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도 잘 부탁해 11
오셨습니까, 천운 님
[강조되는 효과음]
[딸랑거리는 효과음]
[천운] 쓸 만한 게 나오겠는가?
[수] 영험한 산에서 염재를 가지고 와
정성을 다해 염료로 만들었으니
염려하실 일 없으십니다
[남자] 신물인 무령의 매듭이 될 물건이다
하늘의 제사 때 쓰일 것이니
한 치의 부족함도 없도록 하여라
안 그래도 정성을 다하여 살피고 있습니다
보름이면 받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가세
[강조되는 효과음]
[반짝이는 효과음]
으, 잔소리
[수 언니] 중한 일이니 당연한 것을
- [차분한 음악] - 성질머리하고는
언니가 순하고 참하니까
나라도 승질머리가 있어야지
[함께 웃는다]
말은
좀 쉬라니까, 괜찮아?
괜찮아
[수 언니의 기침]
[수] 안 괜찮다, 어? 들어가자, 언니
- [수 언니가 연신 콜록거린다] - 아, 언니
[놀라며] 언니, 들어가자
얼른, 얼른
언니
- [의미심장한 효과음] - [애잔한 음악]
[약재상] 설이가 기운이 너무 약해
내가 쓸 수 있는 마지막 방도야
[설의 기침]
[코를 훌쩍인다]
[한숨]
[약재상] 수야!
수야!
- [수] 응? 어르신? - [무거운 음악]
[약재상] 수야 [가쁜 숨소리]
서라벌 궁의 왕족에게만 들이는 약재가
설이를 살릴 수 있을 게다
[놀란 숨소리]
정말입니까?
[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어르신!
[약재상] 근데 쉬이 구할 수가 없구나
값은 얼마든 개의치 마시고요
[약재상] 값이 문제가 아니고…
[약재상의 난감한 숨소리]
말해 주세요, 어르신
- [긴장되는 음악] - 살려야 돼
살려야 돼, 살려야 돼, 살려야 돼
[새소리]
따라오거라
무령의 매듭이 될 염색 천을 가지고 왔습니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남자] 뭐 하는 것이냐 염색 천을 건네지 않고
[수] 예
[천운] 색이 아름답게 들었구나
[어두운 음악]
수고했다
무령에 매듭을 묶기 전에 기도를 올릴 것이다
혼자 있을 터이니
신당을 비우고 아무도 들이지 말거라
[딸랑거리는 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밤새 울음]
[삐걱거리는 문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삐거덕]
[긴장되는 음악]
[거센 바람 소리]
[고조되는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수] 지금 신당의 무령이라고 하셨어요?
[약재상] 서라벌은 지금
가뭄으로 타들어 가고 있다는구나
- [어두운 음악] - 궁에서
천우제에 도움이 될 신물들을 모으고 있다는구나
그 무령이라면
귀한 약재를 구할 수 있을 거야
확실한 거죠?
언니를 살릴 수 있다는 건?
[약재상] 근데 수야
위험하다
감히 신당의 물건을 건드렸다가
신의 노여움이라도 사면…
[의미심장한 효과음]
- [숨 들이켜는 소리] - [애절한 음악]
- [강조되는 효과음] - [딸랑거리는 소리]
- [딸랑딸랑 울리는 무령 소리] - [수의 가쁜 숨소리]
[거친 숨소리]
[몽환적인 효과음]
[설이 힘겹게] 수야 대체 어딜 가는 거야?
[수] 언니, 조금만 참아
나만 믿고 따라오면 돼
- [수의 가쁜 숨소리] - [설의 힘겨운 신음]
[남자] 거기 서라!
[수] 어, 언니, 뛰어!
[강조되는 발소리]
[강조되는 효과음]
[수의 다급한 소리]
[수의 가쁜 숨소리]
[수, 설의 거친 숨소리]
[무거운 효과음]
- [어두운 음악] - [설] 무슨 일이십니까?
무령을 내놓거라
[설] 무령이라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설의 놀란 숨소리]
[딸랑거리는 소리]
- [긴장되는 효과음] - [설의 놀란 소리]
수야
- [설의 당황한 숨소리] - [무거운 음악]
[수]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하나 제 혈육이 죽어 갑니다
지금 저에게 그보다 무엇이 중하겠습니까?
천운 님
이 무령을 가지고 서라벌에 간다면 저희 언니를 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를 보내 주십시오
하면 비록 비천한 몸뚱이지만
남은 생 어떠한 바램 없이
하늘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인간의 숨은 길어야 한백 년이다
[천운] 하늘의 시간은 수백, 수천이거늘
니가 어찌 보답하겠다는 것이냐!
[떨리는 숨소리]
[설이 콜록거린다]
[수의 놀란 숨소리]
[수] 언니!
제발 부탁드립니다!
무령은
무령은 언제든지 다시 만들 수 있지 않습니까?
[울먹이며] 하나 제 언니는 때를 놓치면 죽습니다
그러니 제발 부탁드립니다
하늘의 노여움은 얼마든지 달게 받을 터이니…
[천운] 하늘의 제사도 때가 있다!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 가고 있습니다
한데 하늘이고 제사고 그딴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수] 천운 님이 믿고 따르는 그 하늘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이토록 작은 인간들 숨조차 돌아보시지 못한단 말입니까!
하늘도!
하늘도 사람이 있어야 하늘인 것 아닙니까!
- [서하] 지음아 - [지음의 놀란 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 [삐 울리는 소리] - 괜찮아?
[의미심장한 효과음]
[날카로운 효과음]
[삭 베는 소리]
- [무거운 효과음] - [놀란 숨소리]
[날카로운 효과음]
[똑 떨어지는 소리]
[울먹인다]
[무거운 음악]
[울먹인다]
- [설의 신음] - [수] 언니
- 언니, 정신 차려 - [애잔한 음악]
[울먹이며] 언니, 좀만 버텨 조금만, 조금만
[힘겨운 소리]
제발, 제발, 제발 버텨
제발…
수야
고마웠어
[수의 울먹이는 소리]
[설의 힘겨운 소리]
[수] 언니, 아, 언니
언니, 언니
- [수] 언니, 언니 - [지음] 언니, 언니
[수가 울며] 언니, 언니 아, 어떡해, 언니
[울음]
- [수의 울음] - [고조되는 음악]
[수] 언니!
[오열한다]
[지음이 울며] 언니, 아, 어떡해
- [서하] 괜찮아 - [지음] 언니
- 괜찮아, 괜찮아, 지음아 - [지음] 언니, 언니…
[울음]
- [무거운 효과음] - [지음의 울음]
[펄럭거리는 소리]
[수의 울음]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지음]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딸랑거리는 소리]
[강조되는 효과음]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악쓰며]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 [무거운 음악] - [흐느끼며] 죽일 것이다
- [수] 죽일 것이다 - [지음] 죽일 것이다
죽일 것이다
[몽환적인 효과음]
[날카로운 효과음]
[무거운 효과음]
[날카로운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탁 부딪는 소리]
[힘겨운 소리]
- [날카로운 효과음] - [고조되는 음악]
[푹 꽂히는 소리]
[힘겨운 신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지음] 죽일 것이다!
- 죽일 것이다 - [서하의 힘겨운 소리]
- 죽일 것이다! - [서하] 지음아
- [긴장되는 음악] - [지음] 죽일 것이다!
[서하] 지음아 [힘겨운 신음]
나야, 지음아
나야, 서하
[놀란 숨소리]
[차분한 음악]
서, 서…
- [가쁜 숨소리] - [지음] 서하…
[당황한 소리]
[서하의 기침]
[지음이 울먹인다]
[서하] 무슨 일이야? 지음아
왜 그래, 지음아
첫 번째 전생을 봤어요
[울며] 우리 언니가 죽었어요
[지음] 우리 언니가 죽었어요
언니가 죽었어
[지음의 울음]
[무거운 음악]
우리 언니가 죽었어요
그자가 죽였어
우리 언니가 죽었어요
- [서하] 괜찮아 - [지음] 아, 언니…
지음아
[떨리는 숨소리]
한야
[지음] 한야
당신이 죽였어
당신이 우리 언니를 죽였어
지음아
나 서하야
[서하] 나 서하야
- [지음이 울먹인다] - 나 봐 봐, 어?
나 서하라고
[흐느낀다]
어떡해요
[지음의 울음]
[지음] 내가 당신…
어떡해
[서하] 아니야, 아니야
[지음] 아, 어떡해
[서하] 괜찮아, 괜찮아
[콜록거린다]
[오열한다]
[탁탁 토닥이며] 괜찮아, 괜찮아
[서하] 괜찮아, 괜찮아
- [지음의 울음] - 괜찮아, 괜찮아
[한숨]
- [지음의 떨리는 소리] - [딸랑거리는 소리]
[지음] 미안, 미안해요
저…
나 혼자 있어야 될 거 같아요
아, 오지 마세요
[한숨]
니가 이런데 내가 어떻게 가
[지음] 부탁이에요
혼자 있어야 될 거 같아요
[힘겨운 숨소리]
[서하] 지음아
미안해요
부탁이에요, 제발
[흐느낀다]
[서하의 한숨]
연락 줘
기다릴게
[지음이 훌쩍인다]
[지음의 힘겨운 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휴대전화 진동음]
[휴대전화 조작음]
여보세요
[의미심장한 음악]
[민기의 한숨]
[민기] 안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당신도 전생에 대해서 알아요?
나도 지음 씨처럼
전생을 기억해요
[민기] 지음 씨가 본 첫 번째 전생에
내가 있어요
당신도 있고
[무거운 효과음]
지음이 상태가 많이 안 좋아요
뭐든 해 주고 싶은데…
[민기] 그쪽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쪽은
전생을 기억한다는 게 어떤 건지 모르니까
단순히 살았던 기억이 많은 정도가 아니라는 건 짐작합니다
살면서
떠올리기만 해도 힘든 기억 같은 거
있어요?
[한숨] 네
그런 기억이
열아홉 개가 있어요
[민기] 시간이 지나도 잊을 수 없고
함께 나눌 사람도 없죠
당신은 상상도 할 수 없겠죠
그러니 더더욱 뭐든 해야죠
[서하] 지음이가 그랬거든요
제가 힘들 때 그 여자는 절 가만두질 않았어요
그래서 저도 따라 해 볼 생각입니다
- [차분한 음악] - 조언이라도 구할까 했는데
할 말이 없는 거 같으니 내 식대로 하죠
하나 있긴 해요
반지음 씨가 평범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민기] 당신밖에 없을 거예요
반지음 씨를 움직일 수 있는 건
[아련한 음악]
[서하] 힘들 땐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해요
내가 옆에 있어요
- [살랑거리는 바람 소리] - [지음] 무서운 기억이 떠오를 때
한없이 가라앉을 때
이 꽃들을 떠올려 보면
그러면 지금 느끼는 기분이
다시 또 살아갈 힘을 줄 거 같지 않아요?
[지음] 오늘 본 이 꽃들을 기억해 주세요
[한숨]
- [지음이 울먹인다] - [서하가 힘겹게] 나야, 서하
[민기] 당신한테
이번 생이 새로운 생이긴 해요?
이미 끝나 버린 전생의 인연들 붙들고 사는 거 아니고?
[서하] 괜찮아
[민기] 이미 끝난 관계를 이어 가면 문제가 생겨요
보통 그 문제는
전생을 기억하는 우리가 아니라
상대방이 감당해야 하고요
[지음] 목이 따듯해야 고뿔에 안 걸려요
- 답답해, 오메, 참말로 - [지음] 답답하기는, 응?
어렸을 때부터 맨날 고뿔 걸려 가지고, 응?
코 찔찔 찔찔거리더니마는, 어?
으, 정말, 누구 닮아서 이렇게
- 어렸을 때부터 말을 안 들어 - [애경] 지음아
으째 이라고 이쁜 것이
나한테 오게 됐을까잉?
내가 너 키움서
얼마나 재미지고 행복했는지 몰러
나한테 와 줘서 고마워 우리 지음이
[웃음]
[민기] 김애경 씨 말고도 있죠?
당신이 엮은 전생의 인연들
[무거운 음악]
결국 그 사람들도
김애경 씨와 다르지 않을 거예요
[초원] 나머지 화분 세팅은 이틀 더 걸려요
- [사장] 너무 마음에 들어요 - [문소리]
고생했어요
[초원] 아니에요, 그럼 수고하세요
[사장] 어? 가방
[초원] 아, 감사해요, 가 볼게요
어?
아이스크림
안녕하세요, 하도진입니다
[초원] 아…
[달그락 정리하는 소리]
[도진] 실은
그날 본의 아니게 얘길 좀 들었어요
두 사람 좋아하는데
집안 환경이 달라서 형이 거절하는
그런 거 맞죠?
[옅은 웃음]
[초원] 네
[도진] 음…
우리 형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바로 어른이 됐어요
혼자서 절 키웠거든요
중학교 때부터 나이 속이면서 알바하고 공부하느라
하루에 두 시간은 잤으려나?
근데 난 그것도 모르고
형이 과자 사 주는 게 좋아서 막 돈 벌러 안 가냐고…
하 비서님에 대해서
아는 게 정말 없었던 거 같아요
근데 그날 가시고 나서요
형 울었어요
[도진] 누님 가는 거 보고 있더라고요
움직이지도 않고
[감성적인 음악]
[힘겨운 숨소리]
[도진] 그래서 알았어요
'형이 진짜 많이 좋아하나 보다'
저는 하 비서님 마음이 그렇게 큰 줄 몰랐어요
근데 왜 슬프죠?
[초원] 마음이 분명히 있는데도 참았다는 걸 알고 나니까
[목멘 소리로] 이제 더 다가가기 어려울 거 같아요
나랑 다른 줄 알았거든요
내가 더 많이 좋아하고
[울먹이며] 그래서 내가 더 많이 힘들다고…
[한숨]
근데 그것도 아니면
나 이제 진짜 어떡해요?
[한숨]
[지음] 그거뿐이었게요?
고려 때는 무사였어서 저 싸움 진짜 잘했고요
[지음] 스페인 전쟁도 겪었고 임진왜란도 겪었고
아
서커스 단원도 했었는데
저 그때 공중그네를 얼마나 기가 막히게 탔다고요
저 보려고 사람들 진짜 많이 왔었어요
[서하의 헛웃음]
아, 서커스 단원일 때 제가 우리 애경이 삼촌이었어요
애경이가 믿어 줘서
고딩 서하를 만나러 갈 수 있었던 거죠
[서하] 항상 웃고만 있어서 괜찮은 줄 알았네
[민기] 지음 씨가 본 첫 번째 전생에
내가 있어요
당신도 있고
[지음] 한야
당신이 죽였어
당신이 우리 언니를 죽였어
[한숨]
[차분한 음악]
[옅은 한숨]
[한숨]
- [기자1] 문서하 전무다! - [기자2] 왔다!
- [기자들이 소란스럽다] - [카메라 셔터음]
[기자3] 이상혁 이사의 자수는 본인 의지였나요?
[기자4] 다른 범행이 있음에도 함구하고 계신 건 아닙니까?
[기자5] 검찰 송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자6] 이상혁 이사가 검찰로 송치된 건 알고 계십니까?
[계속되는 기자들의 질문 세례]
[기자7] 한 마디만 부탁드릴게요 한 마디만, 네?
[강조되는 효과음]
[깊게 내뱉는 숨소리]
[정훈] 속이 시원하냐?
[서하] 아니요
무거워요
[정훈] 그러게 왜 그냥 덮고 가도 될 일을
끄집어내서 짊어져?
죄송하단 말로
덮어질 일은 아니잖아요
누나랑
도윤이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정훈] 진실을 그때 알았다면
감당이 됐을 거 같냐?
감당했을 거예요
아버지 옆에
같이 무릎을 꿇어서라도
[유선] 서하야
서하야
죄송해요
[유선] 부자가 똑같네 [옅은 웃음]
그때 니 아버지도 딱 너처럼 그러셨는데
네?
[유선] 오래전부터 아줌마 다 알고 있었어
우리 주원이 사고에 대해서
누가 그랬는지까지
[잔잔한 음악]
너 유학 가기 전에
니 아버지가 다 말해 주셨거든
우리 주원이는 지키지 못했지만
살아 있는 너만이라도 지켜 주고 싶었어
넌
내 소중한 친구의 아들이니까
죄송해요
정말 죄송합니다
[유선이 울먹인다]
[서하] 죄송해요
[울먹이는 숨소리]
사고의 진실보다
그 편이 나았으니까
[정훈] 다 널
지키기 위해서였다
아버지가 절 지키려고 했던 건 알겠습니다
근데
그건 틀린 거예요
[서하] 저도 아버지도
상처뿐이니까요
[차분한 음악]
[문 여닫히는 소리]
[정훈] 헛소리 집어치워
10년 전 일을 당신이 뭘 안다고
[연옥] 이상혁 이사
서하 외삼촌
본인한테 직접 들었어요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 거야
[연옥] 놀라시기는
이상혁 이사가 절 많이 믿잖아요
상혁이가 대체
왜?
그건 직접 들으시고요
[연옥] 자
누구부터 누구까지 알게 할까요?
[상혁] 잘못했습니다, 제 실수예요
실수?
니 헛짓거리 때문에 내 아들 귀가 먹었고!
엉뚱한 애가 죽었어
그렇게 될 줄 정말 몰랐습니다
저도 매일 후회하고 있어요
그럼 끝까지 숨겼어야지!
이제 와서 장연옥이한테 입을 열어?
[정훈의 한숨]
[정훈]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굴어
알려져 봐야 일만 복잡해져
단, 서하는
절대 몰라야 돼
평생!
알아들어?
죄송합니다
[유선이 흐느낀다]
[딸랑거리는 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딸랑거리는 소리]
[무거운 음악]
[지음] 당신이 여기 왜 있어요?
김애경 씨 보러 왔어요
애경이를 그쪽이 왜요?
예민해 보이네요
평안할 일이 없으니까요
[지음] 천운
- 첫 번째 생에 당신도 있었어 - [긴장되는 음악]
오랜만에 듣네요
당신 입에서 그 이름
처음부터 알고 찾아왔던 거죠?
전생에 나랑 엮인 관계라는 거
근데 왜 말 안 했어요?
당신이 그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니까
[어이없는 숨소리]
대체 얼마나 대단한 기억이길래?
그냥 말해 주면 되잖아요
스스로 기억해 내야 돼요
특히나 첫 번째 전생은
[민기] 무령도 당신이 기억하는 걸 도울 뿐이지
기억은 당신 몫이에요
- [몽환적인 효과음] - [지음의 놀란 숨소리]
- [날카로운 효과음] - [의미심장한 효과음]
- [수의 울음] - [서하] 지음아
[딸랑거리는 소리]
괜찮아?
- [수의 울음] - [강조되는 효과음]
- [수가 울며] 언니, 언니 - [날카로운 효과음]
언니…
[계속되는 긴장되는 음악]
제가
뭘 하고 있었죠?
신당
그리고 갈대밭에서는 한야 옆에 서 있었는데…
[한숨]
전부 확인한 게 아니네
[민기의 한숨]
김애경 씨 살리고 싶으면
첫 번째 전생을 끝까지 확인해 봐요
- 확인하면? - [민기] 전에 말했잖아요
거기에
당신이 전생을 기억하며 살게 만든 사람이 있어요
찾아요, 그게 누군지
애경이 살릴 수 있는 거 확실해요?
[의미심장한 음악]
믿어도 되는 거냐고요
해 보세요
[민기] 반지음 씨
첫 번째 생에 얽힌 사람들을
그 모습 그대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아요
당신에게도 천 년 만이죠
그나마
나에겐 아직 오지 않은 기회고
그래서 난 이 삶을 끝내고 싶어도 못 끝내요
- [딸랑거리는 소리] - 이 무령
주고 갈게요
[긴장되는 음악]
전생을 모두 확인하고 나면
날 찾아와요
어차피 찾아올 수밖에 없긴 하겠지만
[어두운 음악]
[다가오는 발소리]
[숨 들이켜는 소리]
[지음] 자!
[애경] 오늘 햇볕이 죽여주네
- [지음의 웃음] 자 - [애경] 뭐여?
[지음]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게 만드는 닭죽이야
[애경] 아따, 우리 삼촌
기억력 하나는 진짜 최고여, 최고
그니까, 그놈의 기억력
[애경] 아따, 맛나겄네 잘 먹겄습니다
[지음] 누가 끓인 건데 당연히 맛있지
[함께 웃는다]
[애경] 겁나게 맛나네
- [지음이 웃으며] 당연하지 - [애경의 탄성]
[탁 잡는 소리]
김애경
넌 내가 꼭 살려
이번엔 꼭 살려
이거 내 각오야, 천 년짜리 각오
시방 본께 나가 아니라 삼촌이 쫄았구먼
- [애경의 웃음] - [지음] 으유
내가 한번 먹여 줄게요
[애경] 아이고, 아이고
- '아' - [애경] 아
- [지음] 아이고, 잘 먹는다 - [웃음]
- [애경] 겁나게 맛나네, 참말로 - [지음의 웃음]
- 애경이 - [애경] 응?
오랜만에 비행기 한번 갈까?
아따, 참말로 나이가 몇 개인디 비행기여
- [지음] 아이, 자, 들어갑니다 - [애경의 웃음]
[장난스럽게] 슝!
- [애경의 웃음] - 아이고, 잘 먹는다!
[지음의 웃음]
- [아련한 음악] - [초원] 언니!
[옅은 웃음]
[수가 울먹이며] 언니, 제발
제발, 제발 버텨, 제발
[힘겨운 소리]
수야
[설] 수야
고마웠어
[초원의 당황한 소리]
[초원] 뭐야? [웃음]
오랜만에 보니까 반가워서
보고 싶었어 [웃음]
나도
언니랑 미술관 오니까 너무 좋다
너랑 보고 싶더라고, 들어가자
[잔잔한 음악]
[지음] 초원아
건강하게 잘 지내 줘서 고마워
[초원] 애경 이모님 때문에 많이 놀랐구나
그런 말 하는 거 보니까
수술하시면 괜찮은 거지?
그럼, 그럴 거야
간절하면 이뤄지기도 하니까
그래서 너랑 나랑 다시 만난 거 같기도 하고
우리가 다시 만난 건 언니가 나를 찾아와 줬기 때문이지
[초원] 내가 그걸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언니는 모를걸?
[살짝 웃는다]
[지음] 어쩌면 훨씬 오래전부터 시작된 인연일지도 몰라
[지음의 옅은 탄성]
서로 연결돼 있어
꼭 너랑 나 같기도 하고
[함께 웃는다]
- [바람 소리] - [초원] 따뜻한 느낌이다
[지음] 많이 사랑하거나
많이 원망하거나
그런 깊은 관계들은
언젠간 다시 이어지게 돼 있는 거 같아
가족으로든 연인으로든
그런 걸까?
[초원] 그럼 어떻게 해도 이어지지 않는 건
인연이 아닌 거겠지?
생각해 보니 식물도 그래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나무가 자라지 못하거나
때가 훨씬 지났는데도 꽃을 피우지 못하기도 하거든
오래 걸려도
만날 인연은 만나게 돼 있어
아니
이젠 정말 놔야 하는 거 같아
그게 맞아
[초원의 한숨]
프로모션은 이렇게 진행하면 되겠네요
- 고생하셨습니다 - [허 팀장] 네
[도윤] 그럼 자세한 스케줄은 저희끼리 다시 의논하겠습니다
- [서하] 수고들 하세요 - [허 팀장] 네
- [문소리] - [도윤] 반지음 씨는 좀 어때?
입원하신 분이 이모님이랬나?
어
친이모는 아니시고 꽤 특별한 관계야
가족보다 더
[서하] 나 먼저 퇴근한다
- [도윤] 어 - [휴대전화 진동음]
야, 반지음 씨인데?
[통화 연결음]
[지음] 저예요, 하 비서님
[도윤] 네, 반지음 씨
[지음] 길게 말 안 할게요
[부드러운 음악]
초원이가 정말로 마지막으로 하 비서님을 포기하게 된다면
[지음] 그땐 하 비서님이 초원이를 놓지 못하게 될 거예요
[도윤] 갑자기 그게 무슨…
지금 이 말
하 비서님 심장에 돌이 돼서 딱 박히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전무님…
[지음] 전무님 보필 잘해 주세요
제가 없다고 소홀하면 곤란해요
[서하가 피식 웃는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전해 주세요
[도윤] 왜 직접 하시지 않고?
제가 개인적으로 처리해야 될 바쁜 일도 좀 있고
그리고
전화든 문자든 하면 보고 싶어서 달려갈 거 같은데
그럼 제가 또 전무님한테 무슨 짓을 하게 될지 몰라서
[지음] 참는 거예요, 잠깐
[도윤] 네, 그럼 끊습니다
[휴대전화 조작음]
[서하] 야, 그냥 끊으면 어떡…
[도윤] 내 전화야 보고 싶으면 니가 직접 하든가
[서하의 헛웃음] 전화는 무슨
내가 갈 거야
아, 야
너 신중도 병이다
그냥 지르고 살아, 쫄지 말고
나 칼퇴
- [문 여닫히는 소리] - [헛웃음]
아휴, 저거 반지음 씨 점점 닮아 가네 [피식 웃는다]
[무거운 음악]
보고 싶다, 문서하
- [서하가 힘겹게] 지음아, 지음아 - [지음의 거친 숨소리]
[한숨]
[한숨]
[키보드 조작음]
- 팀장님 - [허 팀장] 예
윤초원 씨 오늘은 외근인가요?
아, 재고 확인하러 농장 갔다가 밤에 다시 온다 그랬어요
[잔잔한 음악]
[지음] 하 비서님은 생각이 너무 많으세요
가끔은
아주 심플하게 생각해도 돼요
[취한 말투로] 아휴, 죽겠다
아휴
[지음] 하 비서님이 계셔야 할 곳은 여기 같은데요?
누군가 자신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순간이
일생에 얼마나 되겠어요?
[달려가는 발소리]
[한숨]
[감성적인 음악]
[놀란 숨소리]
기다리기 싫어서 왔어
나 언제까지 기다려?
[옅은 웃음]
미안해요
그쪽으로 가도 돼?
[서하의 한숨]
미안해
전무님이 왜 미안해요
내가 반지음 전생에 있는 거 알아
[서하] 나 때문에 큰 상처 받은 것도
밤새 생각하고 생각했어
'내가 전생에 어떤 잘못을 했을까'
'어떻게 해야 지음이 마음이 편해질까'
근데 아무리 고민을 해도
전혀 모르겠어
그래서 그냥 미안해
아무것도 못 해 줘서
나도 까맣게 잊고 있었던 전생인데요, 뭐
그리고 벌써 천 년이나 지난 일이에요
이미 지난 전생 따위에
흔들리는 일은 없어요, 나
근데 왜 도망을 갔대?
[지음] 내가 전무님 위험하게 만들었잖아요
그게 너무 미안해서
얼굴을 못 보겠더라고요
[피식 웃는다]
[서하의 한숨]
[서하] 저 안 죽었잖아요
'전생을 기억하는 여자를 좋아하려면'
'이 정도는 겪는구나' 했어
[웃음]
너무 당연하게도
반지음 걱정만 했다고
아니
겁도 없이 위험한 곳에 뛰어들 땐 언제고
고작 그런 일로?
아, 아무튼 반지음은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그래서 저
이제 이상한 사람 그만하려고요
평범해질 수 있대요
전생 기억하는 거 그만하면
다 편해진대요
[민기] 반지음 씨가 평범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서하] 니가 무슨 선택을 하든
어떤 사람이든
내가 옆에 있을게
[의미심장한 음악]
[한숨]
[민기] 방법 알려 줄게
그리고 그 뒤까지
그 뒤가 있어?
있지
[긴장되는 효과음]
널 어떻게 잊어
[한숨]
같이 안 있어 줘도 괜찮은데
[서하] 걱정하지 마세요
혹시나
내가 또 공격하면…
[서하의 쓰읍 들이켜는 소리]
두 번은 안 당해
그때도 그냥 놀라서 당해 준 건데?
[살짝 웃는다]
여기까지 왔으니까
차분히 다 들여다보고 와
하나도 놓치지 말고 전부 다
내가 여기 있을게
[한숨]
[차분한 음악]
[딸랑거리는 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 [의미심장한 효과음] - [딸랑딸랑 울리는 무령 소리]
[몽환적인 음악]
- [펄럭거리는 소리] - [딸랑 울리는 무령 소리]
- [울리는 숨소리] - [강조되는 효과음]
- [무거운 효과음] - [딸랑 울리는 무령 소리]
[반짝이는 효과음]
[딸랑거리는 소리]
[달그락 울리는 소리]
[날카로운 효과음]
[긴장되는 효과음]
[딸랑 울리는 무령 소리]
- [푹 꽂히는 소리] - [한야의 신음]
[수의 당황한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놀란 숨소리]
[힘주는 숨소리]
[강조되는 효과음]
[한야의 힘겨운 소리]
비켜라
[수] 저자를 죽일 것이다
그리 죽인다 하여
언니가 좋아하겠소?
[한야] 피로 받았다 하여서
피로 갚지 마시오, 부디
자신을 돌보시오
[몽환적인 효과음]
[한야] 부디 자신을 돌보시오
[지음] 뭔가 이상해
내가 뭘 놓친 거지?
[딸랑거리는 무령 소리]
[의미심장한 효과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딸랑거리는 소리]
[강조되는 효과음]
[몽환적인 효과음]
- [펄럭거리는 소리] - [수의 울음]
- [무거운 음악] - [긴장되는 효과음]
[딸랑거리는 소리]
- [수의 가쁜 숨소리] - [아이의 웃음]
[아이들의 노는 소리]
- [설] 신당의 한야 님이셔 - [반짝이는 효과음]
- [웃음] - [의미심장한 효과음]
[천운] 하늘의 시간은 수백, 수천이거늘
[천운] 니가 어찌 보답하겠다는 것이냐!
- [무거운 효과음] - [떨리는 숨소리]
- [설의 기침 소리] - [지음] 언니…
- [의미심장한 효과음] - [딸랑딸랑]
- [콜록거린다] - [수의 놀란 숨소리]
[수] 언니!
제발 부탁드립니다!
이미 꺼진 불씨다
[울먹이는 숨소리]
[설] 수야 [울음]
[천운] 그저 스쳐 지나가게 두어라
하늘의 운명을 거스를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악쓰며] 아닙니다!
[떨리는 숨소리]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 가고 있습니다
한데 하늘이고 제사고 그딴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수] 천운 님이 믿고 따르는 그 하늘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이토록 작은 인간들 숨조차 돌아보시지 못한단 말입니까!
하늘도!
하늘도 사람이 있어야 하늘인 것 아닙니까!
[의미심장한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한야] 이리 버티면 죽음뿐이다
기회를 줄 때 놓거라
[울며] 제발 부탁드립니다
이리 지체할 시간이 없단 말입니다, 제발…
[날카로운 효과음]
- [긴장되는 효과음] - [삭 베는 소리]
[무거운 효과음]
- [강조되는 효과음] - [주르르 흐르는 소리]
[날카로운 효과음]
[수] 언니, 언니, 어떡해
- 언니, 언니 - [설의 힘겨운 숨소리]
[흐느끼며] 조금만 버텨, 언니 제발
제발, 제발 버텨
- [힘겨운 신음] - 언니, 언니
[오열한다]
언니…
[천운] 니가 가장 바라던 것이 아니더냐
평온함에 이르기에
죽음보다 좋은 것은 없지
- [긴장되는 효과음] - [쨍 부딪는 소리]
제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더는 지체하지 마시지요
[수] 언니
[수의 울음]
언니
아, 언니
언니, 언니
- [딸랑딸랑 울리는 무령 소리] - 언니
- 언니, 언니, 언니 - [휭 바람 소리]
[수의 울음]
[탁 꽂히는 소리]
- [애절한 음악] - 언니, 언니…
- [의미심장한 효과음] - [숨 들이켜는 소리]
- [지음] 천운이었어 - [딸랑거리는 소리]
나를 죽이려 한 사람도 언니를 죽인 사람도
서하가 아니야
- [딸랑딸랑 울리는 무령 소리] - [의미심장한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날카로운 효과음]
이제 필요 없다
비켜
- [수] 비켜! - [한야의 신음]
- [탁 울리는 소리] - [수의 신음]
- [무거운 효과음] - [놀란 숨소리]
[날카로운 효과음]
- [애절한 음악] - [무거운 효과음]
[반짝이는 효과음]
[강조되는 효과음]
[몽환적인 효과음]
[한야] 멈춰라!
[거친 숨소리]
[수가 쿨럭거린다]
그저
사람을 살리고자 했던 것인데
[수의 기침]
[딸랑거리는 소리]
- [수의 거친 숨소리] - [긴장되는 효과음]
내 오늘을 잊지 않을 것이다
[딸랑거리는 소리]
[수] 이 원통함을 기억하고
또 기억할 것이다
백 년이고 천 년이고 잊지 않고 다시 태어나
반드시
반드시 복수할 것이다
- [의미심장한 효과음] - [딸랑딸랑 울리는 무령 소리]
[계속되는 애절한 음악]
[지음]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요
하 비서님
[초원] 그동안 미안했고 좋아해 줘서 고마웠어요
[도윤] 저 윤초원 씨 보려고 여기 온 겁니다
안 가고 기다린 거고
[지음] 당신 절대 용서 못 해
- [지음의 당황한 소리] - 내가 평범하지 않은 게 문제라면
평범해질게요
저는 이번 생
사랑하는 사람들과 끝까지 행복하려고요
[민기] 전생을 기억하는 삶을 끝내게 되면
전생의 인연들과 얽힌 기억은 전부 사라집니다
[지음] 잊기 싫어
기억하고 싶어
[무거운 효과음]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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