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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의 숲 S2.6

 (빛)  지금 당장 경기남부경찰청으로 가

 

 [어두운 음악]

 

 파일 하나 줄 거야

 

 안은 절대로 열어 보지 마

 

 (시목)  왜 다음 코스가  당연히 여기여야 하냐고 그러는데요?

 

 (연재)  7%도 안 되는 지분에  이렇게까지 휘둘려야 돼?

 

 이성재 사장이  정관 변경안을 공지해 왔습니다

 

 (박 상무)  회장님께서  성문일보 사장을 만나 보시면…

 

 자기가 어디 날 고소를 해?

 

 잠깐이면 됩니다

 

 (태하)  쟤 분명히 혼자 안 왔어

 

 수사국장한테든 최빛한테든  분명히 뭘 갖고 온 거야

 

 뭔지 알아내

 

 (시목)  부장님은 남재익 의원 무혐의에  직접 개입하셨습니다

 

 그게 고소당한 수사국장은  바로 안 뛰어와도

 

 부장님은 즉시 오셨어야 했던  이유입니다

 

 [어두운 음악]

 

 (여진)  최빛 단장께서 보내셨습니다

 

 [긴장되는 효과음]

 

 [자동차 리모컨 조작음]

 

 (빛)  안은 절대로 열어 보지 마

 

 그대로 들고만 와야 돼

 

 - (빛) 봉투 안에 봤지?  - (여진) 아니요

 

 근데 아무것도 안 묻는다?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문이 철컥 닫힌다]

 

 [긴장되는 음악]

 

 [긴장되는 효과음]

 

 [태하의 헛웃음]

 

 [여진의 한숨]

 

 (태하)  손에 들고 있던 거, 봉투에 든 거  뭔지 알아내

 

 [어두운 음악]

 

 [USB를 달그락 꽂는다]

 

 (태하)  저 우태하입니다, 의원님

 

 (태하)  이 좁은 땅에

 

 정보 경찰만 3,400명이야

 

 그 인원이 매일 모으는 정보가

 

 모조리 최빛한테 올라가

 

 수사뿐만 아니라  민간 사찰, 대공 분야까지 전부

 

 [의미심장한 효과음]

 

 [엘리베이터 도착음]

 

 (여진)  실례합니다

 

 [긴장되는 효과음]

 

 (경비원)  무슨 일로 오셨어요?

 

 저기, 어디 찾으세요?

 

 (시목)  아…

 

 뭐, 저도 그게 알고 싶네요

 

 (경비원)  네?

 

 [한숨]

 

 [노트북 조작음]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어두운 음악]

 

 [휴대전화 진동음]

 

 - (시목) 예  - (동재) 먹튀 아닌 거 인정

 

 (시목)  네?

 

 안양교도소가 다음 코스인 게 왜  당연하냐고 했잖아, 낮에 한여진이가

 

 (동재)  그 말이 무슨 뜻이겠냐?

 

 (시목)  아, 김수항 순경요?

 

 여보세요?

 

 이씨, 너 그거 어떻게 알았어?

 

 안양교도소가 백 팀장 다음 코스인 게  당연하지 않다는 건

 

 안양에 수감된 사람보다  더 핵심 인물이 있다는 뜻일 테니까요

 

 [못마땅한 신음]

 

 (시목)  백 팀장은  저희가 만나고 온 다음이니까

 

 [어두운 음악]  그다음으로  핵심 인물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송 경사 시신을 처음 발견한  김 순경이겠죠

 

 야, 인마, 그게 아니라

 

 김 순경이 동두천경찰서장 조카야

 

 (동재)  이놈을 먼저 잡아야 돼

 

 거주지가 불분명한 게 더 수상해

 

 사람 찾는 건  경찰이 더 빠르지 않을까요?

 

 (동재)  그랬다가 또 한여진이 선수 치면?

 

 너 누가 먼저 찾아내는지  한번 봐 봐, 어?  [통화 종료음]

 

 (동재)  자

 

 [힘주는 신음]

 

 [휴대전화 진동음]

 

 - 예, 부장님  - (심 부장) 어이, 서 프로  [음악 소리가 새어 나온다]

 

 (심 부장)  지금 좀 나올 수 있어?

 

 (동재)  예! 어디신데요?

 

 (심 부장)  여기 그, 뭐냐

 

 아, 올 라이트 가라오케, 좀 와

 

 너 술 안 마셨지?

 

 아이, 마셨어도 또 마셔야죠  부장님께서 부르시는데

 

 (심 부장)  아니, 와서 마시라는 게 아니라

 

 지금 동문회 중인데  아씨, 또 2차를 가자네

 

 근데 지검 애들 거의가 여길 와 있으니

 

 - 맨정신에 운전할 사람이 없어  - (동재) 아…

 

 운전요?

 

 [어두운 음악]

 

 예, 알겠습니다

 

 바로 넘어가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한숨]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에이씨

 

 [한숨]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여기 원래 복잡한데

 

 (연재)  치웠어

 

 어떻게 지냈어?

 

 (연재)  알잖아,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들었잖아'라고 해야 되나?

 

 (병현)  내가 누구 통해 듣는지 다 알면서  날 왜 만나재

 

 언제부터 이렇게 상도가 없어지셨나  궁금해서

 

 (연재)  같은 기업인끼리 경쟁사 주식은  안 건드리잖아

 

 무슨 의도야?

 

 의도는

 

 투자

 

 (병현)  한조 주식이 한때 워낙 바닥이었어야지

 

 그렇다고 초일류 기업 한조가  망할 것도 아니고

 

 아니나 다를까

 

 뭐, 덕분에 쭉쭉 오르지

 

 내가 캐시가 급한 사람도 아니지

 

 놔두고 있는 거야

 

 나는 돈이 없어서  성문 주식을 안 샀을까?

 

 돈 없다는 소리 들리던데

 

 물론 정말로  자금줄이 마르기야 했겠어?

 

 돈 없어서 추징금 못 낸다고  나라 상대로 소송 중이신데

 

 회장님 경영권 방어에 펑펑 써 대면

 

 나라에서 이연재 회장 주머니 좀  다시 보자고 할 거 아니야

 

 힘들지? 쪼들리는 척하느라

 

 [다가오는 발걸음]

 

 (병현)  술이나 마시자, 오랜만인데

 

 술부터 마시자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피식한다]

 

 뭘 해?

 

 언제까지 이성재하고 붙어 다닐 거냐고

 

 나 원래 성재 형이랑 친했어

 

 (병현)  안 친했다 해도 없는 친분도 만들겠지

 

 미래에 한조그룹 회장이 될 사람인데

 

 [어두운 음악]

 

 (연재)  나는?

 

 너 뭐?

 

 너야말로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날 한 사람의 기업인으로 봐 줘

 

 (연재)  네 말대로 완전 바닥이었어

 

 아버지 구속되고 나서  한조 이미지나 주가만이 아니라

 

 실질 지수가 엉망이었다고

 

 자본 이익률은 3분의 1로 쪼그라들었고

 

 유동성 확보도 어려웠는데 그걸

 

 내가 살렸어, 이만큼 끌어 왔어

 

 - 알아  - (연재) 1분기 영업 이익이

 

 4조 3,200억이야

 

 (연재)  아버지 계실 때부터 포함해서  2015년 2분기 이후에 최고라고

 

 이 회장

 

 '여자 회장 위상 세우려면  저런 년 정신 상태부터 뜯어고쳐라'

 

 (연재)  '남편 죽고 아비는 감옥 가서  동정표로 회장 됐으면'

 

 '적당히 날뛰어야지'

 

 '아줌마 맨날 드라마만 처보니까  회사가 쉬운 줄 아네'

 

 '이제 연하남 본부장이랑  연애만 하면 되냐'

 

 - 그만해  - (연재) '이해가 안 되네요'

 

 '오너가 단지 여자라고  편들어 줘야 되나요?'

 

 (연재)  '외국 투자가들한테 웃음거리 되고  국가 이미지 망치기 전에 물러나요'

 

 그만하라고  그런 걸 왜 읽어, 쓸데없이

 

 (연재)  너희 뉴스에 달린 거잖아

 

 내가 남편이랑 짜고  아버지 몰아내고 회사 뺏었다는

 

 성문 기사의 댓글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 씹어뱉는 걸  뭐라고 신경 써!

 

 [연재의 한숨]

 

 투자라고 했지?

 

 (연재)  그럼 이익을 봐야 되잖아

 

 날 기업인으로 봐 줘  기업가로 평가해서

 

 성문일보가 이연재 편인 게 유리할지  아니면 계속 이성재일지

 

 너도 회사를 책임진 대표로서 판단해

 

 [병현의 웃음]

 

 기업인으로 보기엔  네 입술이 너무 빨갛다, 야

 

 [긴장되는 음악]

 

 [헛웃음]

 

 [병현의 한숨]

 

 [병현의 한숨]

 

 우리 아버지 어떤 상태야?

 

 어떤 상태야?

 

 [어두운 음악]

 

 [엘리베이터 문이 탁 닫힌다]

 

 [통화 연결음]

 

 차 두고 들어가, 회장님 내가 모셔

 

 [휴대전화 조작음]

 

 [엘리베이터 도착음]

 

 [외국인들이 대화한다]

 

 (병현)  돌아가고 싶니?

 

 남편이 있고

 

 넌 그 옆에만 있으면 되던 때로?

 

 난 있어

 

 돌아가고 싶은 때

 

 언제?

 

 (연재)  아버지

 

 화병이시네

 

 [의미심장한 음악]

 

 우울증에 사람에 대한 적개심이 겹쳐서

 

 화가 나는 걸 조절하지 못하신다네

 

 자제력은 강하셨는데

 

 구속까지 된 게

 

 굉장히 부당하게 느껴지셨나 봐

 

 어떡하면 사람들이 볼 수 있을까?

 

 온전치 못하다는 걸 드러내려면

 

 자극을 해야 되나?

 

 죄송하네

 

 아버지 상태를 포착해 와요

 

 (연재)  집어 던지고 부수는 장면이든  욕을 하는 순간이든

 

 특히 이성재랑 같이 있을 때  분노가 극에 달하는 게 제일 좋아

 

 분명히 집을 들고 나실 때가 있을 거야

 

 어떤 주치의가 들락대는지

 

 어떤 처방전이 들어가는지, 뭐든 다

 

 (박 상무)  알겠습니다

 

 (영상 속 재용)  정당한 수사가  수사권 독립과 맞물렸다는 이유만으로

 

 정치 공세용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불법 취업 청탁에  무혐의가 내려졌다는 건

 

 경찰이 편파 수사를 했다는  남재익 의원 주장에

 

 검찰도 동의했다는 뜻이에요

 

 이 나라 검찰이

 

 과연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집단 맞습니까?

 

 (영상 속 기자1)  경찰청의 이 같은 주장으로 인해

 

 (사현)  왜 저래? 왜 저렇게 막 나가?  [뉴스가 계속 흘러나온다]

 

 [한숨 쉬며]  모양 떨고 있네

 

 (태하)  최 부장이 남재익이  제대로 후려쳤나 보지

 

 (사현)  뭘로 쳤을까?

 

 황 프로 그 요령으로  뭘 빼 올 수 있을까요? 경찰한테서

 

 아, 그렇게 생겨 갖고  입도 뻥끗 못 할 거 같은데?

 

 입도 뻥끗 못 하긴

 

 야, 아까 국회에서  나한테 얼마나 뭐라 그랬는데

 

 네가 그걸 봤어야 돼

 

 나 걔한테 아까 야단맞았어

 

 [헛웃음]  아, 그러니까 그딴 소리나 잘하지

 

 (사현)  한 주임 입장에선 자기 상사 배신하고  경찰 기밀 흘려 주는 건데

 

 그게 보통 매달려서 되겠어요?

 

 아는 사이, 아니야, 아니야

 

 부부 사이에도 안 알려 줄 거 같은데?

 

 얘는 왜 연락이 없어?

 

 (부장 검사)  우리 보존계 말이  갑자기 대검에서 왔다고 하길래

 

 따로 전산 올라온 것도 없었는데

 

 그래서 내가 보자고 했어요

 

 네, 저, 대출이 필요한 건 아니어서요  전산은 안 올렸습니다

 

 안에서 간단히 확인만 하면 돼서요

 

 간단할 거였으면  이 시간에 안 왔을 거 같은데

 

 뭐, 담당 연결해 주면 되는 건가?

 

 아, 아닙니다  그, 몇 가지 기록만 보면 됩니다

 

 담당 검사도  자기 걸 대검에서 조회했다

 

 그 정도는 알아야지

 

 담당 연결해 줄게, 어떤 건데 그래?

 

 (시목)  아, 저, 일단 열아홉 건인데요

 

 몇 가지라며

 

 아, 네  저, 형사1부 전담 열두 건하고요

 

 (시목)  그, 부동산, 방화 등  형사2, 3부 전담 세 건

 

 그리고 중요경제범죄조사단  산업기술범죄수사부 관련 네 건입니다

 

 [부장 검사가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여기까지가 결정문 조회로  뽑아 온 거고요

 

 여기에 없다면  더 이전 것도 봐야 합니다

 

 찾는 게 뭔데 그래?

 

 찾아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헛웃음]

 

 별관 4층으로 가요, 공판 기록 열람실

 

 아니요, 저  공판까지 가지 않았을 확률이 큽니다

 

 [부장 검사의 한숨]

 

 [헛웃음]

 

 (부장 검사)  [전화기 버튼을 누르며]  단장이 누구더라?

 

 우태하 부장님이십니다

 

 [통화 연결음]

 

 (부장 검사)  아, 여보세요

 

 수원지검인데요

 

 우태하 부장님 계십니까?

 

 예,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수원지검 형사1부 김원태라고 합니다

 

 제 방에 지금 황시목 검사가 와서요

 

 사건 기록이 필요하다는데

 

 (시목)  저, '오늘 말씀하신  일 때문이다'라고 좀…

 

 오늘 말씀하신 일 때문이라고

 

 근데 어떤 건지도 말도 안 하고

 

 [의미심장한 음악]

 

 알겠습니다

 

 (부장 검사)  예

 

 [수화기를 달그락 내려놓는다]

 

 보존계로 가요

 

 당직한테 말해 놓을 테니까

 

 감사합니다, 부장님

 

 [스위치가 달칵 켜진다]

 

 (시목)  여기까지 봐 주시면  이 아래는 제가 찾겠습니다

 

 [카메라 셔터음]

 

 [문손잡이가 달그락 돌아간다]

 

 [박스를 툭 내려놓는다]

 

 [휴대전화 진동음]

 

 [무거운 효과음]

 

 [한숨]

 

 네, 검사님

 

 (시목)  예, 경감님  혹시 지금 뵐 수 있을까요?

 

 아, 지금 어딘데요?

 

 아, 남산 쪽으로 옮기셨다고 해서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는데요

 

 어, 내일 아침에는 많이 바쁘세요?

 

 아…

 

 지금 나오시기 좀 그러신 거면

 

 전화로 여쭤도 되고요

 

 아…

 

 주소 찍어 드릴게요

 

 [어두운 음악]

 

 쯧

 

 [한숨]  [휴대전화 조작음]

 

 [대문이 철컥 열린다]

 

 [대문이 철컥 닫힌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시목)  휴양지 탈의실에서 불법 촬영을 한  20대 남성 다섯 명이

 

 작년 여름에 입건됐어요

 

 올해 설 직후엔 관내 음주 사고  취약 지역에서 일제 단속을 벌여서

 

 총 37명이 입건됐습니다

 

 그중 하나인가요?

 

 어느 관내요?

 

 경기남부경찰청요

 

 (시목)  아니면 이겁니까?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올해 2월에  마약 공급책을 체포했습니다

 

 이후로 그 공급책의 제보로

 

 회사원, 학원 선생 등등의  마약 사범이 구속됐죠

 

 [어두운 음악]

 

 남부경찰청에서 맡았던 사건 중에

 

 현역 의원을 압박할 정도로  덩어리가 큰 게 있었다면

 

 매체나 뉴스에도 보도가 됐었겠죠?

 

 그에 비해 결과는 미미한 건

 

 공판까지 가지 못하고 유야무야된 건

 

 불법 촬영을 한 남성 다섯은

 

 돌아가면서 촬영을 한 정황이  분명한데도

 

 남부청에선 둘만 기소 의견

 

 나머진 불기소로  수원지검에 넘겼습니다

 

 남재익 의원 아들이  그 나머지 중의 하나였을까요?

 

 그렇지만 생각해 보면

 

 아무리 불기소로 넘겼다고 해도

 

 경찰 조서에 의원 아들 이름 석 자는  분명히 들어가 있을 테니

 

 검찰에서도 완전히 모르긴 어렵겠네요

 

 남재익 의원이  음주 단속에 걸린 걸 수도 있습니다

 

 경찰에서 마음만 먹으면  이름을 빼 줄 수도 있고

 

 그런데 그게 과연

 

 법사위원장까지 올라간 의원이  큰 위협을 느낄 거리가 될까?

 

 본청 정보국이 직접 나섰는데  수사국장을 고소하겠다는 의원한테

 

 음주 운전으로 맞짱을 뜰까?

 

 아들 문제라면 다르죠

 

 이미 불법 채용으로 구설에 올랐는데  거기에 또 마약이라면

 

 체포된 공급책의 밀수 이력이  아주 거창한 데 비해서

 

 그 후속타로 검거된 이들은  소위 말하는

 

 보험용?

 

 형사들한테 팔아넘겨도 되는  만만한 초짜들밖에 없었습니다

 

 VIP는 없었어요

 

 그런 일이 있었구나

 

 제가 말씀드린 거에 없나요?

 

 (시목)  다시 찾아봐야겠네요

 

 아직 작년 것까지밖에 못 봐서

 

 다시 찾아보겠습니다

 

 언제 것까지 보게요

 

 (시목)  모르죠

 

 나한테 올 게 아니라

 

 검사님 상사한테 갔어야죠

 

 (여진)  남재익 불법 취업 청탁이 확실한데

 

 그건 경찰이  알아서 무마시킨 것도 아닌데

 

 왜 잘못이 없는 걸로 처리됐냐고

 

 검사님 상사한테 가서

 

 먼저 가서 따져 물었어야죠

 

 물었습니다

 

 나는 안 했어요

 

 (여진)  오늘 일 안 물어봤어요  내일도 안 물어볼 거야

 

 요즘은

 

 (시목)  그림 안 그립니까?

 

 해안 출입 통제선이 사라진 걸 봤을 때

 

 '사고가 날 수도 있겠구나'

 

 그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고는 그냥 지나쳤어요

 

 조처를 안 취하고

 

 [무거운 음악]  왜요?

 

 (시목)  안개가 짙고, 밤이었고

 

 '이런 날 굳이 물에 들어간다면  그건 죽겠다는 사람이며'

 

 '그렇다면  통제선 유무와는 관계가 없다'

 

 잠깐 그 생각이 스친 게 기억이 납니다

 

 그 생각이 스쳤기 때문에  더 조처를 취하려고 하진 않았고요?

 

 (시목)  제가 이 세상의 모든 자살을  막을 순 없습니다

 

 (여진)  근데 결과는 자살이 아니었고?

 

 (시목)  네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어요

 

 어긋난 게 보였고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여진의 한숨]

 

 검사님이나 나는

 

 해안선을 지켜볼 의무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말이에요?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네요

 

 [여진의 한숨]

 

 아무리 지켜봐도 안개는 못 막아요

 

 아무리 잡아도 나쁜 놈은 줄지 않고

 

 내가 여기서 하나를 잡는 사이에  저기서 둘로 증식하는 거 같아

 

 그래서 수사과를 떠났습니까?

 

 안 떠났어요

 

 내 자리 아직 있습니다

 

 네

 

 (여진)  검사님

 

 답은 검사님이 갖고 왔어요

 

 [여진의 한숨]

 

 [문이 삐거덕 열린다]

 

 [문이 철컥 닫힌다]  [한숨]

 

 [입소리를 쩝 낸다]

 

 자자

 

 안 잔다고 뭐가 달라지냐

 

 [사이렌이 울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정보국장님이 드디어 새로 오시나요?

 

 새로 올 분한테 볼일 있어?

 

 1년 반 전이면

 

 단장님께서 여기 본청에  오시기 전이죠?

 

 왜 시점이 1년 반 전인데?

 

 서류 전형에서도 떨어진  남재익 의원 아들이

 

 (여진)  무려 193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금융권 공채로 뽑힌 때입니다

 

 단장님께서는  정보부장이 되시기 전이고요

 

 그래, 나 남양주경찰서 시절이지

 

 네, 그래서

 

 불법 취업 청탁이 의심되는  국회 의원을

 

 본청에서 어떻게 처리할 건지 아마

 

 (여진)  단장님께서도  확실히는 모르셨을 겁니다

 

 하지만 올해 2월 7일에는  이 자리에 계셨습니다

 

 모든 수사 정보가 올라오는 정보국에

 

 2월 7일

 

 마약 사범 건을 알고 있었냐고?

 

 (여진)  네

 

 [어두운 음악]

 

 안 봤다며?

 

 봉투 안에 안 봤다며

 

 네, 어제 물으실 땐 안 봤었습니다

 

 (여진)  빨리 갖다드리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해서

 

 시간 끌지 않았습니다

 

 카피했구나

 

 국회에서 나온 다음에 봤어?

 

 (여진)  제가 보길 원하셨잖아요

 

 서로 기억하는 게 반대네?

 

 USB뿐이었습니다

 

 (여진)  안에 글씨 한 줄만 쓰여 있었어도  열지 말라는 단장님 말씀 타당했겠죠

 

 내막을 알아선 안 되는 제가  그 내용을 읽어 버리니까

 

 근데 봉투 안의 내용물은 그냥  맨손으로만 갖고 와도 되는 거였어요

 

 안은 절대로 열어 보지 마

 

 (여진)  '안을 절대 열지 마라'

 

 그대로 들고만 와야 돼

 

 '너는 그대로 가져오기만 해라'

 

 (여진)  단장님께서는 일부러 저한테  그 말씀을 던지신 겁니다

 

 금기할 필요가 없는 걸 금기하신 의도

 

 [한숨]

 

 제가 볼 걸 아셨잖아요

 

 알면서 왜 내가 의도한 대로  움직였는데?

 

 왜 절 끌어들이셨습니까?

 

 (빛)  네가 남부경찰청에서 제일 가까워서  안양에 있었잖아

 

 [헛웃음]

 

 혁신단은 한시적인 조직이야

 

 수사권 독립이란 목적이 달성되는 순간  해체돼야 돼

 

 한여진 주임

 

 그다음을 생각해 봤나?

 

 혁신단이 사라져도

 

 난 계속 여기 있겠지

 

 넌 어디 있을까?

 

 사건 현장에 있겠죠

 

 한 주임

 

 (빛)  나 때는 참 기회가 없었어

 

 근데 더 안타까운 건

 

 쓸모 있는 사람이 큰 뜻이 없다는 거야

 

 우리 인사 적체가  얼마나 심한지 몰라?

 

 아니

 

 이런 결탁을 통해서

 

 (여진)  뭐, 밀어주고 끌어 주고 이러는 게  인사 적체를 해소하는 겁니까?

 

 불법에 같이 손 담는 게  그게 뜻이 큰 거예요?

 

 그럼 어떡해야 했는데?

 

 (빛)  검사가 우리 상전 노릇 한 게  벌써 70년인데

 

 이제 좀 그거 벗어나려는데

 

 법사위원장에 검사 출신이 앉을 거래  그 자리가 어떤 자리야?

 

 위원장 동의 없이는  법안이 회부되지도 못해

 

 우리가 검찰하고 머리채 잡아 가면서

 

 수사권 조정안 만들어 봐야  다 헛짓이라고

 

 법사위에 우리 쪽 사람 앉히려고  위에서도 얼마나 애썼는데

 

 검찰이라고 가만있었겠어?

 

 걔네가 바보, 멍청이라서  한창 불법 청탁으로 조사 중인 인간을

 

 위원장으로 밀어 넣었겠냐고

 

 (빛)  남재익이를 위원장으로 밀면서

 

 [사람들이 대화한다]  대검에서 둘 다한테  메시지를 보낸 거야

 

 남재익한텐

 

 '너는 검찰에서 보호해 줄게  대신 말 잘 들어'

 

 우리한텐 '너희들 수사 소용없어  남재익 기소 안 해'

 

 우리 그 메시지 받았어

 

 그렇다고 어차피 안 될 거

 

 불기소로 넘기자 하면  여론이 먼저 들끓어서 시작한 수사인데

 

 모든 욕은 우리가 다 처먹겠지  [전화벨이 울린다]

 

 근데 그때 남부경찰청에서 연락이 와

 

 [정보국장이 수화기를 달칵 든다]

 

 마약 공급책 입에서

 

 남재익 아들 이름이 나왔어

 

 [한숨]

 

 네가 내 위치라면 어떻게 했겠니?

 

 마약 사범을 검거하라고 했겠죠

 

 아들 약 했다고 아버지 안 물러나

 

 (빛)  법사위원장은  우리랑 완전히 원수가 될 뿐이고

 

 모든 수사는 검사가 지휘한다는 조항은  영원히 못 지워

 

 저 용산서에 있었습니다

 

 이태원을 끼고 있어서 마약 사범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곳이죠

 

 (여진)  상선이라고 불리는 마약 공급책들은

 

 VIP는 불지 않습니다  암묵적인 룰이죠

 

 상선은 피라미만 경찰에 넘기고  경찰은 그걸로 실적을 챙기고

 

 이름을 숨긴 VIP들은

 

 상선의 감옥살이와  변호사 비용을 댑니다

 

 국회 의원 아들이면 VIP인데

 

 공급책 입에서  자발적으로 나온 거 맞습니까?

 

 우리가 날조했을까 봐?

 

 의원 아들이 하지도 않은 약을 했다고?

 

 남재익 아들은 전부터 약을 했고

 

 정보국은 이미 알고 있었고

 

 (여진)  남재익이 위원장으로 내정된  딱 그 시기에

 

 남부서가 움직여서 상선을 체포했고

 

 (빛)  그런데 경찰에서 함구했다?

 

 맞아, 그래서?

 

 [어두운 음악]  [한숨]

 

 나가서 폭로하게?

 

 어떻게 될까?

 

 아, 남의 일자리를 뺏어도

 

 필로폰에 손을 대도  털끝 하나 안 다치는

 

 그런 인간을 세상에 내시게요?

 

 누가 그 꼴 봐준대?

 

 (빛)  많이 다뤘으면 알 거 아니야

 

 마약은 절대 한 번으로 안 끝나  법사위도 반년이면 바뀌고

 

 남재익이 물러나면 그때 네가 잡아

 

 몇 개월을 못 기다려서  70년 숙원 사업 망쳐 놓는

 

 그런 인간이야, 너?

 

 정말로 양심에 걸린다면

 

 그래서 네가 괴롭다면

 

 나가서 다 밝혀

 

 네가 옳은 일 하겠다는데  내가 어떻게 말리겠니

 

 나가서 까

 

 [컴퓨터 버튼 조작음]

 

 정보 경찰 보고서는 기밀이야

 

 새로 올 국장이 누구든  그 전까진 내가 이걸 봐야 하고

 

 몇 년 후엔

 

 네가 이 자리에 앉을 수 있어

 

 오랜만에 찾았다고 생각했어

 

 널 끌어들인 게 아니라

 

 끌어 줄 가치가 있는 후배를

 

 목표는 네가 세워

 

 [의미심장한 효과음]

 

 왜 굳이 보고서를 이 방에서 보세요?

 

 패스워드도 아시겠다  단장님 자리도 되는데

 

 진짜 끌어들인다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네가 겪은 거 아무것도 아니야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태하)  머저리 같은 아들 새끼가 약을 해서는

 

 경찰한테 넘어갔네, 완전히

 

 한 주임은 또 뭐래? 다른 말은?

 

 한여진 주임은 누설한 거 없습니다

 

 (태하)  대외적으로야 물론 그렇겠지

 

 최 부장한테 안 일러, 걱정 마

 

 아니요, 제가 남부청에서  시작한 겁니다

 

 한 주임이 흘린 거 아니고요

 

 거기인 건 어떻게 알고?

 

 봉투에 경기남부경찰청이라고  찍혀 있었지 않습니까

 

 [태하의 헛기침]

 

 (태하)  아, 서동재는?

 

 아, 지금 세곡지구대원 찾느라고  바쁩니다

 

 팀장보다 더 유력한 사람이 있다고요

 

 2차 협의회 정해졌어, 다음 주 목요일

 

 (태하)  장소하고 인원 그대로, 준비해

 

 - (태하) 뭐?  - 아, 아니요

 

 아, 준비하겠습니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태하의 헛기침]

 

 [헛기침]

 

 [입소리를 쩝 낸다]  [휴대전화 조작음]

 

 [휴대전화 진동음]

 

 (동재)  진짜 내 얘기 해 줄 줄 몰랐는데  덕분이다

 

 (사현)  황 프로

 

 너 무슨 백 있냐?

 

 (시목)  네?

 

 있으면 말해

 

 서로 뭘 밟지 말아야 되는지는  알아야지

 

 없는데요

 

 전의 그건 누구 차인데?

 

 무슨 차요?

 

 내가 부장님한텐 말씀 안 드렸는데

 

 - 다 봤어, 인마  - (시목) 아, 뭘 보셨는데요?

 

 너 대검 앞에서 고급차 얻어 타는 거

 

 (사현)  누구냐, 수행원까지 있던데

 

 (시목)  아…

 

 밝힐 이유는 없는 분인데요

 

 [헛웃음]

 

 너 벌써부터 그러는 거 아니야, 인마

 

 제가 뭘 벌써부터 그랬는데요?

 

 몰라서 물어?

 

 우리가 널 왜 뽑았는데

 

 네 이미지 하나 본 거 아니야

 

 '우리'라고 하시네요?

 

 아, 뭔 소리야

 

 아니요, 제가 법제단에 온 다음에  김 부장님이 결정되셨는데요

 

 (시목)  여러 후보를 놓고  선정 과정도 거쳤고요

 

 그런데 '우리'라고 하시니까…

 

 [어두운 음악]  역시나 김 부장님으로  내정이 돼 있었나 보네요

 

 동기분들끼리

 

 그래서 뭐

 

 아, 돼 있었으면 뭐?

 

 그, 우 부장님께는 보고하셔도 됩니다

 

 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봐?  뭐 어쩌라고

 

 저, 안 들어가십니까?

 

 [카드 인식음]

 

 [문이 달칵 열린다]

 

 [사현의 성난 신음]

 

 (사현)  저 자식 왜 저래?

 

 (태하)  어느 자식?

 

 점심때 누가 뭐랬어?

 

 아, 거기에 뭐랄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다 누이 좋고 매부 좋자고 만나는 거

 

 손기혁이는 안 나왔다며

 

 (태하)  나한테 못 온다고 문자 왔던데

 

 안 나왔어도 뭐

 

 월례 회의에서  대검에 반기를 들 것도 아니고

 

 아, 동부지검에서도 한조 수사하는 거  우리랑 타이밍 맞추기로 했어요

 

 강원철이 그러겠대?

 

 (사현)  재벌 수사 성과 내는 것도 좋지만

 

 [어두운 음악]  검찰이 사정 정국을  주도해 나가는 상황이 길게 이어져야

 

 [사현이 말한다]  '역시 검찰이 잘하는구나  수사권 나눠 주면 안 되는구나'

 

 국민들이 느끼니까

 

 너무 빨리 털진 말라고 했으니까

 

 그 정도면 알아듣죠

 

 - 근데 왜 툴툴대?  - (사현) 강원철

 

 부장님이 왜 껄끄러워하는지  알겠더라고

 

 사람이 좀 뻣뻣하지?

 

 뻣뻣한 것도 있지만

 

 거기 출신들은 다 저러나?

 

 (태하)  어디?

 

 서부지검

 

 - (원철) 황시목 프로는 잘하죠?  - 예?

 

 아, 예  [살짝 웃는다]

 

 얼굴마담 아니죠?

 

 그런 식으로 썼다간  곤란해질 수 있는 인물입니다

 

 황 프로 곤란한 일 없게 하겠습니다

 

 (원철)  얼굴마담으로 갖다 쓴 사람들이  곤란해진다고요

 

 잘 써야 돼요, 그 후배는

 

 [사현의 웃음]

 

 (사현)  평검사 하나 때문에  나머지가 곤란한 일이 있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한다면야

 

 (사현)  묘하게 재수 없어

 

 근데 강원철 말을 가만 생각해 보니까

 

 황 프로  아, 무슨 백이 있나 싶은 거예요

 

 (태하)  [웃으며]  쟤가 무슨

 

 (사현)  아니, 애가 좀  제 마음대로인 것도 그렇고

 

 눈치를 안 보잖아

 

 얼마나 대단한 뭐가 있길래

 

 그래서 백 있냐고 물어봤더니

 

 그걸 대놓고 물어봤어?

 

 그러니까 뭐라디?

 

 아, 이 자식이 없으면 없는 거지

 

 아, 우리 땐 부장님 눈만 마주쳐도  100m 전부터 무릎으로 기어 왔는데

 

 끝까지 바득바득 말대답이야

 

 요즘 젊은 검사들이  아무리 우리 때랑 달라도

 

 쟤 암만 봐도 이상해

 

 (태하)  뭐가 암만 봐도 이상하냐

 

 난 전에 TV 나왔을 때부터 이상했는데

 

 - (사현) 근데 왜 데려왔어요?  - 튀기 좋아하는 애인 줄 알았지

 

 '씁, 나중에 정계 진출 하려고 저러나'

 

 '그래, 주목받게 해 줄게  네 이미지를 줘'

 

 (태하)  써먹기 딱인 줄 알았지

 

 아이고, 여의도는 뭐, 아무나 가나

 

 (사현)  옛날 같으면 대검 근처에도 못 올 거

 

 그 추운 데서 불러올려 줬으면  벌써 손의 지문이 없어졌을 텐데

 

 그런 게 좋아?

 

 손이 닳게 아부하는 후배?

 

 아이고, 좋기야

 

 치

 

 아, 근데 사람이 웃겨요

 

 백이면 백 다 조아리는데

 

 혼자만 팽팽해서 있으면

 

 쩝, 그게 또  아주 이뻐 보이진 않더라고

 

 (태하)  황시목이

 

 백 같은 건 아닐 거야

 

 아닌가 보지

 

 (사현)  상전이 둘이야, 내가

 

 [태하의 웃음]

 

 [어두운 음악]

 

 [옅은 헛기침]

 

 [통화 연결음]

 

 (태하)  저입니다, 의원님

 

 이제 정리가 좀 되셨습니까?

 

 제가 찾아뵐까요?

 

 [새가 지저귄다]  [어두운 음악]

 

 "한조자동차"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차 문이 탁 여닫힌다]

 

 [인터폰 조작음]  [초인종이 울린다]

 

 [카메라 셔터음]

 

 [잠금장치가 철컥 열린다]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줌 인 작동음]

 

 [카메라 줌 인 작동음]

 

 [카메라 셔터음]  (박 상무)  의사를 알아냈습니다만

 

 [어두운 음악]  협조를 거부했습니다

 

 근데 병원 기록을  우회적으로 뚫어 봤더니

 

 큰 회장님 진단명이

 

 간헐적 폭발 장애입니다

 

 간헐적…

 

 얼마나 간헐적일까?

 

 알아내려면 폭발을  하시게 만들어야 하는데요

 

 [연재의 한숨]

 

 (연재)  주주 총회에

 

 이성재나 아버지가 대리인 안 쓰고  직접 온다면

 

 나 역시 대리인 없이 직접 참석해서  두 분을 맞이하겠다 발표해요

 

 그리고 또

 

 뭐가…

 

 시위대가 필요해

 

 주총 시작 전에요?

 

 (박 상무)  어떻게 배치할까요?

 

 여기 사옥 앞에

 

 (연재)  고성방가를 하든 몸싸움을 하든

 

 아버지 오시는 길을 환영해 드리자고

 

 배치하겠습니다, 회장님

 

 (성문 대리인)  '현재까지 밝혀진  이윤범 전 한조그룹 회장의 병증은'

 

 '일종의 울화병으로'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어떤 상태야, 우리 아버지?

 

 너 그거 알아내려고…

 

 (연재)  우울증

 

 많이 심하셔?

 

 성재 형이 그래?  회장님 우울증이라고?

 

 그 인간이 나한테 무슨

 

 (연재)  뵙지 못한다고 내가 듣는 얘기가  아주 없겠어?

 

 [연재의 한숨]

 

 넌 인사드리러 가지 않았을까 했는데  아버지 풀려나시고 나서

 

 [연재의 한숨]

 

 (병현)  울화병

 

 울화병 같은 거래, 일종의

 

 울화병?

 

 갑자기 폭발하시기도 하고

 

 뭘 던지시나 봐

 

 감정 조절이 어려우시다고 들었어  급격히 다운되기도 하고

 

 (성문 대리인)  '한 관계자에 따르면 물건을 던지거나  갑자기 분노를 폭발시키는 등'

 

 '폭력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현의 헛웃음]

 

 관계자?

 

 (성문 대리인)  '사실상 남매의 난에서'

 

 '이윤범 전 회장을 내세운  이성재 대표의 우세승이 점쳐지지만'

 

 '이윤범 전 회장이 법률적으론 이미'

 

 '심신 상실 상태란 의혹이  새롭게 제기되면서'

 

 '한조그룹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는'  [시위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느 쪽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시위대)  범법자 경영 복귀  웬 말이냐, 웬 말이냐!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시위자)  한조는 사회 정의 외면 마라!

 

 (시위대)  한조는 사회 정의  외면 마라, 외면 마라!

 

 (시위자)  범법자 경영 복귀 웬 말이냐!

 

 (시위대)  범법자 경영 복귀 웬 말이냐!

 

 (주선)  뭐야, 이거

 

 [시위대가 계속 시위한다]  [시위자가 소리친다]

 

 - (기자2) 맞아?  - (시위자) 어?

 

 (시위자)  아, 아, 아! 아닌 거 같습니다

 

 여러분들,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시위대가 짜증 낸다]

 

 - (직원) 안녕하십니까  - (주선) 총회 참석요

 

 [시위대가 계속 시위한다]  아, 네, 죄송합니다  지금 안전상의 이유로

 

 차에서 내리셔야 되겠습니다

 

 무슨 안전요?

 

 (직원)  예, 지금 시위대가 지하 주차장으로  잠입을 시도해서요

 

 지금 폐쇄됐거든요?

 

 차 키 주시면 저희가 주차해 드릴게요

 

 - 차 키 여기 있어요  - (직원) 네, 감사합니다

 

 (시위자)  탈세, 횡령, 비리를 저지르고

 

 [시위자가 계속 시위한다]  안전상의 이유는 무슨

 

 (주선)  제 아버지 공개 망신 시키자는 자리지

 

 하는 짓이 딱 재벌이네  [호루라기가 삑 울린다]

 

 (시위자)  경영 복귀 웬 말이냐!

 

 [긴장되는 음악]  (기자3)  어? 저거 이윤범 아니야?

 

 [시위자가 소리친다]

 

 [시위대가 연신 시위한다]

 

 (박 상무)  전 회장님, 이성재 사장

 

 두 분 모두  대리인 참석을 통보했습니다

 

 이성재 사장이 내세운  의장 후보는 말씀대로

 

 이윤범 전 회장님이십니다

 

 시위대

 

 조용히 시켜요

 

 (사회자)  주식회사 한조엔지니어링  박용복 부사장님이십니다

 

 (박 상무)  시작했습니다

 

 (사회자)  주식회사 한조그룹 기획 조정실  장인태 전무이십니다

 

 다음은 성문일보 주주 대리인  전지원 변호사입니다

 

 (박 상무)  성문일보 김병현 사장도  대리인 참석입니다

 

 (사회자)  제1호 의안

 

 한조자동차 그룹 이성재 주주의  정관 변경안부터 상정하겠습니다

 

 [주주들이 웅성거린다]

 

 1호 의안에 의견 있습니다

 

 [어두운 음악]

 

 [주주1의 헛기침]

 

 (주주1)  주주들이나 그룹에 무슨 이득이 된다고

 

 일방적으로 정관을 변경하고…

 

 (주주2)  아니, 뭐가 일방적입니까, 어?

 

 (주주1)  내가 지금 말하고 있는데  나도 발언권이 있어요!

 

 (사회자)  조용히 해 주세요

 

 다 발언권 드립니다

 

 차례차례 말씀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주주1)  저도 발언권 얻어서  발언하고 있는 거예요!

 

 이게 바로 회장님 뜻이라고요!

 

 (주주1)  원래 회장님 뜻을 네가 어떻게 알아!  [마이크가 삐 울린다]

 

 - '네가'? 아니, 뭐 저딴 게 다 있어  - (주주3) 야!

 

 - (주주2) 너 왜 반말이야?  - (주주3) 집에 가서 살림이나 해!

 

 [소란스럽다]

 

 (사회자)  10분만 휴식하겠습니다

 

 (박 상무)  잠시 후에 의장 교체에 대한 찬반을  투표로 진행하고

 

 찬성으로 가결될 시  [성문 대리인이 통화한다]

 

 그 자리에서  새 의장 선출까지 속결됩니다

 

 전 회장님이 정말로 오실 거라면

 

 찬성으로 가결된 뒤가 아닐까요?

 

 처음부터 오셨다가  의장 교체가 무산되면

 

 모양새가 몹시 나빠지니까요

 

 이제 결정하셔야 합니다, 사장님

 

 (박 상무)  관건은

 

 성문 사장이 보유한 7%

 

 1,211만 주의 향방입니다

 

 (성문 대리인)  어떻게 할까요?

 

 [긴장되는 음악]

 

 [성문 대리인이 펜 뚜껑을 탁 연다]

 

 [휴대전화 진동음]

 

 (동재)  회장님, 좋은 소식 있을 거라  확신하며 응원하고 있습니다

 

 정리되시면 언제든 불러 주세요

 

 하나가 더 있었네

 

 [사이렌이 울린다]

 

 (태하)  이 자리에 앉았겠죠, 최빛 부장

 

 여긴 한 주임이었을 거고

 

 남부경찰청에서 잘 협조해 준 자료는

 

 이쯤에

 

 [태하의 웃음]

 

 일 벌어진 게 2월 초던가요?

 

 최 부장이 따끈따끈한 걸 갖고 왔네요

 

 [긴장되는 음악]

 

 (빛)  재벌 3세들 무혐의로 풀려나는 게

 

 정말 경찰이 수사를 못해서겠습니까?

 

 의원님 자제분은  저희가 상당 기간 주시해 온 관계로

 

 입증 자료가 꽤 됩니다

 

 그래도 이렇게  빨리 뵙게 될 줄은 몰랐네요

 

 본래는 법사위가 열릴 즈음  찾아뵐 계획이었는데요

 

 우리 애가 무슨

 

 [헛웃음 치며]  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금 밖에 있습니다  들어오라고 하시죠

 

 (태하)  의원님이야 저희보다 한참 선배시고

 

 대쪽 같은 분이시니까  경찰이 재주 좀 피웠다고

 

 법사위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일은 없겠지만

 

 저도 나이가 드니까  노파심이 생깁니다, 의원님

 

 우 부장

 

 (태하)  네, 의원님

 

 우 부장도

 

 안사람이 한 일이지?

 

 본인은 전혀 모르지?

 

 어떤 걸 말씀하시는지

 

 2월 초라고 하니까  나도 생각나는 게 있어서

 

 (남 의원)  가상 화폐 거래소가  폐지가 될 거란 소문이 돈 게

 

 그때잖아

 

 [긴장되는 효과음]

 

 아, 아니지

 

 내부에 알려진 건 그 전이었어

 

 뉴스에 나기 훨씬 전부터  관계자들은 다 알았어

 

 [긴장되는 효과음]

 

 '법무부가 폐지를 검토 중이다'

 

 '가상 화폐가 형편없이 폭락할 것이다'

 

 미리 발 뺐잖아, 우 부장

 

 다 팔아 치웠어?

 

 물론 법적으로야 잘 주물러 놨겠지

 

 현직 검사가 투기라니

 

 그런 일은 없는 걸로

 

 근데 말이야

 

 일반인들은 자기 돈이

 

 반의 반토막이 난 것도 모르고  당했는데

 

 대검 부장이란 사람이  법무부 내부 정보를 입수해서

 

 와이프를 시켜서  혼자만 빠져나갔다고 하면

 

 그게 용서가 될까?

 

 그거 때문에  알거지가 된 사람들이 알아 봐

 

 [웃음]

 

 우 부장 돌 맞아

 

 우리 의원들이 하는 일 없이  세금만 갉아먹는 그런 인사들 아니야

 

 경찰이랑 나랑 여기서 무슨 용무였는지  우 부장이 알았으니

 

 나랑 우 부장 사이 이 용무도

 

 경찰이 알아야겠지

 

 내가 그쪽에  거래소 폐지 얘기를 해 줘야

 

 검경이 서로 공평해지지

 

 현직 검사가 투기라니

 

 말씀대로 그런 일 없습니다, 의원님

 

 [웃음]

 

 [웃음]

 

 그렇지

 

 [남 의원의 웃음]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저…

 

 남재익 의원 일 때문에  류 프로 방으로 연락이 왔답니다

 

 어디서, 경찰?

 

 대검요, 황시목 검사

 

 그 이름이 왜 또 나와

 

 성남지청에 있을 때

 

 (차장 검사)  남 의원 불법 취업 청탁 건을  처음 맡은 담당이 맞냐고

 

 류시영한테 확인하더니

 

 황 검사가 찾아오겠다고 했답니다

 

 (원철)  야, 야, 야, 안 돼, 안 돼, 안 돼  오지 말라 그래

 

 - (원철) 오지 말라 했지?  - 아, 뭐, 그러기는 했는데

 

 (차장 검사)  류시영 말이 그쪽에서  말을 들어 먹을 거 같지 않다는데요?

 

 하, 참

 

 알았어, 내가 할게

 

 예, 알겠습니다

 

 [한숨]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원철의 한숨]

 

 얘는 제 버릇 개 언제 주니?

 

 [시목의 힘주는 숨소리]

 

 [스위치를 달칵 누른다]

 

 [물소리가 쏴 들린다]

 

 [달그락 소리가 들린다]

 

 [한숨]

 

 [휴대전화 진동음]

 

 - 예, 지검장님  - (원철) 회사야, 집이야?

 

 아, 관사인데요

 

 (원철)  관사? 네가 거길…

 

 어, 잠깐 보자

 

 (시목)  지금요?

 

 (원철)  술 마시자는 거 아니니까 나와, 그냥  장소 보내 줄게

 

 (시목)  예,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음]

 

 [사이렌이 울린다]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상원)  몇 시간 안 된 거 같은데요?

 

 (순창)  이거 말곤 없어요  혈흔도 여기에만 있어요

 

 - 차량 번호 조회  - (순창) 네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 (건) 아유, 씨  - (순창) 예, 차량 번호 좀 조회할게요

 

 (순창)  43저 5827요

 

 (윤수)  아이고

 

 뭐야

 

 이야, 씨

 

 [의미심장한 음악]

 

 음?

 

 어?

 

 - (윤수) 야, 야, 이거  - (건) 네

 

 - (윤수) 이 차 주인 설마…  - (순창) 팀장님, 이거

 

 이 차 그 사람 차 같은데요?

 

 - 맞냐?  - (순창) 예

 

 (건)  왜, 뭐, 누군데

 

 (순창)  전의 그

 

 [긴장되는 효과음]  서동재 검사요

 

 [긴장되는 음악]

 

 [강렬한 음악]

 

 [감성적인 음악]  (태하)  걔가 왜 없어져, 실종 확실한 거야?

 

 - 납치야?  - (여진) 그런 거 같습니다

 

 (윤수)  거기를 일부러 골랐다면

 

 그 동네를 아는 놈 같기도 하고

 

 (건)  검사 부인이라 강심장인가

 

 서 검사 왜 만나려고 하셨습니까?

 

 안 받던가요, 아예 꺼져 있던가요?

 

 (태하)  야, 너 나 지금 취조하냐?

 

 (윤수)  실종자 통화 목록의 번호가  황 검사님 거 같다고

 

 (빛)  상대가 검사인지 알 게 뭐야

 

 (윤수)  검사님, 혹시  한조그룹이랑 연락이 될까요?

 

 [무거운 효과음]  (여진)  어젯밤에 어디 있었습니까?

 

 (시목)  의정부지검이 시작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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