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hdal Chronicles 3
(무백) 저게 칸모르라면...
아라문 해슬라?
(무광) 형님! 형님 말도 앞으로 안 나갔죠?
(기토하) 형님! 저거 칸모르 아닙니까?
너희들은 돌아가서 이 상황을 전해!
(무백) 난 저놈을 쫓을 테니까!
(기토하) 예! [무백과 무광의 기합]
[무광과 기토하의 기합]
[기합]
[어두운 음악]
[은섬의 기합]
[기합]
[기합]
[은섬의 기합]
[새가 지저귄다]
[도우리의 거친 신음]
[다급한 숨소리]
(탄야) 살아
살아서 언젠가 언젠가 꼭 우릴 구하러 와
[거친 숨소리]
어떻게 해야 돼? 구해야 하는데
그놈들이 누군지도 모르겠고
(탄야) 꿈! 네 이름은 꿈이야!
나의 꿈이자 와한의 꿈!
그놈들은 너무 강하고, 너무 많고
(은섬) 너무!
[은섬의 거친 숨소리]
[말발굽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도우리의 거친 숨소리]
[칼을 쓱 꺼내는 소리가 들린다]
[무백의 기합]
[도우리의 거친 신음]
[은섬의 기합]
[은섬과 무백의 기합]
[기합]
[은섬이 계속 기합을 넣는다]
(무백) 저게 정말 칸모르라면
세상 어떤 말로도 따라잡지 못한다
[놀란 신음]
[무백의 기합]
[은섬의 힘주는 신음]
(은섬) 어쩌지?
[아파하는 탄성]
(은섬) 저 이상한 무기를 또 피할 수 있을까?
[말의 거친 신음] [무백의 거친 신음]
[놀란 탄성]
(은섬) 야, 왜 멈춰?
어쩌려는 거야, 어?
아, 안 돼, 왜 돌아?
[은섬의 기합]
[무백의 기합]
(은섬) 그래, 달새가 그랬지
난 사람이 아니라고
너무 빠른 눈을 가졌다고
[기합]
[은섬의 기합]
[말의 거친 신음] [무백의 신음]
[은섬의 기합]
[의미심장한 음악]
[힘주는 신음]
[무백의 거친 숨소리]
(산웅) 무백아 [어두운 음악]
(산웅) 칸모르 같은 사내가 되거라
강하고 빠를 뿐 아니라
모든 이들이 따르는 그런 사내
먼 옛날 칸모르가 뛰면
적군의 말들까지 모두 칸모르를 따라갔다더구나
[거친 숨소리]
(무백) 칸모르
정말 칸모르란 말인가
[어두운 음악]
[초설의 힘겨운 신음] [와한족들의 놀란 신음]
(탄야)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몸이 너무 뜨거워요 괜찮으세요?
(초설) 괜찮다, 괜찮아
헛디딘 것뿐이야
- (대칸 전사1) 일어나! - (대칸 전사2) 일어나!
(탄야) 저 사람들은 대체 누구죠?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죠?
(초설) 그곳으로 가는 걸까?
(대칸 전사1) 출발!
(탄야) 은섬아...
[떨리는 숨소리]
[무기들을 달그락거린다]
(도티) [울먹이며] 은섬 수수
은섬 수수
- 은섬 수수! - (은섬) 도티야!
[차분한 음악]
[도티가 흐느낀다] [은섬의 거친 숨소리]
다 죽였어
오륙이
(도티) 올미, 막세 다...
무서운 사람들이
번쩍번쩍하는 이상한 칼을 들고
괜찮아, 도티야, 이제 괜찮아
수수가 구할 거야, 구하러 갈 거야
(도티) 은섬 수수, 안 돼
그 사람들 너무 무서운 사람들이야
도티야, 도티야, 도티야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막 힘들 때
씨족 어머니께서 어떡하라고 하셨지?
음, 힘들 때?
정령의 소리를 들으라고
그렇지
근데 은섬 수수가
(은섬) 어
저기 말의 정령의 소리를 들었어
(도티) 어? 뭐, 뭐래?
(은섬) '돌아서서 달려들어라'
진짜? 어떻게?
그 사람들 되게 많았어 더 많을지도 몰라
(은섬) 우리 도티
달새 수수가 했던 말 기억나?
달새 수수?
(달새) 족장만 잡으면 됩니다!
족장만 잡아서
안자족이 원하는 만큼 보상을 하게 하고
우리는 받을 고기를 받으면 됩니다
어, 맞다
(은섬) 그 사람들을 다 무찌를 수는 없지만
그쪽 족장만 잡으면
우리 와한족 사람들하고 맞바꿈 할 수 있어
[말발굽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은섬의 거친 숨소리]
[은섬의 한숨]
(은섬) 야, 너...
야, 얘한테 좀 물어봐 봐 얘 왜 왔는지
어?
어?
(도티) 정령님이 말 안 하고 먹기만 해
[의미심장한 음악]
야
너 옷 한번 입어 볼래?
[거친 신음]
(열손) 저기...
이쪽으로는 길이 없습니다
우릴 어디로 끌고 가는 거요?
(대칸 전사3) 볼수록 희한하네
두즘생들이 어떻게 우리 말을 하지?
(열손) 아니, 어디로 가는 거냐고요
이쪽은 막혀 있어요
이쪽도 저쪽도 갈 데가 없습니다
알아, 우린 위쪽으로 가는 거야
(대칸 전사3) 저 위로
(열손) 아, 저긴 새가 아니고서는 갈 수가...
[이아르크인들의 놀란 신음]
[어두운 음악]
(대칸 전사1) 앞으로 가!
[대칸 전사1의 기합]
(열손) 저런 걸 어떻게...
(북쇠) 어떻게 저런 걸...
[대칸 전사1의 기합]
(대칸 전사2) 빨리빨리 따라와
[떨리는 숨소리]
(초설) 모든 정령이 말을 멈췄고
(탄야) 예?
(초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생기를 잃는다
생기를 잃는다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난다] [붕 소리가 울린다]
[대칸 전사들이 소리친다] [와한족들의 겁에 질린 탄성]
[붕 울린다]
[와한족들의 놀란 탄성]
[소란스럽다]
[와한족들의 겁에 질린 탄성]
(북쇠) 어, 저게 뭐야?
[북쇠의 떨리는 신음]
[와한족들의 놀란 신음]
[와한족들이 술렁인다]
[대칸 전사들이 소리친다]
(대칸 전사4) 빨리 움직여! [포로들의 신음]
(대칸 전사5) 일어나!
(대칸 전사4) 빨리 움직여!
(대칸 전사5) 멈춰라!
[와한족들의 겁에 질린 신음]
(대칸 전사5) 일어나!
- (대칸 전사1) 다 내려! - (대칸 전사6) 내려!
[와한족들의 겁에 질린 신음]
(대칸 전사6) 빨리 나와!
(대칸 전사3) 빨리빨리 내보내!
[대칸 전사들이 소리친다]
- (대칸 전사6) 나와! - (대칸 전사7) 움직이라고!
[소란스럽다]
- (대칸 전사7) 움직여! - (대칸 전사1) 내려!
(대칸 전사1) 빨리 움직여!
[대칸 전사들의 기합] [포로들의 신음]
(대칸 전사5) 일어나! [탁탁 때리는 소리가 난다]
[포로들의 힘겨운 신음] [대칸 전사들이 소리친다]
[와한족들이 울먹인다]
[대칸 전사들이 소리친다]
(대칸 전사5) 일어나!
[바람이 세차게 분다]
(대칸 전사1) 조용히 해!
[와한족들의 겁에 질린 신음]
[소란스럽다]
[무광의 놀란 신음] [기토하의 장난스러운 신음]
(대칸 전사8) 빨리빨리 올라와!
[탁 때리는 소리가 난다] [와한족들의 신음]
- (대칸 전사8) 올라가! - (대칸 전사1) 한 줄로, 한 줄로
[대칸 전사들이 소리친다] [와한족들의 떨리는 숨소리]
(대칸 전사1) 빨리 올라가
[대칸 전사들이 소리친다]
(대칸 전사8) 빨리빨리 움직여
[탁탁 때리는 소리가 난다] [대칸 전사9가 소리친다]
[와한족들의 힘겨운 신음]
(대칸 전사9) 빨리 움직여!
[소란스럽다]
(무광) 타곤 님한테 칸모르 얘기는 하지 마요
(기토하) 왜?
(무광) 아, 확실치도 않은 걸로 마음 뺏기게 하지 마시라고요
치, 그깟 칸모르 없어도 아라문 해슬라 되실 분입니다
(기토하) 야, 무백 형님이 어차피 칸모르 잡아 오시면...
(무광) 아, 그럼 그때 말하면 되지, 쯧
- 반말했냐? - (무광) 아닌데?
- '아닌데'? - (무광) 요
(기토하) 이 새끼가, 이씨
야! 이 새끼...
[어두운 음악] [와한족들의 겁에 질린 신음]
[와한족들의 힘겨운 신음]
[바람이 세차게 분다]
[탄야의 떨리는 숨소리]
[웅장한 음악]
[소란스럽다]
어떻게 이런...
(열손) 이건 말도 안 돼
(대칸 전사3) 아이, 진짜...
- (대칸 전사2) 빨리 와! - (대칸 전사1) 빨리 와!
[대칸 전사들이 소리친다]
(대칸 전사6) 아, 이 새끼 오줌 쌌어!
[탄야의 힘겨운 숨소리]
[탄야가 기침한다] (대칸 전사1) 빨리 와, 이 새끼들아!
(대칸 전사3) 빨리 와, 빨리 와! 이 새끼들아!
(대칸 전사1) 빨리 와! 이씨
(대칸 전사3) 빨리빨리 가라고
[새가 지저귄다] [긴장되는 음악]
[무백의 거친 숨소리]
(무광) 타곤 님!
이제 다 끌고 올라왔어요
(해투악) 노예가 한 2천 명 된다면서요?
오, 다들 큰 부자 되시겠다 [해투악의 웃음]
(기토하) 부자가 돼도 뭐, 아스달에 가야 뭘 누릴 거 아니야?
[주변이 소란스럽다]
그래, 가자
(기토하) 예?
(타곤) 오늘 바로 아스달로 출발한다
- (무광) 오! - (기토하) 진짜요?
진짜 가는 겁니까?
명이 내려왔어
[해투악의 놀란 신음] [무광의 신난 탄성]
(무광) 이게 얼마 만입니까!
(기토하) 이야!
[기토하의 웃음]
저기 이상한 애들 보이시죠?
[소란스럽다]
(기토하) 쟤들 우리 말 써요
- 뭐? - (기토하) 쟤들 우리 말 쓴다니까요?
(기토하) 와, 진짜 신기해요
씁, 노옛값 한 서너 배는 더 받겠죠?
(연발) 야, 그게 사실이면 열 배도 받겠다
[이아르크인들의 힘겨운 신음]
- (대칸 전사1) 조용히 해! - (대칸 전사2) 앞으로 나오라고
(대칸 전사2) 앞으로 나와, 앞으로 나와! [소란스럽다]
(연발) 이번엔 타곤 님께서도
아스달에서 누리실 거 다 누리시는 거겠죠?
잠깐잠깐 들르시는 거 말곤
10년 동안 제대로 계신 적도 없었잖아요
글쎄
(기토하) 이번에 또 그러면 제가 아스달 부숴 버릴 겁니다
(무광) 아, 그럼요!
우린 언제나 타곤 님과 함께입니다!
긴 것의 끝!
(함께) 깊은 곳의 바닥까지!
[함께 웃는다]
(연발) 가자!
- (무광) 아스달 - (해투악) 바닥까지
아, 길선 형님 못 본 지도 한참이네
혼자만 쏙 빠져 가지고 아스달에서 꿀 빨고 있겠죠?
(주모자) 길선 님! 살려 주십시오!
[주모자의 신음] [사람들의 놀란 신음]
[긴장되는 음악]
네놈들은!
(길선) 연맹의 곡식을 훔쳤다!
주모자 둘의 목을 치고!
나머지는 발목을 자를 것이다
다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초발) 우리 호피족이 무슨 잘못을 했소?
우린 달의 평원의 검은 돌이 깨지도록 땅을 갈았고
이 무릎이 먼지흙이 되도록 물길만 팠소!
한데 어찌 우리 호피족은 굶어 죽어 가고
아무것도 안 한 아사씨의 창고는 곡식이 넘쳐 난단 말이오?
(길선) 아사 가문은 이곳 아스에 가장 먼저 온 씨족이다!
아사 가문에 바치는 곡식은!
아사 가문의 것이 아니라 신들에게 바치는 것이다!
(초발) 달의 평원을 개간하는 데
대체 흰산의 주신 이소드녕께선 뭘 했는데요?
더구나 지금의 아사씨는
위대한 어머니 아사신의 곁다리 핏줄일 뿐
그 피가 이소드녕께 정말 닿기는 닿는답니까!
(길선) 너 이 자식
혹시 흰산의 심장 아니야?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초발) 그건 또 무슨 모함이오?
흰산의 심장은 이미 8년 전에 다 같이 때려잡았잖소!
아무리 때려잡아도 남는 놈들은 남아서
(길선) 아라문 해슬라는 이그트네 아사씨는 직계가 아니네
떠드니까, 너처럼
지금의 아사씨가 한 게 없는 건 사실 아니오?
(초발) 달의 평원에 살던 뇌안탈 놈들을 쫓은 건 타곤 님이시고
강도 없는 달의 평원에 물줄기를 끌어오신 분은
해족의 어라하이신 미홀 님이니까요!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 (남자1) 아이, 그건 그렇지 - (남자2) 맞는 소리야, 맞는 소리
[길선이 소리친다]
'하늘 아래, 아스 땅 위에'
(초발) '모든 씨족은 높낮음이 없다'
이것이 아스달 연맹을 만드신
아라문 해슬라의 말씀이시오!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사람들) 아라문이시여!
아라문 해슬라시여!
(길선) 이 새끼들이!
꽉 잡아
(단벽) 멈춰라!
(길선) 니르하! [사람들의 놀란 신음]
(사람들) 니르하
[사람들의 떨리는 신음]
(산웅) 어찌 죄를 지은 자가 큰 소리를 내는가?
신전으로 들어가는 곡식을 훔친 자들입니다
(초발) 아스달의 연맹장이시며 [어두운 음악]
새녘족의 어라하이신 산웅 니르하시여
예, 훔쳤습니다!
하나 제 말이 틀렸습니까?
아사 가문이 뭘 했기에
달의 평원에서 나온 곡식을 그리도 차지한단 말입니까!
(산웅) 무엇으로도 훔친 죄를 돌이킬 수는 없다
또한
아사 가문의 이름을 욕되게 입에 담은 것도
연맹장으로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초발) [흐느끼며] 억울합니다
하나
(산웅) 연맹장의 힘으로
이 처형을 잠시 미루겠다
[사람들의 놀란 숨소리]
이에 대해서는 대제관이신 아사론 니르하와 다시 상의할 것이다
고맙습니다, 산웅 니르하시여
(초발) 고맙습니다, 산웅 니르하시여 [사람들이 감사 인사를 한다]
고맙습니다, 산웅 니르하시여
[어두운 음악]
- (남자3) 니르하 - (남자4) 니르하
(산웅) 아까 그자만 빼고 나머지의 목을 모두 치거라
예?
우두머리의 목만 베는 것이 아니고요?
큰 소동이 날 겁니다
(단벽) 가뜩이나 아사씨들에 대한 불만이 하늘을 찌르는데
그래서 그리하라는 것이다
그 죽음에 대한 원망이
나에게 이르기 전에 아사씨에게 미칠 것이다
아버지
그럼 아까 그자는 왜 살려 두십니까?
말이 많고 빠르고 시끄럽더구나
더 떠들게 하라
뭐, 틀린 말도 아니고
[한숨]
[긴장되는 음악]
(산웅) 누구냐
(태알하) 나 좋아, 안 좋아?
[산웅의 한숨]
이게 대체 무슨 짓이냐
(산웅) 칠 장난이 따로 있지, 이게 무슨...
안 좋아?
[산웅의 헛웃음]
안 좋구나
[칼을 탁 내려놓는다]
좋기만 하겠느냐
해투악은?
곧 오겠지
타곤의 움직임을 빨리 알아야 해
역시 나한텐 마음이 하나도 없어
(태알하) 오로지 타곤, 타곤
아들은 왜 그렇게 미워해?
(산웅) 미워하지 않아
(여자1) 타곤을 죽여야 한다 [어두운 음악]
(산웅) 아직 어린아이일 뿐입니다
(여자1) 그저 어린아이가 아니질 않으냐
널 죽일 것이고 많은 생명을 해칠 것이다
또한 연맹을 무너뜨릴 것이야
(산웅) 아, 말도 안 됩니다
(여자1) 다라부루께서 내리신 신탁이야
새녘과 새녘을 따르는 부족들의 생명이
모두 너에게 맡겨져 있다
모르느냐?
(산웅) 압니다
압니다, 너무나도 잘 압니다 하니 제가 잘 가르쳐서...
(여자1) 그 아이가 널 죽이지 않는다고 해도
그 아이는 네 발목을 잡을 것이야
흰산족이 어떻게 해서든지
너의 약점을 찾아낼 테니까
(태알하) 타곤을 왜 그렇게 미워하냐고
(산웅) 미운 게 아니라
무섭다
무섭다고?
결국 내가 타곤을 죽이게 될까 봐
(태알하) 타곤을 너무 크게 생각하네
걱정 마
타곤은 아무것도 몰라
순진하게 연맹에서 시키는 일만 한다고
타곤이 인기가 좋기는 하지만
애송이인데, 뭐
왜 그렇게 봐?
혼인하자
[어두운 음악]
싫은가?
(태알하) 우리 아버지는 좋아하겠네
근데
당신과 내가 혼인하는 거
우리 둘만의 문제가 아니잖아?
당신 말대로 권력
아스달의 판도가 바뀌는 일인데
흰산족이 가만있겠어?
특히 그 천년 묵은 뱀 같은 아사론이?
[신비로운 음악]
(아사못) 아사론 니르하
신을 만나고 계신데 송구합니다
말하라
산웅 니르하의 방에 은밀히 드나들던 자가
(아사못) 새녘족의 당그리가 아니라
미홀의 딸 태알하였답니다
놀라지 않으십니까?
밝은 것이 상하고
(아사론) 어둠에 물처럼 잠긴다
미홀이 해족을 이끌고 아스달 땅에 왔을 때
(아사못) 그때 내쳤어야 했습니다
그들이 가져온 청동과 농경술은 위험한 거였어요
미홀은 그사이에 너무 컸습니다
만약 태알하와 산웅이 혼인이라도 한다면...
그럴까?
(아사못) 니르하
산웅은 미홀과 손잡고 우리에게 맞서려는 게 분명합니다
[상을 탁 치는 소리가 들린다] (미홀) 됐다
[기쁜 숨소리]
(미홀) 수고 많았다
(태알하) 아, 자존심 상해
이 태알하가
혼인하자는 얘기를 듣는 데 대체 얼마나 걸린 거야?
타곤은 사흘 만에 혼인하자고 했는데
그러고 보면 타곤은 참 어려요, 아버지
(미홀) 산웅을 타곤 따위와 비교할 수 없지
니르하지 않느냐
이 아스달에 니르하로 불릴 수 있는 자는 단둘
아사론과 산웅
만만치 않은 사내들이다
아...
니르하께서 내게 청혼을 하셨으니
산웅이 너와 혼인을 한다는 건
결심이 섰다는 것
그렇죠
(태알하) 아사론과 했던 연합을 끝내고
우리 해족이랑 연합을 하겠다는 건데
그게 첫 번째
(태알하) 그럼 두 번째는요?
[숨을 깊게 내뱉는다]
타곤
(미홀) 타곤이 너와 어떤 사이인지 산웅이 모르지 않는다
그런 너에게 청혼을 했다는 건
타곤을 치겠다는 거지
[미홀의 한숨]
너의 길고 긴 여마리 짓도
이제 머지않은 것 같구나
[의미심장한 음악]
(여비) 낮부터 왜 술이십니까?
(태알하) 연맹장 산웅도
아버지 미홀도 마음을 굳혔다
이제 타곤은 죽는다
타곤은 죽어
흔들리시면 안 됩니다
(여비) 태알하 님이 타곤을 버린 게 아닙니다
타곤이 탈락한 겁니다
아버님께서 걱정하십니다 흔들리지 마세요
흔들려?
누가?
[잔을 탁 내려놓는다]
(태알하) 나 태알하
타곤과 산웅 사이의 여마리를 왜 할까?
아버지 명령이라서?
아니
내 목표는
아스달을 내 발아래에 두는 거야
네
(태알하) 내 걱정은
'타곤이 그냥 당할까?' 하는 거야
(해투악) 타곤 님!
(해투악) 이, 이걸 태알하 님께 전하라고요?
아참
(타곤) 이것도
탑에 숨겨 놓은 아이한테
(해투악) 아...
이, 이거 잘못하면 타곤 님이 추방당하는 거잖아요
(타곤) 아, 걔 열두 살 때 봤는데 많이 컸겠네
타곤 님!
얼른 출발하거라, 나도 출발해야 한다
[난감한 신음]
(해투악) 예, 갈게요
[타곤이 콧노래를 부른다]
[긴장되는 음악]
[와한족들의 떨리는 숨소리]
[여기저기서 기침한다]
- (타곤) 출발하자 - (연발) 예
(연발) 출발한다!
(대칸 전사들) 예!
[나팔이 붕 울린다]
(대칸 전사1) 돌아, 돌아! [대칸 전사들이 소리친다]
돌아!
[소란스럽다]
빨리 가! 빨리 움직여!
돌아! 움직여! 빨리 움직여!
(무광) 무백 형님이 늦어지시네
(기토하) 야, 세상 걱정할 사람이 없어서 너희 형님을 걱정하냐?
대칸 최고의 전사를?
[기토하의 웃음]
[새가 지저귄다]
[부스럭 소리가 들린다]
[긴장되는 음악]
[무백의 거친 숨소리]
[짐승 울음]
[칼을 탁 넣는다]
[의미심장한 음악]
(노파) 안 됩니다, 안 돼요!
안 돼, 안 돼, 안 돼
그 보자기는...
(무백) 너희 씨족의 신성꾸러미겠지
(노파) 예, 하니 제발 이것만은...
이것만은 해치지 마시오
[노파의 놀란 숨소리]
(무백) 이건 별다야?
어디서 난 것이냐?
(노파) 그건 우리
와한족의 처음이신 흰늑대 할머니의 신물이오!
(무백) 말도 안 돼
(대칸 전사10) 무백 님은 언제 오시는 거야?
(대칸 전사11) 그걸 어떻게 알겠어? 누굴 잡아 온다는데
(대칸 전사10) 여긴 어두워지면 너무 으스스해
(대칸 전사11) 그러게 말이야
[긴장되는 음악]
(도티) 무서워
[은섬의 다급한 숨소리]
(대칸 전사10) 뭔 소리 들리지 않았어?
(대칸 전사11) 어, 들린 것 같은데
이 근방 두즘생들은 모두 쓸어버렸다고 했는데
(은섬) 저놈들이랑 싸워야 하나?
될까?
할 수 있을까?
은섬이는 진짜 한 번 본 건 다 따라 한다
(탄야) 와, 진짜 어떻게 한 번 본 동작을 다 따라 하냐
[달새의 기합]
[삭 벤다]
(은섬) 해 보자
(대칸 전사10) 거기 누구냐
(대칸 전사11) 웬 놈이냐, 나와라!
나와!
[말발굽 소리가 들린다] [은섬의 기합]
[긴박한 음악]
[대칸 전사11의 신음] [도우리의 거친 신음]
(은섬) 됐어, 도울아, 우리가 해냈어
이번엔 저놈
[대칸 전사10의 겁먹은 신음]
[대칸 전사10의 신음]
[대칸 전사10이 기침한다]
(대칸 전사10) [힘겨운 목소리로] 두즘생 놈들이 말을 타다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은섬) 우리 씨족 사람들 어디로 데려갔어?
아, 우리 말을 쓰는 두즘생 놈들이 있다더니
(대칸 전사10) 네놈들이구나
(은섬) 어디로 데려갔냐고!
(대칸 전사10) 다 올라갔지
여긴 한 마리도 없어, 두즘생은
올라가다니
어디로 올라가?
(대칸 전사10) 저 위지
(은섬) 저 위를 어떻게 올라가?
어, 너희도 위로 통하는 동굴을 아는 거야?
(대칸 전사10) 뭐? [도티의 떨리는 신음]
[의미심장한 음악]
(도티) 은섬 수수
저게 뭐야?
(은섬) 말도 안 돼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
길고 긴 끊어지지 않는 줄
엄마와 내가 그렇게 바라고 바랐던 거였는데
[대칸 전사10의 힘주는 신음]
[대칸 전사10의 신음]
(은섬) 너희들 뭐야
너희들 뭔데 이런 걸 만들었어?
누가 만들었어?
(대칸 전사10) 그야 산웅 니르하의 명으로
누구?
아스달의 수장이신 연맹장 산웅 니르하께서
(은섬) 누굴까?
저런 걸 만든 저 대흑벽 너머의
그자의 키는 대체 몇 뼘이야?
(은섬) 어마어마한 거인은...
대흑벽만큼 키가 큰 거야?
[헛웃음]
(은섬) 그자가 너희 족장이야?
(대칸 전사10) 족장?
말하자면 뭐, 그렇지
그자는 어디 있어?
(대칸 전사10) 당연히
아스달에
아스달?
[나팔이 붕 울린다]
(대칸 전사12) 빨리 돌려!
더 빨리! 더 빨리!
[소란스럽다]
(대칸 전사12) 더 빨리!
(대칸 전사13) 더, 더 빨리!
무백 님이냐?
(대칸 전사3) 무백 님 말고 누가 있겠습니까?
[탁 때리는 소리가 난다] (대칸 전사12) 더 빨리!
- (대칸 전사13) 돌려! 돌려! - (대칸 전사12) 빨리!
[긴장되는 음악]
(대칸 전사12) 빨리 돌려!
더 빨리!
빨리!
더 빨리!
더, 더 빨리!
빨리!
(대칸 전사13) 멈춰!
[긴장되는 음악]
[도우리의 거친 신음]
(대칸 전사10) 잡아!
- (대칸 전사14) 에잇, 잡아! - (대칸 전사15) 잡아, 잡아!
[은섬의 기합]
[대칸 전사들이 소리친다]
[거리가 시끌벅적하다]
- (남자5) 전령이다! - (여자2) 전령이다!
(여자3) 전령이다!
[사람들이 환호한다]
(남자6) 타곤 님께서 이아르크를 정벌하셨다!
(여자3) 타곤 님께서 노예들을 이끌고 오신다!
(남자6) 두즘생을 이끌고 오신다!
(남자7) 아스달의 영웅 타곤!
(사람들) 타곤! 타곤!
타곤! 타곤!
타곤! 타곤!
(전령) 연맹장 산웅 니르하
타곤의 대칸 부대가 연맹의 명을 완수하였습니다
그래
(산웅) 타곤은 언제쯤 아스달로 돌아오느냐?
(전령) 대흑벽에서 어제 출발했으나
2천 명 넘는 두즘생을 이끌고 오니
아마도 사흘쯤 걸릴 듯합니다
(산웅) 그래
술과 음식을 내어 주거라
(관리) 예
고맙습니다, 니르하
혼자 온 게냐?
아닙니다 해족의 해투악과 같이 왔습니다
[긴장되는 음악]
그런가?
(태알하) 투악아
이게 정말 맞아?
타곤이 직접 쓰는 걸 봤어?
아, 그럼요
(해투악) 제가 몇 번이나 물어봤는걸요
아니, 왜 꽁꽁 숨겨도 모자란 걸 밝히라고 하시는지
아, 그것도 산웅 니르하께
맛있겠다, 먹어도 되나?
(태알하) 이건 자살행위야
(해투악) 어쩌실 거예요?
타곤 님이 시킨 대로 하실 거예요?
아니면 타곤 님이 이렇게 하라고 했다고 다 보고하실 거예요?
혹시 흥얼거리지 않았니?
예?
이거 줄 때
무슨 노래 같은 거 흥얼거리지 않았냐고
글쎄요, 그건 제가 잘...
[타곤이 콧노래를 부른다]
아, 아, 맞아요
콧노래를 부르셨어요
(해투악) 왜요?
(태알하) 니르하
태알하 님
[어두운 음악] 오랜만에 뵙습니다
(산웅) 연맹궁엔 어쩐 일이십니까?
저희 아버지를 뵈러 왔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실은...
예
(태알하) '태알하 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가증스러워
해투악이 왔다고?
엄청난 걸 들고 왔던데
무엇이냐
타곤 님이 시킨 대로 하실 거예요?
아니면 타곤 님이 이렇게 하라고 했다고 다 보고하실 거예요?
보는 눈들이 있다
(산웅) 자리가 좋지 않아
빨리 얘기하거라
올림사니는 누가 하지?
(산웅) 그게 무슨 소리야?
올림사니를 누가 하냐고
신의 영능을 가진 아사씨의 제관이 하지
만약 그렇지 않은 자가 올림사니를 하면?
당연한 걸 어찌 물어? 그야...
[긴장되는 음악]
설마
타곤은 끝났어
(단벽) 예?
타곤 형님이
올림사니를 했다고요?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 수십 번을 한 모양이야
[황당한 숨소리]
(산웅) 죽은 자를 신께 인도하는 올림사니는
신성을 가진 자만의 특권
아사 가문이 가장 중하게 여기는 것이지
한데 타곤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산웅) 이 일로 타곤이 신성 재판에 회부된다면
- 아버지 - (산웅) 어찌 되겠느냐
(단벽) 죽이거나
두 발목을 잘라 네발로 추방됩니다
아사론이 죽이지는 못할 것이다
추방하겠지
하지만 형님을 죽이지 않고 추방한다 해도
연맹인들의 분노를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래
그 분노
어디로 향하겠느냐
하면?
(산웅) 신성 재판의 처결은 아사론이 하게 된다
모든 분노는 아사론을 향할 것이고
타곤이
자신과 아사론의 무덤을
함께 팠구나
다만 이 모든 일에 내가 관련이 없어야겠지
난 타곤의 아버지니까
(아사못) 수련이 덜 된 제관 하나가
니르하께서 하시는 신성 연기를 마시려 했습니다
꿈이 만나지지 않으니 답답하여 그랬나 봅니다
쯧쯧
(아사론) 수련이 되지 않은 자가 하면
목숨을 잃는다 그리 말했거늘
(아사못) 매를 치고 내쳤습니다
(관리) 아사론 니르하!
(아사못) 무슨 일이오?
(관리) 이게 연맹궁 청원부에 놓여져 있었습니다
모두 나가거라
(관리) 타곤이 전쟁 중에 올림사니를 했답니다 [어두운 음악]
그게 말이 됩니까?
(아사못) 타곤이 그걸 어찌 할 수가 있습니까?
(관리) 본 사람도 있답니다
(아사못) 이런 말도 안 되는...
감히 새녘족 따위가 신성한 올림사니를 행하다니
[죽간을 탁 접는다]
타곤이 들어오는 즉시
신성 재판에 올리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아사론) 타곤의 두 발목을 잘라
네발로 기게 하여 아스달에서 추방하라
내 이리 판결을 한다면
사람들은 나를
우리 아사씨를 어찌 여길까?
뭘 들었냐?
호피 부족이 신전의 창고를 습격을 했다는데도
사람들은 그들을 욕하기는커녕
우리 아사 가문이 위대한 어머니 아사신의 방계일 뿐이라며
이소드녕을 욕보인다지 않더냐
이런 때 내 손으로 타곤의 두 발목을 자른다?
그렇다고 이 일을 그냥 묵과한다면
(아사못) 우리 아사씨의 영능은 어찌 되겠습니까?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모르면 되는 것이지
모르는 일은 없는 일이니라
(아사론) 이걸 누가 또 보았느냐?
제가 보자마자 니르하께 가져왔습니다
[아사론이 살짝 웃는다]
[관리의 신음] [아사못의 놀란 숨소리]
(아사론) 아스달에 글자를 쓸 수 있는 자는 많지 않다
이걸 투서한 자를 찾아내거라
(아사론) 타곤과 나를
한꺼번에 곤경에 빠트릴 이 상황이
정말 우연히 생긴 걸까?
[새가 지저귄다] [거리가 소란스럽다]
(해투악) 아, 아, 아가씨
어떻게 하셨어요?
타곤 님이 하라는 대로 하셨어요?
아니면 타곤 님이 이렇게 시켰다고 다 고하셨어요?
아, 태알하 님!
타곤이 하라는 대로 했어
예?
(해투악) 아, 아, 어쩌시려고요?
아, 타곤 님을 선택하신 거예요?
(태알하) 그건 아니야
하지만 타곤이 콧노래를 불렀다며
(해투악) 예, 그게 왜요?
아이, 그게 뭔데요
[어두운 음악] 설레는 거야
예?
타곤은 지금 설레고 있다고
아뜨라드에 불을 지를 때처럼
[타곤이 콧노래를 부른다]
[힘주는 신음이 들린다] [괴로워하는 신음]
[계속 콧노래를 부른다]
[말발굽 소리가 들린다]
(연발) 형님
[연발의 거친 숨소리]
[연발의 웃음]
대칸들만 가도 아스달 사람들 좋아 죽는데
타곤 님까지 가시면
[웃으며] 거기다가
두즘생 노예들까지 데려가잖아요
아주 난리도 아닐 겁니다
진짜 난리는 시작도 안 했다
(연발) 예?
무슨 난리요?
두즘생들은?
아...
(연발) 좀 씻기고 뭐 좀 먹이고 그러고 있습니다
[어두운 음악]
[산새 울음]
(검불) 먹어, 어
머, 먹어
뭘 뺏지도 않고 죽이지도 않고
대체 우릴 왜 끌고 가는 걸까?
(검불) 그러니까
이렇게 끼니까지 먹여 가면서
[우루미가 흐느낀다]
(우루미) 도티야...
[한숨]
왜 울어?
울지 말고 먹어
어머니
어머니도 드셔야 돼요
(우루미) 할머니도 그대로 두고 왔어
벌레들이 파먹을 텐데
우리 도티는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고
먹어야 살 수 있고
(탄야) 살아야 도망갈 수 있고
도망가야 도티도 찾을 수 있을 거야
[우루미가 흐느낀다]
[우루미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엄마 울어
좀만 기다려
저놈들 족장을 잡아서
그 아스달에 있다는?
그래
바로 연망장 산웅 니르하
(도티) 연망장?
연맹장 아니었어?
아니, 연망장이야
그래? 연망장?
[우루미가 계속 흐느낀다] (도티) 그럼 연망장 꼭 잡아서
엄마 구해 줘야 해
그래야지
엄마...
(탄야) 도우리?
(탄야) 은섬아
와한의 꿈 은섬아
(은섬) 걱정 마, 탄야
내가 꼭 너 구해 낼게
(아사론) 이런 똥 같은! [어두운 음악]
(아사욘) 니르하, 어찌 그러십니까?
(아사론) 새녘족 놈이야
대칸 부대 출신이라고
(아사욘) 예?
(아사못) 그 투서를 한 자가 산웅 니르하의 가죽장 바치 놈이었어
(아사욘) 그럼 정말로 이 일을 산웅 니르하께서 꾸민 걸까요?
아무리 그래도 아들인데
(아사론) 음모를 누가 꾸몄는지는 두 번째다
(아사못) 하면?
넌 당장 그 바치 놈을 잡아
(아사론) 그놈이 누구한테 이 얘기를 했는지 알아내고
이야기를 들은 자가 있거든
그자들을 모두 재물로 달래든 목숨을 끊든
무엇이든 해서 입을 막아라
우선 타곤이 올림사니 한 일은 덮어야 한다
예
산웅 이놈
아휴
안 되겠다
나를 따르거라
(아사론) 정말 투서를 사주하였는가
갈수록 추해지는구나, 산웅
하나 난 이소드녕의 영능이 임해 있는
대제관 아사론이다
(사람들) 아사론 니르하시여!
타곤 님을 용서해 주소서!
[사람들이 저마다 애원한다] (남자8) 아사론 니르하시여!
타곤 님을 용서해 주소서!
(산웅) 아사론 니르하시여!
저의 어리석은 아들 타곤이
감히 오직 아사 가문에만 내려진 신성을 범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황망하여 달려가던 중이었습니다
연맹장이기 이전에
아버지인 제 마음을 헤아리시어
부디 제 자식 놈에게
관대한 처분을 내려 주실 것을
바라고 또 바라옵니다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사람들)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사람들)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도우리의 거친 신음] [은섬과 도티의 놀란 탄성]
[은섬의 신음]
(은섬) 도티야, 괜찮아? 어?
(도티) 응
도우리 갑자기 왜 멈춘 거야
(은섬) 보나 마나지, 뭐, 저, 씨...
야, 너 아까도 먹었잖아
나 도우라고 도우리로 지었는데
네가 계속 이렇게 처먹기만 하면 네가 도우리야?
처먹으리지
- (은섬) 쯧 - 근데...
(도티) 이게 뭐야?
(은섬) 수수네
와...
야, 너 진짜 가리는 게 없구나?
(도티) 그게 아니라...
[은섬의 어이없는 숨소리] 얘네가 왜 이렇게 나란히 서 있어?
[어두운 음악]
(은섬) 그러게?
어떻게 이렇게...
줄을 맞춰서 자랐지?
(농부) 야, 이 도둑놈들아!
저리 가! 가! [도우리의 거친 신음]
아니, 이것들이, 이게!
[은섬의 놀란 신음] [농부의 신음]
- (은섬) 괜찮아? - (농부) 아이...
(농부) 벌건 대낮에 남의 곡식을 훔쳐 먹어 겁도 없이!
아니, 이게 누구 건데요?
(농부) 내 거지! 내 땅이니까!
내 땅?
[안자족 전사가 안자족어로 말한다] [어두운 음악]
땅을 뺏으러 왔다고?
(열손) 땅을 뺏는다니?
안자족이 언제 땅을 가졌었더냐?
땅을 가졌다는 말은
하늘과 바람을 가졌다는 말과 똑같다
(은섬) 정말로 땅을 갖기도 하고 뺏기도 한다는 거야?
어떻게?
대체 어떻게?
(농부) 당연히 내 거지
내가 씨 뿌리고 거름 주고
허리가 휘도록 김맸는데
씨를 뿌려요?
아, 그럼 이걸 다 일부러 뿌려 가지고...
(농부) 아니, 이놈이 근데, 이씨
[농부의 놀란 신음] [의미심장한 효과음]
아이고
살려 주십시오, 아사씨인 줄도 모르고
아사... [긴장되는 음악]
뭐요?
(농부) 이, 이그트
이그트?
[은섬의 거친 숨소리] [대칸 전사16의 놀란 신음]
너 이그트구나
이그트가 뭐예요?
(은섬) 이그트가 뭐냐고요
(농부) 이그트다!
이그트가 나타났다!
여기, 여기 이그트가 있다!
여기 이그트가 나타났다!
아, 이그트야!
[농부의 신음]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이그트가 뭔데요?
아, 이그트가 뭐냐고요!
그, 그게...
(은섬) 아, 죽이지 않아요
[농부의 떨리는 숨소리]
이그트가 뭔데요?
우리 같은 사람이랑
뇌안탈의 잡종
그럼 뇌안탈은 뭔데요?
(농부) 뇌안탈은
괴물이죠!
[어두운 음악] [농부의 떨리는 숨소리]
괴물?
내가 괴물의 자식?
(은섬) 내가 괴물의 자식?
(도티) 은섬 수수! [농부의 힘주는 신음]
[농부의 신음]
[은섬의 거친 신음]
괴물?
[놀란 숨소리]
[은섬의 거친 숨소리]
난 괜찮아, 진정해
괜찮아
(은섬) 너는 왜 괜찮아?
괴물의 자식이라는데?
(채은) 아니, 뇌안탈은 괴물이 아니야
그건 지금의 아사씨들이 퍼트린 얘기야
[차분한 음악]
[놀란 숨소리]
보라색 피
너 진짜 이그트구나?
[채은의 놀란 숨소리]
(채은) 실제론 처음 봐
너 이러고 돌아다니면 안 돼
네가 죽거나 아니면 지금처럼 사람을 죽이게 돼
뇌안탈이 괴물이 아니라면
그럼 뭐야?
사람과는 조금 다른 사람
근데 사람보다 더 예뻐
(아사욘) 니르하
안 됩니다
타곤의 발목을 자를 순 없습니다
그랬다가는 우리 아사씨를 향해 폭동이 일어날 거예요
(아사못) 하지만 이미 모두가 아는 이상 어쩔 수 없습니다
처벌을 안 한다면
오랫동안 지켜 온 우리의 권능이 흔들립니다
(아사사칸) 아사못
[신비로운 음악] 네 말이 옳다
(아사론) 흰산의 어머니시여
하늘못에서 어찌 예까지...
눈먼 말을 타고 벼랑으로 내닫은 아이를 본 어미처럼
참담한 얘기를 전해 듣고
(아사사칸) 이렇게 한걸음에 달려왔네
(아사론) 흰산의 어머니시여
(아사사칸) 신성이 임하지 않은 자가
올림사니 한 것을 인정한다면
모두가 신을 만날 수 있다는 얘기예요
- (아사사칸) 그리되면... - (아사욘) 어머니시여
하지만 지금 타곤을 처벌하면...
[지팡이를 탁 내리친다]
(아사사칸) 백 명 중의 하나
천 명 중의 하나!
만 명 중의 하나가 신을 만난다
그 선택받은 하나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씨족이 되고 부족이 되고
이렇게 연맹에 이르게 됐다
그 선택받은 하나의 권능이 무너진다면
사람들은 무엇으로 모일 것이냐
모이지 않고 흩어진다면
힘을 합치지 않는다면
이 사람 세상은
예전 짐승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모두가 선택받았다면
모두가 선택받지 않은 것과도 같은 것입니다
대제관
그런 평등은 연맹을 파괴할 것입니다
아사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연맹이 깨집니다
정신 차리세요!
(채은) 이름이 뭐야?
- 도티 - (채은) 음, 이쁜 이름이네?
- 왜? - (도티) 이상해
그래?
[은섬의 헛기침]
고맙다
(채은) 입술 내밀어 봐
왜?
아, 뭐야, 이거?
네 등엔 아마도 파란 반점이 있겠지만
겉으로 드러난 건 입술 색뿐이야
감춰야 돼
됐다
(채은) 아, 이거 동생 주려고 만든 건데 너 가져라
꼭 바르고 다녀
근데 여기는
이그트를 굉장히 끔찍하게 여기는 거 같던데
넌 아니야?
왜 날 도와주는 거야?
여기까지야
(채은) 다음에 보면 내가 널 죽일 수도 있어
그러니까 얼른 너 살던 데로 돌아가
이그트가 뭔지도 모르는 곳에서 온 거 같으니까
[어두운 음악]
(은섬) 뇌안탈은 어디 가면 만날 수 있어?
(채은) 이젠 못 만나
우리가 다 죽였거든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도티) 저 돌 절벽은 뭐야?
저런 게 왜 있어?
(은섬) 그러게
땅 위에다 이게 뭔 짓이냐, 쓸데없이
(위병) 들어가, 뭐야, 이거
정지
[도티의 놀란 숨소리]
[긴장되는 음악] [도티의 놀란 신음]
저기 빛나는 돌칼...
(위병) 들어가
저기 [도티의 울음]
들어가
[차분한 음악]
(도티) [울먹이며] 은섬 수수, 나 왜 꼬집었어?
(은섬) 내가 언제, 네가 울었지
(도티) 꼬집었잖아, 아프게
(은섬) [웃으며] 글쎄
(도티) 거짓말 치지 마
[소란스럽다]
[웅장한 음악]
(남자9) 아니
(남자10) 그걸 왜 나한테 뭐라 그래요?
(남자9) 한번 해보자는 거야, 지금?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여자4) 싸게 드려요, 보고 가세요
[사람들이 저마다 말한다]
(은섬) 여기가
아스달?
[새가 지저귄다]
(은섬) 연망장 산웅을 잡아서 교환할 거야
(채은) 무슨 수로?
(은섬) 구하기 전엔 못 떠나
(탄야) 푸른 불이 폭풍처럼 너희들의 터전을 휩쓸 것이다
(타곤) 그런 무시무시한 저주를 하고 왜 울지?
(태알하) 그 계획 꼭 성공해
(남자11) 타곤 님이시다!
(사람들) 타곤!
(아사론) 타곤의 신성 모독죄에 대한 신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은섬의 기합]
(타곤) 갑자기 나타난 그자는 대체 누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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