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S2.1
(라디오 속 앵커1) 차를 버려둔 채 음주 검문 현장에서 달아난
40대 남자 정 모 씨를 체포했습니다
남부경찰서는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 알코올 농도를 계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정 씨의 운전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인 0.187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법무부가 가상 화폐 거래소를 [휴대전화 진동음]
[라디오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이 계장)
(라디오 속 앵커1)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 화폐의 시세가 일제히 폭락했습니다
이어서 각 지역의 기상 정보입니다
(라디오 속 기상 캐스터) 짙은 안개 주의보가 계속되면서
해안선 전면 통제와 함께
이곳 통영과 주변 섬을 연결하는
아홉 개 노선의 여객선 운항 또한 전면 중단 됐습니다
이 안개는 밤사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운전하실 땐 꼭 안개등을 켜고 서행 운전 하셔야겠습니다
지금까지 해상 교통관제 센터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버튼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 네 - (이 계장) 검사님, 어디세요?
(이 계장) 총장님 거의 다 오셨다는데 주인공이 늦으시면 어떡해요
계장님, 해양 관리 공단 번호 좀 보내 주실래요?
(이 계장) 해양 공단요?
(시목) 네, 여기 출입 통제선이 끊긴 거 같은데요
다시 이어야 될 거 같은데
(이 계장) 거기 어디인데요?
(시목) 아, 여기가…
용남해안로인데
(이 계장) 용남요?
전체가 다 끊겼어요?
[인사하는 소리가 새어 나온다] 아이고, 저, 저, 총장님 오셨네
- (직원1) 안녕하십니까, 총장님 - (이 계장) 총장님, 오셨습니까
(이 계장) 얼른요, 검사님
공단 뭐, 거, 어떡할까요?
아, 됐습니다, 저는 빨리는 못 갑니다
[휴대전화를 달그락거린다]
[사이렌이 울린다]
[내비게이션 안내 음성]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경로 안내를 종료합니다
[사이렌이 울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주차 관리인) 안 들어가세요?
안 들어가세요?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사이렌이 울린다]
[안전띠를 달칵 푼다]
(경찰1) 아나, 진짜, 돌아 삐리겄네, 쯧
(여자1) 아, 우짜꼬, 사람이 죽었단다
[사람들이 계속 웅성거린다]
(경찰2) 이쪽으로 가라고! 저쪽은 갔어!
돌아 삐겠네, 진짜
그래 들어가지 말라 카면 말 좀 듣지, 좀
통제선을 이래 쳐 놔도 들가 뿌고…
(경찰3) 보트가 한 대밖에 없답니다!
(경찰4) 비싼 거라고 벗어 놓고 들어갈 정신은 있었나 보네요
- (경찰5) 이게 비싼 거야? - (경찰4) 이게 그거예요
(경찰4) 아드님이 사 달라 카던 그거 한정판 신발
(경찰5) 나 참, 이게 뭐라고 이런 건 잘 모셔 두고
하, 소지품이 될 것이냐 유류품이 될 것이냐
(경찰2) 이거 친구들 거 맞아요?
(대학생1) 네
(경찰2) 그럼 이, 요래 벗어 놓고
이짝으로 쭉 들가다가, 어?
[무거운 효과음]
[어두운 효과음]
(경찰5) 저기 있다!
[경찰2의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무거운 효과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어두운 음악]
[울먹이며] 대학 와서
(대학생1) 처음 온…
술이 너무 취해서
저, 저는 애들 나가는 것도 몰랐다가
[대학생1이 울먹인다]
[대학생1이 흐느낀다]
[대학생들의 환호]
(대학생2) 바다다! [대학생들의 환호]
야! 야! 바다야!
[대학생들의 환호]
- (대학생3) 야, 야, 야, 야, 야, 잠깐 - (대학생2) 왜, 왜, 왜, 왜, 왜, 왜
(대학생2) 아, 맞는다, 맞는다, 맞는다
[대학생2의 환호]
야, 이씨, 뭐 해, 빨리!
야! 바다야! [대학생3의 웃음]
[대학생들의 웃음]
아, 아, 차가워
[의미심장한 효과음]
[차창이 스륵 내려간다]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를 달그락거린다]
[거친 숨소리]
[대학생3의 거친 신음]
야, 승준아!
[대학생3의 거친 신음]
스, 승준아!
[사이렌이 울린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사이렌이 울린다] [휴대전화 진동음]
(이 계장) 검사님, 대체 어디세요
오셨단 게 언제인데
지금 청장님이 누구 때문에 송별회를 하는데
어차피 갈 사람이라고 이제 막 나가기로 했냐고
화 엄청 나셨어요 [자동차 시동음]
이 많은 사람들 기다리게 한다고 [사이렌이 울린다]
여보세요? 검사님
제 말 듣고 계신 거죠?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TV 속 앵커2) 국내 미세 먼지 배출원 가운데
자동차는 25% 정도를 차지합니다
차량은, 그러니까 일종의 미세 먼지 가해자이고 [와삭 베어 먹는 소리가 난다]
모든 국민은 피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된 차량 2부제는 [과자를 와삭 베어 먹는다]
효과가 뚜렷하다는 점이 이미 검증됐습니다
정부도 차량 2부제 시행을 검토하고 있지만
그런데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어떤 고민이 있는지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여진의 탄성]
(여진) 얘네 이걸 보러 여길 또 간 거야? [TV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하, 완전 제집 안방이네
[여진의 놀란 신음]
[여진의 탄성]
[헛웃음]
[여진의 한숨]
어? 아이고, 뭐야
손가락에 살쪘나
통영이면…
음…
응? 어디 갔어
(TV 속 앵커3) 다음 소식입니다
경찰청의 한 고위 간부가
검찰의 인지 사건 수사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에서 곧 소환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호근 기자의 보도입니다
(여진) 뭐야, 또
(TV 속 기자) 경찰청의 한 고위 간부가 [어두운 음악]
[음량이 점점 커지며] 검찰의 인지 사건 수사 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2018년 6월 경찰청 고위 간부 김 모 씨에게
고등학교 후배 박 모 씨가 접근해 옵니다
당시 검찰의 수사 대상이던 박 모 씨는
경찰 간부인 선배 김 모 씨에게 자신의 구속 여부를 물어 왔고
이에 김 모 씨가 아직 진행 중이던 사건의 내용을 알려 줬다는 것이
누구지? [TV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자동차들 경적] (라디오 속 앵커1) 어젯밤 음주 검문 도주자 신원이
서울 고검의 현직 부장 검사로 밝혀지면서
검찰의 도덕적 해이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대검 감찰 본부는 이에 대해
[라디오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아, 빨리 가자, 빨리 가자
(라디오 속 앵커1) 해당 부장 검사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여진의 탄식] 어젯밤 경남 통영에선
안개로 인해 해안 출입이 전면 통제 된 가운데
여행객 두 명이 음주 후 바다에 들어갔다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망자 모두 올해 대학에 들어간 신입생으로
이들은 만취 상태에서 출입 통제선을 끊고 들어갔다 [어두운 음악]
[여진이 혀를 찬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반면 관리 공단 측이
해안 출입 통제선을 잘못 설치해서 일어난
인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고 지역은 2년 전에도 부실 설치로 인해 [자동차 경적]
통제선이 유실된 적 있는
사고 다발 지역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자동차들 경적]
[카드 인식음]
안녕하세요 [문이 탁 닫힌다]
- (직원2) 안녕하세요 - (여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주임1) 아, 단장님 정보국으로 출근이라
보고할 거 있으면 정보국으로 오라셨어요
(여진) 아, 네
[컴퓨터 버튼 조작음]
[마우스 조작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라디오 속 앵커1) 어젯밤 경남 통영에선
안개로 인해 해안 출입이 전면 통제 된 가운데
여행객 두 명이 음주 후 바다에 들어갔다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마우스 조작음]
(지청장) 야, 네가 안 오면
너 송별회 해 주겠다고 모인 사람들은 뭐가 되냐?
암만 사고가 났기로 거길 왜 쫓아가
네가 죽은 애 아버지야?
얼마나 동료들을 무시했으면 본인 송별회를 엎어!
너 기다릴 사람은 생각 안 해 봤어?
[문이 달칵 열린다] (이 계장) 아이참…
(실무관) 어때요? 많이 깨지고 계세요?
(이 계장) 말해 뭐 해요
(실무관) 참 일관성 있으시네요, 우리 검사님 가는 날까지
[이 계장의 한숨]
오셨어요? [문이 달칵 닫힌다]
(이 계장) 아, 안녕하십니까
(실무관) 검사님, 이거 검사님 거예요
- 이따 꼭 가져가세요 - (시목) 고맙습니다
[휴대전화 진동음]
아, 네
(여진) 안녕하세요?
네
나도 안녕합니다
아, 예, 안녕하세요
[여진이 피식 웃는다]
(여진) 저기, 어제 해안선요
거기 관리 공단 들어가니까 전체 통제라고 나오던데
혹시 부분 개방 된 데 있었어요?
주변의 섬 중에서라도?
(시목) 왜요?
(여진) 그 익사 사고 발생 시각이 언제예요?
아, 뉴스에 너무 간단하게만 나와 가지고
그, 길게 보도는 안 될 겁니다 그냥 사고라서요
사망 추정 시각은 저녁 7시에서 8시 반 사이요
해안선은 한산도까지 전부 통제였네요
(시목) 오후 5시 40분부터요
(여진) 아…
(시목) 서울에서 같이 놀러 온 동창 셋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친구고요
부모님이 대학 입학 기념으로 차를 사 줬대요
[어두운 음악] 그래서 그걸 몰고 좀 즉석에서 오게 된 여행이었답니다
[내비게이션 안내 음성] 잠시 후 우측 한 시 방향입니다
(여진) 아, 용감하네 [대학생2가 말한다]
1학년이면 아직 초보일 텐데 그 먼 데까지
[대학생들이 말한다] 씁, 어디 되게 가고 싶었나 보다
[자동차 경적] (시목) 초보라서 산 거죠
(대학생2) 아씨, 야, 기다려 봐
(여진) 네?
(시목) 살아남은 학생이 운전자거든요
그, 오는 내내 너무 긴장을 해서 그런지
숙소에서 겨우 한두 잔 마셨는데 그대로 뻗었대요
완전히 곯아떨어져서 친구들이 나가는 것도 몰랐다고
(여진) 그러다가 혼자 잠에서 깼겠네요?
(시목) 뭐, 전화를 해도 안 받고 한참을 기다려도 안 오고
그래서 그 친구도 나가 봤다가
발견을 하게 된 거죠
[의미심장한 효과음] (여진) 뭐를?
(대학생1) 승준아, 원일아!
승준아!
원일아!
(여진) 아이고
왜 안 물어요? 왜 이거저거 묻는지
그러게요, 왜 이것저것 물으세요?
[여진의 웃음]
(여진) 그 통제선이
부실 설치도 아니고 죽은 애들이 뽑은 것도 아닐 가능성은?
그 시각에 해변에서 찍힌 사진이 있어요
[어두운 음악]
내가 원래 팔로우 하던 데인데
사진 올린 시간이 한 8시쯤 지나서 같아요
실제로 찍은 시간은 알 수 없지만
(경찰5) 아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느라 고생이네
저런 약해 빠진 걸로 하니까 날아가지
(경찰4) 1년에 한 번 쓸까 말까 하는 건데
돈이 있어야 좋은 걸로 하죠
(여진) 거기 통제선에 혹시 주황색 끈에
무슨 빨간 글씨 같은 거 달렸어요?
전체 출입 금지던데
[여진의 의아한 숨소리]
어디서 그렇게 통제선이 없는 해변을 발견했을까요
그 사진 속 커플은?
왜 삭제했을까요?
뭐, 올리고 지우고는 자기 마음이지만
사진 올린 지 한 시간이나 지나서
그것도 세 개를 한꺼번에?
경찰 발표대로 익사한 학생들이
통제선을 자기 손으로 끊고 들어간 걸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펜션에서 술 마실 때부터 죽은 두 친구는
(시목) 여기까지 왔는데 바다는 꼭 봐야겠다고 계속 그랬다네요
뭐, 그랬을 수 있죠
그 젊은 피에 '이런 통제선 따위' 그랬을 수도 있죠
(여진) 그 경우라면
통제선을 훌쩍 뛰어넘었을까요? 아니면 꼭 끊어 냈을까요?
사진 속 커플이 어떤 이유로 일부러 선을 잘랐다고 해도
학생들이 물에 들어간 게 먼저인지
커플이 선을 자른 게 먼저인지 하는 문제가 남네요
알겠습니다, 알아볼게요
네
(여진) 아, 검사님
네?
(여진) 이거 담당이세요? 이거 검사님이 하실 거예요?
아니요, 전 곧 이동이라 배당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여기선 음주로 인한 익사 사고는 매년 있어서요
뭐, 조서가 넘어와도 금방 처분될 걸로 보이는데요
아…
근데 자세히 아시네
(여진) 동네가 좁아서 그런가?
아, 예, 뭐, 그런가 봅니다
(여진) 알겠어요, 고생하시고요
네 [통화 종료음]
[컴퓨터 알림음] - (시목) 저… - (실무관) 어? 검사님
(실무관) 어제 송별회 못 한 대신으로
오늘 점심을 전체 다 같이 하시자는데요?
청장님이
아, 그, 청장님이 검사님 보내기 진짜 아쉬우신가 보다
그렇죠?
[피식 웃는다] [실무관의 웃음]
저, 해안 출입 금지 언제 해제죠?
그, 12시를 기해서 한다고 했으니까 이제 곧 해제되겠네요
저 점심 전에 옵니다
(실무관) 아, 검사님
검사님
[문이 달칵 여닫힌다] [실무관과 이 계장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여진) 어젯밤 혹시 통영에서
[고민하는 신음]
(여진)
(여진) 관심 있으면 답장 주세요
(남자)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여진)
[키보드를 탁 누른다]
[재촉하는 신음]
[여진의 짜증 섞인 신음]
[휴대전화를 달그락 든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장 형사님
왜, 왜, 왜, 뭐 뭐 또 반가운 척을 해요, 예?
높은 데 가셨으면 높은 일이나 하시지
[힘주는 숨소리]
아, 그거 시간 되게 잡아먹던데
(건) 아, 공조 요청을 해도
그 계정 주인은 한참 있다 알려 주더라고요, 그때도
"법적 공조 요청 공조 수사를 요청합니다"
안스타 본사에 직접 요청해도요?
링크가 뭐예요?
[키보드를 탁탁 치며] 예
[건의 힘주는 숨소리]
(건) 에헤, 참
아, 이 양반 아직도 이런 거 보시네
에헤, 씁
[옅은 신음]
[한숨]
이 헬스장 되게 비싼 데 같은데요?
요, 요 세 번째 줄에 있는 거
(여진) 그러게요?
[마우스 조작음]
어디 호텔에 있는 피트니스 같죠?
- (건) 아이, 깜짝이야 - 왜요?
아, 뭔가 했네 그, 보통 얼굴도 아니고
(건) 그거를 여기다가…
- 뭐 하냐? - (여진) 팀장님!
- 한여진이? - (건) 예
뭐 하는 거야
아참
(건) 무슨 일이에요? 우리 뭐 찾는 거예요, 지금?
(윤수)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윤수가 노트를 탁 내려놓는다]
저, 팀장님
(건) 통영에서 애들 죽은 거
사고가 아니라 사건일 수 있다는데요?
(윤수) 뭐?
[긴장되는 음악]
씁, 이 사람이 여자 친구도 있는데
완전 스토커시네
여자 친구도 알아요?
팔로우 오래 하면 다 그렇지
(여진) 어
여기 댓글의 myk8576이 여친이에요
그새 왔네?
밤새 달려서
[건이 숨을 들이켠다]
(건) 계속 나오는 거 보니까
이게 자기 차 같은데
외제 차 같은데?
[건의 한숨]
(건) 7
이거, 이거 이거 3일까요, 8일까요?
- (윤수) 씁, 3? - (건) 3?
(윤수) 씁, 야, 근데 말이야
이 여자 청담동 사나 본데?
집 근처 카페라고 해서 찾아보니까
이거 청담동이야, 이거
그럼 거기 사는 거 아닐 수도 있어요
뭐야
아, 여기 봐 봐, 여기, 여기 자기 집 앞에서
- 이렇게 쓰여 있잖아 - (건) 에이
딴 데 사는 애들이 괜히 강남 가서 자기 집인 척해요
(건) 이런 건 있어 보이기만 하면 되니까
여기 윈터스 호텔 피트니스네
윈터스요?
아, 그, 회원권이 1억이 넘는다는 그 말도 안 되는…
여, 여, 여기 있다
- (건) 04 - (윤수) 뭐?
윈터스 호텔 피트니스 회원
차 번호 뒷자리 0437
(시목) 사진 속 커플이 어떤 이유로 일부러 선을 잘랐다고 해도
학생들이 물에 들어간 게 먼저인지
커플이 선을 자른 게 먼저인지 하는 문제가 남네요
[여진의 옅은 신음]
(건) 아니, 여기 회원 차량 번호 등록돼 있잖아요
- (매니저) 죄송합니다 - (건) 아, 협조 좀 해 줍시다
(건) 아, 서로 이렇게 막 부드럽게 가면 얼마나 좋아요
회원 정보는 알려 드릴 수 없습니다
(건) 하, 그럼 나 한번 보기만 할게요 한 번만, 조금만 볼게요
[매니저가 제지한다] 그냥 그럼 잠깐만 차, 차량 번호만 확인하면 된다니까
(매니저) 아, 예, 잠시만요, 예
저희 클럽 오셨습니까?
안녕하세요
(여진) 본청 특수 수사국에서 나왔습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협조가 안 되는 모양인데
씁, 전면 수색이 나으시겠습니까? [매니저의 옅은 한숨]
회원 전체 명단 수색 영장 필요하시죠?
- 아니… - (건) 아, 잠깐만요
(건) 아, 설마…
아, 말도 안 돼, 진짜
아, 본청에서도 이 사건을 주목하고 있습니까?
아유, 특수 수사국이면 저희는 빠지겠습니다
아유, 괜히 골치 아플 뻔했네
특수 수사국?
(여진) 뭐, 호텔 측의 입장이 있으니까
그럼 저희도 공식 절차를 밟기로 하죠
- (매니저) 아, 저기… - (여진) 회원분들께는
(여진) 여기서 나간 개인 정보는
이번 사건 한정으로만 쓰일 거라고 알리셔도 됩니다
아, 자, 잠깐만요, 예
(매니저) 잠시만요
[한숨]
이야, 본청발 죽이네
나도 거기나 갈걸
[건의 신음] (여진) 뭐래
아, 아파, 씨
[갈매기 울음]
[의미심장한 음악]
(인부) 거기 건들지 말아요!
[인부의 성난 신음]
(인부) 아, 저…
거, 뭐 하는 양반이…
아까부터 참말로 미치겠네
놔두라고요!
그거 건들지 말아요!
어, 뭐꼬?
[인부의 당황한 신음]
아이고
불 좀 빌릴 수 있습니까?
[라이터가 탁 켜진다]
[통제선이 타닥대며 탄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예, 계장님
어제 익사 사건 어느 방으로 갔는지 확인해 주세요
[새가 지저귄다]
[초인종이 울린다]
[초인종이 울린다]
아, 언제쯤 들어오려나?
(여진) 그러게요?
어째 파견이 좀 길어져요?
뭐, 이러다 어느 날 갑자기
'야, 짐 싸서 너희 집에 가' 할 수도 있죠
어디까지나 파견이니까
[헛웃음]
아이고, 옛날 생각 나네 경감님이랑 이러고 있으니까
아이고, 시간이 참
(건) [흥얼거리며] 시간이 빨라요
빨라요
빨라요, 빨라요 [여진의 웃음]
그래서, 그 짐은 언제 쌀 거 같은데요?
(여진) 아휴
뭐
말로는 맨날 8부 능선 넘었다지
그러면서 질질 끈 게 2년째야
아니, 뭐, 우리는 수사권 조정 때문에 만들어진 팀인데
아니, 밥값은 하게 해 줘야 될 거 아니에요?
공무원이 일하겠다는데
밥값이야 하죠
혁신단에서 개혁안을 몇 개를 내놨는데, 그동안
아니, 그럼 뭐 하냐고요, 응?
검찰이랑 뭐, 얘기가 돼야지
(여진) 걔들 들은 척도 안 해
아, 그냥 경찰이 수사권 다 갖는 걸로 해서 국회 넘겨요 [휴대전화 진동음]
어차피 검찰하고 쥐어뜯으면서 대가리 모아 봤자
국회에서 커트하면 끝인데
- 팀장님? - (건) 예
찾아요?
(건) 아이, 뭐, 언젠 안 찾아요?
맨날 '장건, 장건' 그러면서
아, 근데
이게 입증이 되려나?
어차피 그놈이 통제선을 없앴다 쳐도
사람 죽은 거랑은 상관없을지도 모르는데
기껏해야 시설물 훼손 정도지, 뭐
뭐, 본인이 제일 잘 알겠죠
'기껏해야'인지
아니면 우릴 보면 '아, 올 게 왔구나' 할지
(건) 아, 계정에서 지웠어도
그 안스타에서 봤단 사진들은 핸드폰에 남아 있을 텐데 [휴대전화 진동음]
아유, 씨
아, 어떡해, 바쁜데 나 때문에
아니에요 [휴대전화 벨 소리]
(여진) 어, 잠깐만
네
단장님이요?
예, 갈게요
(건) 그래, 뭐, 저녁에 들어오겠죠, 뭐
(여진) 아, 내가 할게요, 신경 쓰지 마요
(건) 아, 신경 다 쓰게 해 놓고 맨날 신경 쓰지 말라 그러고
[건의 헛웃음] [차 문이 탁 닫힌다]
[타이어 마찰음]
[흥미진진한 음악]
[타이어 마찰음]
[안전띠가 달칵 풀린다]
[타이어 마찰음]
운전을 개가 하나, 아유
[타이어 마찰음] [차 문이 탁 열린다]
(건) 잠깐만요!
아유, 수고하십니다 그, 이용호 씨? [차 문이 탁 열린다]
- 누구세요? - (건) 용산서에서 나왔습니다
(남자) 네?
(건) 어젯밤에
통영 계셨죠?
[침을 꿀꺽 삼킨다]
[피식 웃는다]
왜 그러세요?
뭐 잘못됐습니까?
왜 잘못됐냐고 묻는 건데요?
[라이터를 탁 여는 소리가 난다]
(건) 통영엔 왜 가셨어요?
- (남자) 놀러요 - 왜, 왜 통영까지 놀러 가서
하루 만에 올라왔어요? 그것도 밤새워서
(남자) [헛웃음 치며] 뭐 하자는 거야, 이거
왜 남의 뒷조사를 해요?
아유
뭘, 뒷조사는 무슨
[의미심장한 효과음]
(건) 그 사진 잘 나왔던데요?
특히 난 그게 좋던데
그, 쫙, 안개 사진
[남자의 힘주는 탄성] [여자2의 환호]
[남자와 여자2의 웃음]
뭐야, 이씨
- (여진) 왜 뽑았어요? - 안 뽑았어요!
[어두운 음악]
[지퍼를 직 내린다]
(건) 용산경찰서 강력 팀입니다
[남자의 한숨]
[지퍼를 직 올리며] 통영 용남해안로 익사 사고와 관련해서 여쭐 게 있으니까
같이 서로 가 주시죠
내가 왜 가
임의 동행 거부하시죠?
(건) 그럼 벌써 증거 삭제한 전력도 있고 하니까
이 자리에서 현행 체포 후에 영장 청구하겠습니다
(여진) 임의 동행 시에는
수사 관서에서 6시간을 초과해 머무를 수 없으며
원하실 땐 언제든 귀가 가능합니다
현행 체포 후에 영장 청구, 임의 동행
둘 중 어느 것으로 하시겠습니까?
[한숨] 씨…
(여진) 장 형사가 데려갔으니까 거기로 하세요
나는 지금… 이따요!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건) 통제 중인 바다에 들어가셨죠?
(남자) 아니요
(건) 거, 사진 찍었잖아요
(남자) 바다에 들어가지 말랬지 모래도 밟지 말랬어요?
사람 빠져 죽은 거 알았죠? 둘이나
아니요
[건의 한숨]
(윤수) 0437 차 주인 맞아?
(건) 예
(윤수) 아, 포샵을 얼마나 했길래 사진하고 상판이 완전 딴판이야?
(상원) 요즘은 포샵 안 해요, 어플로 찍지
(윤수) 어플 한 백 개는 썼나 보다
[건의 웃음]
뭐
하, 자, 그, 통제선 끊었죠?
다른 사람이 다칠 수 있을 거란 생각 안 들었어요?
[헛웃음]
(남자) 아닌데
우리가 봤을 때도 벌써 끊어져 있었는데
아, 딴 놈이 그랬겠죠
[건의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너 라이터로 지졌구나?
[긴장되는 음악]
[옅은 한숨]
[픽 웃는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어, 아빠, 난데
나 변호사 하나만
오늘 새벽부터 현재까지 포털 메인에 올라온 경찰…
[노크 소리가 들린다]
(여진) 죄송합니다 [문이 달칵 닫힌다]
죄송합니다
[거친 숨소리]
[여진이 숨을 후 내뱉는다]
(빛) 얼마나 중요하고 긴급한 일이었는지 들어 봅시다, 한 주임
(여진) 아, 저…
죄송합니다, 강력반 일이었습니다
(빛) 돌려보내 줄까?
아닙니다
지난날이 그리운데?
아닙니다, 네, 죄송합니다
(주임1) 예, 그, 오늘 새벽부터 현재까지 포털에 올라온 경찰 관련된 기사만
총 세 건인데요
제일 먼저 뜬 기사 제목이
'범인 신상 공개 오락가락하는 경찰'입니다 [어두운 음악]
(빛) '경찰의 신상 공개 기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소란스럽다] [카메라 셔터음]
'사건의 기준이 아닌 피의자의 상황에 기준을 맞춘 신상 공개 결정은'
'누구를 위한 결정이었냐는 것이다'
(주임1) '강남경찰서, 유흥업소와의 유착으로 5년간 징계 11건'
이게 한 시간 후에 뜬 기사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빛) '장기 행방불명 담당 경찰은'
'전문성도 행방불명인가'
(주임1) 확실히 경검 간에 수사권 싸움이 시작된 다음부터
우리 경찰한테 부정적인 기사가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검사들이 흘린 게 아니라면 알기 힘든 디테일들이 기사마다 있고요
(빛) 장기 행방불명 이거 완전 기획 취재네
씨, 이것들이 진짜, 쯧
- 아, 그래서, 걔네는? - (주임2) 아, 예, 그
어제 고등 검사 하나가 단란 주점에서 만취해서
(주임2) 남의 방에 잘못 들어갔다 싸움 난 게 하나 있고요
또 하나는 2년 전 거긴 한데
대구에서 토지 개발 공사를 수사하던 수석 검사가
친척 명의로 땅을 대거 사들였습니다
나중에 그 땅은
토지 공사에서 개발하면서 몇십 배로 뛰었고요
주점에서 싸움 난 건 어느 정도인데?
주먹질이 오갔고 상대방들은 지구대까지 갔는데
검사는 풀려났습니다
[빛의 고민하는 신음]
(빛) 땅 투기한 대구 검사 내용 보강해서 넘겨
대구 지역 신문에 먼저 실린 걸
메인 미디어에서 퍼 온 것처럼 하고
기사 나오는 대로 추천 수, 조회 수 올려서
- 메인에 뜨게 해 - (주임2) 네
(빛) 그리고 이 기획 기사는 기자한테 직접 물어봐
'누가 어떤 떡밥을 던져 줬길래 여태껏 잠자코 계시다가'
'이제 와서 기획으로 팔 생각을 하셨느냐'
'기획 기삿거리가 필요하면 우리도 줄 게 많다'
'검찰에 대한 것도 받아먹을래?'
'한쪽만 편식하다 급체할래?'
- (빛) 대답 가져와 - (주임1) 네
그리고 성문일보에서 기획 기사를 시리즈로 내놨어
1차 기사는 내용만 보면 우리랑 큰 상관 없어
(빛) '주식회사 한조 이연재 회장이'
'자기 남편 생전 행적을 몰랐을 리 없다'
'남편 움직여서 아버지, 이복 오빠 다 쳐내고'
'이연재가 회사를 먹었다'
뭐, 이게 1차 기사야
근데 1차가 있으면 2차도 있겠지?
뭐래?
(여진) '당시에 황시목 주임 검사가 TV에 나와서'
'고 이창준 검사에 대해서 한 말은'
'제 식구 감싸기를 위한 연극에 불과했으며'
(여진) '이는 고인이 죽기 전 후배였던 황 검사랑 뒷거래를 했기 때문이다'
2차 기사는 이 내용으로 갈 것으로 보입니다
(부장) '미화된 죽음'으로 바꾸라고
(여진) '어차피 막다른 길에 몰렸으니 이창준은 죽음을 택하는 대신'
'자기 부인은 건드리지 말 것과'
'자길 영웅으로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하고 자살했다'
'황 검사는 한조 자료를 받는 대가로'
'검찰 출신 살인 교사범을 우국지사로 둔갑시켜 줬다'
들었지?
우리로선 나쁠 거 없어
사실이 아닙니다, 단장님
그건 당사자 소관이고
우린 결과만 따먹으면 돼
저도 당사자입니다
그러니까 너한테 맡긴 거지
(빛) 감정을 개입시키라는 게 아니야
저희가 지금까지
언론에 제공한 검찰 관련 기사가 전부 거짓이었나요?
(여진) 음주 운전 안 한 검사를 했다고 했나요, 저희가?
당장은 구미가 당길지 몰라도 어디까지나 가짜 뉴스입니다
그럼 한 주임은 무슨 기사 가져왔는데?
(여진) 관악구 경찰이 망막이 찢어진 아이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도로가 꽉 막혔는데도 지체 없이 움직여서
실명을 면했답니다
내용은 좋은데 임팩트는 없다
(여진) 아…
울산 경찰이 14년 만에 아들을 찾아서
어머니 품으로 돌려보내 준 일도 어제 있었고요
장기 행방불명 비판 기사에는
이런 것이야말로 대응책이 아닐까요?
해라, 하지 마라 맞불을 놓기보다는?
그걸 네가 결정하시게요?
죄송합니다
난 당분간 정보국으로 출근할 거야 여기 관리들 잘해
(함께) 네
[문이 달칵 열린다]
다신 늦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 단장님 [문이 달칵 닫힌다]
(빛) 응
[문이 달칵 닫힌다]
예?
아니, 왜 벌써 놔줬어요?
변호사 뭐, 누군데?
(건) 오…
오 뭐더라? 잠시만요
'오주선'?
따끈따끈한 부장 판사 출신이래요 [명함을 탁 버린다]
에이, 쫑 났어요
(건) 뭐, 강력 범죄도 전관이 끼면 우습게 끝나는데
이건 뭐, 줄 좀 끊은 거 가지고 판사 출신이 달려들었으니
(윤수) 해도 송파서에서 하라 그래
남자애 사는 데가 우리 관할도 아니더구먼
[한숨] 아참
그 사진은 내가 통영에 보내 줬어요
바닷가에서 찍은 거
내가 그거 받아 내는 데도 한참 걸렸다고요
[어두운 음악] [마우스 조작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라이터를 탁 여는 소리가 난다]
(실무관) 검사님
[의미심장한 음악]
[숨을 들이켠다]
실무관님
(시목) 이거 303호에서 맡기로 했다는데
조서에 몇 가지 추가할 게 있다고 그 방에 전해야 할 거 같은데요?
(실무관) 네
(시목) 일단 희생자가 흡연자인지
[실무관이 펜을 달칵거린다] 아니어도 선을 끊을 만한 불을 몸에 지니고 있었는지
이 사진의 커플이 여기 숙소를 예약하고 왔는지
원래는 몇 박 며칠로 하고 왔는데
희생자가 나온 걸 보고서 중간에 취소하고 나간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하루짜리로 예약한 건지요
(실무관) 네
(시목) 관련자 거주지가 전부 서울이라 서울로 촉탁될 겁니다
그쪽은 여기 지형지물을 전혀 모르니까
조서가 매우 상세해야 한다고 전하시고요
아
사진의 이 남자가 그날 술이 많이 취해서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니까
음주 운전도 추가하라고 하세요
그날 밤으로 운전해서 서울로 왔으니까요
(실무관) 네
통제선 없이 찍힌 사진의 정확한 촬영 시각은
(시목) 용산서에서 알려 주는 대로 넘길 테니까
사망 추정 시각이랑 같이 비교 적시 요청하라고 하시고요
- 그, 용산서요? - (시목) 네
뭐, 스타트는 거기서 끊었는데
뭐, 송파서로 옮겨지겠죠 피의자가 그쪽이니까요
(시목) 계장님은 303호에 양해 구해서 카피본 남기시고요
어, 제가 간 다음에도 진행 상황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원주지청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실무관) 그, 범행 동기란은 일단 비워 두라고 할까요?
그건 아직 안 나왔죠?
인생 사진
남기려고 했답니다
(이 계장) 염병, 씨
(여자2) 아, 미쳤어, 미쳤어 아, 사진을 주면 어떡해!
(남자) 아이씨
벌써 경찰이 다 보고 몇 장인지도 알던데
거기서 빼면 나만 더 이상해지지
그리고 우리가 뭘 잘못했는데!
(여자2) 사진에 너만 찍혔어?
나도 있는데 난 지웠어야지
[주선의 헛기침] (남자) 널 어떻게 지워
왜 지워, 널
그거 촌스럽다고 계속 찡찡댄 게 누군데, 씨
아, 이 미친 새끼 자기가 뽑아 놓고 나한테 지랄이야!
아, 잠시만요
두 분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에요
(주선) 나한텐 숨기시면 안 됩니다 [여자2의 한숨]
두 분 그때 해변에서 그 학생들 봤어요?
(남자) 아니요
그때 개미 새끼 한 마리 없었잖아
(여자2) 어떻게 알아?
개미 새끼 있었어도 안 보였어 안개 때문에
거기서 혼자 살아남은 학생 있는 거 아시죠?
(주선) 만약에 걔가 경찰한테 두 분을 봤다
경고판 뽑는 걸 내 눈으로 봤다 증언하면
이거 아주 복잡해져요
남이 뽑아 놓은 데서 사진만 찍었다 하는 거하곤
완전 딴 얘기가 됩니다
(여자2) 아씨, 진짜, 씨
- 우리 봤을까? - (남자) 아씨
(주선) 빨리 학생 만나서 합의하시죠
경찰이 먼저 이것저것 캐묻기 전에
(여자2) 저, 합의가 될까요? 친구가 둘씩이나 죽었는데?
자기 자식 차로 치어 죽인 사람하고도 되는 게 합의예요
변호사가 왜 있습니까?
(남자) 그럼, 언제는 안 됐어?
[남자가 픽 웃는다]
(여자2) 아, 얘 말하는 것 좀 봐? [남자의 한숨]
[리드미컬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술이 떡이 되게 마셨다며요
너희들이 경고판 있다고 뭐, 안 들어갔겠어?
(남자) 어디서 희생자 코스프레야?
너만 충격받았어?
그러기로 말하면 나야말로 피해자야!
- (주선) 좀 조용히 좀… - (남자) 알았어요
(남자) 너희들이 술 처먹고 물에만 안 빠져 죽었어도
나는 평생 경찰서 갈 일이 없다고
너는 책임 없어?
혼자 곯아떨어지지 말고 친구들 지켰으면 됐잖아
못 들어가게 말렸으면 걔들 안 죽었잖아
걔들을 봤으면 당신네들도 말렸으면 되잖아요
(남자) 와, 이 새끼 이젠 무슨 우리더러…
잠깐만요
[여자2의 한숨] (주선) 어, 그러니까 김후정 씨는
어제 이 두 분을 못 봤네요? 그렇죠?
못 봤으니까 하는 소리죠?
김후정 씨는 숙소에 한참 있다가 나왔죠?
제가 봤으면 이쪽도 저를 봤을 거 아니에요
그럼 저 말고 이쪽한테 물으시지 왜 저한테 이러세요?
(남자) 얻다 대고 이쪽저쪽이야? 이마에 피도 안 마른 게, 이씨
(주선) 좀 조용히 좀 합시다
지금부터 내가 말합니다
[남자의 한숨]
김후정 씨, 내가 변호사가 아니라 [어두운 음악]
아버지뻘 되는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말하는데
이거 깊게 들어가기 시작하면 김후정 씨도 방조죄예요
- 내가 방조죄요? - (주선) 댓글 안 봤어요?
(주선) 지금도 이렇게 죽는 건 민폐다 친구는 뭐 했냐고
악플이 얼마나 많은데
[대학생1의 한숨]
어제 통영에서 김후정 씨
이 두 분 못 봤죠?
'봤냐', '아니냐'로 대답할래요?
못 봤습니다
[문이 탁 열린다] [여자2의 헛웃음]
[문이 탁 닫힌다]
(여자2) 참, 진짜…
이건 꺼내 보지도 못했네
자기만 손해지, 뭐
새끼 나중에 말만 바꿔 봐
[헛기침]
이제 들어가실까요?
(주선) 판사 시절에 만났으면 저것들, 아유
[사이렌이 울린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재용) 응
(빛) 부르셨습니까?
[문이 탁 닫힌다]
(재용) 검찰에서
정보국장 기어이 소환해 가야겠대
아휴
그놈들 저의야 뻔하지만
대외적으로는 경찰청 정보국장이란 사람이
진행 중인 수사 기밀을 후배한테 흘린 게 사실로 판명 났으니까
더 이상 줄다리기는 불가능해
부탁드립니다, 저희 국장님
수사국에서 데려가 주세요
[어두운 음악]
그게 뭔 소리야?
(재용) 나더러 자네 국장을 체포하라고?
정보국장에 대한 또 다른 사안을 수사국에서 포착했다고 해 주세요
그래서 경찰청에서 자체 진상 조사 하기로 했다고
(재용) 가뜩이나 사면초가인 사람한테 다른 죄를 또 씌우자는 거잖아
나중에 아니라고 하면 되잖아요
조사해 봤더니 아무것도 없다고
(빛) 일단 검찰이 데려가는 걸 막고 그사이에 저희가 방법을 찾아야죠
[헛웃음]
검찰 놈들이 그러라고 하겠어?
(재용) 죄목이야 귀에 걸든 코에 걸든
수사권 안 내주려고 짱돌 던지는 건데
(빛)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한 가지만 더 부탁드릴게요
뭘 또
국장님이 청장님한테 건의해 주세요
[흥미진진한 음악]
'경검이 만나라'
(빛) '양측이 직접 대면해서 수사권 조정해라'
이걸 청장님이 직접 법무부 장관한테 제의하시라고…
안 돼
경검은 개혁의 대상이지 개혁의 주체가 아니야
당사자죠
개혁의 당사자
'경찰은 무능하고 부패해서 수사권 가져갈 자격 없다'
(빛) 검찰이 이거 각인시키려고 짱돌 던지는 건데
조정 문제 여기서 못 끝내면
검사들이 청장님은 안 건드리겠어요?
합의가 되겠어?
뭐, 경검이 만난다 한들?
(빛) 안 만나면요?
합의되게 할게요
합의안 만들게요
네?
[한숨]
[재용의 한숨]
[새가 지저귄다]
[휴대전화 벨 소리]
[시목이 이불을 툭 내려놓는다]
(시목) 예, 계장님
(이 계장) 검사님, 다음 주 출발이시죠?
그, 뭐, 도와드릴 거 없나 해서요
- 없는데요 - (이 계장) 예
(이 계장) 검사님 뵌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나 지나고
- (이 계장) 참 시간 빨라요 - 네
(이 계장) 근데요, 검사님
그, 해안가 사건요 처분 났던데요?
- 벌써요? - (이 계장) 예, 불기소요
그거 어제 서울로 넘겼다고 하지 않았나요?
[이 계장의 한숨]
(이 계장) 그래서 저도 뭐 이런
번갯불에 콩 구워 먹기가 다 있나 싶네요
[어두운 음악] [통화 종료음]
[마우스 조작음]
(시목) '혐의 없음'
'죄가 안 됨'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긴장되는 음악]
[남자와 여자2의 웃음]
[카메라 셔터음]
(대학생1) 승준아!
승준아!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펜을 탁 내려놓는다]
[대학생들의 환호]
[비밀스러운 음악]
(빛) 전관 출신 변호사가 맡은 지 불과 며칠 만에 사건이 종결된 것
[카메라 셔터음] 이게 대한민국 검찰의 현실입니다
(원철) 쇼를 하고 있네
(동재) 처음 뵙겠습니다 의정부지검 서동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 계장) 검사님, 잠깐 거기 좀 계셔야겠는데요
제가 통영에 남습니까?
(시목) 안녕하십니까, 단장님 황시목이라고 합니다
(태하) 검경 협의회가 구성될 거야
(연재) 황시목이 대검 검사가 됐나 보네?
(동재) 왜 길에서 발생한 흔한 질병 사망을 덮어야 했을까요?
저하고 황 프로한테 같이 맡기시려는 거라면
(시목) 어떤 일을 맡기시려고요?
(원철) 이 일은 무조건
우리 고유 권한을 무조건적으로 사수할 사람이 필요해
(여진) 경검 협의회 참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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