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S2.2
(경찰) 주인은 아파트 살고
그, 여기는 옛날 집인데
그, 펜션이라 해가 그냥저냥 저, 뭐
빌려주고 그런다 카데요
이, 주인이 같이 사는 데 같으면
그, 학생들 나가는 소리를 그날 들었을 낀데
아, 성수기 땐 여기도 꽤 복작복작하거든예
근데 그날은 뭐, 날은 춥지
안개는 끼가 목격자도 없고
아, 그래도 소리라도 들은 게 어딥니까 그게 다행이지
그게 어딥니까?
(경찰) 저 집 할매가 혼자 사는데
8시 드라마를 볼라 카는데
뭐, 밖에서 뭐, 어쨌니 저쨌니 소리가 났다 안 합니까
뭐, 학생들이 나가면서 뭐 '바닷가다!' 으쌰으쌰 했겠죠
그걸 조서에 쓰셨습니까?
아, 그럼요 그거 안 쓰면 제가 뭘 씁니까?
(경찰) 방송국에선 3월 7일 드라마가
저녁에 그 8시 6분에 시작했다고 하니까
학생들이 물에 간 거는
예, 확실히 그 서울 것들이 통제선을 끊어 먹은 다음이죠
뭐, 펜션에서 바닷가까지야
뭐, 발로 가도 2, 3분이면 뭐 뒤집어쓴다 아입니까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예, 낮에 전화드린 통영지청인데요
류시영 검사님 아직이십니까?
아니, 아까는 오늘 휴일이어도 출근하신다고 하셨잖아요
(시목) 저, 죄송하지만 류 검사님 번호를 좀 주시죠
그럼 제 번호를 알려 주시겠습니까?
예, 지금 찍힌 번호요
지금 바로 전달해 주십시오
[통화 종료음]
[종이를 사락거린다]
[TV 뉴스가 흘러나온다] (여진) 아, 맛있겠다
(TV 속 앵커) 최 회장 연임 반대 의결권 행사 권유
주주 총회 참석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의 진행 정보를
사건 관련자에게 몰래 흘려 준 경찰 고위 관계자가
경찰청 정보국장인 김명한 치안감으로 밝혀졌습니다
대검찰청은 방금 전 발표를 통해
김명한 정보국장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여진의 옅은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집에서 오는 거야?
(여진) 네
혁신단에도 무슨 일 있어?
(여진) 아니요 거긴 아무도 없는 거 같던데요?
근데 왜?
아…
괜찮으신지 여쭈려고 했는데
괜찮으실 리가 없을 거 같아서요
(빛) 본청 정보국장은 지휘관의 지휘관이야
전국 스무 명 가까운 치안감 중에서도 최고의 요직
(여진) 예
정보국장이 올린 밀봉 보고서는
청와대에서도 단 한 사람만 열어 볼 수 있었어
(빛) 그래서 더 검찰의 타깃이 되기 쉬워
(여진) 방금 국장님을 데려간 사람들은 검찰이 아니라 저희 층 직원들인데요
수사국요
대검에서 소환해 갈 거라고 발표가 났는데
왜 우리 수사국에서…
(빛) 정보국장님이 그런 말씀 하신 적 있어
2011년도에도 경검이 부딪칠 일이 많았는데
회의 가서 딱 앉는 순간에
맞은편의 새파란 검사가 국장님한테 그러더래
'세월 참 좋아졌어요'
[어두운 음악]
뭐, 물론 옛날얘기야
요즘 젊은 검사들은 예의도 바르고 공손하지
그런다고 걔네들이 국장님 끌고 가게 둬?
국장님 소환은 그쪽 일하고는 별개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 세상에 완전 별개 같은 건 없어
넌 어떻게 할 거야, 한 주임?
- (여진) 네? - 내가 잡혀가면 넌
두고 봐?
어떻게도 안 할 거 같습니다
단장님을 누가 잡아가요? 죽으려고, 쯧
- 난 당분간 정보국 수습할 거야 - (여진) 예
혁신단 일은 뭐든 즉시즉시 보고해 아주 작은 것도 반드시
예
[문이 달칵 여닫힌다]
[헛기침]
[어두운 음악] [통화 연결음]
안녕하세요, 우 부장님
가뜩이나 안녕 못 하시다니까 제가 일을 좀 덜어 드려야겠네요
저희 국장님 당분간 거기 못 가십니다
가로채기라니요
경찰이 자정 노력에 매진하여
진상 조사 하겠다는 겁니다
어쨌든 전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진동음]
(여진) 아…
음…
'검사'
흠…
[통화 연결음]
왜요
불기소요?
- 벌써? - (시목) 예
그, 시설물 파손은 인정되나
그 행위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예견할 수 없었다는 게 처분 이유입니다
이야, 그 사람 진짜 직방이네
오주선이라고 알아요?
(여진) 부장 판사였다는데, 고등 법원
[문이 달칵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 변호사입니까? - (여진) 아니 [문이 탁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스위치가 달칵 켜진다] 입증 어려운 건 맞고 불기소 떨어질 수도 있는데
(여진) 동부지검이 이거 말곤 손가락 빨고 있던 게 아닌 한
하루 만에 처분은 오버죠 다른 건 뭐, 한번 들어가면
[컴퓨터 버튼 조작음] 기본이 3개월인데
아, 장 형사 말이 맞았네
쯧, 전관예우 해 줄 거라고 하더니
[한숨]
의견서 올려야겠네요
(여진) 그러지 마요, 찍히려고
여기서 뭘 더요
끊습니다
[통화 종료음]
'여기서 뭘 더'?
아이고, 거기 가서도 찍혔나 보네
[한숨]
[마우스 조작음]
[헛웃음]
[어두운 음악] (여진) 아휴, 진짜 이것들이, 쯧
[한숨 쉬며] 아…
검찰이라고 전관예우나 해 대면서 어딜
(빛) 혁신단 일은 뭐든 즉시즉시 보고해 아주 작은 것도 반드시
전관예우?
[의미심장한 음악]
전관예우
[저마다 대화를 나눈다]
[차 문이 탁 열린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어떻게 알고들 오셨네요?
(기자1) 단순한 익사 사고가 아니라 가해자가 있단 건 언제 아셨나요?
(빛) 고의 없음으로 불기소됐으니 가해자라 단정 지을 순 없습니다
(기자2) 검찰이 불기소한 게 맞는다고 보세요?
(빛) 주택가입니다
주민들께 피해 없도록 부탁드리고요
답변은
유족을 뵙고 난 뒤에 하겠습니다
(빛) 얼마나 상심이 크시겠어요
얘기 못 들으셨어요?
들어가지 말라고 한 걸 없애 버린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
아무도 안 해 드렸어요?
(유가족) 내가…
예, 아버님
이걸 못 사 줬어요
아비가 자식 운동화 하나를…
(유가족) 그래도 괜찮다고 [어두운 음악]
자기가 알바 구한다고
얼마 신지도 못하고…
검찰에서 아드님 사건에
좀 더 성의를 보이지 않은 게 참으로 유감입니다
정말 그놈들 때문에 죽었어요?
검찰이 아무렇게나 막 해서 그런 거면
다시 뭘 조사든 하면요?
저희 경찰이 직접 나서서 검거까지 한 걸 그쪽에서…
송구하지만 결과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휴대전화를 탁 든다]
[유가족의 울먹이는 숨소리]
이게 이날 낮이에요
(유가족) 이렇게 살아 있었다고요, 우리 애가
놀러 갔어요
아침에 놀러 간다고 나간 애가
왜 오질 않아요?
[유가족이 흐느낀다]
아버님, 죄송하지만
제가 아드님 사진 좀 더 봐도 될까요?
[문을 철컥 닫는다]
[한숨]
[긴장되는 음악]
(빛) 마지막 순간까지 가족한테 사진을 보냈던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착한 아들의 죽음은
오로지 스스로의 무분별한 행동 때문이라는
비난을 들었을 뿐 아니라
유족은 입수 금지 경고판을
뽑은 이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계십니다
(뉴스 속 기자1) 피해자가 죽기 직전 보낸 사진을 공개한 경찰은
또한 이번 사태가 수사를 종결시킬 수 있는 권한이
전적으로 검찰에게 있기 때문이라는 점도 시사했습니다
현지에서 사건을 최초로 맡았던 검사가
(영상 속 빛) 불기소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올렸음에도
전관 출신 변호사가 맡은 지 불과 며칠 만에
사건이 종결된 것
이게 대한민국 검찰의 현실입니다
(기자1) 검찰이 졸속 수사를 했다고 보시는 건가요?
(스크린 속 빛) 검찰의 수사권이 현재와 같은 상태로 계속 유지된다면
전관예우나 제 식구 감싸기 같은 폐단 역시 지속될 것이라고…
(뉴스 속 기자3)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검경 수사권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면서
송진규 경찰청장은 오늘 오후 이종한 법무부 장관을 만나
검경이 직접 머리를 맞대고
수사권 조정에 협의할 것을 제안한 한편
전관예우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동부지검의 강원철 검사장은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 했습니다
통제선을 뽑고 나서 사고가 난 건
인과 관계가 아니라 시간의 추이에 해당합니다
(원철) 그러나 유족들께서 불기소에 불복하는 재정 신청을 하신다면
저희 지검은 이 역시 성실히 임할 겁니다
(기자4) 동부지검의 불기소가 부당하다는
통영 검사의 내부 의견서가 있었는데요
내부 의견서는 종종 있어요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원철) 의견서를 올린 검사는 사건 담당도 아닌 데다가
그 내용도 부당함을 지적한 게 아니라
절차에 대한 질의 수준입니다
어느 관급이 제 발로 유족을 찾아가, 쯧
거, 기자들도 보나 마나 자기가 다 끌고 간 거야
(원철) 쇼를 하고 있네, 쯧
(차장 검사) 보나 마나죠
(원철) 아니, 물에 처넣은 것도 아니고, 씨
그러기로 따지면 운전대 잡는 것도 다 구속해야 돼
언제 사람 칠지 모르는데
[엘리베이터 도착음] (차장 검사) 그럼요
[원철의 한숨]
[엘리베이터 버튼음]
방금 경찰이 만난 유가족도 인터뷰가 아주 금방 떴네요
(차장 검사) 검찰 원망이 줄줄이고
'통영 사고 내부 의견서 낸 황시목 검사는 누구?'
(원철) 하, 황시목 이 새끼 정말
통영 지청장실 번호 알아?
예, 드리겠습니다
[수화기를 달그락 든다]
[통화 연결음]
[어두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예, 계장님
(이 계장) 검사님, 어디세요? 다 가신 건 아니죠?
아, 거의 다 와 가는데요, 왜요?
(이 계장) 잠깐 거기 좀 계셔야겠는데요
- 네? - (이 계장) 원주에는 저
(이 계장) 좀 있다 가시라는데요?
제가 통영에 남습니까?
(이 계장) 아니요, 저…
아, 그렇다고 도로 빠꾸하실 것까진 아닌 거 같고
그러게 의견서는 왜 내셨대요
청장님하고 말씀 한번 해 보실래요?
네, 알겠습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지청장) 나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어두운 음악]
알아보고 있으니까 기다려 봐
오늘 안에야 거처를 정해 주겠지
나도 듣는 대로 알려 줄 테니까 일단 집에 가 있어
잘됐지, 뭐, 집에도 들르고
(시목) 네
[통화 종료음]
[아이의 신난 탄성] [여자가 말한다]
[차 문이 탁 열린다]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힘주는 숨소리]
[용기를 툭 내려놓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를 탁 뺀다]
[시목이 숨을 하 내쉰다]
[어두운 음악]
'우태하'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아, 네
(태하) 황시목 검사?
예, 그렇습니다
(태하) 명함 봤죠?
- (시목) 아, 네 - (태하) 지금 올 수 있죠?
어…
한 두 시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태하) 대검에서 봅시다 [통화 종료음]
네
[휴대전화를 탁 꽂는다]
[숨을 하 내쉰다]
[용기를 툭 내려놓는다] [입소리를 쯧 낸다]
[자동차 시동음]
[사이렌이 울린다]
[카드 인식음]
[카드 인식음]
우태하 단장님 계십니까?
아, 황시목 검사님이시죠?
(수사관) 들어오세요, 부장님 기다리고 계십니다
(실무관) 안녕하세요
오시느라 힘드셨죠?
아이디카드 주시겠어요?
여기 저희 출입문 등록해 드릴게요
제가 여기 등록이 필요합니까?
(실무관) 네? [문이 달칵 열린다]
왔어? 들어오지
안녕하십니까, 단장님 황시목이라고 합니다
단장은 무슨
- 그냥 부장이라고 하지 - (시목) 예, 부장님
(태하) 응
커피 줄까?
- (태하) 저녁은? - 아니요, 마셨습니다
(태하) 얘기 들었지?
우리도 협의회가 당장 코앞이라 급하게 결정했어
얘기 못 들었는데요
음, 그래?
무슨 결정을 하셨습니까?
여기가 뭐 하는 데야?
어, 형사법제단…
(시목) 검찰 개혁 과제와 현안을 연구하는 총장 직속의 임시 조직으로서
- (태하) 그래 - 임시 조직의 최대 존속 기간인
5년을 초과하고 지금
9년째 존치 중인 곳입니다
그만큼 중차대하겠지?
저는 왜 부르신 건가요?
검경 협의회가 구성될 거야
(태하) 경찰청장이 법무 장관한테 직접 건의한 거라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게 됐어
[어두운 음악] 우리 검찰은 건국 이래
통상적으로 상식적인 수준에서 경찰 수사를 지휘해 왔는데
경찰은 늘 여기에 불만을 갖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 지휘를 안 받겠다고 노래를 불렀어
그동안 대응할 가치가 없었지
이건 우리한테 영토 분쟁과 같은 거니까
우리가 주인이고 실효 지배를 하고 있으니까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는
그런데 이번엔 좀 달라
알다시피 목소리가 너무 커
검찰 권한을 축소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요구들이
(시목) 그, 정부가 수사권 개혁안을 내놨는데
검경이 따로 모여서 다시 협의를 하나요?
정부안을 수용해? 그걸 개혁안이라고?
(태하) 다른 건 아등바등 수용 못 하면서 그런 건 잘 받아들이네?
그, 제가 검경 협의회에 들어가는 겁니까?
원주였지? 원래 가려던 부임지
- 네 - (태하) 거기서 대검 출입이면
남들은 꿈에서나 바랄 고속 도로를 탄 거야
그런데 제가 왜 갑자기 그 고속 도로를 타게 된 건가요?
그러게
황 프로는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한 사람도 있었는데
(태하) 그러니까 잘해야겠지?
황시목 프로
- 알겠습니다 - (태하) 응
첫 협의회가 코앞이야, 준비해
[태하가 숨을 들이켠다]
(태하) 갑자기 오게 돼서 있을 데는 있나? 본가가 어디야?
서울입니다
잘됐구먼 오랜만에 어머님도 뵙고 하면
네
[문이 달칵 닫힌다] [숨을 들이켠다]
[어두운 음악]
[혀를 딱딱 튕긴다]
(실무관) 내일 뵙겠습니다
(수사관) 들어가세요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트렁크 버튼음]
[사이렌이 울린다]
[자동차 리모컨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무거운 음악]
[한숨]
[한숨]
[힘겨운 신음]
[한숨]
(태하) 그러게
황 프로는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한 사람도 있었는데
[문이 달칵 열린다]
어, 일찍 왔네?
- (시목) 안녕하십니까 - (원철) 어
(원철) 어
저, 미안한데 안에 커피 좀
(시목) 아, 아닙니다 저, 인사만 드리려고요
(원철) 응
자, 앉아
[문이 달칵 닫힌다]
어쨌거나 서울로 유턴이네
아니지, 아니지
대검이면 '어쨌거나'가 아니지, 응?
수많은 검사들이 평생 대검에
발 한 번 들여놓을 수 있을까 하는 판에, 어? [문이 달칵 열린다]
그래서 제가 검경 협의회 구성원이 되는 거 반대하신 겁니까? [문이 달칵 닫힌다]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웃음]
신선한데?
나도 못 해 본 대검 직무를 네가 하는 게 질투 나서
내가 널 반대했다?
아니요, 그러실 리 없는 건 아는데
(시목) 왜 반대하셨는진 잘 모르겠어서요
(원철) 네가 거기 왜 들어갔는지 알아?
앉아
너 경찰 픽이야
경찰청에서 널 자문 위원으로 해 달라고 했어
협의회에서 합의안 내놓으면
국회로 넘기기 전에
입법안으로 다듬을 사람으로 널 추천했다고
[의미심장한 음악] 그, 본청에 정보부장 있어 알지? 최빛
그, 기자들 끌고 유족 찾아가서 북 치고 장구 치고 한 여자
그 여자가 너 픽했을 거야
그런데 자문을 하는 대신에
아예 법제단 소속이 된 거네요, 제가?
눈에는 눈, 가로채기에는 가로채기
경찰이 널 왜 찍었겠니?
넌 협의회에 안 맞아
(원철) 이 일은 무조건
우리 고유 권한을 무조건적으로 사수할 사람이 필요해
경찰이랑 검찰이 형사 소송법 놓고 격돌한 게
건국 이래 네 번째야
그동안 우린 단 한 번도
그 어떤 권리도 경찰한테 내준 적이 없어
근데 이번에 네가 거기 들어가서 걔들한테 깨지고 나와 봐
넌 70년 검찰 역사상 최고로 죽일 놈 되는 거야
(시목) 저, 2011년에 수사 개시권하고 진행권 경찰한테 넘겼지 않습니까?
(원철) 에헤
그런 말랑한 생각 가지고 덤비면 안 된다니까?
야, 그때도 봐 봐
뭐, 우리끼리 얘기지만
수사 개시하고 진행하는 건 어차피 경찰이야
8년 전에 조정해 준 거?
그야말로 법을 현실화시킨 것뿐이라고
근데도 얼마나 반발했는데
총장에 지검장들이 얼마나 사표를 던졌는데
근데 이번엔 경찰이 아예
수사를 자기들 마음대로 끝낼 권리를 달라지
그러면서 우리 지휘도 안 받겠다지
이번 법제단은 이거 사수 못 하면 이거, 이거
전부 머리 깎아야 돼
우 부장이 보기엔 네가 때깔이 좋겠지
활약상 있겠다, 외부 평가 후하겠다
갖다 쓰기 딱 좋아
[원철의 한숨]
근데 너 알잖아, 황시목
그 끝이 어떤지
넌 아주 잘 드는 칼이야 힘든 일에만 꺼내 쓰는
이가 나가도록 휘두르고선 끝나면 손 벤다고
이건 위험한 물건이라고 도로 서랍에 처박혀
겪어 봤잖아
뭐, 그렇다고
계속 서랍 안에만 있을 수도 없죠
(시목) 어쩌면 답이 나올 수도 있고요
무슨 답?
네가 품은 질문이 뭔데?
그보다는
전관예우 맞습니까?
[어두운 음악] 인사 끝났냐?
변호인의 전직이 주효했던 건가요?
(원철) 아이고, 뭔 감 떨어지는 소리야
그런 걸로 기소하면 그거야말로 과잉이야
(시목) 어떻게 과잉인지 아시죠?
단 하루 만에 검토할 시간이 있으셨습니까?
(원철) [가방을 툭 내려놓으며] 석 달 열흘 검토하면 뭐가 달라지는데?
아, 그래, 경고판 뽑은 놈들 있어
그렇다고 그게 살인에 준하는 범죄인가?
이걸 기소로 가져가려면
기물 파손이 반드시 익사로 이어졌다는 인과 관계를 입증해야 되는데, 어떻게?
경고판을 뽑은 게
특정 대상을 물로 유인해서 빠져 죽게 만들려는 의도였다는 걸
무슨 재주로 입증할 건데?
입증하면 오히려 그게 실체 왜곡이야
아, 끔찍한 흉악범도 아니고
철딱서니 없는 짓거리 좀 했다고 그걸 범죄로 몰아붙이면
그거야말로 기소권 남발, 인권 침해 아니야?
저, 제가 여쭙고 싶은 건 불기소 자체가 아닌데요
(시목) '어차피 결과가 같다면 과정 따윈 아무래도 좋다'
지검장님께선 이런 분이 아니신데 어째서
과정이 무시되는 처분이 내려졌는가입니다
예, 뭐, 아예 엇나가 버린 끔찍한 흉악범이 아니라
말씀대로 철없는 커플입니다
그런 사람들한테일수록 석 달 열흘하고 단 하루는
엄청난 차이 아닐까요?
(원철) 너 지금 내가 걔들한테 특혜라도 줬다는 거야?
이게 경찰하고 똑같은 얘길 하고 있네?
아니요, 특혜가 아니라 기회를 뺏긴 거라면요?
(시목) 긴 시간 조사받으면서 자기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그 장난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직접 느끼고
뭐, 각성할 기회요?
이제 그 사람들한테 남은 건 아마도
전보다 더 꺼려질 게 없는 세상일 겁니다
이런 경우에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할 확률이 얼마인지는
누구보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
[한숨]
[원철의 한숨]
(원철) 너야말로 힘 있는 변호인이 필요한 거 아니냐?
아이고
네가 돌아가신 분이랑 짜고
살인자를 미화하고 포장해 줬단다 [어두운 음악]
한조 부패 자료 받는 대가로
어차피 막다른 골목에 몰린 범죄자 이창준은 죽을 수밖에 없었고
넌 그런 사람이랑 목숨값을 놓고 거래를 했단 얘기야
공을 세우려고
[시목이 서류철을 탁 내려놓는다]
[원철의 한숨]
씨…
돌아가신 분을 모욕해도 분수가 있지 이 새끼들
두고 봐
먼저 한조부터 조져 놓고
그다음 차례는 성문이야
왜 계속 한조를 상대하십니까? 중앙지검에 안 넘기시고요
'왜'가 왜 나와, 거기서?
기업 수사는 중앙에서만 하란 법 있냐?
야, 한조 본사 우리 관할지야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끌고 왔는데
그리고 넌 억울하지도 않냐?
성문 사장이 정신을 못 차렸네요
[한숨]
제가 출근 첫날이라
가 보겠습니다
(원철) 응
우태하 걔도 입이 새털이네
누가 반대했는지 고새 털고
우 부장님 누구라고 말씀 안 하셨습니다
(시목) 반대든 찬성이든 저를 아는 사람이어야 할 텐데
제 주변엔
대검 부장 귀에 들어갈 정도의 발언권이 나올 곳은
여기밖에 없어서요
[문이 달칵 닫힌다]
아휴
발언권이야 있지
(원철) 귀족 검사님이시라
말을 안 들어 먹으셔서 그렇지
[무거운 효과음]
(전무1) 직세국 출신이 지금 급선무라니까요
(전무2) 국세청에서 감사관 하던 사람을 데려올 수 있는데 웬 직세국입니까?
(전무1) 추징금 취소 소송이 코앞이니까요
이 유 국장이
직세국에서도 법인세과를 완전 꽉 잡았었다니까
회장님, 직세국은 국세청에 딸린 그냥 하나의 국입니다
(전무2) 그, 모름지기 사외 이사는 끗발이 제일이잖습니까?
(전무1) 세금 감면에는 유 국장이 최고 전문가입니다, 회장님
(연재) 양쪽 다
우리가 데려오면 위법이네요?
직세국 국장도, 국세청 감사관 출신도
공직자 윤리법 위반인데?
(박 상무) 네, 그렇습니다
둘 다 4급 이상이고 현직 때 업무가 저희 그룹과 관련 있으니
퇴직한 지 3년은 지나야 저희 쪽 사외 이사 취업이 가능합니다
멍청한 소리
(전무1) 예?
(연재) 퇴직한 지 3년이나 된 것들을 누가 뽑아?
공직자 출신을 기업에서 왜 원하는데
둘 다 데려와요
- (전무2) 예 - (전무1) 예
[연재의 한숨]
(연재) 그리고
이번에 동부지검에서 전관예우해 줬다는 변호사도, 이름이?
오주선 변호사입니다만, 회장님 [어두운 음악]
그쪽도 서울고법 부장 판사 출신이라
현직 때 업무가 이윤범 전 회장님 재판과 관련 있습니다
셋이 다 공직자법에 걸린다고?
(박 상무) 예
주총에서 이 셋의 영입을 한꺼번에 발표했다간
문제가 될 겁니다
쓸 인간이 없네
(연재) 변호사 데려와야 돼
동부지검에서 우릴 물고 늘어지는데
그쪽 검사장을 휘어잡을 사람을 확보해야 된다고
(박 상무) 그럼 오 변호사부터 먼저 사외 이사 영입이 어떨까요?
- (박 상무) 나머지는 하나씩… - (전무1) 소송 대비가 먼저죠, 회장님
법인세가 천억이 넘게 물렸는데요
(연재와 박 상무) - 한조물산은? - 결국 이성재 사장한테 가서
(박 상무) 붙었습니다
물산 사장 부릅시다
(박 상무) 네
수고들 하셨어요
[전무1의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연재의 한숨]
[연재의 한숨]
(연재) 응?
회의 시작 직전에 올라온 기사입니다
(박 상무) 지난번에
회장님께서 남편을 이용해서
전 회장님과 이성재 사장을 옭아 넣었다는 기사에 이은
두 번째 기획입니다
성문일보 사장하고 이성재 사장은
어제도 자리를 같이했다고 하고요
밖에
아직도 있나?
다 갔습니다
(연재) 등신 새끼들!
끼리끼리 모여서 한다는 짓거리하고
자기들 대가리에서 나온 게 기껏해야 이따위지!
사장이란 새끼들이 할 줄 아는 거라곤 남 뒷담화
술 처먹고 모함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거밖에 모르면서
지분 확보만 끝나면 다 쓸어버릴 거야!
[연재의 거친 숨소리] [어두운 음악]
회장님께서 성문일보 사장을 만나 보시면…
죄송합니다, 회장님, 하지만
고려해 주십시오
차라리
(박 상무) 네
동부지검장을
콘택트해 줘요
이미 거절했지만
다시 말씀 전하겠습니다, 회장님
[한숨] [문이 탁 열린다]
[문이 탁 닫힌다]
(태하) 서 프로, 우리 처음이죠?
예, 처음 뵙겠습니다
의정부지검 서동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태하) 처음 보는 사이에 잘 부탁드릴 건 뭐고
모르는 사이에 갑자기 전화해서
내가 뭐에 흥미를 느낄 거라는 거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경찰청 최빛 부장입니다
(동재) 부장님
제가 여기까지 온 마당에 뭘 돌려 말하고 수를 쓰겠습니까
전부 말씀드려야죠
저희 이 평검사들 중에서도요, 부장님
경찰이 마음이 아파서 통영 건을 다시 들먹였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난 사고 사상자만 연간 몇천 명인데요
저 지금 의정부 형사1부에 있습니다
근데 저희 관할이 글쎄요, 부장님
남양주경찰서입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최빛 부장이 서장으로 있던 데요
- (태하) 그랬나? - 예, 그런데 혹시 부장님
박광수라고 기억나십니까?
대전지검 검사장까지 하셨던 분인데
(태하) 박광수
왜 이렇게 익숙하지?
죽었으니까요
[의미심장한 음악]
(동재) 남양주 외진 국도에서
정확히는 2018년 4월
술은 입에도 못 댔던 분이셨습니다
전에 제가 서부지검에 있을 때
그분이 마약 범죄 특강을 하셨거든요?
그날 뒤풀이에서 술 한 잔을 입에 안 대셨어요
자긴 몸에 알코올 분해 효소가 없다고
술은 자기 몸에 쥐약이라고
그런데 심장 마비였습니다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국도에서 별안간
음주 때문에 사고 난 게 아니고?
- 앉아 - (동재) 감사합니다
(동재) 아니요, 알코올이 검출됐지만 소량이었고
차량 사고가 아니라 부검 결과 심근 경색이었습니다
원래 지병이 좀 있으셨고요
(태하) 그런데 알고 보니 생전에
박광수랑 최빛이 그렇고 그런 사이였나?
아이, 그럴 리가요
그럼 뭐가 최 부장이 결론이라는 거야?
박광수 선배 부인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동재) 지병으로 죽은 거야 사건도 아니죠
남양주경찰서에서도 간단히 끝냈고요
근데 선배 부인이
'내 남편은 절대 술 마시고 운전대 잡을 사람이 아니다'
정식으로 나선 겁니다
뭐, 와이프 입장에서야
제가 받은 조서에는 누락돼 있었습니다
- 술 마신 게? - (동재) 아니요
유족이 이의를 제기한 게요
(동재) 그걸 계기로 보완 수사가 되기는커녕
유족이 이의를 제기했단 사실 자체가 경찰 조서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빠진 걸 어떻게 알았어? 적시 자체가 안 됐는데
아이, 저야 하늘 같은 선배가 돌아가셨는데
(동재) 후배로서 당연히 조문을 갔죠
거기서 사모님을 뵀을 때 들었고요
그래서 제가 또 주무 검사로서 남양주경찰서에
'일을 뭐 이따위로 하냐' 추궁하지 않았겠습니까?
(태하) 아하
드디어 최 부장 등장이구먼, 응?
최빛이 서장 지위를 이용해서 내부 지시를 내렸나?
(동재) 이야, 역시
예
최 서장이 직접 무마시킨 모양새였습니다
씁, 이상하지 않습니까?
왜 길에서 발생한 흔한 질병 사망을 덮어야 했을까요?
그것도 검사장 출신의 죽음을 경찰서장이 왜 직접?
[태하의 헛기침]
그래서?
부장님께서 원하신다면
이제부터 제가 그걸 밝혀내야죠
이게 무슨 소리야
그때 즉시 안 알아봤다고?
그래서 제가 지금 여기에 올 수 있었잖겠습니까
시의적절하게도요
만약 그때 제가 뒤집어 놨으면
지금처럼 최 부장이 검찰이 전관예우니 뭐니
들쑤시고 다닐 때 써먹을 카드가 없었겠죠
- 카드? - (동재) 예
어디서 카드 운운이야
(수사관) 검사님, 요거 이력서인데요 좀 있다 회의할 때…
(태하) 여기가 도박판인 줄 알아!
안의 손님 누구입니까?
씁, 글쎄요, 저희도 잘…
(동재) 이미 도박판이면
저 안 왔습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요즘 눈만 뜨면 '검사가 사고 쳤다' '검찰이 문제다'라는 뉴스인데
이게 우연인가요?
경찰이 하루가 멀다 하고 언플을 해 대는 이런 환경에서
부장님 후배들이 이 젊은 검사들이
의욕을 갖고 수사에 임할 수가 있을까요?
경찰이 왜 저러는데요
자기들도 아니까요
'이제 정말 때가 왔다'
'검찰이 사상 최악의 욕을 먹고 있는 지금 이때 밟고 올라서야 된다'
'지금 아니면 기회는 없다'
이 목숨 걸어서 아닙니까?
죄송합니다만, 부장님
부장님께선 이 경찰의 도전을 굴복시키는 데 있어서
지금까지 그 어떤 책임자보다도 불리하십니다
아! 개인 능력 때문이 아니라
이 처한 시대가요
이미 도박판이면 제가 안 왔습니다
저도 저 소용 있는 데를 가야죠
나 필요 없다는 데 와서 뭐 하겠습니까?
그렇지만요, 부장님 이 법제단엔
아니, 부장님껜 제가 필요합니다
부장님을 대신해서 카드를 움켜쥐고 패를 돌리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만에 하나 아, 그럴 리도 없겠지만
만에 하나 제 행동이 문제가 된다면요, 부장님
전부 제가 가져갑니다
모든 건 저에서 끝나고
이 서동재라는 인간은 부장님을 뵌 적도 없습니다
아, 우리도 경찰 실수한 거나 폭로하는 수준으로
쪼잔하게 대응하면 뭐 하겠습니까?
국민이 검찰을 싫어한다고요? 경찰은 더 못 믿습니다
이걸 극대화시킬 경찰 비리의 끝판왕이 필요한 때 아니겠습니까?
[태하의 한숨]
지병이 확실한가, 박광수 선배?
예
사인은 심근 경색이 맞습니다
원래 전부터 증상이 있었다고 하고요
그게 무슨 비리의 끝판왕이야
중년 남자가 심장 마비 앓다가 죽은 게 [동재가 숨을 들이켠다]
전관예우로 검찰이 마음대로 종결시켰다고 까 댄 게 최 부장인데요? [어두운 음악]
본인도 똑같은 짓 한 거 아닙니까?
[헛기침]
[동재가 가방을 뒤적인다]
2017년에 동두천에서 경찰 하나가 자살을 했습니다
(동재) 우울증이라는데
나중에 그 경찰이 속한 지구대가 아주 크게 털리게 되거든요?
팀원 전체가 유흥업소를 봐주다가
그런데 거기에 유일하게 가담 안 한 게
이 죽은 경찰이라는 후문이 있습니다
만약…
이 피해자 가족이 진정서를 내면서 밝혀진
경찰서장의 직권 남용 사례입니다
경찰에게 독자적인 수사권을 주면
국민이 얼마나 억울해질지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겁니다
[헛웃음]
맨날 이런 거만 뒤져?
아이, 뭐
안 뒤져도 워낙 발에 채어서요
어떻게, 알아볼까요?
(태하) 최 부장은 놔둬, 손 떼
아니, 왜…
(태하) 우리는 노는 줄 알아? 방해하지 말아
부장이 뭐야, 부장이 국장도 쳐낼 판에
아, 그럼 이번에
정보국장이 구설에 오른 게…
(동재) 와, 역시 스케일이 대단하십니다
이건 내가 볼게
아, 감사합니다
저도 계속 업데이트해서 보내 드리겠습니다
아, 예
긴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 또 찾아뵙겠습니다
(동재) 네가 여기 왜 있어?
(시목) 아…
안녕하셨습니까
(동재) 어
어
이야, 황 프로 오랜만이다 언제 왔어?
저 얼마 안 됐습니다
(동재) 아, 잘됐다
통영에서 고생 많았지?
음
내가 좀 바빠 가지고
응, 전화할게, 응
[동재의 어색한 웃음]
[문이 달칵 열린다]
[어두운 음악]
자기가 왜 대검에 있어?
누군 발버둥 쳐도 못 들어가는데
아, 새끼, 운 더럽게 좋네, 씨
[문이 탁 열린다]
(태하) 자, 시작합시다
(빛) 협의회가 이번 주 목요일로 최종 결정 됐어
(주임1) 드디어네요, 2년 만에
(빛) 우리한테만
드디어인가 봐
(주임2) 뭐가 잘못됐습니까?
잘못까진 아니고
규모나 구성이 내 기대하고는 달라
규모가 어떤데요?
(빛) 열 명 미만, 양쪽에서 서넛 정도
야, 우리 팀만 수십 명인데 서넛이 뭐냐?
[주임1의 헛웃음]
(주임1) 인원이 많아지면 서로 치고받고 싸울까 봐
그거부터 걱정하나 보네요
(주임2) 너무 과열돼서 전처럼 강제 조정 당하는 거보단
낫다 생각하시죠
그거보다 더 문제는 협의원 구성이야
(빛) 검찰은 형사법제단 사람
우리 쪽은 수사혁신단 사람 다 빼래
아, 다 빼면…
(주임2) 아니, 혁신단하고 법제단이 경검의 수사권 담당 부서인데
그럼 저희는 협의회 못 들어가는 거예요?
- (빛) 응 - (주임1) 아,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그, 몇 년을 준비했는데 막상 하려니까 빠지라니요
한 주임
아직 용산서 소속이지?
(여진) 예?
[흥미진진한 음악] 예, 용산서 소속 파견입니다
[빛의 옅은 신음]
(여진) 단장님도 그러시잖아요
혁신단 단장이시기도 하지만
정보부 부장님이기도 하시잖아요
나 혁신단 이전에 원래 정보부장이야
(빛) 한 주임하고 나 둘 중에 혁신단 사람 없어
[주임2의 당황한 신음]
(주임2) 단장님, 그럼 저희는요?
서포트 잘해야지
(실무관) 부장님
부장님
(태하) 어
음…
조직의 이기를 피하기 위해서
전담 부서는 배제키로 했다고 하셨고
어? 그럼 부장님도 협의회 빠지세요?
날 빼고 무슨 협의회!
(태하) 내가 타이틀이 어디 한둘이야?
황 프로도 걱정 마
넌 원주청 소속이라 하면 되니까
아니, 되는 게 아니라 넌 거기 소속이야
네 [태하의 한숨]
(태하) 이런 건 본래 박 터지게 싸우면서 조율하면 되니까
밥그릇 싸움 소리가 듣기 싫으면 처음부터 협의회라고 모아 놓질 말든가
하여튼
그래서 하나를 더 뽑아야 돼
나, 황 프로, 그리고 한 명 더
씁, 법제단 밖의 사람으로
협의회는 세 명만 갑니까? 검찰에서는요?
(태하) 경찰은 넷으로 밀어붙이겠지
우리 쪽 수 필요 없어
저쪽에선 분명히 부장급들이 나올 거야
우릴 신경 안 쓰는 척하지만 사실 검찰도 벼랑 끝이야
(빛) 자기 없으면 일이 안 돌아간다고 믿는 우 부장이 빠질 리 없고
대검 부장을 상대하려면 우린 최소 치안감급은 와야 돼
(여진) 정해지셨어요?
수사국장님이 참석하실 거야
(빛) 나, 한 주임 거기에 한 명 더, 이렇게 넷
(주임2) 하, 하, 한 명 더 누구 생각하고 계신데요?
(빛) 먼저
경찰대 출신이 아니고
둘째, 그렇다고 직급이 너무 낮지도 않고
왜인지 알지?
셋째, 본청 사람이 아닌 일선 수사 경찰이어야 되고
마지막으로 나이는 너무 많지 않았으면 좋겠어
한 30대 후반까진 괜찮아
[놀란 신음]
그런 케이스는 되게 드문데
데려올 수 있지?
예? 아, 제가 데려와요?
(빛) 일선 수사 경찰 많이 알잖아
너 같은 사람으로 골라 와
(여진) 아, 단장님, 저는 경찰대라…
그것만 빼고
(빛) 어차피 나올 만한 논리는 다 나왔고
사람 새로 와도 할 일 없어 [빛이 종이를 사락 넘긴다]
우리가 현장직도 챙긴다는 것만 보여 주면 돼
됐지?
(실무관) 대구고검 박재연 검사요
(태하) 협의할 때마다 대구에서 불러올리려고?
(실무관) 중앙지검 고원준 감사요
그딴 애들밖에 없어?
[태하의 한숨]
[태하의 헛기침]
김사현 부장 검사
(태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파견 위원
국회 전문 위원이니까 국회 의원들 많이 알겠지?
협의회에서 합의안을 내놔도
국회에서 통과를 안 시켜 주면 말짱 꽝인데
그, 법사위 전문 위원이 우리 협의회 소속이면
유리하지? 좋지? 됐지?
자
(시목) 저, 법사위 전문 위원은 [태하가 뚜껑을 딱 닫는다]
로비 창구로 쓰여서 문제가 된 자리 아닙니까?
검찰에 청탁할 게 있는 국회 의원들이 전문 위원한테 먼저 접근해서요
(태하) 그게 청탁한 사람들 잘못이지
파견 나간 사람 탓인가?
어, 파견 나간 판사가 의원 청탁을 받고
(시목) 공판에 개입한 게 드러나서 판사는 전문 위원 제도 자체가 없어졌고
검찰도 곧 파견을 영구 철회 할 건데요
[한숨]
(태하) 김사현 부장 차장님실에 인선 결재 올려요
(실무관) 네
협의회에서 논의할 거나 방안 할 것들 [어두운 음악]
(태하) 김사현 부장 모이면 함께 하기로 하고
[태하의 한숨]
일단은 뭐, 공수처의 필요성
다들 인지하니까
[태하의 헛기침]
협의회는 어디서 하게 됩니까?
여기서 하게 되겠지
(빛) 당연히 여기서 하겠지
우리가 먼저 제안을 했고 그쪽은 받아들인 건데
경찰청에서 하는 게 맞지
- (빛) 예 - (재용) 얘기들 끝났어?
(빛) 예, 수고들 했어
- (여진) 아, 예 - (주임1) 예
[문이 달칵 닫힌다]
(재용) 자네 국장 구속 못 피하게 생겼어
검찰에서 기어코 내놓으래요?
씁, 좀 이상해
[의미심장한 음악] 아니, 수사 정보 흘려 준 거 갖고
걔네들이 왜 이렇게까지 나오지?
기선 제압 하려는 거잖아요
우리한테 비리 경찰 프레임 씌워서
아니야
얼마 전에 자기 와이프한테 몰래 판결문 준 판사 있었잖아
(재용) 그 와이프도 변호사라서 견책으로 끝났고
진술 조서 유출 검사도 벌금형에 그쳤는데
정보국장한테 이렇게 난리를 치는 거 보면
죄목이 문제가 아니라
[숨을 들이켠다]
이게 국장한테 무슨 개인적인 앙심인가?
[의미심장한 효과음]
최 부장 뭐 아는 거 없어?
일단 꼬투리 잡는 거겠죠 닥치는 대로
(재용) 아, 빌어먹을 놈들
(태하) 황 프로
네
(태하) 아까 걔 잘 알아? 서동재
아, 서부지검에서 같이 근무했었습니다
뭐, 일을 믿고 맡길 만하더냐?
뭐, 일의 종류에 따라 편차가 좀…
(시목) 예
그렇군
쯧, 어쩐지 나도 걔 느낌이 좀…
[태하가 입소리를 쯧 낸다]
[태하가 종이를 사락 넘긴다]
(시목) 어떤 일을 맡기시려고요?
(태하) 나가 봐
네
(태하) 아, 잘만 하면 완전 대박 건수인데
[의미심장한 음악]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마우스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여진) 어이, 강원도 검사님
둥지는 트셨나?
네? 서초동요?
대검요?
[의미심장한 음악]
[동재의 미심쩍은 숨소리]
(태하) 최 부장은 놔둬, 손 떼
이건 내가 볼게
[살짝 웃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헛기침] [휴대전화를 탁 든다]
예, 부장님, 서동재입니다
예, 그럼요
예,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됐어!
[동재가 콧노래를 부른다]
[입소리를 쯧 낸다]
(태하) 자, 내일 봅시다 [문이 탁 닫힌다]
(실무관) 부장님, 요것만요
황 검사님께서 독신자 숙소를 신청하셨는데
부장님께서 사유서를 써 주시면
좀 더 일찍 입주하실 거 같아서요
[펜을 탁 든다] 황 프로가 관사에 들어가겠다고?
[사인을 쓱 하며] 거긴 주로 수사관들이 쓰잖아
(실무관) 씁, 황 검사님요
계실 데가 없나 봐요
사유서가 필요할 정도야? 언제 들어갈 수 있는데?
글쎄요, 워낙 대기 줄이 길어서
(태하) 얘는 오늘은 어디서 자고 온 거야?
들어가세요
[식당 안이 시끌벅적하다]
[신발을 탁탁 벗는다]
[여진의 웃음]
잘 오셨습니다
(여진) 언제…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그, 포장마차로 갔으면 좋았을 텐데
(시목) 없어졌으니까요
어? 어떻게 알아요?
아, 이미 그럼 공덕동 집으로 아예 왔어요?
아니요, 거긴 전세가 아직 남아서
전에 잠깐 왔을 때 보니까 없어졌더라고요
아, 저희 콜라 한 병이랑 주꾸미볶음? 샤부샤부?
- 볶음요 - (여진) 아, 볶음 중짜 하나요
(종업원) 주볶 중!
(시목) 그, 지금 계신 데가 수사혁신단이죠? 경찰청
예
아, 대검에서 뭐 해요? 예?
어떤 팀이에요?
형사법제단요
[어두운 음악] (빛) 우릴 신경 안 쓰는 척하지만
사실 검찰도 벼랑 끝이야
검사님
경검 협의회 참여해요?
네
(빛) 회의 가서 딱 앉는 순간에 [호응한다]
맞은편의 새파란 검사가 국장님한테 그러더래
'세월 참 좋아졌어요'
그럼 검사님이 제일 막내겠네요? 검찰에선?
(시목) 네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시목이 불을 탁 켠다]
그, 통영은 이대로 끝이려나 보던데요
예, 장 형사님이 그러더라고요
(여진) 그, 유가족들이 관두자고 했다고
아무래도 불기소를 뒤집기엔 좀 어렵다고 판단을 했겠죠?
합의금을 받았거나요
경고판 뽑은 애들한테 돈 받았대요? 유가족이?
희생자가 두 집에서 나왔는데 이 정도로 빨리 처리됐다는 건
돈이 오간 걸 수 있죠
(시목) 뉴스 보니까 유족들 집이 그렇게 넉넉해 보이지도 않았고
아, 그, 우리 단장님 나온 뉴스?
그거 내가 보고했어요 전관예우, 동부지검
뭐, 없는 얘기 하신 건 아니니까요 의견서도 그렇고
[옅은 신음]
그거를 내가… [다가오는 발걸음]
(종업원) 주꾸미는 드셔도 됩니다
(시목) 뭐요?
먹읍시다
[여진의 웃음]
(시목) 아, 경감님 혹시 세곡지구대라고 아세요?
세곡?
네, 거기 샤워실에서 어떤 경… [휴대전화 진동음]
(시목) 어, 잠시만요
예, 부장님
아니요, 김 부장님껜 인사드린 적 없습니다
아, 제가 지금은…
아, 두 분이 같이 계신 겁니까?
오래요?
(여진) 가요, 가
(시목) 저, 잠시만요
가요
나 혼자 다 먹을 거야, 이거
[여진의 웃음]
예, 그럼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시목) 예
미안합니다
뭐, 오늘 아니어도 앞으로 자주 볼 거 같으니까
그렇겠죠?
- 그럼 - (여진) 네
(여진) 조심히 가요
[한숨]
저기요!
- 여기 밥 좀 주세요 - (종업원) 네
[어두운 음악]
[노크 소리가 들린다]
(태하) 앉아
부장님, 혹시
저하고 황 프로한테 같이 맡기시려는 거라면
제가 이제 혼자서도 충분히…
(태하) 대검으로 가져왔으니
대검에서 풀어야지, 응?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비밀스러운 음악]
(태하) 경찰이 경찰을 죽였을지도 몰라 [남자1의 거친 숨소리]
그게 만약 사실이라면 어떻게 되겠어?
(백 팀장) 자기가 제 손으로 죽은 거
내가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여진) 송 경사하고 팀원들 사이가 어땠습니까?
(빛) 그때 관련자 중에 아직 현직이 남아 있어
(시목) 이런 발령 거의 안 하지 않습니까?
[남자2의 신음]
(원철) 그런 식으로 썼다간 곤란해질 수 있는 인물입니다
잘 써야 돼요, 그 후배는
(시목) 사건 발생 당시에는 없었던 타살 가능성이
왜 뒤늦게 튀어나왔을까?
어떤 경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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