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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퀸 16

	

씬1. 	도현 집무실 (낮)

	문 박차고 들어오는 도현. 창희가 얼어붙은 얼굴로 따

라 들어온다.

	대기하고 있던 최비서 보는 도현.

도현	가져와!

	최비서, 장갑 낀 손으로 일각에서 상자를 꺼내와 연

다. 그 안에서 피 묻	은 번호판과 교통사고 현장 사진들 꺼내

는 최비서. 창희, 굳은 얼굴로 	번호판 만지려는데... 제지하

는 최비서.

최비서	아버님 지문이 묻어 있습니다. 조심하시죠.

창희	(굳은 얼굴로 보다가 일순 웃으며) 이 사람들 안 되겠

군. 이런 조작으로	법망을 피해가겠다고? 내가 우습게 보여

요? (도현 보며) 이러면 가중	처벌 됩니다! 장도현씨!

	도현, 미소 머금고 최비서에게 눈짓하면, 녹음기 하나

꺼내는 최비서.

	재생 버튼 누른다. 흘러나오는 기출의 목소리.

기출	(F) 창희야... 아버지가... 아버지가 그 인간을 죽인 게

맞다. 15년 전, 트	럭으로 천병장을 죽였어... (울먹이는) 미

안하다... 미안해. 아버지가 살인	자야...

	창희, 멍한 얼굴로 듣고 있는데, 버튼 끄는 최비서.

창희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런 일이...

최비서	15년 전에 우연히 제가 트럭을 몰고 가는 박집사님을

본 적이 있죠...

	(인써트) 6부 씬 17. 석유화학공장 일각

	트럭 몰고 가는 기출의 얼굴을 본 최비서가 멈추고 갸

우뚱하는 모습.

최비서	(E) 이상하다고 생각했죠. 박집사님이 회사 트럭을 몰

일이 전혀 없었거	든요. 그런데 다음 날 신문을 봤죠. 부두에

서 뺑소니 사고가 났다는 기	사 말입니다.

	(인써트) 6부 씬47. 부두 일각

	홍철을 들이받는 기출의 트럭.

최비서	(E)그런데 이 양반, 사람을 죽이고 어지간히 당황한 모

양이에요.

	(인써트) 6부 씬51. 야외 일각

	울부짖으며 머리를 땅에 박는 기출의 모습.

최비서	(E) 바꿔치기한 번호판을 다시 바꿀 생각도 못 했으니

까요.

	제 정신이 아니었겠죠.

씬2. 	기출 집 거실 (낮)

	초조한 얼굴로 방안 서성대는 기출. 그 모습 위에...

최비서	(E) 다음 날, 입고된 트럭을 보고 저는 바로 이 사건이

박집사와 관련 	있다는 걸 알았죠. 회장님께 보고드렸더

니, 은밀히 조사해 보라고 하시	더군요. 조사해 본 결과, 번호

판의 천홍철씨의 혈흔, 박집사님의 지문 모	두 다 일치하는 거

였습니다.

씬3. 	도현집무실 (낮)

	충격에 빠진 창희를 보고 있는 도현과 최비서.

도현	니가 판도라의 상자를 연거야. 니가 날 몰아세우지 않

았다면, 이 일은 	영영 드러나지 않았을 거야.

창희	(핏발 선 눈으로 도현 보면)

도현	사람 앞일은 몰라서, 보험으로 묻어 둔 것이 이런 결과

가 돼서 유감이	다. 그래서 내가 너무 멀리 가지 말라고 당

부했잖아?

창희	왜... 왜 그랬대요?

도현	(보는)

창희	자백 녹음까지 했으면 이유를 말했을 거 아닙니까? 왜

죽였대요? 왜요!

도현	그건 직접 가서 들어 봐. 검사가 그 정도 진술은 들어

야지.

창희	(멍한 얼굴로 보는 데서)

씬4. 	천지조선 복도 일각 (낮)

	넋 나간 얼굴로 걸어 나오는 창희. 그 모습에..

	(플래시 백1) 10회 씬 14.

기출	(버럭) 소름 끼치니까 내 눈 앞에서 사라지란 말이야!

	(플래시 백2) 10회 씬 14.

기출	절대로 안 돼. 쟤를 만나려거든 차라리 아버지를 죽이

고 가라.

	

	(플래시 백3) 11회 씬 28.

기출	내가 지옥에 가서 모든 천벌 받을 테니, 그 아이하고

는 헤어져라.

	창희야...

	(플래시 백4) 15회 씬1.

기출	이 녀석아. 니가 이러면 아버지가 죽는다. 제발 이러

지 마라.

	(현재)

	비틀거리며 걸어오다가 벽을 짚는 창희.

씬5. 	카페 일각 (낮)

	커피 잔을 두고 마주 앉은 해주와 금희. 찬찬히 해주

쳐다보는 금희.

해주	(얼굴 만지며) 왜... 그러세요?

금희	너한테 미안해서... 불렀다.

해주	(무슨 말인가 보면)

금희	너, 일문이 회사 취직하던 날... 내가 너 찾아간 거 기

억하니?

해주	예... 그때 화장실에서...

금희	그래. 그때 많이 당황했지? 사실은 그때 니가 내 딸인

줄 알았어.

해주	(놀라) 네?

금희	엄마한테 무슨 이야기 못 들었니?

해주	무슨... 말씀이신지?

금희	내가 예전에 딸을 잃어버렸거든... 그때 딸아이 목에

도 덴 상처가 있었는	데... 지난번에 보니까 니 목에도 상처가

있더구나...

	해주, 자기도 모르게 목 뒤로 손이 가며, 침 꿀꺽 삼킨

다.

	금희의 뒤 테이블에서 등지고 신문을 보는 남자. 일문

이다. 순간 일문의 	핸드폰이 울리고, 일문 당황한 얼굴로 핸

드폰 들고 나간다.

해주	(무심히 일문 뒷모습 보고) 그래서 엄마한테... 가셨어

요?

금희	응... 근데 아니라고 하시더라...

해주	(불안하게 금희 보는)

금희	그래도 니가 자꾸 끌려 알아보니... 혈액형도 내 딸아

이와 다르더구나. 	니 혈액형 AB형 맞지?

해주	네...

금희	오해해서 미안하다. 너희 어머니께도... 여하튼 이것

도 인연인데 앞으로	도 잘 지냈으면 해. 박 집사님은 내가 잘

설득해 볼테니... 창희랑 얼른 	결혼해라. 우리 집에 들어오

면 내가 딸처럼 보살펴 줄게.

해주	고맙습니다.

금희	근데 참 이상하지? 그런 인연 때문인지 네가 정말 남

같지가 않네...

	자세히 보면 나 닮은 거 같기도 하고...

해주	그럴 리가요...제가 어떻게 사모님하고...

	말없이 미소 머금고 보는 금희. 해주, 당혹스런 얼굴이

다.

	

씬6. 	해양사업부 복도 (낮)

	해주, 생각에 잠겨 복도를 걸어오는데...

인화	야! 천해주!

	해주, 돌아보면 인화가 서 있다. 굳은 얼굴로 다가오

는 인화.

해주	인화야. 너 산이 오빠하고...

	하는데 그대로 해주의 뺨을 후려치는 인화. 해주 놀라

보는데,

	인화 다시 뺨 때리려고 하면 그 손 붙잡는 해주.

해주	왜 이래! 너!

인화	야! 너 지금 양다리 걸치는 거야?

해주	그게 무슨 말이야?

인화	내가 너 오피스텔 다니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어!

해주	그건 니가 허락했잖아!

인화	일 하라고 허락했지! 누가 산이 오빠 너 좋아라고 허락

한 줄 아니!

해주	뭐? (하고 손 놓으면)

인화	창희오빠랑 결혼한다고 하던 애가 산이 오빠 만나서

마음 흔들어 놓고...	그거 내가 보기에는 어장관리거든!

해주	(표정 굳는) 그런 거 아니야.

인화	아니긴 뭐가 아냐! 너도 산이 오빠가 너 좋아하는 거

알았지? 박창희는 	박창희대로 옆에 끼고서 산이 오빠가 너

좋아하는 거 알면서 이용해 먹	은 거잖아!

해주	(버럭) 아니라고 했잖아!

인화	웃기시네! 그럼 뭔데? 순수하게 설계를 배우고 싶으셨

다? 설계가 배우고 	싶으면 니가 돈 벌어 배우든가! 돈 없음 내

가 준다고 했잖아! 난 너 같	은 애들이 젤로 싫어! 양 손에

다 쥐고 착한 척 하면서 결국 둘 다 안 	놓겠다는 거잖아!

해주	너 때문에 몇 번이나 거절했었어. 하지만 이건 정말 일

이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구!

인화	무슨 일? 남자 꼬시는 일?

해주	산이 오빠 드릴십 프로펠러 만들고 싶어해. 그리고 그

일에 내가	필요	하다고 했어. 나도 어릴 적 꿈이었던 드릴

십 프로펠러를 내 손으로 	만들고 싶다고.

인화	(노려보며) 그럼 산이 오빤 어쩔 거야? 산이 오빤 니

가 좋다는데!

해주	(보다가) 알았어. 그럼 안 갈게.

인화	가고 안가고 문제가 아니란 말이야! 니가 진짜 산이 오

빠에게 맘이 없다	는 걸 증명해!

해주	(보면)

인화	니가 직접 산이 오빠 만나서 제대로 해명하고 정리하

라고!

해주	(말 못하고 보는 데서)

씬7. 	도현 집 인화 방 (낮)

	인화 울면서 방으로 들어오더니 침대에 털썩 쓰러지

듯 눕는다.

	엉엉 소리 내며 서럽게 우는데 따라 들어오는 금희, 인

화 옆에 앉아서

금희	인화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인화	(그저 울기만 하고)

금희	인화야. (다독이면서) 무슨 일인지 말을 해야 알지.

인화	(벌떡 일어나 앉으며 무슨 말인가 하는데 울음에 먹히

는)

금희	차근차근.... 응? 울음 좀 참고 말을 해 봐!

인화	(울음 참으려고 눈물 머금으며) 오빠가.. 산이 오빠가..

(하다가 이내

	다시 눈물 북받쳐서 꺼이꺼이 우는)

금희	(한숨 내쉬며 인화 껴안고)

인화	엄마...엄마... (계속 우는데서)

금희	(다독이며) 그래... 엄마가 산이 좀 만나볼게. 그러니

까 울지 마. 착한 내 	딸... 울지 마.

인화	(서럽게 우는데서)

씬8. 	기출 집 거실 (낮)

	문 열고 들어오는 창희. 기출이 퀭한 눈으로 앉아 있다

가 창희 보고 일	어난다. 말없이 소파에 가 앉는 창희.

기출	창희야...

창희	(가라앉은 목소리로) 사실이에요?

기출	(보면)

창희	해주 아버지 살해한 거 말이에요...

기출	다... 들었냐?

창희	이유가 뭐에요?

기출	(말 못하고 울먹이면)

창희	살인은 동기가 있잖아요. 살인했기 때문에 해주 못 만

나게 한 건 결과	구요. 그 분... 왜 살해하셨어요?

기출	시... 실수였다.

창희	실수요?

기출	실수로 해주 자전거 피하려다가... 그만 죽어 버렸어..

창희	그런 분이 번호판까지 바꿔 달고 뺑소니를 쳤어요? 진

짜 이유를 	말해 	보라구요!

기출	(말 못하고 보면)

창희	아버지.... (울컥해지며) 아버지라고 부르기 싫지만..

지금 나 부르고 있는 	거예요... 왜 그랬어요! 왜요! 왜!

기출	그, 그 자가 협박을 했다.

창희	협박?

기출	나한테 돈을 뜯으려고 울산에 온 거야. 그놈은 악마 같

은 놈이었어. 평	생 나를 괴롭힌 자였어! 회장님 돈을 훔쳐

서라도 자기에게 달라고...

창희	거짓말 하지 마세요!

기출	거짓말이 아니다!

창희	내가 바본 줄 아세요? 해주한테 하늘만큼 큰 사랑 주

고 간 분이라고 들	었어요! 그런 사람이 악마라고? 지금 진짜

악마가 누군데!

기출	못 믿어도 좋다! 하지만 사실이야! 그래! 네 눈엔 내가

악마처럼 보일지 	몰라도, 나도 자식인 너만큼은 애지중지

키웠다! 그 인간도 똑같았던 거	야! 그 집구석에선 천사 같은

에비였는지 몰라도, 나한테는 죽이고 싶은 	악귀였단 말이다!

창희	믿을 수 없어요! 다른 이유를 말하라구요!

기출	사람까지 죽인 마당에 내가 거짓말해서 뭘 해! 너 이

걸 봐라!

	갑자기 일어나 바지를 벗는 기출. 다리에 총상이 드러

난다.

기출	이 총상 기억 하냐? 군대 있을 때 입은 이 총상! 누가

쐈는지 알아?

창희	(보면)

기출	그놈이 쏜 거야! 그냥 내가 밉다는 이유로! 그 자는 사

람이 아니었다! 울	산에 와서도 돈을 내놓지 못하면, 널 죽이

겠다고 협박했어! 널 살리기 	위해서 나도 어쩔 수 없는 선

택을 했단 말이야!

창희	아버지 말은 단 한마디도 믿지 못하겠어요...

기출	창희야...

창희	하지만 결과는 같네요. (울며) 아버지는 내 인생을 망

가 뜨렸어요..세상	에서 가장 아끼는 내 여자의 아버지를 죽

였다구요!

기출	창희야... 나도, 나도 무서웠다. 얼마나 오랜 세월 죄책

감에 시달린 줄 아	냐? 나도 죽고 싶었다... 니가 나를 용서할

수 없다는 거 알어...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믿어다

오...

	바닥에 주저앉으며 우는 기출. 멍하니 보다가 돌아서

는 창희.

씬9. 	창희방 (낮)

	창희, 들어와 멍하니 서 있는데, E 핸드폰이 울린다.

창희 보면, ‘차장 	검사님’ 이 떠 있다.  보다가 배터리 빼는

창희. 잘 빼지지 않자, 바닥에 	내동댕이친다.

씬10. 	창희 검사실 (낮)

	굳은 얼굴로 핸드폰 들고 있는 정우.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멘트 나오	고, 녹음 멘트가 흘러나온다. 녹음하는 정

우.

정우	박검사! 어떻게 된 거야? 이틀 안에 구속 영장 발부받

아야 하는 거 몰라	? 근데 피의자를 데리고 어디로 간 거야!

연락도 안 되고! 이거 듣는 즉	시 나한테 연락해!

	녹음 버튼 누르고 불길한 얼굴 되는 정우.

씬11. 	정우 집 마당 (낮)

	해주, 어두운 표정으로 마당으로 들어선다.

	마루에서 걸레질 하고 있는 달순을 빤히 바라보는 해

주

달순	(걸레질 하며 돌아서다 해주보고) 웬일로 밝을 때 들어

오냐?

해주	(말없이 보는)

달순	왜 그래?

해주	엄마...할 얘기가 있어.

달순	(의아한 얼굴에서)

	

씬12. 	동 안방 (낮)

	해주 들어와 앉고 따라 들어와 앉는 달순. 해주, 말없

이 달순을 보기만 	한다.

달순	뭔데 이렇게 뜸을 들여?

해주	엄마... 지난번에 왜 거짓말 했어?

달순	무슨 소리야?

해주	인화 어머니...거제에 찾아가셨다며? 근데 왜 안 왔다

고 했어?

달순	(놀라 눈 커지는데)

해주	인화 사업 설명회 갔다가 잠시 만나고 오는 길이야.

달순	무... 무슨 소릴 하대?

해주	잃어버린 딸 이야기 하던데.

달순	(침 꼴깍 삼키는)

해주	내가 당신 딸인 줄 알았대. 엄마한테도 물어봤지?

달순	(울컥) 그래 물어봤다! 왜? 또 뭐라하대? 엉뚱하게 내

딸을 지 딸래미라	고 하는데 (기 막혀하며) 아무리 귀에 걸

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	라도 말이 돼야 들어주기라도

하지.

해주	(달순 애잔하게 보는)

달순	왜 내 딸래미를 지 딸래미라고 우겨 우기긴! 하도 얼척

이 없어서 말 안	했다. 왜? 지금도 지 딸이라고 우기대?

해주	아니...확인해 봤는데 아니래.

달순	(놀라는) 아...아니래? 뭐가 아니래?

해주	혈액형 말이야. 내 혈액형이...나올 수가 없대.

달순	그래? 뭐...(눈치 보며) 이제라도 확인했다니 다행이

네.

해주	엄마는...

달순	(보면)

해주	(어렵게) 나 낳은 엄마 본 적 있어?

달순	(짜증나는) 없다고 했잖아!

해주	지금 살아는 있는 거야?

달순	몰라! 니 아버지 말로는 병 얻어서 죽었다고 하더라.

뭐 그러니까 널 데	려 온 거겠지!

해주	그래...그렇구나...

달순	(해주 표정 살피며) 왜? 갑자기 친엄마를 찾고 싶어진

거야?

해주	(어색하게 웃으며) 아니. 말했잖아. 나한테 엄마는 엄

마뿐이라고.

	불안하게 보는 달순. 미소 지어 보이는 해주.

씬13. 	강산 오피스텔 (낮)

	E 차임벨이 울린다. 침실에서 나오는 강산.

강산	누구세요?

	하다가 모니터에 떠 있는 금희 얼굴 보고 곤혹스런 얼

굴 된다. 잠시 망	설이다가 도어록 여는 강산. 들어오는 금

희.

금희	있었구나.. 전화를 안 받길래 왔어..

강산	들어오세요..

금희	(들어와 두리번거리다가) 할아버지하곤 따로 사니?

강산	예... 좀 앉으세요.

	의자에 가 앉는 두 사람.

강산	뭐 마실 거 좀 드시겠어요?

금희	아니야. 그보다 내가 왜 왔는지 알겠어?

강산	예... 할 이야긴 인화한테 다 했는데...

금희	인화는 울기만 하고 통 말을 안 해서.... 너, 인화가 싫

은 거야?

강산	싫은 게 아니라, 제겐 여자 같지가 않아요. 너무 어릴

때부터 봐와서 	그런지 그냥 여동생 같아요.

금희	그러다가도 만나 보면 마음이 변할 수 있잖아?

강산	그럴 일 없습니다. 인화는 제가 사랑할 여자가 아니에

요. 이건 번복되지 	않을 겁니다. 죄송합니다.

금희	혹시 강회장님하고 인화 아빠 과거 일 때문에 그러니?

강산	그것도 전혀 영향이 없진 않죠. 솔직히 인화나 어머님

은 몰라도, 장회장	님이나 일문이는 오래 얼굴 보고 싶지 않

은 사람이거든요.

금희	(보고는 한숨 쉬고) 그래. 당사자가 싫다면 할 수 없

지. (일어나며) 너 	생각보다 냉정하구나.

강산	(같이 일어나며) 죄송합니다.

금희	(문 쪽으로 가려다가 보며) 니 부모님들은 그렇지는 않

았는데...(하고 도	어록 열려는데)

강산	(안색 변하며) 잠깐만요!

금희	(보면)

강산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저희 부모님을 아세요?

금희	그래. 좀 안다.

강산	아니, 어떻게요?

금희	예전에 내가 일본에 살았을 때...내가 알던 분하고 니

아버지가 친구셨	어.

강산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아버지는 뭐하는 사람이

었어요?

금희	(보는) 할아버지가...말씀 안 해주셨어?

강산	예! 안 해 주셨어요! 뭐하던 분이셨어요?

금희	일본에서 유학 중이셨지. 조선관련해서.

강산	그럼 엄마는요? 엄마가 용접공이었다는 건 맞아요?

금희	글쎄... 그건 모르겠고...나중에 같이 교통사고 당했다

는 이야기만 들었	어. 나도 식사만 몇 번 해서 자세히는 몰

라.

강산	어머님이 일본에서 알던 분은요?  그 분 좀 만나 뵐 수

있을까요?

금희	(표정 어두워지고) 그분도... 돌아가셨어.

강산	그럼 혹시 그분 성함이라도 알 수 있어요? 그분을 찾다

보면 부모님한테

	닿을 수 있을 거 같아서요.

금희	(잠시 망설이다가) 윤학수박사라고... 석유학자셨어.

강산	(놀라는) 윤학수 박사라구요?

씬14. 	해풍 공업사 (낮)

	혼자 쓸쓸하게 라면에 소주마시고 있는 대평,

	그 옆에 앉는 강산, 소주잔 앞에 놓고 소주 부어 입안

에 털어 넣는다.

대평	와 또? 뭔 일 있나?

강산	아버지가 윤학수 박사란 분하고 친구셨다면서요?

대평	(잠시 멈칫) 어데서 들었노?

강산	할아버지. 이젠 이야기 좀 해주세요. 알고 싶다구요.

대평	말하기 싫다는데 와 이라노! (술 마시고)

강산	왜 말 안 해주시는 건데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

래 30년 넘게 입을 	봉하고 계신 거냔 말이에요!

대평	(술잔 탁 내려놓으며) 알고 싶나! 그래! 니 어메 니 말

마따나 용접공이었	다. 그래가 내 결혼을 반대했드니만 저그

들끼리 결혼식 올맀다! 와?

강산	(멍하니 보는)

대평	그놈들 꼬라지도 보기 싫어가 말 안해준기다. 그란데

피는 못 속인다고 	니도 똑같구마! 용접공이나 좋아하고.

강산	(멈칫 보고) 어떻게 아셨어요?

대평	일마야. 나이는 괜히 묵는지 아나? 척하면 삼척이제.

문디 자석!

강산	(술잔에 술 채워 술 마시는)

대평	그래. 니도 니 애비처럼 내가 반대하면 너그들끼리 결

혼식 올릴끼가?

강산	(술잔에 술 채우며) 할아버지가 찬성해도 (술 마시고)

결혼식 같은 거

	할 수도 없어요.

대평	(심각하게 보는) 와? 가가 니 싫다카드나?

강산	(피식 웃고) 와! 우리 아버지 멋있는 사람이었네? 나

는 안 되는 것도 척	척 해내시고! (하늘 보며) 비결 좀 가르쳐

주세요! 아버지!

대평	일마가? 벌써 취했나? 와 이카노?

	강산, 하하 웃다가 술 마시고 그런 강산을 아프게 보

는 대평.

씬15. 	학원 앞 (낮)

	명품 원피스에 명품구두를 신은 영주가 학원에서 나온

다.

	다른 한손에 든 큰 쇼핑팩엔 청바지, 면티, 백 팩이 들

어있다.

	유리창에 자신의 모습 비춰보면서 만족스러워하는 영

주.

	이때 크락션 소리 울리고, 돌아보는 영주, 일문이 창

문 내린다.

	

일문	어이! 잘 있었어?

영주	(알아보고 안색 변하는데)

일문	타!

영주	(흥! 하고는 그냥 걸어가면)

일문	(영주 앞에 차를 끼익 세우고 내린다) 야! 타라고 한 소

리 안 들려?

영주	(째려보며) 매너는 어디 은행에 저당 잡히셨어요? 왜

타라 마라야?!

일문	(기 막혀 보더니 내려서 차문 열어주며) 타시죠?

영주	(새침하게 일문 보더니 공주처럼 걸어가 뒤쪽 문 열고

올라타는)

일문	야...너..

	도도하게 앉아서 시선 딴 데 보는 영주. 피식 웃고 운

전석에 타는 일문.

씬16. 	동 레스토랑 일각 (저녁)

	웨이터들이 테이블 위를 화려하게 음식들로 세팅하면,

	영주, 눈이 휘둥그레졌다가 일문보고는 다시 새침하

게 표정 바꾼다.

	

일문	(스테이크 먹으며) 먹어봐. 보기보다 훨씬 맛있을 테

니.

영주	근데 왜 절 여기 데려오신 건데요? 저 바빠요!

일문	날라리 재수생이 뭘 그렇게 튕겨?

영주	나름 저도 스케줄이라는 게 있다구요!

일문	(와인잔 들이키며 영주 훑어보는) 훔친 돈으로 쇼핑

잘 했나보네?

영주	(포크 탁 내려놓고) 우리 언니가 돈 다 갚아줬다면서

요? 이건 원래 제 	거에요! 어따 대고 훔친 돈이래?

일문	(피식 웃더니 테이블 위에 명품백 올려놓는)

영주	(눈이 휘둥그레져서 명품백 집어보다가 얼른 내려놓

고) 뭐예요 이거?

일문	알 텐데? 너 이거 사려다가 니가 훔친 내 수표가 발각

된 거잖아.

영주	(표정 뚱한)

일문	그냥 말하지 그랬어? 그럼 내가 사줬을 텐데...

영주	(놀래서 보는)

일문	야! 우리 정식으로 사겨보지 않을래?

영주	(어이없다는 듯) 아저씨 나이 엄청 많지 않아요?

일문	서른 하고 하나?

영주	(눈 커지며) 우아.. 완전 삭았잖아?

일문	뭐?

영주	돈 좀 있으면 단가? 20살 꽃띠인 저한테 아저씨는 완

전 환갑이거든요!

일문	(영주 손 슬쩍 잡으며) 호텔방까지 따라왔으면서 튕기

기는 뭘 튕겨?

	니가 튕겨봤자 껌 값이 금값 되는 것도 아니고 값나갈

때 잘..

영주	(포크로 일문 손등 찍어버리는) 저 그렇게 쉬운 여자

아니라구요!

일문	(아파서 손 감싸 쥐는데)

영주	(벌떡 일어나며) 그쪽이 나 술집여자 취급해서 돈 훔친

거였거든! 정말

	우끼는 짬뽕이야. 어디서 먹다버린 대추씨처럼 생겨가

지고선!

씬17. 	거리 일각 (밤)

	영주, 옷매무새 가다듬으며 콧방귀 뀌고 걸어가는데,

	일문, 영주 팔목을 낚아챈다.

영주	왜 이래요?

일문	야! 하나만 물어보자. 니 언니, 친 언니 맞냐?

영주	뭐야? 이 아저씨...진짜 열라 웃긴 짬뽕이다.

일문	(화난) 뭐 이런 기지배가 다 있어? 잘해주니까 만만해

보여?

영주	(뿌리치며) 이거 놔요!

일문	어디 거지같은 거 하나 구제해 줄려고 했더니..

영주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살려주세요. 치한이에요. 살려

주세요!

	사람들 지나가다가 두 사람 쳐다보면, 일문 어찌할 바

모르는데

	사람들 웅성거리다가 두 사람 쪽으로 다가온다.

	일문, 당황해 영주 잡았던 손 얼른 놓으면, 	영주,

막 뛰어가다가 돌아보	고 “메롱!”하고는 도망친다. 일문, 기막혀

서 쳐다보다가 이내 어이없어 	피식 웃는데서.

씬18. 	포장마차 (밤)

	달순, 설거지하다가 문득 생각한다.

달순	어떻게 된 거야? 사진하고....옷은 틀림없었는데... 딸

이 아니라고?

	귀신에 홀린 것도 아니고... 뭐야? 대체?  (하는데)

해주	(들어서며) 뭘 그렇게 중얼거려?

달순	(멈칫 보고) 어... 왜 나왔냐?

해주	교대 해야지. (팔 걷어 부치며) 엄마 들어가서 쉬어.

달순	아, 됐으니까 너나 들어가 자.

해주	내가 한다니까? (하다가 설거지 물 튕기고)

달순	이놈의 기집애가? 구정물을 어따 튕겨? (하고 물 뿌리

면)

해주	어어? 해 보자 이거지?

	해주, 물 뿌리는데 달순, 호스 채 들고 해주에게 물 뿌

린다. 깔깔거리고 	물장난 하는 모녀 모습에서.

씬19. 	동 일각 (밤)

	일각에서 해주를 멍하니 보고 있는 창희. 불빛 아래 물

보라 맞으며 피해 	다니는 해주의 모습이 한없이 아름답게 보

인다. 글썽한 눈으로 보는 창	희. 돌아선다.

씬20. 	등대 일각 (밤)

	불 켜진 등대 아래서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창희,

그 얼굴에 다음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간다.

	

	6부 씬26 자전거 타다가 넘어지며 엉키는 해주와 창희.

	7부 씬4	장례식장에서 창희 품에 안겨 우는 해주.

	8부 씬8 도현집 정원 이불호청 털다가 창희 가슴팍에

안기는 해주.

	9부 씬5 바닷가 일각, 해주 업고 걷는 창희.

	12부 씬42 암각화에서 두 손 맞잡고 마주보는 해주와

창희.

	14부 씬46 호텔에서 창희 품에 안겨있는 해주

	

	주먹 움켜쥐는 창희. 비명 같은 절규를 내지른다. 소

리 지르다가 끝내 	허물어지는 창희. 흐느껴 우는 모습에서

F.O.

씬21. 	검찰청 전경 (F.I- 아침)

정우	(E) 무슨 소리야?

씬22. 	차장 검사실 (아침)

	책상 앞에서 벌떡 일어나는 정우. 그 앞에 서 있는 창

희.

창희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정우	이 친구가? 정신 나갔어! 압수수색 체포영장 받아내려

고 얼마나 노력한 	줄 알아? 이제 고지가 눈앞인데 무혐의라

니!

창희	....

정우	이거 박검사가 자신 있다고 해서 시작한 일이야! 근데

이제 와서 무슨 	헛소리야? 구속 요건 충분하다고 했잖아!

장도현이 뒷덜미 잡는 거 시간	문제란 말야!

창희	죄송합니다.

정우	너 왜 이래? 압력 받았어? 그 정도는 각오했잖아! 내

가 막아 준다니까 	왜 겁먹었냐고!

창희	(말없이 묵묵히 서 있고)

정우	좋아! 니가 못 하면 내가 할게. 그간 취합한 자료 다 가

져 와.

창희	무혐의 처분 난 것이라, 압수목록 모두 반환했습니다.

정우	뭐?

	일순, 일그러지며 나오는 정우.

정우	너 이제 보니... 장도현이한테 넘어 갔구나! 이 나쁜 놈

의 자식!

	그대로 창희의 턱을 후려갈기는 정우. 쓰러졌다가 일

어나는 창희.

정우	왜 그랬어? 돈이야? 자리 약속이야? 뭘로 넘어간 거야!

창희	(말없이 주머니에서 사직서 꺼내 책상에 올려놓는다)

정우	야! 박창희?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창희	저는... 검사 자격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고개 깍듯

이 숙이고 나가면)

정우	(사직서 들어 보다가) 야! 박검사! 박창희! 거기 안 서!

임마!

	창희, 뒤돌아보지도 않고 문 닫고 나가면, 정우, 어이

없어 보는 데서.

씬23. 	도현 집무실 (낮)

	창희 들어오고, 도현, 책상에 앉아 창희를 본다.

도현	(일어나며) 아이고, 박검사... 압수목록 돌려 준 거 고

마워...

	창의, 말없이 다가와 무릎을 꿇는다. 멈칫 보는 도현.

창희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도현	(창희 쪽으로 다가오며)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계란

이 깨지는 건 당연	한 일이겠지? 그래도 바위엔 흠집 하나 안

남는 게 세상이치야.

창희	제가 상대를 몰라보고 함부로 덤벼든 거 뼈저리게 느

꼈습니다. 그래서 검사직도 사표를 냈습니다.

도현	그래? 그럴 것 까진 없었는데...

창희	저희 인연은 여기서 끝내도록 하죠. 빠른 시일 내에 아

버지랑 이사하겠습니다. (인사하면서) 그럼 안녕히 계십쇼. (돌아

나갈려다가)

도현	박창희! 너 뭔가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내가 날 물어

뜯으려던 늑대를 함부로 집밖에 풀어놓을 것 같데!! 난 죽을 때까

지 있으면서 날 주인으로 섬기면서 날 배신한 대가를 두고두고 지

불 해야되!! 니가 판단할 수 있는 건 없어 (창희에게 다가간다) 아

시겠어요. 무슨 말인지? (뺨을 만지면서) 살인자의 아들~

	창희, 주먹 쥔 손 떨리고, 만족한 미소 머금는 도현.

씬24. 	동, 복도 (낮)

	창희, 복도를 힘없이 걸어오는데, 저 쪽에서 걸어오는

해주 발견하고 다	른 편으로 숨는다. 이를 모르고 지나가는

해주. 창희, 벽에 기대어 괴로	운 듯 눈 감고 있다.

씬25. 	동, 본부장실 (낮)

	해주에게 커피 잔 내미는 일문.

일문	마셔.

해주	괜찮습니다.

일문	상사가 마시라면 마시는 거야.

해주	(멈칫 보고 커피 마시면)

일문	니가 창희한테 힘 좀 쓴 거냐?

해주	(잔 내려놓으며) 그렇지 않습니다.

일문	하긴... 창희가 그런 사적인 부탁 들어줄 놈은 아니지.

배은망덕한 놈...감히 지가 우리를 쳐?

해주	(보고 말 못하는데)

일문	혹시... 강산이한테 연구비 얘기 들은 거 있어?

해주	연구비요? 그런 얘기는 들은 적이 없는데?

일문	그래?

	하는데 문 열고 들어오는 강산.

강산	(귀 후비며) 아~ 누가 내 얘기하나? 왜 이렇게 귀가 간

지러워.

	놀라 강산을 쳐다보는 해주와 일문.

강산	야, 내 뒷담화 하고 있었던 거 아니지?

일문	(약간 당황) 무슨 일이야?

강산	천해주 씨, 뭐해요? 일하러 가야지. 본부장이랑 뭐 할

얘기 있어?

일문	아니야. (해주 보고) 끝났어. 나가 봐.

	해주, 인사하고 나가면, 강산도 함께 나가려다가 돌아

선다.

강산	참, 축하한다. 천지조선 무혐의 처리 됐다며? 니 일까

지 잘 무마된 	거냐? 너 은근 운 좋다. 짜식~

	윙크하고 나가는 강산. 일문 노려보다가 해주가 마시

던 찻잔 들어서 살	펴본다.

			

씬26. 	조선소 배 위 일각 (낮)

	안전모 쓰고 배 위에 올라온 해주와 강산. 해주가 우울

한 얼굴로 배 가	장자리로 가 답답한 듯 먼발치에 눈을 두

는데... 화들짝 놀래는 강산, 해	주 가까이 가려다가 무서운

듯 주춤 뒤로 물러서는

강산	(약간 떨리는) 야, 너 일을 하려면 배 안을 봐야지. 왜

밖을 봐!

해주	(뒤돌아보며 얕은 한숨) 잠깐 숨 좀 돌리고... 일하자.

	

	다시 몸 돌려 이젠 아예 난간에 몸을 기대고 허리 숙

여 밑을 보는 해주

강산	(질겁하며) 야, 떨어져! 너 보는 것만으로도 현기증 난

단 말야. (어딘가	를 붙잡고 다리 후들거리는) 어디 보험이

나 들어두고 그러는 거냐?

	해주, 뒤돌아보니 강산이 벌벌 떠는 거 보이자 피식 웃

는

	짓궂게 더 허리 굽히며 발 살짝 올리는... 그러자 앞으

로 더 기우뚱 	하는 해주. 강산 기겁을 하고 달려와 해주

난간에서 떼어내 밀어버리는

강산	너 나한테 감정 있어? 그럼 말로 해! (과장되게 눈 부

라리며) 폭력은 물	론이고 이따위 시위, 협박은 사절이다, 응?

	그러다가 뒤돌면 난간과 가까이 있는 자신을 발견하

고 화들짝 놀라 얼	른, 해주 옆에 달라붙는 강산. 귀엽다는

듯 피식 웃는 해주.

씬27. 	조선소 일각 (낮)

	배를 뒷전에 두고 걸어오는 강산과 해주.

강산	데릭 시추탑은 알아보니... 잘 진행되고 있다 하고, 이

제 아지무스 트러	스터만 천지조선에서 개발하면 되고... 이

대로 진행되면 명명식은 언제쯤 	할 수 있을까?

해주	인화는 만나 봤어?

강산	지금 일하는 중이야. 인화 얘기가 여기서 왜 나와? 천

해주씨 공과 사 	구분 못 하는 사람이었어?

해주	아무리 오래 떨어져 있었어도... 인화 내 친구야. 근데

오빠가 이러면... 	내가 인화한테 너무 미안해져.

강산	야! 니들 무슨 자매냐? 누가 들으면 어릴 때부터 엄청

친한 사인 줄 알	겠다?

해주	....

강산	그리고 니가 왜 미안해야 하는데?  내 맘이 그렇다는

건데... 니가 왜 미	안해? 너도 나 좋아해? 아니잖아. 그냥 든

든한 오빠면 좋겠다며?

해주	인화가 상처받았잖아?. 근데 내가 어떻게 신경을 안

써? 그게 어떻게 나 	때문이 아니라고 할 수 있어? 오빠가 나

를...(차마 말 잇지 못하는) 	나 앞으로 오피스텔 안 갈 거

야.

강산	지금 설계 안 배우겠다는 거야?

해주	인화한테 상처 주면서까지 배울 마음 없어.

강산	참... 눈물 난다,. 눈물 나. 감동의 도가니다. 박수쳐 주

자, 누가 그럴 거 	같으냐?

해주	비꼬지 마. 여자들한테도 우정이 있어.

강산	난 궁금한 게... 너 이렇게 약해 빠져 가지고 어떻게 여

기까지 왔냐?

해주	(보면)

강산	너, 배 만드는 게 꿈이라며? 제대로 공부해 보지 못한

게 한이라며? 	근데 이것저것 다 따지고 신경 쓰면서 무

슨 일을 하겠다는 거야? 니 꿈	이 그리 만만한 거였어, 너한

테?

해주	누가 만만한 거래? 그렇지만...

강산	그렇지만 뭐? 내가 너랑 연애하제? 결혼하제? 창희 어

디다 멀리 던져 놓	고 너 납치라도 하겠데? 너 좋아하는 맘은

나도 어쩔 수 없으니까... 그	것 가지고 	뭐라 하지 	마.

내 맘이니까! 설계 안 배우겠단 소리도 하지 	마! 그 말 다시 들

으면 정말 화날 거 같으니까!

해주	어떻게 상대방 입장은 조금도 생각 안 해?

강산	그래! 나 원래 그런 놈이야! 내 마음대로 살지만, 일은

양보 안 해! 독	해지지 않으면 살아나는 세상인 거 같아?

까불지 말고 정신 차려!

	하고 돌아서 저만치 앞서 가는 강산. 이를 보는 복잡

한 표정의 해주.

씬28. 	인화 방 (낮)

	인화 침대에 모로 누워 있고, 금희 들어와 침대 옆에

앉는다.

금희	인화야...

인화	(멈칫 보고 일어나며) 산이 오빠 만나봤어?

금희	그래....

인화	오빠가 뭐래? 엄마가 오빠 잘 설득해 봤어?

금희	산이... 포기해라. 인화야...

인화	엄마까지 왜 이래? (울며) 내가 산이 오빠 얼마나 좋아

하고 그리워했는	지 엄만 잘 알잖아!

금희	산이... 완강하더라. 넌... 자기 결혼상대가 아니래. 사

람 맘 그리 쉽게 돌	릴 수 있는 게 아니잖아. 그러니 빨리 포기

해. (인화 얼굴 어루만지며) 	너 아파하는 거 더 이상 못 보

겠다. 빨리 정리할수록... 덜 아파.

인화	그렇게  쉽게 돌릴 수 있는 거면... 진작에 포기했지!

엄마는 오빠 설득 	안 하고, 왜 날 설득하려고 해?

금희	인화야.

인화	나도 안 돼. 안 된다구... 산이 오빠 포기 못해!

	인화, 엉엉 울고 그런 인화를 아프게 보는 금희.

씬29. 	차장 검사실 (낮)

	찻잔 놓고 마주 앉아 있는 강산과 정우.

정우	선주감독관이면 조선 전문 아닌가? 근데 뭣 때문에 우

리 형님 같은 석유	학자한테 관심을 두나?

강산	형님 죽음에 대해서, 당시 우리 정보부는 뭐라고 발표

했습니까?

정우	말 그대로 의문사야. 현장 이야기는 외울 만큼 들었

어. 당시 일본주재 	정보부 책임자가 장도현씨였으니까...

강산	(놀라) 장도현이라구요?

씬30. 	도현집무실 (낮)

	금고를 여는 도현. 안에서 마이크로필름을 (1회)을 꺼

내, 대륙붕 지도 	앞에 선다. 7광구 바라보는 도현 얼굴 위

에, 1회, 학수를 총으로 쏘고 	기출에게 마이크로필름을 뺏

던 장면이 떠오른다. 7광구 보며 눈 번뜩이	는 도현 모습 위

에...

정우	(E)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

씬31. 	차장 검사실 (낮)

	강산 바라보는 정우.

정우	나도 예전엔 장도현을 의심해 봤는데, 그 사람은 아니

야.

강산	어떻게 단정하십니까?

정우	우리 형수님이 증인이고, 당시 정보부 요원들의 증언

도 한결 같았어. 장	도현은 형님을 구하려고 했던 사람이야.

강산	근데, 요즘 그 장회장이 7광구에 관심을 두고 있다더군

요..

정우	나도 봉희... 아니, 천지조선 시추팀장한테 들었어. 근

데 쉽지 않을 걸?

	외교 문제가 걸려 있어서 말이야.

강산	(말없이 생각하다가) 혹시 강운이라는 분은 아십니까?

정우	누구?

강산	제 아버지십니다. 돌아가신 형님분과 친구였다고 하던

데...

정우	아! 들은 적이 있어. 근데 본 적은 없어. 내가 형님과

는 나이 차이가 꽤 	나는 바람에...

강산	(실망한 듯) 그렇군요... (하고 생각하는 얼굴에서)

씬32. 	유전자 검사소 일각 (저녁)

	탁자에 커피 잔(씬29. 해주가 마시던)과, 머리카락을

몇 올을 싼 종이 	올려놓는 일문. 앞에 연구원이 있다.

일문	이걸로도 검사가 가능합니까?

연구원	아, 예... 오래 되지 않은 거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일문	비용은 충분히 지불할 테니까, 빠른 시일 내에 결과 알

려 주세요.

	(하고 생각하는 얼굴에서)

씬33. 	해양사업부 (밤)

	 해주, 자신의 핸드폰 꺼내 ‘박기사님’이라고 수 없이

떠 있는 발신목록을 보다가 다시 창희에게 전화한다. 여전히 전화

받지 않는 창희. 음성메시지로 넘어가면 해주 메시지 녹음 한다.

해주	(핸드폰에 대고) 무슨 일 있어? 걱정되게 왜 전화 안

받아. 천지조선 일	도 끝났다고 들었는데...  오빠... 보고 싶

다.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어	젯밤 꿈속에 오빠가 나오더

라...

씬34. 	기출 집 주방 (밤)

	혼자 술 마시고 있는 창희. 기출이 들어오다가 눈치 보

며 다가온다.

기출	창희야... 방금 전에 회장님이 전화 주셨어.

창희	....

기출	너... 조만간  회장님이  천지조선에 자리 하나 마련해

주실 거 같다.

창희	(말없이 술 마시고)

기출	이 녀석아. 너... 충격 받고 마음 아픈 거 알지만... 그

래도 어떻게든 추	스려야지. 나도 너... 해주 그 아이 데리고

나타났을 때, 얼마나 끔찍하고 	괴로웠는지 알아?

창희	(멈칫 노려보면)

기출	(눈치 보면서) 세월 지나면... 사람은 또 달라져. 나도

니 엄마 떠나고 수	십번 죽고 싶었지만... 이렇게 모질게 살

아 있잖아? 행복해질 날 다시 올 	거야.

창희	그런 날은 이제 없어요.

기출	(보면)

창희	내가 지난번에 그랬죠? 해주는 내 등대 같은 여자라고

요. 불빛이 없으면 	어떻게 살까요?

기출	창희야...

창희	살 방법은 있겠죠. 악마가 되는 거요. 아버지보다

더... 장도현 보다 더...

기출	(놀라) 차,. 창희야...

	말없이 잔 탁 놓고 일어나는 창희. 방으로 들어가 버린

다. 곤혹스런 얼	굴로 보는 기출.

씬35. 	동 창희 방 (밤)

	들어오는 창희. 침대로 가려다가 떨어져 있는 핸드폰

과 배터리 발견한	다. 잠시 보다가 배터리 연결하는 창희. 핸

드폰 전원 켜면, ‘ 검사장’ 에	게 온 문자가 수십 통이다.  슬

픈 눈으로 핸드폰 바라보는 창희. 음성사	서함에 녹음된 해

주의 메시지 듣는다.

해주	(F) 오빠... 보고 싶다. 오빠가 얼마나 보고 싶었으

면... 어젯밤 꿈속에 오	빠가 나오더라... 꿈속에서도 여전히 잘 생

겼고, 멋지더라. 오빠 말대로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회사

에 얘기해 휴가 내보도록 할게. 어디 가	든 상관없어. 난

오빠만 있다면 어디든 좋아.

	

	듣다가 핸드폰 내리며 고개 떨구는 창희. 어깨가 크게

떨린다.

씬36. 	도현 집 정원 (밤)

	인화 나가려다가 밖에 있는 창희 차 발견하고 다가가

살펴본다.

	마침 걸어오는 집사에게 다가가는 인화.

인화	(다급하게) 창희 오빠 들어왔어요?

집사	네. 방금 전에...

	집사 말 끝나기도 전에 무섭게 기출 집으로 향하는 인

화.

씬37. 	기출집 거실 (밤)

	급하게 들어오는 인화. 인화 보고 놀라면서도 반가운

기출.

기출	인화야, 니가 여기까지 웬일이냐?

인화	창희 오빠 있죠?

기출	어...그래. 지금 방에...

	기출, 말 떨이지기 무섭게 창희 방으로 향하는 인화.

기출 좋아라 하는 	표정 역력하고.

씬38. 	동, 창희 방 (밤)

	침대에 넋이 나가 모로 누워있는 창희. 인화 노크도 없

이 문 쾅 열고 들	어온다. 창희, 누가 들어왔는지 관심도 없

고 넋 나간 채로 누워 있는데

인화	(이불 확 끌어내려 던지며) 일어나! 왜 이러고 있어!

창희	(일어나며 쳐다보면)

인화	해주랑 결혼 안 해? 아저씨가 반대한다고 이렇게 쳐져

있으면 어떡해!

창희	무슨 일이야?

인화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빨리 해주 데리고 가서 결혼

식 하라고!

창희	너 상대하고 싶은 기분 아냐. 나가.

인화	아저씨가 반대하면 둘이 나가서 살아! 돈 필요해? 그

럼 내가 대 줄게!

	내가 살 집도 마련해 줄 게!

창희	(버럭) 나가라는 소리 안 들려!

인화	(놀라) 아, 왜 소리를 질러! 지금 소리 지르고 싶은 사

람이 누군데!

	대꾸 않고 노려보다가 다시 누워 버리는 창희. 울상으

로 보다가 나가는 	인화.

씬39. 	동, 거실 (밤)

	창희 방 문 앞에서 얘기 엿듣고 있는 기출. 갑자기 문

확 열리자 얼른 	아닌 척 기출 몸 돌린다. 인화 나오면서...

인화	아저씨...

기출	(미소 띠우며) 어, 인화야...

인화	해주랑 결혼 반대하신다면서요? 요즘이 어떤 시댄

데... 자식 결혼 반대하	고 그래요?

기출	아니...그게...

인화	해주가 기울면... 오빠는 검사라는 거 빼고, 기우는 거

없는 줄 아세요?

기출	(당황해 인화 보는)

인화	저요... (단호하게) 아저씨 며느리 될 생각 없으니까...

해주랑 결혼시키세	요. 아셨죠?

	하고 나가버리는 인화. 기출 일그러지는 표정에서.

씬40. 	강산 오피스텔 (밤)

	강산, 잔에 물 채우고 비타민제를 넣는다. 잔 흔들어

보이며 시계 확인	하는데 굳게 닫힌 오피스텔 문 바라보다

가 잔을 들이키는 강산.

	핸드폰 꺼내 단축 번호 누르면 ‘ 땜쟁이’ 뜬다. 신호 가

지만 받지 않자.

	윗도리 걸치고 나가는 강산.

씬41. 	정우 집 마당 (밤)

	상태가 문을 열어주면 김비서가 키 높이만큼 쌓아올

린 박스들을 가지고 	들어와 마당에 놓는다. 상태 어리둥절해

서 보는데, 그 뒤에 어슬렁거리	며 뒷짐 지고 들어서는 강산,

김비서 나가면..

강산	(상태 아래 위 훑어보고) 못 생긴 거 보니까, 니가 상태

구나?

상태	(강산 위아래를 훑으며) 누구시당가...요?

강산	(피식 웃더니 상태 머리를 때리고) 짱구 좀 제대로 굴

려봐라. 형님도

	못 알아보겠냐?

상태	(머리 문지르며) 형님? 거시기 정체가 뭐신디 이런다

요, 시방?

강산	(상태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넌 어째 예나 지금이나 상

태가 영~아니올시	다냐! (머리 쿵 때리며) 머리는 여전히 장

신구로 달고 다니는구만!

	이때 달순과 진주, 식료품을 사들고 들어서는데

	강산, 넙죽 인사를 하더니 달순 손을 덥석 잡는다.

강산	어머니!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달순	(얼떨떨해 보는데)

강산	야아! 해주가 이쁜 건 순전히 어머니 빼다 박은 거네!

15년이나 지났는	데... 해주랑 같이 나가면 아직도 자맨 줄

알죠?

달순	(어리둥절하지만 기분은 좋은, 상태보고 입모양으로)

누구?

상태	(머리 흔들고)

강산	(진주 머리 흐트러트리며) 이야. 니가 해주가 받았다

던 그 동생이구나?

진주	(기분 나쁜 듯 뭐지? 하면서 보는데)

씬42. 	정우 집 안방 (밤)

	넙죽 절을 하는 강산, 달순 어찌할 바 모르는데, 진주

신기하게 보는

	그 옆에 상태, 입 떠억 벌린 채 강산 살펴보고 있다.

달순	그러니까.... 그쪽이 그 옛날 그 해풍조선 손자란 말이

지?

강산	예! 어머니! (자리에 앉으며) 얘기 못 들으셨나 봐요 해

주한테?

상태	너가 해주랑은 어트케 아는겨?

강산	드릴십 건조 때문에...천지조선에서 해주 상사로 일하

고 있다!

달순	(상태보고) 드릴십? 그게 뭐냐?

상태	(땅 파는 시늉을 하며) 드릴.. 고거이 구멍 뚫는 기계

아니여라?

진주	아...드릴십...언니 책상 위에 있는 그 모형배. 그거 9억

불자리 배래.

달순	9억불? 그게 얼마냐?

강산	1좁니다. 제가 선주감독관으로 있는데 (허풍떠는)그

배 주인을 대신하는

	거니 뭐 배 주인이나 다름없는 거죠. 하하하

달순	(눈 휘둥그레지고)

상태	시방 그게 말이 된다냐? 니 맨날 뒷자리에서 쳐 자기

만 혔잖여.

	(달순보며) 엄니 야 때매 나가 꼴지를 면했당께요.

강산	야 임마, 나처럼 자발적 꼴지랑 너 같은 순수혈통 꼴지

랑 같냐?

달순	근데.. 그렇게 높으신 분이 마당에 쌓아 놓은 저런 걸

사들고 왜 여기까

	지 오셨대?

강산	아...제가 해주에게 특별 과외를 하고 있거든요.

모두	(눈 동그래져서) 과외?

강산	요즘 제자가 하도 말을 안 들어서요. 오늘은 집에 오지

도 않았더라구요.

	그래서 제자를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한 일명 가정 방

문인 셈이죠!

달순	뭐? 집에도 들락거리는 사이란 말이야?

강산	근데 수업도 땡땡이치고 어디서 뭐하는데 집에도 안

들어왔대요?

달순	진주야 빨리 언니한테 전화해! 후다닥 들어오라고.

	달순, 강산보고 좋아서 웃고, 강산, 해맑게 웃는데서

씬43. 	해주 방 (밤)

	들어오는 강산. 두리번거리다가 일각에 놓인 드릴 십

모형 발견한다.

	미소 띠며 드릴 십 모형 들어보는 강산. 문득 고개 돌

려보면, 달순과 상	태, 진주가 문 앞에서 모두 목 빼고 강산

보다가 놀라 뒤로 후다닥 넘	어진다. 싱글거리고 웃는 강

산.

씬44. 	커피 숍 일각 (밤)

	정우, 생각에 잠겨 심각하게 앉아 있다. 들어서는 봉

희.

	정우 보고는 좋아서 씨익 웃더니 이내 새침하게 표정

바꾸고 정우 앞에 	앉는다.

봉희	(도도한 척) 웬일이셔? 바쁘신 차장검사님께서?

정우	(무거운 얼굴로 보면)

봉희	(새침하게) 이제 형부 일도 마무리가 되니 우리 관계

에 대해 다시 생각	해보고 싶은가 본데, 야~ 우리 사이 안 된

다고 못 박을 땐 언제고 니가 	다시 찾아오면 내가 받아줄

것 같았나보지? 나 그렇게 쉬운 (정우 	표정

	심각한 걸 눈치 채고는 급 비굴하게) 여자지. 아암! 나

쉬운 여자야.

	뭐 일도 잘 해결됐다는데 이제 우리끼리 행복하면 되

는 거 아냐?

정우	내가 장회장을 만나면 검사복 벗어야 할 거다.

봉희	무...무슨 소리야?

정우	법이 아닌 내 주먹이 먼저 나갈 테니까. 그러니까... 니

가 내 대신 전해.

봉희	야, 왜 그래? 천지조선 무혐의 처리 된 거 아니었어?

정우	박창희는 어떻게 굴복시켰는지 모르지만, 난 절대로

여기서 물러서지 않	겠다고! 만약 이대로 이 일을 덮고 싶다면

나를 먼저 굴복시키는 편이

	빠를 거라고!

봉희	뭐야 너? 무슨 일인데 이래? 진짜!

정우	알겠지? 왜 우리가 안 되는지. 난 절대로 장도현이라

고 타협할 생각 없	어! (하고 일어서는데)

봉희	(정우 팔목 잡고) 도대체 뭣 때문에 이러는지 말해줘

야 할 거 아냐!

정우	더 이상 알 필요 없어 넌! (하고 가려는데)

봉희	(정우 팔 확 낚아채며) 너 나 몰라? 형부가 뭔가 잘못

했다면 나도 그쪽 	편에 설 생각 없어! 적어도 말을 전하는 나

한테 설명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냐? 그 정도는 30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에 대한 예의잖아!

정우	(한숨 쉬고 쳐다보는데서)

씬45. 	정우집 마당 (밤)

	강산이 두고 간 박스들 하나씩 풀어보는 달순과 상태

상태	(한우고기 팩 집어 들며) 엄니..전에 창희가 가져온 것

보다 마블링이

	더 블링블링 해분디요.

달순	해주 고것이 나 닮아가지고 남자한테 인기는 있단 말

이지.

상태	(달순 보고) 나가 어디가도 외모에서는 안 꿀리는 거

보믄 우리 집안은

	다 엄니를 닮아서 그런가벼라.

달순	두말하면 잔소리고 세말하면 시간낭비지!

해주	(들어오며) 오늘 포장마차 안 갔어? (가득한 박스들 보

며) 이건 다 뭐야?

	달순, 좋아서 해주 손 덥석 잡고는 안방으로 끌고 가는

데서.

씬46. 	동 안방 (밤)

	달순, 해주 가까이 끌어 앉히면, 상태 쪼르르 옆에 바

싹 다가와 앉고.

해주	왜 이래?

달순	(등짝 때리며) 이놈의 기집애야! 그렇게 시치미를 똑

떼고 있었냐?

해주	(뚱해서 보면)	

달순	그 예전....해풍 조선 손자라는 남자 집에 들락거린다

면서?

해주	어? 무슨 소리야?

상태	시치미 떼도 소용없당께! 강산이가 이미 왔다갔승께!

해주	(기막힌) 여기 왔었다고?

달순	어떤 사이야?

해주	아무 사이 아냐.

달순	아무 사이도 아닌데. 저 밖에 저 많은 것들을 바리바

리 싸들고 여기까지 	찾아온단 말이야? 내가 한때 인천앞바다

를 주름 잡았던 여자였어! 내가

	울린 남자만 해도 한 트럭인데... 자꾸 허튼소리 할래?

해주	엄마... 나 창희 오빠 사랑하는...

달순	(버럭) 그 놈하고는 안 된다고 했잖아!

상태	그려. 차가 왔을 때 갈아타는 것이 최고여! 그것도 고

급세단이 왔는디

	워째 망설인댜?

해주	(어이없게 보며) 환승센터도 아니고 뭘 갈아타?

달순	니 오빠 말 하나 틀린 거 없어 이것아! 창희보다 백배

아니 천배는 낫더	라. 인물도 훤칠한 것이 넉살도 좋고 성격

도 싹싹하고 버릴 데가 없어!

해주	(무슨 말인가 하려다가) 됐어! 짜증나게 정말! (하고

일어나 나가면)

달순	야! 해주야! 해주야! (쫓아 나가고)

상태	1조짜리 배라고라? 워메! 천상태 앞날이 훤해지는 구

마이!

	(하고 싱글벙글 하는 데서)

씬47. 	도현 집 주방 (밤)

	도현, 일문 의자에 앉으면 금희가 반찬그릇 가지런히

놓으며 앉는다.

	일문, 금희를 보는 눈이 곱지 않은데...

도현	(숟가락 들며) 우리 공주님은 아직 안 들어오셨나?

금희	(멈칫) 몸이 좀 안 좋은지.. 일찍 들어와 자요.

도현	아니, 왜 그래? 팔딱팔딱 뛰어다니던 녀석이...

금희	(힐끗 일문 보고는) 나중에 얘기 해 줄게요.

일문	아니, 왜 저 있는 데선 얘기 못합니까?

	금희, 멈칫 보는데, 현관문이 쾅~! 닫히면서 우당탕탕

소리를 내며 봉희	가 주방으로 들어온다. 일제히 봉희에게

시선이 가는데, 다짜고짜 일문 	멱살 잡아 일으키는 봉희.

봉희	야, 장일문!

일문	이거 왜 이래요?

금희	봉희야!

봉희	너 이 자식! 사실이야? 협력업체 하청공장 삥 뜯어서

니 배 채웠다는 거 	사실이냐고!

도현	처제!

금희	얘가 왜 이래? 식탁 앞에서 이게 무슨 짓이야!

도현	(금희 눈치 보며) 처제! 집안에서 회사이야기는 금진

거 몰라?

봉희	(일문 멱살 탁 놓고) 아.... 진짜 빡 도는데 참고 있는

거 안 보이세요?

금희	봉희야, 무슨 일이길래... 대체...

봉희	형부가 더 잘 아시겠네요. 탈세. 주가 조작. 편법상속.

불법 증여. 일문이

	뒤에서 형부가 하신 일!

금희	(어리둥절해서 도현 보는) 여보. 쟤...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죠?

도현	(싸늘하게 봉희 노려보는데) 도대체 그런 소린 어디서

주워듣고 와서

	이 난리야? 이미 법적으로도 무혐의 처리 된 걸 가지

고!

봉희	(싸늘한 웃음) 이 사건 지휘하셨던 윤정우 차장검사님

께 직접 들었어요! 	왜요?

금희	(표정 굳어서 도현 보면)

도현	(금희 시선 의식하고 봉희 보며) 그 문젠 내가 따로 설

명할 테니까,

	앉아!

봉희	아뇨! 설명할 필요 없어요! 나하고 정우가 문제 있는

거 다 끝까지 파 	헤쳐서, 바로 잡아 놓을 테니까요! 아셨어

요?

	봉희, 그대로 주방을 빠져나가면 싸늘한 표정으로 앉

아있는 일문.

	금희 무슨 일인가 해서 도현과 일문 번갈아보고,

	도현, 식탁 밑으로 주먹 불끈 쥐는데서.

씬48. 	해주 방 (밤)

	들어오는 해주. 책상 앞에 앉으려다가 멈칫 본다. 드릴

십 모형에 메모	가 붙어 있다. 해주, 메모 떼 내 보면...

강산	(E) 땜쟁이. 앞으로 수업 빠지면, 그 때마다 집으로 찾

아와서 직접 지	도 편달하겠다. 알아부렀냐?

	해주, 어이없는 듯 드릴 십 모형 내려놓고 잠시 생각한

다. 핸드폰 드는 	해주.

씬49. 	강산 오피스텔 (밤) + 해주 방 (밤)

	핸드폰 책상 위에 놓고, 기도 하듯 손 모으고 있는 강

산. 순간 벨이 울	리자 ‘ 땜쟁이’ 확인 해보고는, 아자! 소리

죽여 외친다. 그러나 이내 표	정 근엄하게 바꾸며 전화 받

는 강산.

강산	늦은 시간에 웬일이야?

	이하 해주 방과 동시화면으로...

해주	그러지 마, 오빠...

강산	뭐가?

해주	이러면 더 부담 돼. 나 오빠 집에 못 가.

강산	왜?

해주	회사 업무가 많아졌어. 늦게까지 회사 있다가 오빠 집

에 갈 시간이 없	어. 미안해. 잘 자. (하고 끊으면)

강산	(끊어진 전화기 보고) 잘 자게 해 놓고 잘 자라 그래

라. 이걸 그냥!

	(하다가 생각하는 얼굴에서)

씬50. 	검찰청 전경 (아침)

해주	(E) 뭐라구요?

씬51. 	동 차장 검사실 (아침)

	놀란 얼굴로 정우 바라보는 해주.

해주	사표를 냈다구요? 왜요?

정우	그게... 설명하기 좀 복잡해.

해주	무슨 문제 생긴 거예요? 삼촌이 모르면 누가 알아요?

정우	사표 반려하려고 하는데, 지금 내 전화도 안 받아. 네

가 한번 찾아가 봐.

해주	(멍한 얼굴로 보는 데서)

씬52. 	해양사업부 본부장실 (낮)

	일문, 자료 보고 있는데 문 열고 들어오는 민경.

민경	본부장님... 등기가 왔어요.

	일문, 민경이 주는 편지봉투 받아 보면, <** 유전자 검

사소 >라고 쓰여 	있다.

일문	나가 봐!

	민경, 나가면 봉투 뜯어보는 일문. 내용 훑어보다가

눈 커진다. ‘99% 유	전자 일치’ 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일

문, 옆에 물잔 들려고 손을 부	들 부들 떠는데, 문 벌컥 열고

들어오는 강산. 놀라 물잔 떨어뜨리는 일	문. 쳐다보면.

강산	얌마! 귀신 봤냐? 왜 그래?

일문	왜... 웬일이야?

강산	천해주 때문에... 부탁 좀 하려고!

일문	무슨 부탁?

강산	걔 니네 업무에서 빼고 나한테 완전히 맡겨라!

씬53. 	도현 집 정원 (낮)

	걸어오는 해주. 집 바라보다가 멈칫 발견한다. 일각에

서서 바다 바라 	보고 있는 창희. 그 모습이 초췌하다.

해주	오빠... 창희 오빠!

	창희, 멈칫 쳐다보고 두 사람 시선 마주치는 데서.

씬54. 	근처 바닷가 (낮)

	걸어오는 해주와 창희.

해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왜 전화를 안 받아? 사표는

왜 냈고?

창희	....

해주	오빠 얼굴이 왜 이래? 어디 아픈 거야?

	하며, 창희의 얼굴 만지려는데, 그 손 뿌리치는 창희.

멈칫 보는 해주.

해주	오빠?

창희	우리 헤어지자.

	놀라 바라보는 해주. 굳은 얼굴로 마주 보는 창희. 그

들 모습에..

	(16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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