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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에서 온 그대 13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난 내가 가진 능력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그들과는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들켜야만 했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남자1의 아파하는 신음]

 

(남자1) 거기 누구 없소?

 

나 좀 살려 주시오

 

[남자1의 아파하는 신음]

 

나 좀 살려 주시오

 

나 좀 살려 주시오아휴

 

내 다리

 

[남자1의 아파하는 신음]

 

[신비로운 효과음]

 

[당황한 신음]

 

[놀라는 숨소리]

 

[뛰어오는 발걸음]

 

[긴장되는 음악] (남자1) 저놈입니다!

 

저놈이 잡술을 써서

 

눈빛만으로 바위를 들어 올렸습니다

 

분명 마을에 불길한 일들이 생기는 것이

 

다 저놈 때문일 것입니다

 

(군관저놈 잡아라잡아라! [사람들이 저마다 소리친다]

 

(군졸1) 저놈 잡아라!

 

[신비로운 효과음]

 

[사람들의 당황한 신음]

 

(군졸2) 도깨비다도깨비

 

(군졸3) 구미호다

 

[차분한 음악나에게서 받은 도움을 고마워하는 것은 잠깐

 

 

내가 가진 능력 때문에

 

그들과는 다른 존재라는 사실 때문에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오래 정을 주고 산 사람이라 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잔잔한 음악]

 

(남자2) 얘기를 해 보게

 

우리가 벗이 된 지가 올해로 벌써 10년째인데

 

못 할 말이 무에 있는가?

 

도대체 어디로 떠난다는 말인가?

 

(민준자네는

 

날 믿나?

 

(남자2) 믿지내 자신보다 더

 

(민준내 얼굴이 어떠한가?

 

자네를 처음 만났던 10년 전과 비교한다면 말일세

 

(남자2) 내 늘 얘기하지 않나?

 

자네는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얼굴이 똑같다네

 

[남자2의 웃음]

 

[민준의 한숨]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나?

 

그거야

 

자네가 잘 늙지 않는 체질을 타고나서

 

아니라네

 

놀라지 말게

 

나는

 

이 별의 사람이 아니라네

 

?

 

다른 별에서 온

 

다른 생명체라네

 

[못마땅한 헛기침]

 

자네

 

지금 날 놀리는 건가?

 

사실이네

 

[한숨]

 

증명해 보일 수 있겠나?

 

증명해 보게

 

(남자2) 그럼 내 자네 말을 믿겠네

 

아니라면

 

나를 놀리는 것으로 알고

 

[신비로운 효과음]

 

[책이 툭 떨어진다]

 

다치지 않았나?

 

살려 주시게

 

제발

 

내가 왜 자네를… [남자2의 겁먹은 신음]

 

사람 살려

 

(남자2) 사람 살려! [남자2의 다급한 신음]

 

사람 살려!

 

(민준오랜 경험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누군가를 잃지 않으려면

 

철저하게 정체를 숨겨야 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난 오늘

 

천송이를 잃기 위해서

 

그녀에게 내 정체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녀가 나에게서 달아나 주기를

 

나를 두려워해 주기를

 

바라면서

 

[송이의 놀라는 숨소리]

 

12년 전에

 

너를 구한 게 누구였는지

 

궁금했던 거 아닌가?

 

(민준그때 너를 구한 게

 

나야

 

[의미심장한 음악]

 

너를 구했던 건 딴 이유 없었어

 

그때의 네가

 

400년 전 그 아이

 

이 비녀의 주인인 그 아이를

 

닮았으니까

 

순간 착각할 만큼

 

많이 닮았었거든

 

무슨 소리야지금?

 

(송이) 400년 전 비녀의 주인

 

그때 살았던 사람 얼굴을 어떻게 알아?

 

그럼 당신이

 

400년 동안 살기라도 했단 말이야?

 

맞아

 

(민준나는 400년 전에

 

외계에서 이곳에 왔고

 

내가 살던 별로 돌아가지 못했고

 

이 땅에서 400년을 살아왔어

 

도민준 씨

 

(송이가자집에

 

우리 도민준 씨

 

아직 많이 아프네

 

[신비로운 효과음]

 

[긴장되는 음악]

 

(민준상관없다며?

 

[떨리는 숨소리]

 

내가 누구든

 

나는 이런 사람이야

 

아직도

 

상관없어?

 

방금 뭐야?

 

뭘 어떻게 한 거야?

 

아직도 모르겠어?

 

(민준나는 마음만 먹으면

 

지금 이 자리에서 너를 해칠 수도 있어

 

그러니까

 

기회 줄 때 도망가

 

!

 

[송이의 떨리는 숨소리]

 

나 잠깐만 붙잡고 있을게

 

(송이나 다리가 너무 후들거려서 그래

 

[쓸쓸한 음악] [송이의 떨리는 숨소리]

 

당신이 다 맞다 쳐

 

당신 말대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날 해칠 수 있었다 치자고

 

그럼 왜 그랬는데?

 

왜 그동안 몇 번이나 날 구해 주고

 

내가 하자는 대로 다 해 주고

 

내 말 다 들어주고

 

왜 날 지켜 준 건데?

 

?

 

말했잖아

 

그 아이랑 닮아서 그랬어

 

(민준혹시 두 사람 사이에 뭐가 있나 해서

 

그런데

 

그게 아닌 거 같더군

 

네가 그냥 천송이기만 하다면

 

난 관심 없어

 

네가 어떻게 되든

 

[떨리는 숨소리]

 

말도 안 돼

 

장난해?

 

외계인?

 

병원은 자기가 가 봐야겠네

 

[떨리는 숨소리]

 

[트럭 경적이 빵빵 울린다]

 

[트럭이 끼익 멈춘다]

 

정말 그 아저씨라고?

 

도민준이?

 

[신비로운 효과음]

 

(송이도민준!

 

[비명]

 

[신비로운 효과음]

 

[다가오는 엔진음]

 

(손님

 

(택시 기사들어가세요

 

[버튼 조작음]

 

[택시가 끼익거린다] (택시 기사뭐야이거?

 

[기어 조작음아이참

 

[자동차 시동음]

 

[택시 기사의 힘주는 신음]

 

이게 왜 안 걸려?

 

아휴 [자동차 시동음]

 

아휴

 

[기어 조작음]

 

[꾸르륵 소리가 난다]

 

(송이아이배고파

 

헛소리할 거면 밥이나 먹여 놓고 하든가

 

[짜증 섞인 숨소리]

 

데이트인 줄 알았잖아

 

[송이가 입소리를 쯧 낸다]

 

[송이의 당황한 신음]

 

아이진짜

 

아이가지가지

 

아휴

 

[송이가 구두를 달그락거린다]

 

[송이의 힘주는 신음]

 

아휴

 

[한숨]

 

[부드러운 음악]

 

(송이네가 다른 별에서 와?

 

외계인이야?

 

네가 외계인이면 나는 뱀파이어다!

 

내가 스무 살 때부터 늙지도 않고

 

이 얼굴이 피부

 

다들 그래뱀파이어 같다고

 

방부제 미모라고!

 

네가 뭘 알아?

 

이런 저승사자도깨비말미잘

 

이런 괴물 같은 자식아!

 

[송이의 거친 숨소리]

 

[활기찬 음악]

 

[불안한 음악]

 

검사한테 내 얘기를 한 게 누굴까?

 

누굴 거 같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천송이

 

천송이밖에 없거든

 

천송이가 했을 거야분명히

 

일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꼭 이렇게 번거로운 상황이 생기지

 

[책상을 탁 친다]

 

[성난 숨소리]

 

(재경그런데 말이야

 

천송이가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건 따지고 보면

 

너 때문이야

 

네가 네 라이벌한테

 

어떻게든 나와의 관계를 밝히고 싶어서

 

이런저런 힌트를 주는 바람에

 

천송이가 우리 사이를 알게 된 거야

 

이 와중에 내 탓을 하는 거야?

 

[웃음]

 

노려봐도 소용없어

 

넌 나에게 아무 짓도 하지 못해

 

그러라고 내가 죽인 건데?

 

넌 이미 너무 많은 짓을 했어

 

그걸 다 덮을 수 있을 거 같니?

 

[코웃음]

 

[웃음] [책상을 탁 친다]

 

(재경재미있는 놈이 나타났어

 

그런 놈은

 

처음 봐

 

이상한 능력을 갖고 있거든

 

정체를 모르겠어

 

[웃으며그래서 더 재미있지

 

정면 승부로는 절대로 이길 수가 없는데

 

아주 어이없는 약점을 하나

 

내가 알고 있어

 

천송이

 

그래서 난 그 약점으로

 

게임을 해 보기로 했어

 

무조건 내가 이기는 게임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걸로

 

넌 게임을 하니?

 

(재경

 

너도 졌잖아

 

그 게임에서

 

난 너희들 오래 보고 싶어

 

근데 왜 날

 

건드려

 

[여자1의 놀라는 신음]

 

(학예사) CCTV는 고장 난 상태였고요

 

박물관 문이 어떻게 열렸는지는

 

보안 업체에서도 모르겠다고

 

지금 다시 수리 중에 있습니다

 

어쨌든

 

훼손되거나 도난당한 문화재가 없다니

 

천만다행입니다

 

아참그리고

 

[관장이 봉투를 부스럭거린다]

 

(관장내가 귀한 사진을 발견했어요

 

이거

 

1910년도 사진이네요?

 

우리 학교 개교할 당시입니다

 

이분들 중에 그분이 있지 않을까요?

 

익명의 기부가 말씀이십니까?

 

우리 학교 개교할 때 거액의 자금을 내놓고

 

힘들 때마다 장학금이며

 

(관장연구 자금까지 댔다던 그분

 

우리 박물관도 그분이 아니었다면

 

만들어지기도 힘들었을 겁니다

 

(학예사그럼 개교 100주년 전시회 때

 

이 사진도 함께 전시하는 거 어떨까요?

 

그렇게 해 보죠

 

(영목아니왜 그렇게까지

 

천송이 씨 엄청 놀랐겠네요

 

(민준그랬겠죠

 

(영목안 도망가요?

 

(민준도망가라 그런 건데

 

(영목아니그래도 그렇지 그런 얘기는 뭐 하러

 

그냥 제가 말씀드린 대로

 

깔끔하게 이사 가시고

 

연락 끊어 버리면 될 거를 뭣 하러

 

혹시

 

기억을 지워 버리는 건 안 됩니까?

 

무슨 기억을 지워요?

 

아니영화 보면 그런 거 있던데

 

외계인이 무슨 봉 같은 걸 누르면

 

사람들 기억이 다 지워지고 그러는 거

 

그런 건 안 됩니까?

 

영화잖아요

 

(영목아니 시간을 멈추는 능력도 있고

 

염력도 있고

 

웬만한 건 다 되시는 분이 왜 그건 없대?

 

진짜 없어요?

 

(민준없어요

 

(영목띡 누르니까 기억 다 지워지고 좋던데

 

(민준없다고요

 

(영목하긴 이젠뭐 있던 능력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고

 

될 땐 되고안 될 땐 안 되고

 

이젠 뭐복불복인 거죠초능력도

 

이거 원불안해서

 

[민준의 한숨]

 

[차분한 음악]

 

(민준제가 앞으로 뭘 할 수 있을까요?

 

이제 곧 가야 하고

 

같이 갈 수도 없고 남을 수도 없고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잘 사라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난 이제 [영목의 한숨]

 

여기서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같이 밥을 먹거나

 

산책을 하거나

 

좋은 날을 축하해 주거나

 

그런 건 할 수가 없으니까

 

그 여자가

 

내가 없을 때도

 

맛있는 거 먹고

 

산책하고

 

좋은 날들을 누리면서

 

잘 살 수 있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들을 해 주고

 

선생님이 해 줄 수 있는 게 뭔데요?

 

[불안한 음악] (민준그쪽이 원하는 걸

 

내가 하지

 

모든 걸 내가 안고

 

사라져 주길 바라는 거 아닌가?

 

그렇게 하겠다고

 

그럼

 

여기서 멈출 건가?

 

[코웃음]

 

(영목뭔데요?

 

?

 

(홍 사장너 군고구마 환장하잖아 좀 먹어

 

아무것도 안 넘어가

 

물도 가슴을 쳐야 넘어가

 

큰일이다

 

이거는 뭐로 보나 상사병 초기인데

 

(홍 사장도대체 그 남자가 뭐랬는데?

 

뭐라 그랬냐면

 

(홍 사장

 

자기가

 

뭔데?

 

너 이거 진짜 아무한테도 얘기하면 안 돼

 

말해 봐뭐래?

 

외계인이래

 

[흥미로운 음악]

 

[깨닫는 숨소리]

 

안 놀라?

 

웃지도 않고?

 

(홍 사장이제는 핑계도 진화를 하는구나

 

(송이핑계?

 

내가 처음에 남자한테 사랑 고백 했을 때

 

그 남자가 그랬어

 

[흥미로운 음악]

 

나 군대 가

 

[헛웃음]

 

한 달 뒤에 나이트에서 부킹하다 딱 걸렸지

 

[홍 사장의 헛웃음]

 

두 번째 남자는 그러더라

 

나 이민 가

 

1년 뒤에

 

소래 포구에서 회 먹다 재회했지

 

(홍 사장근데

 

제일 황당했던 케이스는 뭔지 아니?

 

뭔데?

 

[한숨]

 

 

신 내렸어

 

[떨리는 숨소리]

 

받아들이려고

 

[기가 찬 웃음]

 

그러면서 막 눈이 돌아가더라고

 

(홍 사장게거품도 물고

 

나 그 남자 진짜 박수무당 되는 줄 알았다

 

근데 얼마 뒤에 결혼하더라

 

교회에서

 

목사님 주례 서시고

 

성가대 축가 불러 주고

 

그럼 다 뻥이었던 거야?

 

그렇지나 떼 내려고

 

근데 이번 케이스는 좀 심했다

 

외계인이라니

 

근데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

 

그 얘기 할 때도

 

내 앞에서 유리 상자가 터졌어

 

유리 겔러 뭐그런 사람 아니야?

 

(송이?

 

옛날에 TV 나오고 했던 초능력자 있잖아

 

자기가 뭐, UFO를 만나서 초능력이 생겼다나 그러면서

 

눈빛으로 숟가락 막 휘게 만들고

 

아유몰라나 그런 거 안 믿어

 

말이 되냐?

 

근데 너 생각보다 자존심 없는 거 같다

 

(홍 사장얼마나 구질구질 매달렸으면

 

남자가 그런 어이없는 뻥을 치냐?

 

자기가 외계인이라니

 

그거 100프로 뻥 아니면

 

그분이 정신적으로 편찮으신 양반인 거야

 

[한숨]

 

(송이나 도저히 이렇게는 못 있겠어

 

?

 

확인을 좀 해야겠어

 

[흥미로운 음악]

 

[등산객들이 두런거린다]

 

[등산객들이 수군거린다]

 

[송이의 가쁜 숨소리]

 

(송이내가 여기서 불렀는데

 

오면 인정

 

도민준!

 

나 좀 살려 줘!

 

나 좀 구해 줘!

 

(등산객1) 아니저 여자 왜 저래?

 

(등산객2) 아니그러니까

 

(등산객3) 왜 저래?

 

(등산객4) 미친 여자인가 봐

 

가자고

 

도민준!

 

나 여기 북한산인데!

 

(송이나 지금 좀 위험한데!

 

진짜인데!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까마귀 울음 효과음]

 

[어이없는 숨소리]

 

내 이럴 줄 알았어

 

자기가 무슨 외계인?

 

무슨 슈퍼맨?

 

[코웃음]

 

[밝은 음악]

 

강다정

 

(학생1) 

 

[문이 달칵 열린다강희진

 

(학생2) 

 

- (민준고영민 - (학생3) 

 

[학생들이 웅성거린다]

 

[반짝이는 효과음]

 

(학생4) 천송이 왔다천송이

 

(학생5) 천송이천송이

 

- (민준권혁진 - (학생6) 

 

- (민준권현주 - (학생7) 

 

- (민준김민경 - (학생8) 

 

(민준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흥미로운 음악]

 

[문이 달칵 닫힌다]

 

?

 

나가 봐

 

?

 

나가 보라고

 

외계인이면 내가 가로막고 있다고 못 나가나?

 

나가 봐

 

순간 이동

 

그런 거 못 해?

 

비켜

 

(송이아니지외계인 아니지?

 

아니잖아

 

(민준뭐 하는 거야다 쳐다보잖아

 

(송이날아 봐

 

(민준?

 

(송이날아 보라고

 

못 나나?

 

슈퍼맨처럼 의상이 있어야 나나?

 

(민준장난하지 마

 

(송이장난치는 거 같지?

 

내가 이러니까 되게 짜증 나고 장난치는 거 같지?

 

내 기분이 딱 그랬거든

 

아니지

 

아니지그거아니잖아

 

[한숨]

 

가기만 해

 

또 나 놔두고 가기만 해

 

나 여기서 소리 지를 거야

 

당신

 

외계인이라고

 

[흥미로운 음악] [한숨]

 

[입소리를 쯧 낸다]

 

(송이사람들이 다 나만 쳐다보는 거 보이지?

 

내가 그렇게 소리 지르면

 

SNS 타고 전국에 1시간이면 소문 쫙 퍼질걸?

 

'모 대학 교수 외계인설'

 

천송이 너 진짜

 

나 믿었어?

 

(송이믿지 말라며?

 

아무도 믿지 말라고 친절하게 경고해 준 건 당신이면서

 

나는 왜 믿니?

 

[한숨]

 

나 두고 혼자 또 가면

 

소리 지르는 걸로 끝나지 않아

 

내가 경찰에 외계인 나타났다고 신고도 하고

 

저기청와대에 투서도 넣고

 

뭐냐미국 나사 뭐시기

 

아무튼 거기도 찌르고

 

아무튼 다 할 거니까

 

각오해

 

[어이없는 숨소리]

 

날 쉽게 봤어

 

난 한다면 하는 여자야

 

(민준원하는 게 뭐야?

 

나랑 밥 먹어

 

[흥미로운 음악]

 

(민준어디 가는 거야?

 

밥 먹겠다며?

 

어디서 뭘 먹을지는 내가 정해

 

고속 도로는 왜 타?

 

(송이바다를 가르고 그러는 건 안 돼?

 

(민준그만해라

 

그때 보니까 굴비도 잘 먹던데

 

(송이총각김치도 잘 먹고

 

외계인도 그런 거 먹어?

 

전기나 수액 같은 걸로 에너지 충전하는 건 아니고?

 

[한숨]

 

[경쾌한 음악!

 

껍질 같은 거 벗겨지고 그러는 건 아니고?

 

(송이보통은 막 파충류 같은 거 안에 들어 있고

 

피도 막 파란색이고 그렇잖아

 

껍질 안 벗겨져

 

(민준안에 파충류 없고 피도 빨간색이야

 

그리고 우리 별 사람들

 

너희보다 미모가 훨씬 뛰어나

 

우리 별 오면 평균도 안 될 것들이

 

'에일리언'이나 '혹성 탈출같은 말 같지도 않은 영화 만들어서

 

외계인에 대한 편견이나 만들고 말이야

 

내가 그런 영화 보면서 기가 찰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어

 

[젓가락을 탁 내려놓는다]

 

소주 한잔할래?

 

차 가지고 왔잖아

 

아유술 깨고 가면 되지

 

수작 부리지 마

 

(송이나 뭐 하나만 묻자

 

나한테 예전에 그랬잖아

 

내가 누구냐고

 

[잔잔한 음악] (송이지금 내가 누구냐고 물어본 거예요?

 

나 아직도 몰라요천송이잖아요

 

그래

 

천송이지

 

그 여자일 리가 없지

 

그 여자가 누군데요?

 

나랑 좀 닮았나?

 

그때 그 여자야?

 

비녀 주인이라던 여자?

 

그래

 

비녀 주인이라면

 

헤어스타일이 머리에 쪽을 찌고 있었다는 거잖아

 

(송이도민준 씨 유부녀 좋아했니?

 

어유나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민준그런 게 궁금해?

 

(송이아니 포인트는 그게 아니고

 

이뻤나?

 

아이하긴날 닮았다면 입 아플 정도일 거고

 

근데

 

정말 그게 다였어?

 

당신이 좋아했던 어떤 여자가

 

나랑 많이 닮아서

 

그게 다야?

 

그래

 

착각에서 시작된 일이야

 

(민준너무 닮아서

 

끌렸고 궁금했고

 

확인하고 싶은 것들이 생겼어

 

그래서 네 옆에 있게 됐는데

 

어느 순간

 

넌 그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만약

 

내가 널 조금이라도 좋아했다면

 

넌 그 아이가 아니라고 깨달았을 때

 

뭔가가 남았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

 

아무것도

 

안 남아?

 

그래

 

단 한 순간도

 

내가 좋았던 적이 없었어?

 

[감미로운 음악]

 

(송이단 한 번이라도

 

나 때문에 설레었거나

 

(송이핸드폰 하나 사면 안 돼?

 

그 정도는 매니저의 기본 장비 아닌가?

 

진심으로 내가 걱정되거나

 

(송이그런 적이 없었어?

 

(송이그 여자랑 상관없이

 

그냥 내가 좋았던 적이

 

진짜 단 한 번도 없었어?

 

(송이나와의 미래를 그려 본 적이

 

단 한 순간도 없었어?

 

꼭 대답을 들어야겠어?

 

(송이

 

확실하게 대답해 줘

 

없었어단 한 번도

 

(민준근데 넌

 

그게 더 중요해?

 

내가 외계인이라거나

 

400년을 살았다거나 그런 것보다

 

널 좋아했니말았니

 

겨우 그런 것들이?

 

(송이

 

난 그게 훨씬 백배 천배 중요해

 

난 네가 어느 별에서 날아온 에일리언이든

 

뱀파이어든 괴물이든 과거가 어떻든

 

그런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아니

 

내가 좋아했던 남자가

 

날 어떻게 생각했는지가

 

가장 중요해

 

날 단 한 순간이라도 진짜로 좋아했던 건지

 

그냥 자기가 못 잊고 마음에 품고 있던 여자 대용으로

 

나한테 관심이 있었던 건지

 

난 그게 훨씬 더 중요해

 

당연한 거 아니야?

 

넌 내가 좋아했던 남자야

 

12년 전에 네가 나를 구하든 말든

 

그 아저씨든 아니든

 

그 진실과는 상관없이

 

난 우리 옆집 사는 도민준이라는 남자로

 

그냥 좋았다고

 

[부드러운 음악]

 

널 좋아했다고

 

진심으로

 

그런데

 

다른 여자 대용으로 나를 봤던 남자라면

 

최악이지

 

그런 남자라는 걸 알면서도 계속 좋아하면

 

난 더 최악이고

 

접을게내가

 

잘 생각했어

 

도민준 씨 그동안 귀찮게 해서 미안했어요

 

다시는 그럴 일 없을 테니까

 

안심해요

 

(송이그럴 일 없겠지만

 

내 마음이 갑자기 널을 뛰어서

 

그쪽에 전화하거나 찾아가거나 하면

 

원래 하던 대로 칼같이 잘라 줘요

 

그리고 오다가다 얼굴 보게 되면

 

서로 알은체하지 말아요

 

이제 그럴 이유 없으니까

 

[안전띠를 달칵 푼다]

 

[차 문이 달칵 열린다]

 

[안전띠를 달칵 푼다]

 

[엘리베이터 도착음]

 

[도어 록 작동음]

 

[문이 탁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민준미국의 심리학자 퀴블러 로스 박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애착을 박탈당한 사람은

 

현실 직시까지

 

다섯 가지 감정의 단계를 겪습니다

 

첫 번째분노

 

[흥미로운 음악]

 

[송이의 성난 신음]

 

어휴내 가슴에서

 

천불이 다 나네

 

(송이안 남아안 남아?

 

아무것도 안 남아?

 

없어없어?

 

날 좋아한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어?

 

나쁜 자식

 

어떻게 복수하지?

 

[비명]

 

두 번째는 현실 부정

 

[익살스러운 음악]

 

말이 돼?

 

외계인?

 

장난해누구 놀려?

 

영화 찍어?

 

몰래카메라 아니야?

 

(송이

 

[송이의 웃음]

 

너지어디야?

 

[웃음]

 

알고 있다알고 있어

 

 

세 번째는 타협

 

[흥미로운 음악]

 

(송이그래

 

걔는 원래 내 스타일이 아니었어

 

무뚝뚝하고 말도 싸가지 없게 하고

 

구닥다리에 조선 욕이나 하고

 

그래걘 어차피 진짜 외계인일 수도 있어

 

완전 또라이잖아 내 인생 최고의 또라이

 

(민준네 번째 길고 긴 우울의 단계를 지나

 

(미연너 왜 울어?

 

내가?

 

이건 우는 게 아니야

 

그냥 눈에서 눈물이 난 거야

 

우는 게 아니야

 

눈물이 난 거랑 우는 거랑 뭐가 달라?

 

쟤 요새 미쳤어

 

마지막수용의 단계가 옵니다

 

[리드미컬한 음악]

 

(송이그래

 

내가 더 이뻐져서

 

물론 지금도 심히 이쁘지만

 

아주 그냥 헉 소리 나게 이뻐져서

 

네가 땅을 치게 만들어 주마!

 

[거친 숨소리]

 

(민준이렇듯 상실로 초래되는

 

슬픔과 괴로움을 직접 겪으면서

 

상처를 회복해 가는

 

이른바 애도의 단계를 거칩니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남녀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죠

 

여자는 더 나은 나를 만들거나

 

더 나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

 

스스로의 발전에 집중하는 반면

 

남자는

 

(영목좀 드세요

 

(민준안 넘어가요

 

자기 파괴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견딜 수 없는 상실감에

 

여자보다 훨씬 더 괴로워합니다

 

[한숨]

 

(영목집이 팔릴 거 같습니다

 

그래요?

 

잘됐네요

 

(영목터가 안 좋다는 둥

 

누가 헛소문을 퍼트려서 안 팔리나 싶었는데

 

시세보다 더 주고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어요

 

그래요?

 

그래요? - (영목

 

(영목젊은 사람이 무슨 돈이 그렇게 많은지

 

집도 안 보고 벌써 계약금까지 다 입금시켰더라고요

 

그리고 마침 그 근처에 있다면서

 

집에 잠깐 들르겠다고 했다네요

 

[한숨]

 

오면 문 열어 주시라고 전화드렸어요

 

[초인종이 울린다]

 

벌써 왔나 보네?

 

[한숨]

 

[도어 록 작동음]

 

(민준그런데요장 변호사님

 

저 그 계약 안 합니다

 

(영목안 되는데?

 

벌써 그쪽에서 계약금 입금시켰는데?

 

그거 두 배 물어 주면 되잖아요

 

물어 주세요

 

[휴대전화 조작음]

 

왜 계약 안 하는데?

 

(휘경시세보다 더 주겠다는데?

 

가격이 마음에 안 들면

 

두 배까지도 더 줄 수 있어

 

집 내놨다며내가 사겠다고

 

너한테는 안 팔아

 

[문이 달칵 닫힌다] [도어 록 작동음]

 

[어이없는 웃음]

 

나한테 왜 안 팔아?

 

이사 간다며갈 거면 빨리 가!

 

[한숨]

 

(휘경네가 누구한테 집을 팔든

 

난 이 집으로 꼭 이사 올 거야

 

[민준의 한숨]

 

[의미심장한 효과음]

 

[부드러운 음악]

 

[한숨]

 

[물을 쪼르륵 따른다]

 

[신비로운 효과음]

 

(휘경옆집 내놨더라?

 

내가 사 버릴까 싶어

 

(송이그럴 수 있으면 그렇게 해

 

네가 옆집 살면 나야 좋지 얼굴도 자주 볼 수 있고

 

[물이 주르륵 흐른다]

 

[한숨]

 

[혀를 쯧 찬다]

 

'흉중생진'이라는 말이 있죠

 

너를 너무 그리워하다 가슴에 먼지가 쌓였다는 말인데

 

이건

 

[리드미컬한 음악먼지는커녕

 

티끌이 쌓일 틈도 없을 거 같네요

 

마음 정리하는 게 무슨 방 정리하는 겁니까?

 

책상 정리하는 거예요?

 

이렇게 빨리

 

지금 화내는 거냐고요?

 

천만에요

 

다행이란 얘기입니다

 

이렇게 빨리

 

쿨하게 정리가 돼서

 

정말 다행입니다

 

화내는 거 아니라고요

 

(송이

 

나 어제 영화 제의받았다?

 

정말?

 

(송이

 

주연은 아닌데 비중 있는 조연

 

캐릭터가 죽인대

 

어떤데?

 

성질이 더럽대

 

딱이네

 

그렇지?

 

애써 연기할 필요가 없을 거 같아

 

(송이솔직히 주인공 캐릭터 다 거기서 거기잖아

 

밝고 착하고 정의감 넘치고

 

나 원래 캐릭터 센 조연 꼭 한번 해 보고 싶었거든

 

[옅은 웃음]

 

잘됐다

 

천송이 멋지다

 

그럼 [컵을 탁 내려놓는다]

 

조연이든 주연이든 나 천송이야

 

주연이 누구든 내가 확 다 잡아먹어 버릴 거야

 

[웃음]

 

그래 [웃음]

 

[휘경의 웃음]

 

(송이아참휘경아

 

형사가 나 찾아왔었어

 

[의미심장한 음악]

 

(휘경형사가 왜?

 

한유라

 

남자 있었냐고 묻더라

 

(송이그러면서

 

혹시 도민준 씨가 한유라랑 사귀는 사이 아니냐면서

 

근데 그거 아니잖아

 

사실

 

나 알거든

 

?

 

유라 언니랑 사귀던 남자

 

재경 오빠야

 

정말이야?

 

(송이

 

그래서 그 사실 형사한테 얘기했어

 

개인적인 얘기라고 생각해서 말 안 하려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그게 수사랑 관련된 거 같았고

 

 

도민준이 의심받는 게 싫어서?

 

(송이재경 오빠가 알면 많이 섭섭해하겠지?

 

[긴장되는 음악]

 

(박 형사아니그러니까 이게

 

조기요 앞에만

 

저쪽 밖으로는 안 나오고? - (점원네네

 

(지금 저 카메라가 어디서 어디까지 커버해요?

 

(남자3) 예 저 간판 있는 데서부터

 

저 건널목까지입니다

 

저거 24시간 돌아가는 거 맞죠?

 

(남자3)  24시간 돌아가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알림음]

 

[휴대전화 조작음]

 

(재경약속을 조금 더 빨리 지켜 줘야겠어

 

사흘 줄게

 

[휴대전화 조작음]

 

[피곤한 신음]

 

[박 형사가 입소리를 쯧 낸다]

 

(박 형사없어요없어아휴

 

천송이 말대로

 

이재경 상무랑 한유라랑 사귀는 게 맞다면

 

이 중 어디 하나 걸렸어야지

 

이게 지금 며칠째야?

 

[박 형사가 입소리를 쯧 낸다]

 

이재경 회사

 

한유라네 집 앞근처 도로

 

정류장까지 다 뒤졌는데

 

둘이 있는 그림 단 한 컷 안 나오고

 

서로 통화 기록 하나 없고

 

천송이가 그냥 한번 해 본 소리 아닐까요?

 

어찌 됐든 한유라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 되는 게

 

본인한테는 유리할 테니까

 

일단은 '남자가 있었다'

 

이렇게

 

뭘 그렇게 뚫어져라 보시나?

 

기지국 리스트를 뽑아 놓은 자료인데요

 

(여기요

 

회사에 확인해 보니까

 

지난해 이재경 상무가 여름휴가를 쓴 게

 

7 24일부터 27일까지거든요

 

그때 핸드폰 기지국이

 

청평으로 잡혔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그런데

 

(박 형사한유라 쪽은

 

7 24일부터

 

27일까지

 

청평

 

우연일까요?

 

(박 형사내 성을 갈아요

 

작년 7 24일부터 27일까지

 

청평 쪽이 톨게이트 CCTV 자료 화면 좀

 

싹 다 받아 주세요

 

내 눈알이 빠지는 한이 있어도

 

찾아냅니다

 

[휘경의 옅은 웃음]

 

수고하십니다아저씨 - (남자4) 

 

형은 들어갔어요?

 

조금 전에요

 

아참

 

제가 얼마 전에 형 차 탔다가 뭐 좀 놓고 나온 게 있거든요

 

잠깐 좀 찾을게요

 

그러세요

 

키 좀… - (남자4) 

 

여기 있습니다

 

[문이 달칵 열린다]

 

[의미심장한 음악]

 

[내비게이션 작동음]

 

[내비게이션 조작음]

 

[무거운 음악] (민준너를 구했던 건 딴 이유 없었어

 

그때의 네가

 

400년 전 그 아이

 

이 비녀의 주인인 그 아이를

 

닮았으니까

 

순간 착각할 만큼

 

많이 닮았었거든

 

(송이저기요

 

어디 갔어요여기 있던 비녀요

 

 

얼마 전에 사고가 좀 있어서요

 

(학예사다른 곳으로 옮겨서 보관 중입니다

 

 

그런데요

 

혹시

 

이 비녀의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있을까요?

 

?

 

그건 저희도 알 수가 없네요

 

(송이초상화라든가

 

몇 살이었는지

 

유부녀였나처녀였나 뭐그런 인적 사항은요?

 

- (학예사? - 아니면 이뻤을까요?

 

외모에 대한 정보는요?

 

[웃음]

 

글쎄요그건 저도 잘

 

[송이와 학예사의 웃음]

 

실례했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의미심장한 효과음]

 

[무거운 효과음]

 

(송이무슨 소리야지금?

 

400년 전 비녀의 주인

 

그때 살았던 사람 얼굴을 어떻게 알아?

 

그럼 당신이

 

400년 동안 살기라도 했단 말이야?

 

맞아

 

(여자2) 

 

100년 전 남자들인데

 

되게 다 잘생겼다

 

(여자3) 진짜

 

이 남자 완전 훈남

 

요새 남자들보다 낫다

 

[여자들의 웃음]

 

[여자2의 놀라는 숨소리]

 

(여자3) 천송이 아니야?

 

(여자2) 여기 웬일이야?

 

(여자3) 우리 가자

 

(송이저기요

 

 

이 사진 뭐예요?

 

(학예사우리 학교가 개교했을 당시에

 

도움 많이 주신 분들의 사진입니다

 

파나요? - (학예사?

 

이 사진 파냐고요

 

제가 살게요 얼마죠에눌 되나요?

 

돈으로 사고팔 수 있는 그런 사진이 아닙니다

 

(송이) [웃으며사인해 드려요?

 

(여자들아니요괜찮아요

 

(송이괜찮아?

 

[송이의 웃음]

 

아유나 어떡해정말아휴

 

[우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직원1) 안녕히 가세요

 

(미연오랜만이다?

 

(선영

 

잘 지내지?

 

그럼좋아

 

(미연아참

 

우리 송이 영화 들어가 하도 급하게 매달려서

 

그래?

 

드디어 활동 다시 시작하는구나?

 

(선영근데

 

소속사도 없이 힘들겠다

 

안 그래도 S&C에서

 

우리 송이 1인 기획사 차려 준다고 해서

 

(미연그거 타진 중이야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되는데

 

우리 송이가 좀 더 생각해 보겠다네?

 

그래?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걱정해 줘서 고맙다

 

근데 네 걱정이나 해

 

무슨 걱정?

 

[웃음]

 

아니

 

우리 송이 재기하면

 

CF 다 가져와야 되잖아

 

또 보자

 

(직원2) 계산 아직 안 하셨는데?

 

(미연계산?

 

윤 실장

 

나야

 

천송이 마미

 

원장님이 더 이상 협찬 안 된다고

 

(직원2) 돈 받으라고 하셨거든요

 

죄송해요

 

(선영수고해요윤 실장

 

(직원2) 세미 언니 촬영장으로 스태프 보내면 되죠?

 

(선영그래요

 

언니나 먼저 갈게

 

[성난 숨소리]

 

[송이의 한숨 소리가 들린다]

 

(송이얘기를 해말아?

 

내가 얘기할 필요가 뭐가 있어?

 

됐어

 

이 개불말미잘 같은 자식

 

[송이의 한숨]

 

[흥미로운 음악]

 

(송이얘기해?

 

[한숨]

 

아냐아냐아냐

 

[발을 탁탁 구른다]

 

[도어 록 작동음]

 

[도어 록 작동음]

 

(송이명인 대학교 박물관에 가 보시오

 

100주년 기념인가 뭔가 사진을 주목하시오

 

내가 누군지는 절대

 

알려고 하지 마시오

 

 

[부드러운 음악]

 

[신비로운 효과음]

 

[문이 달칵 열린다]

 

(박 형사유 검사님

 

걸렸어요걸렸어

 

찾았습니까?

 

이재경한유라가 같이 가는 건 없는데

 

(박 형사둘이 1시간 간격으로 청평 IC 통과하는 거는 찾았습니다

 

이재경 상무 별장이 호명산 쪽이더라고요

 

고쪽샅샅이 뒤져 보면

 

뭔가 나오지 않겠어요?

 

[웃음]

 

근데 어디 가세요?

 

만년필 주인이요

 

실종돼 사망 처리 됐다는 한서진이라는 사람

 

(혹시 지인이나 친구한테 선물했을 수도 있잖아요

 

그렇죠

 

검사님 이뒤통수 갈긴 놈인데

 

누군지 반드시 알아내야죠

 

- (박 형사다녀오세요 - ( [박 형사의 웃음]

 

(미연어차피 계약이야 내가 늘 해 왔던 거니까

 

잘 생각하셨습니다

 

아마 송이도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옅은 웃음]

 

영화 들어가기로 했다고요?

 

그럼 일단 매니저와 차량부터

 

아니

 

그 계집애가 내가 자기 몰래 계약한 거 알면

 

지랄 난

 

[웃음]

 

[멋쩍은 웃음]

 

언짢아할 수 있으니까

 

일단은 촬영 들어가서

 

(미연빼도 박도 못하게 바쁠 때 그때

 

자기도 소속사의 필요성을 느끼면

 

그때는 오케이 하겠죠

 

그럼 그러시죠

 

그래도 스케줄은 알고 있어야 하니까

 

저한텐 알려 주시죠

 

'오브 코스'

 

(윤재영화 들어간다며?

 

(송이

 

아무래도 TV보단 영화 쪽이 여론이 나을 거 같기도 하고

 

아이

 

근데 액션이야

 

난 치정이나 격정 멜로 이런 게 좋은데

 

(윤재네가 짝사랑 중이니까?

 

(송이이게 [흥미로운 음악]

 

참 나

 

또 대한민국에서

 

나만큼 액션 되는 여배우가 어디 있냐?

 

벽 타기면 벽 타기

 

격투면 격투

 

참 나

 

내가 요번에 한번

 

제대로 보여 주겠어

 

!

 

[기합]

 

쫙쫙

 

[코웃음]

 

[소란스럽다]

 

(감독점검 좀 해 봐

 

(조감독

 

- (조감독형님형님 - (남자5) ?

 

(조감독이 와이어 이거 지지대 잘못 끼우면

 

바로 줄 끊어지거든

 

그러니까 진짜 조심해야 됩니다이거

 

(남자5) 아유장사 하루 이틀 해?

 

크레인도르래 다시 한번 그점검해 주시고예

 

알았어알았어

 

(남자5) 알바

 

도르래 느슨해지면 안 된다

 

느슨해지면

 

처음엔 제대로 작동하는 거 같다가도

 

한두 번만 와이어 당겼다 풀면

 

나사가 풀려 버린다고알았어?

 

(남자6) 

 

(남자5) 어 빨리 움직여빨리

 

[불안한 음악]

 

(박 형사아유이제 오세요?

 

아유뭐 좀 알아내셨어요?

 

[석의 한숨]

 

아니요별거 없던데요?

 

(박 형사아유이젠 별게 없어

 

[휴대전화 벨 소리]

 

[박 형사의 피곤한 신음]

 

여보세요?

 

[휴대전화 조작음]

 

지난번 일은

 

유감입니다

 

이제 좀 괜찮으십니까?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는데

 

지난번엔 저를 왜 보자고 하신 겁니까?

 

검사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그러니까 한서진 씨는

 

3년 전에 사망한 게 확실한 겁니까?

 

어디로 여행 떠난다고 하고 안 보인 다음에

 

소식이 끊겼고요

 

나중에 사망 처리 됐다고 얘기만 들었어요

 

혹시 한서진 씨 주변에

 

도민준이라는 지인이 있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얘기하는 걸 들어 보셨다거나

 

찾아온 적 있다거나

 

(남자7) 서진 씨는 친구가 없었어요

 

우리끼리도 밥 한 번 먹은 적이 없는데요

 

누구 하나 찾아오는 사람도 못 봤고

 

그럼 혹시

 

(이 사람 본 적 없으세요?

 

아니헷갈리신 거 아니에요?

 

?

 

이 사람이 한서진이잖아요

 

(남자7) 한서진 씨 맞아요

 

머리 스타일만 다르네

 

확실합니다

 

[의아한 숨소리]

 

하세요저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

 

[불안한 음악] [촬영장이 분주하다]

 

(미연뭐야?

 

누구 하나 '오셨습니까?' 하는 놈이 없고

 

아휴이게 뭐니?

 

감독이랑 사전 미팅도 없이 바로 촬영장이라니

 

이게 바로 조연의 설움인 거야

 

그러니까 엄마 말대로 S&C

 

다 끝난 얘기 그만해

 

(감독세미 씨 왔어?

 

(세미안녕하세요감독님 안녕하세요 [저마다 인사한다]

 

(감독오늘 피부 톤 좋다

 

(미연뭐야주연이 유세미였어? [세미와 감독이 대화한다]

 

[미연의 놀라는 숨소리]

 

(감독세미 씨가 도전하는 건 아니니까

 

천송이 씨 왔네?

 

(송이오랜만이에요감독님

 

(감독) '한번 하자하자하다가 드디어 만났네

 

반가워

 

이번에 송이 씨 상황이 좀 그래서 어떨까 했는데

 

우리 유세미 씨가 강력 추천 해서 캐스팅하게 됐어

 

[무거운 음악]

 

그랬니?

 

(세미

 

너도 늘 나한테 그래 줬잖아

 

(감독첫 촬영부터 와이어 신인데

 

우리 송이 씨가 액션 좀 하잖아

 

(송이좀 하죠제가

 

일단 합부터 맞춰야 되니까

 

무술 감독하고 얘기를 좀 해 보자고

 

(감독점검 끝났냐?

 

(조감독

 

(선영잘 부탁한다송이야

 

조연이 옆에서 잘 받쳐 줘야 주연이 빛나니까?

 

가자

 

(미연들었니들었지저 여편네 얘기하는 거

 

엄마가 맨날 세미 엄마한테 했던 소리잖아

 

(송이준 만큼 받는 겁니다여사님

 

 

넌 누구 편이야?

 

(영목미치셨어요?

 

왜요왜 그런 생각을 하세요?

 

아니면

 

내가 이재경을 죽여야 됩니다

 

(민준죽이든지멈추게 하든지

 

둘 중 하나예요

 

아니면 천송이가 죽을 수도 있어요

 

천송이가 형사에게

 

이재경과 한유라 관계를 얘기했어요

 

시간이 없습니다

 

(영목아유

 

무슨 소리예요?

 

아휴진짜

 

[불안한 음악]

 

그래?

 

착하네

 

약속도 잘 지키고

 

천송이 쪽은?

 

(무술 감독

 

센터가 안 맞잖아!

 

(감독진짜 스턴트 없이 본인이 다 해도 괜찮겠어?

 

하라면서요

 

해 주면 고맙다고 했지

 

(감독그게 아무래도 더 실감 나니까

 

해야죠

 

주연 확 잡아먹으려면

 

[송이의 힘주는 신음]

 

[당황한 숨소리]

 

(이제부터 하는 말은 영상 녹화에 들어갑니다

 

동의하십니까?

 

동의합니다

 

(시작하시죠

 

[긴장되는 음악]

 

(송이도민준! [리드미컬한 음악]

 

나 여기 북한산인데!

 

[등산객2의 못마땅한 신음나 지금 좀 위험한데!

 

진짜인데!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까마귀 울음 효과음]

 

[어이없는 숨소리]

 

내 이럴 줄 알았어

 

자기가 무슨 외계인?

 

무슨 슈퍼맨?

 

[코웃음]

 

- (등산객5) 실성했나 봐 - (등산객6) 그렇지?

 

[한숨]

 

저게 사람을 아무 때나 불러 대고

 

깜짝 놀랐잖아

 

.별에서 온 그대 

 .영화 & 드라마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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