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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퀸 3

메이퀸 (가제) 3

 

도현 집 정원 일각 ()

(2회에 이어)

 

해주 야싸가지를 바가지에 밥 비벼 묵었어라?

암만 봐도 우리 오빠 나이밖에 안 보이는디그러는 거 아니지라!

일문 (인화 보며이 거지 기집애왜 데려왔어!

하고 해주에게 물 잔의 물을 휙뿌리는 일문물을 덮어 쓰는 해주.

 

강산 (벌떡 일어나며죽고 싶어자식아!

인화 (놀라오빠왜 이래? (하는데)

해주 (일어나며거지 아닌디요!

 

멈칫 보는 강산일문 노려보는 해주그런 해주를 보는 창희.

 

일문 니가 지금 하는 짓이 거지 짓이잖아기집애야!

해주 이 음식은 사모님한티 허락 받고 가져가는 것이요!

글고어른한티 함부로 하는 게참말로 거지발싸개 같구마이라!

더운디 물 끼얹어 준 건 고맙소!

일문 이 기집애가 진짜! (일어나는데)

 

일순강산이 식탁보를 확 당겨 버린다.

그 바람에 와르르 쏟아지는 음식들... 놀라 보는 일동.

 

강산 야장일문나 안 보여니 집이니까니 마음대로 해도 된다 이거야?

일문 (주춤 시선 돌리는데)

해주 (강산에게그짝도 미쳐 부렀소음식을 머던다고 다 쏟아분다요?

 

강산어이없어 해주 보는데보던 창희가 홱 돌아서 나간다.

 

기출 (보고창희야. (붙잡는데)

 

창희뿌리치고 나가고 그 모습 보는 강산.

 

집 앞 ()

걸어 나오는 창희입술 깨물고 걸어가는데쫓아 나오는 강산.

 

강산 박창희!

창희 (멈추고 보면)

강산 (다가와너 바보냐?

창희 (보는)

강산 이 자식공부 잘 해서 대단하다 생각했는데이제 보니 형편없네?

임마니 아버지가 그런 모욕당하는데 왜 아무 말도 못 해?

창희 니가 뭘 알아?

강산 몰라도 임마내 부모님이 그런 상황이면 나 같으면 다 엎어 버린다!

넌 벨도 없냐?

창희 남 생각해주는 척 하지 마가증스러우니까.

강산 뭐?

창희 니가 일문이하고 다른 게 뭔데둘 다 똑같이 사람 무시하고,

자기 마음 대로고다른 사람 감정 따위는 아는 척도 안 해!

알 필요도 없겠지그래도 충분히 잘 먹고 잘 사니까!

강산 야박창희!

창희 일문이하고 나너하고 나는 태어날 때부터 다른 종류야!

어설픈 동정도 하지 말고내 일에 끼어들지도 마!

니가 그러지 않아도 나 충분히 아프니까! (하고 돌아서 가버리면)

강산 (어이없어 보는데서)

 

해주 집 마당 ()

비닐봉지에 음식 두툼하게 싸서 들어오는 해주.

 

해주 (안방 쪽으로 가며영주야언니 왔다이!

언니가 뭘 가져 왔는지 알긋냐? (하는데)

홍철 (뒤 곁에서 나오고)

해주 (놀라 보며음마아부지이 시간에 집에 어짠 일이요?

홍철 너야말로 으뜨케 된거여? 영주는?

해주 야?

홍철 영주가 없어져 부렀다고 공업사로 연락이 왔어야아직 못 찾았다냐?

해주 (놀라고것이 뭔 소리다요?

 

하는데 들어오는 달순과 상태달순축 쳐져 있다가 해주 노려본다.

 

해주 엄니!, 영주가 진짜 없어졌소?

 

달순그대로 다가와 해주의 뺨을 후려갈긴다.

고개돌아갔다가 놀라 보는 해주.

 

홍철 (역시 놀라버럭이게 뭔 짓이당가!

달순 (아랑곳 않고 해주 머리채 잡으며이 쳐 죽일 년아영주 찾아내!

영주 찾아내라고!

홍철 (뜯어 말리며으째 으래! 참말로해주가 뭔 잘못이 있다고 이런당가!

달순 (떨어지며잘못이 없어영주가 저 기집애한테 안 떨어지는 거,

몰라서 물어애 봐야 할 년이 허구한 날 쳐 싸돌아다니니까,

영주가 저 년 찾아 없어진 거 아냐! (다시 때리며찾아내이년아!

빨리 찾아내! (하며 패는데)

영주 (E) 엄마!

 

일동멈칫 보면 영주가 헛간에서 나온다놀라 보는 일동.

 

달순 아이고영주야! (달려가 잡으며너 왜 거기서 나오냐?

영주 (삐쭉삐쭉 울음 터뜨리는데)

상태 (그제야 깨달은 듯아이저 가시내... 또 헛간 가서 잠들었나 보네이.

어째 그걸 생각 못했을 까나...

 

홍철기가 막혀 해주 보면눈물 글썽한 해주.

음식 봉지를 평상에 툭 떨어뜨린다그대로 밖으로 나가는 해주.

 

집 앞 ()

나오는 해주홍철이 따라 나온다.

 

홍철 해주야으디 가냐!

해주 (갑자기 뛰어가는)

홍철 해주야해주야!

 

뒤돌아보지 않고 뛰어가는 해주.

그 모습 보다가 속상한 얼굴로 고개 돌리는 홍철.

 

산 정상 ()

1부 씬51, 2부 씬34의 조선소가 내려다보이는 정상이다.

뛰어오는 해주아래 조선소 앞에 떠 있는 배들 바라보고 심호흡한다.

 

해주 갠찮해. 해주야갠찮탕께아자아자아자!

 

소리 지르다가 이상한 느낌에 옆 쪽 보는 해주.

창희가 앉아서 해주를 보고 있다약간 당황하는 해주.

 

해주 (다가가오빠여기서 뭐 한다요?

창희 너는 여기 왜 왔어?

해주 지는... 그냥 배보러 왔는디..

창희 배?

해주 야 밑에 우리가 저번에 간 조선소 있지라?

그 앞에 배들 보러 온거여.

창희 배를 좋아하니?

해주 엄청겁나게 좋아하지라! 지가 세상에서 젤로 좋아하는 게 밴디요..

우리 아부지는 빼고암튼 배만 보면암만 기분 나쁘고 맘이 답다배 도그냥 한 방에 와장창 뚫어 버리지라. (하고 옆에 앉으면)

창희 이름이 해주라고 그랬지?

해주 야.

창희 ... 고맙다.

해주 (보면)

창희 우리 아버지 위해서 나서준 거 말야아들인 나도 그러지 못하는데...

해주 아그건 그 인화 오빠라는 사람이지랄 옘병 같아서 그런 것이제,

지가 뭐 한 게 있겄소하긴개가 짖으믄 피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라.

지는 승질이 지랄 맞아서그런 꼬라지 눈뜨고는 못본께요.

창희 근데 왜 기분이 나빠?

해주 (멈칫 보고?

창희 기분 나쁠 때 배보면 마음이 풀린다고 했잖아?

해주 그냥... 별 거 아니어라... 근디오빠는 으째 여기서 이라고 있다요?

창희 나도 너처럼 저기 조선소 봐.

해주 그라요글믄 설마 오빠도 지처럼 배를 겁나게 좋아한갑소?

창희 아니.

해주 글믄... 으째?

창희 저기 조선소 저걸 다 가지고 싶어서.

해주 (놀라 보고오메저것을 다요? 인자 봉께욕심이 겁나 많네요잉.

지는 저기 쪼깐한 배 한척이믄 되는디...

 

말없이 얼핏 미소 머금고 조선소 보는 창희같이 보는 해주 얼굴에서.

 

바다 공업사 앞 ()

홍철어두운 얼굴로 걸어오다가 멈칫 본다안에서 걸어 나오는 기출.

손가방 들고 있다두 사람 시선 마주친다.

 

홍철 박상병여그 어쩐 일이당가?

 

근처 방파제 일각 ()

걸어오는 기출홍철이 따라온다.

 

홍철 뭔 얘기길래 여까지 온다냐?

기출 (우뚝 멈추고 돌아보며여기 온 목적이 뭐야?

홍철 뭣이야?

기출 (OL) 내가 분명히 경고했지그 아이집에 오지 못하게 하라고!

근데 계속 들락거리게 하는 이유가 뭐야!!

홍철 (멈칫해주 말하는 거여그것이 또 느그집에 갔어?

기출 (가방 놓고 와락 홍철의 멱살을 부여잡으며이 새끼시치미 떼지 마!

홍철 (휘둥그레지며야아박기출너 시방 돌았냐? 너 이거 하극상이여!

기출 헛소리 말고 똑바로 말해너 다 알고 왔지어디까지 알아!

누구한테 들었어일부러 그 아이 접근시켜서 얼마를 뜯어내려는 거야!

홍철 (참다못해이 자슥이참말로!

 

그대로 이마로 받아 버린다쓰러지는 기출.

 

홍철 보자보자 항께나가 흑싸리 껍데기로 보이냐?

긍께, 무슨 일인지 알아묵게 설명을 해 보라고이 썩을 놈아!

기출 (일어나며 입가의 피 닦고긴 말할 거 없고,

해주 그 애 데리고 여기 당장 떠나.

홍철 이상하네참말로해주가 너그 집에 가는 것이 뭐 그리 죽을 죄다냐?

해주한테 물어 봉께너그 회장 아그들 안 싫어한다두마,

으째 거짓말 했냐?

기출 (이 악물고잔 말 말고 가안 가면 너 죽는다?

홍철 이 자석이 인자 협박까지 해야그래! 니 마음대로 해보드라고!

안 그래도 이 드런 세상 나도 안 살고 싶응께!

(하며 홱 돌아서 가버린다)

기출 (당혹스런 얼굴로 보는데서)

 

공업사 인근 길 ()

씩씩대며 걸어오는 홍철문득 발길 멈춘다뭔가 이상해하는 얼굴에서.

 

(플래시백1) - 1부 씬19. 여관방 안이후 상황(11년 전)

누워 자는 해주 모습 보이고돈 봉투 든 홍철을 보는 기출.

 

기출 그거면 배 한 척 값은 될 겁니다.

대신에 절대로!... 내가 찾기 전에는 울산에는 오지 마세요.

 

(플래시백2) - 8. 해주 동네 일각

기출 천병장이 문제가 아니라애가 왔다갔다 하잖아요!

 

(플래시백3) - 7. 방파제 일각

기출 헛소리 말고 똑바로 말해너 다 알고 왔지어디까지 알아!

누구한테 들었어!! 일부러 그 아이 접근시켜서 얼마를 뜯어내려는 거야!

 

(현재)

홍철의 얼굴에 뭔가가 스치는 느낌이다.

 

홍철 설마...? (하더니 우뚝 멈추는데서)

 

바다 공업사 앞 ()

생각에 잠긴 얼굴로 걸어오는 홍철멈칫 보면,

정박장에 도현의 자동차와 기사가 서 있고직원1, 2가 바다 보고 있다.

 

홍철 뭔 일 있당가?

직원1 (멈칫 보고어데 갔다가 인자 옵니꺼? (하는데)

직원2 저오네예!

 

홍철 보면도현의 호화로운 요트가 바다를 가로질러 와,

공업사 앞에 정박한다.

 

홍철 (휘둥그레지며하따! 뭔 배가 저러코롬 좋다냐?

직원2 (기사 힐끗 보고 소리 죽여봉 잡았다 아입니꺼.

천지석유화학 회장님이 오셨어예.

홍철 천지석유화학? (하고 요트 보는데)

 

요트에서 내리는 사장과 도현최비서.

 

사장 (비굴한 자세로운전해 보이끼네엔진 있는 하부에 쪼께 문제가 생긴 거 같심더아무 걱정 마이소완벽하게 수리해 놓겠심더.

도현 (최비서 보며확실히 믿을 수 있는 데야?

최비서 예좀 초라해 보여도 이 근방에서 배 수리는 가장 잘 하는 뎁니다.

도현 (대꾸 없이 차 앞으로 가면)

사장 야들아뭐하노회장님 가신다 아이가?

 

그 말에 도현에게 고개 숙이는 직원1, 2. 홍철도 엉겁결에 고개 숙인다.

다시 고개 들다가 멈칫하는 홍철그 얼굴에,

 

(플래시백) - 136. 도현 집 앞

떠나는 트럭에서 바라보던 도현의 모습.

 

(현재)

차에 타는 도현차 출발한다그 모습 보는 홍철 얼굴에서.

 

사무실 ()

홍철 바라보는 사장.

 

사장 얼라?

홍철 야... 혹시 그 회장님.... 옛날에 돌 지난 애기를 잃어버린 적 없소?

사장 (갸우뚱하다가 손뼉 치며맞다천기사가 그거를 우예 아노?

홍철 그런 적이... 있소?

사장 그 사모님이 얼라를 잊아뿐 적이 있었제맞네기억난다.

홍철 (침 삼키고... 어쩌다가 말이요?

사장 보자거기... 박 뭐라꼬 있었는데사모님 집에서 일하던 양반이,

얼라를 보다가 한 눈 팔아가아가 바다에 빠져죽었던 기라.

고마 시신도 몬 찾았다.

홍철 (충격 받아그 사람 이름이... 박기출이 아니요?

사장 맞다박기출이우예 아노?

홍철 (멍한 얼굴에서)

 

공업사 앞 ()

 

충격 받은 얼굴로 나오는 홍철정박해 있는 요트 바라본다.

 

홍철 박상병이 왜... 무신 이유로? (하고 고개 돌리는데서)

 

해주 동네 일각 ()

손가방 들고 생각 많은 얼굴로 걸어오는 기출.

 

기출 아니야... 내가 너무 앞서 생각한 거야...

설마 천병장이 뭔가 알고 해주를 접근 시킨 건... 그건 아닐 거야...

바보 같은 짓을 했어. (하고 어느 집 앞에서 멈추는 데서)

 

집 마루 ()

부동산 매매계약서 보이고노인(2부 씬35)이 계약서에 도장 찍는다.

 

노인 (기출 보며됐나?

기출 (받아 보고고맙습니다어르신..

노인 고맙기는... 내가 고맙제그 배 밭이 골치덩거리다.

우째 배가 도통 안 열리더니아침에는 배나무도 몇 그루 죽어뿠다.

이래 싼 값이래도 처분을 해야제.

기출 (말없이 계약서가방에 집어넣는데서)

 

정우 집 앞 ()

정우 집에서 나오는데일순 대평의 지프차가 다가와 끼익멎는다.

 

정우 (안의 대평 보고는무슨 일입니까?

대평 타거라.

정우 저는 회장님께 더 볼일 없는데요.

대평 이놈우 자석아바쁜 어른이 여까지 왔으믄성의를 봐서라도 타라!

정우 (보고 하는 수 없이 타는데서)

 

동네 일각 ()

운전하는 대평 옆에 앉은 정우무심코 창 밖 보다가 멈칫 한다.

그 시선에 어느 집으로 들어가는 기출이 보인다.

고개 빼고 기출 모습 보는 정우고개 갸우뚱한다.

 

배 밭 일각 ()

다가와 멎는 대평의 지프내리는 대평과 정우배 밭 바라보는 두 사람.

 

대평 장도현이가 이 땅을 쌔리 밀고 조선소를 만들라 칸다.

정우 조선소요?

대평 그래땅은 땀 흘려 일하는 사람한테 돌아가야 한다...

그기 니 형 뜻 아니었나그거를 니가 지키야 안 되겠나?

정우 (피식 웃고결국 회장님 조선소에 위협이 되니까 이러시는군요?

회장님도 이 땅에 욕심 있는 건 아니구요?

대평 일마야땅 욕심 없는 사업가가 어데 있노?

그래도 장도현이는 경우가 다르다그놈아는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안 가리는 놈인기라여기 배 밭에 배가 안 열린다와 그런지 아나?

정우 (보면)

대평 장도현이가 이거 거저 묵을라꼬 일부러 석유화학 단지에서 매연을 내뿜 는 기라그놈아 놔두면 니 사는 동네도 조만간에 쳐부술 끼고!

그거 막아야 안 되겠나?

정우 (말없이 배 밭 바라보는데서)

 

해주 동네 일각 (저녁)

홍철굳은 얼굴로 걸어오다가 멈칫 본다.

그 시선에 일각에 앉아 있는 해주가 보인다.

 

홍철 해주야...

해주 (멈칫 보고 일어나며아부지...

홍철 (다가가여그서 머 하냐?

해주 아부지 기다렸제라.

홍철 나를... 뭣 땀시?

해주 (머리 긁적이며지금 들어가믄 엄니한테 혼날 거 같아서라.

영주 못 돌 본 거는, 지 잘못인디... 집까지 나와부러가꼬..

홍철 (가슴 아파 보는데)

해주 아부지가 지 쪼까 감싸주쑈이.

글타고 너무 감싸서 엄니하고 싸우지는 마시고라.

홍철 그래가자.. (한숨 쉬고 해주 어깨에 손 올리고 가는데서)

 

해주 집마당 ()

해주와 홍철 들어서는데화장실에서 나오는 달순.

 

달순 어이구뭐하려고 들어오시나나간 김에 거기서 살지!

홍철 (나서며여보... 해주가 어디 갔냐믄 말이여.

영주 맛있는 거 갖다 줄라고 친구 집에 갔다 두마. 긍께 화 풀어야.

달순 그럼업고 갔어야지집구석서 누가 애 보라고! (하고는아이고~

꼴 보니또 지 에비한테 쪼르르 달려가서 알랑방구 꼈구만!

홍철 고것이 아니랑께!

달순 아니기는 뭐가 아냐내가 저 여우같은 년 속을 모를 줄 알아?

(해주 보며뭐 해기집애야꼴 보기 싫으니까나가!

해주 (애써 밝게죄송하요엄니...아직 저녁 안 드셨지라금방 밥 하께요..

달순 귀가 먹었냐누가 너보고 밥하라고 하디?

니가 해 주는 밥 안 먹을테니까나가라구!

홍철 참말로 이럴 것이여영주 없어진 것도 아닌디!

헛간서 자는 것도 모르고 난리 피워 놓고으째 해주한테 이런당가!

달순 그니까 걔가 왜 헛간에서 자냐고저년 찾으려다 거기서 잠든 거잖아!

홍철 너 참말로! (하는데)

해주 아부지제발 그만 하쑈!

 

홍철멈칫 보면 해주가 간절한 눈길로 보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한숨 쉬며 고개 돌리는 홍철.

 

부엌 ()

바가지에 씻은 쌀 들고 와 솥에 붓는 해주.

물을 맞추고 잔가지 태워 불을 피운다어느 순간,

설움이 밀려오는 듯 해주 눈물 글썽해지는데들어오는 홍철.

 

홍철 해주야...

해주 (멈칫 감정 자제하고아부지머던다고 들어오시요?

홍철 니... 엄니가 저러는 거서운하지도 않다냐?

해주 갠찮해라. 엄니도 애기 가져서 힘드신께저러시지라.

홍철 해주야만약에 말이다이.

해주 (보면)

홍철 니 엄니가 저런 엄니가 아니고야... (하는데)

해주 아부지지는 엄니가 좋아라.

홍철 (멈칫 보면)

해주 빚쟁이들 땜시 살기 힘들어지고묵고 살기도 팍파간께 저러시지라..

옛날에는 안 그랬어라.

홍철 옛날에 뭣이가 안 그래? 똑같았제.

해주 지는 큰 딸잉께요.. 엄니가 힘들믄 지한테라도 뭐라 그래야,

속이 풀리시지라엄니도 그래놓고 맘이 안 좋을 것이요.

(웃으며글고 지는 진짜 갠찮해요. (그러나 눈물 떨어지고참말이어라.

홍철 이눔새끼근디 으째 울어?

해주 울기는 누가 울어라아따 연기 땜시 눈이 매워가꼬... (하고는)

고만 나갓쑈남자가 부엌에 있는 거 아니여라. (하고 시선 돌리면)

홍철 (가슴 아프게 보는데서)

 

기출 집창희 방 ()

책상 앞에 책 펼치고 앉아 있는 창희.

그러나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그 얼굴에.

 

일문 (E) 그거 알아요아저씨그래봤자아저씨는 우리 집 종이야.

 

창희이 악물고 책에 연필로 밑줄 긋는데연필심이 뚝 부러진다.

창희 연필로 책을 마구 찍는데문 열고 들어오는 기출.

 

기출 밥 먹어야지?

창희 ....

기출 낮에 사모님네 음식이 남아서 양남댁이 갖다 줬다어서 먹자.

창희 (돌아보지 않은 채아버지우리 이 집 나가요.

기출 뭐?

창희 이렇게 온갖 수모 당하면서 이 집에 살 필요 없잖아요.

기출 .... 나와서 밥이나 먹어.

창희 (돌아보며도대체 뭐 때문에 일문이한테 그런 꼴 당하면서,

이 집에서 계속 살아야 되냐구요!

기출 참으라고 했잖아.

창희 참을만큼 참았어요아버지 때문에 죽고 싶을만큼 힘들어도 참았다구요!

근데 이젠 더 이상 못 참겠어요우리 나가요아버지...

여관이든들판이든 여기보다 못하겠어요제발 나가요아버지..

기출 나 때문에 참으라는 소리 아니잖아니 장래를 위해 참으란 말이다.

창희 아버지!

기출 우리 같은 사람들은 큰 나무를 벗어나면 말라 죽어이 녀석아.

너는 어떻게든 이 집에 남아서 회장님 눈에 들어야 돼.

딴 생각 말고 이 물고 공부해서너는 일문이만 이기면 돼.

창희 그런다고 회장님이 저를 인정해 줄 줄 알아요?

그 사람들은 우리를 벌레보다 못하게 생각한다구요!

아버지당장 회장님 집에도 못 들어가잖아요!

기출 회장님은 내가 잘 안다군소리 말고 너는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해.

그게 니가 살 길이야.

창희 제발 나 땜에 이렇게 산다고 하지 마세요그게 더 괴롭다구요!

 

하고 밖으로 뛰쳐나가는 창희안타깝게 바라보는 기출 얼굴에서.

 

도현 집 주방 ()

식사하고 있는 도현금희일문인화양남댁이 뒤에서 시중든다.

 

도현 (먹다가 금희 보며오페라?

금희 예오페라의 유령이 들어왔대요... 애들하고 같이 보러 가려구요.

인화 아빠난 오페라 싫은데?

금희 왜?

인화 소리만 시끄럽고 무슨 애긴지 하나도 모르겠단 말야재미없어.

금희 그래도 봐 두면 나중에 기억에 남을 거야.

인화 (뾰로퉁한데)

금희 대신에 엄마가 백화점 가서 옷 사줄게.

인화 진짜?

금희 그래공연 보러가려면 예쁜 옷 입어야지일문이도 정장 한 벌 해 입고.

일문 저정장 많이 있는데요?

금희 너하루가 다르게 크지 않니? (도현 보며당신돈 주실 거죠?

도현 야아이거 배 아픈데난 따라가지도 못하고투자만 해야 되는 거야?

금희 당신은 오페라 관람 가면 주무시잖아요?

 

정원 ()

어둠 속에 불이 환하게 켜진 도현의 집.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크게 흘러나온다.

그 앞에 서서 집을 노려보고 있는 창희그 모습에 F.O.

 

도현 집 앞 (- F.I)

걸어오는 홍철일각에 서서 물끄러미 집 바라본다.

홍철보다가 힘없이 돌아서 가는데그 앞으로 다가오는 자가용.

홍철을 스쳐 간다문 앞에서 내리는 기사차 문 열어주면,

금희와 인화일문이 내린다기사가 운전석에서 쇼핑백을 잔뜩 내린다.

금희의 팔을 잡고 뭐라고 조잘대는 인화그 말에 금희 환하게 웃는다.

행복해 보이는 세 사람안으로 들어가고 기사 따라 들어가면,

슬픈 얼굴로 보는 홍철돌아서려다가 멈칫 본다.

안에서 기출이 손가방 들고 나온다.

 

홍철 박기출!

기출 (보고 얼굴 굳어지는데서)

야외 일각 (오후)

마주 서서 노려보고 있는 홍철과 기출.

 

기출 내 경고 잊었어내가 우리 집에 오지 말라 그랬잖아!

홍철 나가 오는 것을 뭣 땀시 겁내는디?

기출 (멈칫 보는)

홍철 아니제나땜시 겁내는 것이 아니고, 해주가 오는 것이 겁나지야?

기출 (눈 커지며천병장... 설마...?

홍철 그래나 다 알제. 해주 친 엄니가 느그 집 사모님 맞지야?

기출 !!

홍철 그래서 너 해주가 느그 집에 가는 걸 기겁을 하고 말린 것이고,

나 보고는 울산 바닥 계속 떠나라고 한 것이여내 말 맞제?

기출 처천병장...

홍철 나가 궁금한 것은 말이다이.

너가 뭣 땀시 해주를 나한티 맡겼을까 하는 것이여.

저 좋은 부모 냅두고으째 나한티 해주를 마꼈으까?

왜 부모들한티는 바다에 빠져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으까?

기출 아니에요천병장님이 잘못 안 거예요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홍철 그래글믄나가 그 집에 가서 확인해 봐야쓰겄다. (하고 가려는데)

기출 (붙잡으며천병장!

홍철 (쳐다보면)

기출 어... 얼마를 원해?

홍철 이 자석이!

 

일순 기출의 턱을 후려갈기는 홍철나가떨어지는 기출.

 

홍철 (멱살 잡아 일으키며나가 시방 돈 땜시 이러는 줄 알어?

너가 우리 해주 나한티 맡기는 바람에갸가 을마나 쌔빠지게 고생하는 줄 아냐부잣집서 공주 대접 받고 자랄 우리 해주가니 땜시 을마나 서럽게 사는지 알어이 썩은놈아말해봐봐!

으째 그랬냐으째 나한티 해주를 맡겼느냔 말여!!

기출 너 따위가 알 거 없어.

홍철 이 새끼가!

 

다시 후려치는 홍철휘청했다가 달려드는 홍철을 때리는 기출.

움찔했다가 다시 달려드는 홍철.

기출을 들이 받으며 두 사람 함께 쓰러진다엎치락뒤치락 하다가,

힘으로 기출을 누르는 홍철위에 올라타 후려갈긴다.

 

홍철 니가 사람이여이새꺄너도 자석 키우는 인간이,

으째 부모 자식의 천륜을 끊어놓고 해주 나한티 맡겼냐!

말하랑께뭣 땀시 그랬냐!

기출 그걸 알면너하고 나하고 둘 다 죽어이 인간아.

홍철 이 자석이! (주먹 치켜들면)

기출 그래차라리 날 죽여라죽이지 못할 거면 여기 떠나고.

 

주먹 든 채 부르르 떠는 홍철이 악물고 노려보는 기출 얼굴에서.

 

해주 동네 일각 (저녁)

홍철터덜터덜 걸어오는데,

 

해주 (E) 아부지!

 

홍철멈칫 돌아보면 해주가 양동이를 들고 달려온다.

얼굴과 옷이 온통 진흙투성이다.

 

해주 (다가와인자 퇴근하는 길이시요?

홍철 너꼴이 이것이 뭐다냐?

해주 식구들 몸보신 좀 시킬라고미꾸라지 쪼까 잡았어라.

 

홍철양동이 보면진흙물 속에 미꾸라지 몇 마리 꿈틀거린다.

 

홍철 (얼굴 일그러지며이런 짓을 머던다고 해 쌋냐!

해주 (의아해으째 그런다요아부지도 추어탕 좋아하신께...

홍철 (울컥해너 이런 짓 안 해도 아부지가 밥 안 굶긴다 했냐 안했냐!

니가 뭣 땀시 이런 고생을 하냔 말이여!

 

하고 얼떨결에 양동이를 걷어차 버리는 홍철.

양동이가 엎어지며 미꾸라지들이 꾸물꾸물 기어 나간다.

 

해주 음마... 으째 이러신다요?(황급히 미꾸라지 잡으려 하지만 잘 안 잡히고)

해남서도 많이 잡았는디왜 갑자기 이러신다요? (하고 잡으면)

홍철 (당황해미안하다... 해주야...

해주 (원망스럽게 보며엄니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랬어라...

홍철 미안하다... 아부지가 잘 못 했다...

해주 아따싸게 이거나 잡으쑈!

 

홍철몸 숙이며 같이 미꾸라지 잡으려는데자꾸 빠져 나가는 미꾸라지.

(오메오메 으쨔스까.. 으째 이라까일로와일로와!(이리와!))

홍철 요것봐라요 작것이 으째 안잡히냐음마음마 요것들봐라이?

 

그 모습 보다가 갑자기 킥웃는 해주보고는 같이 웃는 홍철.

 

해주 집 마당 (저녁)

해주와 홍철대야에 담긴 미꾸라지에 소금 뿌려 헹구는데,

미꾸라지들이 대야 밖으로 튀어 나온다두 사람 잡으려다가 놓치고,

다시 깔깔 거리고 웃는데안방 문 벌컥 열고 달순이 내다본다.

 

달순 아이구좋아 죽네빚쟁이 놈들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고,

다 자빠져 가는 이 집구석에서 애는 언제 튀나올지 모르는데,

미꾸라지나 잡고 자알 한다아예 둘이 미꾸라지하고 살아라!

 

하고문 꽝 닫으면 머쓱해 서로 쳐다보는 홍철과 해주.

그러나 이내 다시 킥 웃음 터트린다웃지 말라는 시늉하면서

입 가리고 웃는 해주.

 

마당 평상 ()

밥상 위에 추어탕 그릇들이 놓여 있다밥 말아 걸신 듯이 먹는 상태.

나머지 식구들도 맛있게 먹고 있다뿌듯하게 쳐다보는 해주.

 

해주 오빠... 맛있제?

상태 아따죽이는 구마이요것이 을마만에 묵어 보는 추어탕이다냐?

해주 (영주 먹이며영주도 많이 묵어라이~ (하는데)

상태 (후루룩 그릇째 들이 마시고더 없당가?

 

해주 보면냄비가 비어 있다.

 

해주 어짜까다 떨어져 부렀는디내 거라도 먹을랑가?

상태 그라믄 고맙제.. (하고 해주 그릇 가져오는데)

홍철 (숟가락으로 상태 머리 탁때리는)

상태 아야으째 때리요?

홍철 이 자식아두 그릇이나 쳐 묵어불고동생꺼 까정 뺏어 묵어?

달순 왜 머리를 때려공부 못 하게상태 한참 클 나이잖아?

들어 보니까 상태가 지 반에서 키가 젤 작다더라!

해주 저 년은 멀대 같이 삐쭉 크고기집애가 키만 크면 뭐 해?

해주 아부지지는 추어탕 벨로 안 좋아해라. (영주 보고영주야더 먹어이~

영주 나도 이거 싫어나는 고기 먹고 싶어.

해주 고기? (하는데)

달순 (맛있게 먹으며망할 년... 이런 재주 있으면진즉에 많이 잡아서,

갖다 팔면 좀 좋아그걸로 고기라도 사 먹게.

해주 (그 말에 생각하는 해주 얼굴에서)

 

마루 ()

마루에 얇은 이불 덮고 쪼그린 채 곤한 듯 자고 있는 해주.

문이 열리고 홍철이 나온다물끄러미 해주 모습 바라본다.

 

안방 ()

해주를 안고 들어오는 홍철잠든 영주 옆에 조심스럽게 누여놓고,

이불 덮은 후 나간다.

 

마당 ()

홍철평상에 앉아 하늘 바라보고 있다밤하늘에 보이는 북극성.

그 모습 보며 홍철긴 한숨 내쉬는데..

 

달순 (E) 거기서 뭐 해?

 

홍철돌아보면 달순이 찡그린 채 배를 만지며 나온다.

 

달순 왜 저 기집애를 방에 들여놓고 여기서 이러고 있어?

홍철 미꾸라지 잡는다고 애가 지쳐 부렀구만날씨도 쪼까 쌀쌀하고...

달순 (배 만지며배 뭉쳐서 아픈 난 안 보여?

홍철 많이 아프다냐일로 와 봐봐...

 

홍철달순 배를 어루만지려는데 탁손을 쳐내 버리는 달순.

 

달순 됐고빨리 방에 들어와저 기집애도로 내 놓고!

홍철 (보고여보달순아니 해주한테 으째 그런다냐?

달순 내가 뭐?

홍철 암만 그려도 십년 넘게 정 들여 키웠는디?

너는 저것이 불쌍하지도 않다냐... 워쩌케든 먹고 살라고,

애기가 애 쓰는 거 안 보이냔 말여... 해주도 니 딸이여.

달순 저게 왜 내 딸이야당신 딸이지.

홍철 (멈칫 방 쪽 보며말조심 해라듣겄다.

달순 나는 죽을 때까지 그렇게 생각 못 해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내 가슴에 칼 꽂아놓고 그런 소리가 나와?

홍철 ....

달순 빨리 들어와속 터지는 소리 하지 말고!

 

하고 들어가면 하늘 보고 다시 한숨 쉬는 홍철 얼굴에서 F.O.

 

초등학교 앞 (F.I- )

가방 메고 걸어오는 해주담을 따라 걷다가 일각에서 멈춘다.

담장 아래 개구멍 같은데서숨겨둔 양동이와 소쿠리 꺼내는데,

 

강산 (E) 어이땜쟁이!

 

해주화들짝 놀라 보면 강산이 싱글거리며 다가온다.

 

해주 오메놀래부렀네먼 기척도 없이 오고 난리여?

강산 그건 뭐냐?

해주 눈을 머던다고 달고 다니까딱 보믄 소쿠리하고 바께쓰구만?

강산 그걸 거기서 왜 꺼내냐고?

해주 남이사 뭘 하던지..

강산 나 너한테 용건이 있는데... (하는데)

인화 (E) 산이 오빠~

 

두 사람멈칫 보면 인화가 다가온다.

 

강산 (찌푸리며재는 왜 꼭 결정적일 때 나타나는 거야?

인화 (다가와 해주 보고너 산이오빠랑 왜 또 같이 있는 거야?

해주 그걸 으째 나한티 물어보냐느그 산이오빠한티 물어보그라.

(하고 가버리면)

강산 (따라 가려는데)

인화 (붙잡으며어디 가려고?

강산 얌마너 왜 그래껌딱지냐?

인화 오빠오페라의 유령 봤어?

강산 오페라는 못 봤지만 유령은 봤다!

(하고는 인화 떼 내 버리고 해주 쫓아가는)

인화 아왜 저딴 기집애를 쫒아 다니는 거야진짜!

(속상한 듯 보는 얼굴에서)

 

야산 일각 ()

나물을 뜯고 있는 해주순간앞에 불쑥 나타나 얼굴을 들이미는 강산.

 

해주 으째 이라까?

강산 그 풀은 왜 뜯냐?

해주 팔라고 뜬는디... 뭣 땀시 그라요?

강산 사람들이 풀도 사냐?

해주 풀이 아니고나물이요나물!

강산 그래근데 그 바구니하고 양동이에 가득 나물을 다 뜯는다고?

해주 바께쓰는 미꾸라지 잡을 건디요으째 차꼬 그라요?

강산 미꾸라지그것도 팔려고?

해주 아바쁭께 저짝으로 쫌 비킷쑈!

강산 야뭐 하러 힘들게 이 딴 걸 하냐이거 팔면 얼만데내가 줄게.

 

해주 멈칫 보면강산 지갑 꺼내 수표 한 장 내민다.

 

강산 이 정도면 되냐?

해주 이 인간이 참말로! (옆에 돌맹이 하나 들며조사브끄나!

나가 거진줄 알어정신 사납게 하지 말고 언능 사라져부러이~

강산 (주춤 물러나며알았어왜 화를 내고 그래?

 

해주돌멩이 버리고 다시 나물을 뜯고그 모습을 보는 강산.

 

시장 일각 ()

나물 파는 아줌마들 열 지어 앉아 있는 모습 보이고,

강산나물이 든 소쿠리들 살피며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러다가 한 아줌마 앞에서 멈추는 강산뿌리째 있는 나물이다.

 

강산 아주머니이거 몽땅 얼마에요?

 

야산 일각 ()

소쿠리 들고 나물 찾아 두리번거리던 해주.

일순 뭔가 발견하고 눈이 휘둥그레진다.

 

해주 오메먼 나물이 이라고 많다냐완전히 노다지구마이심봤다~

 

앉으며 나물 뜯으려 힘을 주는데너무 쉽게 뽑혀 엉덩방아 찧는다.

갸우뚱거리며 다시 나물을 뜯는데 역시 뿌리째 뽑힌다.

이상해 하며 계속 나물 뜯는 해주.

 

동 일각 ()

옆에 가득 나물 쌓아놓고땀 뻘뻘 흘리며 호미로 나물 심고 있는 강산.

허리 아픈지 몸 일으키려다가나물 뜯는 해주 보고 납작 엎드린다.

 

논 가 일각 ()

해주논 가 웅덩이에서 바가지로 물을 퍼낸다.

바닥이 드러난 웅덩이미꾸라지가 몇 마리 보이지 않는다.

 

해주 (시무룩해 미꾸라지 잡으며요걸로는 고기 사기는 어림도 없겄는디...

(양동이에 미꾸라지 툭 집어넣는데서)

 

(점프)

해주다른 웅덩이의 물을 퍼내고 있다.

진흙범벅의 얼굴어느 순간 환해진다안에 미꾸라지가 바글바글하다.

 

해주 음마이것들이 으째 여기 다 몰려 있데?

워메물 반 미꾸라지 반이구마이!

 

해주아예 바가지로 미꾸라지들 떠서 양동이에 정신없이 담다가,

멈칫 본다그 시선에 저쪽 편에서 보다가 쏙 들어가는,

강산의 고개가 보인다의아해 하며 다가가는 해주.

강산이 양동이의 미꾸라지를 웅덩이에 붓다가 해주를 보고,

화들짝 놀란다그 옆에 이미 빈 양동이 하나가 있다.

 

해주 여기서 뭐 하요시방?

강산 (양동이 바로 세우며 버벅거린다... ...이거 내가 다 잡은 거야.

여기 미꾸라지 진짜 많네!

해주 (어이없게 쳐다보는데서)

 

(점프)

강산진흙투성이 얼굴로 땀 뻘뻘 흘리며 바가지로 물 퍼낸다.

 

강산 (몸 일으켜 허리 만지며첨부터 오케이 했으면,

이 생고생 안 하잖아아우허리야!

해주 오메다시 물로 들어가부네싸게 퍼 내랑께언능!

 

강산우씨하고는 다시 물 퍼낸다미소 머금는 해주 얼굴에서.

 

시장 안 ()

두 개의 양동이에 미꾸라지 가득하고,

흙투성이의 해주와 강산호객하며 미꾸라지를 판다.

 

해주 아짐미꾸라지 좀 사쑈지가 직접 잡은 거여라! (하는데)

강산 야그래갖고 팔리겠냐?

 

해주 보면강산양동이 진흙을 손에 묻혀서 얼굴에 쓰윽 묻히고,

팔소매와 바지를 걷어 부친다.

강산 자~~~~~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냐~!

그렇다고 달이면 달마다 오느냐것도 아냐기회는 딱 한 번,

지금 뿐이야아주머니 아저씨 시집 못간 아가씨장가 못간 삼촌,

부끄러워하지 말고다들 이리 가까이 오셔!

 

사람들 신기해서 쳐다보고몇몇 사람들 강산 앞으로 모여든다.

 

강산 (미꾸라지를 두 손으로 잡아 올리며이것이 무엇이냐어이 학생!

받아적어엘 에이 알 쥐~크기도 크다 라쥐힘도 크다 라쥐,

라쥐 라쥐 미꾸라쥐야이 미꾸라지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물 건너온 것들하고는 차원이 달라날아가는 새가 왜 떨어지는 줄 알 아영양실조야다리에 힘 빠지는 아저씨 왜 그러는 줄 알아?

영양실조야이거 한번 잡숴 봐요강이 깨져!

 

아낙1 (양동이 안 보고그거 힘 좋아 보이네한 바구니얼매고?

해주 (활짝 웃으며만원이어라!

아낙1 싸네한 바구니 주그라.

강산 어이아저씨두 번만 잡셔봐담날 아침밥상 반찬이 달라져!

아저씨1 (화색이 돌며그럼 난 두 바구니!

 

아줌마들 모이기 시작하고 해주 미꾸라지 뜰채로 봉지에 담고,

강산해주 옆에서 돈 계산하며 소리소리 외친다.

 

강산 피부 푸석한 아가씨 백날 화장품 발라봤자 도루묵이야한 번만 잡셔봐.

도망갔던 애인이 돌아와!

 

(점프)

해주입이 귀에 걸려 돈을 세고 있다뿌듯하게 보는 강산.

 

해주 (강산 보며참말로 고맙구마이거시기 부모님이 약장사 한다요?

강산 야말로만 고맙다냐내 일당은?

해주 (멈칫 보고얼마 줘야 하는디요?

강산 돈 말고 딴 걸로!

해주 (의아해 보는데서)

 

바다 공업사 작업실 (저녁)

방화복을 걸친 강산용접모를 쓰고 장갑을 낀다.

해주에게 용접봉을 건네주는 강산.

 

해주 (받으며참말로 이해를 모다겄네아니온갖 용접 다 해 봤담서,

어째 이걸 가르쳐 달란다요?

강산 야다 해 봤는데내가 이 후진 아크 용접만 쪼금 서툴러서 그래.

해주 (용접봉 내밀며한번 해 봇쑈!

강산 (주춤... 니가 먼저 시범을 보여 봐.

해주 아어느 정도 실력인지 봐야 갈켜 주제라! (하고 용접봉 들이밀면)

 

강산하는 수 없이 용접모와 장갑 착용하고용접봉을 받는다.

작업대에 고정된 철판강산잠시 망설이다가 용접봉을 쇠 접판 부위에 갖다 댄다파바박!! 불꽃이 튀자 기겁하며 용접봉을 놓아버리는데,

어이없어 보는 해주다시 용접봉을 들지만 역시 머뭇거리는 강산.

그런 강산을 해주가 뒤에서 민다.

강산불꽃을 보지 않으려 고개를 돌린 채로 용접을 한다.

 

(점프)

쇠판이 용접된 부분이 울퉁불퉁하다.

해주기가 막혀 강산 보면용접모 젖힌 채 어색하게 웃는 강산.

 

해주 인자 봉께뻥쟁이구마이용접 한 번도 안 해 봤지라?

강산 (어색하게 웃다가... 그래도 처음에 이 정도면 소질 있는 거 아니냐?

해주 개가 웃겄네이선생이 암만 좋아도 이런 정신상태론 택도 없당께.

강산 야근데 너 왜 반말해쪼꼬만 게?

해주 글믄선생님이 제자한테 요거 좀 해 봇쑈저거 좀 해 보랑께요,

이런다냐자세가 글러 묵어부렀구마! (하고 나가버린다)

강산 야어디 가?

 

당황해 용접모 벗으며 보는 강산.

 

동 공업사 앞 (저녁)

해주 나오는데쫓아 나오는 강산.

 

강산 야땜쟁이그냥 가면 어떡해?

해주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으뜨케 수영을 배운다냐불도 마찬가지여.

강산 야옛날에 한번 데여서 그래그렇다고 그냥 가냐?

오늘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해주 오늘은 안 되야가서 밥해야 돼.

강산 그럼 언제 해?

해주 (대꾸 없이 가면)

강산 (따라가며... 땜쟁이!

해주 (휙 돌아보며땜쟁이라 부르지 마랑께이 뻥쟁이야!

강산 그럼...?

해주 사부님이라 불러내일 보드라고뻥쟁이!

 

하고 가 버리는 해주기가 막혀 보는 강산 얼굴에서.

 

해주 동네어느 집 마당 (다음 날)

손가방 들고 중년과 마주하고 선 기출당혹스런 얼굴이다.

 

기출 아니왜 도장을 못 찍겠다는 거야지난번에 배 밭 팔기로 했잖아.

중년 거기소문이 안 좋두마.

기출 무슨 소문?

중년 그 배 밭 자리에 조선소가 들어온대매?

그래가버티면 돈 더 받을 수 있다 카더라.

기출 (안색 변해누가 그 따위 소리를 해? (하는데)

정우 (E) 내가 그랬어요.

 

기출돌아보면 대문 앞에 정우가 서 있다그 옆에 서 있는 노인.

 

기출 (놀라... 정우 아니냐?

정우 (다가와 계약서 보이며이거 형이 이 어르신하고 한 거죠?

기출 (멈칫 노인 보고는그래..

정우 (계약서 박박 찢고이 계약 무효에요계약금은 물어 줄테니까.

기출 (놀라 바라보는데서)

 

다방 일각 ()

찻잔 놓고 마주 앉아 있는 기출과 정우.

 

기출 (눈치 보며그 동네서 산다고언제부터?

정우 두 달쯤 됐어요절에서 공부하다가 사정이 생겨서 왔어요.

기출 ... 그럼 연락을 하지.

정우 형은 왜 장도현이 밑에서 그러고 살아요?

기출 (멈칫 보고내가 뭘?

정우 배 밭 사는 일 말이예요우리 형이 사람들한테 왜 배 밭을 나눠줬는지,

옆에 있었던 형이 제일 잘 알잖아요?

근데 장도현이 앞에 서서 그 배 밭을 뺏으려고 그래요?

기출 땅값은... 다 지불할 거야어차피 배 농사도 안 돼.

정우 농사 안 되게 만든 게 장도현이 석유화학단지잖아요?

병 주고 약 주고죠더구나 그 약은 푼돈이고요!

그 사람들 그 돈 받아서어디서 뭘 하고 살아요?

기출 (할 말 없는데)

정우 형도대체 그 집에 왜 있는 거예요혹시 죽은 내 조카 때문에 그래요?

기출 (멈칫 보면)

정우 유진이 죽게 만든 게 미안해서형수 옆에 있냐구요?

형수가 형 보기나 해요?

기출 정우야... 그건 내 문제고너 아껴서 하는 말인데...

장회장님하고 맞서 싸우려고 하지 마라그 분예전의 장도현이 아니야.

정우 나도 형 좋아해서 말인데더 이상 장도현이 밑에서 이런 더러운 일 하 지 마세요내가 두고 보지 않아요.

기출 (당혹스런 얼굴로 보는데서)

 

도현 집 정원 ()

골프 연습대 앞에서도현이 공을 치고 있다,

논으로 날아가는 공들 바라보는데손가방 들고 다가오는 기출.

도현 앞에 죄지은 듯 선다.

 

도현 (보고다 됐어?

기출 아직... 아닙니다.

도현 시간을 얼마나 줬는데아직이야이리 줘 봐!

기출 (울상으로회장님...

도현 이리 줘 보라니까.

 

기출 하는 수 없이 가방에서 서류 몇 장 꺼낸다받아 보는 도현.

 

도현 이게 다야?

기출 ... .

 

순간서류 팽개치고 골프채로 기출의 허벅지를 갈기는 도현.

비명 지르며 나뒹구는 기출.

 

도현 너 요즘 정신머리 어디 두고 다니는 거야!

니가 제대로 못 해서 배 밭에 약까지 뿌렸잖아근데 이게 뭐야?

장난해? (골프채로 등을 후려갈기며장난 하냐고! (하고 마구 때린다)

 

비명 지르는 기출창희가 가방 메고 걸어오다가 그 모습 본다.

놀라 뛰어가려다가 우뚝 멈추는 창희도현 앞에 무릎 꿇는 기출.

 

기출 죄송합니다정말 죄송합니다.

도현 죄송하다는 소리는 아무 도움이 안 돼이유가 뭐야?

기출 (벌벌 떠는)

도현 나 속이려고 머리 굴리지 마니 머릿속 째깍거리는 소리 다 들리니까.

너 요즘 분명히 이상해생각이 딴 데 가 있다고이유가 뭐야!

기출 그그게...

도현 똑바로 말 해!

기출 바방해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도현 방해누가?

기출 정웁니다.

도현 누구?

기출 옛날... 학수 동생윤정우....

도현 (놀라그럴 수가... 그놈이 왜?

 

말 못하고 다리 문지르는 기출일순 골프채 지켜드는 도현.

기출 놀라 보는데내려치는 도현기출 바로 앞에 골프채 꽂힌다.

 

도현 그 영감이야!

기출 (놀라 보면)

도현 그 능구랭이 같은 영감... 강대평이가 배후에 있어!

그 영감이 끌어들인 거야정우까지!

 

이 악물다가 돌아서는 도현창희와 시선 마주친다.

멈칫했다가 그냥 집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 도현.

기출 앞으로 걸어가는 창희괴로운 표정으로 창희 보는 기출 얼굴에서.

 

도현 집 거실 ()

들어오는 도현이층에서 공주 풍으로 차려 입은 인화가 내려온다.

 

인화 아빠저 어때요?

도현 이야하늘에서 선녀님이 내려 오셨네눈이 부셔서 못 보겠다야.

인화 (헤헤 웃는데)

금희 (안방에서 나오며니 오빠 올 시간 안 됐니?

인화 저녁 때 갈 거잖아엄마표 한 장 분명히 더 챙겨놨지?

금희 그렇다니까?

도현 뭐야내 것까지 챙긴 거야?

인화 아빠 거 아니거든요.

도현 그럼 누가 같이 가?

인화 비밀!

도현 인석아나도 어차피 못 가. (금희 보며여보나 좀 나가봐야겠는데?

옷 좀 줘.

금희 회사 일 다 끝난 거 아니었어요?

도현 당신도 없는데 집에 있으면 뭐 하나쓸쓸하게...

금희 (눈 흘기며 웃는데서)

 

기출 집 거실 ()

파스 가지고 오는 창희기출이 고통스러운 듯 허벅지 내놓고 있다.

허벅지에 퍼렇게 멍이 들어 있다창희그 허벅지에 파스 바르려다가,

멈칫 본다멍 자국 옆에 관통된 총상 흉터가 보인다.

 

기출 (창희 의식하고군대 있을 때 다친 총상이라고 했잖아..

 

말없이 허벅지에 파스 붙이는 창희.

기출 등 뒤로 돌아가 런닝을 올리다가 울컥한다.

곳곳에 검붉은 피멍이 맺혀 있다파스 붙이다가 소리 죽여 우는 창희.

 

기출 (의식하고창희야...

창희 (울며이러면서... 이 꼴 당하면서 왜 있자는 거예요... 아버지..

기출 (뭐라고 하려는데)

최비서 (E) 박집사님!

기출 (멈칫!

최비서 (E) 회장님께서 나오라고 하십니다.

기출 알겠습니다갑니다!

 

일어나는 기출옷 챙겨 입는다.

울고 있는 창희 보고 뭐라고 하려다가 그냥 나가는 기출.

 

정원 ()

절뚝거리며 나오는 기출도현과 최비서가 기다리고 있다.

 

도현 뭐 하나빨리 빨리 나오지 않고!

기출 죄송합니다.

 

도현돌아서 가면 따라가는 기출과 최비서창희 나와 그 모습 보는데,

대문으로 일문이 가방 메고 들어온다.

 

일문 아버지... 나가세요?

도현 오냐오늘 오페라 보러 가냐?

일문 예..

도현 그래스트레스 좀 풀고돌아와서 제대로 공부해. (어깨 툭치고 나가면)

일문 (창희 쪽으로 오다가니 아버지 왜 절뚝거리냐?

창희 ...

일문 자식이사람이 묻는데 대답을 안 해?

 

창희의 뺨을 툭툭 건드리고 가는 일문입술 깨물고 서 있는 창희.

 

대평 집무실 ()

대평 신문 든 채 부들 부들 떤다.

신문에천지석유 화학조선소 건설 선언!- 제목과 함께,

장도현이 환히 웃는 얼굴이 보인다대평 신문 와락 구기는데,

그 앞에 서 있는 정우.

 

정우 그 일하겠습니다대신에조건이 있습니다.

대평 장사꾼도 아닌 기무신 조건이고?... 뭔데?

정우 배 밭 주인들한테 장도현이가 제시한 금액세 배를 쳐 주십시오.

대평 뭐뭐라꼬니 돌았나내 보고 지금 밑지는 장사를 하란 말이가!

정우 그래도 밑지지는 않을 텐데요..

최소한 장도현이가 그 땅에 조선소를 짓는 건 막을 수 있지 않습니까?

대평 그래도 세배는 안 된다도둑놈 아이가?

정우 그럼 저는 절대 나서지 않을 겁니다.

대평 이놈우 자석이....두 배는 어떻노?

정우 (말없이 보는 얼굴에서)

 

바다 위 ()

파도를 가르며 달려오는 도현의 요트멀리 해풍조선소가 보인다.

 

요트 안 ()

기출이 운전하고 있고도현과 최비서가 조선소를 보고 있다.

 

도현 해풍 조선... 어떻게든 그 영감을 꺼꾸러뜨려야 돼.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그 배 밭을 우리가 차지해 돼.

그리고 나서는 저곳도...(하는데)

기출 (멈칫 아래 보고회장님!

도현 뭐야?

기출 배에 물이 새는 거 같습니다.

 

멈칫 아래 보는 도현발밑에 물이 들어와 흥건하다.

고개 홱돌려 최비서 보는 도현당황해 고개 숙이는 최비서.

 

바다 공업사 앞 ()

자동차 세워놓고기사 대기하고 있다정박하는 도현의 요트.

내리는 도현과 기출최비서모두 바짓단까지 젖어 있다.

기출당황한 얼굴로 홍철의 공업사 보는데,

최비서의 뺨을 후려갈기는 도현.

 

도현 이 근처에서 제일 잘 고치는 공업사라고여기 너 친척이지?

최비서 죄송합니다.

도현 이래서 버러지 같은 자들한테는 일을 주면 안 돼니가 책임져!

최비서 알겠습니다.

 

도현차 쪽으로 가고기사 문 열어 주는데공업사 보고 있는 기출.

 

도현 뭐 하나안 타고!

기출 (멈칫! (황급히 차에 오르는데서)

 

공업사 마당()

홍철과 직원1, 2, 작업실에서 나오는데들어오는 해주와 강산.

 

해주 아부지!

홍철 (멈칫 보고해주야어짠 일이여? (하고 강산 힐끗 보면)

강산 (고개 꾸벅하고)

해주 작업장에서 용접 쪼까 연습해도 되지라?

홍철 그래아부지 시방 바쁜께알아서 해라이~ (하고 황급히 나가는데서)

 

요트 안 ()

엔진 들여다보는 홍철과 직원2. 직원1은 뒤에서 보고만 있다.

 

홍철 야이 엔진 이거 일제 아녀?

직원2 일제는 맞는데호환이 될 끼라예.

홍철 이 사람이호환이 안 된께문제가 생겼제. (고개 들며 직원1에게)

우리 일제 구라찌 없다냐?

직원1 없지예그거는 대양공업사 가야 있을 낀데..

홍철 (다시 엔진 들여다보는데서)

 

공업사 작업실 안 ()

윗옷 벗는 해주안에 구멍 난 런닝 입고 있다방화복 입으려는데,

강산 문득 해주의 목덜미를 본다그 아래 보이는 흉터.

 

강산 야너도 데였었냐?

해주 (돌아보고뭔 소리다냐?

강산 거기... 목덜미 아래 흉터 말야어떻게 땜질했길래 거길 데여?

해주 용접 하다 데인 거 아니여.

강산 그럼?

해주 나도 몰러근디 시방 숙녀 으디를 들여다 본당가!

(하고 용접봉으로 머리 땅때리면)

강산 (머리 감싸 쥐며땜쟁이너 이 머리가 얼마나 고귀한 건 줄 알아?

해주 뻥쟁이너 한번만 더 땜쟁이라 불러 봐봐.

(용접봉 들이밀며그 대가리를 확땜질해 버릴 탱께.

강산 (움찔해 머리 감싸고 물러나면)

해주 정신 차리고 보드라고으뜨케 하는지...

강산 알았다땜쟁이.

해주 (노려보면)

강산 아니사부님!

 

용접모 쓰고 작업대에 놓인 철판 용접하는 해주그 뒤에서 보는 강산.

시선이 다시 뒤의 흉터에 가 멎는다그 흉터에서.

 

도현 집 정원 ()

정원의 잔디를 기계로 깎고 있는 창희입은 나시 옷이 흠뻑 젖어 있다.

안에서 나오다가 보는 금희.

 

금희 창희야!

 

기계 소리 때문에 못 듣고 계속 작업하는 창희등 뒤로 다가오다가,

멈칫 창희의 어깨를 보는 금희데인 흉터자국이 선명하다.

그 모습 보는 금희 얼굴에서.

 

(플래시백)- 1부 씬 7. 일본 학수집 주방.

금희가 커피포트 쏟아데여서 우는 어린 시절창희와 해주.

 

(현재)

금희착잡하게 보다가,

 

금희 창희야!

창희 (그때서야 보고 기계 멈추며사모님!

금희 니가 왜 이걸 하고 있어?

창희 예아버지가 바쁘신 거 같아서...

금희 그래도 공부하는 애가 이런 일 하는 거 아냐이 땀 좀 봐이게 뭐야?

(하고 옷 만지면)

창희 (말없이 보고)

금희 그러고 보니너도 참 많이 컸구나어릴 땐 내가 키웠는데...

 

하며 창희의 얼굴을 만진다창희 멈칫 하는데,

 

양남댁 (E) 사모님!

금희 (돌아보면)

양남댁 (나와서인화가 방에 없어요.

금희 무슨 소리에요그럼 어딜 갔다는 거예요?

양남댁 아까 무슨 공업사를 간다 그랬는데...

창희 (멈칫 보는데서)

 

바다 공업사 앞 ()

나오는 해주뒤에서 부은 얼굴로 강산이 투덜거리며 따라 나온다.

 

강산 야겨우 고거 가르쳐 주고 끝내냐무슨 사부가 그러냐?

해주 뻥쟁이가 소질이 없응께 그라제충분히 가르쳐 줬구마.

강산 야그러지 말고 쫌만 더... (하는데)

 

정박해 있는 도현의 요트 발견하는 해주입 벌리고 요트 바라본다.

 

해주 워메먼 배가 저라고 좋다냐? (다가가며세상에이 배가 뭐당가?

강산 (보고 대수롭지 않게크루저 요트네.

해주 요트여요트는 거시기 돛 달린 배 아녀이 배는 돛이 없는디...

강산 바보야모터로 가는 요트도 있어.

(약간 잘난 척엄밀하게 말하면 이건요트가 아니고 파워보트지.

해주 보트하고 요트가 뭐가 다른디?

강산 음... 요트는 바람을 주동력으로 가는 거고보트는 크기를 기준으로

하는 거지선체 길이가 대충 30미터 이하를 보트라고 하는 거야.

해주 (새삼스레 보며뻥쟁이가 으뜨케 배에 대해서 그라고 잘 안당가?

그것도 뻥 아녀?

강산 이게 진짜? (하는데)

인화 (E) 산이 오빠!

 

멈칫 보고 일그러지는 강산인화가 다가온다.

 

강산 아저건 또 왜 오는 거야?

인화 (다가와 해주 노려보고천해주너 왜 자꾸 산이 오빠 옆에서,

알짱거리는 거야!

해주 나가 알짱거리는 것이 아니여.

인화 어쨌거나옆에 있잖아옆에 있지 말란 말야기분 나쁘니까!

강산 야니가 뭔데 누구더러 옆에 있으라마라야웃기는 기집애네?

인화 이 씨! (팔짱 끼며빨랑 가.

강산 어딜?

인화 오페라 보러 가자고엄마가 오빠 표까지 준비 했어!

강산 (기가 막혀 뿌리치며나 오페라 안 좋아하거든그러니까가세요!

인화 (울상 되며그럼 나도 안 가!

강산 가든지말든지...

인화 그럼 뭐 할 건데!

강산 요트 보잖아기집애야!

인화 요트? (그제야 요트 보고이거 우리 아빠 밴데?

해주 (놀라참말이여?

인화 그럼 거짓말이겠니? (강산 보며오빠우리 아빠 배 좋지?

강산 뭐... 쪼끔 폼 나네.

인화 안엔 더 멋있다구경 한 번 해 볼래?

해주 진짜로 구경할 수 있으까?

인화 이게넌 나서지 마들어가 봐오빠...

강산 (심드렁한데)

해주 (쿡 찌른다)

강산 (보고알았어한번 보지 뭐...

 

일동 들어가려는데 자전거 타고 오는 창희.

 

창희 인화야!

일동 (보고)

해주 (반가워음마창희오빠어짠 일이요?

창희 (자전거 세우며 강산과 어색하게 보고인화에게사모님이 너 데려오래.

인화 나 안 간다고 전해. (강산 보며들어가오빠.

 

들어가는 인화강산 따라 들어가고해주도 들어간다당황하는 창희.

 

요트 안 ()

들어와 화려한 내부 들러보며 휘둥그레지는 해주.

인화는 의기양양하고강산은 심드렁창희는 심각하다.

 

해주 아따~ 이 배겁나게 좋구마이세상에 침대도 있어야.

인화 (강산 보며오빠어때좋지좋지?

강산 뭐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네그냥 낚시 배네.

해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자뺘졌네세상에 이런 낚시배가 어디 있간디?

(하고는저기가 조종실이다냐? (하고 가면)

인화 저게? (하는데)

창희 인화야사모님 기다리셔어서 가.

인화 아안 간다 그랬잖아! (강산 쫓아 조타실 쪽으로 가면)

창희 (얼굴 굳어지는데서)

 

조타실 ()

들어와 핸들 만져 보는 해주금장까지 된 핸들이다.

 

인화 야때 묻어만지지 마!

해주 (멈칫 손 떼면)

강산 때 좀 묻으면 어때어차피 핸들인데?

(하고 만지다가뭐야키 꽂혀 있네?

인화 진짜? (보고는오빠... 우리 배 운전 해 볼까?

강산 니가 운전할 줄 알아?

인화 그냥 하면 되지 뭐. (하고 키 돌려 시동 걸면)

 

순간배가 확앞으로 간다그 바람에 넘어질 뻔 하는 일동.

 

해주 조심해!

 

재빨리 운전대 잡는 해주능숙하게 배 운전한다놀라 보는 일동.

 

강산 야땜쟁이너 운전 할 줄 아네?

해주 울 아부지한테 배웠어야.

강산 오우대단한데?

인화 (샐쭉해그래운전은 원래 기사가 하는 거지한 바퀴 돌아봐!

해주 안 돼비싼 배라서 겁나는구만.

인화 우리 아빠 배라니까하라면 해넌 왜 이렇게 말이 많니?

강산 그래재밌다야조금 나가 보자.

 

그 말에 운전하는 해주불안한 얼굴로 보는 창희.

 

바다요트 안 ()

해주가 조타실에서 운전하고 창희가 불안하게 보는 가운데,

뱃머리에서 바람 맞는 강산과 인화.

 

강산 야아바람이 진짜 시원하네기분 좋은데?

인화 (다정하게그렇지오빠? (하고 옆에 붙으려는데)

 

강산떨어져 조타실로 들어간다샐쭉하며 따라 가는 인화.

 

강산 야좀 멀리 나가 보자기분 죽인다.

해주 안 된당께인자 고만 돌아가야쓰것네.

창희 그래돌아 가이러다 사고 나겠어.

인화 아가고 싶으면 둘이 여기서 뛰어내려내가 운전할 테니까.

(해주 보며운전해 더 가라고!

해주 (하는 수 없이 핸들 잡고 가는데서)

 

공업사 앞 ()

나오는 직원1. 멈칫 없어진 요트 바라본다.

 

직원1 아니이기 어디 갔노벌써 부품 구해 고쳤나? (갸우뚱하는데)

 

먼 바다 요트 안 ()

운전하는 해주보고 있는 강산창희인화.

 

강산 야회전 죽이는데너 진짜 운전 잘 한다.

해주 (으쓱해울 아부지도 그르케 말씀하셨는디.. (하는데)

인화 야이리 줘 봐내가 해 볼게!

해주 안 돼못써위험하당께.

인화 이게 별 거 아니구만 뭘 그래우리 아빠 배잖아이리 줘!

 

해주 밀어내고 운전대 잡는 인화해주불안하게 보는데,

갑자기 덜컥하며 배가 서 버린다시동이 꺼져 버리는 배.

 

인화 야이거 왜 이래?

해주 이리 줘 봐봐. (교대해 시동걸지만 안 걸리고음마이것이 으째 이라까?

강산 야무슨 문제야?

해주 모르겄네시동이 안 걸려 부네. (계속 걸지만 안 걸리고)

 

보고 안색 변하는 창희밖으로 나간다.

 

동 바깥 ()

나오는 창희멈춘 배가 파도에 의해 항구에서 멀어지고 있다.

멀리 항구 끝 방파제에 사람이 작게 보인다.

 

창희 (손 흔들며이봐요여기 배가 멈췄어요이봐요도와줘요!

강산 (뒤이어 뛰어나와여기요도와줘요배가 고장 났어요여기요!

 

두 사람목청껏 소리 지르지만배는 점점 먼 바다 쪽으로 밀려간다.

 

요트 안 ()

다시 들어오는 창희와 강산.

 

창희 야배가 자꾸 떠밀려가어떡해?

해주 (계속 시동 걸려고 노력하며모르겄어이것이 으째 이라까? (하는데)

인화 어머이게 뭐야!

 

일동멈칫 보면 발밑에 물이 새어 나온다.

 

강산 야물 새이거 어떡해!

 

하는데갑자기 구멍 뚫린 듯 폭포처럼 물이 바닥에서 솟구쳐 오른다.

놀라 보는 일동그들 모습에서.

(3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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