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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의 숲 S2.13

(시목)  이 정도면 운전할 때  어떤 반응이 나타날까요?

 

 박광수라고  [광수의 거친 숨소리]

 

 작년 4월에 남양주 국도를 달리다가  사망했어요  [타이어 마찰음]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18

 

 또 그건가?

 

 (여진)  우리 단장님이 서장으로 있던 데니까

 

 (사현)  경찰이 계속 범인이었다면  완전 달랐겠지

 

 부장님 입장에선 솔직히  다 된 밥에 네가 코 빠뜨린 거야

 

 내 입장에서도 그렇고

 

 둘 다

 

 우리도 보험 들어야지

 

 지금 정리하겠습니다

 

 같이 만납시다

 

 (빛)  내가 부장님 팔아넘기고  나 혼자 빠져나갈까 봐 걱정돼요?

 

 (원철)  무슨 일이십니까, 갑자기

 

 (연재)  박 변호사 왜 죽었어요?

 

 저야말로 여쭙고 싶었습니다

 

 [어두운 음악]  (태하)  저야말로 여쭙고 싶었습니다

 

 회장님께서

 

 박 변호사를 어떻게 하신 건지

 

 굉장히 필사적이었습니다

 

 (태하)  그 자릴 성사시키지 못하면  당장 죽을 사람처럼

 

 못 하던 술을 하질 않나

 

 왜 이런 데로 절 불러냈는지  이상하던 차에

 

 한조그룹 소송 얘기가

 

 박 선배 입에서 나오길래  바로 일어섰더니

 

 땀을 뻘뻘 흘리면서 저를 붙잡는데

 

 (연재)  그래도 뿌리치고 나오니까  충격받고 쓰러진 거네요

 

 (빛)  그만큼 다급하셨나 봅니다  박 변호사란 분

 

 벌써 차 타고 가는 사람 잡겠다고  쫓아오다 심장이 멈춘 거 보면

 

 (태하)  별장에서부터  좀 안 좋아 보이긴 했지만

 

 길에서 그렇게 될 줄은…

 

 (빛)  회장님께선 전혀 보고받지 못하셨나요?  어떻게 된 건지

 

 '어그러졌구나'

 

 '변호사가 해내질 못했구나'는 알았죠

 

 (연재)  사망 시간이

 

 아무리 좋게 봐 줘도  일을 성공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했으니

 

 문제 삼아서 이목 끌어 봤자  좋을 거 없어서 그냥 놔뒀는데

 

 서 검사한테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어쩌자고 황 검사한테 맡겼을까

 

 그래야 어떻게 움직이는지  뭐가 나오는지

 

 제 선에서 컨트롤할 수 있으니까요

 

 컨트롤?

 

 제가 황 프로 움직임을 알고

 

 그, 박 선배 부인을 먼저  단속할 수 있었던 것만 봐도, 음

 

 (연재)  그 얘긴 벌써 황 검사가  박 변호사 쪽으로 움직였다는 얘긴데

 

 (태하)  엄밀히는 황 프로를 실종 수사에  투입한 겁니다, 회장님

 

 그, 제가 박 선배 일을 맡긴 게 아니고

 

 그나마도 이젠 안 할 겁니다

 

 제가 수사에서 배제시켰습니다

 

 패싸움이 나서 거길 갔다네요?

 

 [드르륵 끄는 소리가 들린다]

 

 (여진)  어?

 

 - (여진) 어?  - 회의실이 모자라서요

 

 (여진)  어떻게 한대요?

 

 어떻게 처리한대요?

 

 [어두운 음악]  (원철)  이거…

 

 [휴대전화 진동음]

 

 (시목)  지금 가 봬도 될까요?

 

 [원철의 한숨]

 

 - 이거 어디서 나셨어요?  - (주선) 분식 맞죠?

 

 [원철의 한숨]

 

 (원철)  단기 매입 한 자사주가 6만 6천 주

 

 같은 기간에

 

 매입 비용만큼의  유동 자산 이동이 있었네요

 

 역시 경제통이라고 하시더니

 

 이 정도면 분식이 아니라 창조 경제죠

 

 (원철)  이런 걸 오다가 주웠을 리도 없고

 

 어디서 나셨습니까?

 

 요즘 동부지검에서 한조엔지니어링  감리 중이죠?

 

 클라이언트가 주던가요?  이연재 회장?

 

 - (주선) 에헤  - 오 변호사님

 

 이연재 회장 사람이었습니까?

 

 아, 그쪽 법무 팀 규모가 얼마인데  나한테까지 차례가 오겠어요?

 

 한조 계열사가  회계 처리 기준 위반으로

 

 감리를 받고 있는 이 타이밍에

 

 전 지금 그 회사 재무제표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걸 우연이라고 하시게요?

 

 (주선)  강 지검장

 

 이성재 싫어하죠?

 

 (연재)  아직

 

 안 나온 대답이 있는데?

 

 [태하의 힘주는 신음]

 

 (태하)  어떻게 수습됐는지

 

 나중에 저희가 최 부장한테  상황을 먼저 물어본 것뿐입니다  [긴장되는 효과음]

 

 [잡음이 들린다]  (도청 속 태하)  사고 지역의 서장이었으니까

 

 당연한 수순이었고요

 

 (도청 속 빛)  다음 날 서에서 근무 중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두운 음악]  어젯밤 심장 마비로 남양주에서

 

 변호사 하나가 죽었는데  어떻게 돼 가고 있느냐 물으시길래

 

 너무 시끄럽지 않게 잘 정리하라고

 

 제가 저희 서 담당들한테  얘긴 했습니다

 

 뭐, 그럴 필요도 없었지만요

 

 주행 중 심장 마비는  드문 케이스가 아니니까요

 

 (빛)  이제 저희가 질문드릴 차례라고  생각해도 되겠습니까?

 

 (도청 속 빛)  제 이름은 어디서 들으셨습니까?

 

 (빛)  회장님께서 방금 그러셨죠

 

 제가 이 일에 어떻게 끼어들게 됐는지  모르시겠다고

 

 한조그룹에서 소송을  유리하게 가져가려고

 

 은밀히 접촉을 시도한 상대는  제가 아닙니다

 

 그 자릴 마련한 사람이  급사하지 않았더라면

 

 전 남양주 구석에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몰랐을 거예요

 

 근데 왜

 

 오주선 변호사를  저한테 접근시키셨나요?

 

 우 부장이라면 모를까

 

 나한테 와서  최 부장 얘기를 한 사람이 있었으니까

 

 서동재요?

 

 [태하의 옅은 헛기침]

 

 (태하)  서동재한테 들으셨을 텐데

 

 우릴 앞에 놓고 지금 회장님이  이런저런 질문을 하신다는 건

 

 그래요

 

 '남양주경찰서장이 덮으라고 했다'

 

 (연재)  거기까진 들었어요

 

 (연재)  그래서 난 또 최 부장도 그때  별장에 간 줄 알았지

 

 근데 본인이 안 갔다고 하니까 뭐

 

 더 이상 디테일은 알 수가 없었어

 

 (태하)  그런데 서 검사는 실종이 됐고

 

 차라리 서 검사를 상대할 걸 그랬어

 

 그쪽은 말이 통했을 텐데

 

 오히려 서 프로가 계속 있었으면  상당히 곤란해졌을지도요

 

 (태하)  그쪽은 말을 좀 옮기고 다니는 편이라

 

 황 프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말은 안 옮기고 다니죠

 

 [어두운 효과음]

 

 [문이 탁 열린다]  [긴장되는 효과음]

 

 (빛)  혹시 그날

 

 별장 주변에 한조 사람 있었나요?

 

 회장님께서도 어떻게 돼 가는지  궁금하셨을 테니까

 

 보안도 중요하고요

 

 그날 회동을 감시하라고  내가 현장에 사람을 배치시켰는지?

 

 네

 

 이상하네요

 

 주변에 눈이 있었는가에  왜 집착하시지?

 

 [긴장되는 음악]

 

 (연재)  남이 봐선 안 되는 게  있진 않았을 텐데

 

 (태하)  혹시 일이 잘못돼도 회장님께서는

 

 한조와 박 선배를  완전히 분리시킬 수 있으셨겠지만

 

 우린 그날 거기에 갔었다는 것만으로도

 

 무슨 화를 당할지 모르니까

 

 당연히 남이 봐선 안 되죠

 

 음, 최 부장님

 

 우 부장님 걱정돼서 하신 질문이구나?

 

 그날 남양주 모임은

 

 우리 그룹하곤 아무 상관 없어요

 

 (연재)  박광수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만든 자리지

 

 난 모릅니다

 

 한조 사람이 현장 주변에 없었다는  답변이신가요?

 

 아, 이거 취조인가?

 

 (태하)  [헛기침하며]  그럴 리가

 

 (연재)  뭐, 확실한 게 좋지

 

 개미 새끼 한 마리

 

 답변 감사드립니다

 

 저도 확실하게 말씀드리죠

 

 (빛)  서 검사 지휘 관서가 원래  남양주경찰서입니다

 

 서 검사가 이 건에 주목하고선

 

 남양주 담당을 귀찮게 하니까  '우리 서장이'

 

 '잘 처리하라고 했다  그래서 금방 끝났다'

 

 남양주 담당이  서 검사한테 그렇게 말한 게 다입니다

 

 서 검사가 술 얘기도 했는데

 

 (태하)  그것도 정리됐습니다

 

 그거 역시 유족들한테 나온 말이니까요

 

 그리고 황시목이가 이걸  더 파고들진 않을 겁니다

 

 본인 입으로 '박광수와 서 프로는  접점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두 분이 워낙 깔끔하게  정리해 놓으셨네

 

 유족도 그렇고  황 검사 컨트롤도 그렇고

 

 (연재)  수고했어요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  내려갑니다

 

 "한조 헤미스 호텔"

 

 이 자리가

 

 자기도 확실히 몰라서 만든  자리일까요?

 

 우릴 떠보려고 한 자리일까요?

 

 둘 다든가

 

 그런데

 

 '차라리 서 검사를 상대할 걸 그랬어'

 

 표현이 이상하지 않아요?

 

 (박 상무)  표현이 이상하다고 했습니다  [어두운 음악]

 

 떠보려고 한다고도 했고요

 

 (연재)  본인 표현이 난 더 이상하던데

 

 '서 검사가 계속 있었다면 곤란했다'

 

 [연재의 한숨]

 

 피곤하십니까?

 

 저쪽은?

 

 [모니터 전원음]

 

 (영상 속 주선)  이성재가 적이 많은 사람이라고요  [박 상무가 볼륨을 높인다]

 

 (영상 속 원철)  그러니까 그 적이 누구고

 

 그 누구가  이걸 왜 변호사님한테 줬냐고요

 

 주인 찾아 주라는 거죠

 

 (주선)  그러니까 이게 천우신조라는 거 아니야

 

 이 손에 들어올 운명이었던 거야, 이게

 

 지검장님은 이거 건드렸다가  '남들 출근길에'

 

 '나는 누워서 발견되는 거 아닌가'  나처럼 걱정할 분이 아니니까

 

 [원철의 한숨]

 

 이연재 회장 때문에 안 할 거예요?  이 좋은 기회를?

 

 이성재가 성문이랑 짝짜꿍해서  고인 욕보인 거 벌써 잊으셨나?

 

 그게 왜겠어

 

 이성재 털끝 하나 못 건드렸으니까  그 많은 증거를 갖고도

 

 그게 어떤 증거인데, 어?

 

 이창준 수석이  목숨하고도 바꾼 건데 말이에요

 

 강 지검장, 이걸 말이죠, 이걸

 

 (영상 속 주선)  이창준 수석 같은 분이 줬다면  어떻겠어요?

 

 [무거운 효과음]

 

 그랬다면 이렇게 긴 설득은  필요 없었겠죠

 

 (원철)  저희 선배님이라면

 

 맛보기란 듯이 이렇게  한 장만 들고나오시지도 않았고

 

 결심을 하셔야 다 드리죠, 결심을

 

 하셔야

 

 [한숨]

 

 알겠습니다

 

 [원철의 한숨]

 

 (주선)  솔직히 난 확신이 없어요

 

 날아갈 머리 주인이  이성재일지 우리 지검장이실지

 

 (박 상무)  물 겁니다

 

 아니면 시작도 전에 박차고 나갔겠죠

 

 [엘리베이터 도착음]  [한숨]

 

 [엘리베이터 안내 음성]  내려갑니다

 

 (박 상무)  반드시

 

 동부에서 연락 올 겁니다

 

 [한숨]

 

 (연재)  하, 힘들어

 

 신경을 너무 많이 쓰셔서…

 

 (연재)  힘들어

 

 어떻게

 

 혼자 다 했을까?

 

 [무거운 음악]

 

 [옅은 한숨]

 

 (창준)  연재야

 

 [떨리는 숨소리]

 

 [문이 탁 열린다]  [어두운 음악]

 

 [어두운 효과음]

 

 [문이 탁 닫힌다]  (태하)  그럼 전화 왜 했어요?

 

 (빛)  빨리 발견되라고요

 

 길 위에서 오래 있지 말라고

 

 [조명이 탁 꺼진다]

 

 - (시목) 어?  - (사현) 어, 안 갔냐?

 

 - 예  - (사현) 아, 난 너도 간 줄 알고

 

 - 어, 배는?  - (시목) 배요?

 

 고새 까먹은 거 보니까  살 만해졌나 보다?

 

 아, 예, 괜찮습니다

 

 다행이네, 내일 보자

 

 - (시목) 아, 저, 부장님  - 어

 

 그, 중앙지검에서  전기혁 어떻게 처리할지

 

 혹시 들은 거 있으세요?

 

 전 뭐? 그게 뭔데?

 

 가짜 목격자요

 

 (사현)  아, 그놈?

 

 아, 뭐, 구속까지 갈 사안은 아니잖아

 

 아, 근데 걔 왜 그랬대, 대체?

 

 뭐, 어차피 막장 인생

 

 되면 좋고 안 돼도  자긴 잃을 거 없다고요

 

 (사현)  아유, 미친놈, 쯧

 

 아참, 그, 범인 전화는?

 

 사진 보낸 발신 번호나  위치 추적 나왔을 거 아니야

 

 그, 대포 폰 같습니다

 

 위치도 2호선 지하철에서  보낸 걸로 나왔고요

 

 아이고, 추적도 어렵겠네

 

 씁, 근데 말이야

 

 사진에서 경찰 시계가 나온 건  사실이잖아

 

 그럼 여전히 범인이 그쪽이란 얘긴데?

 

 (시목)  예, 그럴지도요

 

 [의미심장한 음악]

 

 [카드 인식음]

 

 (사현)  그럼 여전히 범인이 그쪽이란 얘긴데?

 

 (시목)  그, 목격자 전기혁요

 

 전과가 있다고 했는데

 

 어느 지검들을 거쳤는지  알 수 있을까 해서요

 

 2017년엔 성남에서 기소됐어요  둘 다 사행 행위요

 

 성남지청은 어느 부서요?

 

 (실무관)  형사2부인데요?  성남에서 기소된 건?

 

 (태하)  김사현 부장 검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파견 위원

 

 [긴장되는 효과음]

 

 [문을 달칵 연다]

 

 [긴장되는 음악]

 

 [스위치가 달칵 켜진다]

 

 (사현)  사진에서 경찰 시계가 나온 건  사실이잖아

 

 그럼 여전히 범인이 그쪽이란 얘긴데?  [의미심장한 효과음]

 

 (사현)  부장급들은  이번에 수사권 사수 못 하면

 

 우린 첫 빠따로 조정될 거야

 

 경찰이 계속 범인이었다면  완전 달랐겠지

 

 그건 굉장한 방어막이야

 

 [카드 인식음]  [문이 탁 여닫힌다]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시목의 당황한 신음]

 

 [긴장되는 음악]

 

 (사현)  뭐냐?

 

 이 새끼 봐라?

 

 남의 방 몰래 뒤지다 들켜 놓고  모가지 빳빳이 쳐들고 있어?

 

 죄송합니다

 

 (사현)  뭐 했어?  현장을 들켰으면 변명이라도 해 봐

 

 뭐 훔쳤냐? 아니면

 

 부장 되고 싶었어?

 

 이 자리에 앉아서  혼자 부장 되는 상상 하셨어?

 

 재수 없는 김 부장, 우 부장  네 밑에 꿇리는 상상?

 

 뭘 꼬나봐, 씨

 

 - 예  - (사현) '예'?

 

 [헛웃음]

 

 (사현)  그게 끝이야?

 

 죄송합니다

 

 [사현의 한숨]

 

 (사현)  야, 꺼져

 

 [문이 달칵 닫힌다]

 

 (사현)  아, 뭐 해?

 

 [강조되는 효과음]

 

 [문이 달칵 열린다]

 

 (사현)  왜 내 방이야?

 

 왜 저기가 아니고?

 

 기왕 부장이 되고 싶었으면  단장실이어야지

 

 더 좋은 데, 더 높은 데

 

 왜 내 방이야!

 

 재작년에 성남지청에 계셨죠?

 

 혹시 형사부셨습니까?

 

 뭐?  [어두운 음악]

 

 해명을 해도 모자랄 판에  네가 나한테 질문을 해?

 

 이야, 너 진짜

 

 [열쇠를 잘그락거린다]

 

 [문고리가 잘그락거린다]

 

 야, 그래, 형사부였다, 형사2부  뭐 어쩔래?

 

 허락 없이 방에 들어가서 죄송합니다

 

 [문이 달칵 닫힌다]

 

 [빛의 옅은 한숨]

 

 (빛)  어느 쪽일까 생각을 했었어

 

 '귀한 위증을 해 줬으니까  검찰이 목격자를 VIP 대접 할 것인가'

 

 '그놈 때문에 우리 못지않게  그쪽도 롤러코스터를 탔으니'

 

 '괘씸죄를 적용할 것인가'

 

 결과만 보면 VIP 대접 맞네요

 

 중앙지검에서 그냥 풀어 줬으니

 

 누가 그래?

 

 (여진)  황 검사가요

 

 아, 그리고 저기, 송 경사 유서도  친필이 맞는다고 합니다

 

 [빛의 한숨]

 

 [커피 머신 작동음]  (빛)  목격자 정체 들통나고 나서

 

 그날 바로 우 부장한테 전화 왔었어

 

 우태하 부장님요?

 

 그분이 왜 단장님한테요?

 

 왜, 그동안 마음고생한 사람들이  커피 한 잔도 못 해?

 

 (빛)  너도 맨날 황 검사랑 붙어 다니잖아

 

 아유, 맨날은, 아유

 

 (여진)  아, 그리고 붙어 다니다니요  무슨 바퀴벌레도 아니고

 

 [여진의 웃음]  (빛)  뭐야

 

 나는 불륜이고 넌 로맨스야?

 

 (여진)  [놀라며]  아니, 그런 거 아니에요

 

 [여진의 황당한 숨소리]  (빛)  앉아

 

 먼지 나게 서서는

 

 사람이 작기나 해?

 

 단장님이 더 크신데

 

 한 주임이 아쉬운 쪽이야?

 

 [한숨]  제가 뭐가 아쉬워요?

 

 (빛)  황 검사

 

 다 큰 어른 배탈 좀 났다고  쫓아 나가 줘, 챙겨서 데려다줘

 

 한 주임은 마음 있는데  그쪽이 영 뜨뜻미지근해?

 

 [헛웃음]

 

 와, 단장님 진짜…

 

 저 예술 하는 사람 만날 거예요

 

 예술 하는 사람을 왜 만나  배곯으려고

 

 (빛)  남자는 자고로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돌아오는 게 장땡이야

 

 와…

 

 어머나, 세상에  우리 할머니랑 똑같은, 음

 

 [여진이 살짝 웃는다]

 

 황 검사도 검사야, 너무 믿지 마

 

 우 부장도 그냥 커피 한 잔만은  아니었을 거야

 

 [어두운 음악]

 

 혹시

 

 너무 롤러코스터였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단장님께서도?

 

 (여진)  마치 누가 조종석에 앉아 있는 것처럼

 

 (빛)  조심해

 

 검찰이랑 목격자 사이를  함부로 의심하고 들쑤셨다간

 

 그나마 차려진 밥상도 엎어져

 

 어쨌거나 우린 가져와야 하는 쪽이고  그쪽은 가만있으면 최선이야

 

 협상 테이블에 계속 끌어내려면

 

 지금은 이상한 거 하나 없는 척하자고

 

 대신 목격자는 주시하고 있다가  사태가 좀만 불리해진다 하면

 

 바로 데려올 준비 하고 있어

 

 와…

 

 단장님께서는 계획이 다 있으시네요

 

 [웃음]

 

 됐어, 나가 봐

 

 (여진)  단장님, 저 실종 수사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안 돼

 

 (여진)  아, 단장님, 왜…

 

 (빛)  너 혹시 나중에 때문에 그래?

 

 혁신단 끝나면 복귀는 해야겠는데

 

 형사 반장은 짬이 안 돼서 안 되고

 

 팀장 자리는  나이 많은 선배들이 꽉 잡았고

 

 그래서 수사본부를 이끌어서  네 입지를 보여 주려고?

 

 아니에요  저 그런 생각 해 본 적도 없어요

 

 범인을 잡아야겠으니까 그러죠

 

 [어두운 음악]

 

 [한숨]

 

 (차장 검사)  여기까지만 들어도  다 걸어 넣을 수 있겠는데요

 

 한조엔지니어링

 

 금융 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주식회사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 경제 범죄 가중 처벌법상  횡령 및 증거 인멸 교사

 

 나머지도 넘겨주겠다고요?  결심만 하시면?

 

 (원철)  어

 

 내가 이연재한테 손만 벌리면

 

 (차장 검사)  [무릎을 탁 치며]  이야…

 

 그럼 빼박인데

 

 이성재 이번엔 진짜  감을 수 있겠는데요?

 

 증선위에선 뭐래?

 

 (원철)  왜 한조엔지니어링 소명 자료만 받고  후속타가 없어?

 

 거래 정지까진 안 갈 거 같아요

 

 [원철의 한숨]

 

 보고 오셨단 자료가

 

 실물로 검사장님 손에 들어오면  얘기가 달라지죠

 

 이거 해야 할까?

 

 한조에서 그냥 줄 리가 없는데

 

 (차장 검사)  그렇죠, 미끼 던진 거겠죠

 

 아니, 그, 변호사 말마따나

 

 (원철)  내가 이거 한다고 이연재가  소송에서 갑자기 이기는 것도 아니잖아

 

 (차장 검사)  득세는 하겠죠

 

 지금은 이름만 한조고

 

 남매별로 계열사가 갈린 걸

 

 검사장님께서  배다른 오빠만 무너뜨려 주면

 

 이연재가 그땐 진짜 왕회장 되는 거죠  제 아버지처럼

 

 하지 마?

 

 남매 중에 어차피 하나는  나가떨어지지 않겠어요?

 

 (차장 검사)  검사장님께서 받으나 안 받으나  결과는 같을 텐데요

 

 아무래도, 응?

 

 (원철)  그래

 

 응, 응

 

 [휴대전화 진동음]

 

 (주선)  예

 

 예

 

 아, 예

 

 아, 잘 생각하셨네

 

 아, 예, 예, 예, 알겠습니다, 예

 

 [긴장되는 음악]  [통화 종료음]

 

 [휴대전화 조작음]

 

 [박 상무가 휴대전화를 탁 닫는다]

 

 [카메라 셔터음이 흘러나온다]

 

 "생중계"

 

 (TV 속 차장 검사)  어…

 

 이번 저희가 찾아낸 한조엔지니어링의  회계 부정 물증은

 

 상당히 구체적이기 때문에

 

 저희도 이번에 광범위하게 조사를…

 

 (TV 속 앵커)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은  조금 전 발표를 통해

 

 한조엔지니어링의  시장 질서 교란 행위와 부정 거래 등  [사현의 헛웃음]

 

 [TV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사현)  저기는 한조하고 원수가 졌나

 

 동부 가 봐야겠네?

 

 (태하)  보냈어

 

 황시목?

 

 그놈 자식이 그래서 안 보이는구먼?

 

 왜 그놈 자식이야?

 

 (태하)  실드 칠 땐 언제고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기자1)  관련된 한조의 지배 구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차장 검사)  어, 저희 지검의 포커스는

 

 한조엔지니어링 법인의 회계 부정

 

 또, 어, 자본 시장법 위반 여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저희가 그쪽 지배 구조에 대해서  언급할 상황은 전혀 아니라고 보이고요

 

 (기자2)  회계 부정은  어떻게 포착하시게 된 겁니까?

 

 (기자1)  구체적인 규모는요?

 

 (차장 검사)  자, 아직 구체적인 게  나온 게 아니고요

 

 진행 상황은 다음 기회에  차차 말씀드릴 겁니다, 그럼

 

 (기자3)  본사를 압수 수색 할 예정이십니까?

 

 (기자4)  이성재 사장도 조사 대상입니까?

 

 [기자들이 질문을 퍼붓는다]

 

 (기자5)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원철)  어

 

 우 부장이 보냈구먼, 한조 때문에

 

 [의미심장한 효과음]  [문이 달칵 닫힌다]

 

 어, 앉아

 

 [원철의 헛기침]

 

 (시목)  보도로 나갈 정도면  증선위하고도 얘기가 되신 겁니까?

 

 (원철)  아

 

 감사 기준 위반으로  회계 법인 고발 들어올 거야

 

 이성재 깝죽댈 때 내가 그랬잖아  다음은 그놈이라고

 

 뭐, 공보관께서  한조 지배 구조를 언급하실 정도면

 

 (시목)  뭐, 이번엔 이성재도 꼼짝 못 할 걸  확보하셨나 보네요?

 

 우리 차장이 그런 소릴 했어?

 

 (원철)  아…

 

 근데 너는 왜 나한테  자꾸 볼일이 생기니?

 

 지난번엔 왜 오려고 했는데?

 

 (시목)  예, 지검장님, 25기시죠?

 

 제가 내일 찾아봬도 될까요?

 

 (원철)  응?

 

 그, 박광수 변호사라고 아시죠?

 

 대전지검장 하셨고  두 분 동기신데요

 

 [어두운 음악]

 

 (원철)  죽은 사람 이름이  네 입에서 왜 나오는데?

 

 (시목)  그, 서 검사가 실종 직전에

 

 주목하던 건 중의 하나여서요  박 변호사 죽음이요

 

 [원철이 숨을 깊게 내뱉는다]

 

 (원철)  그게 왜 거기로 튀지?

 

 글쎄요

 

 (시목)  누구는 그분이  술은 입에도 못 댔다고 하고

 

 누구는 원래 좀 했었다고 하고

 

 계속해서 뭔가 맞질 않네요

 

 (원철)  박 선배가 술은 무슨

 

 누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었나 보네

 

 박 변호사 아내분한테 들었는데요?

 

 - (원철) 응?  - 비서가 맞았네요

 

 그럼 금전적으로 쪼들렸다는 것도  사실이었을까요?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우리끼리만 알고 말기로 했는데

 

 누구랑 그러기로 하셨는데요?

 

 뭐, 박 선배 장례식에서 동기 몇 명

 

 (원철)  선배 막냇동생이  사업을 아주 대차게 말아먹었나 봐

 

 선배랑 친했던 동기 하나가 장례식에서

 

 막내 놈 면상을 딱 보더니 그러더라고

 

 심장 마비 저놈 때문에 왔을 거라고

 

 형제들이 보증도 서 준 모양이던데

 

 근데 넌 이거 어디서 들었어?

 

 그 얘기 다른 사람한테도 하셨죠?  박 변호사 금전 문제요

 

 우리끼리만 알기로 했다니까

 

 퍼져서 좋을 얘기도 아니고

 

 (시목)  아니요, 그, 로펌 비서는

 

 돈 문제가 형제 사업 때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돈 쪼들린다는 소리를  변호사가 비서한테 했을까요?

 

 [원철의 헛기침]

 

 전에 로펌 변호사 하나가  박 선배에 대해서 물은 적 있어

 

 (원철)  선배가 하던 걸  자기네 회사에서 하게 됐다고

 

 [술 취한 말투로]  우리 회사로 와서 내가 맡게 됐거든요

 

 박광수라고 혹시 아시려나?

 

 그래서 대충 얘기한 적은 있는데

 

 (비서)  흔친 않지만 그러기도 합니다

 

 클라이언트 요청이 있을 때요

 

 상당한 VIP지 않았을까

 

 그 클라이언트

 

 박 변호사 로펌에서 빠져나왔다는 고객

 

 (시목)  누군지 아십니까?

 

 거기까지야 나야 모르지

 

 (시목)  제가 물어보죠

 

 일을 넘겨받았다는 변호사  연락처 좀 부탁드립니다

 

 서동재랑 관련 있다고?

 

 (원철)  걱정 마세요

 

 소스를 밝히지 말란 청은  오히려 제가 드릴 판입니다

 

 이게 어디서 나왔는지 새어 나가면  전 뭐가 좋겠습니까?

 

 오주선

 

 오주선…

 

 (여진)  이야, 그 사람 진짜 직방이네

 

 오주선이라고 알아요?

 

 부장 판사였다는데, 고등 법원  [의미심장한 효과음]

 

 그때도 동부지검이었네요?

 

 [휴대전화 조작음]  무슨 그때?

 

 오주선이죠?

 

 방금 전까지 여기서 얘기 나누신 분

 

 이성재가 꼼짝 못 할 걸  가지고 온 사람 오주선 변호사죠?

 

 (시목)  이성재한테 타격을 주면

 

 누구한테 가장 이득일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검사장님께선 지금 오 변호사가 아니라

 

 이연재하고 거래를 하신 겁니다

 

 대외적으론 아니야

 

 (원철)  한조랑 오 변호사 사이에  공식적인 루트는 없어

 

 오 변호사 한조 사람 맞죠?

 

 아, 더 이상 묻지 마, 나도 몰라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출입문 종이 딸랑 울린다]

 

 (시목)  아, 갑자기 뵙자고 해서 죄송합니다

 

 (비서)  괜찮습니다, 근데 제가  점심시간이 금방 끝이라

 

 무슨 일이시죠?

 

 예, 그, 전에 여기서 뵀을 때요

 

 (시목)  박 변호사 재정 문제를 언급하셨는데

 

 김 비서님께 그 얘길 전달해 준 사람  오주선이란 변호사죠?

 

 그때 고인한테 돈 문제가 있었는지

 

 나중에 알았다고  저한테 말씀을 하신 건

 

 뭐, 비서님께서도  박 변호사 사후에 찾아온

 

 그 오 변호사를 통해서  들었기 때문이지 않습니까, 그렇죠?

 

 왜 전달이라고 하세요?

 

 오 변호사가 그 얘길  저한테 전달해 줬다고

 

 그쪽도 남한테 들은 얘기니까요

 

 (시목)  오 변호사도 고인하고 생전에

 

 친분이 있던 사람한테 들은 걸  전한 거니까 전달이라고 했는데

 

 왜 그러시죠?

 

 아, 그럼

 

 오주선 변호사란 분은

 

 저희 변호사님하고  생전에 친분이 없었단 말씀이시네요

 

 두 분이 친했다고 하던가요?  오 변호사가?

 

 (비서)  예, 저희 변호사님 돈 문제도  그분이 먼저 얘길 꺼냈고

 

 '그런 걸 알 정도면  상당히 친했나 보다'

 

 저는 그렇게 생각했죠

 

 (시목)  음…

 

 미끼로 썼나 보네요

 

 뭐, 오 변호사는  라이벌 로펌 사람인 데다가

 

 돌아가신 분에 대해선  술술 말해 줄 리가 없으니까

 

 라이벌 로펌이라기엔 좀

 

 저희는 업계 1위입니다

 

 (시목)  라이벌로도 안 쳐주는 데다가  고객을 뺏겼으니까 말이 많았겠네요

 

 누굽니까, 그 클라이언트

 

 무슨 고객을 뺏겨요, 저희가?

 

 박 변호사 고객이  오 변호사 로펌으로 빠져나갔잖습니까

 

 [헛웃음]

 

 어디서 그런 소릴 들으셨어요?

 

 한 분도 안 비었습니다

 

 혹시 고객 중에 한조도 있습니까?

 

 한조그룹요?

 

 있으면 저희 대표님께서  좋아하셨을 텐데요

 

 그럼 오 변호사가  고인에 대해선 뭘 묻던가요?

 

 음, 그냥 돌아가시기 전에

 

 회사에서 특별히  스트레스받는 게 있었는지

 

 (비서)  친구가 갑자기 그렇게 된 게  안 믿긴다고

 

 그래서 제가 먼저 여쭸죠

 

 왜 1년이나 지나서  안 믿기게 되셨냐고요

 

 [어두운 음악]  잠깐만요

 

 어, 두 분 만나신 게 최근입니까?

 

 작년에 사망 직후가 아니고요?

 

 검사님 뵙기 불과 며칠 전이었는데요?  오 변호사님이 절 찾아오신 게

 

 (비서)  그래서 전 두 분이나  연달아 갑자기 찾아오신 게

 

 저희 변호사님 죽음에 뭐가 있나

 

 재조사하려나 그랬던 건데

 

 [의아한 숨소리]

 

 (시목)  검사장님께선 지금 오 변호사가 아니라

 

 이연재하고 거래를 하신 겁니다

 

 대외적으론 아니야

 

 한조랑 오 변호사 사이에  공식적인 루트는 없어

 

 (시목)  결국 한조인가?

 

 오주선이 박광수의 비공식 후임일까?

 

 한조에서 박광수 일을 비밀에 부쳤고

 

 그래서 오주선이 캐고 다니나?

 

 무턱대고 한조 손을 잡았다간

 

 자기도 어느 지방 도로에서  객사할까 봐?

 

 만약 그 클라이언트가  로펌 내의 고객이었다면

 

 (시목)  소속 변호사가 굳이 월차를 쓰면서  미팅을 갈 필요가 있었을까요?

 

 몸은 로펌에 있으면서  뒤로는 각개 전투

 

 클라이언트를 따로 만났다…

 

 로펌 고객을 빼돌린 건가요?

 

 (시목)  로펌 내 고객을 몰래 빼돌린 게 아니라

 

 처음부터 한조가 박광수를  물밑 자원으로 활용한 거라면?

 

 왜 박광수지?

 

 (시목)  변호사님 차량의 블랙박스가  그날만 꺼져 있었다는 거

 

 그것도 알고 계셨습니까?

 

 (비서)  흔친 않지만 그러기도 합니다

 

 클라이언트 요청이 있을 때요

 

 (시목)  클라이언트가 변호사 차량의  블박을 꺼 달라고 한다고요?

 

 (비서)  미팅을 위해서 한자리에 모이다 보면

 

 어쨌든 1초라도 찍힐  확률이 있으니까요

 

 어떤 종류든 영상이 남는 걸  굉장히 꺼리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차 문이 탁 닫힌다]  (박 상무)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시목)  왜 남양주일까?

 

 공식적인 접점이 없어야 되는 박광수가

 

 한조 사옥에 출몰하면 안 돼서?

 

 한조라면 이목을 차단할 장소 정도는  서울 한복판에도 즐비한데

 

 박광수 때문이 아니었던 건가?

 

 아니야

 

 기업이 판검사 출신한테  손을 대는 이유

 

 (광수)  이쪽에

 

 (시목)  인맥

 

 [어두운 효과음]  법조계 인사

 

 서 검사는 어디까지 알았을까

 

 박광수 죽음에  한조가 섞여 있다고 해도

 

 사인은 어디까지나 심장 마비다

 

 서 검사 실종하고 정말 관련이 있을까?

 

 타살이 심장 마비로 날조됐고  이걸 서 검사가 알아차렸다

 

 정말 이런 쪽일까?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한창 소송 중인 한조가  박광수를 통해서

 

 비밀리에 접촉한 법조인

 

 그가 배후에 있다면

 

 내가 그걸 모르는 게 패인인가?

 

 그래서 이렇게 못 찾고 있나?

 

 (여진)  음, 박광수

 

 25기라는데요?

 

 (시목)  예, 지검장님, 25기시죠?

 

 (원철)  성문이랑 한조 이성재

 

 내가 아주 끝까지 밟아 준다

 

 왜 계속 한조를 상대하십니까?  중앙지검에 안 넘기시고요

 

 한조 본사 우리 관할지야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끌고 왔는데

 

 [차 문이 탁 열린다]

 

 [긴장되는 효과음]

 

 [어두운 음악]

 

 [통화 연결음]

 

 (민하)  예, 안녕하십니까  정민하입니다, 선배님

 

 현장 근처에요?

 

 골프 클럽은 있는데  뭐, 그런 데 말씀하시는 건 아니죠?

 

 박 변호사님 사망 현장 근처에는

 

 비밀리에 회동하고  그럴 만한 음식점 같은 건 없는데

 

 거기가…

 

 전원주택 단지랑  별장들이 좀 있나 그래요

 

 - 별장요?  - (민하) 예

 

 (민하)  아, 저, 근데요  혹시 오늘 시간 좀 되세요?

 

 무슨 일 있습니까?

 

 (민하)  아니요, 그냥 별건 아닌데  여쭐 게 있어서요

 

 네

 

 그…

 

 서 선배님 실종 수사 관련해서요

 

 (시목)  그걸 정민하 검사가 맡았어요?  수사 담당입니까?

 

 아니요, 실은 그 담당 문제 때문에…

 

 무슨 담당 문제요?

 

 (민하)  제가 그쪽으로 가서  뵙고 말씀드려도 될까요?

 

 근데 진짜 별건 아닐 수 있어요

 

 예, 뭐, 알겠습니다  그럼 출발할 때 전화 주세요

 

 [잠금장치가 철컥 열린다]

 

 - (민하) 안녕하셨어요?  - 네

 

 (시목)  저, 다 퇴근하셨습니다

 

 (민하)  아, 예

 

 아, 저…

 

 음, 말씀하세요

 

 서 선배님 방 배당 건 중에  중학생 학폭 사고가 있었는데요

 

 음, 그, 실종 당일에  마지막으로 수사한 거요?

 

 (민하)  네, 그거 가해 학생들이  며칠 전에 또 입건됐거든요

 

 총 세 명이 노래방에 몰래  술을 반입했다가 주인한테 걸렸는데  [어두운 음악]

 

 노래방 주인을  등 뒤에서 소화기로 가격하고  [주인의 신음]

 

 창고에 가둔 다음에 도주했습니다

 

 수법이 좀 마음에 걸려서  학폭도 다시 봤더니 이때도 비슷했어요

 

 죄송합니다  그, 서류는 반출이 안 돼서

 

 제가 사진만 갖고 왔네요

 

 피해 학생을 1차로 머리를 가격하고선  화장실로 몰아넣고

 

 2차 가해를 한 케이스요

 

 아, 그리고 이거는 참고로 받은 건데

 

 얘네 학교 담임이  자기네 반엔 왕따 없다고

 

 얘네들이 이렇게 친하다고  증거로 보내 준 거래요

 

 서 선배님이 이것도 철을 해 놨길래  일단 가지고 와 봤습니다

 

 (시목)  피해 학생인가요?

 

 (민하)  예, 여기 셋이 가해자들이고요

 

 선배님이 어떤 형태로 공격당했는지

 

 확실하진 않지만  이런 형태가 아니었을까 싶어서요

 

 뒤에서 맞고 감금된

 

 혹시나 해서 선배님 실종 당일 날  얘네들 동선을 알아봤더니

 

 아, 검사님, 이태원역에서  보광동 현장까지 엄청 가깝죠?

 

 네

 

 뭐, 한 10분요? 도보로

 

 그날 얘들이 뭐, 이태원엘 갔어요?

 

 (민하)  예, 셋 다 교통 카드가  이태원역에서 찍혔어요

 

 3월 26일에 8시쯤 찍고 나가서

 

 녹사평 지하철로 다시 들어온 게  밤 10시 11분요

 

 2시간 10분

 

 [민하의 한숨]

 

 (민하)  그래도 애들인데

 

 검사님 보시기에도 제가 너무 갔나요?

 

 [어두운 음악]

 

 어떻게 만났을까요?

 

 [대화를 나눈다]

 

 [자동차들 경적]

 

 (시목)  우연히 동선이 겹쳤다 해도  현장까진 어떻게…

 

 여기 올 때  외곽 순환 타고 오지 않았어요?

 

 시내는 너무 막히니까

 

 (민하)  아, 저 지하철 타고 왔는데요

 

 서 검사님은 실종 당일에  여의도 근처에서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차량 GPS엔

 

 그 약속 시간보다  세 시간 정도 더 빨리

 

 (시목)  그 시간에 제일 막히는  이태원 길로 들어온 걸로 나와요

 

 범인을 먼저 만나려고

 

 (민하)  여의도 전에  보광동 현장으로 가려다 보니까?

 

 음, 그랬을 확률이 크죠

 

 (민하)  선배님이 중학생 애들하고 이태원에서  만날 약속을 했을 린 없으니까

 

 그럼 애들이 납치했을 리는…

 

 [시목이 서랍을 쓱 연다]

 

 [민하의 한숨]  [시목이 서랍을 쓱 닫는다]

 

 (시목)  서 검사님 통화 기록인데

 

 그날 아이들을 만날 예정이었으면  통화를 한 번쯤은 했겠죠?

 

 여기에 뭐, 얘네들 이름이나  번호 있나 한번 보세요

 

 (민하)  없네요

 

 죄송합니다

 

 (시목)  학교 폭력을 정 검사가 인계받았어요?

 

 (민하)  네

 

 실종 수사는 다른 사람한테 갔고?

 

 (민하)  저희 부서에서  수사 제일 잘하시는 선배님한테요

 

 위중한 거니까  [시목이 서랍을 쓱 연다]

 

 [서랍을 탁 닫는다]  베테랑 검사라서

 

 정 검사 의견을 안 받아 줬어요?

 

 중학생들 의심하는 게 말이 되냐고?

 

 아, 저도 무리다 싶긴 했는데  그래도 겹치는 게 있어서

 

 (민하)  저희 선배님도 얘기는 들어 주셨어요

 

 글쎄요

 

 (시목)  얘기를 들어 줬으면  여기까지 안 왔을 거 같은데

 

 그 선배는 김문식 교수님 수업을  안 들은 분인가 보네요?

 

 (민하)  법철학 강의요?

 

 [카드 인식음]

 

 [안내 음성]  보안이 시작되었습니다

 

 (시목)  '죄와 벌' 다음으로  그 시간에 많이 인용된 게

 

 악마는 작은 데에  숨어 있다는 말이었는데

 

 (민하)  그럼 제가 너무 오버한 건 아닌가요?

 

 근데 그 교수님은 주제 하나로  몇십 년을 우려드셨나 봐요

 

 황 검사님은 그 강의  되게 옛날에 들으셨을 거 아니에요

 

 정민하 검사는 몇 살입니까?

 

 예?

 

 아, 아닙니다

 

 아, 스물여덟입니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오늘 감사했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쓱 열린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쓱 열린다]

 

 [민하의 한숨]

 

 [자동차 경적]

 

 (민하)  예

 

 그, 아까 중학생들 학교 사진  저한테도 보내 주십시오

 

 - 소풍 사진 같은 거요?  - (시목) 예, 그리고

 

 그, 통영 관련해서 서 검사님한테  뭐 얘기 들은 거 없습니까?

 

 3월 초에 익사 사고 난 거  대학생들요

 

 아니요, 딱히

 

 알았습니다

 

 (민하)  서 선배님 방에다도 물어볼게요

 

 갑자기 통영은 왜…

 

 [의미심장한 음악]

 

 (시목)  이건 뭡니까? 통영요?

 

 그때 생존자한테 서 검사가 전화를요?

 

 얘가 그러는데 서 검사가 연락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답니다

 

 (여진)  모르고 봤다면  친구 사이로 보이기도 하는데

 

 피해 학생이란 얘길 들으니까  좀 다르게 보이긴 하네요

 

 근데 통영은 갑자기 왜요?

 

 남학생들 사이엔 가끔

 

 서열이라는 게 생길 때가 있습니다  친구 사이라도요

 

 통영 애들 사진에서 서열이 보였어요?

 

 처음엔 아니요

 

 근데 어젠 좀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남양주 학생들 사진을 보고 나니까?

 

 (시목)  네

 

 [어두운 음악]

 

 (여진)  음…

 

 근데 서 검사가

 

 그, 이름이 뭐죠? 그, 그, 통영 애?

 

 - 김후정요  - (여진) 어, 김후정한테 전화를 한 건

 

 (여진)  '최빛이라는 경찰이'

 

 '검찰에 대해서  뭐 안 좋은 얘길 하라고 시켰냐'

 

 그거 떠보려고 한 거잖아요

 

 그 말을 김후정이 했죠

 

 (시목)  '서 검사한테 두 번 전화가 왔다'

 

 '한 번은 최빛 부장님이  유족을 찾아간 직후에'

 

 '또 한 번은 실종 전날에'

 

 서 검사 통화 기록도 그렇고요

 

 그런데 그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 전화는 그럴 수 있는데'

 

 '왜 한참이나 지나서  서 검사가 다시 연락을 했을까'

 

 '또 똑같은 얘길 하자고  그것도 김후정한테만'

 

 그냥 이렇게 뭐든 찔러보고

 

 부스러기라도 잡자  뭐, 이런 거였다면요?

 

 뭐, 그럴 사람이니까

 

 그런 거라면

 

 (시목)  만약에 경감님이라면  어딜 찔러볼 거 같으세요?

 

 김후정? 아니면

 

 전에 최 부장님이 직접 찾아갔었던  죽은 아이 집?

 

 죽은 아이 집

 

 (여진)  음…

 

 그래서, 얘가 용의자인 거 같으세요?

 

 (시목)  씁, 글쎄요, 아직은…

 

 근데 통화 기록에서  처음 김후정 이름을 봤을 때

 

 '내가 왜 이걸 그냥 넘겼을까'

 

 어젯밤에 문득 그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땐 별거 아닌 걸로 보였겠죠

 

 뭐, 실제로 별거 아닐 수도 있고요

 

 (시목)  뭐, 그래도

 

 뭐, 짚고 넘어갔어야 했습니다

 

 (시목)  서 검사가 지난 몇 년간  학교 폭력을 전담했었거든요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근데 만약 이 사진을 받아 보고  떠오르는 게 있었다면

 

 [키보드를 탁 두드린다]

 

 (여진)  그럼 만약에 서 검사가

 

 김후정한테 두 번째 통화를 한 이유가

 

 통영 애들도 평범한 친구 사이가  아닐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라면

 

 김후정한테는

 

 그 전화 한 통이  완전 세상 무너지는 소리긴 했겠네

 

 딴 사람도 아니고 그것도 검사가

 

 의정부지검 사람들 말로는

 

 뭐, 서 검사가 통영에 대해선  별말 없었다고는 했습니다

 

 근데 원래 뭐, 자기 방 사람들이랑  이렇게 뭘 공유하는 편은 아니라면서요

 

 아니요, 수사관들 말고 서 검사 후배요

 

 (시목)  그 후배하고는 꽤 이런저런 얘길 하고  지낸 거 같더라고요

 

 마지막으로 같이 밥 먹은 거기?

 

 그, 그, CCTV 후배?

 

 (여진)  둘이 친했나?

 

 왜요, 거기도 뭐가 이상해요?

 

 한 살 차이더라고요

 

 누구랑? 검사님이랑요?

 

 [웃으며]  뭐야, 뭐야, 나이 맞춰 봤어요?

 

 영은수요

 

 [무거운 음악]

 

 (시목)  어, 서 검사 후배를 보니까

 

 그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에 영은수가 그렇게 안 됐다면'

 

 '어딘가의 지검에서'

 

 '그렇게 살고 있었겠구나'

 

 '바닷가든 소도시든 매일매일을'

 

 '그렇게 살고 있었겠구나'

 

 [여진의 한숨]

 

 씁, 이게

 

 굉장히 간단한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가요?

 

 사람이 살고 죽는다는 게요

 

 간단하죠

 

 뭐, 한순간에 갈리니까

 

 그래서 더 안타깝고

 

 (여진)  흠, 가만있어 보자

 

 뭐부터 알아봐야 되나?

 

 씁, 그, 통영 애들 셋이  중학교가 같다 그랬나요?

 

 네, 뭐, 고등학교, 대학교는  갈라진 거 같지만

 

 음, 그럼 이제 와서  학교를 찾아가 봤자…

 

 그럼 혹시 김후정이 보광동에 살아요?

 

 (여진)  그러면 확률이 확 올라가는데

 

 어, 주소가…

 

 광장동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머네

 

 옛날 일진을 바닷가에 데려가  빠트려 죽였다?

 

 [후정이 흐느낀다]  (여진)  중학교 때 애들을 대학생이 돼서?

 

 헛발질일 수도 있고요

 

 수사에 헛발질이 어디 있어요

 

 아유, 그리고 무슨 세곡에다가  그렇게 헛물을 켰는데, 뭐

 

 (여진)  아!

 

 - 네?  - (여진) 시청에 가 봐야겠다

 

 (여진)  지금 몇 시야?

 

 [놀라며]  벌써 한 시가 다 됐네, 아이고야

 

 - 여기 온 거 우 부장님이 알아요?  - (시목) 아니요

 

 (여진)  아니, 우리가 무슨  못 할 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응?

 

 범인 좀 잡겠다는데

 

 [못마땅한 신음]

 

 아유

 

 - 들어오셨어요?  - (실무관) 어, 아니요

 

 [휴대전화 진동음]

 

 - (시목) 네  - (여진) 검사님, 저 지금 시청인데요  [버튼 조작음]

 

 (여진)  주택 등기부 열람했더니  김후정 보광동 살았었어요

 

 [긴장되는 음악]

 

 김후정 씨

 

 누구세요?

 

 [어두운 음악]  (여진)  얘기 좀 할까요?

 

 들어오실래요?

 

 [긴장되는 음악]

 

 [어두운 음악]

 

 [울먹이며]  대학 와서

 

 (후정)  처음 온…

 

 우리끼리 여행 와서

 

 [어두운 효과음]

 

 [안전띠를 달칵 채운다]

 

 [차 문이 탁탁 닫힌다]

 

 [자동차 시동음]

 

 [사이렌이 울린다]

 

 왜…

 

 (여진)  서동재 검사 아시죠?

 

 김후정 씨

 

 [박진감 있는 음악]

 

 [거친 숨소리]  [문고리를 달그락거린다]

 

 검사님, 서 검사님!

 

 (여진)  안에 있어요?

 

 서동재!

 

 아, 진짜, 아씨…

 

 [후정의 거친 숨소리]

 

 [강렬한 음악]

 

 [감성적인 음악]  (여진)  서동재 검사 살았니?

 

 (시목)  표백제 냄새가 방 전체에서 진동합니다  [카메라 셔터음]

 

 청소한 지 하루 이틀도 안 됐단 얘긴데

 

 (동재)  나 서동재 검사입니다, 기억나죠?

 

 (순창)  메시지 그거  여기서 찍은 게 아닌가 봐요

 

 (빛)  둘 다 노리는 거 하나야  절대 우연 아니야, 이거

 

 [타이어 마찰음]

 

 (여진)  당장 말해!

 

 (시목)  오늘 이전 주행 기록 중 하나가  서 검사를 옮긴 동선입니다

 

 역순으로 추적해 주십시오  [윤수가 당황한다]

 

 죽여야 끝날 거 같았니?  [후정이 흐느낀다]

 

 (시목)  어떻게 했어, 이 새끼야!

 

 [울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시목)  서 검사 어떻게 했어?

 

 의식이 있는 사람을 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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