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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퀸 4

<메이퀸> (가제) 4

 

요트 안 ()

다시 들어오는 창희와 강산.

 

창희 야배가 자꾸 떠밀려가어떡해?

해주 (계속 시동 걸려고 노력하며모르것네. 이것이 으째 이런다냐? (하는데)

인화 어머이게 뭐야!

 

일동멈칫 보면 발밑에 물이 새어 나온다.

 

강산 야물 새이거 어떡해!

 

하는데갑자기 구멍 뚫린 듯 폭포처럼 물이 바닥에서 솟구쳐 오른다.

놀라 보는 일동.

 

창희 이거 밑에 문제 생겼나 봐물을 퍼내야 돼바가지 같은 거 없어?

인화 어머어떡해어떡해빨리빨리 찾아 봐!

 

해주창희강산첨벙거리며 요트 안을 뒤집고 다닌다.

 

인화 뭣들 해빨리 하라니까이러다 물 다 차겠어!

해주 (요트 한 곳 아래의 벽장 열다가오빠여기 있어라!

안에서 대야 꺼내 던지는 해주강산과 창희 받고해주 창문을 연다.

물을 정신없이 퍼내는 세 사람인화물이 더 차자 의자 위로 올라간다.

 

인화 어떡해내 옷 다 젖었잖아오페라 입고 갈 건데... 빨리 퍼내!

세사람 (대꾸 않고 미친 듯이 물 퍼내는 모습에서)

 

바다 공업사 앞 ()

짐자전거 뒤에 부품 상자 싣고 오는 홍철.

일순자전거 멈추고 의아해 바라본다요트가 보이지 않는다.

 

공업사 안 ()

홍철들어와 자전거 세우고 부품 상자 내리는데,

사무실에서 나오는 직원1.

 

홍철 양기사정박장에 요트 으디 가부렀어?

직원1 천기사님이 몰고 나간 거 아입니꺼?

홍철 뭔 소리다냐대양공업사서 인자 부품 가져 왔는디?

직원1 아아이기사이 자석지가 국산 가지고 된다꼬 바득바득 우기두만...

그 자석이 몰고 갔나 보네.

홍철 글면... 어쩐당가?

직원1 엔진 구라찌 수리는 이기사 전문 아인교그거 주고 고마 퇴근하소!

홍철 (부품 상자 넘기다가우리 해주는 들어갔능가?

직원1 작업장에 없던데갔겠지요...

 

요트 안 ()

물이 무릎까지 차올랐다땀 뻘뻘 흘리며 물 퍼내는 해주와 창희강산.

인화는 의자 위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인화 왜 그렇게 느려 터졌어더 빨리 퍼내란 말야물이 더 많이 들어오잖아!

강산 야기집애야시끄러힘들어 죽겠는데 난리야니가 와서 좀 푸던지!

인화 (울상이 되며난 못 해내가 왜 그딴 걸 해?

해주 (숨 헐떡이며 창희보고오빠이래 가지곤 안 되겄어라.

창희 그럼 어떡해?

해주 무전기누가 무전 칠 줄 몰르요?

 

창희와 강산서로 보며 고개 젓는다해주 조타실 앞으로 가,

기계 이것저것 건드려 본다.

 

해주 (무전기 들며여보세요누구 없다요누가 좀 도와줏쑈!

(다른 기계 건드리며여보세요누가 듣는 사람 없소쫌 도와줏쑈!

배가 고장 나부렀어요,도와줏쑈!누구없소? (하지만 반응 없고)

인화 야빨리 물이나 퍼 내계속 들어오잖아?

 

그 말에 다시 대야 들고 물 퍼내는 해주창희강산.

 

해주 집 마당 (저녁)

자전거 끌고 들어오는 홍철.

 

홍철 해주야해주 들어왔냐?

달순 (문 열고 나오며집구석에 들어오면 해주밖에 찾을 사람이 없어!

오나가나 해주해주!

홍철 들온거여안들어온거여?

달순 몰라망할 년... 밥 할 시간 다 됐는데또 어디가 있는지!

홍철 글믄아직도 안 왔단 말이여? (불길한 얼굴로 고개 돌리는 데서)

 

도현 집 앞 (저녁)

다가와 멎는 도현의 차기사내려 문 열면 내리는 도현.

 

거실 (저녁)

도현들어오면 금희가 우아하게 차려 입고 안방에서 나온다.

 

도현 당신아직도 안 나갔어?

금희 지금 가려구요. (이층 보며일문아아직 멀었니?

일문 (이층에서 내려오며아버지 오셨어요? (인사하고는)

근데엄마... 아직 인화가 안 왔는데요?

금희 (놀라무슨 소리야아직도 안 오다니?

일문 몰라요방에 없던데요.

금희 (주방 쪽 보며아줌마아줌마!

양남댁 (주방에서 나오며사모님!

금희 어떻게 된 거예요인화가 아직도 안 왔다잖아요?

양남댁 저도 모르겠는데... 회장님 저녁 준비 한다고 정신없어서, (하다가)

창희가 데리러 갔잖아요?

금희 아니그게 언젠데...?

도현 왜 그래인화가 어딜 갔는데?

금희 그게 어디 공업사 간다고... 온 줄 알았는데아줌마박집사네 가 봐요!

혹시 창희 왔는지..

양남댁 예! (하고 나가면)

금희 (불길한 얼굴 되는데서)

 

요트 안 (저녁)

물이 점점 더 차올라 허리까지 올랐다인화겁에 질렸다.

여전히 정신없이 물 퍼내는 해주강산창희기진맥진한 모습이다.

 

인화 어떡해산이 오빠이러다 배 가라 앉는 거 아냐?

창희 (퍼내는 거 멈추고안 되겠어밖으로 나가자.

해주 구명조끼 으디 있을 꺼요그것부터 입어야 된당께라!

강산 아까저 쪽에서 봤어!

 

해주와 강산일각에 가물속으로 몸 담그고 밑바닥 쪽에서 구명조끼

네 벌 꺼낸다각자 창희와 인화에게 던져 주고 조끼 입는 해주와 강산.

인화조끼를 받고 갑자기 소리 내 운다.

 

해주 (보고인화야으째 그르냐?

인화 나 이거 입을 줄도 모른 말야어떡해우리 다 죽을 거야!

해주 뭔 소리다냐? (다가가 조끼 입혀주며갠찮해이거 있으믄

물에서도 문제없어야걱정 말드라고우리 금세 구조될 것잉께.

인화 (여전히 울며어떻게 구조 돼날까지 어두워지는데!

해주 구조! (갑자기 자기 머리 때리며으메이 돌팅이 좀 봐라이!

강산 왜 그래?

해주 (물 휘적휘적 저어가 조타실 서랍 여기 저기 연다)

강산 야땜쟁이왜 그러냐구!

해주 (안에서 뭔가 꺼내는데 조명탄이다조명탄이게 있으믄 암만 깜깜해도, 우리 구조될수있어쪼까 기다려봐바. (하고 문 쪽으로 간다)

 

동 요트 갑판 (저녁)

조명탄 들고 나오는 해주조명탄 터뜨리려는 순간!

갑자기 배가 기우뚱 선미 쪽으로 기운다.

그 바람에 미끄러지며 조명탄 놓치는 해주배 위에서 뗏목이 떨어진다난간 잡으며 간신히 버티는 해주.

 

동 요트 안 (저녁)

더 기울어지는 배앞쪽에 있는 물건들이 쏟아지고,

의자위에 있던 인화가 물속에 쳐 박힌다역시 쓰러지는 강산과 창희.

물건들 계속 떨어지는데일순 놀라 보는 강산.

선수에 있던 닻이 미끄러져 내려온다.

 

강산 조심해!

 

창희를 밀어내는 강산닻이 유리창을 뚫고 들어오며,

강산 옆을 스치는데갈고리에 허벅지가 북 찢겨 나간다.

비명 지르는 강산.

 

창희 산아왜 그래!

강산 아니야꽉 잡아!

 

순간배는 더 기울고...

 

인화 (물에 휩쓸려 가며오빠!

강산 인화야!

 

물줄기가 그들을 덮친다.

 

바다 위 (저녁)

배가 선수 부분만 조금 보이더니이내 가라 앉아 버린다.

거대한 포말만 일다가 이내 잠잠해지는 바다한동안 침묵이 흐른다.

어느 순간불쑥 솟아 올라오는 해주뒤이어 창희와 강산인화가

솟아 올라온다허우적거리는 인화를 붙잡고 있는 강산.

 

인화 (허우적거리며어떡해나 수영 못 한단 말야엄마어떡해엄마!

강산 가만있어구명조끼 입어서 괜찮아!

인화 나 물 먹었어엄마엄마나 죽어!

강산 가만있으라니까가만히만 있으면 괜찮아기집애야! (하는데)

해주 (두리번거리다가창희 오빠쩌그 잠 봇쑈!

 

보는 창희그 시선에 사각 구명 뗏목이 떠 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헤엄쳐 가는 해주와 창희구명 뗏목을 끌고 온다.

그 뗏목 손잡이 줄에 매달리는 네 사람그때서야 안정을 찾는 인화.

그러나 여전히 운다숨 몰아쉬는 해주 얼굴에서.

 

바다 공업사 마당 ()

자전거 타고 들어오는 홍철자전거에서 내려 작업실 안으로 들어간다.

 

동 작업실 안 ()

들어와 불 켜는 홍철아무도 없다나가려다가 멈칫보는 홍철.

다가가 뭔가 들어보면해주의 가방이다홍철놀란 얼굴 되는데,

다가와 멎는 자동차 소리돌아보는 홍철.

 

마당 ()

홍철나오면 차에서 내리는 사장과 직원2.

 

사장 천기사우째 된 기고?

홍철 뭐뭐가 말여라?

사장 장회장님 딸 못 봤나?

홍철 못 봤는디... (직원보며이기사너 회장님 요트 몰고 나간거 아니여?

직원2 무신 소립니꺼고치지도 않았는데그걸 내가 와 몰고 가예?

홍철 멋이여? (고개 돌리는데)

사장 이기 무신 소리고요트가 없어졌나! (하는데)

홍철 (갑자기 후다닥 밖으로 뛰어 나가고)

사장 야천기사천기사!

 

동 공업사 앞 ()

뛰어 나오는 홍철요트가 정박해 있던 곳에 와 두리번거린다.

창희의 자전거만 보인다뒤이어 따라오는 사장과 직원2.

 

사장 (둘러보고이 요트요트 어데 갔노장회장님 요트 어데 갔노!

홍철 설마... 아니랑께. (두리번거리며해주야해주야워디 있다냐해주야!

사장 (붙잡으며뭐라카노너그 딸내미가 요트 탔나!

홍철 모르겄네... 해주야으딨냐해주야!

사장 이 사람이정신 차리라설마 고만한 가시내가 운전했을 리는 엄꼬,

니 딸내미 누구하고 같이 있었노?

홍철 거시기... 어떤 중학생인디... 용접 연습 한다고라...

사장 용접? (하다가 눈 커지며혹시 부티나게 생긴 머스마 아니었나?

홍철 (끄덕이며맞는 거 같은디..

사장 아이고메클 났다! (직원보며... 이기사!

해풍 조선에 연락해라그 손자가 배 타고 나간 모양이다!

 

홍철놀라 보는데 직원2, 후다닥 공업사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동시에 비치는 헤트라이트 불빛도현의 차가 다가와 급정거한다.

안에서 내리는 도현과 금희기출기출과 홍철서로 보고 놀라는데,

 

도현 (다가와내 전화 받은 사람누구야?

사장 (나서며접니다회장님!

도현 우리 애 여기 안 왔어?

사장 회장님 따님은.... 모르겠심더.

도현 분명히 여기 왔다고 했어남자애가 뒤따라 찾으러 왔고! (하는데)

기출 (창희 자전거 발견하고창희 자전거가 여기 있어요!

도현 (멈칫 보고 사장 보며그럼 왔잖아어떻게 된 거야?

(하다가 바다 쪽 보고는내 요트는 어디 갔어?

사장 (울상으로 보며회장님...

도현 이 자가 왜 이래말귀 못 알아들어!

사장 그기... 확실치는 않지만해풍 조선 손자분이 몰고 나간 거 같심더.

도현 뭐라고? (하는데)

금희 (나서며잠깐만요해풍조선 손자면산이... 강산 말이에요?

사장 예..

금희 (놀라여보그럼 우리 인화도 그 배에 탔을 거예요!

어디로 갔어요어느 쪽이에요!

도현 (잡으며진정해여보강산이라면 아직 중학생이잖아?

걔가 어떻게 배를 운전해?

사장 조선소 손자분이니까혹시나 하고...

기출 (침 꿀꺽 삼키며그럼... 우리 애도 배를 탔단 말입니까? (하는데)

홍철 아이고해주야해주야! (부둣가 따라가며으딨냐해주야!

도현 (불길하게 그 모습 보다가 사장 보며그 배수리 끝났어?

사장 (고개 푹 숙이면)

도현 (멱살 잡으며말 해수리 끝났냐고!

사장 아입니더.... 아직...

도현 (눈 커지는데)

금희 수리도 안 끝난 배에 애들이 탔단 말이에요?

사장 탔는지안 탔는지 아직 확실한 거는... 모립니더..

 

금희고개 돌리면 해주야!”를 부르고 다니는 홍철 모습.

 

금희 인화야... 안 돼... 인화야인화야! (홍철 따라가며 부르고)

기출 (눈 커지며창희야.. 창희야창희야! (같이 따라가며 부른다)

도현 (굳은 얼굴로 그 모습들 보다가 사장 보며해경 불러!

사장 사장님... 진짜 확실한 거는 아입...(니다하려는데)

 

그대로 사장의 턱을 후려갈기는 도현나가떨어지는 사장.

 

도현 이 새끼야부르라면 불러!

 

바다 위 ()

뗏목에 의지 한 채 구명조끼 입고 매달려 있는 해주강산창희인화.

 

창희 우리... 항구에서 더 멀어지는 거 같지 않아?

해주 그르네요썰물 때라 차꼬 밀려가네이.

쩌어그 하늘에 북극성 보이지라우린 시방 남쪽으로 가고 있당께요.

강산 야그럼 우리 일본까지 밀려가는 거냐이참에 일본이나 구경해 버려?

해주 띨빠간 소리 하지 마랑께시간이 지나믄밀물이 또 밀려오는디.

만조가 다 차믄잘 하면 항구 안으로 다시 밀려갈 것이여.

물론 그 전에 구조가 되야지라.

인화 이렇게 깜깜한테 어떻게 구조가 돼으이오페라 보러 갈 걸?

구조 안 되면 어떡해추워 죽겠네엄마~

강산 야그만 좀 징징거려아니면 아예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던지!

사람들 들리게!

해주 안돼이 멍충아잘 못하면 탈진항께기운을 아껴 놔야돼!

창희 (새삼 해주 보며너는 겁 안 나니?

해주 겁나제 으째 안나겄쏘그래도 겁만 내고 있어서는 안되지라.

어떠케든 버텨서 살아남아야지라.

강산 걱정 마우리가 배 타고 사라진 거우리 할아버지만 알면 돼.

바다 아니라지옥에 떨어져도 그 노인네 나 찾아낼 거야.

 

바다 공업사 앞 ()

바다에 해경선들 서치라이트 밝히며 떠 있다.

주민들과 구경꾼들까지 몰려든 가운데지프차가 달려온다.

그 뒤를 따라오는 승용차공업사 앞에서 지프 멎더니대평이 내린다.

뒤이어 승용차에서 내리는 김비서두 사람 안으로 들어간다.

 

마당 ()

대낮처럼 불 밝혀져 있고탁자에 해도 펼쳐 놓고 있는 경감과 부하들.

도현금희홍철기출사장 등의 모습이 보인다.

부하 하나가 다가와 경감에게 뭐라고 속삭인다경감고개 들어보면,

김비서 대동하고 들어오는 대평.

 

경감 강회장님이십니까?

대평 니뭐꼬?

경감 (경례 붙이며울산해경 수색구조대 이춘복 계장입니다.

대평 (계급 보고는 대뜸경감 아이가서장 어데 갔노총경 나오라 캐라!

경감 죄송합니다서장님은 서울에 계셔서... 그보다확인 좀 부탁드립니다.

손주분께서 배 운전을 할 수 있습니까?

대평 뭐라카노가가 몇 살인데배 운전을 한단 말이고!

 

경정의아해 보는데일행 중에서 나오는 도현.

 

도현 확실합니까?

대평 (도현 보고 놀라자네는 여기 우짠 일이고?

도현 제 딸도 그 배에 탄 거 같습니다정말 손주 분이 운전을 못합니까?

대평 그렇다 카이!

도현 그럼 도대체 누가...?

 

사이보는 홍철의 얼굴이 어둡다홍철일어나 나가려는데,

 

해경1 (바쁘게 걸어와)계장님애들이 요트에 타는 걸 목격한 주민이 있답니다!

경감 그래?

대평 그라머진짜로 산이가 고장난 배에 탔단 말이가! (경감 보며뭐 하노!

이놈의 자석아순찰선 몽땅 띄우고 헬기 띄워라!

경감 죄송합니다야간이라 헬기는...

대평 야간이고 나발이고뛰우라 카면 띄워!

(김비서 보며우리 조선소 배 몽땅 출동 시키라!

김비서 회장님수색하기에는 저희 배는 너무 커서 적합지 않습니다. (하는데)

대평 (쪼인트 걷어차며이 빌어물 새끼야크기나 작기나 산이 찾으란 말이 다못 찾으면 니들 다 죽는다!

경감 (그 모습 보다가모두 출동해!

 

해경들 와르르 일어난다사이에 보다가 나오는 금희.

 

금희 나도나도 데려가 주세요!

도현 (잡으며여보....

금희 애가 저 깜깜한 바다에 있잖아요근데 어떻게 이러고 있어요!

나도 가야겠어요! (하는데)

 

사이서로 쳐다보는 홍철과 기출.

 

바다 위 ()

사이렌 울리며 서치라이트 밝히고 밤바다를 수색하는 해경선들.

 

바다 위 ()

추위에 떨며 뗏목에 매달려 있는 아이들.

 

인화 (덜덜 떨며오빠추워.

강산 (역시 떨면서도춥긴 뭐가 춥냐여름인데?

인화 거짓말 아냐진짜 춥단 말야. (하는데)

해주 조용히 좀 해 봐뭔 소리 안 들려?

 

멈칫 귀 기울이는 아이들멀리서 해경선 사이렌 소리 들린다.

 

강산 해경선이다아저씨여기에요여기!

해주 여기 사람이 있어라살려 줏쑈!

창희 해경 아저씨아저씨도와주세요여기에요!

 

일동고래고래 고함지른다.

 

바다 해경선 갑판 ()

해경이 운전하는 갑판 위도현과 대평금희기출홍철이,

서치라이트 불빛을 따라 밤바다를 본다어느 순간소리치는 금희.

 

금희 인화야인화야어디 있어인화야!

홍철 아이구해주야아부지 소리 안 들리냐해주야!

기출 창희야창희야창희야!

 

도현과 대평굳은 얼굴로 보는 가운데세 사람 계속 소리 지른다.

 

바다 위 ()

뗏목에 매달려 소리 지르는 아이들.

 

강산 여기라니까여기 안 보여!

창희 아저씨아저씨!

인화 어온다이리 오고 있어!

 

해경선 서치라이트 불빛그들을 향해 다가온다일동얼굴 밝아지는데,

갑자기 방향을 트는 해경선일동 안색 변한다.

 

해주 음마어짜까못 봤나 보네이으디로 가요여기랑께여기여라!

창희 아저씨아저씨여기라구요!

강산 야이 바보팅이들아눈 삐었냐여기라고!

 

그러나 해경선 서치라이터 멀어져 가고 울음을 터뜨리는 인화.

일동 허탈해 본다.

 

바다 해경선 갑판 ()

안타깝게 자식들의 이름을 부르는 금희홍철기출.

굳은 얼굴로 검은 바다 바라보는 도현과 대평.

도현문득 고개 들면 빗방울이 떨어진다더욱 굳어지는 도현.

 

바다 위 ()

비가 쏟아진다뗏목에 매달려 오들오들 떨고 있는 아이들.

 

인화 (흐느껴 울며우리 다 죽을 거야이제 끝났어엄마엄마~

나 추워 죽겠어... 배도 고파따뜻한 피자 먹고 싶어....

엄마가 피자 먹지말랬는데이럴 줄 알았으면 많이 먹고 죽을 걸...

(울며엄마엄마~

창희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우리 절대 안 죽어!

(해주 보며지금 몇 시나 됐을까?

해주 모르겄어라달이라도 보이면 대충 시간을 알겄는디,

비까지 온께도대체 알수가 없네...

창희 (강산 보며산아너 왜 아무 말도 안 해?

강산 (뗏목에 기댄 채 대꾸 않고)

창희 산아왜 그래?

강산 (간신히 고개 들며졸려..

해주 (놀라뭔 소리다냐잠들면 큰일 나야정신 차리랑께!

강산 그래야 되는데... 너무 졸리네.

창희 (안색 변하며너 혹시... 아까 나 때문에 다친 거지?

강산 (대꾸 않고 다시 뗏목에 얼굴 기대는데)

해주 자면 안된당께아무 얘기라도 좋응께 말을 해봐봐!

말을 해 보드라고!

강산 (정신 차리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해주 (안되겠는지 불쑥뻥쟁이 오빠야오빠는 꿈이 뭐여?

강산 꿈글쎄... (눈감으려고 하는데)

창희 (알아채고내가 먼저 말할 게산아잘 들어.

...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울산 제일 가는 기업가가 되고 싶어.

천지석유화학이나 해풍조선 같은 곳을 넘어서는 기업가너 듣고 있어?

강산 (피식 웃으며꿈도 꼭 너 같네드럽게 재미없다.

해주 그러는 뻥쟁이 꿈은 뭔디?

강산 내 꿈은... 우리 엄마 같은 여자랑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사는 거.

해주 뭐다냐먼 꿈이 그라고 시시하다냐.. (인화 보며인화 너는?

인화 야춥고 배고파 죽겠는데꿈 따위가 무슨 상관이야?

엄마 보고 싶어.,. 엄마~

창희 해주 니 꿈은 뭐야?

해주 지요... 지는 배를 가지고 싶어라.

창희 배무슨 배?

해주 뭔 밴지는 몰라도세상에서 젤로 좋은 배를 가져서,

울 아부지한티 드리고 싶어라언젠가 꼭 그러고 싶어라.

 

비 뿌리는 검은 바다 위뗏목에 매달려 있는 아이들그 모습에 F.O.

 

바다 위 (아침- F.I )

비가 멎은 바다... 멀리 수평선 위로 해가 떠오르고,

뗏목에 매달려 얼굴을 기댄 채 잠들어 있는 아이들.

문득 눈 뜨고 주변 둘러보는 해주.

 

해주 오빠창희 오빠!

창희 (멈칫 눈 뜨고 보면)

해주 해가 떴어라아침이당께요!

창희 그러네? (강산 보며산아산아일어나 봐!

강산 (꼼짝 않고)

해주 (이상한 느낌에)오메 으째 그런댜일어나야일어나랑께!

강산 (간신히 고개 드는데 얼굴이 백짓장이다)

해주 (보고는얼굴이 어째 그라까으디 아프다요?

강산 어지러워... (하는데)

인화 (깨어나 두리번거리다가해주야저게 뭐야?

해주 (고개 돌리는데)

창희 조심해!

 

거대한 물보라가 그들을 덮친다.

순간뗏목을 놓칠 뻔 한 강산의 손을 붙잡는 해주.

그들 옆으로 엄청나게 큰 귀신 고래 한 마리가 솟구쳐 오른다슬로우.

입 딱 벌리고 바라보는 아이들.

 

인화 어떡해어머어떡해상어다죠스다우리 다 뜯어 먹을 거야!

해주 아니여상어가 아니구만고래여!

인화 고래도 잡아먹을 거 아냐나 이쁘게 죽어야 돼뜯어 먹히는 거 싫어!

해주 고래는 사람 안 묵어야갠찮해!

 

그 말에 호들갑 멈추는 인화탈진한 듯 뗏목에 기댄다.

천천히 유영하는 고래그 장엄한 광경을 보는 해주와 창희강산.

고래멀어져 가면그 끝에 오색찬란한 무지개가 떠 있다.

 

다른 바다 위 (아침)

수색하고 있는 해경선들 위로.

 

대평 (E) 와 아직도 몬 찾노 말이다!

 

해경선 안 (아침)

분노한 얼굴로 경감 바라보는 대평.

옆에 도현과 금희기출홍철이 서 있다.

모두 잠 못 잔 듯눈이 벌개져 있다.

 

대평 (옆에 있는 물건 집어 던지며빌어물 놈들아이기 몇 시간째고!

밤이라 못 찾은 건 할 수 없다 치고날이 밝았는데 와 아직도 못 찾노!

경감 고정하십시오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도현 뭐가 최선이야요트가 작은 물건도 아니잖아!

근데지금까지 못 찾는 게 말이 돼!

경감 그게.... 이상합니다고장 난 배라서 혹시 침몰하진 않았는지..

홍철 말도 안 돼는 소리 하덜 맛쑈!

경감 (보면)

홍철 글면아그들 다 죽었다는 소린디그런 소리 마랑께요!

금희 (그 소리에 놀라여보...

도현 (잡으며아니야괜찮아그럴 일 없어.

그 요트가 그렇게 쉽게 가라앉을 물건이 아니야.

기출 (경감 붙잡으며대장님... 제발 찾아 주십시오우리 애는... 우리 애는,

죽으면 안 됩니다.

대평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라죽기는 누가 죽는다 말이고!

헬기는 뭐 하고 있노이 개코딱까리 같은 새끼들아!

 

인서트 (아침)

바다 위를 날아가는 해경 헬리콥터.

 

바다 위 ()

뗏목에 완전히 탈진한 듯 기대 있는 아이들.

어느 순간인화가 스르르 눈 뜨더니 바닷물을 손으로 떠서 마신다.

 

해주 (보고인화야너 머던다냐!

인화 (먹고 콜록거리며 뱉고)

해주 암만 목말라도 바닷물 묵으면 안 된당께! (하는데)

 

까무룩 정신을 잃어버리는 인화뗏목에서 손이 떨어진다.

 

해주 인화야인화야!

창희 인화야!

강산 (힘겹게 뗏목을 잡고만 있고)

 

해주안 되겠는지 뗏목 놓고 인화 쪽으로 헤엄쳐 간다.

인화 붙잡는 해주.

 

해주 정신 차려야정신 줄 놓으면 안 된당께창희 오빠좀 도와줏쑈!

인화이 우게다 올려야 것쏘!

 

창희헤엄쳐 가 해주와 함께 안간힘을 다 해 인화를 뗏목위로 올린다.

뗏목 위로 올려지자 축 늘어지는 인화창희가쁜 숨 몰아쉬는데..

순간해주가 탈진한 듯 정신을 잃는다파도에 휩쓸려가는 해주.

 

창희 (놀라해주야해주야!

 

보다가 안 되겠는지떠 밀려가는 해주를 향해 헤엄쳐 가는 창희.

 

강산 (힘겹게창희야... (하다가 고개 푹 꺾는 모습에서)

 

해경선 안 ()

뛰어 들어오는 해경1.

 

해경1 (경감에게계장님요트 잔해가 발견 됐습니다!

도현 뭐!! (벌떡 일어나고)

일동 (놀라 보는데서)

 

동 갑판 ()

뛰어 나오는 도현대평금희홍철경감.

해경들이 바다에서 배의 잔해를 건져 올린다.

도현보면 영어 철자가 몇 자 새겨진 배 조각이다얼굴 굳어지는 도현.

 

경감 (도현 보며회장님?

도현 ... 내 요트가 맞아.

기출 (그 말에 털썩 주저앉으며아이고창희야... 창희야... 안 된다창희야..

홍철 (그저 멍하니 있는데)

금희 (도현 붙잡으며아니에요당신 요트 아니잖아요?

이 따위 조각 하나 보고 어떻게 알아요!

도현 여보...

금희 거짓말 하지 말아요우리 인화 안 죽었어요! (경감에게 달려들며)

찾아내요우리 애 찾아내라고!

도현 여보이러지 마내 배가 맞아.

금희 (돌아보며아니야아니라고! (도현의 가슴을 마구 때리며)

그 앤 안 죽었어요또 다시 내 애를 바다에 뺏길 순 없어요!

(눈물 흘리며여보살려 줘요살려 줘어떻게... 어떻게,

유진이도 모자라인화까지 잃을 수가 있어요그렇겐 못 해!

하늘이 있다면 그렇게 못 해!

홍철 (멍하니 그런 금희 보는데)

금희 시신이라도 찾아줘요이번에도 못 찾으면 나 죽을 거야!

그 때도 신발 한 짝 밖에 못 찾았어당신 배잖아!

당신 배 때문에 죽었잖아찾아 줘요시신이라도 찾아주란 말이야!

대평 거여편네 더럽게 재수 없네!

도현 (멈칫 보며뭐요?

대평 죽기는 누가 죽었단 말이고딸래미는 죽었는지 몰라도,

내 손자는 안 죽는다그래 쉽게 죽을 놈이 절대 아이다! (하는데)

해경2 (안에서 뛰어나오며계장님헬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 둘이 발견됐답니다!

일동 (놀라 보고)

홍철 둘이라면... 누구다요!

해경2 여자하고 남자 애 하나라는데아직 확인은 안 됩니다.

(계장 보며위치는 저희 쪽이 가장 가깝습니다.

경감 빨리 이동해!

 

해경2, 안으로 다시 뛰어 들어가고,

각자 간절한 희망을 품은 일동 얼굴에서.

 

해경선 바다 위 ()

해경선 접근 해 오면떠내려 온 부유식 등대에 매달려 있는 아이 둘.

두 사람 손을 꼭 잡고 기절해 있는데,

구명조끼 때문에 누군지 확인이 안 된다.

일동갑판에서 고개를 빼고 서로 자신들의 아이인지 확인하려 애 쓴다.

어느 순간드러나는 얼굴들해주와 창희다.

 

홍철 (밝아지며해주구마이해주야해주야아부지다이!

기출 (역시 밝아지며우리 창희구나창희야창희야!

 

두 사람저도 모르게 손잡고 펄쩍펄쩍 뛰는데주저앉는 금희.

굳은 얼굴로 보는 도현과 대평.

 

해경선 안 ()

기절한 채누여지는 해주와 창희.

해경들이 청진기 들고 두 아이를 검사한다.

보고 있는 홍철과 기출도현금희대평경감.

 

홍철 읏째... 읏째 못 깨어나까라우?

해경3 심각한 저 체온증에 탈수가 심한 거 같습니다.

(경감에게즉시 후송해야 합니다.

기출 (놀라 보는데)

경감 배 돌려! (하는데)

금희 안 돼요그럴 순 없어!

홍철 (멈칫 보고)

금희 쟤들이 우리 인화 있는 데 알 거 아니에요그냥 보내면 안 돼!

홍철 (화나아니시방 들었잖여라애기가 위험하당께요!

금희 (쳐다보지도 않고 경감에게깨워서 물어보라구요우리 애 어디 있는지!

대평 그 말은 맞네퍼뜩 깨워라!

홍철 이 사람들이 참말로댁들 애기들만 중요하고우리 해주는 핫바지다요?

어서 가드라고요싸게 배 돌리랑께!

대평 이기 뭐꼬이 자슥은이거 갖다 내삐리고 야들 깨워라!

홍철 뭣들 한당가배 못 돌리믄나가 운전할 탱께쩔로 비킷쇼!

(해경 밀치고 가려는데)

 

일순도현이 옆의 해경 허리춤에서 권총을 빼내 허공을 향해 쏜다.

요란한 총성에 얼어붙는 일동!

 

도현 너한 발자국만 움직여다시는 니 딸 못 보게 만들테니까!

홍철 (놀라 말 못하는데)

도현 (해경 보며뭐 하나애 깨우라니까!

해경3 (질려서 해주 흔드는데)

홍철 이봇쑈회장님우리 해주가 누군지 아요해주는 당신! (하는데)

기출 천병장!

해경3 (거의 동시에애가 깨어났습니다!

 

놀라 보는 일동해주가 눈을 뜨고 있다.

실감이 안 가는 듯 멍하니 있는 해주.

 

홍철 (달려들며해주야정신이 드냐갠찮하냐?

해주 (힘없이아부지...

홍철 그래그래... 아부지다잉이놈우 자석.. 살았구마이... (하는데)

금희 (다가와 앉으며우리 인화 어디 있어?

해주 사모님..

금희 우리 인화 어디 있냐니까니가 같이 있었을 거 아냐!

해주 항구... 항구 서남쪽...(힘겹게네모난 뗏목 위에....밀물 땜시...

항구 근처까지 갔을 거구만이라... 아부지애기들 구해야 된당께요.

(하고 정신 잃어버린다)

홍철 (놀라해주야으째 이라까해주야!

경감 (서 있는 해경들에게뭐 하고 있어항구 서남쪽이야!

가장 가까이 있는 선박에 연락해물때가 만조기니까항구 근방이야!

 

다른 해경선 바다 위 ()

다른 해경선이 접근한다그들 시선에 보이는 뗏목의 인화와,

그 뗏목에 매달려 있는 강산.

 

바다 공업사 앞 ()

구급차 대기하고 있고먼저 와 있는 도현과 금희대평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해경선이 정박하고들것에 실린 강산과 인화가

해경들에게 실려 나온다.

 

금희 (보고인화야!

대평 산아!

 

두 사람들것으로 달려가는데제지하는 해경들.

 

해경4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합니다고정하시죠.

도현 (다가서며살아 있나?

해경4 예호흡은 있습니다걱정 마십시오!

 

들것을 구급차로 옮기는 해경들금희와 대평따라가는데,

홀로 남은 도현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의식하고 주머니에 넣는다.

 

병원 복도 ()

스트레처 카에 실려 앞 다퉈 들어오는 해주강산창희인화..

다들 의식이 없다그 뒤를 따르는 도현과 대평금희홍철기출.

의사들 무더기로 몰려나오다가 도현과 대평에게 인사를 하고.

강산과 인화의 스트레처 카는 의사들에게 쌓여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해주와 창희의 카는 인턴들에 의해 응급실 쪽으로 간다.

각자 아이들을 쫓아가는 도현금희대평김비서홍철기출...

 

수술실 앞 ()

강산의 스트레처카를 밀고 들어가는 의사들.

대평 따라 들어가려는데의사1이 막는다대평 옆에 김비서.

 

의사1 회장님여기서 기다리시죠.

대평 뭐 하는 짓이고수술실은 와 들어가노!

의사1 다리를 심하게 찢겼습니다피를 너무 많이 흘려 수혈도 해야 하고,

다리 상처는 감염우려도 있고 해서급히 수술 들어가는 게 좋습니다.

대평 (김비서 보며김비서헬기 대기시키라서울로 옮기자.

의사1 회장님안 됩니다지금은 어디 이동할 상황이 아닙니다.

저희한테 맡겨 주십시오.

대평 너그 원장 놈은 어데 있노! (하는데)

병원장 (E) 회장님!

 

대평보면 허둥지둥 뛰어오는 병원장다가와 허리 숙여 인사한다.

 

병원장 회장님죄송합니다늦어서...

 

그대로 쪼인트 까는 대평아파 죽는 병원장.

 

대평 아푸나내 손자 다리는 그 보다 천배는 아풀끼다.

내 손자 다리 쪼매라도 흠집 나면니 다리는 확썰어뿔 끼다알겠나!

병원장 (인상 쓴 체 끄덕이고)

 

중환자실 앞 ()

도현과 금희초조한 얼굴로 있는데 문 열리고 나오는 의사1.

 

도현 우리 아이... 어떤가?

의사1 저체온증과 탈수가 심각합니다바닷물을 많이 마셔서...

우선 석션은 무사히 끝냈습니다.

도현 근데 왜 정신을 못 차리나?

의사1 폐에도 물이 들어간 거 같습니다당장 호흡곤란을 겪고 있고,

심각하면 폐수종이나 뇌경색까지 갈 수 있습니다.

금희 (그 말에 휘청하는데)

도현 (금희 붙잡고아이만 무사히 살려주게필요한 건 뭐든지 할 거니까...

반드시 애를 무사하게 만들어줘야 돼알겠나?

의사1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가면)

도현 (금희 보며괜찮아여보... 괜찮을 거야.

금희 당신 때문이에요요트는 왜 사가지고... 유진이 잃고 그 때문에,

인화는 물 근처에도 안 보냈단 말이에요근데어떻게 이런 일이...

 

금희흐느껴 울면도현그런 금희를 끌어안고 다독이는데,

 

대평 (E) 장회장!

 

도현멈칫 금희와 떨어지며 보면걸어오는 대평.

 

대평 (다가와인자 학실히 물어보자니 배에 와 내 손주가 타고 있었노?

도현 그건... 저도 모릅니다.

대평 모른다카는기 말이 되나그것도 고장난 배라매?

그 따우 고물배 때문에 내 손주가 다 죽게 생겼다우째 책임질래?

도현 제 딸도 지금 의식 불명입니니다.

영감님 손자가 제 배 운전한 것 때문에요!

대평 무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고?

우리 애는 태어나서 한 번도 배 운전대 잡아 본적 없다 카이!

도현 그럼 도대체 누가 운전했단 말입니까?

대평 그건 차차 알아보면 될 끼고니 명심해라만에 하나,

내 손자 잘 못 되면니가 태어난 걸 후회하게 만들어 줄 끼다.

쓰레기 같은 놈... 배도 하나 건사 못하는 주제에,

조선소를 만들어?

 

하고 돌아서 가 버리는 대평이 악물고 보는 도현 얼굴에서.

 

수술실 ()

산소 호흡기를 낀 강산수혈 받으며 누워 있다.

그의 다리를 수술하는 의료진들...

 

중환자실 ()

호흡기 달고 링거 꽂은 채의식 불명으로 누워 있는 인화.

 

응급실 일각 ()

링거 맞으며 누워 있는 해주문득 눈을 뜬다.

잠시 눈 깜빡이다가 옆을 보면바로 옆 침대에 창희가 누워 있다.

역시 링거 꽂고 눈 뜬 채 해주를 보고 있는 창희.

 

창희 깼니?

해주 우리... 살았쏘?

창희 그래살았어괜찮은 거지?

 

두 사람미소 짓는데... 의사3이 들어온다.

 

의사3 야니들은 벌써 깼냐튼튼하네?

해주 다른 사람들은... 으트케 됐소?

의사3 글쎄그건 모르겠고... 검사 좀 해야겠는데, (뒤 보며남자부터 옮기지.

 

남자 간호사창희의 침대를 끌어당긴다해주 몸 일으키며 보고,

가면서 미소 짓는 창희 얼굴에서.

 

병원 로비 일각 ()

배 내밀고 뒤뚱이며 걸어오는 달순.

두리번거리다가 일각에 고개 숙이고 앉아 있는 홍철 발견한다.

 

달순 상태 아버지!

홍철 (멈칫 고개 들고 보면)

달순 어떻게 된 거야해주... 죽었어?

홍철 고것을 말이라고 하능가?

달순 그럼?

홍철 별 이상은 없는 거 같어탈진해서 아직 못 깨어나서 그라제.

달순 (그 말에 약간 안심하다가버럭그래내 이럴 줄 알았다!

홍철 (보면)

달순 그러게 왜 애한테 운전을 가르쳐아이고쪼막만한 기집애한테,

배 운전 가르치면서 헬렐레 하더만차암 잘 됐네!

막말로 국민학생한테 차 운전 가리키면,

그게 어디 전봇대 들이박고 안 죽어? (하는데)

대평 (E) 거기 뭔 소리고?

 

두 사람멈칫 보면대평이 김비서와 함께 서 있다.

홍철 안색 변하는데...

 

달순 (홍철 보며누구야? (하는데)

대평 너 이놈우 자석단디 말해라니 딸래미가 운전했나?

홍철 (주춤 일어나며... 죄송하구만이라.

 

하는데다짜고짜 홍철의 뺨을 때리는 대평마구 걷어찬다.

 

달순 옴맘마이 노인네가 와 이래뭐 하는 거야지금!

대평 이이 개베룩 같은 놈의 자석이어데 아아한테 운전을 가르키가!

이놈의 새끼니 일루 온나!

달순 이 영감탱이가 미쳤나어디서 송장 같은 게 와서 난리야!

대평 뭐뭐라꼬? (하는데)

홍철 (막으며여보가만있어조선소 회장님이랑께.

달순 (움찔하며회장?

홍철 (대평에게 고개 숙이며참말로 죄송하구만이라뭐라 할 말이 없쏘.

대평 이노무 자석이 그래 놓고 시침 뻑 까고 있었나?

우리 손자 놈 잘못 되면너그 집 식구 몽땅 파묻을 끼다!

울산 앞바다에 몽창 던져 뿔 끼란 말이다!

(하고 고개 홱돌려 달순 보면)

달순 (주춤 물러나며여보... 나는 애들 때문에집에 가 봐야겠어..

돌아서 잰 걸음으로 가는 달순.

달순과 비껴가며 간호사가 응급실에서 나와 홍철에게 간다.

 

간호사 천홍철씨따님 분 깨어났어요.

 

홍철멈칫 반색하다가 노려보는 대평 보고 고개 숙이는데서.

 

응급실 안 병상 ()

들어오는 홍철해주가 링거 꽂고 누워 있다가 본다.

 

해주 아부지... (하고 일어나려는데)

홍철 일어나지 말어야. (제지 하며 앉는다)

해주 죄송혀라걱정 많이 하셨지라?

홍철 몸은... 갠찮하냐?

해주 야...

홍철 해주야그 요트... 너가 운전한 것이 맞냐?

해주 (끄덕이며... 죄송혀라아부지...

홍철 (갑자기 등짝 때리며이놈우 자석아그걸 머던다고 운전을 했냐!

아무리 겁이 없어도 그라제,

머던다고 그런 배를 끌고 바다로 나갈 생각을 했냔 말이여!!

해주 잘 못 했어라.

홍철 아니다너 엄니 말마따나나가 미친 놈이여.

워쩌자고 애기한테 운전을 가르쳐서...아이고... (하며 가슴을 친다)

해주 참말로 죄송하요... 근디아부지... 그 요트 꼭 한번 보고 싶었어라.

홍철 (보면)

해주 그런 좋은 배 한번 구경하고나중에 지가 돈 벌어서 아부지한테,

그런 배 사 드리고 싶었어라... 아버지 옛날에 배 가지고 계실 때,

아부지가 겁나게 좋아하셨응께라..

홍철 임마너가 무슨 재주로 그런 좋은 배를 사야사고나 치지 말어.

니가 이번에 잘못 됐으믄아부지가 으뜨케 살겄냐?

해주 죄송혀라.

 

글썽해 고개 숙이는 해주를 짠하게 보는 홍철.

 

응급실 안 다른 병상 ()

링거 꽂은 채 침대 조금 세운 창희 앞에 앉아 있는 기출.

 

기출 다행히... 검사결과는 별 이상 없다는구나.

창희 죄송해요걱정 끼쳐 드려서.

기출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병실 잡고 며칠만 더 지켜보자.

창희 그러지 마세요저 괜찮아요.

기출 창희야...

창희 (보는)

기출 아버지는 니가 죽는 줄 알았다... 너 죽으면 따라 죽으려고 했어.

창희 아버지..

기출 너... 아버지가 부끄럽지나도 내가 이렇게 사는 게 부끄럽다.

창희 ....

기출 니 엄마도 이런 내가 싫어서 도망쳤다...

하지만 그 때 나는 맹세했어너만은 나하고 다르게 키우겠다고...

내 몸이 부서지고 찢기는 한이 있더라도...

너는 나하고 다른 세상에서 살게 만들어주겠다고...

근데니가... 니가 이 녀석아잘못 되면....(말 못하고 운다)

창희 (울컥해아버지..

기출 (얼굴 만지며살아 있어줘서 고맙다.

너는 아버지하고 달라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아버지 가슴에 한 때문이 아니야.

너는 절대로 죽어서는 안 될 놈이란 말이다.

 

하고 창희에게 기대며 우는 기출창희 그 어깨에 손 올리려다 멈춘다.

괴로운 얼굴로 고개 돌리는 창희그 모습에 F.O,

 

울산 공항 전경 (다음 날 낮- F.I)

 

동 공항 입국장 일각 ()

무빙워크에 서 있는 사람들사이에 밀려오는 봉희.

선글라스 낀 늘씬한 몸매이다.

그 봉희 뒤에 변태 남자 하나가 바싹 붙어 있는데아래 쪽 보면

봉희의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다선글라스 낀 채 무표정한 봉희.

힐끗 천정에 있는 감시 카메라 본다.

 

 

 

 

동 공항 수화물 수취대 ()

컨베이어에 밀려나오는 가방들 앞에 기다리고 서 있는 사람들.

 

그 틈에 보이는 봉희 뒤로 변태남이 다시 다가와 몸을 밀착 시킨다.

선글라스 벗는 봉희돌아보며 씩 웃는다약간 당황하는 변태남.

봉희 (변태남 귀에 대고 귓속말로좋냐?

변태남 (멈칫 헤벌레 하며 끄덕이고)

봉희 (귓속말로어디 갈까?

변태남 (좋아서 눈 번쩍진짜?

 

봉희갑자기 발을 들어 올려 남자 얼굴을 걷어찬다.

치마사이로 드러나는 쭉 뻗은 다리그대로 나가떨어지는 남자.

사람들이 놀라 바라본다.

 

봉희 (사람들 보며다들 이리와서 변태 구경 좀 해 보실래요?

변태남 (당황해 일어나며이 여자가 뭐라는 거야니가 먼저 유혹했자나!

 

하는데 남자의 아랫도리를 걷어차는 봉희.

오만상 찌푸리며 주저앉는 남자.

 

 

동 입국장 게이트 앞 ()

정우오다가 멈칫 본다그 시선에 캐리어 가방 든 봉희가 남자와

함께 경찰 둘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남자 정말입니다저는 아무 짓도 안 했어요이 여자가 갑자기 걷어찼다구요.

이 소중한 데를...

경찰 봉희 보면)

봉희 CCTV 7번 9번 16번 확인하세요 (하고 남자 보면)

남자 (얼굴 일그러지고)

봉희 소중한 거넌 소중한걸 아무데나 휘두르냐변태시키야!

(하고 백 들고 때리려는데)

정우 이봉희!

 

봉희멈칫 보면 다가오는 정우.

 

봉희 왔냐?

정우 무슨 일이야?

봉희 어별 일 아냐. ( 청경 둘 보며 가도 돼죠?

경찰아니진술서도 써야 되고.... 신분증부터 좀 주시죠.

 

봉희인상 찌푸리며 지갑에서 명함 꺼내 주며,

명함에 ‘ 일본 석유공사 선임 연구원 이봉희 라고 써 있다.

 

경찰일본...석유공사? ( 하는데 )

양복 (E) 이박사님!

 

일동보면 양복 입은 사내가 이봉희 박사님 – 이라는 피켓 들고

달려온다.

 

양복 꾸벅 인사하며 이봉희 박사님이시죠?

봉희 아바빠 죽겠네정말...

경찰박사님...이세요무슨... 박사?

봉희 치한퇴치 박사에요왜요?

일동 일동멀뚱한 얼굴로 쳐다보는데 )

봉희 정우 보며 너 석유화학 공장 구경해 봤냐?

 

 

@@ 석유 화학 단지 안 ()

양복이 운전하고 있고봉희와 정우가 차 안에 타고 있다.

양복차 세우면 기다리던 간부가 차 문 열어준다내리는 봉희.

 

 

간부 (깍듯하게 고개 숙이며오랜만입니다이박사님....

훨씬 더 아름다워지셨네요..

봉희 오나가나 미모 때문에 난리네.

간부 (피식 웃고 정우 보며이 분은?

봉희 비서에요들어가죠.

 

앞서 가는 봉희따라가는 간부보고 피식 웃으며 따라가는 정우.

 

동 일각 ()

아로마틱 공정 기계들이 있는 곳이다간부와 직원들이 노트 들고,

봉희와 정우를 보고 있다봉희는 자판기 커피 잔을 들고 있다.

 

봉희 문제가 뭐에요?

간부 아로마틱 공정에 트러블이 생겼습니다.

저희 직원들이 아무리 조사해도 원인을 알 수가 없어서.

봉희 무슨 트러블인데요?

직원기계엔 결함이 전혀 없는데갑자기 수율이 40, 50대로 떨어졌습니다.

봉희 원료는 컨덴세이트 쓰죠?

직원원료 창고로 가 보시겠습니까?

봉희 됐거든요아침까지 기름 냄새 맡고 왔는데또 맡으라고?

원료 가져와 봐요.

 

간부눈짓하면 직원2가 원유 원료 통 하나 들고 온다.

커피 잔 옆에 놓고 뚜껑 여는 봉희.

 

간부 성분 보시게요그럼 실험실로 가셔야.....

봉희 무슨 실험실이에요기름쟁이가,,,(하고는 뚜껑에 원료 부어 맛을 본다)

정우 야기름인데괜찮아?

봉희 (대꾸 없이 입맛 다시고간부 보며이거 최근까지 중동산 쓰다가,

호주소스로 바꿨죠? (하고 뚜껑을 커피 잔 옆에 놓는다)

간부 예...수급 문제가 좀 있어서.

봉희 이거 머큐리가 들어가 있잖아요?

컨덴세이트에 수은이 0.001 프로만 들어가도 캐탈리스트 능력이 확!

떨어집니다그럼 당연히 수율이 떨어지죠.

촉매제 다 교체하고공정 셧 다운 하세요이상!

일동 (놀란 얼굴로 보는데)

봉희 (정우 보며이제 밥 먹자.

 

하고는 커피잔 들려다가 무심결에 원유 든 뚜껑 들어 마신다.

“ ! ” 내 뱉는 봉희.

 

봉희 뭐야원유를 여기 냅두면 어떡해에이~!

 

시커먼 입술 닦는데웃음 터뜨리는 정우얼떨떨해 보는 일동.

 

51. 해주동네 일각 ()

가방 끌고 정우 따라오는 봉희.

 

정우 야근데 너 왜 나 따라 오냐?

봉희 니네 집에 가서 짐 풀어야지.

정우 (멈칫무슨 소리야짐을 왜 우리 집에 가서 풀어?

봉희 니 집에서 지낼 거니까호텔비 아껴야지.

정우 야안돼우리집에 방도 하나 밖에 없어!

봉희 안 잡아먹을테니까걱정 마셔!

정우 안 된다니까너 언니 집 놔두고 왜 나한테 붙어임마안 돼!

봉희 짜식아친구 사이에 안 되는게 어딨어? (정우 머리 헤드락 걸며)

니 집이 내 집이지어디서 까불어?

정우 야이거 안 놔아파!

봉희 (풀어주며윤정우너 혹시 나 몰래 여자라도 감춰뒀냐?

정우뭐라고 하려다가 멈칫 본다.

그들 앞으로 중년(3부 씬40)이 트럭을 몰고 온다.

트럭에 실려 있는 베어진 배나무들트럭 윤정우 앞에 멎는다.

 

정우 (인사하며점심 드셨어요?

중년 어... (봉희 힐끗 보고어데 갔다 오는 길이가?

정우 예... 친구가 와서...(트럭 뒤 보고배나무는 왜 베어 갑니까?

중년 그기... 어제부터 이상하게 나무가 죽네혹시 무신 병충해 있나 싶어가,

베서 버릴라 칸다딴 나무에 전염 될까봐.

정우 공해 때문에 그런 게 아니고요?

중년 모르겠다.. 아이고이놈의 배 밭빨리 팔긴 팔아야 되는데..

(정우 보며가 보꾸마. (하고 트럭 몰고 가면)

 

정우 굳은 얼굴로 트럭 보는데뒤통수 치는 봉희.

 

봉희 뭐 해빨랑 안 가고?

정우 (머리 만지며 째려보는데서)

 

병실 특실 ()

링거 꽂고 다리에 붕대 감은 채 누워 있는 강산.

눈 뜨는 강산대평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인다.

 

대평 산아인자 정신이 드나?

 

순간흐릿했던 대평의 모습이 어느 순간 선명해진다.

멍하니 보던 강산주변 두리번거리다가 벌떡일어나려는데.

다리가 아픈 듯 "!" 하며 얼굴 찡그린다.

 

대평 아직 일어나면 안 된다가마 있거라.

강산 어떻게 된 거에요해주하고 창희는요걔들 어디 있어요?

대평 이노무 자석이지금 가들이 문제가?

니 놈이 피를 얼매나 마이 흘렸는지 아나!

강산 해주하고 창희구조 됐냐구요!

대평 그래그놈들은 멀쩡하더라!

강산 후다행이다.

대평 대신에 니는 다리수술까지 받았다일마야거진 죽다가 살아난기라!

강산 에이제가 누군데 죽어요?

염라대왕이 보더니대책 없는 꼴통이라고 도로 가라던데요?

대평 지금 할애비 농담할 기분 아이다장난도 정도가 있는 기다.

목숨 걸고 장난 하는 놈이 어데 있노?

강산 알았어요제가 잘못 했어요화 푸세요할아버지.

대평 이놈우 자석아니는 내한테 하나빼끼 없는 핏줄이다.

니한테 할애비의 모든 희망이 있는기라근데 와 이런 걱정을 시키노?

강산 죄송해요담부턴 걱정 안 시켜드릴 게요. (하고는아프네.

대평 아파도 싸제의사 불러 오꾸마. (하고 나가면)

강산 (다리 보고는수술아우답답해서 어떻게 누워 있나... 젠장!

(한숨 쉬는 얼굴에서)

 

응급실 일각 ()

해주옷 갈아입은 채 병원 복 개는데커튼을 재끼며 들어오는 홍철

 

홍철 참말로 갠찮은거여?

해주 야끄떡 없당께요근디 병원비는 어쩐당가요?

홍철 (한숨 쉬며내가 알아서 할 거구마이나가드라고.

해주 아부지.

홍철 (보면)

해주 인화한테 쪼까 들렀다 가께요.

홍철 아직 안 깨어났다던디... 뭐땀시 갈라고야가믄 벨로 좋은 일 없응께 가지마라..

해주 그려도얼굴이라도 봐야지라.

 

중환자실 ()

바이탈 사인 모니터링기의 그래프는 안정적이다.

심전도 검사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인화.

도현착잡하게 보는 가운데,

금희가 앉아 링거 꽂은 인화의 손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있다.

금희 (애절한 눈빛인화야... 엄마야... 눈 떠봐엄마 보고 싶지 않아?

인화 ....

금희 엄마는 인화 없인 못사는 거 알잖아제발.... 한 번만 응?

한 번만 눈 좀 떠 봐그게 힘들면... (잡은 손보며)

손가락 하나라도 움직여 주면 안 돼? (울음 참으려 애쓰며그럼 엄마... 안심하고 인화 기다릴 수 있는데..

도현 여보그만 나가지의사가 절대 안정을 해야 한다고 했잖아.

금희 (눈물 훔치며 보는데)

도현 인화 위해서야의사 말 듣자고.

금희 (그 말에 힘없이 일어나는데서)

 

중환자실 앞 ()

나오는 도현과 금희.

 

도현 난 회사 좀 들어가 봐야 돼당신 힘든 거 같은데양남댁 좀 부르지.

금희 아뇨제가 있을 거예요.

 

도현한숨 쉬고 금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고 간다.

도현 가고 나면 참았던 눈물 흘리는 금희눈물 닦아 내다가 멈칫 본다.

그 앞으로 걸어오는 해주금희의 얼굴이 싸늘해진다.

 

해주 안녕하셨지라인화는 쫌.. 어떻당가요?

금희 너... 니가 배 운전했다던데... 맞니?

해주 야...

 

순간그대로 해주의 뺨을 갈기는 금희맞고 고개 푹 숙이는 해주.

 

금희 뻔뻔하기도 하지니가 무슨 얼굴로 여길 와!

해주 죄송합니다그래도 인화가 궁금해서...

금희 궁금해 하지도 말고앞으로 인화 만날 생각도 하지 마!

처음부터 너 같은 애를 만난 게 재앙이었던 거야!

 

해주고개 숙인 채 말이 없는데일각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는 홍철.

고통스러운 듯 벽에 기대며 머리 뒤로 찧는다.

 

병원 특실 앞 ()

문에 강산이라는 이름표가 보인다.

걸어오는 창희문 앞에서 노크하려다가 망설인다.

 

특실 안 ()

깁스한 다리 위에 아이스 팩 올려놓은 채강산이 만화책을 보고 있다.

강산 키득거리며 웃는데, E 노크소리.

 

강산 (건성!

창희 (문 열고 들어오면)

강산 (보고야아박창희멀쩡하구나야!

창희 (서먹해하며 다가오더니 만화책을 힐끗 보고그러니 꼴등을 하지.

강산 짜식이아픈 사람 앞에서 약 올리냐?

창희 수술... 잘 됐어?

강산 잘 됐겠지넌 괜찮냐?

창희 어.

강산 근데 왜 왔냐?

창희 (말없이 보면)

강산 아짜식답답하네얌마이럴 땐 그냥 고맙다 이러는 거다알겠냐?

창희 ... 고마워.

강산 진짜 엎드려 절 받기네고마워 해줘서 고맙다자식아.

창희 난... 네가...일문이랑 같은 부류라고 생각했거든.

강산 너 진짜 사람 보는 눈이... 그래서 이제 아니다 이거냐?

창희 그래아냐나 구하려다 다친 거... 정말 미안하고 고마워.

강산 얌마미안하다고맙단 소린 한번만 하는 거야그게 친구야.

창희 친구?

강산 그래임마우리 친구잖아그것도 목숨을 건 사투에서 살아남은 친구!

창희 (미소 짓는데)

강산 아이자식이제 웃네난 또 너 장례식장에 온 줄 알았다.

창희 (그 말에 다시 웃으면)

강산 해주는괜찮냐?

 

병원 로비 ()

미소 머금고 걸어 나오는 창희문득 본다.

해주가 일각에 시무룩하게 서 있다고개 들다가 창희 발견하는 해주.

창희가 미소 짓자해주도 이내 밝게 웃으며 화답한다.

 

창희 (다가와퇴원하는 거야?

해주 ... 근디아부지가 으디 가셨는지 기다리는 중이어라.

창희 뭐 좀... 마실래?

 

병원 정원 일각()

음료수 캔 들고 벤치에 앉아 있는 해주와 창희.

창희고개 돌리다 해주 뺨 보면 빨갛게 부어 있다.

 

해주 (시선 의식하고 뺨 만지며인화가 아직도 못 깨어난 거 같어라.

창희 그래서맞았니?

해주 ....

창희 내가 사모님께 얘기할게니 잘못은 없었어.

인화가 고집 피워서 배 운전 하라고 한 거잖아.

해주 아녀라그르지 맛쑈.

창희 (보면)

해주 애기도 못 깨어나는디그런 소리 하면 뭐 한다요마음만 더 아프지라.

창희 너는 억울하지도 않아?

해주 (보는)

창희 어떤 사람들은 툭 하면 자기보다 못산다는 이유로,

사람을 때리고 짓밟아그럴때마다 난 속에서 심장이 튀어나올 거 같아.

너는 안 그래?

해주 많이 억울하믄 지도 말하지라근디 불쌍항께요

창희 누가?

해주 맞는 사람은 고 자리서 아프믄 그만이지만..

때린 사람은 겁나게 오래오래 마음에 남는닥합디여고것이 더 불쌍하지라.

글고 지는 원래 뭐든지 오래 생각 안 해라..

기분 나쁜 것은 빨리 잊어부러야제안 글믄 사람이 맥아리가 없어져라.

창희 ....

해주 고맙소오빠...

창희 뭐가?

해주 벌써 두 번째 아니당가요오빠가 지 목숨 구해준 거 말여라.

창희 ... 몸은 괜찮아?

해주 (활짝 웃고지야 불사신이지라벌에 그라고 쏘이고도 살아 남았응께요. 다 오빠 덕분인거같으요.

창희 네가 강해서 살아남은 거지.

해주 여자한티 강하다는 거거시기 한디...

창희 강하고 아름다워어떤 상황에서도 씩씩한 거정말 아름다운 거야.

해주 (씩 웃으며참말로 고맙네이인자까지 지한테 그래 좋은 얘기 해 준 사람,

오빠가 첨이어라.

창희 (애잔하게 보면)

해주 (... 웃는우리 아부지는 빼고 말여라.

 

두 사람 서로 보고 웃고.,.그 벤치 위로 따뜻한 햇살이 쏟아진다.

 

해주 집 마당 (저녁)

해주 부축하고 들어오는 홍철.

 

해주 아부지... 지 괜찮다니께요.

 임마뭐 먹은 것도 없는디.. 들어가서 좀 눕드라고.

해주 괜찮은디...(하는데)

상태 (방에서 나오며너 큰 사고 쳤담서?

가시내가 겁대가리 삶아 묵어 부렀냐?

너 뭣이 될라고 그르냐?

홍철 이 자석아병원서 인자 퇴원한 동생한티 고것이 할 소리여?

상태 아부지는... 어째 지만 보면 뭐라 그런다요?

가시내 저거 사고 친 건 맞잖여라?

홍철 시끄럽다싸게 나와해주 너 방에 쪼까 눕혀야 쓰겄다.

해주 아부지지 참말로 갠찮해라의사 선생님도 괜찮다 하셨잖어라?

홍철 들어가자니께바다서 하룻밤을 새웠는디으뜻케 멀쩡하겄냐?

 

해주데리고 상태 방으로 들어가는 홍철상태멀뚱히 보는데,

안방 문 탁열고 노려보는 달순나오더니 상태에게 꼬깃꼬깃한

만 원짜리 하나 준다.

 

달순 상태니 영주하고 뭐 좀 사 먹고 와.

상태 워메요것이 뭔 횡재다냐? (돈 받고 후다닥 나간다)

달순 (상태 방 노려보는데서)

 

상태 방 (저녁)

이불 깔고 해주를 눕히는 홍철.

 

홍철 쪼까 있어봐라이죽이라도 쒀 올탱께.

해주 엄니가 뭐라 하실텐디...

홍철 걱정 말어아부지가 책임질 탱께... 누워 있어라이. (하고 나간다)

 

마당 (저녁)

홍철나오는데 마당에 서 있는 달순.

 

달순 당신나 좀 봐.

홍철 ... 나중에 얘기 하드라고.

달순 지금 얘기 하드라고!

홍철 (멈칫 상태 방보고 달순 보는데서)

 

안방 (저녁)

들어와 앉는 달순과 홍철.

 

홍철 영주는 으드 갔다냐?

달순 저썩을 년이 애를 못 봐서저 밑에 집에 맡겼다?

홍철 욕하지 말어해주 너한티 욕 묵을 애기 아닝께.

달순 하이고뭐를 잘 못 먹었나내가 왜 욕을 못하는데!

그럼멀쩡한 남의 배를 끌고 가서바다에 쳐박아도,

아이고우리 딸 잘 했어요상장 줘야 겠어요.... 이래야 돼?

홍철 뱃속에 있는 아그를 생각해서라도그렇게 마음 묵지 말어.

달순 옴마마당신이 언제 이 복띵이 생각을 해 줬다고?

눈만 뜨면 해주눈 감아도 해주저 기집애만 천날 만날 물고 빨았지,

언제 우리 애들 생각했는데?

홍철 (멈칫 상태 방 쪽 의식하고말조심 모더냐?

달순 그래못 해니가 이날 이때껏 나한테 해 준 게 뭔데큰 소리야!

남들처럼 옷을 하나 사줘봤나먹을 걸 제대로 먹여 줬나!

남의 배 들이받고 빚쟁이들한테 쫓겨 와 이렇게 살면서,

꼴에 남자라고 큰 소리 치고 싶은가 보지?

홍철 (화 누르며알았어고만 하더라고.

달순 그만 못 해그러고 보니남의 배 부수는 건 핏줄인가 보지?

망할 년바다에 가서 콱빠져 죽지 왜 살아와서 속 터지게 만들어?

홍철 이것이 참말로너 죽고잡냐! (하고 손 치켜들면)

달순 왜때릴려고그래죽여차라리 죽이고 당신 딸년이랑 살아!

저년 낳은 여편네 데리고 살란 말야!

 

홍철치켜든 손부들부들 떨다가벌떡 일어나 나간다.

 

마당 ()

문 박차고 나오는 홍철멈칫본다해주가 마당에 서 있다.

눈물 글썽해져 보다가 돌아서는 해주.

 

동 집 앞 ()

걸어 나오는 해주그 뒤에 따라 나오는 홍철.

 

홍철 해주야해주야아야 으디 가냐?

 

대꾸 않고 몇 발자국 걸어가다가 갑자기 주저앉는 해주.

얼굴을 무릎에 묻으며 운다주춤 주춤 다가가는 홍철.

 

홍철 해주야... 너 들었냐?

해주 ....

홍철 (억지로 웃으며아니여너 엄니가 너 사고친 거 땜시 승질이 나서야고거... 사실 아니랑께니 엄니 잘 알믄서 그르냐?

승질 뻗치면 온갖 잡소리 다 하기는 것이 느그 엄니다.

 

고개 드는 해주그 얼굴이 눈물범벅이다.

 

홍철 해주야...

해주 (울며아부지지 알고 있었어라지가 엄니 딸 아닌 거알고 있었어라.

홍철 (!) 해주야?

해주 그래서엄니한티 잘 보일라고 온갖 노력 다 했는디... 아부지아부지!

우리 엄니는 누구다요?

홍철 (보는)

해주 지 낳아준 우리 친 엄니는 누구다요?

 

말 못하고 보는 홍철울며 보는 해주그들 모습에,

(4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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