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This Blog



   메이퀸 13

씬1. 	검찰청 앞 (밤)

	창희, 넋 나간 얼굴로 걸어 나오는데, 그 앞에 다가와

급정거하는 강산	의 차. 창희 보는데, 차에서 내리는 강산.

다가와 창희의 멱살을 와락 움	켜 쥔다. 보는 창희.

강산	너 이 자식! 해주 포기 해!

	보는 창희. 분노해 노려보는 강산.

강산	너! 내가 분명히 얘기했지? 해주 눈에 눈물 나게 하지

말라고! 근데 니 	아버지가 해주한테 무슨 짓 했는지 알아?

창희	(얼굴 굳어지며 보면)

강산	해주, 니 아버지한테 뺨 맞고 머리채까지 잡혔어! 이

자식아! 너 그거 알	았어? 몰랐어!

창희	(얼굴 일그러지면)

강산	너 해주 어떻게 살아 왔는지 몰라? 나는 이 자식아! 해

주 이력서 한 통	만 보고 그 세월 다 알았다! 근데 15년을

만났다는 자식이 해주를 그 꼴	로 만들어?

	창희, 대꾸 않고 강산의 손 떼어내고 돌아선다.

강산	(어깨 잡으며) 야! 박창희!

창희	(뿌리치며) 나 건드리지 마! 지금 앞에 있는 게 뭐든 부

숴버리고 싶으니	까!

강산	나야말로 너 지금 한 대 날리고 싶은 걸 참는 거야. 제

여자 폭행당하는 	것도 못 지키는 놈이 검사냐? 그럴 거면 해

주 놔주라고!

	대꾸 않고 돌아서 자신의 차에 타는 창희. 그대로 차

출발한다.

	굳은 얼굴로 노려보는 강산.

씬2. 	해주 집 마당 (밤)

	들어오는 해주. 달순이 평상에서 포장마차 재료 손질

하다가 일어난	다.

달순	벌써 오니? (뒤쪽 보고) 창희는?

해주	(애써 태연 가장하고) 뭐 해?

달순	포장마차 시작해야 할 거 아냐? 놀고먹으면 밥이 그냥

나오냐? (하다	가) 어떻게? 재미있게 놀았어?

해주	응... (하고 방으로 들어가면)

달순	(이상한 느낌에 보고)

씬3. 	동 해주 방 (밤)

	해주, 들어와 핸드백 놓고 옷 갈아입으려는데, 따라 들

어오는 달순.

달순	창희는 간 거야?

해주	응..

달순	아니, 잠깐 들어와서 차라도 한 잔 하고 가지. 잘생긴

얼굴 또 보고 싶	구만..

	하다가 멈칫 발견한다. 해주의 뺨 쪽에 긁힌 상처가 보

이고, 옷이 뜯어	져 있다.

달순	(상처 만지려 들며) 너 이게 뭐야? 왜 이래?

해주	(멈칫 보며) 뭐가?

달순	아니, 여기 상처는 뭐고 옷은 왜 뜯어져 있냐고?

해주	(얼굴 가리며) 저기.. 숲에 들어갔다가 좀 긁혔어.

달순	숲? (하다가 배시시 웃으며) 아니, 숲속엔 뭐 하러 들

어가? 옛날도 아니	고... 요샌 차도 있고, 여관도 낮에 다 한다

두만..

해주	엄마!!

달순	아, 왜 소릴 질러? 기집애야... 요새 애들 그게 뭐 대수

라고...

해주	나 옷 갈아입을 거야. 좀 나가.

달순	알았다... (흘기고 나가는 데서)

씬4. 	동 마당 (밤)

	미소 머금고 나오는 달순. 방 앞에 놓인 해주 신발 가

지런히 놓아주고, 	조금 열린 문을 마저 닫으려다가 멈칫 본

다. 방안에 주저앉는 해주. 울	고 있는 듯 그 어깨가 가늘게

떨린다. 얼굴 굳어지는 달순.

	해주 부르려다가 멈춘다. 불길한 얼굴로 고개 돌리는

달순 모습에서.

씬5. 	기출 집 거실 (밤)

	문 꽝! 열고 들어오는 창희. 손에 신문을 들고 있다. 기

출이 주방에서 나	오다가 본다.

창희	(노려보며) 왜 그랬어요?

기출	그새 들었냐? 고자질도 빠르구나.

창희	(부들부들 떨며 노려보는데)

기출	내가 얘기하지 않았냐? 니가 계속 고집 피우면 해주

그 아이만 괴로울 	뿐이라고... 그리고 걔 만나는 딴 놈 있나

보더라.

	하는데 옆에 놓인 장식장 그대로 넘어뜨리는 창희. 장

식장 유리가 깨지	고, 안의 물건들이 박살난다. 놀라 보는 기

출.

기출	이놈의 자식이! 뭐 하는 짓이야!

창희	왜 열 세 살 아이를 팔아넘기라고 했냐고요!

기출	(놀라 휘둥그레지며) 무슨 소리야?

창희	(신문 집어 던지며) 아버지가  해주네 해남에서 거제

로 옮기고 해주 영	영 안 보이	게 하라고 사주했다면서요!

왜 그랬어요?

	멈칫 신문 집어 드는 기출. 신문에 난 빚쟁이 두목 얼

굴 보고 놀라 창희 	바라본다.

기출	창희야...

창희	대답해 봐요! 왜 해주네 빚 갚아 주는 척 하면서, 뒤로

는 그런 극악	한 일을 저질렀어요? 그 어린 아이가 아버

지한테 무슨 잘못을 했다구요!

기출	(말 못하고 보면)

창희	해주 아버지, 아버지한테는 군대 선배였어요! 아버지

찾아 울산에 왔	다가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왜 아이한테 그런 몹쓸 	짓 했어요! 왜 그랬냐구요!

기출	(노려보다가 얼굴 무서워지며) 그래. 내가 그랬다. 너

때문에 그랬어.

창희	뭐라구요?

기출	그때도 니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그 아이 일에 쓸데

없이 쫓아다니지 	않았냐? 너 못 만나게 하려고 그랬다. 왜!

창희	미쳤군요. 그때 해주는 아이였다구요... 겨우 열세살

짜리 아이! 핏덩이 	동생 둔 불쌍한 아이였어요! 걔가 뭘 안다

고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어	요!

기출	니 장래를 위해서라면... 지금 다시 하라고 그래도 난

할 수 있다.

창희	(기가 막힌 듯 보는데)

기출	그래. 내가 다 한 짓이니까, 그 아이하고 헤어지든지,

아니면 나를 잡	아 넣어라.

	창희, 멍하니 보다가 이 악물고 방으로 들어간다.

씬6. 	동 창희 방 (밤)

	들어오는 창희. 옷장 문을 열고 가방을 꺼낸다. 양복

과 옷들을 닥치는 	데로 가방에 쑤셔 넣는데 문 열고 들어오

는 기출.

기출	너 뭐 하는 거냐?

창희	(대꾸 없이 옷 집어넣고 가방 들고 일어나면)

기출	(붙잡으며) 창희야!

	기출 뿌리치고 나가는 창희. 문 꽝 닫히는 소리 들리

고, 멍한 얼굴로 보	다가 주저앉는 기출.

씬7. 	거리 + 달리는 차 안(밤)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차량. 굳게 입술 깨물고 운전대

잡고 있는 	창희.

씬8. 	정우 집 앞 (밤)

	다가와 멎는 창희의 차. 운전대 잡고 숨 몰아쉬는 창

희. 핸드폰 꺼내 	단축번호 1번 누른다. ‘검사장님’ 뜨는데

서.

씬9. 	정우 집 마당 (밤)

	문 열고 나오는 해주. 달순이 일하다가 쳐다본다.

해주	엄마, 나 좀 나갔다 올게.

달순	아니, 이 시간에 어딜?

해주	창희 오빠가 왔다 그래서...

달순	그럼 집에 오라 그러지.

	해주, 대꾸 않고 나가는데 백 팩 메고 들어오던 영주

와 마주친다.

영주	언니, 어디 가?

해주	(말없이 나가면)

영주	뭐야? 대꾸도 않고? (하는데)

달순	(다가와) 영주야. 너 언니 좀 몰래 뒤 따라가 봐.

영주	아, 왜?

달순	이것아, 가보라면 가 봐. 아무래도 창희하고 뭔 일 있

는 거 같아.

씬10. 	정우 집 근처 일각 (밤)

	걸어오는 해주. 창희가 기다리고 있다.

해주	오빠...

창희	(쳐다보면)

해주	(다가와) 그 사람... 조사해 봤어? 뭐라고 그래? 나한

테 왜 그랬대?

창희	(시선 돌리며) 그 쓰레기 이야긴 하고 싶지 않아.

해주	그럼?

창희	해주야. 우리 결혼하자.

해주	뭐?

창희	아무 말 말고 내 말 들어. 나 지금 집 나왔어. 결혼하

자.

해주	(놀라) 오빠...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냐? 집을 왜 나

와?

창희	산이 만났어. 니가 무슨 짓 당했는지 다 들었다고.

해주	(멈칫 하고 보는데)

창희	나 아버지하고 인연 끊을 거야. 이대로는 안 돼.

	해주, 기가 막혀 보는데 두리번거리며 오는 영주. 두

사람 발견하고 일	각에 몸 숨기며 두 사람 얘기 엿듣는다.

해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오빠... 어떻게 자식이 아

버지하고 인연을 	끊어? 오빠 아버지가 오빠 어떻게 키웠는

데?

창희	그럼 이대로 아버지한테 머리채 뜯기고 뺨 맞으며 살

래?

영주	(눈이 휘둥그레지는데)

해주	그런 거 감수할 수 있다고 했잖아? 오빠가 어떤 일 생

겨도 견디라고 해	놓고 왜 이래?

창희	내가 못 견뎌! 더 이상 견디다간 아버질 내 손으로 감

옥에 넣을지 모른	단 말이야!

해주	(기가 막혀) 오빠...

창희	너 당하는 거 더 이상은 못 봐. 아버진 제 정신이 아니

야! 미쳤다고!

	기가 막혀 말 못하고 보는 해주. 글썽해 보는 창희. 엿

듣고 있던 영주가 	살그머니 뒷걸음질 친다.

씬11. 	정우 집 안방 (밤)

	놀란 얼굴로 영주 바라보는 달순. 옆에 상태와 진주도

놀라 바라본다.

달순	맞았다고? 해주가?

영주	그랬다니까? 그 아버지가 머리채 잡고 뺨까지 때렸대!

달순	(멍하니 보고 말 못하는데)

상태	그려. 나가 그럴 줄 알았당께!

진주	뭐가 그럴 줄 알아?

상태	야! 입장 바꿔 생각해 보드라고. 나가 검산디, 해주 같

은 얘 만난다고 생	각해 봐야. 엄니가 가만 있겄냐? 머리채가

아니라 이빨을 몽창 뽑을 것	이다이.

진주	말이 되는 소릴 해. 오빠가 어떻게 검사가 돼? (하고

달순 눈치 보면)

달순	(입술 깨물고 있고)

씬12. 	정우집 근처 일각 (밤)

	마주 서 있는 해주와 창희. 놀란 얼굴로 창희 보는 해

주.

해주	뭐라고?

창희	너도 집에서 나오라고. 둘이서 결혼식 올리고 살자.

해주	정말 왜 이래? 오빠? 나한테 우리 식구들 필요한 거 몰

라서 이래?

창희	엄밀하게 말하면 니 식구도 아니잖아.

해주	뭐?

창희	니 어머니 친어머니 아니잖아? 근데 뭣 때문에 거기 매

달려 있어?

해주	(기가 막힌 듯 보다가 돌아서 가려는데)

창희	(붙잡으며) 해주야.

해주	(쏘아 보며) 나 지금 엄청 화났거든? 어떻게 그런 말

을 해?

창희	난 아버지까지 버릴 생각 하고 나왔어! 근데 왜 못 해?

해주	나는 아버지 버리라고 한 적 없어! 오빠답지 않게 왜

자꾸 극단적으로 	나오냐고!

창희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고 했잖아!

해주	그럼 차라리 날 버려!

창희	(굳어지며) 너...

해주	(글썽해지며) 오빠 정말 사랑하지만, 이런 식은 안 돼.

나한텐 식구들은 	전부란 말이야.

창희	나보다 더 말이야?

해주	제발 그런 식으로 비교하지 마.

창희	식구들 생계도 내가 책임지면 되잖아?

해주	내 자존심은 생각 안 해? 어디까지 내가 비참해져야 하

는데?

창희	(말 못하고 보면)

해주	집에 들어가, 오빠... 나 이보다 더 한 일 생겨도 오빠

기다릴 수 있어.

	나 약한 애 아니야. 그러니까 시간 가지고 오빠 아버지

한테 잘 해드려.

	오빠 이러면 나만 나쁜 애 된다고..

	하고 돌아서는 해주. 굳은 듯 그 자리에 서 있는 창희.

씬13. 	정우 집 대문 앞 (밤)

	해주, 힘없이 골목을 걸어오는데...

정우	(E) 해주야!

	해주, 멈칫 돌아보면 정우가 웃는 얼굴로 걸어온다.

해주	아저씨...

정우	이 녀석, 아직도 아저씨야?

해주	아, 까먹었네... 삼촌, 어디 갔다 오세요?

정우	볼 일이 좀 있어서... 너 오늘 창희랑 데이트 갔대매?

재미있었어?

	해주, 뭐라고 하려는데 대문 벌컥 열고 나오는 달순.

달순	(해주 손목 잡아끌며) 너 나 좀 보자.

해주	왜 그래?

달순	잔말 말고 들어와. 들어가서 얘기해.

	달순에게 끌려들어가는 해주. 의아해 보고 따라 들어

가는 정우.

씬14. 	동 마당 (밤)

	해주 끌고 들어오는 달순. 식구들이 모두 있다. 따라

들어오는 정우.

정우	왜들 다 나와 있냐? (하는데)

달순	(다짜고짜 해주 등짝 때리며) 이놈의 기집애야! 왜 말

안 했어!

해주	왜 그래? 엄마?

달순	그놈의 영감탱이한테 머리채 잡혔대매? 왜 맞고 살아!

니가!

정우	(놀라 보고) 해주 너, 창희 아버지한테 맞았어?

해주	아, 아니에요, 그런 거...

달순	시치미 뗄 생각 하지 마! 이것아! 영주가 다 들었어!

너 언제부터 맞고 	살았냐? 이번이 처음 아니지!

해주	아니라니까? 엄마! 왜 그래?

달순	아니긴 뭘 아니야? 그놈의 영감탱이 나보고 돈 주고 헤

어져라 그럴 때 	알아 봤어야 하는데! 창희 그놈의 자식 어

디 갔냐? 그 잘난 상판대기 좀 	보자! (하고 나가려는데)

해주	(붙잡으며) 엄마!

달순	너 당장 때려 쳐! 이것아! 너 그 집구석 들어가면 그 영

감탱이가 너 때	려 죽이거나 말려 죽일거야. 안 봐도 비디

오야... 나도 너 그 집에 시집 	못 보내! 안 보내!

해주	제발 엄마까지 이러지 좀 마! 안 그래도 힘들어 죽겠

어! (울음 터지며) 	나 창희 오빠 사랑한다고! 사랑한단 말이

야!

	하고 소리내 우는 해주. 멍하니 보는 일동. 사이 굳은

얼굴로 보는 정우.

씬15. 	호텔 일실 (밤)

	호텔방 불 켜지고 커다란 가방 들고 들어오는 창희. 가

방 아무 데나 내	팽개치고 넥타이 느슨하게 풀며 침대로 쓰

러지듯 눕는다. 다시 일어나 	괴로운 듯 머리 움켜쥐는 창

희.

씬16. 	해주 방 (밤)

	진주 자는 모습 보이고 스탠드 불빛 아래 멍하니 생각

에 잠겨 있던 해	주. 머리 흔들고 결연한 표정으로 영어 논

문 펼치고 사전 펼친다.

씬17. 	강산 오피스텔 (새벽)

	컴퓨터에 트러스터 도면 작업하고 있는 강산. 문득 멈

추고 생각한다. 	그 얼굴에..

	(플래시백1) 12회 씬50. 정우 집 앞,

	해주의 뺨을 때리고 머리카락을 휘어잡던 기출의 모

습.

	(플래시백2) 12회 씬9. 조선소 보이는 야외 일각

강산	행복하냐?

해주	(멈칫 보면)

강산	창희하고 말야...

해주	그래... 아주 많이... (하고 활짝 웃어 보이는 해주 모습

에서)

	(현재)

	책상 꽝 치며 일어나는 강산. 실내 서성대다가 가방을

매고 나간다.

씬18. 	해안도로 (아침)

	스포츠 카 몰고 오는 강산. 일각에서 멈추고 내린다.

바다 저 편에 해가 	떠오르고,  조선소 전경이 보인다. 심호흡

하며 조선소 바라보는 강산.

	그 조선소 위에...

씬19. 	해풍 공업사 일각 (낮)

	대평과 마주하고 선 강산.

강산	할아버지... 제 꿈은 세상에서 제일 비싼 배를 만드는

거예요. 그게 뭔지	지 아시죠?

대평	드릴 십 말이가?

강산	예. 지금 장도현씨가 만드는 드릴 십.... 하지만 그건

완전한 국산은 아니	죠. 가장 중요한 트러스터 프로펠라하고

시추탑은 수입을 하죠.  전 그	걸 만들어 낼 거예요. 그게 해

풍조선 재건의 발판이 될 겁니다.

대평	그래가 어느 천년에? 나는 마음에 안 든다. 그 보다는

장도현이 딸래미	를 잡는 기 백번 낫다.

강산	할아버지, 인화는요... 착한 애예요...지 아버지하고는

달라요. 그런 애 이	용하고 싶지 않아요.

대평	일마가? 마음이 그래 물러 터져가 뭔 일을 한단 말이

고?

강산	할아버지... 결혼은요.. 정말 제가 사랑하는 사람하고

하고 싶다구요...

대평	그런 아가 있나? 니 미국서 혹시 양코백이 아 만난 거

아이가?

강산	차라리 그런 애를 좋아했다면 저도 좋겠네요.

	의아해 보는 대평. 시선 돌리며 한숨 쉬는 강산.

씬20. 	도현 집무실 (낮)

	굳은 얼굴로 최비서 보는 도현.

도현	확실해?

최비서	예. 회장님 말씀대로 강회장을 계속 주시해 봤는데,

그 프로펠러 공장을 	인수한 게 틀림없습니다.

도현	그 노인네가?

최비서	크게 염려하실 건 아닌 거 같습니다. 작은 프로펠러 만

드는 하청업체이	고, 중요한 부품은 본사 공장으로 다  옮기

지 않았습니까?

도현	아니야. 프로펠러라는 게 마음에 걸려... 하필이면...

(하고 생각하는 얼굴	에서)

씬21. 	천지조선 협력업체 공장 (낮)

	선박 외장품을 만드는 공장이다. 일각에서 작업반장

과 얘기 나누고 있는 	해주.

해주	작업 오더를 내린 지가 언젠데... 블록 안에 설치할 외

장품들이 아직도 	저 상태면 어떡해요? 파이프, 케이블 다 늦

었잖아요?

반장	그니까... 나도 답답하다. 우리더러 5억 던져 놓고 지

금 8억짜리 일	을 하	라니 이게 말이 되나?

해주	납품단가를 그렇게나 낮췄단 말이에요?

반장	그래! 우린 바닷물 퍼다 일하는 줄 알아? 사람이 다 돈

인데... 인건비라	도 줄여야 단가를 맞출 거 아냐? 우리도

이 인원으로 납기일 맞추느라 	똥줄이 탈 지경이라구!

	반장, 열 받아 돌아서 가는데... 해주 뭔가 이상하다는

표정.

씬22. 	해양사업부 본부장실 (낮)

	해주, 들어오면 일문이 앉아서 해주를 본다.

일문	무슨 일이야?

해주	보고 드려야할 게 있어서요.

일문	(삐딱하게 보며) 뭔데?

해주	제가 협력업체 몇 군데를 다녀왔는데... 문제가 있는

거 같습니다.

일문	뭔 문제?

해주	다들 납기일을 못 맞춰서 알아보니까, 하청 받은 일 규

모에 비해 우리 	측에서 지불하는 돈이 너무 적습니다. 그

때문에 작업이 늦어지고 있어	요.

일문	(찌푸리며) 그건 네 업무가 아니잖아? 상관 말고 니 일

이나 해.

해주	하지만,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제경험상 이건 누군

가가 장난치지 않	는 이상...

일문	(말 자르며) 니가 뭘 안다고 나서! 조팀장 불러 알아

볼 테니 나가 봐.

해주	예...(목례하고 나가면)

일문	(인터폰 누르고) 조팀장 들어오라고 해.

	일문, 뭔가 불안해 보이는 모습이다.

씬23. 	회사 휴게실 (낮)

	자판기에서 커피 뽑아 봉희에게 건네주는 강산.

봉희	잘 나가는 선주감독관께서 기름쟁이는 뭐 하러 보자

그러시나?

강산	아이~ 기름쟁이라뇨? 굉장히 저명하신 석유학자셔서

대단히 지성적이시	고...그 지성미 속에 화려한 아름다움까지

지니고 계신데요...

봉희	외국물 오래 먹었다더니, 보는 눈은 좀 있으시네. 근

데 어쩌나~ 연하는 	별로 관심 없는데..

강산	(옆에 앉으며)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

봉희	뭔데요?

강산	장회장님은 왜 그렇게 석유시추에 관심이 많으십니

까? 기사보니까 장일	문 본부장도 인도네시아 유전개발에 참여

했던데...

봉희	그건 경제성이 없어서 중단 했어요. 앞으론 국내 대륙

붕만 탐사할 거	에요.

강산	그게 이해가 안 됩니다. 동해에 가스 유전이 하나 있

긴 하지만, 국내 대	륙붕엔 석유가 거의 없는 거 아닙니까?

봉희	혹시 윤학수 박사라고 들어봤어요?

강산	(멈칫 정색하며 보는 얼굴에서)

씬24. 	동 복도 (낮)

	굳은 얼굴로 걸어오는 강산. 걸음 멈추며 생각한다.

강산	7광구... 윤학수 박사...

	하다가 고개 드는 강산. 멈칫 바라본다. 그 시선에 해

주가 창밖을 멍하	게 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잠시 아프게

보다가 다가가는 강산.

강산	천해주씨!

해주	(멈칫 돌아보고) 아, 예!

강산	일 안하고 뭐 합니까?

해주	외근 다녀왔는데...

강산	그럼 내 일 좀 봅시다. (하고 돌아서면)

해주	(심호흡하고 따라가는)

씬25. 	요트 선착장 (낮)

	다가와 멎는 강산의 차. 의아해 강산 보는 해주.

해주	일한다더니 여긴 왜?

강산	폭행당하고 아무 말 못하는 멍청한 부하직원 기분 풀

어 주는 것도 내 일	이야. (하고 내리면)

해주	(얼떨떨한 얼굴로 따라 내리고)

씬26. 	요트 조타실 (낮)

	해주를 운전대에 앉히는 강산.

해주	뭐 하자는 거야?

강산	니가 제일 좋아하는 게 배 운전이잖아? 하라고!

해주	회사 다시 들어가야 되는데...

강산	니 회사냐? 티 좀 그만 내라. 나도 바쁜 사람이야.

해주	정말... 운전해도 돼?

강산	(손으로 동그라미 그려 오케이 하는 시늉하고)

씬27. 	근해 바다 + 요트 위 (낮)

	운행하는 요트. 환성 지르며 운전하는 해주. 그 모습

미소 머금고 물끄	러미 보는 강산.

씬28. 	동 요트 안 (낮)

	식탁 위에 오므라이스 두 개 올려놓는 강산. 해주, 숟

가락 들려는데...

강산	잠깐만!

	케첩 들어 해주 오므라이스 위에  웃는 모습- :) - 그

려 넣는 강산. 그 	모습 보고 웃음 터지는 해주.

강산	(앞에 앉으며) 자, 이제 드세요.

해주	이걸 어떻게 먹어? 웃는 얼굴 너무 이쁜데?

강산	니 웃는 얼굴이 더 이쁘거든?

해주	(멈칫 보면)

강산	(멈칫 시선 피하며) 배가 덜 고프셨구만... 어서 먹어.

(하고 먹으면)

해주	(같이 먹어보고) 와아! 맛있다. 원래 요리를 이렇게 잘

해?

강산	내가 못하는 게 어디 있냐?

해주	고새 자랑은? (하고 먹는데)

	그 모습 물끄러미 보는 강산. 먹는 모습, 귀의 모습, 이

마에서 흐트러진 	머리카락까지 눈에 들어오는데, 문득 먹

는 것 멈추고 보는 해주. 멈칫 	다시 오므라이스 먹는 강산.

해주	고마워, 오빠...

강산	(무심하게 먹으며) 뭐가?

해주	나 기분 풀어주려고 이러는 거...

강산	...

해주	어릴 때도 그랬지만, 오빤 정말 좋은 사람이야. 진짜

의지하고 싶은 오	빠고, 내 진짜 오빠였으면 좋겠다 싶은

데... 나 창희오빠 많이 사랑해.

강산	(여전히 쳐다보지 않고) 니가 맞으면서까지도? 조선시

대도 아닌데?

해주	그건 내 몫이야. 내가 너무 모자라니까...

강산	...

해주	미안해, 오빠... 오빤 그냥 나한테 든든한 나무 같은 친

구였으면 좋겠다. 	나 너무 이기적이지?

	고개 드는 강산. 피식 웃더니 숟가락으로 해주 머리

통! 때린다.

강산	얌마! 나이가 몇 살 차인데 내가 너 친구냐?

해주	(머리 만지며 보면)

강산	나무든 철판이든 기대고 싶을 때 기대. 대신에 설계는

배워!

	저번처럼 니 맘대로 빠지지 말고.

해주	(무슨 말인가 하려고 하면)

강산	인화를 핑계거리로 삼지 마. 이건 엄연히 일이야. 내

가 너한테 설계 공	짜로 가르쳐주는 거 같지? 인생사 공짜 없

다.

해주	무슨...말이야?

강산	설계 제대로 배우게 해서, 내가 두고두고 빼먹을 거라

고. 알았냐? 바보	팅아!

해주	알았어...

	해주 환히 웃고 다시 밥 먹는데, 그 모습 아프게 보는

강산.

씬29. 	도현 집 앞 (낮)

	달순, 엄청난 저택을 휘둥그레져 보고 있는데, 집사가

나온다.

집사	무슨 일이시죠?

달순	저기... 이 집에 박기출이라는 양반이 아직도 살아요?

씬30. 	기출 집 거실 (낮)

	기출, 초췌한 모습으로 주방에서 나오는데 막 현관문

을 열고 들어서는 	달순을 보고 놀란다.

기출	아... 아니 어떻게 여기까지.

달순	(다리를 흔들어 신발을 휙~ 벗어던지고는 성큼성큼 다

가오며) 남의 집은 	뻔질나게 들락거리면서 왜? 나는 여기 못

찾아올 줄 알았나보지?

기출	(달순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오자 움찔하는데)

달순	이봐! 박기출씨. 당신 우리 해주한테 손찌검 한 거 맞

아?

기출	(표정 싸해지고) 내가 경고했잖아. 그럼 그때 말을 들

었어야..

달순	에라이 이 영감탱이야! 너도 함 당해봐라! (기출머리

를 박는다)

	기출, 뒤로 휘청하자 달순, 기출 팔을 잡아서 꽉 문다.

	기출, 고통스러워하며 달순 머리를 밀어내지만 끝까

지 놓지 않는 달순.

	기출 비명 지르며 간신히 떼어놓고 노려본다.

기출	이 여편네가? 미쳤나! 왜 이래?

달순	그래! 미치고 헤까닥 돌았다! 자식 두드려 맞는데, 안

돌 년 누가 있어?

	당신 아들놈만 소중하고 내 딸년은 핫바지 저고린 줄

알았어?

기출	아니, 이 여자가 정말?

달순	내가 시어머니가 며느리 될 년 구박한다는 소린 들었

어도, 시아버지가 	손찌검한다는 소리는 머리 털 나고 처음이

다! 아이고~! 인간이 이러니	이렇게 지지리 궁상으로 살지!

기출	이 무식한 여편네가? 당장 못 나가!

달순	이봐 영감탱! 우리 딸은 불면 날아갈까 쥐면 터질까 앉

으나 서나 며느리 	생각하는 그런 집에 시집보낼 거야. 왜이

래?! 이제는 달라고 해도 안 줘!

	아니 못 줘! (나가려다가) 당신! 또 한 번 우리 해주 곁

에 얼씬 거렸단 	봐! 다리 몽댕이를 확 분질러 버릴 테니

까! (하고 문 꽝 다고 나가면)

기출	(기가 막힌 듯 바라보는 데서)

씬31. 	동 정원 (낮)

	씩씩대며 나오는 달순, 정원수 하나 걷어차고 철문 쪽

으로 나가는데...

금희	(E) 해주 어머니!

	멈칫 돌아보는 달순. 금희가 집에서 나온다. 달순, 멈

칫 시선 피하는데..

금희	여기 어쩐 일이세요? (기출 집 쪽 보고) 박집사님 만나

러 오셨어요?

달순	(시선 피한 체) 예... 그럼... (고개 숙이고 가려는데)

금희	아니, 뭐가 그렇게 급하세요? 여기까지 오셨는데 차

한 잔 하세요.

달순	저... 차 안 좋아해요.

금희	그래도... 잠깐 들어오세요. 드릴 말씀도 있고...

달순	(주춤 거리며 보는데서)

씬32. 	도현 집 거실 (낮)

	소파에 엉거주춤 앉아 화려한 실내 둘러보는 달순. 금

희가 손수 찻잔 들	어와 놓아준다. 앞에 앉는 금희.

금희	지난번엔 죄송했어요.. 제가 너무 경우 없이 군 거 같

아요.

달순	아, 예... (하고 눈치 보며 차 마시는데)

금희	박집사님이 해주하고 창희 결혼하는 거 반대하시죠?

그 때문에 오신 거	예요?

달순	그걸... 어떻게 알았대요?

금희	며칠 전에 창희하고 해주 여기 왔었어요...

달순	(놀라) 여길요?

금희	네... 둘이 그런 인연인줄은 몰랐어요...

달순	(차 찔끔 마시고 눈치 보며) 근데.. 딸을 잃어버렸단 소

리는 뭐에요?

금희	(보고 쓸쓸한 미소 지으며) 어릴 때 바다에서 잃어버렸

어요...

달순	바다에서 어쩌다가요?

금희	전 남편 100일 치성 드리다가... 아이를 못 봤어요...근

데, 박집사가 실수	로 그만 바다에 빠뜨려서...

달순	(놀라 눈 휘둥그레지는데)

금희	(억지로 웃으며) 아마 저 세상에 있을 거예요. 하필 해

주가 우리 유진이	하고 똑같은 화상 자국이 있고, 노란색 옷

까지 있어서 제가 오해했어	요... 딸 있으시니까 제 심정

아시죠? 죽었는데도 꼭 살아 있을 거 같	은...

달순	(아무 말 못하는데)

금희	박집사 일은 걱정 마세요. 제가 잘 얘기해 볼게요. 이

번 일 겪어서 그런	지, 해주가 남 같지가 않네요. 제가 시집오

면 친 딸처럼 잘 보살필게요.

달순	아니, 시집은 무슨 시집이요? 그럴 일 없네요!

금희	(멈칫 보면)

달순	그리고 남의 딸 가지고 왜 자기 딸처럼 보실핀대? 별

꼴이야, 정말!

	(하고 일어나면)

금희	(놀라 일어나며) 아니, 해주 어머니?

달순	이제 피차 서로 볼 일 없으니까, 이상한 생각 하지 마

세요! (하고 나가	면)

금희	해주 어머니... (당황한 얼굴로 보는 데서)

씬33. 	동 정원 (낮)

	나오는 달순. 걸어가다가 기출 집 쪽 쳐다본다.

달순	저 인간이 얘를 잃어버렸다고..? 이게 어떻게 된 거

야?

	(멍하니 보다가 머리 흔들고 걸어가는데서) 	

씬34. 	해양사업본부 (낮)

	해주, 들어오는데 서류 들고 나오다가 쏘아보는 민경.

민경	천해주씨! 이렇게 늦게 들어오면 어떡해!

해주	죄송합니다.

민경	외근이라 회사가 장난 같아요? 그리고 천해주씨. 능력

보다 기억력에 문	제가 있는 거 같네. 도대체 내가 준 일은

언제 끝낼 거죠? (하는데)

강산	(들어오며) 내가 준 일은요?

민경	(멈칫 보면)

강산	조팀장님은 기억력 보다 능력이 모자라시는 거 아닌

가? 내가 준 일은 언	제 끝낼 거죠?

민경	(말 못하고 보는데)

해주	(당황해) 저기.. 내일까진 꼭 끝내겠습니다. 죄송합니

다.

강산	들었죠? 내일까지라네?

	민경, 일그러지는데 본부장실에서 나오는 일문.

일문	라이언 강. 나 좀 보죠.

강산	(보고는) 그러죠. (민경 옷 슬쩍 건드리며) 아이, 월급

이 짜신가? 왜 짜	가를 입으시나? (하고 가면)

	민경, 당황한 얼굴로 옷보고, 해주 웃음 나오려는 거

참는다.

씬35. 	동 본부장실 (낮)

	얼떨떨한 얼굴로 일문 바라보는 강산.

강산	지금 뭐라 그랬냐? 트러스터를 그냥 사양서대로 쓰라

고?

일문	그래... 롤스로이스사 걸로 그냥 가자.

강산	야! 니네 부자 사람 무지 헷갈리게 한다? 한 사람은 자

기네 거 개발 할	테니까, 제발 써 달라고 PT까지 하고, 너

는 반대로 가고... 니 아버지, 	혹시 계부냐?

일문	(굳어졌다가 억지로 웃으며) 우리 기술력이나 자금이

아직 그걸 개발할 	단계가 아니야.

강산	근데 니 아버진 왜 고집 피우실까?

일문	기술개발팀이나 연구소 같은 실무는 잘 모르셔서 그

래.

강산	그러니까 나보고 장회장님 말은 무시하라는 거야?

일문	어차피 사양서에 그렇게 돼 있잖아? 회사 내부에 복잡

한 사정이 좀 있어	서 그래.. 아버지한텐 비밀로 좀 하고... 우

리 친구 아니냐?

강산	(빤히 보다가 웃으며) 그래, 친구지.. 알았어! 그렇게

하지 뭐..

일문	(환히 웃으며) 고맙다야. 야.. 말로만 이럴 게 아니라,

언제 시간 되냐? 	술 한 잔 하자.

강산	술은 됐고, 힘없는 직원 괴롭히지나 마라. 니 인생 언

제 서글퍼질지 모	른다. (하고 나가면)

일문	(얼굴 일그러졌다가 다시 안도하는 모습에서)

씬36. 	정우 차장 검사실 (저녁)

	검사와 함께 자료 놓고 앉아 있는 정우.

정우	하청공장과 협력업체 진술을 몇 군데 더 확보했어. 필

요하면 증언을 서	겠다는 사람도 있어. 이 정도면 기소하는

데 무리가 없을 거야.

검사	그런데 이런 식으로 후려쳐서 그 자금을 어디다 쓰려

고 그러는 걸까요?

정우	그거야 조사해 보면 알겠지. 의외로 큰 게 건져질지도

몰라. 공정거래법 	위반은 당연한 거고, 공갈, 협박에 어쩌면

횡령이 걸려들지도 몰라.

	검사, 고개 끄덕이는데 E 노크소리. 정우, 멈칫 보면

창희가 들어온다.

창희	(자료 내밀며) 차장님... 대성 건설 조서 마무리 지었습

니다.

정우	어. 거기 책상위에 두고 가.

창희	(책상 위에 자료 놓고 검사보며) 최선배... 무슨 사건

맡으셨어요?

정우	(자료 덮으며) 별 거 아냐. 그만 퇴근하지.

창희	(약간 의아하게 보는 얼굴에서)

씬37. 	정우 집 마당 (밤)

	달순과 상태, 진주 평상에 앉아서 마늘 까고 있다.

상태	으메! 매운 거~ 엄니, 참말로 사내 대장부한티 요런 쪼

잔한 일을 시켜야 	쓰겄소? 참말로 눈물 나 부네이.

달순	맞고 우는 것 보단 그게 낫지 않겠냐?

	진주, 킥킥 웃다가 멈칫 본다. 들어오는 창희.

진주	어머! 형부! (쪼르르 달려가 넙죽 인사하는) 오셨어요?

창희	(선물세트 건네주며) 잘 있었어?

달순	(보고는) 형부 좋아하네! 도대체 무슨 낯짝으로 여길

와?

창희	(멈칫 보면)

달순	내 딸래미 얼굴에 기스 나게 한 그쪽 잘난 애비랑 천년

만년 살지 여길 	왜 왔냐고!

진주	엄마, 왜 그래?

달순	내 말 못 알아들었어? 거기가 검사 할애비라도 내 딸

가슴에 못질하는

	그 집안에 절대 못 보낸다고! 어여 안 나가?! (소쿠리

에 담겨 있는 흙먼	지 묻은 마늘껍데기를 창희에게 집어던지

는)

창희	(묵묵히 맞고 있는)

진주	엄마!

달순	이보세요 검사양반! 내가 사람을 잘못 봤네요! 지 여

자 하나 지킬 줄 모	르는 못난 놈인지 진즉 알아봤어야 했어!

아, 나가라고! 왜 남의 집 마당	에서 뻗대고 섰어?

창희	죄송합니다, 어머니...

달순	어머니? 내가 왜 니 어머니야? 니가 얼마나 대단한 사

람인지 몰라도 나	한테는 내 딸래미보다 대단한 사람 없어

왜 이래?! 진주야! 대문 열어드	려라. 소금 한바구니 치는 거

잊지 말고! (마늘 다시 까는)

창희	(묵묵히 달순 바라보는데)

상태	(일어나 창희 팔을 잡으며) 야...나오드라고. 울엄니

저 상태로는 백날 여	기 있어봤자 소용 없응께.

씬38. 	대문 앞 골목 (밤)

	창희 팔 잡고 나오는 상태.

	

상태	걱정 말드라고. 나가 쪼까 힘을 써 볼팅께.

창희	(보며) 고맙다.

상태	부모마음 돌리는 데는 그냥 후다닥 결혼하는 게 직빵

이랑께!

	도장 찍으면 빼도 박도 못할 거 아니냐고!

창희	(보는)

상태	(은근슬쩍) 근디 말이여... 결혼이라는 게 말이다이. 달

랑 두 쪽 차고 거	시기 하는 건 아니잖여.

창희	무슨 소리야?

상태	아따 긍께. 해주가 그동안 모아놓은 돈이라는 것이 애

시당초 없당께.

	그래도 시집가믄 새살림 시작해야 헐 것인디. 숟가락

세트에다가 밥	통하	나 정도는 있어야 안 허겄냐.

(눈치보고) 뭐 그런 말이제.

창희	얼마가 필요한데?

상태	(밝아지며) 아따.. 임마야. 너가 검사가 맞구마이! 찰~

하고 말항께 떡~하	고 알아묵고야!

창희	(말없이 보는)

씬39. 	정우 동네 앞 (밤)

	차 앞으로 걸어오며 핸드폰 거는 창희.

씬40. 	강산 오피스텔 (밤)

	일각에 해주의 핸드폰이 진동상태로 울린다. 못 듣고

컴퓨터 화면 앞에

	앉아 있는 강산과 해주. 화면에 설계도면 (tribon

drafting 프로그램 -	선박CAD) 떠 있다.

강산	이소 메트릭 (isometric.) 즉 평행투상도 기법 중 하나

야. 3축의 선분이 	같은 길이가 되도록 만들어야 해.

해주	(고개끄덕이며 듣는)

씬41. 	창희 차안 (밤)

	전화 걸다가 끊는 창희. 차 시동 걸려다가 멈춘다.

씬42. 	강산 오피스텔 (밤)

	강산, 태블릿pc 화면과 컴 화면에 도면 띄워놓고 있

고, 해주 보고 있다.

	강산, 태블릿pc 도면에 draft 2.2.3 tools bar 띄워놓고

강산	툴에서 (화면 조정하고) 이렇게 찾아가면 체인지 프로

젝션 (change 	projection) 메뉴 보이지? 평면을 지정해주

면 (지정된 결과 나오고) 어	때?

해주	(깨끗한 화면에 도면 띄우기부터 따라하고 도면 변경

된 결과 만들어내	고) 와~ (강산보고) 봤어? 봤지?

강산	야...돌띵인 줄 알았더니 이거 생각보다 잘하는데?

해주	(환하게 웃는 얼굴에서)

	(시간경과)

	해주, 하품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의자에 앉

는다.

해주	(테이블에 엎드려 자며) 나 30분만 잘게 깨워줘.

강산	뒤편에 침대 있어. 거기서 편하게 자.

해주	(슬쩍 눈뜨고 흘기며) 자고 싶음 오빠가 자더라고!

(눈 감는)

강산	까칠하기는.. 야.. 그럼 소파에서 자던가. 그렇게 자면

어깨 결려.

	

	해주, 불편한지 일어나 소파에 누워 웅크리고 잔다.

	그 모습 보다가 시선 돌리는 강산. 테이블 위에 영어

논문이 놓여 있다.

	논문과 노트 들고 와 해주가 하던 곳 펼치고 볼펜 드

는 강산.

씬43. 	도현 집 거실 (밤)

	핸드폰으로 전화하며 계단을 내려오던 인화. 짜증난

듯 전화 끊는다.

인화	씨이! 이딴 식으로 계속 꺼 놔? 확 쳐들어간다?

금희	(주방에서 나오며) 산이 얘기야?

인화	그래. 전화를 안 받아, 진짜...

금희	바쁜가 보지...

인화	(울상인데)

금희	너 산이가 그렇게 좋아?

인화	말로 어떻게 다해? 생각만 해도 가슴이 터질 거 같은

데...

금희	(미소 띠며) 인화야. 아버지한테 산이 이야기 했어.

인화	(놀라) 뭐? 엄마! 그걸 얘기하면 어떡해!

금희	걱정 마. 아버지 별로 개의치 않으시던데?

인화	진짜? 정말이야?

금희	그렇다니까.

인화	와! 역시 우리 아빤 대인배라니까... 괜히 나 혼자 쫄았

잖아?

금희	(미소 머금고) 그래서 말인데... 엄마가 산이 좀 만나

봤음 하는데...

인화	엄마가?

씬44. 	막걸리 집 일각 (밤)

	막걸리잔 놓고 마주 앉아 있는 도현과 대평.

대평	내사 늘 이런 데서 탁배기 묵는다마는... 회장이나 되

는 사람이 개않겠	나?

도현	무슨 말씀을요... 오랜만에 옛날 생각나서 아주 좋습니

다.

대평	(잔 들어 마시고는) 용건이 뭐꼬?

도현	제 프로펠러 하청 공장을 하나 인수하셨더군요.

대평	(멈칫 보고는) 내라꼬 죽을 때까지 썩은 배 고칠 수는

없는 일 아이가?

	잘 한 번 해 볼 끼니가, 일거리나 좀 도고..

도현	(미소로 보다가) 그러지 말고 회장님... 산이하고 인화

맺어주는 건 어떨	까요?

대평	(멈칫 보면)

도현	사업이라는 게 그렇지 않습니까? 어제 밤에 적이었다

가 오늘 아침에 서	로 필요하면 손잡는 거지요. 난 그 녀석,

산이가 탐납니다. 우리 아이도 	산이 좋아하는 거 같은데, 서

로를 위해서 구원은 잊어버리는 게 어떨까	요?

대평	자네는 자식까지 사업에 이용해 묵나?

도현	이거 왜 이러십니까? 회장님은 과거에 더 했었지요. 산

이 부모님 이야기 	저도 알고 있습니다.

대평	(순간 탁자 꽝 내려치며) 입 닥치지 몬 하나! 니가 뭘

안다꼬?

도현	(미소 띠며) 죄송합니다. 저는 그 정도는 아니란 얘깁

니다. 인화 저한테 	금쪽보다 귀한 자식이지요. 그런 아이를

산이하고 결혼시킬 용의가 있다	는 얘깁니다. 회장님 입장에

선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대평	(말없이 노려보는 데서)

씬45. 	강산 오피스텔 (밤)

	컴퓨터 화면에 옛날 신문 스크랩 자료 훑어보고 있는

강산. 화면에 윤학	수의 사진이 떠 있고, ‘세계적인 석유학자

윤학수 박사 일본에서 의문사’

	제호가 떠 있다. 강산, 내용 훑어보는데, 해주가 뒤척

이는 소리 들린다. 	돌아보는 강산. 해주가 추운지 몸을 웅크

린다. 다가가 윗도리로 해주 덮	어 주는 강산. 잠시 잠자는 해

주 모습 들여다본다.

강산	내가 왜 어렸을 때 니 모습 보고 한 눈에 반했는지 알

아? 니가 용접을 	했기 때문이야. 그건 우리 엄마...

	하다가 손으로 해주의 머리카락을 살그머니 쓰다듬어

보는 강산. 해주가 	움찔하자, 놀라 후다닥 제 자리로 돌아간

다. 눈 뜨는 해주.

해주	지금... 몇 시야?

강산	(멈칫 시계보고는) 11시 반.

해주	뭐? (화들짝 놀라 일어나며) 깨우지 그랬어? 나 해야

할 일이 태산인데!

	하고 테이블로 가 영어논문 드는 해주. 옆의 노트 보다

가 휘둥그레진다.

	강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유리컵에 정수기 물을 따르

고, 비타민제를 	섞는다.

해주	(노트 훑어보고) 이거 어떻게 된 거야?

강산	심심해서 녹슨 영어실력에 기름칠 좀 해 봤다. (자신

이 한모금 마시고 준다) 마셔. 피로회복에 좋아.

해주	(마시고 강산 다시 보면)

강산	감동했냐? 보면 볼수록 멋있지?

해주	(어이없는 듯 웃고) 고맙다는 말 나올려다가도 쏙 들어

가네.

강산	말 안 해도 알아. 눈에 감동이라고 쓰여 있는데 뭘...

해주	졸음이라고 써져 있네요. 집에 가야 되는데...

강산	(자동차 키 집으며) 가자. 바래다줄게.

해주	아냐. 나 혼자 갈게.

강산	임마! 버스 다 끊겼어! 이 험한 세상에 여자 혼자 택시

태워 보내는 건 	남자가 해선 안 될 덕목이야. 못 들어봤

냐? (으쓱하며) 매너 강이라고?

해주	어째 자기 자랑하는 건 잊지를 않을까 몰라.

강산	그게 내 치명적인 매력이잖아!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

기 힘드니까 조심	해라 너.

해주	(어이없어 웃고)

씬46. 	정우 집 앞 (밤)

	다가와 멎는 강산의 차. 내리는 강산과 해주.

해주	오늘 고마웠어, 오빠...

강산	앞으로도 고마울 일 많을 거다. 토, 일요일도 결석하

지 말도록! 알았나? 	제자!

해주	예! 싸부님!

강산	(피식 웃고) 갈게.

	차에 타는 강산. 손 흔든다. 해주도 손들어 주고, 차가

떠나면 그 뒷모습 	미소 머금고 보는데...

창희	(E) 해주야!

	해주, 멈칫 돌아보면 창희가 차 안에서 나온다.

해주	오빠?

창희	(다가와) 여태 산이하고 같이 있었어?

해주	응. 설계 배운다고 했잖아?

창희	근데 전화는 왜 안 받아?

해주	(멈칫 핸드폰 꺼내보고) 미안... 진동으로 해 놔서...

창희	(약간 어두운 얼굴로 보고)

씬47. 	거리 + 달리는 차 안 (밤)

	달리는 차 안. 강산, 휘파람 불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

이 떠올랐는지 룸	밀러로 뒷좌석을 보면, 태블릿 PC가 놓여

있다. 한심하다는 듯 머리 치	는 강산. 차를 U턴해서 돌린

다.

씬48. 	정우 집 앞 + 강산 차안 (밤)

	마주 서 있는 해주와 창희.

해주	아직도 집에 안 들어갔단 말야?

창희	내 집은 너야.

해주	오빠.. 내가 얘기했잖아? 이렇게는 안 돼. 아저씨 저렇

게 상처 입힌 채로 	어떻게 우리 행복만 생각해?

창희	아버지 이야긴 더 이상 하지 말라고! 제발!

해주	어떻게 얘기를 안 해? 오빠 아버지야! 젖먹이 때부터

오빠 안아 키운 아	버지!

창희	(말 못하고 보면)

해주	오빤 아이 안 키워봐서 몰라. 난 진주 갓난애 때부터

키워봐서 아이가 	얼마나 예쁘고 눈물겨운지 알아. 오빠 아

버지도 오빨 그렇게 키웠다고! 	남자 혼자 아이 키우는 게 쉬

운 줄 알아? 그런 아버질 어떻게 나 때문에 	버려?

창희	그런 게 아니야! 바보야! 아무 것도 모르면서 이러지

마!

해주	오빠 집에 들어가지 않을 거면, 나 볼 생각도 하지 마.

우리 아버지 생	각해서라도... 나 오빠 아버지한테 그런 불

효 하는 거 못 참아.

	하고 돌아서는데, 해주의 팔을 잡아당기는 창희. 그대

로 으스러지게 해	주를 끌어안는다.

창희	내가 얼마나 괴로운지 몰라서 그래... 미쳐서 죽을 거

같아... 난, 난 절	대로 아버질 용서 못 해... (눈물 글썽해지

며) 차라리 어릴 때 우리가 만	나지 않았다면 이런 비극은 없

었을 거야.

	말없이 아프게 창희 안고 있는 해주. 그 일각 차 안에

서 보고 있는 강	산.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 피시를 옆자리

에 툭 던지고 차를 돌린다.

씬49. 	정우 집 주방 (밤)

	들어오는 해주. 냉장고 문 열고 안에서 마시다 만 소주

병 꺼낸다.

	컵에 따라 마시는데, 안방에서 나오는 달순.

달순	그놈 만나고 왔냐?

해주	(멈칫 보고는 아무 말 않고)

달순	너 그놈 집에도 갔다면서? 앞으론 그 집에 가지도 말

고, 그 놈 만날 생	각도 하지 마. 니들은 안 돼.

해주	(한숨 쉬고) 그래, 그럴까봐...엄마.

달순	(보면)

해주	아버지 돌아가시고... 세상에서 나한테 처음으로 따뜻

한 웃음 보여준 사	람인데... 나 포기할까봐, 엄마...(눈물 고

이는)

달순	해주야...

해주	우리 집은 왜 가난할까... 엄마, 나 한 번도 아버지 원

망해 본 적 없는데	... 왜 배 타면서 돈도 못 모아놨을까...왜

그렇게 빨리 돌아가셨을까...

	(울며) 아버지 살아 계셨으면 나 공부는 시켜 줬을 텐

데... 공부했으면 	창희 오빠 아버지한테 조금은 인정받았을

텐데... 아버지... 왜 그랬어요?

	하고 주저앉아 흐느끼는 해주. 그 모습 아프게 보는 달

순. 우는 해주 모	습 위에 F.O.

씬50. 	검찰청 전경 (F.I- 아침)

씬51. 	동 창희 검사실 (아침)

	창희 앞에 파일을 내려놓는 수사관, 창희 파일 보면, <

천홍철, 뺑소니 	건> 이라는 제목 보인다.

한숨 쉬고 파일 넘기면, 홍철의 교통사고 현장 사진들이 보

인다.

창희, 굳은 얼굴로 보는데 E 핸드폰 벨소리. 액정 확인하고

는 받는 창희.

창희	예. 회장님...

도현	(F) 자네! 빨리 이쪽으로 좀 와야겠어! 지금 당장!

창희	(멈칫 하는 얼굴에서)

씬52. 	도현 집무실 (낮)

	들어오는 창희. 멈칫하고 본다. 검사가 도현과 뭔가 얘

기 나누다가 쳐다	본다.

창희	최선배가 웬일이십니까?

검사	(대꾸 않고 도현 보며)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하고 나가면)

창희	(나가는 모습 의아해 보고 도현 보며) 무슨 일입니까?

도현	일이 생겼어. 자네 차장이 일문이를 찍었어.

창희	예?

도현	윤정우가 일문이를 잡으려 한단 말이야! (하고 파일 하

나 던져 주면)

창희	(파일 받고 쳐다보면)

도현	자네가 이거 막아! 무슨 수를 쓰던 막으란 말야!

창희	(굳은 얼굴로 바라보는 데서)

씬53. 	인화 레스토랑 일각 (낮)

	강산, 와인 놓고 마시고 있는데 들어오는 인화.

인화	오빠! 일찍 왔네?

강산	(대꾸 없이 와인 잔 들어 마시면)

인화	뭐야? 대낮부터 웬 술이야?

강산	정확하게 말하면, 대낮부터가 아니고 어제 밤부터다.

인화	(옆에 앉으며)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강산	너는 왜 대낮부터 날 불렀냐?

인화	오빠, 이번 일요일에 뭐 해?

강산	일요일? 글쎄다... 나한테 일요일이 무슨 의미가 있겠

냐?

인화	그럼 나 아웃도어 프레젠테이션 하는데 오지 않을래?

강산	(게슴츠레 보면)

인화	아, 정말? 왜 이렇게 술 먹었는데?

강산	인화야...나.. 너한테 진짜 확 장가 가 버릴까?

인화	(놀라) 뭐야? 프러포즈를 무슨 이런 식으로 해? 이건

무효야! (하다가 아	쉬웠는지) 아니 이건 그대로 킵하고...(얼

굴 환해지며) 근데 진심인거야?

강산	아무려면 어떠냐? 진심은 어차피 안 통하는데...

	하고 다시 술 마시는 강산. 불안한 듯 보는 인화.

씬54. 	해양사업부 (낮)

	일문, 민경, 해주, 양대리를 비롯한 기술 개발팀 사람

들 모여서 회의 	중이다. 사람들 모두 서류를 보고 있다.

일문	그러니까 이대로 진행되면... 이상 없는 거지?

민경	네...

해주	(갑자기 손들고) 이거 자료가 바뀐 거 같은데요?

일동	(놀라 보면)

해주	지금... 드릴십에 들어가는 트러스터 프로펠러 회의 아

닌가요?

민경	내가 시작 전에 말했는데... 그걸 또 설명해 줘야 해요?

해주	그니까요. 지금 이 자료에 설명된 사양은 트러스터가

맞긴 한데...	

	컨테이너선에 달리는 사이드 트러스트인데요?

	사람들 일순 당황하고 서로 눈치 보는

해주	드릴십에 들어가는 트러스터는 아지무스 트러스터잖

아요?

	(일어서며) 팀장님, 제가 바뀐 자료 다시 가져오겠습니

다.

일문	(나지막하게) 나가...

해주	네?

일문	일어선 김에 나가라고... 어디서 아는 척이야?

해주	(자료 보이며) 아직 자세히 자료를 안 보신 모양인데

요... 이건 분명...

일문	(벌떡 일어나) 야!

민경	천해주 씨, 본부장님 말씀 못 들었어요? 나가요!

	다들, 나가라는 식으로 해주 쏘아보고 해주 어쩔 수 없

이 자료 손에 든 	채 나가려는데..

일문	야!

해주	(놀라 뒤돌면)

일문	그건 왜 가지고 나가는데? 우린 기술개발팀이라 다 보

안관련 문서라는 	거 몰라? 그걸 들고 밖으로 나가면 어떡

해! 개념이 있는 거야?

	해주, 다시 책상에 문건 놓고 나가고 나면, 모두 일문

을 본다.

일문	조팀장이 처리해! 앞으론 회의 못 들어오게!

씬55. 	해양 사업부 복도 (낮)

	복도 벽에 기대어 발로 툭툭 바닥을 차고 있는 해주.

강산이 약간 취해 	걸어오다가 본다.

강산	야! 땜쟁이!

해주	(놀라 주변 보고는) 아니, 회사에서 그렇게 부르면 어

떡해?

강산	(다가와) 뭐 하냐? 여기서?

해주	(찌푸리며) 술 마셨어?

강산	임마, 뭐 하냐고?

해주	회의하다가 쫓겨났어.

강산	쫓겨나? 왜?

해주	자료가 바뀌었길래 아니라고 했다가...

강산	이 자식들이......회의 내용이 뭐였는데?

해주	아지무스 트러스터 회의라고 들었는데... 회의 자료는

사이드 트러스터인	거야. 둘은 완전 다르잖아. 그래서 바뀌었

다고 했다가... 쫓겨났어.

강산	(굳어지며) 그거 이상하네. 확실해?

해주	(발끈하며) 오빠까지 나 안 믿어?

강산	하긴... 우주 최강 사부한테 배우는 제자가... 그런 걸

헷갈릴 리 없지.

해주	아무래도 이상해...

강산	(보면)

해주	어제 협력 업체도 몇 군데 들렸는데... 다들 하청 규모

에 비해 지급된 돈	이 적다고들 난리고... 본부장한테 직접 보

고했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어. 뭔가 나만 모르고 돌아

가는 분위기야. 아무리 내가 왕따라지만...

	하는데 듣는 강산이 갑자기 머리를 흔들고 손으로 뺨

을 때린다.

해주	왜 그래?

강산	아니.. 술 좀 깨려고! 그래 뭔가 있네! 요거 재미있네.

	(하고는 핸드폰 꺼내는 단축번호 누르는) 김비서님. 나

예요. 확인하나 좀 	부탁합니다.

해주	(의아한 얼굴로 보는 데서)

씬56. 	정우 차장 검사실 (낮)

	문 벌컥 열고 들어오는 창희. 정우가 앉아 있다가 놀

라 본다.

정우	무슨 일이야?

창희	일문이 잡으려 한다면서요? 왜 저한테 얘기하지 않았

습니까?

정우	(굳어지며) 누구한테 들었어?

창희	장도현 회장 본인한테서요!

정우	(놀라) 아니, 장회장이 어떻게?

창희	사람 제대로 쓰셨어야죠. 최검사가 스파이란 말입니

다!

정우	(굳어지며 보면)

창희	이거 덮으세요!

정우	그렇겐 못 해!

창희	대신에 장회장을 잡읍시다! 피라미 잡아서 뭐합니까?

	놀라 보는 정우. 결연한 얼굴로 마주 보는 창희.

씬57. 	도현 집무실 (낮)

	도현, 창 밖 보고 있는데 상자 들고 들어오는 최비서.

최비서	회장님... 가져 왔습니다.

	도현, 돌아보고 열어 보라는 눈짓하면, 상자를 여는 최

비서.

	안에 피 묻은 번호판과 홍철의 교통사고 현장 사진들

이 보인다.

	도현, 번호 판 집으려는데...

최비서	안 됩니다! 회장님..

도현	(보면)

최비서	지문이 묻을 수도 있습니다. (하고 장갑 주면)

도현	(장갑을 끼고 번호판 들어본다) 살인사건 공소시효가

몇 년이지?

최비서	개정이 되긴 했지만, 이 경우는 15년입니다.

도현	(말없이 번호판 보는 얼굴에서)

	

씬58. 	해양사업부 (낮)

	달순 열려진 문으로 손에 도시락 들고 들어오다가 멈

칫 본다.

	해주가 민경에게 혼나고 있다.

민경	내가 준 자료가 바뀌었느니 뭐니 하며 사람들 앞에서

개망신을 줘? 당신 	그렇게 잘 났어?

해주	회의시간에 주신 자료는 분명 드릴십에 장착하는 아지

무스 트러스터가 	아니고 사이드 트러스터였습니다. 잘못

된 자료로 회의하면 안 될 거 같	아 말씀드린 거였어요.

민경	너... 사이드 트러스터가 뭔지나 알아?

해주	사이드 트러스터는 입항시 벽면 고정을 위해 필요한...

민경	(말 자르며) 인터넷에서 떠도는 자료 긁어다 어설프게

공부한 모양인	데... 천해주씨, 우리 사무실에 당신 같은

중졸 없어. 최소 대학원 이상은 	나온 사람들이야. 어디서 가르

치려 들어?

해주	(참다못해) 저 고등학교도 졸업장만 못 받았을 뿐이

지... 고등학교 다	녔습니다. 자꾸 중졸이라고 못 박아 말씀

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제 나	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

고, 허투로 일할 생각도 없습니다.

민경	시끄럽고! 오늘부터 천해주씨 회의 들어오지 마! 주제

에 맞게 현장이나 	돌아다니란 말야!

해주	(화나 뭐라고 하려는데)

달순	해주야!

해주	(멈칫 돌아보고) 엄마?

	두 사람 시선 마주치는 데서.

씬59. 	천지조선 야외 일각 (낮)

	꽃밭같이 화려한 삼단 도시락 통 하나하나 열리고...

벤치에 앉아 있는 	해주와 달순 보인다.

해주	워메, 엄니가 싼 거 맞어라?

달순	사투리 튀어나오는 거 보니... 놀랐나 보네.

해주	어쩐 일이야? 구내식당 있는데, 이런 걸 다 싸오고...

달순	먹어 봐라.

해주	(반찬 하나 먹어보고는) 맛있다. 둘이 먹다 셋이 죽어

도 모르겠다.

달순	기집애, 음식 솜씨는 니가 제일이지? 어렸을 때부터 부

엌 들락날락 하면	서...

해주	아냐. 진짜 맛있다니까? 엄마도 먹어 봐...(하고 입에

넣어주려는데)

달순	됐어. 너나 많이 먹어.

	해주, 그래도 달순에게 김밥 하나 억지로 입에 넣어주

고 웃는데

	눈시울이 붉어지는 달순.

달순	그러고 보니.. 내가 너한테 도시락 싸 준 게 처음이지?

	어릴 때도 니 오빠 것만 싸주고...

해주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지... 나 그래도 친구 많아서 걔

들 밥 조금씩 뺏	어 먹다... 나중엔 배 터져 죽는 줄 알았

어.

	다시 신나게 도시락 먹는 해주. 그 모습 보며 끝내 눈

물 흘리는 달순.

달순	미안하다... 해주야. (끝내 눈물 쏟는)

해주	(놀라) 엄마... 왜...왜 그래?

	눈물 훔치고 하늘 한 번 쳐다보는 달순. 그런데도 해

주 얼굴 보자 다시 	눈물 쏟으며 해주 두 손 꼭 잡고 운다.

해주	갑자기 왜 이러냐고? 집에 또 누가 사고 쳤어?

달순	(고개 저으며) 내가 죽일 년이다... 너 어렸을 때부터

나한테 잘 보이려	고 반찬값 벌겠다고 달달거리며 병 주우

러 다니고 나물 뜯어 제키는 거 	다 알면서도 고생만 시키고..

나 같은 에미 안 만났으면 너...

해주	아, 그게 언제 적 얘긴데 그래? 진짜 왜 이래?

달순	나만 아니었으면 너 공부도 제대로 하고... 이 모양 이

꼴로 살지 않았을 	텐데... 남한테 설움 받지 않을텐데...나 때

문에 니가...

해주	(같이 울컥해지며) 엄마...

달순	해주야... 내가, 내가 니 엄마가 아니야...

해주	엄마...

달순	널 낳은 친 엄마가 아니라고. 이것아...

	놀라 보는 해주. 울며 보는 달순. 그들 모습에..

	(13부 엔딩!!)

 

.메이퀸   

.영화 & 드라마 대본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