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hdal Chronicles 14
(카리카) [모모족어] 오늘부터 은혜를 갚는 그날까지
[비장한 음악] 우리가 맞게 될 모든 낮과 모든 밤을 지나는 동안
우리의 깃발은 이제 이것이다!
(모모족 전사들) 은혜를 갚는다! 은혜를 갚는다!
(잎생) [한국어] 근데 옷은 왜 그러냐?
배고파서 옷을 찢어 먹었냐?
얻어터지기 전에 입 닥쳐라
[은섬의 거친 숨소리]
(카리카) [모모족어] 보랏빛 입술에
등허리에 푸른 문양이 있는 사내를 찾는다!
멀리 가진 못했을 것이다 하시산을 샅샅이 뒤져라!
(함께) 예! 샤바라!
[긴장되는 음악]
[한국어] 이거 보세요
아까 그 모모족 샤바라가 찾는 놈이 돌담불 노예 놈이었어
- 예? - (연발) 들었잖아
'보랏빛 입술의 사내를 찾아라'
노예 놈들 중에 이그트가 있었어
(연발) 이런 산중에 이그트가 둘은 아니겠지
아직 온기가 있다
(대칸 전사1) 여기 발자국이 있습니다
- 가자 - (대칸 전사2) 예
[흥미진진한 음악] [시끌벅적하다]
[소 울음]
[하림의 웃음]
- (하림) 아유, 그래그래 - (채은) 다 됐어요, 네
(채은) 눈별아!
눈별아, 고함사니 끝날 때까지 조와 수수를 나눠 준대
(하림) 자, 이제 들어들 가자
도티는 어디 갔어?
(눈별) 저기요
(도티) 봐 봐, 이렇게 톡톡톡톡
이렇게 톡톡톡, 어
[도티의 탄성]
이렇게, 이렇게
[하림의 헛웃음]
- (남자1) 나 이거 해 볼게 - (도티) 응
(도티) 수수, 꽃은 머리에 두르는 거예요
- (도티) 이렇게 - (남자1) 아, 그래?
[하림의 황당한 웃음] (도티) 그 빛깔이 어울려?
이게 예쁘지
[도티의 웃음]
저건 뭐야?
(눈별) 쟤가 사람마다 받았어
아스달엔 공짜가 없는 거 아니냐면서
[함께 웃는다]
[남자2가 소리친다]
[긴장되는 음악] [소 울음]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사람들의 비명]
[채은의 놀란 숨소리]
[사람들의 비명]
[소의 거친 신음]
- (채은) 도티야, 괜찮아? - (도티) 어
(하림) 채은아, 괜찮으냐? [채은의 거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사람들의 비명] [눈별의 힘주는 신음]
[눈별의 거친 숨소리]
[눈별의 힘주는 신음] [사람들의 놀란 탄성]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눈별의 거친 숨소리]
- (하림) 눈별아! - (채은) 눈별아!
- (채은) 눈별아, 눈별아 - (하림) 눈별아
- (채은) 눈별아 - (도티) 언니
[채은의 거친 숨소리] (도티) 언니
[하림의 놀란 숨소리]
[무거운 음악]
[채은이 그릇을 탁 내려놓는다]
(채은) 어떻게 된 거예요?
혈맥이 모두 끊어진 애가 어떻게...
이어졌다, 다시
예?
(하림) 눈별이는 아직 성장 중이다
몸이 자라면서 혈맥도 자랐고
그러다 순간적으로 흥분해서 막힌 혈맥이 다시 통한 거 같구나 [채은의 놀란 숨소리]
이런 일이...
어쩌죠?
사람들이 봤어요, 더구나 눈별인 사람의 무술까지 배웠어요
혈맥이 이어지면...
(하림) 다시 끊어야지
준비하거라
예
[차분한 음악]
(보우) 가들족의 보우
새녘의 어라하이시며
대칸의 주인이시자 연맹을 이끄시는 니르하를 뵙습니다
살아 있는 신 아라문 해슬라시여
(타곤) 아직 고함사니도 올리지 않았습니다
살아 있는 신이라니
너무 앞선 말씀입니다
(보우) 곧 그리되실 테니까요
거슬렸다면 용서하시길
(타곤) 용서라니 당치 않습니다
가들족을 기억할 겁니다 앞으로도 평안하시길
예, 니르하
[문이 철컥 닫힌다] [한숨]
이제 끝인가?
한 분이 남았습니다
[문이 철컥 열린다]
[어두운 음악] [문이 철컥 닫힌다]
아라문 해슬라시여
다들 나가 있게
(함께) 예, 니르하!
[문이 철컥 열린다]
(미홀) 니르하, 우리가 이겼습니다
제가 분명 탄야 니르하께서
별방울이 있는 곳을 안다 하지 않았습니까
[헛웃음]
[타곤의 웃음]
[타곤과 미홀의 웃음]
절 속였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타곤) 아니면 그냥 우겨 보시는 겁니까?
속였다 생각지도 않고 우기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이렇게 무릎을 꿇는 것이 니르하께도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미홀) 아사론의 신성은 탄야 니르하로 대체될 수 있지만
청동의 비밀을 쥐고 있는 한
이 미홀은 누구로도 대체될 수 없으니까요
옳은 얘기네요
(타곤) 그럼 정말로 무릎부터 꿇어 보시지요
못 하십니까?
니르하
(미홀) 레무스에서 왕을 알현할 때 하는 인사입니다
[긴장되는 음악]
왕이 되시려는 게 아닙니까?
니르하께선 결국 왕이 되실 테고
이 아스달은 왕국이 되겠죠
왕이라는 자리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전 왕이 다스리는 세상에서 태어나
왕의 다스림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니르하께선 제가 필요하실 겁니다
도움이 되리라 자신합니다
더 크게 쓰이길 원합니다
전 항상
최고의 힘을 가진 자의 편에 설 뿐입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니르하께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한 전 결코 배신하지 않습니다
예, 그 말씀은 믿습니다
(타곤) 내가 삐끗하면 제일 먼저 배신할 건 분명하니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타곤) 해서 고함사니 전에 서둘러 오셨군요
고함사니를 하러 진정 흰산으로 가실 겁니까?
무슨 말씀이시오?
(미홀) 아사론은 결코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흰산은 그들의 본거지예요
위험할 겁니다
[헛웃음]
왜 웃으십니까?
[긴장되는 음악]
[새가 지저귄다]
(아사욘) 그냥 빼앗기고 마실 겁니까?
자리를 빼앗긴 건 문제도 아닙니다
그로 인해 아사씨가 누렸던 그 모든 것들이 사라지면
우린 흰산족을 이끌지 못합니다
이곳에서 올리는 고함사니
기회는 이번뿐입니다
(미홀) 왜 웃기만 하시냐는데도요
미홀 님께서 이렇게 제 걱정을 해 주시니
당황스러워서요
(타곤) 또한 옳은 충고지만
너무 늦은 충고라서
[기도하는 소리가 들린다]
고함사니를 준비하는 아사론 님을 잘 보살펴 드리라는
(무백) 연맹장 니르하의 명이 있었습니다
(아사론) 타곤 이놈
(아사사칸) 들어오세요
(아사사칸) 이곳뿐만이 아닙니다
[어두운 음악] 옛흰터, 슬냇가, 흰뱀골
흰산 곳곳에 대칸과 새녘족 전사들이 배치됐어요
별방울을 찾자마자 바로 움직였어요
우리보다 먼저 왔더이다
흰산족 열일곱 개의 씨족에도 모두 병사들을 보내 놨답니다
우리가 다른 생각을 못 하게 하려는 게지요
[아사사칸의 헛웃음]
흰산에 오는 게 겁은 났던 모양입니다
(아사론) 타곤...
(타곤) 결국 여기까지 왔다
너희들이 날 믿었고
또 견디고 참아 냈기에 올 수 있었어
아뜨라드의 붉은 밤 10년간의 뇌안탈 대사냥 [장엄한 음악]
그걸 마친 우리에게 아고족의 반란을 진압하라
대흑벽에 사다리를 만들라
이아르크에서 노예를 잡아 와라
하지만 너희들은 나를 믿고 묵묵히 참아 내고 견뎌 주었다
(기토하) 니르하께서도 견디시는데 저희가 뭐라고 못 참겠습니까!
(함께) 맞습니다!
그래
참았기에 연맹이 온전하다
(타곤) 견뎠기에 내전이 일어나지 않았다
하여 연맹인들은 오늘 노래하고 기뻐하며 신을 칭송한다
우린 피 흘리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긴 것의 끝!
(대칸 전사들) 긴 것의 끝!
깊은 곳의 바닥까지!
이제 고함사니 한 고비만이 남았다
(타곤) 이미 흰산은 무백이 장악하고 있으니
너희들은 아스달부터 흰산까지의 길을 살펴 다오
티끌만 한 흠도 없이 고함사니를 치를 수 있도록 부탁한다
(대칸 전사들) 예, 니르하!
그리고 사실 내가 말이야 비밀이 하나 있는데
(기토하) 뭡니까, 니르하
내가 사실
사람 죽이는 걸 정말 싫어해
(무광) [웃으며] 이야!
니르하께서 저랑 똑같으십니다
저도 살인이 그렇게 싫더라고요
[무광의 웃음]
[대칸 전사들의 웃음] [잔잔한 음악]
(박량풍) 아, 저도 죽이는 것보다 살리는 게 좋습니다!
(무광) 나도 살인 너무 싫어
[무광이 칼을 툭 내려놓는다]
[저마다 말한다]
살인 싫어
(기토하) 아, 전 비밀이라고 하셔 가지고
저야 뭐, 예전부터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 뭐...
아드님...
(타곤) 그래, 아들 맞아, 아들 있다!
[대칸 전사들의 탄성]
너희들도 다 있는 아들 난 없을 줄 알았어?
[대칸 전사들의 탄성]
(무광) 근데 어머님은 누구십니까!
태알하다
[대칸 전사들의 탄성] (기토하) 와, 태알...
예?
[대칸 전사들이 웅성거린다]
(투악) 뭐 하고 계세요?
지금 고함사니 때 입을 옷이 나왔는데요
[탄성을 내뱉으며] 엄청나요
(태알하) 내가 고작 예쁜 옷이나 입자고 여태 그 고생을 한 줄 아니?
(투악) 그럼 뭐, 여기에 가죽 깔려고 고생하신 거예요?
이쪽이야, 그쪽에 깔아
(태알하) 아버지는?
(투악) 예상하신 대로
타곤 니르하 찾아뵙고 고개를 조아리셨다는
그래서 어떻게 했대?
(투악) 그럼 무릎부터 꿇어 보라고 하셨대요
근데 미홀 님이...
(태알하) 바로 꿇었겠지, 뭐
[투악의 놀란 숨소리]
사야는 대신전에 있나?
[차분한 음악]
(사야) 저는 타곤 니르하 직속의 밀솔 사야입니다
저는 흰산의 심장의 가르침을 믿는
연맹장 니르하의 유일한 자제
앞으로 탄야 니르하께서 행하실 일은 모두
제가 보살필 것입니다
(아가지) [놀라며] 세상에, 열손 아버지 말이 맞네?
진짜 은섬이랑 똑같이 생겼어
(사야) 이제 대신전은 본래 아사신의 가르침에 따라
대제관 니르하께서 새롭게 인도하실 것입니다
기존에 제관이셨던 분들은 흰산의 심장의 가르침을
각 기둥에 새겨 넣는 일부터 시작하도록 하십시오
모명진 제관께서 잘 맡아 주세요
그리하겠습니다
(모명진) 모두들 제 말을 잘 따라야 합니다
(함께) 예
(사야) 니르하
[작은 소리로] 잡아
예법이야
(아가지) [작은 소리로] 원래 저렇게 하는 거예요?
(아사못) 글쎄요, 처음 보는데
[새가 지저귄다]
(탄야) 꼭 이러고 걸어야 해? 안 불편해?
(사야) 예법이라는 거야
익혀, 난 안 불편해
진짜 안 불편해?
니르하, 어찌 이 정도도 못 참으십니까?
(탄야) 근데
노예로 끌려간 와한 사람들은 언제 돌아올까?
음, 곧 오겠지?
(사야) 사실 가족도 아닌데 뭘 그렇게 챙겨?
우린 다 가족이야
(탄야) 다 형제고 자매고
저기, 넌 진짜 부모, 진짜 형제 안 궁금해?
형제?
(사야) 부모는 그렇다 치고 갑자기 웬 형제?
아니, 그냥 만약에
(탄야) 형제가 있고 다시 만나게 되면...
있다 해도 얼굴 한 번 못 본 형제가 무슨 의미가 있어?
(기토하) 아니, 태알하 님의 아들이라고?
나...
아, 형님
아, 나이도 안 맞고 말이 안 되잖아
(무광) 아, 그게 아니고 이 답답한 형님아
누구 배에서 나왔는지가 뭐가 중요해?
태알하 님이 공식적인 어머님이시라는 게 중요한 거지
(기토하) 아...
[기토하의 놀란 신음]
(사람들) 니르하
니르하
(대칸 전사3) 아니, 근데 니르하 옆의 저 젊은이는 누구예요?
(기토하) 야, 몰라?
이거, 이거 큰일 날 놈이네, 이거
저분이 바로 그분이야 타곤 니르하의 아드님
- (소당) 야, 기토하 - (기토하) 응?
너 아주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었던 거 같다?
(기토하) [헛기침하며] 형님은 좀 자중하시고
[기토하의 헛기침]
야, 근데 손은 왜 잡은 거냐?
(함께) 니르하
어디들 가십니까?
(무광) 예, 고함사니 때 니르하의 호위를 위해 살펴보러 갑니다
무백 님께서는요?
무백 형님은 흰산에 가 계십니다
아무튼 잘 부탁드립니다
(사야) 아무 일 없이 잘 치러지도록
잘 부탁드립니다
(함께) 예, 니르하!
[무광이 침을 퉤 뱉는다]
(무광) [헛웃음 치며] 니르하?
지랄한다, 씨...
- (기토하) 야 - (편미) 쟤 뭐라는 거야?
(기토하) 야, 무광아! [어두운 음악]
(아사사칸) 이소드녕께서 고함사니 날짜를 내려 주셨습니다
탄야, 타곤 두 분 니르하를 모셔 오세요
뒷일은 고함사니 후에 차분히 생각하십시다
대답하지 않을 겁니까?
어머니시여
(아사론) 고함사니 후에 타곤은 살아 있는 신이 됩니다
그래서요?
(아사사칸) 잊었습니까? 타곤이 문제가 아니라고 이미 일렀습니다
아스달에 더 큰 재앙이 옵니다
타곤이 막을 자라니까요
(아사론) 어머니께선 신을 만나십니까?
무슨 소리요!
전 이제 신성한 연기가 아니면 신을 만나지 못합니다
(아사론) 그러니 어머니께서는 보시는 멀고도 깊은 곳이
전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아사론!
(아사욘) 아사사칸께서 뭐라 하십니까?
[아사욘의 한숨]
(아사욘) 결국 우리 아사씨는 이대로...
(푸른거미) 니르하
(아사론) 샤하티의 아이들에게 전갈을 넣어라
니르하, 어찌...
검은혀 그 아이도 꼭 오라 하고
(푸른거미) 예
(아사론) 타곤 니르하
곧 모시러 가겠습니다
(타곤) 뭔데 그래?
아무것도 없는데?
[웅장한 음악]
(태알하) 일로 와 봐
(타곤) 이게 뭔데?
(태알하) 너와 나의 깃발이야
정복이야, 타곤
나도 너와 함께 정복의 제일 앞자리에 서겠어
다시 칼을 잡을 거라고
우리 이제 아스 대륙을 하나로 만드는 거야
이제 이 그림이 그려진 깃발이 아스 대륙 곳곳에 나부끼는 거야
그리고 이름을 붙이는 거지
땅의 이름은 타곤, 태알하
우리의 이름은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땅의 이름이고
나라 이름이 되는 거야
우리가 나라가 되는 거네
(태알하) 응
우린 결국 노래가 될 거야
리산과 아사신 대신 사람들은 우릴 노래하는 거지
[한숨]
널 믿었지만 이루어질 줄은 몰랐어
믿는 만큼 불안했으니까
뭐가?
[차분한 음악]
뭐겠어?
내가 유일하게 마음에 안 들어 하는
너의 그 성격?
(태알하) 넌 이미 오래전부터 최강이고
뭐든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었는데
눈치 보고 망설이고
연맹 사람들의 예쁨을 받아야 하고
나의 예쁨으로는 부족해?
(타곤) 사람들의 예쁨을 받지 못하는 권력자가 가야 하는 길은 참혹해
80년 전 아라문 해슬라를 참칭했던 아히르 연맹장이
왜 그렇게 미친 짓을 했는지 난 이해해
예쁨을 받지 못하면 선택할 수 있는 건 하나거든
폭정, 난 그게 싫어
그러니까 연맹인들이 행복하고 편하려면
날 예뻐하는 게 좋을 거야
그래, 네가 옳았어
연맹인들의 예쁨을 받으면서 넌 해냈고
(태알하) 연맹에 피를 뿌리지 않고도 넌 해냈어
네가 날 배신하지 않았으니까
(타곤) 우린 서로를 위해 죽지도 않았고
자신을 위해 서로를 등지지도 않았어
태알하
우린...
(태알하) 우리 둘 다 답답한 껍데기를 벗었어
물론이지
(태알하) 이제 정말 나비가 되는 거야
[바람이 세차게 분다]
(잎생) 야, 너 나 용서하는 거야?
아, 은섬아
춥지?
[은섬의 한숨]
[은섬의 한숨]
[은섬이 옷을 탁 턴다]
아니, 뭐, 용서할 거면 용서한다
- 딱 얘기를 하, 하든가 - (은섬) 쯧
사람 불안하게
불안은 하냐?
아, 뭐, 내가 한 짓이 있으니까
사트닉 죽을 때 신께 했던 맹세
(은섬) 너한테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야?
맹세?
[헛웃음]
너 이아르크에서 언제 올라왔냐?
언제 올라왔든 그게 무슨 상관인데?
(잎생) 야, 여기서 그렇게 살면 배신당하기 일쑤고 죽기 딱 좋아
이제부터 아무도 믿지 말고
[가슴을 탁 치며] 너만 생각해, 살고 싶으면
난 그렇게 배우지 않았어
아니, 뭘 배운 건데! 어?
(연발) 잠깐 [긴장되는 음악]
지금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어?
분명 사람 소리였습니다
어느 방향이야?
메아리 때문에 어느 쪽인지는...
(연발) 가자
(잎생) 너 진짜 내가 마지막으로 얘기해 주는데 잘 들어라
네가 이아르크에서 뭘 배웠건 여기서 그렇게 살면 죽어, 어?
죽을 기회만 늘어나는 거라고, 명심해
너도 명심해
나 보는 데서 자꾸 그렇게 행동하면
(은섬) 너도 나한테 죽을 기회가 늘어나는 거야
(잎생) 아이, 진짜...
빨리 헤어져야겠다
[한숨]
(잎생) 아, 알았어
은섬아
아, 근데 그 금조개 말이야, 어?
그거 다시 생각해 보면 안 되냐?
아니, 따져 봐도 그렇잖아, 어?
너랑 나랑 그 고생 해서 얻은 건데 그럼 너랑 내 거지, 어?
동굴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처럼 고생을 했어, 뭘 했어?
쯧...
알았어, 그거 너 가져 [긴장되는 음악]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긴장한 숨소리] 뛰어
뛰어!
[곰이 그르렁거린다]
[놀란 숨소리]
(은섬) 빨리
[잎생의 겁먹은 탄성]
[곰이 그르렁거린다]
[잎생의 신음]
(잎생) 은섬아! [은섬의 당황한 신음]
[은섬의 기합]
[곰이 포효한다] [은섬의 거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잎생의 놀란 신음]
(은섬) 야, 일어나, 가자
[곰이 그르렁거린다]
[잎생의 힘주는 신음] [은섬의 아파하는 탄성]
[곰이 포효한다] [은섬의 놀란 신음]
[은섬의 거친 신음]
[은섬의 놀란 탄성]
[은섬의 아파하는 신음]
[곰의 거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다가오는 발걸음]
[은섬의 놀란 탄성]
[은섬의 거친 신음]
[은섬의 기합]
[은섬의 힘주는 신음]
[은섬의 거친 신음]
[포효한다]
[은섬의 비명]
[잎생의 거친 숨소리]
에이씨, 몰라!
(잎생) 내가 아니어도 어차피 까불다 죽을 새끼였어
어차피 죽을 새끼였다고!
[입소리가 쓰 들린다] [곰이 그르렁거린다]
[거친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놀란 신음]
[은섬의 거친 숨소리]
(은섬) 뇌안탈?
고맙다
고맙다고
[뇌안탈어] 뭐라는 거야?
고맙다고 하네
(은섬) [한국어] 뇌안탈이지?
나 이그트, 나 이그트라고
[은섬의 놀란 신음]
[로띱이 냄새를 킁킁 맡는다]
(로띱) [뇌안탈어] 하, 아무 의미 없다
살아남아 저리 컸구나
아사혼, 너의 아들
(어린 로띱) 아기 이리 줘
넌 아기만 없으면 빠져나갈 수 있어
아기 이리 줘
(아사혼) 고마웠어
(이쓰루브) 왜 그랬어?
(로띱) 쟬 알아
어떻게?
[차분한 음악] 아사혼의 아들
(이쓰루브) 아사혼? 아사혼이 누구야?
아, 너 어렸을 때 구해 줬다던...
빚을 갚았네
그럼 라가즈의 아들이라는 거잖아
왜 말 안 했어? 라가즈의 아들을 만났는데
만나면 뭐? 뭘 할 수 있는데?
괜한 연을 쌓아서 스스로를 가두지 마라
[한숨]
(이쓰루브) 넌 나보다 새까맣게 어린 게 하는 말마다 그 모양이야?
천 년을 산 소나무 정령처럼
(로띱) 넌 근데 왜 사람들처럼 나이를 따져?
사람들이랑 산 건 난데?
(잎생) [한국어] 난 살았어
[잎생의 거친 숨소리] 또 살았다고
이야, 나 혹시 불사신인가? 어?
[한숨]
그래
형이 네 시신은 거둬 주마
금조개도 거둬 주고
저놈 뭐야?
(연발) 잡아!
[긴장되는 음악] [대칸 전사들의 기합]
[거친 숨소리]
[대칸 전사들의 기합]
[잎생의 아파하는 탄성]
[긴장되는 음악]
[잎생의 신음이 들린다] [은섬의 거친 숨소리]
[잎생의 비명]
[힘주는 신음]
[잎생의 신음]
(대칸 전사2) 일어나!
[거친 숨소리]
다른 놈들 어디 있어?
(연발) 올마대 알지?
같이 있었지? 지금 어디 있어!
저기, 혹시 올마대만 데려가시면 되는 거예요?
난 다른 놈들 관심 없어 올마대만 데려가면 돼
그럼 저는 풀어 주실 건가요?
- (대칸 전사2) 이 새끼가! - (연발) 어허 [잎생의 떨리는 신음]
당연하지, 풀어 주지
(연발) 내가 여기서 아스달까지 힘들어 죽겠는데
너까지 묶어 가지고 데려가면서 감시하고 그러겠냐?
말씀드리면 바로 풀어 주실 거예요?
그건 안 되지
(연발) 네가 거짓말했는지 어떻게 알아? [어두운 음악]
가서 확인하고 올마대 잡고 너는 풀어 주고
어때?
그, 그럴게요
(잎생) 제가 길잡이 할게요
[한숨]
[성난 숨소리]
(골두) 주비놀은 또 왜 이렇게 된 거야, 씨
[골두의 한숨]
어디 가서 찾아, 이것들을!
(수하) 어쩔 수 없습니다, 돌아가시죠
아고족 지역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골두) 아이, 연발인지 개발인지
이 자식은 대체 어디를 간 거야 진짜, 씨, 쯧
어?
이런 산중에 저런 계집이?
저건...
[긴장되는 음악]
모모족이다
[골두의 헛기침]
[모모족어] 골두가 누구냐?
(타피엔) [한국어] 모모의 크고 밝은 샤바라께서
이 중에 골두가 누구인지 물으신다
(골두) 샤, 샤바라라고?
[골두의 긴장한 숨소리]
(골두) 내가 골두인데
우린 모모족에게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이러는 거요?
사트닉!
(카리카) [모모족어] 이자에게 들었다
네가 사트닉을 노예로 잡아
땅속에 처넣고 죽였다지?
[골두의 당황한 신음]
(타피엔) [한국어] 네놈이 사트닉을 노예로 잡아
죽였는지 물으신다!
[골두의 떨리는 숨소리]
아, 아, 아니오
[골두가 말을 더듬는다]
(골두) 우, 우리가 죽인 게 아니오
모모족인지 정말 몰랐소, 진심이오
정말로, 어, 정말로
[모모족 전사의 힘주는 신음] [골두의 신음]
[모모족어] 내가 이제 알고자 한다
(카리카) 너희들은 보랏빛 입술을 가진 사내를 찾고 있다
나 또한 그 사내를 찾고자 한다
아는 걸 모두 이야기하라!
(연발) [한국어] 잠깐
이 길은 하시산 꼭대기로 가는 길이야
그 산꼭대기에 올마대가 있다고?
그, 그게 아니라
(잎생) 이쪽을 가로질러 가면 빠르겠지만
이쪽은 아고하 숲 근처예요
아고족의 땅입니다
아고하 숲 밖으로 돌면 돼
그 안으로 들어가지만 않으면 상관없어
아, 그, 그래도 너무 가까운데 위험하지 않을까요?
(대칸 전사2) 가라면 가지, 네가 뭘 안다고!
아, 나... 야, 여기 연발 님은
[연발의 헛기침] 지금 아고족이 왜 자기들끼리 싸우고
노예로 팔아먹고 난리인지 알아?
타곤 님이 아고족 정벌하실 때 이 연발 님께서...
(연발) 야, 야
거,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있어
빨리 앞장서!
예
[거친 숨소리]
(스천) 아, 왜 이렇게 안 와!
(바도루) 그러게 말이야
내가 은섬이는 걱정을 안 하는데
아이씨, 잎생 이 새끼 때문에
(스천) 아, 계속 기다리고 있을 순 없는데
(올마대) 자네 스천이라고 했나?
아스달 사람 같은데
무슨 사연으로 여기까지 와서 우릴 돕는 겐가?
(스천) 아...
복잡해요
뭐, 심부름 온 건데
아, 무백 님은 이런 걸 시켜 가지고
노예 시세도 제대로 모르면서
에이...
[연발의 헛기침] [잎생이 입맛을 다신다]
[힘주는 신음]
(잎생) 저, 저, 저기...
며칠을 먹지 못했는데 저도 좀...
아, 제가 이러다 쓰러지면...
[대칸 전사1의 웃음]
(대칸 전사2) 이게 목숨을 붙여 놨더니 호강에 겨웠구나?
(연발) [소변을 누며] 줘
(대칸 전사2) 예
[옷을 툭툭 턴다]
[긴장되는 음악] [대칸 전사2의 신음]
(연발) 누구야! [잎생의 놀란 신음]
(은섬) 뭐 해, 빨리 줄 끊어!
[잎생의 당황한 신음] (연발) 네가 그 이그트구나
이런다고 될 것 같아?
(은섬) 칼 버려! 움직이지 마
움직이면 이 자식 죽어 [대칸 전사2의 신음]
(연발) 알았어, 일단 풀어 줘
(은섬) 칼 버려
- 칼 버려! - (연발) 알았어, 알았어 [대칸 전사2가 캑캑거린다]
[연발의 기합]
[대칸 전사2의 거친 신음] [긴박한 음악]
- (은섬) 뛰어, 뛰어! - (연발) 잡아!
[대칸 전사들이 소리친다] - (대칸 전사1) 잡아! - (은섬) 뛰어, 뛰어, 뛰어!
[은섬의 다급한 탄성]
[은섬의 놀란 탄성]
[은섬의 신음] (잎생) 오, 은섬아!
[잎생과 은섬의 비명]
[잎생과 은섬이 데굴데굴 굴러간다]
[어두운 음악] (대칸 전사2) 이쪽입니까?
(연발) 잠깐
하...
이런 빌어먹을
[잎생과 은섬의 신음]
[잎생과 은섬이 기침한다]
[잎생의 다급한 신음]
(잎생) 야, 여기서 빨리 나가야 돼
뭐 해, 여기서 빨리 나가야 돼 여기 아고족 땅이라고
(은섬) 너 아고족 족장 아들이라며
(잎생) 아, 사정이 있다니까
(은섬) 타곤의 배다른 동생이기도 하고
거짓이 아닌 게 있긴 하냐?
뭐 어쩌라고!
(잎생) 아, 여기서 빨리 나가야 된다니까?
아, 안 나가려면 말아
(은섬) 너 왜 그랬냐
뭘 왜 그래?
너 일부러 넘어진 거지?
(은섬) 내 다리 찔러서 곰한테 미끼로 던지려고
[한숨]
아니, 그, 좀 오해가 있는데 그런 게 아니고
(은섬) 왜 그랬냐고
까닭이 뭐냐고!
(잎생) 뭘 왜 그래!
그걸 몰라서 물어?
내가 살고 싶어서 그랬다
내가 살고 싶어서 그랬어 내가 곰 배고플까 봐 그랬겠냐?
똥 같은 새끼
(잎생) 그래, 나 똥 같아
야, 나도 좀 물어보자
넌 왜 이런 똥 같은 새끼 구하려 그러냐?
너 멍청이야? 얼간이야? 어?
내가 너 죽이려 그랬잖아 근데 너 왜 그랬어?
왜 나 같은 거 살리려고 돌아왔냐고!
내가 그 동굴
대칸 새끼들한테 불까 봐 걱정되면 죽이면 되잖아
죽일 만하잖아
만났을 때부터 거짓말만 해대고
깃바닥 나와서도 다들 피 튀기게 싸우는데
어떻게든 보석 가지고 튀려고 거적 속에 숨어 있었고
주비놀에선 그 금조개 훔쳐 나오느라
그놈들이 산장 덮치는데 너 죽건 말건 혼자서 도망쳤어
[가슴을 탁탁 치며] 나 혼자서!
오늘 낮엔 널 곰한테 던졌고
근데 왜 이래?
왜 나 같은 거 살리려고 목숨을 거냐고
나한테 왜 이러냐고, 이 개새끼야
말해
[잎생의 떨리는 숨소리]
네가 필요했어
내가? 내가 왜?
부하
[차분한 음악] 부하로 삼으려고 했어
[헛웃음]
(잎생) 나를?
[잎생의 어이없는 웃음]
네가 부하가 왜 필요해?
힘이 필요하니까
(잎생) 이런, 씨...
너 힘 엄청 세잖아, 이그트인데
아니
나 약해, 힘없어
힘 있는 놈이
소중한 우리 사람들 하나도 못 지키고 다 뺏기고
(은섬) 난 깃바닥에 갇혔겠냐?
구해 내고 싶어
그러려면 힘이 있어야 돼, 근데
대흑벽 위의 세상에선
얼마나 많은 부하가 있느냐 어떤 부하가 있느냐
그게 힘이래
그래서 부하가 있어야겠다
그래야 힘이 생기고 싸워서 이길 수 있고 구해 낼 수 있고
다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우리 씨족은 높낮음이 없어서 부하가 뭔지도 몰라
당연히 부하를 어떻게 삼는지도 몰라 그래서...
그래서 그냥 너한테 잘해 주려고 했어
[한숨]
근데 이렇게 하는 게 아닌가 봐
우리 헤어지자
나 그만둘래
(잎생) 저, 저기, 누구랑 싸우려는 건데?
누구냐고
엄, 엄청 세?
(은섬) 아스달
아이, 진짜
그러니까 아스달의 누구! 아스달의 뭐?
아스달 연맹 그 자체
[놀란 숨소리]
(잎생) 와, 저거 생각보다 더 미친놈이구나
아!
야, 아스달이건 뭐건 일단 여기서 살아 나가야지, 어?
아, 어디 가, 글로 가면 안 돼
어, 어, 저기, 저기, 저기 저거, 저거, 저거
저거 봐 봐, 저거 타고 물길 따라서 돌아 나가야 돼
네가 길을 알기나 해?
(잎생) 아, 당연하지, 어?
내가 아고족 태씨 족장의 셋째 아들...
[차분한 음악] 아, 암튼 알아
아, 빨리 나가자고, 어?
빨리 와
[새가 지저귄다]
[긴장되는 음악]
야
(잎생) 야!
아, 이 머저리야, 내가 깨우랬지?
- 네가 언제? - (잎생) 빨리 기슭에 배를 대야 돼
- 뭐 해, 빨리 손 저어 - (은섬) 알았어
아, 완전 가운데로 제대로 들어왔네, 씨
(잎생) 뭐 해, 빨리 저어!
알았다니까
야
- (은섬) 야 - 아, 왜!
(은섬) 저기...
[잎생의 놀란 숨소리]
(잎생) 아고족...
(잎생) 아고족!
(사야) 어젯밤 꿈
왜 아고족이 꿈에...
그리고 날, 하...
너무 희미하다
고함사니 날짜가 나왔습니다 이틀 후입니다
(사야) 그래요?
아사론 님이 흰산에서 돌아오신 모양이네요
(아사욘) 예, 니르하
고함사니의 모든 준비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탄야) 고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었으니
(아사론) 이소드녕의 보살핌이요 아이루즈의 순리입니다
제자리라 하심은...
니르하께서 이리 돌아오시고
(아사론) 저희는 흰산으로 돌아갈 것이고
아라문 해슬라께서 연맹을 이끌 것이니 제자리지요
하...
연맹의 큰 복입니다
[문이 철컥 열린다]
[문이 철컥 닫힌다]
[어두운 음악]
(사야) 인사 올립니다
타곤 니르하와 탄야 니르하를 보좌하는
초군방 밀솔 사야라고 합니다
연맹장 니르하의 아드님이시라고요?
(사야) 그렇습니다
(아사론) 이런, 이리 장성한 아드님이 계시다니
[아사론의 웃음]
(아사론) 아들이라니
하긴 이 마당에 타곤에게 숨겨진 자식 하나 있는 게
무슨 놀라운 일이겠는가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송구합니다
- 검은혀는? - (아사욘) 왔습니다
(아사못) 예? 검은혀라니요? 검은혀가 왜...
목소리를 낮추거라
(아사욘) 샤하티의 아이들도 들어왔습니다 [아사못의 놀란 숨소리]
(아사못) 니르하, 뭘 하시려는 겁니까?
[투악의 기분 좋은 웃음]
(투악) 와, 이거 진짜...
아, 너무 아름다워요
태알하 님, 그렇죠?
(흘립) 이 정도면 고함사니 때 연맹장 니르하의 예물로
부족하진 않을 겁니다
(태알하) 수고하셨습니다
하나 일전에 말씀드린
또 다른 청동 예물의 제작도 서둘러 주세요
예, 모두가 진심을 다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소서, 어라하
(투악) 와, 이...
이거... [투악의 탄성]
[투악의 웃음]
제가 딱 한 번만 만져 보면 안 되겠죠?
그렇게 탐나?
(투악) [들뜬 목소리로] 그럼요
아이, 저도 사람인데
[웃으며] 이리 예쁜 거 보면 탐나죠
아이, 또 뭐
훌륭한 무사로서 훌륭한 칼을 보면
눈 돌아가는 건 뭐, 지당한 일이고요
[투악의 웃음]
태알하 님도 그렇죠?
아, 막, 막 가슴이 뛰죠?
아이, 뭐, 칼 잡은 지 오래돼서 뭐 예전 같지 않으시겠지만
[투악이 살짝 웃는다]
사실
다 잊어버렸죠?
[투악의 웃음]
까분다
(태알하) 지금 당장 붙어도 내가 너 이길걸?
아, 아, 태알하 님!
[투악의 웃음]
못 보던 애네?
(투악) 아, 새로 왔대요
(태알하) 그래?
예쁘네
(아사못) 흰머리산 지하 세계의 이소드녕께서 [신비로운 음악]
뜨거운 물기로 가득한 세상을 일구시니
불과 연기밖에 보이지 않던 흰머리산에
드디어 하늘못이 떠올랐다
그러면 이때 어린 제관이
하늘못의 신선수를 가지고 올 겁니다
(탄야) 아, 미안해요, 너무 서툴러서
(어린 제관) 아, 전 괜찮습니다, 니르하
저도 오늘이 처음이라 제가 서툴렀습니다
(아사못) 좀 쉬셨다 하시지요, 니르하
예
아버지는 오셨나요?
예, 지금 연맹장 니르하를 만나고 계실 겁니다
[긴장되는 효과음]
당신은 이제 대제관 니르하의 아버지야
(타곤) 근데 불의 성채에서 아직도 일하고 싶다고 했다며?
예
혹시 알아냈어?
청동의 비밀
아니요, 그건 전혀
그렇겠지
청동관 노예한테 그걸 들킬 미홀이 아니지
저, 근데
청동 말고 다른 것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타곤) 다른 거라니?
- 철입니다 - (타곤) 철?
그거 얻다 써?
(타곤) 녹이기만 하면 대단한 일 있을 것처럼 굴더니
막상 녹여 보니 다 부서지고 별거 없었다고 하던데
잡것들이 너무 많이 섞여서 그렇습니다
깨끗하게 철만 뽑아낼 수 있다면...
주석이나 구리는 귀하지만 철은 땅만 파면 나옵니다
청동검 한 자루 만들 제물이면
철검은 수십 자루, 백 자루도 만듭니다
[타곤이 픽 웃는다]
적응이 빠르군
(타곤) 좋아
근데 그게 됐으면 해족이 벌써 했겠지
(길선) 니르하
드디어 고함사니 날짜를 받아 아사론 님이 돌아왔습니다
그래?
(길선) 이틀 후이니 내일 떠나셔야 할 듯합니다
(열손) 우리 탄야도...
물론입니다
대제관 니르하께서 당연히 가셔야죠
(길선) 와한의 분들 모두 니르하께서 부르십니다
가 보시죠
[열손의 당황한 신음]
그럼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타곤) 예, 또 뵙겠습니다
[차분한 음악]
[문이 달칵 여닫힌다]
[와한족들의 놀란 숨소리]
[검불의 당황한 신음]
[사야의 멋쩍은 웃음]
왜 이리들 얼어붙어 계십니까?
(뭉태) 어떻게 이렇게 똑같을 수가...
(열손) 세상에...
[뭉태의 놀란 숨소리]
(사야) 이제 더 이상 노예가 아닙니다
당당하셔도 돼요
(열손) [말을 더듬으며] 예
아...
(사야) 이제 곧 돌담불로 끌려간 동무들도 올 겁니다
대칸이 갔어요
(둔지) 아, 정말요?
그럼 터대랑 달새랑 북쇠랑 다 오겠네요? 그렇지?
(검불) 아유, 살아서 못 보는 줄 알았는데
야, 뭉태야, 잘됐다, 잘됐어
[와한족들의 웃음]
그렇네요
다 만나겠네
(사야) 가시죠, 니르하께서 기다리십니다
(열손) 아, 네, 빨리 와
- 말씀드리세요 - (소당) 안 계십니다
(소당) 그냥 좋은 술 한 병 가져오라 하시더니 나가셨습니다
같이 안 가고?
호위도 없이 술?
(태알하) 산웅의 무덤에 갔구나 [차분한 음악]
생각날 만한 날이지
[풀벌레 울음]
[새가 지저귄다]
(산웅) 네 운이 닿는다면...
(어린 타곤) [울며]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어린 타곤) 아버지, 아버지
[들짐승들이 그르렁거린다]
[놀란 숨소리]
아, 아버지! 아버지!
[문이 덜컥 열린다] [어린 타곤의 거친 숨소리]
아버지!
(어린 타곤) 아버지!
[울며] 아버지, 죄송해요 걱정 많이 하셨죠?
한눈팔아서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아버지
[어린 타곤이 흐느낀다]
아버지 [긴장되는 음악]
[어린 타곤이 캑캑거린다]
[산웅의 힘주는 신음]
아버지
접니다
당신의 아들 타곤
드디어 제가
아라문 해슬라가 되나 봅니다
(타곤) 기뻐하셔야죠
그러라고 하셨잖아요
[산웅의 힘주는 신음]
[어두운 음악] [어린 타곤이 캑캑거린다]
[어린 타곤이 기침한다] [산웅의 거친 신음]
(산웅) 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무슨 짓을...
미안하다, 타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다
내가 잘못했어
[흐느끼며] 미안해, 타곤
(산웅) 넌 아라문 해슬라가 될 거다 내가 그리 만들 거야
(아이1) 야, 토끼, 내가 먼저 잡을 거야
[어린 타곤의 신음]
타곤!
타곤, 괜찮아?
(산웅) 그때까진 결코
네 피를 드러내서도 들켜서도 아니 된다
알겠느냐?
[산웅의 힘주는 신음]
[산웅의 거친 숨소리]
(산웅) 그사이 제 가족들에게 말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누구도...
[어린 타곤의 떨리는 숨소리] 누구도 알아서는 아니 된다
[아파하는 신음] [늑대 울음]
(아이2) 타곤!
늑대한테 물렸구나, 괜찮아?
[어두운 음악]
피가...
너 피가...
[아이2의 놀란 탄성]
[어린 타곤의 떨리는 숨소리]
[어린 타곤이 흐느낀다]
(어린 타곤) 미안해, 너희 가족까지
다 죽을 수도 있어
정말 미안해
[어린 타곤이 흐느낀다]
(무백) 협상이 결렬됐습니다
(산웅) 이제 전쟁이야
이그트부터 다 죽일 거다
넌 아스달을 떠나야겠다
(어린 타곤) 아버지와의 약속을 믿고 전 제 친구들을...
살려 주세요
뇌안탈도 제가 다 죽이고 이그트도 제가 다 죽일게요
제가 다 할게요, 제가 다 할 수 있어요
(산웅) 어째서
네 어미의 혈족과 네 동족까지 다 죽여 가면서!
떠나지 못하겠다는 것이냐
이유가 뭐냐
(타곤) 이유가 뭐냐고요?
나 때문에 죽은 나의 동무들과 그 가족들
그들 앞에서 맹세했으니까요
난 꼭 아라문 해슬라가 될 거라고
당신들의 죽음은 헛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신이 될 자에게 바쳐진 영광스러운 제물이라고
그리고
결국 이렇게 이루어졌어요
아버지
축복해 주세요
(아사론) 아버지를 보러 오셨군요
[긴장되는 음악]
[아사론이 살짝 웃는다]
(아사론) 흰산의 전사들이라도 왔을까 싶어 그러십니까?
그만한 병력이 움직였으면 보고가 들어왔겠죠
연맹장께서 흰산 곳곳에 대칸들을 두시지 않았습니까?
아사론 님을 지키기 위한 것이니 이해해 주시지요
(아사론) 지켜요? 저를?
(타곤) 만에 하나 이제 와 다른 마음을 품으시면
제가 당신을 죽이게 될 테고
그리되면 그리 참아 왔던 저와 대칸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지 않겠습니까?
예
[아사론의 웃음]
(아사론) 흰산에 대칸이 배치되지 않았다면
제가 흰산에서
다른 마음을 품었을 수도 있었겠습니다
잘하셨어요
이번 고함사니는
진정 티끌만 한 흠집도 없이 치르고 싶습니다
(아사론) 흠집 없이 치른다...
그 말씀 산웅 니르하 때문입니까?
[어두운 음악]
(타곤) 아버지의 목이 반이나 잘려 나가는 걸 저도 봤답니다
제 손에 칼이 들려 있더군요
예, 제가 죽였습니다
(아사론) 사실 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산웅 니르하께서
왜 그리 아드님을 미워했는지를요
타곤 님의 공도 모두 산웅 니르하 것이었는데
권력의 일이었으니까요
안타까운 거지요
(아사론) 산웅 니르하께서 아드님을 품었다면
타곤 니르하께서 아버지를 죽일 이유도 없었을 테고
그랬다면 모든 게 달라졌을 텐데요
달라졌을까요?
(아사론) 아...
아닌가요?
뭐, 하긴
아버지를 죽였기에 이 자리에 서게 되신 것이니
타곤 니르하 입장에선 오히려 잘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니요, 어떤 경우에도
아버지를 자식의 손으로 죽이는 일이
(타곤) 잘된 일일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요
어떤 경우에도
(아사론) 아버지를 죽인 자가 연맹장이 되고
아라문 해슬라가 될 수는 없는 것이네!
[긴장되는 음악]
(아사론) 아비를 죽이고
흰산의 심장을 사주하여 제관을 죽이고
아사신의 곧쪽을 꾸미면
연맹을 차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느냐?
이제 아스달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아라문 해슬라를 참칭한 네놈의 추악한 모습을!
타곤 네놈은 요물이고
아스달에서 도려내야 할 썩은 부스럼이야
아사론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아사론) 나 아사론은
아스달 여덟 신의 부름을 받은 자로서
그 썩은 부스럼을 도려내야 할 책임이 있고
그 책임을 다한다면 예서 죽어도 여한이 없다
또한
타곤 네놈의 손발인 태알하, 탄야도
내일 아침 해를 보지 못할 것임을
이소드녕의 이름으로 약속한다
아사론
왜 이렇게까지...
(타곤) 왜...
왜!
어디다 둘까요?
(태알하) 거기 탁자에
(시녀) 머리 빗겨 드릴까요?
그럴래?
[태알하가 숨을 깊게 내뱉는다]
[어두운 음악]
(사야) 대제관 니르하께 가느냐?
(어린 제관) 예, 사야 님
(사야) 됐다, 내가 가지고 들어가마
이런 일은 제가 해야 될 일입니다 [긴장되는 음악]
(사야) 괜찮아, 넌 가서 쉬어
- 하지만... - (사야) 물러가라니까
(어린 제관) 물러갈 수가
없는데?
뭐?
(태알하) 넌 온 지 얼마 안 됐다고?
(시녀) 예
어디서 왔어?
고향이 어디야?
흰산
깊숙한 곳요
(타곤) 왜!
이렇게까지 하셔야 합니까
왜
왜 날 이렇게까지
타곤 저자는 제 입으로 죄를 말하였다
(아사론) 추포하라!
그렇게 애썼는데
그렇게...
(태알하) 눈치 보고 망설이고
누구의 피든 안 흘리려 하고
연맹 사람들의 예쁨도 받아야 하고
그래, 네가 옳았어
(타곤) 아니
내가 틀렸어
(태알하) 연맹인들의 예쁨을 받으면서 넌 해냈고
연맹인들의 피를 뿌리지 않고도 넌 해냈어
(타곤) 아니, 실패했다, 태알하
(타곤) 실패다
피 흘리지 않고는 갈 수 없는 길이었다
뭣들 하느냐
저자를 당장 추포하라!
[타곤의 신음]
[긴장되는 음악] (검은혀) 연맹장 니르하, 이리 뵙게 되었습니다
샤하티의 검은혀입니다
[검은혀가 숨을 하 내뱉는다]
움직이실 수 없을 겁니다
칼이 정확히 혈맥에 들어갔습니다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남자3) 어? 보라색?
- (남자4) 뭐야 - (남자5) 저, 저게...
- (남자5) 저, 저 피는 뭐야? - (남자3) 어? 보라색?
(남자3) 아니, 연맹장 니르하가...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그렇게 노력해도 안 되는 거면
(타곤) 진작에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미안하다
나 때문에 죽은
모두들
[타곤의 힘주는 신음] [사람들의 놀란 탄성]
[거친 숨소리]
다 당신들이 잘못한 거야
난 정말 피로 물든 폐허 위에 서고 싶지 않았어
죽이기 싫었다고
타곤이 이그트였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남자6) 이런 말도 안 되는...
[기합]
[사람들의 놀란 탄성]
(흰산족 전사) 아사론 니르하, 피하십시오!
[거친 숨소리]
[타곤이 입소리를 쓰 낸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그래
그렇게 소원이라면
(타곤) 모조리 죽여 줄게
[타곤의 거친 숨소리]
[타곤의 기합]
[감성적인 음악]
(어린 제관) 이 대신전에 지금 당신의 편이 있을까요?
(잎생) 배신하는 놈이 살고 배신당하는 놈이 죽어
(아사론) 이제 재판은 없다
그 시신이 증좌가 될 것이니
(길선) 타곤 니르하를 어째?
(무광) 전쟁이다!
[무광의 힘주는 신음]
(태알하) 전부 죽여 줄게
[흰산족 전사들의 신음]
(은섬) 오늘 죄를 지었으니
함께 벌받자
(타곤) 아스달의 오늘 밤은
오래도록 기억될 거다
.아스달 연대기 ↲
.영화 & 드라마 대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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