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7
(규태) 아이, 뭐, 이까짓 게 뭐, 응? 증거가 되냐고요
2016년 날갯죽지를 이제 와서 쳤네, 마네, 이게
따지는 거 자체가 코미디지
- (변 소장) 조금 치셨을 거 같기는... - (동백) 쳤으면서
[숨을 들이켠다]
(규태) 아, 설사
좀 쳤다, 어, 쳤다 치더라도 그, 공소 시효
2016년 고, 고깟 날갯죽지 공소 시효가 뭐, 3년을 가요? [변소장이 숨을 씁 들이켠다]
저, 근디
저, 이 치부책을 보면요
날갯죽지 건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문이 달칵 열린다]
(용식) 아이 [용식의 헛기침]
어유, 안구 건조증, 아유
[용식의 헛기침] [숨을 씁 들이켠다]
(변 소장) 뭐여?
- 너 진짜로 운 겨? - (용식) 아유, 참
[용식이 말한다] (덕순) 지랄하고 자빠졌네, 정말, 아이고, 씨
(용식) 자! [용식의 헛기침]
제 생각에는요, 예?
씁, 이 피해 사실이 상당히 구체적일 뿐만 아니라, 예?
이 죄질이 아주 그냥 추잡스럽기 짝이 없기 때문에요, 예?
이거는 뭐, 이거는 뭐, 거의, 뭐
빼박 중의 빼박이라는 그런 이, 법적 판단이 서고요
당신 법대 나왔어?
[용식의 못마땅한 숨소리]
(규태) 아, 당신이 말 좀 해 봐 봐, 어?
다들 개코를 모르니까, 응?
말이면 다 법인 줄 안다니까!
[규태의 짜증 섞인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규태) 아휴, 쯧
그래서
진짜 내 남편 고소하려고요?
예, 해 보려고요
(자영) 집주인인데?
돈도 많고 백도 많을 텐데?
그래도 하고 싶어요
(자영) 나 변호사인 건 알죠?
쉽지 않은 싸움 될 거예요
(규태) 야, 우리 마누라가 그, 서울 그, 법대야!
[용식의 못마땅한 숨소리] 동기들이 막 공앤장이야! 무슨 알지도...
(자영) 내가 그렇게 능력이 있어요 [규태가 숨을 후 내뱉는다]
그러니까
[자영이 달그락거린다]
법적 지원 필요하면 연락해요
공짜야, 동백 씨는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아, 홍자영! 진짜
[풀벌레 울음]
너희들 왜 나만 졸졸 따라오니?
(용식) 아이, 거, 뭔, 뭔 말이라도 하든가!
(덕순) 뭔 말을 햐?
각자 흩어져, 갈 길 가자고
(용식) 아이, 진짜 엄마답지 않게 왜 이랴?
등짝도 안 쌔리고
아이, 그냥 등짝을 쌔려, 쌔리라고! 사람 더 쫄리게 하지 말고
나 골 아파, 들어갈랴
(용식) 아이고, 동백 씨 [문이 스르륵 열린다]
왜 따라 들어가요?
용식 씨는 그냥 들어오지 마세요
(용식) 동백 씨
[머뭇거리는 숨소리]
우리 엄마 사람 쳐요
헛소리하지 말고 그냥 먼저 가요
[문이 탁 닫힌다]
아유, 저, 큰일 났네
(동백) 오늘 제가 미쳤나 봐요, 하
주, 주, 주책이지, 씨...
아, 저...
싸가지...
완전, 완전 배신자 년에 완전 여우 같은 년
여우는 아무나 하냐?
[동백의 한숨]
(동백) 막 도도한 척, 센 척하려고
저 그냥 바득바득 버텼는데요
근데요, 회장님
그냥 제가요
[한숨]
사람이 그리웠나 봐요
[아련한 음악]
[한숨]
(동백) 관심받고 걱정받고 싶었나 봐요
내 걱정 해 주는 사람 하나가 막
[떨리는 숨을 내뱉으며] 막 내 세상을 바꿔요
아, 저 어떻게 해야 돼요? 씨...
회장님은 어떻게 해야 돼요?
부모야 늘 을이니 내가 뭘 어쩌겄니
(덕순) 한 열다섯이나 돼야 두들겨 패기라도 하지
서른 넘은 것이 열다섯같이 날뛰는디
내가 뭔 재주로 잡겄니?
내가 기댈 것이야 시간뿐이지
쯧, 기냥 소나기면 그치겄지
네
내가 이런 소리 해 야속하니?
아니요
[머뭇거리는 신음]
근데 너무 점잖으셔서 제가 마음이 더 불편해요
금방 붙은 불이 금방 꺼지기야 더 쉽고
여자 변덕보다 개벼운 게 사내 싫증 아니겄니?
(덕순) 그니께
간쓸개 내준다 할 때 덜커덕 마음 주지 말고
찬찬히 두고 봐라
두고 봐도, 봐도
같이 가고 싶거들랑
그때 다시 얘기하자
만약에
막, 막 봐도 봐도 막 그러면
허락해 주실 수 있으세요?
(덕순) 동백아
너 필구 키워 봐 알 것 아니냐?
크면서 진흙탕에 발만 담가도 애가 닳던 내 새끼다
넘의 자식 키우는 힘든 길을
어떻게 내쳐 가라겄니?
네
[덕순의 한숨]
(용식) [작은 목소리로] 동백 씨
(동백) 하, 먼저 가시라니까, 참...
(용식) 아이, 동백 씨, 동백 씨 [동백의 한숨]
[용식의 머뭇거리는 숨소리]
아, 그, 저
씁, 저랑 같이 만두 한 판 하러 안 가실래요?
아이, 원래가 이 세상만사 다 그, 밥심이잖아요?
[용식의 웃음]
이, 심장이랑 장이랑요 손 한 뼘 거리밖에 안 되기 때문에요
이 속이 시끄러울 때는 뭐든지 때려 넣어 주면
'아, 참, 이거 마음까지 든든하구나'
뭐, 이러고 싶은 경향이 또 있고, 또...
[멋쩍은 숨소리]
그래요, 가요
만두 먹으러 가요
- (용식) 네? - (동백) 가요
가요? 예?
[용식이 수저통을 잘그락거린다]
(동백) 저 용식 씨 신경 쓰이는 거 맞고요
아까도
용식 씨 감옥 가실까 봐 정신이 나갔던 것도 맞아요
[용식의 쑥스러운 웃음]
(용식) 저는 이, 진작에 정신이 나가 있었어요
[용식의 쑥스러운 웃음]
(동백) 하, 파출소에서도
[동백의 한숨]
용식 씨만 보여서 회장님은 보이지도 않았어요
의리 없는 년처럼요
하, 내가 진짜 그러면 안 되는데
아, 진짜 뭐가 씌었나?
[용식의 웃음]
(용식) 동백 씨, 저는 진작에 씌어 있었습니다
[용식의 웃음] [동백의 한숨]
근데 회장님을 보면 막
너무 찔리고 미안하고 막, 아휴...
[용식이 숨을 들이켠다]
(동백) 근데 또 용식 씨하고 이렇게
만두를 먹자고 앉아 있으니까 또 막... [용식이 피식 웃는다]
사람 마음이 막
[동백의 착잡한 신음]
(용식) 좋죠?
[동백의 한숨] [용식의 웃음]
네, 이게 막...
막, 막 좋으시죠?
[용식의 웃음] [동백의 착잡한 신음]
씁, 아, 저기... [헛기침]
저기 그러면
(용식) 우리가 이제는 좀...
[용식의 쑥스러운 웃음]
안 사귀어요
[흥미로운 음악]
예?
(동백) 어차피 저도 다 들켰고, 뭐
아, 지금, 쯧
용식 씨가 막 오버하실까 봐 제가 일단은 정리를 해 보자면요
음, 제가 용식 씨를 신경 쓰는 게
세상눈, 회장님, 필구 싹 다 쌩깔 만큼
그렇게 눈이 막 돈 정도도 아니고요
저 그렇게 추저분하고 싶지도 않고요
아니, 그게 왜 추저분한 거예요, 예?
원래 러브는 불같은 거예요
아유, 불같은 거 싫어요
(동백) 하, 저...
아시겠지만 그거 해 봤고
졌어요
저는 어리지도 않고요, 그리고
혼자도 아니고
돈도 벌어야 돼요
막 만사 제쳐 두고 사랑만 꽁냥대는 거 저 그런 거 못 해요
(동백) 불같은 거 하고 싶으시면
다른 분이랑 하세요, 저는 안 할래요
고새 또 밀어내시네요
[멋쩍은 웃음]
(용식) 우리 그러면 고만 떠들고
만두나 드시죠
[옅은 웃음]
(동백) 용식 씨
만두는 김으로도 다 익잖아요
안 끓여도 익잖아요
(용식) 그렇죠
씁, 우리 그냥 불같이 퍼붓지 말고
그냥
천천히 따끈해요
[아름다운 음악]
불같이 퍼붓다가도, 뭐 헤어지면 다 땡이던데
(동백) 난 엄마랑도 헤어져 봤고
걔랑도 헤어져 봤어요
아, 나 근데 그런 거 또 하라 그러면
나는 못 해요
나는 그럼 진짜 KO예요
이... [헛기침]
이거 그, 그니께...
그...
우, 우, 우, 우, 우, 우리가...
뭐를, 뭐, 뭐를 하, 하, 하, 하...
하, 하, 하기는 하, 하잔 거죠?
네
그냥 우리
[동백의 머뭇거리는 숨소리]
(동백) 그...
써, 썸, 그거
타 봐요
오래오래
[살짝 웃으며] 따뜻하고 싶어요
아, 아...
[심장 박동 효과음]
저 울면 썸 안 타요
[숨을 참는다]
네
[부드러운 음악]
(용식) 네
[용식이 숨을 들이켠다]
(용식) 저기, 그니께, 그
필구 엄마, 그, 까멜리아 사장님
그리고 그다음이 이제...
[용식의 쑥스러운 웃음] (동백) 그러니까 용식 씨도
그, 회장님 아들, 옹산 순경 그런 거 제대로 하시고
그러고 나서
저랑 그, 썸 타요
영심이네 누렁이한테도 제발 좀 가 보시고요
(용식) 씁, 아, 그러면 그, 이왕 썸 타는 김에
저한테 화끈하게 지분 하나 주시죠
[용식의 웃음]
뭘 화끈해요?
아니, 뭐, 이게, 뭐 썸이건 아니건 간에요
(용식) 씁, 하, 그래요 우리가 이제 그, 할 건 하고요
뭐, 뭘 하긴 뭘 해요? 어머, 어머
제가 그렇게 쉬워 보여요?
(용식) 아, 아이, 뭐, 동백 씨 사춘기세요?
네?
아, 요새 뭐, 고짝으로 좀 관심이 많으신가 봐요?
그럼 뭐, 뭐요? 그럼 뭐, 무슨 지분을 드려요?
앞으로요, 동백 씨
동백 씨 인근 400미터 안에는
저 황용식이가 있어요
(용식) '아, 오늘 좀 기분 좀 빡친다' 싶은 그런 날에는
절대 혼자 쭈그러들지 마시고요
냅다 저한테
달려오시면 돼요
[옅은 웃음]
딱 고거 하나만
동의를 해 주세요
공식적으로다가요
[멋쩍은 신음]
새끼 하나만 트시죠
[어색한 웃음]
(동백) 동의해요
[동백의 쑥스러운 웃음]
아, 그리고 노 사장님 문제는요
(용식) 예
(동백) 그게...
[쩝쩝 먹는 소리가 난다]
(변 소장) 야, 충치라도 하나 잡아 뽑든가!
아이, 제가 워낙에 타고난 건치여 가지고유, 괜찮아요
(변 소장) 야, 너도 쌍방 폭행으로 가야 잘리진 않을 거 아니여
맛나? 어?
맛나냐고
너 이 컵라면 까 처먹으려고 출근하지?
[숨을 킁 들이마신다]
가만있으래요
(변 소장) 아이, 누가?
동백 씨가요
그, 알아서 하신다고요
동백이... 아니, 동백이가 왜?
(변 소장) 치, 뭐, 맞고소로 퉁이라도 쳐 본디야?
[변 소장의 한숨] (용식) 모르죠
기냥 알아서 하신대요
(변 소장) 씁, 그, 이상하게 믿음이 가네
씁, 그, 어제 보니까 걔 [용식이 라면을 후루룩 먹는다]
애가 좀 변한 거 같아
[옅은 웃음]
[변 소장의 의아한 숨소리]
옹산이 터가 그런가? [웅장한 음악]
씁, 여자들이 다 좀
뭔가 독학을 하는 거 같아
(동백) 하나, 둘, 셋, 넷 [익살스러운 효과음]
느낌표가 네 개다
[전화벨이 울린다]
네, 까멜리아입니다
예?
(동백) [놀라며] 아, 안녕하세요
[흥미로운 음악] (자영) 스캔해서 파일로 저장했고
[마우스 클릭음] 동백 씨 메일로도 보내 놨어요
근데 이런 걸 왜...
(자영) 이깟 종이 쪼가리를 어떻게 믿어요?
막말로 누구라도 들고 튀면 끝인 건데
이걸로 진짜...
진짜 고소하라고요?
사실 쓸 때는 그냥 일기처럼 쓴 건데
그냥 한풀이나 하려고 혼자...
한풀이든 고소든 제대로 쓰셔야지
(자영) 동백 씨가 그거 갖고 있다는 거 만인이 알게 해요
(동백) 예?
(자영) 원래 소문의 여인 아니었어요?
여태 소문 때문에 밑지고만 살았을 텐데
이제 소문 덕 좀 보시라고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하나도...
(자영) 그냥 동백 씨 옆구리에
긴 칼 하나 차고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누가 건들면
꿈틀하지 말고 콱 물어 버리시라고
(재영) 까멜리아에 치부책이 있다며?
(지현) 지금 정권이 바뀐다는 말이 있어
(보좌관1) 'C 식당 내방 일지'
'2019년 8월 14일 비서실 박 과장 송별회'
'양맥, 양주, 맥주 폭탄주 취음'
(군수) 잠깐
그때 내 상태는?
만취하셨습니다
만취?
(군수) 이런 옘병, 씨
나 만취하는데 너희들은 뭐 했어?
- (보좌관1) 폭탄을 말았습니다 - (군수) 뭐!
아니, 내가 폭탄 말라고 보좌관 뽑았어?
아니, 저, 저, 군수님께서 말라셔서
(군수) 그래서 뭐, 내가 헛소리했어?
응?
헛짓거리하데?
헛짓거리는 안 하셨고요
가게 벽에다 사인은 해 주셨는데
사인이야, 뭐
골백번도 하는 건데 실수할 거리도 없지
근데 멘트가...
멘트가 뭐?
보는 각도에 따라 다소...
다소 뭐?
다소...
더러우셨던 것 같기도 하고
[익살스러운 음악]
내가 뭘 했는데?
(군수) [술 취한 목소리로] 백만 불짜리 다리!
[군수의 웃음]
(보좌관2) 정확히 군수님 사인과 함께
[군수가 중얼거린다]
(군수) 나 이거 당에다 보고를 해야 될 거 같니?
(재영) 쟤 합의 보러 가나 벼
(찬숙) 규태야! 가서 싹싹 빌어
네가 무슨 민주 투쟁 하다가 옥에 갇힌 것도 아니고
저, 식당 여편네... [찬숙이 키득거린다]
[재영의 웃음] 손 쪼물딱거리다가 네가 감옥 갔다믄
드러워서 군수 뽑겄니?
(지현) 정치 인생 나가리라고 봐야지 [규태의 한숨]
(규태) 이게 다!
그, 정치 공작
[찬숙이 깔깔 웃는다] 어
이거야말로, 어?
공인을 향한 무, 무차별한 으, 음해
정치 공작, 어
클린턴도 재선에서 당첨이 됐는데, 허
이깟 일로 노규태 앞날에 스크래치 안 나요
[찬숙이 키득거린다] (재영) 네가 클린턴이여?
(찬숙) 야, 옹산 민심, 저, 미국보다 깐깐햐
나는 내 길을 갈 거고
개가 짖을 때마다 돌아보면 말을 달릴 수가 없다곱디다
[여자들의 웃음]
(찬숙) [웃으며] '없다곱디다'가 어디 말이랴?
(지현) 쟤는 이제 말도 못 햐
[찬숙의 웃음]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규태) 그냥 의연하게 말을 달리고 달려...
- (찬숙) 달려! - (규태) 이, 예?
(찬숙) [웃으며] 말을 달려, 우리 장사해야 돼
여기서 더 지껄이지 말고
빨리 가서 말 실컷 달려, 이놈아
[재영의 웃음] (규태) 내가 이 옹...
(지현) 말 달릴 놈이 왜 남의 시래기를 막고 서 있어?
[여자들의 웃음]
자기들이 먼저 말을 걸어 놓고...
(찬숙) 우리끼리 이야기여, 우리끼리 [재영의 웃음]
그쪽 아니여, 규태야, 이쪽이여
[여자들의 웃음] (지현) 달려!
(찬숙) 규태야, 남대문 열렸다, 남대문 [지현의 기합]
[규태의 다급한 숨소리]
(규태) 아이, 씨
아이, 씨
[규태가 서랍을 쾅쾅 여닫는다]
(향미) 뭐, 그 장부? 그거 언니가 들고 나갔는데?
(규태) 아이, 씨, 지미, 씨
그게 뭔 핸드백이야? 왜 괜히 갖고 댕겨, 그걸? 씨...
(향미) 안 들고 나갔으면 뭐, 훔치게?
오빠, 그거 절도야
야, 네가 나한테 지금 절도를 논해?
[입소리를 쩝 내며] 내 비행깃값은 금요일까지 해 주면 돼
(규태) 아, 씨
진짜, 씨
나 진짜 무슨 굿을 한판 해야 되나, 진짜, 씨
(향미) 오빠 사정 진상 난 건 알겠는데
오빠 사정만 사정 아니잖아
(규태) 야, 뎀벼
너 진짜 그냥 나랑 한판 붙자, 어?
뎀벼, 야...
[규태의 아파하는 숨소리]
아줌마, 왜 남의 뒤통수를 까요? 아이, 씨
비켜, 나 치매야
(동백) 근데요, 저한테 왜 이런 걸 해 주세요?
[자영의 헛기침]
(자영) 그냥
그냥 보게 돼요, 동백 씨를
동백 씨 묘하게 보게 되는 사람이잖아
(동백) 저를 왜...
(자영) 근데 혹시
아이 크림...
[자영이 입소리를 쩝 낸다]
아니, 아니다
[규태의 한숨]
아, 진짜 자기가 동백이 편을 들겠다는 거야, 뭐야?
잠깐만
씁, 이게 다 이 약 때문이라고 물타기를 한번 해 볼까?
뭐야
(규태) 야, 야, 야, 야, 야
[동백의 놀란 숨소리] 너, 가만, 저...
아니, 네, 네, 네가 여기서 왜 나와?
어?
아, 아니, 왜 남의 마누라를 네가 만나고 댕기는 건데?
뭐, 진짜로 둘이 편이라도 먹게?
법률 상담 하러 왔는데요
이게 네 보물단지야? 줘 봐 봐
- (동백) 어머머 - 이걸 왜 이렇게 꼭 껴안고
안고 다니는데! 쯧
내 거니까 상관하지 마세요
[규태가 머뭇거린다]
(규태) 야!
팥빙수 먹고 가
(규태) 네가 상황 파악이 영 안 되나 본데
지금 황용식이도 맞고소야, 어?
나는 털려 나간 임플란트라는 실체가 있어
저도 실체가 있어요
너 아주 배짱이다?
어? 너...
집주인한테 막 이래도 돼?
이래도 돼
[긴장되는 음악]
뭐, '돼'?
반말하면 나도 반말
앞으로 제 인생 모토예요
[규태의 헛웃음]
누가 똥이 더러워서 피하냐? 무서워서 피하지?
(규태) 이런, 씨
바꿔 말했다
[익살스러운 효과음]
무서우신 거면 사과하세요
아, 됐고
내가 공인으로서 한 번 봐줄 테니까
그, 뭐야, 그 고소는 각자 취하하는 걸로
사과하세요
너 상황 파악해
황용식이가 선빵 날린 게 팩트고
[규태의 힘겨운 신음]
난 지금 36번 어금니가 털려 나간 상태라고
사과하세요
안 해, 못 해! 씨
[규태의 힘주는 신음] [동백의 당황한 신음]
[떨리는 숨소리]
스캔해서
(동백) USB에도 담았고 메일로도 받아 놨어요
너희들 뭐, 나 빼놓고 다 어디 뭐, 대학 댕기냐?
뭐 이렇게 다 똑똑해! 씨
법정에서 봬요
[발걸음이 울린다]
(규태) 아임 소리!
"미안해"
[익살스러운 효과음] [규태의 힘겨운 숨소리]
아, 소리, 소리, 소리, 소리, 소리!
[흥미진진한 음악]
반말하지 마
영어엔 반말 없거든?
[코웃음]
오케이
아임 소리입니다요
예, 소리라굽쇼
됐지?
앞으로 까불지 마세요
아, 너 진짜 왜 그래?
뭔 약 했어?
방아쇠는 당겨졌고 옛날의 동백인 죽었어요
그러니까 앞으로 땅콩의 땅 자만 꺼내면 바로...
땅 [총성 효과음]
얘, 너 혹시 사거리 신경외과에서 약 탔니?
그냥 땅 쏠 거예요, 제가 주저 없이, 어?
(동백)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먹는다고
하루아침에 땅땅거리기가 어디 쉽나? [흥미로운 음악]
- (동백) 안녕하세요 - (애정) 응, 응, 응
저게 그 치부책인가 벼
참, 동백이 저거 아주 웃긴다니께?
아주 웃겨
[동백의 한숨]
뒤에서 저거 야금야금 썼을 생각 하면 아주...
(귀련) 아주 기냥...
꼬수워 [키득거린다]
(찬숙) 주접떤 놈들 오금 저릴 생각 하면 아주 쌤통이라니께?
우리 동백이가, 응 야무진 구석이 있어, 응
칭찬해
[사람들의 웃음]
좋아
(변 소장) 아, 뭐, 이런 걸 굳이 공조를 하고...
그러니께
지금 우리들보고 이...
(용식) 군 내에
260mm 신 신는 주민 현황을 싹 다 조사하라는 거죠?
(경위) '이것이 알고 싶다' 못 봤어요?
현장에서 발견된 족적이 260이라잖아요
(변 소장) 아, 그, 260이면 나이도 한 열댓 살부터 시작을 해야 될 거고
그 위로도 생존해 계신 분들은 다 훑어야 될 판인디
아, 저기... [변 소장의 한숨]
이게 저, 파출소 인력상...
파이팅
뭐요?
긍게 파이팅하시라고유
[경위의 당황한 신음]
[경위의 놀란 신음] [용식의 힘쓰는 신음]
(용식) 아이고!
260mm, 잉?
용의자 넘버원!
[변 소장의 한숨]
(용식) 아니, 뭐, 아이 지금이 '수사반장' 시대예요? 잉?
아, 과학 수사를 해야지, 과학 수사를!
(변 소장) 아, 과학 수사를 해도 왜 네가 햐?
과학적인 놈들이 하겄지!
(용식) 이따위 수사, 나는 오케이 못 해요
(변 소장) 누가 니한테 오케이를 묻데?
(용식) 아, 이런, 이런 이, 졸속 수사는
마이애미에서는 상상을 못 할 일이라고요!
(변 소장) 그러니까 가, 가
여러 사람 속 썩이지 말고 마이애미로 전출 가!
(용식) 아이, 뭐, 뭐, 뭐, 뭐
내가 지금 남의 집 문 두드려 가면서 남의 발꼬락 재게 생겼어요?
(변 소장) 너, 어?
저 마이애미 쪽에 원서라도 한번 넣어 봐
[용식의 한숨] 네가 원하믄 내가 내가 추천서 써 줄게
[변 소장의 놀란 신음] [흥미진진한 음악]
[한숨 쉬며] 남의 발꼬락은 소장님이 재요
난 나만의 수사를 하려니께
아, 난다 긴다 하는 놈도 6년을 못 잡은 걸
네가 뭔 재주로 잡게!
나한테는요
걔들한테 없는 게 있어요
네가 뭐가 있는데?
(변 소장) 넌 대체 너를 뭐라고 생각하는데!
나요?
토백이
뭐?
옹산 토백이요
(용식) 옹산서 초중고 나왔으면요
기냥 이 동네에선 성골이에요
한 다리 건너면 그냥 다 형, 동생, 이모, 삼촌
이, 시스템이 비슷하다고요 마피아 수뇌부랑
(지현) 얘
나 이거 눈썹, 짝짝이로 된 거 같지?
- (용식) 예, 예 - (애정) 야, 우리 집 인간
(애정) 진짜 간통이여
근데 이제 진짜 못 잡아넣냐?
(용식) 요 동네 아줌마들은 나한테 못 할 말이 없고요
(재영) 아유, 지랄, 됐다고, 됐다고! 쯧
(형사) 지금 이러시는 게 엄밀히 따지면...
(용식) 거기다 요 동네는
- (형사) 법적으로 공무 집행... - (재영) 날 잡아다 징역을 살려 봐요
(재영) 내가 찍소릴 해 주나
(용식) 이, 텃세의 투지가 있다고요
(재영) 아, 자기들도 못 잡은 까불이 왜 자꾸 우리한테 찾아?
- (재영) 어이구, 참... - (찬숙) 저들이 지금 하는 게 뭐여?
(찬숙) 괜히 동네만 들쑤시고 댕기면서 [재영이 호응한다]
땅값만 떨어트리는 겨
- (재영) 그려그려 - (애정) 맞아
- (찬숙) 아무 소리 하지 말고 - (애정) 응
그냥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고들 통일을 햐
- (재영) 응, 통일햐, 통일햐 - (애정) 통일햐, 통일햐
- (재영) 응, 통일햐 - (용식) 참...
뭔 또 통일을 햐, 통일을?
진짜로 아는 것도 하나도 없으믄서, 쩝
[여자들의 못마땅한 신음]
(재영) 아, 아는 게 왜 없어?
- (재영) 우리가 다 알지 - (찬숙) 응
- (귀련) 다 알아 - (애정) 우리가 다 알아
아이참, 알긴 뭘 알아
아, 뭐, 맨날 다 안디야
[여자들의 못마땅한 신음] 야
(찬숙) 너는 여기 1년 365일 앉아 있어 봤냐?
어느 집 된장 뚝배기 이 나간 것까지 우리는 다 알아
- (재영) 응, 다 알지 - (애정) 다 알아
- (귀련) 그럼, 우린 다 알아 - (애정) 다 알아, 다 알아, 우린
[헛웃음]
그럼 까불이 누군데?
[흥미로운 음악] (찬숙) 까불이?
(지현) 까불이?
까불이는
[어두운 효과음]
[약통을 탁 내려놓는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물병 뚜껑을 탁 연다]
[문이 탁 닫힌다]
[종렬의 힘겨운 숨소리]
옹산에 뭐 있어?
(제시카) 처신 똑바로 해
오빠 정수기 광고 [종렬이 물을 꿀꺽 삼킨다]
이번 건 부부 동반으로 하자니까
이 마당에 음주니 딱지니 그런 거 터지면 나한테 민폐라고
야, 야, 너도 찍는다고?
(종렬) 야, 네가 왜?
[리드미컬한 음악]
(종렬) 너 요즘 대중이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
(제시카) 뭐래
(종렬) 너 왜 그렇게 비호감이 되려고 용을 쓰냐?
(제시카) 나 호감이야
내가 사진 하나만 올려도 좋아요를 600개씩 받아
(종렬) 아이, 네가 연예인이야, 국가 대표야?
대체 네 소속이 뭔데 무슨 백수가 광고를 다 찍냐고
(제시카) 어, 안 그래도 너한테 그 백수 소리 듣기 싫어서
(종렬) 야, '너, 너' 하지 말랬지?
나 밀라노 가
뭐?
11월에 갈 거야
[종렬의 헛웃음]
(종렬) 야, 너 아주 팔자 좋다?
그럼 애는 어쩌고 무슨 여행을 사시사철... [제시카의 부정하는 신음]
여행 아니고 유학
(제시카) 2년 코스 모델 스쿨 다닐 거야
2년?
아, 잠깐만, 너, 너 지금 애 버리고 2년을 밖에...
버리긴 누가 버려?
딸 바보 아빠 있고
(제시카) 친정 엄마에 이모님도 있으니까 2년 정도는 괜찮아
야, 야, 지금
애한테 엄마가 얼마나 필요한 나이인데...
어차피 기억도 못 해
(제시카) 뭐, 오빤 한 살 때 기억나?
[종렬의 한숨]
넌 모성이라는 게 없냐?
엄마가 잘나야 애도 행복한 거야
[흥미로운 음악] (찬숙) 그 배달부
[재영이 호응한다] 그, 동호인가, 배달부, 싸가지 없던
걔가 보통이 아니거든
[여자들이 호응한다]
나는 우리 집 아저씨 스쿠터
걔가 훔쳤다고 봐
(재영) 그려,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여자들이 호응한다]
(용식) 그러면
그 배달부가 유력 용의선상에 있었겠구나, 그렇죠?
(찬숙) 그렇지, 응 [여자들이 호응한다]
(지현) 근디 죽었디야
예?
아이, 까불이가 두 번째로 죽였잖여
(용식) 아...
죽었으니 오해지 [여자들이 호응한다]
- 응, 괜히 미안하지 - (애정) 그렇지
- (귀련) 그렇지 - (지현) 미안하지
(재영과 지현) 미안하지 [찬숙의 한숨]
(용식) 오해...
씁, 그러면 까불이가 누굴까?
[재영이 바닥을 툭툭 친다]
- (재영) 내 생각엔 - (귀련) 응
(재영) 처녀 보살네 그 남자여
[흥미진진한 음악] [여자들이 호응한다]
(찬숙) 그 집 드나들던 그 아귀상?
- (재영) 응 - (찬숙) 그 인상 드럽던?
- (재영) 그렇지 - (찬숙) 응, 응, 응, 그렇지, 그렇지
(찬숙) [바닥을 탁 치며] 그이가 우리 동네 드나들믄
반드시 사건이 나더라고
- (재영) 맞아, 맞아, 맞아 - (지현) 아, 맞아
[여자들이 호응한다]
(용식) 이건 예리하다
그러면 그 아귀상이...
(지현) 근데
원양 어선을 탔디야
- 예? - 옹산에서 사람 죽을 때
어, 노르웨이에서 간고등어를 잡고 있었다더라고 [여자들이 호응한다]
- 노르... - (찬숙) 노르웨이라는데 뭐 어쪄
- 노르웨이믄 뭐? - (지현) 노르웨이엔 장사 없지
(귀련과 애정) 노르웨이면 뭐...
그이가 성실은 혔어
[흥미로운 음악] [귀련의 한숨]
아, 그, 자꾸 이, 쓸데없는 소리만 해요, 예?
(용식) 뭐, 스쿠터를 가져갔니 뭐, 인상이 더럽니
아, 이, 그딴 주관적인 증거 말고요
객관적인 정황 증거로다가 좀 내 봐요, 좀
- (지현) 노르웨이는... - (용식) 아이고, 좀, 좀, 그, 좀
(용식) 노르웨이 좀 그만해요, 좀 노르웨이, 노르웨이
노, 어휴
그걸 알면 내가 왜 떡을 팔아?
네가 떡을 팔지
얘가 수사반장 했겄지
그렇지
[익살스러운 음악] [한숨]
아유, 아유, 아유, 아유, 됐슈, 됐슈
아이고, 내가 뭘 듣겠다고, 아유
(용식) 아이, 아이, 아이, 아이 해산, 해산, 해산, 해산!
[버벅거리며] 가서 이제 장사들이나 해요
(찬숙) 그 살인 사건으로
돈 번 이가 하나는 있지
[여자들이 호응한다] (지현) 있지, 있지
[의미심장한 음악] (재영) 있지, 있지, 응
규태
노규태?
[흥미로운 음악]
(찬숙) 그때 규태가
피부 관리실 건물을 거저 샀지
사람 죽은 건물을 왜 사나 했는데
1년 만에 그 뒤로 터미널 이전이 확정돼데?
규태가 뭘 알고 그랬는지
쇳복을 타고났는지는 모를 일이지
(종렬) 아이, 네가 밀라노를 왜, 대체 왜?
(제시카) [이를 악물며] 조용히 해
프로 모델도 아니고 패션 전공도 아닌 네가 갑자기 웬 밀라노냐고!
(제시카) 여기 소리 다 들어간다고
(종렬) 너 지금 이거 네 이름이랑 완전 비슷한 상황인 거 알지? 어?
전라도 전주에서 주야장천 살았으면서
이름은 제시카인 거랑 완전 느닷없이 비슷한 거 아니냐고!
[헛웃음 치며] 오 마이 갓
나 뉴요커야
뉴욕에서부터 제시카였다고
[한숨 쉬며] 어학연수 3개월에 뉴요커면
요미우리 뛰다 온 뭐, 나는 뭐, 재패니스냐?
- 닥쳐 - (종렬) 못 가
나 네 유학 자금까지 대 줄 돈도 없고...
어, 그럼 그냥 도장 찍고 위자료로 갈까?
야, 박상미!
왜, 강종렬!
[종렬의 한숨]
[한숨]
[제시카의 헛웃음]
그래, 알았어 유학이든 나발이든 다 해
다 해 줄 테니까
대신 지선이 좀만 크거든 가
레베카 핑계로 내 날개를 꺾지 말라고!
걔가 왜 레베카야!
강종렬이 딸 강지선이지!
(종렬) 네 이름은 박상미고
이 박상미, 박상미야!
[의미심장한 음악] [헛웃음]
차 세워
[한숨]
너 진짜 10년만 지나도 쪽팔려 죽어
(종렬) 연예인들 허세 떨다가 한평생 놀림받는 거 봤지?
제발 철 좀 들으라고!
차 세우라고!
[한숨]
하, 가면 안 되는데
(종렬) 안 되는데
[하이패스 알림음]
(종렬) 엉뚱한 구석에 [종렬의 한숨]
환장할 비상구가 생겼다 [기어 조작음]
[자동차 엔진 가속음]
(선생님) 1학년부터 수학이 이렇게 떨어지면
갈수록 더 큰일이거든요
근데 필구가요
저보다는 수학을 잘하는 편이에요
네?
음, 그냥 저는 필구가 그냥
씁, '인생에서 수학 하나쯤은 그냥 좀 제쳐 놔도 된다'
'괜찮다' 생각하고 있어요
아, 네
(동백) 저는 그...
궁금한 게 수학 말고
그, 애가 학교에서 친구들이랑은 어떤지...
(동백) 엄마가 술집 한다고
그, 뭔가 놀림을 받는다거나 아니면...
[머뭇거리는 숨소리] (동백) 아빠 없다고
음, 주눅 든다든가 뭐, 그런... [어색한 웃음]
가끔 좀 싸우고 와서...
필구는
맞는 쪽은 아니에요
[한숨]
[승엽이 흥얼거린다]
(승엽) 아이, 강 선수!
어유, 어유, 안녕하세요
- (종렬) 네 - (승엽) 아유, 아이, 자주 오시네
(승엽) 뭐, 요즘 이쪽에서 추진되고 있는 용무라도...
제가 이 학교만 오면 변을 보거든요
예?
(종렬) 머리는 하얘지는데 오장육부는 또 돌아가고
가슴은 막 쫄리는데
눈으로 직접 봐야지만 평온해져서요
[의아한 숨소리]
똥을 싸러 옹산까지 오신다는 거예유?
[멋쩍은 웃음]
[필구가 씩씩거린다]
(승엽) 얼레?
필구야!
너 왜, 인마 벼루박을 발로 차고 있어?
(승엽) 네가 축구부여?
한국 사람이 왜 일기를 영어로 써야 되냐고요
[흥미로운 음악]
나는 애국자라 안 쓴 건데요?
[필구의 짜증 섞인 숨소리]
그래서 또 엄마 모셔 오랴?
[한숨]
백번 말해도 못 알아듣고
(필구) 아, 마이 맘 워킹 맘, 워킹 맘!
[필구의 못마땅한 숨소리] [필구가 벽을 툭 찬다]
(종렬) 하, 애가 왜 객기까지 날 닮았어?
(승엽) 뭔 소릴 하는 겨?
어유, 저 꼴통 진짜 누굴 닮아서 저랴?
아유, 쯧
(종렬) 누구 닮았으면 뭐요?
어린애도 인격체입니다 '꼴통, 꼴통' 하지 마시죠?
아이, 방정환이야, 뭐야?
(필구) 메이저리거 되어서
엄마한테 100평 술집 차려 준다
강필구
[종렬의 한숨]
코딱지만 한 게
뭐가 또 이렇게 남자야?
진짜 탐나게
(변 소장) 응
너 그래서 지금 노 사장 뒤를 캐고 댕기는 겨?
그짝이 까불이일까 봐?
야
네가 보기에는 노규태가 사람 죽일 놈 같아?
[용식의 힘겨운 숨소리]
(용식) 아, 원래가 그런 거예요 원래가요, 예?
그, CSI 보면요
그, 제일로 아닌 거 같은 놈들이 막판에 탁 이, 수갑 차는 거 봐 봐요
야
노규태는 말이여
차로 고라니를 치고 구안와사가 왔던 이여
- 예 ? - 정신적 충격으로다 입이 돌아갔어
허, 참...
(변 소장) 야, 하도 가위를 눌려서
굿을 했단 말도 있어
걔가 그런 간땡이여, 인마
(용식) 고라니가 올라타 갖고, 뭐
가위 갖다가 찍어 눌렀대요? 예?
참 나, 가지가지 하네, 가지가지 햐
하여튼 간, 걔는 참 애매해요, 예?
이, 나쁜 놈, 그리고 못난 놈
고 중간의 그 어중간한 고짝에
그, 항상 애매하게 껴 있다고요, 응
(변 소장) 야, 노 사장이 간만 쩍어?
이 뇌도 쩍은 편이지
그리고 노 사장이 까불이였으믄
증거가 진작에 천지삐까리였다고
(용식) 응? 건물, 예?
아, 왜 건물을 사요, 예?
그, 까불이 때문에 노규태만 돈을 벌었다니께요, 정황상?
야, 거기서 살인 나서 건물이 반값에 나왔어
나도 돈만 있었으면 진작에 샀어
(용식) 아이, 씨, 그러면 누구여, 누구? 진짜, 이, 씨
아유, 씨...
소장님
솔직하게 말하면요, 예?
나 진짜
아유, 그냥 완전하게 모르겄어요, 기냥
어유, 기냥... [변 소장이 혀를 쯧쯧 찬다]
(변 소장) 뭐, 사람이 모를 수도 있지
저, 그럴 때는
[주머니를 찍 뜯으며] 영심이한테나 가 보지 그랴?
[변 소장이 주머니를 탁 닫는다] 어? 아, 아유, 또 영심이...
(용식) 아유, 쯧
[매미 울음]
[승엽의 탄성] (종렬) 시선 멀리 보고
오케이, 다음
(승엽) 너희들 말이여
집에 가서 엄마한테 까묵지 말고 꼭 얘기해야 돼야
(종렬) 응, 그래, 잘한다, 괜찮아, 다음
(승엽) 오늘 야구부서 강종렬 선수가 특강해 줬다고
코치님이 요런 특강도 잡아 준다고, 알겄지?
(아이들) 네
(승엽) 근데 사실 요걸 또
- (승엽) 100% 재능 기부라고만 하긴 - 야, 인마, 너 공 끝까지 안 봐!
(종렬) 다시! 다시! [의미심장한 음악]
아이, 몸의 중심을 딱 잡아 줘야 될 거 아니야!
뒷다리 힘 빡 주고, 어? 다시 해!
강필구, 너 왜 팔 이거 왜 휘적거려? 이거
이거 왜 이래? 다시!
[한숨]
스톱
너 왜 타석에서 한숨 쉬고 시작해?
그게 뭐, 너만의 루틴이야? 어!
어린놈이 벌써부터 겉멋만 들어 가지고
어디서 그런 건 보고, 쯧
(필구) 그러는 아저씨는!
공 때리기 전에 헬멧 냄새 왜 맡아요?
그거 진짜 추잡스러운 루틴 아니고요?
(종렬) 선생도 자기 자식은 못 가르친다더니
(승엽) 그...
(필구)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아이) 쟤네 엄마인가 봐!
(승엽) 아유
동백이가 학교엘 다 왔네
동백이가 코치님 친구입니까?
학부모가 코치님 친구예요?
어떻게 예의범절을 모르십니까?
황희 정승이야, 뭐야?
(필구) 엄마!
엄마!
엄마!
엄마!
(동백) 왜, 왜? [필구의 가쁜 숨소리]
(필구) 엄마, 내 목소리 못 들었어?
[아이들의 가쁜 숨소리] 아, 내가 저기에서부터 불렀는데
아, 나 하나도 못 들었어 어머, 불렀어?
아, 근데 훈련하다 말고 왜 뛰어와, 다들?
(아이들) 안녕하세요!
[어색하게 웃으며] 어, 안녕, 안녕
- (필구) 근데, 엄마 - (동백) 응
(필구) 머리가 그게 뭐야?
왜? 별로야? 어?
아, 왜 그러고 학교에 와?
그래, 엄마 가려 그랬어
필구야, 가서 훈련해, 얘들아 가, 가, 얼른
(필구) 거봐, 내가 울 엄마는 진짜 예쁘다고 했지?
[유쾌한 음악] 근데 원래 머리 올리면 더 예뻐
(준기) 강필구는 거짓말은 안 해
[동백의 민망한 신음]
(필구) 아, 내가 엄마랑 쯔위랑 삐까 뜬다고 아무리 말해도
애들이 뻥이라잖아
그래 갖고 내가 맨날 엄마한테 학교 오라고, 오라고 했더니
아, 왜 머리 그렇게 하고 왔냐고
아, 다현처럼 이렇게, 이렇게
- 이거? - 머리 똥 머리 하고 오라고 했지?
(동백) 그러니까
똥 머리, 엄마가 좀 정신없어서 그냥 왔다
다음번 때는 할게, 알았어, 똥 머리
아, 맞다, 김동규
(필구) 너희 아빠 부사장이랬지?
우리 엄만 사장이야
[아이들의 탄성]
[동백의 웃음]
[웃으며] 어, 사장 맞아
너희들
아이스크림 사 줄까? 어?
- (동백) 자 - (필구) 우리 엄마가 쏘는 거야
(아이들) 잘 먹겠습니다
(동백) 아니야, 맛있게 먹어
(아이들) 필구, 생큐 [종렬의 멋쩍은 헛기침]
(동백) 하, 얜 또 여기 왜 와 있어?
뭐, 하나 드릴까요?
[종렬의 어색한 웃음]
(종렬) 괜찮습니다
(승엽) 어, 하나 드시지, 뭐
저기, 혹시
왕밤빵 있습니까?
[차분한 음악]
[동백의 한숨]
(동백) 그래, 나랑은 악연이어도
필구랑은 천륜이니까 내가 궁금해하는 거 알겠는데
[입소리를 쩝 낸다]
그래도 참 너 네 와이프한테 참 못 할 짓 한다
넌 지금 이 사태가 나한테 할 짓이었냐? 어?
나도 진짜 환장하겠거든?
[동백의 한숨]
너 필구 위한다면 이제 찾아오지 말고
그...
딴 부탁 하나 할게
따로 말할 거 없어
인터넷 검색해 보면 알겠지만
나 연봉 세
(종렬) 안 그래도
너 가게 빼야 된다는 소리도 들었고
그, '슈퍼맨' 있잖아, 너
그것 좀 하차하면 안 되겠니?
뭐?
너 네 딸이랑은 막 공룡도 보러 가고 캠핑도 하고 다 하잖아
우리 필구 위해서 그거 하나 딱
해 줄 수 있지 않아?
아니
뜬금없이 갑자기 웬 '슈퍼맨'은?
(동백) 나중에 그, 텔레비전 나오던 그 끔찍한 딸 바보가
자기 아빠라는 거 알면
애 속 다쳐
[아련한 음악]
(동백) 너 그거 안 해도 잘 먹고 잘 살잖아
다른 건 다 해도 되는데 그것만 하지 마라
부탁할게
그래서 넌
그래서 네 속도 다쳤어?
[종렬의 한숨]
(종렬) 왜 하필 지금 나타나? 찾을 때 좀 있지
내가 이러면 진짜...
끝까지 개새끼인 거 나도 아는데
너 다시 보니까
너랑 쟤까지
[옅은 한숨]
야, 내가 살겠냐?
[헛웃음]
여전하네
너 여전히 양아치네
[한숨]
[입소리를 쩝 낸다]
[종렬의 한숨]
[힘겨운 숨소리]
그러니까 네가 왜?
왜 그딴 양아치를 좋아했냐고, 왜?
[한숨]
(동백) 필구 올 시간 다 됐어 얼른 가라, 이제, 어?
네가 그렇게 보는 눈이 없으니까 네 팔자가, 씨...
내 팔자가 뭐?
(종렬) 쯧, 씨...
야, 내 팔자가 네 거야?
뭐?
내가 좋아서 너 만났고 내가 좋아서 애 낳았어
내 팔자는 내 소관
(동백) 편대도 내 덕, 꼬여도 내 탓
아니, 네가 뭔데...
하, 참
야, 네가 뭔데 내 팔자를 무슨 폈다 말았다 해? 어? [잔잔한 음악]
(동백) 씨...
너, 근데
뭔가 좀 폼 나졌다?
나 원래 폼 나
173에 8등신
끝내주는 아들 있고 여기 자영업 사장님이야
(동백) 나 원래 누구 부록으로 말고
나 혼자서 폼 나는 사람이었어
너 연애하는구나
그 촌놈은
널 폼 나게 해?
[문이 드르륵 여닫힌다]
- (용식) 아유, 흥식아, 어 - (흥식) 예
(용식) 동백 씨! [용식의 웃음]
(종렬) 아휴, 씨... [종렬이 술을 쪼르르 따른다]
[종렬이 술병을 탁 놓는다]
[용식의 어색한 웃음]
(동백) 아, 저기...
(흥식) 아, 예, 저기 저쪽... [흥식의 옅은 웃음]
[용식이 중얼거린다]
[카메라 셔터음]
(향미) 와, 이 풀 숏 대박이네
나 진짜 여기 취직하길 잘한 거 같아요
얘, 너 까불다 죽어
[드릴 작동음]
(향미) 5천 원 내고 가 내가 꿀도 추가했으니까
[어색한 웃음]
(동백) 아유, 돈은 무슨...
- 흥식 씨, 끝나고 밥 먹고 가요 - (용식) 응, 그려
- (흥식) 아, 예 - (향미) 땅콩도 안 주면서
(향미) 누군 공밥도 막 주고
(정숙) 공밥은 왜 줘?
(향미) 아무튼 저 언니 기분파야
(동백) 안 그래도 저는 사실, 그
필구가 잠깐이라도 혼자 있을 때 좀 신경 쓰였는데
이런 것까지 신경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용식의 멋쩍은 웃음]
(종렬) 나도 고마워요
[흥미로운 음악]
나도 고맙다고요
강 선수가 고마우실 건 없죠 [용식의 옅은 웃음]
(종렬) 아니요
고맙습니다, 고마운데요?
(동백) 용식 씨
엊그제 합의 본 사람이에요
(용식) 아유, 동백 씨 [용식의 멋쩍은 웃음]
강 선수님
저랑 해장 한 그릇 하러 가시죠
동백이 좋아해요?
(종렬) 애 엄마를 왜?
강 선수님이 뭔데
저한테 그런 걸 물어요?
물을 만하니까 묻는 겁니다, 지금
[용식이 숨을 카 내뱉는다]
씁, 강 선수님이
필구 아빠라서요?
그래서 물을 자격 있다는 거죠, 지금?
(종렬) 왜?
비련의 여주인공 좋아하면 댁이 좀 멋져 보이는 거 같아서?
걔 흔들지 마요
동정하지 마시라고
강 선수님
강 선수님은 불쌍해서 누구 좋아해요?
- 뭐요? - 강 선수님, 참
멍청한 놈이네요
(용식) 아이, 몰라요?
동백 씨가 얼마나 혼자서 빛나는 사람인지를?
[용식의 한숨]
너께서는 다 가지려고 그 여자 버렸겠지만요
나는
다 없어도 동백 씨 하나만 있으면 돼요
[한숨]
동백 씨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잖아요
댁도 그거 알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주접떨고 앉아 있는 거고
그래, 그거 아니까 주접떠는 거예요, 지금
이제라도 알았으니까 제대로 하려고
(종렬) 동백이 이렇게 사는 거 안 이상
내가 그냥 안 둔다고
[아련한 음악]
동백 씨 사는 게 뭐 어때서?
여기서 제일로 불쌍한 놈이 누굴 동정햐?
[당황한 숨소리]
넌 진작에 동백 씨 놓쳤고
동백 씨도 네 여자 아니고요
필구도
네 자식 아닙니다
[종렬의 기가 찬 숨소리]
(종렬) 야
네가 뭔데 내 자식이 맞네 어쩌네...
너 내 어깨 다시 잡을 때는 네 그 10억짜리 어깨 걸고 잡아라잉
(종렬) 수준 나오시네
내 수준 무식햐
니는 딸 바보에 천만종렬에 CF 스타에
하, 똑똑하게 니 할 거 다 하면서 남는 시간에 추억 놀음 하는 거겠지만
난 내 거 다 걸고 무식하게 동백 씨 좋아할 거여
그니께
옹산 들락거리지 마라
디진다, 진짜로
[헛웃음]
참...
[한숨 쉬며] 꼭 무슨
스물다섯 강종렬 보는 거 같네
(동백) 그래서
둘이 무슨 얘기 했는데요?
(용식) 아, 기냥요, 기냥
기냥 그, 잔치국수 한 사발 했어요
에, 동백 씨
요거, 땅콩빵 좀 드셔 봐요
(동백) 그, 누구나 미니홈피 같은 거 하나는 있는 거잖아요
(용식) 예?
그 막, 묻고 싶은 흑역사나 비밀 이런 거는
다 누구나 쪼끔씩은 있는 거잖아요
음, 다들 그러고 잘만 살던데
왜 나만 이렇게 속속들이 다 들키는 건지...
(동백) 아니, 용식 씨가 애 아빠 만나서
잔치국수 먹을 필요까지는 없는 거잖아
(용식) 동백 씨
이, 과거는요
과거예요
이 과거에는 아무런 힘도 없어요
말은 뭐, 다 그렇게 해도 남자들 다 똑같죠
(동백) 다 똑같지, 뭐
(용식) 이 땅콩빵이나 좀 드셔 봐요 [용식의 멋쩍은 웃음]
쿨한 척해도 남자들 막 다 똑같지, 뭐
(동백) 뭐, 쿨한 놈이 어디 있어?
(용식) 동백 씨
남자 얼마나 만나 봤어요?
세상 남자가요
강종렬이 하나예요?
내가 걔랑 같냐고요
아이, 썸 타자며요
그 나물에 그 밥이면
나랑 뭐 하러 썸을 타요?
그게 아니라 난...
나랑은 안 해 봤잖아요
뭘요?
동백 씨
저랑 이, 지대로 연애하면요
진짜요
진짜로...
아이
죽어요
[부드러운 음악] (용식) 이, 매일매일 사는 게 좋아 가지고
죽게 할 수 있다고요, 나는
그러니께
나에 대해 그, 개코도 모르면서
그, 별 시덥잖은 놈이랑 한 판에다 엮지 마요
너 보고 싶어 가지고 이 새벽 5시에 기어 나온 놈
자꾸 이, 좀...
승질 나게 좀 하지 말라고요, 좀
[용식이 수레를 드르륵 끈다]
(동백) 달라요
많이 달라요, 용식 씨
그래서 충분히 고맙고...
아니, 그 고맙단 소리도 좀...
두근대요, 매일
(동백) 나는 가자미 사는 일이 이렇게 설레는 일인지 처음 알았는데?
땅콩빵은 내가 들고 갈까요?
들어요, 그럼
(용식) 이거 좀 먹어요
[용식의 옅은 웃음] (동백) 아, 이제 그만 먹을래요, 배불러요
(용식) 아, 예, 예, 예, 예
씁, 그러면 저도 이 시점에서
과거 하나 깔게요
이, 제 첫사랑은요
[멋쩍게 웃으며] 아이참, 그...
어, 그, 양승엽이
그, 고, 고, 그 누, 누나예요
[용식의 멋쩍은 웃음]
[동백의 놀라는 신음]
아니, 뭐, 그냥, 뭐 같이 한동네에서 이거, 막 방방 타고
뭐, 이렇게 방아깨비 잡고 같이 놀다 보니께 그냥...
[용식의 멋쩍은 웃음]
(동백) 그, 진짜 사귀셨다는 말씀이세요?
(용식) 예
[동백의 호응하는 신음]
씁, 그 누나가 이제 그, 중학교 올라가면서
이, 저를 찼어요, 찼고
그, 차면서
그, 이, 승엽이한테 말하면
아가리 찢어 버린다고 편지를 써 줘 갖고요
여태껏 그냥
승엽이한테 함구하고 있고 [용식의 멋쩍은 웃음]
[동백의 웃음] 아, 저도 이 동네에서 그, 이, 치정 좀 있는 놈이에요
[함께 웃는다]
진짜인디? [동백의 탄성]
씁, 근데 이, 진짜 비밀은유
저는 그 누나가
저를 왜 찼는지 그걸 아직까지 모르겠어요
[동백의 호응하는 신음] 참...
자, 여자는
[동백의 웃음] 어려운 거예요
[용식이 입소리를 쩝 낸다]
근데 이, 동백 씨는 또 제가 너무 좋아해서 그런지 [동백의 한숨]
유독 좀 어려워요
[용식의 멋쩍은 웃음]
그리고 동백 씨는 그...
코딱지 시즌이 있으시니께
[용식의 옅은 웃음]
아, 아, 아, 아니, 아니, 이제, 이
그, 그게 아니고 그...
이렇게 자꾸 이, 저 쭈그러들고, 쭈그러들고
쭈그러들고 하다가 이제 코딱지만 해지실 때가 있으니께요
[함께 살짝 웃는다]
아, 고럴 때는 저는 이 뭐, 이 단거
이런, 이런 거, 이런 거 단거 멕이는 거 말고는
뭘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하, 참 어려워요
[용식의 멋쩍은 웃음] [잔잔한 음악]
그리고 또 뭐, 괜히, 그
그, 얘기만 길게 해 봤자 그, 좀
주접떠는 거같이 보일 수도 있고요, 맞죠?
저 용식 씨 주접떠는 거 좋아해요
용식 씨 쉬운 분이잖아요
저 어려운 놈인데요?
아휴, 사는 데 뭔 그냥 어려운 것들 투성이인데
그냥 용식 씨만은 저한테
쉬워 주시면 좋잖아요
네
(동백) 덥죠?
(용식) 예, 예, 예
아유
[동백이 심호흡한다]
(용식) 이, 저는 내심적으로요
그, 히어로들 중에 가장 그, 평가 절하된 게
저는 램프의 지니라고 그렇게 생각을 해요
그, 사실상 걔가 이, 한계가 없는 놈인디
계속 그, 소원을 멫 개만 들어주니 마니
자꾸 밀당을 해 대니까
봐 봐요, 걔가 쪼잔시러워졌잖아요? 예?
그러니까 어벤져스에는 못 끼쥬
(동백) 씁, 근데 갑자기 지니가 왜 나와요?
용식 씨는 의식의 흐름대로 얘기를 하시는 거 같아요
[함께 웃는다]
[멋쩍은 숨소리]
[용식의 헛기침]
(용식) 동백 씨
[멋쩍은 숨소리]
저는유, 예
동백 씨한테는 무제한이에요
하루 백 개, 오케이
천 개, 오케이
이, 저는
동백 씨한테는 세상에서 제일로다가
쉬운 놈이 될 거예요
근데
지니는 요정인데
(용식) 예?
요정 황용식?
[웃으며] 어울리네
[아름다운 음악]
[용식의 웃음]
(용식) [웃으며] 아이, 씨, 아이...
[동백의 한숨]
(동백) 창문이 없어서 그런지 [문이 스르륵 열린다]
[스위치 조작음] 해가 중천에 떠 있어도 이렇게 어두워요
(용식) [웃으며] 아유, 뭐, 좀
뭐, 아늑하니 좋은데요?
[용식의 웃음]
(동백) 그래요?
아, 용식 씨, 거기 어디 두세요, 그냥
(용식) 예
[힘주며] 이거 여기다 올려놓을게요
(동백) 네 [용식의 힘겨운 숨소리]
[가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멋쩍게 웃으며] 얘는 또 왜 그래
센서 등이라도 하나 달아 볼까...
[동백의 놀란 신음]
[아련한 음악]
(용식) 확실하게 아는 놈이라고, 이거
저 카메라 위치까지 정확하게 아는 놈이라고요
(동백) 필구야, 우리 이사 갈래?
그냥 엄마가 널 좀 더 안전한 데에서 키우고 싶어서
(동백) 엄마도 빨리 갈 길 가
다른 자식 있는지 빨리 생각해 내
(용식) 이, 잡아 놓고 보면
오며 가며 속 좋게 웃던 놈일까 봐 무서워요
(정숙) 얼굴이야 다들 착하지 사람 조심해라
(동백) 진짜가 뭔지는 아무도 안 궁금해해요
믿는 게 진짜인 거지
(종렬) 넌 진심 네가 동백이, 필구 다 책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
(동백) 자꾸 막 소름이 끼쳐요
나 이제 그만 센 척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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