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S2.7
(태하) 이 좁은 땅에
정보 경찰만 3,400명이야
그 인원이 매일 모으는 정보가
모조리 최빛한테 올라가
(시목)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올해 2월에 마약 공급책을 체포했습니다
남재익 의원 아들이 그 나머지 중의 하나였을까요?
(여진) 불법 취업 청탁이 의심되는 국회 의원을
본청에서 어떻게 처리할 건지 아마
단장님께서도 확실히는 모르셨을 겁니다
봉투 안에 안 봤다며
(여진) 제가 볼 걸 아셨잖아요
왜 절 끌어들이셨습니까?
(연재) 투자라고 했지?
그럼 이익을 봐야 되잖아
날 한 사람의 기업인으로 봐 줘
(태하) 서동재는?
아, 지금 세곡지구대원 찾느라고 바쁩니다
(시목) 팀장보다 더 유력한 사람이 있다고요
(순창) 이거 말곤 없어요 혈흔도 여기에만 있어요
팀장님, 이거
서동재 검사요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원철이 쓴 숨을 내뱉는다]
[원철이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끝났어, 끝난 대로 둬
(원철) 남재익 실컷 욕먹었고 아들내미 은행 관뒀고
무덤 들어간 걸 왜 굳이 다시 꺼내?
왜 '왜'가 필요합니까?
- 야 - (시목) '각자 출발선이 다르면'
'노력으로 따라잡을 수 있게끔 골라인만큼은 평등해야 한다'
(시목) 그 남재익 의원이
청년 일자리 확보하겠다고 하면서 한 말입니다
그래 놓고 본인 아들 꽂아 넣은 그 은행 자리에
그해에만 2,800명이 모였다고 하는데요
15명 뽑는데 구직자만 2,800명요
그거 아니라도 떨어질 놈은 떨어져 될 놈은 되고
변호사 시험 떨어진 사람을 의원 아들이라는 이유로
검사복 입혀 놔도 지금처럼 말씀하실까요?
끝난 거 아닙니다 쉬쉬해 주고 있는 거죠
이거 너희 우 부장도 걸렸어
저의 뭐라는 건
없습니다
[한숨]
(원철) 그럼 나한테도 기대하는 거 없겠네
자기 동생을 사외 이사로 갖다 쓰라고 압력 넣다가 걸린 정치인도
처벌받기는커녕 담당 검사를
명예 훼손죄, 통신 비밀 보호법 위반
공무상 비밀 누설죄로 고소했어
근데 검찰 확대 간부 회의에서 무슨 소리가 나왔는지 알아?
고소당한 검사 징계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너라고 다르겠니?
너 이거 못 해
그때 가서 나 찾아올 생각 마
이 자리에 나오라 하실 때 그 생각은 버렸습니다
야, 인마!
[원철의 한숨]
너도 이제 나이도 있고
사회생활 그만큼 했으면 알 만한 건 알아라, 좀
그렇게 평생 주변 사람 피곤하게 하면 좋니?
(원철) 넌 이게 좋아?
[무거운 음악]
제가
검사장님 피곤하게 해 드렸나 보네요
그전에도 그랬겠죠?
전엔…
[한숨]
지금은 위치도 변했고 너나 나나, 응?
저는 아마 끝까지
깨닫지 못할 겁니다
알 만한 나이에 알 만한 걸요
[한숨]
저도 좋아서 이러는 건 아닙니다
그럼 안 하면 되잖아 그쪽으로 안 가면 되잖아
[한숨]
[술병을 탁 들며] 일어나라
[원철이 술을 졸졸 따른다]
[원철이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원철의 한숨]
[출입문이 드르륵 열린다]
[출입문이 드르륵 닫힌다]
[잔을 탁 내려놓는다]
[한숨]
(원철) 그럼 안 하면 되잖아 그쪽으로 안 가면 되잖아
(시목) 저는 아마 끝까지
깨닫지 못할 겁니다
알 만한 나이에 알 만한 걸요
[한숨]
(연재) 고마워
[어두운 음악]
(병현) 같은 기업인으로 봐 달라며
어느 쪽이 나한테 유리할지 선택하라고 했잖아
그거뿐이야, 네가 아니야
(시목) 안녕하십니까, 부장님
(태하) 어, 걔 뭐야?
서동재 원래 그래?
만나 달라고 하도 그래서 시간 빼 줬더니
코빼기도 안 보이고 말이야
(시목) 안 왔다고요? 부장님 뵙는 자리에요?
(태하) 안 오기만 해? 연락도 안 되고 내 전화도 안 받고
사람이 말이지, 쯧
[휴대전화 진동음]
뭐야, 아침부터
네
장건 형사?
나예요, 우태하
나인지 모르고 전화한 거야?
서동재랑?
예, 어제 전화했어요
근데 이걸 왜 나한테 묻는데?
걔가 왜 없어져 [긴장되는 음악]
그런…
실종 확실한 거야?
- (건) 예 - (여진) 바빠요?
(여진) 아니, 우리 다음 협의회 날짜 나와서
(건) 저, 잠깐만요, 지금 전화 중이라 다시 전화드릴게요
아, 미안, 내가 방해했구나
(건) 아니요, 저, 서 검사가 실종돼서
다시 할게요 [통화 종료음]
예?
서 검사가 한둘이야? 쯧 [문이 달칵 열린다]
(빛) 나 성과 보고회니까 연락은 세 시 이후에
(직원들) 네!
[직원들이 인사한다]
[문이 달칵 여닫힌다]
[문이 달칵 닫힌다]
[카드 인식음]
(태하) 뭘 어떻게 하고 다녔길래! 쯧
제가 아는 건 부장님께서도 아시는데요 다 말씀드렸습니다
근데 왜 온데간데없대? 애도 아니고 다 큰 남자가
(동재) 진짜 내 얘기 해 줄 줄 몰랐는데
예, 어제 전화했어요
그, 서 검사 무슨 일로 만나려고 하셨습니까?
[문소리가 달칵 난다] 씁!
[다가오는 발걸음]
(사현) 대한민국 커피는 내가 다 마시는 거 같아
[수사관과 사현이 인사한다]
[시목이 가방을 툭 내려놓는다]
무슨 일…
[문이 달칵 닫힌다]
(태하) 같이 다니면서 이상한 낌새 없었어?
없었는데요
[문이 달칵 열린다] 서 프로가 협박을 받았다든지
걱정할 일이 있다든지, 그런 얘기
[문이 달칵 닫힌다] 아니요
(태하) 지검 일 때문 아니야?
거기서도 형사부니까 별별 사기꾼이나 조폭들
다루고 얽힐 거 아니야
서 검사 왜 만나려고 하셨습니까?
(태하) 뭐 들었어? 하도 만나 달래서
아니요 이번엔 부장님이 먼저 연락하셨습니다
- (시목) 무슨 일이었습니까? - (태하) 야
너 나 지금 취조하냐?
취조였다면 어젯밤 서 검사를 못 봤다는 부장님 주장이
사실인지부터 따졌겠죠
무슨 일 때문이었습니까?
[긴장되는 음악]
너 뭐 알고 있지?
- (시목) 제가요? - 바로 어제까지 붙어 다니던 선배가
(태하) 핏자국만 남기고 실종이라는데 태도가 이게 뭐야?
옆집 개가 없어져도 이거보단 놀라
미리 알고 있지 않았으면 사람이 어떻게 이래?
둘이 짰냐?
(시목) 몇 시에 만나기로 하셨어요? 장소는요?
이게 진짜, 씨
[한숨]
(태하) 10시, 여의도 근처
걔한테 들을 얘기 다르고 너한테 들을 얘기 다르지
사람이 둘인데 내가 네 말만 듣겠냐?
(시목) 올 사람이 안 오니까 밤 10시 무렵에 전화 여러 번 하셨겠네요
안 받던가요, 아예 꺼져 있던가요?
[못마땅한 숨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꺼져 있었네, 처음부터
부장님 말씀대로 이번 범죄는
(시목) 의정부지검이 시작일 수도 있겠네요
서 검사가 갑자기 세곡지구대 일 조사 들어간 거하고는 무관하고요
(태하) 너 지금 의정부지검으로 가
(시목) 저는 의정부지검 일을 들여다볼 권한이 없는데요
부장님께서도 대검에서는 직접 수사 안 한다고 하셨잖습니까
그놈 참, 가라면 좀 가라!
(시목) 예
[문이 달칵 열린다]
(태하) 차장님 계신가?
지금 말씀 좀 드려
지방 검사한테서 일이 생겼는데 대검에서 지휘해야 된다고
적임자한테 시켜야지
아, 저게 황 프로한테 갈 일인가?
뭐가! 쯧
차장님
지금 제가 올라가도 될까요?
(동재) 백 팀장도 돈 받았어
[백 팀장의 어이없는 숨소리] 내가 업주들한테 직접 확인했어
[통화 연결음]
(동재) 김 순경이 동두천경찰서장 조카야
이놈을 먼저 잡아야 돼
너 누가 먼저 찾아내는지 한번 봐 봐
예, 전에 뵀던 황시목인데요 제가 지금…
(시목) 예,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는데요
서 검사님이 올해 맡았던 사건 번호 리스트 업 해 주시고요
세곡지구대 파일은 따로 추려 주십시오
그리고 회사 컴퓨터도 바로 풀어 놔 주십시오
[통화 연결음]
예, 장 형사님, 저 황시목입니다
그, 서 검사님 실종에 관련된 사항
전부 다 대검 법제단으로 송달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저희가 맡기로 해서요
지금까지 나온 사항 전부 다요
네
[어두운 음악] (건) 동네에서 주점을 하는 부부가
자정 넘어서 집에 왔는데 대문 앞에 주차가 돼 있었대요
(남자) 아니, 누가 차를 남의 집 대문 앞에 이따위로 대 놨어, 그래
(여자1) 앞에 번호 없어?
아, 뒤에도 없는데
여보, 여보!
(남자) 뭔데?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건) 남편분 혈액이 맞는지 확인해야 돼서요
저희가 비교 대상이 없어서
제가 남편 쓰던 거 가져왔는데
(동재 처) 그걸로 하시지
애가 놀랄 텐데
(건) 그, 검사 부인이라 강심장인가
남편이 없어졌다는데 아들 걱정이 먼저더라고요
[대화를 나눈다]
(건) 그, 특별한 일도 없었다 하고
근데 그, 서 검사가 원래 뭘 공유하는 타입은 아닌가 봐요
그 방 직원들 말이
(순창) 선배님, 실종자 통화 기록 왔어요
(건) 어
[통화 연결음]
[프린터 작동음]
(건) 아, 예, 수고하십니다 여기 용산경찰서인데요
그, 여쭤볼 게 있어서요
그, 서동재 씨 아시죠?
- 예, 혹시 어제 그, 서동재 씨… - (태하) 장건 형사?
예, 전데요?
- 누구시죠? - (태하) 나예요, 우태하
우 부장님요?
(건) 아, 예, 서 검사 통화 기록 맨 위에 있는 게
우태하 부장이더라고요
예, 협의회 그 우태하
예, 무게 잡는 인간
그, 어젯밤에 만나기로 했는데 안 나왔다고요 [순창이 통화한다]
10시요 [전화벨이 울린다]
잠깐만요
네, 용산서입니다
예, 전데요
아, 나왔어요?
(건) 그, 서동재 씨 피 맞아요?
경감님, 서 검사 피 맞는다네요
현장 사진 갖고 있죠? 나 좀 볼 수 있을까?
아, 경감님도 엄밀히는 지금 외부 사람이라서
그, 뭐, 쯧
내가 얼른 복사해 놓을게요
생큐, 나 지금 갈게요 [초인종이 울린다]
(여자2) 모른다고요
아, 본 거 없는데 왜 자꾸 눌러요
아, 애 겨우 재웠는데
[자동차 시동음]
(윤수) 핏자국이 나왔으니까 일단 여기서 시작은 된 건데
[상원이 숨을 들이켠다]
일은 다른 데서 치고
은폐 장소로 여길 고른 걸까요?
이 동네에 아직 있긴 하려나?
아, 피가 끌린 흔적이 없으니
(건) 씁, 뭐에다 실어서 옮겼나?
공범이랑 같이 들어서 옮겼을 수도 있잖아요
그 검사 체격 생각하면 혼자 옮기기 쉽지 않았을 텐데
[건의 한숨]
이 안에 있나 아니면 벌써 튀었나, 이거
(윤수) 아, 이거 머리카락 하나 나오질 않으니, 이거
(건) 어떻게 보면 다행이죠
살인이었으면 사체 유기부터 했을 텐데 아직 뭐 안 나온 거 보면
(윤수) 아, 그렇지만 그, 실종자 핸드폰 신호가 끊겼단 얘기는 말이야
그, 신호 끊긴 게 몇 시라고?
(순창) 8시 50분요
7시 못 돼서 지검에서 나와서
(윤수) 보광동에서 마지막으로 핸드폰 꺼지기까지 1시간 50분
[윤수가 숨을 들이켠다]
10시에 대검 검사랑 만나기로 한 사람이 여긴 왜 갔을까?
아씨, 뜬구름 잡기도 참, 쯧
아, 집집마다 영장 받아서 이거 다 뒤져 볼 수도 없고, 이거
[윤수의 한숨]
야, 나가자, 나가
아, 우리가 현장밖에 더 기댈 게 더 있냐?
넌 말이야, 의정부에서부터 서 검사 차 동선 따고
(순창) 예
(윤수) 아, 거참…
[윤수의 한숨]
[의미심장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순창이 중얼거린다]
- (여진) 고추장 - (순창) 어? 경감님
(여진) 어느 게 서 검사 차야? 이거?
아, 경감님, 이거…
(순창) 어? 그럼 이제 돌아오신 거예요?
아, 여기 보시면
의정부지검 정문에서 여기까지만 찾았고
그다음부턴 모르겠어요
차가 발견된 데 근처는? 현장
씁, 이제부터 찾아봐야죠
(순창) 아, 근데 현장으로 들어가는 골목이 큰길에서부터 세 군데 있는데
거긴 CCTV가 없어요
(여진) 아이…
[휴대전화 진동음]
[놀라며] 뭐야? 벌써 세 시야?
네, 단장님
네, 지금요?
네, 5분 안에 저기, 10분 안에 가겠습니다
(순창) 가세요
이거 현장 걸로 좀 돌려 주실래요? 보광동 초입부터
(민하) 황시목 검사님이시죠?
예, 안녕하십니까 형사1부 정민하입니다
대검에서 연락받았습니다 [카드 인식음]
저희 지검장님께서도 많이 걱정하고 계십니다
- 아, 먼저 인사… - (시목) 나중에요
그, 어제 서 검사님이 퇴근 직전에 마지막으로 한 일은 뭡니까?
(동재) '아이, 재수 없게, 진짜'
'넌 기초 수급 받는 게 자랑이냐?'
'네가 티를 벅벅 내잖아 네 집 더럽게 가난하다고'
(학생) 그거 그냥 장난으로 한 말인데요?
너 옷 벗겨서 여자 화장실에 가둔 것도 장난이야?
피해 학생도 그거 장난이라고 생각할까?
딴 애들도 다 그랬는데요?
딴 애들도 다 그러는데 왜 너만 여기 와 있을까?
(동재) 너 이게 사람이 사람한테 할 수 있는 짓이라고 생각해?
기초 생활 수급자라고
임대 아파트 산다고 소문낸 것도 너라며?
걔 임대 사는 거 맞는데요?
[계장의 한숨]
(학생) 근데요
저 촉법소년인데 언제 끝나요?
(동재) 어?
(계장) 집에는 가고 싶냐?
집 아니고 학원인데요? [동재의 헛웃음]
(계장) 촉법소년 얘기는 누가 하디? 부모님이 가르쳐 주셨어?
법 체험 캠프에서 배웠는데요
열네 살 안 되면 처벌 안 받는다고
이거 봐 봐
50분을 두들겨 팼어
(동재) 네 반도 안 되는 애를
진심으로 하나만 물어보자
너 사람 때리는 게 좋았니?
네 주먹에, 네 신발 끝에 다른 사람 살이 닿고
그 사람이 아파하는 거 보는 게 정말 좋았어?
걔 근데 원래 멍청한데요?
뭐?
너는?
[헛웃음]
(동재) 그래
가라, 학원 가라, 어
[책상을 탁 치며] 가는데
너 촉법소년 말고 하나만 더 알고 가
법원에선 너 같은 애한테 보호 처분이란 걸 내릴 수가 있어
감호 위탁, 수강 명령, 사회봉사 소년원 송치
이런 게 보호 처분이야
소년부 판사가 얘는 소년원 보내야겠다고 하면
넌 소년원 가야 되는 거야!
수강 명령으로 해 주실래요?
수강 명령은 100시간 이내죠? 맞죠?
[동재의 당황한 신음]
맞네
[학생이 살짝 웃는다] [동재의 기가 찬 웃음]
(동재) 씨…
[동재가 손가락을 딱 튀긴다]
[동재의 어이없는 신음]
[헛웃음]
[문이 탁 닫힌다] 어떻게 저런 애들이 점점 많아지죠?
이야, 애 학교 보내기 무서워서, 진짜
(동재) 아참, 그, 내가 말한 주거지는 알아봤어?
그게, 김수항이라는 이름으로 주소지는 있는데
(동재) 아, 그러니까 주소는 아는데
거기에 안 사는 거 같다고 했잖아 [문이 탁 닫힌다]
그래서 찾아보고 있는 중이라…
됐어, 내가 직접 물어보는 게 빠르겠네
나 약속 있어서 먼저 가 볼게
- (계장) 네, 들어가세요 - (실무관) 내일 봬요 [구시렁댄다]
(동재) 싸가지 없는 새끼, 진짜 [어두운 음악]
(실무관) 그게 마지막이셨는데요
(시목) 김수항 주거지 어디에 물어본다고 했습니까?
(실무관) 그 말씀은 없으셨어요
약속 있다면서 퇴근한 시간은요?
7시 좀 안 돼서요
(계장) 아, 이게요, 전화 주신 다음에 바로 전산실에 연락했는데
패스워드를 모르다 보니까 금방은 잘 안되네요
[서류를 만지작거린다]
이 세곡지구대 건 전부 전임이 쓴 거밖에 없는데
서 검사님이 새로 맡고 나서 직접 작성한 건 없나요?
저희 검사님이 새로 맡았다고 하기 좀 그런 게요
공식적으로 뭘 재개하신 게 아니라서요
(민하) 저희 지검장님께서도요
지구대 자살 건 다시 보셨단 얘기 들으시고는
윤곽 잡힐 때까지는 경찰한텐 함구하는 게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실무관) 오늘 아침에 왔던 용산서 경찰한테 그래서 지구대 얘긴 안 했습니다
정말 그 일 때문일까요, 서 선배님?
다른 짐작 가는 거 있으면 말씀하세요
아니요, 그런 건 아닙니다
[컴퓨터 로그인음]
(계장) 어? 됐어요? 로그인돼요? 돼요?
(전산실 기사) 예, 됐습니다, 이제 하시면 돼요
- (계장) 아, 예, 수고하셨습니다 - (전산실 기사) 예, 수고하세요
(계장) 거의 킥스인데요?
일 때문에 접속한 거 그거 말고는…
(민하) 이건 뭐죠? 이거 동영상 보신 건가?
(계장) 어제 낮에 보셨네
[휴대전화 진동음]
- 네 - (윤수) 아, 용산서 최윤수입니다
(윤수) 통화 괜찮으세요?
- 네 - (윤수) 아, 저, 다름이 아니고
(윤수) 우리 막내 형사한테 연락이 와서요
그, 실종자 통화 목록의
번호가 황 검사님 거 같다고
(간호사) 모르겠는데요
아, 저, 그때 무슨 용건으로 통화하셨는지 기억나세요?
(윤수) 여보세요?
- (윤수) 여보세요? - (시목) 어…
그 사건 서류를 대검으로 보내 주십사 요청드렸는데
(시목) 그거 보내셨습니까?
저, 저희가 지금 밖이라서
(윤수) 들어가는 대로 넘겨 드리겠습니다
아니요, 제가 용산서로 가겠습니다
아니, 직접 오신다고요?
예, 그럼 서에서 뵙겠습니다
(시목) 어제 서 검사님이 이 방을 나가기 전까지 접속한 기록
전부 다 보셔야 합니다
히스토리만 말고 쿠키도요
그리고 저건 제가 다시 와서 볼 거고요
세곡지구대에서 뇌물 수수로 걸린 지구대원 여섯 명 신원
전부 다 확보해 주시고
서 검사님 주변 인물 중에
현장하고 관련된 사람 있는지도 봐 주십시오
용산구 보광동입니다
전에 거기 살았든, 뭐, 친척이 있든
(민하) 그때 보신 백 경사는 휴가랍니다 며칠 전부터요
나오라고 하세요
(민하) 영장 신청 하실 건가요?
- 무슨 영장요? - (민하) 수색 영장요
현장에서 선배님을 차로 옮긴 거 같다는데
세곡지구대원하고 관련성 보려면 압수 수색 해야 되잖아요
블랙박스를 보든
뭐, 예를 들어 백 경사 차에 선배님 DNA가 있는지 보든
(시목) 용의자는 아직 특정되지 않았는데요?
(민하) 네, 그러니까 특정하려면
뭐, 신청할 순 있지만 받아들여지진 않을 겁니다
법원에선 압색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거예요
현직 검사가 실종됐는데 법원에서도 감안해 주지 않을까요?
현직 경찰이 검사 한 명을 내사하다가 실종됐다
(시목) 그러니 그 검사를 압색해야겠다고 경찰이 수색 영장을 내 달라고 하면
영장 청구 하실 겁니까? 지금 정황만으로
보완 지시 할 거 같습니다
대검에서 가져가는 게 세곡지구대 일만인가요?
(민하) 아니면 선배님 찾는 것도 포함인가요?
둘 다요
하, 다행이네요, 저희가 안 해도 돼서
[어두운 음악] 일이 많은가요?
아, 아니요, 그 뜻이 아니라
저희 지검에서 하면 이거 수사를 동두천경찰서에서 하게 되잖아요
(민하) 세곡지구대가 거기 속하니까
근데 그건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거고
그렇다고 저희 쪽 다른 관할서에 토스한다고 해도
같은 경찰인데 어디서 제대로 할까 싶어서요 [엘리베이터 도착음]
[엘리베이터 문이 쓱 열린다] 주 관할서는 생각해 봅시다
(민하) 서 선배님 제 지도 검사님이셨어요
시보 시절을 그분 방에서 보냈습니다
저도요
[휴대전화 진동음]
어, 왜
(건) 예, 팀장님, 흉기 찾은 거 같아요
[긴장되는 음악] 뭔데? 어디서?
(여자1) 어제 아침에 나갈 때까지만 해도 분명히 네 개 다 있었거든요
아, 근데 어젯밤엔 몰랐는데
오늘 보니까 이게 세 개만 있잖아요
그, 실물이 확보된 건 아니고요
현장에 있던 벽돌 같아요
(형사) 헷갈리신 거 아니고요?
(여자1) 아, 울 집 남자는 차 꺼내고 난 맨날 이거 치우는데 내가 왜 몰라요
항상 네 개였는데 딱 오늘 보니까 하나가 없더라니까 [건의 한숨]
벽돌로 내려쳤나 봐요
[문이 달칵 닫힌다]
[여진이 노크한다]
[문이 달칵 닫힌다] [주임1의 헛기침]
(주임1) 누가 보면 땡땡이치다 걸린 줄 알겠어요
(주임2) 또 멀리 있었나 봐요
드릴 말씀 있습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 (여진) 단장님 - 납치야?
그런 거 같습니다
- 일격당했다는 것도? - (여진) 네
(여진) 현장에서 나온 피가 차 주인하고 일치합니다
[어두운 음악]
(빛) 별일이 다 생기는 세상이니까
길에서 미친놈이 쫓아오기도 하고
(여진) 네
강도도 당하고
상대가 검사인지 알 게 뭐야
아니겠지?
모를 일이죠
검찰이 우릴 궁지에 몰려고 꾸민 거면?
너무 갔네
한 주임
네
송 경사 죽음도 검사 실종도
경찰하곤 무관하다는 걸 입증해 와
그러길 바라지만 무관하지 않다면요?
(여진) 범인을 잡았는데…
(빛) 너더러 범인 잡으라는 거 아니야
실종자 찾아오라는 것도 아니고
그건 형사들이 해, 너는… [전화벨이 울린다]
잠깐
[빛이 수화기를 달그락 든다]
네
예, 국장님
갑자기 왜 협의회를 연기하재요? 날짜도 나온 걸
무슨 지방 검사 하나 실종된 거랑 협의회랑 무슨 상관이라고
우 부장이 그래요?
원래대로 하자고 할게요 미룰 수 없다고
네
이 인간 핑계도 진짜, 씨 어떻게든 안 하려고
경찰에 불리한 쪽으로 결론 나도 지난번처럼은 할 수 없습니다
무슨 지난번?
서 검사 일에 만약 세곡이 연관된 걸로 밝혀져도
(여진) 협의회가 끝난 다음에 진범을 잡거나
수사권을 가져온 다음에 뭐, 실체를 드러내자
뭐, 이런 거요
한 주임
내가 만약 그딴 소릴 하면
네가 나 찔러 넣어
사람 목숨 달린 일에 농간 부리는 거
상사 대접 해 줄 이유가 없어
죄송합니다, 단장님
실체를 찾아와
네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헛기침] [통화 연결음]
[어두운 음악]
우 부장님, 접니다
검사 실종된 거 때문에 협의회를 못 하겠다고 하셨다면서요?
무슨…
그게 언젠데요?
[파일을 탁 내려놓는다]
(윤수) 어? 아, 황 검사님!
아유, 안녕하세요
- 오랜만에 뵙네요 - (시목) 네
아니, 서울 오셨단 소린 들었는데 하필 이런 일로…
[윤수가 살짝 웃는다]
(윤수) 아, 저, 근데
아, 이번엔 별일 없겠죠?
아, 설마
아, 뭐, 또 그러겠습니까?
[윤수가 살짝 웃는다] 네
(윤수) 아휴, 씨…
[휴대전화 진동음]
(민하) 서 검사님 컴퓨터 히스토리 방금 메일로 보내 드렸습니다
(윤수) 아이고
아이고, 맞는다, 커피
(시목) 아, 괜찮습니다
(윤수) 아, 그래도 오래간만에 오셨는데
자, 암튼 [윤수의 힘주는 탄성]
자, 이게 지금까지 나온 내용이고요
거기 주민들은 개별로 확인 중입니다
실종자랑 뭐든 엮인 게 있는지
[의미심장한 효과음] [의미심장한 음악]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시목) 차 키도 있겠다
범인이 이 동네 주민이면
현장에서 차부터 치우지 않았을까요?
차만 발견 안 됐으면 이 동네는 사건에서 완전히 비켜나는 건데
[자동차 시동음]
(윤수) 음, 뭐, 그랬을 수도 있죠 [기어 조작음]
근데 저희 관할에서 이 동네가
CCTV 보급률이 제일 떨어지는 데입니다
재개발 소리 나오고부터는 아예 설치를 안 해서요
몇 달 전에도 좀도둑 신고가 계속됐는데
CCTV가 없어서 애먹었어요
거기를 일부러 골랐다면 그 동네를 아는 놈 같기도 하고
그, 무엇보다
무엇보다요? 뭐가 또 있습니까?
아, 뭐, 있는 게 아니고
(윤수) 없어도 너무 없어요
지금 붙잡을 끈이 현장밖에 없어요 사람을 찾아야 되는데
그래서
그, 전화드린 이유가
실종자 핸드폰 통화 목록에
여기, 황 검사님도 있어서요
(시목) 몇 시에 만나기로 하셨어요? 장소는요?
(태하) 10시, 여의도 근처
[의미심장한 효과음]
[안내 음성]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 중입니다 [태하의 짜증 섞인 신음]
삐 소리 후에는 통화료가… [무거운 효과음]
(시목) 의정부지검에 관한 일을 제가 서 검사랑 같이 논의했습니다
(윤수) 아, 어떤 일요?
수사권 조정에 관련된 거요
(윤수) 아…
그때 뭐, 특별한 얘기 없었습니까?
뭐, 이상한 거나
(시목) 어, '근무지가 자주 바뀌어서 힘들다'
뭐, '아이들이랑 많이 떨어져 있다'
그런 얘길 했는데요
[윤수가 호응한다]
이건 뭡니까?
- (시목) 통영요? - 아, 그거요?
(윤수) 그, 3월 초에 통영에서 대학생 둘이 죽었는데요, 익사로
예, 압니다, 제가 있던 데입니다
아, 그랬었죠?
그때 그 생존자예요
(윤수) 같이 놀러 갔던 애들 셋 중의 하나 [어두운 음악]
그때 생존자한테 서 검사가 전화를요?
얘가 그러는데
서 검사한테 연락 온 게 이게 처음이 아니었답니다
(윤수) 얘가 처음엔 그렇게 생각을 했대요
'물에 빠져 죽은 내 친구들이 불쌍하다'
'나 다시는 술 안 마신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출입 금지 뽑은 놈이 있다 하고
그놈들은 또 전관예우로 풀려났다고 하니까
'아하, 이게 사고가 아니었구나 억울하게 갔구나'
(대학생) 근데 그때쯤에 갑자기 의정부 검사란 분이 전화를 해선
사고 얘길 하길래
처음 통화 때는 뭔가 도와주려는 분인가 보다 했어요
처음 통화 때가 언제인데요?
(대학생) 그…
검찰이 일 대충 했다고 막 뉴스 나고 그럴 때쯤?
그때요
근데 막상 들어 보니까 이상한 소리만 하던데요?
무슨 이상한 소리요?
(윤수) '친구들이 죽은 게 검찰이 잘못해서가 아니다'
뭐, 그런 변명을 하더니
'최빛이란 경찰이 너는 안 찾아왔냐' 뭐, 그런 것도 묻고요
그 말을 하려고 서 검사가
(시목) 일부러 생존자한테 연락을 했다고요? 다른 말은 없이요?
쯧 [숨을 들이켠다]
[서류를 만지작거린다] 다른 말은 뭐…
(상원) 검사가 애한테 대고 그런 소릴 왜 하니?
걔가 무슨 검찰 고소한다고 난리 친 것도 아닌데
아니, 아니 걔한테만 그런 게 아니고요
(순창) 서 검사가 죽은 애 아버지한테도 연락해 가지고
오늘 찾아온 최빛이란 경찰이
(순창) 혹시 검사들에 대해 안 좋은 얘기 먼저 일러 주더냐
아, 또 댁은 가만히 있는데 인터뷰하라고 시키진 않더냐
그런 걸 물었대요 [상원의 헛웃음]
아니, 통화 기록 보니까 죽은 애 집에도 전화 온 거 있더라고요
(건) 아이, 트집거리 찾은 거네 최 부장님 망신 주려고
통영에서 죽은 친구 집에도 서 검사가 똑같은 소릴 했다니까요
- 거기도 전화로요? - (윤수) 예
(윤수) 가만있어 봐, 이게
그게 여기 어딘가 기록이 있을 텐데
아무튼 통영 생존자의 말이
'황당해서 앞으론 서 검사 전화는 다신 받지 말아야지'
뭐, 했던 게 기억이 난다고
어제도 안 받으려다 받았는데
서 검사가 또 비슷한 소리를 하더랍니다
뭐, 그래서 대충 끊었대요
[서류를 사락 넘긴다]
[의미심장한 효과음]
(건) 수사권 조정에서 최 부장님이 지금 경찰을 대표하는 얼굴이니까
그런 경찰이 뒤로는 유족들 옆구리 찔러 가지고
검찰 까 내렸다고 하면
뭐, 망신이야 줄 수 있겠지만
아, 걔는 쩨쩨하게 뭘 그런 걸 뒤지고 다니냐 [상원이 픽 웃는다]
아, 치사한 놈, 씨
- (순창) 근데요 - 욕은 사람이나 찾은 다음에 해
저기…
뭐
그, 최 부장님 털려다가 서 검사가 실종된 거면
씁, 관련이 아예 없을까요? 최 부장님은?
(윤수) 야, 이씨
야, 자기 뒤 좀 턴다고 경찰 경무관이
사람 막 갈기고 납치하냐?
그렇게 따지면 검사들은 벌써 씨가 말라야 돼, 인마
수사권 얘기 나올 때마다
검사들이 경찰청장 출신을 밥 먹듯이 구속했는데
네 말대로 치면 그분들은 왜 그냥 구속됐냐? 어?
(상원) 그래, 네 말대로면 그분들이야말로 자기 턴 검사 뚝배기 깼어야지
(건) 너, 너 내가 최 부장님한테 이른다, 내가
(순창) 아, 저는 그냥 한번 말해 본 건데
씁, 아닙니다
저기, 검사님
검사님 혹시 한조그룹이랑 연락이 될까요?
(윤수) 이거 말고도
일주일 전에도 서 검사랑 한조그룹이랑
직접 통화한 게 꽤 돼요
서 검사가 먼저 한 것도 있고 한조에서 한 것도 있고
근데 이게 확인이 안 돼요
한조에서 우리 전화를 계속 튕겨서
알아보겠습니다
아, 예, 저기, 듣게 되면 저희한테도 좀…
(시목) 네 [윤수가 살짝 웃는다]
(윤수) 아참, 그리고
저, 이거
서 검사 차 내비에서
최근 입력된 목적지들 뽑은 건데요
근데 막상 어제 건 없어요
뭐, 어젠 내비를 안 쓴 건지 범인 놈이 지우고 튄 건지, 이거
아, 저
[살짝 웃으며] 복사해 드릴게요
아, 우리도 경황이 없어 가지고
이게 저, 원본이라
[윤수가 살짝 웃는다]
[윤수가 서류를 부스럭 정리한다]
(민하) 이거 수사를 동두천경찰서에서 하게 되잖아요
근데 그건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거고
같은 경찰인데 어디서 제대로 할까 싶어서요 [프린터 작동음]
(윤수) 아참
아직 파일링은 못 했는데 흉기가 나온 거 같습니다
뭡니까, 흉기가?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다가오는 자동차 엔진음]
[기어 조작음]
[안전띠가 달칵 풀린다] [차 문이 탁 열린다]
[차 문이 탁 닫힌다]
서 검사가 평소에 주차를 뭣같이 했어요?
아니요, 자기 차나 소지품, 뭐
몸에 걸치는 건 굉장히 챙겼어요
시간만 충분했다면 차를 똑바로 세웠을 겁니다
중간에 급히 세우고 내린 건데
피가 튄 현장도 골목이고
이 집들 중에서 하나를 찾아온 게 아니라
골목에서 누구를 봤나?
[긴장되는 음악]
[타이어 마찰음]
(여진) 흉기
정면이었을까요?
(동재) 이 미친 새끼가 돌았나
[퍽 때리는 소리가 난다]
상대가 아주 거구가 아닌 이상
서 검사도 그냥 당할 체격은 아닌데
본인 피만 흘려진 걸 보면
(시목) 범인 앞에서 등을 보이고
범인이 흉기를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는 건
[퍽 때리는 소리가 난다]
(여진) 피가 차 뒤쪽에서 튀고
차는 저쪽에서 이 방향으로 왔고
범인이 여기 서 있는 걸 보고 [타이어 마찰음]
역시나 여기서 우연히 만났다는 건
이 동네 근처 사람이어야 되고
그러면 서 검사 차부터 치웠을 텐데 내 집 앞에 안 놔둘 텐데
이 동네 사람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유인을 했겠죠
그럼 차에 탄 사람을 유인하려면 범인도 자기 차로 왔겠…
아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서 검사가 범인을 태우고 여기 왔다면?
여기 내려 줬다면요?
내려 줬다면
(시목) 본인 차를 제대로 세우지 않았을까요?
범인이랑 다투다가 화가 나서 확 세웠다면?
그, 보조석에서 인체 반응 나왔습니까?
아니요, 그거 지금 하고 있는 거 같더라고요
근데 좀 시간이 걸릴 거예요 그게, 차라는 게
워낙에 분석할 게 많아 가지고
그럼
(시목) 서 검사가 범인이랑 한차로 여기까지 왔다면
서 검사가 쓰러지고 나서 범인은 뭘 했을까요?
쓰러진 사람을 옮겨야죠 누가 보기 전에
(여진) 아…
서 검사 차에 실어서 옮겼겠죠
(시목) 들쳐 메고 여기 앞집 정도로 바로 들어갈 게 아니었다면
그랬다면?
(여진) 이 집들 중의 하나로 들어갔다면
바로 다시 나와서 서 검사 차부터 어디 갖다 버렸겠죠
다만
공범이 있었다면
어느 쪽으로든 얘기가 가능해지죠
아씨…
아, 빨리 찾아야 되는데 지금 하루가 다 갔는데
(시목) 동두천경찰서장
어디 있는지 아세요?
서 검사가 실종 직전에 그 서장을 만났을지도 모르는데요
[프린터 작동음]
[휴대전화 진동음]
[어두운 음악]
[한숨]
[의미심장한 효과음]
[문이 달칵 여닫힌다]
[통화 연결음]
[여진의 한숨]
서 검사가 동두천서장을 왜 만나죠?
아, 서 검사 방 직원 말이
그, 김 순경 소재를 서 검사 본인이 직접 물어보겠다고 했답니다
(시목) 물어볼 대상은 당연히 서장이었겠죠
무슨 사이인지 알아냈구나
씁, 일단 갑시다
[자동차 시동음]
(여진) 응? [함께 안전띠를 달칵 맨다]
나 이따가 일로 다시 안 올 건데 [기어 조작음]
(시목) 올 땐 택시 타죠 [여진의 놀란 신음]
(여진) 무슨!
동두천에서 여기까지 택시값이 얼만데요
(시목) 동두천으로 가는지는 몰랐는데요
어, 그런가?
아, 우리 단장님이
얼핏 동두천서장이 옆 동네로 옮겨 갔다고 했거든요?
어느 동네요?
고거를 물어봐야죠
[통화 연결음]
[안내 음성] 연결이 되지 않아…
아, 우리 단장님이 바쁘시네
그, 서장하고 김 순경이 삼촌, 조카 사이라는 것도 그럼
최 부장님이 알려 주셨나요?
(여진) 예
아, 역시 최 부장님이 정보가 빠르시네요
아유, 당연하죠, 어?
정보 경찰 중에 막 톱인데
아까도…
(여진) 아!
[어두운 음악]
[다가오는 발걸음]
(빛) 김 순경 있는 데
아, 벌써 찾으셨어요?
[문이 달칵 열린다]
[한숨] [문이 달칵 닫힌다]
(여진) 맞는다, 그랬겠네 [의미심장한 효과음]
서장을 만날 거면 서 검사가 미리 연락을 했겠네
- (여진) 그거 사건 파일이죠? - 네
그, 서 검사 책상 전화로 한 거요 핸드폰 말고
의정부경찰서 있죠?
[시목이 종이를 사락 넘긴다]
(시목) 예, 있네요
(여진) 거기인 거 같은데
동두천서장이 옮겨진 옆 동네가
'경무과'
[멀리서 사이렌이 울린다]
(시목) 그, 아까 전화드렸을 땐
회장님께서 다시 들어오신다고 하셨는데요, 분명히 [문이 달칵 열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아니요, 회의 끝나고 들어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전화받는 분께서요
알겠습니다
와, 한조 회장님 용안 알현 한번 하기 되게 힘드네
그냥 내일 회사로 가야겠네요
간다고 통과가 될까요? 1층 로비에서부터 막을 텐데
[문이 철컥 여닫힌다]
(전 서장) 댁들이오?
어?
나 보자고 했어요?
아, 전승표 과장님?
[여진의 헛기침] [여진이 명함을 쓱 꺼낸다]
한여진입니다
혁신단?
(시목) 저 황시목입니다
검찰청 소속입니다
[어두운 음악]
(여진) 조카분에 대해서 여쭤볼 게 있는데요 김수항 씨요
오세요
- (여진) 요 정도면 - (시목) 네
(전 서장) 뭐요?
[전 서장의 거친 숨소리]
아니라면 아니지
내가 보낸 게 아니라니까
송기현, 씨…
(전 서장) 그게 언제 적 일인데 인제 와서
내가 세곡으로 보낸 게 아니라고요
(여진) 서 검사한테도 그렇게 얘기하셨어요?
누구?
(여진) 그 언제 적 송기현 경사 얘기
인제 와서 다시 한 사람 또 있었죠?
의정부지검 서동재 검사 [어두운 음악]
이틀 전에 통화하셨습니다 무슨 얘기 하셨습니까?
통화? 무슨? 어?
나 하루에 백 통화 하는데? 기억 안 나요
무슨 얘기 하셨냐고요
(전 서장) 사람 말을 귀때기로 듣나 기억 안 난다고요
경무과가 얼마나 정신없는데, 응?
예산, 또, 그, 저, 뭐야, 어? 기획!
안 하는 게 없다고요
바빠
(여진) 저희도 전화 수십 통 받습니다
근데 지금 계신 데가
검사 전화가 그렇게 다이렉트로 꽂히는 부서였던가요?
밀려나신 걸로 아는데요
경무과 중에서도 한직
아씨!
그래
나 밀려났다
근데 인마, 야, 야
내가 너보다 위야, 어?
같은 경찰이
[헛웃음]
몰려와서 이러면 안 되지
(시목) 저…
(여진) 그럼 본청 가시죠 와서 이러는 게 안 되면
(전 서장) 본청?
위세 떠냐?
[전 서장의 헛웃음]
그렇지, 그 싹수가 어디 가? 어?
야, 야!
너 최빛 밑에 있는 애지?
[의자가 철거덕 밀린다]
(여진) 아씨…
이름 부르지 맙시다
뭐
한때 저기, 뭐냐, 어?
(전 서장) 걔랑 나랑 나란히 서장이었어 내가 이름도 못 불러?
한때는 무슨 빌어먹을 한때
(여진) 댁은 폭행으로 징계 먹고 총경에서도 미끄러지고
최 단장님은 지금 경무관입니다
똑바로 안 하면 나도 댁 이름 찍찍 불러요
[전 서장의 한숨] (시목) 뉴스 보셨죠?
서동재 검사 실종입니다
납치로 추정되고요
[긴장되는 음악]
[헛웃음]
(전 서장) 아나, 씨, 미치겠네, 어?
그러니까
나, 나더러
내가 기가 막혀서 말이 헷갈리네, 지금, 어?
그러니까 내가, 어? 어떻게 했다는 거야, 그 검사? 어?
전화 통화 좀 했다고 내가 납치범이라고
이러고 몰려온 거야, 지금?
(여진) 통화 안 했다면서요
(전 서장) 왜, 내가 왜
얼굴 한 번 못 본 사람을 내가 미친놈이야?
왜 납치를 해, 왜!
나 경찰이야, 이 사람들아
송 경사 세곡으로 발령 냈죠?
(여진) 조카네 팀에서 괴롭힘당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도 알았죠?
(전 서장) 검사가 어쨌다더니 이제 또 뭐, 또 세곡?
전직 동두천서장에 대해선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여진) 무슨?
'송 경사 때문에 징계는 받았지만'
'그게 사람을 죽일 정도의 원한이 될까?'
(시목) '내내 앙심을 품고 있다가 조카한테 죽이라고 시켰을까'
'경찰서장을 한 사람이?'
'이건 살인으로 가기엔 동기가 약하다'
'서장은 지구대원들에 비해선'
'용의선상에 비켜나 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상도 못 한 일이 터졌다면?
아무리 삼촌이라도
조카가 유흥가 뒷돈을 받아먹은지는 몰랐는데
(여진) 고문관 취급이나 당하라고 보낸 송 경사가 조카 비리를 알아냈고
단독 조사를 하다가 바로 그 조카 손에 죽었다면
설상가상 2년이나 지나서
그거 들춰내겠다는 검사가 눈앞에 나타났다면
(시목) 조카가 범인이란 걸 알았다면 가슴이 철렁했겠죠
뭐, 조카가 걱정돼서든 아니면
본인이 사주한 게 들통날까 봐서든
[쿵 소리가 난다]
[달려오는 발걸음]
[거친 숨소리]
어젯밤에 어디 있었습니까?
(전 서장) 가져올 테니까 기다려
나한테 사과할 준비 하고!
알리바이를 가져온다?
준비가 잘돼 있네요
[휴대전화 조작음]
[통화 연결음]
[어두운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어두운 효과음]
[문고리가 잘그락거린다]
[문이 탁 열린다]
[떨리는 숨소리가 들린다]
[문이 달칵 열린다]
[떨리는 숨소리가 연신 들린다]
[문이 달칵 닫힌다]
[스위치가 달칵 꺼진다]
[멀어지는 발걸음]
[문이 달칵 닫힌다]
[어두운 음악]
[문이 덜컥 열린다]
[동재의 힘주는 숨소리]
[동재의 거친 신음]
[긴장되는 효과음]
[동재의 힘주는 숨소리]
[문이 탁 열린다]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문이 탁 닫힌다]
[동재의 떨리는 숨소리]
[긴장되는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동재의 거친 신음] [퍽 때리는 소리가 난다]
[동재의 힘주는 신음]
[탁 짚는 소리가 들린다] [동재의 놀란 신음]
[동재의 거친 신음]
[퍽퍽 때리는 소리가 난다] [동재의 신음]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퍽퍽 때리는 소리가 난다] [동재의 신음]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차분한 음악]
- 살아 있다고요? - (여진) 살아 있어야죠
(동재 처) [떨리는 목소리로] 골든 타임이라는 게 있다던데요
(시목) 납치범이 왜 몸값을 요구해 오지 않을까요?
(여진) 이 순간에도 실종자는 어디선가
계속 피를 흘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찾읍시다
(시목) 거짓을 쥐어짜 내고 있는 그 뇌가
손끝에서부터 피를 끌어다 쓰고 있다고요 [삐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민하) 사람을 납치해서 가뒀다면 한 번은 들여다보겠죠
황 검사가 맡았어요?
어떤 용무셨죠?
(여진) 덮을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했겠죠 상대가 검사든 뭐든
(시목) 장 형사님이 김 순경 만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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