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hdal Chronicles 17
(잎생) 천 년 동안 단 한 명
이나이신기
[은섬의 거친 신음]
폭포에서 살아 나와 아고족을 통일했지
[모모족 전사들의 힘주는 탄성]
[모모족어] - (모모족 전사1) 살려야 한다! - (모모족 전사2) 살려야 한다!
- (모모족 전사1) 살려야 한다! - (모모족 전사2) 살려야 한다!
- (모모족 전사3) 해냈다! - (모모족 전사4) 해냈다!
(모모족 전사들) 해냈다!
[한국어] 은섬아!
(달새) 은섬아!
[은섬의 아파하는 탄성]
[달새의 놀란 숨소리]
[달새가 울먹인다] 아, 아프네
[은섬의 아파하는 신음]
[당황한 신음]
꿈이 아니네?
살았어
(달새) 너 살았다고, 너 살아 있다고!
꿈 그런 거 아니라고
[달새가 흐느낀다] 나 분명히 물에 빠져서...
어? 당신들
(은섬) 어, 이거 어떻게 된 거예요?
(바도루) 은섬아!
[바도루의 다급한 신음] 은섬아, 은섬아, 은섬아
- (달새) 야, 오지 마, 오지 마 - (바도루) 은섬아, 은섬아
[달새와 은섬의 놀란 탄성]
(달새) 무거워, 이씨!
[바도루가 반가워한다] 야! 씨...
[사람들의 웃음] (바도루) 은섬아, 은섬아
어디 가, 은섬아 [달새의 웃음]
가지 마, 이제 가지 마, 어?
(은섬) 마음을 다해 고마움을 전합니다 [차분한 음악]
절 살리셨습니다
(카리카) 그저 풀어진 것뿐입니다
(은섬) 풀어져요?
갈마...
(카리카) [모모족어] 아스 말로 갈마를 뭐라고 하지?
(타피엔) 아스 말엔 그런 말이 없습니다, 샤바라
[한국어] 당신이 나의 아이를 구하면서
(카리카) 우린 갈마가 맺어졌고
내가 당신의 목숨을 구하면서 갈마가 풀어졌습니다
이제 당신과 난 처음으로 돌아왔습니다
(달새) 인연 같은 건가?
이제 어쩔 겁니까?
가서 제 동무를 구해야 합니다
폭포의 심판에서 살아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요?
살아나면 내가 한 말을 믿어 준다고 하던데
왜 웃어요?
어...
[모모족어] 아고의 폭포에서 살아난다는 건
[차분한 음악] [타피엔이 통역한다]
다른 무엇이 된다는 겁니다
(은섬) [한국어] 다른 무엇요?
[모모족어] 아고족에게 돌아가면
[타피엔이 계속 통역한다] 당신은 당신으로 살 수 없게 됩니다
원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우리와 함께 떠날 수 있습니다
[당황한 숨소리]
(은섬) [한국어] 저,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요
전 동무를 구하러 가야 합니다
[모모족어] 동무를 구하러 가야 한다고 합니다
나중에라도 도망치게 되면 모모에게 오세요 [타피엔이 통역한다]
(카리카) 모모족은 당신을 손님으로 맞겠습니다
이 말을 기억하세요
[한국어] 세상의 모든 물은 이어져 있으니
세상 어느 곳이든 나의 고향이라
[북이 둥둥 울린다]
(여묘씨족) 폭포시여
(묘씨족들) 이나이신기를 돌려주소서
- (남묘씨족1) 폭포시여 - (여묘씨족) 폭포시여
(묘씨족들) 이나이신기를 돌려주소서
이나이신기를 돌려주소서
[묘씨족들이 기도한다]
(타추간) 다들, 다들!
제정신이 아니야
[묘씨족들이 기도한다]
[한숨]
이제 곧 해가 집니다
(타추간) 아까운 노예만 하나 날렸어요!
(파사) 그 이그트 놈이
꿈속에서 이나이신기를 만났다고 하지 않았나
(타추간) 당연히 거짓말이죠
그 이그트 놈은 그렇다고 치고
그 태씨 놈은?
(미루솔) 아고족이 이나이신기 이름으로 거짓말할 수 있어?
넌 그럴 수 있어?
[타추간의 한숨]
확인해 볼까?
(타추간) 그 태씨 놈이 거짓말한 건지 아닌지?
[산새 울음]
[묘씨족들이 기도한다] [타추간이 휘파람을 분다]
해가 거의 졌다
(타추간) 이곳에 빛이 사라지면
넌 죽어
(잎생) 나도 안다, 이 새끼야
(타추간) 마지막 밥이다
먹어라
[한숨]
[타추간이 휘파람을 분다]
[흥미진진한 음악]
(바도루) 아, 그러니까
이건 진짜 엄청난 거라니까?
(은섬) 뭐가 엄청나, 빨리 가야 된다니까
(달새) 그러게, 아까부터 자꾸 뭐가 엄청나대?
- (바도루) 그러니까 - (은섬) 저쪽이다, 저쪽
(바도루) 폭포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 (은섬) 저쪽, 저쪽 - 아, 답답한 새끼들
아이, 아이씨...
- (은섬) 빨리 와, 해 떨어져 - (달새) 빨리 와!
[흥미진진한 음악]
[잎생이 캑캑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타추간) 일로 와, 이 새끼야
그 이그트 새끼 말이 참말이면!
이 새끼가 도망치려 하겠소?
[어두운 음악]
(잎생) [힘겨운 목소리로] 이것 좀 풀, 풀, 풀어 줘
[잎생의 거친 숨소리]
[타추간의 힘주는 신음]
(타추간) 다 거짓말이지?
말해, 말해, 이 새끼야!
[잎생이 기침한다]
속은 게 머저리지! 씨
[잎생이 침을 퉤 뱉는다] 아, 그래, 이 쥐새끼, 죽여 줄게
(타추간) 동무한테 보내 줄게!
(잎생) 죽여!
그래, 죽여
고만 좀 살자
- (잎생) 죽이라고! - (타추간) 이 새끼가!
(잎생) 근데 나 여기서 죽어도 하나도 안 억울해
왜?
어차피 너희들도 나랑 똑같이 될 텐데, 뭐
(타추간) 닥쳐, 이 쥐새끼야!
(파사) 뭐가 똑같은데?
너랑 우리랑 똑같다며 뭐가 똑같은데!
[잎생의 웃음]
몰라서 물어?
(잎생) 너희들도 결국 같은 아고족에게 죽을 거 아니야?
[긴장되는 효과음]
이렇게 동족끼리 미친 듯이 싸우다가
결국 같은 아고 형제 손에 목이 잘려 뒈질 거다
먼저 가서 기다릴게, 죽여!
(타추간) 쥐새끼가 어디서 감히 저주질이야!
(잎생) 저주? 내가 영능이 있어, 공수가 있어? [타추간이 씩씩거린다]
무슨 저주!
이 지랄 계속하면 당연한 거지
아고족은 형제끼리 죽고 죽이다 끝장날 게 뻔하잖아!
(타추간) 닥쳐, 이 쥐새끼야! [잎생의 신음]
[잎생이 기침한다] [어두운 음악]
(잎생) 누구든 아니라고 얘기해 봐
나는, 나는!
영원히 같은 아고족에게 노예로 안 팔릴 거고!
같은 아고족 손에 죽지도 않을 거다
말해 봐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새끼 나와 봐!
이 새끼가, 이씨...
[타추간의 당황한 신음]
아니, 다들 왜 이래요, 예?
(타추간) 이딴 헛소리를 왜 들어?
우린 그냥 저 태씨 모리배한테 잠깐 홀린 거라고!
왜 홀렸을까? [타추간의 거친 숨소리]
너무 바라니까
(미루솔) 어떻게든 바꾸고 싶으니까 홀린 거야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으니까
아고족이라면 누구나 간절하니까
(타추간) 그러니까!
그딴 거 바라지 말자고
그런 말도 안 되는 바람 같은 거!
이제 좀 버리자고
이나이신기?
저 낡은 낫을 들고 아고족을 구원해 줄 영웅?
그딴 게 어디 있어, 이씨
[은섬의 힘주는 신음]
[묘씨족들이 웅성거린다]
[은섬의 힘겨운 숨소리]
(타추간) 너...
너 뭐, 뭐, 어, 어떻게...
[은섬이 숨을 후 내뱉는다]
됐지?
(은섬) 예? 된 거죠?
[은섬의 거친 숨소리]
여기요
[장엄한 음악]
[묘씨족들의 놀란 탄성]
이제 얘 데리고 가도 되는 거죠? 예?
[잎생을 툭 치며] 일어나
[잎생의 거친 신음] 일어나, 빨리
아니, 뭐...
내가 상관할 건 아니지만
그...
이나이신기?
그분 말씀이 아니어도
같은 동족끼리 이러고 지내는 건 진짜 아닌 거 같아
이건 나쁜 짓이라기보단 그냥 멍청한 짓이야
가자
[잎생의 떨리는 숨소리]
이, 이, 이나이신기
뭐?
이나이신기
[미루솔의 떨리는 숨소리] (파사) 폭포께서 뱉으셨다
이나이신기가
돌아오셨다!
[함께 열광한다]
(남묘씨족2) 이나이신기!
(남묘씨족3) 폭포께서 뱉으셨다!
[묘씨족들이 계속 열광한다] (달새) 뭐야
(묘씨족들) 이나이신기!
[묘씨족들이 열광한다]
(묘씨족들) 이나이신기!
이나이신기!
[따뜻한 음악]
[은섬의 당황한 신음]
(파사) 지난 천 년 동안 폭포의 심판을 통과한 건
이나이신기와 당신뿐입니다
그, 그, 그래서요?
(파사) 우릴 이끄셔야 합니다
당신은 이나이신기의 재림입니다
[당황한 웃음]
(은섬) 아니...
아, 뭔가 오해가 있으신 거 같은데요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사실은...
[난감한 웃음]
아, 사실은 누가 물에 뛰어들어서 절 구해 준 거예요
(묘씨족 할머니) 상관없어요
그 옛날 이나이신기가 폭포에서 나올 때도
어쩌면 목숨을 건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을지 모릅니다
이런 세상에 자신을 위해서 누군가 목숨을 걸어 준다는 것
또한 세상 누가 도왔든
폭포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온다는 건
하늘의 뜻이 닿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해요
[은섬의 난처한 숨소리]
아, 사실은...
(은섬) 제가 꿈에서 이나이신기라는 분 봤다는 거 있잖아요
- (은섬) 그것도... - 야!
[타추간이 씩씩거린다]
[은섬의 당황한 신음]
(타추간) 장난해, 지금?
(묘씨족 장로) 너 무슨 짓이야!
아, 이 자식이 지금 자기가 이나이신기 아니라잖아요!
(타추간) 나와 봐! 씨
[함께 술렁인다]
[긴장되는 음악]
[묘씨족 아이들이 즐겁게 논다]
(묘씨족 전사1) 이나이신기시여
말씀대로 우리가 먼저 노예들을 구해 내서
그들의 씨족에게 돌려주겠습니다
(묘씨족 전사2) 이런 날을 기다렸습니다
목숨이 아깝지 않습니다!
(묘씨족 전사들) 목숨이 아깝지 않습니다!
느껴져?
(타추간) 네가 한 말의 무게가 느껴지냐고
우리 묘씨족 전사들은 다 목숨을 걸었어
네 꿈이 거짓이든 아니든 상관없어
넌 무조건 이나이신기야
때려죽여도 이나이신기야
(잎생) 아, 왜?
(은섬) 아, 일로 와 봐, 좀
(잎생) 아, 왜!
(은섬) 이제 어떡해?
(잎생) 뭘 어떡해, 너 못 가, 인마
[은섬의 한숨] [잎생의 아파하는 숨소리]
(은섬) 이거 다...
이거 다 네 거짓말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
어디가?
(잎생) 야, 이나이신기 얘기는 내 거짓말이지만
먼저 다른 씨족을 구해 내서 돌려주고
먼저 베풀면 되지 않냐고 누가 그랬어?
너잖아
(은섬) 하, 정말...
(잎생) 야, 다들 네 생각 때문에 목숨 거는데 너는 빠져?
말이 되냐?
하, 아마 이아르크에서 그렇게 안 배웠을걸, 너?
뭘 배웠는진 모르겠지만
난 우리 와한 사람들을...
탄야를 구해야 돼
아, 그래서 싸워야 된다며
(잎생) 어느 한 사람이 아니라 아스달 그 자체랑 싸워야 된다며
그래서 부하가 필요하다며
[은섬을 탁 잡으며] 이건 아고족 3만을 부하로 삼는 일이야
[긴장되는 음악]
근데 뭘 망설여?
내 말이 맞지?
무, 무서워
무서워? 뭐가 무서워?
그건 3만을 책임진다는 거잖아
내가 3만을 망칠 수도 있다는 거잖아
[한숨]
(잎생) 진짜 그게 무섭냐?
네가 진짜 무서워해야 될 게 뭔 줄 알아?
그 3만의 열망을 받아 안지 못하면
넌 뒈져
[산새 울음]
(은섬) 그 샤바라인지 뭔지가 한 말이 이거였어
'너는 너로서 살 수가 없게 된다'
자기 씨족 대신 먼저 다른 씨족 구하라고 해 놓고
우리 와한을 구하러 갈 수는 없잖아
이제 와한은 없어
뭐?
나 살자고 동무가 귀찮아지고
그래서 버리고, 등지고, 결국 죽이고
이게 우리 와한에게 있을 수 있는 일이야?
근데
내가 그랬어
대흑벽 올라온 순간부터 무서워 죽겠더라고
또 잡힐까 봐
또 그 꼴 당할까 봐
나도 죽고 싶었어
[달새의 한숨]
정말 뭣도 모르고
(달새) 애들 구하러 가자고 몸도 성치 않은 너 끌고 나와서
결국 뭉태 배신하게 하고
터대 그렇게 되고 너 맞아서 죽어 가고
아, 다 나 때문이다
죽어 버리자
그랬는데
[훌쩍인다]
여긴 다 그렇대
센 놈은 약한 놈 뭉개고
그러니까 약한 놈은 겁에 질리고
겁에 질린 놈은 배신하고 도망치고 저버리는 거지
우리 열두 살 때 처음 사냥 나갔지?
그때 초설 어머니가 했던 말 기억나?
(은섬) '모두가 겁에 질렸다면 우린 겁쟁이가 아니다'
[차분한 음악] (달새) '상대가 너무 센 거다'
'그럴 땐 두 가지'
'싸울 거라면 함께'
'도망칠 거라면 조용히'
그래
여기 아고족 사람들
(달새) 싸우고 싶은데 그 함께가 안 되는 거 아니야?
너 잘할 거 같아
[헛기침]
네가 뭘 알아?
(달새) 네가 함께할 수 있는 뭔가가 돼 주길 바라는 거 같은데
여기 사람들한테 네가 그런 존재가 되면
되는 거 아닐까?
(달새) 와한의 꿈이라며
개똥 같지만 뭐
더 많은 사람의 꿈이 되면 되는 거야
달라질 건 없어
(은섬) 언젠가 난
아스달로부터 와한을 구해 낼 거야, 반드시
[헛웃음]
(타곤) 우리 아스달은 결국 이 세상 전부로 뻗을 거야
구해 내면 어디로 갈 건데?
너희들 세상이 남아 있을까?
[묘씨족 아이들이 즐겁게 논다]
울 아버지 거예요
(묘씨족 아이) [울먹이며] 울 아버지 싸움도 되게 잘했어요
그러니까 이거 입고, 이거 들고
붙잡힌 씨족 사람들 꼭 구해 주세요
[묘씨족 아이가 울먹인다]
(은섬) 탄야야
널 구하는 길이
좀 달라졌어
[긴장되는 효과음]
[웅성거린다]
(기토하) 타곤 니르하 지나신다! [긴장되는 음악]
조아려라!
(위병들) 조아려라!
(기토하) 무릎을 꿇어라!
(위병들) 무릎을 꿇어라!
(기토하) 이마를 바닥에 맞추어라!
(위병들) 이마를 바닥에 맞추어라!
(라임) 왜 엎드리는 거예요?
(트리한) 몰라, 앞으론 이렇게 해야 되는 거래
(기토하) 타곤 니르하 지나신다!
조아려라!
(위병들) 조아려라!
(기토하) 무릎을 꿇어라!
(위병들) 무릎을 꿇어라!
(기토하) 이마를 바닥에 맞추어라!
(위병들) 이마를 바닥에 맞추어라!
(기토하) 전 신성 재판 갈 줄 알았거든요?
근데 아사론을 단칼에 베시더라고요
(박량풍) 타곤 니르하께서 뱀한테 물렸는데
하, 하림이, 하, 하림...
(무백) 그러니까 자기를 고쳐 준 약바치를 왜 죽이라고 했냐고!
몰라요, 모른다고요
무광 형님도 몰랐어요
(무백) 타곤, 대체 왜?
(기토하) 조아려라!
(위병들) 조아려라!
[기토하가 소리친다] (무백) 어디로 가려고 하는 것이냐
(위병들) 무릎을 꿇어라!
(기토하) 이마를 바닥에 맞추어라!
(위병들) 이마를 바닥에 맞추어라!
(무백) 거울은 니르하 바로 곁에 있더군요
사야요?
(무백) 보자마자 알았습니다
어찌 그 얼굴을 보고 모를 수 있겠습니까?
[기토하와 위병들이 소리친다] (사야) 거울? 내가 거울이라고?
칼, 방울
그게 다 뭐야, 대체
(위병들) 이마를 바닥에 맞추어라!
(기토하) 워워
뭐야, 이 미친년은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긴장되는 음악]
타곤
(곰파) 나는 바토의 딸이자 바토족의 누이 곰파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 (남자1) 응? 바토? - (여자) 바토?
[곰파의 거친 숨소리]
(곰파) 위대한 사냥의 신 미하제의 이름으로 널!
저주한다
우리의 어라하와 장로들을 죽인 너 타곤!
미하제의 화살에 눈과 귀가 멀어
혀가 붙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죽을 것이다!
- 미친년이 진짜! - (타곤) 바토의 무녀여
(타곤) 그대의 신 미하제는 살아 있는 신이자 아이루즈의 아들인
이 아라문 해슬라를 저주할 수 없다
네놈이 부수려던 것에 네놈이 부서지고!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곰파) 네놈이 그저 지나치던 것들이 네놈에게 달려들 것이니!
아이루즈시여
저자를 비참히 거두소서!
[사람들의 놀란 신음]
[곰파의 신음] [사람들의 비명]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신음]
(타곤) 치워라
[어두운 음악]
(뭉태) 니르하께서 치우라고 하십니다
(함께) 니르하
어서 오십시오, 니르하
(타곤) 이렇게 친히 필경관 서가까지 공개해 주시다니
고맙습니다
당치 않습니다
이제 하늘 아래 모든 것은 타곤 니르하의 것인데요
[긴장되는 음악] (무백) 하늘 아래 모든 것은 타곤의 것?
(타곤) 진정 그리 생각하십니까?
아닙니까?
(미홀) 예?
아...
예, 물론 그리 생각하지요
그럼 다행입니다
(타곤) 저에게나 미홀 님에게나
이 아스달에게나
[헛기침]
[문이 탁 닫힌다]
(미홀) 무슨 뜻인가, 타곤
어쩌려는 것인가
(여비) 미홀 님, 약조를 하신 것이지요?
우리 해족의 비밀을 지켜 주기로
어째서 저런 말씀을...
가자
(미홀) 이제 하늘 아래 모든 것은 타곤 니르하의 것인데요
진정 그리 생각하십니까?
[어두운 음악]
(타곤) 그래
왕이 되려면 제일 먼저 뭘 해야 되지?
(사야) 들어는 보셨지요? 왕
예, 들어 봤습니다
(사야) 타곤 니르하께서 왕이 되시기 위해선 우선
부족을 없애야 합니다
부족을 없애?
듣고 있어?
그럼, 듣고 있지
근데 부족을 어떻게 없애?
(태알하) 천 년의 흰산족, 새녘족
이걸 어떻게 없애?
탄야 니르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름이란 묶는 것이다'
(사야) 아무도 저를 사야라 부르지 않고
제가 어디를 가서도 사야라고 말하지 않으면
사야는 없는 겁니다
(태알하) 그래서?
물길족을 물길족이라 부르지 않고 새녘족을 새녘족이라 부르지 않고
모두 하나의 이름을 갖게 하는 겁니다
(타곤) 어떤 이름?
위대한 나라 아스달
(사야) 연맹이 아닌 나라로서의 아스달
타곤 니르하의 나라
(태알하) 그럼 연맹인들은 뭐라고 불러?
이제 연맹이 아니면 연맹인은 이상하잖아
예,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겠죠 생각 중입니다
탄야에게 지어 보라고 해
(타곤) 그 아이가 이름이 묶는 거라고 했다며
뭐, 탄야가 지으면 뭔가 영험한 게 있겠지
또?
각 부족의 상징이 아닌
똑같은 상징이 있어야 됩니다
그래서 제가 준비했습니다
내가 이 안에 다 있다고 했지?
(태알하) 내 작품이야, 기억해
물론
(태알하) 말로만?
하여간 말씀들 나누셔
어디를 가게?
해족의 어라하는 보고받고 챙겨야 할 게 많아서
[어두운 음악]
[문이 철컥 열린다]
[문이 철컥 닫힌다]
(태알하) 아닐 거야
(타곤) 좋아, 오늘은 이만하지
(사야) 저, 한 말씀만...
청동의 비밀
이대로 두실 겁니까?
왕이란 다 가져야 하는 존재입니다
아무리 태알하 님이지만...
[긴장되는 음악]
불편하시면 저희들은 나가 있겠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 없어
(타곤) 사야가 널 꼭 불러 달라고 한 이유가
이거 같아
예
무백 님의 군검부와 대칸은
(사야) 이 모든 일의 제일 앞줄에 서게 될 테니까요
(미홀) 타곤은 약조를 지키지 않을 거다
그렇지 않아요
(태알하) 아버지는 그냥 불안하신 거예요
계속 타곤을 죽이려고 하셨으니까
근데 난 다르잖아요?
타곤이 왕이 되면 난 왕후가 될 거고 우리 해족은...
(미홀) 타곤의 마음에만 기대서 살겠다는 거냐?
- 그게 아니라... - (미홀) 우리 해족의 명운을
(미홀) 변덕스럽기 짝이 없는 그저 사람의 마음에 걸겠다는 거냐!
타곤이 변한 게 아니라 네가 변했구나
아비도, 산웅도
그 누구도 믿지 않고 줄을 타던 그 대담한 태알하가
타곤은 믿는구나
어느 한 사내를 그저 온전히 믿고 있어
네년이 어찌 이리된 것이야?
그래, 그때부터였어
넌 타곤이 위험하다며 칼을 들고는 직접 말을 달려서
생사를 따지지 않고 그 살육판에 뛰어들었어
서로를 위해 목숨을 걸지 말자고 했다며?
그건 타곤의 생사를 알아야 뒷일을 도모할 수 있으니까요
타곤도 그랬을까?
(미홀) 타곤도 널 위해서 앞뒤를 가리지 않고 목숨을 걸까?
그만하세요
(태알하) 그동안 그렇게 이간질하셨으면 됐어요
이제 세상이 변해요
연맹이 아니라 나라가 될 거고 타곤은 왕이 돼요
(미홀) 네가 왕을 알아?
네가 책으로 보았던 왕을
네가 얘기로만 들었던 왕을
난 직접 모시고 겪었어
근데 그거 아니?
[한숨]
난 오늘 타곤의 눈을 보며 확신했다
타곤은 이미 왕을 이해했어
타곤은 나누지 않아
너뿐만 아니라 그 누구와도
(사야) 아버지, 어려운 일이란 건 압니다
하지만 왕의 길의 찬란함이란
끝없이 음습하고 어둡고 깊은 바닥 위에 서 있는 겁니다
해족을 저리 둘 순 없습니다 다 가지셔야...
오, 아버지
[사야의 힘주는 신음] [어두운 음악]
괜찮으세요?
(타곤) 괜찮다
그때 샤하티 것들이 낸 상처가 빨리 아물지 않는구나
(무백) 저런 사야가 진정 거울이란 말인가?
타곤에 맞선다고?
(연발) 형님!
[연발의 웃음]
(무백) 왔구나
- (무백) 오래도 걸렸다 - (연발) 예
(무백) 올마대는?
(연발) 말도 마십시오
세상이 이렇게 바뀐 줄도 모르고
올마대 그놈도 저한테 잡혀 왔으면 호강에 겨웠을 텐데
그, 괜히 노예들 폭동에 껴서
폭동?
(연발) 아, 예
돌담불 노예들이 폭동을 일으켰어요 아주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럼 그 노예들은 노예들은 어찌 됐다는 것이냐
뭐, 죽은 놈들도 있고 잡힌 놈들도 있고요
뭐, 도망친 놈들도 있죠
(무백) 하면 은섬 그 아이는?
아, 형님
그, 기토하한테 무광이...
[헛기침]
얘기 들었습니다
(연발) 어떻게 그런 일이...
뭐라고 위로를 드려야 할지
그래, 어서 가 보거라
보고를 올려야지
예
[어두운 음악]
세상의 처음과 끝이신 아이루즈의 아들 타곤 니르하십니다
(대대) 대칸 부대 연발은 몸가짐을 바로 하라
(타곤) 먼 길 다녀오느라 수고했다
일어서거라
[긴장되는 음악]
(연발) 네가 그 이그트구나
이런다고 될 것 같아?
칼 버려, 칼 버려!
(타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연발) 예, 니르하
한데 주신 명을 다 하지 못하고...
이제 상관없다
(타곤) 고생한 연발에게 수수 열두 항아리를 내린다
(대대) 예
니르하, 고맙습니다
(타곤) 아, 넌 처음 보지?
내 아들이다
[의미심장한 음악]
나와 대제관을 보좌하는
초군방 밀솔을 맡고 있다
(사야) 뭐지? 익숙한 눈빛이다
왜?
(연발) 예
(연발) 아들이라고?
[한숨]
[문이 철컹 열린다]
야
어...
(기토하) 돌담불에서 뭘 잘못 먹었나
- 잠시만, 빨리 와 봐 - (기토하) 아, 왜!
[기토하의 당황한 신음]
(기토하) 아, 왜!
(연발) 야
저 안의 타곤 님 아들이라는 분...
(기토하) 야, 야
너 알고 있었냐?
- 뭘? - (기토하) 아들 있으신 거
[한숨]
아, 전혀 몰랐지, 아무튼 근데
[연발을 탁 잡는다]
우리만 몰랐네?
[연발의 당황한 신음] (기토하) 다른 애들 다 알고 있었어
- 아, 잠깐 놔 봐 - (기토하) 씨, 너하고 나만 몰랐어!
[힘주며] 알았으니까 놔 봐!
(연발) 놔 봐, 놔 봐, 좀
[긴장되는 음악] 타곤 니르하 아들이
돌담불에서 노예 폭동을 주도한 이그트 놈이랑 똑같이 생겼어
미쳤냐? 분위기 파악 안 돼?
그러다 죽어
뭐?
(기토하) 야, 반란 일으킨 놈들은 물론이고
니르하께 대든 장로들 싹 다 맞아 죽었어
근데 뭐?
자그마치 타곤 니르하의 아드님에
초군방 밀솔이신 사야 님한테 뭐?
돌담불 노예에다가 [연발의 한숨]
더군다나 이그트?
- (연발) 야 -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따라와
[힘겨운 숨소리]
다음 접견자는...
접견은 나중에 하지
(대대) 예
한데 붉은 발톱의 전갈이 있습니다
아고족의 동향이...
들으시겠습니까?
(사야) 붉은 발톱?
그것도 다음에 듣지
[어두운 음악]
니르하
[힘겨운 숨소리]
[문이 철컹 열린다]
(기토하) 저, 저, 알현이 아직 많이 남은 거 같은데
어디 가시는 겁니까?
아, 저...
[둔지의 놀란 신음] 어디 가시는 거예요?
(둔지) 아이, 글쎄, 저도...
아, 니르하께서 몸이 좀 안 좋으시다는 것 같다는데 그...
아유
[문이 철컹 닫힌다]
(연발) 부상을 심하게 당하셨다면서 독사한테도 물리시고
(기토하) 이거 혹시...
아, 그러면 안 되는데
[기토하의 부정하는 신음] (연발) 왜?
바토족의 어떤 미친 무녀가 타곤 니르하를 저주했었거든
미하제의 신벌이 내릴 거라고 말이야
하, 그래서...
(연발) 신벌이라고?
아, 이 미친 돼지 새끼를
이거, 이거 겁만 많아 가지고
(기토하) 뭐, 인마? 돼지 새끼?
- (연발) 참... - (기토하) 이 자식이
(기토하) 야, 그래도 난 너처럼 뭐
돌담불의 무슨 이그트 노예가 사야 님...
[작은 소리로] 사야 님을 닮았다는 그딴 헛소리는 안 해
[긴장되는 음악] [기토하의 못마땅한 신음]
(연발) 아유, 아유, 이 돼지 새끼를, 아유
내가 그날 먹었어야...
(기토하) 뭐?
- (대대) 니르하! - (위병1) 니르하! 니르하!
(뭉태) 니르하! 괜찮으십니까? [긴장되는 음악]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 (위병2) 니르하! - (위병3) 니르하!
- (뭉태) 니르하, 괜찮으십니까? - (대대) 니르하!
(위병4) 니르하!
(위병5) 밀솔 님!
[사야의 떨리는 숨소리]
(트리한) 신벌이야
[거리가 소란스럽다]
미하제께서 신벌을 내리신 거야
(트리한) 바토족한테도
- 흰산족한테도 너무하셨으니까 - (울백) 씁!
[어두운 음악] (울백) 그, 목 날아가려고 그래?
그럼 어쩐대요?
(라임) 타곤 니르하 잘못되시면?
니르하께서 미하제께 빌어야지
(트리한) 바토족이나 흰산족도 위로하고
그러실까요?
[타곤의 떨리는 숨소리]
[사야의 다급한 숨소리]
(타곤) 너...
뭐 제대로 알고는 보는 거냐?
(사야) 이그트의 혈맥과 뼈, 장기 같은 걸 기록한 책이에요
태알하 님이 이 책을 제일 먼저 보게 했어요
아파도, 다쳐도 누구에게 보일 수도 없고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고요
아버지도 그러신다고
별일 아니야
(타곤) 쉬었어야 하는데 쉬질 못해서 그래
며칠 고생은 하겠지만 나을 거야
이까짓 걸로
죽지 않아
[풀벌레 울음]
(거한) 똑똑히 새겨들어
딴생각하거나 허튼짓하면!
이젠 깃바닥이 아니라 그냥 죽일 거야
알았어?
(노예들) 네
[북이 둥둥 울린다] [노예들의 놀란 신음]
(거한) 아이씨, 어떤 새끼가 한밤중에 북을 쳐대!
[거한의 짜증 섞인 신음]
(거한) 뭐야, 어떤 미친 새끼야?
(수하) 야! 너 뭐야!
(거한) 이 새끼가!
야, 너 당장 안 내려와?
[긴장되는 음악]
[수하의 놀란 숨소리] (수하) 저, 저, 저, 저, 저, 저놈
이, 이그트! 이, 이그트
(거한) 진, 진짜네
아, 이 미친 새끼 여길 제 발로 오셨어?
(은섬) 넷
다섯
- 여섯 - (거한) 뭐?
(은섬) 아니
너까지 일곱
잘 가라
[막대기가 달그락 떨어진다]
[은섬이 휘파람을 분다]
[웅장한 음악]
[수하들의 신음]
[묘씨족 전사들의 기합]
[소란스럽게 싸운다]
[소란스럽다]
(잎생) 빨리 나와! 빨리 일로 나와!
[흥미진진한 음악] [거한의 신음]
(은섬) 내가 말했지?
내가 돌담불에 돌아오는 날 넌 땅 밑으로 돌아간다고
- (거한) 언제? - (은섬) 아니면 말고
[거한의 신음]
[은섬의 힘주는 신음]
[저마다 각 부족 언어로 소리친다] (남자2) 빨리 나와, 빨리 나와!
[소란스럽다]
(은섬) 시작이다
(탄야) 예? 돌담불에서 사람이 왔어요?
어떻게 됐대요?
저, 니르하
뭔데요?
그게 실은...
[어두운 음악]
(모명진) 돌담불에 폭동이 났답니다
(모명진) 탈출한 자도 있고 죽은 자도 있다는데
와한족은
생사를 알 수가 없습니다
(탄야) 아니야
살았어, 살아 있어
살아서 어떻게든 내게 올 거야
(미홀) 타곤은 나누지 않아
너뿐만 아니라 그 누구와도
(미홀) 타곤이 변한 게 아니라
네가 변했구나
(태알하) 그래
그날 난 앞뒤를 재지 않고
내 생사를 따지지 않고
그저 타곤을 구하려 마음을 던졌다
(탄야) 수심이 가득하시네요
내가? 그럴 리가
아니, 수심이 아니라
뭔가 달라 보여요
(태알하) 너 힘을 갖겠다고 했지?
굳이 왜?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이아르크에서보다 훨씬 잘 살 수 있잖아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지금은 내가 필요하지만
(탄야) 내가 필요하지 않을 때가 오면 버릴 테고
그렇잖아요
여긴 아스달이니까
[어두운 음악]
(태알하) 이 순진해 빠진 아이조차
사람을 믿지 않고 기대지 않는다
(탄야) 더구나 난 혼자니까요
뭐...
아스달에선 누구나 혼자인 거 같긴 하지만
(투악) 태알하 님, 태알하 님!
어, 태알하 님!
아, 타곤 니르하께서 쓰러졌는데 지금 뭐 하고 계세요?
(탄야) 예?
그게 무슨 소리야, 쓰러지다니
[긴장되는 음악] [고통스러운 신음]
(사야) 분명 열을 내리는 약을 드렸는데
대체 왜 이러는 거지?
분명 책에 있는 대로...
안 되겠어요, 상처 부위 좀 봐요
[괴로워하는 탄성]
[타곤의 거친 신음]
설마...
[타곤의 거친 신음]
[놀란 숨소리]
(사야) 살이 썩고 있어요, 덧났다고요
이거 도려내야 돼요 [문이 덜컹 열린다]
도려내서 불로 지져야...
(태알하) 타곤
[타곤의 거친 숨소리]
[타곤의 힘주는 신음]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타곤) 별일 아니야, 이러다 말 거야
전에도 이런 적 있었어
(태알하) 별일이야!
이미 장터에 소문이 쫙 퍼졌으니까
[긴장되는 음악] 미하제 신상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대
널 용서해 달라고 빌고 있다고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몰라?
아라문 해슬라가
미하제의 신벌을 받았다고 사람들이 믿는 거야
어느 정도야?
어떤 상태야?
- 내가 좀 볼게 - (타곤) 아니, 됐어
타곤
가겠어
(태알하) 가긴 어디를 가?
(사야) 어디를 가세요, 그 몸으로?
가야 해
(태알하) 나 아프다, 사실 신이 아니다 죽을 수도 있다
그거 다 알리려고?
(사야) 맞아요, 안 됩니다
아니, 그 반대야
[어두운 음악]
안 돼
왜 안 돼?
안 된다고
그건 너무 위험해
(태알하) 아니, 그건 너무 빨라
무슨 말씀이세요? 빠르다니요?
(사야) 아버지...
서, 서, 설마...
왜, 못 할 거 같아?
(타곤) 네가 원했던 거잖아
(태알하) 타곤!
너 이러면 정말...
이건 돌이킬 수가 없어
너야말로 연맹인들한테 받는 예쁨 따위
처음부터 상관없었다며
[놀란 숨소리]
[풀벌레 울음]
(사람들) 하라마하멘
[사람들이 기도한다]
(사람들) 하라마하멘
[사람들이 기도한다]
(뭉태) 타곤 니르하시다, 모두 예를 갖추어라
(사람들) 니르하
(트리한) 결국 용서받으러 오셨네요
(울백) 그럼, 타곤 니르하가 직접 오셔야 미하제께서도 용서하시겠지
[사람들의 놀란 탄성] [긴장되는 음악]
[타곤의 기합]
[사람들의 놀란 탄성]
[사람들이 흐느낀다]
[사람들이 기도한다]
(타곤) 어디 한번 해봐, 미하제
이 아라문 해슬라를 죽일 수 있으면 죽여 보라고
누가 진짜 신인지
누가 대신전에서 쫓겨 나가는 첫 번째 신이 될지 보자고
[기합]
[사람들의 놀란 탄성]
[사람들의 겁먹은 신음]
[사람들의 놀란 신음] - (뭉태) 니르하 - (사야) 니르하, 니르하
(타곤) 대칸은 들어라!
(대칸 전사들) 예, 니르하!
(타곤) 바토족의 신이며 사냥의 신 미하제
그의 모든 신당과 그의 성산인 난달산을 모조리 태워라!
[사람들이 흐느낀다]
못 알아들어?
(대칸 전사들) 예, 니르하!
(타곤) 내가 이제 보랏빛 애벌레로 보이진 않겠지
아름답고 찬란한 나비?
그런 건 끝났어
그날 다 끝났어
[사람들이 흐느낀다] (남자3) 하라마하멘
[사람들이 통곡한다]
[사람들이 기도한다]
[어두운 음악]
(투악) 이거 이렇게, 이거...
[투악의 한숨]
이거 이, 이래도 되는 거예요?
(태알하) 나만 변한 게 아니다 [투악의 겁먹은 신음]
타곤도 변했어
(투악) 제가 알던 타곤 니르하 같지가 않았어요
[투악의 겁먹은 신음]
(미홀) 네가 왕을 알아?
타곤은 이미 왕을 이해했어
(태알하) 그렇다면...
지금 매혼제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누구누구야?
어... 해양우 혼자죠
(투악) 양우의 할머니는 주, 죽, 죽었으니까요
(태알하) 내일 일어나자마자 해양우를 데려와
(투악) 예? 왜요?
(타곤) 안 돼, 그건!
왜, 떨려? 무서워?
그냥 약바치 하나 불러다 놓고
누군지도 모르는 그놈 손에 운명을 다 걸고 그저 기다려?
아버지
난 이제껏 그래 본 적 없어
결정해
(타곤) 약바치는 안 돼, 네가 해
[차분한 음악] 기구는 저기 다 있어
[타곤의 거친 숨소리]
못 해요
한 번도 해 본 적 없어요
(타곤) 네가 나 왕 만들어 준다면서
그러려면 살려야지
네가 해야 돼, 네가!
믿을 만한 대칸을 불러요
(사야) 아버지 몸을 잡아야 해요
참을 수 있어
(타곤) 보통 이그트는 엄청난 고통을 참고 산다
너와는 달리
[타곤의 힘겨운 숨소리]
[타곤의 거친 숨소리]
[타곤의 거친 숨소리]
[사야의 떨리는 숨소리]
[타곤의 고통스러운 신음]
[타곤의 거친 신음]
[타곤의 거친 숨소리]
[타곤의 고통스러운 신음]
[타곤의 고통스러운 신음]
[타곤의 거친 신음]
[타곤의 고통스러운 신음]
[타곤의 거친 신음]
[타곤의 고통스러운 신음]
[고통스러운 신음]
[술을 줄줄 붓는다]
[타곤의 신음]
[안도하는 숨소리]
[무거운 음악]
[칙 타는 소리가 들린다]
[떨리는 숨소리]
(사야) 모든 게 분명해졌다
이 이그트는 나의 아버지이고
미하제가 아니라 그 어떤 신이라 해도
이 이그트를 결코 이길 수 없다
[칙 타는 소리가 들린다]
[새가 지저귄다]
[힘주는 신음]
[놀란 숨소리]
(사야) 어떠세요?
괜찮은 듯싶다
[안도하는 한숨]
미하제 따위는 아버지를 대적할 수 없습니다
(타곤) 아직 네게 이 말을 하지 않았지?
무슨 말씀이신지...
내가 모든 것을 가진 왕이 된다면
[경건한 음악] (타곤) 넌 날 이을 거다
나의 후계는 너다
- 아버지 - (타곤) 그리고
이제 다 가져야겠다
그 말씀은...
미홀
[긴장되는 음악]
(사야) 예, 알겠습니다
제가 맡겠습니다, 지금 당장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문이 덜컥 닫힌다]
[의미심장한 음악]
[힘주는 신음]
[미홀의 힘주는 신음]
(여비) 타곤 니르하께서 부르신답니다
타곤 니르하께서 어찌 부르신다던가?
(여비) 청동 예물 때문이라 하시는데...
[어두운 음악]
(연발) 모시겠습니다, 절 따르시지요
(대칸 전사) 잠깐
미홀 님만 모시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연발) 가시죠
[긴장되는 음악]
(사야) 간단한 질문 하나가 있어 모셨습니다
[어두운 음악]
(태알하) 사야가 타곤을 살려 냈다
이제 타곤은 미하제 신 위에 서는구나
그럼 왕이 되려는 자에게 남은 건
모든 걸 아낌없이 빼앗는 것
[문이 덜컥 열린다]
(흘립) 어라하, 청동 예물이 완성됐습니다 보시겠습니까?
그러죠, 아버지께선요?
같이 보셔야 될 텐데요
미홀 님께선 아침 일찍
타곤 니르하께서 부르셔서 가셨습니다
부르셨습니까, 어라하
[긴장되는 음악]
(태알하) 응, 그래
(미홀) 타곤의 마음에만 기대서 살겠다는 거냐?
우리 해족의 명운을 [미홀의 말소리가 겹쳐 울린다]
변덕스럽기 짝이 없는
사람의 마음에 걸겠다는 거냐?
타곤도 널 위해서 앞뒤를 가리지 않고 목숨을 걸까?
(투악) 제가 알던 타곤 니르하 같지가 않았어요
(미홀) 이미 왕을 이해했어
(열손) 미홀 님께선 아침 일찍 타곤 니르하께서...
(미홀) 타곤은 약조를 지키지 않을 거다
그 누구도 믿지 않고 줄을 타던
그 대담한 태알하가
(양우) 어찌...
그리 보십니까?
[문이 덜컥 열린다]
다행이다
(태알하) 괜찮아 보이네?
(타곤) 아버지 찾아?
(태알하) 응, 네가 불렀다면서?
(타곤) 그런 셈이지
(태알하) 무슨 소리야? 그런 셈이라니?
(타곤) 내가 사야한테 청동의 비밀 알아내라고 했어
(태알하) 어떻게 나한테 말도 없이!
[어두운 음악]
(타곤) 말없이 한 건 미안해
하지만 왕은
'모든 걸 가지면 더 좋다'가 아니라
'모든 걸 가지지 못하면 죽는다'잖아
근데 너도 아니고 미홀이야
늘 날 죽이려 했고 딸인 너에게도 알려 주지 않으며
언제든지 아스달을 떠날 수 있는 사람
[거친 숨소리]
그게 아니어도 그냥 갑자기 죽기라도 하면
청동을 어째?
그럼 너도 모르고 아무도 모를 텐데
(태알하) 그래서 아버지를 고신하고 있어?
아무리 아버지를 미워한다 해도 네가 하게 할 순 없잖아
[헛웃음]
나에 대한 어마어마한 배려였구나?
(타곤) 비아냥대지 말고
차갑게 생각해
[떨리는 숨소리]
좋아
(태알하) 네 말이 맞아
왕은 다 가져야 하고
나라의 가장 큰 근간을 한 사람에게 맡길 순 없어
내가 할게
고신한다고 우리 아버지 입이 열릴까?
그래도 아버지인데 고신은 좀 그렇다
그럼?
[태알하의 한숨]
[의미심장한 효과음]
(태알하) 실제론 처음 보지?
매혼제야
[긴장되는 음악]
[어두운 음악] [미홀의 고통스러운 신음]
[미홀의 고통스러운 신음]
[미홀의 신음]
(사야) 쉿
구리, 주석
그리고 들어가는 다른 금속들의 비율
[거친 숨소리]
무기로 만들 때, 장신구를 만들 때 [미홀의 신음]
또 그 밖의 모두
알려 주세요
[미홀의 신음]
[힘겨운 목소리로] 처음 생각이 맞았다
(미홀) 산웅의 생각도 맞았다
진작에 타곤을 죽였어야 했는데
[미홀의 웃음]
죽여 다오
애를 써도
내게서 아무것도 듣지 못한다
[미홀과 사야의 웃음]
아니요, 절대 돌아가시지 못합니다
(사야) 아프면 치료를 해 드릴 것이고 치료가 끝나면
[미홀의 고통스러운 신음]
[사야의 힘주는 숨소리]
다시 또 여쭙겠죠
말씀 한마디면
여기서 따님과 최고의 지위를 누리며 사십니다
[미홀의 거친 숨소리]
진심으로 안타깝습니다
[문이 덜컥 열린다]
(사야) 여긴 어쩐 일로...
(태알하) 애송이한테 맡겨 두고
니르하께서 걱정이 많으셔서
[긴장되는 음악]
우악스럽기만 해 가지고
뭐 아는 게 있어야지
[태알하의 한숨]
아버지도 그렇지
어리석게 왜 버티시는 거예요?
어차피
매혼제가 있는데
[긴장되는 음악]
[미홀의 거친 숨소리]
이런 미친...
정말 창자까지 빼 줄 요량이야?
[미홀의 힘주는 신음]
다 나가
(태알하) 너는 남고
예, 예, 어라하
(미홀) 널 죽였어야 돼
애초에 타곤에게 홀려서 일을 그르칠 때
그때 죽였어야 했는데
(태알하) 뭐 해! 다들 안 나가?
[미홀의 힘겨운 신음]
[거친 숨소리]
(미홀) 네년이
다 망칠 셈이냐
아무리 아비한테 원한이 맺혔다 해도
[미홀이 울먹인다]
그럼 아버지가 저라면
(태알하) 어떡하시겠어요?
나를 죽여야지
(미홀) 내가 입을 열기 전에
네가 진정 해족의 어라하라면
지금 매혼제가 아니라
비취산을 가져와서 날 죽여야 하는 거야
[어두운 음악]
네년이 진정...
[미홀의 힘주는 신음]
[냄새를 킁킁 맡는다]
[긴장되는 효과음]
[차분한 음악]
(태알하) 냄새가 없죠?
아버지
[미홀이 흐느낀다]
비취산
(태알하) 미안해요
미안해요
아버지한테 일생을 미안한 적이 없었는데
지금 미안해요
제가 조금 늦게 깨달았어요
아버지 말씀이 다 옳았어요
[함께 흐느낀다]
아버지 복수 할 거예요
그러니까 제게 청동의 비밀을 넘기시고
떠나세요
거...
(미홀) 거치즈멍의 손가락
우릴 멸망시킨
그들의 문양
그걸 대비하는 게 우리의 사명이다
해족의 사명을...
그것도 제가 다 받아 안을게요
(태알하) 그들이 올지 안 올지 모르지만
약속해요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요
(타곤) 왜 다 나와 있어?
(기토하) 모두 나가라고 소리를 치셔서...
[긴장되는 음악]
열어라
뭐야, 이게
[양우의 신음]
[양우가 털썩 쓰러진다]
(태알하) 이건 비취산이었어
매혼제는 모두 버렸고
매혼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기술자도 지금 죽었어
[병이 달그락 떨어진다]
이제 아스달에 매혼제는 없어
청동의 비밀은
오직 내 머릿속에만 있어
왜 이러는 거야?
네가 먼저 시작했잖아
(태알하) 날 따돌리고
내 도움으로 왕이 되는 네가
내가 키운 저 애송이랑 작당을 해서 내 뒤통수를 쳤어!
네가 시작한 거야, 타곤
감히 이 태알하한테!
넌 이미 변했고 나도 변했어
(타곤) 변한 내가 넌 고문하지 못할까?
[태알하의 웃음]
네가 그럴 수 있는 사내라면 인정해
고문당하다 죽어도
억울해하지 않을게
뭐?
기뻐해
너의 아이를 가졌어
[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
(태알하) 내 안에 작은 아라문이
신이 자라고 있다고
어떡할래?
고문할래?
죽일래?
근데 지금 죽일 거 아니면 난 나가서 뭘 떠들지 모른다?
그럴 깜냥은 안 될걸? 왜?
넌 일생이 외로웠거든
그걸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지금도 외로워 죽겠으니까
아니야?
[감성적인 음악]
(타곤) 지금 모든 부족에서 큰 바람이 일고 있겠지
하나 큰 바람은 더 큰 바람에 꺾이는 법이다 [사람들이 열광한다]
(은섬) 내가 이나이신기가 아니라면!
(사야) 대관식이 끝나면 다 죽일 거예요
(은섬) 둘 중 하나만이 내일의 푸른 하늘을 보리라
(무백) 니르하
[사람들이 소리친다] 이대로면 아스달이 깨집니다
(태알하) 그래, 바라지
바라고말고
이제 이 아스달 전부를 바라
[사람들이 열광한다]
(탄야) 나 와한의 탄야
아스달의 모두에게 주문을 건다
(은섬) 나 와한의 은섬
[아고족들이 열광한다] 찬란한 아고족의 재림 이나이신기!
(탄야) 은섬아
(은섬) 탄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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