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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의 거짓말 2


 야, 정상훈!

 [서희의 거친 숨소리]

 - (서희) 나인 줄 알았잖아  - (상훈) 서희야

 (서희)  왜 안 섰어!

 계속 이렇게 피할 거야?

 네가 지금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 알아  [서희의 거친 숨소리]

 - 알아? 아는데 이러는 거야?  - (상훈) 나중에!

 - 놔  - (상훈) 나중에

 나중에 다 얘기할게

 지금은 그냥 보내 줘

 [무거운 음악]

 내가 언제부터 남이었니?

 (서희)  가지 마

 가지 마

 - 미안해  - (서희) 아, 가지 마

 [차 문이 탁 닫힌다]

 [서희의 떨리는 숨소리]

 (서희)  '그리도 긴 세월'

 '말없이 깊은 사랑으로'

 '우리를 품어 주시느라'

 '나뭇가지처럼 야위셨던 당신'

 (서희)  '이곳의 힘들고 아팠던 모든 기억은'

 '훌훌 털어 버리시고'

 '행복하고 따뜻한 기억만  온전히 품고...'

 [여자의 비명이 들린다]

 [어두운 음악]

 (여자)  괜찮아?  [여자의 겁먹은 신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사람들의 비명]

 [사람들의 비명]

 (태식)  비켜요, 비켜

 [서희의 떨리는 숨소리]

 상훈아

 [놀란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서희 모의 떨리는 숨소리]

 (서희 모)  미쳤어?

 이게 상훈이 손이라고?

 [서희 모의 힘겨운 숨소리]

 반지...

 이깟 반지  똑같은 반지가 얼마나 많은데

 이깟 반지 때문에  네 아버지 추모식을...

 [서희 모의 힘겨운 숨소리]

 그래, 서희야

 (영문)  네가 착각했을 거야

 저거 내 아들 손이 아닐 거야, 응?

 결과 나왔어요?

 [문이 탁 닫힌다]

 (부검의)  어

 그, 맞는 거 같은데? 정상훈 씨 손

 [긴장되는 음악]

 [서희 모의 놀란 신음]  (영문)  그럴 리가...

 (서희 언니)  엄마...  [서희 모의 힘겨운 신음]

 (영문)  정말 저게 내 아들 손이라고?

 의사 양반  저, 제대로 검사한 거 맞아요?

 확실하냐고요, 우리...

 이거 뭔가 잘못됐어

 의사 양반, 다시 검사해 봅시다

 제대로 된 검사 다시...

 [영문의 힘겨운 신음]  (영민)  회장님, 일단 나가시죠

 (영문)  아니야  [영문의 괴로운 신음]

 [영문의 힘겨운 신음]

 [힘겨운 숨소리]

 [차분한 음악]

 (부검의)  괜찮겠어?

 내용이 조금 그런데

 김서희 씨

 말해 주세요

 (태식)  예

 [서희의 떨리는 숨소리]

 잘린 단면 보니까  도끼나 도축 칼을 쓴 것 같아

 [울먹인다]

 [한숨]

 (부검의)  단면이 들쭉날쭉한 걸 봐선  이거 초짜 같은데?

 [흐느낀다]

 그리고 이게 제일 중요한 건데

 절단된 시간을 추정해 봤거든?

 뭐, 부패되지도 않았고

 [서희가 연신 흐느낀다]  절단면 혈관도 팽창된 걸 보면

 기껏해야 하루 이틀?

 그리고 혈액 응고 정도가  경미한 걸 봐선

 아무래도 살아 있을 때  이렇게 된 것 같아

 [놀란 숨소리]

 살아 있어요, 상훈이?

 [어두운 음악]

 살아 있을 수도 있다는 거죠?

 네?

 (태식)  송주가 웬 말이냐, 송주가

 에헤, 씨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기자1)  혹시 이번 사건 맡으신  형사분 맞으시죠?

 (기자2)  고 김승철 의원 사고와 연관이 있나요?

 (기자3)  JQ 정상훈 대표가 확실한 겁니까?

 - (기자1) 살아 있을 가능성도 있나요?  - (태식) 나 아닙니다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친다]

 (대용)  아, 오늘 낮  김승철 의원 추모식 도중에

 광장 한복판에서  절단된 정상훈 씨의 손이 발견됐습니다

 뭐, 사건 발생 지역도 그렇고  피해자 거주 지역도 송주라

 급하게 이곳에  수사본부를 꾸리게 됐습니다

 물론 사건 전담 팀은  저희 서울청 광수대에서 맡겠지만

 여기 계신 경찰분들도  많은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여기 내려오기 전에

 김 의원의 사고 건을 맡고 있었는데

 그 건은 본건이 더 시급한 관계로  다른 분들이 좀 맡아 주셨으면 합니다

 (태식)  같이 가야 돼

 (대용)  뭐?

 (태식)  두 사건 같이 가야 된다고

 같은 날 한 명은 죽고  한 명은 사라지고

 그 죽은 사람 추모식에

 사라진 사람 손이 발견돼?

 이건 떼려야 뗄 수 없는 사건이야

 예, 이 의견도 한번  고려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태식)  아이고야

 (대용)  야, 사람들 앞에서 나 엿 먹이냐?

 삐졌어?

 차돌박이

 뭐야?

 (태식)  아, 이게 소까지 갈 일이야?

 아유, 이 싸가지를 그냥, 확

 [헛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진경의 탄성]

 (진경)  이거 우리 타도 돼요?

 (호규)  의자 이거밖에 없어요?

 (대용)  정상훈이 얘도 참 신기해

 무려 JQ잖아, JQ

 어?

 정영문 회장 외아들

 아니, 아버지가 그렇게  사업 물려주려고 그렇게 애를 썼는데

 그거 다 마다하고  밖으로만 나돌더니, 참

 아니, 독일 간 것도 뭐  사진 공부 하러 간 거였다며?

 참 나, 자유로운 영혼이야

 아이, 그래 놓고서  느닷없이 4개월 전에 돌아와선

 신사업 대표?

 아, 뭐가 얘 마음을 바꿔 놓은 거야?

 이유는 몰라도  그때부터 변한 건 확실해

 대표 되고 나서 장인도 들이받고

 와이프랑도 별거하고 그랬으니까

 얘 와이프는 좀 어때?

 (대용)  뭐 좀 켕기는 거 없어?

 [차분한 음악]

 [풀벌레 울음]

 (태식)  뭐 합니까?

 뭐, 잘 찾아오셨네

 사고 현장 물어봤다길래요

 솔직히 난 이 사고

 정상훈 씨가 범인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이제 좀 애매해졌네

 나만 정상훈 씨 의심한 거 아니죠?

 그쪽은 알아요?

 누가 두 사람 그렇게 만들었는지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태식)  김서희 씨잖아요

 [의미심장한 음악]

 정상훈 씨 마지막으로 본 사람

 나한테는 출장 갔다고 해 놓고  그날 남편 뒤를 쫓으셨던데

 그날 뭐, 만나서 뭐 했습니까?

 영장 쳐서 정식으로 조사해요?

 그럼 말할래요?

 개인적인 일이에요

 예?

 (태식)  아니, 지금 아버지 그렇게 되고

 남편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판에

 뭐요, 개인적인 일?

 진짜 남편 안 찾고 싶어요?

 당신 지금 이게 뭐, 장난 같아?

 헤어지자고

 그 말 하려고 따라갔어요  이혼 서류 전해 주려고

 그러고는 바로 돌아왔고요  됐나요, 이러면?

 [차 문이 탁 닫힌다]

 [텀블러를 탁 내려놓는다]

 [마우스 클릭음]

 (호규)  팀장님, 팀장님!

 (진경)  와, 뭔데?

 - (대용) 어, 왜?  - 이것 좀 보세요

 [의미심장한 음악]

 (대용)  뭐야?

 정지, 정지  [마우스 클릭음]

 야, 이 오토바이 번호판 좀 캡처해 봐

 (호규)  네  [마우스 클릭음]

 (대용)  번호판 확대

 [마우스 클릭음]

 이 새끼 봐라, 이거

 [배달원들이 대화한다]

 (대용)  아유, 수고들 하십니다

 뭐 좀 여쭤보려 그러는데

 내가 급하게 뭐 좀 배달할 게 있는데

 이거 타시는 분이 누구죠?

 (배달원1)  왜요?

 (대용)  아, 아, 이게 제일 빠르다 그래서

 (배달원1)  야, 충식아, 너 찾는다!

 - (배달원2) 아이씨, 아무나 가면 되지  - (배달원1) 빨리 나와, 빨리

 - (배달원2) 뭔데요?  - (대용) 아...

 (대용)  뭐 좀 물어볼게요

 이거 배달한 게 너니?

 - (형사1) 어? 야  - (대용) 야, 이씨

 [흥미진진한 음악]  (형사2)  야, 이 새끼야!

 (대용)  아주머니, 잠시만, 잠시만, 잠시만

 - (주민1) 누구예요, 당신?  - (대용) 잠시만  [주민1의 놀란 신음]

 (주민1)  야, 이 나쁜 놈아!

 [개가 왈왈 짖는다]

 (대용)  야, 비켜, 비켜, 비켜, 비켜!  [형사들의 놀란 신음]

 비켜, 이씨  [배달원2의 놀란 신음]

 [배달원2의 아파하는 신음]

 아, 저 진짜 그런 건지 몰랐어요

 (대용)  근데 왜 뛰어, 이 새끼야?

 무섭게 물어보니까  아, 진짜 아니에요, 진짜...

 (대용)  야, 얘도 뉴스 보고 알았나 봐  그게 그런 거였는지

 괜히 자기가 덤터기 쓸까 봐  바짝 쫄았더라고

 뭔가 좀 이상하긴 했다네

 전화 받고 오라는 데로 가 봤더니  허허벌판에 부른 사람은 없고

 냉장고 안에  돈이랑 상자만 있었다는 거야

 전화한 사람은 남자였는데  확인해 보니까 대포 폰이었대

 [한숨 쉬며]  뭐야, 이거?

 느낌 싸하네

 - (진경) 선배  - (태식) 왜?

 - 아, 거, 거!  - (태식) 뭐?

 덧신 좀 신고 들어오이소, 좀!

 아이고, 씨

 (태식)  이렇게 기본을 잘 지키는 분이, 응?

 그때는 어쩌자고 그렇게  자기 마음대로 막 폐차를 시키고...

 (진경)  어허, 참 나

 [태식의 헛웃음]  아유, 뭐, 옛날 옛적 얘기를  하고 계시네

 뭐 나온 거는?

 아, 침입 흔적  오피스텔 CCTV, 지문

 뭐 하나 이상한 게 없습니다

 [태식의 한숨]  (진경)  자기 발로 나간 거 맞아요

 [태식의 한숨]

 [태식의 탄성]

 사진 공부 했다 그러더니

 (태식)  공부를 하다 말았나

 뭐야, 이거? 물풀때기 사진

 (진경)  뭐, 잘 찍었구먼

 (태식)  야, 여기 책상은, 봤어?

 (형사3)  아니요, 아직입니다

 [진경의 탄성]

 (진경)  바람피울 만하네, 이런 여자면  [서랍을 드르륵 여닫는다]

 와이프다

 (진경)  아, 다시 보니 질릴 만하다

 - (진경) 맞제, 어?  - (형사3) 아, 예, 약간

 (진경)  뭐꼬?

 [진경의 탄성]

 '토마토 갈아 놨으니까  커피 말고 이거 마셔'

 '서희'

 서희면 와이프잖아요

 (태식)  그렇지

 야, 이씨, 둘이 꽁냥꽁냥했네

 뭐, 딴살림 차렸다더니

 그러니까예  집 안이 깨끗하다니까요

 뭐, 수저, 칫솔, 한 짝씩밖에 없고

 여자 흔적이 없어  [태식의 한숨]

 [휴대전화 벨 소리]

 (진경)  하, 씨, 무슨 여고생이가?

 예

 [다가오는 발걸음]

 (호텔 직원)  예약된 날짜에 체크아웃 안 하셔서  연락드렸어요

 경찰한테는...

 말씀대로 연락드렸습니다

 (호텔 직원)  아, 이건 아무래도

 손을 안 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대로 뒀습니다

 네, 제가 볼게요

 (진경)  안녕하세요

 어? 아, 여 와 계셨네요

 [진경의 놀란 신음]

 와, 이거...

 침대 완전 난장판이네

 컵 두 개, 칫솔 두 개...

 그, 여자 흔적 없다 캤드만  여 다 있네

 딱 봐...  [진경의 아파하는 신음]

 (태식)  씁, 여기 복도 CCTV 있죠?

 (호텔 직원)  네

 그, 정상훈 씨 방에 침대가 두 개던데

 (진경)  혼자 쓴 거 아이지요?

 누구랑 같이 있었는지 아십니까?

 투숙객 정보엔 정상훈 씨 이름만으로  예약되어 있어서요

 언제부터 묵었는데요?

 아...

 (호텔 직원)  2월 25일부터 3월 2일까지 쭉이네요

 (태식)  2일이면 실종 전날인데

 여기 있었다?

 그 기간 동안 CCTV 좀 볼게요

 (서희)  이거 아빠 건데  [의미심장한 음악]

 아빠랑 같이 있었나?

 [파지 함을 달그락 뺀다]

 [한숨]

 [서류가 바스락거린다]

 (상훈)  [펜으로 쓱쓱 그으며]  이 부분하고

 이쪽 매립 부지 참고해서 봐 주세요

 [상훈이 서류를 사락 넘긴다]  그게 몇 군데야, 지금?

 (상훈)  이 주변은 거의 다거든요  아, 그리고...

 - 여기도, 네, 네  - (승철) 그것도?

 (상훈)  여기 수치가 나왔으니까  이것도 참고해서 봐 주시고요

 둘이 여기서 뭘 한 거지?

 (진경)  어, 정상훈

 아따, 조용하다

 저 여자

 와, 쥑이네

 살아 있네

 선배, 들어갔다, 들어갔어, 어?

 들어와, 들어와

 그 방 아니야

 아, 옆방이구나

 (진경)  어?

 [태식의 한숨]  저거 김승철 아입니까?

 장인이랑 사위랑 바람피운 겁니까?

 또 병 도진다, 병 도져, 어?  [의미심장한 음악]

 [태식이 껌을 퉤 뱉는다]  (진경)  아이면요?

 저 둘이서 저 방에서 뭐 했답니까?  일주일 내내

 됐고 너 올라가서  저 방 물건들 싹 수거해 와

 (태식)  아, 빨리

 아, 야, 야

 그, 방의 파쇄기 안의  종이도 싹 쓸어 와라

 (진경)  예

 [문이 달칵 여닫힌다]  저 둘 묵는 동안  뭐, 특별한 일 없었어요?

 (호텔 직원)  계시는 동안 청소를 하지 말라고  부탁하셨어요

 그러고 보니 직원 부르시는 일도  없으셨던 것 같고

 아무도 못 들어오게 했다?

 [휴대전화 벨 소리]

 어

 [카메라 셔터음]  (호규)  주차 위반 차량 리스트에 있더라고요

 [새가 짹짹 지저귄다]

 아, 근데 진짜 이상하네

 정상훈이 왜 이런 시골까지 왔지?

 이건 어떻게 열어요?

 아, 과학 수사대에 전화...

 (태식)  손 뒀다 뭐에 쓰게?

 [태식의 힘주는 신음]

 하나는 솔직했네

 (호규)  형사님

 일단 뭐, 요 정도 있네요

 여기가 미리동이냐?

 예, '미리동 희숙'

 [의미심장한 음악]  (호규)  희숙?

 이거 확률적으로 봤을 때  남자 이름일 리는 없지 않습니까?

 [태식의 힘주는 신음]

 하, 여자 만나러?

 진짜 뜬소문이 아니었네

 하긴, 이런 데서 만나야  눈에 안 띌 테니까

 근데 왜 차는 여기다 두고 갔을까요?

 차가 못 들어가는 데였나 보네

 (호규)  안녕하세요, 어머니

 그, 혹시 이 동네에  희숙이라는 분 사세요?

 어머니

 - (주민2) 희숙이라...  - (태식) 네

 (주민2)  희숙이가 누군데?

 (태식)  아니, 제가 그걸 여쭤본 건데요  어르신

 [멀리서 개가 왈왈 짖는다]  [태식의 한숨]

 (주민3)  아이고, 어쩌나

 (태식)  안녕하세요, 어르신

 - (태식) 저, 말씀 좀 여쭐게요  - (주민4) 잉

 동네에 희숙이라는 사람 아세요?

 - (주민4) 희숙이?  - (태식) 예

 그, 정자네 그, 둘째 딸

 - (주민4) 향숙이 아니여?  - (태식) 아...

 - (주민3) 향숙이  - (주민5) 향숙이 예뻤지

 아니, 향숙이 말고 희숙이요

 (주민4)  향숙이여, 그, 엄청 이뻤어

 (주민5)  아이고, 향숙이가 얼굴만 예뻤지  공부는 못했어

 (주민4)  얼굴값 했잖아

 (주민5)  맞아, 그거는

 [한숨]

 (사장)  씁, 뭐, 이 사람은 우예서?

 (태식)  기억하세요?

 아이고, 뭐, 그

 차라도 한 잔 팔아 주고  물어봐야 되는 거 아이나?

 그, 장사하는 데 와서  너무 날로 먹을라 그러신다

 (호규)  그럼 저는 블루베리요구르트요

 그런 건 잘 모르겠고

 우리 집은 십전대보탕 잘하는데

 (태식)  예

 그러면

 그걸로 두 잔

 (사장)  이모, 여 십전 두 잔!

 (종업원)  네

 죽었어요?

 (태식)  네?

 (사장)  그, 어째 좀 불안불안하더라고

 (필연)  [테이블을 탕 치며]  너 이 새끼 지금 뭐라고 지껄였어?

 [긴장되는 음악]  - (필연) 다시 말해 봐, 내가 뭐?  - (상훈) 마지막 기회입니다

 (사장)  아이고, 아주 그냥  그, 난리도 아니었어요

 (필연)  너희들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사장)  그 사람도 안 지고 그냥  바락바락하더라고

 안 그렇게 생겨서는

 (필연)  아이씨

 [문이 달칵 열린다]  (사장)  그러다가는, 응?

 둘 다 홱 뒷문으로 나가 버리데?

 (사장)  나는 그래서

 '아, 저것들이 밖에서  마저 싸울라나 보다' 그랬지

 (호규)  뭐 때문에 싸우는데요?

 아이, 그거까지 내가 아나?

 (사장)  아, 근데요

 그 사람 이름이  거, 몇 번 튀어나오기는 하데

 누구요?

 그, 왜, 이번에 그, 죽은  아이, 그, 누구나, 그...

 - 김승철  - (사장) 어, 어, 어, 맞아요

 어, 어, 그 사람

 (필연)  어디서 개수작이야?  이까짓 돈으로 될 거 같아, 응?

 너 나 우습게 보지 마  김승철한테 가서 똑똑히 전해

 변하는 거 아무것도 없다고!

 (필연)  아이씨

 [거친 숨소리]

 [문이 달칵 열린다]

 (사장)  그 사람 얘기도 하는 거 같던데

 싸웠다는 그 남자 얼굴도 봤어요?

 아이고, 형사님, 거참

 바라는 것도 많다, 어?

 그, 뭐, 나는 뒤통수밖에 못 봤어요

 십전대보탕 한 잔 더!

 아이고, 형사님

 그, 내가 진짜 그  생각이 안 나서 그러는 건데, 에이그

 [돈을 탁 집는다]  (사장)  이모, 여 십전 한 잔 더 내와!

 (종업원)  네

 (사장)  내가 얼굴은 진짜 기억이 안 나고

 그...

 냄새

 [의미심장한 음악]  어, 냄새는 기억이 나네

 무슨 냄새요?

 형사님들은 뭐, 그런 냄새 잘 모르나?

 (사장)  그, 노가다 하는 사람들한테  잘 나는 냄새인데

 그, 화하고

 싸한

 사장님

 (사장)  응?

 희숙이가 누구예요?

 (태식)  아휴, 씨

 궁금해요?

 [문이 끼익 열린다]

 (호규)  여기가 정상훈이 목격된  마지막 장소예요

 이렇게 CCTV도 없는 데서

 [호규의 답답한 숨소리]

 누굴 만난 거지?

 (사장)  그, 노가다 하는 사람들한테  잘 나는 냄새인데

 그, 화하고

 싸한

 야, 근처에 혹시

 공사 크게 하는 데 있냐?

 아까 오는 길에 보니까  없는 거 같던데

 인력 사무소나 건설 회사 같은 데는?

 그건 너무 많은데요?

 [의아한 숨을 들이켠다]

 화하고 싸하다?  [의미심장한 음악]

 어디 가세요?

 (태식)  여기인데

 (태식)  파업 중이다?

 [태식의 한숨]

 (태식)  노조 단합 대회

 김승철?

 [깊은 한숨]

 (서희)  아빠가 이 공장 세우실 때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래서 공장 사람들이

 아빠를 많이 지지했다고  들었던 것 같아요

 근데 얼마 전부터는...

 (태식)  돌아섰겠네

 신사업 들어온다고  공장이 밀리게 생겼으니까

 그럼 그, 혹시

 분신했다는 사람

 이 중에 있어요?

 이 중의 한 사람이에요?

 그럴 수도 있죠  [긴장되는 음악]

 (필연)  배신자!

 김승철, 사죄하라!

 사죄하라, 김승철!

 [필연의 분노에 찬 신음]  (경찰)  진정하세요

 - (필연) 배신자 김승철은 사죄하라!  - (경찰) 진정하세요

 [필연의 거친 신음]  [필연이 라이터를 칙 켠다]

 [경찰이 필연을 만류한다]  (필연)  김승철은 사죄하라!

 [경찰들이 소란스럽다]

 (필연)  김승철은 사죄하라!  [경찰이 만류한다]

 [필연의 비명]

 [서희의 한숨]

 모르겠어요, 죄송해요

 제가 얼굴을 못 봤어요

 등 뒤에 '송주 레미콘'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이 옷은 맞는 것 같아요

 예, 알겠습니다

 (태식)  씁, 뭐, 그다음은 제가 알아보죠

 어쨌든 고마워요

 [깊은 한숨]

 아, 그리고 그

 남편분

 딱히 없더라고요, 여자 흔적

 뭐, 아직까지는

 저기요, 형사님

 저희 상훈이

 꼭 좀 찾아 주세요, 부탁드릴게요

 예

 (호규)  그, 분신하려던 사람요

 김필연이라고

 (호규)  송주 레미콘 노조 대표예요

 근데 김필연은  암만해도 연락이 안 되고요

 그 와이프는 송주 어디서  정육점을 하고 있더라고요

 (태식)  저기요!

 계세요?

 (필연 처)  누구세요?

 (태식)  아...

 예, 경찰인데요  혹시 남편분이 김필연 씨 되십니까?

 - 어, 집에 들어가 있어  - (필연 아들) 응

 [필연 처가 문을 달칵 연다]

 (필연 처)  이번 주까지 비워 주기로 했어요

 저희가 지금  남편분을 좀 찾고 있는데

 (태식)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

 (필연 처)  그 인간 안 들어온 지 일주일은 됐어요

 (태식)  일주일

 김승철이 죽고  정상훈이 사라진 게 그쯤인데

 근데 안 궁금하신가 봐요?

 (태식)  경찰이 남편을 찾고 있는데  왜 찾냐고 묻지를 않으시네

 아주머니, 혹시 알고 계시는 거면

 저희한테 빨리 말씀을...

 그 사람 찾으면 말 좀 전해 주세요

 여기는 오지 말라고

 죽어서도 오지 말라고

 [태식의 한숨]

 (필연 아들)  엄마, 나 배고파

 어, 올라가 있어

 [의미심장한 음악]

 [필연 처가 봉지를 부스럭거린다]

 (부검의)  잘린 단면 보니까  도끼나 도축 칼을 쓴 것 같아

 [옅은 한숨]

 [기계 작동음]

 (대용)  아휴

 아, 나 도시락이랑 겸상 안 하는데

 (진경)  와, 유별나다, 유별나

 - (대용) 야, 진경아, 바쁘냐?  - (진경) 네?

 - (진경) 네?  - (대용) 바쁘지 않으면

 (대용)  그, 단무지 좀 까 봐

 (진경)  네

 호규야, 안 바쁘제?

 (대용)  그러니까 뭐야?

 정상훈이랑 김승철은

 불화가 있었던 것 같지 않게  사이가 아주 좋아 보였고

 송주 호텔에 처박혀서  먹고 자고 하면서 뭔가를 하고 있었다?

 [태식이 짜장면을 후루룩 먹는다]  (진경)  예

 야, 상상만 해도 좀 그렇다

 에헤이, 그...

 [헛웃음]  (진경)  그게 아이고예

 둘이가 한방에서 콕 처박혀 가지고

 무슨 일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무슨 일?

 호규야, 그, 종이 가져온나

 (호규)  아, 잠시만요

 [경쾌한 음악]

 여기 있습니다

 (대용)  뭐야, 이게?

 (태식)  '송주시 신재생 에너지  사업 부지 이전 검토'?

 (대용)  잘 붙였네

 (태식)  신사업, 정상훈이 하던 일이 어쨌든  김승철이 한편이긴 했다는 거네

 (대용)  아이, 그럼

 이 신사업이랑  김필연이랑 무슨 관계야?

 (진경)  아유, 우리 팀장님은 좀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보이소, 레미콘 지어 가지고  일자리 창출해 준 게 누굽니까?

 김승철 아입니까?

 김필연이한테는 단순히 즈그 지역  국회 의원이 아입니다

 우상입니다, 우상

 아이돌, 롤 모델

 [태식이 짜장면을 후루룩 먹는다]  그런데 그때

 한 남자의 등장으로 인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진경)  누구냐? 정상훈이

 인마 이기 레미콘 밀어 버리고

 신사업을 짓겠다 발표를 해요

 근데 믿었던 김승철이마저  여기 찬성을 해 버린 거예요

 그때부터 눈까리가 뒤집혀져 가지고  찾아가 가지고 막

 분신 시도하고  '나 죽겠다' 하는데도 안 되는 거예요

 정상훈이 인마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인마 이게 잘생겼어, 돈이 많아

 그때부터 질투심이 폭발을 해 가지고예

 가질 수 없다면 파괴하라!

 두 사람을 잡아 쥑이 삔 겁니다

 진경아!

 그거 언제까지 들어야 돼?

 (호규)  팀장님, 이게 무슨 말이냐면요

 사위랑 장인이 내통해서

 공장 싹 밀어 버리고  신사업 진행시킨 거예요

 그러니까 당연히 김필연이  그 두 사람한테 원한을 가졌을 테고요

 - (대용) 어  - 제 말이 이 말 아입니까?

 [팩스 작동음]  야, 이씨, 네 말이 어떻게 이 말이야?

 아, 진짜 서운하네

 (대용)  진경이가 문학소녀였구나, 응?

 (태식)  병이야, 병

 (진경)  아, 좀! 진짜

 사람 말을 좀 끝까지 들으세요, 그냥

 [의미심장한 음악]

 팀장님

 나왔대요

 (대용)  뭐가?

 정상훈 DNA요

 그 칼들 중 하나에서 검출됐대요

 [그릇을 탁 내려놓는다]

 [무거운 음악]  (TV 속 앵커1)  경찰은 오늘 JQ그룹

 정상훈 대표를 납치한 용의자가

 송주 레미콘 노조 대표  김 모 씨라고 보고

 수배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정현철 기자가 전합니다

 (TV 속 기자4)  경찰은 김 씨의 아내가 운영 중인  정육점에서

 정 대표의 혈흔이 묻은  흉기가 발견됐으며

 김 씨가 정 대표가 추진 중인  JQ그룹 신재생 에너지 사업으로 인해

 자신이 다니는 공장이  폐업 위기에 처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현재 전국에  수배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뉴스 속 기자4)  또한 김 씨는  고 김승철 의원의 사고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술병을 탁 내려놓는다]

 [힘겨운 숨소리]

 [문이 끼익 열린다]

 [긴장되는 음악]

 [필연이 콜록거린다]

 [놀란 비명]

 [가쁜 숨소리]

 [옅은 한숨]

 [영문이 잔을 탁 내려놓는다]

 [영문의 힘주는 신음]

 상훈이가

 마지막 만났다던 그놈

 김필연이 찾았어?

 죄송합니다, 사방으로 찾고 있습니다

 [책상을 탁 치며]  그깟 거 찾는 데  뭐가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려?

 경찰도 지금 그놈을 찾고 있어

 곧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영문)  이게 다 너로 인해 시작된 일이야

 명심해 둬라

 우리 상훈이가 돌아오지 않는 한

 인 실장, 네 자리도

 [책상을 탁탁 치며]  여기엔 없어

 응?

 나가 봐

 [술을 조르륵 따른다]

 [영문의 한숨]

 [잘그랑거리는 소리가 난다]

 김필연요?

 나 그 인간 잘 모르는데

 공장 노조 대표인데 잘 몰라요?

 그러니까 모르죠, 뭐, 편한 사이라고

 (치득)  씁, 근데 뭐, 원수처럼 지냈다  그런 말은 또 아니고

 좋고 싫고 할 그런 사이도 아니었다

 이거죠, 내 말은

 그럼 어디 갔을지 짐작 가는 데는요?

 글쎄요, 카지노에 들락거린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쯧

 (치득)  내가 뭐, 아나?

 노조 애들한테 물어보셔야지

 [치득이 컵을 탁 내려놓는다]  드시면서 하세요, 드시면서

 아, 이게 강황차인데  몸에 그렇게 좋대요

 [치득의 웃음]

 [경찰서가 분주하다]

 (대용)  어, 야, 고생했다

 뭐 좀 건진 거 있어?

 (진경)  아니요, 달동네 CCTV 죄다 뒤져 봤는데

 정상훈이랑 다방에서 나간 뒤로  찍힌 데가 전혀 없습니다

 유령 찾기가 따로 없네

 (대용)  야, 태식이 넌? 넌 뭐 건진 거 없어?

 [호규가 통화한다]  (태식)  사장이고 노조원들이고

 김필연 얘기를 잘 안 해

 제보는? 뭐 쓸 만한 거 없었어?

 (대용)  장난 전화가 태반이야

 아휴, 전화기도 꺼져 있어 가지고  추적도 안 되는데

 (진경)  [한숨 쉬며]  인마 이거 어디 숨은 기고?

 (호규)  전화 주신 곳이 어디라고요?  [전화벨이 울린다]

 - (진경) 예, 송주서입니다  - (호규) 강원도 정선군...

 글쎄요, 카지노에 들락거린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쯧

 - (호규) 강원도 정선군 사북...  - (진경) 예, 말씀하세요

 (태식)  야, 야, 줘 봐

 (진경)  김승철 봤다고요?

 잠시만요

 (진경)  김승철 돌아가셨는데요

 - 예, 거기 주소가 어떻게 됩니까?  - (진경) 여보세요, 여보세요?

 [풀벌레 울음]

 [라이터가 달칵거린다]

 [짜증 섞인 숨소리]  [라이터를 탁 던진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낑낑거린다]

 [안도하는 숨소리]

 가!  [개가 낑낑거린다]

 (필연)  여기 왜 있어?

 이름이 뭐야?

 [의미심장한 음악]  이름이 뭐야?

 [개가 왈왈 짖는다]  [필연이 말한다]

 [개가 으르렁거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긴장되는 효과음]

 씨...

 [거친 숨소리]

 [필연의 놀란 신음]

 [다급한 숨소리]

 [다급한 숨소리]

 [당황한 숨소리]

 [필연의 거친 숨소리]

 [필연의 떨리는 숨소리]

 [필연의 떨리는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필연의 비명]

 [연신 비명을 지른다]

 [필연이 소리친다]

 [아파하는 신음]

 어디 있어?  [필연의 힘겨운 신음]

 (필연)  나 몰라, 나 몰라!

 [우둑거리는 소리가 난다]  [필연의 비명]

 [필연의 아파하는 신음]

 정상훈 어디 숨겼어?

 몰라, 이 새끼야! 씨

 [필연의 신음]

 [필연의 고통스러운 신음]

 [필연의 아파하는 신음]

 [필연의 거친 숨소리]

 [필연의 힘겨운 신음]

 (동구)  대답 안 해?

 (필연)  나 아니야!

 [필연이 나무로 푹 찌른다]

 [필연의 힘주는 신음]

 [당황한 신음]

 [필연의 거친 신음]

 [거친 숨소리]

 [거친 숨소리]

 [힘겨운 신음]

 (영문)  아, 얘

 서희야  [서희의 힘겨운 신음]

 아버님

 (영문)  아이고, 이놈아, 왜 이러고 다녀?

 많이 힘들지?

 왜 아니겠어

 나도 이렇게 버티기 힘든데  넌 오죽하겠니

 내 뉴스 봤다

 아버님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어떻게 그런 이유로

 어떻게 그런 짓을...

 (영문)  백 개를 손에 쥐여 줘도

 빼앗긴 한 개에 눈이 머는 게 사람이다

 하기사

 그걸 알아도 이렇게

 믿기가 힘든 걸

 죄송해요, 아버님

 아버님, 죄송해요

 저 상훈이랑 마지막으로 만난 날 제가

 제가 상훈이한테  정말 못되게 했어요, 아버님

 [울먹이는 숨소리]

 그게 진짜 마지막이면  어떡해요, 아버님?

 절대

 절대 그럴 리 없다

 (영문)  상훈이, 꼭 돌아올 거야

 반드시

 꼭 돌아올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

 - (영문) 응?  - 네

 [힘겨운 숨소리]

 [무거운 음악]

 상훈아!

 [애잔한 음악]

 야, 정상훈!

 (서희)  야, 정상훈!

 [서희가 흐느낀다]

 [서희의 안도하는 신음]

 너 좀 무거워졌다?

 (서희)  이씨, 야!

 [서희가 살짝 웃는다]

 너 어디 갔었어?

 어?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너 왜 전화는 안 받아!

 왜 그래, 나한테! 어디 갔었어?

 나쁜 놈아

 미안해

 아, 진짜 얼마나 기다렸는데, 내가

 [서희의 울먹이는 신음]

 나도 보고 싶었어, 나도 보고 싶었어

 (서희)  나도

 나도 보고 싶었어, 상훈아  나도, 나도

 [울먹이는 신음]

 어디 봐 봐

 괜찮아?

 괜찮은 거야?

 [서희의 반가운 신음]

 아, 다행이다

 다행이다

 [힘겨운 숨소리]

 [놀란 신음]

 [노트북 알림음]

 [훌쩍인다]

 [메신저 알림음]

 [지지직거린다]

 [서희의 당황한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놀란 신음]

 [서희가 울먹인다]

 [놀란 신음]

 (서희)  아, 상훈... 악!  [영상 속 상훈의 비명]

 아, 상훈...

 [오열한다]  [영상 속 상훈의 비명]

 [서희의 괴로운 신음]

 [서희의 비명]  [영상 속 상훈의 고통스러운 신음]

 안 돼!

 아, 안 돼!

 [힘겨운 신음]

 [놀란 숨소리]

 [서희의 힘겨운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서희)  뭐야? 안 돼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거친 숨소리]

 [소리 지른다]

 아, 어떡해

 [오열하며]  안 돼!

 [소리 지른다]

 [괴로운 신음]

 [흐느낀다]

 내가 기다리라고 했지?  여론 조사 못 봤어?

 너희들이 낸 후보  사람들이 알지도 못해

 송주는 김승철 핏줄 아니면  안 된다니까

 [서희의 가쁜 숨소리]

 - (서희) 저기, 저기...  - (비서) 네

 (비서)  어? 저기요

 - 끊어 봐  - (서희) 대표님, 저 할게요

 하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되죠?

 그렇지 않아도  언제 오시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민국)  이거 오늘 날이 좋으려나 봅니다  김 의원님

 [떨리는 목소리로]  저, 저 좀 도와주세요, 대표님, 저

 열심히 하겠습니다

 (건물주)  봐요, 이게 다 그놈 짓이야

 - (대용) 아이, 선생님  - (건물주) 응?

 (대용)  정말 이 사람 확실해요?

 (건물주)  몇 번을 물어봐? 맞는다니까

 내가 똑똑히 봤어  여기서 튀어나오는 거

 참 나, 씁  그나저나 문은 다 잠가 놨는데

 대체 어떻게 기어들어 온 거야?

 아휴

 왜 남의 건물에 들어와서  쌈박질들이야?

 (태식)  싸워요?

 - (건물주) 어?  - (태식) 직접 보셨어요?

 (건물주)  아, 싸우는 거 보지는 못했고  소리는 들었어

 아, 그래서 보통 일이 아니다 싶어서

 신고하고 오니까 이 지경이었다니까

 아휴

 (대용)  자, 봐 봐

 정상훈이가 실종된 날

 김필연이가 그 폐건물 안에서  누군가와 싸우고 있었다

 그럼 그게 누구겠냐?

 - 정상훈  - (대용) 그렇지?

 (대용)  김필연이가 거기서 정상훈 손 자르고

 증거 없앤다고 거기 불 지르고 튀었다  뭐, 그런 시나리오 아니야?

 그럼 정상훈은요?

 씁, 그, 어디에 묻혀 있지 않겠나?

 에이, 죽었다고요?

 (대용)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

 호규, 네가 현장 경험이 없어서 그런데

 원래 토막 사건이라는 게  살아서 잘리고 죽어서 와요

 그럼 수사 브리핑에서는  왜 살아 있는 것처럼 얘기하셨어요?

 야, 그럼 전 국민이 다 보고 있는데  그 앞에서

 (대용)  '이미 죽었겠지만  시체라도 찾겠습니다' 그러냐?

 정영문이가 자기 아들 찾아내라고  눈이 뻘건데?

 뭐, 똥바가지 쓸 일 있어?

 (태식)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씁...

 칼을

 왜 도로 갖다 놨지?

 김필연 말이야

 정선에서 손 자르고  송주 집에다가 그 칼을 도로 갖다 놔?

 좀 어색하지 않아?

 (대용)  아이, 그, 뭐, 정리벽 있나 보지

 호규 같은 성격이면 뭐  쓰고 제자리에 갖다 놓고 그렇잖아?

 저는 안 그래요

 - 이 새끼가, 이씨  - (진경) 어?

 저 여자, 저 여자 뭐고, 저?

 (TV 속 서희)  사랑하는 송주 시민 여러분

 [대용의 한숨]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언론인 여러분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안녕하십니까

 김서희입니다

 얼마 전 저는

 제 인생에 다시 없을

 커다란 시련을 겪었습니다

 제 평생 가장 사랑하고 존경했던

 아버지와 갑작스러운 이별을 했습니다

 그러나

 [긴장되는 음악]  (TV 속 서희)  그 슬픔을 잠시 미뤄 두고자 합니다

 한평생 송주시를 위해 사셨던

 아버지의 오랜 숙원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뜻을 받들어

 이번 보궐 선거에 출마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헛기침]

 송주 시민분들께서  저를 선택해 주신다면

 세심하고 따뜻한 힘으로

 송주시를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아버지께서  평생을 아끼고 사랑하셨던...

 (인혜)  대표님

 이거 가능할까요?  [서희의 연설이 계속 흘러나온다]

 (의원1)  대표님이 미시는데요, 뭘

 (의원2)  저희가 열심히 뛰어야죠, 아이

 (TV 속 서희)  저 김서희가

 함께 힘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5)  저, 일각에서는 김승철 의원의

 타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사실입니까?

 남편분의 생사 여부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TV 뉴스 속보가 계속된다]  (대용)  참, 결국은 저 여자 일을 내네

 (진경)  진짜 미친 거 아입니까, 예?

 지금 남편은 뭐, 손이 잘리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 판국에

 뭐를 나가가 뭐를 하겠다 카는 기고?

 (만수)  아, 죄송합니다

 (기자6)  JQ그룹의 압력이 있었나요?

 [카메라 셔터음이 연신 울린다]

 (서희)  저는

 제 남편이 꼭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진경)  제정신이가, 지금?

 [TV 뉴스 속보가 계속된다]  (호규)  진짜 딴 세상 사람 같네

 (진경)  즈그 아버지 돌아가시고  자기가 자리해 처먹을라고

 저 카는 기제, 맞지예, 예?

 얌전하게 생기가  속에는 야망이 막 드글드글하네

 그지예?

 (대용)  야, 너 어디 가?

 (만수)  많이 떨리셨죠?

 [서희가 살짝 웃는다]

 - (서희) 저 잠깐 화장실 좀  - (만수) 예

 - (서희) 괜찮습니다  - 아, 네

 [서희의 힘겨운 숨소리]

 [힘겨운 숨소리]

 [휴대전화 진동음]

 [서희의 놀란 신음]

 (서희)  여보세요?

 여보...

 여보세요

 여보세요, 누구세요? 여보세요  [긴장되는 음악]

 - 여보세요, 뭐라고 말 좀...  - (필연) 정상훈 찾고 싶어?

 [서희의 한숨]

 [서희의 걱정스러운 신음]

 아, 네, 살려 주세요

 아, 살려 주세요

 (서희)  김필연 씨죠?

 [통화 연결음]

 아, 이 여자 진짜

 [통화 종료음]

 예, 조태식입니다

 김서희 씨 좀 바꿔 주시죠

 아, 예, 그게 지금...

 여기 안 계세요

 - 정말이야?  - (직원) 예

 [키보드 소리가 요란하다]

 [컴퓨터 알림음]

 [마우스 클릭음]

 [키보드 소리가 요란하다]

 (호규)  계좌에서 정상...

 (진경)  와? 뭔데 또?

 아니, 조 형사님이 정상훈 가족 계좌  감시하라고 하셔 가지고

 [의미심장한 음악]  (호규)  보고 있었는데

 방금 김서희 씨 계좌에서  돈이 빠졌는데요?

 뭐?

 - 얼마?  - (진경) 5천요, 5천

 5천?

 아, 이거 무슨 일입니까?  지금 팀장님도 느낌 싸하다고 막

 김서희는 사라지고 돈이 빠져나갔다?

 (진경)  뭐라고요?

 지금 당장 그 여자 위치 추적 하고  지원 요청해

 (진경)  예, 알겠습니다

 [타이어 마찰음]  [긴박한 음악]

 [사이렌이 울린다]

 [다가오는 발걸음]

 [서희의 다급한 숨소리]

 [서희의 아파하는 신음]

 [갈매기 울음]

 [힘주는 신음]

 [어두운 음악]  [서희의 다급한 숨소리]

 (서희)  어?

 (서희)  파란색 컨테이너

 LTCK

 LTCK

 상훈아

 찾아야 돼, 찾아야 돼

 하, 상훈아

 [풀벌레 울음]

 (택시 기사)  뭐야, 당신? 제정신이야, 지금?

 방금 서울에서  여자 하나 태우고 왔죠?

 (택시 기사)  네

 어디 있습니까? 그 여자, 지금?

 (택시 기사)  저쪽에 내려 줬는데요

 (서희)  상훈아, 어디 있어?

 상훈아, 어디 있어?

 LTCK, LTCK

 하, 어디지?

 상훈아

 [서희의 가쁜 숨소리]

 (서희)  파란색, LTCK

 찾아야 돼

 LTCK

 여기다

 [의미심장한 음악]  [서희의 떨리는 숨소리]

 [물방울이 똑똑 떨어진다]

 (서희)  어? 상훈아

 상훈아

 [무거운 음악]

 [긴장한 숨소리]

 [삐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서희의 놀란 신음]

 [서희의 떨리는 숨소리]

 [비명]

 [잔잔한 음악]

 (태식)  왜 다 김서희 주변에 꼬이는 거지?

 헷갈리게 하네

 (만수)  서희야, 선거 그만하자

 (남자)  배신자의 딸 김서희는 물러가라!

 (서희)  존경하는 송주 시민 여러분

 (태식)  힘내요, 김서희 씨

 (대용)  우선 김필연이 주변부터 파 봐

 (영민)  지금 경찰에서  최 사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태식)  왜 거짓말했어요?

 누굴까

 [괴로운 신음]  뒤에 있는 새끼가

 (TV 속 앵커2)  출구 조사 발표까지...

 (태식)  정신 차리고 대답해, 이 새끼야!

 (서희)  [오열하며]  어떻게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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