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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꽃 필 무렵 8

 

 (동백)  용식 씨거기 어디 두세요그냥

 

 (용식)  

 

 [힘주며]  이거 여기다 올려놓을게요

 

 (동백)  네  [용식의 힘겨운 숨소리]

 

 [가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멋쩍게 웃으며]  얘는 또 왜 그래

 

 센서 등이라도 하나 달아 볼까...

 

 [동백의 놀란 신음]

 

 근데 갑자기 너무...

 

 용식 씨

 

 그게...

 

 [동백의 놀라는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스프레이가 칙 뿌려진다]

 

 [의미심장한 음악]  (용식)  아는 놈이에요

 

 확실하게 아는 놈이라고이거

 

 이 가게 쪽문

 

 구조

 

 동선

 

 저 카메라

 

 저 카메라 위치까지  정확하게 아는 놈이라고요

 

 그러니께 이 사각지대로만 움직이면서

 

 그 껌껌한 데서 헤매지도 않고

 

 이 지랄을 혀 놨죠

 

 (변 소장)  근데 말이여

 

 카메라 어제 달았다며

 

 귀신이여?

 

 아이하루 만에 뭘 다 파악을 햐?

 

 그 귀신이요

 

 어제 가게에 왔던  놈들 중에 있단 뜻이죠

 

 [긴장되는 음악]

 

 그놈

 

 카메라에 잡혔어요

 

 (용식)  이 지랄 혀 놓기 전의 그 촬영분에는요

 

 그놈 분명히 찍혀 있다고요

 

 (변 소장)  저기

 

 그럼 말이여

 

 저기 뭐냐

 

 그 위에위에 보고부터 하고?

 

 그 저...

 

 그 웬 까불이든 미친놈이든 간에

 

 저기현장 보존부터  다 해 가지고?

 

 (용식)  아유

 

 아이온 동네 오만 사람  다 드나드는 여기 식당에서

 

 뭘 따시려고요?

 

 지문을 따요?  아니면 뭐머리카락을 따요?

 

 그래도

 

 일단 감식반은 부르자고?

 

 (용식)  아이고

 

 ...

 

 (용식)  감식반 불러요?

 

 폴리스 라인 쳐요?

 

 기자니 형사니 그냥  죄 불러들여 갖고 그냥

 

 막  막 떠들어 재끼게 해요?

 

 - (변 소장그래도 저기...  - (용식필구 밥 먹고

 

 (용식)  학교 댕기는 여기 이 가게에서?

 

 (변 소장)  [한숨 쉬며]  아이고

 

 (용식)  아니그니께 어짤지는...

 

 어유어유좀 잠깐만요

 

 어유저도 좀 생각을 좀 해 보자고요

 

 [용식의 당황한 신음]

 

 저보고 직업여성이랬어요

 

 (동백)  연쇄 살인은  다 더러운 년들이 당한다고

 

 이번엔 살았으니까  앞으로 행실 똑바로 살라고...

 

 (용식)  아니어떤 미친 새끼가  뭘 알지도 못하면서

 

 [용식의 성난 숨소리]  (동백)  진짜가 뭔지는 아무도 안 궁금해해요

 

 그냥...

 

 믿는 게 진짜인 거지

 

 [애잔한 음악]  아이동백 씨는...

 

 왜 이딴 거를 여태까지 그냥  갖고 있어요?

 

 (용식)  또 그딴 댓글들은 왜 또 다 이렇게

 

 다 기억하고 계시고!

 

 그래요그 댓글들

 

 5년 지났는데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생각나요

 

 [한숨]

 

 까불이는 나를 안 죽였는데

 

 사람들은 나를 몇 번이고 찔렀어요

 

 (동백)  다시는 그런 꼴 안 당할래요

 

 제가요동백 씨

 

 다시는 그런 꼴 안 당하게 할게요

 

 저 말고 우리 필구요

 

 (동백)  우리 필구는

 

 맨날 인터넷 해요

 

 근데 필구가

 

 그런 말을 보면그러면

 

 필구는 평생 기억할 거예요

 

 나 애 마음에  그런 흉 지게 하기 싫어요

 

 [한숨]

 

 [동백의 한숨]

 

 (용식)   CCTV만 돌려 보면요

 

 용의자 원스리 다 나올 거고요

 

 제가 잡으면 돼요

 

 동백 씨 하나도 안 다치게  아무렇지도 않게

 

 제가 잡으면 된다고요

 

 (변 소장)  인마

 

 수사가 열의만 갖고 돼야?

 

 (용식)  그럼 걔네들은요?

 

 걔들은 그나마 있는  그 열의도 없잖아요

 

 , 260mm 발이나  파 보란 놈들한테 그뭘 바라요?

 

 감식반에 광수대에

 

 그 난리 블루스를 추고도  못 잡은 놈들 아니냐고요그놈들이!

 

 (변 소장)  아휴환장하겄네어휴

 

 ?

 

 소장님 누구 편인디?

 

 (용식)  또 신고 넣어요?

 

 또 이 폴리스 라인 쳐요?

 

 [동백의 한숨]

 

 (변 소장)  어휴

 

 [변 소장의 한숨]

 

 

 

 향미 금방 올 거 아니여!

 

 저거저거 어떡할 겨!

 

 [무거운 효과음]

 

 [용식의 당황한 신음]

 

 (용식)  동백 씨어디 가요어디 가요?

 

 (동백)  ...

 

 불안해 가지고 필구한테 좀  먼저 가 봐야 할 거 같아요

 

 그래요그래요

 

 그러면 제가 얼른  댁으로 모셔다드리고요

 

 근데 향미가 금방 올 텐데

 

 저 페인트칠 좀 남은 것 좀  마저 부탁드리면 안 될까요?

 

 아니그래도 이 와중에  어떻게 혼자 가세요?

 

 그럼 용식 씨뭐  맨날 나만 쫓아다닐 거예요?

 

 (동백)  어차피

 

 혼자 다녀야 되는 길이고

 

 여태도 혼자 잘 다녔는데요

 

 그럼 저는 뭐예요?

 

 이렇게

 

 동백 씨가 그렇게 이 악물고  계속 혼자 다니실 거면

 

 썸은 뭐 하러 타요?

 

 근데

 

 향미가 알면  온 군민이 다 아는 거잖아요

 

 (동백)  나한테 급한 건 페인트칠이니까

 

 그거 좀 부탁할게요용식 씨

 

 [답답한 신음]

 

 

 

 그러면 제가 저거부터 일단 끝내고요

 

 (용식)  전화를 드릴게요

 

 댁에만 계시고요

 

 가게는 뭐한 며칠쯤 닫죠

 

 내부 수리 중이거나  뭐휴가라든가 이런 걸로

 

 가게 문 열죠

 

 [의미심장한 음악]  ?

 

 보고 싶을 거 같아요

 

 간밤에 자기가 한 짓이 어떻게 됐는지

 

 내 표정 어땠는지

 

 오늘 꼭 와 볼 거 같은데요?

 

 아이동백 씨...

 

 매일매일 나를 봐 왔다는데

 

 오늘은 더 보고 싶겠죠

 

 [잘그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불안한 신음]

 

 (용식)  동백 씨!

 

 (동백)  

 

 혼자 집에 갈 수 있다니까요

 

 (용식)  아유

 

 기냥 같이 가요기냥

 

 내가 뭐내 집에도 못 찾아갈까 봐요?  [부드러운 음악]

 

 아유제가 아쉬워서 그래요제가요

 

 (용식)  그리고 또 제가 또  조금 좀 질척거리는 놈이잖아요

 

 [용식의 멋쩍은 웃음]  [동백이 살짝 웃는다]

 

 가시죠

 

 [동백의 한숨]

 

 [남자1이 쿨럭거린다]  [동백의 놀라는 신음]

 

 [쿨럭거린다]

 

 [남자1의 술 취한 한숨]

 

 (용식)  저기그 미친놈은 기냥  제가 잡아 버리면 되니께요

 

 많이 놀라신 거 같은데  오늘은 좀 댁에서 쉬시는 게 어때요?

 

 (동백)  저 혼자 자취할 때요

 

 그 다리 많은 벌레 있잖아요  돈벌레인가?

 

 그거 나오면 막 경기를 했었는데요

 

 진짜 무서우면  바로 때려잡아야 되는 거더라고요

 

 (용식)  ?

 

 (동백)  소리만 꽥꽥 지르다가  걔가 진짜 숨어 버리면 더 무섭잖아요

 

 계속 같이 살아야 되니까요

 

 5년 내내 날 봐 왔던 놈처럼요

 

 [동백의 한숨]

 

 그러니까

 

 바로 때려잡자고요

 

 (용식)  진짜 괜찮으신 거예요?

 

 (동백)  용식 씨가 내 그릇은 대짜라면서요

 

 사람들이 내 이빨 모르고  개긴다 그랬잖아요

 

 [동백이 살짝 웃는다]

 

 (용식)  그렇죠이게 동백 씨죠

 

 제가 동백 씨  은근한 깡다구에 또 반했잖아요

 

 [용식의 웃음]

 

 근데요사장님

 

 (규태)  

 

 [동백의 머뭇거리는 신음]

 

 (동백)  골뱅이 만 5천 원

 

 그리고 여기 두루치기 만 2천 원

 

 여기 뿔소라가 8천 원

 

 이 안에 제 손목값이랑  웃음값은 없는 거예요

 

 (규태)  ?

 

 저는 술만 팔아요

 

 그러니까 여기서 살 수 있는 건

 

 딱 술

 

 술뿐이에요

 

 (용식)  처음엔 그랬다  [심장 박동 효과음]

 

 (동백)  가게 문을 왜 닫아요?  오늘 가자미도 샀는데

 

 나쁜 놈이 암만 나대도  나는 내 갈 길을 가는 거지

 

 (용식)  처음엔 이 여자의  이 담담한 깡에 반했었다

 

 (동백)  오늘 애 학교 보내고

 

 오늘 산 가자미그거 무치고

 

 포 뜨고 탕 내고 그러고 완판

 

 그게 오늘 내 미션인데?

 

 (용식)  근데 지금은

 

 이 여자의 담담한 깡이

 

 화가 난다

 

 (동백)  말했잖아요내가

 

 [아련한 음악]  까불이 보란 듯이 난 5년 동안  가게 문 한 번을 안 닫았다고

 

 (용식)  안쓰러워 화가 나고

 

 괜히 미안해 더 화가 난다

 

 (동백)  이제 와서 자기가 깝치면 난 가만있나?

 

 

 

 

 

 ...

 

 (용식)  땀 차겄네

 

 뭐 이렇게 손을 꼭 쥐고 댕겨요?

 

 손에 땀이 좀...

 

 (용식)  아까부터

 

 계속 이렇게 쥐고 댕기시니까 그렇죠

 

 아휴...

 

 동백 씨!

 

 (용식)  동백 씨

 

 스라소니가요?

 

 김두한보다 싸움은 잘했는디

 

 똘마니가 없어서  못 떴단 썰이 있어요

 

 [용식의 웃음]

 

 동백 씨는 그스라소니과라서요

 

 요 혼자서도 완전 세셨지만요

 

 이제는

 

 뒤에 한 놈이 더 있어요

 

 동백 씨가그  어디서든지 주춤거리시면

 

 저 이 황용식이가 바로 튀어오니께요

 

 동백 씨는 주먹 펴고요?

 

 어깨어깨 펴시고이렇게

 

 [용식이 살짝 웃는다]

 

 이렇게

 

 같이 걸어요우리

 

 가시죠  [용식이 살짝 웃는다]

 

 (동백)  빨리 가야 돼요

 

 (용식)  가시죠

 

 [동백이 살짝 웃는다]

 

 [한숨]

 

 (변 소장)  아휴

 

 

 

 자꾸 뺑이는 내가 치고  수사는 네가 한단 느낌이 들어

 

 - 쯧  - (변 소장?

 

 (변 소장)  

 

 등장인물 신원부터 싹 다 특정을 하고

 

 그중에서도 특히  카메라 자꾸 의식하는 놈

 

 그놈을 색출하라고!

 

 아이씨

 

 CCTV 처음 봤나들진짜

 

 [익살스러운 음악]

 

 (영상 속 진배)  이거는 왜 달았디야?

 

 (영상 속 승엽)  모르쥬

 

 (진배)  왜 이래?

 

 (태희)  어휴이 동백이무서워졌다니께?

 

 [남자들의 의아한 신음]

 

 (동백)

 

 (변 소장)  어유힘들어

 

 어휴

 

 어머니?

 

 어머님이믄...

 

 (용식)  아니...

 

 접때 이 CCTV 설치할 때요

 

 동백 씨 어머님이  주방에 계셨거든요

 

 아이아니기냥기냥기냥

 

 기냥기냥 싹 다  그냥 적어 보는 거예요기냥

 

 그 냥반이 있었다고?

 

 요즘 여기서 알바하시잖아요

 

 알바를 햐?

 

 ...

 

 가만있어 보자

 

 (용식)  카메라 다는 걸  아는 사람아는 사람...

 

 근디 말이여

 

 그 냥반이 오고 나서

 

 이런 일이 생기긴 한다그렇지?

 

 ?

 

 아이뭔 말도 안...

 

 (용식)  말이 되는  소릴 하셔야지 좀...

 

 암만 치매라도요?

 

 자기 딸한테 그게 말이 돼요?

 

 (변 소장)  아이모르지딴속이 있는지도

 

 (용식)  ?

 

 근데 그동백이 엄마 말이여

 

 치매가 맞긴 맞는 거지?

 

 - ?  - 아이아니

 

 우리 할머니도 치매셨거든

 

 [의미심장한 음악]  근데 이게 달라도 너무나 달라서

 

 ...

 

 이거치매 팔찌도 차셨고요

 

 저기파출소에 그실수도 하셨고요

 

 근데 따지고 보면 말이여

 

 (변 소장)  아무 사고를 안 쳐

 

 이거 정황상  보탬이 되고 있는 거 아닌가?

 

 (동백)  오늘부터는 엄마가  너 학원도 다 데려다줄 테니까

 

 절대로 혼자 다니지 말아알았어?

 

 (필구)  어차피 혼자 안 다녀

 

 할머니가 맨날 데려다줘

 

 (동백)  ?

 

 (필구)  할머니가 오락실도 데려다주는데?

 

 엄마엄마도 혼자 막 다니지 마

 

 그러다 깜빡 정신 놓으면...

 

 내 걱정은 말고

 

 (동백)  누가 엄마 걱정한대...

 

 사장님 앞가림이나 하세요

 

 ...

 

 (정숙)  남의 동백이 계란말이에  찝쩍대지 마시고요

 

 누구보고 자꾸 동백이래  엄마는?

 

 그리고 엄마가 나 언제  계란말이 같은 거 해 준 적 있냐?

 

 여편네가 식탐이 있어

 

 (동백)  필구야

 

 야구는 또 어디가 세?

 

 (필구)  서울 동중초

 

 (동백)  서울은 좀 비싼데

 

 (필구)  대전 한승초도 좀 할걸?

 

 ?

 

 (동백)  있잖아필구야우리 이사 갈래?

 

 (필구)  ?

 

 그냥 엄마가 널  좀 더 안전한 데에서 키우고 싶어서

 

 여기는 좀 안 그런가도 싶고...

 

 [동백이 입소리를 쩝 낸다]  (필구)  엄마

 

 나 금방 10대야

 

 할머니가 그러는데

 

 자식새끼 다 품 안의 자식이래

 

 [익살스러운 음악]

 

 동백아

 

 오늘은 내가 너  못 데리러 온다 그랬지?

 

 사장님오늘

 

 사장님이 동백이 좀...  [정숙이 살짝 웃는다]

 

 얘 동백이 아니고 필구야

 

 사장님이 데리러 와 주신대가자

 

 (동백)  어머머  [정숙의 웃음]

 

 [동백의 한숨]

 

 (동백)  필구한테 자꾸 내 이름 부르면서

 

 세상 착한 엄마인 척 좀 하지 마

 

 한풀이야뭐야?

 

 [동백의 어이없는 숨소리]

 

 아니툭 까놓고  엄마가 한이 어디 있어?

 

 자기 마음대로 자식 버린 사람이

 

 한이 있으면 내가 있지

 

 은행은 왜?

 

 나 잘 보여야 돼

 

 [순번 알림음]

 

 (행원)  자격 요건이 영 안 되시고

 

 [차분한 음악]  다른 담보라든가

 

 보증인이라든가

 

 근데 저는

 

 진짜진짜 서민이라 그런 게 없는데...

 

 (행원)  ?

 

 서민은 못 받는 서민 대출이네요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아이무슨 잔고가 이렇게 정직하냐?

 

 [동백의 헛웃음]

 

 (동백)  하루를 안 쉬고 일을 했는데

 

 돈 몇백이 없네

 

 엄마봐 봐나 개털이야

 

 흙수저니 금수저니  그것도 다 어쨌건 있는 애들 얘기

 

 나같이 아예  숟가락 하나를 못 쥐고 간 애들은

 

 공으로 들어오는 밥 한술이 없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변 소장)  아유

 

 (성민)  뭐 하시는 거예요?

 

 (변 소장)  까멜리아에  좀도둑이 좀 든 거 같아 가지고

 

 (오준)  동백이 진짜 좋아하는 거예유?

 

 (변 소장)  진짜가 뭐여?

 

 환장했어

 

 아이저기방앗간 아저씨  쌍꺼풀 수술 했어요?

 

 (용식)  긴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변 소장)  

 

 화면에 있는 이들만 적지 말고  없는 이도 적어야지

 

 ?

 

 화면에 안 나와도?

 

 까멜리아에 CCTV 단 거  아는 놈은 다 적으라고

 

 네가 CCTV를 산 순간부터

 

 까멜리아에 들어가

 

 설치를 끝낸 시점까지 만난 모든 이들

 

 그리고

 

 그걸 설치했다고 떠든 데가 있거들랑

 

 그거까지 싹 다

 

 처음부터 싹 다요?

 

 그럼 그 게딱지만 한 가게에서  CCTV 달 데야 뻔하지

 

 네 귀퉁이 중 하나일 텐데인마

 

 꼭 코앞에서 봐야만 아냐?

 

 [흥미진진한 음악]  [변 소장이 혀를 찬다]

 

 처음부터 싹 다

 

 (흥식)  아부지

 

 , CCTV 새로 들어온 거  2층에 있어유?

 

 (용식)  그래그놈을 만났었다

 

 [흥식의 당황한 숨소리]

 

 [빨리 감기 효과음]

 

 흥식이는 때마침 만난  까멜리아 건물주에게

 

 못 박는 문제에 대해  거슬리게 공손히도 양해를 구했고

 

 (규태)  미치겠네진짜 미치겠어

 

 미치겠어?

 

 (용식)  놈은 침을 튀기 시작했다

 

 (규태)  아이집주인도  벼루박이 아까워서?

 

 못 안 박고 이런 거를이런 거를?

 

 이런 거를이런 걸 지금  구하러 댕기는 판에

 

 세입자가 벽을  싹 다 뚫어 재끼네...

 

 [못마땅한 웃음]

 

 그짝에는 그자꾸  날갯죽지 킬러가 드나들어 가지고

 

 ? '날갯죽지 킬러'

 

 (규태)  당신 지금 사람한테...

 

 (용식)  , '땅콩땅콩'거리면서

 

 날갯죽지 툭툭 건드리는  그놈의 모습을

 

 그거를 영상으로 찍어야  아징역을 살리는데 말이여

 

 아이나와요

 

 (흥식)  ...  [흥식의 어색한 웃음]

 

 - 달아요?  - 잠깐 말 걸지 마 봐

 

 나 지금 내상을 입었어

 

 (용식)  놈을 시작으로

 

 (용식)  이 기 빨리는 상황에서  [빨리 감기 효과음]

 

 나는 일단 지껄여야 했다

 

 (용식)  [변조된 목소리로]  저기

 

 저짝은 이야간 근무 하시는  그경향이 좀 크고

 

 - 하시니까는...  - (덕순누가 뭐랴?

 

 가 봐

 

 가던 길 가 보라고

 

 갈 겨

 

 (용식)  어쩐 일로 순순히 보내 주나 했는데  [빨리 감기 효과음]

 

 (덕순)  !

 

 (용식)  역시 백두덕순은 승부사였고

 

 백두게장 말이여

 

 (용식)  그 자리에서 내 미래를 다시 썼다

 

 너 안 줄랴

 

 [익살스러운 음악]

 

 [용식의 어색한 웃음]

 

 (용식)  [어색하게 웃으며]  아니

 

 아니느닷없이 갑자기  그 얘기가 왜 나와여기서?

 

 (덕순)  안 주는 건 안 주는 것이니께

 

 성들이랑 N빵 중에서도 네 지분은 빼야

 

 (용식)  아니주고 말고...

 

 갑자기 그 얘기가  왜 나오냐고여기서!

 

 너는 CCTV나 달러 가

 

 제 엄마 가게 CCTV는  새똥이 칠갑이 되도록

 

 외눈 한 짝 껌뻑을 안 하던 놈이지만

 

 (덕순)  거기는 그거를 재빠르게 달아 줘야지  [찬숙이 호응한다]

 

 (용식)  아이그니께

 

 왜 거기다 그새가 똥을 싸도록  그게그냥 내비둬그거를!

 

 (찬숙)  그라믄 새 항문을 통제햐?

 

 [빨리 감기 효과음]

 

 (용식)  새는 청와대에서도  똥을 싼단 소리를 뒤로하며

 

 줌마피아 영역을 벗어났는데

 

 그 길은 느닷없는 일의 연속이었다

 

 (용식)  아이고!

 

 아이변호사님 아니세요?

 

 [웃으며]  어쩐 일로...

 

 [용식의 탄성]

 

 [잔잔한 음악]  (용식)  나는 '건물 보러 오신 거죠?'

 

 '가게도 빼고 한다니까했고

 

 만난 김에  갑의 양해를 구해 보기로 했다

 

 (용식)  [변조된 목소리로]  CCTV 한번 달아 볼까 하는데

 

 그래도 뭐어쩔 수 없이 못을 한

 

 두 개 내지 세 개 정도는...

 

 그러세요

 

 [빨리 감기 효과음]

 

 (용식)  지금은 동백 씨가  못이 아니라 정을 때려 박는대도

 

 집주인 노 씨가  찍소리를 할 입장도 아닐 거라 말했고

 

 [용식의 탄성]  나는 내 정치색을 밝혔다

 

 그 집안에서 구태여  이군수가 하나 나와야 된다 치면요

 

 [변조된 목소리로]  변호사님이 진정한 군수감이라고  그렇게 생각을 해요

 

 (용식)  저는 그냥아주 그냥  찍을 용의가 다분해요그냥

 

 [웃음]

 

 어디 뭐가시는 길이세요?  아이이쪽으로

 

 어디가세요예  [자영이 살짝 웃는다]

 

 (용식)  공사다망할 차기 군수를  지체 없이 배웅하고

 

 [탄성]

 

 군수는 저게 군수지?

 

 (자영)  나 그냥

 

 술 한잔하러 온 건데

 

 남편은 바람나고

 

 소주 한잔하자 할 친구가 없네

 

 - (용식흥식아어  - (흥식

 

 (용식)  동백 씨!  [용식의 웃음]

 

 (용식)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을 만난 것까지가

 

 그 길에서 만난 다채로운 용의자들이다

 

 [용식이 펜을 탁 내려놓는다]

 

 [용식의 한숨]

 

 적긴 적었는디

 

 뭐 이랴?

 

 ?

 

 다 파 볼 생각 하니께

 

 한숨이 푹푹 나?

 

 아니

 

 파는 게 문제가 아니라요

 

 조금

 

 [입소리를 쩝 낸다]

 

 조금 좀...

 

 (동백)  까불이가 설치고

 

 동네 눈도 무섭고

 

 집주인이 나가래도 어째?

 

 이 동네는 아직도 떡꼬치가 500원인 걸

 

 이 동네는 뭐가 이렇게 다 싸냐?

 

 집값도 너무 싸니까  내가 이사를 못 가지

 

 이거 보험이 생명 보험이냐고

 

 (동백)  엄마

 

 엄마도 빨리 갈 길 가

 

 다른 자식 있는지 빨리 생각해 내?

 

 아니면 저

 

 저 뭐요양원에라도 가

 

 엄마 나랑 있어 봐야  좋은 꼴 볼 거 하나도 없어

 

 그냥 셋이 다 같이 고달픈 거야

 

 그냥 엄마 혼자 한갓지게 고달픈 게  더 낫지 않겠어?

 

 혼자 고달프면 사고 쳐

 

 [어두운 음악]  (정숙)  못난 놈은 못난 마음 먹고

 

 나쁜 놈은 나쁜 마음만 풀지

 

 혼자서 고달프다고달프다

 

 화가 나고 악에 받치면

 

 거울에서 괴물도 나온다고

 

 아이무서워엄마무슨 소리야?

 

 조금 좀

 

 무서워요

 

 (변 소장)  하이고

 

 네가 무서운 것도 알아?

 

 까불이는 좀 무서운가 보제?

 

 (용식)  [펜을 탁 내려놓으며]  아니아니...

 

 너무

 

 너무 아는 사람들이니께

 

 이 중에  사람 죽일 놈이 어디 있냐고요

 

 이 동네에서 누가 그려?

 

 동네 사람이 아니겄지

 

 동네 사람이면요?

 

 [어두운 음악]

 

 (용식)  이 머리통에  뿔이라도 하나 달렸으면

 

 이게 차라리 덜 무섭겠는데이게

 

 잡아 놓고 보면

 

 너무 평범할까 봐

 

 오며 가며 속 좋게 웃던 놈일까 봐

 

 [한숨 쉬며]  오질나게 무섭네

 

 얼굴이야 다들 착하지

 

 사람 조심해라

 

 (동백)  엄마어디 가?

 

 어디 가느냐니까?

 

 어디든 가라며

 

 (정숙)  ?

 

 내가 이제 어디 갈까 봐 겁나?

 

 아니엄마뭐  어디 가면 간다 말을 해야지

 

 정신도 오락가락한 사람이

 

 내일 밤에 돌아올 거야

 

 이따가 동백이 데리러 가

 

 아니엄마어딜 이렇게  자꾸 다녀?

 

 [의미심장한 음악]

 

 아이씨엄만 왜 하필  어딜 간다는 거야?

 

 향미도 오늘 늦는다고 그랬는데

 

 [자물쇠를 철커덕 연다]

 

 (제시카)  이거 공증까지 다 받은 거라고!

 

 (종렬)  집에 잠깐 들어와서 택배만 좀  넣어 달랬더니 그걸 안 해 주냐?

 

 여기도 네 집이야

 

 (제시카)  우리 엄마가 써 달랬어?

 

 오빠가 자진해서 쓴 각서잖아

 

 (종렬)  이거 장모님이 써 오셨던 거야

 

 (제시카)  ?

 

 장모님이 다 써 오셨던 거

 

 나 그냥 도장만 찍은 거였다고

 

 어쨌든 네 도장이잖아

 

 내가 원하면 대학원까지 보내 준다며?

 

 그때 어머님이

 

 '박상미는 이제 내 딸 아니고  네 마누라니까'

 

 '공부든 뭐든 네가 알아서 시켜라'  딱 그러시더라

 

 근데 네가 내 마누라냐장모님 딸이지

 

 그럼 뭐?

 

 위자료로 대 줄래?

 

 [한숨]

 

 그래좋아

 

 (종렬)  밀라노고 말라노고 다 보내 줄게

 

 대신

 

 지선이 젖이라도 좀 떼고 가

 

 레베카 분유 먹어

 

 (종렬)  됐고

 

 너 이거나 한 박스 가지고  너희 집 가라

 

 (제시카)  안 먹어

 

 오빠 팬들은 뭐 이렇게 다 촌스러워?

 

 아니상품을 줘야지 맨날 무슨

 

 젓갈에 전복에...

 

 너 이거 네가 좋아하는  그 청담동 일식집에서 먹으면

 

  10만 원짜리야  [제시카의 비웃음]

 

 빨리 한 박스 가지고 가라고

 

 이거 칼로리가 몇인데?

 

 (종렬)  

 

 너 안 줘

 

 너 아무것도 안 줄 거니까 배 째

 

 (제시카)  아니배 쨀 거면 이혼하자고!

 

 [긴장되는 음악]

 

 [스위치가 탁탁 켜진다]

 

 [한숨]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한숨]

 

 [김이 쉭 나온다]  [놀라는 신음]

 

 [한숨]

 

 [한숨]

 

 웬 오버야진짜

 

 [한숨]

 

 [한숨]

 

 [출입문 종이 딸랑거린다]  [동백의 놀라는 신음]

 

 (동백)  그 반갑던 종소리가

 

 식사 돼요?

 

 (동백)  무서워졌다

 

 문 연 거죠?

 

 (동백)  아니요안 되는데...

 

 (남자2)  여기 '점심 개시'라고  쓰여 있는데왜요?

 

 (동백)  제일 소중하던 내 공간이

 

 아직

 

 준비가 안 돼서...

 

 (동백)  나중에 오세요

 

 (동백)  무서워졌다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질색하는 신음]  [잔을 탁 내려놓는다]

 

 (제시카)  아휴그냥 석환이랑  계속 살 걸 그랬나 봐

 

 (화자)  !

 

 

 

 잠꼬대라도 석환이 얘기  꺼내지 마라잉?

 

 진짜 큰일 나!

 

 아유내 호적 깨끗한데 뭐!

 

 도장 안 찍었으면 사실혼도 아니었지

 

 식 올리고 산 게 2년인데

 

 그게 사실혼이 아니야?

 

 아유강종렬은?

 

 아이돌 사귀고?  아나운서 사귀고

 

 이 여자저 여자...

 

 그래서 강 서방은  똥 묻은 개니까 너는 떳떳하다?

 

 난 쿨해

 

 나도 오빠 과거 다 이해하거든?

 

 결혼 전 과거는 유책 사유가 아니니까

 

 그래서 나도 개떳떳해

 

 유책 사유가 아니더라도  사기는 사기지이년아

 

 (화자)  뭘 개떳떳해?

 

 [무옥의 헛기침]

 

 (종렬)  티 안 나게 현금화할 수 있는 것만  다 긁어 줘 봐

 

 아이나 도박 안 해!

 

 그냥 저기어디...

 

 지방에 건물 하나 사려 그런다

 

 빨리 알아보고 연락해

 

 

 

 [ATM 경고음]

 

 아니내가 내 돈 찾겠다는데 별...

 

 [종렬의 한숨]

 

 

 

 (종렬)  어휴

 

 이거 젖는 거 아니야?

 

 그냥 주면  죽어도 안 받을 거라고걔는

 

 근데 내가 왜  내 돈 주면서 이런 쇼를...

 

 해야지

 

 이렇게라도 해야지

 

 [의미심장한 음악]  (사무장)  그 의뢰인 사건 내역서 보셨죠?

 

 (자영)  아니그럼 아이 크림은 얻다 주고

 

 양평은 누구랑 간 거야?

 

 (사무장)  [입소리를 쩝 내며]  양평은 그 회사 내연녀랑 간 게 맞대

 

 이건 뭐야?

 

 (사무장)  까놓고 우리 의뢰인

 

 위자료 안 주려고  양육권 타령하는 거예요

 

 (자영)  충대 MT?

 

 [어이없는 숨소리]

 

 아니충대 애들 MT 가는데  자기가 돈을 왜 써?

 

 아무튼 나서는 거 엄청 좋아해

 

 (사무장)  바람난 것들 때문에  먹고산다고는 하지만

 

 어떨 때는 참 그래요

 

 대체 뭘 하고 다니는 거야?

 

 (사무장)  바람 IQ가 따로 있나 봐요?

 

 [웃으며]  바람만 나면 386 LTE가 되잖아요

 

 [사무장의 웃음]

 

 이런 개새끼!

 

 [긴장되는 음악]

 

 [익살스러운 음악]

 

 [긴장되는 음악]

 

 [무거운 효과음]  [발걸음이 울린다]

 

 [심장 박동 효과음]

 

 안녕하세요

 

 [심장 박동 효과음이 빨라진다]

 

 여기서 보니까 되게 이상하다

 

 저 완전 심쿵했어요

 

 누구셨더라?  [무거운 효과음]

 

 (동백)  저 그냥 알아만 보려고 온 거예요

 

 (여자)  대전 쪽은

 

 [물이 조르르 나온다]  보증금이 4, 5천은 있어야지

 

 너 수중에 돈 좀 있냐?

 

 [한숨]

 

 (동백)  집은 징그럽게 많은데...

 

 (여자)  어어?

 

 저 양반 또 왔네?

 

 진짜 옹산에 뭐 좀 사시려고?

 

 [다가오는 발걸음]

 

 야구 쳐서 돈 좀 많이 버셨나 벼

 

 [종렬의 어색한 웃음]

 

 (종렬)  아니그  저번에 빠진다는 건물은 언...

 

 (여자)  까멜리아?

 

 여기가 그 세입자인데

 

 [의미심장한 음악]

 

 저 모르세요?

 

 나 알아요?

 

 (향미)  변호사님이잖아요

 

 노 사장님 사모님

 

 우리 몇 번 봤는데?

 

 (자영)  우리가요?

 

 (향미)  까멜리아에서요

 

 저 거기서 일해요

 

 몇 번 봤던 것도 같고...

 

 (향미)  변호사가 대낮부터 모텔엔 웬일이세요?

 

 (자영)  아이그냥

 

 일이 있어서

 

 저는 여기서 살았어요

 

 

 

 집이 없어 갖고

 

 남친이 끊어 줬거든요

 

 [어색하게 웃으며]  

 

 그럼

 

 어디 가시던 길 같은데

 

 가던 길 가라고요?

 

 ...

 

 (향미)  근데 사람들은요

 

 맨날 나보고 그냥 가던 길 가 보래요

 

 [헛웃음]

 

 다들 나는 열외라고 생각하나 봐

 

 사람 자꾸 삐뚤어지고 싶게

 

 뭐라는 거야?

 

 (여자)  필구 교육도 교육이니께  욕심도 나겄지만

 

 네 수중의 돈으론 도시는 힘들어

 

 어디 융통할 구멍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동백)  제가 그런 게 어디 있겠어요?

 

 살아는 있을 거 아니여?

 

 [익살스러운 음악]

 

 (여자)  막말로

 

  10년간 니 혼자  애 독박으로 키웠잖여

 

 여태껏 양육비 좀 한 방에 땡기믄

 

 답이 나올 거 아니여

 

 [어색한 웃음]

 

 좀 치사하잖아요

 

 (여자)  같이 싸질러 놓고 나 몰라라 하는  개차반이가 치사한 거지

 

 달랄 걸 달라는데 뭘 치사햐!

 

 그게 네 자존심이냐?

 

 [동백의 어색한 웃음]  [여자가 혀를 연신 찬다]

 

 네가 아직도 애다애  [한숨]

 

 ?

 

 애냐?

 

 (종렬)  이사 가야 된다며?

 

 애 데리고 길바닥에 나앉을래?

 

 이 상황에 뭔 치사하고 자시고를 찾아?

 

 너 진짜 그냥 애지?

 

 [동백의 한숨]

 

 (동백)  아이꼭 그래서가 아니라

 

 그냥 꼴랑 돈 몇 푼에

 

 내 새끼한테  숟가락 얹게 하기 싫어서 그래

 

 [한숨]

 

 옹산 오지 마

 

 너 그런 눈 하고

 

 우리 필구 쳐다보지 말라고

 

 [아련한 음악]  (종렬)  나도 좀 안 볼 수 있으면

 

 제발 안 보고 싶거든?

 

 

 

 [종렬의 한숨]

 

 [종렬이 안전벨트를 딸깍 푼다]

 

 [종렬의 한숨]

 

 전복 가져가란 소린 못 하고  개소리만 해 댔네

 

 왜 이렇게 말이 곱게 안 나가냐?

 

 

 

 그냥 까놓고

 

 더럽게 보고 싶었다고 하지

 

 [한숨]  [경보음이 울린다]

 

 [긴장되는 음악]

 

 [사람들이 콜록거린다]

 

 (종렬)  아이학교에서

 

 다름 아닌 애들 학교에서  불이 난다는 게 말이 되냐고요지금!

 

 (승엽)  아유누가 저기서 담배를 피웠나?

 

 왜 체육 창고에서 불이 나는...

 

 내 새끼 다쳤으면

 

 (종렬)  누구라도 다쳤으면요?

 

 (승엽)  그래도 부상자는 전혀 없고유

 

 (종렬)  아니여덟 살한테  이 유독 가스가이게!

 

 유독 가스가 얼마나!

 

 유독 가스인데

 

 부상자가 없다는 보고가  어떻게 나와요?

 

 저기근데...

 

 제가 강 선수님한테 보고를 할 저거는  아니지 않아요?  [종렬의 성난 한숨]

 

 (승엽)  어이구

 

 누가 보면 학부모 회장이  쫓아온 줄 알겄어유

 

 [소리친다]

 

 [흥미로운 음악]

 

 (종렬)  강필구!

 

 강필구강필구

 

 너 연기 마셨어?

 

 코 막혀가슴은?  [필구의 아파하는 신음]

 

 답답하지숨 크게 쉬어 봐  [필구의 짜증 섞인 신음]

 

 - (종렬숨  - (필구놔둬요

 

 (종렬)  아이진짜로 어디 다친 데 없냐고!

 

 (필구)  놔요!

 

 나 바빠요

 

 (준기)  왜 맨날 필구만 괴롭혀요?

 

 (종렬)  아유훈련도 공짜인데  여덟 살이 뭐가 바빠?

 

 같이 놀게?

 

 (준기)  전 과외 있는데요

 

 (종렬)  과외?

 

 너는너도 같이하는 거야과외?

 

 (필구)  난 과외 안 하는데요

 

 (종렬)  ?

 

 왜 너는 안 해?  왜 너는 과외도 안 해!

 

 (필구)  난 가게 가야 되니까요

 

 (종렬)  아니네가 거기 가서 뭐 하게?

 

 서빙하게?

 

 엄마랑 밥 먹으러요!

 

 여덟 살짜리가  왜 자꾸 술집에 앉아 있냐고!

 

 왜 자꾸 소리 질러요!

 

 아휴...

 

 아저씨는 서울 가서  훈련이나 좀 하세요!

 

 애들이 다  아저씨 라이거스에서 잘렸대요

 

 강필구!

 

 너 거기 가서 뭐 먹게?

 

 뭐 먹게!

 

 (규태)  봐 봐

 

 코펜하겐 비행깃값 78 7,800원이지?

 

 땡처리 최저가로

 

 [한숨]

 

 내가 진짜 기부하는 셈 치고

 

 80만 원 넣었거든?

 

 [의미심장한 음악]  양심적으로 이거 먹고 떨어지자

 

 (향미)  오빠오빠!

 

 아이씨...  [다급한 숨소리]

 

 너 여기가 어디라고이씨

 

 변호사 언니 아까 출근하던데?

 

 [다급한 숨소리]

 

 (규태)  

 

 넌 출근 안 해?

 

  1억 안 벌어?

 

 1억을 모아야지 이 옹산을 뜨지

 

 오빠가 비행깃값 정도나 꿔 주면  더 빨리 뜰 수도 있는데

 

 (향미)  그렇게 십시일반 하다 보면

 

 언젠가 1억이 되지 않겠어?  [규태의 기가 찬 숨소리]

 

 너 지금 그 1억을 지금

 

 십시일반 삥 뜯어서  모아 보겠다는 얘기냐?

 

 [규태의 한숨]

 

 (규태)  너 진짜 나한테 왜 그래!  [카메라 셔터음]

 

 아이좀 하지 마씨  [카메라 셔터음]

 

 아니막말로

 

 [카메라 셔터음]  뭘 하기나 하고 이 꼴을 당해야  당해도 싸다지

 

 - 이건 염병할 뭘...  - (향미뭘 안 해?

 

 마음으론 진작 나랑  별도 달도 다 땄으면서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원래 바람이라는 게 시작이 반인 거지

 

 [규태의 한숨]  사람들이  '바람난 놈안 난 놈그러지

 

 '바람 쪼끔 난 놈많이 난 놈그래?

 

 !

 

 난 뭐입이 없냐?

 

 (규태)  사람들이 네 말을 더 믿을 거 같냐?

 

 차기 군수인 내 말을 더 믿을 거...

 

 (향미)  사람들은 팩트를 믿지

 

 요거는 안 믿어

 

 [규태의 놀란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아니너 지금 그걸  핸드폰 메인에다 해 놓은 거야?

 

 옹산 꽃게보다 속이 맑은  차기 군수 노규태가

 

 동네 백치 최향미한테 호구 잡혔다면

 

 사람들이 너무너무 실망해

 

 (향미)  군수고 나발이고

 

 이번 생에 동네 통장도 못 할걸?

 

 ...

 

 너 바보 아니지?

 

 [의미심장한 음악]  (향미)  오케이

 

 일단은 잘 쓸게

 

 일단?

 

 일단은 뭐가 일단이야?

 

 (규태)  그냥 그거 타고 코펜하겐 가라고

 

 !

 

 근데 아까 내가 있잖아

 

 사모님이랑 안면을 터 버렸어

 

 아까 우리 모텔로 오셨더라고

 

 걔가 거길 왜 가?

 

 (향미)  여자 혼자 대낮에  모텔에 왜 왔겠어?

 

 둘 중 하나지

 

 바람을 피우러 갔거나  바람을 잡으러 왔거나

 

 핸드폰이나 카드 내역 간수 잘해

 

 사모님이 이혼 전문이라고

 

 오빠 개털 되면

 

 나 코펜하겐은 누가 보내 줘?

 

 [한숨]

 

 [승엽의 힘주는 신음]

 

 [승엽의 힘주는 신음]

 

 (승엽)  대단한 화재는 아니었고

 

 그냥 불씨

 

 근데 거기다 대고도

 

 유독 가스가 어쩌니 해 대는  사람도 있으니께

 

 일단 훈련은 해산시키고...

 

 그러면 우리 필구는...

 

 [승엽의 힘겨운 신음]

 

 (승엽)  엄마 가게 간다던디?

 

 [긴장되는 음악]  오늘 워쩐 일로 할머니도 안 오셔서  혼자 가게 가 있겄다고...

 

 필구가 가게에 혼자 있다고요?

 

 (승엽)  엄마가 여기 있으니께  아무래도 혼자...

 

 (동백)  그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날 보고 있다는 말에

 

 제일 먼저 떠오른 건 필구였다

 

 (동백)  필구야!

 

 필구야!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우리 준기는 과외하는데?

 

 뭐여어디 간 겨?

 

 (동백)  그놈이 우리 필구도 매일 봤을 테니까

 

 그래서 5년 전보다 더 끔찍했는데

 

 (변 소장)  5년 전 거 들여다보고  앉아 있으면 뭐가 나와?

 

 

 

 까멜리아 골목 블랙박스는  다 뒤져 보고

 

 또 이거 보고 앉아 있는 겨?

 

 코빼기도 안 잡혔어요

 

 이거이거  분명히 이 동네에 빠삭한 놈이에요

 

 (변 소장)  이거 자꾸 들여다보면 뭐가 나와?

 

 왜 이놈의 건 자꾸 보고 자빠졌어!

 

 현장은요

 

 반드시 진실을 지껄이게 돼 있다고요

 

 (용식)  '여기 좀 봐 주소'  치열하게 용을 쓰고 있을 수 있다고요

 

 [변 소장의 한숨]

 

 (변 소장)  너 인생 진짜 근성으로 간다

 

 너 말이여

 

 동백이한테도 한번 백번 찍어 봐 봐

 

 혹시 알아?

 

 썸이라도 타 줄지?

 

 (동백)  [가쁜 숨을 내쉬며]  필구가 없어요

 

 [어두운 음악]

 

 - (용식동백 씨  - (동백아니

 

 애가 오락실에도 없고

 

 (동백)  학원에도 없고

 

 가게에도 혼자 있으면 안 되는데  가게에도 없고

 

 - 어떡해요없어요  - (변 소장애가 없어졌다고?

 

 [가쁜 숨소리]

 

 동백 씨일단 진정하시고요

 

 (용식)  필구가 고새 돌아왔을 수 있으니까요

 

 동백 씨는 일단 저랑 같이  가게로 가시고요

 

 - (용식소장님  - (변 소장

 

 인근의 미아 신고 좀  확인해 주시고요

 

 (용식)  막내야

 

 너 그슈퍼 알지슈퍼?

 

 [소란스럽다]

 

 [종렬의 다급한 신음]

 

 (종렬)  앉아서 먹어여기편하게

 

 [종렬의 힘주는 숨소리]

 

 너 서래마을 권 셰프님 모르지?

 

 내가 이 전복들  다 싸 들고 가 가지고인마?

 

 따로 조리 좀 잘 부탁드린다고

 

 어휴

 

 이게

 

 그냥 횟집 아저씨가 썰었을 때랑

 

 권 셰프님이 썰었을 때랑은

 

 전복 개당 단가가 달라진다니까?

 

 [발랄한 음악]

 

 

 

 이런 거 태어나서 먹어 본 적은 있어?

 

 골뱅이 맛인데?

 

 그냥 골뱅이 맛인데?

 

 

 

 별것도 아니네

 

 별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잘 먹어?

 

 (필구)  근데 이거 나 왜 줘요?

 

 ?

 

 왜 준기는 가라 그러고 나만 줘요?

 

 

 

 (종렬)  걔는 과외도 해야 되고 또

 

 걔는...

 

 식단 관리 해야지그리고

 

 네가 걔보다 쪼그마하니까

 

 이런 전복 많이 먹어서  빨리 커야 되지 않겠냐는 거지

 

 [종렬의 어색한 웃음]

 

 [종렬의 헛기침]  (필구)  난 어차피 키는 클 거래요

 

 아빠 닮아서

 

 엄마가 그랬어?

 

 [종렬의 한숨]

 

 (종렬)  [코를 훌쩍이며]  내가

 

 너희 가게에 진짜진짜 비싼 전복을  박스로 갖다줄 건데

 

 손님들 절대 주지 말고  꼭 너랑 엄마만 먹어야 돼알았지?

 

 (필구)  얼마나 비싼데요?

 

 (종렬)  말하면 네가 알아?

 

 (필구)   10만 원?

 

 [피식 웃는다]

 

 은행 다섯 개의 현금 자동 지급기의  1일 출금 한도액만큼 비싸

 

 (용식)  아니라니께

 

 아유제발 그만하고  먼저 들어가 있으세요아유

 

 

 

 

 

 필구는  그놀이터 스타일이 아니라니께?

 

 옹산공고 뒤편에도  오락실 하나 있으니께 거기부터 가 봐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용식)  동백 씨...

 

 (동백)  필구야

 

 (필구)  어디 갔다 와?

 

 (용식)  필구야너 여태 어디 있다가...

 

 (필구)  나 이 아저씨랑 잠깐  전복 좀 먹었는데요?

 

 [아련한 음악]

 

 [한숨]  [용식의 한숨]

 

 [동백의 힘겨운 신음]  (용식)  동백 씨!

 

 - (필구엄마!  - (용식동백 씨괜찮아요?

 

 (필구)  왜 그래?

 

 (용식)  괜찮아요동백 씨?

 

 필구야

 

 이제 다시는 가게에 혼자 오면 안 돼

 

 (동백)  여기 너  혼자 있으면 안 돼알았어?

 

 [종렬과 용식의 다급한 신음]

 

 (용식)  동백 씨

 

 [동백의 힘겨운 숨소리]

 

 (동백)  너 앞으로 오락 그만해

 

 하루 종일 오락을 하니까  핸드폰이 꺼지지

 

 그리고

 

 필구야너 훈련 끝나면  바로 엄마한테 전화해?

 

 그렇게 걱정되면  가게에 좀 붙어 있든가

 

 (종렬)  그렇게 애 걱정하는 엄마가

 

 애는 팽개치고 하루 종일  누구랑 싸돌아다니다가 지금...

 

 (용식)  아유씨  [용식의 어색한 웃음]

 

 아이참 나

 

 이 사람이  대낮부터 취했네취했어  [종렬의 힘겨운 숨소리]

 

 [웃으며]  필구야너 그거 알지?

 

 아저씨들 이렇게 취하면 그...

 

 막 반말 지껄이고

 

 그런 겨

 

 [용식의 다급한 신음]  [종렬이 쿨럭거린다]

 

 [용식의 어색한 웃음]

 

 아이참

 

 [종렬이 쿨럭거린다]

 

 (종렬)  아이그걸 당신이 왜 들고나와?

 

 제발 낄 데 안 낄 데 좀 가리시라고

 

 당신 동백이 한 몇 달 봤어?

 

 나랑 쟤 사이엔 10년이란 세월이 있고

 

 죽었다 깨어나도 아빤 내가 아빠야

 

 필구는 내가 봐도 날 닮았어

 

 당신은 암만 용을 써도 그냥 아저씨고

 

 나랑 필구는 천륜이라고천륜

 

 

 

 (용식)  네가 아비냐?

 

 ?

 

 (용식)  가서 또 떠들어

 

 저짝 들어가서 애 앞에서  더 지껄여 보라고

 

 네가 그 8년을 쌩깐 아빠고

 

 네 엄마랑 그 10년  대단한 세월이 있었어도

 

 지금은...

 

 모델 아줌마랑  딸 바보 '슈퍼맨하고 있다고

 

 [한숨]

 

 아비 완장은 차고 싶고

 

 애 속에 들...

 

 피멍은 안 보이고?

 

 적당히 까불어라진짜

 

 [의미심장한 음악]

 

 가서 '슈퍼맨

 

 (종렬)  넌 진심 네가 동백이필구  다 책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

 

 [한숨]

 

 한 철도 안 지난 감정 가지고  너무 폼 잡지 마

 

 (종렬)  넌 이제뭐  파릇파릇 설레기는 하겠지만

 

 우리 사이엔  그 대단한 세월이 있고 애가 있다고

 

 그 풋내 나는 감정 하나만 갖고

 

 너무 용감 떨지 마시라고요

 

 [TV 소리가 흘러나온다]

 

 아들

 

 진짜 배 안 고파?

 

 나가나가

 

 지금 9회 말이라고

 

 (동백)  배고프면 내려와?

 

 [아련한 음악]

 

 [풀벌레 울음]

 

 [용식의 힘주는 숨소리]

 

 (용식)  가게가 무서우신 거죠?

 

 [용식의 힘주는 숨소리]

 

 그러니께 동백 씨

 

 가게 문 열지 말자고 했잖아요

 

 일단 며칠 좀 쉬세요동백 씨

 

 [한숨]

 

 며칠 쉬면 괜찮을까요?

 

 ?

 

 사실은

 

 자꾸 막 소름이 끼쳐요

 

 그동안

 

 내내 나를 봤다는데

 

 (동백)  여기 앉아서

 

 막 웃고 떠들던 사람 중에 있다는데

 

 며칠이 아니라 몇 달이 지나도

 

 내 가게가 무서우면 어떡해요?

 

 [한숨]

 

 [동백의 한숨]

 

 (동백)  창문 하나 없이 꾸진 데여도

 

 여기 처음으로 가진 내 가게...

 

 진짜 여긴 진짜 내 세상이었는데

 

 [아기 필구가 옹알거린다]

 

 너는 오늘부터  사장 아들인 거야필구야사장 아들

 

 [아기 필구의 웃음]  (동백)  ?

 

 [웃으며]  알았어?

 

 우리 부자 되면

 

 제주도에 막 2호점도 내고 그러자

 

 오케이?

 

 [장난감 소리가 흘러나온다]

 

 [아기 필구의 신난 신음]  오케이!

 

 [동백의 웃음]

 

 (동백)  이제는 막 문소리만 들어도  막 닭살이 돋아요

 

 이제 진짜 어떻게 해야 돼요?

 

 (용식)  아이동백 씨이제 그런 거에  쫄지 않기로 했잖아요

 

 아이기냥 뭐돈벌레 잡듯이  후두려 잡고 말면 되죠

 

 맞죠?

 

 그게 혼자 있을 때랑은

 

 좀 다르더라고요

 

 그놈이 5년 내내

 

 우리 필구도 다 봤을 테니까

 

 [휴대전화 진동음]

 

 (제시카)  남 일 아니다강종렬도 머지않았다

 

 [헛웃음]

 

 [휴대전화를 툭 던진다]

 

 아휴

 

 진짜 기분 참...

 

 (용식)  어유어유동백 씨

 

 엿같네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종렬)  아이깜짝이야

 

 뭡니까?

 

 뭐냐고요

 

 왜 남의 차 안을 들여다봐요?

 

 오빠나 오빠 전화번호 좀 주세요

 

 ?

 

 번호 좀 달라고요

 

 [헛웃음 치며]  사인해 드릴게요

 

 (향미)  번호 주기 싫으면 톡 ID라도 줘 봐요

 

 사인해 드릴게요

 

 오빠근데요

 

 그냥 알려 주시는 게 좋을 건데요?

 

 저기요

 

 근데 제가 오빠는 맞아요?

 

 동백이보다도 위실 거 같은데

 

 (향미)  번호나 달라고요

 

 (종렬)  싫다고요

 

 (향미)  오빠한테 보내 줄 사진이  있어서 그래요

 

 그거 보면 나랑  꼭 연락하고 싶을 텐데?  [자동차 시동음]

 

 그쪽 사진 궁금한 거 없습니다

 

 그냥 다스패치로 보낼까?

 

 (향미)  얼마나 주려나?

 

 어쩌면

 

 우리 필구가 오며 가며 막 인사하던  아저씨일 수도 있잖아요

 

 그게 너무 끔찍한데

 

 (동백)  그게 너무 무서운데

 

 여기서 어떻게 애를 키우고 살아요?

 

 [애잔한 음악]

 

 (용식)  동백 씨가 무너졌다

 

 (동백)  나요사실은

 

 깡도 없고요이빨도 없어요

 

 내가 얼마나

 

 찌질한 허접인 줄 알아요?

 

  5년 전에도어제도

 

 똑같은 생각 했어요

 

 '왜 하필 나야?'

 

 '왜 또'

 

 '왜 또 나야?'

 

 (용식)  주먹을 꾹 쥐고 버티던  동백 씨가 무너졌다

 

 나는 그냥 우리 필구랑  가만히 살고 싶은 게 다인데

 

 이게 뭐 그렇게 안달복달할 일이에요?

 

 (용식)  나는

 

 더 화가 났다

 

 (동백)  저는 영웅도 아니고요  쥐뿔도 없고그냥...

 

 그냥 지쳤어요

 

 [한숨]

 

 온몸에 너무 힘을 꼭 주고 살았나 봐요

 

 [한숨 쉬며]  나도 더는 못 하겠어요

 

 [동백의 한숨]  동백 씨

 

 그냥 나 하나쯤은

 

 씩씩한 척 안 해도 괜찮잖아요

 

 그냥 나 하나는

 

 그냥 도망쳐도 괜찮잖아요그렇죠?

 

 [쓴웃음]

 

 (용식)  아이그럼요

 

 괜찮죠

 

 동백 씨다 괜찮아요

 

 [한숨]

 

 용식 씨

 

 나 이제 그만 센 척할래요

 

 

 

 스라소니 안 할래요

 

 그냥 막 숨고 싶어요

 

 (동백)  나 그냥...

 

 동백 씨

 

 [떨리는 숨소리]

 

 옹산 떠날래요

 

 [의미심장한 음악]

 

 (승엽)  어쩐 톱밥이 다 나와?

 

 (용식)  근디

 

 불이 왜 난 겨?

 

 (승엽)  누가 체육 창고에서  담배를 피운 거 같기도 하고

 

 그게 말이 돼야?

 

 무슨 초등학생이 담배를 피워?

 

 (승엽)  꽁초는 안 나와서 모르겄고

 

 이게 나왔어

 

 [코를 훌쩍인다]

 

 [긴장되는 음악]  시너 냄새가 났던 것도 같고

 

 이걸 신고를 해야 되나...

 

 (용식)  ?

 

 나 이거 어디서 봤는디?

 

 이거를 누가 갖고 댕기더라?

 

 [아련한 음악]

 

 (용식)  까불이를 잡아야 동백 씨를 잡는다

 

 까불이를 잡아야  동백 씨를 붙들 수 있다

 

 (변 소장)  여기 가게 뺀 지  한참 된 자리인디?

 

 (변 소장)  저 꼴통저거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는 거 아니여?

 

 (재영)  사실 오래 버텼지

 

 나 같으면 1년도 못 버텼어

 

 (귀련)  동네 유일한 자기편이랑  치정으로 척 졌는데

 

 동백이 성격에 배겨 나?

 

 (덕순)  용식이 그쌍놈의 새낀

 

 네가 북으로 가도 따라갈 놈이여!

 

 (종렬)  야구니 광고니

 

 그딴 거 다 버리고 오면 받아 줘

 

 [흐느낀다]

 

 (용식)  동백 씨 인생

 

 이렇게 누구한테  손목 잡혀 끌려가는 건 아니잖아요

 

 동백 씨 원하는 대로 해요

 

 (덕순)  고맙긴 맨날 뭘 고마워?

 

 (동백)  회장님 덕분에 저 6년 잘 있다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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