안 (D)
하도야, 교차로에 멈춰서 통화중이다.
하도야 아부지~ 청와대 대령숙수는 할만해요?
하봉도(E) (한숨) 요즘 애비 꿈자리가 뒤숭숭혀~ 너 높으신 분 조사하고
다닌다며? 솜방맹이 맹키로 아주 살~살~혀~ 너 잘못될까봐,
통 잠두 안오구....
하도야 걱정마요~ 여기 곰탕집은 상구형이랑 성식이형이 운영 잘 하고
있으니까.아버진 대통령님 건강만 신경써요~ 끊어요, 아부지.
하도야, 신호바뀌면 부웅~ 출발하는데...
오재봉을 뒷좌석에 태운 차가 반대편으로 지나간다.
하도야, 힐끗 스쳐가는 차속의 오재봉을 본다.
하도야, 오토바이를 급회전시켜 오재봉차를 쫓아가서 끼익- 앞을 가로막는다.
하도야 (선팅된 차창안을 기웃거리며 손가락으로 차창내려보라고톡톡친다)
오재봉 (인상쓰면서 차창문을 찌잉~ 내리며 째려본다) 무슨 일이요?
하도야 오의원님 맞네~ 공사다망한 의원님께서 남송엔 무슨 볼일루다..?
아~ 혹시 김태봉의원 협박해서 입막음 하러 왔어요?
오재봉 하검사,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고 함부로 깝치다가 큰 코 다쳐!
어디 일개 평검사 주제에 감히 여당대표를 소환해?
하도야 뭐, 일개 평검사? 그래 나, 하루 두시간도 못자고 이 악물고
3년 공부해서 사시 붙고, 사법연수원 2년, 군법무관 3년 복무하고
검사됐다. 왠줄 알아? 당신처럼 조배호 가방들어주고 충견처럼
뒷구멍으로 온갖 구린 심부름 다해주고 그 댓가로 공천받아 국회의
원 뱃지 주워서 똥폼 잡는 비리 정치인 때려 잡으려고! 보궐선거때
흑색선전, 그걸로도 집어쳐넣을수 있는거 봐준거야!
오재봉 (일그러지는)..뭐어? 봐줘~
하도야 조배호 비리 드러나면 당신도 끝장이야! 왜냐, 당신은 똥하고
된장도 구별 못하는 조배호 딸랑이거든요~
오재봉 (울컥 차에서 내리며) 너 지금 뭐라그랬어! 딸랑이?
하도야 (히죽 웃으며) 오의원님, 호빠, 사모님 잘 계시죠?
안부 전해주세요~ (검은 연기를 뿜으며 부웅~ 가버린다)
오재봉 (매캐한 연기속에서 콜록 거리는)...
저 새끼, 반드시 내손으로 죽인다.
28. 해리티지 클럽 룸 안 (N)
조배호 앞에 민여사가 앉아있다.
조배호 (날카롭게 보며)...자네 무슨 저의야?
민여사 (놀라) 네? 저의라니, 그게 무슨...
조배호 (OL) 장세진이 말이야! 지금 와서 그 아이를 내 앞에 데려와서
뭘 어쩌자는거야!
민여사 (당혹감)..그 애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옛정 때문에 보살펴주는
것 뿐입니다.
조배호 아무것도 모른다?
민여사 정말입니다, 대표님.
조배호 (가늘게 보며)...그 아이, 정말...그 사람 딸이 틀림없나?
민여사 ...그렇습니다.
조배호 명심해. 만에 하나 나와 그애가 관련된 말이 한마디라도 새어
나온다면 민여사가 여기서 힘들게 일궈놓은 터전이 뿌리채
뽑히게 될거야!
민여사 (겁에 질린)....
29. 해리티지 클럽 로비 (N)
조배호, 민여사의 배웅을 받으며 나오는데...전화벨 소리.
조배호 (액정을 보면 '하도야검사'라고 뜨면 굳으며 전화받는다)여보세요?
30. 남송지청 화장실 (N)
하도야, 세면대 앞에서 거울을 보며 통화중이고 조배호와 교차된다.
하도야 조대표님, 식사는 잘 하셨습니까? 혹시 소환되신거 잊으셨을까봐
전화드린겁니다. 정치인들 툭하면 모른다, 기억안난다 하니까
다시 알려드리는겁니다.
조배호 (일그러지는)....!
하도야 꼭 좀 협조 부탁드립니다~ (전화 끊고 히죽 웃는다)
공성조 (들어오며) 하검사, 니 뭐가 좋아서 실실 쪼개노~
하도야 즐겁게 웃으면서 일하자! 이게 평소 제 소신 아닙니까? 시원하게
볼일보십쇼 지청장님! (흥얼거리며 나간다)
공성조 ....?
31. 해리티지 갤러리 세진 사무실 (N)
세진, 노트북으로 해리티지 갤러리와 조배호 거래자료등을 검색하고 있다.
세진, 거래 자료를 USB에 복사하는데... 민여사, 굳은 표정으로 들어온다.
세진 (당황하여 화면을 전환시키는)...!
민여사 (세진 앞에 오며) 너 조대표 찾아가서 무슨 짓을 한거야!
세진 ...무슨 짓이라뇨?
민여사 정말 조대표가 니 아버지라고 생각하는거야?
세진 ...난 단지 진실을 알고 싶은거 뿐이에요!
민여사 (OL) 만에 하나 조대표가 니 아버지라고 해도, 지금 와서 널 딸로 인정하고 받아줄거 같아?! 너 엄마가 어떻게 미국으로 쫓겨 갔는지
알지? 거기서 얼마나 외롭고 비참하게 지내다가 죽었는지 잘 알잖
아! 너도 그렇게 되고 싶어?
세진 난 누구의 딸로 인정받고 싶지 않아요! 그 사람이 내 아버지라면
반드시 엄마를 그렇게 죽게한 대가를 치루게 할거에요!
민여사 세진아!
세진 이모, 조배호 그 사람 내 아버지 맞죠? 말해줘요.
조배호가 내 아버지 맞죠?
민여사 (보다가)...그렇지 않아. 몇 번을 물어도 아냐! 그러니 괜한
마음 먹지마. 너 때문에 나까지도 다칠수 있어. 나 분명히 경고했
다? (다짐받듯이 보다가 나가버린다)
세진 (숨을 몰아쉬며 보다가 USB를 뽑아서 결연한 표정으로 움켜쥔
다)....!
32. 의원회관 로비 (D)
혜림, 왕중기와 엘리베이터 쪽으로 오는데...야당의원들, 심각한 표정으로
오다가 혜림에게 곱지않게 보고는 무시하듯 가버린다.
혜림, 괜히 주눅들어 시선을 피하다가 주변을 보면...보좌관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수군거리거나, 기자들이 소파에서 심각하게 논의하는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33. 혜림 의원실(D)
혜림, 자리에 앉으며 말한다.
혜림 ...요즘 분위기가 좀 쎄하네? 내 기분 탓인가?
왕중기 우리 민우당에서 상정한 국가재정법 일부 개정안 때문에
폭풍전얍니다.
혜림 국가 재정법 일부 개정안이요?
왕중기 국가 사업의 대외 경쟁력과 효율성을 높히기위해 재원 마련을
위한 개정안이에요.
혜림 ...그 법안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왕중기 법안통과를 시민단체쪽에서 반대하고, 국민들 눈치보는 야당에서도
결사반대하거든요. 민우당 차원에서는 강행처리를 잠정적으로
결의했구요.
혜림 (갸웃) 그런 얘길, 왜 난 처음 듣죠?
왕중기 당지도부에서 결정하면 의원님께도 통보 할겁니다. 그때까진
모른척 하세요.
혜림 왕팀장님, 그 개정안 자료 좀 주세요.
왕중기 이미 당차원에서 결의를 거친 사항이라서..
혜림 (OL) 입법의원이 상정한 법안 내용도 모른채 투표할순 없잖아요.
35.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D)
백성민이 강태산을 보며 말한다.
백성민 이번 민우당에서 상정한 개정안 말야. 여야간에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야 한다는게 내 소신이야. 강의원이 당에서 역할을 해줄거라
믿어.
강태산 개정안은 지금 당장 국민들 지지를 받진 못하지만 거시적으로
봤을때 반드시 필요한 법안입니다. 야당도 내심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겁니다.
백성민 그러니 국민들이 납득할수 있도록 법안의 타탕성을 충분히
설득하고 여야간에 합의를 이뤄내면 좋지 않겠나?
강태산 ...늦춰지면 국민들은 법안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겁니다.
야당에서 노리는것도 그 점이고요.
백성민 음...!
강태산 대통령님, 민우당에서 강행처리를 한다면 어떻게 하실겁니까?
백성민 (굳어서 보는)...내가 선언한 당정분리 원칙 때문에 청와대가 당의
일에 감놔라, 대추놔라, 간섭 할수 없지만..그런 일은 없을거라
믿겠네.
강태산 당에선 대통령님의 분명한 뜻을 알고 싶어합니다.
백성민 당에 돌아가서 똑바로 전하게. 내 임기중에 국민들에게 정치권
이전투구를 더 이상 보이고 싶지 않네. 거대여당 독선, 좌시하지
않겠네! 그게 내 뜻이야!
강태산 ....!
36. 복지당 회의실 (D)
민동포를 중심으로 복지당 의원들이 열띤 토론중이다.
민동포 이번 개정안 반드시 저지해야 하는거 알지요~ 실패하면 민우당에
정국주도권을 뺏기게 될기요. 그럼 국민들에게 무능한 야당의 이미
지가 덧씌워져 내년 총선은 물론 차기 정권교체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게 불을 보듯 뻔한기고~
혜림, 뒷문으로 들어와 조심스럽게 한쪽 구석자리에 앉는다.
노트와 볼펜까지 꺼내 들고 진지하게 듣는데....
중진의원 (혜림보며) 거기 누구요?
혜림 (쑥스럽게 웃으며) 아, 네...전...민우당의 서혜림의원입니다.
중진의원 (험악한) 민우당의원이 왜 남의 당 회의에 몰래 들어와요? 스파이
노릇 하러 온거요?!
혜림 ...그런게 아니라....
중진의원 (OL) 당장 나가요! 험한 꼴 당하기전에!
민동포 (혜림을 보다가) 잠깐만~ 서의원님, 여기 오신 이유가 뭡니까~
혜림 먼저 양해도 없이 회의에 들어온 거 죄송합니다. 하지만 국회의
법안 상정은 국민들에개 중요한 일이고 여야가 따로 없다고 생각합
니다. 여야가 이번 법안상정으로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고, 또 누구의 의견이 국민들에게 더 이익이
될지를 알아보려고 온겁니다.
민동포 하하~ 그래요? 그럼 앉아서 찬찬히 복지당 의견 들어보시고
돌아가서 조배호대표한테 잘 말씀드려 주시소~
혜림 (환해지며) 고맙습니다~ 대표님~
38. 해송 곰탕집 근처 골목길 (D)
하도야, 오토바이를 타고 오는데...골목 한쪽에서 유치원생 또래의 아이들이
몰려서서 응원전을 벌리며 싸움구경을 하고 있다.
바닥에 아이 둘이서 엎치락 뒤치락 제법 격렬한 싸움중이다.
하도야 (다가가서) 요녀석들 봐라? 니들 뭐하는 짓이야? 친구들끼리 사이
좋게 지내야지?
하도야, 아이들을 번쩍 들어올려 뜯어말려 떼어놓고 보면...동하다.
하도야 (놀라) 어, 동하야....너...?
동하 (하도야를 보고 앙~울음을 터뜨린다) 아저씨~ 아앙~~
39. 하도야 검사실 (D)
하도야, 책상앞에 취조받는 자세로 앉아있는 동하와 진섭.
나머지 구경하던 아이들은 테이블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눈을 반짝이고 있고...
송계장은 웃으며 보고, 박미경은 킥킥거리며 하도야와 아이들을 카메라 동영상
찍는다.
하도야 서진섭 피고인은 박동하 원고인의 엄마가 국회의원이 됐다고
자랑하자, 국회의원은 맨날 쌈질만 하고 거짓말만 하는 나쁜 사람
이라고 박동하 피고인의 약을 올린 사실이 있죠?
진섭 ...우리 아빠가 뉴스보다 그랬다니까요, 아저씨!
하도야 쯧~ 검사님이라고 했지!
진섭 (울먹) 진짜야, 검사님!
하도야 박동하 원고인은 엄마가 국회의원은 착하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나쁘게 말하자 서진섭 피고인을 때린 사실이 있죠?
동하 (닭똥 같은 눈물 흘리며) 진섭이가 나 먼저 밀쳤어, 검사님!
하도야 서진섭과 박동하, 두사람 다 참으로 훌륭한 어린이들이다!
아이들 ....?
하도야 비록 처음엔 감정에 치받혀 싸웠지만, 더 이상 폭력에 호소하지
않고, 법 앞에 시비를 가려달라고 한 점은 어른들이 마땅이 본받아
야 할 정도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참으로 밝구나, 얘들아~
아이1 근데..동하랑 진섭이 누구 말이 맞아요, 검사님?
하도야 다른 국회의원은 모르겠지만, 동하 엄마만큼은 동하 말이 맞다.
100%~
40. 달리는 혜림의 차 안 (N)
혜림이 통화중이고 왕중기가 함께 타고 간다.
혜림 ...네, 엄마..내일 일찍부터 지역구 볼 일 때문에 지금 내려가는 거에요.
41. 혜림 방앗간 집 거실 (N)
하도야가 동하의 얼굴 상처에 연고를 발라주며 전화를 엿듣고 있다.
혜림모 (통화중이다) 그래 기다리마...동하야, 엄마, 받아봐.
동하 (전화기 받아들고) 엄마~
42. 이동하는 혜림의 차안 (N)
혜림, 동하와 통화중이다.
혜림 우리 동하 괜찮아?..진섭이랑 왜 싸웠어? 사이좋게 지내야지...
동하(E) 진섭이가...국회의원은 쌈질만하는 거짓말쟁이라고 했단 말야!
혜림 뭐어?
동하(E) 엄마, 국회의원 그런 사람아니지? 훌륭한 사람이지?
혜림 ...그럼, 동하 말이 맞아...엄마, 지금 집에 내려가는중이니까
기다려.
44.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N)
기자 (티비화면 이어지며) 민우당의 표결강행에 맞서 야당은 본회의장을
점거한채 일촉즉발 위기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백성민, 생각에 빠져있는...착잡한 표정으로 창 밖만 내다본다.
대통령 옆에서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비서실장.
45. 민우당사 조배호 대표실 (N)
조배호와 유명선등의 중진의원들, 강태산과 오재봉등이 있다.
한진호 청와대 의중도 그렇고 복지당 민대표와 다시 협상해 보시는게
어떨까요?
유명선 야당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출입구를 봉쇄한 마당에,
괜히 당 이미지만 독선적으로 비춰질수 있습니다.
조배호 (갈등하는듯 신음)....흠! 강의원은 어떻게 생각해?
강태산 저는 개인적으로 개정안 강행처리에 반대합니다. 그러나 통과시킬
거면 당차원에선 더이상 미루지 말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동 ....!
조배호 밀어붙이잔 말인가?
강태산 협상할땐 협상하고 힘으로 몰아부칠땐 밀어부쳐야죠. 이번에
강한 여당 이미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개인적 사유로 외유중인
의원들과 중환자실에 입원한 의원들 빼면 152석입니다. 이탈표
방지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 법안 통과 가능합니다.
오재봉 맡겨주십쇼! 야당놈들 바리케이트 한방에 뚫어버리겠습니다.
조배호 (결심한듯) 지역구 내려간 의원들 모조리 호출하고, 각 모임별로
이탈표없게 단속해! (핸드폰벨 울리면 액정보고 인상쓰며 받는
다)..자네 지금 뭐하는 짓이야!
하도야 (화면 교차되며) 조배호 대표님, 소환 잊지 않으셨죠? 날치기 표결
강행 때문에 혹시 잊으셨을까봐 알려드리는 겁니다.
꼭 좀 협조 부탁드립니다.
조배호 (인상 북~ 일그러지며 핸드폰을 테이블위에 쾅~ 내려놓는다)....!
46. 혜림 방앗간집 거실(N)
하도야, 핸드폰을 보며 히죽 웃는다..
혜림모 티비를 보고 있고...혜림모의 무릎을 베고 잠이 든 동하.
하도야 흐흐...지금쯤 핸드폰 박살냈겠지? (슬쩍 시계보며) 아줌마가 좀 늦네요~ 전화 한번 해볼까요?
(E) (전화벨)
혜림모 (받으며) 여보세요...뭐, 서울로 다시 올라가? 이 밤중에?...
혜림(E) 사정이 급하게 돼서...미안해요 엄마...동하한테는 다음주에
내려간다고 전해줘요.
하도야 (귀를 통화내용에 쫑끗 기울인다)...
혜림모 ...나랏일이 급하다니 어쩌겠누? 그래야지...알았다.
(전화 끊는다)
하도야 아줌마, 서울 올라간대요? 국회 상황 장난 아닌가 보네...이럴때
휩쓸리지 말고 아줌마가 중심 잘 잡아야 할텐데...
혜림모 ..하검사, 어여 집에 가 봐. 내일 출근해야지.
하도야 ...아줌마, 기다린거 아닌데...(부러 하품하며) 아함~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슬그머니 일어선다)
47. 달리는 혜림의 차 안(N)
혜림, 심난한 표정으로 묻는다.
혜림 이 밤중에 비상사태라니요? 대체 무슨 일이에요?
왕중기 (앞좌석에 앉아) 개정안을 오늘밤중에 강행처리 할것 같습니다.
서울 도착할때까지 눈좀 붙이세요. 하루 일정이
너무 피곤하셨어요.
혜림 (뭔가 생각하다가 가방에서 법안 자료를 꺼낸다)..
뒷좌석 불 좀 켜도 돼죠?
왕중기 (의아)...?
혜림 (실내등을 켜고 그 자료를 꼼꼼하게 살펴 본다)
49. 서울 고속도로 톨게이트(N)
혜림의 차가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달린다.
50. 달리는 혜림의 차 안(N)
왕중기가 졸고 있다가 과속방지턱 덜컹거리는 소리에 깬다.
왕중기, 졸린 눈으로 침을 닦다가...뒷좌석을 돌아보면....
혜림, 수정안 자료를 몰두하여 검토 중이다.
왕중기 의원님, 한숨도 안 주무셨어요?
혜림 잠은 나중에도 충분히 잘수있어요...피곤할텐데 좀 더 자요.
왕중기 (혜림의 몰두하는 진정성에 뭔가 느낌)....!
52. 국회 소회의실(N)
강태산이 고,천의원을 비롯한 초재선 의원과 보궐당선자들 앞에서 비장하게 말한다
혜림, 눈을 반짝거리며 듣고 있다.
강태산 이번에 국민들에게 민우당의 일치단결된 힘을 보여줘야합니다.
초선의원1 야당이 본회의장을 봉쇄했는데...가능할까요?
강태산 대비책이 마련돼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신속하게 찬성표 던지고
퇴장하면 됩니다.
초,재선들 (결의를 다지며 끄덕이는데)....
혜림 잠깐만요? 왜 그래야되죠?
강태산일동 (일제히 혜림을 돌아보는)....?
혜림 개정안...야당 주장에도 일리가 있는거 같은데요.
강태산 서의원, 이번에 야당에게 양보하면 다음번엔 더 큰걸 요구할
겁니다.
혜림 하지만 입법은 국민들을 위한...
강태산 (OL) 지금 토론할 시간 없습니다. 당지도부 지휘하에 신속하게
표결처리하는게 최선입니다.
오재봉을 비롯한 덩치 큰 의원들이 안으로 우르르 몰려 들어온다.
오재봉 손에 거대한 함마가 들렸다.
오재봉 (비장한) 여러분, 다들 준비 됐습니까~
혜림 ....!
53. 여야 총무 회의실(N)
여야 총무가 협상중이다. 야당총무의 항의성 고함에 여당총무가 난감한듯 손수건을 꺼내 땀을 닦는다. 여당총무, 슬쩍 어딘가로 눈짓하면...눈짓 신호 받은 보좌관이 잽싸게 밖으로 나간다.
54. 조배호 의원실 (N)
조배호와 중진의원들이 무거운 침묵 속에 앉아있다.
조배호비서관 (급하게 들어오며) 협상 결렬됐답니다.
조배호 (결연한) 강행 처리해!
55. 국회 소회의실 (N)
오재봉, 본회의장 도면을 보며 전술작전중이다.
오재봉 단상점거는 씨름부출신 최의원, 박의원이 맡고! 김의원, 이의원은
통로 몸싸움! 맞으면 무조건 누워 뒹굴어버려. 선봉장은 내가 맡을
테니까. 여자의원들은 비명지르고, 눈물로 카메라 앞에 호소하고..
서혜림 의원 어디갔어~
혜림 ...네, 오의원님..
오재봉 (함마 건네주며 농담) 서의원, 앞장서봐요! 쟌다르크처럼!
혜림 (당황)....네에? 제가요...?
오재봉 (피식) 놀래긴!...군기 빠져가지고~ (전화벨 받으며) 네, 대표님!
알겠습니다! (전화끊고) 명령 떨어졌습니다. 계백장군이 황산벌
나가는 각오로 전원 돌격~
오재봉, 함마를 움켜쥐고 앞장서면..모두들 우르르 그 뒤를 따라 나간다.
강태산, 나가려다 돌아보면....
혜림, 어떻게 할지 모르는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있다.
56. 국회 본회의장 가는 지하통로(N)
함마를 든 오재봉이 앞장서고 여당의원들, 보좌관들이 굳은 표정으로 걸어간다.
마치 로마병사들 처럼...
57. 국회본회의장 입구(N)
쇠사슬로 칭칭 봉쇄된 입구. 그 앞에 야당의원들과 보좌진들이 몰려서있다.
오재봉과 여당의원들 모습을 드러낸다.
오재봉이 '돌격~' 외치면 야당의원들을 밀어 붙이는 여당의원들과 보좌관들.
그 아수라장을 뚫고 들어가 쇠사슬로 잠긴 본회의장 문을 쾅-쾅- 내려친다.
58. 국회 소회의실(N)
혜림과 강태산이 계속 말씨름 중이다.
혜림 개정안 자료를 보면 여야간에 충분히 시간을 두고 타협할만한
여지가 있습니다. 강의원님, 꼭 이래야만 하나요?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 아닌가요? 당지도부 꼭두각시가
아니라...
강태산 서의원이 아직 정치공학을 몰라서 그런겁니다. 정치란 어떨 땐
힘의 논리가 필요할때도 있어요. 지금이 바로 그땝니다.
혜림 지금이라도 여야간에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면....
보좌관 (급하게 들어와) 본회의장이 열렸답니다.
강태산 시간이 없습니다, 나가시죠.
혜림 ....
강태산 서의원, 나를 믿고 따라주세요!
혜림 (한숨을 쉬며 어쩔수 없다는 듯 일어선다)...
59. 국회 본회의장 (N)
국회의장이 단상위에서 경찰들의 호위를 받으며 의사진행중이다.
단상쪽에서 '날치기 물러가라!' '집어쳐!' 등을 외치며 단상을 점거하려는 야당의원들과 결사저지하려는 여당의원들이 뒤엉켜 구두짝이 날아가는등 아수라장을 이룬다.강태산과 초재선 의원들이 자신의 자리로 가서 일사분란하게 찬성투표 하고 퇴장한다.혜림, 그 모습을 슬로우 장면으로 보는 충격받은 얼굴위로
국회의원출마과정상의 힘들었던 장면들이 교차되고....
동하(E) 국회의원은 쌈질만 하는 거짓말쟁이라고 했단 말야! 엄마,
국회의원 그런 사람 아니지?! 훌륭한 사람이지?!
강태산 (혜림쪽으로 다가와) 서의원!
혜림 (그제서야 정신이 드는)...!
강태산 얼른 투표하고, 퇴장 해요!
혜림, 자기 의석쪽으로 다가가 단말기 앞에 선다.
혜림, 잠시 망설이다가 투표를 한다. 여당의원들의 찬성표결속에서 유일하게 서혜림의 반대표가 반짝 표시된다. 혜림, 강태산과 눈이 마주치면..자기도 모르게 허둥지둥 도망치듯 회의장을 빠져나간다.
강태산 (굳은 표정으로 나가는 혜림을 보는)....!
61. 조배호 대표실 (D)
조배호, 중진의원들과 강태산, 오재봉등이 모여 있다.
조배호 하하하, 이번에 오의원 공이 아주 컸어.
오재봉 과찬이십니다. 저는 대표님의 영원한 선봉장 아닙니까!
조배호 강의원, 서혜림인 어떻게 된거야? 찬성 반대표를 잘못 누른건가?
강태산 ..아직 정확한 진상파악이 안됐습니다.
오재봉 강의원, 계파관리를 어떻게 하는거요? 서혜림인 강의원이 공천한
사람아뇨?
강태산 (버럭) 계파라니?! 오의원, 함부로 입 놀리지 말아요! 당신,대표님
차 운전해서 공천받았을때 난 맨손으로 지역구 일궈서 국회
들어왔어요!
오재봉 (찔끔 움츠려드는)...!
강태산 (조배호보고) 서혜림의원 본인 해명 먼저 들어보고 징계여부를 결정하시죠!
62. 혜림 의원실 (D)
혜림, 멍한 표정으로 <민우당 국가재정법 수정안 날치기 통과/ 서혜림의원 여당내 유일한 반대표> 제하의 난장판 국회 사진기사가 실린 신문을 보고 있다.
왕중기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와).. 대표님 호출입니다..무조건 실수였다
고 하세요. 무조건이요!
혜림 ..실수요?..왕보좌관님도 내가 그렇게 큰 잘못을 했다고 생각해요?
왕중기 ....
혜림 (허탈한 표정으로 일어나서 나간다)
63. 조배호 대표실 (D)
혜림, 조배호 앞에 서있다. 강현석과 오재봉, 중진의원등도 있고....
조배호 서의원 이번 반대투표 어떻게 된거야? 투표 직전에 결의까지
했다면서
혜림 죄송합니다.
조배호 처음이라 벌어진 해프닝 같던데..실수한거 아닌가?
혜림 ..첫 투표고...티비에서 보던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니 정신없고..
당황됐구요...
조배호 (미소) 연륜이 쌓이면 괜찮아질거야. 됐어, 실수였다는 본인
해명 들었으니 이번 일은 그냥 덮는 걸로 하지.
혜림 ....저는 분명 소신을 가지고 반대표를 눌렀습니다.
강태산일동 (충격)...!
유명선 서의원, 지금 뭐라고 했나! 당론을 거부했다는건가?
혜림 입법 활동에 여야가 따로 있는건가요? 당지도부의 의견과
반대되는 표결을 한게 그렇게 큰 죄인가요?
오재봉 민우당 공천으로 당선되놓고 무슨 말이야? 그럼 뭐하러 여당하나,
야당하지!
조배호 그럼 서의원은 야당의 주장이 옳다는건가? 반대표를 누른 이유가
뭔가?
혜림 저는 한달 전만해도 정치의 정자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번에
통과된 개정법안을 몇 번씩 살펴보고, 야당 회의실까지 찾아가
설명을 들었지만...여야간에 무슨 일로 싸웠는지 아직도 구체적인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하지만 여당도 야당도
모두 국민의 대표입니다. 대립되는 의견이 있으면 대화와 토론으로
풀고 합의해야지 지금처럼 강자가 힘으로 상대를 짓눌러서 법안이
통과되어선 안된다는 것이 제 소신입니다. 이게 제가 반대표를
누른 이유입니다.
오재봉 이거 큰일날 사람이구먼! 더 들을것도 없습니다. 당기위원회
회부하시죠. 제명이든 출당이든 징계조치해야 합니다.
조배호 (혜림을 가늘게 보는)....
강태산 등원한지 한달도 안된 초선의원에게 당기위원회회부는 가혹한
처삽니다.
유명선 또 한번 이런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고 어떻게 믿겠나?
강태산 모든 책임 제가 지겠습니다.
혜림 (놀라보며) 잠깐만요, 제가 저지른 일의 책임을 강의원님께 돌리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저지른 행동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강태산 서의원! 가만히 있어요.
조배호 (지켜보다가) 하하하! 서의원, 온실속 화촌줄 알았더니 강단이
있구만! 암, 초선이라면 그만한 소신은 있어야지! 서의원,
좋은 경험했다고 치고, 이번 일은 이걸로 덮지.
다음번엔 서의원 의견도 당론에 충분히 반영하도록 하고! 하하하.
혜림 ....!
64. 조배호 대표실 복도 (D)
혜림과 무겁게 가라앉은 표정의 강태산이 걸어온다.
혜림 죄송합니다. 괜히 저 때문에 강의원님까지...
강태산 ..소통부재가 원인입니다. 의정활동 경험이 쌓이면 오늘 사태
이해될 겁니다.
혜림 저는 양심에 따라 국익을 보호하겠다는 국회의원 선서를 했습니다.
..당지도부 거수기노릇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강태산 (멈춰서 정시하며) 서의원, 우리는 국회의원 이전에 정당인입니다.
아무리 의견이 달라도 정권 창출을 위해선 당지휘부와 당론에 따라
거수기 노릇도 해야 합니다.
혜림 ..하지만...
강태산 거수기 노릇 싫으면 당을 떠나는게 맞아요! 하지만 서의원은
민우당 공천으로 당선됐다는걸 잊지 마세요. (가버린다)
혜림 (멍하게 보는)....!
66. 혜림 오피스텔 로비 (N)
혜림, 힘빠진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쪽으로 걸어와 버튼을 누른다.
혜림, 한숨 푹 내쉬는데..
하도야(E) 아줌마, 왜 그렇게 축 쳐졌어?
혜림 (돌아보면 하도야다)...하검사!
하도야 (웃으며 '난장판 국회' 기사가 실린 신문 들어 보여주는) 아줌마,
또 한껀 했더라~
67. 한강 공원 (N)
혜림과 하도야가 강변을 걷고 있다.
하도야 ...아줌마, 국민 혈세 받는다는게 그렇게 힘든거야.
혜림 ..그거 알아..? 앞에 큰 벽이 서 있는 기분....뭔가 하고싶은데...
뭘 해야될지도 모르겠구.
하도야 힘들면 때려쳐! 아줌마는 까라면 까고, 덮으라면 덮는 조직생활
안맞는 타입이야.
혜림 (피식) 사돈 남말한다...하검사나 나나 피장파장이지.
하도야 (멈춰서서 혜림의 얼굴을 빤히 쳐다 본다)
혜림 (의아)...왜?...내 얼굴에 뭐 묻었어?
하도야 (더욱 가까이 혜림의 얼굴을 보는)....
혜림 (어색한 느낌에)....왜 그래...너..?
하도야 (안쓰럽게 보며)...쯧쯧...그새 얼굴이 반쪽 됐네.
혜림 .....!
하도야 (스마트 폰 꺼내며) 아줌마 힘내라고 내가 보약좀 지어왔지.
혜림 ....?
(점프) 혜림, 스마트폰으로 동하와 진섭의 동영상을 눈물나게 웃으며 본다.
하도야 어때, 아줌마. 충분한 보약이 됐지?
혜림 (웃음) 응..보약은 보약인데 참 입에 쓰다...
하도야 아줌마, 고마워.
혜림 ..뭐가?
하도야 아줌마에 대한 내 판결이 틀리지 않게 해줘서. 내가 찍은 국회의원
이 거수기노릇 안해줘서!
혜림 (미소)..근데 자신이 없다. 앞으로도 쭉 내 소신을 지킬수
있을진...
하도야 약한 소리하지 말고 동하를 봐서라두 힘내! 아줌만 충분히 할 수
있어! 아줌마! 홧팅~ 아자~아자~
혜림 (모두의 마음이 고맙고 힘이 된다)...그래, 힘낼께, 아자~아자~
68. 해리티지 클럽 (N)
강태산과 손본식이 바에서 술 잔을 기울이고 있다.
손본식 이번 날치기 사태로 국민들 정치불신을 넘어서 정치혐오로 치닫고
있어.니네 민우당뿐 아니고 여야 지지율이 동반 곤두박질친 거
알지?
강태산 방송토론 한번 마련해줘. 국민들 오해 풀고 해명 해야지, 광고는
붙여줄게.
손본식 토론 주제는 뭐로 할건대? 아무리 변명해봤자 국민들이 믿어줄까?
강태산 믿도록 해야지. 정치 세대교체론 어때?
손본식 날치기가 횡행하는 기존 정치판을 갈아엎고, 강태산이 위기에
처한 이나라 정치를 구하는 차세대 기수로 등장하는 컨셉인가?
강태산 (술 한잔 마신다)....
손본식 그럼 나한텐 뭐가 생기는데?
강태산 선배 인생도 한번쯤 언론인 사명감을 가지고 살아봐야하는거 아냐?
손본식 (피식) 우리 둘 다 그런 말 하긴 너무 닳고 닳았어, 알잖아?
(마신다)
69. 조배호 집 거실 (N)
조배호가 손본식과 통화중이다.
조배호 뭐라구, 세대교체론? 강태산이 그걸 요구했다?
손본식(E) 어떡할까요? 전 대표님 뜻에 따르겠습니다.
조배호 음...타이밍이 나쁘진 않군. 방송토론 마련 해 봐, 대신 민우당
패널로 강태산인 안돼.
손본식(E) 그럼 누굴 섭외할까요? 대표님.
조배호 (싸늘한 미소) 내가 적당한 인물 한사람 추천하지.
70. 국회 본회의장 앞(D)
용역잡부아저씨들이 부서진 본회의장 문짝을 수리하고...청소원 아줌마들
본회의장 안팎을 청소하고 있다.
혜림, 뒤편에서 그분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섰다.
용역 어휴~ 일년에 한번꼴로 이런 곤욕을 치루니, 많이 배우신 분들이
뭔 지랄들이래?
청소원 그러게~ 세 살 먹은 애들도 아니고.
혜림(E) (뒤에서 다가오며)...죄송합니다.
용역잡부아저씨들과 청소원아줌마들이 놀라 혜림을 돌아보고 당황한다.
청소원 아휴~ 죄송은 무슨...에고 요놈의 입방정!
혜림 아닙니다, 혈세로 지은 신성한 국회에서 난동을 부린것, 국회의원
의 한사람으로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용역아저씨들과 청소원아줌마들, 황송하기도 하고 어리둥절하기도 하여 혜림의
눈치를 살피며 슬금슬금 자리를 피한다.
혜림, 처참하게 부서진 문짝을 보는데...전화벨 소리.
혜림 (받으며)...네, 서혜림입니다. (놀라) 방송 토론 패널이요?
71. 강태산 의원실 (D)
강태산, 통화중이다.
강태산 무슨 말이야, 패널로 서혜림의원이 정해졌다니?!
손본식(E) 날치기 판에서 소신 반대투표한 일로 여론이 아주 좋아. 토론 주제
하고도 잘 맞고. 서혜림이, 어차피 강의원이 공천한 사람이잖아...
강태산 (굳은 표정)...!
(점프) 강태산, 창밖을 보며 서있는데..노크소리와 함께 왕중기가 안으로 들어온다
왕중기 ..강의원님, 찾으셨습니까?
강태산 (돌아 보며) 내가 왕팀장을 서혜림 의원 보좌관으로 보낸 이유
알죠?
왕중기 ...네, 강의원님이 추진하시는 정치개혁의 아이콘으로 만들어
달라는....
강태산 (OL) 서혜림의원, 아직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입니다.
(책상위 토론 자료를 주며) HBS 광장토론 자룝니다.
왕중기 (자료 받으며)...
강태산 왕팀장이 대본 흐름 잡아주고, 잘 연출해서 세대교체론
부각시켜 봐요!
72. HBS 방송국 인서트(N)
73. 방송국 대기실(N)
혜림, 화장을 고치며 왕중기와 말을 맞춰보고 있다.
왕중기 여야 대치정국을 풀 해법은요?
혜림 (자료를 슬쩍 보면서)...여야간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는게
첫 번째 방안이겠죠.. 그리고..
손본식 (들어오며 비아냥)..서혜림씨, 앵무새 다 됐구만. 그러다
"책상 쾅! 치고" 액션 지문까지 읽는거 아냐?
혜림 (씁쓸한 미소)...여전하시네요, 저 못마땅해 하시는건...
왕중기 국장님, 예전엔 부하직원이었지만 지금은 국회의원이십니다.
예의 지켜주시죠.
손본식 아, 참 의원님 되셨지? 카메라 울렁증은 고쳤을래나, 딸꾹~
(비아냥거리며 나간다)
왕중기 (놀라) 카메라 울렁증 있으세요?
혜림 (쑥스럽게 웃는)...옛날에...아주 쬐금요...
74. HBS 주조정실 (N)
피디의 큐싸인과 함께 화면위로 광장토론 타이틀과 오프닝 시그널 깔린다.
75. 생방송 스튜디오(N)
손본식 사회로 생방송이 시작된다. 방청객들도 앉아있고...
혜림을 비롯한 각정당의 패널들과 대학정치학과 교수, 전문가들이 패널로 앉아있고,, 카메라 뒤편으로 왕중기를 비롯한 보좌관들이 지켜본다.
손본식 안녕하십니까, 광장토론의 손본식입니다. 오늘 토론 주제는 대한
민국 정치 이대로 좋은가? 입니다. 지난번 국가재정법 개정안의
강행처리로 얼어붙은 여야 대치정국의 해법과
향후 전망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76. 강태산 의원실 (N)
티비 화면속에서 패널들이 소개되고 있다.
손본식 (티비화면 속에서)...민우당에서 유일하게 반대표결 하신 서혜림의
원 나오셨습니다.
혜림 (박수속에서 인사를 한다)
강태산 (티비화면속 혜림을 주시한다)....!
77. 생방송 스튜디오 (N)
손본식, 정치학교수 패널을 보며 묻는다.
손본식 정교수님, 경색된 여야관계를 풀 해법이 있을까요?.
정교수 (뻔한 멘트) 국민의 한사람으로 이번 수정법안 강행처리 사태를
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감출수 없습니다..여야 모두 이번 사태를 반성하고...
혜림 (혼자 다른 생각에 잠긴채).....
왕중기 (안스러운 입속말로)의원님, 뭐하세요? 듣는 척이라도 하셔야죠..
혜림, 다른 생각에 잠겨 있는 얼굴위로 후레쉬 백되는 영상들.
/후레쉬 백/ 국회본회의장에서 난장판으로 싸우던 의원들 모습들.
/후레쉬 백/ 국회앞 피켓팅하는 아기업은 시골아줌마의 순박한 얼굴.
/후레쉬 백/ 부서진 국회문을 수리하던 용역아저씨와 청소원아줌마들의 모습.
/후레쉬 백/ 국회앞에서 시위하던 혜림 자신의 모습..
손본식(E) 서혜림의원?
혜림 (그제서야 정신차리고 돌아보는)..네?
손본식 (피식하는 표정 감추며) 이번 사태로 일각에선 정치권 세대교체론
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는데, 초선의원으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혜림 (뭔가 말하고 싶지만 말문이 막힌듯)...세대교체론이요?
손본식 ...네. 국민들은 서의원이 당론에 반대하여 던진 한표를 참신하고,
큰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데요.거기에 대해서도 한 말씀해주시죠.
왕중기 (발동동 구르며) 의원님, 외운대로 하세요, 외운대로!
혜림 (갈등하는 표정)...그때 제 행동은...
78. 하도야 검사실 (N)
하도야, 수사자료가 쌓인 책상 앞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이동식 티비화면 속의 혜림을 보고 있다.
하도야 아줌마, 그냥 소신껏 발언해! 거수기 노릇만 하는 구린 정치판
확 뒤집어 버리고 싶었다고 해!
79. 생방송 스튜디오 (N)
손본식 서혜림의원~ 하실 말씀 없습니까?
혜림 (울렁증이 재발된듯 머뭇거리는데)....
손본식 (내심 비웃음 감추며) 아무래도 민감한 사항이니 노코멘트하시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될까요?....(다른 패널들쪽으로 고개 돌리며)
그럼 다음은...
혜림 ....잠깐만요!
손본식 ... ??
혜림 맞습니다. 우리 정치 바꿔야 합니다! 정치인들 부터 몸을 낮추고
겸허하게 반성해야 합니다...대한민국 국회 개원한지 60년이 넘었
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젊은 정치인들이 정치개혁의 꿈을 품고
국회에 들어왔습니다. 그분들이 나중에 기성정치인이 되고 권력의 중심을 차지했지만 구태의연한 정치현실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왜일까요? 당지도부 눈치를 살피며 개인의 소신을 굽힐 수밖에
없고, 권력의 그늘에 머물러야 정치 생명이 보장되는 불행한 현실
에서 세대교체를 한다고 혈세로 지은 신성한 국회가 날치기 현장이 되는 비극을 바꿀수 없습니다!
/인터컷/ 혜림의 발언중에 화면을 보는 하도야, 강태산, 조배호, 백성민, 왕중기등등의 각자의 표정들이 각자의 감정으로 보여진다. 하도야는 통쾌하고,
강태산은 주시하고, 조배호는 싸늘하고, 백성민은 깊이 공감하고, 동하는 '엄마~말되게 잘한다' 손뼉을 치며 환호하고.. 혜림모는 대견한지 보고..손본식은 당황하고, 왕중기는 어쩔줄 모르고..혜림, 간절한 시선으로 카메라를 보고 계속 말한다.
혜림 전 뽀로롱 언니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라
고, 약속 잘 지키는 어린이가 되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
이, 그것도 국민의 대표들이 싸우는 걸 보면서 우리 아이들은 무얼
보고 무얼 배울까요? 정치인들은 선거때마다 표를 얻기위해,
'존경하는' 국민여러분들이라고합니다. 그러나 감히 고백합니다.
우리 정치인들은 국민 여러분들을 진정으로 존경하지 않습니다!
정치인이 국민을 섬기지 않고 오만불손하게 구는데는 국민여러분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정치가 썩었다고 손가락질하고,
조롱하고 수수방관하실 때 정치인은 국민 여러분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무서운 사람이 없으니 부정비리를 저지르고, 나라 의 장래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걸 부끄러워할줄 모르게 됩니다.
국민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주인입니다. 여러분이 정치인들을
키워준 부모님이십니다. 부모가 말 안듣는 아이를 타이르고,
그래도 안되면 사랑의 매를 들어야합니다. 국민 여러분만이
이 나라 정치의 희망입니다. 국민 여러분 회초리를 들어주세요!
말 안듣는 정치인들에겐 사랑의 회초리를 때려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정치인들 종아리에 회초리를 쳐서, 국민들을 표 찍어주
는 사람으로만 아는 오만 불손한 버르장머리를 가르치고, 누가
이나라의 주인인지 알려주셔야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회초리로 이 나라 정치를 바로 잡아주세요!...
간절한 혜림의 진정성있고 간절한 호소에 방청객들의 감동적인 박수가 터지고...
연출, 카메라 스테프들도 박수를 친다.
/인터컷/ 하도야, "좋았어, 아줌마! 바로 그거야!' 환호하고...
혜림, 자기 감정을 모두 토해낸듯 북받치는 심정을 훅- 심호흡을 토해내면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그 얼굴에서 엔딩.
.대물 ↲
.영화 & 드라마 대본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