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hdal Chronicles 16
(미홀) 왕이다
왕의 눈이야
[긴장되는 음악] [미홀의 걱정스러운 한숨]
(미홀) 청동의 비밀을 확실히 보장받기로 한 거지?
[한숨]
지금 하실 얘기는 아닌 거 같은데요
약조를 했어, 안 했어?
(태알하) [한숨 쉬며] 했어요, 했다고요
(미홀) 언제? 이번 일이 있기 전이지?
[한숨]
타곤은 변했다
안 변할 수가 없죠
(태알하) 평생 저러지 않고 왕이 되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요
타곤이 얼마나 좌절했는지 아세요?
얼마나 가슴이 찢어졌는지 아시냐고요
결국!
아버지와 아사론이 다 망쳐 버린 거예요
저는 타곤이 가여워요
[답답한 한숨]
(탄야) 이걸 외우라고요?
신성 재판 때 여기 있는 그대로 말해
아, 글자를 모르지? 아직
'세상의 처음과 끝이신 아이루즈의 말씀을'
(태알하) '그의 아들 아라문 해슬라께 전합니다'
앞으로 모든 신탁은 아이루즈야
흰산의 이소드녕이 아니고
그다음은요?
(태알하) 아사못이랑 어젯밤 일에 가담한 자들은
모두 목을 잘라
[긴장되는 음악] 그 일족과 그 일족과 관련된 자들은 모조리 두 발목을 잘라
기억해, 헷갈리지 말고
(탄야) 못 해요,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죄가 없어요
그날 신전에도 없었고요
나 못 해요
(태알하) 못 해? 못 하면 죽을 텐데?
날 죽인다고 해도
(태알하) 너 말고
와한족
이렇게 되지 않길 바랐어
나도 안타까워
근데 이미 타곤은 아사론과 어라하들을 죽였고
타곤의 적은 엄청 많아졌어
이제 방법이 없어
공포를 심어 줘야 해 그래야 아스달이 돌아가
그나마 너란 존재가
타곤에게 신성을 부여하니까
지금 광장에 끌려온 저 백 명으로 끝낼 수 있는 거야
그렇지 않았다면 천 명 이상은 죽여야 할걸?
그래야 복종하겠지
천 명을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한숨]
(사야) 니르하
(사야) 얼마나 가기 싫으셨던 길인 줄 압니다
그래서 전 이 기회가 소중합니다
앞으로 전...
니르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탑에 갇혀 있는 내내
이런 아버지를 많이 기다렸습니다
[한숨]
(태알하) 많은 사람들을 다스리려면 어쩔 수 없어
그 많은 사람들의 말을 다 들어줄 순 없잖아
따르게 하려면 두려움이 필요하고
그 두려움의 위에 서야 하는 거야
[문이 삐거덕 열린다]
[태알하의 한숨]
(탄야) 돌아갈래요
우리 사람들 데리고 조용히 이아르크로 돌아갈게요
할 만큼 했잖아요
아사론도 쳐냈고 타곤 니르하도 아라문 해슬라가 됐고요
그만하면 됐잖아요
이제 저랑 와한 사람들 놔줘요
그건 안 되지
[어두운 음악]
(탄야) 왜?
왜 안 된다는 거야?
당신들이 원하는 다 이뤘잖아
우리한테 뭘 더 원해?
우리한테 뭘 더 원하길래
뭉태를 그렇게 만든 거야?
뭉태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한숨]
우린 아무 짓도 안 했어
(태알하) 걘 그냥 너보다 빨리 안 것뿐이야
돌아가는 것도, 뭘 안 하는 것도 버티는 것도
다 힘이 있어야 한다는 걸
시키는 대로 하는 거 말곤 모든 일에 힘이 필요하다는 걸
그리고 대제관 탄야 니르하
이제 그들이 원할까?
다시 이아르크로 돌아가는 걸?
[소란스럽다]
(타곤) 위병단, 까치놀과 바토족 장로 가족들 전원 추포
그리고 광장에 대기
반항하는 자는 참수
(길선) 예! 연맹장 니르하!
[사람들의 비명]
- (위병1) 비켜, 끌고 가! - (위병2) 끌고 가, 끌고 가!
(타곤) 군검부
불만을 가질 다른 부족의 움직임을 감시
(무백) 예, 니르하
(소당) 비켜, 비켜!
(위병3) 빨리빨리 가!
- (위병4) 움직여 - (위병5) 비켜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소당) 아니, 뭐, 겨우 걸음마 뗀 애도 끌고 오는 거 맞냐?
(편미) 전원이라잖아
몰라, 그냥 우린 시키는 대로 하면 돼 [위병들이 소리친다]
- (위병5) 비켜! - (위병6) 빨리 가라
(트리한) 거 너무들 하시네, 진짜!
아니, 이 아장아장 걷는 아이가
반란을 일으키진 않았을 거 아니오!
[사람들이 거든다] (여자) 맞아, 맞아
(트리한) 부끄러운 줄 아시...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남자들의 신음]
(남자1) 도대체 우리가 뭔 죄가 있다고... [울백의 황당한 숨소리]
너무하는 거...
(사야) 내가 생각해도 지금 떠나는 건 아닌 거 같아
(탄야) 어째서?
[한숨]
조금 뭐랄까
그건 그냥...
바보, 머저리 같아
뭐가?
[죽간을 달그락 내려놓는다]
네가 타곤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나와 손을 잡았을 때
네가 원한 게 뭐였어? [의미심장한 음악]
(탄야) 근데 내가 대제관인가가 되면 진짜 힘을 가져?
노예로 사는 와한족들도 구할 수 있고?
멀리 끌려간 노예도?
(사야) 물론 넌 그게 선의고
너희 씨족을 구하기 위한 숭고한 뜻이었겠지만
선의도 게걸이야
넌 너의 게걸을 위해 결국
아사론을 물리치고 그 자리를 얻게 된 거야
[차분한 음악] 그때 네가 거부했으면
[사야의 헛웃음]
타곤은 이 자리에 못 왔어 그리고 넌 얻었어
그래서 너희 와한들 다 잘 살고 있잖아, 근데...
[어이없는 숨을 내뱉으며] 사람 죽이라고는 못 하겠다고?
[헛웃음]
그건 비겁한 거지 좋은 것만 하겠다는 거잖아
그 정도는 네가 겪어야 할 대가고 네 책임이야
모르는 척하지 마
네가 타곤과 나와 손잡았을 때부터 맞바꿈 된 일들이야
(사야) 난 힘이 없었고
그래서 20년간 죽어 있었어 태알하에게
타곤에게
와한에게 벌어진 일만 비극이 아니야
모두가 다 비극 속에 있어
네가 원한다면 힘을 키워 그리고 타곤에게 맞서 싸워
연맹인들에게 이미 네가 들어가 있어 그걸 못 느껴?
넌 이미 연맹인들 모두의 무엇이 됐고
그게 네 힘이고, 그게
그게 너한테 주어진 소명이야
와한들을 전부 불러 줘
[살짝 웃는다]
[따뜻한 음악] [함께 웃는다]
(검불) 아유, 요거, 요거, 요거
어떻게 살아서 여기까지 왔대?
(열손) 아이, 글쎄 은섬이랑 같이 왔대 [둔지의 당황한 탄성]
나도 약전 갔다가 깜짝 놀랐다니까
[둔지의 탄성] [아가지의 웃음]
이렇게 잘 살고 있는 줄도 모르고 네 엄마는...
(둔지) 애 앞에서 왜 그래, 좋은 날 [아가지의 멋쩍은 웃음]
[검불의 웃음]
(도티) 괜찮아요
저 다 컸어요
진짜예요
다들 어떻게 지냈어요?
[검불이 훌쩍인다]
(검불) 어, 나는
바치두레장님 밑에서
장사라는 걸 배우는데
(도티) 만들 때 쓴 거보다 엄청 붙여서 팔죠?
그러니까
열손 아버지는 여기서 살았으면 아주 부자가 됐을 거예요
(열손) 아, 내 말이 그 말이야
진작에 일로 올걸
[함께 웃는다]
- 열손 아버지 - (열손) 어?
- 이거, 이거 어디서 났어요? - (아가지) 오!
- (열손) 어, 이거? - (둔지) 응
[아가지의 놀란 신음] 미홀 님께서 일 잘한다고 주셨어
[열손과 아가지의 웃음]
- (검불) 와, 좋겠다 - (도티) 와...
(둔지) 나도 대대 님 밑에서 열심히 배우면 이런 거 살 수 있겠죠?
- 어, 그렇겠지 - (아가지) 그럼요, 어?
- 제 것도 보세요, 어? - (둔지) 이건 또 뭐야?
- 신전에서 일하자마자 그냥 떡하니 - (검불) 어어?
(아가지) 어쩜 이렇게
번쩍번쩍 고운 걸 주시는지 [도티의 웃음]
[열손의 탄성] - (둔지) 와, 잠깐, 잠깐 - (검불) 잠깐만 빼 봐, 나도 한번
[와한족들이 저마다 말한다] - (아가지) 이거 빼면 안 되는데 - (열손) 아유, 뭉태!
[와한족들이 반가워한다] (둔지) 어, 뭉태야!
- (검불) 자, 일로 와, 일로 와 - (열손) 야, 얼굴이 왜 이래?
- (아가지) 아이고 - (검불) 너 또 넘어졌구나 [열손의 당황한 탄성]
(검불) 얘는 넘어져도 크게 넘어져, 애가 커서 [둔지의 웃음]
(둔지) 아, 그래도 저렇게 입으니까, 어?
점점 늠름해지는 거 같아
- (열손) 그래, 어울려, 어울려, 어 - (검불) 멋있다, 멋있다
(둔지) 좋아, 좋아 [와한족들의 웃음]
다들 오셨으니
어, 그래, 무슨 얘기 하려고 불렀어?
우리...
이아르크로 돌아가는 건 어때요?
[둔지와 아가지의 어색한 웃음]
(아가지) 어, 왜요?
왜 돌아가요?
(둔지) 아, 이번에 죽을 뻔해서 많이 놀랐구나?
- (검불) 아... - (열손) 그래, 나도 놀라긴 했다
(검불) 에이, 그래도 타곤 니르하가 다 막아 냈는데요, 뭐
(아가지) 예, 이제 그럴 일 없어요, 응?
다들 니르하를 얼마나 높이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내가 그들을 죽이고
(탄야) 발목을 자르라고 명령해야 한다네요
죄가 없는...
아이들까지도요
우린 그렇게 배우지 않았잖아요
우리 와한의 가르침은
사람들을 향해 먼저 베풀고 세상을...
(뭉태) 가르침?
그게 무슨 소용인데요
[어두운 음악] 타곤 니르하가 그렇게 하라면 그냥 그렇게 하세요
- (아가지) 뭉태야 - (둔지) 뭉태야
(뭉태) 대흑벽 위로 올라와서
너무 무서웠어요
내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하난 알겠더라고요
'여기선 아무도 날 봐 주지 않는구나'
'나 혼자구나'
'다 제각각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거구나'
다들 그랬잖아요
그래서...
그래서 그렇게 한 거야?
(탄야)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그리 잔인하게
예
전 타곤 니르하를 따를 거예요
(뭉태) 타곤 니르하가 시키는 어떠한 일도 할 거예요
때려 죽이라고 하면 때려 죽이고
찔러 죽이라고 하면 찔러 죽일 거예요, 그게!
내가 찔려 죽을까 봐 미치겠는 것보단 나아요
[와한족들의 당황한 숨소리]
- (둔지) 뭉태야 - (여와한족) 뭉태야!
(검불) 뭉태야
[문이 탁 닫힌다]
[둔지의 한숨]
(탄야) 와한은 더 이상 와한이 아니리라
(도티) 언니
나는 이아르크로 가고 싶어
언니 가면 나도 데려가 줘
(탄야) 응, 도티야
[차분한 음악]
(탄야) 흰늑대 할머니
당신이 가르친 건 다 틀렸어요
당신의 아스달은 그렇게 돌아가질 않아요
왜 날 이 자리에 오르게 했어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왜...
어릴 때부터 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았어
그런 날이면
여지없이 그날 밤 꿈을 꿨어
(사야) 자유롭게 들판을 다니면서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사냥도 하고, 춤도 추고 먹고 싶은 거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그 꿈에서
항상 나와 같이 있어 줬던 건 너야
[차분한 음악] 널 처음 본 순간 알았어
넌 모르겠지만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날 지탱시켜 줬던 건 꿈속의 너였다고
나도 너한테 그런 사람이 될 거야
날 믿어
날 믿고 내 말대로 해, 지금은
아...
이거
내 꿈 안에서 네가 하고 있던 거야
[슬픈 숨소리]
은섬아
어떡하면 좋아
(탄야) 다 엉망이 돼 버렸어
[흐느낀다]
[눈물이 똑 떨어진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라임) 트리한 당하는 거 봤지?
(울백) 다들 조심해, 나서지들 말고
위병이 그러는 거 처음 보니까
[어두운 음악] 어?
[사람들이 놀란다]
- (편미) 야, 야, 인마! - (남자2) 뭐야, 뭐야
(편미) 너 인마, 기토하가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형님
(박량풍) 나, 나, 나 좀, 나 좀 군검부로 [사람들의 놀란 신음]
- (편미) 왜 이래, 왜 이래 - 군검부
- (편미) 왜 이래, 박량풍, 어? - 나 좀 군검부...
(편미) 야, 야, 야, 박량풍, 야! [사람들의 놀란 탄성]
박량풍!
[어두운 음악] [사람들이 흐느낀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소란스럽다] [사람들이 흐느낀다]
[나팔이 붕 울린다]
(사람들) 니르하
(아사못) 넌 타곤의 꼭두각시가 될 것이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내가 신의 시대를 끝내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아사사칸) 저 아이가 방울...
하면, 칼과 거울은...
[나팔이 붕 울린다]
(함께) 니르하
니르하
[사람들이 흐느낀다]
[나팔이 붕 울린다]
(대대) 어젯밤 위대한 어머니 아사신의 후예와
재림하신 아라문 해슬라의 신성을 범하는 반란이 있었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하나 아이루즈의 보살핌으로
두 분께서 능히 새 아침의 해를 맞으시니
이는 아스달에 영광이라
이제 대제관 탄야 니르하께서
신성 재판을 하실 것이다
(태알하) 탄야
세상의 처음과 끝이신 아이루즈의 말씀이다
(태알하) 아사사칸은 대신전 계단 감옥에 유폐하고
흰산족의 아사사칸은
대신전 계단 감옥에 유폐한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탄야) 그리고 어젯밤 일에 가담한 자와
그들의 일족과 그 일족과 관련된 자들 모두
[긴장되는 음악] (태알하) 모두?
(태알하) 아사못이랑 어젯밤 일에 가담한 자들은
모두 목을 잘라
그 일족과 그 일족과 관련된 자들은 모조리 두 발목을 잘라
(사야) 왜 모두야?
하난 참수고 하난 발목이라고
모두!
모두 사지를 찢어 사방에 나눈다
[사람들이 흐느낀다]
(사야) 모두 사지를 찢어? 어쩌려는 거야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탄야) 그 말씀에 아사신의 후예이자
별방울의 주인인 나 탄야는
그 일에 가담한 자는 참수하되
그 일족과 그 일족에 관련된 자는 단지 발목을 잘라
일생 동안 궁석을 갈며
아이루즈의 신성을 빛나게 하는 일에 쓰심이 어떨지
여쭈었다
아이루즈께서는 응답하셨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뜻대로 하라
[사람들이 안도한다]
[경건한 음악]
(태알하) 하, 이것 봐라?
(죄인) 고, 고맙습니다!
목숨을 붙여 주신다니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남자3) 대제관 니르하의 자애시다!
[사람들이 열광한다]
(사람들) 자애시다!
(사람들) 자애시다!
[사람들이 열광한다]
(남자4) 자애시다!
(사람들) 자애시다!
자애시다!
[무거운 음악]
[한숨]
(태알하) 그리고 대제관 탄야 니르하
이제 그들이 원할까?
다시 이아르크로 돌아가는 걸?
탄야 니르하께서 [한숨]
지금 입고 있는 옷을 처음 걸칠 때 느꼈던 거
그들은 못 느꼈을까?
[거친 숨소리]
(검불) 열손 아버지는 여기서 살았으면 아주 부자가 됐을 거예요
(열손) 어때, 멋있지?
- (검불) 와, 좋겠다 - (도티) 와...
(아가지) 어쩜 이렇게
번쩍번쩍 고운 걸 주시는지 [도티의 웃음]
(태알하) 아니, 무엇보다 바로
니르하의 안을 천천히 보세요
저는 봤어요
별방울을 찾은 니르하께서 단상 위에 섰고
[사람들이 열광한다]
(태알하) 사람들은 니르하의 이름을 불렀죠
[사람들이 열광한다]
(태알하) 전 그때 니르하의 눈빛을 봤어요
설레고 흥분되고 [사람들이 열광한다]
자기 힘을 느꼈죠
근데 떠나실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열광한다]
(태알하) 이제 순진한 눈빛 그만해
지금 어디 서 있는지 모르겠어?
[한숨]
(태알하) 너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따위 짓을 벌인 거야
(탄야) 하라는 대로 했잖아요
어젯밤 일에 가담한 자는 참수
그 일족과 그 일족에 관련된 자는 두 발을 잘라 궁석 노예
틀렸어요?
너 뭔가...
결심을 했구나?
(탄야) 배우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배웠어요
힘없이는 당신들이 시키는 거 말고는 아무것도 못 한다면서요
그래서 가져 보려고요, 그 힘
근데 아무것도 없으니 어떡해
딛고 설 땅이 없으니 어떡하겠어
그래서
네가 설 땅이 뭔데?
마음
(탄야) 사람들의 마음
[긴장되는 음악]
(타곤) 내가 서 있는 땅도 다르지 않아
사람들의 마음이지
그 마음의 이름이 다를 뿐이지
그래, 아직까지 좋은 균형이야
공포의 연맹장과 자애로운 대제관
[헛웃음]
[문이 삐거덕 열린다]
(타곤) 아, 양차
앞으로 네가 탄야의 호위를 맡아
(기토하) 니르하
(타곤) 무슨 일이야?
무광 놈이...
[긴장되는 음악]
[타곤의 놀란 숨소리]
(기토하) 약바치 하림과 그의 각시 시신이 있었고
그 옆엔 무광이도 이리 죽어 있었습니다
심장이 꺼내진 걸 보면
뇌, 뇌안탈이라고요?
(기토하) 그건 모르겠고...
하필이면 어제가...
초승달
(기토하) 군검부 전체에 말이 빠르게 돌고 있습니다
무광이가 탄야 니르하께 함부로 해서
니르하의 저주대로 신벌을 받은 거라고요
[무거운 음악]
[기토하의 슬픈 숨소리]
[흐느낀다]
[무백이 흐느낀다]
(사야) 대신전 기둥에 이거부터 새기세요
(모명진) 이건...
예
(사야) 타곤 니르하의 그간의 업적입니다
(모명진) 하나 기둥에는 위대한 아사신의 가르침을...
[어두운 음악]
이거부터입니다
예, 오늘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사야) 대제관 니르하께선 어디 계십니까?
불의 방에 계십니다
(탄야) 그래, 곧 은섬이가 올 거야
빨리 와, 네가 있어야 돼
(무백) 무광이를 아십니까?
예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어요
초승달이 떴던 어젯밤 죽었습니다
[긴장되는 효과음]
(무백) 누군가의 손이
제 동생의 심장을 꺼냈습니다
말씀대로
(탄야) 예?
니르하의 말씀대로 그리됐습니다
(무백) 니르하께서 올림사니를 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소수 부족으로 태어나 핍박 속에서 산 아이입니다
피붙이라곤 저 하나였는데
딴생각에 사로잡혀 변변히 돌봐 주지도 못했습니다
또 무광이가 와한족에게 한 일을 용서하시라는 건 아닙니다
니르하께서 내리신 저주만이라도 풀어서 보내 주시길
간청하는 겁니다
형으로서 할 일이 이것밖엔 없습니다
간청드립니다
(탄야) 내일 밤 올림사니를 하겠습니다
준비시킬게요
고맙습니다, 니르하
정말 앞날을 보십니까?
(무백) 왜 그 아이를 살렸는지 물으셨었죠?
드리지 않은 얘기가 있습니다
'20여 년 전 한날한시에 나타난 세 아이가 있다'
[긴장되는 음악] '세 아이는 각각 방울과 거울'
'칼의 운명을 타고나 이 세상을 끝낸다'
아사사칸이 그리 말했습니다
전 니르하께서 그 방울이라 믿습니다
칼은 제가 살린 그 아이겠지요
(무백) 거울은 니르하 바로 곁에 있더군요
(탄야) 사야요?
(무백) 예
[놀란 숨소리]
(무백) 보자마자 알았습니다
그 얼굴을 보고 어찌 모를 수 있겠습니까?
이 아스달은 아뜨라드의 붉은 밤
그날부터 두려움은 분노로
분노는 슬픔으로 또한 참혹함으로 이어졌습니다
저 또한 저 깊은 곳에 마음이 가라앉은 지 오래입니다
그런 저에게 칸모르가 나타났고
별다야가 손에 들어왔습니다
그때부터 전...
뭘 해야 되는지도 모른 채
제 동생이 어찌 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귓것에 홀린 듯 움직였습니다
칼, 방울, 거울 이 셋이 이어지면
뭔가 이 세상이 달라질 거라 믿었습니다
그리되겠지요?
니르하께서 그렇게 하실 수 있는 거지요?
[떨리는 숨소리]
[새가 지저귄다]
(탄야) 방울과 거울 그리고 칼
은섬이가 돌아와 셋이 모인다면
난 그때부터 뭘 해야 하지?
(사야) 무백이 왔었어?
(탄야) 동생이 죽었대, 무광
근데 왜 너한테 왔어?
올림사니 해 달라고
[의미심장한 음악]
(사야) 탄야가 내게 숨긴다, 뭔가를
(탄야) 대신전 기둥에
타곤 니르하의 업적에 대해서 새기라고 했다면서?
(사야) 응
아버지가 살아 있는 신이 되려면 필요해
업적도 다 사실이고
(탄야) 아뜨라드의 붉은 밤 같은 거?
(사야) 그것 말고도 아버지가 싸움 한 번 안 하고
아고족을 평정한 적도 있고
(은섬) 아고족이라고?
아니, 이 사람들도 아고족
우리 잡아가는 사람들도 아고족
말이 돼?
씨족은 다르지
(잎생) 저것들은 태씨
얘네들은 묘씨
어쨌건 같은 부족끼리 서로 잡아다가 아스달에 노예로 팔지
[잎생의 헛웃음]
여전히 이러고 살고 있네, 여전히
(은섬) 말도 안 돼
아, 어쩌다 이렇게 됐어?
타곤이 이렇게 만들었지
(사야) 타곤 니르하께서는
[탁탁 치는 소리가 들린다] 아고족 포로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너희들의 터전이 너무나 척박하여'
'이리도 약탈에 목을 매니 교역을 열어 주겠다'
'단, 교역품은 노예다'
'너희들은 원래부터 씨족 간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
'다른 씨족 사람을 노예로 잡아 오면'
'재물로 교환해 주겠다'
그러곤 모두 풀어 주셨습니다
풀려난 놈들이 처음엔 망설였겠죠
하지만 결국 아고족 서른 개 씨족은
서로를 붙잡아 노예로 팔기 시작했습니다
자기가 잡아서 팔지 않으면
자기가 잡혀서 팔릴지도 모르니까요
(탄야) 서로를 믿지 못하게 만들었군요
예, 이제 그들에게
이나이신기 때의 영광은 다신 오지 못할 겁니다
이나이신기...
그게 뭔데요?
아고족을 통일했던 전설적인 아고족의 우두머리죠
(모명진) 200년 전 이나이신기는
아라문 해슬라의 유일한 대적자였습니다
(잎생) 이나이신기가 재림한다고 해도
이 상황은 이제 돌이킬 수가 없어
(은섬) 아무도 믿지 말고 살라더니
네 말처럼 했다가 아고족은 이 꼴이 됐네
멍청하게 타곤한테 당하는 줄도 모르고
그걸 모를 거 같아?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는 거라고
(은섬) 왜 어쩔 수가 없어?
거꾸로 하면 되지
거꾸로?
(은섬) 응
서로 다른 씨족을 잡아다가 노예로 팔았으면
팔려 간 노예들을
다른 씨족 사람들이 구해서 고향에 돌려주는 거야
그 씨족은 얼마나 고맙겠어
그럼 그 사람들은 또 다른 씨족을 구해 주고
[어이없는 숨소리]
(은섬) 나 살던 곳이었으면 그렇게 했을걸?
(잎생) 너 살던 곳이 어디든
대흑벽 위는 다르다고 몇 번을 말해
배신한 놈이 살고
배신당하는 놈이 죽어
[무거운 음악] (길선) 궁금하지?
어떻게 우리가 미리 알고 매복했는지
(은섬) 씨...
[허탈한 숨소리]
(태씨족 전사1) 빨리빨리 이동해!
(가눌) 어, 어서 와
[어두운 음악] 다들 모여 봐 물건들 다시 왔어, 새로 왔어
[잎생의 한숨]
- (태씨족 전사1) 일로 와 - (가눌) 빨리, 빨리! [노예1의 신음]
(가눌) 아이고, 오늘 실한 놈 많이 왔네
- (가눌) 어유, 힘깨나 쓰겠는데? - (태씨족 전사1) 들어가!
(가눌) 들어가
(태씨족 전사2) 앉아
앉아!
(가눌) 이야, 이게 다 몇 명이야?
아유, 이건 병들었고
빼고
이그트?
(가눌) 아스달에선 이그트는 좀 곤란해
아스달 성안만 아니면 되는 거 아니야?
(태마자) 힘세고, 일 잘하고
(가눌) 아니, 이그트를 데려오면 어떡해 저걸 어디에 팔라고
문제가 생기면 내가 다 물어줘야 되는데
[긴장되는 음악] 내가 미쳤어?
(태마자) 아씨, 잡아 오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왜 딴소리야
[태마자가 말한다]
(가눌) 아스달에 노예를 팔지 못하면 안 되는 거 몰라?
[가눌이 말한다]
[노예2의 놀란 신음]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른다]
(태씨족 전사3) 뭐야!
[긴장되는 음악] [묘씨족 전사들의 기합]
[소란스럽게 싸운다]
- (묘씨족 전사1) 예스란, 어서! - (예스란) 와 줬군요
(노예3) 여기, 여기요! 빨리빨리
(묘씨족 전사1) 자, 빨리!
(묘씨족 전사1) 예스란 [태씨족 전사들의 기합]
[소란스럽다]
[예스란의 비명] (미루솔) 예스란!
[미루솔의 힘주는 신음]
[소란스럽게 싸운다]
(미루솔) 예스란!
(잎생) 뭐 해, 빨리!
(미루솔) 후퇴! 후퇴!
[미루솔의 다급한 숨소리]
[산새 울음]
[어두운 음악] [북이 둥둥 울린다]
(은섬) 저 사람들 왜 저래?
갑자기 왜 춤을 추고 그러지?
(잎생) 폭포의 춤
족장의 딸이 무사하길 폭포 신에게 비는 거야
[신비로운 음악] [새가 지저귄다]
(미루솔) 다 먹고 아고족인 사람은 자기 씨족에게 돌아가고
아닌 사람들은 빨리 이 땅을 떠나시오
네가 틀렸지?
(은섬) 이미 다른 아고족 구해 주는 아고족도 있었잖아
대흑벽 위라고 다 너 같은 게 아니야
그냥 네가 나쁜 놈인 거라고
(잎생) 아고족은 우리 잡아 온 태씨든 우리 구해 준 여기 묘씨든
아무도 믿지 마
너도 아고족이라며
그러니까 나도
- (미루솔) 뭐라고요? - (타추간) 그럼 어떡해! [긴장되는 음악]
(타추간) 정작 예스란은 못 구했잖아
(미루솔) 그래서 방금 구해 낸 저 사람들을 예스란과 바꾸자고 해?
오늘 우리도 태씨 놈 몇을 죽였어
근데 태씨 땅으로 다시 들어가자고?
그럼 넌 빠져
(타추간) 나 혼자 저것들 데리고 가서!
협상해 오겠어, 씨...
'다시는'!
(미루솔) '타곤의 농간에 놀아나지 말자'
'다시는 같은 아고족을 아스달에 파는 일 따윈 하지 말자'
그 맹세를 한 혀에 침도 마르기 전에
저 사람들을 다시 노예로 팔아?
아스달에 파는 게 아니잖아
족장님 딸과 교환하자는 거잖아!
(미루솔) 아니지
네가 혼인할 사람과 교환하자는 거겠지
뭐?
(타추간) 이 자식이...
그만들 둬!
[타추간의 한숨] [미루솔의 못마땅한 숨소리]
족장님, 결정하시면 따르겠습니다
[묘씨족들이 대화를 나눈다]
[묘씨족들이 대화를 연신 나눈다]
(묘씨족 전사2) 그렇게 할 말들이 많아?
늦었어, 그만 들어가
내가 마무리할 테니까
[은섬의 의아한 숨소리]
(묘씨족 전사3) 물도 좀 같이 드시오
[멋쩍은 웃음]
고맙소
[은섬이 살짝 웃는다]
[긴장되는 음악] [은섬의 신음]
(잎생) 어, 어, 야
[잎생의 신음]
[은섬의 놀란 신음] [미루솔의 거친 숨소리]
[은섬의 놀란 숨소리]
[잎생의 헛웃음]
(바도루) 저거 옷이 모모족 같은데?
(달새) 모모족? 그럼 사트닉이라는 애 부족?
(바도루) 어, 근데 모모족이 이렇게 땅 깊숙이까지
하, 무슨 일이지?
- 어? 저거... - (바도루) 어?
뭐더라?
(모모족 전사1) [모모족어] 왜 우릴 훔쳐보고 있지?
[놀란 숨소리]
(바도루) [한국어] 모, 모, 모모족이죠? 예?
우리, 우리 모모족 친구가...
아스 말 몰라요, 아스 말? 아스 말?
[바도루의 신음] [달새의 거친 숨소리]
(카리카) 그래, 우린 모모족이다
(모모족 전사1) [모모족어] 여기서 뭐 하고 있었냐니까!
왜 우릴 훔쳐보고 있었냐고!
(달새) [한국어] 은섬이! 은섬이 등
저기 있는 그거
등에 있는 무늬! 은섬이!
내 동무 은섬이!
아, 이그트
[카리카의 놀란 숨소리]
[차분한 음악]
저 사내를 압니까?
[산새 울음]
(파사) 미안하다
하지만 내 딸을 구하려면 어쩔 수가...
(잎생) 저기!
딸만 구하면 되는 거잖아
[잎생을 탁 붙잡는다]
[비장한 숨소리]
다른 방법 있어
(미루솔) 무슨 방법?
내가 구해 오겠소
(잎생) 내가 태씨 족장의 곧쪽이오
[흥미진진한 음악] [타추간의 웃음]
(타추간) 뭐? 태씨 곧쪽?
그런 놈이 왜 태씨한테 잡혀 있었어?
[헛웃음]
내가 사실 철없을 때
(잎생) 세상 구경하겠다고 아고족 떠났다가
이제 막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나를 잡은 태씨 놈들이 내가 하도 어릴 때 떠나서
내 얼굴을 모르네?
그래서 교역장에서 내가 딱 신분을 밝히려고 했는데
그때 당신들이 왔잖아!
(타추간) 저 새끼 말을 믿어? 어? [묘씨족 전사4의 웃음]
태씨 족장의 핏줄이라는 말을 믿어?
[묘씨족 전사들의 웃음]
[한숨]
[힘주는 신음] [긴장되는 음악]
진짜네?
이거 맞습니다
(잎생) 이 많은 전사들을 데리고 태씨 땅에 들어간다?
바로 전쟁이야
나 혼자 가서 당신 딸 풀어 주라고 할게
(타추간) 네놈만 사라지면?
태씨 놈을 우리가 뭘 믿고!
(잎생) 어차피 노예 열다섯이나 열넷이나!
또 여기 이놈
아고족은 아니지만 내겐 목숨 같은 형제야
정 믿기 힘들다면 이놈을 여기 두고 다녀오면 되잖아
어때?
(미루솔) 해 봅시다
(타추간) 저놈을 어떻게 믿어, 어?
내 생전에 태씨 놈을 믿어 본 적이 없어, 이씨
족장님, 저놈 말대로 했다가 안 되면 그저 노예 하나 놓친 거고
(미루솔) 되면 예스란을 구하는 거 아닙니까?
(은섬) 네가 진짜 태씨 아들이라고?
정말 구해 올 수 있어? 족장 딸을?
(잎생) 야, 내가 가서 딱, 어?
'나 돌아왔다'
'내 동무가 잡혀 있는데, 어?'
'묘씨 족장 딸 보내 주자'
그럼 끝이야
[은섬의 한숨] [잎생의 헛웃음]
(잎생) 걱정하지 마, 내가 다 알아서 곧...
(은섬) 이거
가져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까
뭐 해, 받아
너...
(잎생) 나를 믿어? 정말로?
아니, 사실은 안 믿겨
(은섬) 지금 이야기하는 것도 다 거짓말 같아
(잎생) 근데 왜?
끝내려고
[무거운 음악] 끝내?
네 말대로 난 다른 걸 배우고 살았어
(은섬) 그리고 내가 배운 걸 믿어, 근데
여기선 그게 안 통해
넌 말할 것도 없고 내 어릴 적 동무도 날 배신했고
아고족이라는 놈들이 서로 그런다는 건 믿어지지도 않아
(잎생) [헛웃음 치며] 그래서?
네가 이것마저 가지고 사라진다면
(은섬) 내가 배운 건 다 똥이었다는 거야
그다음부턴 나도 고민하지 않겠어
또 네가 오지 않으면 어차피 난 죽어
죽은 자에게 뭐가 필요하겠어
(은섬) 자
결정을 내렸다
[무거운 음악] [새가 지저귄다]
(잎생) 저기
이제 더 들어가면 태씨족 땅이야
괜히 자극하지 말고 여기 있어 나 혼자 갔다 올게
너 진짜 자신 있어?
자신 있고 없고가 어디 있어! 당연히 되는 거지
내가 곧쪽이라니까?
(타추간) 만약 딴생각하면
네 동무 처참하게 죽일 거다
[긴장되는 음악]
[한숨]
[한숨]
[한숨]
[박진감 있는 음악]
[거친 숨소리]
[웃음]
아, 진짜 이걸 속냐, 이걸
[깨달은 숨소리]
(잎생) 이건 또 웬 횡재야
[웃음]
아, 진짜 머저리 같은 새끼
[무거운 음악]
아, 진짜 머저리 같은 새끼, 씨...
[한숨]
[한숨]
[은섬의 신음]
[긴장되는 효과음]
[은섬의 신음]
[은섬의 놀란 신음]
[은섬의 거친 숨소리]
[안도하는 한숨]
(묘씨족 전사5) 어떻게 됐어?
(미루솔) 어찌 됐어? 예스란은?
- 어찌 됐냐고 - (타추간) 도망쳤어! 씨 [은섬의 한숨]
(타추간) 해 지기 전에 온다더니 여태껏 돌아오질 않았어!
[어두운 음악]
(타추간) 그 태씨 놈 말을 믿고 우리가 이런 멍청한 짓을
내 저 새끼부터 찢어 죽이겠어
(은섬) 결국 다 똥이었다
내가 배운 건 모두
이 세상도, 저 아고족도 [문이 탁 열린다]
(타추간) 나와, 이 새끼야
[은섬의 당황한 신음]
(은섬) 아, 진짜
[묘씨족 전사6의 신음] [묘씨족 전사7의 신음]
[타추간의 기합] [은섬의 힘주는 신음]
[여묘씨족의 비명]
[타추간의 힘주는 신음]
[은섬의 힘주는 신음]
[묘씨족들의 놀란 신음]
[타추간의 기합]
[은섬의 힘주는 신음]
너희들 다 똥 같아
(은섬) 썩은 고기 같고 구더기 같아
태씨고 묘씨고 할 것 없이 너희 아고족 다!
너희들 다 머저리야
(타추간) 미친놈이 뭐라는 거야
- 네깟 놈이 뭘 알아! - (은섬) 알아!
너희 아고족들!
(은섬) 그렇게 너희들끼리 서로 잡아다가 아스달에 노예로 바치고 결국!
서로 죽이고 죽이다 그 썩어 문드러진 너희들 시신 거둬 줄 동족마저 없겠지
이게 내가 아는 거다 이 벌레 같은 것들아
너희들이나 나나 같은 죄다
오늘 죄를 지었으니
하...
함께 벌받자
(미루솔) 죄? 무슨 죄?
세상에 죄는 많지만
반드시 처벌받는 죄는 하나밖에 없다더라
(잎생) 그래, 뭔데 그 하나밖에 없는 죄가?
(사트닉) 약한 죄
약한 죄
약하고 멍청한 죄
그것만이 죄야
(은섬) 다른 건 몰라도 그건 반드시 벌을 받게 되지
나도 같은 죄야
멍청하게 사람을 믿었고 나약해서 사람에 기댔어
죄의 대가는 사라지는 것
같이 없어지자
(잎생) 그거였구나?
그거였네
사트닉이 죽어 가면서 얘기한 게
어린놈이 똑똑하네
약한 죄라...
(은섬) 너...
너 어떻게 된 거야?
너 뭐야, 예스란은 구해 온 거야? 어?
[헛웃음 치며] 구하긴 뭘 구해
- (타추간) 이씨... - (잎생) 못 구해!
(미루솔) 너 태씨 곧쪽인 건 맞잖아
네가 생각만 있으면 왜 못 구해!
그래, 맞아! 나 태씨 곧쪽이고
태씨 족장이 우리 작은아버지야 근데 못 구해
(잎생) 왜?
나 열일곱 살 때
우리 어머니, 아버지 죽이고 나 노예로 판 게
우리 작은아버지니까
[무거운 음악]
내가 맨날 따라다녔던
내가 그렇게 좋아했던 우리 작은아버지니까
근데 뭘 구해
나 거기 들어가면 죽어
(타추간) 아, 그렇지
태씨가 태씨한테 잡혀 있었던 것부터가 이유가 있었겠지
(은섬) 근데 왜 돌아왔어?
사람들 다 속이는 데 성공했고 도망쳤으면 됐지
왜 돌아왔어?
그게 내 죄야
(잎생) 너 때문에 약해지고 멍청해져서
머저리처럼 이렇게 돌아왔어
(타추간) 다들 뭘 듣고 앉았어!
- (타추간) 이것들 다 잡아! - (잎생) 아니, 그 전에!
[잎생의 비장한 숨소리]
저놈 얘길 좀 들어
[긴장되는 음악]
이젠 어쩔 수 없어, 다 말해
(잎생) 다 솔직하게 얘기해
내가 비록 가족한테 버림받았지만
엄연히 아고족이고 태씨 곧쪽이야
당연히 위대한 폭포를 믿고
돌아오실 이나이신기를 믿어
근데 그분은 왜 안 나타나시는 걸까?
왜 이나이신기는 아무 말씀이 없으실까?
힘들 때마다 원망했어
지금도 원망해, 왜?
이나이신기께선 태씨의 곧쪽인 내가 아니라
이 이그트 놈에게 나타나셨으니까
[미루솔의 당황한 숨소리]
[타추간의 헛웃음] (미루솔) 무슨 소리야, 그게?
(잎생) 이놈은 이그트야
꿈을 만나
이놈의 꿈속에
이나이신기께서 강림하셨다!
[익살스러운 음악]
[놀란 숨소리]
[놀란 신음]
(파사) 네가...
꿈을 통해 이나이신기를 뵈었다고?
(타추간) 하하, 저 말을 믿소? 어?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릴? 아, 그렇게 속고도?
(파사) 이나이신기께서 뭐라 말씀하시더냐
(타추간) 아유
(잎생) 다 말해, 말씀드리라고!
네가 아고족은 아니지만
우리 아고족은 운명이 달려 있어
(은섬) 무슨 말, 이 미친놈아 [잎생의 다급한 신음]
빨리 말해
거꾸로 하라고 하셨다면서!
(은섬) 왜 어쩔 수가 없어?
거꾸로 하면 되지
(파사) 진정 보았느냐! 이나이신기를!
봐...
봤소
[아고족들의 놀란 숨소리]
(은섬) 말씀하시길
'서로 다른 씨족끼리 서로 습격하여'
'서로 노예로 잡아다 서로 노예로 팔았고'
'서로가 서로의 원수가 되었다 하니...'
'거꾸로 하여 먼저 베풀라'라고 하셨습니다
(파사) 거, 거꾸로라니?
(은섬) '아스달에 노예로 팔려 간'
'다른 씨족 사람들을 구해 내서'
'그 씨족에게 돌려줘라'
'아무 대가도 바라지 말고'
[타추간의 웃음]
(타추간) 저걸 믿어요? 어?
저 새끼 저거 다 거짓말이오
저 방법이 말이 됩니까?
이나이신기께서 저런 똥 같은 말씀을 해요?
(잎생) 그것만 말씀드리면 어떡해! [익살스러운 음악]
'모모족의 신처럼'이라고 하셨다면서!
[어두운 음악] (잎생) 으, 은혜나 원수를 안 갚으면
죽어서 온몸이 갈리고 찢겨
은혜를 갚다 죽으면
죽어서 빛의 땅으로 간다고 믿어
멍청이들이지, 뭐
(은섬) '그런 은혜를 입은 씨족은'
'또 다른 씨족의 노예를 구해 내는 것으로 은혜를 갚아라'
'그리하지 않으면'
[은섬의 당황한 숨소리]
'온몸이 찢기는 고통 속에 사라지리라'
(묘씨족 할머니) 잠깐
진정 그것이 이나이신기의 말씀이냐?
[은섬의 당황한 숨소리]
그렇소
무슨 옷을 입으셨더냐
(묘씨족 할머니) 어떤 신을 신으셨더냐
수염의 길이는 어떠했느냐
[당황한 신음]
꿈이 희미하여...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내 눈을 봐라
[긴장되는 음악]
거짓이다
[묘씨족 전사8의 기합]
[은섬의 당황한 숨소리]
[은섬의 힘주는 신음] [묘씨족 전사들의 놀란 신음]
이리 춤을 추시고
사라지셨습니다
[미루솔의 다급한 숨소리]
(미루솔) 이나이신기께서 오신 겁니다
이자가 이 춤을 알 리가 없잖아요
장로 회의를 소집한다
[답답한 숨소리]
(타추간) 예? 아니 아니, 거짓이라 하시지 않았습니까
(묘씨족 할머니) 이 문제는 내 권한을 넘어섰으니
장로들이 신의 뜻대로 결정할 것이다
[연발의 한숨]
[탁 치는 소리가 들린다]
(연발) 올마대라는 놈도 놓치고
그 이그트 놈도 코앞에서 놓치고, 하!
이렇게 그냥 돌아간다?
[밖에서 바람이 세차게 분다]
(달새) 너 이그트라고 그랬어? 이그트?
어디 있어, 어디 있어, 이 새끼야!
[연발의 웃음]
다라부루께서 도우셨구나 네놈들을 여기서 만나다니
올마대는 어디 있느냐?
[긴장되는 음악]
(타피엔) 이분들은 우리 모모의 손님이다
(연발) 하...
[대칸 전사들이 칼을 쓱 넣는다]
[모모족어] 모모족 분들이 어찌 이리 오래도록 땅에 머무는 것입니까?
물로 돌아가셔야지요
대칸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
(연발) 예, 나도 모모족과 관계하고 싶지 않소
[한국어] 가자
운 좋은 줄 알아
[모모족어] 잠깐!
(카리카) 너희들이 이그트를 쫓느냐?
그쪽도 그놈을 쫓으시오?
[연발의 헛웃음]
우리 모두 아쉽게 됐소
아고하 숲!
(연발) 아고족의 땅으로 들어가 버렸으니
하!
[문이 삐거덕 열린다]
(묘씨족 장로) [한국어] 그자가
[어두운 음악] 폭포의 춤을 추었다?
예, 저와 전사들이 모두 보았습니다
(묘씨족 할머니) 저도 보았어요
그자는 이그트입니다
꿈을 만나는 것은 맞아요
(묘씨족 장로) 하, 한데 어찌 그런 이방인의 꿈에
이나이신기께서 나타나신단 말이오
(미루솔) 아스달의 아라문 해슬라도 이방인이었습니다
또한 이나이신기께서 전하셨다는 말
'먼저 베풀라'
'먼저 다른 씨족의 노예를 구출하여 돌려주고'
'은혜를 받은 씨족은 똑같이 그리하라'
그리되면 어쩌면 정말로
아고족은 이 똥 같은 상황을 벗어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타추간) 하, 아닙니다
우리만 웃음거리가 될 겁니다
저는 장로들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묘씨족 장로의 한숨]
폭포의 심판을 하십시다
[미루솔의 거친 숨소리]
그건 그냥 죽이자는 얘기잖아요
[새가 지저귄다]
(카리카) [모모족어] 넌 지금 묘씨 족장에게 가서
모모의 샤바라가 만남을 청한다고 전해라
(모모족 전사2) 예, 샤바라!
(잎생) [한국어] 폭포의 심판
(은섬) 그게 뭐야?
이 근처에 어마어마한 폭포가 있어
(잎생) 거기다 널 던지는 거라고
[긴장되는 음악] 살아나면 진실 아니면 네 말은 거짓
너 그냥 죽는 거야
[은섬의 당황한 신음]
이렇게 될 줄 몰랐어
내가, 이 잎생이!
씨, 너 같은 놈한테 옮아서
어떻게든 구해 보려고 한 건데
이렇게 됐어
[당황한 숨소리]
야, 나 헤엄 잘 쳐
(은섬) 나 물에 빠지면...
(잎생) 손발을 묶어
네가 묶인 뗏목은
떨어지면서 바위에 부딪혀 산산조각 날 테고
어쩌면 너도 그럴 테고
그리고 거기서 살아도
폭포 아래엔 엄청난 소용돌이가 생겨
사람은, 아니
이그트도 거기서 살아 나올 순 없어
그러면...
지금까지 한 명도 살아난 사람이 없어?
천 년 동안 단 한 명
[북을 둥둥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방울이 딸랑거린다] [묘씨족 할머니가 주문을 왼다]
(미루솔) 이건 그냥 죽이자는 얘기잖아요
(묘씨족 장로) 네놈이 감히 심판의 신성을 범하는 것이냐!
(미루솔) 그것이 아니라...
[묘씨족 할머니가 주문을 계속 왼다]
(묘씨족 장로) 우리 아고족이 이 상황을 벗어나려면
그 말씀에 신성한 힘이 실려야 가능하다!
아니면 웃음거리가 돼
폭포께서 결정하실 것이다
[아파하는 탄성]
(파사) 옳은 자를 벌하지 않으시는
숲과 물과 폭포의 신이시여!
이자의 말이 옳다면
이자에게 뜻을 전하시고자 한다면!
이자를 살리시어
이 낫을 잡게 하소서!
(함께) 낫을 잡게 하소서!
[은섬의 답답한 신음]
[산새 울음]
[거친 숨소리]
[은섬의 괴로운 신음]
[은섬의 거친 신음]
(모모족 전사2) [모모족어] 샤바라, 그 사내가
폭포의 심판을 받는다고 합니다
늦은 것 같습니다
[박진감 있는 음악]
[은섬의 놀란 신음]
(은섬) [한국어] 저기요!
[은섬의 힘겨운 신음]
[어두운 음악]
[당황한 신음]
[놀란 탄성]
[긴장되는 음악]
[당황한 탄성]
야! 이씨...
[힘주는 신음]
[은섬의 힘주는 신음]
[당황한 신음]
[놀란 탄성]
[카리카의 다급한 숨소리]
[은섬의 거친 신음]
[은섬의 거친 신음]
[놀란 신음]
(카리카) [모모족어] 물에서 태어나고 물에서 자라난
물의 전사들아!
(모모족 전사들) 샤바라!
(카리카) 가자! 물의 전사들이여!
[당황한 신음]
[은섬의 당황한 신음]
[당황한 신음]
[은섬의 비명]
[놀란 탄성]
[은섬의 힘주는 신음]
[은섬의 비명]
(은섬) [한국어] 끝인가?
탄야야, 여기까지인가 봐
[은섬의 힘없는 웃음]
미안하다
(카리카) [모모족어] 세상의 물은 모두 이어져 있다
세상 모든 물은 우리의 고향이다
[웅장한 음악] 은혜를 갚다 물로 돌아가는 것이 두려운가!
(모모족 전사들) 물로 돌아가 은혜를 갚겠다!
(바도루) [한국어] 야, 사트닉, 근데 너희 모모족
그, 막 물속에서 막 걸어 다니면서 사냥한다며
그건 거짓말이지?
아니,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하겠어
[바도루의 웃음]
우리 모모족은 바다에서 사람이 아닙니다
(은섬) 그럼 지금까지 한 명도
살아난 사람이 없어?
[모모족 전사들의 거친 신음]
(잎생) 천 년 동안 단 한 명
이나이신기
폭포에서 살아 나와 아고족을 통일했지
[감성적인 음악]
(타곤) 아름답고 찬란한 나비?
그런 건 끝났어 [사람들이 '니르하'를 외친다]
그날 다 끝났어 [타곤의 기합]
[사람들의 겁에 질린 신음]
(타곤) 내가 모든 것을 가진 왕이 된다면
넌 날 잃을 거다
(태알하) 내가 키운 저 애송이랑 작당을 해서 내 뒤통수를 쳤어
(미홀) 우리 해족의 명운을 사람의 마음에 걸겠다는 거냐?
(파사) 우릴 이끄셔야 합니다
[미홀의 아파하는 탄성]
부하가 필요하다며
[묘씨족들이 열광한다] (잎생) 이건 아고족 3만을 부하로 삼는 일이야
[소란스럽게 싸운다] (은섬) 내가 말했지?
내가 돌담불에 돌아오는 날 넌 땅 밑으로 돌아간다고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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