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hdal Chronicles 11
(타곤) '연맹장 니르하시여'
'이그트로 오신 아라문이시여'
'우릴 이끌어 주소서'
[거친 숨소리]
흰산의 심장, 이것들이 어떻게...
어떻게 내 정체를!
(무백) 뇌안탈이오!
[하림의 놀란 숨소리]
(무백) 하림과 눈별
둘 다 구해 낼 수 있을까?
[어두운 음악] [산새 울음]
[하림의 떨리는 숨소리]
[뇌안탈어] 널 기억한다
대칸이 죽었다, 너희들 짓인가?
그놈이 누군가를 죽였고
(이쓰루브) 먼저 우릴 공격했다
그 말을 믿으라고?
아뜨라드의 그날부터
만테이브의 그날까지
우린 너희 사람을 먼저 공격한 적이 없다
(이쓰루브) 지금도 누가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는가?
아뜨라드
아사혼은 끝까지 믿지 못했다
네가 맨 앞줄에 있다는 걸
[긴장되는 음악]
아스달에는 왜 왔는가?
누굴 찾으러 왔다
찾았나?
(이쓰루브) 찾겠지
곧
다시 만나자
아니
(무백) 아스달에 다신 발을 들여선 안 된다
[칼을 쓱 집어넣는다]
(하림) [한국어] 눈별아, 괜찮으냐?
어디 다친 덴 없어?
[긴장되는 음악]
많이 무서웠지?
[놀란 숨소리]
(하림) 진정하시오!
내가, 내가 자세히 말하겠소!
(무백) 이게 무슨 말이 필요해?
뇌안탈이라니!
(하림) 들어 보시오, 들어 주시오, 제발!
(하림) 만테이브 전투였소
약바치로 내가 따라나섰지 않았소?
그때 길을 잃었는데 [새가 지저귄다]
[하림의 긴장한 숨소리]
(감실) 미쳤어요?
[기침]
죽여야 해요!
[차분한 음악]
(어린 채은) 어떻게 이렇게 예뻐요?
제 동생 할래요
괜찮아
눈이 너무 예뻐요
눈 속에 별이 있어
네 이름은 이제부터 눈별이야
내 동생 눈별이
[한숨]
(무백) 검술, 검술은 어떻게 된 거요?
뇌안탈은 피가 다르고 숨의 움직임이 달라
사람의 검술을 배울 수 없소 한데 어떻게...
(하림) 혈맥을 다 끊었으니까요
뇌안탈이 사람과 살게 되면
그 힘과 빠르기가 문제를 일으키겠죠
그래서 8대 혈맥을 다 끊어 버렸소
힘을 못 쓴다고!
[하림의 거친 숨소리]
바위를 들기는커녕 쌀 반 섬도 들질 못합니다
하루에 400리를 달리기는커녕
약초 캐러 산 타는 것도 힘겨워합니다
아무런 힘도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아요
그저, 그저 자기 몸 하나 지키는 데 도움되라 가르쳤소
안 돼! [긴박한 음악]
[무백의 힘주는 신음]
[눈별의 거친 신음]
[눈별의 신음] (하림) 눈별아!
[눈별의 힘겨운 숨소리]
보시오, 우리 눈별인 사람보다도 힘이 없어요!
뇌안탈은 왜 왔다더냐
[거친 숨소리]
같이 가자고...
[차분한 음악]
(눈별) 그냥 생각해 보라고 했어요
근데
전 가기 싫어요
언니
아버지, 어머니
헤어지기 싫어요
[하림의 슬픈 숨소리]
(하림) 그래, 그래
널 절대 보내지 않으마
제발 입을 닫아 주시오
무백 님도 이그트를 살리지 않으셨소?
[산새 울음]
(하림) 결국
아사혼의 마지막이 우릴 이리 만들었나 봅니다
전 뇌안탈을 키웠고
무백 님께선 이그트를 살리셨으니
하지만 무백 님
그 이그트를 살린 건 다른 문제입니다
대체 뭘 하려는 거요?
내가 어처구니없게도
[헛웃음]
[어두운 음악]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으려 합니다
세상을 바로잡아요?
가짜 신성을 바로잡고
(무백) 아비를 죽인 연맹장을 벌할 겁니다
그럼 근래 흰산의 심장도 무백 님과 관련이 있는 겁니까?
(하림) 제관도 혹시 무백 님이 죽인 것이오?
그건 내가 아니오
(사야) 제가 죽였습니다
(모명진) 네가 제관을 죽였다고?
대체 왜!
때가 됐으니까요
(사야) 이제 아스달인들은 저 가짜들을 몰아내고
진정한 아사신의 가르침을 따를 때가 됐습니다
[모명진의 거친 숨소리]
많은 사람이 다치고 죽는다
(모명진) 8년 전 올마대 장로님 때
고작 그림을 돌리고 그 난리가 났어!
근데 제관을 죽여?
이길 수 있습니다
무슨 재주로!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사야) 첫 번째, 위대한 어머니
아사신의 곧쪽이 돌아왔습니다
당신이
은섬이를 어떻게 알아요?
어떻게 알아요, 은섬이?
은섬이가 너를 구하러 아스달에 왔을 때
처음 만난 게 나야
난 약바치 채은이라고 하고 내가 은섬이를 도와줬어
그럼 은섬이가
[울먹인다]
죽을 때도
[어두운 음악]
보셨어요?
(채은) 은섬이가 죽은 걸로 알고 있구나
[긴장되는 효과음]
(탄야) 무슨 소리지?
이 사람은 입을 닫고 있는데
난 무슨 소릴 들은 거지?
그날 죽은 건 은섬이가 아니야
그럼...
[차분한 음악] 어디 있어요?
은섬이는 어디 있어요?
그건 몰라
하지만 그날 죽지 않은 건 확실해
어디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날 죽지 않은 건 어떻게 알아?
그 가짜가 죽던 날
은섬인 우리 약초방에 있었으니까
[안도하는 숨소리]
[탄야가 흐느낀다]
(탄야) [흐느끼며]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모명진) 뭐라고?
와한족이 우리 말을 쓴다 그래서 그곳이 해슬라고
와한족의 씨족 어머니 후계자가 아사신의 곧쪽이다?
예
(사야) 그러니 우린 밖으로 나가 연맹인들에게 외쳐야 합니다
아사신의 곧쪽이 돌아왔다고
물론 핍박을 받겠죠
하지만
대안이 없을 때와는 다릅니다
이제 연맹인들에겐 기댈 곳이 생겼으니까요
[어두운 음악]
(모명진) 혹시 그 후계자라는 자가
아사신의 별방울이 있는 곳을 알고 있다더냐?
(사야) 모르겠습니다
[한숨]
아사신의 곧쪽으로 나섰다가 그걸 찾지 못하면 그 아이는 죽어
그리고 흰산의 심장은 그걸로 끝이다! 한데 뭐?
우린 그런 걸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아라문이 신물을 찾아서 아라문이 됐습니까?
아라문은 힘이 있었다! 현실적인 힘이
우리가 무슨 힘이 있어?
(사야) 힘, 끌어들일 겁니다
그게 두 번째입니다
아스달에서 가장 강력하고 현실적인 힘
그게 무엇이냐
연맹장 타곤
[헛웃음]
(모명진) 네놈이 타곤 니르하를 알기나 하느냐?
독대하게 해 드리겠습니다
타곤 니르하와
[어두운 음악] [새가 지저귄다]
(소당) 어떤 여인이 왔다 갔습니다
얇은 가죽 두루마리를 들고는 청원부에 간다면서요
(타곤) 여인? 여인이라니...
[문이 덜컥 열린다]
(길선) 저, 니르하
대신전에 연통을 넣어 두었는데 아니 가십니까?
가야지
[문이 덜컥 닫힌다]
[어두운 음악]
[미홀이 혀를 찬다]
(미홀) 밤새 한잠도 못 잤겠구나
아버지였어?
아버지가 나를?
이 감옥이 그렇다더구나
(미홀) 앉지도 눕지도 못하고 서서
몇 날 밤을 새우며 버티다가
결국 더럽고 차가운 물에 주저앉게 되고 눕게 되어
굴복을 하게 된다지
[헛웃음]
(태알하) 그래요?
[벌레들이 찍찍거린다]
아시잖아요
저 더러운 거 엄청 잘 견디는 거
그렇게 기르셨잖아요, 더럽게
[한숨]
(미홀) 니르하께선
한 가지만 인정하면 된다 하셨다
고살을 맞았던 자들을 죽이고
불경한 소문을 내라 지시한 건 타곤이다
타곤은 흰산의 심장이다
그럼 너의 신성 재판은 없어지고
타곤의 신성 재판이 열릴 거야
이미 해투악의 지시로 소문을 퍼트렸다는 사람의 증언이 있어
매혼제를 먹이면 해투악은 당연히 너의 지시라 할 테고
[어두운 음악]
타곤만 쳐내면 된다
넌 너무도 소중한 나의 딸 아니냐
싫어요, 안 해요
난 타곤도 쳐내지 않고
당신의 소중한 딸도 안 해요
너도 알고 나도 알고 타곤도 아는
너희들의 비극은
(미홀) 결국 그 누구도
아사씨의 신성을 대체할 수 없다는 거 아니겠니?
[새가 지저귄다]
(타곤) 아사론은 아니야
내가 이그트인 걸 안다면 이럴 필요도 없지
(아사론) 전 연맹장 니르하께서
무릎을 꿇고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좌솔 태알하를 풀어 주시지요
[아사론의 웃음]
언제부터 연맹장께서 신전의 일에 관여를 하셨는지요?
태알하 님은 신성 모독의 죄를 지었습니다
편을 드셨다간 괜한 오해를 부르십니다
[한숨]
니르하
[어두운 음악] 모든 것을 원래대로 돌리겠습니다
원래대로?
원래대로라...
[아사론의 웃음]
(아사론) 그러세요
[아사론의 헛기침]
난 대제관으로서 원칙대로 하지요
원칙대로
태알하를 단죄하시겠다?
제가 그렇게 두겠습니까, 니르하?
(타곤) 태알하를 죽여 대제관께서 얻는 것이 무엇입니까
갈가리 찢겨진 연맹?
폐허가 된 아스달?
폐허?
네놈이 그럴 수 있느냐?
(아사론) 그럴 수 있었다면 이미 오래전 대칸을 이끌고 와
반란을 일으켰겠지
그믐날 신성 재판 때까지다
그때까지 내가 원하는 답이 태알하 입에서 나오면 네놈이
아니면 태알하가 발목이 잘려 네발로 추방당할 것이다
태알하의 발목이 잘리면!
제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저도 궁금합니다
[아사론의 웃음]
미홀이 그러더군
(아사론) 자기 딸년은 누굴 위해 죽을 아이가 아니라고
태알하를 얼마나 믿는가
[긴장되는 음악] (미홀) 타곤을 믿어?
타곤을 얼마나 믿느냐
(미홀) 타곤이 널 위해 전쟁을 일으킬까? 그럴 수 있는 놈이야?
결국 널 버리고 아사씨와 혼인했어
타곤은 네 편에 서지 않아
오히려 좌솔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얘기하겠지
'나와 상관없는 일이다'
'나도 놀랐다'
언제나처럼 거짓말을 해 대겠지
너희 둘 다 같은 것들이니
서로 어울렸겠지
[한숨]
네가 그랬었지
타곤은 산웅의 인정을 받으려 안간힘을 쓴다고
바로 보았다, 타곤은 그런 놈이야
이제 산웅이 죽었다
타곤이 누구의 인정을 받고 싶을 것 같으냐
[미홀의 헛웃음]
너일까?
정말 그게 너라고 생각하느냐
[미홀의 한숨]
연맹이야
연맹인들이라고, 이 맹추야
그런 놈이 연맹인들을 쥐고 흔드는 [벌레들이 찍찍거린다]
아사씨를 칠 수 있을 거 같아?
[떨리는 숨소리]
아버지
(태알하) 왜 이렇게까지 하세요?
제가 아버지 자리를 빼앗아서요?
제가 아버지한테 대들어서요?
왜 딸과 딸이 그토록 바라는 사람을 밀어주지 않으세요?
우리가 이길 수 있는데 왜, 왜!
아니
나도 같은 이유다
(미홀) 타곤은
이길 수가
없다
[긴장되는 음악] [거친 숨소리]
(타곤) 나를 위해 태알하가 목숨을 건다?
그런 여자였다면 애초에 바라지도 품지도 않았다
태알하는 나를 버릴 수 있어
태알하는 그럴 수 있다
(태알하) 타곤은 그럴 수 있어
(태알하) 날 버릴 수 있어
물론 나도 타곤을 버릴 수 있고
이런 나를 타곤은 안다
나도 타곤이 안다는 걸 안다
우린...
우리 너무 불쌍하다
(어린 태알하) 자기 권력을 위해서 아들을 죽이려는 아버지
자기 권력을 위해서 딸을
권력자의 여마리로 만드는 아버지
[어린 태알하가 훌쩍인다]
우린 절대 서로를 위해 목숨 걸지 말자
맹세해 줘
어떤 경우에도 날 위해 죽지 않겠다고
[어린 태알하가 울먹인다]
어떤 경우에도
널 위해 죽지 않겠어
(어린 타곤) 너도 맹세해
[울먹이며] 그럴게
절대 널 위해 죽지 않을게
[어린 태알하가 흐느낀다]
(태알하) 우린 서로 버릴 수 있어
그러기로 했으니까
(미홀) 너희들의 비극은 그 누구도 아사씨의 신성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
아사신으로 추정되는 흰늑대 할머니의 핏줄인
(타곤) 씨족 어머니 후계자는
[놀란 숨소리]
탄야라고?
(태알하) 그럼 결국 승산이다
이길 수 있다면 우린 서로를 버리지 않아
(태알하) 아사신의 후예를 인정받으려면
대신전의 별방울을 찾아야 돼
탄야가 알까?
(태알하) 하, 타곤이 저지를까?
타곤이 저지르지 못하면 끝이다
[새가 지저귄다]
(아사론) 그믐날 신성 재판 때까지다
[길선의 가쁜 숨소리]
(길선) 니르하
돌담불에 있다는 그 흰산의 심장 장로
올마대 말씀이십니까?
언제쯤 올까?
(길선) 연발이 빠른 말을 타고 갔지만 돌담불까지 다녀오려면
아무래도...
(타곤) 그걸 기다릴 순 없다
그래, 결정을 해야 한다, 결정을
[북소리가 둥둥 울린다] [소란스럽다]
(탄야) 후회해
널 만나지 말았어야 해
(은섬) 맞아, 탄야야
안 만났어야 돼, 잘 버렸어
(잎생) 그, 보래!
[잎생의 힘주는 신음]
(은섬) 보래? 하...
그래, 난 보래야, 보래
아무도 못 구하고 탄야한테도 버림받은 내가 은섬?
와한의 꿈?
아니, 보래
[은섬의 헛웃음] 보래지
어?
어, 너 웃었어, 어? 웃었지?
[잎생의 당황한 신음]
(잎생) 이 자식
아직 가능성이 있어, 어?
[작은 소리로] 야, 같이 탈출할래?
[잎생의 의아한 숨소리]
(은섬) 이제 나가도 할 게 없어 할 수 있는 게
(잎생) 아니, 왜 없어? 야, 할 건 만드는 거지
야, 내 말은 내가 어제 너한테 보여 준 거 있잖아
그중의 하나만 내가 골라 가지고 어, 너한테...
이 자식이 어디 보는 거야?
저기...
(사트닉) 어젯밤에 봤어요
죄지은 사람처럼 우는 거
(잎생) 얘 울디?
근데
세상에 죄는 하나밖에 없댔어
그러니까 그러지 마요
(잎생) 뭐라는 거야, 저 반푼이가
아, 하던 얘기 계속하면
[잎생의 헛기침]
사실 타곤이 우리 형이야
그...
[잎생의 탄성]
뭐, 들어는 본 모양이네
사실 타곤 형이 머리가 잘 돌아가는 거지
어렸을 때부터 몸이 좀 약했거든
맨날 막 맞고 다니고, 어? 코피 터져 가지고
그거 닦아 주는 게 내 일이었어
- 피? - (잎생) 그래, 피
피 몰라? 빨간 피
[사트닉이 기침한다]
- (차나라기) 사트닉! 야, 똥벌레! - (잎생) 어, 피? [어두운 음악]
[기침]
(올마대) 피괴병이야
[저마다 한숨을 내쉰다]
[멀리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달새의 힘주는 신음]
[거친 숨소리]
(스천) 와한, 와한!
은섬이 여기 있지?
[달새의 놀란 숨소리] 살아 있어?
[호응하는 숨소리]
- 그럼 됐네 - (쇼르자긴) 야! [긴장되는 음악]
(쇼르자긴) 다 쌌으면 빨리 안 튀어와?
별로 처먹이지도 않았는데 왜 이렇게들 똥을 싸대!
(스천) 야, 쇼르자긴!
(쇼르자긴) 어떤 새끼가 내 이름을 감히
누구야, 어? 어떤 새끼야?
어? 어떤 새끼...
(스천) 그래, 인마, 나 스천이다
(쇼르자긴) 인마?
이게 어디서 이게...
너 그래 봤자 나랑 같은 하호야, 이씨
아스달에서나 그렇지 여기서는 내가 니르하야!
(스천) 어, 그러셔? 어
그만 싸, 이 새끼야!
- (쇼르자긴) 누구? - (스천) 아, 그...
이름이
절대 은섬의 이름을 말해선 안 된다
어, 이름은 모르고 이그트야
(쇼르자긴) 아, 보래?
걜 네가 어떻게 알아?
[스천의 헛기침]
무백 님 알지?
(스천) 무백 님이 와한 애들 다시 사 오래
- 어, 그래? - (스천) 응
(쇼르자긴) 아...
[쇼르자긴의 웃음]
장난해?
(잎생) 피괴병이면 그나마 서너 광주리 하던 것도 못 해
먹을 것만 축내고
빨리 죽지도 않고, 쯧
(올마대) 돌림병은 아니야
차라리 돌림병이었으면 좋겠네 싹 다 뒤지게
(노예1) 쇼르자긴이 곱게 죽게 놔두겠수? 우리가 재산인데
(차나라기) 저쪽 깃바닥에서 돌림병 돌아 가지고 노예가 반이나 죽었거든
위에서도 돌림병인 줄 알고 못 내려오더라고
(은섬) 돌림병...
(차나라기) 근데 쇼르자긴 그 새끼만 내려와 가지고
막 시체 다 올리고 사람들 살리고 이러는 거야
'보석이 몇 개인데 누구 마음대로 죽어!'
아, 완전 보석에 미친 놈이야
[잎생의 헛기침]
(잎생) 야, 너 일로 와 봐
일로 와 봐!
기다려 봐
[잎생의 힘주는 숨소리] (잎생) 이거 좀 봐 봐
어때, 죽이지?
하하하, 좀 줄까? 어?
[채반을 툭 내려놓으며] 쯧, 여기선 소용없고
[작은 소리로] 나가면
[잎생의 웃음] 쯧
일단 너 그것 좀 줘 봐
내가 백 배로 갚을게
야, 너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구나
[잎생의 다급한 숨소리] (차나라기) 저 아고족 새끼한테 속지 마
여기서 그딴 거 물 한 모금이랑도 안 바꿔
(잎생) 아유, 열 내면 힘 빠져, 조용히 해
이거 만져 볼래? 응?
[흥얼거리며] 눈으로만 보세요
[잎생의 웃음]
재밌네
그래? 응?
[어두운 음악]
(은섬) 탄야야, 나 정말 무슨 병인가 봐
[은섬의 헛웃음]
재밌네
(기토하) 비켜, 비켜, 비켜! [소란스럽다]
[긴장되는 음악] 비켜, 비켜!
비켜, 비켜 [대칸 전사들이 소리친다]
- (기토하) 비켜, 비켜! - (초리곤) 비켜! [사람들이 놀란다]
[사람들이 시끌벅적하다]
[무광의 거친 숨소리] [남자1의 신음]
(무광) 여기 바치 어디 있어?
(남자1) 예, 저, 저기...
(기토하) 누가 모명진이야?
(모명진) 예, 접니다만...
[모명진의 다급한 숨소리]
무슨 일로...
뒤져! [대칸 전사들이 대답한다]
[사람들의 비명]
(모명진) 아니, 대체 무슨 일로 이러시는 겁니까
(길선) 야, 기토하!
위병 총관인 나에게 보고도 않고 이게 뭐 하는 짓거리야?
(무광) 저년이 흰산의 심장 장로래요
발고가 들어왔소 [긴장되는 음악]
(초리곤) 저, 별게 없는 거 같은데요
(모명진) 무슨 말도 안 되는...
흰산의 심장이라니요!
누굽니까, 저를 모함한 사람이!
(기토하) 비켜, 비켜, 비켜
- 왜요? - (기토하) 가만있어 봐
[벽을 툭툭 두드린다]
[기토하의 웃음]
[기토하의 기합]
[모명진의 신음]
[기토하의 기합]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기토하) 어, 딱 걸렸어, 딱 걸렸어
[문이 삐거덕 열린다]
(길선) 니르하
흰산의 심장 장로를 잡았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 확실해? - (길선) 예
밀고가 있었답니다
[길선의 거친 숨소리]
(길선) 이게 나왔습니다
밀고?
흰산의 심장 밀고가
대신전이 아니라 연맹궁으로 들어왔다고?
(길선) 예, 저도 그게 좀 이상하긴 한데...
지금 어디 있어?
[문이 덜컥 닫힌다]
[모명진의 겁먹은 신음]
[모명진의 신음]
[모명진의 거친 숨소리]
[놀란 신음]
[모명진의 떨리는 숨소리]
나에 대해 말하라
연맹장이신 [긴장되는 음악]
타곤 니르하 아니십니까
또
전 연맹장 산웅 니르하의 아들이시고
또
또...
이아르크를 정벌하신...
(타곤) 그거 말고 [모명진의 겁먹은 숨소리]
나에 대해 허황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느냐
지난 며칠 동안
나에 대해 누군가와 말을 나눈 적이 있느냐
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사야) 독대하게 해 드리겠습니다
타곤 니르하와
(모명진) 이것인가?
[떨리는 숨소리] [어두운 음악]
(모명진) 그놈이 어찌...
말할 게 있느냐
[거친 숨소리]
1년 전쯤 우리 모임에 한 젊은이가 왔습니다
(모명진) 아주 신실했습니다
특히 위대한 어머니 아사신께서 이그트를 사자로 보내신 그 뜻에
크게 감화된 듯 보였지요
그자가 제관을 죽였습니다
그놈이 혼자 벌였다?
예, 그렇습니다
그러고는 저를 부추기더군요
드디어 흰산의 심장이 세상 밖으로 나갈 때가 되었다고
(모명진) 제가 거절하니
니르하와의 독대를 주선하겠다 했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엔
지금 이 자리가 바로 그 자리가 아닌가 합니다
그자가 누구냐
해족의 필경사라 하였으나 거짓인 듯합니다
[모명진의 놀란 신음] (타곤) 내가 그놈이 주선한 이 자리에서
네년의 혀를 뽑는 건 일도 아니다
[힘겨운 목소리로] 그자가 이리 말했습니다
니르하를 뵈면 전해 달라고
(사야) 아사론의 힘은 사람들의 믿음 위에 있는 가짜 힘
'타곤 니르하의 힘은 그야말로 진짜 힘'
'그 힘을 보태신다면' [모명진의 힘겨운 신음]
(타곤) 그럼 뭐가 달라지는데?
지금 아사론이 그 자리에 있는 건
사람들이 그가 방계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다!
그자는 이리 말했습니다
'아사신의 진짜 후계가 나타났다!'
(모명진) 그리고 [모명진의 힘겨운 신음]
연맹장 니르하께서도 알고 계신다고 했습니다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문이 달칵 닫힌다]
(무광) 어찌 그러십니까, 니르하
(타곤) 따라오지 마
[거친 숨소리]
[죽간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소당) 어떤 여인이 왔다 갔습니다
얇은 가죽 두루마리를 들고는 청원부에 간다면서요
(타곤) 사야, 사야였어
[긴장되는 음악] [다가오는 발걸음]
(타곤) 너 지금 여기서 죽을 수 있다는 거 알아?
예
아니까 이렇게 진정이 안 되네요
왜 이러는 것이냐
지금이니까
(사야) 지금이 아니면
여기서 망설이면 후회할 거 같으니까
저도 목숨 걸고 왔어요
[긴장한 숨소리]
탄야!
위대한 아사신의 후예께서 어디 있는지 모르시잖아요
탄야를 숨겼구나
어디 있어?
어디 있을까요?
[거친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훌쩍인다]
은섬이가 날 두고 죽을 리가 없지
(채은) 은섬이가 죽은 걸로 알고 있구나
(탄야) 잘못 들은 게 아니었는데
(타곤) 탄야 어디 있어!
[긴장되는 음악]
탄야를 데려와
(사야) 이러면
아사신의 후예는 영원히 못 봐요
그럼 아버진 평생 아사론 밑에서...
(타곤) 닥쳐
네놈 따위가 뭘, 뭘 어쩌려는 거야!
(사야) 아버진 뭘 어쩌시려고요?
태알하 발목이 잘려 죽으면
그 혼이 죽어서도 네발로 기어 다닌다던데
어쩌시려는 거예요?
[괴성]
[거친 숨소리]
[사야가 살짝 웃는다]
내가 말해 볼까요?
아버진 기껏해야
아사론보다 먼저 흰산의 심장을 소탕해서
일이 커지는 걸 막고
아사론과 협상한다, 그거죠?
[한숨]
언제까지 그런 싸움을 반복하실 거예요?
우리랑 손을 잡아요
내가 흰산의 심장과 손을 잡는다 치자
그럼 그다음은?
우리가 세상에 나가겠죠
[어두운 음악] (사야) 아사신의 후예가 드디어 아스달에 왔다
거짓을 쓰러뜨리고 진실을 세우자
저 방계들을 내쫓고
진정한 아사신의 후예에게 대신전을 돌려주자
그때 아버지께서 대칸들과 대신전을 쓸어버리는 거죠
그리고 아버지는 왕을 선언하고 나는 후계가 되고
새로 대제관이 된 탄야는 그걸 인정하고 마지막으로
우리의 피를
세상에 드러내는 겁니다
넌 미쳤어
[거친 숨소리]
그럼 왜 날 살렸어요?
(사야) 왜?
이그트인 게 너무 부끄럽고 너무 수치스러워서
아스달의 이그트를 다 죽여 버리고 나니까
하나쯤은 살려 두고 싶었어요?
난 그런 당신 때문에!
왜 숨어 지내야 하는지 왜 사람을 만나면 안 되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갇혀서...
주는 대로 먹고, 주는 대로 입고 주는 대로 읽으면서 살았어
개돼지처럼
그 깜깜한 굴속에서
내가 나인 이유를 스스로 찾아야 했다고
(타곤) 네가 너인 이유?
그게 이그트야?
이그트인 게 자랑스러운 거냐, 넌?
(사야) 자랑스러웠으니까
죽지 않았어요
이그트인 타곤은 아스달의 영웅이다
흰산의 심장이 이르길 아라문 해슬라는 이그트였고
저 방계들에 의해 살해됐다
그래
이그트인 난 지금 비록
쥐 새끼처럼 어둠 속에 있지만
타곤이 오는 날 당당하게 빛 속으로 나갈 거다
그게 타곤이 이그트인 날 살린 이유다!
근데 아니었던 거지
처참하게도
[헛웃음]
넌 너무 편하게 자랐어
(타곤) 이그트인 주제에
- 뭐요? - (타곤) 일곱 살 때였지
내 아버진 내 목을 졸랐어
[긴장되는 음악]
아들이 아버지에게 목이 졸리는 거
그게 이그트로 자란다는 거다
(사야) 먼저 죽이면 되잖아요
이그트를 멸시하는 누구든 죽이면, 그러면!
이그트는 불길한 존재가 아니라 무서운 존재가 되는 거니까
(타곤) 무서운 존재는 되겠지
하지만 네가 모두 죽이면 된다는 사람들은
나와 함께한 대칸들과 새녘족
그리고 연맹인들 모두야!
그리고 그들은
자기들 왕이 이그트이길 바라지 않아!
(사야) 물어봤어요?
물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연맹인들은 그런 걸 상상해 본 적도 없고
고민해 본 적도 없어
자신들을 이끄는 사람이 이그트이길 바라는지 안 바라는지
어떻게 아냐고!
그럼 넌 알아?
연맹인들이 이그트 왕을 어찌 여길지
[한숨]
(사야) 아라문 해슬라 장식이에요
앞면엔 평화를 상징하는 금은화가
뒷면엔 징벌을 상징하는 바람의 망치가 새겨져 있죠
사느냐, 죽느냐
이걸 던지면 어느 면이 나올지 아세요?
전 몰라요, 누가 알겠어요?
하지만 앞면이든 뒷면이든
아이루즈께서 결정해 주시겠죠
아버지같이 사느니 전 이걸 던져 보겠어요
난 신 따위에게 내 운명을 걸지 않는다
예, 그러시겠죠
하지만 이제 결정하셔야 해요
저와 함께할 건지
아버지께서 그리도 아끼시는 연맹인들과 함께할 건지
결정
하세요
널 보내 줄 것 같으냐
(사야) 비취산이에요
한 발자국만 움직이면
[뚜껑을 탁 내려놓는다]
그대로 들이켤 겁니다
네가 죽을 수 있을까?
얘기했잖아요, 목숨 걸고 왔다고
(사야) 뒷면이면
죽는 거죠
[사야의 거친 숨소리]
(감실) 이게 대체 뭐야?
너, 흰산의 심장 그것들이랑 어울리니?
저기, 어머니, 그게...
(감실) 염색전 모명진이가 잡혀갔어, 알아?
거기서 흰산의 심장 문양이 나왔어
하지만 저희는...
(하림) 뇌안탈이 왔었다
[긴장되는 음악]
(채은) 예?
(하림) 눈별이를 찾아와서 같이 떠나자고 했대
눈별이는 안 가겠다고 하고
그게 무슨 소리예요 뇌안탈요? 눈별이요?
눈별이를 데리고 일단 알섬으로 가 있거라
쉽게 찾지는 못할 거야
너희와 함께하겠다
[장엄한 음악] (타곤) 그 아이는 준비가 된 것 같은데
넌 준비가 됐나?
네놈들은 준비가 됐어?
진정이십니까?
(타곤) 준비가 됐냐고 물었다
하겠느냐
할 것이냐
[웅성거린다]
(남자2) 뭐야
모명진 장로님께서 잡혀가신 소식은 모두 들으셨을 겁니다
[저마다 안타까워한다]
[어두운 음악]
[산새 울음]
대체 어떻게 여길...
모명진한테 들었다
[당황한 숨소리]
고문을 했다 해도
(사야) 장로께서 까치동굴을 말할 리가...
[긴장되는 음악]
(타곤) 맞아
함께하기로 했으니 얘기해 준 것이지
아버지
단
(타곤) [작은 소리로] 이그트를 밝히는 건 나중이다
몇 번을 던져도
바람의 망치 대신에 금은화가 나오도록 만든 연후에
(사야) 결국
연맹인들 손에 달렸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버지
미안했다
(무광) 아버지라고?
[어두운 음악]
[산새 울음]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탄야) 분명 들렸어
정말 나한테 영능이?
[신비로운 음악]
[놀란 신음]
[놀란 신음]
[놀란 신음]
[긴장되는 음악]
(사야) 탄야야
[사야의 거친 숨소리] 탄야...
(사야) 탄야
어? 그 계집은 없나 본데요?
여기를 지키고 있어
(사야) 탄야...
탄야야!
(타곤) 목표는 대신전이다
아사론입니까?
대칸을 완전히 무장시켜
즉시 동원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한다
예, 니르하
- (타곤) 기토하 - (기토하) 예, 니르하
유황과 석청을 오십 근 이상 준비해라
(타곤) 내 명령이 떨어지면 언제든 그 즉시
아스숲 까치동굴을 다 태워 버릴 수 있도록
까치동굴을요?
물론 그 안에 있을 수많은 사람과 함께다
시신도 흔적도 남기지 말고
(기토하) 예, 니르하
- 위병 총관 - (길선) 예, 니르하
(타곤) 대신전 감옥에 들여보낼 죄수 하나를 찾아봐라
노래를 잘하는 놈이면 좋겠다
예?
예! [문이 달칵 열린다]
(무광) 지금은 그 계집이 없습니다
홍술을 남겨 놓고 왔습니다
(타곤)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지
박량풍, 그 아이의 얼굴을 그려서 찾아야겠다
그 아이라니요?
무광에게 물어
(타곤) 무광을 저주한 아이가 있어
(박량풍) 아, 그년요?
(무백) 탄야?
탄야를 타곤이 데리고 있는 게 아니었어?
찾는 걸 방해하는 자가 있다면
죽여
그 누구라도
예, 니르하
(무광) 하, 아들까지?
역시...
[거친 숨소리]
[탁 치는 소리가 난다]
- (사야) 너 뭐야? - (탄야) 쉿
너 계속 여기 있었어? 근데 왜...
쉿
밖에 누군가가 있어
(사야) 누구?
(탄야) 몰라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서
[안도하는 숨소리]
분명 누군가 있다니까
내가 너 찾으려고 이 주변을 몇 번이나 돌았는데
(사야) 다른 누군가는커녕 개미 한 마리도 없었어
[사야의 한숨]
아...
좋은 소식이 있어
아버지가 함께하실 거 같아
타곤 니르하가?
이제 흰산의 심장이 가짜를 내쫓고
진정한 주인에게 대신전을 돌려주게 될 거야
(사야) 바로 탄야
탄야 대제관 니르하
[긴장되는 음악]
[한숨]
(탄야) 내가 흰늑대 할머니의 핏줄인 건 맞는데
흰늑대 할머니가 정말 아사신인지 어떻게 알아?
사람들이 믿을까?
[한숨]
아사신의 후예로 인정받으려면 아사신의 별방울을 찾아야 하는데
혹시 알겠어?
별방울?
아사신께서 아스달을 떠나실 때
대신전에 감춰 둔 방울이야
하, 별방울이고 대신전이고 처음 듣는데 내가 어떻게...
그래, 그렇겠지
괜찮아, 그런 상황을 만들진 않아
(사야) 아버지가 함께하면 돼
꼼짝 말고 여기 있어
(탄야) 근데
내가 대제관인가가 되면
[긴장되는 음악]
진짜 힘을 가져?
(사야) 응
노예로 사는 와한족들도 구할 수 있고?
물론
멀리 끌려간 노예도?
네 말 한마디면 바로 데려올 수 있어
[한숨]
[산새 울음]
(바도루) 네 차례야
(차나라기) 우리도 예전에 다 한 거야
(바도루) 어쩔 수 없어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한 명이 아무 일도 못 하면 매번 여든 광주리 못 맞춰
그럼 우린 계속 굶게 돼 그래서 결국...
[올마대의 신음]
(올마대) 아사신이시여
- (올마대) 우리를 용서하소서 - (바도루) 아, 노인네, 좀! 씨...
[바도루의 떨리는 숨소리]
(바도루) 알아들었어?
[올마대의 애원하는 신음]
[무거운 음악]
[사트닉의 떨리는 숨소리]
그냥 말해
(바도루) 빨리해, 망설이면 더 힘들어
(터대) 그냥 저 새끼들이 하라는 대로 해
- (노예1) 빨리해! - (바도루) 그냥 빨리해, 이 새끼야!
(노예2) 한 번에 하라고!
(차나라기) 빨리해, 이 새끼야
[노예들이 저마다 다그친다] [사트닉의 거친 숨소리]
[노예들이 저마다 말한다] (노예2) 사람 죽이는 거 우리도 다 했어
- (차나라기) 다 죽게 생겼어 - (바도루) 빨리해!
- (바도루) 빨리 죽여 - (차나라기) 빨리 좀 해!
[노예들이 계속 다그친다]
(바도루) 죽여, 새끼야
(와비족) 나는 두즘생이다
[수하들의 웃음] (쇼르자긴) 이게 짐승이라는 거야!
- (쇼르자긴) 어떤 더러운... - (바도루) 빨리 죽여!
- (쇼르자긴) 괴물 새끼 뇌안탈 - (북쇠) 은섬인 머리가 고장 났다
(초설) 넌 절대 와한 사람이 될 수 없어
(북쇠) 하는 말도 생각도 다 괴상하다
- (달새) 은섬인 거짓말쟁이에 - (탄야) 너 재밌는 거지?
(탄야) 너 진짜 죽을 수도 있다고 이 머저리야!
형 잘못이 아니야
(바도루) 뭐야
지금 날 죽이는 거
형한테 예전에 있었던 일들
그런 건 다 죄가 아니야
(바도루) 저 새끼 지금 뭐라는 거야
그럼 뭐가 죄야?
이런 게 죄가 아니면?
이런 짐승만도 못한 짓이 죄가 아니면 그럼 뭐가 죄야?
[사트닉이 울먹인다]
나한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내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아?
(은섬) 네까짓 게 뭘 안다고!
(사트닉) 뭐든
무슨 일이 있었든
정말 벌을 받게 되는 죄는 하나밖에 없어
(잎생) 뭐라는 거야, 쟤 또?
그래, 뭔데, 그 하나밖에 없는 죄가?
(노예2) 씨, 뭐 하는 거야, 진짜
[노예1의 초조한 신음] (바도루) 뭐 하는 거야, 저 새끼
- (바도루) 빨리해 - (사트닉) 그것만이 죄야
(바도루) 빨리해
(사트닉) 그러니까 [노예들이 구시렁거린다]
어서 해
나도 죗값받는 거야
[차나라기의 짜증 섞인 신음] (바도루) 아이씨, 미치겠네, 진짜, 씨
- (바도루) 뭐 하는 거야, 씨 - (차나라기) 아유!
(노예2) 빨리 좀 해라, 좀
- (노예1) 아이씨 - (차나라기) 그냥 빨리해, 이 새끼야!
(차나라기) 이 새끼가 뭐 하는 거야, 지금!
(노예1) 이씨, 이 새끼...
나 못 해
이런 짐승만도 못한 짓
너 여기 들어올 때
(바도루) '난 짐승이다'
'난 짐승만도 못하다!'
이렇게 외치고 들어오지 않았어?
여기 모두 그렇게 했어
그래서 이렇게 더럽게 살아 있는 거잖아
그랬지
(은섬) '나는'
'짐승만도 못한 이그트다'
나도 그랬지
근데 왜 깡지랄이야?
그래서 짐승처럼 지냈어
아무것도 바라지도 생각하지도 않고
(은섬) 그저 숨이 쉬어지니까 쉬고
그저 눈이 떠지니까 일어나고
그저 씹히니까 아무거나 처먹어 대는 짐승
[바도루의 떨리는 숨소리]
너희들처럼
괴물 새끼가! 이씨
[바도루의 신음] [잎생의 놀란 탄성]
[노예1의 기합]
[차나라기의 신음]
(잎생) 야, 사트닉! 너 얘한테 뭐라고 했길래 이래?
(바도루) 야, 이씨...
[바도루가 울먹인다]
야
그럼 어떡해, 어?
짐승 말고 사람답게 사는 게
여기 이 새끼랑 같이 굶어 죽는 거야?
그리고
네가 사람이야?
너 사람도 아니잖아, 이씨!
(은섬) 나가자, 여기
너흰 사람처럼, 난 괴물처럼
나가자
(노예1) 무슨 수로?
(은섬) 쟤가 나가는 방법을 알아
(잎생) 누구, 아, 얘?
이 자식 너 나가는 방법 알고 있었어?
너 혼자 알고 있었어? 이 비겁한 놈!
[노예들의 웃음]
- (바도루) 저 새끼 말을 믿었어? - (노예2) 아이씨!
아고족 새끼들 말을 믿어?
같은 핏줄끼리 치고받고 싸우고 속이는
저런 새끼들 말을 믿어?
(잎생) 아, 아니, 그...
아니, 이게 방법이 있긴 있는데... [잎생의 겁먹은 신음]
(은섬) 그럼 내 방법으로 해 보자
[긴장되는 음악]
난 거짓말 아니야
(잎생) 아, 아, 나도 거, 거짓말은 아니지
야, 너 나가도 할 거 없다며
해 볼 게 생겼어 아직 방법은 모르지만
나가는 방법이라는 게 뭔가?
다들 며칠이나 굶을 수 있어?
[당황한 신음]
구, 굶어야 돼?
(바도루) 정말
방법이 있어?
[바도루가 울먹인다]
[산새 울음] [어두운 음악]
(박량풍) 얘 알아?
아냐고
아니요, 처음 보는데
(박량풍) 두즘생 노예다
혹시 보게 되면 즉시 군검부로
(박량풍) 본 적 있어? 보게 되면 즉시 군검부로
보게 되면 즉시 군검부로
[미홀의 한숨]
결심이 섰니?
타곤을 친 뒤에 난 어떻게 되죠?
어라하 자리를 내려놓나요?
[한숨]
이제야 내 딸 같구나
어떻게 되냐고
씁, 내가 어라하 자리에 다시 올라가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미홀) 넌 계속 그 자리에 있을 게야
다만 궁리방 좌솔은 아니겠지
그런 체계가 없어질 테니
잘 생각했다
[밖에서 콧노래가 들린다]
[죄인이 콧노래를 부른다]
(위병1) 시끄러워, 조용히 하라니까
[긴장되는 음악]
(위병2) 조용히 해!
[문이 달칵 닫힌다]
(여비) 미홀 님, 잠시...
(미홀) 노예?
(여비) 네, 와한족 노예 계집이라는데
대칸들이 전부 나서서 찾고 있습니다
[의아한 숨을 들이켠다]
(미홀) 이런 상황에서 노예 계집을 찾아?
대칸을 동원해서?
뭔가 중요한 물건을 가지고 도망쳤다거나 그런 거라 생각했는데
그 도망친 노예의 아비가 열손입니다
(미홀) 무백이 널 만나러 왔었다고?
(여비) 일전에 무백 님이 노예 놈을 일부러 찾아온 것도
대칸들이 그 노예 놈의 딸년을 찾는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더구나 와한들이 우리 말을 쓰는 것에 대해서
그때 흘립 님께서...
(흘립) 아마도 이곳에서 오래전에 넘어간 사람의 후손 아니겠습니까
[탁탁 치는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미홀) 모두 나가거라!
- (바치1) 예 - (바치2) 예
[열손의 당황한 신음]
어찌 이러십니까, 어르신
[한숨] 잘 들어
네 딸년 생사가 걸렸다
(미홀) 거짓을 말하거나 답을 안 하거나 답이 늦으면
[긴장되는 음악] 네 눈앞에서 네 딸년을 삶아 죽일 것을
아스의 모든 신 이름으로 맹세한다
아, 아이고, 어르신!
무슨 말씀이십니까, 살려 주십시오 뭐든지 물으십시오
무백이 와서 무엇을 물었느냐
(열손) 우리 씨족의 처음을 물었습니다
(미홀) 처음이 무엇이냐
(열손) 흰늑대 할머니가 대흑벽에서 내려오셔서
시작되었다 전해집니다
언제?
언제 그 할멈이 내려왔다더냐
200년도 넘었다고 들었습니다요
[놀란 숨소리]
혹시
네 딸년이 그 할멈의 곧쪽이냐?
예, 씨족 어머니가 될 아이였으니
[한숨]
(미홀) 타곤
이놈이 황당한 생각을 하고 있구나
[어이없는 숨소리]
[미홀의 한숨]
[어두운 음악] [밖에서 콧노래가 들린다]
(태알하) 설렌다
설레고 있구나, 타곤
저지르려는 거야?
그렇다면... [문이 덜컥 열린다]
(아사론) 생각을 마쳤느냐
이 마음이 맺어지더냐?
예, 니르하
흔들리던 마음이 맺어지더이다
(아사론) 역시 아비가 설득하니
그 마음이 가닿은 모양이구나
모두의 앞에서 너의 죄를 고백하고
타곤의...
(태알하) 아닙니다
저의 신성 재판을 요구합니다
[긴장되는 음악]
어떠한 경우에도
어라하의 신성 재판 요구는 거부될 수 없는 것
받아들이실 수밖에 없습니다
(아사론) 이년, 무슨 수작이냐
신성 재판은 어차피...
(태알하) 예, 신성 재판은 어차피
니르하의 뜻대로 결판이 나겠지요
(아사론) 해서 스스로를 버리시겠다?
타곤 그따위 것을 위해!
(태알하) 그래
하지만 그때 대제관은 당신이 아닐 수도 있지
탄야를 데리고 계신 게 아니었습니까?
태알하와 해투악이 데리고 있었는데
둘이 추포된 뒤에 사라졌어
도망친 걸 수도 있고 납치된 걸 수도 있어
저도 알아볼 데가 있으니 찾아보겠습니다
[어두운 음악]
[투악의 신음]
[기침]
[투악의 거친 신음]
(미홀) 그... [미홀의 음성이 울린다]
탄야라는 년 알지?
[힘겨운 신음] 아, 압니다
(미홀) 그래, 좋아
그년이 숨었다
어디 있겠느냐
아, 아마도
[투악의 힘겨운 신음]
(투악) 달래 언덕의 커다란 나무...
그, 그곳에 움막이...
[어두운 음악]
[인기척이 들린다]
(무백) 무슨 일이 있거나 전할 것이 있거든
장터 약전에서 채은이란 사람을 찾거라
(미홀) 네 눈앞에서 네 딸년을 삶아 죽일 것을
아스의 모든 신 이름으로 맹세한다
(열손) 탄야야...
탄야야!
[문이 탁 닫힌다] (채은) 다 챙겼어?
언니
(눈별) 미안해, 괜히 나 때문에
(채은) 아니야
얼마나 무서웠어?
[차분한 음악] 무섭진 않았어, 오히려 상냥했어
(눈별) 근데 따라가긴 싫었어
그래, 고맙다
무백 님한테 탄야라는 애 어디 있다고 얘기는 해 주고 가야지
(도티) 걱정 마, 언니들, 내가 꼭 전할게
부탁한다, 도티야
(채은) 내가 탄야한테 무백 님 얘기는 해 뒀으니...
[문이 덜컥 열린다]
(열손) 채은, 채은 님이 누구요?
[열손의 거친 숨소리] 전데요, 무슨...
무백 님께 전해 주시오 내 딸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긴장되는 음악]
씨족 아버지
(도티) 열손 아버지 맞죠?
도티야
(열손) 아이고, 아이고, 도티야
[흐느낀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딸이라니요?
내 딸요, 탄야
(열손) 내 딸 탄야 좀 살려 주세요
무슨 일이 생긴 거 같아요
(여비) 탄야
맞느냐
[새가 지저귄다]
[긴장되는 음악]
(무광) 홍술!
(미홀) 타곤...
이런 황당한 짓을 벌이려 하다니
아사신의 곧쪽?
하...
[무광의 거친 숨소리]
(미홀) 아니, 대칸 아니신가
어인 일인가
방해하는 자는 누구든 죽이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무광) 그 계집 내놓으시지요
[픽 웃는다]
우리 해족이 조용히 격물에만 힘써 와서
네놈들이 여비를 잘 모르는 게지
[무광의 헛웃음]
[긴장되는 음악] [여비의 기합]
[무광의 힘주는 신음]
[여비와 무광의 힘주는 신음]
[탄야의 다급한 숨소리] [미홀의 신음]
(미홀) 쫓아!
[무광의 다급한 신음]
[무광과 여비의 힘주는 신음]
[탄야의 거친 숨소리]
[탄야의 놀란 숨소리] [채은의 거친 숨소리]
[어두운 음악] (탄야) 채은 님
(채은) 빨리, 빨리 가자
(눈별) 잠깐
저쪽에 누가 와
이쪽
[채은의 다급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무광과 탄야의 거친 숨소리]
(무광) 뭐야, 이것들은?
[눈별의 신음] 나와
[채은의 다급한 숨소리]
[무광의 힘주는 신음] [채은의 신음]
[눈별의 놀란 신음]
[눈별의 신음]
[채은의 기침]
[탄야의 신음]
[탄야의 힘겨운 기침] [무광의 거친 숨소리]
나한테 또 잡혔네?
[어두운 음악]
왜? 네가 그렇게 저주했는데 멀쩡하지?
그동안 초승달이 몇 번을 떴다 졌는데도
아무 일 안 나더라고
[의미심장한 음악]
늦었어
뭐?
(탄야) '늦었어'
이게
당신이 당신 인생 마지막 듣게 될 말이야
이런 미친년이, 씨...
[긴장되는 음악] [눈별의 애쓰는 신음]
[눈별의 힘주는 신음] [무광의 신음]
[눈별의 신음]
[성난 신음]
안 돼! [탄야의 놀란 신음]
[긴장되는 음악]
탄야...
[거친 숨소리]
탄야...
(사야) 탄야야
탄야야!
(사야) 대칸?
타곤...
타곤!
[차분한 음악]
(타곤) 탄야가 네 손아귀에 없다면 [사야의 신음]
내가 널 죽일 수 없는 이유가 뭐지?
[사야의 거친 숨소리] (태알하) 너 어디 있는지 몰라?
어디 있는지 정말 몰라?
(탄야) 모르겠어요
(태알하) 아버지 말대로 할게요
(사야) 대신전을 쳐야 돼요
(무백) 대칸들 전원 준비됐습니다
(타곤) 술잔을 쏟으면 미홀 호위 무사의 목을 쳐라
(아사욘) 태알하의 신성 재판이 있을 것이오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남자3) 아사신의 곧쪽이 대신전에 계십니까!
(수하) 분명히 돌림병이 돈 겁니다, 또
(쇼르자긴) [떨리는 목소리로] 정말 다 죽은 거야?
(아사론) 스스로를 밝혀라
(탄야)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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