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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의 숲 S2.4

 

 (태하)  경찰이 경찰을 죽였을지도 몰라  [김 순경의 거친 숨소리]

 

 그게 만약 사실이라면  어떻게 되겠어?

 

 (시목)  명백한 몸싸움 흔적이 나왔는데  그냥 넘어갔다고요?

 

 (동재)  '널 발견하고 풀어 주려는데'

 

 '뿌리치려는 건지 뭔지  몸부림치더라, 그때 긁혔다'

 

 (태하)  지금까지 검이나 경이나

 

 서로 문제란 문제는 다 일으켰어도  내부 살인은 없었어

 

 (전무1)  소송 대비가 먼저죠, 회장님

 

 법인세가 천억이 넘게 물렸는데요

 

 (연재)  주주들한테 보여 줄 사람은  보여 줘야지

 

 국세청을 이겨 먹을 타개책이  나한테 있다는 걸 알려 줘야죠

 

 (재용)  다들 준비됐나?

 

 - 네  - (건) 네

 

 [문이 달칵 닫힌다]

 

 갑시다

 

 [자동차 경적]

 

 (태하)  저거 몇 살인데 저…

 

 [신난 신음]

 

 [타이어 마찰음]

 

 [자동차 경적]  [차창이 스륵 내려간다]

 

 [웃음]

 

 [차창이 스륵 올라간다]

 

 [한숨]

 

 [어두운 음악]

 

 [차 문이 탁탁 닫힌다]

 

 (태하)  감사원장님 뵙고 갈 테니까  먼저 가 있어

 

 (시목)  302호입니다

 

 (시목)  안녕하십니까

 

 (여진)  황시목 검사입니다, 단장님

 

 - 처음 뵙겠습니다  - (빛) 이렇게 뵙네요

 

 최빛입니다

 

 (빛)  그쪽들이에요?

 

 아, 이쪽이 편하시겠습니까?

 

 뭐, 그렇다는 게 아니라

 

 (건)  저, 이렇게 또 뵙네요, 예?

 

 오셨단 얘기는 들었습니다

 

 아, 그러네요

 

 (여진)  아유, 아이 안부라든가요, 예?

 

 '많이 컸냐, 둘째 낳았다는  소식은 들었다', 뭐, 그런 거?

 

 아이는 잘 있습니까?

 

 (건)  아유, 뭐, 애가 잘 있죠, 그럼, 예

 

 [여진의 웃음]

 

 안 잡아먹어, 누가 뭐래?

 

 (빛)  우리 애들하고  좋은 안면이 있어서 다행이네요

 

 - (시목) 네  - (건) '우리 애들'?

 

 [여진의 웃음]

 

 [지퍼를 직 여는 소리가 들린다]

 

 남의 건물까지 와서 뭐 하는 건지

 

 (사현)  대검에서 하자니 쟤들이 싫대고

 

 아, 그렇다고 우리가  경찰청으로 갈 순 없고

 

 [엘리베이터 도착음]  둘 다 불편한 게 낫죠

 

 쟤네들은 다 왔나?

 

 - (재용) 아이고  - (태하) 어…

 

 - 김사현입니다  - (재용) 반갑습니다

 

 (사현)  가시죠

 

 (수행 직원)  찍겠습니다

 

 (재용)  아유, 또 이런 걸 또

 

 (수행 직원)  하나, 둘, 셋  [카메라 셔터음]

 

 예, 수고하셨습니다

 

 사진은 따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태하)  뭘요

 

 [문이 탁 닫힌다]

 

 [헛기침]

 

 (재용)  음, 다들 바쁘실 텐데

 

 이렇게 시간 내고 모여 줘서 고맙고

 

 어, 먼저, 그러니까…

 

 저희 일 하는 건데요, 뭘

 

 (태하)  저희야말로  먼 걸음 해 주셔서 감사하죠

 

 간단하게 우리가 여기 모인 목적을  짚고 갑시다

 

 (재용)  현 정부에서 국정 개혁의 일환으로  [어두운 음악]

 

 많은 것들을 추진하고 있는데

 

 경검하고 관련된 건 크게 네 가지

 

 수사 지휘권, 수사 종결권  영장 청구권

 

 이 세 개를 개정하는 거고

 

 마지막으로는 고위 공직자 비리 수사처

 

 즉, 공수처 설치 논의입니다

 

 (사현)  말씀 중에 죄송하지만

 

 영장 청구권은 정부 조정안에서도  안 건드리기로 결정 났는데요

 

 현행 유지요

 

 협의회에서도  제외시켜야 맞지 않습니까?

 

 (빛)  말씀 중에 죄송하지만

 

 정부안만 따를 거면  굳이 모일 필요가 있었을까요?

 

 경찰과 검찰이 직접 논의해서

 

 새로운 개혁안을 내자는 게  이 자리 취지 아닙니까?

 

 (사현)  '체포, 구속, 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그걸 몰라서가 아니…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사현)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대한민국 헌법 12조 3항

 

 헌법을 개정할 겁니까?

 

 (여진)  맨 처음에

 

 그 조항을 읽을 때가 기억납니다

 

 공무원의 권한이  일반 조례나 규칙도 아니고

 

 국가의 가장 기본법인 헌법에  들어 있다는 게 좀 이상했습니다

 

 (태하)  처음이니까 이상했네

 

 지금은 많이 익숙하시죠?

 

 (사현)  아, 그게 왜 그러겠어요?

 

 그만큼 중요하니까

 

 '후손들이 함부로 손대지 마라'

 

 헌법에 박아 놓은 거란  생각은 안 들어요?

 

 (여진)  '우리나라 검찰이 헌법에'

 

 '자기들 권한을  새겨 넣을 정도로 막강하구나'

 

 라는 생각은 듭니다  [사현의 웃음]

 

 아니, 그걸 우리가 새겼나?

 

 (빛)  아니죠, 검찰이 아니죠

 

 오직 검사만이  영장을 청구할 수 있게 만든 건

 

 5.16 세력이니까

 

 이 나라 최초의 헌법엔  분명히 검사 또는 사법 경찰관이

 

 영장을 받을 수 있다고 한 걸

 

 입법권도 없는 쿠데타 세력이  자기들 마음대로 경찰은 빼고

 

 검사만 남긴 거니까

 

 이게 법률상으로  얼마나 하자가 있는 건지는

 

 법률 전문가이신 검사님들이  더 잘 아시겠죠

 

 법률상 하자는 아니죠

 

 (사현)  독점 청구권이 군사 쿠데타 세력이  만든 건 사실이지만

 

 당시에 국가 재건의는  비상조치법에 의해서

 

 입법, 사법, 행정의 3권을 행사하도록

 

 법리 해석상 요건은 갖추었습니다

 

 (재용)  그래서, 비상조치법을  인정한다는 거예요? 잘했다고?

 

 (사현)  [웃으며]  아니요

 

 존재해선 안 될 악법이었지만

 

 실재한 건 사실이잖아요

 

 아, 굳이 표현하자면

 

 법률상 하자가 아니라  역사상 하자가 안 맞나 싶은데

 

 또 1969년 개헌 이후에

 

 현재까지 네 차례의 헌법 개정  과정에서도 개헌되지 않았으므로

 

 해당 조항은 추인될 걸로 봐야 합니다

 

 (여진)  부장님도 악법이라고 인정하신 게

 

 무려 50년 동안이나  개정이 안 된 이유는 뭘까요?

 

 이 질문을 드리니까  제가 생각나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압수 수색 대상인  변호사가 하나 있었어요

 

 왜 변호사가 압수 대상이었냐

 

 사설 단속업체랑 짜고  불법 게임업체를 함정 단속 했습니다  [어두운 음악]

 

 근데 그다음에  이 변호사가 한 짓이라는 게

 

 자기가 찌른 게임업체에 접근해서

 

 고소를 무마시켜 주겠다고 하고선  엄청난 합의금을 받아 내요

 

 처음부터 불법 적발이  목적이 아니었어요

 

 합의금을 노린 거지

 

 이 짓을 한두 번 한 게 아닙니다

 

 부장님들은 제가 지금  누구 얘기하는지 아시죠?

 

 이 변호사 두 분 직속 선배 아닌가요?

 

 (태하)  뵌 적 없어요, 10년도 넘은 얘기를

 

 (여진)  네, 10년 넘었습니다

 

 근데 저는 10년도 넘은 이 케이스를  어떻게 알까요?

 

 이 변호사가 나중에

 

 경찰을 상대로  손해 배상 소송을 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중앙지검 검사 시절에

 

 수사권 조정 문제가 있을 때마다  검찰을 대표한 법조인이라서

 

 경찰이 앙심을 품고  자기를 표적 수사 한 거라고

 

 아, 그래서 그분 패소했잖아요

 

 (사현)  항소심까지 가서  원고 패소 판결 났으면 됐지

 

 (빛)  항소심 결과도 아시는 걸 보니까

 

 어떻게 이런 인물이  손배소까지 가능했는지도 아시겠네요

 

 보통 이런 범죄는  변호사 사무실 압수 수색, 계좌 추적

 

 이 두 가지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건  지나가는 애도 압니다

 

 근데 아무것도 못 했어요

 

 수색 영장이 안 나와서

 

 경찰이 몇 번이나 다시 청구했는데도  검찰이 계속 기각시켰습니다

 

 제 식구 감싸기도 이 정도면, 검사님들

 

 얼굴 뜨거워져야 되는 거 아니에요?

 

 (태하)  제 식구 감싸기면 끝까지 감쌌겠죠

 

 그거 담당 검사가 바뀌고 나서  영장 나왔잖아

 

 (재용)  그러고서 사건 넘겨받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 끝

 

 (태하)  이거 뭐, 5.16이 나오질 않나

 

 10년 전 것까지  자꾸 옛날얘기 하시는데

 

 옛날을 들추는 이유가

 

 그만큼 이제 많이  개선됐기 때문 아닙니까?

 

 (건)  저기

 

 그럼 지금 일을 알려 드릴까요?

 

 바로 며칠 전 일인데요

 

 그, 여기 계신 분들은  전세 사기 같은 거는 안 당해 보셨죠?

 

 법에 정통하고  워낙에 똑똑하신 분들이니까

 

 [어두운 음악]

 

 - 예, 안녕하세요  - (여자) 죄송해요

 

 (여자)  회사에서 알게 되면 좀 그래서요

 

 아유, 예, 아닙니다, 아닙니다

 

 아, 저, 다름이 아니라

 

 (윤수)  저, 제가 확인을 좀 할 게 있는데

 

 계약할 때 만났다는 가짜 집주인이

 

 이 사람이 맞는지  [여자의 놀란 숨소리]

 

 (여자)  맞아요, 이 사람

 

 잡았어요?

 

 (윤수)  이제 잡아야죠, 이제

 

 아, 저, 아, 원래

 

 저희 강력 팀에서 가지고 있던  프로필이랑

 

 이번엔 좀 다르게 나와서요, 이게

 

 같은 인물인지  확인을 먼저 해야 돼서, 이거

 

 [울먹이며]  저 10년 동안 모았어요

 

 (여자)  그게 딱 하루 만에 없어졌어요

 

 저 큰 거 바라는 거 아니잖아요

 

 내 집, 내 명의도 아니고  전세방 하나인데

 

 꼼꼼하게 체크 다 했어요

 

 직거래하면 사기가 많다고 해서

 

 중개인도 껴서 했고요

 

 집주인도 직접 만나서

 

 신분증까지 다 확인하고 계약한 거예요

 

 집주인이 여자 혼자 사는 집  위험하다고

 

 걸개도 새로 만들어 준다고 해서

 

 주인 잘 만났다고 저는 생각했거든요

 

 설마 가짜일 줄은 몰랐어요

 

 아유, 참, 나쁜 새끼, 진짜  [무전기 작동음]

 

 (무전 속 경찰1)  용의자 보광동 중개소로 온답니다

 

 일단 10시인데 바뀔 수도 있어요

 

 (순창)  네, 나갑니다

 

 (윤수)  야, 저, 저, 저, 저

 

 저거 아니지? 어?

 

 (건)  안 보여, 씨

 

 - (윤수) 아니야?  - (상원) 아니에요

 

 [윤수의 한숨]

 

 (윤수)  아, 10시에 오겠다는 놈이 이게, 씨  [건의 초조한 숨소리]

 

 (건)  뭐, 어떻게, 나가 볼까요?

 

 나가 봐

 

 (윤수)  야, 지능 팀은 그냥 차에 있으라 그래

 

 괜히 눈치챌라

 

 알겠습니다  [차 문이 탁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차 문이 탁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한숨]

 

 [추워하는 숨소리]

 

 [어두운 음악]

 

 [휴대전화 조작음]

 

 [긴장되는 효과음]

 

 (남자)  에이씨

 

 [긴박한 음악]  (건)  야!

 

 [건이 소리친다]

 

 [남자와 건이 씩씩거린다]

 

 [개가 멀리서 왈왈 짖는다]

 

 [형사들이 소리친다]

 

 [남자의 신음]

 

 [거친 신음]

 

 [개들이 왈왈 짖는다]

 

 (형사1)  잡아, 잡아!  [남자가 씩씩거린다]

 

 [남자가 씩씩거린다]

 

 [건의 당황한 신음]

 

 [건의 아파하는 신음]

 

 - (윤수) 야, 짱건, 괜찮아?  - (건) 빨리 가요!

 

 [건의 아파하는 신음]

 

 (윤수)  어디야

 

 (건)  아유!

 

 (윤수)  야, 이거 어디 갔어  [형사들이 소란스럽다]

 

 야, 상원아, 짱건, 넘어가

 

 [상원이 대답한다]  넘어가, 야, 너 절로 가

 

 (건)  아유!

 

 [휴대전화 진동음]  [형사들이 소란스럽다]

 

 (순창)  예

 

 아

 

 아, 잠시만요

 

 저, 팀장님

 

 검찰에서 피의자 데려오라고 했다는데  그러라고 해요?

 

 (윤수)  아, 무슨 피의자, 인마

 

 (순창)  아, 어제 그, 우리 유치장 들어온  동창 찌른 놈요

 

 아, 서부지검에서  지금 그놈 좀 데려오라고…

 

 (윤수)  아, 필요하면  자기들이 와서 데려가면 되지

 

 왜 우리한테 데려오라 마라야  바빠 죽겠는데

 

 (순창)  아, 그, 자기들 지금 좀 많이 바쁘다고  협조하라고 했대요

 

 아, 유치장 당직도  이거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묻는데

 

 - (순창) 뭐라고 할까요?  - 야, 씨!

 

 (윤수)  야, 피의자 호송은 각자  알아서 하기로 한 지가 언젠데, 씨

 

 아직까지 우릴 부려 먹어!  법 바뀐 게 언젠데, 씨

 

 - (순창) 아, 그러면…  - 자기들 수사관 시키라 그래, 인마!

 

 - (윤수) 쯧  - 예

 

 (순창)  아, 네, 저…

 

 (윤수)  야, 없어?

 

 [순창의 당황한 신음]

 

 범, 뒤쪽에 범인요!

 

 (윤수)  야, 짱건, 야, 상원아!

 

 [형사들이 소란스럽다]

 

 - (남자) 놔!  - (형사2) 가만있어!

 

 (건)  사기 친 놈 잡았어요

 

 그날 밤새워서 잡았습니다  [상원의 힘겨운 신음]

 

 잡았다고요

 

 근데 이놈이 영장이 안 나옵니다

 

 (건)  서부지검에서 밑도 끝도 없이  보완 수사 하라길래

 

 위조 신분증, 등기부 등본에

 

 그, 피해자 진술까지 다 다시 붙여서  그거 다시 넘겼어요

 

 근데도 구속 영장이 안 나옵니다

 

 그러니까 진짜 집주인은  월세로 내놓은 거를

 

 이놈이 부동산업자랑 짜고  자기가 집주인인 척해서 전세로 돌리고

 

 그 보증금 갖고 튄 놈이에요

 

 다세대 여섯 가구가 피해를 봤습니다

 

 가구당 2억 5천이 누구한테는  큰돈이 아닐지 몰라도

 

 피해자들한테는 전 재산입니다

 

 평생을 모아도 안 돼서  대출까지 받은 전 재산

 

 [어두운 음악]

 

 언제까지 풀어 줘야 돼요?

 

 오늘 새벽요

 

 그때까지 영장 안 나오면 놔줘야 돼요

 

 (빛)  15년 동안 변한 게 없네

 

 옛날에야 검사가 경찰한테

 

 피의자 데리고 오라, 가라  명령하고 그랬죠

 

 왜 우리가 그 뒤치다꺼리 해야  되느냐고 호송 거부했던 현직 경찰이

 

 실형받은 적도 있습니다

 

 그게 무려 15년 전 일이에요

 

 그러고 나서 경찰이 검사한테

 

 복종해야 한단  의무 규정 없앤 지가 언젠데

 

 아직도 이러고들 살아요?

 

 (사현)  아, 우리 장건 형사님이라고 하셨나요?

 

 - 예  - (사현) 오해하셨네

 

 (건)  제가 뭐, 뭘 오해했습니까?

 

 (사현)  오해하실 만한데

 

 피의자 호송 명령은  완전히 없어진 관행입니다

 

 이젠 우리 그런 거  경찰한테 시키지도 않고

 

 그거 거부했다고  쪼잔하게 영장 안 내 주고

 

 그런 경우는 없어요

 

 (태하)  15년 전에 실형을 받은 건  그때 법이 그랬으니까요

 

 경찰이 아무리 싫어하고  자존심 상해 한대도

 

 그땐 검사에 대한  경찰의 복종 의무가 있었으니까

 

 규정에 근거해서  재판부에서 유죄를 준 거지

 

 우리가 무슨

 

 아무 잘못도 없는 경찰한테  무슨 횡포를 부린 것처럼

 

 (재용)  아니, 지금 그게 문제예요?

 

 지금도 영장 갖고 난리인데

 

 이러고서 영장 청구권을  절대 못 내 준다고?

 

 (이 계장)  검사님

 

 저분이에요, 저분

 

 라디오 나가서 외압 소리 했다가  좌천받고 오셨다는 검사님요

 

 [마우스 조작음]

 

 (라디오 속 진행자)  오늘 아침 모스크바보다 더 춥습니다

 

 애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서울 현재 수도권 기온이  영하 16도고요

 

 모스크바의 기온이 영하 10도니까요  모스크바보다…

 

 (라디오 속 김 검사)  바로 그날 부장 검사실에 불려 가서  뜻밖의 말을 들었어요

 

 '의원님 변호사가 고검장 출신이니까  직접 전화하지 말 것'

 

 의원님께서  저의 처신에 대해 항의했으니

 

 일부 증거를 목록에서  빼라는 지시였어요

 

 (라디오 속 진행자)  음, 항의했다고  증거를 빼라고 했다고요?

 

 부장 검사가요?

 

 (라디오 속 김 검사)  네, 그래서 제가 해당 증거는 벌써

 

 변호인들이 목록을 복사해서  외부로 나갔는데

 

 검찰이 중간에  삭제해 버린 게 알려지면

 

 누가 책임지냐고 따졌지만

 

 결국 증거는 삭제됐습니다

 

 (라디오 속 진행자)  네, 하지만 당시에 검찰 측은

 

 증거 기록이 피고인 측에  이미 공개돼서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사현)  전국에 경찰 관리가 15만 명입니다

 

 15만 중에 1%만 영장을 잘못 써도  천오백 명이에요

 

 검사 인력 전체를 합해 봐야  2천 명 남짓인데

 

 (빛)  그래서, 지금 자격 시비 하자고요?

 

 자격 시비가 아니라

 

 검사는 전국에 몇 명, 경찰은 몇 명

 

 수치만 놓고 단순 비교 하는 게  자격 시비죠

 

 (빛)  '너희들은 뭐가 달라'로  가자는 겁니까, 지금? 해볼까요?

 

 (시목)  저, 검찰의 힘은

 

 기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소할 사건을  기소하지 않는 데 있다고 합니다

 

 기소의 출발이 영장이라고 한다면

 

 청구권은 당연히 이러한 폐단을  없앨 수 있는 쪽이 행해야죠

 

 그래서 더더욱  이 질문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영장 청구권을 갖는 기관엔  해라, 말아라

 

 압력이 반드시 들어올 텐데

 

 경찰은 이걸 어떻게 막으실 건지요

 

 (재용)  우리도 그 고민이 없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법에 정통한 사람들로  영장 심사관제도 검토하고 있고

 

 (시목)  검찰이 법을 몰라서  문제가 된 게 아닌데요

 

 지금의 수사권 조정이

 

 병원 놔두고  병원만 바꾸는 게 안 되려면

 

 검경 간에 단 하나라도  차이점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진)  다른 병원을 가야  다른 치료법이 나오죠

 

 (사현)  옮긴 데가 돌팔이면요?

 

 [긴장되는 음악]  - (재용) 돌팔이?  - (태하) 김 부장, 진정하고

 

 (빛)  아, 진짜 돌팔이가 누군데요

 

 - 아, 지금 우리더러…  - (태하) 씁, 됐어

 

 (태하)  아, 이렇게 말꼬리 잡을 거면 관둡시다

 

 이게 무슨 협의야, 서로 감정만 상하고

 

 (여진)  아니, 경찰이 요청하는 게  영장 발부권이 아니라

 

 청구권이잖아요, 청구권

 

 법리 판단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판단을 받겠다고요, 법원한테 직접

 

 (사현)  경찰이 청구권을 가져가면  강제 수사 남발될 게 뻔하다고요

 

 자기들이 처음부터  발로 뛰고 수사했으니

 

 얼마나 잡아넣고 싶겠어

 

 아, 그거 막자고  우리가 이중으로 보는 건데!

 

 (빛)  이중으로 보호되는 게 국민들 맞아요?  검사들 아니고?

 

 청구된 영장이 부적절하면  법원에서 거릅니다, 걱정 마세요

 

 (시목)  법원의 영장 발부는 객관식입니다

 

 모든 영장은  태생부터가 기본권 침해고요

 

 조서 내용을 주관식으로 검토할 절차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여진)  검찰 혼자 무슨 인권 보호 기구인 양  하는 게 말이 되나요?

 

 지금 당장 밖에 나가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검찰의 인권 침해 사례 하나둘쯤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태하)  내 말이 그거예요, 내 말이

 

 청구권은 인권과 직결되는데

 

 우리 쪽은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굵직한 것들이라 눈에 띄지만

 

 민생에 직접 닿아 있는 건 경찰이라고

 

 수치상으로 경찰이 몇십 배, 몇백 배  우리보다 많지만 몰라요

 

 왜? 이슈가 안 돼서

 

 이것저것 다 따지기엔 너무 많아서

 

 영장이 남발될 우려가  절대적이란 말입니다

 

 (건)  그 영장이 안 나와서 침해받는  보통 사람들 인권은요?

 

 헌법 재판소 가세요

 

 헌법을 꼭 뜯어고쳐야겠으면  헌재를 가시라고

 

 (태하)  그만 가자고, 가

 

 오늘 여기까지 합시다

 

 첫날인데 수고하셨습니다

 

 국장님 말씀도 잘 들었고  최 부장 얘기도 뭔 얘긴지 알겠고

 

 어차피 총선 전에까지만  결론 내면 되니까

 

 - (태하) 이만 일어들 나시죠  - (재용) 그럽시다

 

 (태하)  다음 일정은 나중에 맞춰 보죠

 

 - (태하) 이만 가겠습니다  - (빛) 수고 많으셨습니다

 

 [문이 철컥 열린다]

 

 - 어느 멍청한 놈이…  - (사현) 부장님

 

 에이씨

 

 [어두운 음악]

 

 (태하)  어떤 새끼가 영장 갖고 농간이야?

 

 (사현)  에이, 형사 말만 듣고 어떻게 알아요

 

 아,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호송 인치 거부했다고  영장을 안 내 줘?

 

 피해자 진술만 믿고 대충 했다가  빠꾸 맞은 거지, 쯧

 

 (태하)  어느 지검이야?  아까 어디 형사라 그랬어?

 

 (사현)  용산서라고 했나?

 

 (태하)  서부지검이네

 

 지금 서부지검장이 임채균인가?

 

 (사현)  임채균이면 뭐 어쩌려고요, 놔두세요

 

 [문이 철컥 여닫힌다]

 

 (태하)  아씨, 영장 내 주라고 할 수도 없고

 

 여태까지 안 내 주다가  우리 앞에서 저 말 했다고

 

 협의회 끝나자마자 갑자기 내 주면  완전 인정하는 거잖아

 

 - (태하) 길들이기 한 거  - (사현) 담당이 알아서 하겠죠

 

 (사현)  그런 거 참견했다간 부장님만 욕먹어

 

 아, 진짜 풀어 주면 어떡하지?  전세 사기범

 

 (태하)  야, 너 서부지검 있었지?  아는 애 없냐?

 

 - 없는데요  - (사현) 거기 뜬 지 얼마나 됐는데?

 

 - (시목) 2년요  - 에이, 다 뿔뿔이지, 그럼, 2년이면

 

 (태하)  가만있어 봐

 

 - 걔도 서부…  - (사현) 누구요?

 

 (태하)  아니야

 

 (사현)  아, 아침부터 힘 뺐더니 배고파 죽겠네

 

 야, 이 근처 뭐 있냐?

 

 (시목)  어, 정문 직전에 수제 햄버거집  있었습니다

 

 (태하)  목 막혀, 딴거

 

 (시목)  20m 전에 덮밥집 있었고요

 

 (사현)  아, 뜨끈뜨끈한 거, 좀!

 

 끝장나게 매운 거 먹자

 

 (함께)  네

 

 (여진)  [작은 소리로]  어떡해요?

 

 (빛)  괜찮아

 

 [빛이 숨을 들이켠다]

 

 하, 7%도 안 되는 지분에  이렇게까지 휘둘려야 돼?

 

 동부지검에서 반박 기사가 나오니까

 

 이성재 사장이  바로 움직인 것 같습니다

 

 (박 상무)  재작년 2분기까지 저희 한조 본사의  계열사 지배 구조는

 

 크게 변동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올해 초 상황입니다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어두운 음악]  이성재 사장 휘하의 한조자동차와  엔지니어링에서

 

 한조화학을 비롯한 계열사 주식을  대거 매입했습니다, 반면에

 

 [박 상무가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보시다시피 이성재 사장의 지분율이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전 회장님께서 구속 전에

 

 이성재 사장 쪽으로  지분을 많이 넘겼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또 하나 간과해선 안 될  다크호스는

 

 [박 상무가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성문일보 김병현 사장입니다

 

 친이성재파로 분류되는  성문일보 김 사장은

 

 재작년부터 꾸준히 저희 계열사 주식을  매입한 결과 현재

 

 개인 투자자로선  회장님과 이성재 사장에 이어

 

 김병현 사장이 3위에 해당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상무가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이성재 사장이  정관 변경안을 공지해 왔습니다

 

 언제 나왔는데요? 못 들었는데?

 

 (박 상무)  몇 분 전에요

 

 그쪽에서 내놓은  주주 총회 상정안의 골자는

 

 (연재)  '대표 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도록 한'

 

 '현재 주식회사 한조의 정관을 변경해'

 

 '대표 이사의 의장 겸직을 금한다'

 

 (전무1)  회장님이랑 의장을 분리한다고요?

 

 그럼 의장은 누가 합니까?

 

 '이사회 중의 한 명을  총회에서 투표로 뽑아'

 

 '의장으로 정하도록 한다'

 

 (전무2)  아니, 둘을 분리시키면 사사건건  다 의장 허락을 받아야 되는데?

 

 [전무2의 한숨]

 

 (주선)  대표 이사하고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케이스로 가장 최근 거는

 

 중소기업이 하나 있네요

 

 중소기업이긴 한데  사업장 500인 이상이고

 

 그쪽도 이사들이 의장을 따로 뽑아서

 

 지금은 오너파랑 의장파랑 갈려서  분쟁 중입니다

 

 (전무1)  뭘로 분쟁하는데요?

 

 (주선)  이사회에서 애초에  오너하고 의장을 분리시킨 목적이

 

 오너를 밀어내려고 한 거니까요

 

 의장을 시켜서  날 감시하고 꼬투리 잡고

 

 (연재)  끝내 밀어내겠다고?

 

 누굽니까? 그, 이성재 사장 쪽에서  의장을 시키겠단 사람이

 

 - 모릅니다  - (전무1) 의장을 할 정도면

 

 (전무1)  당연히 우리가 아는 사람일 텐데

 

 다른 계열사들도 들은 거 없대요?

 

 (박 상무)  계열사 CEO들은 상정안이 나온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주선)  죄송합니다만  제가 귀사의 상황을 잘 몰라서

 

 주식을 다시 사 오지 그러세요?

 

 지배 구조를 바꾸면 되지 않습니까?

 

 - (박 상무) 아, 그…  - (연재) 돈이 없어요

 

 (연재)  나라에서 때린 추징금만 3천억입니다

 

 대한조그룹 본사에

 

 돈이 없어

 

 전 회장님께서 맡으셨던 계열사를

 

 (박 상무)  저희 이연재 회장님께서  다 이어받으셨으니까요

 

 (주선)  물론이죠, 지금 회장님 대에서  받은 추징금이 절대 아니죠

 

 회장님 개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

 

 회사 자본금을 함부로  쓰시지 않으시겠단 저희 회장님의 뜻도

 

 (전무1)  워낙 확고하시고요

 

 이성재 사장이  누구를 의장으로 미는지를 알아내야

 

 (전무2)  우리도 대책을 세울 건데요

 

 (전무1)  그러게요, 왜 꽁꽁 싸매지?

 

 후보를 일찍 공개해서

 

 '이 사람이다'  이사들한테 각인시키는 게

 

 자기들한테도 유리할 텐데

 

 (전무2)  일찍 발표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란 뜻일까요?

 

 (전무1)  그런 사람이 있나요?

 

 (연재)  있어

 

 [어두운 음악]  (박 상무)  네?

 

 (연재)  미리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여전히 최고의 영향력을 지닌 사람  [의미심장한 효과음]

 

 모든 주주들이  아직도 복귀를 희망하는 아버지야

 

 [긴장되는 효과음]

 

 이성재는 이윤범 명예 회장을  이사회에 다시 불러내서

 

 의장에 앉힐 겁니다, 여러분

 

 [주선의 헛웃음]

 

 (주선)  명예 회장님이시라면

 

 죄송하지만 싸움이 되겠네요

 

 싸움이 되는 정도가 아닙니다, 회장님

 

 (전무1)  명예 회장님이 나서시는 것만은

 

 막으셔야 돼요

 

 (관리인)  안 만나시겠다고요

 

 돌아가시래요

 

 (연재)  내가 지금 여기 와 있다고  바로 밑에 있다고

 

 아버님께 전했어요?

 

 (관리인)  네, 그, 근데…

 

 앞으로도 안 오셔도 된다고요

 

 죄송합니다

 

 [문이 달칵 닫힌다]

 

 저, 저희 사장님께서  전하시라고 한 말씀이 있어서…

 

 [긴장한 숨소리]

 

 '아버지는  널 자식으로 생각 안 하신다'

 

 [무거운 음악]  '직접 말씀하셨으니  심기 어지럽혀 드리지 마라'

 

 '이 집은 나랑 내 어머니가  살던 집이야'

 

 '나 또한 널 동생으로 여기지 않으니  너는 감히 얼씬도 마라'

 

 죄송합니다

 

 저희 사장님께서 빠짐없이  그대로 전하라고 하셔서

 

 (비서)  회의하시는 동안 서동재 검사가  여러 번 전화 올렸습니다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인터폰 작동음]

 

 박 상무

 

 [TV에서 축구 중계가 흘러나온다]

 

 (태하)  아, 좀 빨리빨리 하자

 

 [사현의 못마땅한 신음]

 

 (사현)  아이!

 

 아, 쟤는 왜 맨날  흥민이한테 패스를 안 해?

 

 자기는 인종 차별 당한다고 징징대면서

 

 자식이 내로남불, 씨

 

 (태하)  어?

 

 - (태하) 오, 오, 야  - (사현) 오!

 

 - (태하) 오, 그래!  - (사현) 골, 골!

 

 - (태하) 아유, 됐다  - (사현) 우아, 제대로 찼네

 

 (사현)  야, 넌 맨유 팬이야?

 

 - (시목) 아니요  - (태하) 그, 그럼?

 

 (시목)  저, 축구를 안 보는데요

 

 그럼 야구? 류현진이?

 

 - (시목) 아니요  - (사현) 그럼 배구? 김연경?

 

 저 운동 보는 거 없습니다

 

 그럼 밤에 뭐 해, 술도 안 마신다며

 

 아, 여친 만나겠죠, 뭐

 

 오, 있냐?

 

 (시목)  아니요, 없…  [휴대전화 진동음]

 

 저…

 

 - (시목) 네  - (사현) 오

 

 호랑이 제 말 한 건가?

 

 아니요, 지금 밖인데  무슨 일이시죠?

 

 (사현)  아유

 

 (시목)  어, 한 40분 정도 걸릴 거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건이 콜록거린다]  (건)  아유

 

 [함께 매워한다]

 

 - 나가서 아이스크림 드시죠  - (빛) 응

 

 (건)  아유  [빛의 힘겨운 숨소리]

 

 아유, 이제 살 거 같네, 아유

 

 아, 저, 근데 그, 아까

 

 그, 우리는 언제 뭘 어쨌고  저쪽은 또 언제 뭐, 뭔 짓 했고

 

 그런 거 다 미리 외워 오는 거예요?

 

 - 예  - (건) 에헤

 

 (여진)  응, 해야지, 뭐, 어쩌겠어요

 

 (재용)  아유, 일 얘기 하지 마

 

 (여진)  예

 

 저, 근데요

 

 그, 전세 사기 영장요

 

 그거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재용)  아유, 검사 놈들 진짜, 씨

 

 [재용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재용의 헛기침]

 

 오늘 한 주임 잘했어

 

 장 형사 발언도 적절했고

 

 (빛)  오늘 결과 없다고 실망하지 마  이제 한 걸음 뗀 거니까

 

 - 네, 감사합니다  - (건) 네

 

 단장님 오늘 조금 멋있었어요

 

 - (빛) 치  - (재용) 에?  [휴대전화 진동음]

 

 (재용)  밥값은 내가 내는데

 

 (여진)  오, 국장님도 멋있었어요  [재용과 여진의 웃음]

 

 (여주경찰서장)  여주경찰서장 박성욱입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의정부지검에서 전직 경찰 수용자의  연락처를 문의했다고 합니다

 

 (빛)  전화 좀 하고 올게요

 

 누가 그래요?

 

 (여주경찰서장)  의정부지검에서  여주교도소에다 직접 문의를 했답니다

 

 뇌물죄로 복역했던 전직 경찰 수용자의  연락처를 아느냐고요

 

 교도소에서도 몰라서  저희한테 문의하는 바람에

 

 저희도 알게 된 겁니다

 

 의정부 어느 검사인지 알아요?

 

 문의한 사람

 

 [아파하는 숨소리]

 

 아이고

 

 [한숨]

 

 [윤수가 중얼거린다]

 

 (윤수)  뭐야, 너 벌써 왔어?

 

 - 거기 어땠어?  - (건) 머리끄덩이만 안 잡았어요

 

 (윤수)  그, 황 검사한테 말은 해 봤어?  전세 사기범 영장 얘기?

 

 그거 씨알도 안 먹히겠더라고요

 

 (건)  아이, 그 사람도 뭐, 하나도 안 다르데

 

 야, 그래도 서부지검 출신인데, 어?

 

 얘기 좀 넣어 달라고 해 보지, 좀, 쯧

 

 (건)  왜 거기 출신이겠어요, 예?

 

 그 사람도 똑같은 검사니까지

 

 아주 그냥 자기들 거 안 뺏기려고  눈이 벌게져 가지고 그냥

 

 거기다 대고 뭘 부탁해요

 

 [윤수가 서류를 탁 덮는다]

 

 내가 한여진이한테 한번 부탁해 볼까?

 

 거긴 또 무슨 소용이라고요?

 

 아니, 본청 통해서 뭐, 지검 쪽으로  얘기 들어가면 뭐

 

 또 혹시 누가 알아?

 

 하지 마세요  경감님이 무슨 힘이 있다고

 

 (윤수)  야

 

 야, 인마, 가만히 있는다고  뭐, 영장 나와?

 

 아, 거기는 높은 사람들끼리니까

 

 뭐, 끼리끼리  뭐, 통하는 게 있을 거 아니야

 

 본청에 팀원 나간 덕  이럴 때 보는 거지, 뭐, 쯧

 

 (건)  [웃으며]  덕은 무슨, 아유

 

 하지 마세요, 진짜

 

 (윤수)  으이구, 으이구

 

 야, 파스를  이제 처바르고 자빠졌냐? 어?

 

 붙이려면, 인마  아침부터 처바르고 가 가지고

 

 냄새를 풀풀 풍겼어야지  [건의 웃음]

 

 '나 이렇게 힘들게 잡았소!'

 

 '억울하고 분해서 못 놔주니까  영장 내놓으시오!'

 

 (윤수)  인마, 이렇게 했어야지, 인마!  [건의 웃음]

 

 - (윤수) 으이구, 으이구  - (건) 아유, 무슨

 

 (건)  얕잡아나 보지

 

 수사 형사라는 게  파스 냄새 풀풀 풍기고 나타나면

 

 아, 그리고 본청 사람들도

 

 거, 말이라도 영장 알아봐 주겠단 사람  한 명도 없더라고요

 

 진짜?

 

 [건의 힘주는 신음]  (윤수)  아유, 씨

 

 (건)  한 경감님한테 부탁하지 마세요, 예?

 

 [건의 한숨]

 

 [서랍을 철컥 닫는다]

 

 [한숨]  (주임1)  이건 역차별이야

 

 [어두운 음악]  하, 자기도 파견이면서  옛날 팀 사람까지 부르고 신났네

 

 (주임2)  하, 그러게

 

 우리가 여기서 몇 년을 굴렀는데  자기가 협의회를 들어가

 

 아휴, 덕은 무슨

 

 그러고 사니

 

 [한숨]

 

 뭐야?

 

 (사현)  여자인가?

 

 저 자식 선봤나 보다

 

 가까운 데 있었네요

 

 (시목)  아, 네

 

 이제 제자리를 찾으신 건가?

 

 [피식 웃는다]

 

 다른 것도 찾아야죠, 제자리

 

 성문일보 기사 정정해야죠

 

 정정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에 말씀하시죠

 

 중재 정도로 성이 차요?

 

 (연재)  댁은 그 기사만 놓고 보면  간접 살인자예요

 

 성에 안 차시면

 

 법원에 직접 청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황 검사한텐 그이가

 

 살면서 스친 사람 중의 하나였나 보네  그렇다 해도

 

 마음의 빚은 없는 걸까?  가슴에 조금이라도

 

 [한숨]

 

 회장님은요?

 

 [어두운 음악]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예, 지금 출발하십니까?

 

 (동재)  오늘 내가 지검 일이 바빠서

 

 내일 가자  [통화 종료음]

 

 [카드 인식음]

 

 오늘 접견 간다며, 최고참

 

 저, 의정부지검 일이 바쁘다는데요

 

 아니면 제가 혼자 갈까요?

 

 됐어, 내일 같이 가

 

 (태하)  너 걔랑 다닐 땐 명함 뿌리지 마

 

 네

 

 왜 이렇게 금방 들어왔어?

 

 [문이 달칵 닫힌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장님

 

 (연재)  좀 더 일찍 봤어야 했는데  내가 정신이 없었네요

 

 아이, 당연히 바쁘시죠

 

 요즘 제가 매일 회장님 뉴스 보면서

 

 (동재)  이 대한조그룹의  회장님이 되시는 걸 보고

 

 어찌나 뿌듯했던지요

 

 (연재)  고마워요

 

 - 앉아요  - (동재) 예

 

 (연재)  전화를 여러 번 했다고요?

 

 (동재)  아, 죄송합니다

 

 제가 회장님께 여쭐 게 있어서  실례를 무릅썼습니다

 

 회장님 외에는 제가 진실을 여쭐 분이  아무리 봐도 없더라고요

 

 진실?

 

 (동재)  예, 그런데 혹시 회장님

 

 최빛 서장이라고  들어 본 적 있으실까요?

 

 씁, 그럼 그  박광수 변호사라고 기억하실까요?

 

 [어두운 음악]

 

 (연재)  내가 아는 이름이에요?

 

 아, 죄송합니다

 

 (동재)  제가 자초지종을 먼저 말씀드리고  여쭸어야 했는데

 

 그, 박광수 변호사는

 

 원래 저희 검찰 쪽 사람입니다

 

 재작년에 지방 지검장을 끝으로  로펌으로 옮겼는데

 

 그 직후 한조그룹 측에서 박 변호사를

 

 사외 이사로 영입하려고 하신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 그런 적 있었나?  - (동재) 공식적으론 아니었겠죠

 

 (동재)  원래 일정 공직자는

 

 퇴직 후에도 사기업체 취업에  제한이 있으니까요

 

 지금 나한테 공직자 윤리법을  설명하는 거예요?

 

 아니요, 회장님, 아, 제가 감히요

 

 제 말씀은

 

 그러니까 한조그룹 측에서  박광수 변호사를, 뭐랄까

 

 (동재)  비공식적으로 활용코자 하신 모양인데

 

 박광수가 다른 사람한텐 몰라도  집에서는 자랑을 좀 한 모양입니다

 

 한조 일을 하게 됐는데

 

 잘만 풀리면  말년이 아주 풍족해질 거라고요

 

 (박 상무)  그 얘길 누구한테 들으셨죠?

 

 (동재)  박광수 변호사 사모님한테요

 

 제가 직접

 

 그런데 왜 난 기억이 안 나지?

 

 (박 상무)  지병으로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박 변호사를 제가 뵌 건 맞지만

 

 비공식, 공식 없었습니다

 

 너무 금방 돌아가셔서

 

 내가 죽였나요?

 

 [긴장되는 효과음]

 

 예?

 

 아니, 무슨 말씀을…

 

 검찰이 좋아하는 스토리잖아요

 

 (연재)  법을 어기고 재벌 밑으로 들어간  고위직 공무원

 

 직후에 의문의 죽음

 

 [옅은 헛기침]

 

 의문의 죽음은 아니었습니다

 

 죽음 이후가 의문이죠

 

 [의미심장한 음악]  (동재)  죽은 박광수 변호사는 원래

 

 술은 입에도 못 대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부검 결과 알코올이 나왔습니다

 

 그걸 당시 사체가 발견된  남양주 관할 경찰서장이 덮었고요

 

 (연재)  그 관할서장이 아까 말한 최…

 

 (박 상무)  최빛 서장이라고 했습니다, 회장님

 

 박광수 변호사님 술 하시던데요?

 

 (동재)  예?

 

 제법 드셨습니다  제가 한 번만 뵀지만

 

 (연재)  마시기 싫었나 보네

 

 그런 상대가 있죠

 

 [의아한 숨소리]

 

 (동재)  그럼 혹시 사망 당일  박광수가 누굴 만났나, 뭐, 그런 건…

 

 (연재)  기억도 안 나는 사람 얘길  자세히도 물으시네

 

 아, 죄송합니다

 

 (연재)  여기까지 왔는데 도움도 못 되고  괜히 미안하네

 

 [동재가 숨을 들이켠다]

 

 그런데 저는 왜 부르셨습니까?

 

 날 꼭 봐야겠다고 했다며

 

 내가 잘못 알았나?

 

 (동재)  뵙고 싶다고  뵐 수 있는 분이 아니니까요

 

 저를 허락하신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으실까

 

 해서 여쭸습니다

 

 회장님

 

 혹시 제가 회장님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 하게 해 주십시오

 

 제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회장님, 아니

 

 제 선배님의 사모님께만큼은

 

 그 어떤 거짓도 하지 않습니다

 

 [문이 탁 닫힌다]

 

 [연재가 잔을 잘그락 든다]

 

 서 검사

 

 (연재)  이윤범 전 회장님 몇 번 뵀죠?

 

 예, 저한테 약간의 일을  맡기신 적도 있습니다

 

 가서 인사드릴래요, 오랜만에?

 

 예, 인사드리겠습니다

 

 계신 곳을 알려 줄게요

 

 씁, 지금은 따로 계시나요?

 

 (동재)  전에는 회장님이랑 같이 댁에…

 

 풀려나신 후에

 

 한 번도 못 뵀어요

 

 아…

 

 (연재)  아버지는

 

 내가 그이랑 짜고 당신을  감옥에 보냈다고 철석같이 믿고 계세요

 

 내가 몰랐을 리 없다는 거죠

 

 처음엔 화는 내셔도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수감 생활 동안 좀…

 

 변하신 거 같아요

 

 내 쪽 사람한텐  얼굴도 안 보여 주려고 하시는데

 

 서 검사는 내 쪽 사람이 아니니까

 

 되고 싶긴 한데요, 저도  회장님 사람요

 

 [웃음]

 

 그이가 이래서 옆에서 못 놨나 보다

 

 (동재)  저…

 

 회장님이 못 미더워서가 아니라

 

 혹시 이윤범 전 회장님께서

 

 회복이 아직 안 되셔서  따님을 못 보시는 건 아닐까요?

 

 집행 유예 받으실 때 보니까  상당히 힘들어 보이시던데요

 

 왜 이래요, 아마추어같이

 

 [연재가 종이를 부스럭 든다]

 

 (연재)  전해 드리면 돼요  [어두운 음악]

 

 이건 주소

 

 (동재)  예, 알겠습니다

 

 대낮이라 집주인은 없을 거예요  이성재 사장요

 

 예, 바로 가서 인사드리고  끝나는 즉시 보고드리겠습니다

 

 [문이 탁 닫힌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 (박 상무) 예, 회장님  - (연재) 어디야

 

 (박 상무)  확인하러 가고 있습니다

 

 그때도 최빛이라는 이름이 나왔어?

 

 (박 상무)  아니요, 근데 방금 확인해 보니까

 

 최빛 서장이 그 일 직후에  경찰청 정보부장으로 옮겨 갔습니다

 

 정보부…

 

 아, 연관성 있네, 쉣

 

 오주선이한테 우리 일 하는 거

 

 집이든 와이프든 어디에도  절대 떠벌리지 말라고 경고해요

 

 [휴대전화를 탁 내려놓는다]

 

 [한숨]

 

 [새가 지저귄다]

 

 씨…

 

 [인터폰 조작음]

 

 [초인종이 울린다]

 

 (관리인)  누구세요?

 

 아, 예, 저, 선물 배달 왔습니다

 

 [어두운 음악]  (관리인)  무슨 선물요?

 

 어디서 보냈는데요?

 

 검찰청요

 

 (관리인)  검찰청요?

 

 예, 저는 서동재 검사라고 합니다

 

 (동재)  선물만 들여놓고 바로 가겠습니다

 

 [옅은 숨을 후 내뱉는다]  [문이 철컥 열린다]

 

 [문이 철컥 닫힌다]

 

 (동재)  안녕하세요

 

 (관리인)  제가 오신단 말씀을 못 들어서…

 

 (동재)  아, 저…

 

 자

 

 여기 있습니다

 

 [동재가 지갑을 탁 닫는다]

 

 이윤범 회장님께서 절 아세요

 

 전에 제가 그분 밑에서 일했었거든요

 

 좀 더 빨리 찾아뵀어야 됐는데

 

 서동재가 이제서야 인사드리러 왔다고  좀 전해 주시겠어요?

 

 회장님 지금 안 계세요

 

 아…

 

 (관리인)  안 계세요

 

 예, 뭐

 

 (동재)  그럼 이것만 들여놓고 가겠습…

 

 제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어두운 음악]

 

 (동재)  [멋쩍게 웃으며]  예

 

 그, 죄송하지만  물 한 잔 마실 수 있을까요?

 

 [동재의 헛기침]  와, 오는 길에 제가 내내 찾아 봤는데

 

 이 동네는  길에 편의점이 하나도 없네요?

 

 - 잠시만요  - (동재) 예

 

 [문이 철컥 닫힌다]

 

 [문이 철컥 열린다]

 

 [동재의 시원한 숨소리]

 

 (동재)  아, 예

 

 감사합니다

 

 저, 회장님께 꼭 좀 전해 주십시오

 

 (관리인)  네, 안녕히 가세요

 

 (동재)  네, 들어가시죠

 

 예, 뭐, 그럼

 

 [대문이 철컥 열린다]

 

 물만 먹고 나왔네?

 

 씨…

 

 (동재)  서신은 전달 못 드렸습니다

 

 선물 사이에 끼워 넣을까도  생각해 봤지만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느니  안 드리는 게 나을 거 같아서요

 

 알았어요

 

 저, 그런데

 

 그 댁에 혹시 어디 아픈 분 계시나요?

 

 (연재)  음?

 

 (동재)  약병에 붙어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대문이 철컥 열린다]

 

 [관리인이 뚜껑을 탁 닫는다]

 

 [대문이 철컥 닫힌다]

 

 [뚜껑을 탁 닫는다]

 

 (동재)  서류라든가 특별한 건 없었습니다

 

 회장님 댁들은 원래 마트 영수증까지  파쇄해서 버린다고 하니까

 

 저도 뭐, 그런 걸 기대한 건 아닌데요

 

 쓰레기봉투를 뒤졌다고요?

 

 아이, 뭐, 헛걸음할 수야 있나요

 

 저 고급 인력입니다, 회장님

 

 [픽 웃는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동재)  제 전공이 아니라서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그러고 보니까 수거함 안에  병들이 꽤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안 붙은

 

 암만 봐도 약병에서 떼어 낸  라벨 같아서요

 

 만약 그 가족 중에  아프신 분이 계신 게 아니라면 혹시

 

 이윤범 회장님께서…

 

 회장님께선 이게 뭔지 알아내실 수  있을 거 같아서 가져왔습니다

 

 고마워요, 이렇게까지 생각 못 했는데

 

 애썼어요, 서 검사

 

 뭐, 저 칭찬받자고 한 일인데요

 

 전엔 별로 못 그래서

 

 왜 칭찬을 못 받아요?  이렇게 기민한데?

 

 [한숨]

 

 부군께서

 

 이창준 검사장님께서

 

 저한테 당부하신 게 있는데  하나도 못 지키면서 살고 있거든요

 

 이다음에 뵈면

 

 저한테 역정 내실 거 같아서

 

 (동재)  저 그래도 사모님  아이, 죄송합니다

 

 회장님께 이런 일도 해 드렸다

 

 내세울 게 생겼습니다, 덕분입니다

 

 누가 누구한테 역정을 내요  자긴 뭘 했다고

 

 (연재)  후배한테 당부할 거면  옆에서 잘하나 지켜봐야지

 

 걱정되고 마음 쓰이면  끝까지 잡아 줬어야지

 

 중간에 놔 버렸으면서

 

 자기가 누구한테  뭐라 할 자격이 있어요?

 

 저…

 

 이연재 회장님

 

 저 회장님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음악]  (동재)  요즘 여론이나 심지어 그룹 내부에서도

 

 회장님께서  이 큰 그룹을 이끄신다는 거에 대해서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인데

 

 보란 듯이 보여 주세요

 

 다 같은 자식인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왜 안 됩니까?

 

 저, 그럼

 

 시간 많이 뺏어 드려서 죄송합니다

 

 무슨 말을

 

 일 좀 정리되면 밖에서 한번 봐요  밥 먹자고

 

 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여진)  예, 압니다, 서동재 검사

 

 의정부에 있는 건 몰랐습니다

 

 나도 그 건이 기억이 나

 

 (빛)  동두천에 있는 세곡지구대에서  대원 몇하고 유흥업소가 유착을 했었어

 

 근데 여기 관심을 갖는 작자가

 

 의정부 서동재 검사라는데  이유를 모르겠단 말이야

 

 이제 와서 왜?

 

 벌써 몇 년인데

 

 세곡…

 

 (빛)  서 검사가  연락처 알아내려고 한 애가 얘야

 

 그때 일로 실형 때려 맞고  빵에 간 두 명 중의 하나

 

 김수항 순경

 

 네가 조용히 좀 만나 볼래?

 

 김 순경을요?

 

 얘 작년에 출소해서  지금은 어디서 뭐 하는지 몰라

 

 (빛)  그러니까 검사도  교도소에다 문의를 했겠지

 

 일단 내가 얘 주거지 알아보는 동안에

 

 그때 관련자 중에  아직 현직이 남아 있어

 

 그냥 지방 검찰청에서  김수항이란 애를 찾는 건지

 

 하필 요즘 같은 때  검찰이 케케묵은 걸 다시 건드리는 게

 

 다른 저의가 있는 건지

 

 - 알아 오겠습니다  - (빛) 응

 

 어?

 

 (시목)  아, 경감님  혹시 세곡지구대라고 아세요?

 

 [어두운 음악]  (여진)  잘 오셨습니다

 

 (빛)  근데 여기 관심을 갖는 작자가

 

 의정부 서동재 검사라는데  이유를 모르겠단 말이야

 

 (시목)  아, 경감님  혹시 세곡지구대라고 아세요?

 

 [시목이 계속 말한다]  '샤워실에서'

 

 [마우스 조작음]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흥미진진한 음악]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전화벨이 울린다]

 

 네, 세곡지구대입니다

 

 아, 백 경사님 오늘 휴가신데요

 

 예?

 

 제가 고창용인데, 누구세요?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거친 숨소리]

 

 본청 분이 제 이름은 어떻게 아세요?

 

 긴장할 거 없어요

 

 (여진)  백 경사는 왜 갑자기 휴가입니까?

 

 그거는 저도 잘…

 

 내가 여기 오기 전에  재판 기록을 좀 뒤져 봤는데

 

 거기 고 순경 이름도 있더라고요?

 

 뇌물 수수 재판요?

 

 저는 그냥 참고인이었는데요

 

 그 팀 난리 났을 때

 

 같이 근무했던 건 맞잖아요

 

 저 전혀 몰라요  저는 백 경사님 팀도 아니었고요

 

 송기현 경사는 백 경사 팀이었는데

 

 소, 송 경사님

 

 - 돌아가셨는데요  - (여진) 알아요

 

 - 자살이었는데요  - (여진) 알아요

 

 그때 얘길 해 봅시다

 

 (고 순경)  저, 저는…

 

 송 경사님 돌아가신 날  근무조가 아니어서

 

 현장은 보지도 못했어요

 

 나중에 얘기만 들었지

 

 송 경사 팀원들이 술집 돈을 먹은 게  드러난 건 2017년 12월

 

 송 경사가 죽은 건 석 달 전인 9월

 

 송 경사하고 팀원들  사이가 어땠습니까?

 

 특히 김수항 순경하고

 

 왜 김 순경님요?

 

 (여진)  빨리 말 안 해?

 

 이 길로 나하고 본청 갈래요?  바로 옆에서 봤잖아

 

 [고 순경의 답답한 숨소리]

 

 전 진짜 딱 한 번 봤어요

 

 - 뇌물 먹는 거?  - (고 순경) 아니요  [어두운 음악]

 

 고생하셨습니다

 

 - (고 순경) 고생하셨습니다  - (경찰2) 응

 

 (고 순경)  수고하셨습니다  [경찰3이 호응한다]

 

 [경찰들의 피곤한 신음]

 

 [주르륵 물소리가 들린다]  [송 경사의 아파하는 탄성]

 

 (경찰4)  아, 거기 계셨구나  아유, 나 못 봤네

 

 [정수기 물이 조르르 흘러내린다]  (송 경사)  못 보긴 뭘 못 봐

 

 (경찰4)  아, 그러게 조심 좀 하시지

 

 (송 경사)  내가 조심을 안 해서 뎄냐?

 

 장님이 아니고서야 그걸 못 보고  사람 있는 데다 펄펄 끓는 물을 부어?

 

 (경찰4)  아, 미안해요  [송 경사의 아파하는 숨소리]

 

 (백 팀장)  물 좀 봐라

 

 정수기 홍수 났냐?

 

 뭘 봐, 빨리 닦아

 

 딴 사람들 넘어지면  송 경사 네가 책임질래?

 

 팀장님

 

 [한숨]

 

 [송 경사가 달그락거린다]

 

 [한숨]

 

 [고 순경이 송 경사를 부른다]  (송 경사)  네가 뭔데 나보고 나오라 마라야

 

 (김 순경)  아, 누가 좋아한다고 나오냐고

 

 나 같으면 벌써 관뒀다

 

 [송 경사가 서랍을 탁 닫는다]

 

 내가 내 직장 나오겠다는데  네가 무슨 상관인데

 

 너 위아래도 없어?

 

 [헛웃음]

 

 나이만 처먹으면 다냐?

 

 - (고 순경) 김 순경님  - 먼저 인간이 돼야지

 

 아, 제발 그만하세요

 

 지랄하고 자빠졌네

 

 (김 순경)  뭐

 

 야, 김수항!

 

 [한숨]  (여진)  집단 괴롭힘이 있었다고?

 

 조원들끼리?

 

 경찰이?

 

 하, 씨

 

 송 경사 죽었을 때  지구대에 누구 있었어요?

 

 [어두운 음악]

 

 송 경사 시신  제일 처음 발견한 게 누구예요?

 

 원래 우울증이 심하셨어요

 

 (여진)  집단으로 괴롭히던 조원들한테  둘러싸여져서 죽었습니다

 

 발견 시각은 새벽

 

 송 경사 조원들 말고는  지구대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의정부지검에서 정보를 요구했다던  전직 경찰 김수항은

 

 샤워실에서 죽은 송 경사를

 

 제일 처음 단독으로 발견한 조원입니다

 

 (빛)  아유, 씨!

 

 [한숨]

 

 자살이지만

 

 타살입니다, 단장님

 

 [비밀스러운 음악]  (빛)  왜 하필 옮겨진 데가 꼭

 

 세곡이어야 했나

 

 우연이 아니란 말씀입니까?

 

 (동재)  특별 면회로 갑시다

 

 미제 사건 용의자예요

 

 (여진)  그때 못 한 말 저한테 다 하세요

 

 (빛)  '검찰이 무리한 표적 수사로  몰고 갔다', 근데 결론은?

 

 (연재)  '외부 세력이 우리 회사 내정에  간섭한다', 확 와닿게

 

 (박 상무)  문제는 성문 사장이 가진 7%인데

 

 (시목)  뭘 얼마나 무마시켜 주신 겁니까?

 

 (동재)  한여진이 정보국이라고?

 

 (태하)  최빛이 한여진을 시켜서  뭔가를 가져온 거야

 

 뭔지 알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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