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S2.3
(시목) '혐의 없음', '죄가 안 됨'
(뉴스 속 기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검경 수사권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면서
통제선을 뽑고 나서 사고가 난 건
(연재) 이번에 동부지검에서 전관예우해 줬다는 변호사도, 이름이?
(박 상무) 오주선 변호사입니다만
(건) 이건 뭐, 줄 좀 끊은 거 가지고 판사 출신이 달려들었으니
(태하) 검경 협의회가 구성될 거야 [시목이 인사한다]
우리 고유 권한을 무조건적으로 사수할 사람이 필요해
본청 사람이 아닌 일선 수사 경찰이어야 되고
예? 아, 제가 데려와요?
(동재) 2017년에 동두천에서 경찰 하나가 자살을 했습니다
(시목) 아, 경감님 혹시 세곡지구대라고 아세요?
(여진) 세곡?
(동재) 저하고 황 프로한테 같이 맡기시려는 거라면
제가 이제 혼자서도 충분히…
(태하) 대검으로 가져왔으니 대검에서 풀어야지
[어두운 음악]
(사현) 자, 내가 왔습니다
- (태하) 이제 음식 주세요 - (종업원) 네
[문이 드르륵 닫힌다]
(사현) 아, 먼저 쪼고 있었어요?
(태하) 화기애애한 거 안 보여?
[사현의 힘주는 신음]
골방에서 들입다 책만 본 얼굴이네?
(태하) 왜, 거울 보는 거 같냐?
- 김사현 부장 - (시목) 황시목입니다
(태하) 나보다 나이는 두 살 적은데 나랑 동기야
예, 압니다
[고풍스러운 음악이 흘러나온다] [태하가 살짝 웃는다]
[사현의 한숨]
(종업원) 오늘 잡은 생천엽에 참기름만 친 거라서
[점화기를 탁 켜는 소리가 난다] 바로 드시면 됩니다 서비스입니다
여기가 호루몬이 끝내줘, 내장 요리
(사현) 황 프로, 부장님 잘 만난 줄 알아 [점화기를 탁 켜는 소리가 난다]
우리 부장님 아니면 어디 가서 이렇게 신선한 걸 먹어?
예
[점화기를 탁 켜는 소리가 난다]
(태하) 이야…
이거 먹을 줄 모르는 사람이나 푹 익혀서 먹는 거야
아, 감사합니다
[태하가 젓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밥은 먹고 다녀?
(사현) 어떻게 먹고 다니겠지, 굶겠어요?
(태하) 숫기 없게 생겨 가지고
너 식당 혼자 가서 혼밥은 할 수 있냐?
(사현) 아, 돈이 없어, 입이 없어? 별걱정은
아, 그리고 얘가 숫기가 없기는 퍽도 그러겠다
[태하가 살짝 웃는다]
(시목) 아, 저는 됐습니다
(태하) 자, 잘해 봅시다
건배!
[태하와 사현의 시원한 숨소리]
(태하) 살짝 익혀서 먹으라니까
(시목) 아, 예 [사현의 권하는 신음]
[사현이 술을 졸졸 따른다]
(사현) 에헤!
얘 진짜 먹을 줄 모르네?
(태하) 여기 폰즈에다가
와사비 살살 풀어서 찍어 먹어야지
(사현) 와사비 좀 더 넣고
[사현의 호응하는 신음]
[시목이 소스를 휘휘 젓는다]
(사현) 자
부장님 첫째가 이번에 국제중 들어갔다
- (시목) 예 - (사현) 딸은 클래식 발레 영재고
(태하) 클래식 발레인지 돈 먹는 벌레인지, 아이
(사현) 아, 그것도 잘하니까 돈이 들어가죠
우리 딸내미는 이다음에 뭘 먹고 살려고 저러는지 모르겠어
[사현의 웃음]
아, 황 프로는 결혼 안 해?
(태하) 하지 마, 뭐 하러 해
(사현) 그 좋은 얘기를 나한테 좀 해 주시지
왜 나 결혼한다 할 때 안 말렸어요? 왜 나 버렸어?
(태하) 야, 내가 날 버렸는데 누굴 말리냐?
[웃음]
(사현) 너도 뭐, 알코올 분해 효소가 없어?
(시목) 아, 아닙니다
[어두운 음악] 그럼 한약?
(시목) 어…
[의미심장한 효과음]
[태하의 헛기침]
[지글거린다]
[젓가락을 잘그락 내려놓는다]
[사이렌이 울린다]
[차 문이 탁 여닫힌다]
(여진) 어, 안녕하세요?
(형사1) 안녕하세요
한여진 아니야?
- 안녕하세요 - (형사2) 아, 오셨어요?
- 안녕하세요 - (형사3) 안녕하세요
[형사4가 반긴다]
(건) 아이참 [여진의 웃음]
아, 그냥 오지 뭘
뭐, 손님인가? 뭘 이런 걸 들고 와요, 예? 참
자
- 뭐야, 밥은요? - (여진) 볶아 왔지
이야, 배운 양반일세
- 장 형사님, 잠깐 나 좀 봐요 - (건) 네?
(건) 아니, 이거
아, 볶아 왔으면 빨리 먹어야 되는데
- 아니야, 잠깐만 - (건) 아, 왜 그래요
- 에? - (여진) 예!
(건) 에이, 내가 무슨
아이, 안 가, 안 가
내가 협의회는 무슨, 아유
- 아유, 됐어요 - (여진) 아, 되긴 뭐가 돼요
팀장님 데려가요 팀장님 딱 좋구먼
아, 팀장님은 안 돼, 나이 때문에
나이 제한도 있어요?
'경찰의 수사권 조정 주장은'
'경찰대 출신들이 경찰을 장악하려는 시도에서 나온 것이다'
'전에는 법률 전문가인 검사들한테'
'경찰이 이렇게 논리적으로 대응을 못 했는데'
(여진) '소위 경대 엘리트들이 대거 투입되면서'
'검경 간의 갈등을 수면 위로 밀어 올렸다'
'수사권 논쟁의 배후에는 경대 출신들이 있다'! [건의 한숨]
무슨 논리적 대응을 못 해, 우리가
아니, 막 검사들이 그렇게 말하고 돌아다닌다니까요?
아니, 우리가 이렇게 된 게
다 경찰대 출신들한테 조정당해서라고요?
(건) 이런, 씨
자기들은!
특정 학교 특정 과가 안 먹었나? 웃기시네, 씨
그러니까, 어?
아, 그러니까 딱 조정당하는 게 아니라는 걸
우리 장 형사님이 딱 보여 주자고요
(여진) 경대 안 나왔어도 이렇게 협의회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는 거지
[흥미진진한 음악] 다만 문제는 이렇게 너무 직급이 낮으면 곤란하다는 거
그렇잖아요 경장이나 순경을 내보내 봐 [건의 한숨]
체급에서부터 밀리지
근데 거기서 나이가 왜 나와요?
(여진) [작은 소리로] 아, 쉿
이건 비밀인데
우리 단장님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안 왔으면 하는 거 같아
(건) 아, 불편한가?
부하가 자기보다 아무래도 연배가 있으면?
근데 또 적어도 경위급은 돼야 된다면서
또 경대 출신은 안 된다고 하고
근데 경대 졸업이 아닌데 경위를 달려면 40은 훌쩍 넘었지
30대가 어디 있어
씁, 꼭 누구들 같네
- 누구? - (건) 아, 경감님이랑 우리 팀장님요
(건) 팀장님이 나이는 더 많은데
아, 더 많은 게 뭐야, 훨씬 많은데
직급은 경감님이 더 높잖아요 그래서 발랐잖아
[건을 탁 때리며] 뭘 발라, 내가
아, 아이, 진짜, 나 안 해! 진짜
(여진) 안 하긴 뭘 안 해! 아, 진짜 이럴 거예요?
내가 단장님이랑 얘기할 때 내가 누굴 딱 떠올렸다고
일선 형사에 경위에
30대야, 일 너무 잘하고!
이건 우리 짱건 형사님을 모르면
이렇게 나올 수가 없는 얘기지 그렇지?
[건의 헛웃음]
뭘 또, 내가 뭐 일을 잘해
아, 근데
그게 내 마음대로 되나
- 팀장님 허락도 있어야 되고요 - (여진) 당연 허락하시지
- (윤수) 아, 얘를? - (여진) 네
- 아, 어딜? - (여진) 경찰 검찰 협의회요
- (윤수) 왜? - 일선 수사 경찰 대표요, 되죠?
(윤수) 오…
안 돼 [상원의 웃음]
왜요?
(윤수) 야, 가뜩이나 손 없어 죽겠는데
너 가고 얘까지 데려가면
여기 봐 봐, 여기 남은 애들 어떡해
(상원) 아이, 장 형사 완전히 가는 거 아니라면서요
- 협의회 있을 때만 참석한다고 - (여진) 예
(윤수) 야, 아예 데려가면 보강이라도 하지, 어?
그건 뭐,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고, 진짜
아, 그리고 자기들 필요할 때마다 마음대로 채 갈 거 아니냐고
(순창) 아, 그래도 그런 자리에 일선 경찰 하나 있어 주면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발로 뛰는 사람들이랑
또 뭐, 생각은 다를 수 있으니까
(윤수) 도대체 누구 편…
- (윤수) 야 - (순창) 예
얘 데리고 가
이거 싹싹하고 팔팔하니 이거 짱건보다 훨씬 나아
(윤수) 얘 데리고 가
(여진) 고추장, 너 담근 지 몇 년 됐냐?
(순창) 저요? 3년 됐죠
(상원) 씁, 자식이
(여진) 아유, 익으려면 한참 남았네
(윤수) 아, 관둬, 그럼! 쯧 [여진의 힘 빠진 신음]
[무전기 작동음] (무전 속 경찰1) 용의자 보광동 중개소로 온답니다
일단 10시인데 바뀔 수도 있어요
[무전기 조작음] - (순창) 네, 나갑니다 - (여진) 뭔데?
(여진) 뭐야? 부동산 범죄예요? 어? 그거, 지능 팀이랑 같이?
원래 폭력이라 우리 편이었는데 이 자식이 전공을 바꿨네
- (여진) 뭘로? - (건) 전세 사기요
(윤수) 왜, 너도 가게?
(여진) 예?
- (여진) 아, 아, 장 형사님! - (건) 예
[어두운 음악]
(여진) 또 보자
이것저것 다 경험해 봐 그것도 다 재산이야
- (건) 예? - (윤수) 너한테도 그렇지만
경찰 전체로 봐서도 이런 기회가 또 오겠냐?
이번엔 어떻게 진짜 조정될 거 같잖아
(윤수) 사회 분위기도 그렇고 위에서도 푸시해 주고
너 협의회 들어가서 진짜 수사권 가져오면
경찰 역사에 네 이름 석 자
아니, 두 글자 남기는 거야
경력으로도 무시 못 하지
제가 선배 몫까지 열심히 뛰겠습니다
(순창) 마음 편히 다녀오십시오 [상원의 웃음]
(윤수) 둘씩이나 빼 간 염치 있으면 인력 보충해 주겠지, 뭐
아이, 가는 거 아니라니까요
그, 뭐, 자꾸 사람을 보내려 그래
(윤수) 야, 한여진이가 진짜 사람이 없어서 여기까지 왔겠냐
파견이 말이 쉽지
걔 혼자서 좀 외로웠겠어?
[상원의 한숨] 중간에 들어가서 마음 터놓을 사람 하나 없었을 거고
아유, 씨
10년만 젊었어도 내가 간다, 내가 가, 쯧 [상원의 웃음]
아, 요즘 달리시나 봐요?
달리는 게 아니라, 인마 [상원의 웃음]
(윤수) 경찰대 못 나왔으면 진작에 그런 줄이라도 잡을걸
이제 와서 뼈가 저려서 그런다, 왜
- 야, 짱건 - (건) 예
너도 만년 경위 만년 팀장이 꿈은 아닐 거 아니야
(윤수) 다 끝나고 올 때
한여진이나 확실히 데려와
그거면 돼
(사현) 운도 지지리도 없지
전문 위원 딱 하고 오면, 어?
중앙지검으로 딱!
[사현의 웃음]
얼마나 좋아
근데 왜 하필 딱 내 차례에서 국회 파견이 없어지냔 말이야
왜 남들 다 하는 영전 나만 못 해?
(태하) 마지막이라고 더 대접해 줄지 아냐, 응?
그러니까 이번 일만 잘해
나 맨날 일 잘해요
언젠 내가 못했어?
이번 일은 제일 잘해야 돼
우리 셋 다 목숨 달렸어
[사현의 한숨]
야, 이번 회기에서 검사 출신 의원들 전부 추려 줘 [어두운 음악]
- (사현) 판사 출신도 - 예
(태하) 응
[태하의 힘주는 신음]
경찰 하다가 국회 간 의원도 전부 몇 명인가 보자
(태하) 경찰이 자치 경찰제안을 또 새로 내놨어
- 그것도 뽑자 - (시목) 네
(태하) 제주도는 따로 뽑고
이전 거랑 비교해서 내일 회의…
아, 내일 아침에 거기 가지?
- (사현) 어디? - (태하) 있어
(태하) 시간 없어, 의정부 갔다 오는 대로 해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문이 드르륵 닫힌다]
(사현) 쟤는 담배도 안 태워?
(태하) 너…
불
에이, 카운터에 있으려나?
아, 근데 왜 그래요? 뭐 걱정되는 거 있어요?
뭐가?
(태하) 어? 너도 태우려고?
(시목) 아, 저, 먼저 가 보겠습니다
(사현) [헛웃음 치며] 어딜 먼저 가?
내가 머리털 나고 먼저 가는 막내 못 봤어
아, 예
내일 뵙겠습니다
(사현) 야, 야!
[사현의 헛웃음]
[사현의 한숨]
[프린터 작동음이 계속된다]
[프린터 종료음]
[종이를 사락 든다]
[프린터 작동음]
[어두운 음악]
[프린터 종료음]
(경찰2) 수고하셨습니다 [경찰3의 힘주는 신음]
- (백 팀장) 별일 없지? - (경찰3) 아이, 뭐, 별일이 있겠어요?
[지퍼를 직 닫는 소리가 들린다]
- (경찰3) 수고하십시오 - (백 팀장) 수고
[자동차 시동음]
(경찰4) 수고하셨습니다
- (경찰5) 안녕하십니까 - (경찰3) 어, 그래
[함께 인사한다]
(백 팀장) 야, 아침 먹고 갈래?
아이고, 얼른 가서 애들 학교 보내야 됩니다
야, 너희 팀장님이랑 아침 먹고 들어가
(김 순경) 네, 알겠습니다
(시목) 2017년 여름
동두천 세곡지구대의 야간 순찰 근무조
총 일곱 명
[어두운 음악] (지구대장) 야, 백 팀장
[지구대장이 손뼉을 친다]
어, 알았어, 알았어 앉아, 앉아, 앉아
이쪽은 말이야
요번에 너희 팀에 새로 합류하게 된 송기현 경사
[지구대장이 계속 말한다] (시목) 업소와의 유착이 드러나서
실형 선고된 둘
퇴직 둘, 전출 하나
- (백 팀장) 어디서 왔어? - (송 경사) 동두천에서 왔습니다
- 앉아 - (송 경사) 예
(지구대장) [송 경사를 탁탁 치며] 자, 잘들 하고
[지구대장이 계속 말한다] (시목) 적발 후에도 유일하게 보직을 유지하고
지구대에 남은 한 명
그리고 사망자
근무하던 지구대 샤워실에서 발견된
송기현 경사
(태하) 경찰이 경찰을 죽였을지도 몰라
그게 만약 사실이라면
지금 같은 때에 우리한텐 최적의 스토리야
(태하) 상대방한텐 물론 최악이고
나머진 서 프로가 설명해 줘
- 저기, 부장님, 제가… - (태하) 한 사람 더 올 거야
그 전에 얘기를 끝내야
서 프로도 퇴근을 하고 우리는 법제단 회식을 하지
[옅은 한숨]
부장님이 주셨잖아, 봐
(동재) 그, 지구대 야간조 여섯이
관할 유흥업소를 봐주는 대가로 금전을 챙겼어
꽤 오랫동안 쏠쏠했겠지?
그런데 거기에 어느 날
새 사람이 들어온 거야
- (시목) 이 사람요? - (동재) 어, 송기현 경사
(동재) 송 경사의 마지막 내사 대상은 자기 조 조원들
혼자 다니면서 지구대 실태를 파악하려고 했었대
(태하) 누가 그래? 송 경사가 혼자 다니면서 그랬다고
(동재) 업주들이요, 상납했던 사람들이
근데 당시엔 이 송 경사가 왜 죽었나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없었답니다
아니, 경찰이 다른 데도 아니고
자기 일터에서 갑자기 목을 맸는데도요?
(동재) 그게 아주 갑작스러웠던 건 아니었던 게
송 경사가 원래 우울증이 있었대
(태하) 그러니까 만약 범죄라면
자기들 뒤를 캐던 동료 경찰을
다른 조원들이 합심해서 처리하고도
2년간 완전 범죄로 묵혔단 거네?
(동재) 예, 조원들 뇌물 수수가 밝혀진 건
송 경사가 죽고 나서도 몇 달 뒤다 보니까
그 전 일은 유야무야된 거죠
씁, 저, 그런데 부장님
이 대검에서는 이제 직접 수사도 하나 봐요?
직접 하실 수 있는 줄 알았으면
제가 처음부터 부장님께 전적으로 부탁드렸을 텐데요
직접 수사 안 해
아…
[어두운 음악] 여전히 안 되는구나
(동재) 저, 그럼요
부장님, 그럼 같이 하게 해 주십시오
제가 황 프로랑 같이 하면 이 시너지 효과가 또 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전에도 아주 기가 막히게 잘 맞았잖아, 그렇지?
저희가 같이 한번 열심히
잘하겠습니다, 꼭 밝혀내겠습니다
서 프로가 맡아
(태하) 단, 너도 같이 다녀
알려진 대로 정말 자살인지
동료 경찰에 의한 살인인지 둘이 밝혀내
(동재) 예
저, 이런 것도 법제단 일입니까?
(동재) '이런 것도'가 아니라 이런 게 법제단 일이지
너 수사권 조정이 논리 싸움인 줄 알아?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이야
검찰이 미운털이 박혔어
그렇다고 경찰이 대안이겠냐?
서동재 검사
예, 부장님
(태하) 너 대검 팔지 마
이게 법제단이 나서서 개입한 게 되면 안 돼
'나 서동재가 대검에서 뭘 한다'
이런 말 한마디도 안 돼
네가 같이 다니면서 감시해
넌 나서지 말고 서 프로가 움직이게 하되…
[태하의 한숨]
'내가 일선 검사를 시켜서 경찰 비리를 캐자는 게 아니라'
'의정부 관할 검사가 단독으로 혐의점을 포착해서 재수사를 시작한다'
이거 알지?
(동재) 예
(시목) 네
만약 자살이 맞는다면 어떻게 되겠어?
재수사 자체가 없었던 거죠
[웃음]
(태하) 얘 왜 이렇게 안 와? 응?
됐어, 수고했어
[옅은 한숨]
[태하가 숨을 들이켠다] [문이 탁 닫힌다]
내가 오늘 쟤를 처음 봤는데
(태하) 분명히 내 이름 팔아먹고 다닐 상이야
그거 못 하게 하고, 하나 더
[숨을 들이켠다]
일면식도 없는 날 찾아와서 이거저거 던진 거 보면
분명히 죄다 들쑤시고 다닐 놈이야
그럼 요즘 같은 때 경찰 눈에 안 띌 수가 없어
딴짓 못 하게 해
그리고 이것만 조용히 파게 해
- 경찰한테 트집거리 주지 마 - (시목) 네
매일 보고해, 어찌 돼 가는지
아니다 싶으면 바로 발 뺄 거야
(시목) 사건 발생 당시에는 없었던 타살 가능성이
왜 뒤늦게 튀어나왔을까?
어떤 경로로
[문이 달칵 닫힌다]
(태하) 어, 좋은 아침
- (수사관) 안녕하십니까 - (실무관1) 좋은 아침입니다
[웃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 (경찰6) 안녕히 가세요 - (경찰7) 자, 먼저 갑니다
[경찰들이 서로 인사한다]
[전화벨이 울린다]
세곡지구대입니다
예, 제가 백중기인데요
[어두운 음악]
(백 팀장) 예
[수화기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한 바퀴 돌고 올게
(경찰8) 벌써요?
예
(경찰9) 갔다 오십시오
[긴장되는 효과음]
[인기척이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거기 누구 있어요?
[신음이 들린다]
[문소리가 탁 울린다]
[김 순경의 비명]
[김 순경의 거친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백 팀장) 야, 씨… 야, 이거, 이거, 이거, 이거!
(김 순경) 아… [백 팀장의 힘주는 탄성]
- (경찰2) 아씨, 뭐야! - (백 팀장) 송기현!
[경찰들이 소란스럽다]
[탁 자르는 소리가 난다]
[경찰10이 흐느낀다]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긴장되는 효과음]
씁, 명백한 몸싸움 흔적이 나왔는데 그냥 넘어갔다고요?
만약에 내가
(동재) 아니, 네가 죽었어
근데 지검 동료 여섯이서 똑같은 소릴 하는 거야
'널 발견하고 풀어 주려는데'
'뿌리치려는 건지 뭔지 몸부림치더라, 그때 긁혔다'
사람들이 이거 의심할까?
검사 여섯이서 단체로 거짓말하는 거 같다면서
의사가 부검을 주장하고 나설까?
가슴의 멍이야 심폐 소생 때문인지 가혹 행위가 있었든지
구분 안 될 때가 많고
송 경사가 그렇게 된 건 9월이고
조원들과 유흥업소 사이의 유착이 드러난 건
그해 12월이나 돼서야
게다가 죽은 사람은 원래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자살이 아니라고 의심할 만한 건더기는 당시엔 요만큼도 없었어
우울증 때문에 지구대로 오게 됐을까요?
(시목) 송기현 경사 이력을 보니까
원래는 경찰서 형사였던 사람인데 [어두운 음악]
갑자기 예하 지구대로 옮겨졌네요
이런 발령 거의 안 하지 않습니까?
아니
우 부장님은 그거 말씀 안 해 주셨어?
(동재) 왜 그런 발령이 있었는지도
내가 따로 파일을 만들어서 전해 드렸는데
아니요
이거 지구대 얘기가 상당히 입맛에 맞으셨나 보네
두 개를 전해 드렸는데
이건 내가 볼게
하나는 아예 들여다도 안 보시고
그, 송 경사가 왜 발령이 났는지는 부장님께 여쭐까요?
저, 서 검사님께선 이미 파일을 드렸다고 하니까
부장님이 직접 설명하시라고요
에이씨, 하여간
우울증 때문에 옮겨진 게 아니라
(동재) 옮겨졌기 때문에 마음이 잠식된 케이스
- (의경) 충성 - (송 경사) 어
(송 경사) 왜 그래, 어디 아파?
[타이어 마찰음] [서장의 놀란 신음]
[안전띠를 달칵 풀며] 서장님, 괜찮으십니까?
(의경) 갑자기 무단 횡단이 튀어나와서
[의경의 아파하는 탄성] (서장) 아, 이 새끼 운전을
(송 경사) 그러게 운전을 잘했어야지, 새끼야
서장님 다치셨어?
서, 서장님이 목에 담이 오셨다고…
[한숨]
(동재) 경찰서장 운전병이 구타를 당했어
누가 서장 운전병을 건드려? 서장이 건드리지
(서장) 어, 들어와
[우당탕 소리가 들린다] 야, 야!
야, 너 돌았어?
너 얻다 대고 하는 소리야
어디서 이 새끼가
(시목) 항의를 했다가 좌천된 거네요 서장한테 찍혀서
씁, 원래 있던 동두천서에선 부당 행위를 그냥 못 넘기고
그 결과로 옮겨진 지구대에선 부정행위를 못 참아 주고
그러다 간 거지
(동재) 야, 이렇게 보니까 송 경사라는 사람
꼭 누구 같지 않냐?
(시목) 누구요?
(동재) 아, 아니다
야, 아무리 너라도 그렇게 간 것까지 똑같진 말아야지
내가 그런 건 정말 두 번 다신 안…
세 번인가?
어
야, 너
[동재가 숨을 들이켠다]
우 부장님이 너한테 이거 맡길 거 미리 알고 있었냐?
아니요 [동재의 의아한 숨소리]
어제 그 룸에 내가 부장님이랑 있는 거 너 알고 온 눈치던데
구두 보고 알았는데요
(시목) 낮에 뵀을 때랑 같은 거라서 안에 계신지 그때 알았고요
[시목이 숨을 들이켠다]
자살 외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그럼 타살 가능성은 누가 처음 제기한 건가요?
'누가 발굴했느냐'
(동재) 처음 제기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발굴요?
[엘리베이터 버튼음]
[엘리베이터 버튼음] (동재) 조사 시작이야 다른 사람이 했지
내 전임 검사
(계장) 자, 2017년 11월 24일 21시경 [어두운 음악]
산정모텔에서 본인 업소에서 일하던 웨이터들이랑
물리적인 다툼이 있었죠?
아, 걔네들이 떼로 몰려와 갖고 제가 일방적으로 당한 거예요
업소 정리하고 튀었죠?
튄 게 아니라 장사 엎은 거예요
이야, 임금도 체불하시고
안 준 게 아니라 못 준 거고요
지구대 경찰한테 상납할 돈은 어떻게 있으셨고요?
(동재) 상납 사실은 어떻게 알려졌지?
(실무관2) 업주 폭행 혐의로 입건된 술집 웨이터들요
어차피 업주한테 악감정만 남았겠다 술술 분 거죠 [웨이터1과 계장이 말한다]
업주가 매달 50 정도를 경찰한테 상납했다고 [계장과 웨이터2가 말한다]
종업원들이 증언했고
수사를 시작해서 보니까
세곡지구대의 특정 순찰조 하나가
그 동네 유흥업소 전체에 빨대를 꽂았더라고요
(계장) 그쪽 유흥가가 많이 죽긴 했지만
못해도 달에 천은 가져갔을 겁니다
여기까지는 이제 지금 이 업주도 인정을 하는 바인데
진술 잘하다가 갑자기 이상한 소릴 하는 거예요
그, 얼마 전에 자살한 경찰 있잖아요
그 경찰 그거 자살이 아니라던데
(계장) 상납 바치던 세곡지구대에 몇 달 전에 자살한 경찰이 하나 있는데
그게 실은 자살이 아니라
(영상 속 업주) 그 동료 경찰들이… [마우스 조작음]
(영상 속 계장) 그랬다는 증거가 어디 있어요?
(영상 속 업주) 저희같이 물장사하는 사람들이 증거가 어디 있어요
그래도 이제 '이 바닥 사람들은 암암리에 다 그렇게 알고 있다'
'그게 사실이다', 이거거든요
저희가 돈을 괜히 갖다 바쳤겠어요?
(업주) 너무 무서워서
자기 동료한테 그런 짓도 마다 않는 사람들이니까
(동재) 동료 경찰들이 죽였다는 거야 [업주가 말한다]
송 경사가 그 골목 상납 행태에 대해서 자세히 묻고 다닌다는 말이
업주들 사이에서 파다했으니까
대원들도 그쪽이 자기 뒤를 캐는 걸 몰랐을 리 없다고
업주들이 이 얘길 꺼내 든 이유는
'그런 인간들 눈 밖에 나면 안 되니 어쩔 수 없었다'
'강요받은 상납이다'
이걸 주장하려고 한 거였는데
살인이라면
상납이 문제가 아니지
그걸 듣고도 전임 검사가 재수사를 안 했다고요?
그러니까 발굴한 사람이 중요하다고 하잖아
(동재) 쯧, 시작해 볼까?
[문이 달칵 열린다]
(동재) 여기 왜 왔는지 알고 계시죠?
(백 팀장) 아니요
내가 왜 여길 와 있는지 모르겠는데요
(주선) 바쁘신 거 아는데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내가 마음이 안 좋아서 꼭 봬야 할 거 같아서요
(원철) [살짝 웃으며] 선배님께서 마음 안 좋으실 건 아니죠
(주선) 나 때문에 동부지검이나 우리 강 지검장께서
괜한 구설을 겪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난 다만 이 통영 사건이…
사실 사건도 아니지만
우리 로펌에서도 VIP 고객 아들이 관련돼 있다 보니까 [원철이 잔을 잘그락 내려놓는다]
지검장님께 인사도 드릴 겸 찾아뵌 것뿐인데
일이 이렇게 됐네요
(원철) 절차대로 했습니다
전관예우니 하는 경찰 주장은 신경 안 씁니다
(주선) 역시 옛날 그대로시네
우리 대표님께서도 지검장님이 아주 단단하신 분이시라고
김민우 대표님요?
두 분 잘 아신다면서요?
아주 오래전에 한 번 뵀는데요
(주선) 오래전인데도 기억하시네요
두 분이 역시 남달랐나 보네 [원철이 살짝 웃는다]
[잔을 잘그락 내려놓으며] 아, 오늘 제가 찾아뵙는다고 하니까
지검장님 혹시 나중에 로펌 생각 있으시면
꼭 저희 회사로 와 주십사 청하라고도 하시고
[웃음]
- 저야 뭐, 아직 - (주선) 아이, 그럼요, 오래 하시고
후배들한테 좋은 거울 돼 주시고 나중에 [원철이 잔을 잘그락 든다]
(주선) 나중에 그때 같이하십사 그 말씀이죠
누구나 현직에서 전관이 되는 때는 오니까요
그렇죠
[원철이 잔을 잘그락 내려놓는다] (주선) 아, 실은
제가 오늘 뵈러 오면서도 이게 참
씁, 하필 성문에서는 또 돌아가신 분을 가지고
검찰이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살인자를 포장해 줬네
[어두운 음악] 그딴 소릴 해 대지 않나
그때 같이 계실 때죠?
- (주선) 아닌가? - 맞습니다
서부지검에서 제가 그분을 모실 때입니다
(주선) 성문일보 거, 어떻게 못 해요?
내가 읽어 봐도 속상하던데
대응을 했다간
한조 경영권 싸움에 말려드는 꼴이 되니까요
그건 뭐, 그렇죠
(주선) 아마 제 발등 찍고 있을 거예요 이성재는 지금쯤
2년 전에 무슨 수를 써서든
자기가 제 아버지를 이겼어야 했는데
그때야 이성재도 제 아비랑 나란히 쇠고랑 차냐 마냐 할 때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제 여동생한테 '맡겨 놨다 도로 가져오자'
뭐, 쉽게 생각했겠죠
(주선) 수석께서 지하에서 땅을 치시겠네
세상이 변한 것도 아니고
저희 법조인을 대표해서 한마디 쏴 주시죠
어디 검찰을 물고 늘어져, 건방지게
대표하실 위치도 되시겠다
[숨을 깊게 내뱉는다]
저도 좋아서 참고 있는 건 아닙니다만
이성재를 공격하면 결국 이연재를 도와주는 꼴이 됩니다
이창준 수석을 방어하려면
'부부가 같이 흉계를 꾸민 게 아니다'까지 가야 되는데
(원철) 그럼
이연재의 정통성을 제 손으로 입증해 주는 거니까요
(주선) 근데
[주선의 헛기침]
역으로 생각하면
회장 둘을 상대하느니 하나가 안 낫나?
의외로 먹히고 있단 말이죠 이성재의 전략이
[원철이 잔을 잘그락 내려놓는다] 한조 사장들이야 어차피 다 이윤범 사람인데
이연재가 제 남편 시켜서 제 아버지 쳐내고
남편은 용도 폐기 시켰다고 몰고 가니까
계열사들이 다 이성재한테 붙었다나?
하, 이성재 그거
완전 제 아비 판박이예요 보통 지독한 놈이 아니라고
근데 이연재는?
집안 남자들 정신없을 때 무주공산 차지한 거지
에이, 자기가 뭘 알아
지검장님은 제가 볼 때 이…
한조 회장을 고를 수 있는 캐스팅 보터가 된 거죠
죽은 이창준 수석을 무덤에서 끌어내서 끝내 욕을 보이는 이성재냐
아니면 이연재냐
누가 됐든
재벌 회장 둘이랑 싸우는 거보단 하나가 안 나으시나?
이성재가 옛날부터 싹수가 노란 게 [주선이 잔을 달그락 든다]
[혀를 찬다]
[한숨]
[새가 지저귄다]
[자동차 경적]
[문이 철컥 닫힌다]
(주선)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회장님
들어오세요, 오주선 변호사님
[주선의 옅은 한숨]
강원철 검사장 만났습니다
성문 기사에 대해서 곧 반박할 걸로 보입니다
반론 정도가 아니라 기사를 부인하고 비난할 수밖에 없죠
(주선) 강원철 지금 본인이 처한 입장이요, 예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주선) 강원철이 자기 입으로 그 말을 하는 겁니다, 회장님
정통성이라고 [어두운 음악]
- 본인 얘기인가요? - (주선) 네
(주선) 무의식적으로 자기 심경이 반영됐겠죠
그쪽은 지금 정통성이 큰 문제니까
강원철이 지금 자리에 오른 건 오로지 돌아가신 부군의 힘인데
부군께서 만약
[주선의 헛기침]
죄송합니다만 일개 살인자로 전락한다면
강원철은 살인자 덕분에 기 수를 파괴하고 올라선
뭐랄까, 일종의 범죄의 부산물이 되어 버립니다
혼자만 남은 사생아 같은 거죠
그때 자길 검사장으로 올려 준 검찰 총장도 무너졌는데
이창준 수석까지 무너지면 강원철도 같이 고꾸라져야겠죠
겉으로야 고인이 된 선배를 성문이 모욕했다고 하겠지만
속은 자기 문제로 부글거릴 겁니다
오늘 거기에 제가 기름을 부어 줬고요, 예
(연재) 이성재 사장이
몰라서 검찰을 적으로 돌리는 게 아닙니다
네, 그럼요
(주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건
그만큼 급해서가 아니겠습니까?
그렇게라도 안 하고선 도저히 회장님을 따라올 수가 없어서요
설상가상 고인하고 짰다고 뒤집어씌운
평검사까지 대검으로 올라왔으니까 말이죠, 예
이성재 사장
여러모로 골치가 아플 겁니다
이렇게 잘 처리해 주시니
앞으로도 많은 부탁을 드리겠네요
부탁이시라니요, 회장님
(연재) 해서
오 변호사님께선 한조의 내부 고문이 돼 주시죠
감사합니다, 회장님
외부에선
(연재) 한조와 변호사님의 계약 관계를 알 필요가 없으니
더 편하게 움직이실 수 있습니다 오늘처럼
잘 알겠습니다
(박 상무) 제반 조건에 대해선 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박 상무) 5분 뒤에 나와 주시죠
(주선) 안녕히 가십시오, 회장님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박 상무) 회장님
다른 사외 이사들도 정식 영입 대신
오 변호사처럼 물밑에서 움직이게 하면 어떠시겠습니까?
주주들한테 보여 줄 사람은 보여 줘야지
국세청을 이겨 먹을 타개책이 나한테 있다는 걸 알려 줘야죠
이성재는 의식할 필요 없어
거기야 공직자 출신들
우리보다 더 바글바글 끼고 있는데, 뭘
(연재) 그보다 [박 상무가 문을 철컥 연다]
- (박 상무) 네 - 황시목이
[어두운 음악] 대검 검사가 됐나 보네?
알아보겠습니다
[어두운 음악]
[의미심장한 음악]
[줄자가 차락 감긴다]
[줄자를 차락거린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동재) 만약에 내가
아니야, 네가 죽었어
근데 지검 동료 여섯이 똑같은 소릴 하는 거야
'널 발견하고 풀어 주려는데'
'네가 뿌리치는 건지 뭔지 몸부림치더라'
'그때 긁혔다'
[덜컹 소리가 들린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통화 연결음]
[어두운 음악] [철커덩 소리가 난다]
(경찰8) 어, 뭐야
아이, 저, 뭐 고치셨어요?
[문이 달칵 닫힌다] 이씨
아이, 저, 거, 거기 서 봐!
(백 팀장) 왜 이렇게 전화가 안 돼
[무거운 효과음]
[경찰8이 씩씩거린다]
[문이 탁 닫힌다]
에이씨
너한테 연락 없었어?
야, 검사가 직접 날 불렀다니까
하, 그 인간은 죽어서도 속을 썩이네
[문이 철컥 열린다]
(백 팀장) 야!
죄송합니다
[문이 철컥 닫힌다]
아니야, 아니야, 못 들었을 거야
[한숨]
야, 이따 다시 통화하자, 일단 끊어
[통화 종료음]
(경찰8) 아이씨, 벌써 내뺐네
왜요?
지퍼
(경찰8) 아…
- (백 팀장) 너 내일부터 휴가지? - 네
(백 팀장) 나랑 바꾸자
(경찰8) 아, 저 엄마 아빠랑 어디 가는데요
아, 저 예약 벌써 다 해 놨는데
아, 팀장님!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쓱 열린다]
(여진) [손뼉을 짝 치며] 어? 웰컴!
- 아, 나, 나 안 늦었죠? - (여진) 딱 맞춰 왔어
(여진) 갑시다
(주임1) 먼저 대외용 팸플릿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주임1이 계속 발표한다]
(건) [작은 소리로] 말 좀 해 주시지
나만 오버해서 입었네
(여진) 왜요, 뻘쭘하고 좋은데
(주임1) 1945년 미군정하에서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경검 간에 네 번의 굵직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먼저 1998년 1라운드에선
검사들의 결사반대에 이어 법무부까지 검찰 편을 들어 주면서
경찰의 독립적 수사를 향한 첫 논의는 무산됐습니다
2라운드는 2005년
(뉴스 속 앵커1) 노무현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가
[어두운 음악]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해 아쉽다면서
의견을 조율해 보자고 공청회를 열었습니다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뉴스가 계속된다] (주임1) 당시 청장님께서도
직을 거는 자세로 임하셨지만
대한민국 경찰 수사는 검찰이 지휘해야 한다는
형사 소송법을 개정하지 못해 또다시 무산됩니다
[뉴스 속 앵커2가 보도한다] (주임1) 3라운드에 해당되는 2011년
사법 경찰 관리는
검사의 명령에 직무상 복종해야 한다는 복종 규정이 마침내 삭제됐지만
"검찰, 수사권 조정 불만"
검사의 지휘권
검찰만이 수사를 끝낼 수 있다는 종결 권리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제 마지막 4라운드
2019년 현재입니다
(주임1) 이전 두 정권에 굴복한 검찰이
국민들 앞에 최악의 신뢰도를 보여 주면서
지금까지 검찰이
여론과 정치권의 압박에서 밀린 건 사실상 처음입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검찰에선 수사권 조정을 해 주겠다면서도
전제 조건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주임2) 예, 다음은 검찰이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자치 경찰제입니다
역시 내일 협의회 후 반포될 홍보 유인물에 포함될 예정입니다
어, 자치 경찰제가 뭐냐
한마디로 현재의 경찰 인력 일부를
지방 자치 단체에 떼 주는 겁니다
그럼 자치 경찰의 반대는 뭐냐
국가 경찰이 되겠죠?
- 장건 형사 - (건) 예
(재용) 일선에선 어때?
자치 경찰제가 되면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해야 돼서
일선들은 상당히 민감할 텐데
(건) 어…
(재용) 어,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해
(건) 예
그냥 뭐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재용) 그래? - (건) 예
(건) 그, 자치 경찰이 되면
좀 더 민생 친화적인 이미지로다가…
- (재용) 씁, 생각보다 긍정적이네? - (건) 예, 예
(주임2) 예, 그럼
(건) 저기
진짜 일선 수사 경찰들요?
가짜 일선도 있어?
저, 그게
[사람들이 놀란다] (상원) 에헤
[흥미로운 음악] 공무 집행 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어요
[상원의 놀란 신음] (상원) 수사권이고 다 좋은데요
미국처럼 막 무지막지하게는 아니어도
현장에서 자기방어 정도는 좀 할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어요
조심하면 방관했다 그러고 [상원의 성난 숨소리]
좀만 뭐 하면 과잉 진압이라 그러고
이런 영상 돌면 바보 취급 받는 거 그거 순식간이라고요
아, 뭐니 뭐니 해도 영장이 빨리 나와야지
아, 증거 없앨까 봐 급하게 하는 게 압수 수색인데
검찰이 안 해 주면 영장도 못 받으니, 원
아이, 거치는 새에도 시간 잡아먹지, 어?
청구하는 사이에 소문 다 나지
(윤수) 아, 그리고 그 소문도 또 누가 내겠어?
그나마 나오면 다행이야, 어?
아니, 근데
아, 영장은 법원에서 내 주는데
왜 검찰이 중간에서 잘라요?
[윤수와 순창의 힘주는 신음]
아, 저는
국가 경찰이냐, 자치 경찰이냐 문제가 아니라
어떤 통제 장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서요
막상 우리가 수사권을 갖고 왔는데 이제 서장님이나
아니, 저희 서장님이 그러신다는 게 아니라
어, 극소수의 윗분들이 뭐, '이렇게 해라, 저렇게 바꿔라'
수사 방향을 왜곡시키려고 해도 막을 방법이 없어지는 거니까
경찰도 직장 협의회가 있어서
- (빛) 장건 형사 - (건) 네
관련 내용만 발언합시다
여기 현장 안 겪어 본 사람 있어?
(건) 죄송합니다
(주임2) 예, 자치 경찰 및
국가 경찰 사무 배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흥미진진한 음악] 자치 경찰의 주요 업무로는
생활 안전, 여성, 청소년, 교통 지역 경비 등 주민 밀착형
(재용) 1차는 일단 뭐, 준비한 대로 하는 데까지 해 봐야지, 뭐
[건이 말한다]
(여진) 우리 밥 먹으러 가요, 껍데기?
[여진의 웃음]
잠깐만, 나 잠깐만 자리 좀 갔다 올게요 [건이 대답한다]
(태하) 어떻게 팀장만 남아?
(시목) 조원들 뇌물 수수를 팀장은 전혀 몰랐다고 주장해서요
책임 소홀로 한 직급만 강등됐습니다 보직은 유지하고요
팀장이 몰랐다, 팀장만 몰랐다
늘 붙어 다니는데 말이 되는 얘기인가?
(백 팀장) 우리 팀은 5년을 같이했어요
[어두운 음악] 365일 길바닥에서
추우나 더우나
남들 다 쉬는 명절, 크리스마스 하나 못 쉬면서
서로 등을 지켜 주고 그러다 보면
그렇게 5년을 뒹굴면
옆자리 동료가 형제보다 낫습니다
송 경사도 어쨌거나 식구가 됐으니까 도와주고 싶었어요
맨날 혼자 겉도는 거 많이 끌어당겼고
일도 우리가 나눠서 해 줬다고요
그렇게 형제 같고 식구 같은 조원들이 뒷주머니 차는 걸
(동재) 팀장이 돼 갖고 혼자만 모르셨다고요?
[동재의 어이없는 숨소리]
본인이 생각해도 설득력 없죠?
웃기죠?
나는
뇌물죄로
기소가 안 됐습니다
(백 팀장) 바로 여기 이 건물의
검사님 선배들이
날 무혐의라고 판단했기 때문에요
그리고 송기현이는 자살이에요
자기가 자기 손으로 죽은 거
내가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동재) 죽는 거 봤어요?
그럼 말리셨어야지
그걸 본 게 아니라 죽은 다음에!
아, 죽은 다음에 봤으면
자기 손으로 죽었는지 아닌지 확신 못 하시지
팀에 그런 사람 하나 있으면 나머지가!
얼마나 힘든데요
허구한 날 죽상을 해 가지곤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서 혼자 빌빌대다!
[한숨]
(태하) 이제 와서 순순히 인정할 리가 없지
아휴, 길게 걸리겠네
(시목) 저, 내일은 다른 조원을 접견할 예정입니다
그 지구대 제일 고참입니다
접견?
아, 그때 뇌물 수수로 실형 선고받고 지금 안양교도소에 복역 중이라서요
내일 협의회 끝나고 출발하겠습니다
(태하) 응
서 프로 혼자 경거망동하지 말라고는 전했지?
네, 그런 덴 빠른 분입니다
금방 알아들었습니다 [태하의 웃음]
(태하) 빠를 거 같긴 해
그러니까 이런 것도 갖고 왔지
지금까지 검이나 경이나
서로 문제란 문제는 다 일으켰어도
내부 살인은 없었어
[어두운 음악]
(태하) 미숙한 업무를 조롱당하거나
부패 세력을 봐줬다는 비난은 차고 넘쳐
경찰도 비난엔 굳은살이 박였어
[펜을 사각거린다]
[프린터 작동음]
(태하) 그러나 동료가 동료를 살해했다면
[문이 탁 열린다] 이건 비난이나 조롱 같은 개별의 건을 뛰어넘어
[저마다 응원한다] 시민의 힘은 이 나라 경찰력 자체를 부정할 거야
(태하) 경찰을 없앨 순 없지
여론은 금방 가라앉겠고
(재용) 다들 준비됐나?
- 네 - (건) 네
(태하) 그러나 우린
수사권을 요구하는 저들의 생떼를 분쇄할 힘을 갖게 돼
[문이 달칵 닫힌다]
갑시다
[시목과 사현이 대답한다] (실무관1) 다녀오세요
(수사관) 파이팅입니다!
[문이 탁 열린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태하) 경찰을 후퇴시킬 힘의 근거가
그들 조직 안에서 돋아난 건 우리한텐 천우신조야
최고의 무기
오늘 협의회에서 경찰이 무슨 말을 떠들든
검찰은 아무것도 내주지 않아
본래 우리의 것이니까
70년을 그랬듯 이번에도
(빛) 정부안만 따를 거면 굳이 모일 필요가 있었을까요?
(시목) 영장 청구권을 갖는 기관엔 해라, 말아라
[비밀스러운 음악] 압력이 반드시 들어올 텐데
(라디오 속 진행자) 항의했다고 증거를 빼라고 했다고요?
(건) 왜 거기 출신이겠어요
그 사람도 똑같은 검사니까지
(연재) 이제 제자리를 찾으신 건가?
의정부 어느 검사인지 알아요? 문의한 사람
(동재)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런데 저는 왜 부르셨습니까?
(빛) 하필 요즘 같은 때 검찰이 케케묵은 걸 다시 건드리는 게
다른 저의가 있는 건지
(여진) 알아 오겠습니다
.비밀의 숲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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