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 8
KBS 수목드라마 ‘마왕’ 8회 - 각오하라, 날선 진실이 심장을 찌를 것이다.
씬1 강력5팀(밤, 전회연결)
오수, 문을 열고 들어선다.
반 (반가움이 치밀지만 꾹 누르고 덤덤하게 본다)
오수 (진실한 의지가 담긴 얼굴) 형사자격 없어도 용서받을 자격 없어도..도망
치진 않겠습니다. (꾸벅 고개 숙이며) 죄송합니다.
씬2 달리는 차 안(밤)
승하, 소라를 보조석에 태우고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다.
소라 아저씨 집으로 가는 거예요?
승하 아니.
소라 그럼 어디가요?
승하 아저씨가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우리 소라도 아주 좋아할 만한
사람이 있는 곳.
소라 거기가 어딘데요?
승하 가보면 알아. (하며 미소 짓는다)
씬3 달리는 차 안(밤)
충혈 된 눈, 생각이 많은 얼굴로 앞을 응시하고 있는 오수.
<플래시 컷-7회 씬76>
해인 강형사님을 구원할 사람은 강형사님 자신 밖에 없어요.
-오수,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듯 숨을 가다듬고는 액셀을 힘껏 밟는다.
오수의 얼굴엔 흔들리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있다.
<화면분할>
-달리는 차 안의 승하, 마치 도전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서늘한
눈빛으로 앞을 응시하고 있다.
타이틀 뜬다. 마왕 8회.
씬4 해인의 집 앞(밤)
해인, 문을 열고 보면 승하가 담담한 표정으로 서 있다.
해인 (놀라서, 의아한) 어쩐..일이세요?
승하 해인씨 어머님께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 왔습니다.
해인 (더욱 의아한 표정으로 보는데)...?
-승하, 한 발 옆으로 물러서면 승하 뒤에 숨듯이 서 있던 소라가
살피듯 해인을 바라본다.
해인 (어리둥절해서 소라를 본다)
승하 소라야 인사해야지.
소라 안녕하세요.
해인 (어리둥절하면서도 친절한 미소로)..어 안녕. (소라를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드는 순간 소라의 손에 들려 있는 인형에 시선이 멈춘다)
<플래시 컷-3회 47씬-인형을 내미는 남자의 손.
-남자를 올려다보는 소라의 해맑은 얼굴>
-해인, 굳어져서 소라를 보고 당황스런 얼굴로 승하를 본다.
그 시선을 담담하게 받는 승하.
씬5 정연의 집 근처 길(밤)
멈춰진 차 안의 민재와 재민, 정연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차창 밖으로 강력5팀 형사 한 명도 잠복하고 있고, 집주인 여자(중년)도
형사들이 있음을 알고 있기에 조금 긴장한 모습으로 주위를 살피며
정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재민 (밖을 살피면서도) 이유가 뭔지 아세요?
민재 뭘?
재민 (진짜 궁금해 죽겠다) 강선배님이 사표 쓴 이유요.
민재 (마찬가지 심정이다) 몰라. (저절로 한숨이 나오며 핸드폰을 여는데)
재민 (큰 소리로) 이선배님!
민재 (번쩍 긴장해서) 나타났어?
-하고 차창 밖을 보면 날카로운 눈빛으로 한쪽에 자리 잡고
주위를 살피는 오수의 모습이 보인다.
민재, 환해져서 자신도 모르게 얼른 문 열고 밖으로 나가서 오수에게
가려는데 오수, 주위 경계 늦추지 않은 채 민재에게 거기 있으라는
손짓을 보낸다. 민재, 고개 끄덕이고는 다시 차에 타려다가 시선이
다시 오수에게 향한다. 오수의 변함없는 모습에 민재, 빙긋 웃는다.
씬6 해인의 방(밤)
침대에 누워 잠이 든 소라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해인.
복잡한 마음으로 소라의 얼굴을 보고 다시 인형을 본다.
씬7 해인의 거실(밤)
승하와 해인모 찻잔을 앞에 놓고 마주보고 앉아있다.
승하 소라어머닌 내일 저녁때나 돼야 온다는데 전 출근해야 되고 사무장님
사모님도 마침 지방에 계셔서 마땅히 부탁드릴 데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이리로 왔습니다. 어머님 생각이 나서요.
해인 (승하 얘기하는 중에 생각이 많은 얼굴로 밖으로 나와 한쪽에 앉는다)
해인모 (미소로 수화) 잘했어요. (해인보며, 수화) 소라는?
해인 금방 잠들었어요. 많이 피곤했나 봐요.
해인모 (안쓰러운 얼굴로 끄덕이고)
승하 갑자기 찾아와 이런 부탁드려서 죄송합니다.
해인모 (수화) 아니에요. 어려운 일도 아니고 오히려 난 아이하고 함께 있는 게
즐겁고 좋아요.
승하 (미소) 고맙습니다. (집 안을 둘러보며 그리운 듯) 집이 참 좋네요.
편안하고 아늑하고..
해인모 (수화) 혼자 살아요?
승하 ...네.
해인모 (안쓰럽게 보며) 부모님은 서울에 계시구요?
승하 (흐릿한 미소로)...아뇨. 그만 가보겠습니다. (일어선다)
해인모 (따라 일어서며, 수화) 내일은 저녁먹지 말고 와요. 내가 밥 해놓을
테니까.
승하 (따뜻한 눈빛으로 보며)...네, 그러겠습니다.
씬8 해인 집 앞(밤)
해인과 승하, 밖으로 나온다. 해인은 내내 생각이 많은 얼굴이다.
승하 그만 들어가요.
해인 (자기 생각에 빠져있다)
<플래시 컷-5회 씬65>
--정연, 대식에게 손목을 잡힌 채로 몸부림치며 ‘내 딸 어딨어! 우리소라
어딨어?
승하 (의아한 듯 보며) 해인씨?
해인 (퍼뜩 정신이 들어서 본다)
승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합니까?
해인 (대뜸) 강형사님께 연락해야겠어요.
승하 강오수형사 말입니까?
해인 ...네.
승하 (의아한 것인지 짐작했던 일인지..마음을 읽을 수 없는 기묘한 표정으로
보는)..
씬9 정연의 집 근처 길(밤)
날카로운 시선으로 주위를 살피고 있던 오수, 집주인이 순간 긴장하는
모습에 빠르게 시선 돌려 한쪽을 보면 피곤한 기색의 정연이 집주인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오수, 차안에서 잠복하고 있는 민재와 재민에게 손으로 슬쩍 신호를
보내고는 정연쪽으로 다가간다. 다른 형사 한 명도 조심스럽게 포위망을
좁히듯 정연쪽으로 온다.
정연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집주인에게로 걸어오고 있다.
민재와 재민도 차에서 내려 정연쪽으로 걸어간다.
집주인 앞으로 거의 다가와 선 정연, 순간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오수와
형사들의 모습을 알아채고 우뚝 멈춰 선다.
정연에게 다가와서는 오수. 정연은 발이 땅에 붙어버린 듯 서 있다.
오수 김정연씨?
정연 (이미 짐작을 한 얼굴이면서도)...누..누구세요?
오수 경찰입니다.
정연 (올 것이 왔구나 싶은 얼굴)
민재 (얼른 가서 정연의 손에 수갑을 채우며) 당신을 윤대식 살인죄로
체포합니다.
정연 (자신의 손에 채워진 수갑을 넋이 나가서 바라본다)
민재 (앞 대사 이어서) 당신은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고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습니다.
오수 데려가.
정연 (순간 버티며, 무서움에) 아니에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오수 (안타까운 느낌으로 보며) 서로 가서 말씀하시죠. (재민에게 눈짓)
-재민, 오수의 시선 받고 다른 형사와 함께 정연을 차로 끌고 간다.
오수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보는데)
민재 (오수의 어깨 장난스럽게 툭툭 치며) 올 줄 알았어.
-오수, 겸연쩍은 듯 피식 웃곤 가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오수 (보면 해인이다. 바로 받지 못하고 잠시 생각하다 용기를 내듯 받는)
네, 해인씨.
민재 (신경 쓰이듯 보는)
오수 (굳어져서)...그게 무슨 소리에요? (해인의 얘기 들으면서 차에 오르는
정연을 긴장된 시선으로 보며) 거기 어딥니까?
씬10 성당 앞(밤)
오수의 차가 와서 멈추고 차에서 내린 오수, 급하게 성당 안으로
뛰어간다.
씬11 성당 안(밤)
승하와 해인이 말없이 오수를 기다리고 있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돌아본다. 오수, 안으로 들어와 해인과 승하를 잠시 보고는 빠른 걸음으로
두 사람 앞으로 걸어온다. 해인, 자리에서 일어선다.
승하, 예의 그 무표정한 얼굴로 오수를 바라보다가 시선이 십자가에
머물렀다가 다시 오수를 본다. 그 순간 승하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잡히는 듯도 싶다.
오수 (두 사람 앞에 와 서서 승하를 본다)
승하 (차분한) 해인씨 말로는 강형사님이 소라엄마를 찾고 계신다던데.
오수 그렇습니다. (해인을 본다) 그 아이가 확실합니까?
해인 네. 확실해요.
오수 (긴장된 시선으로 승하에게) 어떻게 된 겁니까? 그 아일 어떻게
오변호사님이 데리고 있는 겁니까?
승하 그 전에 경찰이 소라엄마를 찾고 있는 이유가 뭔지 알고 싶습니다.
오수 (해인을 보면)
해인 이유는 강형사님께 직접 들으시라고 했어요.
오수 (끄덕이곤 승하에게) 김정연은 윤대식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잡니다.
승하 살인용의자요?
오수 그렇습니다.
승하 (차분한) 증거가 있는 얘깁니까?
오수 범행에 사용한 가스총에서 김정연의 지문이 검출됐고 조금 전에
검거한 상탭니다.
해인 (놀라서) 소라엄마를 찾았다구요?
오수 서로 연행중이에요. (승하를 본다) 설명해 주시죠. 어떻게 된 일인지.
승하 (잠시 보다가) 소라를 만난 건 우연이었습니다.
오수 (단호한) 이번 사건에 우연은 없습니다.
승하 (본다)
오수 모든 것이 철저하게 준비된 순서대로 하나씩 진행되고 있을 뿐입니다.
승하 (대뜸) 강형사님도 확신하시는 거군요?
오수 (무슨 뜻인가 싶어서 본다)
승하 이번 사건이 12년 전에 있었던 살인사건에 대한 보복이란 걸 확신하고
계신 거군요, 강형사님두.
오수 (순간 확 굳어진다)...!
해인 (놀라서 승하를 본다)...!
승하 (실수했다는 듯) 아 미안합니다. 살인사건은 아니었는데...불쾌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오수 (당황스럽다)
해인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오수를 살핀다)
승하 사무장님은 조동섭씨 1차 변론을 미뤄달란 부탁을 하기위해 불가피하게
내게 그 사건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러니까 그분께도 불쾌한
마음은 갖지 마시길 바랍니다.
오수 (말문이 막혀 잠시 승하를 보다가 마음을 다잡고) 상관없습니다. 다만
난, 어째서 이 사건에 오변호사님이 계속 개입되고 있는지 그 의문을
풀어야겠습니다.
승하 (침착한 시선으로 보는)
오수 (시선 피하지 않고 보는)
승하 (여유 있게) 강형사님은 내가..배후조정인물과 관련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해인 (순간 놀라서 승하를 본다)
오수 (잠시 보다가)..소라를 만나게 된 경위를 듣고 싶을 뿐입니다.
승하 (지긋이 오수를 보는)
해인 (불안한 심정으로 두 남자를 본다)
씬12 승하 사무실(밤)
광두 (통화를 하고 있다. 놀란 얼굴로) 소라엄마가 윤대식 살해용의자라구요?
씬13 강력5팀(밤)
반팀장, 광두와 통화를 하고 있고 민재는 그 옆에 서서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다.
반 어. 그래서 전화했어. 그 여자 딸을 오변호사가 데리고 있다고 해서
강형사가 그리로 갔다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뭐 아는 거 있어?
씬14 승하 사무실(밤)
광두, 핸드폰 든 채로 무서운 것을 본 듯한 얼굴로 멍하니..
<플래시 컷-4회 씬69>
--아이가 고개를 든다. 눈물범벅인 얼굴로 인형을 안고 있는 소라다.
광두 왜 여기서 울고 있어?
소라 (훌쩍훌쩍) 엄마.
광두 엄마 잃어버렸어? (하는데)
승하 (E) 사무장님?
--광두, 그 소리에 돌아보면 승하가 서 있다.
광두 (혼잣말하듯)...결국 전부 계획된 일이었군요. 소라를 만난 것두.
반 (F) 뭐라구?
-광두, 자신들이 상대해야 할 범인이 보통 인물이 아니란 확신에
말문이 닫힌 채 굳어 서서...
씬15 성당 안(밤)
오수 (긴장한 채로) 누군가 일부러 소라를 경찰서 앞에 데려다 놓았다는 거군요.
두 분이 올 시간에 맞춰서.
승하 그렇게 되나요?
오수 (의문에 싸인 채) 근데 두 분이 경찰서에 오리란 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승하 사무장님이 그러시더군요. 누군가 12년 전 사건 관계자를 한 자리에
모으고 있다구요.
오수 (보는)
승하 그리고 사무장님을 이번 사건에 끌어들이기 위해 날 이용했다고요.
오수 (눌러보며) 변호사님을 이용하지 않고도 사무장님을 끌어드릴 다른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근데 왜 하필 변호사님을 선택했을까요?
승하 (보일 듯 말듯 미소로) 일종의 배려 같은 거겠죠.
해인 (의아해서 보며) 배려라뇨?
승하 자신이 이용한 사람들을 도우려면 변호사가 필요하니까요.
오수 (어이가 없다) 그걸 알면서도 조동섭 1차 공판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한
겁니까?
승하 배후인물의 의도가 어떻든 난 그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입각해서 변론을
한 겁니다.
오수 최소한 공판을 미룰 수는 있었습니다.
승하 그건 내 의뢰인한테 불공평합니다. 강형사님도 같은 이유로 정당방위를
인정받았으니까 누구보다 내 말을 이해해 주실 것 같은데요.
오수 (말문이 막힌 채 굳어서 쏘아본다)
해인 (두 사람의 묘한 신경전에 불편한 마음이다)
승하 더 묻고 싶은 게 있으십니까?
오수 누군가 변호사님을 선택했다면 변호사님 주변인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승하 (보는)
오수 아무리 철저한 범인이라도 분명히 허점은 있을 겁니다. 잘 생각해
보십시오. 떠오르는 사람이 없는지.
승하 (보다가) 12년 전 사건의 진실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강형사님뿐입니다.
오수 (움찔해서 본다)
승하 그러니까 배후조정 인물에 근접할 수 있는 사람도 결국 강형사님뿐이구요.
오수 (굳어서 보는데)
해인 (문득 생각이 난 듯) 저기요.
-오수와 승하, 해인을 본다.
해인 소라는 그 사람 얼굴을 봤을 거예요. 소라를 경찰서 앞에
데려다 놓을 때까진 최소한 서 너 시간은 함께 있었을 테니까요.
오수 변장을 했을 겁니다.
해인 그렇더라도 어떤 단서는 남겼을 것 같아요.
승하 (차분한) 왜 그렇게 생각하죠?
해인 범인은 보여주고 싶은 증거만 선택적으로 노출시키고 있어요. 마치
자신을 찾아오라고 길을 하나씩 제시하는 것처럼요.
승하 (해인을 바라보는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잡히는)
해인 그러니까 소라한테도 분명히 뭔가 증거를 남겼을지도 몰라요.
오수 (승하에게) 누구랑 같이 있었는지는 소라가 얘기 안했나요?
-성당 입구 조금 열린 문 사이로 누군가 훔쳐보는 시선.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승하 착한 아저씨라고만 했고 자세한 얘긴 묻지 못했습니다.
오수 착한 아저씨요?
승하 분명히 그렇게 말했습니다. 착한 아저씨라구.
해인 그럼 혹시 소라가 아는 사람 중에(하는데)
오수 (순간 시선을 느끼고 쉿! 조용히 하라고 손가락을 입에 다 댄다)...!
-담담한 시선의 승하와 흠칫 놀란 해인, 오수를 본다.
-오수, 날카로운 시선으로 성당 문 쪽을 보면 문이 스르르 닫힌다.
빠르게 성당 밖으로 튀어 달려가는 오수.
-해인과 승하도 어리둥절해서 본다.
씬16 성당 밖(밤)
오수, 문을 벌컥 열고 밖으로 나와서 주위를 빠르게 살핀다.
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밖으로 나온 승하와 해인.
해인 (긴장해서) 무슨 일이에요?
-오수, 대답 않고 긴장된 시선으로 주위를 계속 둘러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씬17 진술 녹화실 앞 복도(밤)
반팀장과 민재 걸어온다.
민재 1차 신문조서 팀장님이 직접 하시게요?
반 (멈추고 뜬금없이) 너 오수 믿나?
민재 (어리둥절) 네?
반 어떤 얘길 들어도 오수를 믿을 자신 있어?
민재 ..물론이죠.
반 그럼 됐어. (문 열고 들어간다)
민재 (얼떨떨한 기분으로 보는)..
씬18 성당 앞(밤)
긴장된 표정으로 서 있는 오수와 해인, 표정을 알 수 없는 예의
그 담담한 얼굴의 승하.
오수 분명히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어요.
해인 (긴장된)
오수 (걱정을 담고 해인에게) 어쩌면 해인씨도 미행당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항상 조심해야 돼요. 알았죠?
해인 (미소로) 걱정 마세요.
오수 가요. (해인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다가 순간 자신의 어두운 잔상을
들키게 될까 두려운 마음에 손을 거둔다)
승하 (그 손길을 놓치지 않고 본다)
오수 (당황스런 기분으로)..집까지 데려다 줄게요.
승하 해인씬 내가 모셔다드리죠.
오수 (흠칫하듯 본다)
승하 (미소로) 강형사님은 할 일이 많잖습니까?
오수 해인씨를 보호하는 것도 내 일입니다.
승하 강형사님이 해인씰 걱정하는 것만큼 나 역시 해인씨가 가장 염려되는
사람입니다.
해인 (좀 놀라서 승하를 본다)
오수 (굳어져서 보는)
해인 (덤덤하게 혼잣말하듯) 기분이 좋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네.
-승하와 오수, 무슨 소린가해서 해인을 본다.
해인 (미소로 농담하듯) 두 분이 절 걱정하시니까 기분은 좋은데요. 전
남자한테 보호받는데 별로 익숙하지 않아서 어쩐지 좀 불편하네요.
승하 (훗 웃고)
오수 (피식 웃는)
해인 (미소로 오수보며) 변호사님 차타고 갈게요. 강형사님은 정말 할 일이
많으시잖아요.
오수 (끄덕인다)
승하 혹시 떠오르는 사람이 있으면 연락드리죠.
오수 네. (해인을 보며) 전화할게요.
해인 (따뜻한 미소로)..조심해서 가세요.
오수 (고맙고 걱정스런 미소로) 내 말 잊지 마요. 항상 조심해야 됩니다.
해인 ..네.
오수 (복잡한 감정으로 잠시 해인을 보다가 이내 시선 거두고 자신의
승용차로 간다)
-해인, 미소가 점차 사라지며 걱정스런 시선으로 오수를 바라본다.
그런 해인을 담담하게 보는 승하.
씬19 멈춰진 차 안(밤)
성당 앞. 오수의 승용차 안.
오수, 차에 올라 시동을 건다. 출발하려다가 차창으로 승하와 해인을 본다.
승하가 보조석 문을 열어 해인을 태우고 해인은 고맙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 모습을 보는 오수의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얼핏 질투의
감정이 스친다. 차창 밖의 승하, 보조석 차문을 닫고는 운전석으로
가서 문을 열다가 차 안의 오수를 본다.
승하, 마치 오수의 감정을 읽기라도 한 듯이 입가에 미소가 잡히더니
차에 오른다. 오수, 복잡한 기분으로 차를 출발시킨다.
씬20 달리는 차 안(밤)
오수, 답답한 기분으로 앞을 바라보며 운전하고 있다.
<플래시 컷-과거 태훈의 사건 장면 중에>
--순식간에 시간이 정지된 듯 공포에 질린 태훈의 눈과 오수의 눈빛.
두 소년의 얼굴이 거의 맞닿을 듯 서로의 눈빛을 바라보고 있다.
오수도 태훈도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시간이 정지된 느낌이다.
-오수, 여전히 떨쳐버릴 수 없는 죄책감이 가슴을 옥죄어 온다.
어떻게든 털어버리려는 듯 차창을 활짝 열어 밤바람을 맞는다.
씬21 달리는 차 안(밤)
승하, 예의 그 담담한 표정으로 앞을 보며 운전하고 있다.
해인은 창밖을 보다가 승하를 돌아본다.
<플래시 컷-씬18>
승하 강형사님이 해인씰 걱정하는 것만큼 나 역시 해인씨가
가장 염려되는 사람입니다.
-해인, 어쩐지 마음이 산란한 기분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자
맘먹고 기분 털어내듯 앞을 보는데.
승하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해인 (보면)
승하 소라가 김정연씨 딸이란 건 어떻게 안 겁니까?
해인 (당황스럽다) 아..그거요. (대답할 말을 못 찾고 잠시 망설인다)
승하 소라라는 이름만으론 확신하긴 어려운 일인데.
해인 (겸연쩍은 미소로 장난스럽게) 그건, 수사기밀이라서 말씀드리기
곤란해요. (하곤 시침 뚝 떼고 앞을 본다)
-슬쩍 입가에 미소가 잡히며 해인을 보는 승하, 해인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여느 때와는 달리 편안하고 따뜻하다.
씬22 해인의 집 앞(밤)
차에서 내리는 승하와 해인.
해인 당분간 소라는 저희 집에서 데리고 있을 게요.
승하 고맙습니다. 김정연씨 만나서 소라 거취에 대해 의논해 보겠습니다.
해인 ..네. 근데 소라엄마 변론도 맡으실 건가요?
승하 해인씨 생각은 어때요?
해인 (잠시 생각하다) 맡아주세요. 그 분도 결국 피해자잖아요.
승하 (미소로 보는)
해인 그럼 안녕히 가세요. (하고 돌아서는데)
승하 무섭지 않아요?
해인 (무슨 소린가해서 보는)
승하 살인사건에 관여하는 거..무섭지 않습니까?
해인 무섭지만..,그 사람을 막고 싶어요.
승하 (보는)
해인 그 사람이 내가 그린 타롯을 현장에 남기고 내게 타롯을 보낸 건
단지 날 이용하려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승하 ..그럼요?
해인 그 사람도 괴로우니까...자신이 더 이상 희생자를 만들지 않도록 해
달라고..막아달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승하 (눈빛이 조금 흔들리며) 왜..그런 생각이 들었습니까?
해인 (안타까운 심정으로)..그 사람도 어두운 터널에 갇혀있으니까요.
승하 (찰나적으로 움찔하는 기분)..!
해인 변호사님이 주신 동화책 속에 오빠가 어두운 터널에 갇혀서 동생을
기다리듯이 그 사람도 누군가 자신을 어두운 터널에서 탈출시켜주길
바라는 거예요.
승하 (가만히 본다)..
해인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건지 저도 잘 모르지만...막고 싶어요.
승하 (복잡한 시선으로 가만히 바라본다)
해인 (바라보다가 이내 쑥스러운 얼굴로) 안녕히 가세요.
승하 ..잘 자요.
해인 (미소 지어보이고는 집으로 들어간다)
-승하, 해인이 대문으로 사라졌는데도 가만히 지켜보고 서 있다가 차로
걸어간다. 그러다 문득 자신들을 보고 있는 시선을 느끼고 걸음을
멈춘다. 한쪽에 숨어있던 구두 신은 발이 슬쩍 모습을 감춘다.
승하, 알고 있는 듯 입가에 미소가 잡히지만 무시하고 자신의 차로 간다.
씬23 해인의 방(밤)
해인, 들어와서 보면 소라가 잠에서 깨어나 훌쩍훌쩍 울고 있다.
해인 (놀라서 얼른 다가간다) 소라 언제 깼어?
소라 (울먹이며) 엄마는 언제 와요? 엄마 보고 싶어. (훌쩍훌쩍)
해인 (딱하고 안쓰러운 마음에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소라가 여러 밤 자고
나면 오실 거야. (이내 밝게) 언니가 동화책 읽어줄까?
소라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본다)
씬24 달리는 차 안(밤)
무표정한 얼굴로 어두운 밤거리를 응시하며 가는 승하.
해인 (E) 동생은 할 수 없이 오빠를 찾아 터널 속으로 들어갔어요.
터널 속은 컴컴하고 축축하고 미끈거리고 으스스했어요.
씬25 해인의 방(밤)
해인은 <터널> 동화책을 읽고 있고 소라는 침대에 누운 채 얘기를 듣고
있다.
해인 동생은 마구 뛰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숨이 차서 멈추어 서자 빈터가
나타났어요. 그런데 거기에 돌처럼 굳어버린 사람이 있지 않겠어요?
소라 (궁금해서 보는)
씬26 한강 둔치(밤)
승하, 흔들리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로 한곳을 응시하고 있다.
해인 (E) 바로 오빠였어요. 동생은 흐느껴 울었어요. 아 어떡해! 내가 너무
늦게 왔나 봐!
-승하, 눈을 감고는 강바람을 맞는다.
해인 (E) 동생은 차갑고 딱딱한 돌을 와락 껴안고 울었어요.
씬27 해인의 방(밤)
소라는 졸리듯 눈이 가물가물 거린다.
해인 (책을 읽는) 그러자 돌은 조금씩 색깔이 변하면서 부드럽고 따스해졌어요.
그리곤 어느 새 오빠로 바뀌었어요. 오빠가 반갑게 말했어요.
‘네가 와 줄 줄 알았어.’(에서)
-해인, 읽는 것을 멈추고 보면 소라는 이미 잠이 들었다.
책을 내려놓고는 안쓰러운 마음으로 소라를 본다. 그러다 소라의 인형에
시선이 멈추는 해인, 그 순간 뭔가 생각이 난 듯 긴장된 표정.
씬28 경찰서 로비(밤)
급하게 걸어오는 오수의 핸드폰이 울린다.
오수 (혹시 택배라도 온 걸까 싶어 긴장해서 받으며) 어, 석진아.
씬29 석진의 거실(밤)
석진 (서성이며 통화를 하고 있다) 그때 한 얘기 도대체 무슨 소리야?
대식일 살해한 놈이 왜 나하고 순기를 노려. 타로카드는 또 뭐구?
<화면분할>
오수 전화로 설명하기 힘들어. 내일 만나서 얘기하자.
석진 무슨 일인데?
오수 만나서 얘기해. (불현듯) 너 혹시...김영철 뭐 하는지 알아?
석진 (의아한) 고등학교 때 그 영철이?
오수 그래.
석진 모르지 나두. 근데 얼마 전에 우연히 만나긴 했어.
오수 (놀라서) 어디서?
석진 서점에서. 영철인 갑자기 왜?
오수 (대답대신) 내일 만나서 얘기하자. (서둘러 끊고 급하게 가는 위로)
정연 (E) 정말 죽일 생각 같은 건 조금도 없었어요.
씬30 진술 녹화실 안(밤)
반팀장과 민재가 정연 앞에 앉아있다. 정연은 지칠 대로 지쳐있다.
진술 녹화실 밖에는 재민과 다른 형사가 정연의 진술 내용을
CCTV로 녹화하고 테이프에 녹화하고 있는 상황.
반 그러니까 윤대식씨가 당신 딸을 유괴했다고 생각해서 찾아갔다가
위협을 느껴서 벌어진 우발적인 사고란 말이지요?
정연 네에.
민재 소라가 유괴됐다고 믿은 이유가 뭐예요?
씬31 진술 녹화실 유리창 밖(밤)
재민과 다른 형사 녹화용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오수가 안으로 들어온다. 정연의 목소리는 스피커로 들리고 있다.
정연 (F) 윤사장 그 사람이 매번 우리 소라를 들먹이며 협박했어요.
오수 (유리창 너머로 진술실 안의 모습을 본다)
정연 (F) 그리고 사무실에 갔을 때..우리 소라 인형이 그 사람 책상 위에
있었어요.
오수 (굳어진다)...!
민재 (F) 인형이요?
씬32 진술 녹화실 안(밤)
정연 네. 우리 소라 인형이요. 그 인형이 그 사람 사무실에 있었어요.
씬33 대식 사무실(밤, 회상)
대식 (어리둥절한 채로) 알았어. (수화기 내려놓고 인형 보면서) 나 참..
-대식, 인형 책상위에 놓는데 기침이 나오자 인상을 쓰며 책상 위에서
약봉지 들고 약 꺼내 드는데 쾅! 거칠게 문이 열리는 소리에 쳐다보는
대식. 거친 숨을 몰아쉬는 정연.
대식 깜짝이야씨!
정연 (잔뜩 독이 오른 표정으로 여행을 가방을 들고 서서 황급히 방안을
둘러본다)
대식 이 아줌마 열라 예의 상실이네.
정연 (O.L.) 우리 딸 어딨어?
대식 (어이가 없다) 뭔 딸?
-정연, 순간 책상위에 인형을 보곤 창백하게 얼굴이 식어 내린다.
대식 (자기 말만 한다. 시계 보며) 나 바뻐. 돈은?
-정연, 대식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미친 듯이 대식을 확 밀쳐내고
책상위에 인형을 집어 든다.
대식 (어리둥절 주춤 밀려나며) 이 아줌마가 미쳤나.
정연 (낮지만 무섭게) 우리 소라 지금 어딨어요?
대식 (짜증나서 벌컥 소리친다) 돈 갖고 왔냐구!
정연 (인형을 든 채로 사정조) 이렇게 부탁할게요. 제발 우리 소라 좀 데려다
줘요. 그럼 당신이 원하는 거 뭐든지 할게.
대식 (헛웃음을 웃곤) 나는 아줌마한테 원하는 거 없어. 돈만 받으면 땡이야.
(기침을 한다)
정연 (O.L.) 소라 데리고 오면 돈이든 뭐든 다 해 준다구요.
대식 (벌컥) 아줌마 딸을 왜 여기서 찾고 지랄이야!
정연 (확 들이덤비며) 소라를 어떻게 한 거야, 이 나쁜 자식아!
대식 (정연의 손목을 본능적으로 움켜쥔다) 아 진짜, 짜증.
정연 (잡힌 채로 몸부림치며) 내 딸 어딨어! 내 딸 내 어딨냐구! 우리 소라
어딨어!
대식 (정연의 손목을 팽개치듯 확 놓으며)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정연 (한쪽으로 확 밀려났다가 이내 다시 대식에게 덤벼들어 잡히는 데로
대식을 잡고 흔들며) 우리 딸 내 놔! 어딨어? 어딨어, 지금!
-정연에게 붙잡힌 채로 흔들거리던 대식,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정연을 확 밀쳐내며.
대식 엿 바꿔 먹었다 왜!
-정연, 바닥에 쓰러진 채로 무섭게 대식을 노려본다.
대식 (옷 탁탁 털어내며) 아 진짜 재수가 없을 라니까. 개나 소나 엉겨 붙네.
(기침, 짜증) 아 지랄. (하고 보면)
정연 (주머니에서 가스총을 꺼내 대식을 겨냥한 채로) 소라 어딨어?
대식 (어이없는 듯 웃으며) 뭐 하자는 거야?
정연 (후들거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가스총을 든 손이 덜덜 떨리며 바닥에
떨어져있는 인형에 시선 주며) 우리 소라 여기에 있었어, 분명히!
대식 아줌마 약 먹었어? (기침)
정연 (씹어 뱉듯) 넌 인간도 아니야.
대식 아줌마 같은 사람 땜에 인간답게 살 수가 없어. 어디서 장난감 총은
들고 와 갖고
-하는 순간 정연, 대식의 얼굴을 향해 가스총의 방아쇠를 당긴다.
대식의 얼굴 정면으로 분사되는 액체 가스.
대식 뭐야, 이거! (눈을 뜨지도 못하고 얼굴을 감싸 쥐며 괴로워하는)
정연 (덜덜 떨며) 어딨어?
대식 (얼굴 감싸 쥔 채로 정연에게 다가가며) 아 씨 뭐야!
-정연, 다시 방아쇠를 당기자 대식 한 손으로 방어하듯 막으면서
괴로워서 어쩔 줄 모르면서 정연에게 다가간다.
정연, 겁이 나서 방아쇠를 또 당긴다. 대식, 눈도 못 뜨고 괴로워
하면서 정연의 옷을 잡는다. 정연, 확 뿌리치자 정연의 옷 단추가
떨어져나가고 겁이 나서 자신도 모르게 연속적으로 방아쇠를 당기는 정연.
대식이 비틀거리다가 얼굴 감싸 쥔 채로 바닥으로 쓰러져서 호흡
곤란으로 거칠게 숨을 쉬면서 격렬한 기침을 하기 시작한다.
새파랗게 질린 정연, 혼이 나가서 뒷걸음을 치다가 정신없이
밖으로 달아난다.
눈의 통증과 경련, 코와 목, 가슴을 찌르는 듯한 통증, 격렬한 기침
호흡곤란 등, 참을 수 없는 괴로움으로 바닥을 뒹구는 대식.
정연 (E) 하지만 정말이지 죽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씬34 진술 녹화실 앞(밤)
오수 범인은 의도적으로 소라가 대식이한테 유괴된 것처럼 꾸몄습니다.
그리고 소라를 우리서 앞에 데려다 놓았구(하는데)
반 (O.L.) 광두하고 오변호사가 그 아일 발견했단 얘기구.
오수 (본다)
반 광두하고 통화했어. (하는데)
-오수 핸드폰이 울린다.
오수 (핸드폰 보면, 해인이다. 급하게 받는) 납니다.
씬35 해인의 방(밤)
해인 (통화) 현장에 있던 인형하고 똑같은 걸 소라가 지금도 갖고 있어요.
<화면 분할>
오수 (이제야 알겠다는 듯) 그렇다면 현장에 있던 건 미끼였군요.
해인 미끼라뇨?
오수 사무실에 있는 인형을 보고 김정연은 소라가 유괴됐다고 확신했거든요.
해인 (생각에 잠겨 끄덕이곤) 제가 본 잔상에서 그 인형을 소라한테 건네준
사람이 있었어요.
오수 (긴장하는)
해인 소라가 착한 아저씨라고 한 걸로 봐선 이미 한 번쯤은 만났던 사람일
가능성이 있어요.
오수 (의미를 알고) 인형을 준 사람하고 소라를 경찰서 앞에 데려다 놓은
사람이 동일인물이란 얘긴가요?
해인 그런 것 같아요.
오수 (긴장해서)..해인씨말대로 그 인형에 단서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해인 방으로 화면이 오며>
해인 ..알겠어요.
해인, 전화를 끊고는 인형을 바라본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인형을 집어서 앞에다 가져다 놓는다. 잠시 그대로 인형을 바라보는..
씬36 진술 녹화실 안(밤)
민재와 오수가 심문하고 있다.
오수 (여자 피의자인 만큼 윽박지르지는 않고) 소라 인형은 어디서 난 겁니까?
정연 소라가 선물 받은 거예요.
오수 선물한 사람을 알고 있습니까?
정연 전 몰라요. 소라는 그냥 착한 아저씨라고만 했어요.
오수 (승하에게 들은 말과 같은 대답이기에 순간 멈췄다가)..특징 같은 건 말
안했나요? 다리를 전다거나, 검은색 가죽장갑을 끼고 있다거나 뭐 그런 거.
정연 아뇨. 양복을 입고 있었다고는 했어요.
오수 (긴장해서) 그럼 소라는 그 남자의 얼굴을 보면 알 수 있겠군요?
정연 아마..그럴 거예요.
오수 (긴장된 시선으로 유리창으로 반팀장을 본다)
씬37 진술 녹화실 유리창 밖(밤)
반팀장과 재민, 다른 형사가 진술녹화실 안을 보고 있다.
민재 (F) 택배상자는 보관하고 계신가요?
정연 (당황스레 F)..태..택배라뇨?
민재 (F) 가스총을 택배로 받으셨잖아요.
정연 (강하게 부인하는 F) 아니에요. 제가 직접 산거예요.
재민 (의아해서 반팀장 보며) 왜 거짓말을 하죠?
반 글쎄.
씬38 진술 녹화실 안(밤)
민재 (의아해서) 김정연씨 앞으로 택배가 왔었다는 거 우리가 가게
주인한테 이미 확인했어요.
정연 (O.L.) 아니에요. 윤사장이 협박하는 바람에 불안해서 제가 직접
구입한 거예요.
오수 어디서요?
정연 이..인터넷에서요.
민재 그 제품은 밀수품이라 인터넷에서 판매를 안 해요.
정연 (당황스럽게 보는)
오수 (대뜸) 택배를 보낸 사람을 알고 있죠? 그래서 직접 구입했다고
하는 거죠, 지금?
정연 (어찌할 바를 몰라서 보는)
오수 누굽니까?
정연 모..몰라요.
오수 택배를 보냈다는 것만으론 아무 죄도 성립 안 됩니다. 안심하고
사실대로만 말하세요.
정연 (흔들리듯 보는)
오수 택배를 보낸 사람이 누굽니까?
정연 (망설이는)
오수 소라를 생각해서라도 사실대로 진술해야 됩니다. 누굽니까?
정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남편이요.
오수 (긴장) 남편이 보낸다고 연락을 한 겁니까?
정연 통화는 못했지만 남편이름하고 주소가 적혀있었어요.
오수 그 주소 알고 있습니까?
정연 (두 손에 얼굴 묻고 운다)
씬39 해인의 방(밤)
해인, 긴장된 얼굴로 손을 인형에 천천히 갖다 대고 눈을 감고 집중한다.
해인의 손에 떨림이 일기 시작한다. 혼재된 잔상들..
<플래시 컷-4회 씬76>
--승하 (웃는 얼굴로) 맞아. 아저씨가 오즈의 마법사야.
<플래시 컷-4회 씬69>
--광두 ...왜 여기서 울고 있어?
<플래시 컷-2회 씬60>
--영철 (뒷모습만 보인 채로, 소라 눈높이에 맞추며) 혼자 놀면 심심하잖아.
-해인의 미간이 찡그려지며 이마에 땀방울이 맺혀있다.
<플래시 컷-6회 씬20>
--12년 전 고등학교 복도를 도망치듯 달려가는 남학생의 뒷모습, 마치
누군가의 시선을 피하려는 듯 자꾸 뒤를 힐끔 거리는 남학생의 흐릿한 옆모습.
<플래시 컷-4회 씬4>
--로댕의 <지옥문> 맨 위 중앙에 있는 생각하는 사람 조각.
-해인, 인형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고 괴로운 듯 호흡이 거칠어진다.
<플래시 컷>
--영철의 출판사가 있는 건물 전경 빠르게.
<플래시 컷-4회 씬41>
--양복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슬쩍 안의 돈을 확인하고 만족한 듯 웃음기를
흘리는 순기의 얼굴에서..
-해인, 번쩍 눈을 뜬다. 힘에 겨운 듯 유난히 거친 숨을 몰아쉬고는
쓰러지듯 눕는다. 그대로 눈을 감는 해인..
씬40 경찰서 한 곳(밤)
오수 (핸드폰을 받고 있다)...그 남자 얼굴을 보면 확인할 수 있겠어요?
해인 (F)...네. 짐작 가는 사람이 있나요?
오수 (괴로운 심정으로)..네..고마워요. (끊고는 어딘가로 급하게 가려는데)
민재 (E) 또 어디가요?
오수 (멈추고 본다)
민재 (농담하는) 동료들 팽개치고 방황하고 왔으면 벌루다 조서는 선배가
전부 꾸며야지.
오수 (대뜸) 부탁하나만 하자.
민재 부탁?
오수 사람 좀 찾아봐 줘.
씬41 승하 거실(밤)
오르골 상자를 여는 승하의 손.
가내복 차림의 승하, 마치 우는 듯한 기묘한 표정으로 오르골 상자안의
반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눈을 감는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잡힌다.
씬42 오수의 방(늦은 밤)
오수, 급하게 방으로 들어와 책장에서 무언가 찾기 시작한다.
깊숙한 곳에서 고등학교 앨범을 찾아드는 오수. 선뜻 앨범을 펼치지
못하고 가만히 본다.
씬43 승하 거실(밤)
음악을 감상하듯 평화로운 얼굴로 눈을 감고 있던 승하,
불현듯 눈을 뜨고는 오르골 뚜껑을 탁 닫는다. 그 순간 승하의 얼굴에서
평화로움은 사라지고 싸늘한 눈빛만 남는다.
씬44 동현의 거실(늦은 밤)
오수, 급하게 이층에서 뛰어내려온다. 잠옷차림의 희수가 주방에서
나오다 오수를 보고 멈춘다.
희수 너 언제 왔어?
오수 갈게, 형. (급하게 나간다)
희수 오수야?
오수 (이미 나가고 있다)
동현 (방에서 나오다가 급하게 나가는 오수의 뒷모습을 본다)
희수 (묻지도 않았는데 지레 변명해주는) 급한 일이 있나 봐요.
동현 (잠시 생각하다) 최근에 오수한테 무슨 일이 있는지 은밀히 알아봐.
희수 ? 무슨 일이라뇨?
동현 넌 니 동생을 아직도 몰라?
희수 (보는)
동현 저 녀석한테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생긴 게 분명해. 알아봐, 그게 뭔지.
희수 ...네.
씬45 동현의 집 앞(밤)
멈춰진 자신의 승용차에 오르는 오수.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든다.
졸업앨범에서 오려낸 소년의 사진이다.
오수, 무거운 마음으로 사진을 들여다본다.
<플래시 컷-2회 씬2>
--사총사의 발에 채이고 밟히는 소년의 모습.
-오수, 되돌릴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가슴이 답답한 듯 후우 숨을
들이쉬고는 몸을 뒤로 길게 눕히며 괴로운 심정으로 눈을 감는다.
씬46 거리 공중전화 부스(아침)
이른 아침. 양복차림의 영철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영철, 별다른 대꾸 없이 상대방의 얘기를 들으며 어..어..하며 고개만
계속 끄덕인다.
씬47 도서관 한곳(아침)
출근하는 해인, 변함없이 밝은 얼굴로 걸어오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보면 오수가 생각에 잠겨서 해인을 기다리고 서 있다.
해인 (놀라서 빠르게 다가가 선다) 강형사님?
오수 잘 잤어요?
해인 (걱정을 담고)..강형사님은 한잠도 못 잔 얼굴이네요.
오수 (부스스 웃곤) 저기 이거. (하며 주머니에서 소년
의 사진을 꺼내서
내민다)
해인 (의아해서 본다)
오수 해인씨가 읽어낸 인물과 동일인이 맞습니까?
해인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글쎄요...얼굴이 뚜렷하게 보이질 않아서요.
현재 사진은 없나요? 그 얼굴은 분명히 기억하는데.
오수 없습니다.
해인 (다시 사진을 들여다본다)
<플래시 컷(6회 씬20)-학교 복도, 도망치는 소년, 힐끔힐끔 돌아보는
흐릿한 얼굴>
해인 맞는 것 같긴 해요.
오수 (그럴 거라고 짐작했다는 듯 주억이곤) 나중에 해인씨가 직접 확인해
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해인 ..네. (조심스레) 그 분 강형사님..동창인가요?
오수 네. (좀 힘들게)...바보 같이 착한 놈이었는데..내가 많이...힘들게 했어요.
해인 (보는)
오수 (기분 털어내듯 애써 씩씩하게) 미안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해인 뭐가요?
오수 나 때문에 이런 일에 개입하게 만들어서 미안하고 내 얘길 듣고도
날 계속 도와줘서..고마워요.
해인 (웃는 낯으로) 난 내가 할일을 할 뿐이에요.
오수 (미소로 보며) 갑니다. 전화할게요.
해인 조심하세요, 강형사님.
오수 (위안이 되는 듯 보며)..고마워요.
-오수, 돌아서서 간다. 해인, 오수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오수의 어깨가 무척이나 무겁고 힘겹게 보인다.
씬48 승하 사무실 안(아침)
광두 형님댁에요?
승하 해인씨 어머님께 계속 맡기는 건 도리가 아니고 형이라면
소라를 잘 돌봐줄 겁니다.
광두 (무거운 마음으로) 김정연씨 변론도 맡을 생각이시군요.
승하 네. 그럴 생각입니다.
광두 (어쩔 수 없다는 듯 끄덕이곤 불현듯) 사망한 정태훈 학생한테 동생이
있었답니다.
승하 (본다)
광두 어머니는 사망했고 혈육은 동생만 있는 것 같아요.
승하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된 듯한 표정으로)..그렇군요.
광두 섣부른 판단은 위험하지만 아무래도 동생이 배후조종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아요.
승하 (담담하게 보는)
광두 누구보다 억울하고 분한 사람은 가족일 테니까요.
승하 (차분한 미소로) 그럼 정태훈의 동생을 찾으면 실마리가 풀리겠네요.
광두 그럴 것 같습니다.
승하 (지긋이 보는)...
씬49 고등학교 앞(낮)
오수의 고등학교. 밖으로 나오면서 영철의 졸업증명서를 보며
핸드폰을 하고 있는 민재.
민재 (통화) 주민등록번호 부를 테니까 소재지를 좀 파악해 줘. 그 사람
명의에 핸드폰도 확인해 주구. 이름은 김영철이고 주민번호는(에서)
씬50 희수 사무실(낮)
희수와 석진.
희수 (놀라서) 대식이를 살해한 범인이 너하고 순기를 노린다구?
석진 ..네.
희수 무슨 근거로?
석진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자세한 건 오늘 만나서 듣기로 했거든요.
희수 (뭔가 심상치 않아 걱정스런) 무슨 일인지 나한테도 보고해.
석진 알겠습니다.
(E) 핸드폰.
희수 (받으며) 어. 알았어. 지금 내려갈게.
씬51 호텔 로비 한 곳(낮)
고급스런 정장을 차려입은 나희, 희수를 기다리고 있다.
호텔 직원이 나희를 알아보고 깍듯하게 고개 인사를 하면 나희도
웃는 얼굴로 인사를 대신한다.
그때 누군가 나희 얼굴 앞으로 자신의 얼굴을 쑥 들이밀듯 내민다.
나희, 놀라서 한걸음 물러서다가 남자를 확인하곤 창백하게 질린다.
순기다.
순기 (반갑다는 듯 웃으며) 맞네? 석진이 애인 맞죠?
나희 (놀라서 순간적으로 주위를 빠르게 돌아본다)
순기 나 기억 안나요? 석진이 친군데.
나희 (너무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할 바를 모르겠다)
순기 저번에 석진이 집에서 만났잖아요? 석진이 만나러 왔어요? 나도
만나러 온 건데.
나희 (극도의 불안으로 주변을 살피는)
순기 (주절주절 떠든다) 잘됐네. 내가 맨날 정식으로 소개시켜 달라고 해도
그 자식이 자릴 안 만들더라구요.
-나희, 주변을 살피던 시선이 한곳에 멈추며 순간 심장이 내려앉듯 본다.
나희의 시선 따라가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희수와 석진의 모습.
순기 이렇게 만난 김에 오늘 저녁이나 같이 하죠.
나희 (O.L. 다급한) 저기 화장실에 좀.
순기 에? 에..그러세요.
-나희, 순기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몸을 돌려 급하게 간다.
그 순간 희수와 석진의 시선이 순기쪽으로 온다.
아슬아슬하게 나희의 뒷모습이 희수와 석진의 시선에서 비켜간다.
석진 (순기를 보곤 불쾌하게 굳어져서 희수를 보면)
희수 (순기를 확인한 듯 굳어진 표정으로 걷고 있다)
순기 (두 사람 확인하고 눈치도 없이 환해진 얼굴로 오더니) 저 왔습니다, 형님.
희수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로비에 있다고 했는데.
순기 누가요?
석진 (무시하고) 차에 계신 게 아닐까요?
희수 그런 모양인데. (순기에게) 차 마시고 가.
순기 예에.
희수 (가고)
석진 (따라가려는데)
순기 (석진 팔 잡으며) 니 애인 호텔에 왔드라.
석진 (철렁해서 보고)
희수 (멈추고 돌아본다)
순기 지금 화장실 갔어.
석진 (희수의 시선을 신경 쓰며) 커피숍에 가 있어. (하곤 얼른 희수에게 간다)
희수 (웃는 낯으로) 나비서 연애해?
석진 ..아닙니다.
희수 (훗 웃곤 간다)
석진 (진땀이 난다)
순기 (자존심 상한 듯 두 사람 보면서) 날 언제까지 무시하나 두고 보자구.
씬52 화장실 안(낮)
나희, 건성으로 손을 씻고는 물기를 닦을 생각도 못하고 그대로
벽에 몸을 기댄다. 심장이 요동치듯 뛰어 도무지 진정이 되질 않는다.
울리는 핸드폰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느껴지듯 놀라서 몸을 일으키는
나희, 핸드폰을 들어 받는다.
나희 (애써 진정시키며) 나예요.
씬53 호텔 앞(낮)
승용차가 대기하고 있고 희수와 석진은 밖에 나와 있다.
희수 (부드럽게 통화하는) 어 그래. (끊고는 석진에게
묻지도 않는 말을 한다) 화장실에 간 모양이야.
-석진, 그 말이 어쩐지 섬뜩하게 들려 희수의 안색을 살피지만
희수는 앞만 보고 있어 표정을 읽기가 어렵다.
씬54 강력5팀(낮)
민재 (통화하고 있다) 김영철이란 사람 자기명의로 된 핸드폰은 하나도
없어. 그리고 주민등록상에 나와 있는 주소지엔 부모만 살고.
반 (자기자리에서 생각이 많은 얼굴로 지압봉으로 어깨 누르고 있다가
민재를 본다)
씬55 경찰서 한곳(낮)
오수 (걸어오면서 전화를 하고 있다) 그래서 결국 아무것도 못 찾았다는 거야?
씬56 강력5팀(낮)
민재 내가 누굽니까. 확인했죠. 직장의료보험 뒤졌더니 거기 있더라구.
(하는데 핸드폰 끊어진다) 여보세요?
오수 (문 열고 들어서며) 말해.
민재 (수화기 내려놓으며) 000출판사에 다니고 있어.
오수 000출판사?
민재 어. 근데 김영철이 이번 사건하고 어떻게 엮인 건데?
오수 (순간 퍼뜩 떠오르는) 000출판사라면 성준표가 기사 썼던 이슈 & 이슈랑
같은 곳 아니야?
민재 (그제야 생각난 듯) 맞다. 그러네.
반 (관심 갖고 듣고 있다가) 무슨 소리야? (하는데)
-재민과 다른 형사가 들어온다.
재민 (들어서자마자 툴툴) 괜히 시간만 낭비했어요.
민재 왜?
재민 김정연이 가르쳐 준 주소로 직접 가봤더니 거긴 완전히 산이에요.
반 무슨 산?
재민 그냥 보통 산이요. 소나무만 잔뜩 있드라구요. 남편 소재는 지금
파악중이구요.
반 (고개 가로저으며) 택배를 보낸 사람은 남편이 아니야.
오수 남편 이름을 도용한 겁니다. 모르는 사람이 가스총을 보내면 김정연이
의심할 테니까요.
민재 철저한 놈이네.
반 (오수보며) 근데 같은 출판사란 건 또 뭐야?
오수 (긴장된 시선으로 반팀장을 본다)
씬57 경찰서 옥상(낮)
오수와 반팀장.
반 (얘기를 들은 뒤다) 동기는 충분하네. 게다가 이슈 & 이슈 발행 출판사구.
오수 네. 그리고 해인씨가 잔상에서 본 인물과 일치합니다.
반 해인이가 본 건 증거가 안 되잖아. 뚜렷한 증거도 없이
심증만으론 수색영장도 못 받는데 어떻게 확인할 거야?
오수 김영철과 소라를 대질시킬 생각입니다. 그리고 해인씨도 성인 남자의
얼굴을 봤기 때문에 확인은 가능합니다. 실질적 증거는 어떻게든
찾아내야죠.
반 직접대질은 안 돼. 게다가 소라는 어린아이야.
오수 다른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반 (끄덕이곤, 진지하게) 그리고 용의자가 한 명 더 있어.
오수 (본다)
반 사망한 정태훈 남동생.
오수 (굳어서 본다)...!
반 정태훈 모친은 사망했고 동생은 재판이 끝난 뒤에 사라졌다는데 너도 알아?
오수 (죄책감과 긴장)...한 번 찾아갔었는데..만나지는 못했습니다. 근데 어떻게
아셨습니까?
반 모인호선생이 광두랑 같이 경찰서에 찾아왔었어.
오수 (굳어서 본다)
반 범인이 그 선생 앞으로 사망한 정태훈사진하고 조동섭 기사를 보냈더라구.
오수 ..그랬군요.
반 일단 용의자는 두 명으로 압축된 셈인데 문제가 하나 있어.
오수 (본다)
반 이번 사건의 동기를 언제까지 쉬쉬할 수만은 없어. 강력팀은 팀웍이
검거력이구 그러기 위해선 팀원에게 알릴 수밖에 없다.
오수 (이미 각오한 일인 듯) 각오하고 있습니다.
반 (안타깝게 보며) 어쩌면 이번 수사에서 널 제외시켜야 할지도 몰라.
오수 (긴장된 표정으로 보는)...
씬58 동사무소 앞(낮)
광두, 급한 걸음으로 걸어와 동사무소를 올려다보곤 안으로 서둘러
들어간다.
씬59 강력5팀(낮)
강력5팀 형사들 전원이 모여 있다.
오수는 착잡하면서도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고, 다른 형사들
호기심 어린 표정들이다.
반 윤대식 살해범은 검거했고 1차 진술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끝난 게 아니다.
-강력5팀 형사들 반팀장을 바라본다.
반 너희들도 알다시피 배후조정인물이 있는 감춰진 연쇄살인일 가능성이
높다.
재민 (끼어들며) 하지만 각각의 사건과 범인은 검거됐고 범인의 진술로 보면
살인지시를 받은 적도 없는 상황이라서 연쇄살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민재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배후조정자를 잡는다고 해도 지금으로선 어떤
죄도 적용하기 힘든 상황이구요.
반 그러니까 반드시 단서나 증거를 찾아야 된다.
재민 과장님은 뭐라고 하세요?
반 이 사건은 우리 팀이 전담했어. 우리 팀의 의견이 최우선이야. 그리고
수사의 첫 번째 원칙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하는 거다.
민재 동기를 알면 뭔가 실마리가 잡힐 것도 같은데.
오수 동기는 찾았어.
-형사들 오수에게 시선이 쏠린다.
재민 강선배님은 알고 계셨던 거예요?
오수 (용기를 내서) 어. 권변호사님과 대식이 죽음은 나와 관련된(하는데)
반 (말 자르며) 강형사.
오수 (보면)
반 (담담하게) 잠깐 나가 있지.
오수 아닙니다. 제가 직접 말하겠습니다.
반 (엄하게) 이건 강형사가 할 얘기가 아냐. 나가 있어.
오수 (보다가...침통한 기분으로 밖으로 나간다)
-민재, 재민, 다른 형사들 영문을 모르겠는 표정으로 오수를 본다.
반 ...
씬60 경찰서 한 곳(낮)
착잡한 심정으로 밖으로 나와 서는 오수, 길게 숨을 내 쉬면서
얼굴을 손으로 쓸어내리는데 승하가 앞에서 걸어온다.
오수 (승하를 본다)
승하 (다가와 서더니) 마침 잘 됐네요. 김정연씨 면담을 강형사님께
부탁드릴까 했는데.
오수 (보는)..
씬61 동사무소 앞(낮)
광두, 굳은 얼굴로 밖으로 나온다. 잠시 멈춰 서서 후우 긴 숨을
내 쉬었다가 손에 들고 있던 정태훈의 재적등본을 들여다본다.
(내용은 보이지 않은 채) 광두, 뭔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듯 심각한
얼굴로 꼼짝 않고 그대로 서 있다.
씬62 대안학교 한곳(낮)
심각한 표정으로 핸드폰 통화를 하고 있는 인호.
인호 (놀라서)...그게 사실입니까?
<화면분할>
광두 (거리 한 곳, 착잡한 심정으로) 네, 사실입니다.
인호 (착잡한 심정으로) 언제쯤입니까?
광두 정태훈 재판이 끝나고 이삼 개월 후인 것 같네요.
<인호에게 화면 오며>
인호 (잠시 말을 잃었다가)..전화 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호, 전화를 끊고는 허탈하고 쓸쓸한 얼굴로 멍하니 서 있다.
그 앞으로 옷에 먼지를 툭툭 털어내며 밝은 표정으로 걸어 나오는
수곤, 인호를 발견하곤.
수곤 안녕하세요, 선생님.
인호 (보곤)..농장은 잘 되시죠?
수곤 (사람 좋은 웃음으로) 덕분에요.
인호 저희야말로 황사장님 덕분에 학생들에게 훌륭한 급식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수곤 무슨 말씀을요. 우리 농장을 선택해주셔서 오히려 제가 고맙죠.
언제 한 번 농장으로 놀러 오십시오.
씬63 강력5팀(낮)
민재와 재민, 강력5팀 형사들 반팀장에게 오수의 얘기를 전부 들은
뒤라 당황스러운 기분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재민은 어쩐지 실망스러운
표정이다. 민재만이 오수의 기분을 이해하는 듯 걱정이 서려있다.
반 난 강형사가 사적인 감정으로 수사에 임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팀원들의 의견이 중요하고 난 너희들의 의견을 따를 생각이다.
그리고 어떤 결론이 나든 비공개 수사원칙은 반드시 지켜주길 당부한다.
씬64 타로카페(낮)
주희, 계산대 앞에 있는데 누군가 앞에 와 서며.
준표 (E) 얼마죠?
주희 (고개 들어보면)
준표 (그제야 얼굴이 드러난다)
주희 오천원이요.
준표 (돈을 내 놓으며 한쪽에 있던 타로카드에 시선 주며) 타로카드네요?
주희 (자랑스럽다) 네. 저희가 직접 제작한 거예요.
준표 서해인씨가 직접 그린 거라던데..맞습니까?
주희 (뜨악해서) 해인일 아세요?
준표 (의미 있는 미소로) 조금이요.
씬65 도서관 자료실서가(낮)
해인, 책을 배열하면서 통화중이다.
해인 나에 대해 묻고 갔다고?
주희 (F) 그렇다니까.
해인 뭐하는 사람인데?
<화면분할>
주희 끝까지 말도 안하고...니 얘기만 꼬치꼬치 묻는 거야.
해인 (긴장하는) 그래서?
주희 아무 말도 안했지. 근데 이거 강형사님한테 말해야 되는 거 아냐?
<화면 해인에게 오며>
해인 내가 알아서 할게. (미소) 걱정하지 마. (끊고 불안한 기분이 드는)...
씬66 경찰서 한 곳(낮)
승하, 정연의 접견을 끝내고 나오다 멈추고 보면, 오수가 자신을
기다리고 서 있다.
씬67 경찰서 옥상(낮)
오수 피의자가 변호사님한텐 다른 얘기 한 건 없습니까?
승하 1차 진술한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관련 증거자료를
보완해서 2차 피의자 신문조서 때는 저도 동석하겠습니다.
오수 (마땅치 않지만) 그러시죠. 한 가지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승하 (본다)
오수 소라 진술이 필요합니다.
승하 저 역시 윤대식이 제 의뢰인을 협박했다는 소라의 진술을 요청할 생각
이었습니다.
오수 물론 공식적으로 소라의 진술을 받을 겁니다. 제가 부탁드리는 건
비공식적인 겁니다.
승하 비공식적이라뇨?
오수 제가 연락을 드리면 그 장소로 소라를 데리고 나와 주십시오.
소라가 기억하는 인물과 저희가 생각하는 용의자가 동일인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승하 변호인으로서 용의자와의 직접적인 대질은 허락할 수 없습니다.
오수 직접적인 대질을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증거가 없기 때문에 소환은
불가능한 상태라서 밖에서 뵙자는 겁니다.
승하 상황은 이해하지만 소라를 보호할 장치가 없는 한 제 의견은 같습니다.
오수 그 문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협력해주십시오.
승하 (보다가)..소라의 안전만 보장된다면 협조하겠습니다.
오수 고맙습니다.
승하 헌데 용의자는 누굽니까?
오수 그건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핸드폰이 울린다. 확인하고 승하에게 고개
인사만 하곤 전화 받으며 가는) 접니다, 팀장님.
승하 (차분한 표정으로 본다)...
씬68 강력5팀(낮)
팀원들은 자리에 없고 반팀장 혼자 통화를 하고 있다.
반 네가 이 사건수사를 계속해도 좋다는 게 팀원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팀원들 생각이 전부 같지는 않았다는 건 알아둬야 할 거야.
씬69 경찰서 한 곳(낮)
오수 (짐작하고 있다)..알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팀장님.
-끊고는 어쩔 수 없이 씁쓸한 심정으로 걸어가다 모퉁이 돌려는데
들려오는 재민의 소리에 걸음을 멈춘다.
재민 (E) 제가 뭘 어쨌다고 그러세요?
씬70 경찰서 다른 곳(낮)
민재와 재민이 자판기 커피 한 잔씩 들고 서 있다.
민재 (책망하는) 니 죄를 니가 몰라서 그래? 왜 망설여? 왜?
재민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동기를 제공한 당사자를 수사에 투입하는 건
무리가 있죠. 안 그래요?
민재 난 주관적인 사람이라 그런 거 몰라. 강선배가 최고의 형사라는 것
말구는.
재민 그건 알지만 솔직히 그 얘기 듣고 나니까 어쩐지 기분이 좀 찜찜해요.
민재 (화내듯) 정당방위로 풀려난 건데 뭐가 찜찜해?
재민 제 말은 그게 아니라요.
민재 (말 자르며) 시끄러. 너 비공개 수사원칙 잊지 마. 강선배한테
괜히 티내지 말구. 안 그랬다간 내 손에 죽어.
재민 왜 그래요? 나도 강선배님 좋아한다구요. (하는데)
오수 (변함없는 태도로) 니들 여기서 뭐하냐?
-민재와 재민, 자기들 얘길 들었을까 싶어서 흠칫 놀라서 본다.
오수 지들끼리만 커피 마시고 완전 의리상실이다.
재민 (눈치 보면서) 뽑아 들릴까요?
오수 됐어, 임마.
재민 (슬쩍 자리 피하려는데)
민재 (슬쩍 재민의 옷 잡아서 세우면서 일부러 더 씩씩하게) 선배, 그 사이코
자식 잡는 건 시간문제야. 걱정하지 마.
오수 (불쑥) 니들 불편한 거 알아.
재민 (뜨끔하고)
민재 불편하긴 누가? 절대 안 불편해.
오수 (자기 말만 한다) 내가 알아서 이 사건에서 빠져야 되는 거 아는데.
난 수사를 끝까지 해야겠다. 니들이 이해해라.
재민 (미안한 마음에)...이해합니다, 선배님.
오수 (부스스 웃으며) 고맙다. (간다)
민재 (재민에게 눈을 흘기곤 오수를 따라간다)
재민 (억울한 표정으로 보다가 따라가는)..
씬71 도서관 앞(밤)
퇴근하고 있는 해인, 밖으로 나와 걸어가는데 누군가 그 앞에
와 선다. 해인, 놀라서 보면 담담한 표정의 승하다..
해인 (놀라서) 어쩐 일이세요?
승하 해인씨하고 집에 같이 가려구요.
해인 (고맙지만, 불편하기도 해서) 제 걱정 안하셔도 돼요.
승하 (담담하게) 걱정된다고는 얘기 안했어요. 집에 같이 가자고 했지.
해인 (멀뚱해서 본다)
승하 가요. (앞서 간다)
해인 (보다가 덤덤한 얼굴로 가는)...
씬72 출판사 건물 앞(밤)
오수, 혼자서 건물 앞에 멈춰 서서 건물을 바라보고 서 있다.
잠시 망설이고 있다가 마음을 다잡고 뚜벅뚜벅 안으로 들어간다.
씬73 해인의 집 앞(밤)
승하와 해인의 차가 멈춰서 있고 차 밖에 나와 있는 두 사람.
승하 들어가요.
해인 (의아한) 그냥 가시게요? 엄마가 저녁밥 해 놓으신다고 했는데.
승하 다음에요. 죄송하다고 전해 주세요.
해인 약속 있으세요?
승하 (의미 있는 미소로) 만나야할 사람이 있어서요.
해인 (웃는 얼굴로) 그럼 할 수 없네요. 바래다 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해인이 들어가고 승하는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그 모습을
보고 있다가 발길을 돌려 차로 가는가 싶더니 발길이 집 앞
한곳으로 향한다. 구석에 숨어 이들을 지켜보고 있던 구두신은
발이 슬그머니 어둠속으로 모습을 감춘다.
승하, 그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가 선다.
당황해서 보는 남자의 얼굴이 드러난다. 준표다.
승하 (담담하게) 뜻밖에 장소에서 뵙습니다, 성기자님.
준표 (당황한 채 말문이 막혀서 본다)
승하 (여유 있는 미소를 지어 보인다)
씬74 출판사 앞 복도(밤)
오수, 앞에 와 멈춰 서서 출판사 이름을 확인한다.
000출판사 이름과 더불어 ‘이슈 & 이슈’라는 이름도 함께 적혀있다.
오수, 후우 깊은 숨을 내리쉬고는 용기를 내서 문을 밀려는데
안에서 퇴근하는 출판사 직원 서넛이 밖으로 나온다.
오수 (순간 당황스러운 기분으로 사람들을 살핀다. 영철은 없는 것 같지만)
혹시 김영철씨는?
직원 (O.L. 무심히) 안에 있어요. (하곤 고맙다는 인사도 하기 전에 가버린다)
-오수, 그들을 보곤 제대로 찾아왔다는 생각에 긴장이 된다.
결심이 선 듯 이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D씬75 강력5팀(밤)
반 (놀란 얼굴로 통화하고 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씬76 술집 앞(밤)
광두 (전화하고 있다) 저도 전혀 예상 못했던 일입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만나서 얘기하죠.
씬77 출판사 사무실 안(밤)
오수, 안으로 들어오면 어두운 사무실에 영철 자리 쪽 형광등만 불을
밝히고 있다. 영철은 등을 보이고 책상에 앉아 교정에 몰입해 있다.
오수, 심장이 뛰는 기분을 느끼며 조용히 영철에게로 다가간다.
영철은 꿈쩍도 않고 자기 일만 하고 있다.
오수 ...실례합니다.
영철 (교정보던 손을 딱 멈추지만 돌아보지 않고 있다)
오수 ...영철아.
영철 (천천히 돌아본다. 움찔하는 기분으로 자리에서 일어선다)
오수 (복잡한 심정으로)...오랜만이다.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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